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로·자녀장려금 제도의 이해와 변동사항’에 대해 시니어 강의를 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근로·자녀장려금은 국세청의 주관하에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있는 저소득 장·노년가구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물론 재산이 많고 소득이 높은 사람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제도이다. 아직도 잘 모르고 있는 분들을 위해 올해에 변동된 내용과 신청자격, 신청절차 및 신청 시 유의사항을 간략하게 요약해 알려드린다;
1. 2016년 변동내용
1) 종전 60세 이상이었던 단독가구 수급연령을 50세 이상으로 확대하였다.
2) 형제·자매를 가구원 범위에서 제외함으로써 실질적 수급가구가 늘어나게 조정하였다.
3) 올해부터는 세무서 방문 없이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국세청 홈택스에 신청전용 화면을 신설하였다.
4) 홈택스 간편 신청서비스를 도입하여 연락처와 계좌번호 등만 입력하면 신청이 완료되도록 전자신청 방법을 개선하였다. 반면에 일반신청은 인적사항, 소득명세, 전세보증금 등을 상세하게 입력해야 한다.
2. 신청자격
1) 가족 가구: 201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거나, 만 18세 미만(97년 1월 2일 이후 출생)의 부양자녀가 있는 50세 이상(65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의 장·노년 가구.
2) 단독가구는 배우자와 부양자녀가 없는 50세 이상 가구.
3) 근로장려금의 소득 기준: 총소득 기준금액과 최대지급액은 다음과 같다;
- 단독가구: 1,300만 원/년 미만 총소득의 경우, 최대 70만 원 지급.
- 홑벌이 가족 가구: 2,100만 원/년 미만 총소득의 경우, 최대 170만 원 지급.
- 맞벌이 가족 가구: 2,500만 원/년 미만 총소득의 경우, 최대 210만 원 지급.
4) 자녀장려금의 자격과 소득 기준: 자녀장려금은 만 18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는 경우만 해당. - 부양자녀 있는 가구: 4,000만 원/년 미만 총소득의 경우, 자녀 1인당 최대 50만 원 지급. 5) 재산: 가구원 전원의 재산합계액(15년 6월 1일 기준)이 1억4천만 원 미만의 경우. 단, 1억 원 이상 1억4천만 원 미만의 경우, 산정된 장려금의 50%만 지급. 6) 주택: 15년 6월 1일 기준 가구원 전원이 무주택이거나 1주택만 소유한 경우.
3. 신청절차
1) 국세청 홈택스 접속, 첫 화면에 신청화면이 나타남.
2) 새미래 콜센터 상담: 전화 126 –2) -4) 번 또는 126- 6) -2) 번으로 접속 문의.
3) 담당세무소 민원실 문의 또는 직접 방문 신청도 가능.
4) 자동응답시스템(ARS) 1544-9944 이용.
4. 신청 시 유의 사항
1) 맞벌이 가족 가구는 배우자의 전년도 총 급여액 등이 300만 원 이상인 가구.
2) 총소득 기준금액은 신청자와 배우자의 연간 총소득(근로, 사업, 이자, 배당, 연금, 기타소득) 합계액임.
3) 신청 기간은 16년 5월 1일~5월 31일이나, 신청기한이 지나 6월 1일~ 11월 30일까지 신청할 경우 산정액의 90%만 지급됨.
4) 장려금은 총급여액( 근로소득 총급여액+ 사업소득 조정액) 등에 따른 에 따라 지급됨.
필요하면, 조세특례제한법 100조 참조.
5) 국세 체납액이 있는 경우는 지급할 장려금 산정액의 30% 한도 내에서 충당하고 지급됨.
6) 장려금의 지급은 9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신청자격 추가심사가 필요한 경우, 또는 기한 후 신청한 경우에는 10월 이후에 지급됨.
7) 신청자는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거주자로 신청자격을 모두 갖추어야 함.
8) 본인이나 배우자가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의무가 있는 경우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반드시 해야 함.
다만, 단순경비율 대상자로 종합소득 금액 150만 원 이하의 소규모 자영업자는 종합소득세 신고 없이 지급 받을 수 있음.
9) 지급금액 감액 및 충당의 경우;
- 소득세 부녀자 공제와 근로장려금을 중복으로 신청한 경우, 지급액에서 부녀자 공제 관련 세액 차감.
- 소득세 자녀 세액공제와 중복으로 신청한 경우, 지급액에서 자녀 세액공제 금액 차감.
국세청에 의하면, 장려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총 254만 가구에 안내장을 발송하였다 함;
- 근로장려금 대상 : 199만 가구
- 자녀장려금 대상 : 112만 가구
- 중복 통보 대상 : 57만 가구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일 경우, 주변에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료는 국세청 공고와 네이버 등 인터넷 정보와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시니어 재무 설계 목표는 ‘현금흐름 수지균형 유지’다. 인생 전반부는 증기기관차처럼 자신을 불태우며 앞만 보고 열심히 살면서 수입을 늘려 재산을 키우는 시기였다. 그러나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들어선 후반부는 수입이 줄어들어 소비지출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얼마 전 ‘시니어 재무 설계’를 주제로 시민강의를 하던 중 중년 수강자로부터 “돈벼락이라도 맞는 재미나는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무엇에 얼마를 쓸 예정인가”라고 되묻자 대답을 망설였다. 젊은 시절 습관대로 무작정 돈 버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젊은 시절은 수입의 범위에서 소비지출을 하되 부족하면 수입증대를 위해 노력하면 됐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비지출을 축소해야 한다. 빈손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부족해서도 아니 되지만 남길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앞으로 살날 30년은 시니어에게 긴 세월처럼 보이지만 시행착오를 해도 될 정도의 충분한 시간이 아니다. 시행착오가 용납될 수도 없다. 긴 안목으로 30년 이상의 인생설계를 하여야 한다.
월 100만 원으로 30년을 설계해 보자. 원금으로 3억6000만 원이다. 100만 원이라면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3억6000만 원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 금액이다.
연 순수익률을 2%로 가정하고 매월 100만 원씩 30년 동안 수입 창출하거나 소비 절약하여 운용하면 4억8900여 만 원이 남는다. 반대로 매달 100만 원씩 소비한다면 2억7000여 만 원이 당장 필요하다.
월 100만 원은 앞으로 살아야 할 30년을 좌우할 귀중한 자원이다. 젊은 시절처럼 수입창출도 노력도 좋은 방법이다. 그것이 어려우면 합리적인 소비지출계획으로 낭비를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걷기운동을 즐겁게 꾸준히 해보자. 자동차 사용이 줄고 차량유지비 줄어든다. 몸이 건강해지면 건강관리비도 확 줄어든다. 매우 어렵게 느껴지지만 마음먹기에 달렸다. 월 10만 원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시니어가 살길이다.
최근 오랜만에 선유도로 출사(出寫) 갔다가 스냅 촬영을 나온 아름다운 여인들을 만났다. 결혼식을 며칠 앞둔 예비신부와 그의 친구들이다.
예비신랑은 보이지 않았고 여인들끼리 이곳저곳 옮겨가며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어댄다. 알고 보니 단짝들끼리 결혼축하 이벤트로 스냅사진을 찍고 있다고 했다.
표정과 드레스 모두 너무 예쁜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아쉬웠다.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 멀리서라도 찍어볼까 생각했지만,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함께 출사 여행 떠난 사람 중 하나가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촬영을 허락해 준다면 멋지게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겠다고…. 그러자 매우 좋아했다.
