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모임이 있었다. 새로운 회원이 많아서 대부분 처음 보는 분이었다.
간단하게 서로의 인사말을 주고받았는데 잠시 후 점잖게 생긴 남자 분이 나직하게 말을 건네셨다.
필자 소개에서 다녔던 학교와 년도를 듣고 궁금한 친구가 생각났다며 대학동창과 아직도 연락되느냐고 물었다.
필자는 대학 동창들과 30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궁금한 분이 누구냐고 했더니 이름을 말하는데 필자의 친한 친구이다.
와! 대학을 졸업한 지 40년이 넘었는데 대학생일 때 알았던 사람의 안부를 묻는 사람을 만났다.
필자가 알던 사람을 만난 것만큼이나 가슴이 뛰고 설레었다.
그 친구 잘살고 있다고 전해주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안부가 궁금하다고 말하는 분의 표정 속에서 그 옛날을 그리워하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풋풋한 청춘 시절 마음에 담아두었던 좋은 추억이었나 보다.
친구에게 안부 전하겠다고 했다.
한동안 싸이월드라는 사이트에서 친구 찾기가 열풍이었던 적이 있다.
따로 필자의 블로그를 갖고 있지 않을 때라 필자와 우리 동창들은 싸이월드를 만들어 사진을 공유하고 서로 댓글을 달아주면서 즐거웠다.
인터넷도 유행을 타는지 그렇게 열심히 사이트를 꾸미고 사진을 올려 서로 돌려보던 시간이 지나고 스마트폰을 갖게 되자 친구들 하나둘씩 싸이월드를 버리고 스마트 폰 꾸미기 열풍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싸이월드의 친구 찾기를 보면서 필자도 찾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이름과 나이를 알면 찾아볼 수 있었는데 필자가 찾고 싶었던 사람은 아마 싸이월드 회원이 아닌 듯 찾아봐도 나오질 않았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 대전에서 살 때부터 알았으니 고향 초등학교 동창이라 할 수 있는 친구로 집안끼리도 아는 남자애다.
필자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돈암동의 태극당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로 친하게 지냈다.
성이 같은 박 씨라 서로 이성적으로 만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우리는 정말 동성 친구처럼 지낸 사이였다.
자기는 관심 없는데 자꾸만 쫓아다니는 여자가 있다며 애인 행세를 해 달라고 해서 여자 친구인 척 따라 나간 적도 있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우리 엄마가 그 애 엄마와 모임이 있어 만났는데 그 친구가 책상 위 노트에 필자 이름을 가득 써 놓은 걸 보셨다고 은근히 경계하더라는 말을 전해 주셨다. 그러면서 너도 조심하라고 하셨다.
그 친구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지만, 그 후로도 서로의 이성 문제를 고민하고 상담하면서 편하게 지냈다.
필자도 젊은 시절 알고 지낸 이성 친구가 많았지만 지금 안부가 궁금한 사람은 그 애 하나뿐이다. 이번에 필자 친구의 안부를 묻는 사람을 보니 필자도 그 친구가 몹시 보고 싶다.
외대생인 그 친구를 찾아볼 아무 단서가 없지만 한 가지 국민배우 안성기 씨와 같은 과를 다녔다는 게 생각난다.
커피 광고나 공익광고에서 부드러운 모습의 안성기 씨를 보면 그 친구가 생각난다.
꼭 찾으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뭐 그러고 싶지는 않다.
그냥 필자 친구 경우처럼 우연히 소식을 알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일부러 담백하게 지내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그 애를 좋아했었나 보다.
안 가본 길이 궁금하고 아쉽다는 말처럼 어쩐지 그때가 아련하게 그립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걷기모임의 그 남자가 안부 묻더라는 말을 전했더니 깔깔 웃으며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고 당시 그 사람이 저를 속으로 좋아하는 걸 느꼈었다고 한다.
또다시 만나면 보고 싶다더라고 전해 달라며 명랑하게 웃는다.
글쎄, 필자가 다시 그 걷기모임에 나갈지 안 나갈지는 몰라서 그 말을 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나간 옛일은 다 아름답게 생각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그러면서 누군가 필자를 찾는 사람은 없을지 은근히 궁금해서 웃음이 난다.
