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면 ‘엄정대응’ 하겠다는 말 한 마디로 아까운 세월 다 보냈다. 강 건너 불 보듯 하다가 급기야 표적사격 하겠다는 엄포가 터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핵을 쥐고 흔들면 고양이요, 핵이 없으면 그 앞의 쥐 신세가 지금의 세계다. 쥐에게는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쥐들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그 소리를 듣고 미리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를 놓고 여러 날 동안 의논했지만, 목숨이 달린 그 위험한 일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이처럼 실행에 옮기지 못할 일을 두고 공연히 의논만 하는 것을 ‘탁상공론’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속담 풀이는 여기까지다.
과연 고양이는 영원한 강자이고 쥐는 항상 약자인가. 고양이가 쥐에게 잡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고양이 때문에 쥐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들의 생존법칙은 따로 있다.
필자가 어릴 적 살았던 농촌에는 쥐가 엄청 많았다. 집 마당은 이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심지어 방안으로 뛰어드는 녀석들도 있었다. 지금의 멧돼지 출몰지역 주민처럼 농사를 다 망치지 말기를 바라고, 농산물 적당량을 쥐가 차지하는 것으로 양해할 지경이었다. 정부주도로 한 해에 몇 차례씩 모든 주민과 학생이 동원되어 ‘쥐퇴치’운동을 펼쳤다. 마을 전체에 쥐약을 놓고 쥐덫을 설치하였다. 쥐꼬리를 모아서 실적을 보고하던 옛이야기다.
몇 해가 지나자 이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사람 냄새가 묻은 음식물이나 쥐덫에는 아예 접근하지 않았다. 쥐약과 덫을 없애고 집집마다 고양이를 보급하였다. 고양이는 쥐가 파고들어간 땅굴까지 끝까지 추적하였다. 쥐가 도망갈 곳이 없어 보였다. 농민들은 행복의 시작인 줄 알고 고양이를 애지중지하였다. 그 수는 쥐보다 훨씬 많아졌다. 거기까지가 고양이의 한계였다.
쥐보다 덩치가 큰 녀석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농토를 운동장으로 만들었다. 몇 년 사이에 쥐들은 돌담장 사이로 도망가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그 안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몸집이 큰 고양이는 어찌할 방법이 없어서 발톱만 긁어댈 뿐이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이 달린 모양새가 되었다.
쥐들은 옛날처럼 늘고, 고양이의 무용론이 힘을 얻었다. 애완견에게 주인과의 사랑 다툼에서도 밀려났다. 몇 년 사이에 들고양이가 되더니 아예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쥐들은 고양이에게 쫓기면서 마련한 돌담장 속에서 옛날보다 더 안전하게 살았다.
눈을 돌리면 숨이 막힌다. 우리의 머리 위로 핵폭탄이 날고 미사일로 우리 강토를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야단법석이다. 생존을 위한 핵무장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핵전쟁 위협을 피할 수 없는가?’ 북한과 미국은 상황을 더 악화시켜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는 한길밖에 없다. 북핵 위기 해결의 독자적 개입점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중요한 과제이다. ‘탁상공론’으로 치부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항상 먹혔던 쥐들이 환경을 잘 이용하여 천적 고양이를 몰아낸 이야기를 하였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무서운 것도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씨는 게가 무섭다고 합니다. 이시하라 신타로씨는 나방과 나비가 무섭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은 꽤나 시적인 무서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나와 아주 닮은 어느 시인은 벌집이 무섭다고 합니다. 진정한 무서움은 영구적입니다. 그것은 무서움을 느끼는 인간의 일생을 초월한 것일 겁니다. 돈이 없는 것이, 적이 있는 것이, 불행해지는 것이 무섭다. 그러한 이유와 대상이 있는 공포가 아니라 그러한 것들을 초월한 공포의 원형과 같은 것, 이유도 대상도 없이 그냥 불쑥 느껴지는 무서움을 문득 느끼는 적은 없습니까?”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朗)의 수필 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나는 세상에서 개가 제일 무섭다. 골목에서 개와 마주치면 모골이 송연하고 다리가 떨려 꼼짝할 수 없다. 부들부들 떨며 뒷걸음치는 나를 보면 개들은 ‘나를 무서워하는 인간도 다 있네. 나의 본성을 보여줘 볼까?’ 하듯 침을 질질 흘리며 그르렁거리며 달려든다. 개 주인에게 "제발 개 좀 붙잡아주세요"라고 애원하면 "우리 개는 순해요. 절대 물지 않아요"라고 한다. “그건 당신 생각이고, 당신한테만 복종하겠죠. 그러나 평생 길러준 주인을 물어 죽인 개 뉴스 못 들으셨어요? 유기견들이 야생 개가 되어 등산객을 위협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요. 늑대가 개 조상이라는 걸 몰라요?” 이렇게 대들고 싶지만 입이 얼어붙어 열리지 않는다.
자기보다 큰 개에 질질 끌려 다니며, 인간의 가장 고상한 행위인 산책이라는 걸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저러다 줄 놓치면 어쩌나" 싶다. 도사견이 그리 좋으면 도사견 사육장에 가서 살면 되지 사람이 밀집해 있는 도시 한복판에서 위협적인 동물을 끌고 다니다니 이해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이나 마약탐지견 등은 어쩔 수 없지만 낯선 사람을 보면 짓고 무는 개, 예방주사도 맞히지 않은 개를 물고 빠는 인간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다.
