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일본 대표 여성 시니어 매거진 ‘하쿠메쿠’(ハルメク)는 호세이대학 대학원 정책 창조 연구과와 공동으로 ‘시니어 여성의 행복에 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개인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행복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에 시니어 여성에게 행복이란 무엇이고, 그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일본 시니어 여성(50~84세, 507명 대상)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7.77점으로, 일본인 평균보다 1.73점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비교한 자료를 살펴보면 50대는 7.67점, 60대는 7.81점, 70대 이상에서는 7.80점이었다. 50대의 경우 60~70대와 비교해 행복도의 평균이 약간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배우자의 유무와 건강 상태, 취미 활동 수도 행복도에 영향을 미쳤다. 먼저, 배우자가 있는 시니어 여성(7.92점)은 배우자가 없는 시니어 여성(7.25점)보다 행복도가 근소하게 높았다. 또, 이들 세대는 몸과 마음의 건강, 즉 심신이 건강이 행복도와 비례하여 나타났고, 취미활동의 수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열심히 임하고 있는 취미 활동 수’에 대한 물음에서 4개 이상이라 답한 이들의 행복도는 평균을 웃돌았지만, 그 이하라고 답한 경우 행복도는 평균에 못 미쳤다.
취미 활동 수 평균은 6.06개였는데, 구체적인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1위 건강을 위한 운동(51.9%), 2위 독서(46.0%), 3위 원예 가드닝(39.1%) 순으로 답했다. 주목할 점은 배우자가 없음에도 열심히 임하고 있는 취미 활동 수가 4개 이상인 이들의 경우 행복도의 평균이 평균치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즉, 배우자가 없더라도 스스로 활발히 일상에 임하고 취미 활동을 할 때 행복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언제 행복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맛있는 것을 먹고 있을 때’(68.8%)라는 응답이 1위였다. 2위는 ‘지식이 깊어지거나 새로 얻었을 때’(60.4%), 3위는 ‘취미 활동을 할 때’(60.0%) 등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연령대별 자세한 의견을 들어보면 50대는 ‘아이와 보내거나 아이의 행복을 느낄 때’, 60대는 ‘남편과 TV 또는 동영상을 보며 대화를 할 때’, ‘손자와 소통하거나 성장을 바라볼 때’, 70대는 ‘과거의 인생이나 추억을 되돌아볼 때’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전반적으로는 ‘친구와 즐겁게 지낼 때’가 행복하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연구를 진행한 하쿠메쿠 연구소의 우메즈 유키에(梅津 順江) 소장은 “일본 시니어 여성의 행복을 형성하는 요소는 돈과 건강만이 아니었다. 가족(남편 포함)의 존재, 열심히 할 수 있는 취미와 활동, 손주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 맛있는 식사, 지식을 얻는 순간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즉 많은 인연과 관계 짓고 있다면 행복하다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더불어 “이러한 관계는 ‘타인과 나’, ‘돈과 시간’, ‘사회와 가정’, ‘놀이와 배움’, ‘과거와 현재와 미래’ 등의 관계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가 균형 있게 연결된 상태가 시니어 행복과 일상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시니어 여성의 행복도는?
그렇다면 한국 시니어 여성의 행복도는 어떠할까?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및 한국인의 미래 가치관 연구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행복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세대별 현재 행복도(5점 만점)는 Z세대가 3.63점으로 가장 높았고, M세대(3.56점), X세대(3.45점), 베이비붐세대(3.32점)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남녀로 나눴을 때의 행복도의 차이다. 해당 조사 결과 베이비붐세대를 제외한 전 세대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행복도가 높게 나타났다(베이비붐세대 행복도 남성 3.35점, 여성 3.29점). 즉 전 연령대에서 가장 행복점수가 낮은 것은 시니어 여성이라는 것. 일본과는 상이한 결과다.
한편 일본과 마찬가지로 배우자 유무에 대한 결과에서 베이비붐세대는 기혼 또는 동거 상태인 경우(3.39점) 행복도가 더 높았다(미혼 2.87점, 사별·이혼·별거 3.01점). 아울러 베이비붐세대에게 현재 행복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족관계가 45.8%로 1위, 이어 건강이 32.3%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여성 시니어의 사례와 같이 가족 관계가 좋을수록 건강한 상태일수록 행복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보고서 연구자는 분석 자료에서 “기성세대의 주관적 행복 요인 관련해, 사회적 신뢰가 높을수록,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식이 양호할수록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주관적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응답할수록, 나의 미래에 대해 개인의 노력과 선택이 중요하다고 응답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10년 후 나의 행복도를 높게 평가할수록 행복감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본 자료 출처=하쿠메쿠 연구소 보고서 'ハルメク 生きかた上手研究所調べ'
'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2019)의 '대상별 혐오 표현 과거 대비 변화' 조사를 살펴 보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에 비해 ‘노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과거보다 심화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아울러 같은 조사에서 60세 이상 응답자 중 자신을 향한 혐오 표현이 ‘맞는 말’이라고 대답한 이는 17.6%로, 대다수 노인이 이러한 현상에 반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노인들은 혐오에 떠밀려 그들만의 퇴적 공간에 모이기 시작했다.
