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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듦 향한 대화의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다
- 우리나라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의 선구자, 홍명신 대표. 그는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에서 케어, 엔드리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간 발달 8단계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믿으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의 시작 홍명신 대표는 대학원 재학 시절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왜 하필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이었을까. “제가 대학원 다닐 때는 젊은 사람들도 PC통신을 안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던 시절이에요. 그런데 PC통신을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엄청 놀랐어요. 바로 이분들의 커뮤니티를 찾아서 만나봤더니 정말 70~80대인 거예요.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때부터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 인터넷을 통한 고령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지도교수를 포함한 모든 주변인이 반대했다. 그럼에도 홍 대표는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그렇게 시작한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이 벌써 22년째다. 모두가 반대하며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그는 웃으며 대답한다. “남들이 한 것을 따라가면 편하긴 할 거예요. 하지만 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면서 나가는 게 좋아요. 겁은 없고 호기심은 많은 데다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도 안 한 것을 내가 해낼 때 성취감이 있잖아요.” 길의 끝을 예상할 수 없어 느끼는 두려움보다 길을 만들면서 느끼는 짜릿함이 더 크다는 의미일 터. 그렇다면 그가 길을 찾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원천은 무엇일까. “내가 특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건 아니고요. 힘든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길을 걸어갈 후배들이 편하게 걸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처음 모델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가는 거죠.” 그는 타고난 개척자인 셈이다. 이렇게 시작된 에이징커뮤니케이션센터(이하 에커센터)는 개인, 가족, 기업이 어떻게 나이 든 세대와 소통해야 하는지, 질병과 세월을 넘어 어떻게 소통하는 즐거움을 누릴지 연구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에릭 에릭슨의 인간 발달 8단계를 보면 노년기는 60세부터 죽을 때까지를 뜻해요. 그때 얻을 수 있는 것을 자아통합이라 정의하는데요. 자아통합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삶의 회고입니다. 노년기 이전에는 계속 앞만 보고 달리잖아요. 노년기가 되었을 때 딱 한 번 뒤를 돌아보는 거예요. 미워한 사람, 나에게 상처 준 사람도 용서하면서 지혜롭게 자아를 통합해야 해요. 그래야 삶이 행복해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 든 사람과 다른 세대의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론테크놀로지 같은 비언어적 소통의 비중도 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홍명신 대표. 나이 듦이 ‘그들의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인 것처럼,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아통합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으로 에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치매 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학위를 받은 뒤, 개론서를 집필하고,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시작했다. 이렇듯 활발히 활동하는데도 사람들은 그를 볼 때마다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은 나이 든 사람, 노화와 관련된 모든 커뮤니케이션 제반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 또는 미디어 이용자가 노인이거나, 대화의 메시지가 노인・노화일 수도 있고요. 연령 증가에 따라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의 특성과 변화를 다루는 경우까지 모두 에이징 커뮤니케이션 범주에 속해요.” 수년째 에이징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진행하던 그는 혈관성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모든 것을 중단했다. 오로지 아버지 치매 케어에만 집중했다. 치매는 기억 및 언어 장애를 겪게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소통의 장벽이 드리워진다. 결국 비언어적 소통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케어 커뮤니케이션을 탄생시켰다. 그는 아버지 덕분에 자신의 전문 분야를 케어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치매 관리의 핵심은 케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케어 커뮤니케이션은 노화와 질병, 장애 등으로 인해 돌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는데요. 치매는 물론 질병이 있는 노인들은 인지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소통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어려워요. ‘노년기의 절반이 유병기’라고 하는데, 유병기 내내 소통이 안 되면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인정해주는 올바른 케어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엔드리스(Endless) 커뮤니케이션 그렇게 케어 커뮤니케이션을 9년간 연구하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죽음이 홍 대표의 연구 영역을 넓히는 데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바로 엔딩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는 분야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죽음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어요. 사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준비하던 중 엔딩라이프지원협회(구 엔딩코디네이터협회)의 제안으로 엔딩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걸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홍 대표는 소중한 이와 이별했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엔딩 커뮤니케이션인데, 끝을 의미하는 엔딩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박사 논문을 쓰던 2002년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갑자기 암으로 작고하셨어요. 그때 교수님을 기리기 위해 추모 서적 ‘정치 커뮤니케이션 개론서’를 발간한 경험이 있는데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이들이 이 책을 아직까지 읽는 걸 보고 엔딩이 아니라 영원히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어떠한 형태로든 채널이 있다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 엔딩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엔드리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완성하게 되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부와 기록이 동시에, 레거시 프로젝트 홍명신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준비한 첫 번째 레거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레거시 프로젝트란 기억에만 치중한 기존의 회고록이나 자서전 작업과 달리, 기록과 기부를 동시에 진행해 개인의 삶을 사회적 유산으로 기억되게 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홍 대표는 삶과 죽음을 넘어서 영원한 소통을 이루며 삶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관점에서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한 셈이다. 첫 번째 레거시 프로젝트는 청산리 전투의 영웅 홍충희 지사 가족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담은 ‘나는 홍충희 지사의 딸입니다(글. 홍기옥)’라는 책이다. 그는 “광복절을 맞아 공개되어 좀 더 뜻깊은 프로젝트가 된 것 같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전쟁기념관에 유물 25점을 기증했고, 도서 판매 수익금으로 독립유공자 및 저소득층을 위해 기부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처음 강의할 당시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고령화사회로 접어들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할 때예요. 그래서 에이징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개설하기도 엄청 힘들었죠. 커뮤니케이션 개론 수업의 한 챕터로 진행하기도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오죽하면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지도교수님 말 들을 걸’ 후회도 했다니까요.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에이징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연구하며 굳세게 버티지 못했더라면 우리는 레거시 프로젝트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은 그의 뚝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올 연말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증 규모가 첫 번째보다 훨씬 방대하다. 7개 민간단체에서 소장품 90박스를 기증했고, 서적・서류・예술품 등을 분류해 677점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쟁기념관, 대통령기록원,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외교원 도서관 등에 영구 기증했다. 게다가 영문판으로도 제작될 예정이라 해외로 뻗어나가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며 홍 대표는 활짝 웃어 보인다. 이어서 세 번째 프로젝트도 곧 예정이다. “두 번째, 세 번째 레거시 프로젝트는 물론, 에커센터의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SNS 홍보도 할 생각이에요. 앞으로 우리 사회의 나이 듦과 소통 문화를 바꾸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 2024-09-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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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일국, 무대 위 슈퍼맨 도약… 대선배들과의 공연 ‘영광’
