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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 시니어 플랫폼으로 가능할까?
- 메타버스 관련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같이 구현된 가상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1992년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 크래시’ 속 가상 세계 명칭인 ‘메타버스’에서 유래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는가. 메타버스는 이미 추억 속 인물을 재현하는 기술,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 기술 등으로 우리 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희망과 긍정을 노래했던 혼성 그룹 ‘거북이’가 오랜만에 무대에서 뭉쳤다.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OST인 가호의 ‘시작’을 편곡했다. 신나는 노래인데도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심지어 함께 무대를 꾸미는 멤버들도 터질 것 같은 울음을 꾹 참은 채 노래를 부른다. 가족들도 지켜보며 눈물을 훔치는 가운데 웃고 있는 이는 단 한 사람, ‘터틀맨’뿐이다. 지난해 말 CJ ENM 음악 채널 엠넷의 특집방송 ‘AI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에 방영된 풍경이다. 이 프로그램의 다른 에피소드에선 전설적인 가수 김현식이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를 불렀다. 2008년경 터틀맨은 사망했다. 김현식은 1990년에 사망했고, ‘너의 뒤에서’는 1994년 발매됐다. 어떻게 이런 무대가 가능한 것일까. 답은 메타버스 기술에 있다. 엠넷은 음성 복원 기술을 활용했다. AI가 터틀맨과 김현식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분석한 뒤 각각의 목소리로 새롭게 노래를 불렀다. 또 터틀맨과 김현식의 생전 영상도 학습하고 분석해 몸짓과 표정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해냈다. 메타버스가 시니어에게 미치는 영역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이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구현될 수 있다. 한 명의 가상 인물일 수도 있고, 새로운 세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직 통일되고 명확하게 정의돼 있지는 못하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정리하면, 메타버스에는 실제와 비슷한 세계인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실제 공간에 가상현실을 겹쳐 영상으로 만드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이 있다. 여기에 두 기술을 결합한 혼합현실(MR, Mixed Reality)과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까지 모두 포함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렵도록 사실적으로 구현한 가상 세계가 메타버스다. AI로 구현된 터틀맨과 김현식 무대의 청중에는 가족들도 있었다.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며 지켜봤다. 비록 만질 순 없지만 사랑했던 이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에게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살다 보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게 된다. 이별 후 오랜 시간이 흘러서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누군가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그리움을 덜어낼 수 있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실 세계에서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양하다. 메타버스는 공간 제약이 없어 오히려 현실보다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쉽게 외출할 수 없는 요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손쉽게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지금은 갈 수 없는 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단순 체험뿐 아니라 교육과 훈련에 적용해 차원 높은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할 수 있다. 이를테면 초보 파일럿이 가상 세계에서 비행 훈련을 할 수 있게 도와 사고 위험 없이 비행 숙련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2019년 SK텔레콤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이용해 부천에 있는 축구 꿈나무가 런던에 있는 손흥민으로부터 직접 축구 코칭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다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메타버스 타고 헬스케어 진입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실제 세계를 구성하는 분야는 셀 수 없이 많다. 실제 세계가 다양하다면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시니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메타버스 분야는 바로 의료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헬스케어는 뇌파와 시선 분석을 통한 치매 진단부터, 가상 공간에서 치매 예방 훈련 프로그램과 재활 치료까지 도우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엠넷 방송이 디지털 휴먼을 소환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해줬다면, 메타버스 헬스케어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현실의 시간을 늘리고, 시니어의 젊음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AI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룩시드랩스’가 대표적이다. 룩시드랩스는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질환 여부를 판단하고, 노년층의 치매 위험 정도를 파악해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람의 뇌파 관련 데이터를 모았다. 뇌파 변화, 동공 크기 변화, 시선 처리 속도 등의 데이터베이스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을 판별한다. 룩시드랩스는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인지 건강을 관리해주는 개인 트레이너 ‘루시’를 선보였다. 루시 사용자는 매일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인지 능력을 테스트한다. 뇌파 센서 6개와 시선 추적 카메라를 활용해 전문적인 두뇌훈련시스템을 제공받는다. 사용자는 가상 공간에서 박스를 이용해 공간을 구성하거나, 컨트롤러로 드래곤을 처치하는 등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다. 사용자가 가상현실 게임을 하는 동안 클라우드 서비스가 뇌파와 안구 운동을 분석한다. 분석된 내용은 이해하기 쉬운 보고서 형태로 제공되며, 태블릿이나 모바일 기기로 가족, 의사와 공유할 수 있다. 메타버스로 기분도 up 몸도 up KT도 두뇌 개발 및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체험 공간 서비스를 출시했다. 바로 ‘리얼큐브’다. 놀이를 위한 공간과 평평한 벽면이 있다면 집에서도 메타버스에 빠져들 수 있다. 리얼큐브 이용자는 콘텐츠 체험용 매트 위에서 벽면에 투사된 가상 공간을 바라보고 노화 방지를 위한 콘텐츠들을 체험할 수 있다. 동작인식 센서가 어르신들의 손짓이나 몸동작을 인식해 특별한 기기 없이도 게임을 조작할 수 있다. 비눗방울 맞혀서 터뜨리는 게임, 몸짓으로 리듬에 맞춰 분리수거하는 게임, 숫자 연산 게임 등이 있다. 공이나 막대기 같은 부자재를 이용할 수 있어 두뇌와 신체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다. 