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카지노 및 리조트 운영사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 수석 부사장 론 리스(Ron Reese)는 최근 마카오 런더너 코트 호텔에서 진행된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에 대규모 투자 의사를 밝혔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2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부동산을 매각한 샌즈는 지금까지 마카오와 싱가포르에 집중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 지역에 2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어, 엄청난 관심을 지도 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도 관심이 많다”며 부산을 지목했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지난 수년 동안 수차례 방문할 정도로 한국에 관한 관심을 이어갔고, 한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부산의 지방정부, 부산대 등 몇몇 대학 등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호텔을 짓고, 국제적인 행사를 열고, 훌륭한 식당을 운영하는 일들이 외국인 여행객 유치는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서울이 아닌 부산 투자를 계획하는 것에 대해 “서울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며 “부산은 금융과 비즈니스가 갖춰져 있지만, 통합 리조트 시설 등이 부족해 이곳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리조트를 조성한다면 고용과 관광객 유치에 매우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는 수석부사장은 “부산은 세계적 해양 도시로 기업들이 오고 가며 많은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사업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곳에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은 지난달 23일 마카오 베네치안 리조트 호텔 등에서 ‘샌즈 골프데이’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민지와 이민우 남매, 세계랭킹 10위 리디아 고, 세계프로골프(PGA)투어 조조 챔피언십 우승자 콜린 모리카와 등이 참석했다.
리스 수석부사장은 “유명 스타가 참여하는 스포츠 행사가 마카오의 부와 관광 자원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마카오 관광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론 리스 부사장은 “(샌즈 그룹은) 마카오와 부산 모두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관광 및 레저 산업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해 디지털 보험회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대부분 업무는 고객이 직접 모바일에서 어플리케이션이나 웹 창구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더불어 미래에셋생명은 챗봇이나 채팅 상담 등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모바일 기반의 안정적 업무 환경을 갖춘 상황에서 페이퍼리스 시스템까지 구축되면서 고객의 편의도 대폭 개선됐다. 예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일, 디지털 기반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심사) 시스템 ‘Mi-choice 선심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방식으로, 보험 가입설계 단계에서 언더라이팅 결과를 제공해 고객들이 보다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최종 심사 결과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가 불가피했지만 Mi-choice 선심사시스템 도입으로 FC(설계사)들은 고객의 사전 고지와 확인된 병력 정보로 고객의 보험 상품 가입 가능 여부를 청약 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심사결과에 따른 청약 보완 서류 발생 시 이를 자동출력하여 고객으로부터 서류 제출 등의 절차를 최소화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했다. 이번 신규 시스템 도입으로 고객뿐만 아니라 FC의 사용 편의성도 극대화됐다. FC는 가입설계하는 보험 상품과 고객의 상황에 맞춰 생명보험사의 ‘선청약 후심사’ 방식과 손해보험사의 ‘선심사 후청약’ 방식 중 한 가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손해보험사 방식으로 심사가 지연될 경우 FC가 직접 청약서를 출력하고 심사방식을 생명보험사 방식으로 전환해 심사 시간 지연을 방지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디지털화는 업무 처리 방식뿐만 아니라 보험 상품에서도 볼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여름, M2E(Move to Earn) 서비스 앱 ‘가자고’의 개발사 이지테크핀과 업계 최초로 임베디드(Embedded) 보험이 결합된 보험 아이템을 출시했다. 임베디드 보험은 비보험사의 상품 또는 서비스 구매 시 보험사의 보험상품이 내장되어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M2E 서비스는 걷기 등의 운동을 하면 리워드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로, 블록체인 기반과 가상화폐 및 NFT(대체불가토큰) 등을 연계하며 최근 유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서비스다. 앱 ‘가자고’ 역시 걷기와 등산 등 건강관리 활동량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M2E 서비스로, 받은 보상은 모바일 쿠폰으로 전환하여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제휴로 모집된 앱 ‘가자고’ 속 걷기 챌린지 참여자들은 앱 내 보상과 함께 보험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시니어 모델, 중년 전용 패션 플랫폼 등장. 중장년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저씨, 아줌마 패션을 지양하고 젊은 감각을 추구한다. 그러나 아직 ‘옷 잘 입는 시니어’는 일부에 불과하다. 옷 잘 입는 시니어를 응원하며, F/W 패션 트렌드와 함께 스타일링 꿀팁을 알아봤다.
“MZ 패션, 비켜줄래?” 배우 김희선이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묻는다. 4050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의 광고 속 한 장면이다. 2020년 9월 출시된 퀸잇은 1300개 이상의 입점 브랜드를 확보했으며, 누적 다운로드 540만을 달성했다.
더불어 ‘지그재그’의 성공 이후 카카오스타일이 내놓은 ‘포스티’, ‘모라니크’, ‘푸미’ 등이 4050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년 남성 패션 플랫폼으로는 ‘애슬러’와 ‘댄블’이 있다.
2030세대, MZ세대의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통하는 ‘무신사’도 중년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X세대(1965~1979년생)를 대상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레이지 나잇’을 론칭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패션 업계에서 중장년층 소비자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쇼핑 가기 어려워지자 중장년층도 온라인으로 옷을 구입하게 됐다. 그러면서 그들은 온라인 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했다. 이와 함께 드러난 사실은 패션에 대한 관심과 옷 잘 입고 싶다는 열의가 높다는 점이다. 시니어의 패션에 대해 임승희 인덕대학교 방송뷰티학과 교수(스타일 매니지먼트 서비스 라뽐므 대표), 조정윤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패션학 전공 교수, 이윤진 인하공업전문대학 패션디자인학과 교수와 자세히 얘기를 나눠봤다.
중장년 패션, 왜 젊어졌나?
중년기는 신체적·생리적·심리적 변화 등의 내적 환경과 가족·직업·사회생활 등의 외적 환경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다. 특히 노화로 인해 체중이 늘거나 줄어드는 변화를 겪게 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손쉽게 접근가능하면서 큰 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패션 스타일링’이다. 중년층에 접어들면 패션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승희 교수는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년기의 ‘가꿈’은 더욱 중요해졌고, 시니어 패션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짚었다. “과거에는 노년층을 60대라고 생각했다. 100세 시대인 현재는 노년층을 70·80대로 본다. 현재의 50대는 나이 든 세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안티에이징도 잘하고 자기 관리도 잘해서 젊은 시절의 몸매를 유지한다. 그러다 보니 일명 아줌마, 아저씨 패션이 안 어울리게 된 것이다. 오히려 자녀들 옷이 어울리게 되면서 부모와 자녀가 옷을 같이 입는 가정이 많아졌다.”