노인들의 핫플 ‘무료 급식소’
탑골공원의 피크타임은 무료 급식소 개방 전후다. 관계자 말에 의하면 요즘은 거의 무료 급식을 목적으로 방문하고 식사 후엔 공원이 한산하다고. 서울의 또 다른 무료 급식소 ‘밥퍼’(밥퍼나눔운동본부), 하루 500여 명의 어르신이 다녀간다. 청량리역에서 거리가 꽤 있음에도 이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내비게이션처럼 노인들을 이정표 삼아 따라가면 된다.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인근 경동시장이나 동묘공원 등으로 향한다. 이날 메뉴로 나온 ‘카레’가 만족스러웠다는 80대 노인은 이제 모란역에 가야 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가 있는데 늦지 않게 가야 도시락을 받는다고. 40년 전 남편과 사별 후 그녀는 점심은 청량리 무료 급식소에서, 저녁은 모란역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고독하지만 자식들의 식사 대접을 스스로 거절한단다. “효도랍시고 못 이겨서 밥 사주는 거지. 다들 억지로 그럴 필요 없다 이거야. 애들이 싫다는데 나도 싫어.”
노노(老老) 혐오도 적지 않아
“남편 밥도 안 해주고 할망구들이 뭐 한다고 와?” 급식소에서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은 것. 이를 맞받아치는 할머니의 입에서도 육두문자가 쏟아진다. 다른 이들이 말을 더하고 편을 갈랐다면 싸움이 커졌겠지만, 주변의 냉랭한 분위기에 두 사람도 주섬주섬 말을 삼켰다. 일종의 즉석만남처럼 동년배가 함께 식사하며 넉살 좋게 대화하는 풍경을 상상했건만, 노인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친구를 사귈 목적으로 온다는 이는 드물었다. 말을 걸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지저분하다’, ‘냄새난다’, ‘무섭다’ 등 부정적 이유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이들은 말한다. “나는 저들과 다르다”고. 그렇게 노인들은 서로를 타자화하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
혐오는 덤? ‘공짜 지하철’
급식소에서 만난 노인 중 해당 지역 주민은 드물었다. 강 건너 동네에서 오기도 하고, 외곽에서 찾아오기도 했다. 시간적 여유도 있지만, 그것이 가능한 기저에는 ‘공짜 지하철’이 한몫했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유랑하듯 지하철을 타고 시간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문제는 노인 우대 차원의 복지 혜택이 오히려 청년 세대의 반감을 사는 구실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경로 승객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만 2000억 원 이상이다. 최근 경주 불국사에서 관람료 경로우대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며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이처럼 지하철 요금 역시 기준 나이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의 77.1%가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지하철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임신부 배려석에 앉는 노인 등 일종의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노인의 모습에 청년들의 시선이 달가울 리 없는 것이다.
거침 없이 쏟아내는 온라인 속 혐오
지난해 말 부산 동해선 열차 개통 후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문제의 중심에는 노인이 있었다. 게시물을 올린 이는 두 가지 주장을 펼쳤다. 하나는 ‘경로우대로 인해 동해선이 실버 관광열차가 되어 다른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한다’, 다른 하나는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활발한 외부 활동에 도움이 되어 좋다. 노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서로 앉으려 뛰고 소리 지르는 노인들… 최악의 경험이었다.” “나도 늙어가지만 전자바우처로 지급해야 한다.” “노인 탑승 시간이나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이에 달린 댓글은 거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후자의 입장은 거의 없었다.
노인 혐오, 그저 눈감는 수밖에
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의 생애사를 통해서 본 인권상황 실태조사’(2022)에는 ‘노인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렇게 풀이한다. “무상교통 등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사회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게 시혜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음. 이러한 인식은 대중 공간에서 노인 혐오와 차별이 발생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함. 경제활동 인구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노인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미쳐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로 비하해 젊은 세대의 노인의 향한 혐오와 차별도 스스로 감내하고 심지어 동조하기도 함.” 알면서도 눈감을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한 단락이다.
지난 23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 기간에 돌입했다. 비가 오면 평소보다 길이 미끄러워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뼈가 일반인보다 약한 노인들은 골절로 이어지기 쉬워 평소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19 퇴원손상통계’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67.2%가 추락·낙상 환자로 나타났다. 65세~74세도 추락·낙상 환자가 51.8%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상은 거주 시설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48%로 가장 많았고, 거실, 계단, 방·침실, 화장실에서 고루 발생했다. 이 외에 도로 등 교통 지역이 27.6%로 뒤를 이었다.
낙상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일어나며, 뼈와 근육 등에 손상을 입는 사고다. 50세 이상 성인일 경우, 근육과 운동 신경이 자연스럽게 저하되면서 신체 반응 속도가 느려져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또한 노화로 인한 골밀도 감소로 뼈가 약해져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낙상 예방을 위한 평소 기본 안전 수칙’을 발표했다. 수칙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기르고 균형감각을 키울 것 △매년 시력 검사를 하고,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시력 조절에 적합한 안경 등을 착용할 것 △화장실이나 주방의 물기 제거, 환한 조명을 설치하는 등 집안 환경을 안전하게 조성할 것 △어지러움이나 두통을 유발하는 약을 복용하는지 확인하고, 이러한 약을 복용한다면 일어나거나 걸을 때 더 조심할 것 등이다.
