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취업과 실업은 사회적 문제로 늘 언급된다. 하지만 출생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가속화된다면 고령자 취업과 실업 문제를 마냥 두고만 볼 수 없을 것이다. 은퇴가 노동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노동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고령화가 우리보다 빨리 진행된 해외에서는 어떠한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해외의 중장년 취업 지원 제도를 살펴보자.
참고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난해 일본은 법 개정을 통해서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 종업원들이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의 노력 의무’를 규정한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올해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실제로 일본의 가전제품 판매점 ‘노지마’(Nojima)는 근로자의 고용계약 상한 시기를 65세에서 80세로 연장했다. 65세가 된 근로자의 건강 상태와 근무 태도 등을 고려해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할 예정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정년 연장을 통해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숙련된 노동자를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정년의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정년이 연장되는 원인은 고령화 때문이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다. 실제로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대부분의 중위연령은 40세 이상이며, 이탈리아와 독일, 일본 등은 50세에 육박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고령화가 진행된 상태다. 2050년이 되면 한국은 중위연령이 56.4세로 급격히 상승하여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고령화를 겪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출산율 하락을 겪고 있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도 인구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어느 국가도 고령화의 늪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고용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 10년간 OECD 평균적으로 55~64세 고령자의 노동 시장 참여율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가별로 편차는 존재하지만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헝가리, 네덜란드의 경우 18%P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아이슬란드의 경우 소폭 감소했으나 평균 80% 이상을 유지하며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종합하면 은퇴 이후에도 중장년의 취업은 세계적으로 활발한 상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은퇴자의 역량을 활용한 취업 프로그램이 민간 부문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각 나라에서는 중장년을 위해 어떤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까? 고령화 정책의 선두주자인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다양한 일과 학습의 연계, 미국
미국은 중장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일과 학습의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지역사회 고용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일로써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이를 위해서는 이제껏 쌓은 역량을 발휘하여 일할 기회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삶의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는 다양한 학습 기회를 준다.
중장년의 관심사에 맞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창업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앙코르 이니셔티브’(Encore Initiative)을 운영한다. 50세 이상 예비 창업자를 위해 온라인 수업, 워크숍, 업무 관련 네트워킹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특히 중장년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설한다. 예를 들어 50세 이상 여성 10~15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경제 및 마케팅 지식, 자영업 상식과 관련된 교육을 한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교육 수준이 높은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그 성과로 발생한 새로운 일자리는 삶의 의욕을 고취하고,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 활동 인구의 빈자리를 채워준다”고 말했다.
앞서 본 예와 같이 취업이나 창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역량을 발달시키거나 삶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교육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백투워크 50플러스(Back to Work 50+)와 로드 스칼라(Road Scholar)다. 전자는 새로운 역량 개발에 해당하고, 후자는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백투워크 50플러스는 미국의 5곳의 전문대학에서 진행되며, 중장년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워크숍, 개별 코칭 세션, 컴퓨터 교육, 노후 재정 관리 등을 가르친다. 로드 스칼라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여행 프로그램이다. 야외 모험 활동, 테마 여행, 세대 간 프로그램, 여성 특화 프로그램 등 40여 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매년 10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니어의 학습 욕구를 교실이 아닌 여행을 통해 구현하는 사업 모델이다. 김 교수는 “로드 스칼라는 일반 여행에 학문적 깊이가 더해진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했다.
경험과 기술을 활용한, 일본
‘노인들의 나라’로 불리는 일본은 세계적으로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발간한 ‘2020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한국어판을 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일본이 28.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이탈리아(23.3%), 포르투갈(22.8%), 핀란드(22.6%)가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5.8%로 44위를 기록했다. 고령자의 비율만큼 고령자의 노동 시장 참여율도 높았다.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노동 시장 참여율은 약 25%다. OECD 평균이 약 15%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이렇게 참여율이 높은 이유는 경제적·사회적 참여 욕구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63.6%의 고령 노동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노동 시장에 남아 있기를 원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중장년은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70세 이상도 건강 문제가 없다면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70% 이상이었다.
일본은 앞으로도 고령화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들을 경제 활동의 주축으로 보고 있다. 고령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민간과 지역 복지기관들이 연계해 다양한 취업과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고령 노동자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노동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게끔 보조하는 정책을 계속 확대할 전망이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이 바로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터 인재 프로그램’과 ‘생애 프로페셔널 프로그램’이다.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쌓아온 조정 능력, 협상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종합관리 능력을 살려 중소기업 재취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도쿄일자리센터에서 주관하며, 대기업 및 중견기업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쌓은 5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직무 유형은 7가지 직종(경영, 인사노무, 재무경리, 해외영업, IT시스템 관련, 기술관리)으로 구분된다. 취직에 성공한 시니어 중 시니어의 전문성이 직종에 합치된 경우는 약 70%이며, 비전문 영역으로 취직된 경우는 30%다. 시니어 중소기업 서포트 인재의 보수는 근무 시간, 주간 근무 일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주 5일 기준으로 25만 엔(약 264만 원)에서 30만 엔(약 317만 원) 사이다.
한편 민간 영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생애 프로페셔널 프로그램’이다. 도쿄에 소재한 민간 주식회사 ‘퀼리티오브라이프’(Quality of Life)가 2006년 11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대기업 전문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에 경영 자문을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의 조언자로서 경영지원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50세 이상을 ‘생애 프로페셔널’로 임명한다. 이들은 고문 또는 어드바이저로서 기업의 여러 경영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생애 프로페셔널은 2가지 효과가 있다. 일단 시니어 전문가의 경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근무 형태로 고문 소개 서비스를 활용하면 주 1회 등 은퇴 후 유연한 방식의 근무가 가능하다. 시니어 비즈니스 관계자는 “은퇴 후 역량을 보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시니어는 기업이 탐내는 인재가 될 수 있다. 국가와 더불어 기업이 상호 보완적으로 일자리 지원에 참여하면 시니어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해외의 민간에서 적용하고 있는 중장년 일자리 지원 제도와 기관을 살펴보자.
해외의 중장년 일자리 지원 제도 및 기관
시니어 네트워크
50세 이상 실직한 고령자로 구성된 비영리 사회혁신 조직이자, 덴마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네트워크 단체다. 실직한 고령 근로자가 네트워킹을 통해 노동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로 지역 내 잡센터(Job Center)와 협력하여 구직을 원하는 실직 고령자와 구인처를 연계하는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리스타트 프로그램
50세 이상의 구직자 중 6개월 이상 실업수당을 수령한 사람들을 고용하는 고용주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고용 보조금 정책이다. 일주일에 최소 30시간 이상 일하는 중장년 근로자 1인 고용에 2년 동안 최대 1만 달러의 급여를 보조하는데, 최초 6개월과 12개월에 각 3000달러, 그리고 18개월과 24개월에 각 2000달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제3기 인생대학
전일제 고용에 속하지 않는 고령층의 학습 고취를 위해 만들어진 전국 단위 학습 조직이다. 고령층 인구가 자신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관심사를 나누기 위한 연결망이다. 시험이나 과제 등은 없다. 대신 정규 수업과 스터디 그룹을 통해 흥미가 있거나 자신이 보유한 기술 및 지식을 공유한다.
은퇴 후 딱히 내밀 만한 명함도 없는 인생 후반전에서는 ‘외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처음 만났을 때 악수를 하고 또 명함을 건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명함은 보는 둥 마는 둥 명함 지갑에 쑤셔 넣기 일쑤다. 반면 눈으론 스캔부터 한다.
걸음걸이, 표정, 옷맵시, 액세서리 같은 정보들로 먼저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직 악수도 하기 전이고 통성명도 안 한 상태에서 보이는 그대로 ‘저장’ 버튼부터 누른다. 그의 옷차림과 패션센스 그리고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 등이 먼저 기억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보여주는 패션코드가 악수보다 먼저인 세상이다. 머지않아 명함이 지구상에서 없어질 날이 올 것이다.