-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배우 송일국을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2016년 방영된 KBS 드라마 ‘장영실’이 마지막이었으니. 그러나 알고 보면 그의 연기 활동에는 공백기가 없었다. 묵묵히 무대 위에 오르며 공연계에서 입지를 다져갔다. 2011년 연극 ‘나는 너다’를 통해 무대에 진출한 그는 이후 연극 ‘대학살의 신’,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에 출연했다. 올해는 연극 ‘맥베스’로 무대에 올랐으며, 오는 10월에는 뮤지컬 ‘애니’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스스로 중고신인, 끼 없는 배우라고 말하지만, 무대 위 배우 송일국은 누구보다 빛난다. 혹독한 관리와 성장 연극 ‘맥베스’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셨는데요. 어떤 의미가 남은 작품인가요? 제가 극 중 맡은 뱅코우는 극 초반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로 분량이 매우 적어요. 그런데 존재감도 뛰어나고, 중요한 역할이죠. 저는 역할의 비중이나 분량을 생각하지 않아요. 작품이 좋으면 출연하죠. ‘맥베스’는 제가 워낙 좋아하는 셰익스피어 작품이어서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공연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연습할 때부터 황정민 씨(맥배스 역)를 보면서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제 거 하기 급급한데 정민 씨는 전체를 아우르는 힘을 보여주더라고요. 양정웅 연출가님을 통해서도 많이 배웠어요. 작품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트렌드를 녹인 멋진 극을 만드셨죠. 그러고 보니 제작발표회 때보다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아요. 그때가 5월이었는데, 현재 7~8kg 정도 빠졌어요. 고백하자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정장이 안 맞을 정도로 살이 쪘어요. 애가 셋이다 보니 집에 맛있는 음식도 많고, 나이도 들면서 살이 잘 안 빠지더라고요. 보다 못한 아내가 ‘날 사랑하는 만큼 살을 빼달라’고 미션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혹독하게 다이어트했고, 체중을 감량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어요. 총 15kg은 빼야 할 것 같아요. 다이어트 방법이 궁금해지네요.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아요. 많이 안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죠. 요즘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한강에서 러닝을 해요. 오늘도 5km를 뛰고 촬영장에 왔고요. 요즘 저의 유일한 낙은 저녁에 아내와 술 한잔 기울이면서 소소하게 얘기 나누는 거예요. 관리를 하고 있어 양심상 안주는 안 먹고, 제로 칼로리 맥주만 마시고 있습니다. 그 행복한 시간을 생각하면서 낮에는 또 열심히 달리는 거죠. 하하. 10월부터 뮤지컬 ‘애니’ 공연을 하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애니’는 대공황 시기 미국의 한 보육원에 사는 소녀 애니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에요. 저는 ‘키다리 아저씨’ 올리버 워벅스 역을 맡았죠. 성인 연기자 중에 비중이 가장 높고 극을 이끌어가는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공연하면서 노력했던 것들이 쌓여서 일종의 보상처럼 이 작품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뮤지컬 1세대’ 남경주 배우와 더블 캐스팅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남경주 선배님과 더블 캐스팅 소식을 전하자, 아내의 첫 마디가 ‘당신 성공했네’였어요. 정말 딱 맞는 말이에요. 제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남경주 선배님께서 오래 연기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연기했죠. 초연할 때 선배님 공연 영상을 교재 삼아 보고 또 보고, 손동작 하나하나 다 따라 했어요. 그런 선배님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다니 얼마나 영광이겠어요. 10년 만의 안착 첫 공연 작품은 연극 ‘나는 너다’인데요. 그 작품이 있어서 지금이 있겠죠? ‘나는 너다’는 처음 공연하는 사람이 소화하기에는 말도 안 되는 작품이었어요. 안중근과 안중근 아들 1인 2역을 소화하고, 무대도 사면이 보이는 원형극장이거든요. 연출을 맡은 윤석화 선배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죠. 이 작품을 하고 나서 내 이름 앞에 ‘배우’를 붙여도 더 이상 쑥스럽지 않고 당당할 수 있었어요. 더불어 개인적으로도 저한테 큰 선물을 준 작품입니다. 당시 결혼 4년 차였는데, 거짓말처럼 아내가 삼둥이(대한·민국·만세)를 임신한 거죠. 정말 신기하고 감격적이었습니다. 무대에 선 지 10여 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어느 날 아내가 ‘당신은 하늘에서 누가 커리큘럼 짜주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대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나는 너다’를 통해 연극에 대해 알게 된 후, 소극장 공연 ‘대학살의 신’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죠. 그리고 뮤지컬은 제게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부를 줄 아는 노래가 애국가와 독립군가밖에 없는 사람이었는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를 하면서 많이 성장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아직 뮤지컬계에서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오디션도 계속해서 보고 있죠. 공연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계속하게 되는 걸까요? 공연이야말로 진정한 배우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연출의 디렉션 안에서 움직이는 게 맞지만, 막상 무대에 서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너무나도 많이 생기거든요. 순간순간 대처는 배우가 해야 합니다. 관객이 어떤 부분을 집중해 볼지 시선을 정하는 것은 온전히 배우의 몫이라는 거죠. 그 부분에서 희열을 많이 느껴요. 그 감정을 잊지 못해서 계속 공연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NG라는 개념이 없으니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처음에는 무대 위에서 실수하면 많이 당황했어요. 시간이 쌓이면서 방법을 터득했죠. 첫 연극 작품을 할 때, 한 선배가 ‘무대에서 두 발로 디디고 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10년이 지나니 무대 위에 두 발을 디디고 선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전에는 손과 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정말 무대 위에서 손이 막 날아다녔다니까요.(웃음) 겸손함과 책임감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예능 프로라 출연 고민이 있으셨나요. 모든 배우가 고민하는 지점일 거예요. 배우가 예능 출연을 하면 시청자나 관객의 작품 몰입이 떨어질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출연한 이유는 저는 일보다 가족이 우선인 사람이고, 삼둥이 육아 기록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출연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종종 삼둥이의 가장 예쁘고 아름다웠을 때의 모습을 찾아봐요. 그리고 제가 ‘육아의 신’으로 칭송받을지는 전혀 몰랐어요. 그렇게 훌륭하고 좋은 아빠가 아닌데 부끄러워요. 매일매일 시행착오를 겪는 아빠랍니다. 대한이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우리 때문에 아버지가 작품을 더 많이 못 했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런 생각을 하다니 기특하고 고마웠어요. 짠하기도 했죠. 대한이가 아무래도 장남이라는 책임감이 있는 것 같아요. 삼둥이 셋이 얼굴도, 성격도 다 다른 게 신기해요. 저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후회하지 않아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출연할 것 같아요. 해야죠! ‘육아의 신’으로 불리기 전에는 ‘주몽’ 이미지가 강했죠. 배우가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에요. 더군다나 그 작품이 대박 난다면 매우 큰 축복이죠. 저는 ‘주몽’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2001년부터 10년 넘게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탐방하는 ‘청산리 역사대장정’ 프로그램을 대학생들과 함께 진행했어요. 그 사이 제가 출연한 MBC 드라마 ‘주몽’이 인기를 끌면서 고구려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죠. 이러한 부분이 운명 같다고 느껴져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서는 아빠도 육아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육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타이밍과 운이 잘 맞아 너무도 큰 사랑을 받았어요. 연기대상도 받은 배우인데, 너무 겸손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배우로서 장점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굳이 장점을 꼽자면 건강한 체격, 그리고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끼와 관심은 미술 쪽에 있었어요. 벌써 데뷔한 지 26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연기력은 100점 만점에 15점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남들과 비슷해지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는 거죠. 부단한 노력으로 삶을 가꾸셨네요. 앞으로의 삶이 궁금해집니다. 