사이클·철인3종·마라톤 마니아 정형외과의 김학윤 원장

기사입력 2016-06-13 20:16 기사수정 2016-06-13 20:16

자전거 잘 타는 법이요? 체력부터 키우세요!

▲사이클·철인3종·마라톤 마니아 정형외과의 김학윤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사이클·철인3종·마라톤 마니아 정형외과의 김학윤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42.195km 마라톤 완주만 어림잡아 90회 이상. 100km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만 60회 이상 완주했다.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풀코스를 하루에 뛰는 철인3종경기 아이언맨 코스는 4번이나 달렸다. 이 정도면 마니아 수준을 넘어 중독이 아닐까 의심하겠지만, 그게 그럴 수가 없다. 상대가 의사, 그것도 격한 운동을 가장 반대할 만한 정형외과 전문의이기 때문이다. 김학윤 원장(金學倫·57)의 이야기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아이언맨의 단골장소라고 표현하면 요즘 유행하는 초인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김학윤 원장은 그의 병원, 김학윤 정형외과는 이제 아이언맨들이 즐겨 찾는 병원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극한의 체력을 시험하는 ‘철인’들은 부상이 일상이거든요. 특히 사이클을 타다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죠. 아마 3명 중 2명은 한 번쯤 쇄골이 부러진 경험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자전거는 장점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은 운동이에요.”

김학윤 원장을 만난 가장 큰 이유는 같은 시니어로서, 또 라이딩의 선배로서,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가장 정확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처음 주행을 시작하는 시니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을 묻자 단 한마디로 정리했다. 기본 체력이다.

▲김학윤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김학윤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50대 이상의 시니어들이 라이딩을 포함해 등산이나 수영 등 운동을 취미로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물론 20~30대라면 이런 과정이 불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시니어들은 다릅니다. 적어도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은 있어야 합니다. 빠르게 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아주 천천히 달리는 것도 좋습니다. 걷지 않고 달릴 수 있어야 해요.”

기본적인 체력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몸 곳곳에 무리가 가고, 그것이 부상과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체력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운동에 접근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근력과 순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장경인대는 대표적인 부상 부위 중 하나. 부상을 하면 반드시 운동을 금하고, 2주 동안 충분히 쉬면서 회복이 될 수 있는 부상인지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대부분의 상처는 이 과정에서 회복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이 갖춰지면 운동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해요. 중간에 힘들다 생각되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치면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좀 더 빠른 속도를 갈망하고, 남을 앞서 나가려고 욕심을 부리면 결국 다치게 됩니다. 내리막이나 코너에서는 미리 감속하고, 남의 시선보다는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저도 기록을 조금만 더 앞당기려다 결국 상처를 입고 배운 지혜입니다.”

당당히 ‘철인’들 사이에서 경쟁하는 그이지만, 김학윤 원장도 처음부터 강견하지는 않았다. 아니 강견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장애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는 타고난 평발, 그것도 아주 심한 평발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그에게 달리기는 늘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 군의관 훈련 구보에서는 늘 열외 대상이었다.

▲김학윤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김학윤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달리기는 못했어도 대학교 시절 산악부 출신이라 등산은 자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의사 등산모임에서 훨씬 나이 많은 선배에게 뒤처지는 거예요. 비결을 물었더니 마라톤이라더군요. 그래서 바로 시작했죠.”

물론 평발의 고통은 따라 다녔지만, 조금씩 참고 극복하는 법을 익혔다고 했다. 진통제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저 견디기 힘들면 쉬고, 힘이 나면 뛰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며 나 스스로 향상되는 과정을 즐겼습니다. 수영이나 사이클도 마찬가지예요. 사이클 롤러(실내에서 사이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위에 올라 실내에서만 두 달을 연습한 후에 밖에서 주행을 시작했어요. 남들은 자빠링(넘어지는 것) 3번이면 익숙해진다고 하는데, 저는 열 배 이상 넘어졌죠. 그리고 몇 달 후에 미시령까지 180km 투어를 갔어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기본을 갖추고 나를 이긴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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