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회사 영업부에서 24시간 발로 뛰는 영업사원이었던 다카하시 노부노리 (高橋伸典, 67) 씨.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 대디로 매일 아침 아이들의 도시락을 만들고, 왕복 5시간을 출퇴근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런 그가 조기 퇴직을 선언한 뒤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을 연결하는 헤드헌터를 시작하더니 시니어 컨설턴트, 작가라는 세 가지 업을 가지게 됐다. 정년 후 평생 현역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그의 스리 잡(Three Job) 이야기를 소개한다.
열정 넘치는 싱글 대디
다카하시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제약회사에 입사해 57세까지 근무했다. 그가 회사 다니던 시절은 회사원들이 온 마음을 바쳐 일하던 때였다. 그런 그의 회사 생활에서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입사 후 영업을 맡게 됐고, 적성에 맞아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해외연수 제도로 영국에 2년 동안 가기도 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본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돌아와 보니 저는 인사부로 발령을 받았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하게 된 거예요.”
두 회사가 기업 합병을 하면 다른 기업 문화로 여러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라지만, 좋아하던 영업 직무를 포기하고 갑자기 인사부로 이동해야 했으니 그도 당황했을 테다. 그런 데다 가사와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지며 묵묵히 인내하던 아내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저는 일 중독자였어요. 온종일 회사에 있었고, 일을 마치면 동료나 거래처 사람과 술을 마시러 갔죠. 열심히 일해서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가정은 전혀 돌보지 않는 남편이었죠. 돌이켜보면 제가 오만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던 부엌에서 다음 날부터 두 아이를 위한 도시락을 싸야 했죠.”
TV의 건강음료 광고에서조차 ‘당신은 24시간 싸울 수 있습니까?’라는 곡이 흘러나오던 시대였다. 밤새워 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게 당연하던 시기, 어떻게 아이 둘을 키우며 일을 양립할 수 있었을까? 다카하시 씨는 먼저 서점으로 가서 요리책을 샀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갈 때까지 도시락 싸는 것이 일과가 됐다.
“아이 친구 엄마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거래처와 중요한 회의를 하다가도 아이가 열이 나면 어린이집으로 달려가야 했죠. 나중에는 회사에서 집과 가까운 영업소에서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사람의 성격도 변한다는 걸 느꼈어요. 주변 사람들이 제가 아이들을 혼자 키우게 되면서 상냥한 사람으로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전에는 제가 좀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나 봐요.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던 아내의 기분도 알 수 있었죠. 그동안 너무 가정을 돌보지 않았구나 싶어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오랜 세월 아이들 도시락을 싸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 싱글 대디를 위한 요리 교실을 열어볼까 고민했다는 다카하시 씨는 본인 스스로도 그 변화에 놀랐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인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상황을 헤쳐나간 덕분인지 아이들은 훌륭하게 성장해 사회인이 됐다.
조기 은퇴 후 쌓은 세컨드 커리어
다카하시 씨는 열정을 다해 다니던 제약회사를 57세에 조기 퇴직하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회사로 전직했다. 보통 은퇴 후 재취업을 한다면 경력을 살려서 가기 마련인데, 영업과 어린이집 운영이라니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로 재취업하게 됐습니다. 제약회사 인사부에 있었을 때 채용과 연구 관련 업무를 맡았는데요. 인사부에서 쌓은 채용 스킬과 지식을 바로 적용할 수 있었어요. 물론 영업을 했던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유아교육학과를 방문해 대학 교수나 학생들에게 어린이집을 홍보하기 위한 영업도 필요했거든요. 제약회사 다닐 때 병원을 방문해 어떤 의사에게 영업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마케팅 업무였어요. 가장 도움이 된 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에요. 사람을 만나는 업무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죠.”
그간 힘닿는 데까지 일한 결과 전직한 회사에서도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다카하시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점과 점의 연결, 즉 현재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하고 있는 노력(점)이 미래에 어떤 형식으로든 연결된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그는 어린이집 운영 회사를 8년 정도 다니다 독립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했다. 여전히 어린이집 보육교사 채용을 위해 대학교를 방문해 영업 활동을 한다.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을 연결하는 헤드헌터로 거듭난 것이다.
시니어 N잡러를 위한 지침서
거기에 세컨드 시니어 컨설턴트라는 또 다른 직업을 선택해 투잡을 시작했다. 그는 시니어의 두 번째 커리어 지원을 위한 전문 컨설턴트로서 세미나를 열고 있다. 두 번째 커리어를 찾는 시니어 5000여 명을 강사로서 만났다. 세미나에 참여하는 수강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물었다.
“정년을 앞둔 사람이 많죠. 100세 시대라면 향후에도 20~30년 동안 일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분들이 오세요. 가본 적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거라 당황스러울 거라 생각합니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던 다카하시 씨는 이들을 위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여겨 ‘정년 1년째를 위한 교과서’라는 책을 출간했다. 퇴직 후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 고독을 해소하는 방법, 정년 후 평생 현역을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책에 담았다. 다카하시 씨는 ‘강점 시트’를 만들어 특기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점이 중요한 이유가 뭘까?
“정년을 앞두면 정년 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을 가지게 돼요. 하지만 시니어들은 젊은 사람에 비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실패 경험도 있어요. 이 안에 자신의 강점이 반드시 숨어 있기 마련입니다. 남들이 봤을 때 굉장한 것도 자신은 당연하게 여겨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나의 강점, 오리지널리티에 맞는 일을 찾는 건 시니어에게 더욱 유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N잡러’라는 단어가 몇 년 전부터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고령자의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 노무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정년 전·후를 불문하고 부업·겸업을 장려한다. 사원이 다양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기업이 실시하는 부업·겸업 장려책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표하라고 추천할 정도다.
다카하시 씨는 보육교사를 어린이집 운영 회사에 소개하는 헤드헌터, 정년 후 커리어를 제안하는 세컨드 시니어 컨설턴트 강사, 출판을 통해 작가라는 스리 잡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정년 1년째를 위한 교과서’ 출간 이후에는 실제로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는 의견을 많이 받고 있다. 일본도 한국도 젊은이들처럼 정년 후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N잡러가 된다면, 시니어가 행복해질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 시니어가 행복해지면 잔잔한 호수에 던진 조약돌로 물결무늬가 번지듯 사회의 행복 지수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 한갓진 시골에 아담한 카페가 하나 있다. 귀농한 부부가 운영한다. 아내는 낙천적이고 남편은 신중한 성향의 소유자다. 이상적인 조합이다. 대략 큰 그림을 그려놓고 꿈을 좆아 달리려는 아내의 과속을 남편이 적절히 견제해 균형을 잡아가니까. 매사 협의 과정엔 충돌이 잦지만 결국은 중간 지점을 찾아 절충한단다. 귀농 가부 문제에서부터 부부의 주장이 엇갈렸다. 귀농 이후에도 의견이 상충하는 때가 많았다. 폐가에 가까웠던 농가 주택을 근사한 카페로 재생하면서도 자주 옥신각신했다. 아무려나 카페는 잘 돌아간다. 딱히 주변 경관이 수려한 입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잘것없는 곳은 아닌 데다, 카페의 담백한 외관과 내부의 소박한 디테일이 어우러져 손님들의 호감을 산다.