이미 명함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연락처 파일을 주고받거나 SNS 네트워킹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시대다. 그럴수록 외모와 패션은 그 중요성이 더해갈 것이다. 요즘에는 줄임말이나 이모티콘으로 말이나 느낌을 간단하게 그러나 꽤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외모와 패션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이모티콘’이다.
사람의 외모를 구성하는 요소 중 으뜸은 아무래도 얼굴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몸매와 옷차림 그리고 구두와 핸드백, 안경, 팔찌 등 액세서리도 무시할 수 없는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성형과 미용, 화장기술까지 나날이 발전하는 요즘, 얼굴 외의 구성 요소들이 결국은 승패(?)를 좌우한다.
“부모님 날 나으시고 원장님 날 빚으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잘 빚은 비슷비슷한 얼굴들은 넘쳐난다. 패션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얼굴이 완벽해도 패션이 꽝이면 눈에 잘 띄질 않는다. 오히려 옷 잘 입는 스타일 쩌는 얼굴꽝은 주목의 대상이 된다.
비싼 옷 안 사도 내가 명품이 돼보자
꼭 명품을 입어야 옷맵시가 나고 외모가 경쟁력을 갖는 게 아니다. 옷맵시가 나면 싼 옷도 비싸 보인다. 유명 브랜드가 정답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떻게 변신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우선 유명 브랜드에 목매기보단 자기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을 입으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요즘 유행하고 있는 루즈핏 오버핏은 예외다. 신체가 더 이상 자랄 것도 아닌데 왜 자기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일단 입고 싶은 것부터 입어라.
남자들의 경우 바지를 제발 질질 끌리게 입지 마라. 과감하게 밑단을 자르자. 복숭아뼈는 감춰놓으라고 있는 게 아니다. 소매도 손등을 덮을 정도로 길게 입지 말자. 양말도 무시하지 말자. 양말은 일반적으로 바지의 컬러와 매칭하는 게 좋다. 요즘 진짜 멋쟁이는 아주 튀는 컬러를 매칭하기도 한다. 사시사철 검은색 양말을 고집하는 당신은 매일이 장례식 참석 모드다. 회색이나 감색 양복에는 브라운 컬러의 구두가 제격이다. 검은색 구두는 장례식 참석할 때나 꺼내 신으면 된다. 안경도 이제는 액세서리다. 패션의 완성을 위한 소품으로 안경에 투자하라. 투자 대비 효과 만점이다. 가성비 ‘갑’이다.
아직은 중년 남자들이 어색해하는 팔찌도 시도해봄직하다. 필자의 팔뚝은 시계 대신 팔찌에 양보한 지 오래다. 팔찌로 남성미를 물씬 풍길 수도 있다. 남성들이여, 팔찌나 목걸이를 과감히 시도해보라. 건강 팔찌, 황금 목걸이 같은 건 말고. 겨울철엔 비니도 시도해보자. 당신의 패션 나이가 몰라보게 젊어질 것이다. 어쩌면 길 가다 뒤돌아보는 사람들도 생길지 모른다.
“나이 들수록 외모가 경쟁력이다.” 이 말은 뒤집어보면 “나이가 들면 외모는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말과 같다. 슬프다. 결국은 생물학적 늙음과 퇴보는 어쩔 수 없다. 세상 기준의 외모 경쟁력은 차츰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과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 혹자는 진짜 뼈를 깎기까지 한다. 현대의료과학기술 발전의 쾌거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생물학적 젊은이들에게서 느껴지는 활력, 역동성 등은 아무리 좋은 현대의료과학기술로도 어림없다. 스스로 내면을 바꾸려는 노력과 훈련이 없으면 절대 따라갈 수 없다. 외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젊게 생각하고 젊게 행동해야 한다. 결국은 애티튜드부터 바뀌어야 한다. 애티튜드의 변화가 수반되는 내적 충실함이 외모라는 스크린에 자연스레 투영되어 나타나야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이 있는 외모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성 닉 우스터. 필자의 패션 스승(?)이다. 그를 주목했던 이유는 단순히 옷을 잘 입어서가 아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가 못생겼고 키도 작았기 때문이다. 깊게 패인 주름, 170cm도 안 되는 키와 지나치게 큰 근육형 몸매는 패셔니스타가 되기엔 매우 열악한 조건이었다. 그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흠모하면서부터 필자의 패션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패션관’이 달라졌다. 용기도 급상승했다. 주위 시선에서도 조금씩 자유스러워졌다. 주변의 반응도 덩달아 점점 좋아지는 걸 느끼면서 조금씩 패션 아이콘이 되어가는 기쁨도 누리게 되었다. 어느덧 주위의 시선을 즐기게까지 되었다.
필자가 주재하던 중국 상하이 패션 업계에선 꽤 유명한 옷 잘 입는 ‘韩国大叔’(한국 아저씨)로 불렸다. 패션 감각만 젊어진 게 아니다. 라이프스타일도 함께 젊어졌다. 운동도 열심히 했다. 걷기를 생활화하기 위해 지하철 역 두세 정거장은 걸었다. 옷 입는 것도 점점 더 과감해졌다.
수많은 길고 펑퍼짐한 바지들은 테이퍼드핏으로 리폼했다. 필자의 발목은 더 자주 노출되었다. 양말들도 크레파스처럼 갖가지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그렇게 필자의 패션은 차츰 회자되었다. 심지어 필자의 착장을 찍어 여기저기로 퍼 나르는 패션 블로거들까지 생겨났다. 또한 길거리 캐스팅도 되어 TV 광고를 찍는 기적까지 일어났다. 화보 모델로도 데뷔를 했다. 내 자신이 패셔니스타로 거듭난 게 좋았다. 행복했다. 그리고 감히 다짐했다. 한국의 닉 우스터가 되겠다고.
당신도 할 수 있다. 이 땅의 모든 닉 우스터 워너비 그레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은퇴 후 개인 사업이나 창업 등을 계획하는 중장년들이 있다. 전문 기술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해 그 규모를 점차 늘려야 하는데, 사무실을 따로 두려면 초기 자금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줄 방법의 하나로 ‘공유사무실(오피스)’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도 50+세대의 인생 재설계를 위한 창업 및 단체 활동 지원을 위해 공유사무실을 지원한다. 아직 법인설립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입주 기간 내 창업 예정이라면 신청 가능하다. 그밖에 신정 자격 및 지원 내용 등에 대해 정리해봤다.
◇ 2021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공유사무실' 지원
ㆍ선발 인원 △중부캠퍼스 개인석 8명 단체석 4석(2팀) △서부캠퍼스 자유석 20명 △남부캠퍼스 개인석 5명 단체석 8석(2~4팀) *자유석, 개인석은 비지정석, 단체석은 지정석으로 운영
ㆍ자격 요건 △[공통] 만 40~69세의 서울시 거주자 또는 사업자등록지가 서울인 자 *최종 선발 단체 대표 기준 만 50~64세 비중 70% 이상 운영 △[단체] (예비창업팀) 모집공고일 기준 단체(법인)설립등록을 아니한 자로, 입주 기간 내에 창업이 가능한 자, (초기 창업단체 및 법인) 모집 공고일 기준 창업 3년 미만인 자 우대 △[개인] (예비/초기) 창업자, 프리랜서, 공익활동가 등 *우대사항: 재단 및 입주자 간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한 개인 및 단체
ㆍ신청 제외 대상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운여하는 공유사무실 만기(3년) 입주자(50+센터 제외) △지원불가 업종으로 창업(예정)인 경우 △외국인 등
ㆍ제출 서류 입주신청서, 사업(활동)계획서, 서약서, 개읹어보수집·이용 및 제공 동의서 등
ㆍ입주 기간 계약일로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재평가에 의해 최초 계약일로부터 최장 3년 이내 연장 가능
ㆍ접수 방법 2021년 2월 11일 오후 6시까지 캠퍼스별 공유사무실 담당자 이메일로 서류 제출 *서류 접수 후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심사를 거쳐 협약 체결 후 3월부터 입주
ㆍ지원 사항 △사무집기(책상, 의자, 사물함, 서랍장, 캐비넷, 복합기) △공용시설(회의실, 탕비실, 휴게공간, 라운지 등) △교육(사업계획, 경영실무 등 전문가 특강) △네트워크(입주자 월례회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
ㆍ이용료 △[공통] 좌석 당 3만 원 △[중부 단체석] 2인석 10만 원 *지정석 이용 시 보증금 100만 원 별도 △이용료 내역: 사용료(5000원/㎡)+관리비(4477원/㎡, 전기요금 등 포함) *이용료는 분기별 지정일 선납(연 4회)
신청 제외 대상에는 ‘지원 불가 업종으로 창업(예정)인 경우’가 있다. 지원 불가 업종은 제조업(불건전 영상게임기 및 도박 게임장비, 용품 제조업), 건설업, 도매 및 소매업(자동차 판매 및 부품 소매업, 주류 및 담배 중개업 등), 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임대업, 보건업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및 각 지역 캠퍼스(서부·중부·남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평생 현역시대다. 이런 경향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0월 고용동향 발표를 살펴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17년 같은 달에 비해 24만3000명이 늘었다. 중장년의 ‘일자리 찾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은퇴 후 새 일자리를 찾는 ‘베이비붐 세대’의 진입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장년은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노사발전재단 경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임선화 소장을 통해 그 방법을 알아봤다.