덧붙여 질병관리청은 “낙상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먼저 호흡을 가다듬고 다친 곳이 없는지 살펴본 후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일어날 수 없다면 119에 연락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복지관 인근에 거주하는 70대 홀몸 어르신 C씨는 수도관 고장으로 지난 겨울부터 찬물로 샤워를 해오고 있었다. 업체를 불러 수리해볼까 생각도 해봤으나 비싼 수리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의 ‘시간은행’ 활동을 통해 동네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B씨와 연결됐다. B씨는 진단과 수리에 필요한 시간만큼의 시간화폐를 지급받고 수리에 필요한 자재비는 복지관이 희망온돌기금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B씨가 참여한 시간은행 활동은 ‘서울시간은행’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이웃을 도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받아 적립했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신개념 품앗이다. 지난달 9일 개점한 국민대-정릉지점을 시작으로 서울 4개 지역에서 각 기관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17일에는 홍은동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을, 추후 시범사업 대상지 외에 (가칭)서울시민지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서울시간은행 네이버 카페’에는 꾸준한 회원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7일 기준 280명이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카페를 통하지 않고 지점을 직접 방문해 활동 중인 회원도 다수인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하고 있다. 회원 평균 연령은 44세로 4‧50대가 135명(53.5%)으로 가장 많고, 2‧30대 101명(37.3%), 6‧70대 24명(9.2%) 순으로 이어졌다.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은 1980년대 미국에서 도입된 뒤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영되는 공동체 운동인 ‘타임뱅크’를 차용했다. ‘모든 사람의 시간은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누구든 다른 이에게 기여할 것이 있다’는 개념을 대도시 공동체 모델에 적용하는 시도다.
간단한 집수리부터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 등 일상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행동 모두 사업에 해당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드리고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나중에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식이다. 회원들은 카페에 공지된 ‘서울시간은행 회원활동수칙’을 지키며 활동에 임해야 한다.
4개 지점에는 다른 운영모델이 적용돼 운영되고 있다. 국민대-정릉지점에는 대학연계모델,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에는 공간연계모델이,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지역거점모델과 노노(老老) 케어모델, 서울시청지점은 직장기반모델과 아이돌봄으로 2가지 모델이 함께 운영된다.
서울시 공무원이 주 회원인 서울시청지점은 코칭 및 멘토링 분야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 회원간 활동 교환이 주로 이뤄졌다. 사회초년생인 90년대생 직원이 직장생활 및 진로 고민 상담을 요청하면 50대 직원이 멘토가 되어주거나, 태블릿 PC에 그림 그리는 애플리케이션(앱) 사용법을 배우고 싶다는 간부 직원의 요청에 30대 직원이 입문 강의를 해주는 식이다.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의 경우 다양한 세대의 구체적인 돌봄 수요가 개인간 관계망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수가 참여하는 강좌로는 제대로 익힐 수 없었던 스마트폰 사용 실습이 일대일 매칭으로 연결됐고, 홀몸어르신의 고장난 수도관을 고치는 수리비를 시간화폐로만 받고 수리해 주겠다는 회원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시범사업으로 시간은행 회원들은 이웃에게 도움을 받기보다 주고 싶어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서울시청지점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움주기-도움받기 수요조사’ 결과, ‘줄 수 있는 도움’(132건)이 ‘받고 싶은 도움’(75건)보다 2배가량 많았다. 주고받을 수 있는 활동 분야가 배움, 코칭, 돌봄, 동행 등으로 겹치기 때문에 서울시는 향후 활동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페 개설 후 가장 먼저 도움 제공 의사를 밝혔던 회원 K씨는 50대 후반 여성으로, “서울시간은행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느껴졌고, 시간을 활용해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과 만나고 싶다”는 참여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기 전 활동 사례들의 유형과 대상 등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고 본 사업을 설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많은 가입자 확보보다는 유의미한 활동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행 초기이기는 하나, 서울시는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에 대해 “고립, 분절된 관계를 연결하는 소통과 공감의 통로로서 이웃간 돌봄 관계망 조성의 첫발을 내디뎠다”라고 평가했다. 또 시민들이 아직 ‘시간은행’이라는 개념을 낯설어하고 전용 앱이 마련되지 않은 점, 상호간 신뢰의 부족 등으로 참여를 주저하고는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입한 회원들이 타인을 위해 시간과 경험,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며 활동 사례와 후기가 쌓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17일 개소하는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사단법인 타임뱅크코리아의 전문성을 살려 지역 노인 및 장애인 등의 돌봄을 중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타시도, 공공기관 등 서울시간은행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과 요청을 반영해 현재 운영 중인 시범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으로 한달간 이뤄진 활동을 통해 자기 시간을 나눠 이웃에게 기여하려는 시민의 자발적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특히 직장 내 기성세대와 MZ세대 간 세대 통합과 소통에 기여할 가능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기라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편의성, 안전성, 신뢰성에 대한 지속적 개선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피해를 본 금액은 7000억 원. 매해 사라지는 은행 점포는 300여 개.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이르지만 60세 이상의 모바일뱅킹 사용률은 25%에 불과하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62)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격차가 금융 소외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말이다. 대한노인회에서 정책이사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정부·국회와 함께 노인 빈곤 문제 등 노인 정책을 다뤘던 오영환 사무총장은 이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시니어가 많기 때문. 시니어들이 노후 빈곤을 겪지 않으려면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고, 연간 2만여 명의 시니어를 만나고 있다.