7월의 마지막 주까지는 장맛비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꿉꿉하고 습한 데다 틈만 나면 쏟아지는 비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게 싫은 요즘, 조금이라도 뽀송뽀송하게 지내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모았다. 비에 젖은 가죽 신발 안고 울지 말라. 비에 당당한 아이템 장착하고 기분 좋게 비와 맞서 보자.
사진 제공 라이젠탈·크록스·락피쉬·헬로레인캣츠·센즈
우비 소녀시대도 패션 아이템!!
산행이나 걷기를 할 때 주로 챙겨 나가는 아웃도어 제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우비.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우비는 여름의 패션 아이템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투박하지 않다. 비를 막아주는 방수 기능은 기본이다. 가지고 다니기 간편하게 우비 주머니가 있거나, 우비 자체에 파우치가 부착된 것도 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옷이 다 젖는 게 두렵다면 장만하시라. 2만원에서 5만원대라면 예쁘고 세련된 느낌의 우비를 살 수 있다. 우산 쓰고 레인부츠 혹은 젤리 슈즈를 신고도 몰아치는 비바람을 막을 수 없다면 우비를 입자.
물이 금방 마르는 ‘젤리슈즈’와 ‘우븐슈즈’
온종일 내리는 비가 아니라면 젤리슈즈를 신고 외출하자. 젤리슈즈는 고무 재질이나 폴리에틸렌 소재로 만든 여름 전용 신발로 물이 닿아도 금방 마르고, 가볍고 활동도 편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애용한다. 굽이 낮은 젤리슈즈는 발에 충격을 줄 수 있어서 되도록 3cm 정도 되는 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젤리슈즈의 단점은 물이 발바닥에 닿으면 조금 미끄럽다는 점. 발목을 다칠 수도 있으니 특히 비가 오거나 물놀이 할 때 조심히 걸어야 한다. 시니어의 경우 높지 않은 굽에 발등을 밴드로 고정해주는 젤리슈즈를 선택하면 훨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시니어에게 장마철 추천하고 싶은 신발은 ‘우븐슈즈’다. 젤리슈즈처럼 힐이 있다거나 여성스럽지 않다. 대신 남녀불문 떠오르는 인기 여름상품으로 유독 요즘 눈에 많이 띄는 게 바로 우븐슈즈다. 두껍고 납작한 실로 직조한 천으로 발등을 감쌌으며 메모리폼을 밑창에 써서 발이 상당히 편하다. 영국 브랜드 락피시가 출시한 우븐슈즈의 경우 내부 충격에 강하고 흡수가 뛰어난 EVA(ethylene-vinyl acetate) 소재를 발등 부분에 이용해 푹신한 느낌을 더했다고. 제조사마다 다양한 소재의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통기성이 뛰어나고, 가볍고, 빠르게 마른다는 것이 우븐슈즈의 장점이다.
레인부츠 당당하게 신어보자!
최근 나온 레인부츠는 색깔뿐만 아니라, 길이, 스타일이 다양해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신을 수가 있다. 디자인을 보고 레인부츠를 선택하기에 앞서 따져봐야 할 것이 바로 소재다. 천연고무에 부츠 안쪽은 천으로 마무리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안까지 고무일 경우 살에 붙어서 걷다 보면 통풍이 안 돼 다리가 부어 답답하고 불편할 수 있다. 본인의 치수보다 반 혹은 한 치수 큰 것을 선택해 면양말을 신고 착용하면 좀 더 산뜻한 장마철을 보낼 수 있다.
천연고무 소재는 통풍이 안 되는 애로사항이 있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장화 안에 남은 물기와 땀 때문에 악취가 나거나 심하게는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다. 되도록 신고 생활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마른 수건으로 닦은 뒤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건조시킨다고 헤어드라이어나 직사광선에 레인부츠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 고무 혹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레인부츠는 열에 약해 원형이 변하기 쉽고, 변색될 수 있다. 보관할 때는 제습제 혹은 신문지 등을 구겨 넣어 두면 된다. 녹차 티백이나 커피 찌꺼기를 담은 주머니를 부츠 안에 넣어 두면 악취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시니어의 경우 너무 긴 것보다는 종아리 정도나 단화를 착용하는 것이 덜 무겁고, 신고 벗고 하기가 편하다.