부부가 귀농한 지 올해로 6년째. 전에 살던 곳은 인천. 남편 이태호(46, 카페 ‘홍담’ 대표)는 IT 업계를 거쳐 다년간 자영업을 하다가 이곳 충남 홍성군 구성면 시골로 귀농했다. 귀농을 먼저 제안한 건 아내 우연희(41)였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살맛나게 살아보자는 아내의 느닷없는 제안에 이태호는 아마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것 같다. 부부 공히 시골 생활 경험이 없는 데다 귀농이 자칫 가시밭길을 걷는 고행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아니, 시골 생활을 장난으로 아나?’ 아내의 귀농 제안을 듣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 소리가 그랬다.(웃음) ‘언덕 위의 하얀 집’을 짓고 소탈하게, 마음 편하게 살아보자는 게 아내의 목적이었다. 그건 여러모로 무모한 도전에 불과했다.”
아내의 생각을 꺾어놓을 필요성을 느꼈다는 얘기인가? 무모한 도전이 없는 인생은 따분할 수 있다.(웃음)
“여러 날을 숙고했다. 내가 싫다고 아내의 뜻을 묵살할 순 없는 일이었다. 그래 차분하게 생각해봤는데 시골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TV에 나오는 ‘자연인’처럼 남자들에겐 수렵 생활에 대한 로망이라는 게 다들 있지 않나? 결국 아내의 뜻을 따르게 됐다.”
사전 귀농 준비는 했나?
“이 대목에서도 아내와 이견이 있었다. 매사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아내는 ‘일단 그냥 내려가자, 내려가서 적응하면 된다, 귀농이 어렵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우리만큼은 다를 거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착각에 빠져 있었다.(웃음) 이런 아내의 주장까지 동의할 수 없었던 나는 양재동에 있는 aT센터를 드나들며 관련 정보부터 수집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를 통해 귀농교육도 받았다. 아내의 손을 잡고 곳곳을 돌며 귀농 투어를 하기도 했다. 농업시설업자들을 통해 유용한 팁도 얻었다.”
충실한 사전 준비를 한 셈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도출할 수 있었을 테고.
“기본적인 방향 하나를 미리 확정할 수 있었다. 흔히 농토는 빌려 쓰고 대신 시설 설비에 자금을 투입하라는 얘기를 하지만, 이건 위험한 방법이라는 걸 현장 답사를 통해 알았다. 만약 농사에 실패할 경우 시설비를 몽땅 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 자금은 전적으로 토지 구입에 쓰고 시설은 지원금을 받아 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귀농지 선정에 나섰다.”
홍성군을 귀농지로 선택한 이유는?
“경상도나 전라도는 너무 멀어 일단 배제했다. 1년의 절반은 추운 겨울인 강원도도 제외했다. 경기도도 뺐다. 땅값이 너무 비싸니까. 결국 충청도로 가기로 했는데, 우리가 귀농할 당시 충북권은 예산 부족으로 귀농지원금이 적다고 해 충남권이 적합하다고 봤다. 해서 충남 곳곳을 돌아다니며 귀농교육을 받는 한편 토지를 물색, 마침내 이곳 홍성에 터를 잡게 됐다.”
현재의 위치에 자리를 잡는 데는 아내도 동의했나?
“동의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실랑이를 피할 길이 없었다.(웃음)”
나이 든 남편들은 흔히 말한다. 아내의 뜻을 따르는 게 신상에 좋다고. 살아보니 아내의 머리가 더 현명한 걸 알겠더라, 그리 판단하는 거다.(웃음)
“난 아내를 존중한다. 하지만 삶터 문제는 워낙 중요한 대목이라 양보할 수 없었다. 아내는 마을 한가운데 나온 매물을 사자고 했는데, 가격이 저렴하다는 매력이 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130여 가구로 이루어진 마을의 복판에 거주할 경우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자신이 없어 반대했다. 본의 아니게 마을에 민폐를 끼칠 수도 있어 조심스러웠다. 결국 아내가 양보해서 마을과 떨어진 이곳의 매물을 사게 되었다.”
뜻밖에 찾아온 많은 손님
부부가 구입한 터의 면적은 밭 600평을 포함해 약 800평. 60년 전에 지어져 낡다 못해 쓰러져가는 빈집 한 채가 딸린 터였다. 땅을 결정한 뒤 이태호는 일주일 만에 이사해 귀농 생활에 돌입했다. 가까이 있는 홍성읍내에 셋집을 얻어 임시 거처로 삼고서였다. 그들은 자신들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를 귀농 열차에 몸을 싣고 일단 질주하고 싶다는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처럼 신속하게, 거침없이 움직였다. 이사하자마자 즉각 집수리에 나서는 한편 농사에 뛰어들었다는 게 아닌가. 다분히 충실했던 사전 준비에서 나온 추진력이었으리라.
농사 작목은 어떤 걸 선택했나?
“30여 종의 작물을 심었다. 600평에 불과한 작은 밭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던 거다. 귀농 전 막연하게 생각한 건 고구마 농사였다. 소규모라도 고구마 한 가지를 잘 키워 생산하면 부부가 먹고살 만한 정도의 수익은 나오지 않을까, 대충 그런 구상을 했는데 귀농교육과 현장 답사를 통해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다. 그렇다면 고구마보다 유능한 작물을 찾아내야 했다. 과연 우리 밭의 토질에서 어떤 작물이 잘 자랄지 알아내기 위해 30여 종을 시험 재배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블루베리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현재 블루베리 400주를 기르고 있다.”
집수리는 부부가 손수 했다지?
“비용도 줄이고, 우리의 취향에 맞는 집을 만들고 싶어 거의 모든 공정을 직접 처리했다. 워낙 낡은 집이라 기둥, 서까래, 흙벽 정도만 남기고 털어낸 뒤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옛날 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고치고 다듬었다.”
수리 과정에서 부부간 의견 충돌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많이 다퉜다.(웃음) 아내는 감성적 스타일로 개성을 살린 구조를 추구했다. 반면 난 실용성과 기능성 중심의 단순하고 깔끔한 공간을 원했다. 결국 절충점을 찾아갔지만 이견 조율하느라 우왕좌왕이 잦았다. 보수를 완료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처음부터 카페로 개조하자는 계획을 가지고 진행했나?
“아니다. 카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작지만 편안한 살림집을 만들되 부부 둘이 차를 마시며 기분 좋게 쉴 수 있는 공간도 꾸미자는 정도의 계획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도중에 바뀌었다. 집 고치기를 지켜보던 마을 이장님이 카페를 하면 괜찮을 거라는 조언을 해준 게 계기가 됐다. 시골 카페라도 운치를 돋운 분위기에 착한 서비스를 할 경우 가능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카페를 통해 부진한 농업소득을 보완할 수 있을 거라 봤다.”