호기심이 생겨 조심스레 물었다. “이렇게 멋진 드레스, 소품, 메이크업까지 비용이 얼마나 들었나요?” 답변은 이랬다. 메이크업도 직접 했고 드레스도 비싸지 않은 것으로 대여했기 때문에 큰돈 들지 않았고 나머지 일들도 모두 셀프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각이 어찌나 건강하던지 대견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체면문화’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결혼은 가문과 가문이 하는 것이니 더더욱 그렇다. 행여 뭔가 부족하게 하면 흠 잡힐까 염려해 무리하는 집도 많다. 그러나 지혜로운 젊은이들은 형식에 얽매인 과시형 예식을 거부하고 실속 있게 100만 원대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부모의 도움 없이 둘만의 힘으로 최소의 경비만 쓰는 실속을 추구하는 것이다.
일전에 방송에서 국제결혼 한 어떤 여인이 불만스럽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불만의 핵심은 결혼할 때 시댁에서 1달러도 보태주지 않아 할 수 없이 친정에 얹혀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 부모의 도움이 없었다는 사실에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지극히 한국적 잣대로 재단한 것이다.
성인이 돼서도 부모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생각은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부모들도 ‘비록 자신은 궁핍하게 살았어도 자식들에게만은…’이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속에는 일종의 보상심리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독립심 강하고 지혜로워 건강하고 알뜰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Tip: 셀프웨딩을 치를 수 있는 장소
조촐하게 30~50명 정도로 소규모 예식으로 정원 넓은 집에서 하는 하우스웨딩, 레스토랑웨딩, 갤러리웨딩, 선상웨딩, 펜션웨딩 등이 있다.
비싼 예식장 사용이 부담스럽다면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 지하 1, 2층에 마련된 멋진 태평홀을 이용해 보는 게 어떨까. 수용인원은 100명 이내고 주차도 가능하다. 홀을 빌리는 금액은 4시간 이용에 66.000원이며, 행사 진행에 필요한 프로젝터, 음향장비 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시민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시민청 결혼식’을 클릭하면 된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나만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는 것은 중년들에겐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로망이다. 굳이 ‘님과 함께’ 가사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때문에 내 집 짓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시선을 사로잡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을 얻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만약 직접 집 짓기에 성공한 사람이 세운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고제순(高齊淳·57) 원장의 흙집학교가 바로 그런 곳이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고제순 원장은 애초에 농촌이나 건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에서 철학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그곳에서 그는 ‘비판적 합리주의’로 잘 알려진 칼 포퍼(1902~1994)를 전공했다 . 1993년 한국으로 돌아와 원주에 자리를 잡고 연세대학교와 상지대학교 등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그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한국으로 돌아온 지 2년쯤 되던 시기였다. 단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나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스스로의 물음에 대해 그는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전혀 행복하지 않았죠. 가장 큰 문제는 건강이었어요. 원주의 새로 지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몸이 갑자기 안 좋아지더라고요. 그때는 ‘새집증후군’이라는 단어도 몰랐으니까 대처할 방법도 알 수 없었죠. 아토피와 천식이 생기더니, 나중에는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병도 얻었습니다.”
대책을 찾기 위해 고심한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의식주를 공부하고,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의(衣) 식(食) 주(住)가 아니다. 의(醫) 식(食) 주(住)이다.
“현대사회에서 옷은 충분히 해결된 문제니까요. 우리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을 돌보는 것과 무엇을 먹는가, 어디에 사는가인데, 현대인들은 어느 것 하나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잖아요. 제도권에서 수십년 교육을 받았음에도 말이죠. 이런 삶의 기초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야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귀농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나서 원주 외곽 지금의 자리, 현재는 흙집 학교도 함께 자리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에 터를 잡았다. 소설가 박경리(朴景利) 선생이 생을 마친, 지금의 토지문학관이 있는 자리 인근이다.
터를 잡는 것과 동시에 시작한 것이 집에 대한 공부다. 그 전까지 못질 한 번 제대로 해본적이 없던 그였기에 공부를 기초부터 시작해야 했다. 공구도 조금씩 사 모았다. 황토로 벽돌을 만들 수 있게 유압식 장비까지 구입했다. 그런 준비과정을 통해 3년 만에 흙집을 완공했다.
왜 흙집이었을까? “다양한 형태의 집들 중에서 흙집을 선택한 것은 우선 건강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많이 사용하는 참숯을 비롯해서 흙과 나무, 돌 등에서 나오는 좋은 기운이 이로운 에너지를 주거든요. 황토는 조직이 느슨해 온도와 습도를 자연적으로 조절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태적인 집을 원했던 것도 이유입니다. 집의 수명이 다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도 흙집은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요. 콘크리트로 지은 집은 뒤끝이 고약해요. 폐기물로 변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니까.”
물론 흙집을 짓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집을 지을 당시 흙집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틈 날 때마다 전국 각지를 돌며 옛집들을 살펴봤다.
가족과 함께 낙안읍성이나 용인민속촌, 안동 하회마을 등 옛집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설계도 모눈종이를 사다가 직접 그려가면서 수정했다. 몇 번이나 수정해야 하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물론 전기나 수도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나 준공검사를 위한 행정적인 부분은 전문가들의 손을 빌려야 했지만, 대부분의 작업들은 혼자 해내고 싶었고, 실제로 그렇게 해냈다. 2000년 5월부터 11월까지 반년이 걸렸다. 그렇게 완성된 첫 번째 흙집은 여전히 아름드리나무처럼 그가 기대고 쉴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두 딸을 위해 만들었던 다락방부터 볕이 잘 드는 거실, 일하기 편해 보이는 부엌 등 집안 곳곳에 그의 정성이 배어 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이 좋은 것을 혼자만 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학교였다. 이야기 도중 그는 책을 한 권 소개했는데, 후나세 스케(船瀨俊介)의 이다. 그 책의 부제는 ‘콘크리트에 살면 9년 일찍 죽는다’인데, 다소 과격해 보이기까지 하다. “흙집에서 사니 너무 좋더라고요. 4년 동안이나 앓고 있던 질환들도 싹 나았어요. 나는 이렇게 좋은데, 사람들은 평생 일하고 돈을 모아 몸에 좋지 않은 아파트를 장만한다는 것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화가 나더라고요. 누군가 이 흙집을 전파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건축 전문가라는 분들은 대부분 콘크리트 전문가들이니 할 수 없을 것 같았죠. 그래서 경험은 짧지만 나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해 포털 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개설하고 ‘흙처럼 아쉬람’을 시작했죠.”
이름에 ‘흙처럼’이란 단어를 쓴 것은 그의 호 여토(如土)에서 따온 것이다. 자연 속에서 흙처럼 살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것. 또 다른 단어 ‘아쉬람’은 인도 힌두교도들의 명상을 위한 수행처, 즉 기거하는 집이나 촌락을 뜻한다. 인도 전역에는 수행자들을 위한 아쉬람들이 곳곳에 있고, 마하트마 간디(1869~1948)가 지냈던 간디 아쉬람은 수행자들이 순례하는 성지로 꼽히기도 한다.
고 원장이 학교 이름을 아쉬람으로 지은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한 육체노동을 넘어 정신 수양과 자기 공부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종의 수행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교육을 위해 그는 그간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흙집 건축이론을 보완하고 체계화해야 했다. 어떻게 흙집을 지어야 이상적인 구조가 되는지, 구조적으로 어떤 요소들을 갖춰야 튼튼한 집을 얻는지, 단열과 건축공법, 디자인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이다. 문득 이런 이론적 정리를 위해 그가 찾았던 스승이 궁금해지는데,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온다.
“저에게 집 짓기를 알려 준 스승이 있습니다. 바로 새와 벌이죠. 풀숲에서 새의 둥지를 살펴보다 그 구조적 완벽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어요. 벌집도 마찬가지고요. 그들이 집 짓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배워야 할 점들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자연 소재로 직접 짓고, 좋은 에너지가 넘치는 집을 튼튼하게 짓는다는 점이죠.”
