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늘 궁금했다. 정월 대보름에는 왜 단단한 부럼을 먹는 것일까? 동지에는 왜 팥죽을 먹을까? “메밀묵 사려~ 찹쌀떡!”은 왜 겨울에만 들리고 여름에는 안 들리는 걸까?
겨울은 만물이 얼어붙는 시기다. 식물의 지상부는 시들고, 곰은 동면에 들어간다. 한의학에서는 겨울 3개월을 폐장(閉藏)이라고 한다. 겉으로는 피부를 닫고[閉], 속으로는 열과 에너지를 저장[藏]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사람 역시 웅크리고, 살찌며, 피부는 두터워지고, 따뜻한 집 안으로 숨는다. 겉으로는 찬 공기와 많이 접하기 때문에 수족 냉증이 잘 생기고, 찬 바람에 감기, 폐렴, 중이염, 비염이 많이 생기며 피부가 많이 건조해진다. 속으로는 열이 몰리면서 중풍, 심장마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겨울철에 적합한 음식은 찰진 음식, 따뜻한 음식, 견과류
첫째로 추운 북쪽에서 자라는 곡식(찹쌀, 찰기장, 밀, 메밀 등)은 찰기가 있다. 이런 찰기를 이용해서 면, 빵, 묵, 떡을 만들어 먹는다. 이러한 찰기는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면, 빵, 묵, 떡을 먹고 속이 뭉쳐 체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피부를 뭉치고 두텁게 해서 추위에 대비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메밀묵 사려~ 찹쌀떡!”이라는 외침은 겨울철에만 들리는 것이다. 동지 팥죽에 새알이 들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메밀의 원산지는 바이칼 호, 히말라야, 동북아 등 아주 추운 지역이다. 메밀을 원료로 해서 만드는 메밀국수(소바), 냉면, 막국수는 원래 추운 지역의 겨울 음식이다. 이 음식들이 피부를 틀어막아 추위를 견디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면도 함흥냉면, 평양냉면 등 북쪽 겨울 음식이 유명하다. 일본의 소바도 북알프스, 중앙알프스,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한 나가노 현의 추운 고산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겨울철에 피부가 두꺼워진 상태에서 옷을 두껍게 입고 뜨거운 음식만 계속 먹다 보면, 내부에 열이 몰려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겨울철에 중풍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이유다. 메밀은 성질이 차가워서 겨울철에 뜨거워진 속의 열을 식혀준다. 겨울철에 가끔 메밀국수와 냉면, 막국수를 먹어주면, 밖으로는 피부를 틀어막아 추위를 이기게 해주면서, 속으로는 열을 식혀주고 기름진 음식으로 탁해진 피를 맑게 해준다. 메밀이야말로 겨울철에 꼭 필요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설날에 떡국을 먹듯 일본에서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에 소바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 떡국처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계절과 관련된 식문화가 비슷한 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뭉친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한다. 체할 때는 떡 한 조각, 빵 한 조각에도 체한다. 이런 음식을 먹을 때 체하는 것을 막으려면 팥이나 매운 식재료(생마늘, 생파, 생무, 고추, 차조기 등)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붕어빵, 동지팥죽, 찐빵, 타이야끼에 모두 팥이 들어가는 것도 밀가루의 독이 뭉쳐 체하게 하는 것을 풀기 위해서다. 팥은 강한 신맛이 있어 뭉친 것을 잘 풀어주고 녹인다. 팥의 붉은 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예방해준다는 속설이 있어 동짓날 팥죽을 먹기도 한다.
둘째로 체온 보존을 위해 염소고기, 양고기, 보신탕 등 따뜻한 음식들을 많이 먹는다. 중국 북부와 몽골 사람들은 추위에 버티기 위해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부추도 속을 따뜻하게 해서 추위를 이기게 해주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겨울에 많이 먹는 만두에는 항상 부추가 들어간다. 부추만두는 콘셉트가 참 좋다. 만두피로 피부를 두텁게 해서 추위를 막아주고, 부추로 속을 데워 추위를 이기게 하는 음식이다.
으슬으슬 추울 때는 생강차나 고추, 마늘 등 매운 음식이 도움이 되지만, 장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에는 겨울에 생강, 마늘, 파를 많이 먹으면 봄에 간과 눈이 나빠지고 흰머리가 나며 수명이 짧아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면해야 할 겨울에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땀구멍을 열게 하고 정액, 피를 땀으로 내보내면 봄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다. 보약 먹을 때 파, 마늘, 무를 먹지 말라는 말은 같은 의미다.
셋째로 견과류의 딱딱한 껍질은 내부의 엑기스는 꽁꽁 응집시켜놓고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 등 이물질은 완전히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정월 대보름에 견과류를 먹는 것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① 딱딱한 견과류는 정액, 진액을 갈무리하고 기침을 멎게 한다. ② 피를 맑게 해 겨울철에 자주 발병하는 중풍, 심장마비,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피가 맑아지면 부스럼 등 피부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③ 이빨은 뼈의 일종인데, 뼈 중에서 유일하게 밖으로 드러난 부분이다. 뼈에 자극을 주면 뼈가 더 단단해지고, 뼈가 단단해지면 기력과 면역력이 높아지고 장수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공법에서는 이빨을 서로 부딪치게 하는 고치법(叩齒法)을 자주 실천한다. 딱딱한 부럼을 직접 이빨로 깨서 먹는 것은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연자육, 밤, 호두, 은행, 잣, 아몬드, 피스타치오를 먹어주면 좋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내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적당히 먹어야 한다. 하루에 한 주먹 정도의 분량이면 적당하다.
겨울철은 꽁꽁 얼어붙는 계절이므로, 갈무리를 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좋지 않으며, 멀리 나다니는 것도 좋지 않다. 태양의 운행에 맞춰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새벽에 찬 공기를 맞으며 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외면하고 늦게 자고 무리하게 일하곤 한다. 이렇게 겨울을 보내면 봄에 춘곤증이 심해진다. 겨울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봄에 ‘spring’처럼 튀어 오르지 못한다.