1 진짜 원하는 것이 뭘까? ‘나를 알아야’
일자리 지원 기관의 실무자들은 “상당수 구직자는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하고 싶은 일의 분야를 명확히 말하는 구직자를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 심지어는 “그냥 좋은 곳으로 하나 소개해 달라”며 떼를 쓰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일자리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임선화 소장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 아무데나 괜찮은 자리로 취업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자신의 직무 경력을 상세히 설명하고 지원 가능한 일자리를 소개받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물론 원하는 일자리의 이상향을 구체화하는 것도 좋다. 업무 분야나 지역, 근무시간 등도 미리 생각해야 구직에 유리하고, 원하는 급여 수준도 어느 정도 정해놓아야 한다. 생계유지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면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 형태의 일자리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2 취업시장에 경로우대는 없다 ‘나를 가꿔라’
“면접 보는 날 등산화에 등산복 차림으로 나타나시는 분도 적지 않아요.” 일자리 지원 기관 실무자들이 꼽는 가장 난감한 경우 중 대표적 사례다. 애써 면접까지 성사시켜놨더니 최소한의 예의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다.
구직 행위는 기업에 나를 선보이는 일이다.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좋은 인상을 보여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다. 중장년 구직자 중 상당수가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그러나 기업의 구직자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이 종이 몇 장에 의해 판가름난다.
내가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자신 없다면 관련 기관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전직지원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재취업 상담을 통해 작성을 도와주기도 하고, 구직서류클리닉에선 작성된 서류를 점검한 후 모의면접을 통해 면접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3 나를 위한 ‘꿀’직장은 없다 ‘눈높이를 낮춰라’
중장년 구직자 선호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재취업 시장에서는 잘나가는 대기업 출신 퇴직자가 ‘기피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의외로 크다는 것이다. 의외다. 가장 체계적이고 선진화한 시스템의 첨병에 있던 인재라면 사람을 취업시켜야 하는 입장에선 가장 좋은 상품 아닐까? 하지만 전 직장보다 주먹구구식인 시스템에 불만만 쌓일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출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중장년을 받아주는 일자리는 대부분 척박하다. ‘왕년에’ 근무했던 일자리와도 대부분 거리가 멀다. 통계청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업한 50세 이상 취업자 고용 분야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은 농축산 숙련직이 차지했다.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이 뒤를 이었다. 이와 비슷한 통계가 있다. 바로 교육 정도별 취업자 통계다. 중졸 이하 취업자의 분야별 규모 역시 1, 2위가 농축산, 청소 및 경비 관련 순이다. 50세 이상 취업자 통계와 같다. 이는 결국 50세 이상이 얻은 일자리가 흔히 말하는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다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고 눈높이를 낮춰 내게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4 퇴직 후는 늦다 ‘경력 관리는 미리 준비하라’
정년퇴직 후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중장년 중 상당수는 자격증을 돌파구로 삼는다. 퇴직 후 자격증 획득, 그리고 취업의 순서를 꿈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퇴직 후 준비는 늦다”고 입을 모은다.
퇴직 후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구직 준비기간이 길어지면 이력서를 받아보는 기업 입장에선 경력 공백이 길어진 이유를 의심하기 쉽다는 것. 또 자격증 취득 후 해당 분야로 취직이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준비기간은 말 그대로 허송세월이 될 뿐이다. 자격증이 들이대면 구직 문제가 술술 풀리는 ‘마패’ 같은 존재는 아니기 때문. 현장 전문가들이 “자격증 장사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 소장은 “퇴직 전 본인의 평판이나 경력, 인맥 등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생애경력설계서비스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취득하고자 하는 자격증의 전망 등 정보가 궁금하다면 중장년 취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같은 기관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5 선입견은 금물 ‘공공기관의 구직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라’
정부부처 산하의 기관이나 지차체 등에서 다양한 구직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직 경험자들이 꼽는 공공기관 구직지원 서비스의 장점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대부분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사설기관에선 교재나 경력설계, 자격증 취득 등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별된 구직정보도 장점이다. 물론 공공기관이라고 모든 일자리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진 않지만, 문제가 될 만한 다단계 등 불량 기업은 어느 정도 선별된다.
마지막으로는 기관의 네트워킹에 있다. 중장년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형식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이용해보기를 권한다.
한때 TV는 ‘바보상자’라고 불리곤 했다. 한창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드라마나 시리즈 프로그램 등에 빠져 하염없이 TV 앞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또, TV를 보느라 독서 등을 통해 생각하고 상상할 기회를 빼앗겨버려 사고력 발달을 저해한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어쩌면 ‘바보상자’라는 말도 구시대적인 용어가 아닐까 싶다.
요즘 초등학생은 TV 이외에도 더 매력적인 영상기기를 많이 접하기 때문에 이미 그들에게 TV는 흥미로운 존재는 아닐 것이다. 두 돌이 채 안 된 외손주도 휴대전화의 통화 버튼을 알아내는가 하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화면을 가로 세로로 밀어 화면을 바꿔 보려고 시도하다가 가끔 성공할 때도 있다. 아이패드를 통해 다양한 아이들의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한다.
이처럼 TV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 매체는 여러 세대에게 여러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은퇴세대에게도 다양한 TV 프로그램은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유익한 기구로 업그레이드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터넷과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세상을 만나며 현대적인 삶을 사는 시니어들도 있지만, 요즘 TV는 사회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일차적인 정보 전달 매개체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60세 가까이 살아왔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관심사와 취미 또는 호불호 정서가 있게 마련이다. 만약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에 대해 개념이 흐리다면, 시니어라고 일컫는 세대는 남은 미래의 시간에 생명력을 부여하기 위해 자신의 정서에 관한 개념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TV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TV 편성표를 통해 검색도 가능하고 프로그램 시청을 하며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개념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공부이기도 하고 현대 생활에 대한 적응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정리되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도 있고 흘러가는 화면 속에서도 자기 관심사를 찾아내는 안목이 생긴다. 더 나아가 드러나는 영상 이면의 진실과 허상까지 바라보고 사고하는 능력이 생긴다.
가입한 인터넷 TV 통신사에 따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다큐멘터리와 라이프, 세계 테마 기행을 주로 시청한다. 그 외에 미술 건축에 대한 공부, 유명 콘서트도 TV를 통해 즐긴다. 가까운 아시아부터 지구촌 곳곳의 문화기행을 통해 역사, 지리, 먹거리 정보를 전달받고 수준 높은 전문가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시간은 또 다른 일상의 힐링이며 취미다. TV는 나에게 더는 ‘바보상자’가 아닌 ‘유익한 메커니즘’이다. 이러한 TV 시청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오프라인 등으로 2차적인 활동반경이 확장될 수도 있지만, 이미 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소득이다.