결과적으로 카페를 차린 건 탁월한 선택이었나?
“그렇다. 2019년에 오픈하자마자 뜻밖에도 손님이 많이 찾아왔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 대형 카페들은 손실이 컸지만 우리는 무난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공간이라 강아지를 안고 오는 이들도 많다. 카페가 마을 사랑방 역할도 해야 한다는 걸 감안해 과도한 인테리어는 자제했다.”
시골 생활 만족도 80%
카페의 분위기는 뭐랄까, 영업집이라기보다 정겹게 꾸민 이웃집 사랑방처럼 편안하다. 천장에 노출된 서까래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옛이야기들을 두런거린다. 창밖으로는 바람이 지나가고 구름이 다가온다. 카페 외벽은 온통 하얀 칠을 입혀 정갈하다. 귀농을 선창했던 이태호의 아내는 하얀 집의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즐기는 식의 낭만적인 시골 생활을 갈망했다지. 그 바람이 얼추 이루어졌다. 특히 안도할 만한 건 카페 수익을 통해 원만하게 가계를 꾸려나가게 됐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기본 서사는 부를 축적하는 데에 있다. 그러나 시골에서 농사지어 부를 확장하긴 어렵다. 이태호 역시 농업소득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다는 걸 온몸으로 경험했는데, 용케 카페 사업에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그는 더 달리고 싶다. 카페는 중간 정거장 정도로 여긴다.
“농사로, 특히 소농으로 돈을 벌기는 실로 어렵다. 우리는 카페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얻었지만 사실 시골 카페의 태생적인 성장 한계는 명확하다. 확장성이 크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이라 보나?
“일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남의 농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아이들 대상의 방과 후 학습교사를 맡고 있다. 한편 지역의 청년 귀농인들을 모아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다양한 형태의 소득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를 중점 사업으로 삼아 키워나가고자 한다.”
귀농 6년 차에 이르렀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나? 원했던 삶을 살고 있나?
“흠, 만족도 80%쯤? 도시에서보다 한결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시골로 내려오면서 우리 부부는 가족 중심의 삶, 가족이 모태가 되는 삶을 목표로 삼았다. 그게 이루어졌다. 게다가 귀농 이후 아이 둘을 얻었다. 4인 가족이 된 거다. 농사의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소박한 살림을 꾸려나가며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살 수 있는 현 상황에 순간순간 기쁨을 느낀다.”
모두가 물신(物神)을 숭배하는 세상이다. 돈에 관해선 어떤 생각을 하지?
“돈이 많아야 행복도 가능하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밥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한다. 금전보다 소중한 가치는 부부애, 가족애에 있는 게 아닐까?”
그의 언사는 수굿하지만 생각엔 단단한 심지가 박혀 있다. 온유한 품성이 느껴지지만 매사 치고 나가는 성향? 지난 귀농의 날들을 그는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한다. “난 치열하게 살았다!”
이태호가 주는 귀농 Tip
•귀농 실패 사례가 드물지 않다. 섣불리 뛰어드는 건 무모하다. 심사숙고하되 일단 귀농을 결정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라. 보수적인 접근으로는 부족하다.
•지자체들에서 주관하는 ‘6개월 미리 살아보기’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초를 다지자.
•귀촌과 귀농이 융합된 형태의 시골살이를 모색하자. 소규모 농토를 통해 농업인 자격증을 획득하고 혜택을 받되, 라이프스타일은 귀촌의 방식을 취할 경우 한결 만족도가 높아진다.
•농사 하나에만 의존하지 말자. 과도한 노동에 몸이 망가질 수 있다. 찾아보면 농외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거리가 많다.
•남편만의 단독 귀농은 필패의 지름길이다. 술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반면 아내가 귀농을 주도해 함께 내려온 경우엔 99%가 정착에 성공하더라.
•부부가 함께 일하는 데 의미를 둘 경우 시골 카페도 권장할 만하다. 단 주변의 시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결정하라.
“배움을 그만둔 사람은 20세든 80세든 늙은 것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포드의 창립자 헨리 포드가 남긴 말이다. 반갑게도 우리가 배움을 통해 젊어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지역마다, 기관마다 중장년 대상 교육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배움의 달 3월,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참여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다시 가는 학교 ‘캠퍼스형 교육’
과거 중장년 대상 교육기관이 적었을 때는 지역 동사무소나 노인복지센터 등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근래에는 캠퍼스 형태의 교육기관들이 생겨나면서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캠퍼스’라는 명칭이 주는 낭만과 로망은 덤이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민대학’에서는 3월 초부터 수강생을 모집해 4월부터 1학기를 시작한다. 3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일반 대학이나 평생교육원의 수강신청을 놓친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서울시민대학은 중부권 캠퍼스(종로구), 동남권 캠퍼스(강동구), 모두의학교 캠퍼스(금천구) 등 세 곳을 운영한다. 체계적이고 폭 넓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서울시민의 미래 역량 개발과 평생학습을 지원하며 지난 한 해 동안 1만6693명의 참여자가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2023년 서울시민대학 정규강좌 학습자 중 대다수(92%)가 40대 이상 중장년·노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학습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94%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개발된 ‘인생디자인학교’ 모델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킬 살롱’과 ‘프로젝트 실험실’ 과정에 참여할 중장년을 모집한다. 생애 맞춤형 경제 진단 및 핵심 경제역량 개발을 위한 ‘중장년 맞춤형 경제교실’도 선보일 계획이다. 공원·궁궐·박물관·미술관 등을 활용한 중장년 맞춤 문화‧여가 교육 프로그램도 상시로 제공한다.
교육을 통해 일자리 탐색 및 재취업 기회를 노린다면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경력설계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은평구), 중부캠퍼스(마포구), 남부캠퍼스(구로구), 북부캠퍼스(도봉구)에서 매월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신중년 채용 트렌드 이해와 구직 서류 작성법, 유망 직종 자격증 활용 가이드, 스마트폰을 활용한 구직 방법 등 재취업에 도움 되는 알찬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아울러 올해 3월 4일부터는 ‘디지털 직무역량개발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은 4월 또는 5월에 진행되며, 수강료는 2만~3만 원대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선착순으로 모집을 마감하니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모집 일정을 잘 기억해두고 서둘러 신청하자.
시공간 제약 없는 ‘온라인 교육’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교육 활성화다. 주로 오프라인 강좌에 머물던 중장년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 단시간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발맞춰 중장년들도 빠르게 비대면 교육 프로세스에 적응해나갔다. 학위 취득을 위해 온라인 교육 기반의 한국방송통신대학교나 사이버대학에 입학하기도 하지만, 유튜브나 온라인 지식 채널 등을 통한 학습도 활발해진 편이다.