겨울에 너무 따뜻하게만 지내는 것도 여름철 냉방병만큼 좋지 않다.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면역력, 적응력이 높아지는 것인데, 겨울에 춥다고 더운 방에서만 생활하면 면역력, 적응력이 떨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맞으면 금방 감기에 걸린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누구에게나 성은 자연스러운 화두여야 한다. 이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개방됐다 해도, 시니어의 성은 여전히 어두운 음지에 가려져 있다. 그리고 음지의 닫힌 세계에서 오가는 오해와 선입견들에 쌓여 외로움만 커져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 무엇이 이토록 자유로워야 할 인간의 성을 오래도록 왜곡하고 있는 걸까? 독자들의 질문이 담긴 질문지를 들고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를 만나 시니어의 성에 관한 궁금한 점들을 하나씩 풀어봤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
시니어 성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싱글들의 연애 현실은 어떤가?
60세 정도 되는 싱글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고 67세를 넘으면 파트너를 구하기가 어렵다. 남자들은 70세가 돼도 경제력이 있고 건강관리가 잘돼 있으면 20~30세 연하 애인도 소화가 된다. 문제는 싱글 여자다. 싱글 남자들은 기회가 많은 반면 여자 싱글들은 연하의 남자를 만나기가 참 어렵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의 끝에 있는 거 같다. 돈이 곧 성공이고 인품이기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문제없다.
싱글 여자는 왜 파트너를 구하는 게 어려운가?
싱글 여자는 40대 초반부터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 나이 때부터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좋은 조건의 웬만한 상대는 다 결혼했고, 여자들은 일하고 공부하다 보니 그런 상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싱글을 만나면 답답하다. 예전에 50대 여자 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더라. 일하고 공부하느라 몰랐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50세가 넘었고, 지금 남자를 만나자니 이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자신의 돈을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능력 있는 알파걸이 40대 초반부터 갖는 고민이기도 하다. 남자가 접근해도 ‘나의 무엇을 좋아하는 거지?’ 하고 의심한다.
그 사업가에게는 어떻게 충고를 했는가?
겁내지 말고 연애하시라고 했다. 모든 일이 그런 거 같다. 겁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 세상에는 선의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실패도 해봐야 한다. 실패해보지 않으면 안목이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보라고 충고했다.
모임에 나갔는데 사교는 괜찮지만, 그러다 섹스하고 싶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만나서 와인만 마시나. 마시다 보면 호감이 생기고 만지고 싶어지는 게 자연스런 인간의 감정이다. 그걸 겁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리고 그건 즐거운 자극이다. 한 번 마음을 열어보는 것이다. 사랑은 몸이 같이 가는 것이다. 정신만 움직이면 밸런스가 안 맞는다. 특별한 관계가 되고 싶으면 용기를 내야 한다.
싱글의 연애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가 유부남이나 유부녀라면 주의해야 한다. 아주 위험해질 수 있다. 마음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고 사고관이 정말 진보적이라서 그런 관계가 아무렇지 않다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반드시 상처받는다. 남들이 볼 때야 로맨스가 아닌 불륜이지. 법적인 임자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 문제를 정확히 하고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유부남은 절대로 이혼을 안 한다. 잃는 게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감당할 수 없으면 멀리하는 게 좋다. 그런데 유부남, 유부녀들에 의해 너무나 많은 유혹이 이뤄진다. 그러면 손해는 싱글만 본다. 싱글이 그런 손해를 볼 이유가 없다. 멋있는 싱글도 많은데 뭐하러 임자 있는 사람을 만나나?
성관계 때 몸이 젊었을 때처럼 열정적으로 반응하질 않는다. 그래도 만족을 얻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나이가 들면 예전처럼 몸도 감각도 분명 둔해진다. 그러니 옛날 기준을 갖고 있으면 박탈감만 가질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나이에 맞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자신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새로운 체위로 하고 싶은 욕구도 없고 이렇게 살다가 노화가 빨리 올까 걱정이라는 질문이 있다. 나이 들어도 섹스는 계속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좋은 점이 많다. 연구에 따르면 섹스를 하는 커플이 안 하는 커플에 비해 10.8년 젊어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면역력도 높아지고 심장마비 발생률도 낮아진다.
우리나라에서 노년의 섹스 비중은?
시중에 섹스 보조제가 굉장히 많다. 영국, 미국에는 몇 가지 안 되는데, 우리나라는 비아그라 복제약만 마흔 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 섹스 보조제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섹스에 관심이 많아서거나, 아니면 섹스를 잘 못해서 관심이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섹스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섹스 만족도는 세계적으로 꼴찌다. 기대는 너무 많은데 오히려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섹스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이제는 못 하다 보니 관심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성교육의 문제도 있고 기회의 문제도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음식으로 추천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토마토가 전립선에 좋기 때문에 꾸준히 먹어야 한다. 김치찌개를 토마토로 만들면 굉장히 맛있다. 토마토 수프 같기도 하면서 김치찌개 맛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콩이 좋다.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서리태나 메주콩을 많이 먹길 권한다.
나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 섹스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까?
주변에서 “나이 들어서 하는 건 주책이야”라는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 들어서 사랑하고 섹스를 한다는 게 왜 아름답지 않은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나이 들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흔히 ‘나이든 사람이 주책’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일 것이다. 아직 인간의 성을 모르는 사람들, 또 사랑할 대상이 없어서 시기심 때문에 그렇게 말해버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이 먹어서도 섹스를 잘하면 섹스를 주책이라고 표현할까? 자기 나이를 아름답게 받아들이면 나이 들어도 아름답다. 같은 시니어라 해도 눈이 반짝이는 사람이 있고 흐리멍덩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살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성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가 있다면?
