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 개장한 워터랜드 골프클럽(파72, 7065야드, 레귤러 티 6420야드)은 자연 속에서 힐링이 가능한 최고의 휴양 골프장이다. 난강(Nan River)의 본류와 지류가 코스 전체를 감싸고 도는, 그야말로 원더풀 랜드다. 설계가는 태국의 Dr. Suchon Charmpoonod다.
워터랜드는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핏사눌록 폼피람(Phitsanulok Phromphiram)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덥지 않고 쾌적한 환경의 골프장이다. 1, 2월에도 연평균 기온이 26℃로 시원한 느낌이 든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타고 5~6시간 정도 가야 하지만, 다양한 태국의 정취를 맛보면 지루함 없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밤에 도착하기 때문에 풍경을 볼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태국은 북부지방을 제외하고는 가도 가도 평야가 지속된다. 드넓은 평야가 매우 독특하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코스는 평화롭지만 벙커는 ‘지옥’
골프장은 평지 코스이고 곳곳에 팜트리와 코코넛트리들이 있어 분위기가 멋스러우며, 휴식과 힐링을 위한 여유로운 라운드가 가능하다. 대부분 페어웨이가 넓지만, 일부 몇 개 홀은 매우 좁고 어려운 페어웨이를 가지고 있어 초보자는 물론 고수들도 정확한 에이밍을 통한 차분한 샷이 필요하다. 필자가 방문 라운드를 했던 9월 중순에는 그린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었지만 스피드는 7.5피트 전후로 빠르지는 않았다. 벙커에는 일반 흙과 모래가 섞여 있어 정상적인 벙커 샷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골프장 측은 이곳의 토질이 모래를 그대로 삼켜버리는 형태여서 일반 모래를 담아두어도 오래 못 간다며 방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난강(Nan River)을 건너가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섬은 약 30만 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 전체가 골프장과 리조트다. 모두 8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이 중 호텔 39개, 방갈로 18개, 샬럿(준방갈로) 11개, 딜럭스 룸 8개, 레벨 룸 5개로 구성되어 있다.
팜트리 어우러진 자연환경
1번 홀(파4, 325야드) 전면 물과 풀 해저드 180야드를 넘어야 안전하다. 첫 홀부터 시련이다. 티 샷 후 오른쪽으로 100미터 와서 80야드 물을 작은 배로 건넌다. 재미있다. 물을 건너는 작은 다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7번 홀(파3, 90야드) 왼쪽으로 난강의 본류가 길고 넓게 흐른다. 2011년 태국에 큰 홍수가 나서 코스 일부가 유실돼 원래 130야드였던 길이를 90야드로 줄였다. 그린 왼쪽은 5야드 정도밖에 여유가 없어 정확하게 그린 중앙의 오른쪽으로 공략해야 한다. 페어웨이 중간에 오른쪽으로 4번 홀 그린과 페어웨이가 붙어 있어 조금은 위험하기도 하고 정상적인 디자인은 아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홀이다.
9번 홀(파4, 280야드) 200야드를 넘어야 하는 부담되는 홀이다. 전면에 120야드 길이의 난강 본류와 접하는 지류가 막아서고 있으며, 강을 넘어 바로 페어웨이 중앙에 벙커가 크게 있어 티 샷이 더욱 부담된다. 그린 앞, 그린 오른쪽, 그리고 그린 왼쪽까지 벙커가 길게 있다.
12번 홀(파3, 150야드) 허허벌판처럼 좌우 및 앞으로 탁 트인 홀이다. 뾰족하게 키가 큰 팜트리 25그루가 맨 위에 나뭇잎이 조금 달린 멋진 모습을 하고 그린 뒤에 서 있다. 마치 만국기들을 세워놓은 듯한 분위기다.
이곳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한국인을 위한 정성스럽고 맛깔스러운 식사다. 현지 한희원 사장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많은 한국인 골퍼들에게 찬사를 받는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6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는 것이 부담되지만,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힐링을 할 수 있어 장기 골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아름다운 골프클럽이 많다. 이번에 소개할 자카르타에 인접한 땅그랑(Tangerang) 지역의 모던골프클럽(Modern GC)도 그중 하나다. 인도네시아관광청 초청으로 방문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곳이다. 자카르타는 1200만 명이 살고 있는 매우 넓은 도시다. 인근 땅그랑, 보고르, 반테 등까지 더해 우리의 수도권으로 생각하면 인구 2000만 명이 넘어간다. 이곳에 60여 개의 골프장이 집중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약 160개의 골프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에 개장한 모던골프장(파72, 6311m, 레귤러 5863m, 티 박스 4개)은 브리티시오픈에서 다섯 번이나 우승한 호주 출신의 피터 톰슨(Peter Thomson)이 설계했다.
