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 시츄 초롱이는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가족이다. 집 안 곳곳에 초롱이 물그릇이 놓여 있고, 깜빡임이 덜해 시력 저하를 막는 전등이 설치돼 있다. 벽에 뚫린 통로 덕분에 초롱이는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 책상 밑 공간’을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미끄럽지 말라고 집의 바닥재에는 코팅까지 했다. 집이란 ‘가족’의 행복에 맞춰 구성되는 공간이다. 노견이 행복한 집에서는 노인도 행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성호 교수를 만났다.
초롱이를 위한 집의 모든 시설은 초롱이 아빠이자 초롱이의 반려인간 김 교수가 직접 고안한 것들이다. ‘초롱이에게 좋은 건 사람에게도 틀림없이 좋다’는 굳은 철칙의 발현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휴먼 애니멀 본드’(Human Animal Bond) 개념을 강조했다. 동물과 사람, 두 주체 모두 행복해야 유대로 인한 효용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왜 입양하려고 할까요? 대다수 사람들은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답해요. 실제로 사람이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 사랑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재밌는 건 강아지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상호 유대적인 관계가 동물과 사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가 보는 이상적인 반려동물 양육은 주인과 애완동물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반려로서의 상호 돌봄이다. 사람이 개를 돌보는 것 같지만 사실 개도 사람을 돌보고, 사람이 고양이를 보호해주는 것 같지만 고양이로부터 보호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 김 교수 역시 동물복지 전문가로서 여러 반려동물 돌봄 및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비슷한 사례를 숱하게 목격했다. 우울증 때문에 두문불출하던 어르신이 강아지를 기르면서 안정을 되찾고, 강아지를 매개로 주변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 말이다.
취약계층 반려동물 지원책 찾아야
반려동물과의 유대가 가장 많이 필요한 집단은 외로운 사람, 특히 독거노인들이다. 그러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물을 들이는 순간 이들은 취약계층이라는 이름의 벼랑 끄트머리에 놓이고 만다. 유대가 끈끈하게 형성됐지만 서로를 제대로 돌볼 수 없어 위험 상태까지 치닫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가 칭하는 취약계층이란 단순히 경제력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반려동물 돌봄 문제에서의 취약계층은 동물을 제대로 돌봐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거동이 불편해 충분히 산책시키기 어려운 상태거나, 양육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노인들은 대표적인 취약계층에 속한다. 사전 준비가 부족하고 신체·경제적 조건이 미달인 경우가 많아, 입양 후 얼마 안 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취약해진다는 것.
그는 이미 유대를 맺고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취약계층을 탓하는 대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입양 전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취약하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태지만 환자는 아니잖아요. 손 잘 씻고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면, 즉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면 감염되지 않을 거예요. 비용 면에서도 예방주사가 치료비보다 훨씬 싸지 않나요? 동물복지도 마찬가지예요. 취약점을 조금만 메워줘도 위험한 상태에 빠지지 않을 테고, 이건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유익한 흐름이 될 겁니다.”
가성비 좋은 복지, 동물 돌봄 지원
김 교수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9년 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던 때에 비하면 동지가 제법 늘어나 뿌듯한 마음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듣는 척도 안 했어요. ‘사람한테 쓸 돈도 없는데 동물한테 돈을 쓰라니 미쳤냐’는 소리나 들었죠. 3년쯤 지나니까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다며 찾아오고, 사회복지사들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찾아오더니, 이제는 기업 측에서 자문을 구하러 와요. 최근 4~5년 사이 의식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죠.”
그는 곧 마당개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봉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지원 봉사단을 만들어,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충분히 애도하고 상실의 아픔을 다스릴 수 있도록 상담 등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반려동물 돌봄에 대한 지원은 가성비 좋은 복지 수단이므로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
그는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산책 모임을 갖거나, 급한 일 있을 때 반려동물을 맡아 돌봐준다. 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자택에 머물며 나이 들길 원하는 시니어 트렌드와 겹치면서도 그가 자주 언급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흡사하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는 도시락 배달 봉사할 때 반려동물용 사료를 같이 챙겨드려요. 이 봉사를 동네 사람들이 하면 안부 인사라도 한 번씩 더 주고받게 되고, 서서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동네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거거든요. 소소하지만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고무적입니다.”
[TIP] 고령자 위한 양육 단계별 ‘반려동물 노노(老老) 케어’
01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전
자신의 상황과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꼭 반려동물을 들여야겠다면, 고령 반려인에게 적합한 반려동물을 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반려견 종류는 로봇 강아지다.
02 나이 든 반려동물을 돌볼 때
ㆍ진료 및 치료비 지출을 고려해 여유자금을 미리 준비하기를 권한다. 가능하면 일찍 반려동물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반려동물 나이가 일곱 살을 넘기면 반드시 정밀 건강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이후 매년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치과, 안과 검진을 받으며 건강검진 기록을 잘 정리해 보관하도록 하자. 이외에도 식습관이나 배변 상태, 작은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해야 한다.
ㆍ극도로 춥거나 더운 날씨에는 산책을 피하고,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부딪힐 수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미끄러운 바닥에 카펫을 까는 등 집 안 환경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온·오프라인 지인들을 만들어두자. 혹은 지자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나 지원을 활용하라. 주변에 도움 청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ㆍ반려동물 동반 시설(요양원이나 시니어 하우징 등)을 찾아보자. 해당 시설의 반려동물 관련 규정과 비용을 꼼꼼히 확인해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디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ㆍ반려동물과 가급적 시간을 많이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어두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여행을 다니며 추억 쌓기를 권한다. 평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고 소통하는 것도 잊지 말자.