젊어진 시니어의 패션 경향은 ‘에이지리스’(Ageless)라고 할 수 있다. 에이지리스는 어떠한 선택에서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패션에서 연령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을 표현한다. 임 교수는 “많은 의류 브랜드가 타깃을 시니어층으로 높였다. 50·60대 시니어는 소재 중심의 퀄리티 좋고 가격대 높은 의상을 구입하고자 하기 때문에 브랜드에서 선호하는 소비자층이다”라면서 “보통 브랜드에서 40·50대를 타깃으로 한다고 해도 주 고객층은 50·60대다. MZ세대 의류 브랜드는 10·20대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30·40대 고객층이 패션 업계에서 소외되어 있다. 그러니까 현재의 50·60대는 과거의 30·40대 옷까지 입는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패션이 젊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해외 브랜드 유입도 에이지리스 현상 확산에 기여했다고 본다. 그는 “외국 시니어들은 ‘나는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누리면서 살겠다’면서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해외 브랜드는 시니어가 선호하는 의상을 잘 안다. 그런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자, 국내의 중장년층은 많이 놀랐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컬러, 디자인이 가득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의 지갑이 열렸고, 패션도 점점 세련되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니어 모델의 등장 또한 중장년 패션을 짊어지게 했다. 시니어 모델은 말 그대로 모델 활동을 하는 시니어를 말한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60대에 시니어 모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현재는 40대도 시니어 모델에 도전한다. SNS의 발달로 옷 잘 입는 시니어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전문적인 교육과 대회 등을 통해 시니어 모델이 많이 양성되는 추세다.
조정윤 교수는 “시니어 모델은 젊고 늘씬한 사람만 모델을 할 수 있다는 고전적인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중장년층도 얼마든지 패셔너블할 수 있고,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시니어 모델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중에게 더욱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중장년층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본다”고 짚었다.
올드머니 룩에 주목하라
임승희 교수와 조정윤 교수는 중장년이 주목해야 할 F/W 시즌 패션 트렌드에 대해 ‘올드머니(Old Money) 룩’을 꼽았다. ‘금수저 룩’으로도 불린다. 미국·유럽 등 서구 상류층이 승마·요트 등을 즐길 때 입었던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지향한다. 명품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디자인 대신 고급스러운 소재 의상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정윤 교수는 “시니어 패션이라고 하면 여성은 꽃무늬 패턴, 남성은 체크무늬 옷이나 등산복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올드머니 룩은 색이 단조로운 것이 특징이다. 현재 패션 트렌드는 미니멀과 자연스러움 추구다. 컬러는 흰색과 검은색이 기본이고, 갈색, 회색 톤 의상도 많다. 또한 로고 플레이를 최소화하고, 좋은 소재와 짜임새로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명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옷 자체가 아닌 자신이 고급스러움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드머니 룩의 또 다른 특징은 ‘여유 있는 핏’이다. 일상에서도 활동하기 편한 패션이기 때문에 여유가 느껴지는 낙낙한 핏을 선호한다. 올봄까지만 해도 Y2K(2000년대) 패션의 유행으로 크롭트 기장의 타이트한 상의와 와이드 핏 바지가 유행이었다. 이제 상의는 여유 있고 하의는 타이트해졌다. 임승희 교수는 “일자바지가 유행인데 올드머니 룩을 표현하려면 여유 있는 핏이라는 포인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신발 또한 기존의 스니커즈가 아닌 굽 높은 뾰족구두를 신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윤여정은 올드머니 룩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그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을 당시 보여준 블랙 드레스 패션은 아직까지 회자된다. 임승희 교수는 “윤여정 선생님은 체구가 작다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모노톤의 미니멀 의상을 선호한다. 또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패션을 찾아본 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윤진 교수는 F/W 시즌 패션 트렌드에 대해 ‘지속 가능한 패션’을 꼽았다. 이 교수는 “‘시즌리스’(Seasonless)를 넘어 ‘타임리스’(Timeless)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시즌리스는 계절 구분 없이 의복을 착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개념이 확장되어 현재의 지속 가능한 패션까지 넓혀진 것이 타임리스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유행과 관계없이 오래 착용할 수 있으면서도, 친환경 공정무역의 윤리를 담은 패션 제품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타임리스 패션에는 조건이 있다. 니트, 티셔츠, 데님 등 기본 아이템들을 한 번 구매해서 다양한 용도로 오랫동안 활용하려면 디자인이나 디테일보다는 소재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타임리스 패션을 소화하면 환경도 살리고 스스로 의식 있는 소비를 한다는 자부심도 들 수 있다. 중장년층의 패션이 더욱 유연해지고 멋짐의 아우라가 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임승희 교수는 ‘옷 잘 입는 시니어’가 되기 위해선 ‘많이 보고, 많이 입어보라’고 조언했다. 20년 넘게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임 교수가 실제로 느낀 옷 잘 입는 연예인들의 비결이다. “연예인이라고 처음부터 옷을 잘 입는 것은 아니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 옷을 많이 입어보고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는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스타일리시한 시니어가 되고 싶다면, 먼저 백화점을 방문해 각 브랜드의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을 주목해 보세요. 올해 그 브랜드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트렌드를 알 수 있어요. 눈으로 본 뒤에는 직접 입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품관, 스파 브랜드 매장 등을 찾아서 옷을 피팅해보세요. 많이 입어봐야 옷의 차이를 알고,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패션의 세계를 많이 경험해보고 자신한테 맞는 스타일을 꼭 찾길 바랍니다.”
지지난해엔가 가을에 갔던 연천은햇살이 바삭하고 고요했던 산하가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번에 찾아간 봄날의 연천은 조금 달라진 기분이다. 충분히 봄날인데도 바람이 차서 자꾸만 옷깃을 여몄다. 더구나 휴전선과 가까운 최북단이라는 이유로 사진 한 장 담아보지 못한 채 느낌이 확연히 달랐던 봄바람을 맞으며 산을 내려왔다.
마침 전방 마을의 주민께서 안내해주신 덕에 고맙게도 최전방 마을을 잠시 돌아볼 수 있었다. 백학면이라는 연천의 최전방 마을은 아무리 둘러봐도 인적이 드물다. 마을 길 옆으로 자그마한 단층 지하에 백학역사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여놓은 게 보였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나 3.1 독립운동 시절에 몸과 마음을 바쳐 대항했던 이 지역 영웅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그들만의 소중한 공간이었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의 소중한 이야기다.