온라인 강좌 서비스 플랫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케이무크’(K-MOOC, Korea Massive Open Online Course)다.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국내 유수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학습자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기존의 온라인 교육과 달리 교수자와 학습자, 또는 학습자 간 질의응답, 토론, 과제 제출 등 양방향 학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수강인원 제한이 없고, 모든 강좌가 무료라는 장점도 있다. 인문·사회·예체능 강좌를 비롯해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매치업’(Match業)과 취업역량 강화 강좌, 해외 강좌 등 수백 개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평가인정 학습 과정으로 승인받은 일부 강좌는 이수 후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에서도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다. 공공·유관기관 및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개발한 동영상 평생학습 콘텐츠로, 사이트에 올라온 강좌 수만 3000개가 넘는다. 이 중에서 학습목적별(취업·창업, 외국어, 자격증, 인문·교양, 건강·의료 등), 학습분류별(학력보완, 직업능력, 문화예술, 시민참여 등) 검색을 통해 원하는 교육을 찾아보면 된다. 늘배움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학습 결과를 평생학습계좌제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학습 이력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고용 정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찾아도 좋다. 해당 홈페이지에서는 서울시민대학 프로그램 신청도 가능하다. 프로그램 수료 후에는 서울 시장명의의 수료증도 발급된다. ‘e학습여행’ 메뉴에서는 외국어, 자격증, 창업 등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일자리에 관심 있다면, 중장년 특화 온라인 과정을 눈여겨볼 만하다.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서울런 4050’의 일환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고품질의 인기 온라인 강좌를 매우 저렴하게 임차하여 제공한다. 일단 할인된 가격으로 강좌를 결제한 후 강좌를 수료하면(진도율 70% 이상) 자부담 금액을 100% 환급받을 수 있다. 중장년 특화 온라인 과정은 올해 2월 19일 시작해, 연말인 12월 15일까지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창업, IT 개발, 영상 제작, 마케팅 기법 등 직업전환 및 역량강화 교육부터 유튜버·쇼핑몰 등을 통한 부가수익 창출 강의까지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의 고부가가치 신산업 진출을 위한 직업교육훈련을 집중 지원한다.
여성가족부는 산업별, 지역별 수요에 맞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전국 158개 새일센터에서 676개 직업교육훈련과정을 운영한다. 올해는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등 미래 유망분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직업교육훈련은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과정 55개 △기업맞춤형(취업연계) 과정 126개 △지식재산 등 전문기술 과정 96개 △창업 과정 61개 △일반훈련 과정 338개 등 총 676개 과정을 운영한다.
고부가가치 과정은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개발자(프로그래밍), 3차원 모션그래픽디자이너(디자인개발), 제약바이오 품질보증(QA)․품질관리(QC) 전문가(화학제품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무료로 운영되는 직업교육훈련에는 경력단절여성 등 1만 20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3월부터는 신기술 및 지역별 핵심산업 관련 고부가가치 직종프로그램을 추가 선정하여 새일센터 훈련의 전문성 및 다양성을 제고한다.
지난해 8월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산업현장과의 연계도를 높이기 위해 민·관 협업으로 시범운영했던 신기술 관련 6개 훈련과정(△챗 지피티(GPT(AI)) 활용 마케팅 실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기획자 △생성형인공지능(AI)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노코드 로우코드 앱/웹 개발자 △시스템 반도체 기초 설계 △디지털 트윈 3차원(3D) 모델링 전문가)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17개 시․도별 새일센터와 지자체, 지역내 일자리 연구기관이 협업하여 지역 핵심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고부가가치 직업교육훈련을 개발· 운영토록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협업을 통해 디자인, 마케팅 분야의 직업교육훈련이 필요한 경력단절여성 등에게 필요한 기초지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용부 등 8개 부처의 전문분야 직업훈련 사업에 참여한 여성구직자를새일센터의 취업지원 서비스 등과 연계하는 ‘다부처 협업 취업지원’ 사업(2300명 규모)도 추진한다.
새일센터 직업교육훈련은 평균 취업률 75%에 달하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선발된 훈련생에게 직업교육훈련과 취업상담, 일경험(인턴십), 취업연계 및 사후관리 등 통합(원스톱)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운영과정은 여성가족부 누리집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훈련참여를 원한다면 전국 새일센터 대표전화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면, 3월 중순 이후부터는 새일센터 누리집을 이용하면 된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새일센터가 미래 유망분야 일자리에 도전하는 경력단절여성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직업훈련 전문성을 높이고, 실제 취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산업계, 지자체와의 협력도 강화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청룡의 해다. 김대환(60)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 생애 또 한 번 청룡의 해를 맞았다. 서예가 취미인 그는 매년 초 휘호를 쓴다. 올해의 휘호는 세심자신(洗心自新). ‘마음을 닦아 새로워지다’라는 의미다. 잘 닦아낸 개인의 삶을 사회와 나누고 싶다는 소망도 담겼다. 그리고 그 소망을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이뤄보고자 한다.
지난해 봄 김대환 사무총장은 노사발전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2022년 9월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퇴직 후 반년 만에 제7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터에 복귀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행정관리담당관•국제협력관•근로기준정책관 등을 지내며 회갑 생의 절반은 ‘고용노동부’의 명함을 지니고 살았다. 덕분에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의 업무가 낯설지는 않았다. 익숙함은 장기로 발휘하되, 늘 새로움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던 나날 속 어느덧 한 해가 저물었다.
“작년 봄 취임식 때 직원들과 인사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해가 밝았네요. 취임 후 5개 지사, 13개 중장년내일센터, 6개 차별없는일터지원단을 방문해 직원 간담회를 열어 업무 현황을 들어봤어요. 재단의 운영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재단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봤죠. 결국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2011년 고용노동부 행정관리담당관 시절 만들었던 ‘한 권으로 통하는 고용노동 정책’이 떠올랐어요. 지금까지 발행되는 책인데, 한 권으로 고용노동부의 정책과 제도를 살펴볼 수 있죠. 재단에도 그런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한 권으로 보는 노사발전재단 사업’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이 강조하는 소통과 협업의 대상은 본부 내 부서들을 비롯해 지사 및 유관기관, 고객까지 아우른다. 가령 사내에서 부서 단위로 함께 일할 때 다른 부서의 업무도 알아야만 효과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한 권으로 보는 노사발전재단 사업’은 전반적인 사내 업무를 한눈에 조망하는 일종의 참고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재단 직원들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이나 고객인 기업과 노동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재단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손쉽게 알리고, 찾는 발걸음도 늘릴 수 있다고 봐요. 지원책이 있어도 알아보기 힘들면 유명무실하잖아요. 또 직원 간 공감의 장 형성을 위해 직원 소식지 ‘공감레터 : 우리는…’도 매주 발간하고 있습니다. 나름 지난해에는 소통 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보고, 올해는 협업 시스템을 더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평생현역 사회를 위한 일터 혁신 필요해
지난해 6월, 김 사무총장은 2022년 지역 단위 총괄 조직으로 신설된 5개 지사에 1~3급 직원 4명을 지사장으로 발령하며 기능 정상화를 꾀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중앙노동위원회,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해운조합 등과 업무 협약을 맺으며 사업 연계 및 확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기관 간 협업 사업 중에는 ‘청춘문화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업으로 노사발전재단과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뜻을 모아 전국 13개 중장년내일센터(구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2023년 명칭 변경)에 청춘문화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청춘문화공간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이 한 공간에서 고용과 문화 서비스를 동시에 누리게끔 지원하고 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여가·문화생활이 겸비돼야 활기찬 노후가 가능하다고 봐요. 때론 그런 여유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직업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하죠. 과거보다는 일자리가 더 다양해졌고, 취미를 살려 소득을 얻을 기회도 많아졌잖아요. 퇴직 후 뭘 할지 고민이라면, 이런 강의를 통해 평생 일자리를 구상하는 계기를 마련해보셔도 좋겠어요.”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둔 현재. 은퇴 이후에도 평생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다. 이는 개인의 영역에서 그칠 일이 아니다.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사회적으로도 고령 인력 활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으며 고용과 노동에 관련한 현안을 다뤄온 김 사무총장 역시 같은 고민을 하던 터였다.