리얼큐브는 전국 시니어 기관과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 예방과 증상 완화에 이미 리얼큐브를 활용하고 있다. 강남구 시니어플라자, 대구 중구 노인복지관, 용산구 치매안심센터, 동대문구 치매안심센터에서 리얼큐브 콘텐츠를 활용해 체육대회도 열었다. 대구 중구 노인복지관에서 리얼큐브 프로그램을 체험한 어르신은 “생각이 밝아지는 것 같다. 숫자를 계산하지 못했는데 프로그램 체험 뒤 분별력이 생겼다”며 “기분이 좋아지고 운동도 된다”는 체험 소감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리얼큐브를 비롯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계속 확대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라며 “이미 협업한 복지기관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 요청하면 KT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처음 만나는 메타버스가 시니어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시니어들에게 매력적인 도구다. 오랜 삶과 연륜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더 풍부하게 만들 가능성도 높다. 엄청난 영향력과 파급력을 몰고 올 메타버스에 올라탄 시니어들에게 메타버스는 어떤 공간으로 어떤 기회를 열어줄까. 제페토로 메타버스 맛보기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제페토’ 앱을 검색한다. 설치 후 앱을 실행한다. 그리고 ‘캐릭터 만들기’ 버튼을 눌러 가상 세계에서 나를 닮은 사람을 만든다. 먼저 생년월일을 입력하는데, 생년월일은 자신이 먼저 밝히지 않는 한 제페토 세계에서 다른 이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전화번호나 이메일로 가입하거나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트위터 같은 SNS와 연동해 가입할 수도 있다.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 계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셀카를 직접 찍거나 스마트폰 사진첩에서 사진을 선택하면 사진 속 모습을 비슷하게 본뜬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마땅한 사진이 없거나 사진 찍는 게 번거롭다면 표준화된 캐릭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 다음 닉네임을 짓는다. 닉네임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제페토 내에서는 ‘코인’과 ‘젬’이 화폐처럼 통용된다. 코인과 젬으로 내 캐릭터에게 입히는 옷과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주는 8500 코인으로 옷을 살 수 있다. 코인을 다 썼을 때는 출석 후 미션 수행을 통해 코인을 추가로 받으면 된다. 제페토에 푹 빠져 이렇게 받는 코인으로는 부족할 경우 현금결제로 코인과 젬을 얻는 방법도 있다. 코인과 젬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었다면 제페토 월드로 놀러 가보자. 유령의 집이나 벚꽃공원처럼 테마가 있는 맵이 있고, 경복궁과 독도, 한강공원처럼 랜드마크를 본뜬 곳도 있다. 제페토 월드에서는 뉴욕과 몰디브, 베네치아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도 방문할 수 있다.
- 2021-08-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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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며느리'의 등장
- 볼만한 영화를 찾던 중 ‘B급 며느리’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가장 핫한 소재 중 하나인 고부간의 갈등을 다룬 영화다. 몇 해 전만 해도 며느리 입장에 걸쳐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 슬며시 시어머니 쪽으로 부등호가 입을 벌리려던 차라 구미가 당겼다. 마침 ‘인디서울 2018’ 독립영화공공상영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여러 곳에서 무료 상영 중이었다. 찾아간 곳은 서울 삼성동 강남시니어플라자. 지하에 마련된 상영관에 삼삼오오 모여든 30여 명의 관객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며느리인 것 같은 사람들, 시어머니 포스 폴폴 풍기는 사람들, 누군가의 시아버지들도 자리를 잡았다. 영화의 도입부 “나는 이상한 여자와 결혼했다”라는 감독의 저음 내레이션이 경쾌한 음악과 대비를 이뤘다. “명절에 시댁에 안 갔어요. 그래서 완벽한 명절을 보냈죠.” 밝고 찰진 며느리의 목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어 눈물을 찍어내는 시어머니의 등장. 뒤에 앉은 노신사의 “에이…” 하는 불평도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 소리에 앞줄에 앉은 며느리 일행은 소리 없는 눈웃음을 교환했다. “어머니는 내가 해준이 데리고 가면, ‘애 옷이 이게 뭐니?’ 하면서 내가 입혀놓은 옷을 바꿔 놓는다. 언제나 그래. 그래서 해준이가 할머니한테 갔다 오면 꼭 다른 옷 입고와. 내가 입혀준 옷 그대로 입고 오는 적이 없다고. 근데 이게 되게 신경전이 된 거야.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이제는 나도 안 참겠다는 거지. 지기 싫다는 거야.” 외출하는 차 안에서 남편에게 고자질인지 험담인지를 하는 며느리의 기세가 등등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만나는 장면. 소위 잘해보자는 취지로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다. “너랑 나랑 안 섞여도 나는 해준이만 보면 돼.” “저는 그게 싫다고요. 제가 싫으면 제 아들도 못 본다고요.” “그래, 됐다. 너네 마음대로 해.” 시어머니가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참으로 녹록지 않은 일상다반사다. 자신은 두 고래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불쌍하고 괴로운 새우일 뿐, 직접적인 관계자 또는 당사자라고 느끼지 않는 남편의 답변은 구경꾼마냥 무기력했다. “원래 다 그런 거야. 그냥 그런 거라고. 이유 따윈 없어. 어른들은 다 그래. 바뀌지 않는다고.” 결국 시댁에 발길을 끊은 며느리의 마음은 무겁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 나름의 정당성이 있고 남편도 강요하지 않으니 상쾌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남편은 혼자 본가에 간다. 틈틈이 촬영한 아이 영상을 어머니께 보여린다. 영상에 대고 손주와 인사하기 바쁜 어머니의 모습이 짠하기만 하다. “진짜 왜 그렇게 나를 싫어하는 거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며느리는 원통하다. 결혼 전까지 이름 부르던 남편 동생을 갑자기 ‘도련님’이라 부르라기에 “싫어요” 했을 뿐이고, “집안에 어른이 넷인데 밥 먹고 나면 왜 저만 설거지를 해야 해요?”라고 했을 뿐이다. 집안의 경조사를 챙겨야 한다는 강요된 책임감을 거부했고, 시부모님께 하는 형식적인 안부 전화를 안 했을 뿐이다. 그게 그렇게 잘못한 것일까? 그러나 한편으론 이웃에게 자녀들이 외국 나가서 못 온다고 말하는 시어머니도 속이 쓰리다. 남편 뒷자리가 자식이고 저 끄트머리 구석진 곳이 며느리 자리인 줄 알고 산 시어머니다. 결혼하면 여자는 시댁의 하인이라는 말에 인정할 수 없었음에도 표현하지 못한 시절, 존중해달라는 주장이 별스러운 일인 세월을 사셨다. 그런 시어머니 시대의 가부장적인 통념을 껴안기도 하고 살살 달래기도 하면서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 할 수 있을까? 영화는 한 줄로 정의되는 결론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일 테다. 시어머니와도 보편적인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맺고 싶었다는, 아직은 매우 보편적이지 않은 며느리는 영화 말미에 스스로 시댁에 들어선다. 그것도 매우 경쾌하게 말이다. 다시 한번 타협점을 찾기 위한 며느리의 노력 어린 발걸음일까? 언젠가 그 집에서 또 고함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어머니에게 “싫어요”라고 말하는 건, 더 나은 관계를 위한 자신만의 방식이고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며느리. 그녀에게 연한 격려를 보내본다.
