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혼인공제제도가 신설됐다. 자녀의 결혼 전후로 증여가 이루어지는 경우 최대 1억 원까지 추가 공제해준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의 특성과 혼인 장려 등을 감안해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처럼 결혼이나 이혼 등 혼인 생활과 관련해 종종 발생하는 세금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결혼 축의금이나 혼수용품은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될까? 축의금은 말 그대로 축하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고, 선물로서의 성격이 있다. 혼수용품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같은 법 시행령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축의금이나 혼수용품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축의금에 대해 세금 신고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만 축의금이나 혼수용품이 지나치게 고가라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축의금 중 결혼 당사자(신랑, 신부)와의 친분에 기초한 부분이 아닌 몫은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된다고 본다. 따라서 부모에게 귀속되는 축의금을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준다면 이것은 부모의 자산을 자녀에게 준 것이 되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혼과 세금
올해 신설된 혼인공제제도에 따르면, 직계존속으로부터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에 증여받는 경우에는 기존의 증여재산 공제(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10년간 5000만 원)와 별개로 1억 원을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 자녀가 결혼할 때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세금을 아끼면서 자녀를 도와줄 수 있다. 공제한도액 1억 원은 직계존속 전부에 대한 액수이니, 직계존속별로 각각 1억 원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만약 각자 주택을 1채씩 소유한 두 사람이 결혼해서 1세대가 된다면(경제력이 상당하거나 재혼의 경우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해 혼인 전에 급히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결혼을 미루어야 할까? 무언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1주택을 보유한 다른 사람과 혼인함으로써 일시적으로 1세대 2주택이 되는 경우, 혼인일로부터 5년 이내에 먼저 양도하는 주택은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물론 양도하는 주택에 대해 다른 비과세 요건(보유 기간, 거주 기간 등)은 갖추어야 한다.
혼인 생활 중 부부간 재산 이동
case 01
남편이 2006년 3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35회에 걸쳐 자기앞수표 입금이나 계좌이체 방법으로 전업주부인 부인의 계좌에 13억 원가량을 입금했다. 세무서는 2012년 5월 남편이 부인에게 증여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했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2015년 9월 ‘부부 사이에서 일방 배우자 명의의 예금이 인출돼 상대방 배우자 명의의 예금계좌로 입금되는 경우에는 증여 외에도 단순한 공동생활의 편의, 일방 배우자 자금의 위탁 관리, 가족을 위한 생활비 지급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예금 인출 및 입금 사실이 밝혀졌다는 사정만으로는 배우자에게 증여되었다는 과세 요건 사실이 추정된다고 할 수 없다’라며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요즘 젊은 부부 사이에서는 각자 자신의 소득과 재산을 관리하면서 공통되는 생활비만 갹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은 부부가 경제적 공동체로서 공동생활 중에 형성한 재산을 명의에 관계없이 같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위 판결은 이러한 부부 생활의 실상을 반영한 셈이다.
다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부부 사이에 양도한 재산은 양도한 때에 배우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외관상 양도의 형식을 빌려 증여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부부 사이에서 양도가 있으면 해당 양도가 증여가 아니라는 점(대가를 받고 양도한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빙할 필요가 있다. 법원의 결정으로 경매 절차에 따라 처분된 경우, 공매되거나 파산선고로 인해 처분된 경우, 증권시장을 통해 유가증권이 처분된 경우 역시 위 증여추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배우자에 대한 증여재산 공제액은 10년 기간 내에 6억 원이라는 점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이혼·사별과 세금
협의나 재판을 통해 이혼하면 위자료, 재산분할 문제가 통상 수반된다. 이혼 시 위자료란 혼인 생활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이다. 따라서 위자료 지급은 유상으로 대가를 지급하는 것(채무를 변제하는 것)이니 증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자료를 지급받는 사람이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 등 양도소득세, 취득세 과세 대상인 재산을 위자료 명목으로 넘겨줄 경우 유책 배우자는 위자료 채무를 대물변제(유상 양도)한 것이 되어 양도소득세를, 그 재산을 넘겨받는 배우자는 취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이혼 시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생활 동안 서로 협력하여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배우자 일방이 다른 배우자에게 재산을 넘겨준다고 하여 이를 매매·교환 등과 같은 양도나 무상의 재산 이전인 증여로 보는 것은 재산분할의 실질적 의미와는 동떨어진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부부 쌍방에게 양도소득세나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다만 부동산 등 취득세 과세 대상인 재산을 재산분할 명목으로 넘겨받으면 취득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저율의 특례세율이 적용된다.) 일방 배우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 즉 사별의 경우에는 배우자를 비롯한 상속인들에게 상속세가 부과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혼인 생활 동안 함께 노력하여 재산을 형성했는데 일방 배우자가 사망했다고 하여, 남겨진 배우자에게 거액의 상속세를 부과한다면 법 감정에 어긋날 수 있다. 더구나 이혼과 사별이 세금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면, 세법이 이혼을 권하는 꼴이 될 수도 있어 불합리할 수 있다. 이에 우리 법은 배우자 간 상속이 세대 간 이전이 아니라 수평적 이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배우자 상속공제제도를 두고 있다. 배우자 상속공제제도의 취지는 관계 법령에 따른 금액(최소 5억 원, 최대 30억 원)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함으로써 남겨진 배우자의 상속재산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고 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case 02
원고는 1982년 5월 망인과 혼인신고를 한 후 약 30년간 혼인 생활을 해왔다. 혼인 당시 망인은 전처와 사이에서 낳은 5명의 자녀가 있었고, 원고와 망인 사이에는 자녀가 없었다. 2011년 3월 원고(당시 만 62세)는 망인(당시 만 82세)과 전처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과의 상속재산 분쟁을 피하고자 망인을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를 했다. 참고로 당시 망인의 재산은 100억 원이 넘었는데, 원고가 망인을 대신해 약 10년간 망인의 병원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재산 증식에 상당히 이바지한 상황이었다. 2011년 4월 ‘원고와 망인은 이혼하되, 망인이 원고에게 재산분할로 현금 10억 원을 지급하고 액면금 40억 원의 약속어음금 청구 채권을 양도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되어 그에 따라 현금 지급 등이 모두 이행되었다. 그런데 원고는 이혼 후에도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 망인의 수발을 들고 재산을 관리하면서 망인과 함께 종전과 같은 주소지에서 동거했다. 망인은 이혼 후 약 7개월이 경과한 2011년 12월 지병으로 사망했다. 망인의 상속인들은 2012년 6월 원고와 위 분할재산을 상속인 및 상속재산에서 제외하고 상속세를 신고했다. 