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으면서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 불황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영업자 40%가 폐업을 고민하는 가운데, 고유가로 물가 상승 압박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경제 원유의존도 1위다. 게다가 1인당 원유 소비량은 4위에 이른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특히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 120달러 시대
지난 8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종가 기준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다. 2020년에 비하면 3배가 올랐다. 2008년 4월~8월 1차 고유가 시기와 2011년 2월~2014년 8월 2차 고유가 시기에 이어 세 번째 고유가 시기로의 진입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 데다, 원유 추가 증산 가능성도 크지 않아 고유가 상황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경기 불황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유지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4% 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1.4%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원유의존도가 높아서 원유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세계 시장으로 수출된 우리나라 제품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제품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 120달러 유지 시 우리나라 경상수지(국제 시장에서의 모든 경제적 거래를 말함)는 516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종식을 일컫는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로 원유 수요는 증가하는데, 원유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당분간 고유가 상황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 이제 시작?
국제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 물가 상승률이 5%가 넘은 것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월 0.9% 수준이었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월 3%대로 오르더니 올해 5월 5%까지 오른 것.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3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75.12원이다. 경유는 리터당 2075.63원으로 휘발유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서울의 경우 리터당 3000원이 넘는 주유소도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 예정이다. 7월부터는 가스요금이 오를 예정이고, 올해 3분기 전기요금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가스요금은 4월과 5월에 이미 두 차례 인상된 바 있다.
한숨 깊어지는, 고령 자영업자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기는 위축되고 소비자의 소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한숨은 더 커지고 있다.
2009년 41.3%였던 5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21년 63.7%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60세 이상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60세 이상이 36.4%로 가장 많았고 50대 27.3%, 40대 20.8% 순이었다. 2021년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20년 대비 12만 명이 늘었다.
그런데 자영업자 중 40.8%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자영업자 2021년 실적 및 2022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40.8%가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했다.
폐업을 생각하는 이유는 ▲매출·순이익 등 영업 실적 감소(28.2%)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7.8%)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17.5%)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경기 회복 가능성 낮음(16.7%) 등이 꼽혔다.
코로나19로 2년을 간신히 버텼는데, 고유가라는 상황에 직면한 자영업자. 고령자의 경우는 폐업 이후 재취업도 쉽지 않아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더 큰 상황이다.
오일쇼크 공포가 온다
정부는 유류세 30% 한시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 문제는 앞으로 정부가 쓸 수 있는 유가 안정 정책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유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970년대 오일쇼크때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 조정하면서 “세계 경제가 미약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는 시기로 접어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높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일쇼크 당시처럼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에도 물가는 지속해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심각하다”면서 “물가는 민생경제에 가장 중요한 만큼 모든 정책 수단을 물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정책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는 19일 첫 번째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유가 동향 등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유가 환급금이 대책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을 통해 고유가 이전 수준으로 기름값을 내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 물가도 6.8%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5.7% 상승했다.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도 한국전력의 연료비 조정 단가 인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각각 전기요금 11.0%, 도시가스 2.9%, 상수도료 4.1% 상승했다.