바로 맞은편 작은 광장에는 영웅정신계승마을이라는 탑이 우뚝하다. 그 옆으로 전장(戰場)에서 총을 잡는 대신 지게를 짊어진 민간인들의 활약을 새겨놓은 긴 설명이 있어서 꼼꼼히 읽어보았다.
호국보훈의 달, 최북단의 접경지역 연천을 가다
한국전쟁 당시 접전지역이 산악지형이었기 때문에 전투물품 운반에 어려움이 컸다. 이때 5시간씩 걸리는 험한 길을 민간인들이 45kg 정도의 포탄을 지게로 짊어지고 날라다준 덕분에 승리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마을이었다.
지게부대로 연인원 30만 명이 투입되었다 하니 주민이라면 누구나 지게를 짊어지고 날마다 나선 셈이다. 군번도 계급장도 없는 애국자들이다. 지게 모양이 영어의 A와 비슷하다 하여 미군들은 A부대라고 불렀다고 한다. 내 나라를 지켜내겠다는 마음으로 탄약을 지어 나르는 이들을 보면서 유엔군들은 이들이 자신들의 생명줄이며 전투의 절반은 이들의 공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고 한다. 피복이나 총기도 지급되지 않았고 가파른 절벽을 걸어 다니느라 희생되신 분들도 적지 않았다 하니 마음이 못내 안타깝다.
다크 투어리즘의 증표, 레클리스 하사 이야기
또 한 가지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지게부대 이야기 옆으로 숨은 영웅 레클리스(Reckless) 하사와 한국전쟁 이야기가 그림으로 남아있다. 레클리스는 전쟁 당시 군인이 아니라 군마(軍馬)다. 한국전쟁이 치열하던 중에 포탄 운반용 말이 필요했다. 이때 미군들이 신설동 경마장에서 구입한 퇴역 경주마의 이름이 바로 ‘아침 해’였다. 미군들은 아침 해의 별명을 레클리스라고 지었다.
레클리스는 영리한 전투마로 미 해병들과 지내면서 우수한 전투병이 되어갔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통에 엄청난 양의 포탄을 짊어지고 옮기는 용기와 헌신은 전쟁 영웅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사람이 없을 때는 혼자서도 고지를 왕복했다고 한다. 병사들과도 친구처럼 지냈던 전우 레클리스는 정전협정 후 미국 버지니아 본부로 데려갔다. 그리고 미 역사상 처음으로 군마인 레클리스를 하사관으로 진급시켰고 성대한 전역식으로 예우를 다했다고 전한다.
레클리스는 해외 유명 언론에서도 특집기사로 다루었다. ‘라이프 매거진’ 특집에서는 ‘세계 100대 영웅’에 선정되었다. 한국에서도 2013년 우리의 전쟁영웅 레클리스의 실물 크기 동상을 세워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살게 했다. 이른바 연천 백학마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증표, 한국전쟁의 영웅 레클리스 동상이 연천 고랑포구 역사공원에 북녘을 향해 우뚝 서 있다.
고랑포구는 1930년대에 최고의 무역항으로 번창했다. 한국전쟁 때는 최대 격전지이기도 했고 휴전 후에도 통일 한국을 위한 접경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고랑포구 역사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전시실과 VR, AR 체험은 물론이고, 저잣거리와 카페테리아 등이 마련되어 있다. 교역이 왕성했던 고랑포구는 옛 명성과 달리 역사공원 앞으로 임진강변의 강물만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백학면에서 들러볼 곳이 또 하나 있다. DMZ백학문화활용소라는 갤러리는 연천만의 지역적 특색도 있지만 전시물도 특별하다. 현재는 정전 70주년을 맞아 ‘백학역사박물관 유물 다시 보기’ 전시를 진행 중이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치열했던 전쟁과 그 상흔을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회다. 행사는 6월 30일까지다.
한탄강 주상절리 천혜의 지질 여행
연천은 한탄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주상절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을 중심으로 세계지질공원 투어도 있고, 힐링을 겸한 트레킹 코스도 연결되어 있어서 많은 이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주상절리라는 특이한 지질 구조는 화산 지형인 제주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여러 군데 분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수직의 주상절리는 병풍처럼 독특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드는 지질 명소다. 물결은 잔잔하고 봄볕은 화사한데 한두 명의 강태공이 낚싯줄을 던져놓고 하세월이다. 평화로운 풍경 속에 바람은 아직 차다.
주상절리 바로 위쪽으로 숭의전을 올라가 봐도 좋다. 홍살문 입구에서 찬 우물물 한 바가지 시원하게 들이켜고 숲길을 걸어 올라가면 조선시대에 고려의 태조, 현종, 문종, 원종과 공신들의 제사를 지냈던 고려의 종묘인 숭의전이다. 주변으로 수백 년 수령의 나무들이 에워싸고 있고 담장이나 기와에서 자라는 잡풀과 푸른 이끼가 세월을 말해준다.
한탄강 지질 명소 중에 연천 전곡리 유적은 이 땅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적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하게 된 사연도 흥미롭다. 기록에 따르면 1977년 주한미군 그렉 보웬이 데이트를 하던 중 한국인 연인이 주워온 ‘이상한 돌’을 보고 전문가에게 조사를 요청해, 이곳이 중요한 유적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때의 돌이 30만 년 전의 돌로 추정되는 전기 구석기 유물인 전곡리 주먹도끼라고 한다.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지질 명소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곡선사박물관에는 그 옛날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유적공원이 형성돼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당시를 상상해볼 만하다. 넓은 잔디광장에서 다양한 조형물을 보면서 까마득한 옛 시간을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볼거리도 많고 공기도 맑아서 산책길이 더없이 즐겁다.
돌아가는 길에는 한탄강 인접 지류인 재인폭포(才人瀑布)를 들러봐야 하지 않을까. 몇 년 전만 해도 물길 아래로 내려가서 시원한 물줄기를 구경하거나 길 옆 절벽 위에 서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주차장도 넓어졌고 넓은 캠핑장도 생겨났다. 전망대와 출렁다리가 이어졌으며, 데크를 따라 양옆으로 편리하게 내려갈 수 있다.