아내한테 좋은 남편, 자식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저의 변함없는 목표입니다. 국가의 가장 기본은 가정이라잖아요. 가정을 행복하게 꾸리고 사는 게 내가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요. 어느덧 50대에 진입했는데, 앞으로도 지금처럼 후회 없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서 살겠습니다. Bravo Question - 나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식탐인 것 같아요. 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내 삶을 통틀어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같아요. 원래 배우는 뼈에 살가죽만 붙어 있어야 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늘 딜레마에 빠져요. 배우로서 ‘관리’는 기본이죠. 기본을 갖춘 배우가 되고 싶기에 나와의 싸움을 지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 2024-09-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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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모’에서 밀려난 50대 여성의 이야기…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 북인북은 브라보 독자들께 영감이 될 만한 도서를 매달 한 권씩 선별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해당 작가가 추천하는 책들도 함께 즐겨보세요. 하여간 그렇대. 우리 나이가 한참 늙느라 바쁜 나이래. 여기저기 삐거덕거리면서 고장 나는 데 생기고, 마음은 공허하고. 살아 뭣하나, 싶은 나이라는 건데. 그게 당연한 마음이라니까 너무 난감해하지 마. -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149p ‘피하고 싶은, 그러나 엄존하는 세계 속으로 우리를 이끄는 소설가’(제9회 김현문학패 심사평) 김이설의 신작 소설이 출간됐다. 2006년 등단 이후 18년간 꾸준히 ‘나쁜 피’, ‘환영’, ‘선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과 가족에 대해 질문해온 그가 이번에는 50대를 앞둔 난주, 미경, 정은, 세 친구의 강릉 여행을 통해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한다. 난주, 미경, 정은은 1975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오랜 친구지만 각자 사느라,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했다. 사는 거리가 먼 만큼 마음도 멀어진 무렵이었다. 매번 여행 한번 가자는 말만 할 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올해 강릉에 가자고 한 건 난주였다. 늘 그렇듯 말뿐일 게 뻔했다. 혼자 노모를 모시는 미경은 하루 시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모두 속으로는 올해도 여행은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데, 불쑥 미경이 “가자!”고 호응한다. 강릉 여행을 떠나기로 한 당일, 세 친구는 서울역에서 만난다. 강릉 여행은 스물넷 이후 25년 만이고, 셋이 다 함께 모인 건 난주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7년 만이었다. 낯선 것도 잠시, “왜 이렇게 부었어? 살찐 거야, 아픈 거야?”, “넌 왜 이렇게 늙었니?”라며 서로 장난스럽게 안부를 주고받는다. X세대, 신세대, 수능 0세대. 한때 이들을 가리키던 말이다. 싱그럽고 통통 튀고 정의할 수 없는 젊음 그 자체로 예쁜 시절이 있었다. 이들은 이제 요실금과 고혈압, 탈모 등 다양한 신체 변화를 겪고 있다. 세 명은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의 펜션을 잡고, 여행 내내 잔뜩 먹고 마신다. 강릉에서 유명하다는 순두부, 장칼국수를 먹거나 허난설헌의 생가도 가고, 커피도 여섯 잔씩 시켜 나눠 마시고, 질리도록 술을 마신다. 이렇게 셋이 모이는 날이 또 없을 거라는 듯 최선을 다해 즐긴다. 그간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부딪치는 구석도 많다. 기혼인 난주, 정은과 미혼인 미경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고, 투잡을 뛰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정은과 상대적으로 부유한 삶을 사는 전업주부인 난주는 자주 투덕거린다. 싸움을 푸는 방식은 간단하다. 마시고, 웃고, 푼다. 술 한잔에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누다 보면 당장 해결되는 것이 없더라도 괜찮다. 이들의 여행 또한 술 한잔과 같다. 앞으로 똑같은 삶이 반복돼도 버틸 수 있는 잠시의 안도, 찰나의 틈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사정을 견디며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김이설 작가의 사이 “5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생각보다 없어요. 각자의 세계와 인생이 있을 텐데 그저 엄마, 아줌마, 며느리, 딸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표지 속 거위처럼 시끄럽고 우악스러운 이미지가 있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는 2023년 6월 초, 김이설 작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하나에서부터 시작됐다. 무료 소설 연재를 구독할 독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가을까지 경장편소설을 마감하려면 스스로를 강제해 진도를 내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신청자들의 메일 주소로 매주 1회씩, 원고지 30매 분량을 전송하는 ‘소설가의 생초고 메일링’,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였다. 쉽지는 않았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원동력이었단다. “재앙이 매주 제법 많은 양의 원고를 써야 하는 저에게 해당하는 말인지, 정리 안 된 소설을 읽게 될 메일링을 신청한 분들인지 모호했지만 일단 썼어요. 어떤 노래를 들으며 무슨 마음으로 작업했는지도 함께요. 응원과 애정이 담긴 답장은 물론, 바다 사진을 꾸준히 보내기도 하셨어요. 두 번의 펑크를 내면서도 ‘무리하지 마라, 그저 기다리겠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3개월 동안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강릉으로 떠난 중년 여성들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의 주인공 난주와 정은, 미경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공감 가는 구석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했다. 노안이 찾아왔지만 ‘안 보면 안 봤지, 돋보기라니’라며 마지막 자존심을 부리거나, 자녀들이 독립할 시기에 빈둥지증후군을 겪고, 요실금이 의심되는 상황에도 병원 가는 것을 미루는 등 낯선 몸, 낯선 자신을 만나며 혼란을 겪는다. “50대가 되면 몸 여기저기가 하나씩 고장 나지만 마음은 여전히 설익은 상태인 것 같아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애매한 때랄까. 아직 힘은 있는데, 40대보다는 ‘쓸모’라는 영역에서 다소 밀려났다고도 느껴요. 우울하고 주눅이 들죠. 하지만 다들 각자만의 큰 세계가 있었을 거예요. 그걸 풀어내고 싶어도 세상이 귀 기울여주지 않는 겁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그걸 한꺼번에 터뜨리려니 목소리가 커지는 게 아닐까요. 난주와 정은이, 미경이 같은 ‘아줌마’들은 쓸쓸함을 견뎌내고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중인 거예요.” “세상에 안 힘든 이십대가 어딨니? 이십대는 그냥 이십대인 것만으로 힘든 거야.” 미경은 끝을 내지 못했던 학생운동과 이뤄질 수 없었던 성희 언니와의 관계를, 정은은 일도 연애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자신이 세상의 패자가 된 기분에 빠졌던 나날을, 난주는 두 아이를 키우느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 아줌마로 전락해버렸던 시절을 떠올렸다. 셋은 제각기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197p 삐거덕거리는 몸과 마음을 안고 세 친구는 강릉으로 떠난다. 김 작가는 강릉이라는 지명 자체가 동년배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하다는 생각에 배경지로 선정했다고 한다. 1970년대 대학가에 MT 문화가 퍼지면서 강원도는 그 시절 학생들에게 낭만의 장소가 됐기 때문이다. “강릉은 세 친구의 젊은 시절이 켜켜이 쌓인 상징적인 곳입니다. 저 역시 처음으로 부모님을 속이고 첫사랑과 여행한 곳이에요. 소설의 원제도 ‘강릉에 가자’였어요.” 등장인물들은 맛있다고 정평이 나 있는 카페를 찾거나, 관광지를 들르려 애쓰지 않는다. 안목해변 주변을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고, 순간마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 그 와중에도 빠지지 않는 건 술이다. 과거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과 오해, 깊어진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다투지만, 담백한 건배와 함께 목구멍으로 털어 넘긴다. “여행 왔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잖아요. 술에 잔뜩 취해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이들이 인연을 이어온 25년이 짧은 시간이 아닌 데다 처한 환경이 너무도 다르니 적당히 술 한잔으로 흘려보내는 게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방법이겠죠. 그래야 아프고 잊고 싶던 기억 위로 이번 여행이 씌워질 테고, 또 살아가니까요.” 앞으로 안도할 우리 김이설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때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달라져 있는 인생을 알아차리게 된다’(110p)는 강릉의 커피 명장 박이추 선생의 말을 빌렸다.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면서 사회적인 위치까지 공고히 해야 한다는 압박에 고단하더라도, 살다 보면 지나고 보면 결국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든단다. “흔히들 특정 시절이 가장 찬란했다 말하지만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 느끼는 거거든요. 실수했던 순간이 자꾸 생각나고 숨고 싶어져도 어느 날부터는 되레 아름답게 여겨져요. 한동안 번아웃이 심하게 와서 글을 전혀 못 읽고 못 쓰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극복했지만요. 작가에게 그건 죽음과 같은 건데요, 등단하고 10년 동안 육아와 원고 작업을 병행했더니 지쳤던 것 같아요.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면 날카롭고 거칠던 문체가 둥글둥글하고 편해졌어요.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도하고 감사하면서 계속 쓰다 보면 모르는 새 영글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쓸쓸함도 곧 잦아들기를 바라요.”