이에 대해 세무서는 원고가 망인의 사망 직전 가장이혼을 하고 재산분할 명목으로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36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2017년 9월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이혼이 성립한 경우 그 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당사자 간에 이혼 의사가 없다고 말할 수 없고, 이혼이 가장이혼으로서 무효가 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라며 위 사안의 재산분할금은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가장이혼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재산분할에 관한 민법 규정의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상속세나 증여세 등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실질이 증여라고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만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즉 조세 회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과대한 몫의 재산분할은 예외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백년해로할 반려자를 맞이하는 결혼이나, 혼인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혼, 배우자의 사별만큼 인생에서 큰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러한 인생의 중대사와 관련하여 골치 아픈(?) 여러 세금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면,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혼인 생활의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세금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미리 알고 전문가와 상의하거나 관련 법률에 관심을 가진다면, 원만한 혼인 생활의 시작과 마무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3월 16일부터 2012년 12월 31일 사이에 취득한 주택을 2018년 4월 1일 이후 양도하여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로 신고·납부한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및 관련 지방소득세를 국세청 및 관할 구청 등으로부터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세법 적용상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었는데, 2023년 12월 26일 기획재정부가 세법에 대한 해석을 명확히 내려줘서 환급이 가능해졌습니다. 아래의 요건에 해당되는지 꼭 확인해서, 잠자고 있는 환급금을 찾아가기 바랍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다주택자(2주택 이상 보유)인 개인이 2018년 4월 1일 이후 보유 중인 2개 이상의 주택 중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을 배제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양도소득세보다 양도소득세의 부담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
기본세율은 6~45%지만 중과세율은 기본세율에 10~30% 가산 적용합니다. 또한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기본적으로 양도차익의 2~80%를 차감하여 과세 대상 금액을 낮춰주는데, 중과세율 적용 시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을 배제하여 양도소득세를 많이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일정 요건 충족 시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아닌 일반 양도소득세 납부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규정이 2018년 4월 1일부터 적용되었습니다. 이 세법 규정과는 별도로 2010년 12월 27일부터 이미 적용되고 있었던 소득세법 부칙 ‘제9270호’의 제14조는 2009년 3월 16일~2012년 12월 31일 기간에 취득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다주택자인 경우에도 일반 양도소득세 기본세율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가 도입되었을지라도, 도입 시점에 2010년 소득세법 부칙(제9270호) 적용에 대한 별다른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서 부칙 규정은 효력이 있으며, 부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일반 양도소득세 기본세율이 적용됩니다.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를 도입할 때 많은 사람이 소득세법 부칙 제9270호 규정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동 부칙의 적용이 타당한지에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종전 기획재정부 유권해석(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852, 2018년 10월 10일)은 그럼에도 해당 소득세법 부칙을 적용하지 않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답변했으나, 최근 기획재정부 유권해석(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1422, 2023년 12월 26일)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을 적용하라는 최종 답변이 나왔습니다.
한편 기획재정부 답변에 따라 소득세법 부칙 적용으로 양소득세 일반세율이 적용된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적용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기획재정부 등의 해석은 아직 없습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까지 가능한지에 대해 기획재정부에 질의를 한 상태이며, 추후 답변이 나올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2018년 4월 1일 이후 다주택자인 개인이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을 양도하여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으로 많은 세금을 이미 신고·납부했다면, 기본세율 적용으로 재계산한 일반 양도소득세와의 차액을 국세청에 경정청구(환급 신청)하여 그 차액과 차액의 10%인 지방소득세까지 환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래의 요건에 해당되는지 꼭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환급 가능 요건
다음의 요건 ①, ②를 모두 충족한다면 환급 가능할 것입니다.
① 2018년 4월 1일 이후 주택의 양도 시점에 개인인 다주택자(2주택 이상)로서, 조정대상지역(서울 등) 소재 주택을 양도하여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적용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을 것
② 그 양도한 주택이 과거 2009년 3월 16일~2012년 12월 31일 사이에 취득한 주택일 것
비사업용 토지 환급 가능
과거 부동산 투기 대응 목적으로 사업과 관련 없는 토지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는 제도가 도입되었고, 현재는 개인이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하는 경우 기본세율에 10%를 가산한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2009년 3월 16일부터 2012년 12월 31일 사이에 취득한 비사업용 토지인 경우에는 중과세율이 아닌 기본세율을 적용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합니다.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으로 신고·납부한 경우에는 국세청에 경정청구하여 그 양도소득세의 차액과 차액에 대한 지방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중장년에게 ‘세금’이라는 단어는 늘 따라다니는 피로 같은 존재입니다. 회사의 운영에서 집안의 재산 관리에 이르기까지 늘 따르는 걱정거리이지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박재홍 세무사를 통해 세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혼인율의 급감과 낮은 출산율은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숙제로 떠올랐습니다. 올해부터 결혼과 출산을 준비하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증여재산공제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장성한 자녀가 있으시다면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혼인 증여재산공제
혼인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세법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외조부모)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혼인 증여재산공제 1억 원이 적용됩니다. 당초 성년은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기본 증여재산공제가 10년간 합산 5000만 원이었는데, 이 규정과 별도로 혼인 증여재산공제 1억 원 추가공제가 가능하여 총 1억 5000만 원 증여재산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혼인신고를 한 신랑•신부는 각각 부모로부터 증여받는 금액 등에 대해 각각 기본 증여재산공제 5000만 원과 혼인 증여재산공제 1억 원을 합친 총 1억 500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각 부모로부터 1억 5000만 원씩 총 3억 원을 증여세 부담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초혼•재혼 여부와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고, 2024년 1월 1일 이전에 결혼했어도 2024년 1월 1일 이후 증여받은 날이 혼인신고일부터 2년 이내에 해당하면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번 혼인신고를 한 경우에도 모두 합쳐서 공제금액은 1억 원입니다.
신설된 내용은 2024년 1월 1일 이후 증여받는 분부터 적용됩니다.