그가 말하는 좋은 에너지가 넘치는 집은 방의 형태를 뜻한다. 대칭 형태의 원형이나 육각형, 팔각형 형태의 방 구조를 갖는 집. 세계적인 명상 공간들도 비슷한 구조다. 이런 구조는 에너지가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흙집학교 ‘흙처럼 아쉬람’의 교육과정에서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철학, 그중에서도 생명철학을 토대로 한 구체적인 기술과 함께 생태적인 삶에 대해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시대는 말 그대로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어요. 나와 남, 나와 사물을 떼어 놓고 생각하는 분리의식이죠. 하지만 실제로 우주에서 나만 잘되고, 나만 행복한 일은 있을 수 없어요. 이 세상은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으니까요. 결국 남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고, 내가 즐거워야 남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이런 인간 중심적인 생명관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자연과 인간은 분리될 수 없고, 에너지로 연결되어 있다는 합일 의식을 통해 생태학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하죠.”
그의 흙집에 대한 철학은 전문가들에게도 인정받아 명지대학교에서 건축과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한 적도 있다고. 그가 운영하는 흙집학교를 건축과 교수나 건축사들이 찾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2004년 시작한 학교는 벌써 초급과정은 103기, 종합과정은 94기까지 배출했다. 인원으로 따지면 2700명 정도 되는 적지 않은 숫자다. 한 기수에 15~20명으로 운영되는 데, 초급과정은 이론 중심으로 3일 동안 진행되고, 종합과정은 13일간 이론뿐만 아니라 집을 짓는데 필요한 모든 지식을 실습과 함께 가르친다. 학생은 주로 40~50대가 많고, 60대도 적지 않다. 30대나 여성도 기수마다 한 명씩은 있다고 한다.
“종합과정은 공구 사용법 같은 기초 지식에서부터 거푸집 설치, 구들이나 골조의 구성, 설비나 전기까지 모든 부분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함께 배운 동기끼리는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게 되는데, 안부만 묻는 것이 아니라 집 지을 때 서로 품앗이를 하는 전통이 생겼어요. 건축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도 줄이고, 아는 사람들과 재미있게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런 식으로 본인들의 집을 지은 졸업생의 수는 적지 않다. 학교 쪽에 알려진 것만 따져 봐도 30% 정도 직접 지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숫자로 따지면 900채 정도 되는 셈이다. ‘흙처럼 아쉬람’의 다음 카페(cafe.daum.net/mudhouse)를 방문하면 졸업생들이 직접 건축한 흙집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집을 짓으면 실제로 어느 정도 건축비를 절약할 수 있을까. 흙집학교에서 알려주는 방식의 단단한 집을 시공사를 통해 지으려면 토지 매입가를 제외하고 3.3㎡당 약 6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인건비를 제외하고 자재비만 따지면 약 250만원이 소요돼 절반 이상 절약이 가능하다고 고 원장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165㎡(50평) 정도의 흙집을 짓는다면 1억2500만원에 나만의 집을 갖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시공사에 의뢰했을 때에 비해 1억7500만원을 절약한 금액이다. 물론 모든 건축 과정을 내 손으로 직접 하는 수고로움은 즐거운 마음으로 감수해야 한다.
흙집에 대한 그의 또 다른 꿈은 무엇일까? 그는 현실 속에서의 ‘흙집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저처럼 자연으로 들어와 흙집을 짓고 사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현대인들에게 이런 삶은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자연 속 흙집으로 올 수 없다면, 흙집이 그들에게 가는 것이 맞지 않나하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아파트를 흙집공법으로 짓는다든가, 연립을 흙집으로 리모델링하는 형태의 일들 말이죠. 아직 구체적으로 시도는 못 해보고 있지만, 충분히 사업성도 있고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흙집 알리는 일을 더 열심히 하다보면 충분히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와인을 거품의 유무로 분리하면 거품이 생기지 않는 ‘안정 와인’(still wine)과 거품이 생기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 있다. 이산화탄소가 함유되어 잔에 따를 때 거품이 이는 와인을 통틀어서 스파클링 와인 혹은 발포성 와인이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샹파뉴’도 스파클링 와인의 일종이다. 그러나 거품이 난다고 해서 모두 샹파뉴는 아니다.
지구상의 여러 곳에서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프랑스의 알사스를 비롯한 일곱개 지역에서 소위 크레망(cremant)이라는 수준급의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사용되는 포도 품종에는 차이가 있지만, 방식도 거의 샹파뉴 방식으로 주조된다. 한때는 크레망의 레이블에 ‘샹파뉴 방식으로 주조’라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했지만, 샹파뉴 지역 생산자들의 항의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밖에도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cava)가 있고, 미국·이탈리아·호주 등에서도 여러 종류의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니 거품만 난다고 샹파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물론 맛과 향, 즉 질에서도 분명 차이가 있다. 샹파뉴의 섬세하고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꽃과 과일 향은 물론이고 거품의 질(잘고 가늘며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것이 좋은 거품이다)에서도 큰 차이가 드러난다. 그리고 샹파뉴가 발효할 때 형성되는 이산화탄소를 병 안에 가두어서 거품을 만드는데, 호주나 미국에서 생산되는 많은 스파클링 와인은 이산화탄소를 주입해서 만들어진다.
파리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쯤 떨어진 지역을 샹파뉴(La Champagne)라 부른다.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보르도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샹파뉴는 이 지역의 수도인 랭스(Reims)를 중심으로 에뻬르네(Epernay)와 에(Ay)라는 도시 주변에서 재배된 샤르도네, 피노 누와, 피노 머뉘에, 이 3가지 세빠주와 이 지역의 전통적인 주조방식인 샹파뉴 방식(methode champenoise)으로 주조하고 숙성하여 병입한 스파클링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등록된 상표 이름이다. 한때 이브 생로랑(YSL)이 샹파뉴란 이름의 향수를 시판했다가, 샹파뉴 제조업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패해, 결국 YSL(이브 생로랑의 이니셜)로 이름을 바꾼 유명한 일화도 있다. 그만큼 상파뉴의 상표 가치는 대단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생일 등에 흔히 마시는 플라스틱 마개로 된 소위 우리식 ‘샴페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샹파뉴가 아니며 질적인 면에서 아주 형편없는, 그냥 스파클링 와인에 불과하다. 참고로 샹파뉴는 프랑스어이고, 샴페인은 영어식 표기다.
사실보다는 신화에 가까운 일화지만, 샹파뉴는 17세기 랭스 부근 오빌리에(Hautvillier)란 조그만 마을의 수도사이자 와인 주조자였던 돔 페리뇽(Dom Perignon)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을 딴 돔 페리뇽이 최상급 샹파뉴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샹파뉴는 누가 뭐래도 기쁨과 축제의 상징이다. 탄생과 승리는 물론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샹파뉴다. 옛날에는 ‘왕들의 와인’이었다가, 지금은 ‘와인의 왕’이 되어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누리고 있다. 약 300헥타르의 면적에서 연간 3억 병 정도 생산되는 샹파뉴 한 병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포도의 양은 약 1.2kg이며, 원자재인 포도 값도 다른 지역이 보통 kg당 1유로를 조금 넘는 데 비해 샹파뉴에서는 7유로 정도로 고가다. 역시 제대로 된 축제나 파티의 흥을 돋우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값을 치러야 하나 보다.