레인부츠는 표면이 하얗게 변하는 백태 현상이 일어난다. 레인부츠 전용 클리너도 있지만 5000원 안팍의 ‘타이어 광택제’로도 훌륭하게 레인부츠를 관리할 수 있다.
명화 우산 VS 태풍을 이기는 우산
장마철 신경 써야하는 1순위가 바로 우산이다. 예쁘고 멋진 우산을 살까? 아니면 튼튼한 우산을 살까?
요즘 비교적 저렴하고 예쁜 우산들이 인터넷을 통해 많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명화 우산’은 시니어들의 중후함과 멋을 살려주는데 더할 나위 없다. 고흐, 모네, 르누아르, 신윤복 등의 그림을 디자인에 따라 우산의 겉 혹은 안에 넣었다. 인터넷의 여러 사이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 ‘명화 우산’을 치면 된다. 또한 각 시립 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의 아트숍에서도 살 수 있다. 비 오는 거리를 명화로 수놓고 싶은 시니어에게 추천한다. 단, 비가 많이 오지 않는 이용하시길.
비바람을 뚫고 걸어 본 일이 있는가? 앞은 보이지 않고 정신없이 향해 걷는 느낌, 대충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다 우산이 뒤집히는 일은 다반사고 심지어 휘거나 부러지는 일도 발생한다. 이 불편함을 단순하면서도 간단한 아이디어로 해결한 우산이 바로 ‘태풍을 이기는 우산’이다. 전통적인 우산의 대칭구조를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비바람에 불 때 몸이 우산으로 쏙 들어가 게 만들었다. 이 우산은 앞뒤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우산대가 짧은 게 앞쪽이다. 비바람이 불어도 앞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네덜란드 센즈(SENZ)사와 델프 공과대학(Technische Universiteit Delft)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우산은 강풍을 견디는 실험에서 최대 풍속 28.5m(시속 약 100km/우산 사이즈 : XL)에서도 뒤집어지거나 망가지지 않았다(초속 10m정도(시속 약 3km)의 바람은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전깃줄에서 소리가 나며 우산을 쓰기 어려운 바람의 세기).
언제부턴가 ‘걷기’가 유행이 됐다. 걷기 위해 떠나고, 걷기 위해 여러 장비들을 사 모은다. 가끔은 걷는 것의 의미보다 누구나 다 걸으니까 따라 걷기도 했다. 어느덧 유행이란 이름으로 걷기만큼이나 길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져 새단장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걷기에 열광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아름다운 걷기란 무엇일까. 길 위에서 걷고 길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3월 1일, 때늦은 함박눈으로 겨울산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던 우면산 초입에서 사단법인 아름다운 도보여행(이하 아도행) 회원들과 손성일(孫成一·45) 대표를 만났다. 아도행은 2008년 4월 포털사이트 카페 모임으로 시작해 걷는 길을 개척하고 복원하는 사단법인으로 발전했다. 회원수가 2만70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도행. 이들의 일정표는 거의 매일이 걷기 모임으로 빼곡하게 잡혀 있다. 국내 유명하다는 길은 물론이고 일본, 홍콩 등 걷기 좋은 길을 찾아다니고 있다. 3월에도 아도행 회원들은 7박 8일 일정으로 홍콩 걷기를 하고 돌아왔다.
아도행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단순한 걷기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도보길인 ‘삼남길’을 개척하고 복원하는 일을 한다. 이들이 외국 도보여행을 하는 이유도 좋은 곳을 걷는 것을 넘어 다른 나라의 길에서 배워야 할 부분들을 찾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땅끝 해남에서 유럽의 땅끝 피스테라까지 미래 세대가 함께 걷는 길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아도행은 해남 땅끝부터 남태령까지 1만km 이상을 조사해 작년 5월, 7년 만에 600km에 달하는 삼남길 구간을 확정지었다.
