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인력 부족을 이유로 기업들이 도산하고, 종업원이 없어 단축 영업을 하거나 임시 휴업하는 음식점도 생겨났다. 일본에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가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일본은 일손이 부족하다. 게다가 신흥국 경제성장으로 일본의 일자리 매력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해 4월 1일부터 일본 물류업계 운전자의 근무시간이 제한된다. ‘배송 기사의 근로시간은 다른 산업에 비해 20% 긴 반면 수입은 20% 적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배경에는 운전자의 고령화, 만성적인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의 장기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물류량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다. 이와 관련해 ‘2024년 문제’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물류업계 인력 부족과 업무 방식 개혁이 큰 이슈가 됐다.
인력 부족해 문 닫는 기업들
운전자 부족은 물류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인력 부족을 이유로 문 닫은 기업은 110개사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해 같은 기간보다 80.3% 증가한 수치로, 2013년 해당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100건을 넘어섰다.
멘주 도시히로(毛受敏浩) 일본국제교류센터 집행이사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인구가 연간 80만 명 이상 감소하고 있어, 노동자 확보가 모든 산업에서 사활을 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멘주 이사의 우려처럼 앞으로 일본의 노동력은 더 부족해질 전망이다. 일본 싱크탱크 리크루트웍스 연구소에 따르면, 2040년 일본의 노동인구는 약 1100만 명 모자랄 예정이다. 특히 교통과 건설 등의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업계 운전자 평균 연령은 2022년 기준 58.3세로 고령 인력이 대부분이다. 버스 역시 고령화로 운전자가 부족해 버스 노선이 사라지거나, 버스 업체가 문을 닫기도 했다. 일본버스협회는 2030년이면 일본 전역에 버스 운전기사가 9만 3000명으로 줄어 3만 600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건설업도 마찬가지다. 총무성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는 1997년 685만 명에서 2022년 479만 명으로 30% 이상 줄었다. 그런 데다 고령화로 55세 이상 노동자가 36%에 달해 앞으로 노동인력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외국인 노동자 더 받겠다지만
일본 정부는 대안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물류나 교통업계에 취직할 수 있도록 비자제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최장 5년 동안 외국인의 취업 체류를 허가하는 ‘특정기능 1호’ 대상이 되는 12개 업종에 자동차 운송, 철도, 임업, 목재산업 4개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앞으로 버스·택시·트럭 운전사, 철도 역무원·차장, 슈퍼마켓 내 반찬 조리 직종 등에도 외국인 인력이 유입될 전망이다.
또한 특정기능 체류 자격을 허가하는 인원도 늘릴 것을 제안했다. 3월 19일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특정기능 수용 전망 인원으로 최대 82만 명을 제시했다. 2019년 특정기능 1호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제시한 34만 5000명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정기능 체류 자격은 간호, 건물 청소, 건설, 자동차 정비, 숙박, 농업, 어업, 외식 등의 일자리 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면서 만든 제도다. 수용 인원은 5년 단위로 정한다.
비숙련 노동자의 취업을 허가하는 기술실습제도를 대체하는 ‘육성취업’제도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기술실습제도는 전직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육성취업제도에는 인재를 육성하고, 전직을 인정하며, 지방의 인재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제도로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시킨 뒤 특정기능 1호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부족한 일손을 채우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 따라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는 꾸준히 늘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4만 명을 넘어섰다. 2008년에는 49만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근로자가 15년 만에 네 배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고용 신고를 의무화한 2007년 이후 최고치라지만 인력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제협력기구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2040년 기준 외국인 노동자가 지금보다 500만 명 더 늘어야 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본이라는 일자리 시장의 매력은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베트남이다. 인력이 부족한 간호, 건설의 경우 베트남 자국에서 일할 때 받을 수 있는 임금과 일본에서 받는 임금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실질임금이 낮아진 데다 물가까지 고려하면 일본에 살면서 일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한다.
세금이 높은 점도 외국인 근로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은 일본인의 75%지만 소득세율은 10%에 달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32년이면 베트남의 현지 급여 수준이 일본의 50%를 넘을 것”이라며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들은 더 이상 일본으로 일하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면 당일 저녁 혹은 다음날 새벽이면 문 앞에 신선한 재료들이 도착하는 시대다. 하지만 고령자가 많은 동네에서는 일본처럼 근거리에 식료품을 구매할 곳이 없는 ‘쇼핑 난민’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거주지 500m 이내에 식료품점이 없는 경우를 조사하고 ‘장보기 약자’, ‘쇼핑 난민’을 정의해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쇼핑 난민은 800만 명을 넘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식품 사막’을 사회 문제로 정의하고 해당 지역 거주 주민을 위한 영양 관리 프로그램 실시, 해당 지역 신규 식품 창업자 세금 지원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식품 사막 현상, 쇼핑 난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젊은이가 없고 고령자가 많은 마을에서 슈퍼마켓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다.