전 세계에서 매 초마다 10병의 샹파뉴가 터진다고 한다. 잔 안에서 쉼 없이 솟아오르는 잘고 섬세한 거품은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귀를 간지럽게 하는 그 소리는 모래사장 위로 파도가 스치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축제의 술인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샹파뉴는 204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2007년 생산량은 3억3870만 병이나 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5억유로(6조8000억원 정도)이며, 그중 반이 수출에서 이루어진다. 마시는 사람들의 기쁨과 축하의 자리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상품이기도 하지만, 샹파뉴 지역과 프랑스의 경제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하는 효자 제품임에 틀림없다.
샹파뉴는 빈티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샹파뉴 지역은 프랑스 와인 산지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기후가 한랭한 편이라 같은 해 생산한 포도로만 주조하기가 어려워, 여러 해 여러 떼루아에서 생산된 와인을 블랜딩하여 주조하기에 빈티지가 없는 것이 주를 이룬다. 기후 조건이 특별히 양호한 해에만 주조가 가능한 빈티지 샹파뉴는 10년에 평균 두 번 꼴로 나온다.
그리고 샹파뉴는 화이트와 로제가 있으며, 당도에 따라 잔여당분 0g인 부뤼트 나튀르(Brut nature)에서 잔여당분 50g 이상인 두(doux)까지 있다. 빈티지 없는 샹파뉴는 8도, 빈티지 있는 것은 10도, 그리고 오래된 빈티지 샹파뉴는 12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한 가지, 샹파뉴를 딸 때는 병목을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하면 안 된다. 자칫 사람에게로 코르크가 튀어나가고 원치 않는 샹파뉴 세례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사전조치다. 묶인 쇠줄을 풀어 그대로 코르크 위에 씌워 놓은 채, 병을 약간 기울인 상태에서 코르크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병을 돌린다. 즉 (오른손잡이일 경우) 왼손으로 코르크를 단단히 쥐고, 오른손으로 병을 돌린다는 얘기다. 그리고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천천히 코르크를 뽑아(약간의 연습이 필요하지만) 가스가 ‘피식’ 하고 새어나가게 한 후, 가능하면 소리가 거의 없이 여는 것이 샹파뉴를 따는 최고의 예의이고 멋이다. 샹파뉴 병을 열심히 흔들어 승리자의 머리 위로 거품을 마구 뿜어내는 행위는 특별한 세리머니일 뿐이다.
샹파뉴가 축제와 유혹의 술인 만큼 많은 일화가 전해온다. 대단한 샹파뉴의 애호가로 목욕도 샹파뉴로 했다는 루이 15세(Louis XV)의 애첩 퐁파두르(Madame de Pompardour) 부인은 “아무리 마셔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손상시키지 않는 유일한 술”이라 극찬했다. 그녀의 샹파뉴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인지, 처음으로 만든 샹파뉴 잔은 그녀의 젖가슴에서 주물을 뜬 것이란 소문이 돌 정도였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녀의 가슴은 그리 풍만하지 않았으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카사노바나 돈 주앙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도 샹파뉴가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의 넘치는 개인적 매력을 폄하할 의도는 없지만, 유럽 귀족 여성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하고, 작업을 거는 데 샹파뉴보다 더 적절한 수단은 없었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도 예외는 아니다.
>> 장 홍 (張洪)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알자르 소믈리에협회 준회원이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와인, 인류역사 속 와인의 의미와 파워, 예술 인문학을 통해 본 와인 등에 대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A는 1977년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됐다. B는 1993년 A와 결혼해 약 15년간 혼인생활을 하면서 가사를 전담하였다. A는 2006년에 퇴직하면서 퇴직연금을 받기 시작해 지금은 매월 212만8600원을 받고 있다. B는 A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A가 받고 있는 퇴직연금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A가 사망하기 전날까지 A가 받는 공무원 연금액 중 일정 비율을 자신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B의 주장은 인정될까?
위 사례의 쟁점은 ①공무원 퇴직연금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②공무원 퇴직연금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면 다른 일반재산과 다르게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재판상 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에서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다.
만일 그 당시 직장에 근무하는 부부 일방의 퇴직과 퇴직금이 확정된 바 없으면 장래의 퇴직금을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으로 삼을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그 뒤 부부 일방이 퇴직하여 퇴직금을 받았고, 재산분할청구권의 행사기간(이혼한 날부터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으면 수령한 퇴직금 중 혼인한 때로부터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제공한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는 퇴직금 부분은 분할 대상이 된다.
이와 달리 부부 중 일방이 이혼 당시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경우 퇴직일과 수령할 퇴직금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장차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장래의 퇴직금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장래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은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필요한 기타 사정으로 참작될 뿐이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두 가지 쟁점에 대하여 모두 판단하였다. 먼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에 부부 중 일방이 공무원 퇴직연금을 실제로 받고 있는 경우 이미 발생한 퇴직연금 수급권이 재산분할에 포함된다고 하고, 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가 매월 받는 퇴직연금액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대방 배우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산분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두 번째로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권에 대하여 정기금 방식으로 재산 분할을 할 경우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권과 다른 일반재산을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분할 비율을 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전체 재직기간 중 실질적 혼인기간이 차지하는 비율, 당사자의 직업 및 업무내용, 가사 내지 육아 부담의 분배 등 상대방 배우자가 실제로 협력 내지 기여한 정도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에 의하면, B는 A가 받는 퇴직연금에 대하여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특정 금액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시니어 펫팸족이 대세라지만 집안에 새로운 가족을 들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단지 반려동물이 예뻐서? 혹은 내가 적적해서 펫팸족이 되려고 했다면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 반려동물을 만나러 가기 전 적어도 당신이 알아야 할 10가지를 알아보았다.
1. 반려견과 함께 살면 10년이 젊어진다.
최근 메디컬데일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지리·지속 가능 발전학과 연구진은 개를 키우는 것이 신체 나이를 최대 10년 젊게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중동부 테이사이드 주(州)의 평균 79세 노년층 547명을 대상으로 신체나이와 반려견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들 중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그러지 않는 사람들보다 신체운동능력이 월등했다. 불안감이나 우울증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반려견과 생활하는 것이 노년기에 접하기 쉬운 정신적, 신체적 퇴보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 반려견·반려묘를 입양하는 것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
유기·유실동물은 동물보호법이 정한 10일이 지나면 유기·유실동물의 인도적 처리(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열흘 안에 주인이나 입양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작은 생명의 심장은 멈춰버린다. 혈통 좋은 반려동물도 좋지만, 입양도 한 번쯤 생각해보길 권한다. 그런데 꼭 명심할 것이 있다. 유기·유실동물들은 버려지고 상처받은 기억이 있다. 그러므로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분양동물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반려견과 반려묘의 평균수명
개의 경우 큰 개인지 소형·중간 개인지에 따라 수명 차이가 있다. 소형·중간 개의 수명은 14~17년, 큰 개는 9~13년으로 큰 개가 소형·중간 개보다 수명이 더 짧다. 소형·중간 개는 빨리 어른이 되지만 큰 개에 비해 노화가 느리다. 큰 개는 천천히 성숙하는 대신 노화가 빨리 온다. 고양이 평균 수명은 15년이다. 고양이 종류에 따라 수명 차이가 있지만 거의 40세 가까운 나이까지 살아 기네스북에 올랐던 장수 고양이도 있다. 현재 미국에 사는 고양이 ‘코듀로이’가 ‘세계 최고령 고양이’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작년 보도 당시 26세로 사람으로 치면 124세에 해당하는 나이다.