- 2018-07-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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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 맞춰서 이리저리 흔들어보세요! 라인댄스연합동아리
- 신나는 올드팝과 함께 즐거운 춤사위가 봄바람을 타고 흐른다. 나도 모르게 흔들어댈 수밖에 없는 마력(魔力)에 빠지는 순간! 길가를 지나는 사람도, 서서 구경하는 사람도 손끝, 발끝, 엉덩이, 어깨, 허리를 도무지 주체하지 못한다. 힘찬 함성과 웃음소리의 발원? 바로 라인댄스! 라인댄스! 날씨가 흐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서울지하철 3호선 매봉역에서 내려 양재천까지 걷는데 하늘색이 신경 쓰였다. 꽃눈이 소복하게 쌓였던 4월 어느 날, 양재천 벚꽃길에서 시니어를 주축으로 한 댄스 연합팀이 라인댄스 공연을 한다기에 찾아갔다. 한국댄스스포츠협회 라인댄스분과 이미경 이사를 중심으로 모인 연합팀으로 강남시니어플라자, 의왕국민체육센터와 라인댄스 지도자 동아리 등이 한데 어울렸다. 이미경 이사는 라인댄스를 알리는 것과 함께 춤을 추고 배우는 제자들과 시니어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다양한 무대를 찾아 공연 기회를 잡는다고. 라인댄스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줄을 맞춰 같은 방향을 향해 추는 춤이다.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보시라.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배우 김수로의 꼭짓점 댄스가 기억나는가? 여러 명이 줄을 서서 사방을 돌아가며 추는 군무가 라인댄스라고 생각하면 쉽다. 춤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같은 동작을 함께하는 춤이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이날은 20여 명의 라인댄서들이 모여 올드팝은 물론 트로트 가락에 몸을 맡기면서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젊음이 넘치는 춤사위는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박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웨스턴부츠에 카우보이 조끼를 입고 등장한 강남시니어플라자의 시니어 댄서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50대 70대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세련된 율동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함께 만드는 기분 좋은 에너지 라인댄스는 오래전부터 미국의 카우보이들이 즐기던 춤의 한 방식이다. 율동만 같으면 되기 때문에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게 큰 장점이라고 이미경 이사는 말한다. “카우보이들이 술집에서 한잔 먹고 다 같이 포크댄스처럼 췄던 게 라인댄스의 시작이에요. 지금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라인댄스로 엮을 수 있어요. 스포츠댄스, 모던댄스, 삼바, 맘보, 힙합, 펑키, 재즈 모든 음악이 라인댄스로 가능해요.” 시니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몸이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만 안무를 짜서 보급하기 때문이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제대로 만든 춤을 추니 성취감에 협동심은 배가된다. 좋은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지는 이유가 따로 있겠는가. 춤을 추는 댄서들의 얼굴이 웃음꽃으로 만발했다. 우리 모두 건강한 춤을 춥시다! 이미경 이사는 라인댄스를 한국에 들여온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수로의 꼭짓점 댄스가 인기가 있었지만 월드컵 특수에 맞물려 이벤트로 끝났다. 우연이었을까. 2002년 이후 미국에서 라인댄스를 추는 이들이 늘더니 몇 년 지나지 않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야 말았다. 미국 전역으로 라인댄스가 퍼져나가던 시절, 마침 이미경 이사도 라인댄스를 접할 기회가 생겼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였던 사람이 춤이라니. 하지만 라인댄스는 달랐다. 지금의 삶이 춤과 함께하는 인생으로 바뀐 걸 보면 말이다. “집안 분위기도 그랬고 저는 정서적으로 춤과 무관한 삶을 살았어요.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정말 우연한 기회에 라인댄스를 알게 됐어요. 그때가 2005년 무렵이었는데 미국에서 라인댄스 붐이 일었어요. 그때 제가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요. 열심히 배우고 알아가다 보니 미국 YMCA에서 강의도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2008년도에 한국에 왔는데 라인댄스를 아는 사람들이 정말 없더라고요. 남녀노소에게 이 좋은 춤을 알리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요즘 시니어 사이에서는 라인댄스가 제대로 인기예요. 문화센터 대기자도 많고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라인댄스를 배우고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어요.” 화려한 의상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남녀 구분은 더더군다나 없다.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의 정서와 공감대를 맞춰 춤을 춘다면 라인댄스 아래에서 우리 모두 나이를 잊은 그대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mini interview 힘든 일을 잊게 해줘요! 방인순(69) 학교 졸업한 뒤 가정생활밖에 안 했어요. 어려서는 한국무용을 했어요. 나이가 들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내 나이에 맞는 운동이 뭐 없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과격한 건 할 수가 없잖아요. 문화센터에 기웃거리다 라인댄스가 저랑 굉장히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건 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들 할 수 있는 그런 춤이더라고요. 한 시간, 두 시간을 해도 관절에 무리가 없어요. 우리 나이에 가장 적합한 운동인 거 같아요. 음악 한 곡 분량이 보통 3분 내지 4분이잖아요. 간결한 동작을 계속 반복하는데 전혀 힘들지 않아요. 아직 라인댄스를 모르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당연히 친구들에게도 많이 전파를 했어요. 줄을 만들어서 같이 신나게 추면 돼요. 최근에 집에 힘든 일이 좀 있어서 쉬다 나왔는데 진짜 활력소더라고요. 춤을 추다 보면 힘든 일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라인댄스 매력에 푸욱~ 박난규(67) 은퇴하고 나서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올드팝을 배우고 있었는데 같은 반 회원이 라인댄스가 좋다고 해서 하게 됐어요. 운동도 되고 아주 좋은 거 같아요. 배운 지 2년 반 정도 됐는데 아직 병아리 수준입니다. 8~9년 되신 분들도 있거든요. 사실 저는 학교 다닐 때 탁구선수였어요. 춤은 춰본 적이 없어 걱정했는데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올드팝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3개월 배우고 난 뒤에 두 번째 등록을 했는데 선생님이 강남시니어플라자 개관공연을 한다고 공연팀을 만들자 해서 참여했어요. 라인댄스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좋은 춤 같아요. 삶의 활력이 된다고나 할까요? 저는 라인댄스가 여자와 남자가 붙잡고 추는 춤이 아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제가 사실 땀이 많이 납니다. 그래서 같이 맞대고 추는 춤은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제게는 라인댄스가 딱 취향에 맞고 좋은 거 같습니다. 아주 깨끗해요.