개띠인 필자가 왜 이토록 개를 무서워할까. 어머니는 개를 길러본 적도 없고 개에게 물린 적도 없단다. 눈을 마주치지 마라, 무시해라 등등의 충고를 들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개만 보면 놀라 자지러지며 소리를 질러대고 진땀이 흐르고 부들부들 떨린다. 공포와 분노가 쌓여 어느 순간 심장마비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애니멀포비아(Animalphobia)는 동물 공포증이다. 공포 때문에 동물을 가까이할 수 없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 애니멀포비아들은 벌, 거미, 새, 뱀, 바퀴벌레 등 개인에 따라 무서워하는 것이 다르다. 애니멀포비아가 10명에 한두 명꼴이라는 통계도 있다. 이 공포증은 정신과 치료로는 나아질 수 없는 생태적 공포란다. 그렇다면 동물보호법 이전에 애니멀포비아보호법이 있어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사이트에는 ‘애니멀포비아, 혐오자를 만났을 때 대처 방법’이 있다. 애니멀포비아의 고통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문구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이 너무 강경하게 굴면 녹음이나 촬영을 해서 112에 신고하란다. 인간이 동물을 겁주는 게 아니라 동물이 인간을 겁주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되었다.
필자는 하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를 무서워하는 바람에 생명을 경시하는 별종 취급을 당하고 있다. 정말 억울하다. 아무리 작은 개라도 마스크 씌우고 줄 묶어 다니라고 개 기르는 분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저희 개는 순하고 물지도 않아요.”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제발 애니멀포비아들이 겪는 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생각난다. "인간은 못될망정 짐승은 되지 말아야지." 필자는 목줄도 마스크도 하지 않은 개 주인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애니멀포비아를 배려하지 않는 당신, 개만도 못한 짐승이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마음만 동동 구르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이번 호에는 낯선 길에서 아주 사소한 친절을 베풀어준 한 사람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김인숙 소설가께서
이 지면을 통해 해주셨습니다.
김인숙 소설가
기르던 고양이가 죽었습니다. 이런 경우,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더군요. 다리를 건너든, 강을 건너든, 열다섯 살 소녀도 아니고 이미 오십이 훨씬 넘은 처지에 기르던 것이 세상을 뜬 얘기로부터 이 편지를 시작하는 걸 이해해주십시오. 나이를 들먹이는 건, 이 나이쯤 해서는 기르던 것만 세상을 뜨는 게 아니라 사랑했던, 사랑하는 많은 사람 역시 내 곁을 수시로 떠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 선배들, 심지어는 후배들까지. 그러니, 이런 나이에 기껏, ‘기르던 것’과의 작별에 대해 당신에게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민망하기도 한 것입니다.
먼저, 오해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꼬박꼬박 기르던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그 말에 무시하고 하찮아하는 마음을 담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내가 눈물로 이별했던 사람들과 ‘기르던 것’과는 구분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이별은 같지만, 사랑도 같지만, 그래도 다른 건 다른 것이고, 달라야 할 것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그 아이, 기르던 것과의 작별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것은 작별의 슬픔과 살고 죽는 것의 어찌할 수 없음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 이야기는 해서 뭐하겠습니까. 누구나 짐작할 만큼 슬펐다고 그렇게 말하는 걸로 족합니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잊히지 않는 것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세상을 뜨기 직전, 먹을 걸 거부하더군요. 죽을 걸 알고 있으니 조용히 굶어죽겠다는 겁니다. 그걸 가만 보고 있을 수가 없어 강제급식이란 걸 시작했습니다. 거부하는 아이를 꽁꽁 싸매 꼼짝도 못하게 하고 주사기로 묽은 죽과 약을 억지로 투여하는 겁니다. 아이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버티고, 나는 진땀을 뻘뻘 흘리며, 울며, 제발 먹어 먹어, 나를 위해서라도 먹어줘, 그랬습니다. 그때, 그 한숨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죽어가는 고양이가 한숨을 쉬더군요. 모든 걸 다 내려놓은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한숨을 쉬더라고요.
이제 그만해.
사람의 말로 말할 수 있었다면 아이의 말은, 아마 그런 것이었을 겁니다. 분명히 그랬을 겁니다. 이런 울적한 이야기 끝에 이제야 인사를 드립니다. 당신은 나를 모르시겠지만요. 나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그 누군가가 아주 낯선 사람이기를 바라곤 했었습니다. 사랑하는 누군가에는 내 마음을 다 털어놓고 싶지 않았고, 그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둘만이 통하는 말이 다른 말들을 가로막을 것 같았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내 짐을 얹어주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편지를 쓰더라도, 나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려고 애쓸 거고,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말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말을 하려고 들 텐데, 그러면서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내 마음을 이미 다 알아차리고 더 마음 아파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릴 테니까요. 그래서, 편지 같은 거, 절대로 안 쓸 거라 생각했고, 그래도 꼭 누군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누군가에게 그저 다정한 안부 한마디쯤 문득 건네고 싶어진다면, 그 누군가가 완전히 낯선 사람이기를 바랐던 겁니다.
그래서, 당신.
나는 당신의 이름도 알지 못하고 얼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떤 우연이 당신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고 하더라도 당신도 나도 서로를 기억하지 못할 게 틀림없습니다. 물론 나는 당신을 압니다. 당신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사연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한테는 너무나 무의미해서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조차 모를 게 뻔합니다. 기껏해야 당신은 말하겠지요.
아, 내가 그런 일을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당신은 그런 일을 했습니다. 몇 해 전이었고, 나는 그때 싱가포르 공항에 막 내린 참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에서 몇 달을 체류하다가 비자를 연기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 그 섬을 나갔다 돌아오는 일이라고 해서 하루 일정으로 싱가포르에 갔던 겁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의 체류시간이란 게 고작 몇 시간밖에는 안 되었습니다. 여유 있게 다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돌아오려면, 싱가포르 시내를 구경할 시간도 안 되었지요. 싱가포르에서 하루나 이틀 자고 돌아오는 일정을 짤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서둘러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었겠으나 지금은 잊어버렸습니다.