전남 구례구 지천리의 한 마을에는 하나 남아있던 슈퍼마켓이 5년 전 문을 닫았다. 장을 보려면 차를 타고 20분 정도 나가거나, 하루에 몇 대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이 마을은 온라인으로 신선식품 배송이 되지 않는 지역인 데다, 음식 배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식품 사막화 현상은 인구 감소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에는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식품점이 없어지면서 근거리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없는 지역이 발생했다.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은 가장 가까운 마트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려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 다행히 지역 사정을 알게 된 한 대형 마트가 마을 40곳을 돌며 이동형 마트를 자처하고 있어, 이 마을에도 2주에 한 번 방문하는 것이 장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동네 슈퍼 뿐 아니라 대형 마트도 수가 감소하고 있다. 2019년 423개 점포에 달했던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2023년 396개로 줄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주었지만, 동시에 근거리 슈퍼나 마트가 감소하는 계기도 됐다.
게다가 새벽 배송은 고령자에게 그림의 떡인 서비스다. 온라인 주문이 익숙하지 않은 데다, 서비스 불가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당일 배송, 다음날 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쿠팡의 로켓 배송, 로켓 프레시 등이 있는데 주문하고자 하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 물류창고가 없으면 이용하기 어려운 서비스다. 로켓 프레시의 경우 지역에 따라 배송 가능한 품목도 천차만별로 나뉜다.
이렇게 신선 식품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장보기 취약 계층의 건강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장보기가 어렵다 보니 오래 보관 가능한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일본 등 해외 다른 국가들처럼 식품 사막 지역을 조사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처럼 신선 식품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주민의 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일본처럼 민관이 이동형 마트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식품 사막(food desert)
사막에서 물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을 의미하는 말이다. 특히 채소, 과일, 우유 같은 신선 식품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이나 마트가 근처에 없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 용어는 1990년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어느 지역의 빈곤한 주민들이 신선 식품을 쉽게 구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이후에는 영국, 미국, 일본 등 고령화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 사용되면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쇼핑 난민(買い物難民)
식료품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이용이 어렵거나, 거동이 불편해 상점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의미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쇼핑 난민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매년 약 450개의 학교가 문을 닫는다. 일본 정부는 2010년부터 폐교를 활용해 지역 재생을 하는 '모두의 폐교'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문을 닫은 학교를 다른 시설로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다.
문부과학성의 2022년 ‘폐교시설 등 활용 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폐교 전국 활용률은 80%에 이른다.
공립 폐교는 영어마을, 드론 조종사 양성 교습소, 스타트업 육성시설, 자동차 전시장, 양조장, 물류 센터, 고령자 주택, 숙박 시설, 글램핑장, 레스토랑, 목공실, 수족관, 체험형 농업 테마파크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도심에서는 사무실, 요양 시설, 대학 캠퍼스 등으로도 사용된다.
폐교가 새로운 시설로 활용될 수 있는 건 2010년부터 문부과학성이 ‘모두의 폐교’(みんなの廃校)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부과학성은 폐교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설 활용을 원하는 희망자와 폐교를 소유한 지방 자체 단체를 연결해주고 있다. 지자체의 귀중한 재산으로서 폐교가 지역 특성에 맞게 재활용됨으로써 지역 활성화나 산업 진흥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폐교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토지 용도 변경, 리모델링이나 증축에 필요한 서류 등 소통해야 하는 행정기관 창구를 일원화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0.8명으로 우리나라도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폐교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참고할 수 있도록 문부과학성에서 공유한 대표 폐교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1. 오와니 자연 마을 생햄 공방
(おおわに自然村 生ハム工房)
아오모리현 오와니초 오와니 제3초등학교는 생햄을 만드는 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오모리현에서 나는 원육을 생햄이나 비엔나 등으로 가공하는 공장이다. 이 학교는 목조 건물이어서 통기성이 좋아 생햄 제조에 적합했다고. 더불어 생햄을 만드는 과정 중 초기 작업을 체험하는 공방도 운영한다. 교무실은 냉장실로, 보건실은 작업실로, 각 교실은 햄 건조장으로, 현관은 훈연고로 리모델링 했다. 농업을 가공 산업 및 서비스업과 융합해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을 6차 산업이라고 하는데, 이 사례는 지역의 원육을 사용하고, 햄으로 가공하면서 지역에 고용 창출까지 할 수 있는 6차 산업 사례로 꼽힌다.
