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은 유럽 골퍼들에게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핀카 코르테신은 유럽뿐 아니라 세계 골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문 골프장이다. 2006년 카벨 로빈슨(Cabell B. Robinson)이 설계한 이곳은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장엄한 산악 풍경이 어우러진 천혜의 코스다.

핀카 코르테신(Finca Cortesin, 파72, 6727m)은 지난해 9월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스타들이 격돌한 제18회 솔하임 컵(Solheim Cup)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미국팀은 스테이시 루이스(Stacy Lewis), 유럽팀은 수잔 페테르센(Suzann Pettersen)이 각각 주장으로 나서 팽팽한 승부를 펼친 끝에 14:14로 비겼고, 우승 트로피는 전 대회 챔피언인 유럽팀이 유지했다.
특히 이곳은 2023년 7월 친환경 골프장 인증기관 GEO(Golf Environment Organization)로부터 지속 가능성과 환경 친화성을 인정받아 ‘GEO Certified®’를 획득했다. 한국에서도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해슬리 나인브릿지가 이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도전적인 코스 레이아웃 돋보여
필자가 이곳을 찾은 1월 초에도 코스 상태와 날씨는 더없이 좋았다. 아침 기온은 10℃ 내외, 오후에는 18℃까지 올라 플레이하기에 완벽했다. 그린 스피드는 11피트로 매우 빠른 편이었다. 천연 잔디로 구성된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매트를 이용한 연습이 가능했으며, 연습장 비용은 그린피에 포함돼 있어 편리했다. 그린피는 400유로(약 65만 원)로 다소 높았지만, 그 가치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핀카 코르테신은 전략적이고 도전적인 코스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10번 홀(파3, 207m)은 나무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내리막 홀로, 정확한 아이언 샷이 요구된다. 13번 홀(파4, 383m)은 이곳의 시그니처 홀로, 티 박스 앞과 그린 앞에 크리크가 흐르고 좌우로 울창한 나무들이 배치돼 플레이어의 전략적 판단과 정확성이 필수다. 18번 홀(파5, 519m)은 긴 거리와 다수의 전략적인 벙커 배치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며, 라운드를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홀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완만한 언덕과 계곡이 적절히 혼합돼 있어 모든 수준의 골퍼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핀카 코르테신은 현재 회원 150여 명을 두고 있으며, 회원제와 퍼블릭을 병행해 운영 중이다. 클럽하우스부터 코스 내 스태프들의 세련되고 친절한 배려는 솔하임 컵 이후 더욱 깊어진 품격을 느끼게 한다. 스페인 골프 투어를 계획 중이라면 이곳은 반드시 포함해야 할 명코스다.

말라가 등 주변 관광 명소 많아
골프장 주변 관광 명소 역시 풍성한 매력을 지닌 곳이 많다. 90km 거리에 있는 말라가(Malaga)는 천재 화가 피카소의 고향으로, 피카소 미술관과 고대 로마 시대 유적 알카사바 요새 등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도시다. 골프장 인근의 마르베야(Marbella)는 고급 리조트와 아름다운 해변, 명품 쇼핑몰과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즐비해 휴양과 미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북쪽으로 20km 떨어진 스페인 1위 골프장 레알 클럽 발데라마(Real Club Valderrama)는 골프 애호가들에게 또 다른 필수 방문지로 손꼽힌다. 또한 인근 에스테포나(Estepona)는 전통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마을로, 아기자기한 골목과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제공하는 카페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 더 이동하면 지중해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 론다(Ronda)의 협곡과 중세의 다리 등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초록의 페어웨이와 지중해의 푸른 바람이 함께하는 핀카 코르테신에서의 라운드는 골프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