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서, 어떤 이는 생명의 환희를 본다. 어떤 이는 상처 어린 역정을 느낀다. 원주 백운산 자락 용수골로 귀농한 김용길(67) 씨의 눈은 다른 걸 본다. 꽃을 ‘자연의 문지방’이라 읽는다. 꽃을 애호하는 감수성이 자연과 어울리는 삶 또는 자연스러운 시골살이의 가장 믿을 만한 밑천이란다. 꽃을, 자연을, 마치 형제처럼 사랑하는 정서부터 기르시오! 귀촌·귀농
‘저렇게 큰 가위를 어떻게 쓰지?’
소싯적 엄마의 바느질함에 있던 커다란 가위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자잘한 바늘 사이에 놓인 큼지막한 무쇠 가위는 크기도 버거웠고 왠지 위협적이었다. 양말, 단추, 치맛단 수선에서 방석, 커튼, 이불까지 가위는 집안의 모든 수작업을 항상 같이하던 규중칠우 중 하나다.
우직하고, 무뚝뚝한 무쇠가위는 바느질은 물론 머
시어머니는 처음 뵈었을 때부터 쪽진 머리였다. 동그스름하고 몽똑하게 붙은 뒷머리 가운데로 은빛 비녀가 반짝였다. 농사일로 두 손을 호미 삼아 거의 평생을 사신 어머니. 그 시절 부녀자들에게 달리 돈이 될 유일한 게 머리카락을 파는 거였다. 젊은 시절엔 당신의 삼단 같은 머리카락을 내주고 항아리나 그릇 등을 장만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만든 바늘꽂이
결혼하고 40대에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살게 된 인연으로 가깝게 지내던 여고 3년 선배가 있었다. 내가 카톨릭 신앙을 가지게 됐을 때 가톨릭 신자이던 대모로 모시고 세례 받을 만큼 가깝다. 나는 평소에 대모를 ‘언니’라고 불렀다. 은행원 남편과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언니다. 젊었을 때는 내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었기에 언니네 집으로 자주 놀러가곤
볼만한 영화를 찾던 중 ‘B급 며느리’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가장 핫한 소재 중 하나인 고부간의 갈등을 다룬 영화다. 몇 해 전만 해도 며느리 입장에 걸쳐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 슬며시 시어머니 쪽으로 부등호가 입을 벌리려던 차라 구미가 당겼다.
마침 ‘인디서울 2018’ 독립영화공공상영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여러 곳에서 무료 상영 중이었다. 찾아
어머니, 대추꽃이 여물고 원추리꽃이 피었어요.
그간 잘 계셨는지요.
지난해 추석 지나 애들이 집을 장만했다고 해서 보고도 할 겸 찾아뵙고는 꽤 여러 달이 지났어요. 그때 선산에는 검불이 내렸고 큰 소나무 가지에서 부엉이가 귀를 쫑긋거리며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두 분이 생전 그렇게 불화했는데 나란히 누워 산천을 바라보고 계시는 걸 보면 많은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 가족은 60년 전 납북된 시아버지를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에 휩싸이게 된다. 한국전쟁 발발 뒤 얼마 되지 않아 시아버지는 북으로 납치됐다. 여태껏 한 번도 시아버지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살아 계셨다면 지금 아마 100세는 넘기셨을 텐데. 살아계실 거라는 기대를 뒤로하고 5년 전 향년 95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시어머니 기일에 맞춰
심청이는 효심만 깊은 게 아니라 음식 솜씨도 좋았나 보다. 특히 심청이가 만든 김부각은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해 양반집이나 이웃 절에 불려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인당수에 제물로 바쳐졌다가 환생한 심청이는 왕비가 된 후 아버지를 만나려 맹인들을 잔치에 불러모았다. 오매불망 그리던 아버지를 위해 김부각을 정성껏 만들어 잔칫상에 올려놓았다. 심 봉사가 김부각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보랏빛, 흰색, 노란색, 분홍색 저마다 뽐내고 있다. 겨우내 금방 말라 죽을 것만 같던 나무도 어느새 연두색 잎사귀로 뒤덮여 몸체가 안 보일 지경이다. 점점 짧아져 쥐꼬리만 한 봄이지만, 그래도 역시 봄은 좋은 계절이다. 이런 천지가 그 유혹에 안달 난 우리를 자꾸 밖으로 끌어낸다.
그 기운에 기대어 겨우내 몸 사리느
충북 영동 심천면. 물이 깊다[深川] 하여 이름 붙은 이곳에 뿌리 깊은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 150년이 넘는다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위 나란히 자리 잡은 두 개의 새 둥지. 살랑이는 봄바람을 타고 은은히 퍼지는 술 익는 내음. 이 고즈넉한 풍경과 꼭 닮은 ‘시나브로 와이너리’ 소믈리에 가족을 만나봤다.
“아가, 와인 한 모금 마셔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