2. 나메가타 파머스 빌리지
(なめがたファーマーズヴィレッジ)
이바라키현 나메가타시 야마토 제3초등학교는 체험형 농업 테마파크 ‘나메가타 파머스 빌리지’로 변모했다. 나메가타시의 특산물은 고구마다. 폐교가 된 야마토 초등학교에 고구마를 주제로 식품 가공 공장, 뮤지엄, 레스토랑, 카페를 설치했다. 학교 주변에는 숙박시설, 클럽하우스, 고구마 농장, 고구마 저장고 등을 지어 학교를 중심으로 농업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학교의 현판을 그대로 두어 학교라는 흔적을 보존했고, 학교를 둘러보면서 고구마에 얽힌 역사와 지식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3. 드론 기술연구소
(サイトテック㈱本社・技術研究所)
야마나시현 미노부초 나카토미 중학교는 주식회사 사이트텍의 본사이자 기술연구소로 사용된다. 현재로써는 기술연구소로 드론의 시험비행 등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드론 개발, 제조, 검사, 연수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예정이다. 바람의 영향이 있어 학교 체육관과 같이 드론을 비행하면서 시험할 수 있는 대형 공간이 필수적이라고. 다만 학교였던 곳을 사업장으로 이용하게 되면서 소방법 규제 등을 지자체가 조율해주며 폐교 활용에 도움을 줬다.
4. 나라현 카시하라 종합 청사
(奈良県橿原総合庁舎)
나라현 구이세이 고등학교는 나라현 카시하라의 종합 청사로 이용된다. 나라현 중부 지역의 행정 시설을 집약한 종합 청사다. 약 8개의 사무소가 모여있는 곳이다. 이를 통해 행정 서비스를 일원화할 수 있었으며, 행정시설 관리 경비 절감 등의 효과를 얻었다. 넓은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활용, 휴일이나 주말에는 민간에 개방해 야마토 미야마(大和三山) 산의 절경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5. 히카리 양식장
(ひかり養殖場)
시마네현 이즈모시 광중학교는 카와하기(カワハギ, 취치의 일종)를 기르는 육상 양식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바다에서 양식하는 것이 아니라 육상에서 새로운 어종을 키우는 방식으로 쇼와 개발공업소와 JR서일본 이노베이션즈가 새롭게 제안한 비즈니스다. 쇼와 개발 공업의 아라키 카츠유키(荒木克之) 사장은 광중학교 졸업생으로 폐교가 된 곳을 어떻게든 다시 살리고 싶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키운 카와하기는 지역 음식점, 간토·간사이 지역으로 출하된다. 새로운 산업의 발전과 함께 고용창출, 민간사업자 등과의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6. 글램핑장
(グランピング)
시즈오카현 시마다시 유니치초등학교는 글램핑장으로 거듭났다.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 등에서 이용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5종류의 21개 텐트 등을 설치했다. 교내에는 교실과 교장실 등을 리모델링해 샤워룸, 대욕장을 만들었다. 기존 체육관에서는 각종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다. 글램핑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시마다시의 지역 식재료 등을 이용하거나 주변 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교류인구 증가나 지역 이주로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학교 시설을 이용해 지역 주민 커뮤니티로 활용 등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로 개관 4주년을 맞이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가 미국 엘리자베스 스탬프의 저서 ‘당신이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에 선정됐다.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시민들과 함께 오래된 책의 가치를 느끼고자 만든 공공헌책방이다. 서울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유휴공간이었던 신천유수지 내 물류 창고를 새롭게 조성했다. ‘책벌레가 뚫고 지나간 공간을 사람들이 다니며 책을 찾는다’라는 기획 의도로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의 철제 서가는 드라마 ‘호텔 델루나’, ‘내일’, ‘기적의 형제’, 영화 ‘정직한 후보’, ‘장르만 로맨스’ 등에 소개돼 주목받았다.
서울책보고는 아르헨티나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랜디드’, 그리스의 ‘아틀란티스 북스’, 미국의 ‘시티 라이츠 서점’, 영국의 ‘바터 북스’ 등 전 세계의 유명 서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헌책의 터널 속에서 오랫동안 길을 잃을 수 있다. (You can get lost for hours in the tunnel of secondhand books.)”라는 추천사와 함께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150개의 서점’으로 선정됐다.
출판 편집자이자 방송 작가인 엘리자베스 스탬프는 “아마존(온라인 서점) 시대에서 서점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아름답고 독특한 서점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 세계에서 150개의 서점을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히며, “다음 세대의 책 애호가를 위해서 이 서점을 방문하고 주변에 알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책보고에 대한 관심은 해외 언론사와 출판사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 국영방송 ‘RTVE’의 여행 교양 프로그램 ‘한국 속의 스페인 사람들’(Españoles Comprometidos)에서 서울책보고가 소개됐다. 프랑스 방송국 ‘제이원’(J-One)의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에도 책보고의 이야기가 10월 공개 예정이다. 일본 출판사 ‘도쿄 뉴스통신사’에서는 2023년 9월에 출판되는 여행 서적에 한국 드라마 촬영지 중 하나로 서울책보고를 소개한다.
서울책보고 백민철 총괄PM은 “최근 K-컬처, K-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서울의 문화 콘텐츠 관광에 대한 인기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 헌책과 문화를 결합한 서울책보고에 더 많은 외래 관광객과 국내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령화 속도 세계 1위. OECD 노인 빈곤율 1위. 하지만 아무도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활동적인 시니어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를 이뤄가고 있는 스타트업 ‘내이루리’의 탄생 배경이다.