아무튼 고작 두어 시간, 그래도 공항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어서 내가 짰던 여행 계획이란 게 버스를 타고 시내 한 바퀴를 돌아보는 거였습니다. 공항에서 출발해 공항으로 돌아오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한 시간 반쯤, 버스 안에서 시내를 구경할 수 있겠네요. 당신은 공항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나는 내가 타려고 하는 버스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를 물었습니다. 버스를 타려면 버스비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도 싱가포르 돈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므로 환전을 해야 한다는 것, 이런 복잡한 생각은 당신에게서 버스 타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게 된 후에야 들었습니다. 버스 한 번 타자고 먼 환전소를 찾아가 돈을, 그것도 코인으로 환전해야 할 상황입니다. 난처한 내 표정을 눈치 챈 당신이 내게 먼저 묻습니다.
차비가 필요합니까?
이런 민망한 질문에 쉽게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당신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내게 내밀어줍니다. 그러고는 내가 고맙다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그러니까, 땡큐 뒤에 쏘 머치 하기도 전에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버립니다.
나는 당신이 준 동전을 손에 꽉 쥐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백원짜리 동전을 손에 꽉 쥐고 문방구나 만화방으로 달려갈 때처럼, 손바닥에 땀이 고입니다.
이쯤 되어서는, 당신은 아마 내게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답니까? 내가 이런 편지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맞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당신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어떤 한국 여자의 시간과 수고를 아껴주기 위해 동전 몇 개를 주었다는 이유로 지금 이 편지를 받고 계십니다. 게다가, 내 마음의 이야기까지 들어주어야 할 판입니다. 당신이 바란 일은 결코 아니었겠지요. 당신은 그저, 먼 곳에서 온, 혼자인 여행객이 당신의 나라, 당신의 도시를 잠깐이라도 좋은 마음으로 바라보다 돌아가기를 바랐을 뿐일 텐데요.
그 사소한 친절은 그러나 사소하게 흘러가지 않고 오래 따듯한 마음으로 남습니다. 생의 어떤 고비마다 문득문득 가파른 길에 서 있다고 여길 때마다, 그래서 누군가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러나 누구의 짐도 되고 싶지 않을 때, 나는 내가 오래전에 받았던 당신의 친절을 떠올립니다. 고작 동전 몇 개, 버스 한 번 탈 돈, 그러나 외면하지 않고 베풀어진 친절, 그런 게 정말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나는 당신이 준 동전 덕분에 싱가포르 시내를 구경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자리에 앉아 한가롭게 시내 한 바퀴를 돕니다. 그날의 햇살, 그날의 적당히 기분 좋던 나른함을 나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돌아오던 길, 나는 내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에게 할 수 있을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날 그 시간의 내 마음을 함께해줄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어쩌면 아주 많이,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러나 때로는, 아주 낯선 사람의 아주 사소한 친절만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 친절을 동전처럼 손에 꼭 쥐고, 땀을 흘려가며, 잊지 말아야지, 잊지 말아야지, 하고 싶은 겁니다. 적당한 거리의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그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친절이 내 마음을 녹이는 순간 말입니다. 슬픔이 동전처럼 손안에서 땀으로 흘러내려, 그게 위로라고 여겨지는 순간, 그런 것 말입니다.
그 낯선 사람이 당신이라면, 당신은 내게 ‘이제 그만해’라고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사랑하면, 그런 말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서나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듣고 싶습니다. 당신의 주머니에 아주 많은 동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 어디에서나 몰려드는 많은 여행객들에게 그 동전이 하나씩 하나씩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괜찮다는 마음, 이제 그만해도 된다는 위로, 당신은 의도치 않았을지 모르나, 그 마음을 담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러므로 이제 와서, 땡큐 뒤에 끝내 못 부쳤던 말, 쏘 머치를 붙입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서점에서 책을 산다는 건 달콤쌉싸름한 일이다. 그걸 처음 안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단짝 친구와 함께 서점엘 갔다. 놀 것이나 즐길 것이 거의 없었던 시절, 친구와 나는 예배를 마치고 적당히 시간을 보내며 놀 곳으로 서점을 택했던 것 같다. 서점이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동선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사춘기의 절정을 지나고 있던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교회 오빠나 남학생에 대해 이야기 했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우리는 설익은 얘기로 온 시간을 보내며 로맨스 소설로 허전함을 채웠다. 그리고 서점에 가서 각각 책을 골랐다. 나는 ‘첫사랑’을 골랐고 친구는 ‘짝사랑’을 꺼내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거렸다.
달콤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을 기대하며 골라들었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16살 소년이 자신의 집 별채에 이사 온 공작부인의 딸, 지나이다를 보고 사랑에 빠진 후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는 이야기였다. 아버지는 투르게네프가 러시아의 대문호라고 알려주었지만 혹시라도 가족들 눈에 띄어 놀림을 당할까봐, 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몰래 책을 읽었다. 지나이다가 여러 남자들을 다루며 군림하는 장면이 참으로 이상했지만 그보다도 그 여자가 아버지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이, 소년만큼 당황스러웠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불에 데인 것처럼 화끈하고 찝찝한 감정이 여러 날 동안 맴돌았다.
책을 읽는다는 건 뭔가 내밀하고 말로 다하지 못할 비밀을 갖게 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첫사랑’ 때문이었다. 16살 소년이 겪은 사랑은 불가해 했지만, 그 사랑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고 더 깊이 알고 싶었다. 그 때부터 서점을 드나들며 삼중당 문고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노량진역을 지날 때면 삼거리 모퉁이에 있던 내 첫사랑, 삼우서적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남편과 연애 시절에 드나들었던 명동 충무서적, 가끔 들러 지적 허영심을 채우던 고시촌의 녹두서점까지, 내가 사랑하던 서점들이 다 없어졌다. 이제는 서점에 가려면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다.