- 2024-07-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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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여행으로 딱 좋은 당진의 깊은 맛
- 여름이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바다를 찾고, 누군가는 숲으로 갈 것이다. 바쁘게 사는 세상, 멀리 훌쩍 떠나기엔 살짝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거야? 가만히 앉아 여름 타령만 하기엔 아까운 시간이 금방 가버린다고’ 하며 투명한 햇살이 부추긴다. 초록 물이 듬뿍 올랐다. 퍼석한 시간 속에서 기꺼이 자신을 끄집어내 주기로 한다. 당진은 서울과 수도권 기준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남짓 거리다. 무심히 그냥 떠나면 된다. 무심코 떠난 곳에서 맞는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하루가 행복하다. 사람들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에 굳이 의미를 담는다. 알고 보면 그럴 일은 아니다. 마을 골목을 어슬렁거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지역 들판이나 노포에 주저앉아 바라보는 느린 풍경에 세상 스트레스 날리면 되는 것 아닌가. 당진은 그러기에 적당하다. 당진에서 여름을 맞는 법, 왜목마을 바다와 갯벌 제법 덥다. 아무래도 바다를 먼저 봐야겠다. 충남 당진은 서해와 아산만을 경계로 절반 이상이 바다와 접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비릿한 포구와 너른 들길이 번갈아 나온다. 당진의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선 바다와 갯벌, 일출과 일몰뿐 아니라 해안가 절벽 쪽의 해식동굴을 비롯해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해상교통이 발달한 왜목마을 앞바다는 예부터 많은 배의 왕래가 있었다. 해안가에 해상 조형물 ‘새빛왜목’이 우뚝하다. 왜목의 지형이 왜가리 목처럼 생겼다는 유래에서 착안하여 꿈을 향해 비상하는 왜가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모래사장이 워낙 넓고 갯바위가 공존하는 왜목마을 해변은 바다의 즐거움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모래밭에 그늘막과 파라솔이 즐비하다. 해변에 서면 바닷바람에 금방 땀이 마른다. 바닷가는 일반 지역보다 기온이 내려간다. 바닷물에 발 담그고 잠깐만 서 있어도 서늘하다. 물이 빠지면 갯벌 위에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주저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즐겁다. 다시 물이 차오르면 푸른 바다와 시원한 파도 소리가 일품인 왜목마을 바다 풍경이 청량하다. 당진 바다의 대표적인 왜목마을과 난지섬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기도 하다. K팝 스타 BTS의 슈가가 앨범 작업으로 며칠 머무르며 조용히 머리 식히기 좋았던 당진 바다를 추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맞을 수 있는 왜목마을을 지나면서 이근배 시인의 ‘왜목마을에 해가 뜬다’는 시비를 만난다. 여기 왜목마을에 와서/ 백두대간의 해는 뜨고 진다/ 저 백제, 신라의 찬란한 문화/ 뱃길 열어 꽃 피우던 당진…. 푸근한 시간여행, 레트로 감성의 면천읍성 마을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당진이다. 성안마을로 불리는 면천읍성(沔川邑城)일대는 뉴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따사로운 마을이다. 면천읍성은 조선시대 서해안권 내포 지역의 대표적인 요충지였다. 그 옛날 중국으로 통하는 바닷길이 있었고 국방상 거점이었다. 평탄한 지형에 축조되어 면천군을 방어하는 성곽으로 기능이 유지되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 그 후 동학운동과 항일의병 활동지였고, 성 안쪽에 면천 3·10학생독립만세운동 기념비가 세워진 걸 볼 수 있다. 읍성 안으로 들어가면 조선왕조의 정통성이 깃든 공간 면천 객사 앞에 천년 세월을 넘긴 은행나무 두 그루가 노구를 지지대에 받친 모습으로 울울창창하다. 바로 옆 계단 밑에 자리한 군자정 역시 고려 공민왕 시절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부근에 조선 정조 때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 재직 시 세웠다는 골정지가 있다. 봄과 여름이면 벚꽃과 연꽃으로 절경을 이루고, 당진의 걷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성 안으로 들어왔으면 지나치지 않고 돌아볼 곳이 곳곳에 숨어 있다. 당진이라면 폐교를 이용한 아미미술관이 많이 알려졌지만, 우체국이 미술관으로 예쁘게 변신한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의 앞마당과 정원의 쉼도 좋다. 언덕길의 낡은 자전거포는 동네 책방 ‘오래된 미래’로 바뀌어 동네 사람들의 문화 마실터이기도 하다. 책방 옆집의 감성 소품 진달래상회, 공출판사, 그야말로 옛날식 ‘별다방’, 시장제분소 떡방앗간 골목을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기에 딱 좋다. 걷다가 허기질 때쯤 되면 초록색 쑥면의 초원콩국수집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마음 챙김의 시간, 성지 순례길 당진을 신앙의 못자리이자 한국의 베들레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돌아보다 보면 내심 수긍이 된다. 천주교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분들이 순교한 유적지 신리성지,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담고 있는 충청 최초의 본당인 합덕성당,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이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솔뫼성지 등이 있다. 세 군데 각각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성지 방문만을 목적으로 하루를 계획해도 좋을 듯하다. 또 다른 길이 있는데 바로 버그내 순례길이다. 버그내는 합덕의 오래된 장터 이름이다. 순교자들의 길을 따라 고요하고 평온하게 자연 속을 걷는다. 솔뫼성지를 시작으로 합덕성당과 신리성지까지 13.3km 코스로 비순환형 길이다. 대략 4~5시간 걸으며 차분히 나를 다스리는 시간이다. 당진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 챙김의 시간도 갖는다. 하얀 연꽃잎이 스며든 맛, 신평양조장 당진의 술도가 신평양조장 역사는 90년이 넘었다. 그 세월 동안 발효된 술맛은 더 깊어졌다. 하얀 연꽃잎을 발효 과정 중에 곁들여 빚어내는 백련막걸리로 지금껏 맛을 지켜왔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그리고 아들이 3대째 이어온 가업은 장인정신으로 양조 문화를 계승해나가는 중이다. 오래된 한옥 고택 옆으로 신평양조장 뮤지엄이 먼저 보인다. 해풍을 맞고 자란 당진의 품질 좋은 쌀로 오랜 세월 동안 백련막걸리와 백련맑은술을 어떻게 빚어왔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백련막걸리는 한때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여전히 전통주 명가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양조갤러리에서는 술의 제조 공정, 역사의 흐름에 따른 술의 변화, 세상의 술 이야기를 꼼꼼하게 보여준다. 술 한 모금 시음도 하고, 막걸리 만들기 체험과 소믈리에 교실 등의 참여 시간도 준비되어 있다. ‘시간이 익어가는 양조장’이라는 테마로 돌아보는 옹골찬 예술 감성 공간이다. 술과 인문학에 관한 공부, 하얀 쌀과 그에 대한 가치 또한 비로소 새롭다. 하얀 꽃 백련잎과 연잎주의 전통이 이어지면서 신평양조장의 꿈도 쉼 없이 발효되고 익어간다. 불꽃 같은 삶, 작가 심훈의 필경사 신평양조장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필경사(筆耕舍), ‘붓으로 밭을 일군다’는 뜻이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촌 소설 ‘상록수’가 탄생했다. 작가 심훈이 낙향해 터를 잡고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이다. 필경사 마당에는 당시 농촌 계몽 활동을 하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조형물들과 시비가 전시되어 있다. 마당 옆에 자리한 심훈기념관에는 작가 심훈의 활동이 전시물과 영상, 디오라마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어 전시되었다. 작가이면서 영화감독이기도 했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당시 경성방송국 조선어 아나운서까지 맡았던 다재다능한 인재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아나운서로 뉴스를 읽던 중 ‘황태자 폐하’라는 부분을 도저히 읽지 못하고 어물거리며 불편한 기분을 참지 못해 3개월 만에 해고된 사실도 알게 되었다. 산 아래 소박한 작가가 직접 설계했다는 ‘심훈의 집’. 전통적인 외관과 내부는 오밀조밀 짜임새 있고 정갈하다. 집 앞으로 들판이 펼쳐지고 저편으로 서해가 보이도록 자리 잡아, 문학적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초가집 뒤편으로 그가 심었다는 대나무 숲이 가끔 바람에 일렁인다.
