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일을 처리하는 것을 습관화하면서 살아왔다. 간혹 실수가 있었지만 그런 대로 무사하게 생활하였다. 그러다 최근에 마무리 처리를 잘못해 곤란한 일을 여러 번 겪다 보니 예전에 머릿속으로만 알고만 있던 디테일의 힘이 새롭게 다가 왔다. 국민연금에 반납금을 낼 때 예약입금을 하고 확인을 하지 않고 두었더니 같은 금액이 통장에서 두 번 빠져나갔다. 공식적
사람이 고통을 당하는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잠을 못자는 고통도 대단하다. 여름밤 너무 더운 열대야(熱帶夜)의 고통은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 느낌을 안다. 10여 년 전 재개발을 기다리는 대구의 5층 아파트 최상층 5층에 살 때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독신자용으로 18평짜리를 얻어준 곳이다. 혼자사니 그 정도 크기면 충분했다. 문제는 여름의 열대야다. 열대
필자가 경험한 불면증 대처법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정한 근속년수가 되면 승진시험을 통과해야만 간부로 승진 되는 제도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일명 승진고시라 불리울 정도로 직장 내에선 경쟁시험이 치열하였다. 학교 다닐 때도 열심히 공부도 했지만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매년 말이면 초급간부 승진시험이 영어, 실무, 전공, 상식,
대학원 시절 3총사가 있었다. A는 국무총리의 장남이었고 B는 국내 굴지 제약회사 사장의 장남이었다. 필자는 조그만 사업을 하는 보통 아버지를 둔 처지여서 격차가 컸지만 처음 봤을 때부터 지지직 전기가 통하여 거의 매일 당구 치러 다녔다.
셋이 당구 치러 가면 진 사람이 게임비와 술값을 내는 내기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셋은 진 사람이 게임비와 술값을
1, 지리산 청학동서 세상을 만나다
필자는 촌놈이다. 지리산 삼신봉 아래 청학동 계곡에서 세상을 만나서다. 청학동은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일원을 이른다. 삼신봉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기암괴석으로 둘러쳐진 계곡을 돌고 돌아 섬진강으로 이어진다. 하동읍까지 40리(약 15.7㎞), 진주시까지 100리(약 39.3㎞)다. 지금은 관광지로 많은 사람이 찾지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이민 가방을 챙겼다. 큰딸이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필자를 설득하기 위한 수단이었나 보다. 아이는 엄마가 하루라도 빨리 동생과 아빠 곁인 미국으로 가기를 원했고, 카이스트가 어떻게 들어간 학교인데 필자의 허락도 없이 일을 저질렀다. 드디어 왔다 갔다 이산가족 생활 3년 만에 한국의 모든 생활들을 말끔히 정리했다. 물
42.195km 마라톤 완주만 어림잡아 90회 이상. 100km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만 60회 이상 완주했다.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풀코스를 하루에 뛰는 철인3종경기 아이언맨 코스는 4번이나 달렸다. 이 정도면 마니아 수준을 넘어 중독이 아닐까 의심하겠지만, 그게 그럴 수가 없다. 상대가 의사, 그것도 격한 운동을 가장 반대할
낙동강 700리 길 위에서의 셋째 날이 밝아왔다. 말간 햇살이 창틈으로 스며들 때쯤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연이틀 강행군했으니 그 고단함이야 어찌 말로 다 표현할까마는 목표가 코앞에 있으니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는가 보다. 예약해 둔 우거지해장국으로 아침을 잘 챙겨 먹고 부산 낙동강 하굿둑을 향해 출발을 서둘렀다. 수면 부족으로 피로한 기색이 역력할 터인데
5월의 산은 온통 연두색 이파리들이 점령한 가운데 중간중간 하얀 이팝나무 꽃 무리가 섞여 마치 파스텔화 같다. 온통 생명으로 가득한 5월은 말 그대로 ‘계절의 여왕’답다.
경북 상주보를 지나 긴 교량을 타고 넘으니 상주자전거박물관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잠시 그곳에 들러 자전거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휴식을 취한 다음 구미보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강
60대 초반 정년퇴직과 함께 몸 좀 만들어 보겠다는 심산으로 가끔 타고 다니던 자전거로 장거리 라이딩이란 황당한 도전에 처음 나선 것은 지난해 가을. 동해안 최북단인 강원 고성군 금강산콘도에서 강릉시 정동진까지 2박 3일간의 해안선 라이딩에 나선 것이다. 심장이 방망이질 쳐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수백 번, 수천 번을 들었으나 포기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