- 2018-05-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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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정호텔에서 열린 패션쇼
- 모델! 시니어들에게 차별화된 자부심을 심어주는 명칭이 아닐까? '나 이렇게 멋지다!' 패션쇼를 할 때 그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으로 빛난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모델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대다수 여성들의 로망이다. 요즘은 남성들도 많은 관심이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는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은퇴 후 재정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를 강력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은 없을까? 깊이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노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2012년 퇴직하면서 무엇을 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놀까 고민했다. 필자가 하고 싶은 것은 패션모델과 패션디자이너, 왈츠와 탱고 배우기, 오페라와 발레 감상이었다.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곳은 서울이었다. 필자가 사는 평택은 문화적으로 낙후되어 있다. 그렇다면 서울로 가자! 그래서 집을 서울로 옮겼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했다.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용되고 있는 곳은 강남시니어플라자와 서초문화원이었다. 서초문화원에서는 영어회화, 수필 쓰기, 시 낭송하기, 문화해설사, 왈츠 과목을 수강했다. 모델 워킹 수업은 서초문화원에 없어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받기로 했다. 강남시니어플라자 프로그램 중에서 상한가를 친 것은 단연 '모델 워킹'이다. 이 과목은 늘 대기자들로 넘친다. 나는 초창기부터 수강해 벌써 3년이 지났다. 모델 워킹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서 바른 자세로 1시간 동안 워킹을 한다. 몸도 좋아지고 마음이 즐거워져 힐링도 된다. 이른바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는 훌륭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2018년부터는 강남구민만 강남시니어플라자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강력한 니즈가 있는 곳에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탄생하는 것이다. 수요가 있는데 공급자가 없다. 누가 과연 이 블루오션을 선점할 것인가? 결실은 재빨리 트렌드를 읽어내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상암에서 영등포 비콤 벗들과 송년 행사가 있던 날 언주역에 있는 삼정호텔로 갔다. 코리아시니어 모델 학원 김소영 원장님 초대로 패션쇼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모델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기 때문에 세련됨이나 기품이 떨어지는 옷들이 간혹 눈에 띄어 아쉬웠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모두 통과! 사진에 담지 않았다. 4기 수료식과 패션쇼를 마친 후에는 '시니어 롤 모델'에 관련한 짧은 강의도 있었다. 뷔페로 마련된 식사시간에는 현역으로 활동하는 성악가들의 공연이 있었다. 먼저 바리톤의 우렁찬 목소리로 비제의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다. 다음은 소프라노 차례.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에 나오는 너무도 아름다운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가 곱게 흘러나왔다. 이어진 순서인 테너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렀다. 이어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화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아름다운 이중창 '투나잇 투나잇'을 테너와 소프라노 둘이서 불렀다. "이번에 부를 곡은 뭘까요?" 테너가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축배의 노래요." 필자가 대답했다. 그가 웃으며 다시 물었다. "어떻게 아셨지요?" 당연한 것 아닌가? 즐거운 식사 자리에서 대미를 장식해야 하는 노래로 그 곡을 뛰어넘는 곡은 없으니까 말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는 젊음의 환희가 가득한 아름답고 카리스마 넘치는 노래다. 바로 이거다! 품격 높은 현역 성악가들을 초빙한 것은 감각 있는 원장님의 '신의 한 수'였다. 참석자들의 즐거운 저녁 만찬 시간이 단번에 럭셔리한 분위기가 되었다. 레퍼토리가 너무도 잘 알려진 곡들이라서 신선함은 떨어졌지만 익숙함과 편안함이 있었다. 클래식 음악 마니아인 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행사였다. 새삼 김소영 원장님의 기획력에 깊은 신뢰가 간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머지않아 멋지고 아름다운 그녀의 꿈이 큰 결실을 맺을 것이다.
