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장기 요양 시설은 매년 600개씩 늘어난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믿고 맡길 만한 시설이 어딘지 궁금할 테고, 시설 운영자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면서도 이용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운영을 하고 싶을 테다. ‘헬씨누리’는 보호자와 운영자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헬씨누리는 CJ프레시웨이의 케어푸드 브랜드다. 요양원, 요양병원, 데이케어센터, 복지관 등의 급식과 관련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들이 시설에서 어떤 밥이 나오는지 관심이 많이 없으세요.” 헬씨누리가 ‘급식 운영’ 전반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묻자, 장기 요양 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정지영 헬씨누리 케어솔루션팀 팀장이 말했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급식비는 평균 8000원으로 정부에서 전액 보조해준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시설 급식비는 평균 3500~4000원. 정부 지원이 없어 모두 보호자 부담이다. 그렇다 보니 100원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는 게 현실이란다. 애호박 한 개에 2000원이 넘어가는데 급식비 평균을 맞추려니 운영자 입장에서도 식단을 구성하는 데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저희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안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급식 운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돕습니다. 어르신들은 아무래도 건강에 취약하다 보니 획일화된 식단이 아니라 개인의 기저질환을 고려한 맞춤형 식단과 서비스가 필요하거든요.” 실버사업 총괄 신승윤 헬씨누리사업부 사업부장이 어르신 이용 시설의 급식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에 있는 3800여 개의 요양원 중 75%는 식수 50인 미만의 소규모 시설이다. 문제는 각 시설에 급식을 담당할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식단 단가가 낮다 보니 부실한 급식이 제공되는 곳도 많다. 이에 헬씨누리는 시설 급식 운영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설 종사자 복지, 어르신 건강으로 연결돼
노동력의 고령화는 요양 시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사 대부분이 베이비붐 세대다. 요양 시설은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끼를 1년 365일 제공해야 해 연차나 휴가를 쓰기가 어렵고 하루 업무 시간도 길다. 업무 강도를 이기지 못해 많은 조리사들이 근무를 포기한다. 요양 시설의 인력난이 이어지는 이유다.
헬씨누리는 급식 운영 전반에 걸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먼저 조리가 편한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전반적인 시설 환경, 운영 등 컨설팅과 함께 손질된 식자재 납품부터 전문 영양사의 식단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시설의 요청이 있다면 헬씨누리 전담 영양사가 시설 내 어르신의 건강에 맞춘 식단을 별도로 구성해준다. 조리 과정도 더 편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일본의 요양 시설 역시 인력난에 시달리는데, 벤치마킹을 해보니 조리 후 냉동한 음식을 납품받는 곳이 많았다. 냉동식품이 아니라 영양을 갖춰 조리한 음식을 잠시 냉동해 유통하는 식이다. 헬씨누리는 일본처럼 냉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식단에서 두 가지 반찬 정도는 조리하지 않고 간편하게 데워서 낼 수 있는 식단을 제안한다.
정지영 팀장은 “식자재 전처리 등의 과정을 간편하게 해 조리사 편의를 높이는 식단을 기획해드리고, 영양도 풍부하면서 맛도 좋은 식사를 지향한다”며 “한두 가지 반찬의 조리 부담이 줄어든 만큼 다른 요리를 집중해 개발할 수 있다. 이로써 종사자들이 어르신들에게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만약 시설에서 일할 조리사 인력이 부족하다면 각 지역별 제휴 업체를 통해 인력 구인을 돕는다. 또 시설에서 특별한 날 급식 이벤트가 필요할 때 헬씨누리 소속 셰프나 조리장을 파견한다.
더불어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시설 종사자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프레시 마켓’이라는 폐쇄몰을 운영한다. 시설에서 일하는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어르신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질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일까, 식사를 제공하는 복지관 중 30% 정도는 헬씨누리와 함께하고 있다. 또한 삼성이 운영하는 실버타운 ‘노블카운티’, 대교에서 운영하는 인지개선 전문 ‘FC데이케어’, 종근당에서 운영하는 요양원 ‘헤리티지너싱홈’, 국내에서 가장 병상이 많은 ‘호세요양원’도 헬씨누리의 급식 솔루션을 선택했다.
신승윤 사업부장은 “안타깝게도 급식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요양 시설은 드문 편”이라면서 “헬씨누리 급식을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질 좋은 식사와 투명한 급식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어르신 급식이 운영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개인 건강 맞춤형인 고품질 식사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헬씨누리의 목표다. 정지영 팀장은 “어르신들이 시설에서 맛있고 양양가 높은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꾸준히 급식 운영 환경을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가 ‘기술과 삶 : 인공지능 시대 100세 인생’을 주제로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주최사인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국내외 100대 제론테크놀로지’를 선정해 제론테크놀로지존(GT존)에서 전시 및 쇼케이스를 운영한다. 100대 제론테크놀로지는 100개의 제품·서비스, 100명의 전문가, 100개의 기관을 말한다. 다양한 제론테크놀로지의 접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참여가 예정된 친고령 기업을 미리보기로 소개한다.
●돌봄 분야
원더풀플랫폼의 독거노인을 위한 AI 돌봄로봇 ‘다솜이’는 말벗 대화, 가족이나 생활보호사와 영상통화, 복약이나 식사 시간 알림, 긴급 상황 알림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뉴스, 음악, 영상체조 등도 제공한다. 영상과 음성을 융합한 AI 돌봄로봇의 실제 서비스는 국내외에서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의 ‘클로바 케어콜’은 AI가 돌봄이 필요한 1인 가구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 대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생성하는 데 최초의 초대형 한국어 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이 활용됐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 여러 지역에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은 말 그대로 입고 벗을 수 있는 로봇기술을 말하며, 착용자의 신체활동을 돕는다. 고령화 사회에 웨어러블 로봇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에프알티(FRT)는 국내에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5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사내 벤처로 시작했다.