부모세대가 사셨던 세상을 돌이켜 생각하고, 비교할 때 환경오염과 기약 없는 수명 연장에 비례한 경제문제 등 부정적인 면도 더러 있지만,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은퇴세대들이 누리는 편리한 사회구조와 시설, 상대적인 젊음 등을 느꼈을 때 만족감은 더욱 크다. 여생의 스마트한 삶을 위하여 정보력, 사고력, 소통력을 기르는 꾸준한 훈련은 은퇴세대의 필수과제일 것이다.
올해의 마지막 달력을 한 장 남긴 12월의 첫날 국내 최대 벤처창업 축제에 다녀왔다.
창업이라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식사업으로 생겼다 하면 얼마 안 가 간판이 바뀌고 가게가 없어지는 일을 많이 보아왔는데 이번 전시장에 와보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이렇게 많다는데 놀라기도 했고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종학)가 주최하는 벤처창업 페스티벌이 11월 30일부터 3일간 강남 코엑스 전시 홀에서 열렸는데 필자는 둘째 날인 12월 1일에 참석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매우 다양한 수많은 벤처기업의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페스티벌 프로그램은 창업자-투자자-미디어 매칭, 글로벌 컨퍼런스, 네트워킹 파티, 토크 콘서트, 제품전시, 데모데이, BJ 리뷰 등이 있고 벤처 창업기업,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예비창업자 및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 참여대상이다.
생소한 용어도 많았는데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이고 엑셀러레이터는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서 키우는 스타트업에 초기자금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단체를 말한다.
‘혁신성장, 스타트업 생태계와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페스티벌의 목적은 창업자,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등 창업생태계 구성원 간 협력의 장을 통해 창업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촉진하는 데 있다.
넓은 전시장은 글로벌 창업생태계 교류를 위한 B홀의 유료행사와 벤처창업 붐 확산을 위한 C홀의 무료행사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다양한 벤처기업의 부스를 돌아보니 예비창업자나 초기, 도약창업자, 그리고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고 유익할 만한 프로그램이 많은 것 같았다.
필자는 먼저 세 곳의 안내받은 벤처 부스를 찾았는데 건국대학교 학생이 창업한 스타트업 ‘팜스킨’이 눈에 띄었다.
젖소의 초유를 이용하는 독일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초유를 활용할 방법을 연구하다가 피부에 좋은 효과를 주는데 착안하여 마스크팩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젖소가 생산하는 초유의 아주 작은 양만 송아지가 먹고 나머지는 버려지는데 초유에는 많은 천연 생체 활성 성분이 있지만 아쉽게도 개발기술이 없어 그동안은 폐기되었다.
이에 팜스킨에서는 기술을 인정받아 도전 K스타트업 2017 특별상을 받았다.
청주의 청원 목장에서 원료를 공급받아 여성들의 필수품인 질 좋은 마스크 팩을 생산하는데 다른 제품과의 차별점은 마스크 팩 후 바르는 영양 크림이 같이 포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무척 관심이 가는 제품을 생산하는 팜스킨 스타트업이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2000년에 개업했다가 2004년에 폐업했었다는데 문제점을 보완하여 재도전해서 성공한 업체이다.
벡터 방식의 인쇄기술을 PDF 그대로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으며 사진도 확대 수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음원을 넣을 수도 있고 읽어주기도 가능하며 현재는 교육 쪽으로만 사용하지만, 일반 전자 인쇄 등으로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세 번째 취재한 곳은 노즈클린이라는 투명 코 마스크를 생산하는 곳이다.
실은 필자도 황사나 미세먼지 방지를 위해 마스크가 필요한 점은 잘 알고 있지만, 안경을 착용하는 입장에서 마스크 쓰는 게 매우 불편해 착용하지 않았다.
이 벤처창업가는 이점에 착안하여 콧속에 삽입하는 코 마스크를 개발했다는데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샘플로 하나씩 받아 착용해 보니 피톤치드의 상쾌한 향이 코를 시원하게 해주는 것처럼 청량한 느낌이었다.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로 속에 한지 필터가 들어 있다는데 콧속에 넣었지만, 이물감도 없고 이대로 미세먼지나 나쁜 냄새까지 걸러준다니 기존의 쓰는 마스크보다 참으로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넓은 전시 홀의 각 부스마다 자신들만의 좋은 아이디어로 만든 제품을 홍보하려는 벤처 창업업체가 많았는데 이들 모두 성공해서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수많은 중소 벤처기업의 파이팅을 응원한다.
심기석 세일ENS 사장은 별명 ‘ 다이소 누님’과 ‘건달’로 유명하다. 2007년 최고경영자로 승진, 현재 장수경영자로 10년째 성가와 성과를 함께 올리고 있다. 인터뷰 당일, 그녀는 살구색 재킷에 인어 스타일의 샤방샤방한 스커트 차림으로 나타났다.
심기석 세일ENS 사장(63)의 별명은 ‘다이소 누님’이다. 등산을 갈 때면 자신의 155cm의 가냘픈 체구보다도 더 큰 집채만 한 배낭을 지고 나타난다. 가파른 산을 올라가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짐을 넘기는 법이 없다. 1착으로 올라가 산마루에서 자리 펴놓고 일행들에게 바리바리 싸온 것을 풀어 먹인다. 짧은 일정의 여행에도 그는 거의 이민 갈 태세의 큰 가방을 밀며 나타나기 일쑤다. 그 커다란 산타자루 아니 트렁크에선 구호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과일, 홍삼액, 심지어는 플라스틱 소주 컵, 야외 주방도구 일습에서 이쑤시개까지…. 사랑을 퍼주고 나눠주는 선샤인, 아니 문샤인 리더십 덕분에 그의 주변에는 남녀노소가 늘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심 사장이 전통적 의미의 퍼주고 헌신하는 100% 모성형 리더만은 아니다. 그녀의 또 다른 별명은 ‘건달’이다. 바로 건배사의 달인이란 뜻이다. 술자리에선 능숙하게 소맥을 제조하고, 멋진 모습으로 술을 따르는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씩씩한 건배사로 분위기를 선도하는 그녀는 일자리에선 쓴소리를 피해가지 않으며 군기를 세게 잡는다.
심 사장에 대한 조직 내외의 공통된 평가의 핵심은 양수겸장 리더십이다. 호탕한 형님과 따뜻한 누님의 장점을 다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 같지는 않지만 남자처럼 일하고, 여성성을 내세우진 않지만 여성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평이다. 심 사장의 양극단 별명 조합처럼 건달 누님 리더십이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어중간한 중성의 평균 타협이 아니다. 상황별로 각각의 장점을 살려 평형을 맞추는 게 심 사장 리더십의 특성이다. 아낌없이 베풀며 모범을 보이되, 돌직구 직언도 아끼지 않는 ‘어른의 품격’을 보여준다. 지인들은 심 사장을 가리켜 요즘 시대에 흔치 않는 ‘어른의 롤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달 누님 리더십’은 그녀가 전문건설 설비업계 세일ENS에서 뼈가 굵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건설업은 일반적으로 남성 주도의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 공조업이란 ‘여름엔 얼마나 시원한가, 겨울엔 얼마나 따뜻한가와 관련한 냉난방 배관설비를 건축물 내에 시공하는 사업’을 뜻한다. 거대한 건물 속의 모세혈관을 유지하는 일로서 세심한 손길과 관리가 필요하다.
초창기(1970년대 초반)에 책상 두 개와 직원 세 명밖에 없었던 작은 규모의 회사는 이제 직원 100여 명, 일용근로자 2300명 내외의 튼실한 전문건설 설비업계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재수하던 중 전화나 받는 자리로 잠깐 취직한 회사에서 ‘불독 신세’로 사무실만 지킨다며 찔찔 울던 10대 소녀는 그 사이 60대 초반의 통 크고 손 큰 ‘건달 누님’이 됐다.