03 요양원 입소나 장기 입원 등으로 반려동물과 헤어져야 할 때
ㆍ믿을 만한 지인을 미리 확보해두도록 하자. 반려동물과 헤어진 후에도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면 더욱 좋다. 절대 온라인 광고나 인수업체에 비용을 내고 동물을 보내면 안 된다. 혹 입양을 보내게 된다면 신중하게 판단하고 반드시 입양비를 받아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보낼 시설을 찾는다면 공신력 있는 동물보호단체나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 중에서 선택한다.
기쁠 때는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고, 슬플 때는 노래의 가사가 들린다는 말이 있다. 음악을 듣는 건 어떤 마음을 느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1980~90년대 포크밴드 ‘동물원’의 멤버로 활약했던 가수 김창기는 서정적인 노랫말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기타를 세심하게 매만지던 손으로 초크 대신 펜을 들고 음악과 삶에 관한 얘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난 당신의 눈에서 태양을 보았고, 달과 별은 당신이 이 공허하고 어두운 세상에 내린 선물이라 여겨졌죠. 우리의 사랑은 이 세상을 가득 채울 것이고,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지속할 것임을 알았죠.” 첫눈에 반할 때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찰찰 넘치는 노랫말이다. 내게도 이 노랫말과 같은 순간이 있었다.
아내를 처음 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짧은 연애 후 실연 9년 차였던 때, 다시는 사랑이란 없을 줄 알았던 내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순간이었다. 지진이나 눈사태같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휩쓸리듯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동시에 오랫동안 억압되어 있던 희망과 기쁨이 풍성한 거품처럼 ‘펑’ 터지며 하늘 높이 쏘아 올라간 것 같다고 할까?
앞서 소개한 노래는 1950년대 포크송인데, 한국으로 치면 트로트의 여왕 ‘주현미’ 같은 소울의 여왕 ‘로버타 플랙’이 리메이크해서 1969년에 발표한 그녀의 데뷔곡이다. 녹음할 때 편곡자가 좀 더 빠르고 멋지게 편곡을 하자고 했는데, 플랙은 이렇게 느리고 간결하게 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연히 노래는 상업적으로 실패했다. 그런데 1971년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운전을 하고 가다가 우연히 이 노래를 라디오에서 들었다. 이스트우드는 다음 주유소에서 전화를 걸어, 자기가 준비 중인 영화에 이 노래를 꼭 쓰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영화가 바로 유명한 스토커 스릴러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다. 그 영화 덕분에 노래는 뒤늦게 대 히트곡이 됐다.
어두운 곳을 환히 비추는 사랑
알다시피 도파민에 의한 사랑의 유효 기간은 3년 정도다. 미칠 것처럼 뜨겁던 시간이 지나고 식어버린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본능적 사랑이 끝난 것일 뿐이다. 그 고개를 넘으면 진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서로를 연인으로만 보는 사랑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을 수긍하며 감싸고 고마워하며 믿어주는 사랑이 비로소 시작된다. 평소엔 파트너였다가 힘들 때는 서로에게 부모처럼 크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다. 서로를 잘 알기에 서로에게 너그럽고 융통성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이.
도파민은 중독성이 있어 갈수록 더 강력한 자극을 원하지만, 인간은 현명해서 파멸로 이끄는 본능으로부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대표적인 능력이 사랑이다.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현실적 사랑, 보호받을 때와 소중한 누군가를 보호해줄 때 몸에 흐르는 ‘옥시토신’을 추구하는 사랑. 그런 따뜻하고, 일관적이고, 민감하고, 관계 개선을 잘하는 진짜 사랑. 그게 오래가는 사랑이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과도한 결핍이나 부정적인 경험은 경험과 반대되는 쪽을 선택하게 만들고,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던 사람은 사랑을 잘 몰라서 과도한 기대를 할 수도 있다. 만일 ‘도파민적’ 사랑이 끝나고 상대방을 도저히 ‘옥시토신적’으로 사랑할 수 없다면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고 헤어지거나, 대안이 없을 땐 적응하도록 더 힘겨운 노력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왜곡된 사랑의 이유와 환상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사랑을 지켜나가기는 힘들다. 사랑을 지키려면 함께 노력해야 하고, 좀 더 강하고 현명한 쪽이 늘 양보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 그럴 수 없는 사람을 도와줘야 하니까. 보통의 관계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10을 주면 상대방은 3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은 10을 줬다고 하는데 나는 3도 못 받곤 한다. 나머지 7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 7은 상대방이 원치 않는 엉뚱한 곳에 던져 실종된 것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해야 더 효과적인 사랑을 할 수 있다.
그럼 이런 방법도 있다. 먼저 내가 원하는 사랑을 절반으로 줄여서 기대를 낮추는 건 어떨까? 왜 나만 손해 봐야 하냐고? 그럼 내가 받고 싶은 사랑의 절반만 주고, 5를 주면 1.5를 받는 것을 수긍하자. 그러면 조금 덜 억울하고, 가늘지만 끊어지지 않을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랑이 없으면 이 세상은 플랙의 노래처럼 ‘공허하고 어두운 곳’이 되니까.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 사랑이 가장 중요하니까.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Roberta Flack
원곡은 영국 포크송의 아이콘 ‘이완 매콜’이 작곡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극작가, 배우, 사회운동가였던 그는 미래 자신의 세 번째 부인이 될 페기 시거를 오디션에서 처음 본 후 이 곡을 작곡했다. 막 활동을 시작한 로버타 플랙은 데뷔 앨범 ‘First Take’를 위해 이 곡을 리메이크했다. 처음에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한편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곡을 자신의 감독 데뷔작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에 삽입한다. 이후 이 곡은 1973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그해의 음반상을 받았고, 플랙은 R&B 가수로서 성공적인 음악 인생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7호가 지구를 떠난 지 9일째 되는 날 우주 비행사를 깨우는 음악으로 사용됐다.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도 울려 퍼지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우리는 왜 낯선 타인을 보며 첫눈에 반하고, 불같이 사랑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식어버릴까?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지고, 상대를 욕망하고, 감정에 지배당하는 이유를 호르몬의 관점으로 흥미롭게 살펴봤다.