Q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정책 관련 일을 꽤 오래 하셨는데 어떻게 시니어 금융 교육을 시작하시게 됐나요?
대한노인회에서 노인정책 이사로 있으면서 노인 빈곤, 노인 소외, 노인 복지 등에 대한 정책들을 보건복지부, 국회와 함께 협의하는 일을 했습니다. 서울시 일자리위원회 위원, 웰다잉 시민운동 이사로도 활동했는데요. 노인에게 필요한 정책 중에서도 노인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 외에 금융도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은행 점포도 없어지는 추세인데, 디지털 금융을 모르면 노후가 빈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는데 나이 들면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시니어들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무척 낮아 디지털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뱅킹만 보더라도 2030 세대는 약 80%가 사용하는데, 50대는 51% 수준이에요. 60대는 18.7%, 70대 이상은 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리 우대도 해주고, 계좌이체 수수료도 면제되고요. 대출받을 때 금리 우대도 받습니다. 이런 돈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5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디지털 정보 격차가 금융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죠.
시니어의 경우 의도하지 않은 정보 차단도 많이 겪습니다. 요즘은 시니어도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요. 예를 들어 태극기 부대가 뭔지 궁금해 눌러봤는데, 알고리즘으로 인해서 계속 태극기 부대 관련 영상이 올라오는 거예요. 하나를 보면 그것에 관련된 내용만 계속 나오니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되는 거죠. 그래서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금융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17년에 금융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게 되었죠.
Q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많은 시니어가 금융사기로 피해를 보고 있고, 금융 소외를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인 착취 문제도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죠. 노후 빈곤을 예방하려면 생애 주기에 맞춰 은퇴 준비도 해야 합니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 시니어들이 빈곤에 시달리지 않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금융사기예방교육, 디지털금융교육, 은퇴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생활 팁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요즘은 기차표를 사는 것도, 호텔 예약도, 쇼핑도 다 스마트폰으로 하잖아요. 실제 교육을 받은 분들이 “자식들에게도 물어보기 어려웠는데, 배우고 나니 너무 편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동네에서도 이런 교육을 쉽게 배우실 수 있도록 노인종합복지관, 도서관,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경로당, 노인대학 등 여러 기관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시니어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정책을 목적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시니어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금융이 디지털화되면서 정보 격차가 벌어지고 금융사기를 당하는 시니어가 많아졌습니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으로 잃은 금액이 7000억 원 정도 됩니다. 역대 최고 금액이에요. 예상외로 50대가 굉장히 많습니다. 피해 건수로는 70~80대가 많은데, 피해 금액은 오히려 50대가 훨씬 많아요.
고전적인 수법은 전화로 “당신의 자녀, 손주를 납치했다”고 하는 건데요. ‘나는 안 속는다’고 하지만 막상 당하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해요. 요즘은 또 보이스피싱 하는 사람들이 피싱 전화를 걸면서 동시에 실제로 자녀를 만나고 있어요. 휴대폰을 빌려달라거나 해서 자녀에게 확인하려고 거는 전화를 가로챕니다. 납치되었다는데 전화를 해도 안 받으니까 속는 경우가 많죠. 또 문자를 이용한 스미싱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아빠 휴대폰 고장 났어요. 돈 좀 보내주세요”라는 문자, 해외 구매한 상품이 세관에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문자 등이 있어요. 젊은 분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는데, 시니어들에게는 그런 경로가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850만 명 정도 됩니다. 50세 이상 시니어까지 포함하면 2000만 명이에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26년 초고령사회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1년 앞당겨졌어요.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니 노인 착취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양원 원장에게 통장을 맡겼다가 치매가 와서 그 사실을 잊어버리자 원장이 그 돈을 써버린 사례도 있고요. 간병인이나 지인이 그러기도 합니다. 부모의 연금을 자식이 가져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치매기가 있는 노인에게 케이블TV 하나 두라며 대충 사인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고 법적으로는 ‘후견인 제도’라는 걸 운영하는데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 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할 때 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도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그 과정도 굉장히 복잡합니다. 법원에 신청하면 판사가 판결을 통해 후견인을 지정해줘야 하고 변호사도 있어야 하는데, 70세 넘어 이 과정을 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대안으로 주민센터 공무원이나 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후견인이 되는 ‘공공 후견인 제도’가 있어요. 노인 착취 문제는 주로 70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그전에 이런 방법들을 알아둬야 합니다.
2025년이면 인구의 20%가 노인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그 피해도 늘어나겠죠.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재산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Q 금융 교육은 어떤 내용인가요?