혼인 증여재산공제 적용 요건
아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증여재산공제 1억 원 적용
① 증여자 :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직계존속 그룹 단위로 적용
② 공제한도 : 1억 원
③ 증여일 : 혼인신고일 이전 2년, 혼인신고일 이후 2년 이내(총 4년)
④ 증여추정, 증여의제 등에 해당하는 경우 증여재산공제 적용 제외
결혼정보회사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신혼부부가 결혼하는 데 드는 총 비용은 평균 3억 3050만 원(주택 마련 2억 7977만 원)이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이 3억 3000만 원인데, 정부에서 혼인공제 신설로 부모 등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에 대하여 각 부부 합산 3억 원까지 과세하지 않겠다고 하니, 정부가 결혼 비용 현실을 반영하여 세법 개정을 잘한 것 같습니다.
또한 양가 부모로부터 3억 원을 증여세 부담 없이 증여받는다면 신혼부부는 동 자금을 주택 전세자금 또는 주택 구입자금에 보탤 수 있는 여력이 커질 것 같습니다.
신혼부부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지 않아 부모로부터 일부 도움을 받아 주택 취득 및 임차하는 경우가 있는데, 추후 주택 취득 및 임차자금을 소명하지 못할 경우 증여세 부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이러한 부담도 감소될 것 같습니다.
출산 증여재산공제
자녀의 출생일부터 2년 이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에도 출산 증여재산공제 1억 원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위의 혼인 증여재산공제와 적용 방법은 같습니다.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므로 미혼모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규정입니다. 여러 번 출생신고를 한 경우에도 모두 합쳐서 공제한도는 1억 원입니다.
출산 증여재산공제 요건
① 증여자 :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직계존속 그룹 단위로 적용
② 공제한도 : 1억 원
③ 증여일 : 자녀의 출생일(입양의 경우 입양신고일)부터 2년 이내
④ 증여추정, 증여의제 등에 해당하는 경우 증여재산공제 적용 제외
혼인 및 출산 증여재산공제 통합한도
혼인 증여재산공제, 출산 증여재산공제 각각 1억 원을 합쳐서 2억 원이 아니며, 혼인 증여재산공제와 출산 증여재산공제는 모두 합쳐서 1억 원을 한도로 공제를 적용합니다.
다른 한편의 생각
자식을 도와줄 재산이 없는 부모와 그 자녀들은 이 규정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재산이 있는 부모를 둔 자녀들만이 적용 가능한 제도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도와줘야 하는 금액이 1억 5000만 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사회적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유한 부모의 자녀들만 혜택을 보는 것이므로 또 하나의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만약 제 딸이 “세법에서는 1억 5000만 원까지 자식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왜 저한테 1억 5000만 원을 안 도와주시나요?”라고 이야기한다면, 재산이 없는 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재산 많은 사람들이 자녀들에게 세부담 없이 쉽게 재산을 물려주고 재산 없는 사람들은 물려줄 재산이 없다면, 각기 다른 환경에 놓인 자녀들은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까요? 이런 생각이 다시 한번 들기도 합니다.
올해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새해부터 여러 제도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2022년 소비자물가지수는 5.1%, 2023년에는 3.6% 올라 고물가가 이어졌는데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고금리 기조로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민간 소비는 전년 1.9%와 유사한 1.8%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금리, 고물가로 올해도 경제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전망입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첫날 신년사를 통해 민생과 경제 분야에 더 신경 쓰겠다면서 “물가도 더욱 안정시킬 것”을 약속했습니다. 정부의 의지를 담은 듯 새해에는 많은 제도가 달라지는데요. 그중에서도 생활에 도움이 될, 꼭 알아야 할 제도들을 모아봤습니다.
1. 대환 대출이 쉬워집니다.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받은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환대출 인프라가 확대됩니다. 대출비교플랫폼이나 금융회사 애플리케이션에서 대환대출을 신청하고 신규대출을 실행하면 즉시 대출 이동이 완료됩니다.
2. 결혼하는 자녀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늘어납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저출산인데요. 혼인과 출산을 지원하고자 정부가 결혼하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재산의 세금 공제 폭을 늘렸습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혹은 자녀의 출생일부터 2년 이내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재산이라면 최대 1억 원까지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됩니다. 단 기본공제 5000만 원과 별도 적용되기 때문에 혼인 공제와 출산 공제 통합 한도는 1억 원이라고 봐야 합니다.
3.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늘봄학교로 돌봄 선택지가 생깁니다.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적응 프로그램 무상 지원, 대학·기업·지자체 등 협력으로 양질 프로그램 확대, 기존 학교 운영과 분리된 늘봄학교 운영체계 구축이 이뤄집니다. 기존에 있던 방과후와 돌봄을 통합해 종합 교육프로그램인 늘봄학교를 본격 도입할 예정입니다.
4. 맞벌이 가구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이 확대됩니다.
맞벌이 가구의 양육 공백을 채우고,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 정부 지원 비율과 대상 가구를 확대합니다. 2023년에는 8만 5000여 가구에 지원했던 것을 올해에는 11만여 가구로 늘립니다. 정부지원 비율은 중위소득 150% 이하 미취학 아동의 경우 15%에서 20%로, 중위소득 120% 이하 취학 아동의 경우 20%에서 30%로, 2자녀 이상 다자녀가구의 경우 본인부담금의 10% 추가, 중위소득 1505 이하 청소년 (한)부모 가구의 경우 0~1세 자녀 돌봄 비용의 90%를 지원합니다.
5. 통신비 부담이 줄어듭니다.
요금제와 단말기 선택권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실제 사용하는 사용량에 가까운 요금제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인데요. 단말기 종류와 상관없이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5G 단말기여도 LTE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고 반대로 LTE 단말기여도 5G 요금제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졌던 5G 요금제의 경우 3만 원대 상품이 나올 예정입니다. 30GB의 소량 데이터 구간 요금제를 조금 더 세분화하고 30~80만 원 대 중저가 단말기도 출시됩니다.
6. 자영업자·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합니다.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장님들이라면 눈여겨 볼만한 제도입니다. 먼저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이 이어지는데요. 제2금융권(상호금융기관,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에서 5% 초과 7% 미만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이미 냈던 이자 중 일부를 환급해줍니다. 올해 중으로 전기요금 특별지원제도가 신설되는데요. 에너지 요금 인상에 취약한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기요금 일부를 보전해줄 계획입니다.
7. 파주에서 서울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게 됩니다.