원래부터 성격이 담대하고 씩씩했나요?
“아니에요. 환경 탓이 큽니다(하하). 살아남기 위해 변화한 겁니다. 건설업계가 남성 주도 업종이다 보니 여자 관리자는 고사하고 직원조차 드물었습니다. 어느 자리이고 참석하면, 홍일점이란 이유만으로 눈에 띄는 겁니다. 회사 안에서나 밖에서나 직급과 상관없이 ‘한 말씀’을 요청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다못해 자기소개 인사말이라도 하라고요. 이때 ‘준비 안 해 못 한다’고 하거나 ‘시킬 줄 몰랐다’고 수줍은 척 뒤로 빼면 ‘능력 부족’으로 못나 보이잖아요.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 기억에 남도록 하자는 생각에 늘 공들여 준비했어요. 저는 여자 후배들 교육시킬 때도 ‘건배사 제대로 하는 법’부터 가르칩니다. 차례가 돌아오기보다 자원하라고 말해줍니다. 또 두루 쓸 수 있는 범용 건배사와 자신만의 특성을 살린 필살기 건배사 두 가지를 준비해두라고 강조하지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실력은 노력하면 되지만 네트워킹, 사회적응 훈련은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은 선배로부터 배우는 게 효과적이니까요.”
입에 척척, 귀에 쏙쏙 감기는 건배사가 허투루 즉흥적으로 튀어나온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심 사장은 책, 신문을 읽다가도 응용할 것이 있으면 메모하고, 변형하고, 외우고 연습한다. 사자성어로 신조어 건배사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의 히트 건배사는 인사불성(인간을 사랑하라는 말은 불경에도 나와 있고 성경에도 나와 있다), 적반하장(적당한 반주는 하느님도 장려하신다) 등이다. 술을 따르더라도 진기명기의 방법을 개발해 한편의 그럴듯한 퍼포먼스로 승화시킨다. 지방출장을 가든, 해외여행을 가든 사람들의 사는 모습, 먹는 모습, 마시는 모습은 관찰의 대상이고, 그것은 여러 가지 퍼포먼스와 아이디어에 스파크를 일으킨다. 관찰과 사고, 연습의 조합에서 의미와 재미와 흥미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고교 졸업하고 1973년에 취직해 44년간 한 직장에서 근무했습니다.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성공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내 일처럼 생각한 것입니다. 비결이라고 말할 것도 없이 평범하지만 진실입니다. ‘시간이든 돈이든 비용을 덜 들이고, 더 효과적으로,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궁리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사원, 정확하게는 전화 받는 사환으로 온갖 궂은일을 할 땐데요. 세금계산서가 들어 있는 편지봉투를 그대로 버리는 게 아까운 거예요. 글자가 쓰인 부분만 자르고 봉투 뒷면을 사무실 내에서 메모지로 썼지요. 내 것이란 생각으로…. 구매 일을 할 땐 견적을 뽑아보고 어떻게 협상해야 보다 좋은 제품을 싸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어요. 예전보다, 항상, 남보다 최고 2% 싸게 사는 작전과 목표를 세워 실천했습니다.”
구매 일을 하면서 사람 보는 법도 부가적으로 배웠다고 말한다. ‘저 사람은 곧 그만두게 될 사람, 독립할 사람, 독립해서 공장까지 지을 사람’ 등 나름대로 사람 보는 눈이 생기더라는 것. 10명 중 7명은 심 사장의 예상대로 운이 풀렸다. 족집게 적중률의 근거는 바로 주인의식이란다. ‘내 일처럼’ 진실, 성실, 창조적으로 하는 사람이 독립해서 사업도 잘하더라는 게 나름의 경험상 얻은 결론이다.
회사와 함께 개인적으로도 성장하셨는데요. 회사가 급성장하면 창업공신의 성장속도가 그에 미치지 못해 도태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중간관리자 시절, 선행학습을 충분히 한 게 도움이 됐습니다. 중간관리자는 말하자면 조직의 관절이에요. 윗사람, 아랫사람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학습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각 입장을 고루 관찰하고 이해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선행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또 마흔 넘어 영업을 하며 고객의 외부적 시각, 내부의 시각을 다 고려해보게 되더군요. 결국은 단계별로 자기의 그릇을 키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릇이 작으면 상을 차려줘도 밥을 못 챙겨먹습니다. 그릇을 키우는 게 먼저입니다.”
먼저 베풀고, 내 일처럼 하는 회사일, 좋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신세대들은 헌신하다 소진하고 탈진돼 헌신짝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일을 통해 기쁨을 얻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요. 남의 보상이나 인정을 갈구할수록 실망할 일이 많아집니다. 오히려 남에게 의존적이 되고요. 내가 열심히 하고, 배우는 것을 우선순위로 놓으면 활용당하거나 보상이 적다고 실망하는 일이 적어집니다. 결국은 자기 실력으로 쌓이는 것이거든요. 자신의 시간에, 삶에 충실하지 않고 대충 일하는 것이야말로 책임, 인생 유기이니까요. 성실히 일하면 단기적으로 손해 같지만, 장기적으론 투자입니다. 비유하면 농사와도 같습니다. 씨앗을 많이 뿌린다고 해서 모두 싹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씨앗을 많이 뿌리지 않으면 싹이 날 확률이 줄어듭니다. 일단 노력과 열정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젊은이를 만나면 ‘잘나가는 것만 부러워하지 말고 어렵고 힘든 부서에 가서 몇 년만 버텨보라’고 말합니다. 나만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다른 회사, 다른 부서, 어디에서든 잘할 수 있거든요.”
쓴소리 잘해서 ‘비즈니스계의 윤여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들 ‘밥은 사고 말은 참는 것’이 어른의 의무라고들 하는데요.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올바른 소리를 피하는 것은 진정한 어른이 아니지요. 그저 뒤에서 혀만 쯧쯧 차기보다는 뭇매를 맞더라도 옳은 말을 해주는 게 어른의 역할입니다. 당장은 듣기 싫더라도 행동에 도움이 된다면 해야지요. 열 명에게 얘기해서 한 명이라도 받아들여 변화되고, 사회를 밝게 한다면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나서서 쓴소리를 하는 이유입니다.”
‘사원에서 사장까지’ 성공신화 뒤에 숨은 콤플렉스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왜 없었겠습니까. 지금이야 예순을 넘었으니까 조금 자유로워지긴 했지요. 한창때엔 고루고루 콤플렉스투성이였습니다. 보다시피 제가 인물이 좋습니까, 키가 큽니까, 가방끈이 깁니까. 지금 이 나이니까 어느 정도 풍화됐지만 그때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영업을 할 때는 ‘내가 팔등신 미모에 좋은 학벌, 돈 많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됐을까 많이 아쉬웠지요. 또 내가 처음에는 술을 잘 못했거든요. ‘소주 두 병만 마실 수 있으면 업계 판도를 바꿨을 텐데’ 등등 별의별 생각을 다 했어요(웃음). 돌이켜보니 콤플렉스, 결핍이 오히려 다행이었어요. 부족하고 모자라서 더 노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수수하게 낳아주신 것에 감사하고요. 실력과 학력이 부족한 걸 알기에 더 노력했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건배사 개발도 술을 많이 못 먹어 술자리나 재미있게 만들자는 궁여지책에서 시작됐다. 그가 국내든, 국외든 자주 들르는 곳이 있는데 바로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 컵 홀더 등 특이하고 스토리가 있는 소품들을 사와 지인, 고객들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한다. 골프를 치고 오면 같이 간 일행들의 골프 폼과 대화 등 후일담을 메일로 전하기도 한다. 심 사장에겐 마음을 나누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기쁨의 선순환이 사업가로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의미요, 재미다.