- 2024-07-1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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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사는 고령층 괴롭히는 허리디스크… 한방 치료 효과는?
- 전국의 1인 가구가 1000만 세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세대원 수별 국내 1인 세대수는 올해 3월 기준 1002만 1413세대로 집계돼 최초로 1000만 세대를 넘어섰다. 연령별 분포에서는 시니어 1인 세대가 다수를 차지했다. 60대가 185만 1705세대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으며, 50대(164만 482세대)와 70대(110만 9863세대)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혼자 사는 이들의 신체 건강 수준은 다인 가구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노년으로 갈수록 두드러져 중장년 1인 가구의 10.99%, 노년 1인 가구의 23.19%가 ‘의료적 치료 또는 별도의 돌봄이 필요하다’고 집계됐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다인 가구(중장년 7%, 노년 17.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실제로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며 허리나 관절의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신체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뼈와 근육, 인대 등이 약해지는 탓에 누구나 자연스럽게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허리디스크는 시니어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허리디스크의 주요 증상은 척추뼈 사이의 손상된 디스크(추간판)가 주위 신경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며 발생한다. 극심한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린 하지방사통이 동반되고, 심할 경우 마비 증상과 대소변 장애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 209만 8183명 중 50대 이상은 143만 1877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70%나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의 주요 발생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구나 시니어는 신체 회복력이 떨어지는 만큼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비수술 한방 통합 치료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디스크 탈출로 손상된 조직과 신경을 회복시키고 주변 조직을 강화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다. 먼저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틀어진 뼈와 근육을 밀고 당기는 한방 수기요법으로 척추와 주변 관절을 바르게 교정해 특정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을 덜어준다. 또한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풀어 통증을 완화하며,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 제거와 손상된 신경 회복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척추 근육과 인대 강화에 특화된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장기적인 한방 통합 치료의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연구논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연구진이 한방 통합 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시각통증척도(VAS)가 치료 전 중등도(4.39)에서 치료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1.07)으로 개선됐으며, 이후 10년 뒤까지 호전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VA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0~10으로 표시하는 척도로, 낮을수록 통증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특히 허리디스크는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첩약(한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대상 질환으로 적용돼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방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허리디스크 환자 대부분이 한약 처방을 받고 있지만 비급여 항목이 많은 탓에 의료기관마다 진료비 차이가 컸다. 하지만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며 환자 본인부담률이 최대 30%까지 낮아지면서 치료비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다. 최근 ‘핵개인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작가가 처음 언급한 ‘핵개인’은 개인이 독립적인 삶의 주체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와 함께 1인 세대가 늘어나며 가족의 돌봄보다는 주체적으로 건강을 돌봐야 하는 시대도 다가오고 있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자세를 기르도록 하자.
- 2024-05-3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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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사람의 생활이나 일의 진행이 여러 가지 곡절과 시련이 많고 변화가 심함. 3.사람이 타고 앉아 두 다리의 힘으로 바퀴를 돌려서 가게 된 탈것. 5.일상적으로 휴대하여 사용하기 편하도록 공책 크기로 만든 경량 컴퓨터. 6.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 10.1900년대 초 독일의 요제프 필라테스가 처음 고안한 정신 수련법이자 근육 운동. 13.큰 공명 상자 속에 85개 이상의 금속 현을 치고, 이와 연결된 건반을 눌러서 현을 때리게 하는 장치로 소리를 내는 건반 악기. 14.유럽 대륙의 서부에 위치한 나라. 국기의 구성은 청색, 백색, 적색으로 이루어진 삼색기이며 각각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 16.재빠른 손놀림이나 여러 가지 장치, 속임수 따위를 써서 불가사의한 일을 하여 보임. 또는 그런 술법이나 구경거리. 17.공동 주택 양식의 하나. 5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로 일정하게 구획하여 각각의 독립된 가구가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주거 형태. 18.어린이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한 날. 1.2024년 2월 22일 개봉한 한국 영화.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 2.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데다,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 4.일요일 낮 12시 10분에 KBS1 TV에서 방송 중인 시청자 참여 음악 경연 프로그램. 최장수 프로이며 일요일 낮에 10%가 넘는 시청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7.남북으로 분단된 대한민국의 휴전선 북쪽 지역을 가리키는 말. 8.글씨를 쓰는 펜의 하나. 펜대 속에 넣은 잉크가 펜촉으로 흘러나와 오래 쓸 수 있다. 9.마음을 조이고 정신을 바짝 차림. 11.전선에 감아 절연하는 데 쓰는, 비닐이나 헝겊 따위로 만든 긴 띠 모양의 오라기. 12.윗옷과 아래옷이 붙어서 한 벌로 된 옷. 주로 여성복에 많다. 15.휴대 전화에 여러 컴퓨터 지원 기능을 추가한 지능형 단말기. 16.주로 봄날 햇빛이 강하게 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 퍼즐을 완성하고 사진을 찍어 이미지 파일(jpg, jpeg, png)를 첨부하거나, 답안을 작성해 매 월 15일까지 담당자 이메일(hjmoon@etoday.co.kr)로 보내주세요. 전송 시 응모자의 성함, 주소, 우편번호, 연락처를 꼭 기재해야 합니다. 사진이 흐리거나 글씨가 불분명할 경우 선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3개월 이내 중복 당첨은 어려울 수 있는 점 참고 부탁 드립니다.