4. 반려견은 초콜릿, 양파를 먹으면 안 된다
반려견이 먹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음식이 땅콩버터다. 알레르기나 만성 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초콜릿 또한 위험하다. 초콜릿 속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을 반려견이 섭취하면 구토와 탈수증 복통을 일으키고 체온 상승과 발작,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양파의 매운 성분은 적혈구 생성과 활동성을 낮춘다. 위험할 정도로 양파를 섭취하면 수혈을 해야 한다. 포도 또한 먹어서는 안 된다. 강아지 종류에 따라 구토나 설사 증세가 나타나는데 식욕감퇴, 탈수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경우 3~4시간 안에 죽을 수 있다.
사과, 자두, 복숭아, 배, 살구 등에 들어 있는 시안배당체를 반려견이 먹으면 현기증, 호흡곤란, 발작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우유, 치즈, 아보카도, 빵, 베이컨 등도 반려견이 먹으면 안 된다.
5. 반려인의 잘못된 행동 3가지
1. 안내견을 제외한 다른 반려동물은 대중교통이용 시 이동장(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려동물을 담는 물건)을 이용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답답해한다고 잠시 내려놓은 순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충분히 이동장 적응 훈련을 해야 한다.
2. 반려견과 산책할 때 목줄을 풀어주거나 감정 상태를 모르는데 다른 반려견들과 어울리게 두면 안 된다. 사람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서먹하다. 동물들이라고 다르겠는가. 반려인이 생각 없이 한 행동 때문에 반려견들이 싸울 수 있다.
3. 준비 없이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도 삼가야 한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작년 10월 주변과의 갈등을 줄이면서 ‘길고양이 돌보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 단체는 “먹이뿐만 아니라 깨끗한 물을 먹이는 것이 중요하며 야행성인 고양이의 습성을 고려해 일몰 이후 일정한 장소에서 먹이를 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한, 길고양이의 치아, 잇몸질환 등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사료 이외의 음식을 줘서는 안 되고, 고양이가 먹고 남긴 음식물은 즉시 치우기를 당부했다.
6. 안내견에게 말을 걸지 말라안내견은 잘 알다시피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장애인 보조견이다. 심심치 않게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안내견. 이들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더라도 꼭 알았으면 한다. 안내견과 마주쳐도 말을 걸면 안 된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은 몸과도 같은 존재다. 안내견 또한 주인을 보호해야 할 임무가 있다. 혹시 안내견과 소통하고 싶다면 주인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 주인의 동의 없이 말을 걸고 만지면 안내견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음식물 또한 절대 주어서는 안 된다. 안내견들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나 간식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내지 않도록 훈련돼 있다. 반려동물이 안내견 가까이에 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안내견들 모두 힘든 훈련을 통해 뽑힌 우수견이기는 하나 갑작스러운 상황이 오면 짖고 싸울 수 있다. 무엇보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훈련됐다. 다른 곳에 집중하면 주인 돕기에 어려움이 생기니 방해되는 행동은 삼가라.
7. 반려견의 발바닥을 살펴라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발을 들고 겨우 걷거나 혹은 발을 만졌을 때 신경질을 내는 일이 종종 있다. 이때 반려견의 발바닥을 확인해봐야 한다. 발톱이 부서져 피가 났다면 반려견이 통증을 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지혈제와 붕대를 이용해 빨리 치료해줘야 한다. 부서진 발톱을 제거할 경우 회복이 늦고 발톱이 변형될 수 있다. 발바닥에 뾰족한 돌, 마른 진흙, 뭉친 털 등이 낄 때도 있다. 이때는 털을 깎고 발을 씻은 뒤 소독약을 발라준다. 맨발로 땅을 디디고 다니기 때문에 발바닥이 마르고 갈라지면 위험할 수 있다. 급한 상황이라면 일반 로션을 발라줘도 되지만 피부를 단단하게 해주는 성분이 포함된 강아지 전용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집안에서만 활동하는 반려견의 경우 발톱이 너무 자라 피부로 파고들 수 있으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8. 반려견은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2014년 1월 1일부터 개를 기르는 사람들은 전국 시·군·구청에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단, 동물등록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자를 지정할 수 없는 읍·면·도서(島嶼) 지역은 제외된다. 대상은 3개월 이상 된 개이며 미등록 시 4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물등록을 하는 이유는 주인이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의 동물등록정보를 통해 더욱 쉽게 찾기 위해서다. 동물등록방법은 3가지다. 동물의 몸에 직접 삽입하는 내장형 무선식별장치와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등록 인식표 부착 방법이 있다.
9. 반려동물 분양 계약서를 써라
개와 고양이에 한해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4-4호, 2014. 3. 21)이 마련돼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판매업자는 반려동물을 판매할 때 7가지 항목이 기재된 계약서를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서는 분쟁 유형 3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반려동물 구매 후 15일 이내 폐사할 경우엔 동종의 동물로 교환 혹은 구매가를 환급받을 수 있다. 단, 소비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 배상 요구를 할 수 없다. 구매 후 15일 이내에 질병이 발생하면 판매업자가 책임지고 치료를 한 뒤 소비자에게 인도해야 한다. 단 회복 기간이 30일 이상 지연 돼 도중 폐사할 경우 동종 동물 혹은 구매가를 환급한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를 내주지 않았을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에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반려동물 분양계약서에 기재되어야 할 7가지
1. 분양업자의 성명과 주소
2. 애완동물의 출생일과 판매업자가 입수한 날
3. 혈통, 성, 색상과 판매 당시의 특징사항
4. 면역 및 기생충 예방접종기록
5. 수의사의 치료기록 및 약물투여 기록 등
6. 판매 당시의 건강상태
7. 구매 시 구매금액과 구매날짜
10. 반려동물 사체, 이제는 폐기물이 아니다.
동물장묘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법을 적용받는다. 그동안 반려동물 사체는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로 분류·처리됐다. 동물장묘사업장을 개설할 때 환경부에서 주변 환경 피해 여부를 점검해 ‘설치승인서’를 내줬는데 받기가 쉽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동물화장은 일반폐기물 처리와 달리 유독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고, 크기도 작아서 설치승인서 제출 사업장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동물이 죽으면 쓰레기 봉지에 넣어서 버리면 그만이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 사체 상당수가 불법 화장, 매장, 폐기물로 처리됐지만, 법 개정으로 더욱 존엄한 장례 절차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유장휴 (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사진을 찍는 이유는 다시 보기 위해서다. 나는 사진을 볼 때 손으로 한 장씩 넘겨보는 게 좋다. 기억에 남는 사진을 손으로 어루만질 때 느껴지는 감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겁다. 여행을 가면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고 클라우드에 올려서 보관하지만, 다시 보는 경우는 드물다. 가끔 보더라도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눈으로 한 번 훑어보는 게 전부다. 손으로 만지며 느껴지는 감성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다시 보기 위해 사진을 인화해서 앨범에 넣고 보관한다.
앨범 정리는 생각보다 불편하다. 사진을 인화하고 다시 앨범에 꽂기도 해야 하고 결정적으로 앨범의 부피를 무시하지 못한다. 어릴적 사진, 여행사진, 가족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놓으면 이것만 해도 책장 한 부분을 차지해 버린다. 앞으로 만들 앨범까지 생각하면 앨범정리를 포기하고 디지털 공간에만 사진을 올리려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아날로그 감성을 포기할 수 없기에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편리성을 갖춘 새로운 사진 관리 문화가 필요하다. 바로 요즘 사진을 관리하는 새로운 문화, ‘포토북’이라는 것이다.