얼마 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다. 도서정가제 이후 출판사들도, 관람객들도 관심이 시들해졌던 도서전시회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변신’을 주제로 새롭게 바뀐 도서전시회 중심에 동네책방이 있었다. 전국의 인기있는 동네책방 20 곳이 참여한 덕에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책방이나 미처 알지 못했던 독특한 책방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고양이서점, 시전문서점, 음악전문서점, 한 사람 만을 위해 책을 골라 주는 서점 등 주인의 취향이 제대로 드러난 서점들을 둘러보는 일은 참 즐거웠다. 예전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음악전문서점 ‘라이너노트’에서 앙드레지드가 쓴 ‘쇼팽의 노트’라는 책을 골랐다. 대형서점에 갔더라면 사지 않았을 책이다. 통영의 한 출판사가 펴낸 ‘통영예술기행’이라는 책은 통영여행 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어들었다.
책을 사지도 읽지도 않는 시대라고 한탄하지만 동네 골목 구석구석에 동네책방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여기서는 책을 파는 일 이외도 독서모임이나 전시회, 세미나,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며 동네 사랑방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있다. 어느샌가 하나 둘 사라진 동네책방들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 보였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알레르기다. 1인 가구도 물론이거니와 2인 이상의 경우 가족 구성원의 알레르기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키우기 전 알레르기 예방법과 만약 키우면서 알레르기나 피부병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자료 제공 반려동물이야기
반려동물 알레르기 항원은 동물의 털, 비듬, 배설물, 타액 등이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가정은 물론, 반려동물이 잠시 머물렀던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은 콧물, 기침, 잦은 재채기, 눈 충혈, 가려움, 피부 이상반응(발진,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의 위협이 되기도 한다. 사실,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반려동물 외에도 집먼지진드기, 미세먼지, 꽃가루, 유제품, 밀가루, 달걀 등 수십 가지가 넘는다. 알레르기 증상이 반려동물 때문인지 알아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피부과나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방문해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잠시 다른 곳에 맡겨두고 그 사이 알레르기 증상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한 반려동물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반려동물과 떨어질 수 없다면 다양한 알레르기 예방법을 실천해보자.
01 반려동물 생활공간 제한하기
반려동물이 생활하는 공간을 제한해서 침실 등에는 반려동물을 들여놓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털, 비듬, 침, 배설물은 세탁을 하거나 청소를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침구류를 살균세탁하고, 살균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옷 방이나 피부에 닿는 물건이 많은 곳은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이 좋다.
02 반려동물 접촉 후 손 씻기
반려동물과 접촉한 후에는 눈이나 몸을 만지는 것을 피하고 곧바로 비누를 사용해 손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알레르기가 심하면 세정제로 수시로 접촉 부위를 닦아줘야 한다.
03 반려동물 목욕시키기
반려동물을 목욕시키면 알레르기 항원수를 줄일 수 있다. 진드기 제거 스프레이를 사용하거나 반려동물에게 옷을 입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04 반려동물용품 청소하기
반려동물이 사용하는 옷과 침구류는 1주일에 1회 이상 세탁하고 집과 화장실, 장난감이나 가구도 수시로 청소한다.
05 진공청소기,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자주 환기시키기
청소를 할 때는 바닥, 소파, 러그, 쿠션 등 반려동물이 활동하는 모든 장소를 진공청소기로 깨끗하게 빨아들인다. 또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거나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06 카펫 사용하지 않기
세탁이 어려운 카펫은 집먼지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알레르기 방지 카펫을 사용한다.
07 햄스터 등 설치류 피하기
토끼, 햄스터, 기니피그 같은 애완용 설치류는 알레르기 항원을 가장 많이 방출하는 동물이다. 게다가 설치류는 톱밥을 깔아줘야 하는데, 이 톱밥이 공기전염성 알레르기(천식)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설치류를 키운다면 베란다 등 실내와 구분된 장소에서 키우고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준다.
08 습도 조절하기
곰팡이나 진드기 번식은 습도가 가장 큰 원인이다. 곰팡이나 진드기가 살지 못하도록 50% 안팎의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털 알레르기(특히 털이 가장 많이 날리는 고양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습제나 제습기로 습도 조절을 해준다. 비용부담이 크다면 환기를 자주 해주거나 숯을 이용해 습도 조절을 한다.
반려동물이 사람용 약을 먹었을 때 응급처치
동물병원에 전화해서 반려동물의 상태를 설명하고 내원 여부를 묻는다. 일반적으로 2시간 이내에 응급처치를 해야 하며 의식이 있으면 구토를 시키는 것이 좋다. 병원에 내원하여 흡착제 또는 하제를 처방받아 약물 흡수를 막는 것이 좋다. 복용한 약의 처방전이 있으면 꼭 챙겨가야 한다. 처방전이 없을 경우에는 약을 가져간다. 수의사와 상담 시 약의 종류를 알면 좋다. 참고사이트: 드러그인포(www.druginfo.co.kr)
사람용 약을 먹지 않게 하려면?
동물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약과 약병을 둔다. 약을 흘렸다면, 주워 먹기 전에 즉시 치워야 한다. 수의사와의 상담 없이 임의로 사람용 약을 주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 알레르기 증상이 반려동물 때문인지 알아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피부과나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방문해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잠시 다른 곳에 맡겨두고 그 사이 알레르기 증상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접살림을 따로 차려 살던 맞벌이 아들 내외가 아기가 태어나자 혼자 사는 시어머니 집으로 들어왔다. 당연히 손자 보는 일은 시어머니 몫이 되었다. 손주가 자라서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한눈판 사이에 손자가 의자에 부딪쳐 작은 멍울이 생겼다. 시어머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며느리가 퇴근하자 손자가 의자에 부딪쳤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 순간 며느리의 손바닥이 시어머니의 뺨을 후려쳤다. 갑작스럽고 황당한 일에 시어머니는 어이없어하며 꾹 참았다. 화를 속으로 삭이고 있던 시어머니는 밤늦게 아들이 집에 오자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가 잘못 했네요!” 했다. 아들의 태도에 어머니는 울화통이 치밀고 말았다. 그 후 어머니는 자기 명의의 집을 아들 내외에게 알리지 않고 팔아버린 뒤 가출했다. 쉽게 상상이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실화다.