비가 많이 온 후에는 엄청난 수량이 쏟아지며 물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렇지 않을 때도 직선의 길쭉한 물기둥이 소리를 내며 수직으로 떨어져 내린다. 폭포 이름이 재인인 것은 옛날에 줄타기를 잘하던 재인(才人)의 이름으로, 그에게는 예쁜 부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고을 수령이 부인을 탐하여 재인에게 폭포에서 줄타기를 하게 한 후 줄을 끊어 죽게 한 것이다. 부인은 수령의 코를 물고 폭포에서 자결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연천은 경기도 최북단 접경지역이다. 길을 가다 보면 군부대가 심심찮게 보이기도 하지만 인구밀도가 낮아 사방으로 한적하고 여유롭다. 울창한 산림자원도 풍부하고, 호로고루성이나 당포성, 은대리성 등 옛 성곽이 보여주는 오랜 세월의 이야기도 품고 있는 고장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지금껏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것은 연천이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금융 이용자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으로 시장이 변화한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경영 전반에 혁신 기술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 제작과 판매의 분리를 단행하며 디지털 혁신, 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하고, 강점을 살려 변액보험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은 플랫폼을 손질했다.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 기존 홈페이지, 사이버창구, 온라인보험 등 회사의 업무 구분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기존 사이트들을 하나의 도메인으로 통합하고 일관된 사용자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 사이트를 구축했다.
대면 업무도 마찬가지로 고객프라자 등 고객이 방문해 업무를 보는 창구에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미래에셋생명은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어떠한 종이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종이 없는 보험사’로 탈바꿈했다.
기존 고객프라자는 고객 지향형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라운지는 사무 환경의 제약 없이 방문객이 자유롭게 최신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화상 창구를 통해 직원이 눈앞에 있는 듯한 환경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일관된 글쓰기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 ‘UX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적용했다. 고객이 비대면 환경에서 쉽고 친근하게 정보를 받아들여 다음 행동으로 이어가는 최적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대표는 “미래에셋생명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온라인금융 플랫폼 및 마이데이터 산업 등 경쟁이 심화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비대면 비즈니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갖추고 있다”라며 “앞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모바일 통합 앱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혁신 서비스 공급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일본도 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이 풍족하지 않아 60대에도 일하고자 하는 노인이 많다. 은퇴를 앞둔 이들은 재고용과 재취업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일본의 시니어들은 제2의 직업을 어떻게 찾고 있을까?
구인 검색 엔진 인디드(Indeed)가 실시한 ‘시니어 세대의 취업에 관한 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70대’ 키워드 일 검색 수가 2017년 대비 53.7배 증가했다. 70대보다는 증가 폭이 크지 않았지만 ‘60대’ 일 검색 수도 같은 기간 7.9배 증가했다. 70~74세의 취업률은 2018년 이미 30%를 넘겼다. 75세 이상의 취업률은 10% 미만이지만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자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데 일할 곳은 많지 않아 재고용과 재취업 어느 쪽이 유리한지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재고용과 재취업은 어떻게 다를까
재고용은 정년까지 일한 기업에 다시 고용되어 일하는 형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기업의 약 80%가 60세를 정년으로 하고, 약 70%가 재고용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같은 기업에서 일하기 때문에 익숙한 환경에서 하던 일을 할 수 있다. 퇴직을 하고 다시 고용되는 형태로, 퇴직금을 받아 목돈이 생긴다.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는 후생연금도 유지되어 연금 수령액이 늘어난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재고용은 대부분의 기업(약 80%)이 계속고용 상한을 65세까지로 두기 때문에 5년 이후의 일자리를 또 고민해야 한다. 급여 수준도 현직에서 받던 임금의 80% 미만 수준으로 내려간다.
재취업은 일하던 회사를 퇴직하고 다른 회사로 취직하는 것을 말한다. 재취업은 정년 이후 바뀌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커뮤니티에 속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 삶에 활기를 느끼는 시니어도 많다. 고용 상한 연령이 없는 기업에 취직하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으면 평생 일할 수도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정년퇴직 후 다른 기업으로의 재취업 기회가 적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퇴직 후 일할 수 있는 기간과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을 따져보려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멘션 서포터(멘션 관리원이 쉬는 날 대신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를 운영하는 회사 우에르네스(うぇるねす)는 재고용과 재취업 중 자신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하려면 세 가지를 우선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정년이 오기 전부터 구인구직란을 살핀다. 둘째, 타협점을 명확히 한다. 아무리 정년 후 일자리가 구하기 어렵다고 해도 자신이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셋째, 은퇴 후 생활을 위해 연금 외에 필요한 수입이 얼마인지 계산해 그만한 수입을 낼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늘어나는 지원 제도
일본 정부는 정년 후 고령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제도를 실시한다. 후생노동성은 ‘헬로워크’라는 기관을 운영한다. 전국에 300개 지점이 있으며 ‘생애 현역 지원 창구’를 통해 65세 이상 시니어를 지원하고 있다. 기업 일자리를 소개하거나 이력서 쓰는 법, 면접 준비하는 법 등을 무료로 가르쳐준다.
도도부현 지사의 지정을 받은 공익 사단법인 ‘실버 인재 센터’도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을 제공한다.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일보다는 임시 혹은 단기 일자리를 연결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근무처보다 사회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고령자가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금전적 지원도 이어진다. 정년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급여 수준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용보험 급부금을 지급한다. 이를 통해 고령자의 재고용과 재취업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60세에 정년퇴직한 뒤에도 계속 일을 하면 고용보험 급부금을 받을 수 있는데, 재고용과 재취업 때 받는 종류가 다르다. 같은 회사에 재고용됐을 경우 현직에서 받던 임금보다 75% 이하로 임금이 책정되었을 때 ‘고연령 고용계속 기본급여금’을 받을 수 있다. 60세부터 65세까지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지급 한도는 2022년 8월 기준 36만 4595엔(약 350만 원)이다.
재취업을 할 경우에는 실업 기간 중 기본(실업)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면 일정 요건에 따라 ‘고연령 재취업 급부금’ 또는 ‘재취업 수당’을 받을 수 있다. 1년 또는 2년 한정으로 지급된다. 둘 중 하나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많이 받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100세 시대에 70대에도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리커런트(Recurrent) 교육과 리스킬링(Re-skilling)도 주목받고 있다. 리커런트 교육은 회복 교육이라는 뜻으로 업무 능력과 커리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다.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 문부과학성 등이 교육을 받고자 하는 근로자들의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리스킬링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내각이 새롭게 추진하는 전직 교육 서비스다. 기업과 산업간 노동력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올해 6월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5년간 리스킬링 지원에 약 1조 엔을 투입할 예정이다.