아날로그 감성·디지털 편리성을 담다
사진 관리하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1단계는 기존 앨범에 사진을 꽂아 두는 것이다. 2단계는 디지털 앨범이라고 해서 사진을 인터넷 공간에 올리거나 올린 사진에 글귀를 쓰는 관리 방식이다. 다만 인터넷 공간에서만 볼 수 있다. 3단계는 디지털 앨범을 다시 출력해서 책처럼 만드는 단계다. 바로 이것을 포토북이라고 한다. 포토북은 말 그대로 사진으로 만든 책이다. 기존 앨범처럼 사진을 인화해서 한 장씩 넘겨보는 방식과 비슷하다. 기존 앨범이 사진을 인화해서 한 장씩 다시 앨범에 끼우는 방식이라면, 포토북은 사진을 맡기면 정해진 틀에 사진이 들어가고 사진 자체가 책으로 출력되는 방식이다. 앨범처럼 두껍지 않아서 보관이 편하고 사진 인화와 앨범비를 합친 금액보다 더 저렴하다. 또한 요즘처럼 사진을 많이 찍는 시대에 모든 사진을 넣을 수는 없지만 포토북은 많은 사진을 넣을 수 있다. 일반 앨범에 사진을 넣으면 사진 4장에서 많으면 6장 정도가 들어간다. 포토북은 사진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사진을 작게 만들어 한 페이지에 수십 장의 사진을 넣을 수 있다. 사진 옆에 글귀도 적을 수 있어서 사진의 생생한 이야기도 남길 수 있다. 포토북은 비용도 아끼고, 부피도 줄이면서 아날로그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만의 자서전을 만든다
단순히 앨범을 대신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포토북은 추억을 관리하는 새로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포토북을 주로 사용하는 대상은 어린자녀를 둔 엄마들이다. 매년 아이들의 성장 사진을 찍고 포토북에 담아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아이들 키우다 느낀 순간의 감정, 생각들을 담아 매년 한 권씩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추억을 사진과 더불어 이야기로 남기는 방식은 배울 필요가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어떤 분이 이런 고민을 하셨다고 한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은 많이 찍어 오는데 파일로만 되어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감흥이 잊힌다고 한다. 그렇다고 매번 앨범으로 만들자니 부담스럽고 그러던 차에 며느리가 포토북으로 아이들의 성장 앨범을 만든 것을 보고 자신도 여행 포토북을 만들었다고 한다. 풍경사진, 개인사진, 친구들 사진들을 다 넣고 여행지 이름과 먹었던 음식, 재미난 에피소드를 중간 중간에 글귀로 넣으니 한 권의 책이 되어 택배로 배송 되었다고 한다. 혼자 보기 아까워 함께 간 친구들 것까지 뽑아서 보내주었다고 한다. 비용 아끼려고 시작한 일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긴 해도 친구들의 놀란 반응과 극찬에 만족했다고 한다. 이렇게 여행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포토북으로 만들면 사진과 글이 있는 자신만의 자서전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일반 앨범이 시간이 흘러가는 과정을 평범하게 나열할 것이라면 포토북은 사진을 고르고 이야기를 붙이면서 자신의 삶과 추억을 편집하는 것이라서 더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에서 누구나 쉽게 만든다
포토북은 컴퓨터에서 만들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여러 업체들이 제공하는 포토북 서비스가 있는데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어플을 다운 받아서 사용하면 된다. 디자인도 연인, 아기, 여행, 가족 네 가지 테마로 준비가 되어 있어서 여행 다녀온 사진으로 만들 경우 여행을 선택하면 여행과 어울리는 예쁜 디자인들을 고를 수 있다.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자녀들은 부모들의 젊은 시절 사진에 대해 신기해한다. 아버지의 예전 모습이 지금 자신과 비슷하기도 하고 잘생기고 예쁜 낯선 부모의 청춘 모습에 재미있어 하기도 한다. 묵혀 두었던 예전 앨범을 꺼내 특별한 사진들을 찾고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자. 그 다음에 포토북으로 만들어서 자녀에게 선물해주자. 지금까지 삶을 살아온 과정과 이야기를 담고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주자. 부모의 삶의 흔적과 살아온 과정이 한 권의 사진책에 정리되면 자녀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1. 어플 설치하기
포토북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어플을 다운 받는 혹은 에 들어가서 ‘포토북’이라고 검색한다. 여러 업체들이 포토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이용방법과 가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편의상 필자가 썼던 스냅스라는 어플로 설명하려 한다.)
#2. 회원 가입하기
-회원 가입하기를 눌러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가입을 한다.
-회원으로 가입해 두면 연말, 연초 혹은 특별한 날짜에 이벤트가 있어서 할인된 가격에 포토북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을 꾸민 후 나중에 회원가입 절차를 밟아도 된다.
#3. 디자인 선택 & 제목 입력
-포토북 주제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디자인에 따라서 사진 들어가는 개수, 레이아웃, 표지 디자인이 달라진다.
-제목은‘2015년 부부동반 중국여행’,‘2016년 속초 해돋이’ 등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찾기 쉽게 작성한다.
#4. 스마트폰에서 사진 선택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자동으로 배치가 된다.
-동일한 사진을 다시 한 번 터치하면 포토북에서 제거된다.
-상단에 사진이 배치될 모습을 미리 보면서 선택하는 게 좋다.
#5. 수정과 결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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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 핫 키워드 중 하나는 탈모다. 탈모 예방·치료 제품 시장규모는 업계에서 4조원대로 추산되고 있고, 탈모 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탈모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철지난 뉴스가 된 지 오래다. 돈이 몰리다 보니 병원뿐만 아니라 한의원, 미용실까지 내가 해결하겠다며 업계에 뛰어들었고, 대기업들도 기능성 샴푸를 들고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해결해 주겠다고 나서는 이들은 많은데 해결할 방법은 딱히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09~2013년)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연간 4.8%씩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고령화와 맞물려 당분간 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가 늘고, 돈도 몰리면서 탈모 시장은 일종의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로 내 방법이 진짜라며 상대를 헐뜯거나, 치료보다는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들이다. 인터넷 홍보나 매체를 통한 간접광고가 늘면서 정보가 차고 넘쳐 되레 정확한 정보를 선별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확한 의학적 견해를 듣기 위해 대한탈모치료학회 이세원 학술이사(연세리앤피부과 원장)와 대한모발이식학회 황성주 회장(황성주털털한피부과 원장)을 만나 탈모의 원인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머리카락은 왜 빠질까?
탈모는 크게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로 나뉜다. 이 중 원형탈모는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혈액 속의 T 임파구가 자신의 털을 자신의 몸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하여 모발의 탈락을 유발하는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이기 때문에 몸의 이상으로 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반해 남성형 탈모나 여성형 탈모는 유전이나 남성호르몬과 관계가 있다. 즉 몸의 질병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나 식생활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세원 이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학계에서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DHT는 모공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는데,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DHT 공격에 대한 민감성을 다르게 갖고 태어납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탈모 가능성을 안고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죠. 생활습관과 건강관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탈모가 될 운명이 유전자에서부터 결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일부에서 말하는 열(熱)이 탈모의 원인이라는 열성탈모 이론이나, 체질을 바꾸면 탈모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은 과학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약물치료·모발이식이 대표적 치료방법
그렇다면 탈모 치료 방법은 무엇이 좋을까? 이에 대한 이들의 의견은 단호하다. 궁극적으로 탈모, 특히 남성형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은 탈모치료제와 모발이식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성주 회장은 “탈모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입니다. 모낭 속 모근이 모두 죽은 다음에는 늦습니다. 이럴 땐 이식밖에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 됩니다. 때문에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전에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탈모가 시작되면 빠진 자리에 새 머리가 자라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아 있는 머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탈모치료제는 크게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프로페시아가 대표적이다. 여성형 탈모에는 프로페시아가 제한적으로 쓰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미녹시딜이 주로 쓰인다. 이에 반해 남성형 탈모에는 프로페시아가 대표적이다. 미녹시딜은 두피에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발모를 유도하는 반면, 프로페시아는 앞선 언급한 DHT의 분비를 억제해 탈모를 막아준다. 남성형 탈모에 프로페시아가 선호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페시아는 이미 2008년에 특허가 만료돼 시중에 제네릭(복제약)들이 쏟아져 나왔다. 2014년 프로페시아는 324억원어치가 판매됐고 복제약인 JW중외신약 모나드와 한미약품 피나테드가 각각 70억원, 3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미녹시딜 역시 시중에 제네릭들이 유통되고 있다.