- 2024-05-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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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과 함께 즐겨요… 가정의 달 5월 문화소식
- ●Exhibition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 일정 6월 2일까지 장소 대구미술관 전시는 전 지구적으로 중요한 주제인 환경과 생태계 위기에 대해 살펴본다. 작가 13명의 작품 70여 점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는 누구의 숲이며, 누구의 세계인지 질문한다. 첫 번째 섹션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고 새가 울지 않는…’에서는 미래 환경의 위험성을 이야기한다. 정주영 작가의 변화하는 기후·구름·우주, 김옥선 작가의 외래종 나무, 장한나 작가의 새로운 형태의 돌(New Rock 프로젝트) 작품을 소개한다. 두 번째 섹션 주제는 ‘잊혀진 얼굴, 봉합된 세계’로 문명의 발전 이면에 발생한 인간의 욕망과 자연에 관한 태도에 주목했다. 강홍구, 김유정, 백정기, 송상희, 이샛별, 이해민선의 작품이 소개된다. 마지막 섹션 ‘세계에 속해 있으며, 세계에 함께 존재하는’에서는 권혜원, 정혜정, 아니카 이, 토마스 사라세노의 작품을 통해 자연에 대한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시선을 엿본다. 박보람 학예연구사는 “도시 문명, 환경, 생태계 문제에 대해 다채로운 관점을 담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반성적 감각을 회복하고 인류세 시대, 그 이후에 관한 공생, 생태적 감각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화첩으로 보는 나의 프로필 일정 5월 31일까지 장소 영인문학관 영인문학관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서화첩(글씨와 그림을 모아 만든 책)전이다. 문인, 화가, 서예가, 섬유예술가, 패션디자이너 등 60여 명의 정상급 예술가들이 서화첩 한 권에 프로필을 채웠다. 자화상, 좌우명, 애송시, 자전적 글 등 담긴 내용은 다양하다. 소설가 김채원은 언니 김지원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는 시기에 그린 우는 자화상을 서화첩에 넣었고, 부친을 여읜 서예가 김병기는 ‘아버지가 애송하던 한시를 통해 슬픔을 달랜다’는 발문과 함께 58쪽의 글을 썼다. 한편 작가의 방은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김상옥의 방을 재현했다. 특별 전시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서재를 재공개한다. 예약을 통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에 관람 가능하다. ●Book ◇느리게 나이 드는 기억력의 비밀(김희진·앵글북스) 동년배보다 보통 20~30년 젊은 뇌를 가진 사람을 슈퍼에이저(Super-ager)라고 부른다. 그들은 젊은 사람만큼 뛰어난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가졌다. 저명한 치매 전문의 김희진 한양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인간의 노화란 예정된 것이 아니라 소모에 의해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신체를 어떻게, 얼마나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가 나이 드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습관이 기억력과 뇌 건강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1부는 ‘이해하기’ 파트로 뇌의 구성과 각 부분의 기능을 설명한다. 여러 실험과 사례를 통해 풀어내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 하기’ 파트인 2부에서는 일상 점검을 비롯해 식단과 운동, 감정과 스트레스 관리, 수면과 약 복용법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총 7가지로 나누어 소개한다. 부록에는 많은 이들이 실제로 효과를 본 다양한 방법과 저자도 실천하고 있는 작은 습관들을 상세히 담았다. 그러나 슈퍼에이저의 습관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뇌에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조건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희진 교수는 “실제로 자신에게 맞고 큰 효과를 가져오는 행동 지침들을 선별해 30일 두뇌 관리 루틴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문재인의 독서노트(문재인·평산책방) 문재인 전 대통령이 쓴 102권의 독후감을 ‘취임 이전’, ‘재임 시기’, ‘퇴임 이후’로 나누어 담았다. 일상을 포착한 40여 장의 사진도 함께 수록됐다. ◇밥묵자(꼰대희·21세기북스) 개그맨 김대희의 부캐인 ‘꼰대희’는 50대 후반 꼰대 아저씨를 콘셉트로 한다. 책은 인·의·예·지 네 파트로 나뉘어 있고, 세대 간 화합을 이끈다. ◇하이 애나, 나는 한국 할머니란다!(류관순·미다스북스) 워킹맘으로 살던 저자는 외동딸과 미국인 사위 사이에서 태어난 손녀 덕분에 초보 할머니가 됐다. 손녀와 함께 성장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Stage ◇영웅 일정 5월 29일 ~ 8월 1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김민영 출연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 김도형, 서영주, 최민철 등 ‘영웅’은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이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재현하며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극은 애국심과 감동을 자아낸다. 2009년 초연 이래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창작 뮤지컬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은 15주년 기념 공연으로 안중근 역에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이 캐스팅됐다. 특히 정성화는 초연부터 이번 시즌까지 출연하며 ‘영웅’과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간다. 제작사 에이콤의 윤홍선 대표는 “관객 여러분 덕분에 어느덧 15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시즌을 맞이할 수 있었다”라며 “한층 더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봄 일정 5월 8일 ~ 6월 7일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연출 이기쁨 출연 왕은숙, 문희경, 오성림, 예지원, 황석정, 유보영 등 중년 여성들의 인생 2막을 그린 뮤지컬 ‘다시, 봄’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꿈, 갱년기, 폐경, 은퇴 등에 대해 왁자지껄한 수다를 펼친다. 31회 공연이 더블 캐스트로 운영된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이 주축인 ‘다시 팀’과 내로라하는 여배우들로 구성된 ‘봄 팀’이다. 황석정은 ‘다시 팀’에, 뮤지컬에 첫 도전한 예지원은 ‘봄 팀’에 각각 합류했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다시, 봄’을 통해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가 50대 여배우들을 비추고, 객석은 중장년층 관객들이 차지했다. 뮤지컬 관객 저변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벤자민 버튼 일정 5월 11일 ~ 6월 30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조광화 출연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 등 뮤지컬 제작사 EMK가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한다. 극 중 타이틀 롤인 벤자민 버튼은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이 연기한다.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인물로 재즈 가수 블루와의 사랑을 쫓는다. 특히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심창민은 21년 만에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그는 “뮤지컬을 연습하며 가수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 2024-05-0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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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군수 시설 속 강제동원 생생한 흔적, 인천 ‘조병창’