‘내이루리’는 60세 이상 시니어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물류 정기배송을 대행하는 서비스 ‘옹고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물류 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본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는 시니어에게 적합한 배송 서비스를 고민했다. 처음에는 ‘실버라이닝’이라는 회사로 시니어가 살아온 동네에서 도보로 배달하는 ‘할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하지만 불규칙한 배송 주문과 길 찾기의 어려움으로 일을 지속하는 시니어가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시니어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미를 담아 ‘내이루리’로 사명을 변경하고 ‘옹고잉’이라는 정기배송 및 수거 대행 서비스를 론칭했다.
근속률 90% 실버 배송원
옹고잉 서비스는 2021년 11월 29일 차 한 대로 시작했다. 2022년 10월 기준 옹고잉의 배송원과 보유 차량은 45명과 45대가 됐다. 월 발생 정기배송 물량은 11만 3000인분. 배송 지연율은 0.3%에 불과하다. 내이루리 매출은 2022년 6억 원으로 1300% 성장했으며, 누적 13억 3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정규직 고용률은 90%, 근속률도 90%에 이른다.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는 “자신이 일을 해보고 주변 지인에게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제안한다는 건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것 아닐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단순 일자리 제공뿐 아니라 시니어 배송원을 ‘프로’라고 부르며 그들의 자존감과 성취감도 높여주고 있다.
정 대표는 실버라이닝에서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정기배송 시장을 공략했다. 같은 업체에 고정 배차를 통해 주기적인 배송을 하는 것으로, 시니어가 예측 가능한 시각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옹고잉 배달원 근무 시간은 3시간, 6시간 중 고를 수 있으며, 하루 4.5시간 근무 기준 월평균 임금은 125만 원 수준이다.
또한 길 찾기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시니어에 특화된 UX, UI를 반영해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배송 스케줄, 배송 시간 예측, 물품 오배송 방지 등 정기배송 맞춤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전화나 문자 이용만 가능하다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이루리의 최적 배송 경로 생성 기술 및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 개발 역량을 인정해, 지난해 9월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를 통해 2년간 총 5억 원의 개발·연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학력이나 소득 수준과 별개로 시니어의 상황 판단 능력과 인지 능력은 아무래도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특정 색깔의 버튼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각인시켜드리고 과정을 단순하게 해 시니어에게 적합한 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국을 넘어 세계로
옹고잉은 정규 배송원을 각 사에 전담 배치해 배송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또한 배송 외에 음식 용기 수거 서비스나 고객사 요청에 맞춘 케이터링 서비스도 진행한다. 이에 고객사 만족도도 높다. 처음에는 전체 물량의 5%만 주었던 한 고객사는 이제 60%의 물량을 옹고잉에 맡긴다. 업계에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 먼저 찾아오는 고객사도 생겼다. 시니어 배송원 고용을 늘리면서 그만큼 일자리를 더 만들기 위해 고객사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는 다회용기, 세탁물, 폐기물 등 정기 수거·회수 시장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자 한다.
정기배송을 넘어 마지막에는 시니어 인력 매칭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시니어가 배우기에 쉬우면서, 하루에 짧은 시간 일할 수 있되, 생활임금 이상 보장될 수 있는 일자리를 계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다. 배송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기업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일자리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다. 또한 서비스 지역 역시 전국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중국 등 고령화가 심각한 동아시아 시장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한 기업이 낼 수 있는 임팩트 크기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현강 대표
“가치있는 일자리를 향해”
“저희의 목표는 ‘부모님께 권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면접을 하면서 많은 시니어분들을 만나보았는데, 단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가장 가치 있는 방법이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하루 무엇을 하며 보낼지 고민하다가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외딴 바다에 혼자 떠 있는 섬 같다고도 표현하셨습니다.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일정한 루틴을 원하셨어요. 그만큼 소속감을 가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간담회에서 감사하게도 ‘우리 회사가 오래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배송 시장에서 수백만 개의 시니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만큼, 성장을 이어가며 시니어분들이 일을 통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옹고잉 배송원이 되고 싶다면?
▶ 옹고잉은 2023년 정규 배송원을 50명에서 1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배송원 신청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 강남구 시니어클럽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 △옹고잉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 옹고잉에서 배송원으로 일하려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전화와 문자가 가능하면 된다. 또한 운전은 필수다. 배송 서비스 태도가 좋다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지원하면 내이루리에서 3일간 동승 교육을 진행하므로 부담 없이 신청해보자.
송파구 오금로에 위치한 책 복합문화공간 ‘서울책보고’에서 특별전시 ‘절판 시집의 추억전(展)’이 열린다.
10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절판 시집의 추억전(展)’은 문학과지성사, 창비, 민음사 등 출판사들이 펴낸 시집 가운데 서울책보고가 보유한 200여 권의 절판 시집을 전시·판매한다. 교육시집과 영화시집, 대학교 시 동아리에서 내놓은 동인지 등도 만날 수 있다.