느림 속에서 섬세함을 발견하다
아도행 회원들 대부분이 50대 이상의 남녀 시니어들이다. 이들 대부분 걷기 모임에 들어오기 전까지 등산을 했고, 자전거를 탔다고 했다. 여행을 좋아해 국내외 여러 곳을 돌아다닌 사람들이다. 그러던 어느날 영상처럼 빠르게 지나가던 차창 밖에 발을 내딛는 순간 세상이 달라 보였다고 말했다. 걷기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섬세함이다. 차를 타고 지나쳤던 그 길에 발이 닿으니 몰랐던 것들이 보였다고. 길 틈에 난 꽃, 예쁜 도자기 귀걸이를 파는 가게 등이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유독 걷기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도 관심이 많단다. 걷다보면 서 있을 시간도 많다. 작은 꽃, 바람에 흩어진 구름을 찍기에 길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고 한다. 걷기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걷다 보면 꼭 좋은 길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전 구간이 예쁘다고 말하는 길도 꼭 다 예쁘지만은 않다. 꽃길, 숲길, 흙길, 때론 먼지투성이 길을 걷게 된다. 갑작스런 진흙탕을 밟을 수도 있다. 걷는 것이 인생에 비유되는 이유다. 아도행 회원들은 속도를 내 걷거나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걷지 않는다. 이쯤 걸었으면 됐다 싶을 때 멈춰서도 된다고 말한다. 등산처럼 등정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말고 걸을 수 있을 만큼만 걷기를 권한다.
삼남길, 천년을 넘어 세대를 잇는 길을 만들다
3월 1일, 아도행 회원들은 서울 안 삼남길 표시작업을 위해 모였다. 남태령에서 남대문까지의 삼남길 서울 구간 내의 우면산 코스의 길 표시 작업이었다. 서울 구간에 처음으로 길 표시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초록색과 노란색으로 각각 서울과 땅끝 해남으로 향하는 표시를 사람들 눈에 잘 보이는 나무나 전봇대에 그렸다. 아도행은 앞으로 서울 구간과 의주길을 완성하고 충청수영로와 통영별로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삼남(충청,전라,경상도) 지방을 모두 연결할 계획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 땅을 지나 실크로드를 넘어 유럽까지 이어지는 길을 개척하고 관리 운영할 것이다.
단순히 걷는 것도 모자라 길을 만드는 사람들. 이쯤 되면 정말 걷기에 미친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이 누리기 위해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삼남길은 과거 사람들이 지나다녔던 길을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 모두가 걷는 길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나만을 위해 걸었다면 이제는 후세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길을 물려주고 싶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너무 길이 많다는 게 문제라고. 걷는 게 유행이 되면서 이런저런 이름으로 붙여진 길들이 생겼다.
어떤 길은 이름이 8개가 되는 곳도 있다. 이름이 달라 다른 길로 알고 왔다가 같은 장소에 여러 번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유행이고 지역마다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합의하고 조율해 모두가 한곳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길이 만들어져야 할것이다.
손성일 대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도보
아도행의 손성일 대표는 자신을 도보 여행가 또는 로드플래너라고 지칭한다. 걷기에 발을 들이기 전 20여년 동안 등산에 미쳐 백두대간을 400회 이상 올랐다.
그러다 스페인 산티아고에 대한 책을 읽고 막연하게 한번 가보고 싶다는 꿈을 꾸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곳을 향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걸었다. 그곳을 걸으면서 꿈꾼 것이 한국에도 사람들이 천년의 시간을 흘러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었다. 스스로 걷기의 의미를 찾는 것을 넘어선 사람이다.
손 대표는 “산티아고도 그렇지만 유럽에서는 60년 전부터, 일본의 경우 40여 년전 부터 걷기 열풍이 불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걷기에 대한 관심이 더 고조될 것이다”라고 한다. 이제 무릎이 안 좋아져서 산에서 내려와 걷기를 시작한 시니어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이므로 실버사업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걷기가 된 것이다. 손대표는 아스팔트,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숲길, 흙길을 걸으면서 치유하고 자연과 소통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걷기라고 강조한다.
산은 정상이라는 경계가 있지만 길은 경계 없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저 수평적으로 걷기. 자기 마음속으로 어디까지 갈지를 정하면 된다. 걷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편히 쉬었다 가도 그만인 것이 걷기의 매력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실제로 중요하다. 아도행 회원의 경우 70%가 여성이고, 60대 이상 시니어도 많다. 그래서 손 대표가 회원들과 같이 길을 만들 때 특히 여성에게 편한 길을 조성하고자 한다.