숨 가쁘게 시간이 흘러간다. 어느덧 겨울의 한가운데 서 있다. 한겨울 차디찬 공기와 그 풍경 속으로 데려다주는 대청호의 새벽을 찾아간다. 자동차로 어두운 새벽길을 두 시간여 달려 쨍한 추위 속에 호수의 새벽 공기를 맞는 일, 신선하다.
엄동설한의 캄캄한 새벽길은 생각처럼 어렵진 않다. 달려갈수록 조금씩 걷혀가는 어둠을 확인하는 일도, 중간에 잠깐 들른 휴게소의 적막함도 어두운 길을 달리는 사람들만의 즐거움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기준으로 두 시간 정도 새벽길을 달리면 시골길 드문드문 몇 채의 농가와 들판이 내다보이고 대청호를 향한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청호 오백리길 제4구간 출발점인 윗말뫼 주차장은 한적하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총 21개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이 구간 안에 대전, 청주, 충북 옥천군과 보은군이 경유한다. 그 속에 마을과 산과 들과 강과 호수가 오백리길을 이어준다. 원래는 대덕군과 청원군 사이에 있다고 하여 대청호라 이름 붙였다. 이 지역에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80년 대청댐 완공과 함께 지역 마을 담수화가 시작되면서 생겨난 인공 호수가 대청호다. 이때 수몰 지역은 86개 마을로 4000세대가 넘었고, 주민은 2만 6000여 명이나 되었다.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생긴 대청호로 인해 어릴 적 따뜻했던 추억 속 아름다운 시골 마을은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대청호는 인공 저수지로는 저수량 기준으로 소양호와 충주호에 이어 국내 세 번째다. 스무 개가 넘는 대청호 오백리길 구간을 편안히 즐기는 방법은 호수 둘레길을 산책하듯 걷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4코스 호반 낭만길은 대청호수를 가까이에 두고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습지공원과 자연생태관 등이 걷는 길마다 이어지며, 총길이는 약 12.5㎞이고 5~6시간 정도 걸린다.
물론 지금도 호반길을 걷기 위해 찾아드는 이들에게 큰 불편은 없는 편이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3년 열린관광지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대청호 일대는 장애인, 노약자 등 이동 약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무장애 관광 환경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제는 이동 약자의 문턱이 더욱 낮아진 대청호 오백리길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정보취약계층이 불편 없이 관련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도 개선한다.
취향에 따른 구간별 길을 걷다가 갈대숲이나 호숫가에 멈춰서 조용히 대청호를 즐길 수도 있고, 또는 드라이브만으로도 좋다. 굳이 걷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발걸음에 따라 또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일부를 걷거나 쉼을 택하면 된다. 걷는 속도나 그 길을 모두 걸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일인가. 단 한두 시간을 걸었어도 그저 자연 속에서 음미하는 시간이 의미 있다. 온몸의 세포를 깨우고 다독이는 그 순간만으로도 충만하다.
동이 트기 전 호수에 도착하는 이들에겐 새벽 물안개에 대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은 마냥 맑고 쾌청한 호수를 보게 된다.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에 주로 발생하는 물안개가 이날따라 피어오르지 않았다고 글렀구나 생각할 일은 아니다. 새벽의 거대한 호숫가에 서보았는가. 온몸이 떨리고 시리도록 쨍한 상쾌함으로 간단하게 마음의 평안을 던져준다. 이렇게 겨울과 마주한다.
호수 주변에 들면 몇 걸음 옮겼을 뿐인데 공기 맛이 다르다. 건너편의 산과 능선이 호수 안으로 잠겨 흔들림 없는 반영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호반 둘레길에 깊숙하게 들어가면 질퍽한 습지 위로 풍성한 억새가 숲을 이루었다. 가끔 바스락거리며 무언가 지나가는 소리가 나곤 한다.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철새가 푸드덕 날고 먹잇감을 찾는 백로의 날갯짓을 보게 된다. 계절에 따라 개구리는 물론이고 메뚜기나 거북도 볼 수 있다. 자연환경이 청정해 구간 안에 자연생태관도 운영한다.
수변탐방로에서 한없이 호수에 취했다가 명상정원 방향으로 향하면 무엇이 기다릴까. 호수와 숲이 함께하는 곳이다 보니 발밑에는 여전히 낙엽이 바스락거린다. 10분여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숲길의 자연스러움에 젖어든다. 호수와 정원 사이 언덕처럼 완만한 등성이에 ‘대청호 오백리길’ 표지판이 보인다. 쉼을 제공하는 벤치와 정자가 호수를 앞두고 나무 아래 고즈넉하다. 이곳에서 호수를 빙 돌아보며 각자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명상정원은 물속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건네주는 공간인 듯싶다. 한 번쯤 들러서 간단하게라도 그리움을 풀어보도록 전통 조형물이 조성되어 있다. 옛 마을길의 한옥 담장, 장독대, 널찍한 평상 등으로 그들의 깊은 그리움이 해소될까마는 수몰민들을 위로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마을 어귀에서 자라던 나무였는지 여전히 우뚝 서 있는 나무는 사진가들의 피사체가 되어 언제까지나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이 애잔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물속의 작은 섬들이 이루는 반영의 멋과 함께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명상정원에는 드라마 ‘슬픈 연가’, 영화 ‘역린’, ‘창궐’, ‘7년의 밤’ 등의 촬영지였다는 안내가 줄을 잇는다. 이런 이유 말고도 이곳에 서면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아련한 마음이 생겨난다. 세상의 흐름 속에서 변화해가는 현장과 그들의 어제와 오늘, 그뿐 아니라 이 모습을 대하는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은 힐링의 장소로 이곳을 찾는다. 포토존에서 셔터를 누르고 나무 그네에 앉아 눈앞의 호수를 마냥 누리며 새벽의 호수를 만끽한다.
4구간 호반 낭만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명상공원에서 조붓한 길을 따라 1km쯤 거리에 자연생태공원과 추동 취수탑이 자리 잡고 있다. 상수원 취수구역이다. 가래울 마을과 황새바위와 연꽃마을에 이어진 오리골 제방이 시원하다. 철 지난 논과 밭을 끼고 걷는 길에 몇 가구 안 되는 작은 마을도 지나고, 데크로 연결되는 길도 나온다.