“OECD는 2018년 고령층 미취업 인구 중 25%가 취업하면 2050년에 1인당 GDP가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2023년 국내 고령층 미취업자 636만 명 중 3분의 1이 장래 일하기를 원했습니다. 고령층 취업자의 93%는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고요. 고령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퇴직한 중장년을 취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사정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평생직장’보다는 ‘평생현역’이라는 맥락에서 중장년에 대한 지속적인 직업 능력 개발과 취업지원 시스템을 마련해나가야 해요. 기업에서도 고령층이 일하기 쉬운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유연근무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의 도입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터에도 고령화에 따른 혁신이 필요한 셈이죠.”
고령 인력이 지닌 가치, 허비하지 않아야
상당수 기업이 코로나19를 겪으며 근무 방식에 변화를 감행했다. 그러나 체계를 구축하지 못해 난항을 겪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발전재단에서는 작업환경 및 고용문화 개선, 장년 고용안정 체계 및 평생학습 구축 등에 대한 일터혁신 컨설팅을 무료로 시행중이다. ‘재취업지원 서비스 운영 가이드라인’도 제작해 기업 상황에 맞게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결국 고령 인력 활용의 실마리는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고견이다.
“고령 인력 활용에서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OECD에 따르면 고령자는 경험과 지식 활용뿐만 아니라 청년과의 기술 보완을 통해 팀 성과 및 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업은 고령자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일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숙련된 인재’라고 인식하고, 다양한 연령의 노동력을 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업의 성과를 제고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채용 시 연령차별을 철폐하고 다양한 연령과 경험 및 전문성에 기반한 고용문화를 장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5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연령차별은 2018년 한 해에만 미국 경제에 8500억 달러의 손실을 발생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또한 그는 일본 고용정책 사례도 주목했다.
“일본에서는 ‘생애현역사회’를 기본 뱡향으로 한 고령자 고용정책이 이뤄지고 있어요. 정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기업이 고령자 고용연장을 위한 고용확보조치 노력의무 및 다양한 조성금 제도를 통해 아주 오랜 기간 단계적으로 의무화했다는 겁니다. 그런 토대를 만든 덕분에 법정의무를 만들었을 때도 기업이나 노동자에게 부담 없이 작용할 수 있었던 거죠.”
아울러 김 사무총장은 일터혁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끼실 수도 있겠는데요. 일터혁신은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에서도 노사가 함께 각 기업의 상황에 맞게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근로자들이 중심이 되는 참여적 활동을 통해 조직과 제도, 문화와 관행을 바꾸려 노력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다면 우리 재단의 서비스도 이용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개인의 인생이 사회의 쓸모가 되도록
김 사무총장 역시 재단에 몸담으며 우리 사회 고령 인력 활성화와 일터혁신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아울러 임기를 다한 이후에도 ‘평생현역’으로의 삶을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펼쳐가고자 한다.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을 퇴임하고, 평소 찾던 속리산 법주사에 딸린 한 암자의 주지스님을 뵈러 갔어요. 당시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이제까지 공직에 있으면서 사회를 위해 일했는데, 앞으로는 보너스 인생을 산다고 여기고 더욱더 본격적으로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 하시더군요. 일단 재단에 머물면서 그 소임에 최선을 다할 테고요. 그 경험까지 아울러서 제가 지닌 것들을 사회에 잘 전수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우리 사회 수많은 중장년이 스스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기쁨을 누리길 바랐다. 과거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자신을 잘 돌보고 닦아나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결국 죽음에 이르면 생애 전체가 사라지는 거잖아요.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자기가 쌓아온 것들을 사회에 쓸모 있게 나누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현재의 저로 예를 들면 지나온 60년의 삶과 더불어 앞으로의 여생도 녹아 있는 셈이죠. 그 삶은 나라는 개인뿐 아니라 가깝게는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영향을 끼쳐요. 멀게는 지면을 통해 이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도 자그마한 생각을 던져줄 수 있고요. 그런 의미를 되새기며 나의 과거, 미래, 현재를 아우르는 완연한 삶을 잘 닦아나가야겠습니다.”
△노사발전재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국에 13개 중장년내일센터를 운영한다. 중장년층의 생애경력설계, 재취업 및 창업 등 일자리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기초역량 증진 교육 ‘내일부스터’, 일대일 심층상담 방식으로 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여 경력설계 컨설팅을 제공하는 ‘개인별 경력개발서비스’ 등 중장년 대상 체계적인 경력 관리를 지원한다. 만 40세 이상 중장년이라면 평생현역 활동을 위한 전직·재취업 지원, 산업별 특화서비스, 사업주지원 패키지, 청춘문화공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은 중장년의 직업전환과 재취업 지원을 위한 ‘4050 직무훈련’ 과정을 모집한다.
‘4050 직무훈련’은 직업역량 강화를 통해 (재)취업할 의지가 있는 서울시 중장년(40~64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 가능하다. 과정별로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해 취업의지, 역량 등을 평가해 최종 선발한다. 1차 모집은 14일 오전 9시부터 50플러스포털을 통해 진행한다.
모집 분야는 △약국사무원 △스마트폰 활용지도사 △웨딩플래너 △역사문화체험강사 △병원행정사무원 △소자본 온라인 마켓 창업 △정리수납 컨설턴트 △파파크루 드라이버 △디지털 금융교육 강사 등 9개 과정으로 나뉜다.
참여자는 선발을 거쳐 직무 특성에 따라 10회 차 내외로 평균 30시간, 많게는 80시간까지 직무훈련을 받는다. 업체로 직접 취업이 연결되는 분야는 직무훈련 후 일자리 매칭을 지원한다. 일부는 소정의 직무훈련 시간 이수 후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활동 가능하다.