관련 상품 늘었지만 소비자 혼란만
탈모 치료제 특히 프로페시아는 많은 카더라에 시달리는 대표적 약물 중 하나다. 일부 관련 업체에선 “고자가 된다”는 근거없는 험담을 하고 있다는 목격담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이세원 이사는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이야기한다.
“프로페시아는 여러 가지 다양한 남성호르몬 중 DHT를 제어하는 약제일 뿐 모든 남성호르몬을 억제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낮은 확률로 성기능 저하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있을 뿐이고, 이 중 상당수는 장기간 복용했을 때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DHT 분비가 억제되면서 다른 남성호르몬이 이를 대체한다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프로페시아를 처방한 환자와 가짜약을 처방한 환자를 대조한 실험을 했을 때 부작용 발생 비율이 2~3%로 비슷하게 나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부작용으로 느끼는 환자 중 일부는 플라시보 효과(위약효과)라고 추측됩니다.”
황성주 회장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효과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계속 복용을 해야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치료약을 복용한다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탈모치료제 효과는 6개월 정도 지나야 모낭 속에서 머리털이 생성돼 솜털처럼 자라나는 정도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수술은 절개 여부에 따라 방식, 금액 달라져
일부 환자들은 아예 약물치료를 포기하고 ‘나중에 수술하자’ 마음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조언한다.
이세원 이사는 “완전 탈모된 상태에서 모발이식을 통해 해결하려면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더러 듬성듬성한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모발이식을 위해서라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모발이식 수술은 절개식(절편식)과 비절개식으로 나뉜다. 절개식은 머리가 풍성한 뒷머리의 특정 공간을 모내기 모판처럼 절개해 분리한 뒤, 이를 다시 모낭 단위로 잘라 탈모된 부위에 식립하는 방법이다. 이에 반해 비절개식은 도구(펀치)를 이용해 뒷머리의 모발을 모낭 단위로 채취해 이식한다. 어떤 방식이 더 좋은가에 대해 황성주 회장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절개식은 모낭의 생존율이 높고, 많은 모낭을 한꺼번에 채취할 수 있어 많은 모발을 이식할 때 효과적이고, 비절개식은 부분 모발이식이나 흉터제거 등에 효과적입니다. 절개식의 경우 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지만, 뒤통수에 절개선 수준의 작은 흉터가 남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량 이식 시 의료기관에서 무리하게 비절개 방식을 추천한다면 상업적인 목적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시중 병원에서 모발이식 수술비는 3000모(毛) 기준으로 절개식은 300만~500만원, 비절개식은 600만~1000만원선이다. 한국인의 평균 모발 수는 6만에서 8만모 정도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부담 없는 비용은 아니다.
탈모 상식 잘못 알려진 ‘카더라’ 많아
전문의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탈모샴푸와 같은 탈모 용품에 대한 맹신이다.
이세원 이사는 “탈모의 원인이 두피 표면의 상태와는 큰 관계가 없기 때문에 샴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입니다. 되레 한방 약제의 장기보관을 위한 첨가물들이 두피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모발의 영양상태에 도움이 될 순 있어도 탈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는 것도 가장 잘 알려진 카더라 중 하나.
황 회장은 “두피를 빗으로 두드리면 두피에 상처를 일으킬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염증을 유발해 탈모를 촉진합니다. 때문에 빗으로 두드리기보다는 손가락 끝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문의들은 최근 일부 두피모발관리실에서 탈모에 대한 전문적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곳들은 결국 두피용 화장품이나 샴푸 등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오히려 적절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탈모를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6개월간(2015년 6∼11월) 온·오프라인에서 자주 광고된 30개 탈모방지 샴푸를 조사한 결과, 총 7개(23.3%) 제품이 허위·과장 광고로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난 1월 12일 밝혔다.
또한 2012∼2014년 탈모 관련 제품·서비스 이용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탈모관리서비스 경험자 64.0%도 탈모치료나 발모효과 같은 위법적인 내용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한류 팬이 물었다. 한국 드라마에는 편부와 편모 가정이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도 그러냐고.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가 하소연했다. 스타 한 사람이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억~2억 원 넘게 요구하고 저작권 수익 20퍼센트를 보장해달라고 하니 어떻게 드라마를 만드느냐고. 한 네티즌이 질문했다.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중국 영화 출연료가 10억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사실이냐고. 30년 연기자로서 살아온 50대 중견 연기자가 강조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소속된 4000여명의 연기자 중 70퍼센트가 연 소득(2014년 기준)이 1020만원 미만이고 방송에 단 한 번도 출연하지 못해 출연료 수입이 전혀 없는 경우도 30퍼센트라고. 스타와 연기자들의 몸값 일면을 보여주는 언급들이다.
‘장근석, 이병헌, 이영애 등 드라마 회당 출연료 1억원 이상 스타 속출’ ‘한류스타 비, 중국 드라마 회당 출연료 1억5000만원, 드라마 한 편 출연료로 60억원 챙겨…’ 신문, 방송, 인터넷매체 등 대중매체는 하루가 멀다고 월급쟁이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스타의 엄청난 몸값에 대해 시시콜콜 보도한다. 수많은 사람이 스타의 몸값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과연 스타들의 드라마와 영화 출연료 실태는 어떨까.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는 방송사가 탤런트를 공채로 선발해 전속제(탤런트가 소속 방송사 드라마에만 출연하는 시스템)를 운영하던 1991년 이전과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
전속제가 시행되던 시기에는 연기자의 연기경력, 드라마 종류(일일극, 주말극, 미니시리즈), 주·조연 등 드라마 비중, 방송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여하는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가 지급됐다. 1991년 SBS의 등장으로 전속제가 속속 폐지되면서 스타들은 등급제 적용을 받지 않고 방송사 혹은 제작사와 스타 소속 연예기획사 간의 협의로 출연료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물론 스타가 아닌 일반 연기자나 단역 연기자의 경우는 현재도 등급제에 근거해 출연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출연료를 산정하는 시스템의 변화가 있던 1991년 이후로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1990년대 후반, 한류가 일면서 출연료는 수직상승했다.
연기자의 등급제에 의해 드라마 출연료가 지급되던 1977년, 한국 텔레비전 방송연기자협회의 ‘출연료 현실화 자료’에 따르면 이 당시 최고 스타의 40~50분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3만5000원 선이었다. 최불암, 김혜자, 강부자, 이순재 등 스타급들이 이 금액을 받았다.
최불암은 “연기자들의 출연료 등 수입이 일반 직장인들의 월급과 비교해 높았지만, 지금처럼 엄청나지는 않았다.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가 지급되던 시기에는 단순히 인기가 높다고 해서 젊은 연기자가 경력이 많은 연기자보다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매년 PD 등이 참여하는 등급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 연기자의 등급에 따라 출연료가 결정되는데 연기경력이 등급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 경력이 많은 중견 연기자들이 출연료가 대체로 높았다”고 말했다.
1991년 SBS의 등장으로 탤런트 전속제 폐지와 함께 일부 스타에 대해 등급제가 아닌 스타와 방송사 간 협상으로 출연료가 결정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인기가 높은 스타들의 몸값은 치솟기 시작했다.