특히 에프알티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의 보행을 보조하기 위해 개발된 웨어러블 로봇이 있다. 로봇의 근력 강화 기능을 보조받아 보다 쉽게 보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노인 스스로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데 도움을 줘 돌봄이 필요한 노인뿐만 아니라 돌봄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의 신체 부담 또한 줄여준다,
●여가/사회참여 분야
로쉬코리아는 시니어 라이프 플랫폼 ‘시소’(시니어는 소중하니까)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시소는 ‘오프라인 클래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화, 여가, 취미 관련 콘텐츠를 소개·제안하고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술, 가드닝, 한지공예 등 취미 교육을 비롯해 미술 산책, 다이닝 커뮤니티, 음악살롱 등 문화 체험, 농장 나들이, 서울 근교 여행 등 액티비티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시니어의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며 여가생활을 지원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도 있다. 담당 크루가 시니어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이나 유튜브 제작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장보기나 운동 등도 함께 한다.
스프링소프트는 치매 예방과 인지 능력 향상 목적의 기능성 게임이 탑재된 스마트 테이블인 ‘해피테이블’을 개발했다. 터치스크린 기반의 놀이형 테이블로,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과 협동 방식으로 게임이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시니어 사용자의 정확도나 반응 속도 등 게임 데이터를 분석해 인지 능력 이상 유무 진단, 치매 조기 발견 등이 가능하다.
●교육 분야
캐어유는 ‘스마트 에이징 솔루션 실현을 통한 시니어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설립된 시니어 디지털 케어 플랫폼 기업이다. 고령자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 및 기술을 개발해, 이를 어르신들에게 보급하고 교육하기까지 전반을 관리한다.
특히 캐어유는 무인 키오스크 교육 시스템 ‘엔브레인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카페와 패스트푸드 주문, KTX와 영화관 예매, 은행 ATM, 무인민원발급기 등 총 6종에 대한 키오스크 이용 방법부터 카드 결제까지 교육과 반복 연습이 가능하다.
교육용 콘텐츠 이외에도 치매, 우울증, 스트레스 등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정신건강테스트’ 애플리케이션도 탑재해 활용도를 높였다.
한편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에는 이밖에도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이지태스크, SMD솔루션, 로보케어, 효돌, 미스터마인드, KB골든라이프케어, KT리얼큐브, 맨엔텔, SK하이닉스(실버프렌드)/SKT행복커넥트, 시스포케어, 비지팅엔젤스, 케어닥, 인바디, 리디자인, 한국에자이, 유한킴벌리, 사랑과선행, 멀틱스, 바이칼AI, 휠라인, 템프업, 아하컨설팅, 현대자동차(CES), 에버영코리아, 신한, 채움인지교육연구소, DNX, 대교이프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 베이비붐 세대를 없애겠다는 조롱과 혐오가 담긴 표현으로, 최근 미국 젊은이 사이에 유행어로 번지고 있다. 노년층 부양에 대한 부담과 정치 성향에 대한 반감 등이 표출된 단어다. 우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틀딱, 연금충, 앵그리실버 등 노인을 향한 혐오 표현은 날로 생겨난다. 혐오 어린 말과 눈초리를 피해 노인들은 저마다의 퇴적 공간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곁에서 노인은 사라졌고, 혐오만이 남았다.
“노인을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편견과 선입견은?” 나문희 주연의 영화 ‘수상한 그녀’의 도입부, 노인복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묻는다. 주름, 검버섯, 쾨쾨한 냄새, 두꺼운 얼굴…. 다소 부정적인 단어가 쏟아지던 중 한 학생은 “탑골공원”이라 답한다. 그곳에 가면 노인이 많다는 게 이유다. ‘퇴적 공간’의 저자 故 오근재 전 홍익대 교수는 ‘탑골공원’을 일컬어 “사회에서 쓸모를 인정받지 못해 잉여적 존재가 되어가는 인간군이 하구의 삼각주처럼 퇴적된 공간”이라 했다. 언제부턴가 노인을 상징하는 마중물이 돼버린 그곳, 탑골공원을 찾았다.
파라다이스 or 디스토피아 ‘탑골공원’
비가 내린 탓인지 탑골공원 안팎은 조용했다. 평소라면 벤치에 누워 오수를 즐기거나 담벼락 주위에 모여 장기를 뒀을 테다. 몇몇 노인만이 팔각정에 앉아 시름을 달래고 있었다. 파고다공원 시절 노인들은 이곳에 모여 술을 마시며 시국 토론을 하고 만담을 펼쳤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쌓이며 그들의 행위는 규제 대상이 됐고, 그렇게 노인들은 표정을 잃어갔다.
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도 있고, 이젠 노인끼리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근재 교수는 “얼핏 탑골공원은 노인들의 파라다이스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그곳이 현실의 냉혹함에 밀려 퇴적된 노인들의 공간이라면 디스토피아일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공원을 찾은 한 70대 노인은 토로한다. “누가 우릴 환영하나. 깨끗이 입어도 냄새난다고 싫어하지. 여기도 재미없다. 말은 안 섞지만, 그냥 저 노인네도 그래서 왔겠구나, 동병상련을 느끼는 거다.”
세대 간 혐오의 순간
“여긴 키오스크가 없네? 할아버지들이 많아서인가?”, “비 때문인지, 저분들(노인) 때문인지 꿉꿉한 냄새나.”, “주문도 안 하고 자리만 죽치네.” 탑골공원 근처의 한 패스트푸드점. 점심시간이라 인근 학원 학생들이 주문을 위해 줄을 서 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소나기 탓에 유독 노인들이 많았던 터다. 몇몇 학생은 노인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내비쳤다. 매장 직원은 “비 오는 날 그나마 여기 안 오시면 또 어디를 가실까. 한편으론 다행스럽다. 딱히 그분들이 해를 끼치는 건 아닌데, 젊은 사람들은 피하고 불편해한다. 이해는 간다”라면서도 그 이유를 묻자 말을 아꼈다.