서울책보고 참여 헌책방이 선별한 초판 시집과 시인 사인본 모음 코너도 마련된다. ‘문학과 지성 시인선’, ‘창비 시선’, ‘민음사 오늘의 시인 총서’, ‘세계사 시인선’ 등에서 출간한 1970~2000년대 초판본이 전시·판매될 예정이다. 김광규, 나희덕 등 시인의 사인본도 접할 수 있다.
절판 시집 구매자에게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시인 김명순·윤동주·랭보·에밀리 디킨슨 등의 띠지와 레트로 종이봉투를 증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책보고 홈페이지나 공식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서울책보고는 유휴공간이었던 신천유수지 내 물류창고를 서울시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새롭게 조성한 책 문화공간이다. 2019년 3월 27일 개관 이후 3년 동안 400회 이상의 다양한 책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과서전(展):슬기로운 생활’, ‘잡지전(展):지나간 시간을 엿보다’, ‘7080 추억의 만화전(展)’, ‘근현대 여성 작가전(展)’ 등 공공 헌책방이 할 수 있는 특별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서울책보고가 헌책과 헌책 문화를 통해 시대의 흔적과 추억을 시민과 공유하는 특별기획전시는 계속 이어진다.
불교에서 회향(廻向)이란 자신이 닦은 공덕을 타인에게 돌려 함께 성불(成佛)하길 바라는 행위다. 비단 불자만 이러한 양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타심으로 말미암아 행하는 모든 일에 이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희유(希有) 스님은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사회복지사의 삶 또한 수행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승려복을 입은 서울노인복지센터장이 되어 회향을 실천한 지도 어언 10년에 다다랐다.
한때 탑골공원은 그야말로 노인들의 핫플레이스였다. 지금도 그 명맥이 남아 있지만 과거에 비할 순 없다. 당시 노인들이 이곳에 몰려든 가장 큰 이유는 무료 급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시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탑골공원 성역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수많은 노인이 제 집처럼 드나들던 사랑방을 잃고 말았다. 그 해결책으로 서울시는 인근에 옛 통계청 건물을 개조해 2001년 지금의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설립했다. 도심 한복판에 군집해 있던 노인들이 탑골공원을 떠나 그 안에서 여가를 즐기길 바랐던 것이다. 그렇게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노인들의 성지 역할을 해온 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역사의 절반가량은 희유 스님도 함께했다. 사실상 인연은 그전부터였지만 말이다.
“2013년부터 서울노인복지센터장을 맡았어요. ‘아니, 스님이 왜?’라며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참 묘한 인연으로 시작됐죠. 과거 수행자로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며 그것을 채워보고자 했어요. 당시 학교에서 연우회라는 봉사단체 모임에 들었는데, 그 활동의 일환으로 방문한 곳이 바로 서울노인복지센터였습니다. 무료 급식소인 만발공양간에서 자원봉사를 했거든요. 어르신들이 정말 많이 오시더라고요.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일했는데도 너무나 보람찼던 기억이 나요. 우리 센터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데, 그 후로도 이런저런 인연이 쌓이며 지금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전화위복의 디딤돌로
그동안 센터를 운영해오며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심각했다. 특히 감염병 취약 계층인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관이다 보니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또 어르신 수준과 편의에 맞춘 대면 서비스가 많았던 터라 거의 모든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했다. 이는 기관 차원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센터를 찾던 어르신 개개인에 대한 염려도 놓을 수 없었던 희유 스님이다.
“지난 2~3년이 센터 어르신들에겐 아주 긴 시간이었을 거예요. 이곳에서 일과를 보내거나 일상의 활력을 채우곤 하셨는데, 하루아침에 발이 묶여버렸으니까요. 특히 연세가 많은 분들은 이곳에 다녀가시는 것만으로도 건강관리가 되거든요. 어떻게 해야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센터와의 연을 이어가고 우울하지 않게 보내실까 고민했죠. 결국 그동안 마련해오던 스마트 시스템 구축을 확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그 출발은 ‘탑골 TV’(유튜브 채널)의 부활이었다. 이전부터 간간이 콘텐츠를 올렸지만 반응은 심심했다. 먼저 해당 채널을 매개로 사회복지사들이 직접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낸 각종 복지 정보나 교육 프로그램 영상물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어르신들은 변화된 시스템에 잘 따라와 주었고, 채널도 점차 활기를 띠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의 제약은 있었다. 자료 공유가 어렵다거나, 구성원 간 상호작용이나 소속감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러닝 시스템 ‘도시락’도 고안했다. ‘도전하는 시니어의 즐거운 배움의 맛’이라는 뜻을 담았다. 아울러 융합형 콘텐츠 제작을 위한 비콘 스페이스(Be@con Space)를 마련해 질 좋은 온라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그렇게 한동안 온라인 플랫폼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소통을 이어가는 사이, 코로나 빗장도 서서히 풀려갔다. 그간 센터도 더욱 스마트한 모습으로 어르신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복지i’와 ‘나.비’다.