감나무에 넉넉히 남겨둔 까치밥의 푸근함을 올려다보면서 마을 옆 데크를 걷다가 예닐곱 단쯤 되어 보이는 알타리 무더기를 보았다. 필요하신 분은 가져가라는 인심이었다. 이런 인정 넘치는 구경은 여행의 덤이다. 도로 옆으로 나오니 자전거 부대들이 씽씽 달린다. 시골길을 달리는 라이딩족들의 활기찬 질주가 상쾌함을 듬뿍 얹어준다.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을 찾는 이들이 들르는 곳이 또 있다. 3구간 종착지인 윗말뫼의 더리스. 호수를 앞에 두고 탁 트인 풍경이 압도한다. 더리스&테라베오는 슈하스코 브라질 바비큐 전통요리 레스토랑이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펼쳐진 대청호 오백리길 산책로와 호숫가의 전경을 보려고 찾아온다. 더리스 정원 아래로 계단을 내려가면 프라이빗한 장소가 나타난다. 커플 의자에 앉아 마음껏 물멍에 빠져들면 된다. 때가 맞으면 거위 떼가 찾아와 물속에서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는 평온한 시간이다. 혹시나 비가 많이 내린 후라면 벤치와 나무가 물속에 잠긴 그림 같은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추운 겨울날 그리움 속 마을을 찾아 떠난 여행지에서 문득 유년의 시간을 발견한다. 그 길 위에서 기억 저편의 할머니와 내 부모 형제들을 만난 듯 뭉클함도 얻는다. 소박한 자연 속에서 비로소 들여다보는 내면 깊숙이에 위로 한 줌 들여놓았다. 떠돌던 마음은 차분히 잦아들고 한없이 따뜻하다. 세상 소음 따윈 잊고 호숫가를 걷는 내 발밑에서 마른 풀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전부였던 하루가 한동안 몇 알의 비타민이 되어줄 것이다.
여행 정보
자동차로 서울 기준 두 시간 정도 소요. 특히 청주에서 출발해 근교 문의문화재단지와 대청호를 함께 둘러보는 코스도 좋다. 전통문화와 호수의 멋을 제대로 느껴볼 만한 곳이다. 대청호 코스 대전역발 시티투어 순환버스가 토·일 주말에 있다.(2시간 반 정도 소요)
100세 시대, 은퇴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는 옆 나라 일본의 중장년들에게도 중요한 고민거리다. 금전적인 문제뿐 아니라 취미 등의 생활까지 은퇴 후 노후 생활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정활’(定活)이라는 신조어가 퍼지고 있다.
‘정활’ 방법 잘 모르지만 준비 원해
일본에서는 평균 연령이 늘어나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뜻하는 ‘종활’(終活)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최근에는 ‘정활’이라는 신조어가 퍼지고 있다. 정활이란 ‘정년퇴직 이전부터 노후를 무사하게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활동’이라는 뜻으로 ‘정년 전 활동’의 줄임말이다.
신조어인 만큼 아직 정활이라는 단어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 스트리트 아카데미가 실시한 ‘지금부터 시작하는 정년 전 활동’ 조사(40대 이상 기혼 여성 594명 대상)에 따르면 ‘정활’이라는 말을 모르는 여성은 68.9%였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는 응답도 25.3%였다.
스트리트 아카데미 관계자는 “100세 시대에 정년 이후 노후를 어떻게 충실히 보낼 것인지가 중요해지면서 정년퇴직 전부터 노후를 준비하자는 ‘정활’이 정착하기 시작했다”면서도 “막상 정년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노후 생활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퇴직 후의 불안을 없애는 정년 1년째의 교과서’ 저자 다카하시 신전은 “정년 전후의 남성은 일에 쫓겨 미래에 사는 방법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활을 하려 해도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가지고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한다”면서 “이에 대해 부부가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조사에 따르면 은퇴 이후의 노후 생활에서 금전뿐 아니라 ‘노후를 보내는 방법’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응답자(50.5)는 절반 수준이었다. 배우자가 ‘정년 전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응답은 68.8%에 달해, 정활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모르면서도 준비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움’
중장년이 정활을 하고 싶은 이유로는 ‘사회와 연결을 가지고 즐겁게 살기 위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준비 외에 ‘사는 방법’을 준비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았다.
라이프 시프트 재팬 주식회사가 실시한 ‘인생 100년 시대 마인드 조사’(10대~70대 남녀 5000명 대상)에 따르면 100세 시대에 대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계획적인 저축’(65.4%)이었다. 다음으로 ‘건강과 체력 만들기’(55.1%)가 꼽혔다. 하지만 실제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사람은 각각 35.6%, 26.4%에 그쳤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행동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또한 현재 ‘자기 탐구’나 ‘학습’과 같은 배움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노후를 더욱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가 기대된다는 응답률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리스킬링’(68.7%), ‘마음과 행복 향상을 위한 지속적 활동’(64.5%)에서 높았으며, ‘건강과 체력을 만드는 활동’(57.8%), ‘주식, 부동산 등의 투자’(49.9%), ‘연금과 보험 등 금융상품 가입’(46%)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정활로서 ‘현재 아무 활동도 하고 있지 않다’라고 응답한 이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도가 22%에 그쳤다. 이에 라이프시프트 재팬 관계자는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디자인하고 생각하는 것이 결국 ‘인생 100세 시대’를 긍정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노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 등으로 경제적인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겠지만, 그 외에도 어떤 취미를 가질 것인지 노후에 어떤 생활을 할 것인지 등을 준비하는 것도 삶의 질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젊을 때부터 이를 미리 준비하는 ‘정활’은 앞으로 더욱 중요하게 인식될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차별화된 디지털 역량으로 뉴노멀 시대 리딩컴퍼니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 이용자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환경으로 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경영 전반에 디지털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제판분리로 디지털 혁신, 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이 가능한 만큼 빅테크 보험업 진출에 대비해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통합 앱 구축으로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을 한 서비스 확장, 비대면 비즈니스 영향력 증대를 꾀하고 있다. 또, ‘변액보험 리딩컴퍼니’의 강점을 살려 독보적 변액보험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부문대표는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금융플랫폼과 마이데이터 산업 등에서 경쟁사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요소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2020년 10월 고객경험 개선을 위해 기존에 홈페이지, 사이버창구, 온라인보험 등 회사의 업무 구분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기존 사이트들을 하나의 도메인으로 통합하고 미래에셋생명만의 UX 아이덴티티를 정립하여 일관된 사용자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사이트를 구축했으며 2022년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모바일 통합 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회사 최초 문서 편철 100% 폐지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12월, 고객프라자 등 고객이 내방해 업무를 보는 창구에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미래에셋생명은 종이 없는 보험회사로 탈바꿈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대부분 업무는 고객이 직접 모바일에서 어플리케이션이나 웹 창구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더불어 카카오 챗봇이나 채팅상담 등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모바일 기반의 안정적 업무 환경을 갖춘 상황에서 페이퍼리스 시스템까지 구축되면서 창구를 찾는 고객의 편의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내방 전 구비서류부터 상담에 필요한 제반 서류까지 완벽히 디지털화하며 미래에셋생명 고객은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어떠한 종이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홈페이지+온라인보험+사이버창구 한데 모은 통합사이트 운영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12월, 통합사이트(https://life.miraeasset.com)를 오픈했다. 