여자보다 남자가 성욕이 세다는 것도 오해, 관계를 남자가 리드해야 한다는 것도 오해다. 남자는 온몸이 성감대다. 그러니 같이 대화하면서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얘기를 듣지 말라. 60세가 넘으면 커플은 제2의 신혼을 맞이할 수 있다. 자식들 다 독립시키고 둘만 남는 때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싱글이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또한 로맨스와 품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니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다.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이다. 나이가 들수록 카르페디엠(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 중요해진다. 행복은 완성품으로 배달되지 않는다. 순간순간 행복해질 수 있는 걸 선택해야 한다.
[동년기자들이 전해주는 비결 ①]발가락 박수까지 총동원
박미령 동년기자 bravopress@etoday.co.kr
“쟤는 잠들면 업어 가도 몰라. 여자애가 그래서 쓰겠니? 쯧쯧.” 어려서 외할머니에게서 귀가 닳도록 듣던 질책이다. 그 뜻도 모르는 채 잠드는 것이 부도덕한 일로 여겨져 ‘너무 깊이 잠들면 안 되는 거구나. 어떻게 하면 잠귀가 밝을 수 있을까’ 같은 얼토당토않은 고민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늙으니 꿀잠을 자던 시절은 훅 가고 오히려 잠이 안 와 고통 받을 때가 많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업혀 가도 좋으니 푹 좀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코를 기관차 지나가는 소리처럼 화끈하게 고는 남편과 사는 친구가 있다. 언젠가 그가 친정에 가서 자던 날 친정 식구는 모두 날밤을 새웠다. 물론 모두 각자의 방에서 잤지만 기관차 소리는 밤새 쉴 새 없이 달려 각 방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베개만 대면 잠을 자서 남편 바로 옆에서 30년 동안 자도 그가 코 고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평생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자는 그 친구가 부럽다.
불면의 밤엔 시계 소리도 고통
어쩌다 ‘불면의 군단’에게 공격이라도 받은 날엔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하며 양을 수없이 세도 효과가 없다. 그리고 시계 소리는 갈수록 더 크게 들린다. ‘묵음 시계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요즘은 좋아하는 커피도 오후에는 겁이 나서 못 마신다. 물론 오후에 커피를 삼가도 잠 안 오는 날은 여전히 있다.
궁리 끝에 어디선가 주워들은 불면증을 없애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우선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를 한 컵씩 마셔 보았다. 약간 효과가 있는 듯했으나 그 방법은 필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다. 빼도 시원치 않은 살이 푹푹 찌는 것이었다. 바로 중단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다.
다음은 머리맡에 양파 반쪽을 놓고 잠을 청하는 방법이다. 이것도 효과가 있는 듯했지만 또 다른 부작용이 있었다. 온몸에서 양파 냄새가 진동했다. 향수는 뿌리지 못할망정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찾아보니 술을 약간 마시는 방법도 있다. ‘아하! 그럼 이왕이면 몸에 좋다는 적포도주를 마셔 봐야겠다. 이건 일거양득이네! 바로 이거였어’ 했다. 이것은 효과가 꽤 있었다. 그러나 잠드는 술의 양이 처음에는 3분의 1잔이었으나 점차 2분의 1잔, 1잔 이런 식으로 점점 늘어가니 원하지 않은 술고래가 되기 십상이었다. 술고래는 한 집에 남편 한 명으로 족하지 않은가.
양쪽 발가락 부딪치면 특효
다음 시도한 것은 우연히 요즘 유행하는 1인 방송 ‘팟방’에서 들은 어느 명상전문가 여박사의 불면증 해소법이었다. “양쪽 엄지발가락 부딪치기를 1000번 하면 잠이 와요.” 필자는 ‘아니 1000번을 어떻게 해. 앓느니 죽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똑딱이는 시계 소리 들으며 새벽 3시까지 있다 보니 슬그머니 두 발가락을 맞대고 부딪치기 시작했다. 1000번이 되기 전 언제 잤는지 모르게 스르르 잠들고 말았다. 그래서 요즘은 이 방법을 쓴다.
또 한 가지가 있다. 이것도 지나가다 방송에서 들은 것 같은데 검지와 중지 사이 손바닥 부분을 양손 모두 지압하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가 필자가 잠이 안 올 때 100% 효험을 보는 방법이다.
[동년기자들이 전해주는 비결 ②]미루었던 일 하는 날
최갑숙 동년기자 bravopress@etoday.co.kr
필자에게 불면의 밤은 드물다. 태생적으로 잠꾸러기이다. 초저녁 일찍 잠들면 이른 아침에 기상한다. 잠버릇으로는 올림픽 금메달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마셔 본 첫 커피로 밤잠을 자지 못한 적은 있다. 그 밤이 보름밤이라 마당 가득히 내려앉아 있는 월광이 마치 북극권 백야같이 비치는 신비한 세상을 만들었는데 커피와의 상승효과로 불면의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잠 때문에 부부싸움
불면 대처법을 두고 필자 부부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어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편이 피로가 쌓이거나 감기몸살을 앓아 개고생할 때면 필자는 수면이 치유의 첩경이란 판단으로 편안한 잠자리 제공한다. 그러나 남편은 언제나 아플 때는 잘 먹어야 병을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보다는 입맛을 잃어 식욕이 감퇴한 상태에서 먹지 못하면 병을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없다는 강박증으로 필자를 들볶으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달라고 요구한다.
필자는 이왕 입맛도 없으니 잠이나 푹 자자는 주장이다. 자고 일어나서 병기가 꺾인 후엔 입맛이 살아날 것이고 그때 잘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먹는 것은 평소에 잘 먹어 면역력을 강화해 놓아야지 병이 든 후에는 장기 투병하여야 하는 병이 아닌 바에야 임시로 먹는 것이 면역력을 더 강하게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우선 병을 이기기 위하여 에너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에너지 생산의 원천은 수면이 아니겠는가. 아프면 필자는 무조건 수면부터 취한다. 수면은 쌓인 피로도 해소해 주면서 힘을 주어 병을 쉽게 털어 버리게 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플 때도 필자는 업어 재우는 데 치중했다. 반면 남편은 아이에게 먹이려고 하지 않고 업어서 재우려고만 한다고 성화가 대단하였다. 늘 필자 판단과 방법이 훨씬 효과가 있는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남편은 자기의 주장을 끝까지 고집한다.