도움말 性전문가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그대를 처음 본 그 순간 난 움직일 수가 없었지. 그대 그 아름다운 모습 난 넋을 잃고야 말았지.” 읽는 순간 자동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가수 박진영이 부른 ‘허니’의 가사다. 노래 속의 화자는 첫눈에 반한 상대에게 온갖 달콤한 말로 유혹하며 3분 30초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열렬한 구애를 펼친다.
대중가요부터 드라마, 영화 등 누군가에게 반해 사랑을 시작하는 전개는 시대를 막론하고 로맨스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단골 소재다.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6세기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도 있다. 염세적인 이들은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살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19년 미혼 남녀 총 4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48%가 ‘첫눈에 반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모든 사랑이 ‘해피엔딩’은 아니다. 운명 같은 상대와의 열애도 더 이상 운명처럼 여겨지지 않을 때가 온다. 그 무렵 상대와의 설레었던 순간을 다시 떠올려보면 자신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치 무언가에 홀렸다가 깨어난 사람처럼 느껴지고,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까지 든다. 하지만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화학적으로 접근해보면 인간의 마음이 왜 이토록 갈대 같은지 명료해진다. 사랑은 일종의 호르몬 작용이다.
낯선 이도 가깝게 만드는 ‘사랑 호르몬’
피부와 체중, 모발 등 신체적인 변화를 좌우하는 호르몬은 인간의 정서적인 면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그중 이끌림, 호감, 애착, 설렘, 쾌감 등 사랑할 때 느끼는 감정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사랑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2005년에 개봉한 영화 ‘클로저’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를 보면 이 호르몬의 짓궂은 장난이 보다 쉽게 이해가 된다.
‘클로저’는 낯선 사람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시간이 흘러 서로가 가까운 존재가 되었을 때 또 다른 낯선 사람에게 끌리며 벌어지는 네 남녀의 적나라한 욕망을 그린다. 내용은 이렇다. 소설가를 꿈꾸는 ‘댄’(주드 로)은 우연히 마주친 스트립 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에게 첫눈에 반한다. 앨리스와 사랑을 나누며 그녀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 그는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에게 또 다른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안나’는 댄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다가오는 그를 밀어내지 못한다. 내용만 보면 다소 ‘막장’ 드라마 같지만,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7초의 마법 ‘도파민’
“Hello, Stranger(안녕, 낯선 사람).” 영화 클로저의 첫 대사다. 런던의 도심 한복판,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댄과 눈이 마주친 앨리스가 건넨 말이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이들은 그렇게 사랑에 빠진다. 이 순간 두 사람의 머릿속은 도파민으로 가득 차 있다.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할 때 우리 몸속에서는 도파민이 짧게 분비된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센터에서 작동하는 신경전달물질로 기쁨이나 행복, 성취감 등이 밀려올 때 분비량이 늘어난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상대방에게 성적인 끌림을 느끼게 되고, 이 감정이 발전하면 사랑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데 7초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도파민은 집중력, 의욕, 에너지 등을 관장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분비될 경우 몸에 활력이 생긴다. 그러나 그 양이 지나치게 많을 때는 무언가에 미친 듯이 몰두하고 빠져드는 상태가 되어 마약이나 도박을 즐기는 사람처럼 중독 증세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도파민은 ‘중독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행복과 깊은 연관이 있는 호르몬인 만큼 사랑에 빠진 이들은 도파민 분비가 활발하다. 헬렌 피셔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 인류학과 교수가 수십 쌍의 연인에게 상대방의 사진을 보여주며 뇌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도파민 분비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사랑을 갓 시작한 사람들이 언제나 들떠 있고, 활기로 가득 차는 것은 바로 이 도파민 때문이다.
짧고 강렬한 ‘페닐에틸아민’
운명 같은 첫 만남과 아슬아슬한 ‘썸’을 거쳐 사랑을 시작한 연인은 서로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진다.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지 않고, 보고 있어도 그립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처럼 상대방에게 콩깍지가 쓰이고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연애 초기단계에는 ‘사랑 분자’로 알려진 페닐에틸아민이 몸속에서 마구 분출한다.
페닐에틸아민은 아드레날린 같은 화학물질로, 이성을 마비시키고 열정을 샘솟게 한다. 쾌락중추뿐 아니라 인지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커피를 여러 잔 마신 것과 같은 천연 각성 효과를 낸다. 댄과 앨리스가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고 관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댄은 앨리스와 교제하는 도중 사진관에 들렀다가 낯선 여자 안나의 매력적인 모습에 반하고, 충동적인 입맞춤을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앨리스는 그에게 이별을 고한다. “보여줘, 사랑. 그게 어디 있는데?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어. 몇 마디 말은 들리지만 그렇게 쉬운 말은 공허할 뿐이야. 뭐라고 말하든 이젠 늦었어.”