오름세가 주춤하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랐으며, 서비스물가도 3.2% 상승했다. 서비스물가 중 집세가 2% 증가했는데, 전세는 작년 같은 달보다 2.8%, 월세는 1.0% 각각 올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와 관련해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유가 부담완화 3종 세트’를 비롯해 물가 상승압력 완화를 위한 추가 조치들을 분야별로 적극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물가 차원에서는 정부의 자동차보험 마일리지특약 개정과 함께 보험업계가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고, 자지체 상수도요금 감면을 위해 수자원공사의 원수사용요금 50% 감면기간을 최대 2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했다”며 “서민 생활물가 안정은 어느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으로 현 경제팀은 물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3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4.1% 올라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식용류 가격까지 오르자 20%였던 유류세 인하폭을 최대치인 30%로 내리기로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1% 상승했고 생활물가지수는 5%가 올랐다. 외식물가는 6.6% 올라 1998년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또한 전기, 가스, 수도와 같은 공과금은 2.9%, 교통비는 12.7%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세로 석유류 가격이 31.2%나 뛰었다. 이에 정부는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유류세를 30%까지 내리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분이 시장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주유소와 정유사 협조를 진행한다. 직영주유소에는 가격을 바로 내릴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알뜰주유소에는 평가반영과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경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대중교통, 물류업계에는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3개월 간 추가로 지원한다. 또한 택시·소상공인 등이 이용하는 차량용 LPG는 판매부과금을 한시적으로 30% 인하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주요 선진국들도 3~40년만에 6~7%대의 최고수준 물가 오름세를 겪고 있어 당분간 물가 압력이 지속될 거라는 우려가 있다”며 “석유류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체감 유류비용을 낮추는 ‘고유가 부담완와 3종 세트’를 신속하게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며,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의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생활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응책으로 대외요인의 국내영향 최소화와 대내 생활물가의 절대안정을 강조하며 업계 관계자들에게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높은 물가상승률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민생과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거시경제 운영 측면에서도 상반기 물가안정에 집중해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반기 물가안정을 위해 6가지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인플레를 포함한 러시아 침공 사태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의 파고를 슬기롭게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가격 결정이 자율화된 시장경제하에서 정부의 조치 및 노력만으로 물가 안정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업계에서 가격의 인상 시기 및 인상 폭 조정 등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 협조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는 유류세 인하 연장을 포함해 상반기 물가 안정을 위한 6가지 핵심 조치가 발표됐다.
먼저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한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가며 폭등세를 지속하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압박 받는 모양새다. 주요 선진국들의 1월 물가 역시 3~40년 만에 최고 수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고유가로 인한 물가영향 최소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와 LNG 할당관세 0% 적용을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한다. 향후 국제유가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면 유류세 인하폭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등으로 가격 및 수급 불안 우려가 있는 곡물과 원자재 중심으로 할당관세 적용과 물량 증량을 추진한다.
겉보리, 소맥피 등 사료대체가능 원료의 할당관세 물량과 감자분의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활당(TRQ) 물량을 늘리고, 칩용 감자 할당관세 작용 및 조제땅콩 저율관세할당 물량 증량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네온·크립톤 등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대외의존도 높은 핵심품목의 수급 상황을 점검해 3월 중으로 할당관세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비철금속시장 가격불안이 지속될 경우 외상방출한도를 3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확대하고 방출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 등 한시 추가지원 조치 기한을 연장한다.
가공식품·외식업계 비용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도 취한다. 사료·식품 원료구매자금 금리를 각각 0.5%p 인하하고,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에게는 4월 부가세 예정고지를 제외한다. 더불어 식품 포장재 교체 부담 완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세를 이어가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통해 70억 원을 지원하고, 배추 2천톤 비축과 채소가격안정제 물량 활용을 통해 채소류 중심 수급 관리를 이어간다.
가공식품 등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경쟁사 간 가격 등 정보교환 합의만 하더라도 담합에 해당될 수 있다는 개정 공정거래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법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6%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 3.7% 올랐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9년 8개월 만에 3%대를 넘었고 지난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물가상승률 전망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1%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최근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과거보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장년층의 창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창업은 일반인에게 주류의 핵심 관심사도 아니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시장은 위축됐고 고용불안이 심해지면서 중장년층도 투자적 관점에서 창업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됨에 따라 노후 준비를 위한 생계수단으로서 창업을 고려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창업시장에 들어온 중장년 창업자들이 과거보다 더 치열한 시장경쟁에 내몰리게 되었으며, 시장 경쟁력이 낮은 많은 베이비부머 창업자가 경영악화로 시장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시장 안에서 작동되는 경제적 시스템으로, 시장의 소비 사이즈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소비를 기반으로 작동되며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전체 창업시장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소비시장은 불황기 국면으로 돌입해 위축되고 있지만 과거보다 창업자가 크게 늘어 파이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고유가와 맞물려 기초적인 원가상승과 인건비 상승은 기본적인 수익과 마진율을 더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폐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은 안정형 구매를 선호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불황기다. 이 시기에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장 중심의 운영관리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사업적으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운영 면에 있어서도 장기적 관점으로 운영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탄력적인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고객 수요에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가격이 높은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야 시장에서 유리하며 기본적으로 품질력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창업을 한다고 무조건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시장 친화적인 창업이 돈을 버는 것이다. 지역과 시장에 밀착된 생활 아이템으로 경쟁이 치열한 과밀 업종은 피해서 진입하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사업적인 준비를 갖추고 창업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