장롱 정리는 잠의 보약
아무리 잠꾸러기이고 불면은 문제 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끔 불편스럽고 고통스러운 불면의 밤은 있다. 갑자기 심한 일을 하였다거나 잠자는 시간을 놓쳤거나 무거운 고민거리가 머리를 짓누르면 잠은 멀리멀리 달아나 버린다. 필자가 정서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잠드는 시간이 길게 늘어지면서 머리가 띵하고, 몸은 나른해지며, 삶의 무게도 천근만근이 되어 버린다.
이런 날 필자는 그 시간이 오밤중이든 새벽이든 가리지 않고 미루어 두었던 하기 싫은 일을 시작한다. 일단 벌떡 일어나 커피부터 진하게 블랙으로 한 잔 마신다. 그리곤 미뤄 두었던 장롱 정리를 한다. 때로는 주위를 소란하게 하는 소음을 만드는 일을 할 때도 있다. 가령 덜커덕덜커덕 시끄럽게 가구를 옮기고, 책장 정리를 하며, 물소리 시끄럽게 내면서 손빨래를 한다. 일부러 필자 자신이 몸과 소리에서 피로감이 들도록 몸을 움직인다.
필자가 사는 집은 차곡차곡 아래, 위, 옆이 이어져 소리의 이동이 쉬운 집단 주거단지가 아니라 소음을 불평할 사람이 없다. 잠을 자기 위해 책을 읽거나 조용히 사색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잠이 오지 않으면 첫 증상이 머리가 맑지 못하고 정신 집중이 되지 않으니 그런 일들은 할 수가 없다. 팔다리를 움직여 하는 일이 몸을 피로하게 만들어 달아난 잠을 불러온다.
[동년기자들이 전해주는 비결 ③]막걸리 한 사발이면 업어 가도 몰라
백외섭 동년기자 bravopress@etoday.co.kr
이른 새벽 마을 체육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니어가 많다. 이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잠을 잘 자지 못해 운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잠 잘 자는 필자에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다고 항상 잠을 잘 잤던 것은 아니다. 잠을 그르친 날도 있었다. 그때마다 이런저런 시도도 해봤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막걸리 한 사발이 만병통치약임을 알게 됐다. 그것은 필자에겐 지리상 대발견에 버금가는 역사적 발견이었다.
전전반측 불면 극복작전
불면증은 대입 준비에 바빴던 고교 시절에 시작되었다.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하여 생각을 깊게 할수록 잠은 저 멀리 도망갔다. 그렇게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잠이 들면 그날은 공부나 컨디션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서도 불면증은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잠 잘 자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다. 마인드컨트롤, 따뜻한 물로 목욕하기, 책 읽기, 땀 흘려 운동하기 등 좋다는 방법을 총동원하였으나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막걸리 한 잔에 잠이 잘 든다는 것을 터득하였다.
막걸리 한 사발이 확실한 수면제!
강원 원주시의 모 부대에서 3년 복무하였는데 황당하게도 막걸리 한 잔 마실 수 없는 금주 부대였다.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사회에서 막 배우기 시작한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지휘관 눈을 피해 그 맛난 술을 마실 방법을 찾고 찾았다.
그런데 한 방법이 있었다. 농가 가게와의 내통이었다. 부대 철조망 가까운 곳에 조그만 농가 가게가 있었는데 돌멩이를 슬레이트 지붕에 던지면 가게주인이 얼굴을 내밀어 소주를 건네는 것이었다. 물론 소리를 내면 걸리기 때문에 주문은 수신호로 이뤄졌다. 큰 원을 그리면 큰 병, 두 팔을 높이 들면 중간 병, 한쪽 팔만 들면 작은 병을 의미했다. 필자와 동기 서너 명도 이 방법에 따라 소주 한 병을 획득했다. 갖은 노력끝에 얻은 소주는 입에 착착 감겼다. 하지만 별 안주도 없이 마시니 몇 잔 들이켜지도 못하고 눈이 감겼다. 이런 필자를 고참이 아니라 항우장사도 깨울 재주가 없었다.
아내와 40년 넘게 사는 동안 투정을 딱 한 번 들었었다. 술 마시고 집에 안 들어온 것이 화근이었다. 신혼 시절 가까운 친구 모임을 이 집 저 집 돌아가면서 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큼직한 식당을 열었다. 당연히 일당들의 모임 장소가 되었고, 방 하나는 철야 놀이터로 사용됐다. 우리는 그 방에서 잔을 연신 비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당시 있었던 ‘통행금지’가 막 해제될 때였다. 부랴부랴 집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상황 끝이었다.
연년생 아이들을 도닥거리면서 뜬눈으로 기다리던 아내가 “전화라도 해주면 걱정이라도 않지”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전화할 정신이 있었으면 집에 오지”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했지만 잘못한 것은 필자가 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후엔 술은 매우 조심스럽게 마신다.
하지만 불면증이 깊어져 도무지 안 되겠다 싶으면 막걸리 한 사발 정도 마신다. 이렇게 하면 눈이 감기고 잠이 들어 아침까지 세상 모르게 잔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생물이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형태를 상리공생(相利共生, mutualism)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새우는 모래에 구멍을 파고 고비물고기(goby fish)에게 집을 제공한다. 반면에 새우는 시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집밖을 나와 모래 위로 올라가는 순간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기 십상이다. 이럴 때, 고비물고기는 꼬리로 새우를 건드려 신호를 주고, 함께 모래 속 구멍으로 피한다. 산호초도 플랑크톤의 일종인 조류(algae)에게 자신의 안에 사는 것을 허락하여 집을 제공하고, 조류는 대신 산호의 뼈대를 구성하는 탄산칼슘을 만드는 과정을 돕는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은 이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폭넓은 상리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공생관계를 갖는 존재는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 전체 수는 1014개로 인체 모든 세포 수의 10배이다. 그들의 유전 정보를 모두 합하면 인간 전체 유전 정보의 50~100배에 이를 정도이다. 그들의 종류는 무려 500가지가 넘는다.