금융 관련 교육은 크게 디지털금융교육과 금융사기예방교육이 있습니다. 금융사기예방교육은 연극과 뮤지컬로 만들어서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강사가 앞에 나가 PPT를 띄우고 교육을 했는데 지루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극단과 함께 금융사기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었더니 굉장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다음 더 재미있게 해보려고 트로트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트로트가 나오니 함께 따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연극과 뮤지컬을 합해서 약 2년 동안 100회 가까이 공연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은 공연을 못 했어요. 아쉽지만 이번에는 국악으로 흥부놀부 이야기를 통해 금융사기를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디지털금융교육은 먼저 스마트폰 이용과 같은 디지털 교육을 하고, 잘 따라오시면 금융 교육으로 넘어가는데요. 시니어들은 교육을 할 때 직접 해봐야 해서 1:1 대면 교육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할 수가 없게 되었죠. 고민을 하다 행사로 기획했던 ‘시니어 골든벨’을 비대면으로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지원자들에게 골든벨 교재를 보내드리는데요. 예상 문제집인 셈인데 거기에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 꿀팁을 담았습니다. 금융사기, 투자, 보험, 주택연금 등 금융 상식도 넣고, 유튜브로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시니어 골든벨’은 화상 채팅으로 진행하고요. 250명이 정원인데, 참여율은 70~80% 정도 됩니다. 혼자서 화상 프로그램 접속을 못 하시거나, PC가 없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유튜브 완주율은 100%입니다. 골든벨 대회도 좋지만, 저희 목표는 대회 준비 과정을 통해 금융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거였거든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금융 교육도 하지만 은퇴 교육도 하신다고요. 은퇴 교육이라니 조금 생소합니다.
은퇴 교육도 결국은 금융 교육이에요. 생애 주기별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이죠. 우리에게는 세 가지 수명이 있습니다. 평균수명, 건강수명, 경제수명인데요.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4세입니다. 건강수명은 평균 74세, 경제수명은 평균 70세예요. 평균 10년을 노인성 질환을 앓고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신다는 뜻이죠. 은퇴 교육은 경제수명을 늘려서 시니어들이 노후를 조금 더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은퇴 교육은 40대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미리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교육을 많이 안 받아요. 그래서 일단은 은퇴했거나 은퇴를 6개월 앞둔 분들에게 하고 있어요. 교육청, 사학연금, 공무원 연금공단 등과 연계해서 교사, 교직원,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은퇴를 하면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수입과 지출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병원비 지출은 많아지죠. 재무적으로 그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또 비재무적으로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준비해야 하죠. 요즘은 우스갯소리로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그래요. 50세에 은퇴하고도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거죠. 인생 이모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시니어분들이 많은데, 은퇴 후 삶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분들을 위한 금융 교육과 은퇴 교육도 중요합니다.
Q 시니어금융소비자보호정책 포럼을 열어 시니어 디지털 금융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하셨는데요. 고령 친화적인 정책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에 은행 지점 311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점포가 없어지는 곳은 첫째 낙후된 지역, 둘째 고령화된 지역입니다. 많은 분들이 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은행은 민간 기업입니다. 점포 하나를 유지하는 데 월 2억~3억 원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러니 점포를 닫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동네 은행이 문을 닫으면 시니어들은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해요. 금융 접근성에 제한이 생기죠. 그래서 대안을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건 디지털 금융 교육입니다. 점포를 없애기 전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점포 폐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요. 지역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도 하게 되어 있고, 점포를 닫는 대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작됐는데요. 그 하위법으로 노인과 관련된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야기했던 내용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으로는 완성될 것 같습니다.
“제가 멈추면 파크골프가 그대로 사라질 것 같더라고요. 지자체를 얼마나 쫓아다녔는지 몰라요. 돌아보니 어느새 18년이 흘렀네요.”
파크골프가 대중화될 수 있었던 건 파크골프연맹의 인프라 보급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윤덕 전 정무장관이 파크골프를 들여올 때 김 장관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파크골프지도자 인증을 받은 천성희(70) 파크골프연맹 회장은 여전히 파크골프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파크골프 기반을 닦다
파크골프 도입 당시 대구에는 파크골프장이 하나도 없었다. 파크골프가 노인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으려면 저렴하고 접근성 좋은 파크골프장 조성이 우선이었다. 천 회장이 지자체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닌 이유다. 그런데 시의 지원으로 파크골프장을 지으려니 생활체육 동호인 단체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7개의 구 협회를 조직한 뒤 시 협회를 만들었고, 결국 대구 최초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경로당에서 고스톱 치는 것 외에 즐길거리가 없어서 나이 들면 무릎이 아프고 그랬어요. 이들을 밖으로 나오게 해서 즐기면서 운동도 하게 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의료비도 절감되겠죠. 처음에는 지자체에서 관심이 없어서 전국에 인프라를 만드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꾸준히 지자체의 문을 두드린 끝에 구장이 생기자 회원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천 회장은 파크골프 국제 규격과 룰을 정리하고 파크골프 코스 설치, 규격 용품 보급, 지도자 육성 등에 힘썼다. 그동안 정리한 파크골프 교재를 다듬어, 올해에는 파크골프 총론을 완성했다. 