앨리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쓸 정도로 불 같은 사랑을 했던 댄의 마음이 어째서 이렇게도 빠르게 식어버린 걸까. 미국 코넬대학교 인간행동연구소 신디아 하잔 교수팀이 남녀 5000여 명에게 ‘애정의 지속도’를 조사한 결과 가슴이 뛰거나 스릴 넘치는 사랑은 18~30개월이 지나면 사라지는데, 특히 남자의 속도가 여자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 간 교제기간이 2년 정도 지나면 대뇌에 항체가 생겨 사랑 호르몬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래 만난 연인이나 수십 년간 함께 지낸 부부 사이에 권태기가 발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오래 사랑하고 싶다면 ‘옥시토신’
식어가는 사랑의 유효기간을 늘릴 방법은 없는 것일까. 힘겨운 권태기를 겪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옥시토신에 주목해야 한다. 옥시토신은 누군가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고 느낄 때, 안정적인 기분이 들 때 분비된다.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친밀감, 유대감, 우정 등 긍정적인 감정은 극대화되고, 부정적인 기억은 일시적으로 사라져 상대방에게 애정이 깃든 행동을 하게 된다. 즉, 사랑에 빠진 기분이 든다.
옥시토신은 피부 자극에 매우 민감해 손잡기, 포옹 등 애정이 깃든 스킨십을 통해 주로 분비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잠자리를 가질 때 매우 활발하게 분비되고, 관계 중 절정에 이를 때 최고조에 달한다. 또 관계 중에는 옥시토신뿐 아니라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엔도르핀과 성장 호르몬도 함께 분비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관계가 끝난 직후 남성이 여성에게 더 깊은 애정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체내에서 활성화된 옥시토신은 다시금 상대방을 갈망하게 만들고, 성욕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옥시토신이 일차원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신뢰감에도 깊게 관여한다. 예컨대 아이를 낳을 때도 자궁이 수축하면서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 순간 산모는 출산의 진통을 잠시나마 망각한다. 이후에도 유대감, 애정 등의 감정을 통해 아이와 산모가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주고, 호감과 설렘을 넘어 한 차원 더 숭고하고 깊은 사랑을 키워낸다.
옥시토신은 안락한 감정과 연관이 있는 호르몬이다. 세월의 흐름과 관계없이 깊은 사랑을 나누고 서로를 보듬어줄 때 옥시토신도 증가한다. 오래 행복한 부부생활을 하고 싶다면 미운 구석이 있더라도 감싸주고, 안아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클로저’의 댄도 공허한 애정 표현 대신 진심 어린 행동을 보여줬더라면 앨리스가 마음을 의심하는 일이 없었을지 모른다. 즉 호르몬의 장난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심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아껴주는 순간, 사랑은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나이 먹음에 저항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추레해진 노년으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노년다운 노년을 스스로 짓고 좇고 이루려 애쓰게 됩니다.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노년은 노년 나름의 아름다움과 무게와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이러한 노년의 삶을 도와주려 우리 사회에 탄생한 드문 잡지입니다.
그동안 다섯 해를 지내면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노인들에게, 노인이 되어간다고 느낀 분들에게, 많은 것을 되살피게 해주었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말한다면 꿈을 안겨주었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꿈의 공간으로 우리 옆에 늘 있어주었습니다.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노년에 새 로운 꿈을 지니게 해주는 일보다 더 귀한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노년들에게 참 드문 놀이터를 제공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놀이터에서는 꿈의 실현이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실증하는 온갖 놀잇감을 펼쳐놓고 누구나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었습니다. 익숙한 이제까지의 삶을 다듬을 수 있는 놀이도 할 수 있고, 그야말로 꿈도 꾸지 못했던 모험을 할 수 있는 놀이도 감행할 수 있고, 보고 듣고 만지고, 그리고 조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놀이도 지천으로 쌓여 있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 꿈의 공간이, 그 즐거운 놀이터가, 까맣게 높거나 멀어 내가 가 닿을 길이 없다는 생각을 한 노년도 있을지 모른다는 염려가 가끔 스며들기도 했습니다. 꿈의 자리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는 느낌보다 자신의 초라함과 누추함을 새김질해야 하는 계기를 만나야 하는 것은 노년에게는 무척 견디기 힘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자리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고 말하는 것은 온당하지만, 그런 노년에게 드리고 싶은 설명만큼의 자성을 스스로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성숙한 놀이터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시 다섯 해, 어떤 모습으로 우리 노년들의 삶 안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자리를 잡을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때까지 있어야 할 이유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는데, 어쩌면 그것의 가능성 여부는 매달 나오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결정해줄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듭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정진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인생 이모작의 나침판 ‘브라보 마이라이프’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베이비부머들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될 무렵 창간되었지요. 마침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때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창간기념 메시지에서 농업과 농촌이 은퇴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후 저는 3년 6개월의 장관직을 끝으로 고향집으로 돌아와 노모를 모시며 텃밭을 가꾸는, 꿈에도 그리던 은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느 농부와 다름없이 봄이면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가꾸어 수확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늙고 지친 농업과 농촌, 무너지는 지역공동체를 보며 과연 무엇을 하였는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지방 소멸과 농촌 붕괴를 막는 일이 급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농사 짬짬이 경상북도의 농촌살리기 자문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위공직에 있던 사람이 낙향해 노모와 사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직접 농사를 짓고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한다는 게 없던 일이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요. 선하심후하심(先何心後何心)이란 말처럼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처처히 걷는 나그네에게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당산나무처럼 위안과 격려를 주는 소중한 친구가 됩니다. 더 크고 푸른 거목으로 자라나 판에 박힌 삶에 지친 방랑자들이 기대어 가치 있는 인생을 꿈꾸며 쉬어갈 수 있도록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탄생한 지 5년이 됐다니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충실히 담아내고 애로점을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정보와 공감의 메시지를 담은, 어른을 위한 잡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큰 언덕이 됩니다. 사실 나이 들어가면 몸이 힘들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마음도 시들어갑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너무 지치고, 불안으로 피로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다들 잠을 많이 자고 푹 쉬어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고 호소합니다. 몸이 쉬어도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 습관’을 잘 들여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을 하면 행복과 사랑의 뇌 신경물질이 많이 분비됩니다.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이 그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한 말과 행동으로, 봉사와 배려로,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젊고 건강하게 희망 바이러스가 퍼지기를 바랍니다.