조직에서든 가족 간이든 인간관계를 하다 보면 이처럼 화가 나는 상황이 자주 있다. 특히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이 늘어나는 시니어들은 화가 더 자주 날 수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위의 사례에 나오는 시어머니처럼 속으로 참고 견뎌야 할까? 며느리랑 똑같이 공격적으로 대해야 할까? 물론 며느리의 손찌검은 누가 봐도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 사람만의 화를 푸는 방식일 수도 있다. 대화 기법을 가르치는 전문가에 따르면, 화가 났을 때 일반인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은 크게 3가지란다. 즉 소극적, 공격적, 중립적인 모습이다. 위의 사례에 나오는 시어머니의 태도는 화를 삭이는 소극적인 모습이고 며느리처럼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태도는 공격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모습은 다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없다. 화를 삭이는 동안의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고 화가 점점 더 치밀어 참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면 공격적인 모습으로 돌변하게 된다. 시어머니가 아들 내외에게 알리지도 않고 집을 팔아버렸듯 말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쥐는 고양이에게 달려든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소극적이지도 않고 공격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태도가 바람직하다. 위의 사례에 나오는 며느리처럼 주먹이 먼저 나가서는 절대 안 된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로 표현을 하여 화를 풀고 상대를 이해시켜 좋은 관계를 이어감이 좋다. 전문가들도 그렇게 권유한다. 중립적 대화 방법에는 “자기표현법(I-Message)”이 있다. 우리는 화가 났을 때 “참는 것이 좋다”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참을 인’ 자 세 번이면 살인도 피한다는 말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자기표현법은 감정을 꾹꾹 억누르지 말고 표현하라고 가르친다. 물을 끓이는 주전자에 구멍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구멍을 뚫어 압력을 외부로 내보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표현법이다. 그렇게 압력을 내보내듯이 표현을 하면 속에서 부글부글 끓던 분노가 가라앉는다.
우리는 대체로 화가 났을 때 상대를 주어로 표현한다. “당신은 왜 그 모양이요? 그래서 아이들이 따르겠어요?” 또는 "당신은 안 그래요?" 대화의 주어가 주로 상대방에 맞춰져 있다. ‘자기표현법’은 대화의 주어를 자신으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감정을 표현하게 되므로 중립적인 태도가 된다.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사용하는 말들을 생각해보면 대체로 상대방을 주어로 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보, 당신은 그 문제를 왜 나와 상의 없이 처리했어요?”를 “여보, 당신이 그 문제를 나와 상의 없이 처리하니 내가 섭섭합니다”로 주어를 바꿔 말해보면 어떨까?
특히 시니어들은 살아오면서 터득한 지혜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될 수 있으면 건드리려고 하지 않고 참으려 한다. 다른 사람에게 불만이나 갈등이 있을 때, 그 내용을 표출하면 불만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아도 불만의 90%는 해소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화가 났을 때 참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중립적인 태도로 불만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줄이자. 다만 이때 자기표현법을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브라보 라이프의 길이기도 하다.
◇ exhibition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 , 등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사랑받아온 픽사(Pixar,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 특별 전시다. 제작 과정에 쓰인 스케치, 스토리보드, 컬러 스크립트, 캐릭터 모형 조각 등 약 500여 점을 각 영화별로 전시했다. 정지된 이미지들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토이 스토리 조이트로프(zoetrope)’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담은 ‘아트 스케이프(artscape)’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 탄생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일정 7월 3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이집트 문화부, 샤르자 미술재단의 협력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193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의 작품 166점을 초현실주의가 걸어온 흐름에 따라 다섯 파트로 나누어 구성했다. 출품작 중 상당수가 해외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미라’, ‘피라미드’로만 인식되어온 이집트의 새로운 문화와 마주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 book
남자 혼자 죽다(성유진 외 공저·생각의힘)
고독사 중에서도 시신을 인수할 사람이 없는 상태, 이른바 무연사(無緣死)로 생의 마지막을 보낸 209명의 모습을 그렸다. 특히 남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한국의 무연사 현상을 현대 사회 남성의 어려움과 연관해 밝히고자 했다.
치매박사 박주홍의 뇌 건강법(박주홍 저·성안북스)
20여 년 동안 치매 전문가로 살아온 저자가 치매를 비롯한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에 대해 환자와 가족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질병에 대한 기본 정보와 더불어 식생활, 운동, 명상치료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았다.
◇ movie
심야식당2
누적판매 24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만화 을 원작으로, 2015년 국내 개봉했던 영화 의 두 번째 시리즈다. 1편에서 함께한 마츠오카 조지 감독과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조가 다시 만났다. ‘오늘도 수고한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늦은 밤 불을 밝히는 특별한 식당’이라는 콘셉트로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식당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개봉 6월 8일 장르 드라마 감독 마츠오카 조지 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오기다리 조 등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한국의 길고양이가 대만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의 로드무비다. 고양이 마을로 알려진 대만의 관광지 ‘허우통’과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산다는 ‘고양이 섬’ 일본 ‘아이노시마’ 등을 돌아다니며 길 위에서의 공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영화계 대표 애묘인(愛猫人) 조은성 감독이 기획과 연출을 맡아 고양이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발자취를 담았다. 고양이의 마음을 내레이션을 통해 들려준다.