여성 화장실을 두 배 정도 만들어 달라고 지자체에 요청하고 있다. 여성들이 많이 걷고 또 걷기에 불편함이 없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한 길이 될 거라 믿는다. 아도행과 손 대표가 만들어가는 삼남길은 제주 올레보다 난이도가 높고 지리산 둘레길보다 난이도가 조금 낮다. 어차피 70%가 산인 나라에서 길을 만들다보니까 매번 평지만을 걸을 수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기를 하면서 대단한 감정이나 꿈을 가지고 걷지는 않는다. 그저 걷는 것만 생각한다.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뜻이다. 손 대표처럼 미래 세대와 함께할 길을 만들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걸음 한 걸음에 마음을 담아 나 자신을 만나는 것에 집중하지 않을까? 손 대표는 속도와 정확성에서 좀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했다. 걷는 길 위에서 좋은 소식을 듣고 평안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을까.
바야흐로 봄! 강추위를 이겨낸 당신, 어디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다면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에어비앤비가 발표한 ‘2016년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을 주목하라. 이 조사에 따르면 요즘 여행객들은 현지 주민과 체험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 현지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집 지역, 특별한 야외 활동이 가능한 곳 말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2016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 16곳’ 가운데 시니어 독자들이 가볼 만한 여행지 Top 4를 정리했다.
자료 제공 에어비앤비(www.airbnb.co.kr)
인정 넘치는 동네, 그리스 아테네 코우카키
‘신들의 도시’ 아테네의 매력적인 동네 코우카키는 최근 ‘차 없는 거리’로 단장하면서 걷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졌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코우카키에는 작은 노천카페와 빵집, 레스토랑이 모여 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어비앤비 집주인 카트리나의 숙소가 바로 이곳에 있다. 작은 뜰이 딸린 집의 주인 카트리나는 건축가이자 도시 설계사로 그리스 고대 건축 양식과 아테네에 대한 숨은 이야기, 각종 정보 등을 여행자들에게 알려준다. 매주 금요일 숙소 근처에서 열리는 시장도 흥밋거리다. 현지의 신선한 과일과 야채는 물론 서민들의 인정까지 느낄 수 있다. 파르테논신전,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 있는 고대 유적지 아크로폴리스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아테네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기에도 좋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식탁에는 쿠키와 과일이 놓여 있었고, 냉장고에는 빵, 우유, 계란, 치즈, 잼과 주스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예상치 못한 좋은 기분이었다.” - 리안, 프랑스
스페인 예술의 발생지, 스페인 세비야 트리아나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고혹적인 도시 세비야. 우리에게는 오페라 로 알려진 곳이다. 세비야 안에서도 특히 매력적이고 정열적인 동네가 바로 트리아나다. 이곳은 스페인 ‘예술의 꽃’ 플라멩코의 탄생지이자 투우의 본고장이다. 또한,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 진흙으로 빚어 만드는 타일 ‘아술레호’ 도공들이 모여 사는 곳이어서 아술레호 타일양식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
트리아나 동네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의 숙소는 두 개의 큰 창과 강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있어 안달루시아의 화창한 햇살을 즐길 수 있다. 세비야의 명소인 트리아나 교(이사벨 2세 다리)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으며 숙소 인근에는 현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야시장이 열린다.
“11살과 8살인 아이들과 여행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트리아나 현지인처럼 살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 사라 그레이스, 미국
카네오헤의 샌드바, 미국 오아후 카네오헤
“알로하! 하와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려한 색감과 무늬가 하와이의 열대 바닷속을 연상케 하는 헬렌의 숙소는 와이키키 해변과 진주만이 있는 오아후 섬의 카네오헤에 있다. 근처 바닷가에서 생생하게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매력적인 공간. 카네오헤는 썰물 때 드러나는 작은 모래섬인 샌드바가 유명하다. 샌드바가 생기면 보트를 타고 나가 그 위에 올라서서 바다 안을 볼 수 있다. 샌드바가 잔잔하게 물에 잠기면 스노클링으로 열대어, 바다거북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 집주인 헬렌은 내과 의사여서 혹시 건강상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두 아이와 5일간 이곳에 머물렀다. 친절한 집주인 헬렌은 우리가 해변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비치의자, 파라솔, 스노클링 장비, 장난감 등을 준비해줬다. 지인들에게 이 숙소에 머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사라, 미국
먹거리 천국, 호주 멜버른 리치몬드
캥거루와 코알라의 땅, 호주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휴양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낙원이다. 특히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진 멜버른의 리치몬드에는 전형적인 호주식 맥줏집부터 그리스식 선술집, 길거리에서 파는 베트남 쌀국수가게 등이 있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멜버른 명소인 야라 강을 따라 산책을 해도 좋다. 화가들이 거리 곳곳을 그린 벽화를 감상하는 것도 멜버른을 느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리치몬드에는 안드레아의 숙소가 있다. 손님들을 반기는 듯 집 대문에는 ‘어디에서 온 누구든지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평화로운 주택가에 있어 리치먼드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호스트가 정말 친절해서 좋았다. 숙소도 시내에서 가까웠다. 안락한 분위기 덕분에 지내는 동안 정말 편했고 리치몬드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선, 한국
에어비앤비 선정 2016년 떠오르는 여행지 16곳은?