또한 파크골프가 널리 보급되려면 용품이 더욱 저렴해야 했기에 해외에서 수입했던 용품을 국내에서 OEM(위탁생산)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후에는 국제 대회를 유치했다. 2003년 파크골프 도입을 알리며 진행한 제1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 이후 2012년 제2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를 이어갔고, 코로나19로 인해 쉬어간 2년을 제외하고 매년 국제 대회를 열었다. “파크골프 인프라 보급에 집중하고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즐기려면 지도자도 중요하죠. 지도자 양성을 더욱 전문적으로 이어가려고 계명대학교에 파크골프학과도 만들었어요. 연맹에서 양성한 파크골프 지도자가 500명이 넘는데, 아직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노인대학에 파크골프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정말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파크골프를 교육하던 천 회장은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 학생, 장애인들은 야외 파크골프장 이용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또 비가 오거나, 잔디를 양성해야 하는 3, 4월이면 야외에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없었다. 그래서 2014년 대구시에 제안해 스크린파크골프를 최초로 개발했고, 노인복지관과 종합복지관 등에 보급했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스크린파크골프는 좋은 재활운동이 됐고,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파크골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파크골프 시니어 국가대표 육성까지
천 회장은 시니어 스포츠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가 이제는 가족 생활 스포츠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가족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어요. 부부 파크골프대회도 열고요. 지역 최초로 초등학생 파크골프단도 창단했어요. 아이들이 배우면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고, 그러면 조부모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될 거예요. 운동도 되고 가족끼리 대화도 늘어 화목해지지 않을까요?”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약 310개. 많은 지자체에서 파크골프장을 만들겠다고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장애인 등 다양한 이들이 야외에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구장이 더 늘어야 한다. “장소가 부족하니 줄을 서서 경기를 하게 돼요. 어른들이 줄을 서 있는데, 청소년들이 그 틈에서 경기를 하려면 좀 어렵죠. 동선이 더 필요한 장애인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 청소년·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도 더 많아져야 해요. 또 국제 규격에 맞는 파크골프장이 몇 개 안 돼요. 최근에 조성하는 곳들은 그 규격을 맞추지만 기존 구장들은 규격에 맞게 리뉴얼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의 2(노인체육의 진흥) 조항이 발효되면서 대한노인체육회 소속인 연맹이 국가 지원을 받을 길이 열렸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파크골프 시니어 국가대표를 육성할 계획이다. 천 회장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웃었다. “연맹이 대한노인체육회 소속이고 또 많은 시니어들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파크골프를 도입한 만큼, 시니어 골프대회도 열고 국가대표를 육성하는 데도 이바지하려고 해요.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가 됐으면 합니다.”
근감소증이 노인 천식 환자의 폐기능 저하와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며 근육과 근력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노년기 삶의 질 악화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노년내과 장일영,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를 실시, 65세 이상 노인 4천 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천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천식을 앓는 노인이 근감소증을 동반하면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앓는 노인에 비해 폐활량이 현저하게 저하된 비율이 약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 폐쇄를 보인 비율도 약 2배가량 높았다.
또한 천식 노인 가운데 신체활동이 적은 그룹은 신체활동이 많은 그룹에 비해 폐활량 저하와 기도 폐쇄로 호흡곤란을 겪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따라서 천식이 있는 노인이 폐기능 저하를 느낀다면, 근감소증을 동반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기에 진단해 근육량과 신체활동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대규모 노인 인구에 기반해 근감소증과 천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추가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인 천식 환자의 근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체조,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기심이 많다. 원체 돌아다니길 좋아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흥미가 생긴 분야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하는 아빠’, 한의사 문성택 씨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만날수록 아쉬웠다. 식사만 잘 챙겨도 훨씬 나아질 텐데. 나이 들어서도 내 집, 집밥을 고집하는 부모님을 향한 걱정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버타운을 발견하자마자 생각했다. 이거다!
남편 문 씨가 아내 유영란 씨를 설득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스무 군데를 추려낸 목록과 함께. 남편의 끈질김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도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견학을 다녔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직접 다녀보니 ‘노인들 가둬두고 막 대하는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취급이 말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버타운이야말로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편견 때문에 노후 거주지로 고려조차 않는 게 안타까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공빠TV의 시작이다.
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만 해도 입주자 정원을 채운 실버타운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실버타운마다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입주하려면 최소 몇 달, 몇 해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견학을 위해 방문한 실버타운에서 ‘공빠TV’를 보고 입주를 결심했다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종종 만난다. 실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이끈 주인공, 공부하는 아빠 문 씨와 공부하는 엄마 유 씨에게 실버타운에 대해 물었다.
실버타운을 고를 때 무얼 체크해야 하나?
