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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에게 띄우는 가을엽서
- 가끔은 손 글씨로 한 줄 두 줄 써 내려간 편지가 그리워진다. 즉각 전달되는 긴 안부 문자보다 사나흘 걸리는 편지가 정겹게 여겨지기도 한다. 먼저 접한 가을 소식을 한 장의 엽서에 담아 보내면 어떨까? 카메라로 한 장의 ‘가을엽서’를 그렸다. 결실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띄운다. 계절이 오는 길목은 다양하다. 봄은 남녘에서 길을 만들고 가을은 북으로부터 다가
- 2017-07-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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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무명가수 케니 김의 ‘나의 인생, 나의 노래’
- ‘고향 떠나 긴 세월에 내 청춘 어디로 가고 삶에 매달려 걸어온 발자취 그 누가 알아주랴 두 주먹 불끈 쥐고 살아온 날들 소설 같은 내 드라마…’ -케니 김 1집 ‘내 청춘 드라마’ 케니 김(70). 그는 LA의 트로트 가수다. 한국에서 온 연예인도, 주체할 수 없는 끼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오히려 소심한 성격에 낯가림도 심하던 그가 무대 위에서 그것도
- 2017-07-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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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순수, 그 처음의 정갈함으로 담담하게
- 아직도 이 나이에 ‘부러운 것이 있다’면 모두들 웃겠지만 저는 저리게 부러운 것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내가 갖고 싶었는데 갖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도 부럽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딱히 물건이면 어떻게 해서든 나도 그것을 마련하여 아쉬움을 채우고는 부러움을 지울 수 있겠는데, 제가 지닌 부러움은 그렇게 할 수 없는 부러움입니다.
- 2017-07-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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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일도 안 도와주고는 못 참아
-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12월 마지막 날이었다. 압구정에 있는 뮤지크 바움 오페라 동호회 모임에서였다. 그녀는 30여 명 되는 회원들 모두에게 두세 송이의 꽃을 선물하고 있었다. 화사한 연핑크와 보라색의 리시안셔스라는 서양 꽃이었다. 예쁜 꽃을 선물 받으면 늘 행복하다. 마음이 예쁜 그녀와 대화를 나눠보니 그녀도 필자와 같이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 2017-07-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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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여~ 기죽지 마라
- 피부로 느끼는 경기도 안 좋고 상황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이직해야 하는 아픔을 안고 두 달여 동안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기에 돌입했다. 중년의 나이임에도 항상 자긍심으로 가득 찼던 필자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자격증과 스펙(?)이 빵빵하니 ‘무슨 일인들 못하랴’ 하며 항상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력서를 이메일로 몇 군데 제
- 2017-07-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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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손
- "야! 고추다! 고추!" 너무 좋아서 큰 소리로 이렇게 감탄사를 연발하신 아버지는 그 즉시 대문에 빠알간 고추와 길게 늘어뜨린 한지로 금줄을 매어놓으셨단다. 그 얘기를 하실 때마다 엄마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 남동생이 대우그룹 사원으로 리비아로 가서 근무를 하게 됐을 때다. 딸 셋을 낳고 얻은 아들에게 엄청난 애착을 갖고 있던 엄마는 남동생을 배웅하고
- 2017-07-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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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도 수업도 필요 없다, 책 한 권으로 즐기는 ‘컬러링’
- 시니어들에게 그림은 대중적인 취미생활 중 하나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졌던 학창 시절의 꿈을 떠올릴 수도 있고, 특별히 이젤을 들고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사진 한 장 보며 실내에서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시작이 어렵다. 이미 굳을 대로 굳어버린 손으로 새로운 기술을 익힌다는 것이 쉬울 리 없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취미
- 2017-07-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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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렁한 것이 좋아
- 부모님이 장기 투병하는 막내 동생을 간병하려고 수십 년 전에 서울로 이주하셨다. 고희를 넘긴 아버님은 답답함을 달래려고 자주 주위를 산책하셨다. 하루는 “애야, 서울에는 왜 작은 차가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큰 차로 많이 실어 나르면 될 터인데” 하루 한 번 다니면서 넓은 좌석에 웬만한 짐까지 실어주는 헐렁한 버스를 생각한 이야기였다. 새 옷을 입던
- 2017-07-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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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는 왜 백자가 되는 꿈을 꾸었을까?
- 몽골 하늘은 끝 간 데 없이 둥글다. 난 몽골에 와서야 하늘이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하늘이겠거니 하며 지나쳤다가 고개를 대강 한 바퀴 돌려봤다. 그런데 하늘은 그렇게 성의 없이 볼 대상이 아니었기에, 맘먹고 목에 힘을 줘 360도를 확인해보고 어지럼증에 초원 한복판에 등을 대고 누웠다. 이렇게 편히 하늘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 2017-07-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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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蓮, 큰 가시연꽃 빅토리아
- 날씨가 더워지면서 연꽃이 피어나는 연못가에는 꽃구경하러 모여드는 사람들로 발걸음이 잦다. 서울 근교에도 연못이 여러 군데 있는데 시흥의 관곡지나 양평의 세미원 등의 연못에 연꽃이 한창이어서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백련과 홍련의 아름다움이 무르익고 차츰 꽃이 지는 듯하면 그 연못 속에서 또 다른 꽃을 기대하게 된다. 빅토리아 연
- 2017-07-18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