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를 보던 중 그래피티(graffiti)에 관한 기사가 나왔다.
어떤 호주인이 우리 지하철에 들어가 전동차에 낙서를 하고는 사라졌다는 소식이다.
그래피티는 건물 벽이나 교각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서 그리는 그림과 낙서를 말한다.
우리 동네 산책길의 다리 밑 한쪽 벽면에도 알록달록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필자는 몰랐는데 손녀와의 산책길에서 아기가
초등학교 시절 필자와 친구들의 아지트는 등나무 밑이었다. 그런데 5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던 날, 등나무 밑에 몇 명의 아저씨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작은 짐 보따리 앞에서 웅성거리다가 한 명이 어디론가 뛰어가더니 열쇠를 가지고 와서 옆에 있던 건물의 쪽문을 열었다.
우리는 호기심에 모두 그리로 달려가서 안을 들여다봤다. 아저씨들은 상자를 열어 책을 꺼내기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고 있다. 며칠 후 대장암 검진 예정이다. 벌써 5년 차가 되었다. 암 확진 전과 후의 삶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벌써부터 검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매우 초조한 마음이다. 오늘 유난히 건강을 일깨워주고 먼저 가버린 ‘참 괜찮은 친구’가 그립다.
시골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낸 필자는 이 친구와 많이 친하게 지냈는데 고등학교를
인생 황혼기에 맞은 손님
감독 토마스 맥카시
주연 리차드 젠킨스, 히암 압바스
제작연도 2007년
상영시간 104분
20년째 코네티컷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장년의 교수 월터 베일(리차드 젠킨스). 단조롭고 열의 없는 나날을 무기력하게 이어가던 월터는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 출장을 갔다가,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자신의 아파트에서 불법
그와는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그러니까 초등학교 5학년 때 친한 사이가 되었다. 학교로부터 집이 더 멀었던 필자는 등굣길에 그 친구 집에 들러서 같이 가고 하굣길에도 친구 집에 먼저 들렀다가 귀가하곤 했다. 둘 중 하나가 청소당번에 걸리는 날에는 서로 기다려줬다. 중학교도 같은 학교로 가게 되어
3년 내내 또 그렇게 붙어 다녔다.
고등학교는 서로
그 여인은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댓잎에 바람이 스치는 소리를 들으면 불현듯 생각나는 여인이 있다. 고운 얼굴은 아니었어도 목소리는 청아했다. 필자가 자원입대한 공군 복무를 마치고 2학년에 복학했을 때 그녀는 3학년이었다. 나이는 필자가 네 살 위였다. 경상도 시골 태생이었던 필자는 서울 생활이 서툴기만 했다. 세련된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진다.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인연도 있고 더 오래 만나지 못해 그립고 아쉬운 인연도 있다. 인간관계를 의지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리라. 인연은 구름처럼 마음 한구석을 지나간 그림자요, 물 위에 떠가는 꽃 이파리다. 만나고 싶어도 이승에서는 못 만나는 친구도 있고 인연이 되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미술을 애호하는 의사? 의료활동을 가끔 하는 미술 전문가? 이성낙 가천의과대 명예총장(79)을 지칭할 때 헷갈리는 이름표다. 베체트병 최고의 권위자인 그는 가천의과대 총장 퇴임 이후 일흔의 나이에 미술사 공부를 본격 시작했다. 의학 박사이자 미술사학 박사로서 그는 (사)현대미술관회 회장, (재)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내는 한편, 다양한 매체에 문화 관련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마음만 동동 구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반세기 전 떠나간 여자 친구 이야기를 황경춘 전 외신기자 클럽 회장이 보내주셨습니다.
황경춘 언론인
엽(葉)아, 이렇게 네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네가 교통사고로 비명에 간 지 반세기가 지났구나. 차량 왕
웅장하게 펼쳐진 겹겹의 산속에는 지난날의 기억들이 어른거렸다.
미국에서 돌아와 자리 잡은 곳이 태릉과 멀지 않은 퇴계원이었다. 복잡한 도심과는 거리가 먼듯하고 경기도가 시작되는 서울의 끝자락이다. 여기저기 뚫려있는 도로와 교통량이 그나마 적고 어딘가 모르게 미국의 정서가 남아있는 듯해서 선택한 곳이었다.
더구나 공기가 맑고 쾌청해서 바로 옆 서울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