먼저 ‘일반 아파트형’이 아닌 ‘업체 관리형’인지 확인한다. 직접 분류하고 정의 내린 개념 중 하나인데, 업체 관리형은 운영사 측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실버타운이다. 반면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와 똑같은 형태에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나,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없다. 시설만 존재할 뿐 정작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반 아파트형은 거르는 게 좋다. 다음은 보증금을 잃을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로 전세등기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혹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지 꼭 물어보도록 하자. 직접 방문 시엔 직원들 수가 충분히 많은지, 태도는 어떠한지도 눈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식사가 건강식으로 운영되는지,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 어떤지 체크한다. 시설만 있을 뿐 관리가 안 되거나, 막상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과대광고에 속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운영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경영 마인드가 어떠한지, 그동안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경매’, ‘부도’, ‘파산’과 관련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방문하기다. 직원들과 입주자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실버타운 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안 되는 유형도 있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집과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다. 고집 센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실버타운에 일찍 들어갈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다. 자가를 갖고 매일 직접 요리하며 밥 차려먹는 게 은근 고생스러운 일이라 늙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경제력이 약한 분들. 부부 기준 실버타운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할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알뜰실버타운, 즉 고령자 복지주택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공동생활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다. 실버타운에는 공동생활 공간이 무조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낀 실버타운의 단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좁다. 보통의 실버타운 전용률은 공동생활 공간을 제외하면 50% 내외다. 높아봐야 70%인데, 이마저도 많지 않으니 입주 초반에는 생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나이 제한도 아쉽다. 현재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한 나이는 만 60세 이상이다. 또한 보통 80~85세가 넘어가면 암묵적으로 입주가 제한된다. 실버타운은 일찍 들어갈수록 건강과 비용 모든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다면 미국처럼 만 55세로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 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한 번에 지출하려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자가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관리비, 식비,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지출을 모두 합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버타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고작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0.1%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실버타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할수록 이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을 택해야 할 이유는?
독신과 부부 등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로 좋은 실버타운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입주율을 높여서 실버타운이라는 사업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실버타운을 포함한 실버 사업은 사실 돈이 안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잘 운영되는 모범 사례가 생긴다면 실버타운 공급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이용할 예비 입주자 입장에서도 실버타운 증가는 좋은 일이다. 양질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니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다면 어느 실버타운을 선택하겠는가.
현재 분양 중인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택하겠다. 고급형인 데다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고,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용률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자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가평의 청심빌리지, 강남에 있고 최신축 건물을 자랑하는 더시그넘하우스도 좋다. 언급한 곳들 말고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많아 고민이다. 빨리 60세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실버타운에서 직접 살아보며 이점을 누리고 싶다.
[TIP] 공빠TV가 추천하는 시니어 유형별 실버타운
부부 동반 입주형 부부가 입지와 주변 시설, 가성비, 전용률 등 다양한 요소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에 따라 갈린다. 가성비와 전용률 면에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를, 입지나 대형 병원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를 추천한다.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도심에 살고 싶거나 신축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울의 더시그넘하우스가 좋겠다.
무조건 럭셔리형 90식으로 환산한 의무식과 2인 가구 부부 기준으로 생활비를 따졌을 때 1위는 더클래식500, 2위가 삼성노블카운티다. 서울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건너편에 건국대병원이 있고,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있어 실버타운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역시 최고급 실버타운으로,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수원 영통역과 가까우며 청명산과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 전원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1인 입주형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가구에게는 입지와 가성비를 기준으로 용산 하이원빌리지,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서울시니어스 강남타워를 추천한다. 문화 시설이나 쇼핑 시설 유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여성 가구에게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 성북 노블레스타워, 가평 청심빌리지가 안성맞춤이다.
가성비 추구형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가평 청심빌리지(보증금 2000만 원), 미리내실버타운(보증금 5000만 원)이 좋다.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는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월 80만 원), 김천 월명성모의 집(월 90만 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동반형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허용된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 오시리아의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신축 실버타운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56세 A씨는 노후 거주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이상적인 노후 거주지로 급부상한 실버타운에 대해 알아봤으나, 공동생활을 꺼리는 성격 탓에 노후 거주지 후보에서 제외했다.
59세 B씨는 실버타운 입주 가능 연령을 1년 앞두고 C 실버타운에 입주 예약을 신청했다. 그러나 실버타운 인기가 높아진 탓에 대기자가 넘쳐 2년은 기다려야 한다. 60세가 될 때에 맞춰 노후 생활에 맞는 거주지로 이사하고 싶지만 줄어들지 않는 대기자 명단에 B씨는 다른 거주지를 알아보고자 고민 중이다.
고령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요즘, 노후 대비를 두고 여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노후 자산 관리뿐만 아니라 노후에 어디에 살 것인지, 거주지에 관련한 고민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생활을 꺼리거나, 실버타운에 가고 싶지만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져 포기한 A씨, B씨와 같은 중년을 위한 거주지가 있다. 바로 ‘실버하우스’다.
실버하우스는 노후 주거지 전문 유튜버 ‘공빠TV’에서 만들어낸 개념으로, 그들이 꼽는 이상적인 세 가지 노후 주거지 중 한 곳이다. 노년기에는 노화로 인해 체력이 약해지고 경제활동을 그만두면서 생활비도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중년기까지 살던 집과 노후에 거주할 집은 달라야 한다는 취지로 둘을 구분한다.
공빠TV의 문성택 씨는 “시니어들이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70대 중반부터 20년 이상 거주할 집을 70대 초반 이전까지 마련해서 가능한 한 일찍 행복한 여생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실버하우스라는 개념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추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빠TV는 이상적인 실버하우스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경제력, 둘째로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입지, 셋째로 다양한 여가활동의 영위 여부이다. 문 씨는 “경제력이란, 실버하우스를 마련하고 유지하는 비용,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매달 빠져나가는 비용까지 스스로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버하우스를 마련할 때에 필요한 자금으로는 전 재산의 50% 이내가 바람직하다.
두 번째로 꼽은 기준은 실버하우스에 거주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수시로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하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앓고 있다면 큰 병원과 가까운 지역을 알아봐야 한다. 주기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운동시설이나 공원이 가까이 있는 곳,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노인복지관이나 식당가가 가까운 곳도 공빠TV의 추천 실버하우스 입지다.