“기존의 실물 회원카드를 통한 관리 체계는 효율성도 떨어졌고, 어르신들의 복합적인 욕구를 반영하기에 제한적이었어요. 깜빡하고 카드를 두고 오시는 일도 왕왕 있었죠. 그런데 보니까 어르신의 70%가량이 스마트폰을 쓰시더라고요. 아, 그러면 모바일에 회원증을 심어드리면 되겠다 싶은 거예요. 그렇게 디지털화된 회원관리 시스템 ‘복지i’가 탄생했습니다. 또 센터 어르신들을 위한 전용 마이페이지 ‘나.비’(나로부터의 비상)도 구축했어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공지사항을 알리거나, 개인별 프로그램 및 건강관리도 가능해졌죠. 아울러 센터에서는 건강, 문화, 스마트 등 각 영역에서의 활동 정도를 ‘나비지수’라 하고, 그것을 ‘봉봉’이라는 단위로 시각화해 다양한 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하게 찾는 보람형 일자리
아직 서울노인복지센터를 가본 적 없는 이라면, 꼭 한 번쯤 들러보길 권한다. 입구에 있는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센서부터, 실내 스마트 텃밭, LED 공기살균기, 카페 키오스크 등 발이 닿는 곳곳에 스마트한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교육장을 비롯해 TOP 독립영화관, 물리치료실, 탑골미술관, 요리연구소, 커피전문랩실 등 다양한 시설들로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또 본관, 별관, 분관 등 규모도 작지 않은데, 이곳에는 희유 스님이 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이하 취업지원센터)와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도 있다. 두 곳 역시 코로나19의 여파가 컸지만, 스마트한 대응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며 전화위복을 맞았다. 특히 취업지원센터의 경우 과거 취업훈련센터부터 거듭 변모하며 중장년 일자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취업훈련센터 시절에는 생계형 일자리 위주로 알선했어요. 요즘엔 일상에 의미를 더하는 보람형 일자리를 선호하는 분위기죠. 취업지원센터도 이러한 흐름과 욕구를 반영한 민간 일자리 발굴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있는 기존 직무 중에서 시니어가 충분히 도전할 만한 일을 발굴해 기업에 제안하고, 교육을 통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식이죠. 가령 비대면 상황에서는 배달업계가 한창 떴는데, ‘배달의민족’과 협력해 물류센터 파킹·패킹 업무 등의 일자리를 창출했어요. 또 택시기사의 경우도 어르신들이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근무 환경이 빡빡한 게 흠이었거든요. 한 모빌리티 플랫폼에 어르신들의 일상에 무리가 없는 주 4일, 주간 근무 가능 조건을 제안해 채용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어요.”
최근 많은 부분이 엔데믹(대면)으로 전환됐는데, 이미 팬데믹을 겪으며 디지털·스마트 기기 등에 익숙해진 시니어들의 능력치도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교육을 더 선호하거나, 디지털 환경을 편리하게 여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예전처럼 모두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기보다는,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고민하는 중이다.
“스마트 교실이라고 해서 일반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태블릿 PC 등을 활용해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융합형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강사가 문제를 내면 각자 스마트 기기로 답을 하는 등 취업 교육 현장에서도 디지털 환경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보려 합니다.”
스스로 일궈가는 선배시민의 자긍심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펴낸 자료집에는 ‘선배시민이 참여하고 배우고 나누는 광장 서울노인복지센터’라는 비전이 담겨 있다. 그동안 센터에서는 권익증진 사업을 통해 사회와 정책 변화 속에서 노인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의무를 다하는 선배시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도왔다. ‘어르신 정책 모니터링단’이나 ‘선배시민 거버넌스’ 등이 그 예다. 희유 스님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노인이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이끌었을 때 후배시민에게 존경받는 선배시민이 될 수 있으리라 조언했다.
“예전에 센터로 향하는 안국역 출구를 공사한 적이 있어요. 당시만 해도 건너편 운현궁 방향엔 횡단보도가 없었는데, 출구가 막히니 어르신들이 무단횡단을 하거나 다른 길로 돌아오시면서 사고가 자주 났어요. 예방 차원에서 안전 교육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죠. 결국 어르신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시라 제안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직접 경찰서도 찾아가고 의회에서 모니터링도 하면서 일종의 캠페인도 진행했죠. 덕분에 운현궁 쪽으로도 횡단보도가 놓이게 됐습니다. 그 성과를 다들 뿌듯해하시고 자랑스러워하셨어요. 그렇게 스스로 권리와 의무를 알아가고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주변을 돌아보고 공동체의 권익에 대해서도 생각이 확장돼요. 이로써 자신의 경륜을 후배시민에게 베푸는 선배시민으로 발돋움하는 거죠.”