개봉 6월 8일 장르 로드무비 감독 조은성 내레이션 강민혁
◇ stage
로미오와 줄리엣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원로 연극인 오태석이 번안과 연출을 맡았다. 청사초롱 불빛 아래 한국무용과 풍물이 어우러져 한국판 이 탄생했다. 원작과는 또 다른 비극적 결말로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일정 6월 18일까지 장소 명동예술극장 연출 오태석 출연 이신호, 정지영, 정진각 등
천덕구씨가 사는 법
극본을 맡은 김태수 작가는 삶은 끝나지 않은 여행이며,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긴 여행을 준비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삶이란 견딜만하다고, 또 웃을 수 있다고 격려한다. 그런 그의 시선을 담아 누구나 겪는 노년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일정 6월 8~18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연출 김순영 출연 오영수, 차유경 등
복순이할배
‘사랑을 모른다’라는 이유로 짝사랑에게 거절당한 태수는 돈 많고 건강한 독거노인 ‘복순이할배’에게 연애 상담을 하게 된다. 산전수전 다 겪은 괴짜 노인과 연애 풋내기 청년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뤘다.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대학로 두레홀 4관 연출 박정우 출연 김시권, 정동진, 이재욱 등
시카고
미국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 의 오리지널 팀이 2년 만에 내한한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 클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즈 음악을 14인조 밴드의 연주로 즐길 수 있다. 강렬한 조명 아래 관능적인 안무가 돋보인다.
일정 5월 27일~7월 23일 장소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출연 딜리스 크로만, 로즈 라이언 등
대만의 진옥산 감독 작품으로 청소년 로맨스, 멜로,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다. 주연에 린전신 역으로 송운화, 슈타이위 역에 잘생긴 청년 왕대륙 등이 나온다. 대만에서 장기간 박스 오피스 1위는 물론 중국, 동남아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 영화라고 한다.
무대는 1994년 대만이다. 평범한 소녀 린전신은 우상 유덕화를 미래의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꿈 많은 고등학생이다. 린전신의 그 시절 얘기가 자전적으로 전개된다. 같은 동양권이라 그런지, 청소년들의 세계는 비슷한 면이 많다. 우리가 겪었던 그 시절 그 얘기가 공통점이 많다. 우선 ‘행운의 편지’라는 것이 그랬다. 정해진 시간 내에 다른 세 명의 사람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본인을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재앙이 오거나 저주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린전신은 어느 날 행운의 편지를 받고 지시대로 세 통의 행운의 편지를 써놓는다. 그중 하나를 학교를 주름잡는 일진 짱 남학생 쉬타이위에게 보낸다. 쉬타이위는 이 편지를 읽다가 차에 치어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저주의 편지를 쓴 주인공을 수배하여 결국 린전신이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린전신은 고양이 앞에 쥐 신세로 처분만 기다리지만, 쉬타이위는 친구로 지내자며 용서한다. 그러나 쉬타이위의 친구란 ‘똘마니’를 뜻하는 것이다.
린전신이 짝사랑하는 대상은 전교 공부 1등 오우양이다. 키가 커서 농구부에 있으며 잘생기기까지 해서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쉬타이위는 오우양을 향한 린전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오우양과 사귀는 예쁜 여학생 타오민민을 빼앗겠다고 장담한다. 린전신은 여자는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지 않은 것이며, “별일 없다”고 하면 별일이 있다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그러므로 타오민민이 쉬타이위에게 쌀쌀하게 대하는 것도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는 힌트를 준다.
쉬타이위는 원래 과학경시대회에 나갈 정도로 영재였다. 그러나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수영시합을 하다가 한 친구가 빠져 죽자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린전신이 과거의 쉬타이위로 돌아가라고 하자 무섭게 공부하며 전교 10등의 성적을 올린다. 그러나 새로 부임해온 학생주임은 쉬타이위가 커닝을 해서 그런 성적을 거두었다며 오히려 망신을 준다. 전교 행사가 있던 날, 학생들은 모두 증거도 없이 학생을 의심하고 무시하는 학생주임에 대항하여 성토한다.
결국 린전신은 짝사랑하던 오우양과 가까워지고, 쉬타이위는 타오민민과 가까워진다. 둘이 원하던 상대를 각각 차지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맞춰 각자 소원을 빈다. 쉬타이위의 마음속에는 린전신의 기도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기를 바란다. 쉬타이위는 예쁘고 공부 잘하는 타오민민보다 성격 좋은 린전신을 좋아했던 것이다.
쉬타이위는 타교 학생들과의 폭행사건으로 졸업 직전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각자 성인이 되었다. 유덕화의 콘서트가 있던 날, 표를 못 구해 터덜터덜 콘서트장 밖을 맴도는데 어떤 남자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유덕화였다. 콘서트 좌석이 없으면 연락하라며 매니저의 전화번호를 남긴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몇 미터 뒤에 서 있었는데 쉬타이위였다.