UN이 평생연령 기준을 다시 정립해 발표했습니다. 0~17세는 미성년자, 18~65세는 청년, 66~ 79세는 중년, 80~99세는 노년, 100세 이후를 장수노인으로 구분했습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시니어 대다수는 아직 청년입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 여러분, 청년이 되어 올 한 해도 행복하고 활기차게 살아갑시다~
- 이시형 세로토닌문화원장
건강과 행복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실제로 행복한 사람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또 그 행복을 통해 얼마나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 행복함은 몸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많은 뇌과학자는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도 모두 뇌가 만들어내는 화학적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행복호르몬이다.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행복호르몬 4종 세트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호르몬이 있다. 바로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은 기분을 들뜨게 만들고 신나고 즐겁게 해준다. 엔도르핀의 어원은 ‘endo+morphin’이다. 즉 스스로 만들어내는 모르핀 같은 물질을 의미한다. 모르핀은 통증을 줄여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화학물질로서 주로 약물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엔도르핀이 많이 나오는 상태가 되면 통증이 줄어든다. 또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인 NK세포를 활성화한다. 실제로 우리 몸에서는 하루에도 수천 개의 암세포가 발생한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NK세포가 활성화한 상황에서는 암세포가 사멸된다. 엔도르핀이 많이 생성되면 건강해지는 이유다.
엔도르핀이 많이 나오게 하는 방법은 활짝 웃는 것이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해주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지….”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웃을 일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권유한다. 그러면 엔도르핀이 많이 나오고, 그로 인해서 즐거워지고, 건강해지므로 웃을 일이 더 생긴다는 말이다. 실제 미국의 여러 암치료센터에서는 암 환자 치료 과정에 웃음치료를 도입했다. 실컷 웃게 하면 몸의 면역세포가 더 좋아진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둘째, 즐겁고 재미있는 감정이 있다. 바로 행복함을 느끼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 감정만큼이나 행복한 또 다른 느낌이 있다. 인간이라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감정, 즉 ‘평안함’이다. 즐거움 못지않게 우리에게 중요한 감정이다. 평화로움은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 이러한 감정을 자주 갖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도 좋다. 그렇다면 평안한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것은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에서 비롯된다. 세로토닌은 밤이 되면 멜라토닌으로 바뀐다. 멜라토닌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즉 평안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잠도 잘 자는 것이다. 숙면은 치매 예방뿐 아니라 면역 증진, 비만 예방 등 신체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해진다. 실제 우울증 약 중에는 세로토닌을 증대시켜주는 약이 있다.
세로토닌은 어떻게 하면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까?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햇빛, 다른 하나는 리듬운동이다. 햇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오래 지내면 세로토닌이 감소되고 우울해진다. 리듬운동의 기본은 걷는 것이다. 밝은 낮에 산책을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공원이나 숲 등 자연 속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면 건강에 좋다. 햇살을 즐기면서 산책을 하면 많은 세로토닌을 만들어낼 수 있다.
셋째, 성취감이나 만족감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차원적인 감정이다. 그래서 인간은 도전을 하며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는다. 이러한 고차원적 행복감을 갖게 해주는 호르몬이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중독과 관련한 나쁜 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렇다. 도파민은 양날의 칼이다. 잘못 사용하면 중독자를 만들지만, 잘 사용하면 자신감과 만족감을 키워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해준다. 평소에 도파민이 많이 나오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의욕적이고 부지런하다.
도파민은 ‘새로움’, ‘호기심’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호르몬이다. 누구든 새로운 것을 보면 호기심을 갖는다. 이 감정이 도파민을 불러일으킨다. 반대로 늘 똑같은 생활을 하며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사람은 의욕도 없고 게으르다.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얻고 싶다면 그동안 미뤄왔던 것들에 하나씩 도전해보자.
마지막으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관계다. 좋은 관계는 행복감을 준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연결되는 것이 옥시토신이다. 옥시토신은 자궁수축호르몬으로서 임산부가 분만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출산을 하면서 옥시토신이 흠뻑 분비된 엄마는 아기를 보면서 모성애를 느끼기 시작한다. 옥시토신은 관계에서 친밀감을 갖게 해줄 뿐만 아니라 신뢰감도 키워준다.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끼리 느낄 수 있는 중요한 행복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옥시토신이 잘 분비될까?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그리고 스킨십을 통해 분비된다. 서로 교감하고 바라만 봐도 옥시토신은 증가한다. 일부 학자들은 옥시토신이 미래 사회에서 가장 주목받게 될 호르몬이라고 말한다.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은 친화력, 사회성이 좋으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더 크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국에서는 ‘쑥스러움 방지제’라는 이름으로 코에 뿌리는 옥시토신 스프레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만큼 옥시토신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살펴본 4가지 행복호르몬은 좋은 부분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이들 호르몬은 홀로 작용하는 게 아니다. 서로 복잡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의 감정이 결정된다. 이제 앞에서 말한 방법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많이 웃고, 자연을 벗 삼아 햇빛 아래서 산책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과감한 도전도 해보자. 또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주 교감하고 대화하자. 행복호르몬을 잘 가꾸고 키워 슬기로운 피로 컨트롤러가 되면 우리 삶에 피곤함이 끼어들 틈은 없어질 것이다.