희유 스님은 자신 또한 선배시민으로서 성숙한 삶을 살아낼 수 있길 희망하고 있었다. 기관장 은퇴는 만 65세인데, 올해 환갑을 맞아 이제 센터를 떠날 날도 5년 남짓 남았다. 물론 수행자로서의 삶은 은퇴가 없으니, 승려 신분으로 더욱 회향에 정진하리라는 계획은 분명할 테다. 센터에서 남은 5년을 희유 스님은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올해로 기관장 10년 차인데, 과연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을까 반성을 많이 하죠. 그런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은퇴할 때 ‘그래, 이만하면 잘했지!’ 싶으면 성공일 것 같아요.(웃음) 센터를 책임지는 동안은 부처님의 가르침 중 ‘사섭법’(四攝法)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베풀고(보시섭), 따뜻한 얼굴과 말로 살피며(애어섭), 선행으로 이롭게 하여(이행섭), 센터를 찾는 어르신 한분 한분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려 해요(동사섭).”
회향도, 사섭법도 모두 실천하려면 타인이라는 마중물이 필요할 테다. 홀로 애쓴다고 이뤄지는 마음가짐이 아니기에 그러하다. 이에 희유 스님은 더 많은 어르신이 센터를 찾고, 주변에 있는 복지관을 애용하길 강력히 권했다.
“저는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요. 실제로 해외에서 우리 센터에 견학도 많이 오는데, 일본에서도 감탄하고 가더라고요.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 노인 시설을 보면 대개 케어와 돌봄 위주인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나라 복지관들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문화·여가 생활을 장려하는 곳이 드뭅니다. 그러니 ‘역세권’, ‘숲세권’ 이런 것만 따질 게 아니라, 유익한 노후를 위해 이제는 ‘복세권’이 더 중요합니다. 나이 들수록 복지관을 곁에 두고 사세요. 한국 노인복지관, 그야말로 ‘짱’입니다.”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다시 감염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성향을 보이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계통(BA.2, BA.5)이 재감염 위험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재감염 추정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최초 감염으로부터 두 번째 감염까지 평균 154~165일 걸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앞선 6월 분석에서는 229일이 평균치였다. 최초 감염 이후 두 번째 감염이 발생하는 기간이 2개월가량 짧아졌다는 의미다.
중대본은 최근 2회 감염의 증가 이유를 △누적 최초 감염자의 증가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기존보다 높은 BA.5의 점유율 증가 △자연 또는 백신 면역에 의한 효과 시간 경과 등으로 꼽았다. 지금껏 나온 변이 중 면역을 가장 잘 회피한다고 알려진 BA.5 바이러스가 여름 들어 우세종화하면서 재감염도 더 빠르고 쉽게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6월 마지막 주 24.1%였던 BA.5 국내 검출률은 지난주 75.2%로 높아졌다.
중대본은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인 올해 2∼4월에 최초 감염자가 급증했고, 이들의 면역 감소와 BA.5 우세화 유행이 맞물려 향후 2∼3달간 재감염 사례가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주의했다.
과거 코로나19에 걸린 적 있는 사람에게도 백신의 이익은 명확하다고 중대본은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2회 접종자의 재감염 확률은 미접종자의 절반이다. 3회 접종자의 재감염 가능성은 4분의 1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재감염 사례의 절반이 미접종자”라고 밝혔다.
더불어 고령층과 기저질환자의 접종을 재차 독려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4차 접종률은 이날 기준 대상자의 44.7%다. 방역 당국은 신규 확진자 중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20%까지 높아져 있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접종받기를 권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이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고 밝혔다. 경기도 이천 소재 물류창고로 옮겨져 보관되며, 유효기간은 5년이다. 추후 원숭이두창 확진 환자와 접촉해야 하는 의료진,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 등에게 쓰일 예정이다.
[시니어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기술로 거론되는 ‘드론’은 자율 항법 장치에 의해 자동 조종되거나 무선 전파를 이용해 원격 조종되는 무인 비행 물체를 말한다.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이용되다가 재난 감시, 농업, 방송, 물류 등으로 이용 범위가 폭넓어졌고, 필요성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드론과 관련된 직업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층 여성의 유망 직업으로 통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학생들에게 드론과 관련해 교육해주는 선생님이자 드론조종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하고 조종하게 해주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교육기관 및 시설 등 드론과 관련된 모든 현장 활동에서 드론에 관한 이론과 실무 교육을 할 수 있다. 단, 전문가용 드론이 아닌 토이 드론과 관련해 교육·지도를 할 수 있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중학교 자유학기제 강사,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 문화센터 드론 전문 강사, 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부 강사, 도서관 아동기관 드론 전문 강사 등으로 보통 취업이 이루어진다. 홈스쿨 교습소 운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강사를 넘어 드론교관이 되거나 항공촬영 방제 등 국가 전문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드론교육지도사가 아닌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 취득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나오는 국가공인자격증이 아닌 민간자격증이다. 자격증 발급 기관은 100여개에 이른다. 한국 드론교육 협회, 대한 드론협회 등이 있다. 각 협회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자격증을 발급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이수’의 개념이 강하다. 각 기관마다 배정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수료증 혹은 자격증이 발급된다.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육을 성실히 받았는지 검사하는 수준으로 시험은 어렵지 않다. 필기시험은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고, 실기시험은 간단한 드론 조종 수준이라고 한다.