쉬워 보이지만 곳곳에 함정 많아
기자가 라운드해본 코스 중 가장 평탄한 코스였다. 그러나 공이 떨어질 만한 곳이면 어김없이 앞에 턱을 높이 치켜든 작은 벙커들이 기다리고 있다. 언뜻 쉬워 보이지만, 코스가 심술을 부리는 듯하다. 일단 벙커에 들어가면 탈출이 쉽지 않다. 좁고 턱이 높은 벙커이기 때문이다. 그린 주변 역시 3~4개의 벙커들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니 만만히 보았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코스 동선이 매우 효율적이다. 그린 옆에서 바로 다음 홀과 연결되는 곳이 많아, 시내 중심에 자리한 위치 특성상 좁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레이아웃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린 스피드는 9~9.5피트로 매우 빠르다. 자카르타 주변의 코스들은 모두 9피트를 넘기고 있었다. 그린의 기복은 거의 없다(50%). 페어웨이 양쪽으로 무성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으며, 다양한 나무군과 야자수가 곳곳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이 라운드를 즐긴다. 주말 평균 260명이 방문한다고 하니 한국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붐빈다. 한국인 방문객은 30% 선이라고 한다. 주말 아침 9시 현재 10번 홀 티 박스에 7~8개 팀이 대기 중이다.
도심형 정원을 연상케 하는 아늑함
캐디들의 옷이 밝고 다양한 점이 특이하다. 캐디들은 모두 블루, 그린, 오렌지, 핑크 등 4가지 다양한 색의 옷을 매일 교대로 입는다고 한다. 어쩐지 매일 다른 색을 입고 있어 매우 의아했다. 항상 한 가지 색의 같은 캐디복만 입는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이 점은 높은 서비스 정신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이곳의 캐디는 대부분 여성이며, 180명의 여성 캐디와 30명의 남성 캐디로 구성되어 있다.
벙커 연습장, 연습 그린, 칩샷 그린 등이 모두 잘 갖춰져 있으며, 천연 잔디 타석도 준비되어 있다. 타석은 20개 미만이다. 홀 티 박스 근처 곳곳에 캐디의 의무인 디보트 수리나 그린 수리 등을 캐디에게 상기시켜달라는 표지판이 사진·그림과 함께 있다. 더운 지방이어서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캐디들 성향 때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손님이 이야기하면 캐디가 어려워할 것이라 생각한 게 아닐까.
카트는 안 타도 되지만 주말 오전은 필수라고 한다. 이곳 캐디들은 한결같이 일본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한국 사람들은 좀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못된 편견이지만 실상이 그렇다. 그 이유는 주말 오전에는 대부분 일본 사람이 많다고 한다. 40% 이상이 일본 사람이다. 그런데 오후에는 60% 가깝게 한국 사람이라고 한다. 혹시 오후에는 카트를 타지 않아도 되어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오전에 한국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은 매우 신기했다. 다음 날 다른 골프장에 갔을 때도 캐디들이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한국 사람들은 거의 오후에만 라운드를 하는 듯하다.
열대 식물 가득한 아름다움 돋보여
전체 코스는 코코넛트리, 팜트리, 그리고 부겐필(Bukenfil) 꽃이 조화를 이루며 친근한 정원식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캐디는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알지만 대부분 못하고 영어도 잘 안 통하는 어려움이 있다. 미팅룸, 샤워 시설, 배드민턴 코트, 4개의 실내 테니스 코트, 대규모 헬스장, 에어로빅장, 야외 수영장, 작은 축구장, 농구장 및 결혼식장까지 대규모 설비를 갖춘 보기 드문 훌륭한 코스였다.
7번 홀(파4, 383m) : 티 박스 왼쪽의 호수에서 시원한 분수가 뿜어나오며 더위를 잊게 해준다. 왼쪽 도그레그로 길게 호수가 이어지고, 훅은 물속, 너무 오른쪽이면 거리 손실이 있다. 페어웨이 왼쪽을 따라 야자수가 운치를 더한다.
14번 홀(파5, 484m) : 티 박스 오른쪽 13번 홀 그린과 공유하는 평화로운 작은 호수가 분수를 뿜어내며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준다. 페어웨이에 턱이 있는 벙커들이 일렬로 학익진 편대로 자리해 부담을 준다. 180~220m에 널브러져 있으며, 일단 벙커에 들어가면 벙커들이 작고 둥글며 턱이 높아 탈출하기 어렵다. 그린 주변 역시 높은 턱을 벌리고 있는 벙커들이 공을 기다린다.
18번 홀(파5, 474m) : 역시 14번 홀처럼 페어웨이 중간에 벙커들이 병렬로 널려 있다. 페어웨이 왼쪽에 골프장 오너의 주택이 있으며, 큰 호수가 평화롭게 자리해 있다. 연습장도 있다. 그린 앞 60m 지점에 페어웨이를 가르는 물길이 있다. 여지없이 그린 앞과 주변에 턱 높은 벙커들, 그린 뒤 왼쪽 클럽하우스 오른쪽으로 방갈로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