결혼 30년 차 부부가 황혼이혼을 할 지경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의 고약한 성격으로 인한 막말과 냉대를 참고 살아온 게 억울하다면서 남은 인생을 좀 더 자신을 위해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회사에서 온갖 눈치 보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은퇴 후 힘 빠지고 경제력이 없어지니까 아내의 잔소리와 구박이 서럽고 헛살아온 것 같아 서글프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불행은 과연 아내가 주장하는 대로 성격차이일까요? 아니면 남편이 주장하는 대로 ‘남편을 돈벌어오는 기계로 여겨온’ 아내의 이기심 때문일까요? 답은 둘 다 아닙니다. 결혼에 대해 47년간 3000쌍을 연구해온 부부 관계의 세계 최고 전문가인 존 가트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혼은 성격 차이나 부부 싸움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합니다. 불행과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서로 소통하는 방식, 즉 대화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트맨 박사의 연구 결과와 상당히 일치하는 말입니다.
대화의 기본 3유형
가트맨 박사는 행복한 부부와 이혼하는 부부의 가장 큰 차이는 평소에 얼마나 서로 정서적 소통을 잘하는가, 갈등이 있을 때 얼마나 문제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다루는가에 달렸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부부의 대화는 다음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서로 원수 되는 대화’, ‘멀어지는 대화’, 그리고 ‘다가가는 대화’입니다.
‘원수 되는 대화’란 상대의 말에 즉각 반박하거나 비웃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는데 마스크 하고 나가세요”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잔소리 좀 그만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내의 배려를 일축하고 반박하는 원수 되는 대화의 말투입니다. 이런 원수 되는 대화는 상대에게 분노와 적개심을 일으키게 하며 서로의 스트레스를 높임으로써 점점 언성이 높아지거나 대화를 중단하게 만듭니다.
‘멀어지는 대화’란 상대의 말과 상관없는 화제로 바꾸거나 무시하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아내에게 “어, 배고프다. 먹을 것 좀 없나?”라고 말하는데 아내가 “이번 주 조카 결혼식 가는 것 잊지 마세요”라며 전혀 상관없는 말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멀어지는 대화는 말을 꺼낸 사람의 기분을 머쓱하게 만들며 정서적 거리감을 만듭니다. 놀랍게도 외도의 첫걸음은 멀어지는 대화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이런 사소한 대화 방식과 말투가 반복되고 누적될 때 그 영향은 참으로 고통스럽고 불행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가가는 대화’란 어떤 것일까요? 상대의 말에 관심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말투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여보, 운동하러 나갈까?” 할 때, “좋지. 나도 운동하고 싶었는데”라며 호응하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 ‘다가가는 대화’는 스트레스를 낮추며 서로 한편이 된 것 같은 정서적 유대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혼을 초래하는 4가지 ‘독’
갈등하는 부부들은 상대의 입장과 의견, 감정 등을 충분히 듣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압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말허리를 끊거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거나 조언을 하는 따위는 서로 말해봤자 상처만 받고 피곤함만 가중할 뿐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이 비난이 담기거나 방어적이거나 경멸적인 말은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비난)
•당신은 지금까지 항상, 한 번도, 결코, 절대로, 늘… (비난)
•난 아무 잘못 없는데 왜 만날 나보고 뭐라고 해? (방어)
•우리 집은 너만 고치면 돼. (방어)
•어쭈?! (경멸)
•주제 파악이나 하시오! (경멸)
•복에 겨운 줄 알아! (경멸)
•눈을 흘기거나 피식 비웃음. (경멸)
•침묵 (속으로는 ‘또 시작이군.’) (담쌓기)
•침묵 (속으로는 ‘제발 그만 좀 해.’) (담쌓기)
•침묵 (속으로는 ‘차라리 나가는 게 낫겠어.’) (담쌓기)
이렇게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의 방식을 사용하는 부부들은 결국 94% 이혼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한 가지씩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비난은 상대의 성격과 인격에 문제가 있다는 투로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왜 만날….” 이렇게 말하는 것은 비난입니다. 방어는 책임 전가와 반격으로 “그러는 당신은 뭘 잘했는데?”, “당신도 그러면서 왜 나한테만 뭐라고 하는 거야?”라고 반박하는 태도입니다. 싸움의 불씨를 점점 확산시키지요. 경멸은 상대를 나보다 못나거나 어리거나 하인 취급하는 것입니다. “못생겼다”, “아는 게 없다”, “어쭈, 주제 파악 좀 하시지” 같은 조롱과 비웃음을 섞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상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끝으로 차라리 말 안 하는 게 상책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담쌓기 또한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서로 눈 마주치지 않기, 말 안 하기, 전화기 꺼놓기, 늦게 들어오기, 각방 쓰기, 별거 등은 부부 사이에 감정적 거리감과 단절감을 증폭해 결국 이혼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독이 되는 말들은 부부 사이에 부정적 감정이 쌓이게 만들고 부정성을 키웁니다. 그러면 부부 사이에 감정적 조율이 되지 않고 서로 원망, 탓, 미움, 분노 등으로 더욱더 걷잡을 수 없이 관계가 나빠지고 감정적 거리감과 단절감에 휩싸여 절망과 불행감이 증폭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부부 사이에 공유하는 부정적 감정의 총량이 이혼을 결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부가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 재정 통장을 불리려고 애써온 만큼 서로에게 감사·배려·관심·호감·존중 등 관계의 ‘정서 통장’을 채우는 데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관계가 윤택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연구에 의하면,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들은 다툴 때도 긍정성이 부정성보다 다섯 배 더 많이 보이며, 평소에는 이보다 더 높은 긍정성을 쌓아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 관계의 긍정성을 쌓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에 5~7분 정도로 충분하다니 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행복한 부부의 소통 방식
그렇다면 행복한 부부들은 어떻게 소통을 할까요? 아니, 불행한 부부라도 어떻게 하면 관계를 다시 신혼 때처럼 다정하게 돌이킬 수 있을까요? 다음은 부부 사이에 긍정성을 높이는 대화 방식입니다.