- 2017-12-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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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나는 어제 먹은 음식
- 1998년 무렵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법조인 이태영 변호사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필자는 탄식했다. ‘여성들의 권익을 찾아주기 위해 평생 헌신하신 분에게 이런 병이 오다니… 누구보다 두뇌활동을 열심히 한 분도 피해갈 수 없는 질환이란 말인가….’ 머리를 잘 안 쓰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필자는 큰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치매는 쥐도 새도 모르게 다가오는 병 같다. 필자가 평택에 살았을 때 아래층 70대 할머니가 그랬다. 자녀들이 분가한 후 홀로 지내던 분이었는데 젊은 시절 한 미모 했을 것같이 고왔고 말도 자분자분 조용히 했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하고 어울린다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이 거의 없었고 집 안에서 혼자 폐쇄적인 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아들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요양원으로 모시고 갔다. 필자와 인연이 있는 서울농대 농화학과 P교수님도 치매를 피하지 못했다. 40대 후반 무렵 교수님 댁에 놀러갔을 때의 일이다. 사모님은 P교수님이 퇴직한 후 유럽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사진 속에서 교수님과 사모님은 다정하게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와우! 사모님 부러워요. 완전 잉꼬부부시네요!” 물색 모르는 필자가 감탄하자 사모님은 웃으면서 P교수님이 알츠하이머병이 와서 손을 꼭 붙잡고 다닌 거라면서 설명을 해주셨다. “손을 놓으면 아무데나 막 가버리셔서 잠시라도 손을 놓을 수 없었어요. 앞날을 기약할 수 없었던 날들이라서 서둘러 유럽여행을 떠났지요. 즐거워야 할 여행이 얼마나 쓸쓸하던지….”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1970년대 필자가 농대 학과장실에 근무할 때 학생지도위원이었던 P교수님이 가끔씩 들리셨다. 방문 여는 소리만으로도 P교수님이라는 걸 단박에 알았다. 문을 유난히도 씩씩하게 열어젖히셨기 때문이다. 그토록 건강하시던 분이 치매에 걸리다니… 인생무상이 이런 것인가 했다. 고령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버리게 한다는 점에서 최악의 질병이다. 치매는 진행 속도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치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병이 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치매가 올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필자에게는 있다. 뇌가 여러 번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18세 때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며 심각한 생각에 빠져 걷다가 전봇대에 엄청 세게 부딪혔었다. 55세 때는 바위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었다. 요즘은 잠의 질이 형편없다. 꿈을 꾸다 깨어나는 일이 많아 머리와 몸이 무겁다. 이 노릇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심히 걱정스러웠는데 때마침 치매예방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 강남시니어 플라자에서 치매 테스트를 받아봤다. 그 결과는? 필자도 놀라웠다. 30점 만점에 30점이 나왔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 먹은 음식.’ 이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아침마다 디톡스 주스 한 잔에 사과 한 알, 현미 잡곡밥에 굴 미역국이나 시금치 된장국 등을 먹으며 건강한 밥상을 차리려 노력한다. 먹거리에서 오는 리스크만이라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모델워킹을 하고, 왈츠를 추고, 서울 둘레길 걷기를 한다. 오늘도 필자는 많은 사람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치매가 가까이 올까봐 경계하며 살고 있다.
- 2017-11-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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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 여행
- 9월 26일 화요일 8시에 강남 시니어 플라자 해피 미디어단은 오대산 월정사를 향하여 출발했다. '노인 영화제'에 출품할 영화 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미디어단은 메인 기자와 두 세 명이 보조하여 영화를 찍고 나머지 단원은 엑스트라 역할을 했다. 뒤늦게 서양화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배순 선배님은 영화 시나리오까지 써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얼마 전 공개 오디션으로 선정된 남 주인공과 여 주인공도 우리와 함께 탑승했다. 해피미디어단 서포터팀장인 임은정과장님도 함께 했다. 단원 중의 한분인 최기자님이 병환 중이라 같이 참석을 못하게 되었다. 덩달아서 낭군님도 편찮은 부인 곁을 지켜야 해서 부부가 다 못 가게 되니 정말 서운했다. 시니어들은 친구들을 위해서도 아프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차! 어떡하지! 화장품이 들어있는 파우치를 깜박 했네' 어제 아침 집에서 50m쯤 나왔는데 생각났으나 집에 다시 들렸다 나오면 늦을 것 같아서 포기했다. 남에게 흐트러진 모습 보이는 것을 용납 못하는 내 성격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고맙게도 친절한 육 선배님이 립스틱 셋트를 몇 번이고 빌려주어서 무사히 해결 되었다.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을 빌려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육 선배님은 어제 나를 여러 번 감동시켰다. 낭군님과 통화 하는 걸 보니 여간 깍듯하고 공손한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 금요일 바자회 때 구입한 무농약 사과를 한 상자 통 채로 들고 왔다. 20여명 되는 미디어단원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수시로 잘라서 나눠주었다. 꽤 번거로울 그 작업을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기꺼이 하고 있었다. "그 무거운 걸 어떻게 가져오셨어요?" 걱정되어 묻는 내게 낭군님께서 차로 가져다 주셨다 했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범적인 부부의 예쁜 모습이었다. 월정사 가는 버스 안에서는 앞자리부터 돌아가며 노래를 했다. 사회를 맡은 총무님의 재치있는 말솜씨로 버스 안은 웃음꽃이 가득 피어났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움도 사람만이 느끼는 감정일까? 나는 노래 대신 원초적인 외로움의 존재.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위로해 주는 정호승시인의 를 낭송했다. "아까 울컥 했어요" 소감을 밝히는 단원의 말에 '내가 시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나' 싶어서 흐믓했다. 물 맑고 공기 맑은 월정사 주변의 전나무 숲길은 힐링코스이다. 오랜만에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뒤섞인, 탁한 공기의 서울을 떠났다. 청량하고 신선한 숲속의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커다란 바위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이 나를 유혹했다. 애써서 발을 담그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야만 했다. '놀러 온 거 아니거든. 취재활동 왔걸랑.' 아마추어 연기자로 최단장님과 호흡을 맞춰보았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의 애틋한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데 그게 만만한 게 아니었다. 반복해서 코치를 해도 그럴듯한 분위기가 나오지 않으니 메인 촬영기자인 이정임님이 속 터져했다. 여러 번 엔지를 내고도 영 어색한 우리를 보고 단원들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트렸다. 코메디가 따로 있나? 이런 게 바로 리얼 코메디다. 나에겐 없는 끼를 한탄해야만 했다. 주문진 횟집에서의 점심은 맛있고 푸짐했다. 갑각류의 천적인 나를 빠알간 대게가 기다리고 있었다. 달착지근하고 고소한 대게는 너무 매력적이다. 요즘 트렌드. 선찍후식을 해야만 하는데 깜박 잊어버렸다. 그건 순전히 대게 탓이다 걔한테 온통 마음을 빼앗겨서 생긴 일이다. 점심 메뉴인 회 정식 사진을 올려주신 분이 많이 고맙다. 그 다음 코스는 주문진 바닷가 씬이다. 바다! 그 바다에 왔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좋아하는 바다가 날 너무 강력하게 유혹해서 파도와 숨바꼭질을 했다. 밀려갔던 파도가 다시 밀려와서 내발에 닿을 것 같으면 신발이 젖을까봐 뒤로 도망갔다가 파도 눈치를 보며 살며시 다시 앞으로 나갔다. 심심한 파도는 처얼썩! 쏴아! 쉼 없이 노래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감성이 살아있어야 살아있는 것이다.' 나의 강력한 주장이다. 감성은 그대로인데 세월만 간듯하다. 단원들 모두 바다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모래로 두꺼비집을 짓는다거나, 나 잡아봐라 놀이도 하며 화알짝 웃는 모습이 푸른 하늘을 닮았다. 다음 코스는 때마침 백일홍 축제가 열리고 있는 평창이다. 상당히 넓은 밭에 색색의 백일홍이 활짝 피어서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었다. 백일홍꽃 사이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한 컷, 꽃길 사이를 걸으며 한 컷. 사진을 찍으며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갔다. 우리 미디어단은 매주 목요일 강남 시니어 플라자 3층에 있는 미디어실에서 만나서 회의를 했다. 모처럼 영화 촬영 취재를 위해 산과 바다로 나오니 힐링도 이런 힐링이 없다. 완전 재밌고 행복했다. 엔돌핀이 무한대로 나온듯 싶다. 야호! 해피 미디어단 만세!