이야기가 인맥 쪽으로 좀 흐른 것 같습니다. 모든 관계에서 개척 못지않게 중요한 게 유지관리 아닙니까.
“맞습니다. 잘나갈 때는 누구나 잘해줄 수 있습니다. 위기 때의 태도가 신뢰의 증표입니다. 진정한 신뢰는 못나갈 때도 한결같이 잘해주는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늘 말하는 게 있습니다. ‘우리 세일은 이익이 날 때뿐 아니라 밑지더라도 잘하자!’ 도장을 찍었으면 이유 불문 책임을 지고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자 합니다. 돈을 잃을망정 사람까지는 잃지 말자는 것입니다. 품질이든, 원가든 당초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는 것이지요. 평판은 얻기는 힘들지만 잃기는 쉬운 법이거든요. 우선 나부터 충실하고 튼실해져야 합니다. 내가 급급해하면 남을 챙기고 지켜줄 여유를 갖기 힘듭니다. 개인이나 회사나 다 똑같습니다.”
심 사장은 밑질 때의 마음 다스리기 법을 들려주었다. 가령 5억이 남을 줄 알았는데 5억이 밑지면 일반적인 셈법으로 ‘10억을 손해봤다’며 억울해한다. 그는 신용을 지켰으니 3억만 밑진 것으로 나름의 가감승제법을 적용한단다. 당장의 손해가 앞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올지 모른다고 ‘투자’라 생각하며 위로를 한다는 내공 어린 고백이다.
경영자 등산모임 ‘시애라’의 회장도 맡고 계시지요. 최근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봉 트레킹을 열흘간 다녀오시기도 했는데요.
“여행은 가슴 떨릴 때 가야지, 다리 떨릴 때 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더 나이 들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육체적 자신감은 물론이고 심리적 에너지를 많이 얻었습니다. 웅장한 자연도 좋았지만 그보다 의미 있는 것은 절대고독의 시간이었습니다. 몸을 뒤척이기조차 힘든 옹색한 싱글 방에서 휑뎅그렁하게 있으며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일에 대한 욕심까지도 포함해서 세속의 먼지를 떨어내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공한 경영자들이 의외로 가정 경영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여성 경영자로서 애환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요.
“‘아침밥은 얻어먹고 다니십니까?’가 내조 점수 체크 질문이지요. 저는 남편이 아침밥을 차려준답니다. 행복하고도 감사한 일이지요. 저는 계란 프라이가 있어야 아침을 먹는데요. 한번은 출장을 갔는데 지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줬어요. 밖에서도 계란프라이를 먹도록 챙겨줄 정도예요(하하). 어차피 집안일, 회사일을 다 잘하긴 힘들어요. 솔직히 말해 사장 되고선 주방 들어갈 시간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잘하는 일을 선택해,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집에선 당신 부인이지만, 밖에선 남의 부인으로 생각하라’고 말할 정도로 전투적으로 산 게 우리 시대, 여성 리더의 생존전략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이해를 구하고 신뢰를 쌓는 것, 그것 이상의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은퇴 계획을 묻고 싶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자’는 게 제 신조입니다. 외부 평가보다 내부 평가가 더 좋은 리더로 기억되고 싶고요. 우선 3년 후에 있을 회사 50주년 행사 준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에는 제 장점을 살려 나만의 재미나는 놀이터를 만들고 싶어요. 가깝고 편한 사람들끼리의 작은 공간, 행복살롱을 만들고 싶습니다.”
3시간여 격정적인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심기석 사장이 필자의 명함을 다시 꺼내들었다. 건달 누님 리더십의 직설본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긴장하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조언이 쏟아졌다.
“명함의 글자가 너무 작아요. 글자 배치도 조금 앞으로 와야겠군요.”
어른이 내리치는 죽비소리는 아프기보다는 시원한 법이다. 요즘 신세대들이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탓하는 것은 ‘발언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발언 자격’의 문제가 아닐까. 어른의 품격은 바른 소리가 아니라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자격에서 우러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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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월례 조찬 모임 백강포럼(회장 윤은기)에서 만난 조석준(趙錫俊) 전 기상청장은 포럼 진행뿐만 아니라 리스타트 공부를 하고 있었다. 백강포럼은 이른 아침에 하는 조찬 모임인데 200여 명씩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학구열이 어느 모임 보다도 뜨거운 모습이다. 조 전 청장도 자기가 선택한 것을 자기만의 속도로 해나가는 ‘프리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자신에게서 출발하는 공부를 한다. 그는 아침 조찬회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공부나 지식으로서의 공부가 아니라 삶의 변화를 동반하는 상생의 지표를 찾고 있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기자 teinny@etoday.co.kr
최근 조 전 청장은 1년 동안 참석한 백강포럼 조찬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업의 그림을 그리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SNS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메가시너지 아카데미’를 열어 보겠다는 야심찬 생각으로 기획하고 있다.
백강포럼은 일반 포럼이나 조찬회처럼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나 단순한 성공담을 전하는 차원의 강의 콘텐츠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몸담아 왔던 디지털과 방송 미디어 그리고 강연 콘텐츠를 융합하기에 충분했다.
조 전 청장이 기획하고 있는 ‘메가시너지 아카데미’는 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체계화시켜 독창적인 콘텐츠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울러 융·복합과 협업적 방식으로 개인과 조직의 핵심역량과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 네트워킹을 지원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메가시너지 프로강사 과정은 자신의 독창적인 콘텐츠(지식, 경험)을 다듬고 연마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신개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전수하여 자신의 콘텐츠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킬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고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프리스타일 공부로 얻은 ‘메가시너지 아카데미’
조 전 기상청장이 백강포럼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013년 발기인대회에서부터였다. 그때부터 백강포럼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조 전 청장은 2014년 말까지 10여 회의 조찬 모임을 진행했다. 어느 강의나 마찬가지겠지만 양질의 강사를 확보하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저희도 노력했죠. 사실 예전에는 이런 포럼이라고 하면 주로 지식 전달, 그때그때 유행하는 리더십으로 대개 콘텐츠가 이뤄졌어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50년이 넘는 성장의 배경에는 분야별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거죠. 그 내용을 살리는 게 백강포럼의 취지와도 부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우리 사회 각 분야별로 존재하는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하여 보여주는 거죠. 물론 어두운 측면도 강연을 통해 알려 계층 간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겁니다. 상생과 협력으로 가자는 거죠.”
조 전 청장은 강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있어야 하며 그 둘이 함께 만나 콘텐츠 질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에 진행했던 손욱 행복나눔25 운동본부 이사장의 감사 나눔이 실제적인 혁신으로 이어져 성공했던 것도 그런 바탕이 있었다는 설명.
이제 강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상생해야
“과거 지식인 사회에서 주류를 이뤘던 건 호흡이 긴 콘텐츠였는데, 이제는 짧고 핵심적인 정보를 다루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체질이 스피드와 핵심 축약을 선호해요. 사실 그런 기질이 한국의 압축적 발전의 원동력이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을 보다 구체화하여 정리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메가시너지 아카데미의 목적입니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개인이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더 단순명료화하여 브리핑하게 하는 것, 그리고 좋은 내용으로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과거에는 세상의 커뮤니케이션 주도가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변화가 빨라서 TV, SNS 등이 더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이제는 CEO가 ‘잘라내는(편집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CEO 밑의 사람들이 신문 스크랩 등을 해서 CEO에게 교육용으로 전달해줬는데 그건 이제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어떤 소식이 퍼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대미지(피해)도 오래 걸렸지만 요새는 두 시간만이면 전세계에 모두 퍼지고 데미지도 그만큼 빨리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이젠 어떤 조직이든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해진 세상입니다. 뭔가 잘못된 정보가 나왔을 때 ‘그건 아니다’라고 바로 말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거죠.”