- 이럴 줄 몰랐다. 인천시 부평구에 일제가 만든 대규모 군수 병창 시설이 생생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걸. 1941년에 완공해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각종 무기를 생산했던 일본육군조병창(이하 ‘조병창’) 유적이다. 조병창의 터는 광활했다. 2023년 인천시에 반환된 미군기지(캠프마켓)와 부영공원 일대의 부지 115만여 평에 갖가지 시설물을 지었다. 건립 당시의 원형을 유지한 건물 30여 동이 현존한다. 허공으로 높이 치솟은 굴뚝과 대형 건물들의 규모에서 일제가 조병창에 쏟아부은 공력과 품은 야욕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일제가 부평에 거대한 무기 생산 공장을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1941년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해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촉발했다. 이렇게 전쟁의 규모가 확산되면서 무기의 대량생산과 보급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병창에서 생산한 병기는 다양했다. 소총과 탄환을 주로 만들었지만 자동차, 잠항정, 항공기 부품까지 생산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무기는 부평을 가로지르는 철길을 통해 인천항으로 운송됐다. 전국 각지에서 수탈한 놋그릇, 제기, 엽전 등 무기 제작의 재료도 철길을 통해 날랐다. 이 철길은 풀덤불에 묻혀 현존한다. 일제의 수탈 정황을 두 눈으로 똑똑히 바라보며 알 수 있는 국내 유적은 오늘날 대부분 철거돼 사라졌다. 부평 조병창은 다르다. 다수의 건물이 원래대로 남아 참혹했던 옛일을 웅변하는 게 아닌가. 침탈의 역사 한 자락이 이렇듯 증거물과 함께 숨을 쉰다. 이는 일본이 패전 뒤 달아나면서 버린 조병창을 미군이 접수해 80여 년 동안 사용했기에 가능했다. 개발 바람이 침투할 수 없는 영역이었던 것이다. 한편 조병창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는 극비문서까지 발견됐다. 경향신문은 2021년 8월 7일자 보도에서 ‘일제는 한반도를 총알받이로 쓰려 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썼다. 조건 동북아역사문화재단 연구위원이 일본 방위성 문서철 속에서 찾아낸 조병창 관련 극비문서에 관한 기사였다. 극비문서의 제목은 ‘1945년 3월 예하 부대장 회동 시 상황 보고, 인천육군조병창’이다. 120쪽에 달하는 이 비밀문서를 분석한 경향신문은 두 가지 사안에 주목했다. 하나는 ‘조선인을 강제동원해 조병창을 지하화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일본 도쿄 조병창을 부평으로 옮긴다’는 것. 일본엔 여러 개의 조병창이 있었다. 극비문서는 그중 도쿄의 조병창을 부평으로 이전하고 지하화함으로써 거둘 수 있는 전략상의 이점에 착안했음을 보여준다. 일제는 도쿄가 미군의 폭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도를 모색했던 것이다. 즉 전쟁은 이어가되 위험은 한반도에 전가하려 했다. 조병창이 운영되면서 부평은 사실상 전쟁 한복판으로 끌려들어갔다. 만약 일제가 항복하지 않고 전쟁을 지속했다면? 거대한 병참기지였던 부평은 미국의 폭격으로 잿더미가 됐을지도 모른다. 극비문서에서 조선인 강제동원을 명시한 대목도 참담한 감정을 야기한다. 조병창을 지하화하고 도쿄의 조병창을 수용하는 데에는 방대한 공사와 노동력 투입이 필연적이었다. 일제는 이를 강제동원한 조선 노동자들을 통해 해결해나갔다. 극비문서는 ‘1945년 3월 1일, 부평 조병창에 소속된 노동자 중 9000명이 조선인’이라고 기록했다. 이후 1만 5000명을 추가로 동원할 계획도 수립했다. 강제동원은 전방위적으로 감행되었다. 인천과 경성은 물론, 경상도와 전라도 등 각지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했다. 주목할 것은 학도 동원이 많았는데 초등학생까지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더 있다. 조병창에서 있었던 독립투사의 행적이 그것이다. 조병창에서 무기 조작 기술을 익혀 독립운동을 하고자 잠입했다가 붙잡힌 오순환, 조병창에서 고려재건당을 만들고 무기를 입수해 임시정부에 넘기려다 체포된 황장연 등이 조병창의 어두운 역사에 한줄기 빛을 뿌렸다. 어린 학생들까지 강제동원돼 발길은 이제 부평구 산곡동 함봉산 자락에 닿는다. 이곳엔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이 만든 인공동굴들이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동굴만 27개로 통틀어 부평 지하호라 부른다. 이 지하호들은 일제가 획책한 조병창의 지하화 작업에 따라 만들어진 것들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침략전쟁에 광분한 나머지 남의 나라 지하까지 마구잡이로 파고들어 무기 생산을 도모한 만행을 알려주는 또 하나의 또렷한 증거니까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동굴들이 조병창에 딸린 군사시설인 걸 알지 못했다. 독립군들이 판 굴이라는 풍문이 나돌았지만, 흔히 새우젓 저장 창고로 알았을 뿐이다. 비로소 굴의 정체를 확인해낸 사람은 김규혁 부평문화원 과장이다. 굴의 정확한 내력을 알고 싶어 조사활동에 나선 그는 2016년, 이곳에 강제동원돼 굴 파기 노역을 했던 증언자들을 찾아내 실체를 규명했다. 이후 조병창 지하화를 계획한 극비문서가 발견되었고, 이로써 굴의 실체가 확연하게 밝혀졌다. 그는 중학생 신분으로 굴착 작업에 강제동원됐던 이로부터 노무자 대부분이 어린 학생이었다는 증언을 듣기도 했다. 부평동에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도 희귀한 역사 현장이다. 줄사택은 일제가 강제동원한 조선인들의 노동력을 쥐어짜 무기를 제작, 이를 조병창에 납품했던 전범기업 미쓰비시가 운영한 노무자 합숙소였다. 애초 143개 동에 1000여 명의 노무자들이 살았으나 광복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 현재는 4개 동만 남아 있다. 상처의 전시장이라 할까. 줄사택의 형상은 낡고 찌들어 간신히 버티어 선 고목등걸처럼 처연하다. 하지만 이 역시 일제강점기의 비극을 내장한 유적이다. 인근 주민들은 줄사택을 도시 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간주했다. 동네 집값을 떨어뜨리는 애물단지로 여겼다. 철거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따라 부평구는 모두 뜯어내고 공영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을 수립했으나 사회단체들의 보존 요구에 떠밀려 추진을 중단했다. 문화재청 역시 줄사택을 보존할 가치가 있는 근대문화유산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부평구는 2021년 지역사회 각계 인사들을 구성원으로 포함한 ‘미쓰비시 줄사택 민관협의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아직 문화재 등록도 되지 않았으며, 보존과 활용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조병창, 지하호, 줄사택, 이 모두 일제가 획책한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증명하는 역사유적이다.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일본 수구세력, 그리고 그들의 주장에 장단을 맞춰주는 일부 국내 세력은 물론 모든 사람에게, 나아가 세계인에게 알려야 할 가치와 당위가 충분한 역사 현장이다. 그럼에도 먼지를 뒤집어쓰고 골방에 방치된 형국이니 아쉽다. 기억만으로 간직한 역사는 연약하다. 오독되고 편집되고 훼손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의 생생한 단서로 존재하는 역사는 강철처럼 굳건하다. 신동욱 부평문화원 원장 조병창 유적, 어떻게든 보존해야 인천시 부평구는 예로부터 곡창지대였다. ‘수확이 많은 넓은 들’이라는 뜻을 지닌 부평(富平)의 지명을 통해 전통적인 농업지대였음을 알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산업지구로, 베드타운으로 급속히 전환됐다. 외지인 유입도 매우 활발하다. 신동욱 원장은 이러한 부평의 특색을 문화에 접목하고자 한다. “전라도나 경상도의 도시들과 달리 부평엔 토박이가 드물다. 겨우 8%에 불과하다. 전국 각지에서 온 주민들이 혼재됐다는 특색을 지닌 것인데, 이와 같은 다양성을 문화로 융합해 조화로운 도시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부평의 역사 가운데 주목할 만한 대목은 어떤 것일까? “한일합방 이후 일본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사회상에 큰 변동이 있었다. 일제가 만든 대규모 군수공장이 미친 영향, 광복 후 설치된 미군기지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조성된 부평산업단지가 불러들인 경제 효과 등도 부평에서 펼쳐진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부평엔 일제에 의한 조선인 강제동원의 수탈사를 볼 수 있는 조병창 유적이 있다. 조병창이 부평에 들어선 배경은? “육로나 해양 수송로가 발달한 한편, 전시에 식량 조달이 용이한 곡창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 같다. 공습 차단을 위한 지형이나 기후 여건도 고려한 걸로 본다. 일본인들은 부평을 숫제 경성시로 만들 장기적인 플랜도 구상했다.” 신 원장은 조병창을 비롯한 강제동원 관련 유적들의 보존과 활용 필요성을 처음으로 지역사회에 제기했다. 현재의 진척 상황은 어떤가? “보존 가치를 인식한 이들이 많지만 아직 진척된 게 없다. 보존 쪽으로 가자는 결정조차 완전하게 나지 않은 상황이니까. 이는 주도권을 가진 인천시장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은? “가능성은 높지 않다. 원형이 훼손된 부분이 있어서.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되는 일이다. 이는 어렵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예산이 여의치 않다며 보존사업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 지자체의 태도다. 그들은 역사유적을 문화공간으로 재생해 거둘 수 있는 경제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줄사택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보다 나은 역사 교육장이 드물겠다. “철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어떻게든 보존해야 한다. 너무 퇴락해 보존이 어렵다는 견해도 있지만 이는 단견이다. 현대의 기술로 재생하지 못할 리가 있겠나.” 반환된 미군기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대형 식물원이 있는 공원을 만든다고 하지만 안일한 방향이다. 조병창 재생과 고품격 공연장 건립을 첨가한다면 유수의 관광지구로 부상할 수 있다. 특히 강제동원의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조병창을 역사문화공간으로 살린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 문화원의 역점 사업 하나를 소개한다면? “부평에선 매년 풍물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를 주민 화합의 매개로 삼고 싶다. 주민들 각자 출신 고향의 고유한 풍물을 축제에서 자랑 삼아 경합할 수 있는 공연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 2024-05-0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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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들 기억하겠습니다”…‘독립운동가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