올해 3월부터 GTX-A의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됩니다. 파주 운정에서부터 동탄으로 이어지는 노선인데요. 올해 말이면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 구간이 개통될 예정으로, 출퇴근 소요 시간이 5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8.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제도 ‘K-패스’가 시작됩니다.
올해 5월부터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동 거리와 관계없이 이용 금액의 일정 비율을 최대 60회까지 환급해줍니다. 기존에 알뜰교통카드 이용자라면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을 등록하고, 이동 거리에 따라 일정 비율의 금액을 지원받았는데요. 이제는 어디서 타고 내렸는지 기록하지 않고, 이동 거리를 측정하지 않아도 일반 20%, 청년 30%, 저소득층 53% 비율로 더 편하게 교통비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9. 농촌에서도 의료 서비스를 더 쉽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농촌은 의료 인프라가 아무래도 부족한 지역이 많은데요. 양·한방 의료, 치과·안과 검진 등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촌 왕진 버스가 올해 3월부터 도입됩니다.
10.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미리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요즘 반려동물 키우는 가정이 많은데요.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모든 동물병원은 올해부터 진료비를 사전에 알려야 합니다. 진찰·상담료, 입원비용, 5종 백신 접종 비용, 검사(X-ray, 전혈구) 등 총 11개 항목에 대해 게시해야 하는데요. 동물병원 내에 접수창구나 진료실에 책자나 인쇄물로 비치해야 하고, 벽보 부착 혹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합니다. 진료가 필요할 경우 가고자 하는 동물병원의 진료비용 등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되겠습니다.
11. 최저임금이 오릅니다.
시간당 9620원이었던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2.5% 오릅니다. 하루에 8시간씩 주 5일 일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매달 약 206만 원의 월급을 받게 됩니다.
이 외에 달라지는 제도를 더 알고 싶다면 기획재정부 ‘2024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참고해보세요. 올해 달라지는 제도와 법규 사항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한 ‘2024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는 1월 초 지방자치단체, 공공 도서관, 점자 도서관 등에 배포되고, 온라인으로도 공개됩니다.
서울시와 강원도가 초고령 사회와 지역소멸 현상을 동시해 해결하기 위해 ‘골드시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골드시티는 주거·취업·여가가 가능한 신도시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방 상생형 주거정책의 일환이다. 강원개발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유관기관이 협력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지방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50·60세대가 주 대상이다. 이들이 골드시티로 이주할 때 소유한 서울 시내 주택을 서울주택도시공사에 팔거나 신탁해 생활비(임대료)를 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신탁한 서울 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청년·신혼부부에게 재공급한다.
골드시티가 들어설 시범 사업지는 인구감소 및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 중 대도시 접근을 위한 교통 기반 시설과 지역거점 병원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선정한다. 첫 번째 골드시티는 삼척시에 조성되며, 약 3000가구 공급 계획이다.
김헌동 서울도시주택공사 사장은 지난달 15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에 사는 은퇴자나 젊은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주하도록 돕는다면 서울(인구 과밀)과 지방(소멸 위기)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은퇴자가 서울 강남에 보유한 아파트를 SH공사에 팔거나 지분을 넘기면 지방에서 주택연금을 받으며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골드시티 사업은 청사진 정도만 제시돼 있다. 이후 추진함에 있어서는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희정 더가능연구소 연구실장은 단순히 인구를 이주시키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자연히 사람이 모여들고 정착할 수 있도록 유인 요인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지역과 관계를 맺고 교류할 수 있도록 지역 특색을 살린 일자리, 프로그램, 여가 활동 등 다방면의 개발이 필요한 셈이다. 개인과 지역의 정서적 관계가 쌓여야 하므로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지방과 개인의 관계를 축적하는 방법으로 일본의 관계안내소를 꼽았다. 빡빡하고 엄숙한 종친회가 아니라 밀양 박씨, 김해 김씨처럼 ‘전국의 ○○씨 모여라’ 하는 성씨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은 성씨가 등장한 최초의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시조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거리를 좁힌다. 운전면허 취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기왕이면 지역에서 쓰라며 한 달 동안 지역에 체류하며 면허를 따고 지역을 체험하게 하는 일종의 라이선스 스테이(License Stay)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 하다. 가상의 지역 유적지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포인트를 얻어 현실에서 사용하는 RPG 게임은 지역 자체가 거대한 놀이의 장으로서 매력을 발산하게 한다.
더불어 2주택자 세금 지원 등 경제적인 혜택도 명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시티를 세컨하우스로 활용하고자 하는 은퇴자도 있을 터. 두 개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에 대한 혜택이 이동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나 한 번만 들르는 뜨내기 인구 외에 다른 형태의 인구가 생태계에 스며들면서 지역의 팍팍한 구조에 숨구멍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우선 지역 환경 자체가 좋아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내에서 노후 파산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금 외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수명이 길어지면서 파산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라는 주제로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에 따르면 600만 명에 육박하는 독거노인 중 약 300만 명이 기초연금으로 살고 있었다.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하루 10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전기가 끊기고 대인 관계도 끊겼다.
문제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들이 파산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방송은 ‘장수는 악몽’이라며 방송에 담지 못한 내용을 ‘노후 파산’이라는 책으로도 출간했다.
일본에서 ‘노후 파산’이라는 말이 대중들에게도 퍼지기 시작한 건 이 방송 이후부터다. 생활 보호 기준보다 낮은 수입으로 생활하는 고령자를 가리키는 신조어가 됐다.
현재 일본의 고령자는 일본 경제 성장기에 경제생활을 했기 때문에 집도 있고, 연금도 있고, 60세 정년까지 은퇴 염려 없이 일했다. 그런데도 왜 노후 파산이 지속해서 문제가 되는 걸까?
내각부의 '2022년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고령자 가구는 약 2500만이다. 그 중 독거노인은 670만 명에 이른다. 2명 이상이 생활하는 고령자 가구 중 57만 가구와 독거노인 중 33만 명은 예금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종합 정보 사이트 SGO는 위 통계를 바탕으로 약 225만 명의 고령자 가구가 돈이 없고 음식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으며 고령자 가구의 절반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파산 사건 및 개인 재생 사건 기록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파산채무자는 2002년 약 17%에서 2020년 약 26%로 증가했다. 50세 이상 파산채무자까지 포함하면 약 47%에 이른다. 파산의 원인으로는 생활고(62%), 의료비(23%), 실업(18%) 등이 꼽혔다.