혐오의 은신처
지하철 종로3가역 1번 출구. 탑골공원으로 향하는 길, 건너편 출구 계단에 노인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짝! 짝!” 수신호처럼 이따금 박수도 친다. 기이한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물었다. “다들 뭘 기다리시나요?” 노인 왈. “그냥 노는 거야! 소꿉장난.(웃음)” IMF 당시 실직 후 줄곧 이곳을 찾았다는 그는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추우면 이렇게 지하철역에 앉아 논다고 했다. 기왕 놀 거면 마주 보고 모여 앉지 그러느냐 물으니, 서로 알지도 못하고 그냥 그것이 편하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 “다들 (노인) 싫어하잖아. 생쥐처럼 알아서들 숨은 거야.”
60대 이상 고령자에게 혐오 표현을 들은 후 반응을 물은 조사에서 ‘사람이나 장소를 피한다’라고 응답한 이는 80.7%로 나타났다. 혐오의 시선과 마주하지 않기 위해 노인들은 사람을 피하고,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아 나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롭고, 연하고, 부드럽고, 균형 잡힌 ‘케어 푸드’ 제품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노인과 환자가 케어 푸드의 주 고객이었던 과거와 달리 다이어터나 임산부 혹은 어린이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식품 업계는 저당식, 영양 강화식 등 맞춤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케어 푸드는 고령친화식품, 실버 푸드, 시니어 푸드 등 부르는 용어가 다양하다. 용어는 다르지만 의미는 음식물 섭취와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식품으로 통용된다. 관련 시장 규모의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0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고령친화식품’ 보고서를 살펴보면, 고령친화산업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7년 1조 원, 2020년엔 2조 원으로 늘어 10년여 만에 4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케어 푸드 분야에서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브랜드에서 연화식을 포함한 가정간편식 신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과거에는 질병을 가진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친화식품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나, 건강하고 활동적인 중장년층을 겨냥한 식품도 개발되면서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hy(전 한국야쿠르트)는 22가지 곡물을 함유한 당뇨환자용 균형영양식 ‘잇츠온 케어온 당케어’를 지난해 출시했고, 같은 해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백미 대신 현미와 렌틸콩, 퀴노아를 넣어 당 함량을 3g 낮춘 ‘뉴케어 당플랜 볶음밥’을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 푸드 브랜드 ‘그리팅’과 온라인 몰 ‘그리팅몰’을 통해 고령친화식품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리팅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까지 겨냥하며 저당식, 칼로리 밸런스식 등 건강식을 집으로 직접 배송해주는 맞춤형 케어 푸드를 추구한다. 신세계푸드도 ‘이지밸런스’를 통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연하 도움식을 비롯해 각종 건강식과 영양강화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케어 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고령친화식품 8종을 선보였다. 소스는 ‘유니 짜장 덮밥소스’, ‘연잎 콩 카레 덮밥소스’, ‘불고기 계란덮밥소스’ 등 3종이며, 반찬은 '소불고기, ‘고추장 돼지불고기’, ‘간장 돼지불고기’, ‘연근조림’, ‘쥐눈이콩조림’ 등 5종이다. 이중 불고기 3종과 쥐눈이콩조림은 농림출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고령친화우수식품 인증을 획득했다. 올 상반기 내 덮밥소스 3종과 추가 출시될 반찬 5종에 대해서도 고령친화식품 관련 인증 획득에 나설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고령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고령층 특화 식품도 공인 인증을 받은 제품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며, “케어 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를 중심으로 우수한 품질의 식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삶과 죽음이 한끝 차이이듯 ‘웰다잉’을 위해서는 ‘웰빙’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니어의 웰빙은 대부분 거처가 좌우한다. 노후에 어떤 형태의 돌봄을 받고, 어디에 머무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집 또는 병원, 두 가지 선택지가 전부였지만,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웰엔딩’에 관심이 늘면서 ‘실버타운’이 제3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버타운 입주를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실버타운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닌 시대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과거엔 10여 년, 길어야 20년 정도로 여겨지던 노후의 정의가 30~40년 가까이 늘어났다. 직장에서 몸담은 시간보다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질 좋은 서비스와 시설로 눈을 돌리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30여 년간 ‘열일’ 한 대가로 얻은 경제력이 있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누리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심리다.
실버타운은 이 같은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만족시켜주며 최근 몇 년간 노후의 또 다른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실버산업 전문가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은 “20여 년 전의 60대와 지금의 60대는 다르다. 옛날에는 60대만 돼도 ‘인생 다 살았다’고 했지만 지금은 노후를 편안하고 활기차게 보내려는 시니어가 많다. 또 과거에는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팔아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 20년 사이 보증금은 크게 오르지 않은 반면 집값은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 실버타운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언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한마디로 오늘날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이들은 실버타운에 입주할 경제력을 갖췄으며, 노후를 즐길 시간도 충분하다. 문제는 언제, 어떤 실버타운에 들어가느냐다. 포털 사이트에서 ‘실버타운’을 검색하면 각종 노인주거복지시설이 쏟아져 나와 정확한 정보를 추리기 어렵다. 또 노후가 길어진 만큼 어느 연령대에 입주해야 하는지도 새로운 고민거리다. 적절한 시기에 실버타운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노인복지법 제32조에 따르면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곳’을 말하며, 성격에 따라 양로시설과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으로 구분한다. 양로시설은 크게 무료 및 실비, 유료로 나눌 수 있는데,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서비스 외에 기타 부대시설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료 양로시설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대개 경제력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운영해 입소자로부터 비용을 전부 수납하며, 그 특성상 여가 시설, 취미 프로그램, 의료 서비스 등이 특화돼 있다. 비유하자면 유료 양로시설은 시설이 뛰어난 5성급 호텔,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비용이 합리적인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같은 노인주거복지시설 가운데 고급형 노인복지주택과 소수의 유료 양로시설을 합한 개념을 통상적으로 실버타운이라 부른다. 즉 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그렇다면 노후 어느 시기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적일까. 서울시니어스타워 관계자는 “실버타운 초창기에는 60~65세에 입주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70대 중반에서 80대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가사노동을 할 체력이 되지 않거나 크고 작은 돌봄을 받고 싶을 때 이곳을 찾으신다”라며 “그러나 열에 아홉은 ‘더 일찍 들어올걸’ 하며 후회하신다. 나이가 들수록 동호회나 취미 프로그램, 행사 등을 즐기기에 육체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의 각종 시설을 알차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건에 부합하는 연령이 되었을 때 바로 입주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TIP] 실버타운 입주 시 고려해야 할 4가지
비용 ▶ 가장 먼저 자신이 충당할 수 있는 입주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 입주 보증금은 대개 2억~9억 원, 월 생활비는 100만~200만 원 선이다. 같은 실버타운도 평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 싱글이라면 가장 많은 세대를 차지하는 평수를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위치 ▶ 실버타운은 위치에 따라 도시형, 근교형, 전원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위치는 개인의 선호도나 자녀의 거주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도권 내에 있는 실버타운은 땅값에 따라 입주 보증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병원 ▶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시니어는 대형병원이 가까운 실버타운이 좋다. 또 ‘너싱홈’(실버타운과 요양원의 성격이 결합된 형태)이나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각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여가 ▶노후의 질은 여가가 좌우한다. 후보별로 각 절기별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취미 활동, 커뮤니티 센터 등을 알아본 다음 알맞은 곳을 택한다. 단 해당 서비스가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관은 있지만 트레이너의 관리가 허술하고, 동호회가 존재하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없으면 ‘보여주기 식’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의 활성화 정도를 함께 고려한다.