문 씨가 마지막으로 여가 생활을 꼽은 이유는 다른 데에 있지 않다. 은퇴 후에는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여가 생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 그는 “행복한 여가를 보내기 위해서는 도서관, 노인복지관, 시민회관이나 박물관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가까운 지역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춘 ‘꿈의 실버하우스’ 입지로는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경기도 성남시 판교 등을 추천했다. 문 씨는 “의정부 신곡동의 경우 가까운 거리에 신곡 노인복지관, 의정부 백병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근처에 광역버스 정류장, 의정부 경전철 동오역이 있어 이동하기도 편리하다”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의정부 과학도서관, 추동웰빙공원이 있으며 근처 부용천, 중랑천을 따라 걷기 운동이 가능하므로 실버하우스 입지로 알맞다”고 설명했다.
판교를 추천하는 이유로는 “우선 신분당선 판교역이 가까이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판교 현대백화점, 백현동 카페문화거리가 가까이에 있어 식사를 해결하거나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주변에 탄천이 지나가고, 낙생대공원이나 판교 노인복지관 등 판교 지역의 탄탄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버하우스를 노후 거주지로 선택했다면 경제력과 건강, 여가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추천한 지역에 꼭 입주하라는 것이 아니고, 추천한 지역의 특징을 참고삼아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실버하우스를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30년이면 7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65세를 넘는다.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액티브시니어들이 노인 인구로 본격 편입된다는 뜻이다. 액티브시니어는 활기차면서 생산적인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 생의 대부분을 도심에서 보낸 데다 내 집에서 나이 들고자 하는 욕구도 크다. 전원생활을 즐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던 시니어타운은 이제 도심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실버타운)은 60세 이상 시니어가 거주하며 생활, 교육, 여가,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을 단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료 양로 시설과 노인복지주택 형태의 주거단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과거의 시니어타운이 도시 외곽에서 자연을 벗 삼아 노후를 보내는 삶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도심에서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프리미엄 ‘도심형’ 시니어타운 인기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단독가구(1인 가구+부부 가구)는 78.2%에 이르는데, 자녀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고자 하는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고령자 단독가구는 노후 주거 환경에서 케어 서비스와 의료 안정성을 중요 요소로 꼽는다. 도심형 시니어타운이 전원형이나 도시근교형에 비해 입주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싼 편인데도 인기를 끄는 것은 대학병원 같은 의료 시설에의 높은 접근성과 24시간 간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액티브시니어들은 시니어타운에 들어가더라도 경제 활동, 취미·스포츠를 통한 커뮤니티, 교육·자기계발, 재능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추구한다. 식사와 생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건강을 위한 저염·저당 식단 음식부터 하우스키핑 및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가사 노동을 하지 않고 생활과 여가를 즐기며 교육도 받을 수 있기를 원하는 것.
도심형 시니어타운은 이런 액티브시니어의 수요를 반영해 저마다 특색을 선보이고 있다. 송도병원이 설립한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의료 전문 시니어타운으로 24시간 방문간호, 맞춤형 운동 처방, 저렴한 진료비 등을 제공한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는 단지 내에 어린이집과 스포츠·문화센터를 마련해 지역 주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더클래식500은 대학과의 교류가 특징이다. 건국대 학생들이 입주민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하기도 하고, 경험이 풍부한 입주민에게는 건국대 강단에 설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대기업의 본격 실버 산업 진출 신호탄을 쐈다. 액티브시니어 중에서도 탄탄한 경제력으로 능동적 소비를 하는 베이비붐 세대인 ‘욜드’(Young Old)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시니어타운을 제시했다.
트렌디한 ‘욜드’ 겨냥, 시니어타운 ‘VL’
롯데호텔은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하고, 시니어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주거단지에 접목하겠다고 발표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고, 나아가 생동감 넘치는 매일을 약속한다”는 가치 아래 롯데호텔만의 서비스 노하우를 집약,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것. 특히 최근 ‘욜드’라고 불리는 시니어의 성향에 맞춰 ‘에이지 프렌들리’(Age Friendly)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타운 VL에서는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 주 2회 하우스키핑 서비스, 기사 동행 렌터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자녀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시니어의 생활 편의에 맞춘 것. 인근 대형 의료기관과의 연계로 전문 의료진의 개인 맞춤형 헬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호텔 셰프가 관리하는 맞춤형 건강 식단도 제공한다. 입주민과의 교류를 위한 문화·여가 서비스도 있다. 단지 내에 도서관, 사우나, GX 등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인문학, 미술, 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열 예정이다. 롯데JTB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요트 투어 같은 여행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시니어타운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정책을 시작,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 입주 예정인 첫 번째 레지던스 ‘VL 오시리아’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한화건설이 조성하는 메디타운에 위치한다. VL은 574세대이며, 썬시티에서 관리하는 헬스케어하우스 408세대가 함께 구성된다. 롯데호텔은 향후 역세권을 중심으로 복합단지 중심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안세진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국내 실버 산업이 2030년 168조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인 만큼, 롯데호텔의 여가 산업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VL을 통해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의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