상위 1위에서 3위까지는 아시아(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4위부터 7위까지는 유럽(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독일), 8위부터 12위까지는 아메리카지역(미국 3곳, 브라질, 멕시코)이 떠오르는 여행지로 뽑혔다. 이 외 13위 헝가리, 14위 인도네시아, 15위 호주, 16위 아르헨티나 순으로 조사됐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며 가벼운 걷기 운동부터 자전거, 마라톤, 등산 등 야외 운동을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트레이너가 없더라도 스마트하게 운동 관리할 수 있는 앱 ‘런타스틱’ 시리즈를 소개한다.
도움말 SNS 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런타스틱 (Runtastic)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를 이용하여 걷기, 달리기, 자전거 등산 등 각종 스포츠 및 피트니스 활동을 트래킹할 수 있는 앱이다. 활동 유형에 따른 소모 칼로리 및 시간, 거리, 고도 등을 기록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운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용TIP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는 사이에 광고화면이 뜨는 불편함이 있다. 활동 후 메모는 한글이 호환되지 않아 짧은 영어로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1. 런타스틱 가입하기
이름(영어로 입력), 성별,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계정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2.기본 화면
시작하기에 앞서 우측 상단 버튼을 눌러 활동 유형을 선택 후 아래 ‘활동을 시작하세요’를 누른다. 좌측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과거 활동 기록과 통계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유형별로 칼로리 소모량이 다르게 나타난다.
3. 활동 시작
활동을 시작하면 트래킹되고 있는 지도 화면 위에 거리, 칼로리, 시간 등의 정보가 뜬다.
4. 활동 종료
활동 종료 후엔 사진과 함께 기분, 도로 상태, 날씨, 간단 메모 등을 남길 수 있다.
5. 과거 활동
월별 누계 활동 수와 거리, 평균 속도, 칼로리 소모량 등을 볼 수 있다.
6. 기록 정리
지난 활동의 기록들을 표뿐만 아니라 그래프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런타스틱 식스 팩 (Runtastic Six Pack)
이 나이에 무슨 복근이냐고? 두툼한 뱃살이 곧 인격이라며 농담하던 시절은 지났다. 런타스틱 아바타 트레이너 다니엘(남성)과 앤지(여성)의 코치에 따라 탄탄한 복근을 만들기 위한 동작을 따라 해보자. 50여 개의 고품질 HD 튜토리얼 영상과 더불어 실제 트레이닝을 받는 듯 음성까지 어우러져 혼자서도 즐겁게 복근 운동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런타스틱 로드 바이크 (Runtastic Road Bike)
두 발로 걷는 것보다 두 바퀴로 달리는 것을 더 선호하는 이들에겐 ‘런타스틱 로드 바이크’가 더욱 실용적이다. 기존 런타스틱에도 자전거 활동이 포함돼 있지만, 보다 더 간단하고 편리하게 자전거 활동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활동 트래킹과 기록 서비스는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런타스틱 PC로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자
런타스틱에 가입하면 회원 등록 당시 계정으로 사용한 이메일 주소로 런타스틱 이메일 주소 확인을 위한 메일이 발송된다. 해당 메일을 확인하고 나면 PC 버전 런타스틱 웹사이트(https://www.runtastic.com) 계정이 생성된다. 앱을 통해 입력한 활동과 연동되는 런타스틱 PC 버전에서는 보다 자세한 기록 확인은 물론 앱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심박계를 비롯한 다양한 측정도구와 피트니스 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최초 가입자의 경우 2주간 무료체험 기회를 갖게 되고,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등록 가능하다.