손 안의 방송사,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 필요
강연들을 보면 대개 한 시간이나 두 시간 동안 이뤄지곤 했다. 그런데 요새는 나 처럼 15분짜리 강연이 나와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의미가 있다고 봐요. 그렇게 강연이 짧아지는 추세가 점점 심플해지는 미디어의 발달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30, 40분 강의를 두 개쯤 배치하는 것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구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거죠.”
조 전 청장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식이 공유되어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은 아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신선한 강연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조 전 청장이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해주고자 하는 것도 강연만이 아닌 강연 후 토론을 통해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지게끔 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방송사에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조찬회도 방송과 똑같이 그런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가 필요합니다. 일정한 수준의 편집 및 가공이 필요하다는 거죠.”
조 전 청장은 스마트폰이야말로 손 안의 방송사와 똑같다고 분석했다. 지금 시대는 촬영에서부터 송출까지 가능한 기기가 손 안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조 전 청장은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예로 들었다. 루게릭병 치료 홍보를 위해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은 일 년에 20억 원 정도이던 모금액을 한두 달만에 그 열 배인 100억 원 가까이 모으게끔 만들었다. 이는 전통적인 미디어가 못해내는 일을 SNS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1980년대 초였다면 KBS와 MBC만 있었어도 통치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SNS 채널이나 스마트폰이 있어 방송사를 갖고 있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콘텐츠를 어떻게 정리하여 활용하느냐에서 판가름날 것입니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신중년들은 스스로 전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쥐고 있는 한 줌을 지키려 애쓴다. 공부는 이런 통념을 깨고 자신을 바꾸는 과정”이라며 “강의 콘텐츠에 새로운 메커니즘을 구축해보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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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백강포럼
좋은 강의가 좋은 세상을 만든다
대한민국 백강포럼(회장 윤은기)은 좋은 강의를 통해 계층·세대·이념 간 갈등을 치유하고 우리나라가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있어 타 지식포럼의 귀감이 되고 있다.백강포럼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인정을 받아온 100명의 명사들이 강의를 통한 사회 공헌을 실천하기 위해 모였다.백강포럼(100인 강사 포럼)의 구성원은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을 비롯해 관료, 학자, 문화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100명의 강사는 좋은 강의가 사람을 변화시키고 이 사람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기치 아래 강의를 통해 사회공헌을 하고자 한데 뭉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백강포럼은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회원 간 지식 공유하는 지적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다.
회원으로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손욱 행복나눔125운동본부 이사장, 이희범 전 산자부 장관,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종배 한세대 교수,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대표, 김혜정 경희대혜정박물관 관장,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신각수 전 주일 대사, 김재우 한국치협회 회장, 성영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이영하 전 레바논 대사,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명동성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한미영 세계여성 발명기업인협회장 등 정치·산업·교육·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백강포럼은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회원간 지식을 공유하는 지적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다. 재능기부 강의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특히 상업적 모임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모임으로 정치적 중립, 극단의 배제,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가치 창출, 융·복합적 소통 등이 백강포럼의 원칙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 컨벤션 도심공항 3층에서 한달에 1회, 오전 7시부터 조찬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25년을 근무했는데 내가 과연 무엇을 잘하는지…”
증권사 퇴직을 앞둔 이창수 부장(가명)은 전직지원(outplacement)서비스를 받을지, 현금으로 보상을 받을지 고민이다. 퇴직하면 최대 12개월 치의 급여에 해당하는 돈을 받을 수 있다. 부장급이 1억 원 정도다. 앞서 구조조정을 추진한 A증권과 B증권의 부장급이 각각 받은 2억3000만 원, 2억 5000만 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중한 직장을 떠나는 이 부장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부장은 회사에 대한 서운함, 조직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 평생을 몸받쳐 일한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다 못해 배신감마저 들 것이다.
당장 현금으로 몇푼 주면서 생색내고 하는 그런 위로 따위는 사양하고 싶다. 새로운 직장에서 보란 듯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당장 생애설계와 경력목표를 지원해주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기업의 대표적 아웃플레이스먼트 두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포스코 ‘그린라이프 서비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회사를 떠나는 퇴직자들에게는 여러 가지 물질적이고 비물질적인 혜택을 자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실직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새 직장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기업 측으로서는 퇴직자가 회사와 고용관계를 청산하는 데 있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결국 퇴직관리를 효율적으로 시행함으로써 해고가 보다 원활하게 되는 이점이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기업과 퇴직자의 자발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전직지원제도이다.
전직지원제도는 향후 국내 기업들의 노사간 이슈로 부각되면서 신고용 창출의 모델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그린라이프, P&G 상시 아웃플레이스먼트,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 등이 퇴직자를 위해 제대로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하는 기업으로 꼽는다.
포스코는 정년을 1년 앞둔 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퇴직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 해소 및 사회 적응력을 배양할 ‘그린 라이프 서비스(Green Life Service)’ 과정을 개발해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01년 10월 시작된 ‘그린라이프 서비스’는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들을 인재개발원에 파견해 새로운 진로 개척을 위한 컨설팅 및 학습 기회를 부여해 인기다.
그린 라이프 서비스 과정은 제 2의 인생설계에 필요한 실용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퇴직이라는 급격한 인생 변화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사회에 조기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중 정년퇴직 예정 직원을 대상으로 재취업 교육을 실시하기는 포스코가 처음이다.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4월과 10월에 1년 과정으로 두 차례 운영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공인된 진단 기법을 이용해 개인별 가치관, 성격, 행동양식, 핵심역량 등을 진단하고 분석된 내용을 기초로 미래의 새로운 진로 개척을 위한 개인별 카운셀링을 병행한다. 또 퇴직후 당면하게 되는 변화에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인드를 심어주고, 노후의 여유 있는 재테크 테크닉, 건강·스트레스 관리 등을 배우는 과정도 함께 진행한다.
통상 재취업 알선은 구조조정 기업에서 어쩔 수 없이 퇴직하는 직원을 위주로 하는데 비해, 포스코의 ‘그린 라이프 서비스’ 프로그램은 50세이상 재직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포스코의 퇴직 예정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개인별 여건에 맞춰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맞춤식 컨설팅’ 형태로 운영한다. 이를 위해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그린 라이프 센터’를 설치해서 지원해주고 있다.
Life Plan Workshop(총 8일)을 통해서 퇴직 이후의 자신의 삶의 변화와 현재 자신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더불어 관련 목표를 수립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그린라이프 서비스의 장점은 고용환경 변화와 퇴직 이후를 대비한 생애관리, 재취업, 창업, 재무관리 4개의 목표를 점검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재취업 희망자에게는 자신에게 적합한 취업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70~80%는 포스코로 재취업이 이뤄지고 나머지는 외주 협력업체로 고용이 된다”고 말했다.
그린라이프 서비스를 받으면 자신의 변화는 물론 퇴직 후 재정계획 수립과 인생설계 작성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자기 모습을 적나라하게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리고 개인별 가치관, 성격과 행동양식, 핵심역량을 진단한 뒤, 그 결과를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개인별로 카운슬링한다.
그리고 주1회 카운슬링 날을 지정해서 사외 전문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고 진로 개척을 위한 전략수립 및 목표설정을 세운다.
아울러 부부동반 워크샵 프로그램을 가동해 부부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진행한다.
퇴직이 임박한 단계에서는 지금까지 수강한 프로그램을 종합해 개인별 재정계획, 능력배양 계획, 건강관리 계획, 진로 결정 등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마스터플랜’을 확정하는 워크숍을 갖고 마무리한다. 또 퇴직후에도 3개월간 지속적인 카운슬링을 온라인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전문 컨설팅사와의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9월 퇴직자 및 퇴직예정자의 전직 지원을 위해 경력개발센터(Career Development Center : CDC)를 설립하고 재취업을 지원해왔다.
그 후 2011년 8월 경력컨설팅센터(Career Consulting Center: CCC)라는 명칭변경과 함께 인력보강 및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새롭게 개소하게 됐다.