재단은 2023년 ‘서울런4050’을 통해 6055명에게 직업역량·디지털 전환교육을 제공했다. 직무훈련을 통해 106명에게 일자리를 연계했고, 교육 참여자의 만족도는 92.57%에 달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서울런4050’은 △일자리 지원 △디지털 전환 교육 △생애 설계·노후 준비 △직업역량 교육 △인프라 조성 등 5개 분야(48개 사업)를 통해 중장년 세대가 일자리와 역량은 높이고, 미래 걱정은 줄이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직무훈련 후에는 취업 컨설팅·일자리 연계 등 패키지형 종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관련된 기업·직군·직무의 취업 정보 등을 제공해 실질적인 취업률도 높일 계획이다.
향후 재단은 서울런 시니어멘토단, 방위사업체, 인테리어, 중고차 진단평가 전문인력, 돌봄교사 등 중장년 관심 분야의 직무훈련을 순차적으로 개설해 연간 총 900여 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과정별 모집과 관련한 세부 정보는 50플러스포털에서 확인하면 된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장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4050 직무훈련’은 중장년이 안심하고 일을 배우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든든한 일자리를 발굴하고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수료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 인구 중 80세 이상은 10명 중 1명이다. 65세 이상은 곧 3명 중 1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시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이 글에서는 정년퇴직 후 경험이 없는 분야인 수제 맥주 회사를 창업한 일본의 65세 쓰카코시 씨 이야기를 소개한다.
도전의 시작 : No Play No Error
37년간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60세에 교장직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쓰카코시 토시노리(塚越敏典) 씨. 퇴직 후 첫 1년 동안은 미술관에서 주 4일 근무하며 생활했는데, 어느 날부터 평범한 일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단다. 교사 시절 학생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가르쳤지만, 정작 자신은 도전한 경험이 없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무언가 흔적을 남겼는가?’였다. 60년 동안의 삶을 돌아보니 남긴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두 번째 질문은 ‘평생을 살아온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였다.
“저는 유키시에서 자랐고, 이곳에서 평생 교사로 근무하며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시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유키시는 일본 술, 배, 토마토, 포도 등으로 유명해요. 일본 술은 오래된 경쟁 업체가 많아서 이 지역 과일을 활용한 맥주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죠.”
친구의 권유로 참가한 양조 체험 투어에서 처음으로 맥주 제조를 접한 쓰카코시 씨는 자신이 만든 맥주를 지인들에게 시음해보게 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는 고향인 유키시에서 수제 맥주를 만들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역 활성화에도 공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쓰노미야시에 있는 맥주 공장에서 세 달 동안 양조법을 배운 뒤 2019년 수제 맥주 회사 ‘유키 맥주’를 창업했다.
지역 특산물 담은 유키 맥주
인구 약 5만 명의 유키시는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이바라키현 서쪽의 작은 도시다. 유키시에서 쓰카코시 씨가 만드는 유키 맥주의 특징은 뭘까?
“과일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많아요. 예를 들어 배 원료를 사용한 맥주와 사과 원료를 사용한 맥주 등 계절에 따라 출시되는 제품도 있습니다. 우리의 대표 상품 브랜드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가장 인기 있는 I.P.A 맥주가 있어요. 인디아 페일 에일인데요. 홉 함량이 풍부해 쓴맛이 강하며 알코올 도수도 높습니다. 두 번째는 쓰무기 에일이라고 하는데, 유키시에서 유명한 유키 명주를 활용한 고유 맥주입니다. 명주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서 만든 천인데, 고치를 만드는 누에는 뽕잎만 먹지요. 쓰무기 에일은 이 뽕나무 열매(오디) 원료를 사용해 오직 이곳에서만 생산됩니다. 세 번째 KISS ALE라는 맥주는 오야마시의 딸기 농장에서 재배한 스카이베리 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인기 있는 맥주입니다.”
새로운 도전에도 자금은 필요하기 마련이다. 매일 손익을 따지는 엄격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가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창업 자금은 퇴직금과 은행 대출을 활용했고,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수의 개인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통해 모금하기도 했습니다. 초기 목표 금액은 100만 엔이었지만 실제로는 175만 엔을 모았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가르쳐온 수많은 제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았으리라 예상했는데, 역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도전의 어려움과 성취의 즐거움
경영 경험이 한 번도 없었음에도 제2의 커리어로 창업의 길로 들어선 그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사람 관리가 가장 어려웠어요. 이전에도 항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지만, 사장으로서 직원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을 고용하고 직접 관리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일부 직원을 고용해봤는데, 내 생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상대방이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때도 있어서 그들과의 협업을 종료해야 했습니다.”
경영자라면 누구나 인사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듯이, 깊은 물 속은 들여다볼 수 있어도 사람 마음은 좀처럼 알기 어렵다. 적합하지 않은 인재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이른바 ‘미스 매칭’을 겪는 기업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맥주 회사를 창업해 좋았던 점은 뭐가 있는지 물었다. 쓰카코시 씨는 교직원 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늘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학교에서 가르치던 경제나 세금 관련 내용을 현장에서 적용해보며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는 점도 좋단다. 이론보다 실무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에 공감했다.
유키 맥주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 12종은 각각 330ml 병당 600엔(약 5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기업에서 만드는 맥주의 약 3배 가격이다. 아무래도 수제 맥주는 소량 생산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어떤 판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다.
“특별한 전략은 없지만, 대기업 제품과 차별화되는 ‘수제 맥주’만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맛이 좋으면 반드시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SNS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어요. 아직 서툰 부분도 있지만요….”
지역에 기여하는 삶
유키 맥주는 지난해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이 됐다. 개인사업자로 일할 때는 수익이 조금 나기도 했지만,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설비를 늘리고 창고를 만드는 등 투자를 해 대출 부담이 늘어난 상태다. 쓰카코시 씨는 매달 상환해야 할 대출금을 생각하면 잠을 이루기도 힘들 만큼 압박을 받지만,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니 잘 헤쳐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 쓰카코시 씨를 교사 시절부터 알고 지낸 학부모와 제자들이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정년퇴직하면 교육과는 다른 분야에서 일해보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제자들과 지역 주민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지금까지 유키 맥주를 4년 동안 운영해올 수 있었던 건 결국 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보답하고자 쓰카코시 씨는 매일 아침 지역에서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을 한다. 쓰레기를 줍다 등교하는 초등학생들을 마주칠 때면 “너희들 나중에 성인이 되면 반드시 유키 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외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장직을 맡은 경험이 있기에 아이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는 것도 그가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일 거라고 어렴풋이 짐작했다.
“정년 전에는 항상 사람과 함께 있었는데, 요즘은 혼자서 종일 일하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껴요. 늘 라디오를 듣고 있기는 하지만, 대화할 기회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아침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잠시나마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나면, 하루를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누가 저에게 부탁을 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예요.”