고령의 생활 보호 대상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생활 보호 수급자 중 60세 이상은 60.4%에 이른다.
연금 외 수입이 끊긴 상태로 오래 살면서 몸이 아프게 되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된다는 결과다. 게다가 ‘누구나’ 파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고성장기에 60세까지 염려 없이 회사에 다니고 월 200만 원에 가까운 연금을 받는 일본인데, 어째서 노후파산이 심각해진 건지 들여다봤다. 퇴직연금 제도가 없는 중소기업을 다녔거나, 자영업, 농업종사자 등 연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이 나이 들어 우리나라의 기초연금에 해당하는 국민연금(일본의 국민연금은 후생연금이라고 부른다)으로만 생활하고 있었다. 국민연금(우리나라의 기초연금) 최대 수령 가능 금액은 65만 원에 불과하다. 그러다가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파산에 이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집 한 채씩은 다 가지고 있는 연령대이기도 한데,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낮아진데다, 오래된 집이라 팔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일본 언론에서 이제는 부동산(不動產)이 아니라 부동산(負動產) 시대가 왔다고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일본경제신문은 독거노인이 고독사 하거나 자녀가 상속받지 않아 빈 채 방치되고 있는 빈집이 많아지면 결국 마이너스 동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도, 고소득자도 노후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고소득자의 경우 많이 버는 만큼 세금이 많고 정부 정책 등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는 △노후에 사용할 저축액이 적다 △의료비와 개호비용이 증가한다 △생활 수준을 낮추지 못한다 △주택담보대출 등 주거비 부담이 크다 △자녀 교육비 부담이 크다 △황혼이혼이 늘어난다 △사기 피해에 쉽게 노출된다 등이 꼽힌다.
이에 일본에서는 정년 전부터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파산의 원인으로 꼽히는 위 7가지를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연금 등으로 노후 수입원을 확보하고, 노후에 쓸 수 있는 저축을 꾸준히 해야 한다.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 상환을 서두르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조기 건강검진 등으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또한 정부는 지자체에 지역포괄 지원센터, 자립 지원 상담 창구, 생활 보호 제도, 생활 곤궁자 자립 지원 상담 제도 등을 마련했고, 파산에 이르지 않도록 고령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재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보유한 자산? 투자수익률? 앞으로 벌어들일 수입?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는 ‘삶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돈 관리 방법을 물었더니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강조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최문희 대표가 금융권에 발을 들인 건 보험이었다. 당시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 없었는데, 여러 회사의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재무 설계에서 사람의 심리가 중요하다는 걸 이때부터 어렴풋이 느꼈다.
“생애 전반을 다루는 재무 설계를 하게 된 건, 보험업을 시작한 게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부터 사망하는 순간까지 모두 다루잖아요. 지금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터부시합니다. 종신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 이야기인데요. 종신보험은 평생 보장을 해야 하고 원금도 거의 보장이 안 되는데, 죽은 다음에 보험금이 나온다고 하니 사람들이 기존에 생각하던 보험과는 아주 다른 개념이었어요. 고객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려다 보니,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죠.”
최 대표는 금융권 변화의 흐름을 타면서 자산관리 시장이 만들어지는 길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IMF가 터지면서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인생에서 생각지도 못한 손실과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기업들이 도산했고, 기업 고객만을 생각했던 은행들도 파산했다. 금융 시장에 ‘자산관리’라는 개념이 싹트기 시작한 순간이다. 그러면서 금융 관련 자격증이 우후죽순 도입됐다. 당시 윤병철 초대 하나은행장이 미국에서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라는 자격증을 들여왔다. 앞으로 종합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최문희 대표는 2002년에 실시된 1회 CFP 시험에 합격하고, 2003년 IFPK라는 회사에서 재무 설계를 위한 발을 내디뎠다.
IMF 이후 일부 기업들이 직원의 자산관리와 재테크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KT 리더십센터와 삼양사 직원 대상 자산관리 교육·상담을 하면서 앞으로 재무 설계가 더 중요해지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증권사나 은행 직원이 아니어도 고객에게 투자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법이 통과돼 재무 설계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도 확장됐다. 최 대표는 CFP 시험 교재를 집필하고 재무 설계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며 꾸준히 이론을 다졌다.
“재무 설계 경험이 쌓일수록 삶을 더 깊이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심리상담을 전공하게 됐어요. 돈을 대하는 태도나 그런 태도가 만들어진 심리적 배경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일종의 재무 심리 치료인데요. 돈에 대한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습관과 태도가 돈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데, 재무 설계에서 이 부분이 중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자산관리 트렌트, 적립에서 인출로
최문희 대표는 심리상담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2011년 FLP컨설팅을 설립해 온전하게 독립했다. 재무 설계에서 사람의 마음이 중요할 거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00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평생직장이 아니라 평생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자산을 적립하는 것에서 생애주기에 맞춰 인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자산의 개념에 금전이나 부동산 같은 물적 자산뿐 아니라 삶의 가치나 일자리 같은 인적 자산도 포함하게 됐어요. 특히 노후나 은퇴 설계에서 중요하죠. 과거에는 노후 보장을 위해 3층 연금을 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연금(1층), 퇴직연금(2층), 개인연금(3층)이죠. 이제는 5층이 됐어요. 4층에는 주택연금, 5층에는 일이 자리하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적 재산을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진 거예요.”
인출이 중요하다는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인식이 크게 달라진 대표적인 자산이 주택이다. 그동안 ‘집’은 살면서 꼭 한 채는 마련해야 하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자녀와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주택은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유동화해야 하는 자산이 됐다.