피해 줄었지만 상담 꼼꼼해야
알맞은 실버타운을 골랐다면 다음은 입주 상담이다. 실버타운 입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충분한 상담으로 머물 곳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특히 입주 보증금 반환 방식을 세밀하게 살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입주 보증금 관련 피해가 문제시되고 있지 않지만, 수년 전 일부 실버타운이 분양 저조, 사업비 부족 등의 이유로 입주민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몇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용인시 A실버타운은 서비스 불이행, 일방적인 관리비 인상, 보증금 미지급 등 사업자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2017년 시설폐쇄명령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B실버타운은 2016년 무리하게 사업 분야를 키워나가면서 부도가 발생해 입주민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사업자가 입주 보증금의 50% 이상을 돌려주는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권이나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하는 경우 예외 조항이 적용돼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세권 및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받을 경우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에도 한계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제도에 다각적인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대빈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부회장은 “요즘은 시공자나 금융권에서도 사업성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큰 피해 이슈는 없지만, 운영의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차원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입주하려는 실버타운이 운영상 문제가 없고 건실한지 분별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용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악하기 어려울 땐 식사 체험을 하며 입주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종 계약을 할 때는 보증금 반환 보장 방안과 지급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는지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이 위원장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만 강조하는 곳보다 시니어에 대한 직원들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곳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의 보너스 같아”…공동체서 찾는 활력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한 입주자들의 실제 후기는 어떨까. 대부분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입주자들은 식사 준비를 비롯한 가사노동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50여 년 운영하던 약국을 닫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나란히 입주한 조명자(77)·조미자(73)·조경희(65) 자매는 “모든 게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세 자매에게 꿈만 같은 일”이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웃음꽃을 피우다 보면 이곳에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에 입주한 정태분(78) 씨도 “정성과 영양 가득한 식사와 청소 서비스는 그동안 고생한 인생의 보너스 같아 매일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내 각종 취미 프로그램도 즐거움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3년 간 거주한 배순애(72) 씨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 코스도 다양하고 산책로도 여러 개다. 10년째 취미로 하는 색소폰을 무대에서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히 이뤄져 심심할 틈이 없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이 잠정 중단됐지만 남편과 주변 관광지를 돌며 나들이 다니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도 공동체 생활에서만 겪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특히 은퇴 후 외로움을 느끼는 시니어에게 실버타운은 또 다른 만남의 장이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이성 간 건강한 교류를 맺는 이들도 있고, 사회복지사 직원과 입주자가 서로 엄마, 아들이라 부르며 모자지간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는 “같은 실버타운에 입주한 시니어는 서로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하고 빈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공감대로 친밀도를 쌓기 쉽다”며 “동호회,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형성해나가는 사회적 관계는 노후의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실버타운은 어디?
전국 40여 곳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본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이 추천한 실버타운을 세 곳을 소개한다. ✽비용은 1인 기준
TYPE A | 액티브한 도시형 ▶ 서울 ‘더클래식500’
‘소셜 리더를 위한 실버 하우스’라는 슬로건에 알맞게 최상급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우스 키핑, 퍼스널 컨시어즈, 발레파킹 등 호텔식 서비스와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의 및 전담 관리팀이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 여가 시설과 각종 문화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입주자 중 은퇴 후에도 강연, 컨설팅 등 도시 내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많다.
입주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213만 원(식비 26만 원) 문의 02-2218-6000
TYPE B | 편리한 근교형 ▶ 인천 ‘마리스텔라’
성모요양병원, 인천국제성모병원을 가까이에 끼고 있어 응급 시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단지 내 일반 상가와 푸드 코트 등이 있어 식사의 선택지가 다양하고, 젊은 사람과 어린이 등 외부인의 방문이 잦아 고립감이 덜하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1층 성당에서 매일 미사가 진행되어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다. 도시의 편리함과 근교의 호젓함을 모두 느끼고 싶은 시니어에게 알맞다.
입주 보증금 2억4000만~4억 원 월 생활비 142만~196만 원 문의 032-280-1500
TYPE C | 정다운 전원형 ▶ 김제 ‘부영실버아파트’
전국 실버타운 가운데 보증금이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중가 실버타운 수준의 합리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노인대학과 게이트볼장, 요양병원, 노인종합복지관이 들어서 있어 주변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식사는 복지관 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 가능하다. 여름에 다 같이 모여 문 열어놓고 비빔밥을 해 먹고,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등 입주민 간 교류가 잦으며 정겨운 분위기다.