뉴노멀 환경에 대응해 고객의 모든 언택트(비대면) 업무를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기존 홈페이지 기능에 온라인보험, 사이버창구를 물리적으로 결합했다. PC와 모바일은 물론 사이버창구 어플리케이션 어디를 접속해도 동일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통합사이트는 금융고객의 새로운 언택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본적 업무 처리는 물론 자산배분 전략과 보장 솔루션까지 얻을 수 있도록 심플하고 명확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이를 위해 고객의 접근단계를 최소화한 메뉴 구성과 모바일에 최적화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또, ‘변액보험 리딩컴퍼니’의 위상에 맞춰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와 연금자산관리센터 메뉴를 통해 진일보한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는 자사 변액보험 고객의 수익률 조회와 펀드변경 등 필수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변액보험의 이해를 돕는 동영상 매뉴얼과 투자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는 곧바로 개인 SNS에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 연금자산관리센터에 접속하면 금감원 통합연금포털 예상연금조회서비스와 연계해 미래에셋생명은 물론 타 금융사의 연금자산까지 조회할 수 있어 한곳에서 손쉽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변액보험 고객의 고민을 미리 알고 덜어주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 ‘원클릭 펀드변경’ 메뉴를 통해 미래에셋생명이 제안하는 추천 포트폴리오로 한 번에 변액보험 펀드 구성을 바꿀 수 있다. ▲ ‘펀드랭킹’과 ‘관심펀드’ 등 온라인 쇼핑몰처럼 간편하게 구현한 툴을 활용하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즉석에서 포트폴리오도 조정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와 연금자산관리센터 등을 중심으로 통합사이트를 최적의 경험을 전달하는 진화형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객의 언택트 거점으로 삼아 소비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고, ‘보험은 어렵지 않은 친근한 필수품’이란 인식을 지속적으로 심어준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생명, 보험사 최초 모든 보험업무 화상상담 가능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최초로 고객이 화상으로 모든 보험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화상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2021년 12월 자사 강남과 대전 고객프라자에 화상 부스를 설치한 것에 이어 2022년 1월 ‘모바일 화상창구’도 연이어 오픈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 고객은 누구나 화상 창구에서 계약 관리와 보험금 지급, 전자서명 등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ATM이나 키오스크 같은 복잡한 기기를 조작하지 않고, 화면의 상담연결 버튼만 누르면 직원과 연결된다. 고령자나 휴대폰 인증이 불편한 해외 거주자도 고객프라자에 내방한 것과 동일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또, 휴대전화를 통해 모바일 화상 창구에 접속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편하게 직원과 직접 마주앉은 것처럼 상담할 수 있다. 확인서나 증명서 등 필수 서류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고받는다. 이러한 디지털 상담이 활성화되면 고객이 직접 방문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보이스피싱 방지 등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생명의 화상 상담은 보험사 최초로 모든 업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단순확인 업무에 국한된 1세대 화상 상담과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페이퍼리스(Paperless, 전자서식) 시스템을 접목하여 창구에 내방한 것과 똑같은 수준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했다. 화상 상담을 통해 계약자 변경처럼 서명이 꼭 필요한 업무까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내 손안의 고객창구” 사이버창구 확대 개편
미래에셋생명은 1월 24일, 자사 보험 가입자의 업무처리 플랫폼인 ‘미래에셋생명 사이버창구’ 앱을 확대 개편했다. 이번 개편으로 전체 업무의 98%까지 모바일 처리비율을 높여 거의 모든 업무를 스마트폰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개선은 법인고객 서비스 확대이다. 종전 펀드 변경만 가능했던 업무 범위를 대폭 늘려 지급, 가상계좌 신청, 증명서 발급 등의 제반 업무도 사이버창구에서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일반 고객 업무도 개선해 비대면 처리가 불가능했던 계약자 변경, 우량체 신청 등의 업무도 사이버창구에서 고객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태아 등재, 가상계좌 신청과 같은 기존 서비스도 개선해 활용성을 높이는 등 고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이외에도 사이버창구 전반에 인슈어테크를 도입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간편비밀번호, 바이오인증 방식에 더해 네이버, 패스(PASS), 앱카드 인증 등을 추가해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증과 로그인이 가능하다. 더불어 메인 화면에서 고객의 모든 계약 현황을 대시보드로 한눈에 보여주고, 스마트 안내장의 UI/UX(사용자 경험) 및 디자인도 고객 친화적으로 개편하며 가독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지속적인 디지털 경영을 통해 빅데이터, AI, 챗봇 등 디지털 기술 인프라를 강화하고, 요소 기술의 융합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반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변액자산 관리, 헬스케어 연계, 개인화 콘텐츠 제공 등 고객 경험을 높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또한,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매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끊임없는 디지털 혁신과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참가 학생들이 실제 금융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관련 금융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실제 업무 적용점을 검토하여 데이터 기반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나올 예정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신직업 창직·확산 보고서-누가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가’에는 창직의 길을 걷고 있는 다양한 사례자들의 이야기가 포커스그룹인터뷰(FGI) 형태로 실렸다. 이중 중장년 창직 그룹의 녹취록을 토대로 그들이 창직을 하게 된 계기 및 과정, 경험자로서 느끼는 문제점 및 희망 사항 등을 정리해봤다. 익명의 참여자들이 개척한 창직 사례는 아름다운길여행가, 메모리얼스토리전문가, 윷놀이전문가, 도시농업관리사, 웨딩쇼퍼 등이다.
창직을 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
△아름다운길여행가=대학 때 법을 전공했는데, 그 시절 계속 등산을 다녔었어요.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모색을 했었죠. 그런 과정이 바탕이 되어 현재의 콘텐츠가 완성된 듯합니다.
