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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삼월 바람이 피운, 들바람꽃
-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라는 유명한 시구(詩句)가 있듯, 엄동설한(嚴冬雪寒) 겨울을 물리고 봄을 불러온 건 8할이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 봄바람에 기대어 새록새록 피어나는 봄꽃의 8할은 바로 바람꽃입니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태백바람꽃, 만주바람꽃, 남바람꽃,
- 2020-03-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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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센 바닷바람에도 방긋 웃는 갯쑥부쟁이!
- ‘따듯한 남쪽 나라’라고 하지만 겨울은 그 어느 곳에서나 역시 겨울입니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고 몸은 자연스레 움츠러듭니다. 거센 바닷바람이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불더니, 어느 순간 다시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종잡을 수 없게 춤을 춥니다.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아 삼다도(三多島)라 불렸다던 말이 생각납니다. 검푸른 바다와 거무튀튀한 현무
- 2019-11-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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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동산에 감도는 진한 향(香) 산국!
- 노란빛은 늦가을이고 산국은 향기였다 산을 오를 때면 한 송이 따 맡는 향기 세상은 바뀌어가도 변치 않는 진한 향기 이상범, ‘샛노란 향기 - 산국에게’ 뒷동산을 지키는 건 등 굽은 소나무뿐만이 아닙니다. 무더위가 가시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무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에도, 그리고 눈이 부시게 하얀 첫눈이 오는 초겨울까지도 노란 꽃잎을 잔뜩
- 2019-11-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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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살아난 남한강의 명물 단양쑥부쟁이!
- 10월 하늘은 맑고 높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짙푸릅니다. 하늘과 강 어느 편이 더 파란지 내기라도 하듯 날로 그 푸름이 짙어가는 가을날, 강변에는 연보랏빛 꽃들이 가득 피어나 단연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일순 저 멀리서 모터보트 한 대가 정적을 깨고 달려와 하늘과 강, 연보랏빛 꽃 무더기 사이를 무심히 지나쳐갑니다. 작은 배
- 2019-10-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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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백두 평원에 흰 눈 쌓이듯 피는, 노랑만병초
- 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9월이면 겨울이 시작돼 산 정상에 늘 흰 눈이 쌓여 있어 ‘흰머리산’이라는 뜻의 백두산(白頭山)으로 불리는 산. 그곳에도 6월이면 새싹이 움트는 봄이 시작돼 8월까지 여름·가을이 한꺼번에 밀어닥칩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300여 종에 이르는 북방계 야생화들이 앞을 다퉈 피어나면서 수목한계선 위쪽 고산 툰드라 지대는 천
- 2016-12-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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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스산한 가을 향이 강하게 묻어나는 꽃 ‘가는잎향유’!
- 자연에 다가갈수록 오감이 살아난다고 합니다. 만추의 계절 무르익은 오곡백과는 우리의 미각을 자극합니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은 회색의 건물들에 가로막힌 시각을 되살려 줍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하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TV와 컴퓨터 등 각종 전자 음향에 지친 청각에 청량한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아침저녁 피부를 스치는 선선한 가을바람은 여름 무더위에 무
- 2016-09-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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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 야생화] 한 해 야생화 탐사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좀딱취!
- 11월 만추(晩秋)의 계절입니다.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던 단풍도 땅에 떨어져 찬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깡마른 나뭇잎일 뿐입니다. 갈수록 스산함만 더해가는 늦가을 숲 속이지만, 그러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진주처럼 빛나는 영롱한 작은 꽃이 있습니다. 바로 좀딱취입니다. 꽃 찾아 전국을 떠도는 이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좀딱취를 보았으니
- 2015-11-05 0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