쓰카코시 씨는 유키 맥주가 대대손손 이어지기를 바란다. 손자가 성장해 자신의 사진을 공장 벽에 걸어두고 “이 사람이 창업자고 나는 3대째야”라고 말해주면 좋겠단다. 할머니·할아버지가 된 노년층이라면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장면이다. 내가 하던 일을 손자·손녀가 이어가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합해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꾸려나간다면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쓰카코시 씨는 수제 맥주 양조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전하고 있다. 맥주를 양조하며 느낀 창의적인 즐거움과 사회적인 만족감이 삶을 채워준다. 그는 노후에도 변화와 도전을 통해 뜻깊은 인생을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노 플레이 노 에러!’ 아무것도 하지 않아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내가 존재했다는 걸 어딘가에 흔적으로 남겨야 하지 않을까요?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창업으로 회사를 세우는 길을 택했습니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가치를 남길 수 있을 거예요. ‘예순이 지났는데, 앞으로 뭘 하겠어?’가 아니라 ‘앞으로 40년이나 남았네’라며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실천과 도전의 중요성’을 가르친 그는 현장에서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롤모델이 되기를 자청했다. 정년퇴직 후에도 ‘노 플레이 노 에러’ 정신으로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의 삶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소통하며 사회에서 만족감을 찾아 기여하는 삶이 의미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50~60대 샐러리맨이 정년퇴직 후에 1인 창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년 후 기존 기업에 재고용되는 경우 월급과 직위가 대폭 낮아지고 단순 업무로 인해 불만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1인 창업을 하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며, 소규모로 시작하니 리스크를 줄이고 평생 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창업할 때 동료나 후배에게 함께 일하자고 권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신중해야 한다. 성공하면 이익 분배로 갈등이 생기고, 실패하면 책임을 떠넘기며 헤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년 후 창업은 혼자 개척해 나가는 것이 철칙이라고 조언한다.
그렇기에 쓰카코시 씨의 유키 맥주 창업기는 100세 시대에 도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이야기다. 정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성장하는 삶의 가치를 더 많은 분들이 나누기를 기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밝힌 2024년 달라지는 주요 정책은 청년과 취약계층, 기업, 지역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그 가운데 중장년층과 관련된 문체부의 정책으로는 고령자의 문화 활동 확대와 지역발전을 꼽을 수 있다.
고령자 문화 활동 지원 확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문화예술패스’ 시범 운영, 청년 창업 지원 등이 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달라지는 점은 여행 편의를 높이는 정책을 확대·시행한다는 점이다.
고령자는 거동이 불편하므로 장애인과 함께 관광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 문체부는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 사업 신규 권역 1곳을 선정하고 법주사(보은군)와 삼악산 케이블카(춘천시) 등 ‘열린관광지’ 30개소를 추가 조성(현재 162개소)한다”고 밝혔다.
열린관광지 사업은 관광지의 보행로, 경사로 정비 등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 장애 유형별로 즐길 수 있는 체험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누구나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으로 장애인 특화 여행 코스로 유명한 곳으로 연곡 해변 캠핑장 유니버설디자인 카라반,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춘천 의암호 킹카누, 산 정상까지 휠체어로 오를 수 있는 대구 비슬산 군립공원, 타포니 지형을 촉각과 해설로 경험할 수 있는 진안 마이산 도립공원(마이산 탑사) 등이 거론된다. 이와 같은 곳이 추가 조성되는 것으로 고령자의 관광이 훨씬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문체부는 ‘이야기할머니’ 사업도 확대한다. 이야기할머니는 여성 어르신들이 유아교육 기관을 직접 방문해 삶의 지혜가 담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업이다. K-전통문화 콘텐츠 육성을 목표로 2009년 시작했다. 2023년 기준, 전국에 3000여 명의 이야기할머니가 8700여 개 유아교육 기관에서 약 52만 명의 유아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줬다.
문체부는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올해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초등학교 방과 후 학습 과정인 ‘늘봄학교’에서도 시행한다. 2023년 하반기에 32개교에서 시범 운영했으며, 2024년에는 100개교로 대폭 확대한다. 어르신에게는 문화예술인으로서의 활동 기회, 초등학생에게는 인성 함양의 기회를 각각 제공한다. 일거양득인 셈이다.
여행 지원으로 지역 발전 꾀해
우리나라의 지방 지역은 지속되는 저출산 추세에 고령화 문제까지 더해지며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문체부는 정부의 ‘지방시대’ 선포에 발맞춰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위기에 적극 대응한다.
먼저 매년 6월, 1회 진행했던 ‘여행가는 달’을 2회로 확대해 지역으로 여행하는 국민에게 각종 할인 혜택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걷기 여행과 자전거 관광 등 관광과 웰빙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전거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코리아 둘레길 안내 체계를 완비한다. 걷기 여행 온라인 플랫폼인 ‘두루누비’를 통해 국·영문 안내 서비스도 국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호응이 높았던 ‘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지역도 추가해 대표적인 지역 관광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15개 지역에서 올해 강원 평창, 충북 옥천 등 최대 4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인구 감소 지역의 생활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도 확대한다. 농어촌·혁신도시·문화지구 등 지역에 ‘구석구석 문화 배달’ 사업(61억 5천만 원)을 신설해 지역 수요·특성을 반영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기획과 지역 대표 브랜드 공연·축제 활성화 등을 지원한다.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연계해 문화 취약 지역 등에서도 연중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보장할 계획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문화를 누리는 국민의 부담은 낮추고, 문화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며, 문화로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2024년 문체부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며 “올해 달라지는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온 국민이 문화로 풍성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2024년 정부가 발표한 노인일자리 규모는 103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예정이다. ‘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이하 ‘노인일자리 종합계획’)에 따라 ‘약자복지 지원’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양질의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확대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발행한 ‘고령사회의 삶과 일’의 ‘2024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주요 안내’에서는 “유형별로는 공익활동형 4만6000개, 사회서비스형은 6만6000개, 민간형 3만5000개가 늘어난다. 베이비붐·신노년 세대를 대비하는 일자리인 사회서비스형과 민간형 일자리의 증가분이 전체 일자리 증가분 14만7000개의 70%인 10만1000개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유형별 일자리 수로 예측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인일자리 종합계획에 따라 노인일자리 사업량이 확대되며, 이에 소요되는 예산도 4862억 원이 증액된다. 지난해 대비 31% 증액된 금액으로 2조 262억 원에 이른다. 아울러 일자리 수당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인상됐다. 기존 대비 2만~4만 원(+7% 수준) 더해질 방침이다.