한국관광공사는 '걷기 여행길'(www.koreatrails.or.kr) 웹사이트를 통해 4월 가볼 만한 전국 곳곳의 도보 여행지 10곳을 소개했다. 도보 여행지는 쉬운 코스와 보통 코스 등으로 구분이 돼 있다.
쉬운 코스는 경북 청송군의 주왕산 탐방로 주왕 계곡코스(2.2㎞)다. 대전사에서 출발, 자하교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산책하기 좋은 평탄한 길이다. 주왕산의 기암괴석과 병풍처럼 둘러싼 절벽을 볼 수 있다.
전남 완도군의 청산도 슬로길 1코스(5.71㎞)는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유채꽃과 청보리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강원 강릉시 바우길 5구간 바다호숫길(16㎞)은 파도를 따라 해변을 걷다가 커피 거리에서 카페에 들릴 수 있는 코스다. 금강소나무 군락, 허균허난 생가, 죽도봉 공원 등을 거쳐간다.
보통 코스중 경남 하동군 '박경리 토지길' 2코스(13㎞)는 화개장터부터 십리 벚꽃길을 지나 불일폭포까지 닿는 구간이다. 4월 벚꽃 축제, 5월 야생차 축제가 열리는 대표적인 꽃길로 알려져 있다.
전남 화순군 무등산 자락에 있는 무돌길 11길(3㎞)에서는 4월 벚꽃에 이어 5월에는 철쭉꽃밭이 펼쳐진다. 무등산 산행 일정에 포함해도 좋다.
전북 김제시의 순례길 6코스(25.9㎞)은 금산사와 모악산 자락을 잇는 코스. 4월 18∼20일에는 모악산축제가 열려 템플스테이나 무형문화재 공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대부도 해솔길 1코스(11.3㎞)가 가볼 만하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북망산에 오르면 인천대교, 시화호 전경 등이 펼쳐진다.
서울에서는 북서울 꿈의 숲 나들길(4.7㎞)과 서울숲 남산 나들길(8.8㎞)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은 것으로 꼽혔다. 지하철이나 버스와 연결돼 이동이 편리하고, 숨겨져 있던 서울의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고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3월은 도보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은 때다.
3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걷기 여행 길'(koreatrails.or.kr) 사이트에서는 이달 가볼 만한 도보 여행 코스 7가지를 추천했다.
전남 강진군에 가면 다산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이중 달마지 마을, 무위사, 강진다원 녹차밭, 월남사지 등을 잇는 4코스를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면 월출산 자락에서 녹차밭이 펼쳐지며 장관을 이룬다. 16.6㎞로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강원 춘천 '봄내길'에는 소설가 김유정이 고향을 배경으로 써낸 소설 속 봄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중 1코스인 '실레 이야기길'은 김유정문학촌과 실레 마을을 돌아보는 2시간 가량의 짧은 길로 가족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좋다. 거리는 5.2㎞.
울산 '태화강 100리길' 1구간은 태화강의 푸른 물결을 따라 억새밭, 십리대밭, 삼호대숲, 태화강대공원을 보며 걷는 코스다. 15㎞ 거리로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충남 홍성군에는 역사의 숨결이 담긴 '홍주성 천년 여행길'이 있다. 대교리 미륵불, 홍주의사총, 홍주향교, 홍주성, 적산가옥 골목길, 명동상점거리, 당간지주, 홍성천 벽화 등을 잇는다. 8㎞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수도권에서도 봄의 향기가 성큼 다가왔다.
서울 '안산 자락길'은 독립공원, 서대문형무소, 연희숲속쉼터, 봉원사 등으로 연결된 숲길이다. 특히 휠체어 등으로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숲길'도 있어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9㎞ 거리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경기 파주 '살래길'은 통일동산 중앙공원, 고려역사박물관, 검단사 등으로 이어진 산책길이다. 4.2㎞ 구간을 1시간 30분 동안 둘러볼 수 있다.
부천 '둘레길' 1코스인 향토유적숲길은 고강선사유적지, 경숙옹주묘, 부천무릉도원수목원, 진달래 동산 등을 잇는다. 꽃피는 계절이 되면 철쭉과 진달래가 장관을 이룬다. 9㎞ 구간으로 2시간 30분 가량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