먼저 말을 부드럽고 조용히, 천천히 하십시오. ‘너’ 또는 ‘당신’으로 시작하지 말고 ‘나’로 시작하는 ‘나-전달법’으로 느낌을 전하고, 욕구 표현을 긍정적으로 하십시오.
•당신을 비난하려는 뜻이 아니고 내가 힘들어서 말하는 거예요.
•나는 ~이 두렵고 걱정이 돼요.
•내가 당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그렇게 말하니까 야단맞는 기분이 들어. 좀 부드럽게 말해주면 좋겠어.
•부드럽게 말하려 해도 잘 안되네. 다시 해볼게.
신뢰감과 친밀감 증진을 위한 처방
가트맨 박사는 오래도록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을 하는 부부들은 열정이 아닌 우정지수가 높은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부부 사이에 우정지수를 높이려면 1)사랑의 지도, 2)호감과 존중, 3)다가가는 대화 등 3가지를 실천해보세요.
‘사랑의 지도’를 넓혀나간다
사랑의 지도란 서로의 내면세계를 잘 안다는 것입니다. 서로 무엇을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거나, 어떤 꿈을 지니고 있고, 어떤 상처와 프라이드를 지녔는지 관심을 갖고 물어봐주며 기억하는 것입니다. 배우자의 내면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자 하는 것이 긍정성(우호감)을 쌓는 기초입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친구를 가장 신뢰하는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경험은 무엇인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요즘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무엇인지 등 관심을 갖고 모르면 묻는 것입니다. 물론 따지듯 묻는 것이 아니라 애정 어린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이지요.
남녀의 차이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뇌는 쉬는 방식이 다릅니다.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일부러 못 본 척, 모른 척하는 것은 남성의 뇌가 쉴 때는 전깃불이 나간 것처럼 거의 작동을 안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여성의 뇌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도 계속 활동을 합니다. 남자가 바쁘게 일할 때의 뇌 활동량과 맞먹을 정도로요. 따라서 남편에게 일을 시킬 땐 한 번에 한 가지씩 간단명료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요청해야 합니다. 핵심은 비난이나 불평이 아니라 부탁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한 번도 설거지를 해주지 않냐?!”라고 말하는 것은 비난입니다. 부드럽게 ‘나-전달법’으로 요청해보십시오. “저녁 설거지만이라도 당신이 좀 해주면 내가 덜 피곤할 것 같아요”라고 말입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반응은 매우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실천에도 진심으로 고마워하면 서로에게 긍정성이 쌓여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오게 됩니다.
서로의 장점을 찾아라
부부 사이가 나빠지면 서로를 ‘쓰레기’ 취급한다고 합니다. 함부로 대하고 막말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걸~’ 하면서 후회하기도 하면서 남과 하향비교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선 자신의 장점을 50가지 찾은 후 배우자의 장점을 50가지만 찾아보십시오. 장점을 적다 보면 어느새 ‘소중한 보물’들을 간직한 배우자가 귀하고 고맙게 여겨지고 애틋한 마음이 생깁니다. 외도로 파탄이 나서 별거 중이던 부부에게 장점찾기를 과제로 줘 극적으로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저는 무수히 보았습니다(물론 이후의 상처 치유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요).
고마움을 자주 느끼고 표현하고, 배우자의 단점보다 긍정적인 면을 포착하는 습관을 지니세요. 다가가는 대화를 매일 조금씩 자주 하세요. 또 서로 예민한 부분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가가는 대화(경청과 수용)를 하라
다가가는 대화의 한 예를 들면,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말할 때 일단 불평과 불만을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배우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골몰하지 말고 먼저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상대의 관점과 욕구를 이해합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감정을 확인한 뒤에는 다음과 같이 응답합니다.
•“정말 힘들었겠네.” (화났겠네, 슬펐겠네, 억울했겠네 등의 감정 수용)
•“당신 입장으로 보면 그럴 수 있겠네….” (관심을 표현하고 입장 수용)
•“나 같아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화가 났을 거야.” (공감)
•“당신은 그 일에 대해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의견 존중)
•(배우자의 제안에 동의한다면) “정말 좋은 생각이네.”
•(상대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런 방법도 있겠네.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지와 협조)
대화 중 질문을 할 때는 따지거나 반박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 알고 싶어서 묻는 것이어야 합니다. 위협하지 말고 안전감을 증진하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상대의 적이 아닌 동지가 되는 말이 좋습니다. ‘우리’라는 단어의 위력은 아주 큽니다!
사랑, 열정, 로맨스를 증진하는 방법
구애는 결혼 전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 후에도, 결혼한 지 오래되어도 구애를 계속해야 됩니다. 마치 씨앗을 뿌린 후에 계속 지켜보고 물을 주면서 가꾸듯 관심과 돌봄이 이어져야 관계도 성장하고 꽃이 핍니다. 배우자가 아직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라는 말을 때때로 상기해줍니다.
•“당신이 나한테 가장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일 때는…”이라는 말을 해보세요.
•상대가 나한테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시, 노래, 선물, 카드, 문자 등으로 표현하세요.
•신체적, 언어적 사랑의 표현을 자주 하세요(어깨 주물러주기, 발 마사지, 간지럼 태우기 등).
•사랑을 나눌 때 (특히 시작과 끝에) 둘만의 리추얼(ritual)을 만들어보세요(촛불, 와인, 아로마 등).