자격증에는 1급과 2급이 있는데, 2급은 보통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10시간 이상 교육을 수료하면 취득할 수 있다. 1급은 2급 취득 이후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2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면 취득 가능하다. 사실 1급과 2급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2급만 취득해도 강사로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교육지도는 기본적으로 드론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드론 비행 원리, 조종 기초와 수리 방법 등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통신 방법, 드론 센서와 IOT(사물인터넷) 접목, 드론 재료와 부품, 임무 장비 등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드론 비행제어 시스템 SW(소프트웨어), 드론 자율주행과 코딩 SW, 드론 항공 촬영 방법 등도 알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드론 스포츠, 드론게임 등 드론을 다양하게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에 대해 가르쳐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스스로 드론 종사자라기보다는 드론선생님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을 이해하는 자세, 밝고 긍정적인 태도, 스피치 능력 등의 소양도 요구된다.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 이유
앞서 말했듯이 드론교육지도사는 학교와 기관 등에서 일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초등학교 전국 6040개), 중학교 자유학년제 드론 수업(중학교 전국 3213개), 고등학교 진로 체험(고등학교 전국 2360개), 대학교 비교과 과정 드론 수업 등에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청소년회관, 다문화 지원센터, 여성회관, 서울 50+센터 등에서도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
특히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드론 교육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코딩(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컴퓨터에 명령하는 것) 교육을 배우는 경우도 많은데, 드론을 배우면 코딩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난리면서 창의력을 길렀다면, 현재는 드론이 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다 보니 초등학교에서 드론교육지도사의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된다. 양육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친절하게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을 잘 다룬다면 좋겠지만,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 때문에 드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도 3개월 정도면 드론을 잘 다루고 지도교육사가 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거나, 손 감각이 좋은 여성은 유리할 것으로 추천된다.
또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드론교육지도사의 장점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보통 프리랜서로서 일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경력이 2~3년 이상 쌓이면 업계에서 인정받고 수익도 안정화된다. 초기 수입은 월 100~150만 원 수준이지만 경력이 쌓인 후 여러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 웬만한 직장인 부럽지 않을 만큼 벌 수 있다고 한다. 즉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
정리하자면 드론교육지도사는 양육 경험이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장년층 여성에게 특히 추천되는 직업이다. 이에 따라 여성회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에서 드론교육지도사 양성 과정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지자체에서 드론교육지도사 관련 강좌가 열린다면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자. 꼭 업으로 삼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녀를 키우거나,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경기 고양시는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6월 7일부터 14일까지 ‘Bravo! 2022 고양시 중장년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박람회 참여에 제한을 뒀지만, 이번 박람회는 찾아오는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진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온ㆍ오프라인으로 준비되어 있다.
먼저 6월 3일부터 13일까지 박람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을 통해 고양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30여 개 기업의 구인정보 확인 및 이력서 사전 접수를 진행한다. 이후 14일 고양꽃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오프라인 박람회에서 현장면접이 진행된다. 미처 이력서 사전 접수를 하지 못한 구직자도 오프라인 박람회 현장에서 이력서를 접수하면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장면접은 구인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자의 1:1 면접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취업클리닉관’에서는 일자리 상담, 취업서류 및 면접컨설팅, 지문적성 및 퍼스널컬러, 이력서 사진 촬영 등을 한다.
또한 창업관과 귀농·귀촌귀어관도 준비되어 있다. 취업과 귀농·귀촌에 관한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고 각종 지원제도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미래유망일자리관에서는 드론지도사, 도시농업관리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병원 동행 매니저 현직자 멘토링 등이 진행된다. 일자리유관기관에서 알려주는 직업훈련과 자원봉사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잡(JOB)학다식관’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또한,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의 신중장년강사양성프로그램을 수료한 새내기 강사의 강연부터 중장년 생애경력설계를 위한 심도 있는 컨설팅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중장년 취업에 관한 정보를 한 곳에서 볼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람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일자리 시장에 변화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중장년층분들이 박람회에 참여하시는 이유도 다양한 것 같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보려는 분들도 있고, 생계를 이유로 일자리를 찾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반영해 이번 박람회에서는 중장년층분들에게 현장 면접 기회뿐만 아니라 진로 쪽 안내도 해드리려고 한다. 현장 면접 50%, 진로 상담 50%로 박람회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 상담가들을 기용해 중장년층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에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약 35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쿠팡, 마켓컬리 등의 기업이 참여했다. 생산직, 물류 쪽에서 구인 요청이 많은 편이다. 사무직과 관련한 구직 자리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