그들은 누구일까? 바로 장내 미생물이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의 국제공동연구진에 의해서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지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사람과 장내 미생물은 처음부터 세대를 같이 하면서 함께 진화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내 세균이라고도 불리는 그들이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은 오늘날 점점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다고 알려진 장기는 심장, 간, 폐, 신장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장(腸) 건강의 상태가 인체 건강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는 판단과 감정을 결정하는 머리에 있는 두뇌뿐만 아니라 장에 제2의 뇌가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두뇌는 단단한 머리뼈 안에서 척수액에 의해 떠있는 공간에만 존재하지만, 장 신경계로 알려진 이 제2의 뇌는 식도에서 항문까지 9m에 걸쳐서 길게 연결되어 있으며, 무려 5억 개에 달하는 뇌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 상하거나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구토나 또는 배탈이 나서 급하게 생기는 설사는 사실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배출하려는 몸의 방어 작용이다.
따라서 설사병에 지사제를 초기에 쓰는 것은 가려서 하는 편이 맞다. 세균에 의해 설사가 일어난 것이라면, 차라리 세균이 충분히 배출되게 하는 것이 회복을 더 빠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는 것도 장 신경계가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이 장 신경계는 사람의 감정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은 우울증과 수면,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요즘 들어 점점 증가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때문에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울증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환자의 약 87%는 앞에서 얘기한 장 신경계의 퇴행으로 인해 장 신경계가 파괴되거나 사멸되어 세로토닌이 적절히 분비되지 않아 우울증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독일 연구진에 의하면, 장 신경계의 이상과 함께 나타난 이상 단백질이 신경을 타고 뇌에 침투하면, 파킨슨병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장 신경계가 정신 건강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 따라서 장내 세균이 균형을 잘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다. 어떤 사람도 장내에 유익한 균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유익한 균과 유해한 균이 서로 경쟁하며 일정 비율을 유지하기 마련인데, 보통 건강한 장이라고 한다면, 유익한 균이 85%의 비율을 유지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무너지는 것과 관련하여 최근 주목되는 것이 비만이라는 질병이다. 장내 세균 중에 비만을 일으키는 세균이 증가하면, 비만이 유발된다는 것인데 비만 세균은 체지방을 만들어 내고, 지방이 분해되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아세테이트(acetate)라는 지방산을 만들어 지방 축적을 도와 비만을 유도하며, 그들이 분비하는 ‘그렐린’이라는 공복 호르몬은 배고픔을 자주 느끼게 해줌으로써, 음식 섭취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비만 세균의 대표적인 종류는 페르미쿠테스(Fermicutes)속에 속하는 세균들인데, 비만인 사람에게서는 이 세균의 비율이 전체의 90%까지도 늘어나며, 체중을 감량하면 거꾸로 그 비율이 떨어진다.
더 재미있는 것은 비만을 일으키는 장내 세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명한 과학저널 에 수록된 논문에 의하면, 내장 세균 중에서 포자(홀씨)를 만들어 사람의 몸 밖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종류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 이 홀씨를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비만뿐만이 아니라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장내 세균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최근에 밝혀진 질환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이 있다. 이 만성 피로 증후군은 극심한 피로감 외에도 두통, 근육통, 관절통, 인후통이나 시각 장애, 기억력 장애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코넬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대변 샘플을 비교한 결과, 환자들의 장내 미생물 분포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염증 작용을 하는 세균이 크게 감소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은 오히려 늘어났다. 연구진이 반대로 환자들의 대변에 나타난 수치를 먼저 보고 환자 여부를 역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에도 정확도가 83%나 되었다. 이런 결과들을 볼 때, 이제 건강의 척도에도 새로운 차원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장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체에 유익한 장내 세균의 비율을 인위적으로라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등장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개념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정량을 섭취했을 때, 숙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다. 즉, 유익한 장내 세균을 직접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수많은 연구자들에 의해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임상적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객관적인 결과만 보더라도 장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해주고, 항생제 복용에 의해서 장내 세균 분포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기 쉬운 설사를 치료해주며,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소아들에게서 급성으로 생기는 바이러스성 설사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로타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기 쉬운 소아 설사는 빠르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프로바이오틱스의 복용이 효과를 발휘한다. 항생제를 과도하게 복용해서 장기간 설사나 변비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도 프로바이오틱스가 또한 도움이 된다. 또, 영·유아나 소아들의 면역력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가 되고 있다. 중이염이나 감기에도 저항력을 주며,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프로바이오틱스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주는 효과도 있으며, 갱년기 이후의 여성들에게 감염성 질염을 방어할 수 있는 확률도 높여준다. 여성의 질 내에도 세균들이 밀집해 있는데, 이 중에서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익한 균의 숫자가 줄어들면 방광염의 발생률이 높아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는 요도의 길이가 짧아 요로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여성들에게도 좋은 건강의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 의학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용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못 보던 입간판이 눈에 확 들어 왔다. 눈에 확 들은 이유는 그 입간판의 색상 때문인 것 같다. 샛노란 바탕에 까만 글씨가 선명했는데 ‘낮술 환영’이라고 쓰여 있다.
요즘 우리 동네에 상권이 많이 변했다. 원래 조용한 동네였는데 국립공원으로 등산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없던 커피집이나 음식점, 술집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업종도 자주 바뀌어 좀 걱정스럽기도 하다. 장사가 잘되면 업종이 바뀌지 않을 텐데 말이다. ‘낮술 환영’이라는 입간판을 세운 가게도 얼마 전까지 하던 식당에서 술집으로 변신했다.