- 2017-10-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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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한 인생 후반전
- ‘글을 잘 쓰는 패션 디자이너’ 필자의 후반생 꿈이다. 2012년 퇴직한 후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봤다. 패션 디자인, 패션 모델, 발레와 왈츠 그리고 탱고 배우기, 영어회화, 서유럽 여행하기, 좋은 수필 쓰기, 오페라와 발레 감상하기, 인문학 공부하기 등 많기도 했다. 사람이 살아갈 때 무엇이 중요할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필자는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선생님이 되어 30여 년을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일했다. 퇴직을 했어도 공무원 연금이 나와 최소한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은 정말 심각하단다. 절반이 빈곤층이라고 한다. 그래도 필자는 평생 원하던 일을 하고 퇴직 후에는 최소한의 생활까지 보장이 되니 이처럼 다행스런 일이 없다. 지금부터는 필자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인문학 공부는 주로 집에서 한국방송 통신대 강의를 통해 충족한다. 요일별로 국문학과 철학, 역사와 서유럽 문화기행,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창 자랄 때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의지만 있다면 TV와 인터넷 그리고 서울 각 구의 문화원에서 무료로 혹은 가성비 높은 비용으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TV를 바보상자라면서 멀리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필자는 제자들에게 ‘정보의 바다’라고 표현했다. 인터넷에서 전복을 구하느냐 미역을 건져 올리느냐는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요즘엔 방송대 강의도 그렇고 교양 프로그램과 양질의 다큐멘터리 등 좋은 콘텐츠가 넘쳐난다. 방송대 강의가 너무 재밌어서 외출을 못할 때도 있을 정도다.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의욕에는 세월도 못 당한다. 필자는 퇴직 후 제일 먼저 강남 라사라 학원에 등록했다. 패션디자인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어릴 때 선생님 다음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 패션디자인이었다. 이곳에서 패션디자인 과정 초급 3개월, 중급 3개월을 마치고 서울시 창업스쿨에서 2개월간의 패션디자인 과정을 수료했다. 패션에 대한 열정은 아마 평생 가지고 가게 될 것 같다. 발레는 어려서부터 필자의 로망이었기에 패션디자인 과정을 마친 후 바로 시작했다.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발레를 할 때마다 얼마나 큰 행복을 느끼는지 모른다. 발레가 어린 시절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취미 정도라면 왈츠와 탱고는 능숙하게 아주 멋들어지게 추고 싶다. 운동할 때는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왈츠와 탱고를 출 때는 어느새 끝나는 시간이 되곤 한다. 건강을 위해, 바른 자세를 위해, 힐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춤이라고 생각한다. 스웨덴에서는 팔십이 넘은 노인들도 발레를 한다. 노인분들의 표정이 참 행복해 보인다. 서초문화원에서는 수필을 잘 쓰기 위한 수업을 받고 있으며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에서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쓴 글이 96편이 될 정도로 글쓰기가 생활화되어 있다. 틈틈이 압구정역에 있는 무지크 바움에 가는 것도 잊지 않는다. 몇 해 전에는 강남시니어플라자의 모델워킹반에도 등록했다. 주 1회 모델워킹을 연습하고 있다. 2년 동안 패션쇼도 다섯 번 했다. 개성 강한 동료들의 기상천외한 옷차림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옷차림은 전략이고, 옷 입는 것도 일종의 예술 행위’다. 기왕이면 예쁘게 입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훌륭한 액세서리는 젊음이다. 젊은이들을 값싼 옷을 입어도 예쁘지만 나이 들면 옷차림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물기 빠진 피부에 옷차림까지 추레하면 볼품이 없기 때문이다. 녹화가 있는 토요일은 될 수 있으면 여의도로 간다. 서포터즈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5포세대, 혼밥, 실업문제, 4차 산업혁명 등 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며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다. 메인 브로드캐스터가 강연한 후 미래참여단 서포터즈들이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녹화에 참여하면 더 생생한 공부가 된다. 20대 젊은이에서 70대 시니어까지 다양한 세대와의 만남도 즐거움 중 하나다. 주 2회는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에서 주관하는 서울 둘레길 걷기에 참여한다. 둘레길 걷기는 주 3회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하는 시니어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배움이 이어지면 기회가 이어진다’고들 한다. 지금 같아서는 지구촌에서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배움에 대한 열정이 식을 것 같지 않다. 이래도 되는 거야? 삶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거냐고요! 어제는 너무 좋아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올해 4월부터 활동하게 된 온․오프라인 잡지 에 필자 글이 실렸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온라인에만 꾸준히 실렸는데 잡지사에서 정해준 주제 ‘으이구! 주책이야!’에 맞춰 쓴 글 ‘교재를 망가트려 죄송합니다’가 7월호에 실린 것이다. 제시한 주제에 맞춰 처음 써낸 글이었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한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다. 에서 주관한 시니어 헬스 콘서트에 필자와 함께 온 사람들은 대부분 필자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성과 남성들이다. 모두들 성격이 활발하고 적극적인 분들이다. 하는 일도 인터넷 기자, 사회복지사, 공예가, 모델, 시인, 수필가, 교수 등 다양하다. 서초문화원 문화기행 프로그램에서 만난 분도 있고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구두매장에서 필자 스타일에 필이 꽂혀 인연을 맺게 된 분도 있다. 평택여고에 재직할 때 필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사람을 대할 때는 정성껏 대하라. 그 사람이 나와 어떤 인연으로 맺어질지 모른다.” 서둔야학 단톡방, 서민동 단톡방, 서울시 낭송회 시음 단톡방, 왈츠 단톡방, 명견만리 서포터즈 단톡방, 꿈방송 단톡방, 뉴시니어 리더스포럼21 단톡방, 강남시니어프라자 해피미디어단 단톡방, 모델워킹 단톡방, 서리풀 문학회 단톡방, 오페라 동호회 모임,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친구들 등 단체회원 단톡방만 해도 만만치 않은 인적 네트워크다. 살아보니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다. 2년 전 메르스 사태로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에서 녹화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느라 고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필자가 강남시니어플라자에서 모델워킹하는 동료들과 해피미디어단 회원들을 왕창 모시고 갔다. 담당 PD가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모른다. 필자는 바람잡이 역할을 즐긴다.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에서 행사를 할 때는 담당 PD를 초대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필자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 각자의 재능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시니어 헬스 콘서트에 참석한 분들도 너무 재밌었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필자에게 말했다. 다음 행사에도 초대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아자아자! 이런 것이 바로 윈윈이다. 날개를 달아준 에 감사해하며 오늘도 필자는 저 푸른 하늘을 향해서 힘차게 날갯짓을 한다. 지금 필자의 삶은 글자 그대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다. 이런 삶이 수어지교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한 기쁨! 따봉, 원더풀!