공익활동형 일자리 단가는 27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사회서비스형은 71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4만 원 인상된다. 늘어나는 일자리 수를 담당하는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종사자 수도 1220명을 증원하여 6520명까지 늘린다. 다만 최저임금 및 물가 상승 수준 등을 고려한 공익활동 활동비 인상과 노인일자리 수행기관과 담당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도 지속 추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2024년 새롭게 추진할 주요 일자리 분야를 4가지로 갈무리했다. △경로당 등 노인여가시설 지원 분야(건강관리·치매예방프로그램 등)에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활용 △폐지수집 노인을 노인일자리사업 대상자로 흡수(개인 욕구 및 특성 파악 후 희망자에 한해) 후 노인복지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급식지원사업(경로식당) 대상자 확대 및 이에 따른 인력(조리·배식·위생 관리 등)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로 공급 △타 부처 및 공공기관과 협력한 노인일자리 창출 확대. 대표적인 예 ‘늘봄학교 돌봄지원 서비스’(교육부), ‘시니어 안전점검원’(국토부), ‘경찰서 급식지원사업’(경찰청) 등
아울러 민간일자리 확대에 따라 취·창업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식사 및 세탁 서비스 분야 인프라 지원 사업을 통해 시장형사업단 육성을 지원하고, 지역 내 1인 노인가구의 일상생활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참여 노인과 기업의 노인일자리 접근성 향상 및 업무의 효율화를 위한 취업형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고령사회의 삶과 일’ 권두사를 통해 “노년기 일과 사회 활동에 대한 수요를 단순히 연령으로 나눠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 노년층에 비해 높은 교육수준과 능숙한 디지털 활용능력을 보유하고, 노후준비는 불충분하여 전문성을 발휘하는 노동에의 참여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다. 한편 현 노년층은 고용시장 재진입이 어려운 근로 취약계층이 대다수로, 민간 영역의 취·창업도 필요하나 복지적 차원에의 사회활동도 더욱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권두사 말미에 노인일자리사업이 당면한 주요 정책과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의 중장기 수요추계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정책 목표 수립 △노년기 노후소득 보장 및 자아실현의 두 가지 정책목표를 중심으로 한 노인일자리사업의 질적 내실화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유형 다양화 및 민간분야 취·창업 노인일자리사업 활성화 △지역거버넌스 기반 노인일자리 수행체계 개발, 사회적 경제 조직 등 수행기관 다변화를 통한 노인일자리사업 전달체계의 지속가능성 확보 △노인일자리 법적 근거 강화, 근거 기반 정책 수립의 통계 구축, 민관협력 강화 등 노인일자리 정책 인프라 확충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령화 대응 정책에서, 나아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고령화 대응 정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행복한 노년의 동반자로서, 노인일자리사업의 사명과 책임을 다시금 새겨보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참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령사회의 삶과 일’
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자의 고립을 막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간호 혹은 케어 서비스가 아니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마치 손주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학생들이 일상을 돕는 서비스다.
일본의 고령자들은 손주와 소통하며 디지털을 배운다.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직접 만나는 이들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이 꽤 늘었다. 하루메쿠 생활방식 시니어 연구소(ハルメク 生きかた上手研究所)의 '시니어 여성과 손주의 관계에 관한 의식과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을 활용한 소통이 늘고 있다.
'직접 만난다'는 응답이 99.2%로 가장 많았지만 '전화'가 77.1%, 'LINE'과 '메일'이 57.5%, 'zoom 등의 온라인 통화'가 52.3%로 이어졌다.(복수응답) 이전 조사와 비교하면 'LINE'과 '메일'은 10.5% 늘었고, '온라인 통화'도 20.5% 증가했다.
손주와 소통하면서 손주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준다는 시니어는 56.4%, 손주에게 배우는 시니어는 42.6%였다. 손주에게 배우는 내용으로는 최근 학교 교육과 지식(34.7%), 게임(30.5%), 애니메이션과 만화(30.5%), 스마트폰이나 PC 사용법(20.9%) 순이었다. 손주로부터 디지털 관련 정보를 배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손주가 없는 고령자는 어떨까? 손주의 역할을 하는 대학생이 방문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 있다. 2020년 창업한 이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못토메이토’(もっとメイト)다.
손주 세대의 ‘친구 서비스’
베스트 파트너(best partner)라는 의미의 ‘못토메이토’는 2020년 ‘짝궁 서비스’를 선보였다. 손주 뻘 되는 대학생들이 독거 고령자의 ‘친구’가 되어주는 서비스다. 못토메이토를 운영하는 미하루(MIHARU)의 아카기마도카(赤木円香) 대표는 고령자의 고독감을 해소해주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한다. 기존에 있는 가사 대행 혹은 간호 서비스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해소하고 싶었단다.
못토메이토의 친구들은 고령자를 방문해 이야기 파트너, 스마트폰 강의, 외출 동행, 필요 서류 작성, 집안 정리, 쇼핑 지원, 온라인 예약 대행 등을 돕는다. 서비스 기본요금은 시간당 5500엔(약 5만 원)이다. 시간을 연장하면 추가 비용을 낸다. 비용이 적지 않지만, 재 신청률은 90%에 이른다.
못토메이토 활동을 할 수 있으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면접 통과율은 17%에 불과하다고. 면접에 통과하고도 미하루가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행동지침 이해, 호스피탈리티 연수, 업무 연수를 마친 뒤 3회의 동행 연수를 마쳐야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친구라고 불리는 대학생들은 견습생부터 아이언,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로 직위를 부여받고, 수준에 따라 기본요금의 30~40%를 받아간다.
친구는 고객 진료기록 카드를 가지고 방문하는데, 카드에는 대화 소재 140여 개 문항이 적혀있고, 방문마다 3~4개의 문항 답변을 채워야 한다. 미하루는 이 정보를 데이터화해서 고객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령자의 고민과 가치관을 누적해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미하루의 ‘못토메이토’는 닛케이에서 발간하는 잡지에서 ‘미래의 시장을 만드는 100대 기업’(2023)으로 선정됐다. 또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6000만 엔의 투자를 받았다.
간호를 받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들은 ‘간호 인력’이 집으로 와 돌봄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마도카 대표가 미하루를 창업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나 가족의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고립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일. 못토메이토의 사명이다.
마도카 대표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 3600만 명 중 절반은 노화에 의해 신체 능력 저하를 느끼는 프레일(frail) 단계에 있지만, 핵가족화로 인해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없는 이들이 많다”면서 “간호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자립하고 있기에 건강, 경제력, 거처, 자존심 네 가지를 유지하면서 고령자의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프레일 단계의 고령자 지원이 부족한 만큼 못토메이토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 손주와 노인의 우정 '파파'
손주뻘인 대학생과 고령자를 매칭해 고령자를 돌보는 플랫폼이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파파'(PaPa)라는 플랫폼이 2017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파파에서 노인과 매칭 된 대학생은 노인과 병원에 동행하거나, 가사를 돕거나, 디지털 기술을 가르쳐준다.
파파를 만든 대표 앤드류파커는 '고령자의 주변에 있고, 동료가 되어주는 존재'로서 대학생들이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는 고령자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일본 매체들이 못토메이토를 조명한 것은 미국처럼 일본에도 이런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앤드류 파커 대표는 고령화가 많이 진전된 일본에서 기회를 봤다고 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의 정부나 지자체 기관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