일단 깔끔한 입간판에 뭐를 파는 곳인지 호기심이 나서 들여다보았더니 곱창 구이, 주꾸미 무침 등이 메뉴이다. 아- 정말 맛있을 것 같다. 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안줏거리다. 그런데 떡하니 버티고 선 간판에 낮술 환영이라니? 아니 밤에 마셔도 좀 말려야 할 판인 술을 낮부터 환영한다니 아무리 술집 간판이라도 좀 너무하지 않나 생각이 들면서도 귀엽고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소주를 한번 맛봤더니 입에 넣는 순간 독약같이 쓰고 맛이 없어서 다시는 입에 안 대고 있다. 그런데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주가 최고의 맛이라고 한다. 시판되고 있는 복분자라는 술은 과일주스 맛이 나서 마실 만하다. 요즘에 내가 가끔씩 마시는 술은 막걸리다. 유산균이 요구르트의 몇십 배가 넘게 들어있대서 한 병 사다가 냉장고 안에 두고 일주일 넘게 나눠 마시기도 했었다.
차갑게 해서 마시는 막걸리는 톡 쏘는 맛도 좋고 달큼하기도 해서 혹시 술 마시는 자리가 있으면 꼭 막걸리를 주문하게 되었다. 내가 막걸리를 예찬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물론 구수하고 달짝지근한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막걸리는 유산균 덩어리일 뿐 아니라 알코올 성분을 제외한다면 어떤 영양제 못지않은 성분이 들어있다고 한다. 막걸리는 물이 80%에 알코올이 6~7% 단백질 2% 탄수화물 0.8% 지방 0.1% 그 외 나머지 10%는 식이섬유와 비타민B 비타민C 그리고 유산균 효모 등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 B2와 나이이신 콜린 등도 함유되어있는데 비타민 B2 군은 특히 중년 남성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피로 완화와 시력 증진 효과도 있다고 하고, 그리고 유산균은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세포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고 알려진 좋은 물질이다.
풍부한 식이 섬유는 대장운동을 원활히 해서 변비도 예방하고 심혈관질환 예방도 해주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렇게 좋은 술이 또 있을까? 하지만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할 것이다. 알코올이란 것은 소화가 되지 않고 단지 분해되어 혈장을 통해 세포나 신체조직 속으로 흡수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신체기관보다 혈액이 많이 공급되는 뇌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되니 얼마나 우리 머리에 나쁘겠는가.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필름이 끊겨 일을 망친다는 설정을 많이 보아왔다. 현실에서도 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술 때문에 실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나 어리석어 보인다. 그런데 저 술집은 얼마나 사람들이 술을 안 시켜 먹었기에 저렇게 낮에도 와서 술 마시라고 환영까지 하는 걸까? 좀 안된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저 집에 가서 적당히 술을 시켜 마셔서 돈을 좀 벌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술이란 것이 아무리 몸에 좋지 않은 거라고 해도, 그래도 술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낭만이나 추억도 있을 것이다.과음해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즐길 정도로만 마신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게 필자의 술에 대한 생각이다. 공연히 오늘은 낮술 환영한다는 술집 간판을 보고 맛있는 안주에 막걸리 한잔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태문 일본 통신원 gounsege@gmail.com
◇ 늙지 않는 식사습관
오늘 입에 넣는 음식이 10년 뒤 ‘젊음’을 정한다
1. 머리로 먹지 말고 배로 먹는다: 공복 때는 노화와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효소의 피해로부터 몸의 세포를 지키는 ‘장수 유전자’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배가 꼬르륵 울릴 때까지 먹지 않는 것도 젊음으로 가는 첫걸음.
2. 조리온도가 높은 요리를 피한다: 단백질과 당질이 포함된 식재료를 굽거나 튀기면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AGEs가 만들어지고, 이게 체내에 흡수되면 당화를 일으켜 혈관이 굳어지고, 피부의 탄력을 잃고, 뼈가 약해진다. 찜 요리와 조림 등 식재료를 살리는 조리법으로 체내부터 젊게!
3. 하얀 주식은 안녕: 흰 쌀밥, 흰 빵, 우동 등은 탄수화물이 많고 비타민, 미네랄, 식물섬유가 적어 혈당치를 높이고 당뇨병의 위험도 높다.
4. 비타민D와 B군은 매일 섭취 한다: 온몸의 세포에 영향을 주고 뼈를 강화시키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우울증과 근력 저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비타민D는 등 푸른 생선으로, 피로 회복과 세포 복원 등 피부와 뇌의 건강 유지에 좋은 비타민 B는 돼지고기, 현미, 달걀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부족한 경우는 보조 식품으로 보완한다.
5. 생선은 하루 한 번 반드시 먹는다: 메뉴를 정할 때 고기보다 생선을 섭취하면 10년 뒤 혈관과 뇌의 젊음이 큰 차이가 생긴다.
6. 매일 발효식품을!: 된장찌개, 낫토, 절임 등 유산균과 식물섬유가 많이 포함돼 편비 개선과 장내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발표식품을 먹는다.
7. 좋은 기름만 섭취한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기름은 생선 기름,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아보카드오일, 참기름 등이며, 초콜릿을 고른다면 식물유지가 없는 걸로.
8. 나쁜 것은 몸에 넣지 않는다 트랜스 지방산이 포함된 기름으로 튀겨 정제된 사탕을 뿌린 도너츠. 맛있는 냄새에 끌려 사 버리게 되지만,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내도 필요!
◇ 늙지 않는 운동습관
힘들지 않은 운동이 쌓여 젊음과 건강 유지
9. 이야기 나누며 천천히 뛴다: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페이스로 달리는 슬로 조깅. 운동 습관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시작해 체지방을 줄이고, 뇌세포 증진의 효과도 기대된다.
10. 웃으면서 근육 트레이닝을 한다: 하루 10회의 스쿼트도 효과적. 이동은 자전거로 젊음을 유지.
11. 스트레칭을 습관화: 하반신과 상반식의 근육을 풀어주고, 구르거나 넘어지는 등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평소 발가락 힘을 기르는 가위바위보 체조, 혹은 발가락 양말 등 발가락의 힘을 기르도록 한다.