- “여성 독립운동가의 용기를 기억하겠습니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해 12월부터 국가보훈부와 함께 진행한 ‘2024 독립운동가 콘텐츠 공모전’의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경기도 성남시 소재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자생의료재단 박병모 이사장, 신민식 사회공헌위원장(잠실자생한방병원장), 국가보훈부 강정애 장관, 최병완 복지증진국장 등 양 기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자생의료재단이 주최하고 자생한방병원과 국가보훈부가 후원한 ‘독립운동가 콘텐츠 공모전’은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독립유공자 신광렬 선생과 숙조부 신홍균 선생의 독립운동 철학을 잇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나라를 위해 용기 낸 여성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출품받았다. 총 766점(평면회화 300점, 일러스트 466점)이 접수됐으며, 심사를 거쳐 대상(국가보훈부장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등 총 30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는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 한희원 관장, 부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 헬로우뮤지움 김이삭 관장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 창의성 등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결과 대상은 회화 작품 ‘120의 위대한 영웅들’을 출품한 황지연 씨가 받았다. 금상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항쟁’을 주제로 한 김종태 씨가, 은상은 이송, 오명근, 양연숙 씨가 수상했다. 수상자들은 각각 대상 1000만 원, 금상 500만 원, 은상 300만 원, 동상 100만 원의 상금과 상패를 받았으며, 수상작들은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 전시될 예정이다. 자생의료재단 박병모 이사장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기억할 수 있었던 뜻깊은 공모전이었다”며 “수상의 영예를 안은 분들과 모든 참가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자생의료재단과 자생한방병원은 앞으로도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예우받는 사회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생의료재단과 국가보훈부는 월남참전유공자 및 독립유공자 후손을 비롯한 취약계층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의료 및 생활지원을 위한 사회 공헌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자생의료재단은 월남참전유공자 및 독립유공자 후손 150여 명에게 3억 원 상당의 의료지원을, 취약계층 국가유공자 800여명에게는 1억 원 상당의 생활물품(침구세트, 생필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2024-04-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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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복지주택 문턱 낮추고 ‘분양형’ 부활
- 정부는 2025년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입주할 수 있는 분양형 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경로당에 식사를 지원하고 요양병원 간병 지원을 제도화하는 등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22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대비할 관련 정책을 밝혔다.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과 장기임대주택 도입 정부는 지난 2015년 폐지됐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한다. 현재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만 가능하지만, 이후 노인복지법 개정 등을 통해 인구 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분양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있던 ‘독립된 생활이 가능한 자’라는 자격 요건을 폐지해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입소할 수 있게 된다. 주택연금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실버타운에 입주하면 주택연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예외를 허용한다. 위탁 운영 요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노인복지주택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위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요건을 없애 앞으로는 호텔, 요식업체, 보험사, 리츠사, 장기요양기관 등 여러 기관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고령자를 위해 공급하고 있는 ‘고령자복지주택’은 기존 연간 1000가구에서 3000가구 규모로 확대한다. 리모델링형, 민간제안형 등을 신설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추첨제를 일부 도입해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국토부는 고령자 대상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를 시범사업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고령친화적으로 설계하고 복지관 등 공동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특례 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도시를 개발한다면 택지의 일정 비율을 노인 주거 지역 부지로 제공해 어르신 친화 주택 공급도 늘릴 방침이다. 요양병원 간병 지원 제도화와 치매 주치의 도입 이달부터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제도화할 계획이다. 간병인 관리·운영에 관한 표준 지침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간병 서비스 시장 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기관 관리 기준 마련 및 등록제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대상자는 올해 230만 명에서 2027년 400만 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한 ‘재택 의료센터’를 현재 95개에서 2027년 250개로 늘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재택 의료 활성화를 유도한다. 중증환자의 방문 진료 본인 부담금도 현행 약 3만 8000원에서 절반 수준인 1만 9000원까지 낮출 예정이다.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장기 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증 환자의 ‘재가 요양급여’도 늘린다. 중증도 1등급 기준 189만 원에서 207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요양·목욕·간호 등 방문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통합재가기관도 현재 75개에서 1400개로 늘린다. 올해 7월에는 퇴원 환자들이 집에서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간호통합센터’를 도입한다. 같은 달 ‘치매 관리주치의’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치매부터 건강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올해는 치매 어르신 실종 예방을 위한 휴대용 신원확인 시스템도 운영한다. 더불어 치매 어르신이 집과 같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유니트 케어’ 시범사업도 올해 하반기 시행할 예정이다. 경로당 식사 제공부터 노인 건강까지 생활 속 어르신 지원도 늘어난다. 우리나라 경로당은 6만 8223개로 이 중 42%가 평균 주3.6일의 식사를 제공한다. 정부는 경로당·경로 식당 지원으로 올해부터 식사 제공 횟수를 늘려 최종적으로 매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리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 4만 개에 대해서는 시설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관리자도 배치한다. 이 외에 아파트나 일반 거주지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본인이 부담하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유인 정책을 통해 식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인 안전을 위해서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전체 독거노인으로 확대하고, 2025년부터는 노인 학대 신고 의무 직군을 12개에서 18개로 늘린다. 어르신 건강을 위한 생활 여건 조성에도 나선다.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확대하고, 파크골프 활성화, 어르신 생활체육지도사 배치 지원 사업, 어르신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어르신 맞춤형 운동 정보 홍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2024-04-01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