청소년 영화는 시니어들에게는 세대 차이가 나서 안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기우였다. 오히려 그동안 굳어졌던 감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설렘, 풋풋한 젊음을 상기하며 같이 울고 웃었다. 마음에 들면 상대에게 생일을 공개하는 관습은 생소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 책받침, 삐삐, 롤러 스케이트장에서의 데이트, 연예인 입간판 선물, 녹음 테이프로 마음 전하기, 싸움꾼이지만 동료에게는 인간미가 넘치는 일진 짱 등 공감할 요소가 많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빙빙 돌거나 혹은 주인을 무는 등 다양한 행동을 한다. 물론 반려견의 경우 강아지가 이를 갈 때 하는 행동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스트레스 때문에 보이는 이상행동일 가능성이 많다. 마음의 병이 지나치면 큰 병이 된다. 함께 사는 반려동물의 행동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자료제공 웹진
몸을 핥는다고 혼내면 절대 안 돼요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한 부위만을 집요하게 핥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행동을 내버려두면 피부 염증이 생겨 털이 빠지거나 심할 경우 피부층이 벗겨지기도 한다. 심하면 자기 몸을 물어 자해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구나 물건 등을 집착하듯 지속적으로 물어뜯는 것도 스트레스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뭐든지 마구잡이로 물어뜯는다. 특히 이런 행동은 활동성이 많은 중형견과 대형견, 분리불안증을 보이는 강아지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반려견이 가족구성원을 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그 사람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몸을 세게 긁는가 하면 용변 실수를 하고 지나치게 응석을 부리기도 한다. 반려견의 동공이 확대되거나, 눈 사이와 입 가장자리에 주름이 생기는 신체적인 증상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신호 중 하나다. 반려견의 스트레스가 만성화하면 같은 곳을 빙빙 돌거나 자신의 꼬리를 쫓아 도는 등의 상동행동(비정상적인 반복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불안함 때문에 시작한 상동행동이 점차 버릇으로 굳어지면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강박신경증이 악화될 수 있다.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해 행동을 멈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때 혼을 내면 안 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의 만성 스트레스도 질병의 원인이 된다. 자주 긴장하거나 스트레스에 약한 강아지의 경우 식욕부진, 궤양성 대장염에 걸릴 수 있다.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컨디션이 안 좋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 마음껏 운동을 시켜 남아도는 에너지를 발산시키고, 마사지를 해주는 등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말보다는 보디랭귀지가 더 효과적
반려견을 훈련시킬 때는 말보다 보디랭귀가 더 효과적이다. 신체 부위를 건드리거나 간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경우도 많은데 지나친 장난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간식을 줄 듯 말듯하며 애태우거나 꼬리, 귀 등을 잡아당기는 행동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 옆에 있는 것도 반려견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손님이 왔을 때는 반려견을 격리시켜두거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냄새를 맡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일상이 바쁘고 피곤하다고 너무 오래 신경도 안 쓰고 혼자 내버려두면 안 된다. 반려견도 외로우면 화가 나고 불안해한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반려견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반려견, 자주 안아주는 게 좋을까?
반려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반려견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행동 중에는 불편하거나 위협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이 있다. 특히 뒤에서 안는 행동은 조심해야 한다. 반려견은 시야가 좁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몸을 만지는 행동에 굉장히 민감해하며 불안감을 갖는다. 반려견은 시야를 가리는 행위, 정면에서 다가오는 행위, 귀를 덮는 행위 등을 싫어한다.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만지는 것도 반려견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 중 하나다. 반려견을 처음 만났을 때는 특히 낯을 많이 가리므로 머리보다는 등을 쓰다듬으면서 그 손길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좋다.
과잉 그루밍, 알고 보면 스트레스 때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털이 빠지는 것처럼 반려묘도 털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고양이의 ‘그루밍’은 치유의 효과가 있지만,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가 다 드러날 때까지 같은 곳을 계속 핥는 경우가 있다. 이런 행위를 ‘과잉 그루밍’이라고 하는데 피부 이상이 없는데 털이 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는 식욕을 급격하게 잃어버리거나 행동이 둔해지거나 어딘가에 숨어 폭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가장 흔한 이상행동은 소변을 엉뚱한 곳에 보는 행위다. 일부러 화장실이 아닌 곳에 소변을 보는 등 이상행동을 해서 주인에게 자신의 문제를 알리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계속된다면 함께 놀아주거나 장난감을 줘서 기분을 전환시킨다. 사료를 좀 더 주거나 긴장을 풀도록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고양이가 배변 실수를 할 때 무조건 혼을 낸다면 주인의 접근을 두려워하게 된다. 고양이가 잘못했을 때 혼내는 것 보다는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그에 맞는 보상을 주는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자유로운 동물, 강제로 훈련시키지 마세요
고양이는 강제로 훈련을 시킬 필요가 없다. 강아지와 달리 ‘앉아’, ‘일어서’ 같은 복종 훈련을 아무리 시켜도 효과가 없다. 고양이는 안아주는 것도 싫어한다. ‘무언가 나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고양이는 배, 뒷다리 등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목 뒤, 턱과 귀 주변을 부드럽게 긁어주는 것을 선호하니 애정을 표시할 때는 그곳을 만져주는 것이 좋다. 고양이가 원하지 않을 때는 강제적인 스킨십을 피해야 한다. 고양이가 먼저 다가왔을 때 얼굴 주변을 가볍게 쓰다듬는 정도의 반응을 보이면 고양이가 좋아한다. 화장실은 깨끗하게 치워준다. 고양이는 화장실이 깨끗해야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면서 제대로 배변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양이의 화장실은 주인이 배변을 처리하기 좋은 장소보다는 고양이가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장소에 두는 것이 좋다.
바빠도 하루 30분은 꼭 놀아주세요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주인에 대한 의존성이 없기 때문에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양이도 외로움을 느낀다. 심할 경우 주인의 부재에 분리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바빠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고양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후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향이 강한 세제, 탈취제 냄새 등은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고양이가 이용하는 화장실과 용품을 세척할 때는 향이 나지 않는 천연세제 등을 이용하자. 처음 만나는 동물을 보면 본능적으로 공격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중요시하는 ‘영역동물’이다. 당연히 다른 동물이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왔을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계속 같이 지내야 할 동물이라면 서로가 익숙해질 때까지 천천히 시간을 갖고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반려견, 반려묘와 살다 보면 서서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빠지거나 점점 길어져 눈을 덮는 털도 그렇고 발바닥에는 종종 상처도 생긴다. 낑낑대며 걸어서 어디라도 다쳤나 살펴보려고 하면 소리를 지르면서 아픔을 호소한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울 때 간단하게나마 필요한 미용 도구와 발바닥 및 털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료제공 웹진
반려견 털 관리할 때 필요한 도구
슬리커 브러시 슬리커 브러시는 중·장모 견종의 죽은 털을 제거할 때 사용한다. 죽은 털만 제거해도 털에 윤기가 돌고,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 반려견의 털 걱정도 덜 수 있다. 슬리커 브러시로 빗질을 할 때는 털이 자란 방향으로 가볍게 빗어줘야 한다. 반려견이 시원해할 것이다. 피모를 강하게 자극하면 찰과상이 생길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고무빗 고무빗은 단모 견종의 먼지와 털을 제거할 때 쓰인다. 중·장모 견종들과 달리 털이 짧아 고무빗으로만 빗어줘도 털에 윤기가 돈다. 고무빗은 슬리커 브러시처럼 피모에 찰과상이 생길 염려는 안 해도 된다. 단, 예민한 피모를 가진 반려견의 경우 마찬가지로 털이 자란 방향으로 가볍게 빗어줘야 한다.