◇ 늙지 않는 수면습관
잠의 리듬과 질을 제대로 확보하자!
12. 잠 드는 시간보다 일어나는 시간에 신경을: 일어나서 커튼을 열어 아침해를 맞으면 체내 시계의 스위치가 켜지면서 14~16시간 뒤에 멜라토닌이 분비돼 수면 리듬의 개선에도 이어진다.
13. 취침 2시간 전부터는 먹는 것과 청색광선의 조명 등을 모두 끊는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블루라이트가 나오는데, 자기 직전까지 보면 뇌가 각성화되므로 일찌감치 일을 마치고 전원을 끊는다.
14. 기분 50%로 사람과 사귄다: 친구들과 사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 휩쓸려 끌려다니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된다. 젊음을 위해 분명히 거절하는 용기를 가져라.
15. 조금씩 땡땡이: 이것도 저것도 해야 한다는 마음에 쫓길 때는 일부러 한 숨 돌리는 시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평안해진다.
16. 말과 이미지로 마음을 정화시킨다: 모두에게 축복받는 결혼식 등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면 싫은 기억은 없어지고 힘든 과거에 얽매이지도 않게 된다.
필자에게 불면의 밤은 드물다. 태생적으로 잠꾸러기이다. 초저녁 일찍 잠들면 이른 아침에 기상한다. 잠버릇으로는 올림픽 금메달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먹어 본 첫 커피로 밤잠을 자지 못한 적은 있다. 그 밤이 보름 밤이라 마당 가득히 내려앉아 있는 월광이 마치 북극권 백야같이 비치는 신비한 세상을 만들었는데 커피와의 상승효과로 불면의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잠 때문에 부부싸움
불면 대처법을 두고 필자 부부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어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편이 피로가 쌓이거나 감기몸살을 앓아 개고생할 때면 필자는 수면이 치유의 첩경이란 판단으로 편안한 잠자리 제공한다. 그러나 남편은 언제나 아플 때는 잘 먹어야 병을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보다는 입맛을 잃어 식욕이 감퇴한 상태에서 먹지 못하면 병을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없다는 강박증으로 필자를 들볶으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달라고 요구한다. 필자는 기왕 입맛도 없으니 잠이나 푹 자는 주장이다. 자고 일어나서 병기가 꺾인 후엔 입맛이 살아날 것이고 그때 잘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먹는 것은 평소에 잘 먹어 면역력을 강화해 놓아야지 병이 든 후에는 장기 투병하여야 하는 병이 아닌 바에야 임시로 먹는 것이 면역력을 더 강하게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우선 병을 이기기 위하여 에너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에너지 생산의 원천은 수면이 아니겠는가. 아프면 필자는 무조건 수면부터 취한다. 수면은 쌓인 피로도 해소해주면서 힘을 주어 병을 쉽게 털어버리게 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플 때도 필자는 업어 재우는 데 치중했다. 반면 남편은 아이에게 먹이려고 하지 않고 업어서 재우려고만 노력한다고 성화가 대단하였다. 늘 필자 판단과 방법이 훨씬 효과가 있는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남편은 자기의 주장을 끝까지 고집한다
◇장롱 정리는 잠의 보약
아무리 잠꾸러기이고 불면은 문제 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끔 불편스럽고 고통스러운 불면의 밤은 있다. 갑자기 심한 일을 하였다거나 ,잠자는 시간을 놓쳤거나, 무거운 고민거리가 머리를 짓누르면 잠은 멀리멀리 달아나 버린다. 필자가 정서적으로 콘트롤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잠드는 시간이 길게 늘어지면서 머리가 띵하고, 몸은 나른하여지며, 삶의 무게도 천근만근이 되어버린다.
이런 날 필자는 그 시간이 오밤중이든, 새벽이든 가리지 않고 미루어두었던 하기 싫은 일을 시작한다. 일단 벌떡 일어나 커피부터 진하게 블랙으로 한 잔 마신다. 그리곤 미뤄두었던 장롱 정리를 한다. 때로는 주위를 소란하게 하는 소음을 만드는 일을 할 때도 있다. 가령 덜커덕덜커덕 시끄럽게 가구를 옮기고, 책장 정리를 하며, 물소리 시끄럽게 내면서 손빨래를 한다. 일부러 필자 자신이 몸과 소리에서 피로감이 들도록 몸을 움직인다. 필자가 사는 집은 차곡차곡 아래, 위, 옆이 이어져 소리 파의 이동이 쉬운 집단주거단지가 아니라 소음을 불평할 사람이 없다. 잠을 자기 위해 책을 읽거나 조용히 사색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잠이 오지 않으면 첫 증상이 머리가 맑지를 못하고 정신집중이 되지 않으니 그런 일들은 할 수가 없다. 팔다리를 움직여 하는 일이 몸을 피로하게 만들어 달아난 잠을 불러온다.
이태문 일본 통신원 gounsege@gmail.com
◇ 몸에게 묻는 것이 건강관리의 기본
마에다 비바리(前田美波里·영화배우, 1948년 가나가와 현 출생)
더위를 모르고 여름을 무척 좋아하는 마에다 비바리는 이전 주목받았던 화장품 광고 이래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젊고 탄력 있는 몸매와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 어떤 역할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동작도 소화할 수 있도록 늘 몸을 다듬어 놓는데, 피아노의 조율과 마찬가지이다. 여배우로서 건강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 걸 항상 의식해 몸 만들기에 신경을 써 왔다. 무대에서는 모든 각도에서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어디서 보더라도 좋게끔 해 두고 싶다. 나아가 반듯한 몸에는 제대로 된 정신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는데, 특별한 것은 하고 있지 않다. 해야 할 것만 하고 있을 뿐이다.”
특별한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매일 습관처럼 하는 노력은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이상 정성을 기울인다고 하겠다.