입주 보증금 2000만~4000만 원 월 생활비 없음 문의 063-545-0343
생활수준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먹거리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바뀌는 체질과 건강을 고려한 고품질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과거에 기피했거나, 생각지 못한 식재료를 사용한 식품이 눈길을 끈다.
미래식품 트렌드 중 하나로 고령친화식품(실버푸드)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노년층을 위한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실버푸드를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해진 저작(咀嚼)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연화식’과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을 위한 ‘연하식’에 관심이 많았다. 나아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챙기려는 시니어의 니즈는 ‘특별한 실버푸드’의 등장을 이끌었다.
◇먹기 쉽고, 영양까지 챙기는 ‘식용곤충’
앞으로 식용곤충을 사용한 실버푸드가 노년층의 건강을 돌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식용곤충은 갈색거저리(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 장수풍뎅이애벌레(장수애), 쌍별귀뚜리미(쌍별이), 메뚜기, 누에번데기, 꿀개미 등이다. 최근에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소고기, 생선 등의 대안 식품으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식용곤충은 노화로 인한 치아 부실, 소화기능 저하 등으로 음식 섭취가 쉽지 않은 노년층도 쉽게 먹을 수 있다. 특히 식용곤충을 활용한 무스식은 식재료를 잘게 갈거나 다져 만든 음식으로 혀나 잇몸으로 으깰 수 있을 정도의 부드러운 식감을 가졌다. 식용곤충 가루를 넣은 햄버그스테이크, 파스타 등도 있다. 부드러운 식감뿐만 아니라 맛도 우수하다. 이를테면 고소애의 경우 새우와 같은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칼슘, 철, 아연,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이 풍부한 식용곤충은 노년층의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 단백질 하루 권장량 8g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육류를 40g 섭취해야 하지만, 식용곤충은 15g만 먹어도 된다.
의학적 효능도 확인됐다. 지난해 농촌진흥청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실시한 임상영양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소애를 섭취한 환자는 기존 환자보다 영양지표의 하나인 건강한 세포막의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 변화량이 2.4% 높았으며,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와 ‘세포독성 T 세포’ 활성은 각각 16.9%, 7.5% 늘었다.
꽃벵이는 최근 연구에서는 혈전 치유와 혈액순환 개선에 큰 효능이 있음이 밝혀졌다. 굼벵이 역시 혈관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이들 식용곤충 식품은 식욕이 없는 노년층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곤충산학연협력단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 증진과 영양소 섭취가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차원에서 중요한 부분이 됐다”며 “영양소와 면역력 강화 측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식용곤충은 과학적인 근거로 권장하는 식품”이라고 추천했다.
◇더 진짜 같고, 소화 부담 없는 ‘대체육’
고기를 먹지 못하는 세상은 어떨까. 채식주의자라면 큰 걱정 없겠지만, 잡식주의자에겐 삶의 질이 떨어질 정도의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씹는 기능과 소화 능력이 저하돼 육류 섭취가 어려워진 노년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같은 고민은 대체육의 등장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불판 위의 빨간 고기와 칼집 난 소시지. 얼핏 보면 돼지고기 제품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이들의 주재료는 고기가 아닌 콩과 밀이다. 베지푸드가 판매하는 베지슬라이스 성분표를 보면 밀글루텐에 고추장과 물엿, 땅콩, 호두 등 숯불고기 양념이 섞여 있다. 베지프랑크에는 70%의 대두분리단백(대두)에 밀글루텐, 밀전분 등이 들어가 있다.
이들 제품은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고기 맛과 흡사하다. 다만 베지슬라이스는 씹을 때 끊기는 느낌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적당히 질긴 식감은 오히려 노년층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다. 또 베지프랑크는 소시지를 씹었을 때와 비슷한 식감이 어느 정도 살아 있어 노년층의 입맛을 만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전자 조작이 아닌 교잡육종법으로 ‘하영콩’이 개발돼 대체육의 전망이 더 밝아졌다. 하영콩에는 비린내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전혀 없다. 덕분에 비린내를 없애고 소화 억제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해 영양소 파괴를 무릅쓰며 익히지 않아도 된다. 하영콩 개발을 이끈 정종일 국립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 농학과 교수는 “하영콩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당류인 스타키오스 함량이 일반 콩보다 낮아 노년층이 섭취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배양육도 주목할 만하다. 배양육은 배양시설에서 동물의 세포를 키워 만들어내는 인공고기로, 윤리적으로 기피되고 있는 일부 보양식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생제와 호르몬제의 과도한 사용에서도 자유롭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은 물론 기생충으로부터 통제된 환경을 만들어 안전한 음식을 공급받을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리연구가 겸 식품공학 박사인 이종임 원장(Scook청담 이종임한식연구원)과 암 전문의인 박영요 한림병원 혈뇨방광암센터장 부부. 맛과 건강 모두 놓치지 않을 이들이기에 종종 ‘어떤 건강식품을 먹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대답의 핵심은 약보다는 매 끼니를 신선한 제철 음식으로 챙기라는 것, 그리고 중장년기의 식사는 젊은 시절과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도움말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 Scook청담 이종임한식연구원 원장 참고 도서 ‘어른의 식탁’(이종임 저·다봄)
이종임 원장 부부가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먹는 것은 등푸른생선구이와 된장찌개, 미역국이다. 모두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는 점도 이들 식단의 특징이다. 이 원장은 아침 식사로 큰 접시에 제철 과일과 채소를 가득 담아 요구르트와 함께 든든하게 먹는다. 이렇게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채우는 덕분에 그 흔한 비타민조차 찾지 않는다고. 또 마요네즈나 케첩 등 시제품 소스나 드레싱 대신 해마다 담근 간장과 된장, 매실청, 장아찌 등으로 중장년기에 잃기 쉬운 ‘밥맛’을 돋운다.