“상담할 때 집이 너무 중요하다고 하는 고객에게는 왜 그렇게 중요한지 물어봅니다. 들어보면 각자의 이유가 달라요. 나의 성취감을 보여주는 게 집일 수도 있고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인 사람도 있습니다. 나 고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해야 합니다. 나만의 공간이나 가족과 보내는 공간이 중요한 사람은 꼭 도심에 집이 있을 필요가 없겠죠. 사람들과의 교류가 중요한 사람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집이 있어야 할 테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념과 가치에 따라 노후 생활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죠. 나에게 자산이 왜 중요한가, 돈이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재무 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자녀, 부모님, 직장이 기준이 되었다면 은퇴 후에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노후 준비, ‘목표’를 ‘숫자’로
삶의 가치를 고민했다면 다음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최문희 대표는 재무 설계에서 목표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목표를 시간과 금액이라는 숫자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 시점을 60세로 가정했다면, 나의 자산을 살핍니다. 현재 내가 가진 자산으로 몇 세까지 얼마의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 계산해보는 거예요. 은퇴 후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자산이 부족하다면 계획을 세워야겠죠. 삶의 방향성을 정하고 자산을 점검하다 보면 내 현실을 자각하게 되죠. 이 순간이 무척 중요합니다. 현실을 알면 퇴직금이 얼만지, 국민연금을 몇 세부터 얼마를 받는지, 월급을 좀 더 올릴 방법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게 되거든요. 은퇴 시점을 늦추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가진 자산을 유동화하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내가 가진 자원과 삶의 목표 사이에 생기는 차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게 곧 재무 설계의 시작이다. 자산을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관리할지, 지출을 어떻게 줄일지 자연스럽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최문희 대표는 이 과정에서 기존의 제도를 200%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국민연금이 세금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기본형으로만 활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추가납입제도, 임의가입제도 등을 풀옵션으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임의가입제도를 활용해서 보험료 산정 기준인 기준소득월액 상한액(2022년 기준 553만 원)에 맞춰 보험료를 내는 분들이 늘었어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겠죠. 퇴직금도 DC형인지 DB형인지 보고, DC형이라면 추가 납입으로 운영할 수 있어요. 퇴직금을 운용할 때도 절세 혜택들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개인연금의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요. 비과세 상품들을 잘 살펴야 하죠.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노후에 받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노후 준비를 위한 자산관리 전략을 세웠다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출을 줄일지, 목표를 낮출지, 투자를 더 할지 등을 조정하는 것. 자산관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든 빚을 내서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하나의 자산에 전 재산을 두어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노후 중심 자산관리는 ‘인출이 쉬운 자산’ 비중이 가장 높아야 한다. 연금이 중요한 이유다. 최문희 대표는 마지막으로 “시간은 돈이다. 돈도 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에서 조급함과 나태함을 가장 경계하라고 합니다. 시간의 힘을 믿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기대수명이 얼마나 될지, 언제 돈을 쓸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복리이자가 얼마인지 등의 개념도 모두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시간도 양적 시간, 질적 시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보지 말고,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가치를 분명히 세우면 시간의 질이 높아질 겁니다.”
장애인, 장애인 가족, 장애인 복지 담당자를 위한 금융과 세금 관련 정보를 담은 ‘장애인 금융·세금 가이드’가 오는 8일 출간된다.
이 책은 과거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던 신관식 세무사가 17년 넘는 시간 동안 금융회사에 다니며 습득한 노하우가 담겨있다.
장애인의 금융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들을 담았으며,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필요한 금융 지식을 담았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자산 형성 사업에 대해 자세히 수록했으며, 각 금융기관의 장애인 우대금리 상품과 장애인 지원 서비스에 관해서도 서술했다.
세법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 세제 감면 제도를 꼼꼼하게 설명했으며, 등록장애인이 주택을 분양받을 때나 임대주택을 고려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도 짚었다.
제1장 금융상품과 장애인에서는 장애인 복지카드 유형과 각종 혜택, 비과세종합저축(계좌), 등록장애인 대상 우대금리 적금, 압류방지통장 등 다양한 금융 정보를 볼 수 있다.
제2장 세금 속 장애인에서는 세액공제 관련 내용과 상속세 및 증여세 등 다양한 세금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에필로그 : 장애인과 주택에는 LH공사와 SH공사의 추천 장애인 특별공급과 각종 임대주택사업을 신청하는 과정 등을 담았으며, 부록에는 장애인 신탁을 활용한 증여세 절세 사례를 소개했다.
신관식 세무사는 “개인적으로 저에게 매우 뜻깊은 책”이라면서 △장애인, 장애인 가족이 금융거래할 때 △등록 장애인이 각종 정부와 지자체 자산형성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자 할 때 △부모가 장애인 자녀의 자립과 자산형성을 준비할 때 이 책이 도움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거나 근로소득이 발생한 장애인 △각종 장애인 지원 사업에 대해 알고 싶은 장애인 복지 담당자 △공공분양주택, 임대주택 등에 대해 알고 싶은 장애인에게 이 책을 추천했다.
‘장애인 금융·세금 가이드’는 현재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판매 중이다.
은퇴 생활을 연금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는 윤 씨는 국민연금부터 사적연금까지 다양한 연금에 가입 중이고, 거주 중인 주택도 연금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윤 씨는 연금마다 상이한 가입 조건과 지급 방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상담을 신청해왔다.
가입 자격
국민연금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소득이 있는 국민이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다만 소득이 없더라도 해당 연령에 속하면 희망에 따라 임의로 가입할 수 있고, 60세가 넘어도 65세까지 임의계속가입자가 될 수 있다. 연금계좌(IRP, 연금저축)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IRP는 소득이 있으면 가입할 수 있고,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어도 국내 거주자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회사에 가입하는 금리형 연금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 등 연금보험의 경우 계약자(보험료를 납입하는 자)는 특별한 가입 제한이 없다. 다만 연금을 지급할 때 기준이 되는 피보험자는 보험사에 따라 가입 연령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 혹은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납입 금액
국민연금 납입 금액인 국민연금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의 9%다. 사업장 가입자는 사업자와 가입자가 반반씩 부담하고, 나머지 가입자는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 연금계좌는 연간 납입할 수 있는 한도가 IRP와 연금저축 등 통틀어 1800만 원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연금보험의 납입 한도는 원칙적으로는 없다. 하지만 보험 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월납입 보험인 경우 월 150만 원까지, 일시납 보험인 경우 1억 원까지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의 주택이어야 한다.