•다양한 사랑 표현 방법을 찾고 시도해봅니다. 놀이, 선행, 여행, 추억 만들기, 상대의 부모형제에게 잘하기 등도 긍정적 감정을 쌓는 방법에 포함됩니다.
집도 애정을 갖고 가꾸고 돌봐야 망가지지 않듯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침에 눈뜨면 먼저 깬 사람이 상대의 손이나 발을 약 20초 주물러줍니다. 아침에 서로 헤어지기 전에 6초간 포옹을 합니다. 왜 6초냐구요? 그래야 여자에게는 옥시토신, 남자에서는 바소프레신이라는 ‘연결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낮에 한두 번 간단한 문자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저녁 때 만났을 때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어?”라고 물어주고 서로 위로해주고 공감해줍니다. 그리고 저녁에 뉴스를 보거나 잠들기 전에 아침에 늦게 일어난 사람이 30초 정도 어깨를 주물러줍니다. 하루 몇 분 정도만 노력을 들여도 ‘정서 통장’은 불어납니다. 이런 정서적 자산이야말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아닐까요?
여러분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보통 나이 들면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부질없는 자존심이나 과거의 연공서열에 대한 자부심도 잊으라 한다. 그러나 정신건강 멘토인 이시형 박사님은 과거 명함을 지켜야 20년 젊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은퇴 후 남성을 불행하게 만드는 건 낮은 자존감이라는 이야기다. 자신이 가장 잘해왔던 과거 명함을 지켜야 자존감 높고 활력 넘치는 인생 후반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을 위한 배려로 봉사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나는 물론 남도 행복해지는 친절한 행동을 하고 만나는 사람 누구나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미주신경이 활성화되어 젊어지고 건강해진다고 한다.
잡지를 읽다가 건강 멘토 몇 분이 인생시계를 되돌려 20년 젊게 사는 비법을 공개하는 글을 보았다. 누구라도 젊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비법이 있다니 어떻게 하면 될까? 멘토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 하면 필자도 20년 젊게 살 수 있을지 열심히 기사를 읽어보았다.
80대에는 남자나 여자나 똑같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맞는 말이라 한다. 이미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남자나 여자나 별 차이가 없게 되지만 100세 시대에 20년 젊게 살려면 남성은 남자답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하며 비록 호르몬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설렘 호르몬인 EPA 호르몬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50세부터 인생 후반전이라 하면 100세 시대에 80대는 제2의 중년기이자 전성기가 되니 인생의 멋을 아는 여유 있는 제2의 중년기를 즐기면 되겠다. 배우자도 좋고 친구도 좋으니 우아한 차 한 잔의 시간에 설레는 마음이 들면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조언으로 자신만의 플라시보(위약효과)를 가지라 한다. 건강하고 젊게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몸은 점점 나이 들어가고 있어서 그런 확신을 가지기가 쉽지는 않으니 어떻게 할까? 그 비결은 ‘믿는 구석’에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약 종류가 될 수도 있는데 “난 헬스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젊을 거야”라거나 “나는 좋은 음식을 먹고 있으니 건강할 거야”라는 신념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플라시보 효과다. 젊을 때는 좋은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해서 더 건강하고 젊어질 수가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어떤 노력으로도 더 젊어지거나 건강해지기는 어려우니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좋다. 그러려면 노화의 주범인 발생기 산소 생성을 막아야 하는데 발생기 산소는 혈관이든 장기이든 몸속 어느 곳에서나 발생해 노화를 일으킨다. 이를 덜 발생시키거나 생긴 발생기 산소를 빨리 없애는 것이 노화 방지의 비결인데 이미 생긴 발생기 산소를 없애려고 비타민을 복용하거나 채식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발생기 산소를 생기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거다.
발생기 산소를 생기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인데 “나는 젊다, 나는 건강하다”라는 확신으로 얻는 마음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운동이나 소식, 채식, 절주와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운동을 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거나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사람이라면 “난 건강검진을 잘 받고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고 믿게 되는 플라시보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은 남자나 여자나 다 똑같이 해볼 수 있는 방법이니 잘 받아들여서 행동하면 20년 젊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의 안정을 유지해서 노화의 주범인 발생기 산소를 없애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한 말과 행동으로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우리 모두 더 젊고 건강하게 살아보자.
귀여운 아기가 인간의 협업 능력을 향상 시켰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새러 하디 박사가 ‘귀여운 아기가 다른 유인원은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인류의 협업 능력을 발전시킨 요인’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간은 유인원들과 달리 공동육아를 해왔다. 부모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심지어 혈연관계가 없는 이들도 함께 아기를 돌본 것이다.
그러나 침팬지나 원숭이 등 유인원들은 생모만 아기를 돌본다. 아버지나 할머니 등은 아기와 유대 관계라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디 박사는 일부일처제도 사람의 협업 능력을 발전 시켰다고 주장했다. 일부일처제는 아버지들도 육아에 참여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기를 여럿이 함께 키우며 어른들도 협업과 조정 능력이 발달됐다는 것이다. 여러 명이 정성스럽게 아기를 키우고, 아기 역시 더 오랜 시간 돌봄을 받으며 인지 능력과 공감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는 게 하디 박사의 주장이다.
친엄마가 아니더라도 아기를 보는 순간 나타나는 사람들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귀여운 아기 사진을 보여주면 아기를 낳은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도 행복감을 느끼는 뇌 부위가 자극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아기를 만지고 돌보면 ‘돌봄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뇌에서 분비돼 양육 본능이 강화한다.
하디 박사는 "아기가 갖는 귀여움이 아기의 생존을 보장하는 최고의 무기일 뿐아니라 진화론적으로 인류의 협업 등 발달을 가능케 한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