신혼 때는 남편 박영요 센터장도 흰쌀밥과 고기를 즐기고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좋아했으나 나이 들면서 웰빙 식단으로 바뀌었단다. 젊어서는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기본 체력과 소화력 덕분에 별 탈이 없지만, 중년 이후에는 몸이 바로 이상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한 끼 한 끼 내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잘 따져 골라 먹고,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나이가 들면 미각이 떨어져 음식 간이 점점 강해지므로 약간 싱거운 정도로 간을 맞추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소금이나 간장 등을 적게 사용하는 대신 깨를 갈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거나 레몬, 식초 등으로 신맛을 가미하면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맛은 살릴 수 있다. 또 시제품이나 조미료를 쓰기보다는 ‘짜지 않은 양념장’을 직접 만들어 활용해도 좋다.
중장년기 많이 먹어야 할 것들
중장년기 근육량 및 근력 손실은 전체 신체 활동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 저하와 체지방 증가로 이어진다. 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비만할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이 무려 8배나 늘어난다. 따라서 중장년기에는 ‘단백질 섭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끼 식사에 3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55:25:20일 때 이상적이다. 중장년기엔 단백질 비중을 높여 40:40:20 선까지 조정하는 것이 좋다.
육류를 섭취할 땐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하고, 튀김보다는 구이나 찜, 조림 등으로 조리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더 완벽하게 함유한 고기·생선·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은 70% 정도, 콩·두부·우유·된장 등 식물성 단백질은 30%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한 끼에 체내에 흡수되는 단백질은 20~25g으로, 세 끼에 나눠 먹는 게 효과적이다. 밥에 단백질 식품을 섞어서 먹어도 좋다. 서리태밥, 두부밥, 달걀밥, 아보카도밥, 퀴노아밥, 전복밥 등을 추천한다.
제철에 나는 각종 컬러푸드(채소와 과일)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중년 이후엔 한 끼 정도를 밥 대신 고구마, 감자, 단호박 등 채소와 과일로 대체해도 괜찮다.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비타민과 미네랄,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같은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컬도 많다. 이러한 성분은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 들수록 채소, 과일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다. 단, 당뇨 환자는 당 함량이 적은 과일을 먹어야 한다. 당근, 토마토, 피망 등 화려한 색깔의 채소와 뇌 기능 향상과 면역력 제고에 도움을 주는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 역시 반드시 챙겨야 할 식품이다.
중장년기 적게 먹어야 할 것들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중년 이후에 밥 속 당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복부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체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부른다. 밥을 많이 먹으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므로 한 끼에 80g 정도만 섭취하는 게 좋다.
빵과 면 위주의 식단도 줄여야 한다. 밀가루 음식을 만들 때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넣는 글루텐은 소화를 방해한다. 소화되지 않은 글루텐은 몸 속 면역계를 교란하고 장내 환경을 나쁘게 해 복통, 설사, 변비, 복부 팽만 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장 기능 및 영양분 흡수 저하를 초래하고, 중장년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빵을 끊기 힘들다면 너무 달거나 기름에 튀긴 것보다는 담백한 빵을 과일, 채소 등과 함께 먹길 권한다.
만약 소화력에 문제가 있고 설사가 자주 반복된다면 일단 소식(小食) 습관을 가져보자. 어떤 약보다도 좋은 치료 방법이다. 중장년 남성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설사를 동반한 만성소화불량은 소식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에도 찬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천천히 음식을 먹으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중장년 건강을 지키는 양념장 레시피
# 맛간장
재료 양조간장·채수 2컵씩, 청주·흑설탕·갈색 쌀물엿 1/2컵씩
채수 건백만송이버섯 8g(15개), 다시마 3장(5×5cm), 양파 1/2개, 대파 1대, 배·사과 1/4개씩, 마른 홍고추 1개, 마늘 1통, 생강 1/2톨, 파뿌리 2개, 물 5컵
1. 채수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큼직하게 썰어 준비한다.
2. 냄비에 물 5컵을 붓고 썰어놓은 ①의 과일과 버섯, 채소를 넣는다.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30~40분 정도 더 끓여 고운체에 걸러 채수를 만든다.
3. 냄비에 ②의 채수와 그 외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중불에서 10분 정도 더 끓여 맛간장을 4컵 정도 만든다.
4. 완성된 맛간장은 식힌 뒤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2개월 정도 보관한다.
✽맛간장은 불고기를 재우거나 각종 샐러드드레싱과 볶음요리에 두루 활용하면 좋다.
# 만능매운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6큰술, 고추장·매실청·갈색 쌀물엿·국간장·깨소금·참기름 2큰술씩, 건새우가루 1큰술,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청주 5큰술
1. 고춧가루, 고추장, 매실청, 쌀물엿, 국간장을 혼합한다.
2. 1에 깨소금, 참기름, 건새우가루, 마늘, 생강, 청주를 넣고 혼합한다.
3. 고루 잘 섞어 만든 만능매운양념장을 하루 정도 숙성한다.
4. 3을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만능매운양념장은 매콤한 볶음, 조림, 탕 요리 등에 쓰인다. 오징어볶음이나 생선조림을 할 때 2인분 기준 3큰술 정도 넣으면 된다.
# 만능고기양념장
재료 양파과일즙(양파·배·사과 1/4개씩) 3/4컵, 맛간장 2컵, 다진 마늘 3큰술, 깨소금·참기름 2큰술씩, 후추 1/2작은술
1. 양파와 배, 사과는 껍질을 벗겨 적당히 썬다.
2. 1의 양파와 과일을 믹서에 곱게 갈아 체에 밭쳐 즙을 꼭 짠다.
3. 맛간장에 2의 양파과일즙과 기타 양념을 넣어 잘 혼합한다. 이때 참기름은 넣지 않는다.
4. 3을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불고기를 재울 때는 2인분 기준으로 4큰술 정도, 갈비찜을 할 때는 5큰술 정도 넣으면 된다. ✽보관할 때는 참기름을 넣지 않길 권한다. 오래 보관할 경우 향이 약해지므로 양념장을 사용할 때 첨가하는 게 좋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실버푸드(노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고령친화식 ‘푸드테크’에 대응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단순히 새롭고 혁신적인 음식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푸드테크는 우리의 생활이 변화하면서 함께 달라지는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최근 증가하는 푸드케어 욕구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수준의 장기요양서비스 지원과 함께 노인식 개발이 연구돼 직접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노인식 식단 개발과 고령친화형 도시락에 대한 궁금한 내용들을 Q&A로 정리해봤다.