납입 시 세제 혜택
국민연금은 납입보험료 전액에 대해 연말정산 혹은 종합소득세 신고 시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연금계좌는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세금이 부과되는 단계에 따라 다르다. 세금은 소득에서 비용을 공제한 후 과세표준의 크기에 따라 차등 세율을 적용하여 세액을 산출한다. 소득공제는 소득에서 비용 성격으로 법으로 정한 금액을 뺀다. 따라서 소득공제는 과세표준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적용되는 세율을 낮출 수도 있다. 세액공제는 소득공제가 적용된 후 산출된 세액에서 해당 금액을 뺀다.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하고, 세액공제는 저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연금보험은 납입 시 아무런 세제 혜택이 없다. 주택연금은 일종의 대출이기 때문에 저당권을 설정해야 한다. 저당권 설정에 따른 등록면허세, 지방교육세를 최고 75%까지 감면해주고, 농어촌특별세 면세와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 면제 혜택이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재산세를 25% 감면해준다. 주택연금 가입으로 인한 대출이자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다른 연금소득이 있는 사람이 주택연금을 받은 경우에는 그 받은 연금에 대해서 해당 과세 기간에 발생한 이자비용 상당액을 해당 과세 기간 연금소득 금액에서 공제해준다. 공제 한도는 연간 200만 원인데, 공제할 이자 상당액이 200만 원을 초과하면 200만 원을 공제하고, 연금소득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 금액은 없는 것으로 한다.
연금 지급 시기
국민연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만 60세부터 65세까지 정해진 시기에 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조건이 되면 5년 범위 내에서 연금을 더 빨리(조기연금) 혹은 더 늦게(연기연금) 신청할 수 있다. 연금계좌는 만 55세 이상이면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연금보험의 경우 원칙은 만 45세 이상이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납입 금액에 관계없이 보험 차익에 대해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신형연금은 피보험자가 만 55세부터 수령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 혹은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연금 수령 시 과세
국민연금은 2002년 이후 납입분부터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으로 종합과세된다. 연금계좌는 만 55세 이후에 수령하는 과세 대상 연금소득(퇴직금 등 제외된 금액)이 연간 1200만 원 미만이면 분리과세되어 저율(3.3~5.5%)의 연금소득세가 과세되고, 연간 12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연간 1200만 원 초과 시 분리과세 세율은 16.5%다. 연금보험은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인 경우에는 납입 금액을 초과하여 수령하는 금액에 대해 이자소득세가 과세된다. 이자소득에 해당하는 금액이 연간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연금보험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에는 수령하는 금액 전액 비과세된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비과세다.
연금 외 수령
국민연금은 최소 10년 이상 가입해야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가 사망·국적상실·국외이주 등의 사유로 국민연금에 더 이상 가입할 수 없거나, 60세에 도달했으나 가입 기간(10년)을 채우지 못했을 때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반환일시금’으로 한 번에 지급한다. 연금계좌에서 만 55세 이전에 납입했던 금액을 인출할 경우 16.5%의 기타소득세를 부과한다. 만 55세 이후라도 정해진 연금 수령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연금 외 소득으로 보아 16.5%의 기타소득세를 부과한다. 연금보험의 경우 월납입 보험은 납입 기간 5년 이상과 계약 기간 10년, 일시납 보험은 계약 기간 10년을 유지할 경우 연금 외 수령하더라도 전액 비과세다. 주택연금은 수령 방법을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를 정해놓고 한도 내에서 수시로 찾아 쓰고 나머지 금액은 평생 동안 매월 연금을 받는 ‘종신혼합방식’이나,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를 정해놓고 한도 내에서 수시로 찾아 쓰고 나머지 금액은 정해진 기간 동안 매월 연금을 받는 ‘확정기간혼합방식’을 선택하면 연금 외 수령이 가능하다. 주택연금 수령은 비과세다.
가입자 사망 시
국민연금 가입자 혹은 10년 이상 가입자였던 수급자가 사망하면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한다. 연금계좌는 가입자 사망 시 배우자가 계약을 승계할 수 있다. 연금보험은 연금 지급 전 피보험자 사망 시에는 정해진 보험금(연금적립액+사망보험금)을 사망 시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연금보험 연금 지급 후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전에 지정한 방식에 따라 해당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연금 지급 방식이 종신형이고 보증 기간 내에 사망했다면 보증 기간까지 수익자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종신형의 보증 기간 후에 피보험자가 사망했다면 연금 지급은 중단된다. 연금 지급 방식이 상속형인 경우에는 연금 지급 시점까지 적립된 원금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보험자 생존 시까지 연금으로 지급하고, 사망 시에는 적립된 원금을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연금 지급 방식이 확정형인 경우에는 미리 확정된 기간 동안 피보험자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수익자에게 연금액을 지급한다. 주택연금은 본인이 사망하더라도 배우자 생존 시까지 가입 당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한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을 선호하는 은퇴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복수로 연금에 가입한 경우 각 연금의 주요 특징을 알고 있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노후생활에 연금을 활용할 수 있다.
초저금리에 개정 임대차보호법까지 더해져 매매든 전월세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시절이 지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그 반작용으로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격이 오를 때도 내릴 때도 부동산 시장에는 항상 잡음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세 사기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 국회, 법원 모두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장치를 도입하기에 바쁘다. 이 가운데 현명한 임대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00여 채에 달하는 주택을 이용해 전세 사기를 일으킨 ‘빌라왕’의 사망으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의 반환을 책임지는 보증상품)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에게 계약 해지권을 부여하고, 그로 인한 손해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민간임대주택법령이 개정된다. 임대차계약이 끝난 후에도 임차인에게 1억 원 이상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나쁜 임대인’의 성명, 임대주택 소재지 등을 공개하는(보증금을 반환하면 삭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세금 체납 시 임대사업자 등록을 불허하거나 말소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 등 ‘전세 사기 방지법’이 줄줄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마련하거나 임차인에게 금융지원 혜택을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임차인은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나라가 나서서 보호해주지만, 임대인의 고충은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임차인을 보호해줄수록 임대인의 의무는 늘어만 간다. 누가 임대인을 불로소득자라고 했던가. 의무도 많고 챙길 것도 많아 골치 아픈 임대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임대인 백서’를 준비했다.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은 의무인가?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어버린 요즘. 예전에 비해 한참 낮은 가격에 전세를 놓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요즘 임차인은 임대보증금 반환보험까지 들어달라고 요구한다. 주택임대사업자(등록 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할 의무가 있고, 임대사업자가 아니라면 보증금 반환보험에 가입해줄 의무는 없다.
주택임대사업자의 경우 보증수수료는 임대사업자가 내야 하지만, 보증수수료의 25%까지 임대료에 포함해 징수하고 임대료 납부고지서에 그 내용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40조). 주택임대사업자가 공급하는 매물이 아닌 경우에는 기존의 전세금 보장보험 상품을 임차인이 가입해야 하고 이때는 임차인이 보증료를 100%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임차인은 이런 부담이 없는 임대사업자의 매물을 선호하기도 한다. 임대사업자가 아닌 경우 임차인을 구하기 힘들다면, 임대보증금 반환보험료를 임차인과 임대인이 나누어 부담하는 방법 등도 제시해볼 수 있다.