- 2017-07-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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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브라보 기획] 시니어 세대, 우리의 소망은요~!
-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다. 어수선하고 복잡했던 일들이 올해는 꼭 정리되고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렇다면 우리 시니어 세대의 마음은 어떨까? 새해를 여는 시니어들의 마음도 한번 열어보았다. 취재협조 강남시니어플라자 은막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서임철(서대문구 홍은동·76) 저는 시니어 배우입니다. 서울노인영화제에 제가 출연한 작품이 출품된 적도 있어요. 연극부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데 활동이 좀 더 활기찼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단원이 열일곱 명인데 올해는 좀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각 지역 노인대학이나 단체를 방문해 공연 봉사를 하고 싶어요. 노인 연기자를 위해 정부 차원의 문화 관련 분야 지원이 늘었으면 해요. 제가 노후에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기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은 영화 주인공을 꼭 한번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디션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난타 여왕을 꿈꾼다! 윤상민(강남구 개포동·66) 작년 8월부터 난타를 시작했어요. 10월에는 재능기부 공연도 했고요. 아직 미흡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전문 공연자만큼 난타를 잘하고 싶어요. 왕성하게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일어 공부도 시작했어요. 완벽하게 잘하고 싶어서 올해는 더 열중해서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2017년 나는 댄싱퀸 문혜경(강남구 청담동·69) 젊을 때는 운동도 많이 했는데 10년 정도 안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 4~5년 전부터 많이 아팠어요. 혈압, 신장, 부정맥 이런 걸로요. 아프면서 버킷리스트를 한번 써야겠다 생각했죠. 그중에 무용을 좀 배우고 싶었습니다. 우선 라인댄스를 배웠어요.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는데 너무 좋아요. 올해는 차밍댄스도 하고 고전무용에도 도전할 겁니다. 줌바댄스도 할 거예요. 신나는 음악에 다양한 스텝과 세련된 춤 동작이 멋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춤을 추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 대상에 도전한다! 남궁유선 (강남구 방배동·69) 즐겁고 재밌게 사는 것이 소망 아닐까요? 더 늙기 전에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시니어 워킹을 배우고 있어요. 어렸을 때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어요. 사는 것에 급급했고 아이들 키우느라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어요. 다 끝났으니까 이제 열심히 나를 위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요. 제 꿈은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에 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입상하면 좋겠어요. 올해 도전하려고 합니다. 딸? 결혼하면 안 되겠니? 구신자(관악구 삼성동·70) 제가 허리가 많이 아픈데 치료 꾸준히 받고 더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딸이 올드미스예요. 마흔셋인데 시집을 안 가요. 시집 좀 갔으면 해요. 그런데 딸은 이대로가 좋다고 하네요. 굳이 등 떠밀고 싶지는 않아요. 혼자 사는 게 행복하다면 말입니다. 제가 강남 시니어 모델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2014년부터 TV, 신문, 잡지에 많이 나왔어요.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데 욕심이라면 일인자는 아니더라도 내 이름 석 자가 알려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글 쓰는 남자 기대해요! 송영섭 (경기도 용인시 영덕동·72) 우선 풍전등화 같은 우리나라가 빨리 안정을 되찾고 바람직한 지도자도 뽑고 평화통일이 되면 좋겠습니다. 평화통일의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외교통일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30여 년 했어요. 국제정치나 남북통일에 관한 책도 내고 논문도 많이 썼습니다. 올해는 수필 같은 부드러운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동안 유머와 관련한 책을 두어 번 낸 적은 있어요. 또 제가 한국검도협회 고문으로 있는데, 기 수련에 관련한 책도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거 다 떠나서 순수한 삶의 철학이 담긴 수필을 쓰고 싶습니다. 화려한 외출은 이제부터다! 한명희(강남구 역삼동·62) 연극을 시작한 지는 몇 개월 안 됐어요. 그래도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전에는 주부였어요. 그러다가 환갑이 지나 나를 위해 산 적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울해하고 있을 때 친구가 연극을 권하더군요. 연극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완전 초보자인데 주연이셨던 분이 안 나오시면서 얼떨결에 주인공이 됐습니다. 지금 연기에 푹 빠져 있어요. 바람이 있다면 시인으로 등단을 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비전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가족들이 제가 하는 활동을 인정해줬으면 해요. 우선 가족한테 칭찬을 듣고 싶어요. 제2인생에서 다시 청춘인데 제가 집에만 있으면 되겠어요? 어느 날 외출을 하고 보니 화려한 외출이었어요.첫 공연 때 가족을 초대할 겁니다. 장한 나를 보여주고 잘했다는 소리를 꼭 들을 거예요. 발길 닫는 대로 떠나는 해가 됐으면… 이주현(중랑구 중화동·72) 남편 병간호를 14년 동안 하면서 저도 허리 수술을 두 번 했습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의사 선생님이 소리 지르고 두들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춤이랑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어요. 힐링도 되고 자세 교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실 제가 자세가 좀 엉거주춤하거든요. 불량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도 무용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해주신 말씀이 생각나면 자세를 다시 잡아요. 올해는 혼자 여행을 가고 싶어요. 남편을 챙겨야 했고 저도 아팠기 때문에 여행을 많이 못 다녔어요. 국내 여행도 많이 못해봤는데, 더 늦기 전에 제주 올레길을 걸어볼까 합니다. 혹시 여유가 생기면 유럽 여행도 꿈꿔 보려고요. 그러나 꿈으로 끝날 거 같아요. 허리가 아파서 비행기를 오래 못 타거든요.