노인식의 중요한 기준은?
노인식은 무엇보다 소화가 잘돼야 합니다. 활동성이 점점 떨어져 신체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과도한 칼로리나 지방을 섭취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장기간에 형성된 식습관과 개인의 기호를 변화시키기는 어려운 시기이므로 무조건 건강식을 권장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음식들로 영양 균형을 맞춘 보완성 식단으로 기획합니다. 건강검진 결과와 일대일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식단을 마련하고 부족한 영양소 섭취를 위한 식습관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식 식단 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경제적 여유와 정신적 만족,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행복 등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시니어의 삶에서 식사는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건강한 노인식은 수명을 늘리고 삶의 질도 높여줍니다.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서 제공되는 어르신들의 식단 구성은?
첫째, 소화하기 쉬운 식재료를 선택합니다. 질긴 재료들은 조리를 통해 섭취하기 쉽게 가공합니다.
둘째, 단백질을 매끼 제공합니다. 단백질은 면역력과 근력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닭고기안심, 돼지고기안심, 돼지고기앞다리살, 쇠고기안심 등이 좋고 등푸른생선, 흰살생선도 좋습니다. 두부와 달걀 요리도 다양하게 조리해 제공합니다.
셋째, 야채류는 대부분 익혀서 나물 형태로 제공합니다.
넷째, 우유와 유제품을 간식으로 제공합니다.
다섯째, 연하 문제나 치아 문제가 있으신 분은 갈아서 또는 다져서 섭취하기 좋게 조리해 제공합니다.
저염식 식사를 도와주는 식단은?
소금 성분은 나트륨 40%와 염소 60%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금 1g을 섭취하면 400㎎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의 부피와 혈관 압력이 증가해 고혈압 발생으로 이어집니다. 저염식은 나트륨을 줄이는 식사를 말하는데 간이 안 맞으면 식욕 및 식사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칼륨 섭취를 높여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식단을 제공합니다. 칼륨이 많은 식품에는 바나나, 참외, 토마토, 감자, 아보카도, 시금치 등이 있습니다.
조리과정에서 발암물질 섭취 방지가 가능한가?
조리 과정에서 파괴되는 영양소를 최대한 막아야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조리법을 제대로 선택해야 합니다. 기름 없이 오븐에 굽거나 찜솥에 쪄서 먹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발암물질 섭취를 방지하려면 가공된 식품이 아닌 자연식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색소나 첨가물이 들어 있는 소스는 섭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면역식은 어떤 것인가?
후천적 면역결핍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 요인 중 하나인 노화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염증반응을 높입니다. 면역력을 키우는 대표적인 성분은 단백질입니다. 이외 셀레늄, 아연, 프로바이오틱스, 황, 비타민A·C·E가 있습니다. 현미, 마늘, 파프리카, 고구마, 등푸른생선, 돼지고기, 홍삼, 표고버섯, 견과류, 우유, 유산균 등을 이용해 조리한 음식도 면역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고령자를 위한 식단의 제품화는?
고령 환자를 위한 대표적 식단으로는 저염식, 당뇨 도움식, 면역도움식, 연하도움식 등이 있습니다.
액티브한 시니어에게는 바쁜 일상과 조리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영양이 듬뿍 담긴 한 그릇 음식을 권장합니다.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 영양소가 한 그릇 안에 골고루 들어 있는 식사를 말합니다. 반찬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섭취하기도 수월합니다.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식, 영양이 듬뿍 담긴 한 그릇 음식 등 식단의 다양화로 고령자들이 입맛을 잃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마주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배달식 형태의 고령친화형 식단 선정 기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 즉 식품의 안정성입니다. 소화가 잘되는 식재료와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 조리 방법을 선택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또 따뜻하고 차가운 음식에 맞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위해 잘 먹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치아 손실이나 소화 장애 등으로 씹고 뜯는 게 맛이라는 갈비는 엄두도 못 낼뿐더러, 체력 저하와 미각, 후각의 노화로 요리도 자신이 없다. 이렇듯 ‘먹는 즐거움’을 잃어가는 이들을 위한 희소식. 맛과 영양을 모두 겸비한 케어푸드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케어푸드’는 영유아나 노인, 환자 등 맞춤형 식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연화식, 치료식 등의 기능성 식품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한 음식 섭취 능력 저하 때문에 이러한 케어푸드를 가까이하게 된다. 앞서 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최근 노령인구 증가에 발맞춰 푸드케어 시장이 꾸준히 성장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그 규모가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케어푸드 관련 연구와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영양가 높은 식재료로 직접 먹기 좋은 케어푸드를 만들어도 되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역시 힘들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또 막상 음식을 만들다가도 미각과 후각의 노화로 예전처럼 맛을 내기 어려워져 고충을 겪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시중에 판매하는 케어푸드는, 먹기 좋은 맛과 식감은 물론 요리에 대한 번거로움까지 해소해준다는 점에서 실속 있다.
케어푸드 삼 대장 연화식·연하식·유동식
케어푸드 하면 자칫 환자들이 먹는 미음이나 죽 등만 떠올리기 쉬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케어푸드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저작기능 저하를 보완해주는 ‘연화식’(軟化食), 식도 근육이 약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연하식’(嚥下食), 그리고 원활한 수분 공급과 영양 보충을 함께할 수 있는 ‘유동식’(流動食)이다. 식품 기업에서 내놓은 케어푸드를 살펴보면 ‘불고기’, ‘등갈비’, ‘고등어조림’ 등의 메뉴가 눈에 띈다. 같은 메뉴라도 일반식으로 조리할 경우 치아나 소화기관이 약한 시니어가 먹기 불편하지만, 케어푸드라면 좀 더 수월하게 즐길 수 있다.