보증료는 얼마나 될까? 공공기관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 상품으로 나뉘는데, 보증료는 부채비율과 신용등급에 따라 달라지지만 공공기관인 HUG가 조금 더 저렴한 편. 다만 HUG는 보증금 제한이 수도권 7억 원, 그 외 지역 5억 원 이하이고 SGI서울보증은 이러한 제한이 없다.
전세자금 대출에 동의해줘야 하는지?
요즘은 많은 임차인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세뿐 아니라 월세 역시 보증금에 대해서는 대출이 가능하다. 대부분 전월세 계약에서 전세자금 대출이 승인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거나, 임대인은 임차인의 전세자금 대출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특약을 넣는 상황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이러한 임대차계약에 동의하지 않고 다른 임차인을 구할 수도 있지만, 동의해주지 않으면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세자금 대출에 동의하더라도 아래 사항만 주의한다면 임대인에게 크게 불리한 점은 없다. 전세자금 대출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1)임대인의 동의가 아예 필요하지 않은 경우 (2)임대인의 동의만 필요한 경우 – 은행에서 전화나 방문 등으로 임대인이 임대했다는 사실과 보증금 액수만 확인 (3)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한 질권이 설정되는 경우로 나뉜다. (1)과 (2)는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시 대출을 상환할 의무가 임차인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임대인은 대출받지 않은 경우와 같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면 된다. 그러나 (3)은 임대차보증금을 은행에 직접 상환할 의무가 있다. 주로 질권 설정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이 되지 않는 4억 원 이하 고액 전세(2022년 10월 이전에는 2억 원)의 경우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전세 계약 후 질권 설정이나 채권양도통지서를 받았다면 만기 시점에 반드시 은행 담당자(통상 집으로 온 통지서에 기재되어 있다)와 상의해 보증금 반환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관행적으로 임차인이 집을 비우기 전, 이사 갈 집의 계약금 조로 보증금의 일부(10%)를 미리 반환해 주기도 하는데, 반드시 은행에 돌려줘야 할 보증금 액수를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이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미납했다면 임대인이 이자까지 반환할 의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증금 5억 원 중 임차인이 4억 5000만 원을 대출하고 이자를 내지 못하고 있었을 때, 임대인이 이사 계약금 조로 10%인 5000만 원을 먼저 임차인에게 반환하고 남은 보증금을 은행에 준다면, 미납 이자를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계약금 조의 반환금을 주기 전에 미납 이자분을 공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통상 임차인이 전세자금 전액을 대출받는 예는 없으므로, 미리 확인한다면 임대인은 본인이 받은 금액 이상을 지출할 일은 없다.
악성 세입자에게 취해야 할 행동은?
툭하면 월세를 밀리는 악성 임차인,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임대인들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임대보증금에서 미납 임대료를 공제하고 나머지를 반환해준다. 그러나 임대인으로서는 월세를 받아 생활해야 하는데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월세 원금만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먼저 월세뿐 아니라 연체한 차임에 대한 법정이자 5%를 적용하여 보증금에서 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가급적 다툼의 여지 없이 월세 계약서에 연체 시 이자를 공제하겠다는 내용을 미리 기재해두는 것도 좋다.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임대차계약 기간 중에도 미납한 월임대료를 청구하여 받는 것도 방법이다.
임대차계약이 만료되었음에도 각종 핑계를 대며 이사하지 않는 악성 임차인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임대인도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소송에 든 비용 중 일부분(인지, 송달료 전부 및 변호사 비용 중 법원에서 인정하는 범위 내)은 임차인에게 청구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보증금에서도 공제가 가능하다.
한편 상가를 임대한 경우에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 ‘3기’라는 것은 세 달치 월세를 연체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즉 월세 100만 원의 경우 300만 원이 연체될 때까지), 이를 악용하는 임차인들은 3기의 차임액에 달하기 전에 일부만 변제하는 식으로 해지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원만히 협의되지 않는 임차인들은 내용증명을 보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소송을 통한 구제 방법이 최선이다.
임대 기간 만료 전에 임차인이 나가겠다고 요구 하거나, 그 전에 내보내고 싶다면? 임대차계약서에 쓰인 ‘만기’는 엄연히 계약의 내용이다. 쌍방의 합의 없이 어느 일방이 마음대로 변경할 권한은 없다. 따라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이러한 합의를 할 때 관례상 임차 기한 만료 이전에 해지를 요청하는 자가 제반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임차인이 나가고 싶을 때는 임대인의 부동산중개료를, 임대인이 내보내고 싶을 때는 임차인의 이사비를 보조해주기도 한다. 임대차 3법 개정 이후 전월세가 폭등하던 시절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임차 기한 만료 전에 내보내는 대가로 몇천만 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임차인이 만기 전에 계약을 종료하고자 하면 원칙적으로 임대차 기간 만료일까지 차임(월세)과 관리비는 당연히 임차인이 지급해야 하며, 임대인은 만기 이전에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도 없다. (물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한 이후 임대차계약이 새로이 시작되어 더 이상 예전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당연히 임차인의 지급 의무가 종료되고, 임대인도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한다.) 다만 임차인 입장에서 예비 세입자에게 집을 잘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이므로, 적당한 선에서 서로 합의해야 한다.
묵시적 계약에 유의하라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과 임대차계약 연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 기간이 넘어간다면 임대차계약은 묵시적 갱신이 되기 때문에 다시 계약 조건을 변경하려면 2년을 기다려야 하고, 묵시적 갱신이 되면 임차인은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인 입장에서는 계약 기간이 불안정해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역전세로 만기까지 보증금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기간 만료 때까지 보증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임차권등기를 함으로써 퇴거하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임대인 입장에서는 이러한 임차권등기가 된 집은 강제경매에 넘어갈 위험도 있고, 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가 되어 있는 집은 집주인이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한다는 점이 공시되는 것이므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유의할 수밖에 없다. 임차인 입장에서도 보증금은 큰돈이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도 임대하는 집이나 상가는 여생의 수단이다. 악덕 임차인으로 인해 선한 집주인이 마음에 상처 입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