△메모리얼스토리전문가= 몇 해 전 부친께서 돌아가시면서 조문객을 맞이했는데, 오시는 분들마다 비슷한 질문들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왜 돌아가셨느냐, 연세가 몇이셨느냐 그런 것들인데, 생각해보니 고인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는 거예요. 신문을 봐도 ‘누구 부친상’ 이런 식이지, 당사자에 대한 내용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런 문제에 착안해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가, 운영하던 회사를 폐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창직을 하게 됐습니다. 이전에도 개인 창업자로 일했지만, 시니어가 되어 창직·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건 차이가 굉장히 컸어요. 예전에는 어떠한 젊음이라는 무기가 있었고, 해당 업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고, 함께하는 동료들도 있었고 그런 것들이 자본이 됐을 거예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 하려니 그런 자본이 없잖아요. 혼자 해내야 한다는 게 무척 어려웠습니다 .
△윳놀이전문가= 55세에 다소 이른 퇴직을 했어요.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재취업 기회를 노렸지만 정말 하늘에 별 따기더라고요. 청년들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막막해하던 차에 노사발전재단에서 중장년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했어요. 원래는 제가 금융기관 출신이다 보니 관련한 쪽으로 컨설팅을 해주셨거든요. 근데 그 일이 싫어서 기껏 회사 나왔는데 또 하긴 싫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제가 하는 강의에 윳놀이로 5분 정도 넣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점점 늘어나서 몇 시간짜리 강의가 된 거죠. 제 경우는 좀 다르지만, 자신의 경험을 창직으로 결합해 이뤄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시니어가 청년층보다 창직에 유리하다고 봐요.
△도시농업관리사= 제가 농협에서 일하다 퇴직했는데, 사람들이 ‘농협에서 일했으니 농사 짓는 거 어떠냐?’고들 많이 했어요. 이건 오해인 게, 제가 행정적인 업무를 한 거지, 농사와는 거리가 멀거든요. 그러다 일단 심심해서 강동구에서 텃밭 분양받아서 작물을 키워보는데, 자꾸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봐요. 근데 저라고 뭐 아는 게 있나요? 집에 와서 책보고 공부해서 가르쳐드리고 했죠. 그러다 제대로 해봐야 겠다 해서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교육도 받고, 자격증들도 따고, 관련된 모임에서 회장까지 하다 보니 강의까지 하고, 그게 알려지면서 점점 일이 확장된 셈이에요. 어쨌든 직장 생활과 달리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어 만족합니다.
△웨딩쇼퍼= 아들이 결혼식 당일에 제 차를 가지고 가더라고요. 아니, 주인공이 어떻게 직접 운전을 한다는 거지?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런 서비스가 굉장히 비싸기도 하고 막상 그 내용이 허접하더라는 겁니다. 그럼 이 일을 우리 시니어가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환갑이 넘어 창직 한다고 하면 좋은 얘기 못 듣습니다. 리스가 크기 때문이죠. 가족들도 불안해했고요. 그래서 당장은 주변에 알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낮에는 관련 교육을 듣거나 자격증·공모전 준비를 했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죠. 그렇게 4수만에 육성사업에 선정 돼서 2000만 원을 지원받았어요. 그 후도 주변에도 터놓고 일도 확장해나간 거예요.
현 지원책들의 문제점과 바라는 점
△아름다운길여행가= 혼자서 뭔가를 끌어가는 게 힘들기도 하고 안타까워요. 창직자 사이에 소통 교류의 장이 너무 없습니다. 좀 연계가 됐으면 해요. 관련 협회 쪽에도 문의해봤었는데, 결국 비용 문제가 걸리더군요. 쉽진 않더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 선에서 혼자 해나가다간 지쳐 나가떨어집니다.
△메모리얼스토리전문가= 창직을 준비하며 찾아보니 관련 지원제도가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대부분이 청년층 대상이고, 중장년 대상은 한 20%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나마도 홍보가 안 되어 모르는 경우가 꽤 있죠. 저는 소셜 벤처로 해서 예비 창업 패키지 일환으로 5000만 원 정도를 지원 받았는데, 이게 또 대표자 월급으로는 사용이 안 돼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직원 하나 명기해놓고 월급을 지급하는 희한한 구조도 생기죠.
△윳놀이전문가= 살펴보면 창직이라는 걸 청년층하고 많이 결부 시키는데 사실 그들은 한계가 있거든요. 뭐냐, 경험이 없잖아요. 그러니 은퇴 세대의 경험 요소를 십분 살려 활용하면 좋은데, 정보의 비대칭성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몰라서 못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봐요. 예전에 다른 자리에서 건의한 적이 있는데, 요즘 저출산 문제로 초등학교마다 빈 공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공간을 활용해서 마치 초등학교 의무교육 받듯 은퇴세대도 관련된 교육을 받도록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도시농업관리사= 우리 분야도 정부 지원 사업들이 적지 않지만, 대부분 단기 지원이에요. 거의 1년이면 끝나버리죠. 중복 지원은 또 안 되는 경우가 많고요. 지속적으로 창직을 이어가고 관리하려면 5년 또는 중장기 사업으로 지속해서 지원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웨딩쇼퍼=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조건을 택해야 하는데, 가령 일자리형으로 할 거냐, 혁신형으로 할 거냐, 비영리로 할 거냐, 사회 서비스로 할 거냐 이런 거예요. 제 경우엔 혁신형으로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일자리형에 가까워요. 그런데 일자리형의 경우엔 직원들을 채용하면 4대보험 가입이 의무거든요. 저희 요원들은 전부 프리랜서인데,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혁신형으로 하려 하니 그건 또 채택이 까다롭다고 하더군요. 그런 괴리가 좀 있었고, 또 사실상 창직과 창업은 다르거든요. 어찌 보면 창업을 위해 ‘창직’이라는 걸 구실로 삼을 수밖에 없었죠. 발명가가 사업까지 하긴 어려운 것처럼 둘을 잘 구분해서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위 인터뷰를 진행한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과 이윤경 강남대학교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중장년층의 창직 과정 역시 애로 사항이나 어려움은 있지만, 청년층과 달리 자신의 경력을 이용하여 프리랜서나 창업을 통해서 자신만의 직업을 구현 하고 있었다”며 “은퇴 이후에 찾은 새로운 직업이기 때문에 창직 경험 자체에서 얻는 자기만족이 높다. 창직의 동기나 창직을 통한 요구 사항들이 청년층과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된 지원책을 통해서 본인의 경력을 살린 새로운 일자리 들을 만들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자료 원문=‘신직업 창직·확산 보고서-누가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