1997년 들어서는 탤런트 드라마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드라마 제작에 어려움이 생기자 KBS, MBC, SBS 방송 3사 사장들이 긴급회동을 해 스타들의 몸값 상승을 자제하자는 결의를 했을 정도다. 이때 방송 3사 사장들은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의 상한선을 200만원으로 한정하자고 합의했다. 이 당시 회당 200만원을 받은 스타는 최진실을 비롯한 극소수 톱스타였다.
최진실은 생전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줄 몰랐어요.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지요. 제 출연료에 대한 언론 보도로 인해 스타 출연료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항상 제 이름이 언급돼요. 한동안 최진실 하면 연기자 몸값 1위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지요”라고 말했다. 톱스타 최진실이 회당 최고 출연료 200만원을 받고 드라마에 출연한 지 올해로 20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는 어떻게 변했을까. 1995년 케이블TV가 등장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등 외국에서의 한류가 거세지고 체계적인 연예기획사가 등장하면서 스타들의 몸값은 폭등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의 드라마 최고 출연료 기록은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최고 몸값 신기록이 수립될 정도다. 2001년 SBS 대하사극 여자 주연을 맡은 강수연은 회당 600만원을 받으며 2000년대 드라마 최고 출연료 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1년도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2002년 전도연이 SBS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625만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록 역시 불과 1개월 만에 깨졌다. 김혜수가 2003년 방송된 KBS드라마 에 출연하면서 회당 700만원을 받았다. 김희선은 2003년 3월 SBS 드라마 출연계약을 체결하며 회당 1000만원을 받으며 드라마 회당 출연료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한국 방송사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바로 2007년 방송된 사극 에 주연으로 나선 배용준이 회당 출연료로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이다. 한국 스타로서는 처음으로 회당 1억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드라마 한 편 출연으로 60억원의 출연료를 챙겨 대중문화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승수 전 MBC 드라마국장은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 2억5000만원은 한국 방송계에 악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사건이다. 일부 스타들이 배용준을 계기로 한국 방송시장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엄청난 몸값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스타의 출연료가 치솟을수록 드라마 제작비는 한정돼 있어 제작 상황이 열악해졌고 스태프의 인건비가 삭감되는 등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배용준의 출연료는 다른 스타들의 출연료 협상 시 기준이 되면서 스타의 막대한 몸값 지출로 한국 드라마 제작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게 됐다. 오죽했으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서 지난 2009년 회당 1500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는 드라마 출연료 상한제 시행를 주장했을까.
하지만 드라마제작사협회의 출연료 상한제 주장을 비웃기라도 하듯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 2억5000만원 이후 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 웬만한 이름 있는 스타들은 5000만~1억5000만원 정도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를 받는다. 이영애, 전지현 등이 회당 1억원 이상의 드라마 출연료를 받고 최지우, 고현정, 하지원, 송혜교, 김태희 등은 회당 5000만~1억원 정도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남자 한류스타의 경우 드라마 회당 1억~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다.
그렇다면 중견 연기자들은 얼마나 받고 조연 연기자들과 단역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얼마나 될까. 이순재, 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등 인기 중견 스타들도 이제는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000만~3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반면 조연 연기자나 단연 연기자들은 등급제 적용에 따른 출연료를 받는데 연기경력이 20년~30년 된 조연 배우들은 회당 100만원 미만, 단역 배우는 회당 20만원 선을 받는다. 스타와 일반 연기자의 몸값은 천양지차다.
영화는 어떨까. 영화 스타의 출연료도 급상승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르던 영화 스타들의 몸값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강우석 감독과 영화제작자협회는 2005년 6월 스타의 출연료 상승과 연예기획사의 터무니없는 영화 지분요구 등을 지적하며 스타 권력화의 문제를 제기해 연예계에 큰 논란이 일었다. 2006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가 30억~40억원 할 때 한 스타의 출연료가 제작비의 10퍼센트인 4억원에 육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의 주연 이병헌은 출연료는 미니멈 개런티 6억원에 흥행보너스를 추가로 받기로 계약했는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출연료로 이병헌이 챙긴 수입은 10억원이 넘었다.
영화 스타들의 출연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영화 남자 스타 출연료는 편당 6억~8억원 대다. 이 액수의 출연료를 받는 영화 스타는 하정우, 김윤석, 송강호, 장동건, 원빈, 이병헌, 황정민 등이다. 이들은 이러한 기본 출연료 외에 러닝 개런티까지 챙기는 경우도 있다. 여자 스타의 경우는 남자 스타보다 낮은 편이다. 3억~6억원 선으로 전지현, 손예진, 김혜수, 하지원, 전도연 등이 이 같은 몸값을 받는다.
우리 스타들의 해외 드라마 출연료는 국내 출연료보다 더 많다. 정지훈(가수 비)이 지난해 출연한 중국 드라마 의 회당 출연료로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박해진, 권상우, 송승헌, 이종석 등 남자 스타의 경우 7000만~2억원 선이고 장나라, 김태희, 추자현, 장서희 등 여자 스타의 경우는 5000만~1억원 선이다.
한류스타의 중국 영화 출연료 역시 한국 영화 출연료의 2배~3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남자 한류스타의 경우 15억원 안팎을, 여자 한류 스타의 경우 10억원 내외의 영화 출연료를 받고 있다. 송혜교, 송승헌 등이 10억원이 넘는 출연료를 받고 중국 영화에 출연했다.
중국 광고대행사 YC스페이스 오혜령 대표는 의 이민호나 의 김수현은 중국에서 드라마, 영화 출연료는 정해진 것이 없다. 부르는 것이 값이다”라고 말한다.
스타들의 몸값은 왜 이처럼 치솟는 것일까. 스타는 희소자원이자 빨리 만들어질 수 없는 대체불가재다. 이 때문에 스타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스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한류 상승과 제작사 급증, 작품 증가로 스타의 수요는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자인 스타가 가격(몸값)을 결정하는 공급자 중심시장이 형성되면서 스타의 몸값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흥행성적, 인기도, 제작비 상황, 스타 파워, 연기경력, 작품의 비중 등을 분석해 작성한 출연료 산정 기준의 부재와 방송사와 투자사의 스타 출연 여부만을 보고 편성과 투자를 결정하는 관행 등도 스타 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와 제작사, 드라마 PD와 영화감독들은 한국 스타의 드라마, 영화 출연료가 대중문화 시장규모보다 매우 높은 편이라고 강조한다. 우리의 대중문화시장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일본의 드라마 주연 스타 출연료를 한국 스타들이 이미 추월했다. 일본 최고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회당 5000만~1억원 선이다. 우리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1억원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고 2억원을 받는 스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스타의 몸값은 문제가 없는 것일까. 작품 완성도 하락부터 스태프 인건비 삭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가 스타의 높은 몸값으로 야기된다. 우선 한정된 제작비에서 스타 몸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드라마나 영화 완성도를 위해 쓸 수 있는 제작비가 감소한다. 작품의 완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역, 의상, 세트, 컴퓨터그래픽 제작비를 줄여야 하고 이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드라마나 영화에 부모가 나와야 하는데도 스타 몸값이 너무 많아 제작비 압박을 받아 부모 배역을 다 쓰지 못하고 편모 혹은 편부만 출연하는 웃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스타들의 몸값은 조명, 오디오, 촬영, 분장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의 인건비 삭감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는 망해도 스타만 흥하고, 스태프와 일반 연기자를 비롯한 방송영화계 종사자들은 박봉과 열악한 제작환경에 시달리지만, 스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타 독식 구조가 견고하게 구축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