- 2016-12-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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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세 권을 동시에 출간하다
- 올해 새로 책을 세권 냈다. 댄스스포츠 관련 책이다. 필자가 강의하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댄스스포츠’ 시리즈이다. 댄스스포츠는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는 몸으로 보여주는 부문 말고도 할 얘기가 많다. 댄스가 무용이라는 예술 장르인데다 댄스스포츠는 생활체육, 엘리트 체육, 장애인 부문까지 범위가 넓다. 댄스스포츠는 관심은 많은데 막상 하려니 용기가 안 나는 사람들이 많다. 잘 모르니 무턱대고 입문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댄스스포츠’는 글이나 방송, 강의에 적합해서 꽤 인기가 있었다. 올해 강남시니어플라자 특강 때는 100여명의 댄스인들이 만석을 이루고 기립박수까지 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그전에 낸 책들은 기술적인 면을 다룬 책들이었다. 강습 때 머리에 넣어둔 요령,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배운 지식들을 담았다. ‘댄스엔조이’라는 시리즈 제목에 라틴댄스, 모던댄스, 라틴댄스 실전과 이론으로 각각 따로 출간했다. 댄스스포츠 관련 서적이 별로 없을 때라서 나름대로 꽤 인기가 있었다. 2014년에 출간한 ‘캉캉의 댄스이야기’는 필자에게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3,410 페이지의 대작이다. 책값이 104,000원이다. POD(Publish on Demand)방식이라 주문하면 그때부터 책을 제본하여 택배로 보내준다. 전자책도 동시에 냈다. 이 책으로 댄스칼럼니스트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 낸 책들은 ‘캉캉의 댄스이야기’ 뒤에 쓴 글들이다. 그전까지는 경어체로 글을 썼었다. 그러나 효율성을 감안할 때 반어체가 낫다는 판단으로 글체를 바꾼 것이다. 지금까지 약 5천여 편의 댄스 관련 글을 썼다. 초기에는 강습 때 강사들이 얘기하는 것을 메모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그랬더니 반응이 아주 좋았다. 신생 댄스동호회 카페에 그 글을 올렸더니 그 덕분에 회원이 급증했었다. 영국에 댄스 유학을 다녀온 이후로는 독자적인 글을 쓰기 시작했다. 라틴댄스는 댄스스포츠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월터 레어드(Walter Laird)의 ‘테크닉 오브 라틴댄싱’, 가이 하워드(Guy Howard)의 ‘테크닉 오브 볼룸댄싱’ 내용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방식의 글을 썼다. 주로 각 동작에 대한 설명이었다. 기술 이론이라고 보면 된다. 그 이전에는 이런 책들에 대한 간단한 직역만 있었고 이해를 돕기 위한 해설에 관한 책은 없었다. 국제댄스스포츠 지도자(IDTA) 자격증을 땄으므로 글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다음 단계는 댄스스포츠가 여러 영역과 관계가 있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글을 썼다. 댄스스포츠가 생활체육으로 건강에 여러 가지로 좋다는 점, 댄스스포츠의 원조 격인 발레의 발전사와 문화사, 커플댄스이면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발생하는 심리적인 문제, 고사성어와 접목해본 시각, 심리학, 인터뷰 해본 사람들, 직접 선수로 뛰어본 경기댄스, 장애인댄스까지 글 소재는 무궁무진 했다. 초기에는 댄스스포츠의 소개와 건전한 보급에 초점을 맞췄다. 소설 자유부인, 박인수 사건 등으로 댄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댄스스포츠도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믾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글로 쓴 것이다. 80년대 동아문화센터, 중앙문화센터에서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하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시범 종목, 대한 체육회 정가맹 단체, 대학교 정식 학과까지 개설되면서 위상이 달라진 것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낸 책들은 전자책이라 얼마나 파급효과가 있을지는 모른다. 사실은 큰 기대는 안 한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워낙 안 읽기 때문이다. 그래도 필자는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낼 것이다.
- 2016-11-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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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시네마천국에 한걸음 나아가다
- 강남시니어플라자의 시니어문화영상제작소 해피미디어단(이하 해피미디어단)에서 제작한 영화 발표 시사회가 지난 17일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해피미디어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한국문화원연합회 주최로 ‘지하철리사이틀’과 ‘남편이 달라졌어요’라는 2편의 독립영화를 제작했다. 이 두 작품은 시니어가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연기했기에 의미가 깊다. 시니어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회‧문화현상을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소통하는데 목적을 뒀다.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된 ‘지하철리사이틀’은 지공(지하철공짜손님인 시니어세대를 일컫는 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공들의 해방구역인 지하철 안에서 바람직한 노인의 처신, 지하철 이용 매너 등 여려가지 문제를 돌아보자는 내용이다. 영화연출은 해피미디어단 소속의 최은화 감독과 30여 명의 강남시니어플라자 회원들이 참여했다. ‘남편이 달라졌어요’는 평생을 허세로 살아온 은퇴를 한 이후에도 경제관념 없이 살아가는 남편 때문에 생활전선에 뛰어든 노년의 아내 이야기다. 이 영화 역시 해피미디어단의 시니어단원인 최종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남시니어플라자의 해피미디어단은 사진, 영상 등 인터넷 시대의 비주얼 미디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노인문화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시니어 세대의 소통공간이다.
- 2016-11-18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