고령친화식품 또한 노인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하고 기호에 적합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가공한 식품이다. 제품 포장재 등을 살펴보면 ‘고령친화식품’ 심볼 마크와 섭취 단계 아이콘을 찾을 수 있다. 케어푸드 중에는 ‘고령친화식품’의 품질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이 많은데, 치아 상태에 따라 식품의 경도를 살펴 구입하는 게 좋다.
일본 케어푸드 시장은?
일본의 케어푸드는 한동안 ‘개호식품’이라 칭해왔지만,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근래에는 ‘소프트식’, ‘스마일케어식’, ‘유니버설디자인푸드’ 등으로 불리고 있다. 2020년 고령식품시장 규모는 1462억6000만 엔(약 1조70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아사히그룹, 오츠카제약 등 대기업에서도 ‘야사시콘’(몸에 좋은 식단), ‘쇼쿠지와타노시’(식사는 즐거워), ‘야와라카구락부’(부드러운클럽) 등의 브랜드를 내세워 다양한 케어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유단백 사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의 근감소증과 운동기능 저하 개선을 위해 의료 및 케어 분야에서 유단백의 우위성이 인식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직접 조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배달 서비스 및 도시락 택배 서비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조리·식품’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세계아동요리협회
조리 분야 자격증 하면, 대부분 국가자격인 ‘한식·양식·중식·일식’ 자격증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공신력 있고 널리 알려진 덕분에 요리사를 꿈꾸는 학생이나 요식업계 취직을 희망하는 청년층이 주로 응시한다. 중장년의 경우엔 그 목적이 좀 더 다양하다. 제대로 요리를 배워보고 싶은 주부, 음식점 창업을 계획하는 은퇴자, 아내 없이 끼니를 해결해보려는 남편 등 나름의 이유로 도전장을 내민다.
PART1. 국가기술자격
요리가 취미인 이들이라면 한 번쯤 조리사 자격증을 염두에 둬봤을 것이다. 그러나 한식·양식·중식·일식 조리기능사 전 분야의 합격률은 33% 내외로(2018년 기준),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없으면 취득이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도 눈에 띄는 것은 50대 응시자의 합격률이다. 전 연령대에서 합격률이 가장 높은 것은 40대이지만, 50대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2순위로 합격률이 높게 나타났다(합격자 수도 마찬가지). 오히려 평균 합격률을 깎아내린 건 10~20대였다. 업계 담당자들은 “학생들은 조리 전문학교나 학원 등을 다니며 의례적으로 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막연히 응시하기 때문에 그만큼 합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연령대에게 인기 있는 분야는 ‘한식’으로, 중장년층의 경우 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선호도를 나타냈다. 아무래도 입맛에 맞는 게 한식일 테지만, 실제 시험장에서는 위생과 숙련도를 평가하기 위해 조리 과정 중 맛보기를 금지한다. 또 자기만의 레시피가 있더라도 시험에 제시된 요구사항에 맞게 조리해야 점수를 얻는다. 예를 들어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인 애호박을 돌려깎기하여 5cm 길이로 썰라’는 요구사항이 있는데, 마음대로 반달 모양을 낸다거나 길이를 2cm로 줄이거나 하면 감점이다. 즉, 아무리 손맛 좋은 주부라도 시험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요리 실력과 별개로 합격이 어렵다. 더불어 조리기능사 시험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은 ‘비용’ 문제다. 실습도구와 재료 등을 갖추기 어렵다면 학원이나 기관 등에서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보통 한 분야 수강비가 30만 원대부터 90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보통 60만 원 내외로 보는데,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로 지원을 받는 것이 좋다.
식품 관련 국가공인 자격 중 ‘식품가공기능사’가 있다.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고,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시니어의 관심이 많아졌다. 식품가공기능사는 농·축·수산물을 원료를 제조 또는 가공 처리한 후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변화를 일으켜 영양가와 저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귀농·귀촌·귀어 등을 계획하는 중장년 중에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이가 많다. 양평군, 임실군, 단양군, 합천군 등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는 자격취득 과정을 개설해 높은 합격률로 식품가공기능사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 합격률 평균은 97%, 50대 합격률은 96%로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PART2. 민간자격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조리·식품 분야 민간자격들의 경우 음료 분야의 ‘바리스타’처럼 특별히 선호도가 높은 종목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국가공인 자격증처럼 요리나 조리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음식을 매개로 한 교육이나 서비스 관련 자격증이 많은 편이다. 그중에서 최근 주목받는 민간자격으로 ‘아동요리지도사’, ‘실버인지요리지도사’, ‘사찰음식지도사’ 등이 있다.
푸드테라피 요리심리상담사를 비롯해 아동요리지도사, 실버인지요리지도사, 쿠킹아트지도사 등의 자격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세계아동요리협회 백항선 대표는 “요리 과정을 통해 오감을 활용하고 자극하게 되는데, 이러한 활동이 아동과 어르신들의 인지발달에 도움을 준다”며 최근 협회를 통해 이러한 자격증을 희망하는 중장년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백 대표는 “자격증 취득 후 푸드테라피 관련 분야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시니어도 적지 않다”며 마음만 먹으면 취득뿐만 아니라 수익으로도 충분히 연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찰음식’은 건강 요리로 각광받으며 중장년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관련 기관에서 민간자격증 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면 수료증을 발급해주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도 2017년부터 사찰음식요리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케이터링에 적합한 사찰음식 메뉴를 조리하고 구성해보는 심화과정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김슬기 담당자는 “건강과 채식이 트렌드인 만큼 사찰음식과 연관한 경력개발이나 창업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부 수강생들의 경우 배우는 과정에서의 성취감과, 가족에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주는 보람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화 과정 수강생들은 사찰도시락을 직접 판매하면서 실제 창업을 하게 되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연습해보는 기회도 가졌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사찰음식 요리 과정은 올해 9월경 만 50세 이상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모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