가위 가위는 중·장모 견종의 엉킨 털을 자르는 데 이용한다. 안전을 위해 반드시 빗을 털 뭉치 아래에 넣고, 빗 위에서 가위질을 해야 한다.
클리퍼 클리퍼는 어떤 견종이든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가위보다는 빠른 시간 안에 미용을 끝낼 수 있다. 그러나 과열되기 쉬워 화상을 입거나 모터가 타버릴 수 있다. 중간중간 클리퍼 날 부분의 열을 확인하면서 쉬엄쉬엄 미용을 해주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세척 후에는 날을 잘 닦은 뒤 냉각, 소독해 보관한다.
피모 관리 유의 사항
☞반려견
포메라니안, 스피츠와 같은 이중모 견종은 모근에 가깝게 클리퍼를 사용하면 털이 다시 안자라는 경우가 있다. 털의 특성을 잘 파악해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사료와 간식을 고를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료가 불분명한 제품은 반려견의 털과 피부를 망가뜨릴 수 있다. 원료를 꼼꼼하게 체크해 건강한 사료와 간식을 먹이도록 한다. 목욕 뒤에는 드라이어의 미풍이나 냉풍으로 털을 말려야 한다. 반려견들은 체온이 높아 고온으로 말릴 경우 고체온증에 걸리기 쉽다. 물은 깨끗하고 신선한 것으로 줘야 한다. 특히 물을 잘 먹지 않는 강아지의 경우 수분 부족이 지속되면 피부에 문제가 생기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 신부전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반려묘
고양이의 경우는 스스로 털을 핥아 몸을 단장하는 ‘그루밍’을 한다. 또 ‘그루밍’을 통해 ‘헤어볼(털 뭉치)’을 토해내는 행동을 한다. 따라서 아침, 저녁으로 가볍게 빗질로 죽은 털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단모종의 경우는 촘촘한 빗으로 빗기고, 장모종의 경우는 조금 성긴 빗으로 빗겨주면 좋다. 털을 들어 속 털까지 빗어줘야 엉키지 않는다. 고양이는 털이 엉키면 불편해하고 가려워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안 된다. 빗질을 싫어하는 고양이라면 고무장갑을 끼고 물을 묻혀 고양이의 몸을 쓸어주면 된다. 목욕을 시키거나 털을 미는 방법도 있다. 미용 전문가에게 맡겨도 좋지만 후유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집에서 미용을 하는 고양이가 많다. 만약 헤어볼을 계속해서 토해내면 헤어볼 제거에 도움 되는 사료, 간식, 보조제를 먹이거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먹인다. 식이섬유는 헤어볼을 장까지 운반해 배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
건조한 겨울철, 반려견·반려묘의 발바닥 건강 관리
☞반려견
반려견의 발바닥은 두꺼운 편이라서 한 번 갈라지거나 상처를 입으면 회복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건조함으로 갈라진 상황이라면 그로 인해 발바닥에 상처를 입는 일이 더 잦아질 수 있다. 이미 갈라졌거나 상처를 입은 상태라면 2차 감염까지 가지 않도록 빠르게 치료해주는 게 좋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발바닥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미리 관리를 해 예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산책을 다녀온 후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발바닥을 깨끗하게 닦아준다. 발바닥 사이에 이물질이 끼어 있을 경우 그것들로 인해 작은 상처가 생겨 갈라질 수도 있다.
두 번째, 발바닥 털을 손질한다. 발바닥 털이 많이 엉켜 있으면 산책할 때 많은 이물질이 발바닥 사이에 낄 수 있다. 발바닥 털은 반려견 보행 시 미끄러움을 유발해 슬개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발톱이 너무 길지 않게 잘라준다. 제때 잘라주지 않으면 발톱이 발바닥으로 파고들어가 상처를 낼 수 있다.
네 번째, 반려견 전용 발바닥 보습제를 수시로 발라준다. 마사지하듯이 가볍게 눌러주면서 발라주면 좋다.
다섯 번째, 발바닥 마사지를 해준다. 사람의 발바닥처럼 반려견도 경락이 발바닥에 집중되어 있어 마사지를 해주면 건강에도 좋고 피로도 풀어줄 수 있다.
맨발로 보행하는 반려견들에게는 여름철의 뜨거운 길 혹은 겨울철의 차가운 길은 독이 될 수 있다. 발바닥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신발이나 패드 등을 신겨보는 것은 어떨까?
☞반려묘
반려묘들의 발바닥 건조는 영양 불균형 또는 모래의 영향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작은 상처의 경우 보통 ‘그루밍’을 통해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발견 즉시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치료하는 게 좋다.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발바닥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가장 간편한 예방법은 반려묘 전용 발바닥 보습제를 사용해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다. 예민한 고양이의 경우 발바닥을 못 만지게 할 수도 있지만, 잠이 들었을 때 조금이라도 발라주기를 권장한다. 만약 건조함 때문이 아니라면 현재 먹고 있는 사료 및 간식의 영양성분과 모래가 청결히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충분한 물 섭취도 필요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고양이 피부 또한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해주고, 물을 잘 먹지 않는 고양이의 경우 습식사료를 주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 유지도 중요하다. 겨울철은 실내가 건조하므로, 가습기를 이용하거나 젖은 수건 등을 걸어놓고 습도 유지를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