평생경력시대에 있어 퇴직이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예측 가능해짐에 따라 퇴직예정자와 퇴직자의 고용가능성을 제고, 퇴직 이후에도 퇴직자를 회사에 우호적인 잠재고객으로 유지하며 채용부터 퇴직까지 균형 있는 인사관리 체계를 구현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는 10여명의 전담자가 전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등 임직원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교육장과 Open Desk, 상담 공간, 집단 상담실, 휴게 공간 등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체계적인 연계를 위해 5,000여개 중소기업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양적으로는 2001년 경력개발센터 개소부터 2013년까지 3,600여명의 퇴직(예정)근로자가 재취업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 전직지원서비스는 ‘자발적, 비자발적인 이유로 퇴직하거나 퇴직예정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으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도록 지원하고, 급격하게 진행되는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게 한다. 퇴직자가 계획적이고 전략적인 구직활동을 통해 신속하게 경력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직무나 경력 또는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인생 100세 시대에는 장기적 관점의 경력관리가 필수이다. 정년(60세) 후에도 약 10~20년의 활동기간에 하나의 직장·직업으로는 생애에 걸쳐 의미 있는 삶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임직원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전 생애에 걸쳐 경력을 준비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평생경력의 의식과 태도 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퇴직자가 퇴직 후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는 경로를 선택하다보니 조직문화, 시스템, 환경 등에서 큰 차이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점의 전환에 중점을 두었다.
재취업이 지연되면 구직기간이 길어지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취업스킬 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전직지원 프로그램의 전 과정은 기본교육, 일대일 컨설팅, 잡매칭, 정보제공의 서비스가 병행하여 진행된다.
지세근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장은 참여대상과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을 차별화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자문역 전직 프로그램은 임원으로 재직한 후 퇴직을 앞두고 있는 자문역과 퇴직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생애 전반에 대한 점검과 중소기업의 이해와 경영전략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대일 상담과 재취업을 위한 잡매칭(job matching)이 함께 진행된다.
둘째, 정년 준비프로그램은 정년 퇴직자와 정년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재취업시장과 중소기업의 이해, 제2의 인생을 위한 경력대안 탐색, 취업전략, 라이프 플래닝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대일 상담과 재취업을 위한 잡매칭으로 진행된다.
셋째, 전직실행 프로그램은 퇴직자 및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직 가능성이 저하된 구직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개발됐다.
퇴직 후 심리적 안정과 실행력 제고를 목표로, 고용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개인 특성과 외부 취업시장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 과정으로는 퇴직 후 변화관리, 나에 대한 탐색, 경력목표 설정, 구직전략 수립, 파워 이력서 작성, 면접 전략, 잡서치 실습, 셀프마케팅 실습, 네트워킹 실행, 경력관리와 라이프 플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퇴직 예정 근로자들의 고용가능성 증대와 함께 퇴직으로 동반되는 심리적 불안과 상실감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퇴임후가 더 중요했습니다
미국 노인이 땅을 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가 95세 생일날 쓴 일기입니다.
“65세에 정년퇴임했습니다. 별 고민 없이 안락한 여생을 즐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95세 생일 잔치때 얼마나 통한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퇴임 후 30년의 삶은 가장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죽기만을 기다리는 삶, 덧없고 희망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부터 어학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왜 95살 때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반면, 1인 방송 ‘도전 365’(www.wing365.com)대표 심현용씨(사진 ·62)같은 꿈을 실현하는 도전적인 삶도 있습니다. 심씨는 사업을 하다 외환위기 타격으로 PC방을 전전하는 바닥 인생까지 갔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젠 SBS TV ‘하우머치’의 1인 창조기업 1호에 방송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습니다. 서울시 소셜방송 자키 등 여러 일을 합니다.
그는 캠핑카에 카메라를 싣고 전국의 행사장, 이슈의 현장, 축제, 세미나 등을 현장 생방송합니다. 기업-단체 등의 의뢰를 받아 유료방송도 하고, 후배들 교육도 합니다. 1인 방송 경력 14년차이고, 세월호 사건 생중계는 1주일간 누적 시청 180만명에 최고 동시접속 7만명도 기록했습니다. 그의 무기는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혹은 소셜미디어)입니다. 그는 촬영한 영상을 유스트림-아프리카TV-올레 IPTV-다음 TV 등에 올리고, 나아가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추가로 알립니다. 1인 미디어로서 당당하게 활동합니다.
두 사례중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꿈 실현에 도전하면 젊음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팔순이 넘어서도 청년처럼 활동하는 이어령 박사가 좋은 스승입니다. 필자는 여러번 뵈었는데…이 박사는 “나는 계속 꿈(비전)을 꾸고있어서 늙지않는다”고 말합니다.
# SNS를 무기로 새 출발하세요
시니어의 새 출발은 SNS를 무기로 시작하셔야 합니다. 이젠 국민의 71%(50대는 63%,60세 이상은 14%)가 스마트 기기를 쓰기 때문에, SNS활용이 손쉽습니다. 움직이면서도 SNS 콘텐츠를 보고, 내 글과 사진도 올릴수 있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SNS 세상에의 진입이 늦었습니다.
“우리는 네이버, 다음도 있고 싸이월드도 있다”고 자만하는 사이, 패러다임이 전혀 다른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 구글플러스,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뒤늦게 뛰어들었습니다. 따라서 개도국 사람들보다 SNS 활용이 뒤지고 있고, 한국은 10대~20대도 초보자라 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라고 해서 SNS를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 칼럼과 함께 소셜미디어 세상을 여행하시면서, 1년만 열심히 하면 젊은이 못지않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강사나 나눔활동, 소규모 창업 등 여러 기회를 잡을수 있습니다. 최근 1~2년새 50대 이상의 SNS 활용이 아주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SKT가 지난해 4월 한달에 SNS를 한번 이상 쓴 사람을 조사해보니, 50대 SNS 이용자가 66만여명으로 10대의 60만명을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톡을 연장자들도 많이 쓰면서 생긴 변화로 보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3 정보문화 실태조사’에서도 50대 이상의 디지털 생활이 급격히 활성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카톡의 영향으로 ‘실시간 메시지 서비스’이용률이 50대의 경우 2012년 63%에서 2013년 81%로 뛰었지요.60세 이상도 32%에서 68%로 급등했습니다. SNS 이용률은 50대 39%, 60세이상 22%로 높아졌습니다.
# SNS에 도전해야하는 이유 SNS에 왜 도전해야 할까요
첫째, 내 경쟁력과 콘텐츠로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니어에게는 세상에 전해 줄 경험과 지식이 있습니다. SNS는 그걸 효율적으로 전파해주는 도구이며 나도 당당한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식 나눔이나 컨설팅 등으로 봉사도 할수 있습니다. 내 브랜드가 생깁니다. SNS에 내가 올려논 경험과 지식은 검색을 통해 후대들에게도 활용됩니다.
둘째, 남에게 도움이 되면 내가 행복해집니다. 행복감은 나에게 건강을 주며, 늘어난 활동과 교류도 건강을 선물합니다.
셋째, SNS는 내 관심분야 정보를 습득하는 무료 통로입니다. SNS에서 관심 분야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친구를 맺으면, 전문가가 글-사진을 올릴 때마다 내 SNS 방에 자동배달돼 옵니다. 넷째, SNS에는 모임활동이 많아 인적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습니다.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들도 찾게해줍니다. 외로움에서 벗어납니다.
다섯째, 수입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나만의 콘텐츠가 있으면, SNS 기반으로 수입을 올릴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 강사활동을 하거나 책도 내고, 1인 창업도 가능합니다.
여섯째, SNS를 열심히 하면 나도 몰랐던 나의 강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의 글 솜씨, 사진 솜씨 등을 알게되고, 키우게 됩니다. 이 시리즈 칼럼을 통해 여러 SNS도 소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워크 도구들도 소개하겠습니다. 매번 짭짤한 스마트폰 앱 하나씩을 미니로 소개합니다. 여행을 시작하실까요?
김일 소셜미디어나눔연구소장/본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