“아침에 눈 뜨면 먼저 전신 ‘임파(淋巴) 체조’를 10분, 그 뒤로 온천물을 데워 한 잔 마시는 게 일과이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신문을 읽고, 아침을 먹는다. 주로 채소 샐러드에 빵과 삶은 달걀 한 개. 그리고 머그컵에 커피를 붓고 코코넛 오일을 우유를 넣어 카페오레로 마신다. 달달한 과자를 군것질로 곁들여. 몸을 깨우는 데는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
비 바리는 작년 가을 비 오는 날 비탈길에서 미끄러져 어깨를 골절했다. 그때 뼈가 붙자마자 재개한 ‘에고스큐(egoscue) 체조’가 빠른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됐다.
“시작한 지 4년 반쯤 되는데, 아침 식사 후 30~40분 에고스큐 체조를 반드시 한다. 근육을 자극하고 단련해 똑바로 움직이고, 몸의 비틀림을 바로잡는 운동이다. 몇 년 전부터는 되도록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1주일에 한 번 수중에어로빅도 하는데 물의 저항이 몸에 좋다. 내부근육도 단련되고, 달랑거리는 팔의 살도 금방 없어지고…”
울퉁불퉁 근육질의 여성스럽지 않은 몸은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기계를 이용한 트레이닝은 하지 않는다. 어떤 운동이 몸의 어느 부분에 효과가 있고,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 이미 파악하고 있다.
“오랫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면서 연구해 왔는데, 이게 나의 재산이다. 허리가 아프다는 연기자나 스태프가 있으면 내가 가르쳐 주고, 나 자신도 한 달에 한번 에고스큐 선생님과 상의해 새로운 메뉴를 지도 받는다.”
운동 이외에 아름다움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건강보조 식품과 효소, 온천물 등을 함께 일하는 동료 배우와 친구들이 추천한 게 많은데, 괜찮다고 생각 들면 먹어 보고 자신에게 맞으면 받아들여왔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라는 것은 없다. 수십 년 계속 먹어온 건강보조 식품도 무대 공연으로 피곤할 때는 좀 많이 먹는다든지 그날그날의 몸 상태에 맞게 양을 조절한다. 그렇다고 건강보조 식품에 의지하는 삶은 싫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손발이 찬 체질이라 몸이 차가워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는데, 에어컨은 되도록 쓰지 않고 여름에도 샤워만 하는 게 아니라 탕에 들어가 여유 있게 기분전환을 한다.”
욕탕에는 수소 거품이 발생하는 걸 넣어서 수소를 흡입하고, 수소수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탕에서 나와서는 바디오일을 바르고 침실은 향수를 뿌리기도 한다. 바닐라, 망고 등을 좋아하는데, 맘이 차분히 가라앉고 잠도 잘 온다.
“자기 몸에 물어보고, 좋다고 생각하는 걸 계속 해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 어떤 명의도, 명약도 수면 부족에는 진다
유카와 레이코 (湯川れい子·음악평론가·작사가, 1936년 도쿄 출생)
지난 1월 80번째 생일을 맞이한 유카와 레이코는 지금도 아티스트 취재로 국내외를 돌고 있으며, 집필활동 외에도 합창단의 멤버로서 노래하는 등 “지금이 내 인생 중 가장 바쁠지도 모르겠다”며 팔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바른 자세와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음악가를 양성하는 ‘스쿨 오브 뮤직 전문학교’의 명예 교장이기도 한 그녀는 삿포로, 센다이,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에 있는 학교를 돌며 졸업식과 입학식에 6번 참석해 인사를 했다.
“연설은 내가 1년간 일을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를 실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살아 있는 음악정보를 말하는 거야말로 젊은 학생들의 마음에 스며들지, 과거의 추억담을 얘기하면 전혀 울림이 없다. 그래서 내년에도 학생들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올 한 해도 더욱 열심히 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올해 아티스트 취재로 호주와 영국에도 갔다 왔으며,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 4인조 코러스 그룹 ‘스완시스터즈’의 연습에 본인이 단장을 맡고 있는 가스펠 그룹 ‘도쿄여자합창단’의 단원으로서 동일본 대지진 부흥 자선콘서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음악평론가와 작사가 이외에도 라디오 DJ를 하거나 젊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노래하면서 환경과 평화와 관련된 문화활동도 소화하는 등 한마디로 사방팔방 종횡무진 대활약중이다.
“샐러드도 상추만으로는 질리고, 여러 가지 채소가 들어 있으면 맛있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 다채롭고 풍부한 삶이 더 즐겁다고 생각한다. 또 늘 앉아서 하는 일의 피로가 노래함으로써 풀리고 위안을 받는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21살 때 급성복막염 수술을 받을 때 수혈로 인해 C형 간염에 감염. 병명을 알게 된 것은 1989년 53세 때이다. 하지만, 감염이 판명되었지만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서 의사는 C형 감염 환자의 87%가 간경화에서 간암이 된다며 아무도 도와줄 수 없으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으니 의사는 술 마시지 말고, 과로하지 말고 적당한 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분히 잠을 자라며 어떤 명의도 명약도 수면 부족을 이기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력도 저항력도 떨어진다. 그 뒤로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은 잠을 자도록 하고 있다. 사실 60대 중반에 건강진단을 받고서 췌장암과 간암이 발견됐었다. 의사는 더 크면 위험하니 수술하자고 했지만 안 했다. 불안은 있었지만, 나이 들수록 어딘가 나쁜 곳이 나오게 되는 법인데, 나는 병과 싸우는 게 아니라 면역력을 높여 병과 공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뒤로 더욱 수면과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결국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이 몸을 지켜준다고 믿게 됐다.”
공연 취재와 지방 강연회 등으로 바쁘더라도 전날 1박 하는 식으로 7~8시간의 수면을 확보하고 있다는 유카와는 “잠이 안 오거나 도중에 깰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눈을 감고 어쨌든 자는 상태를 유지한다. 안 자더라도 누운 상태만으로도 수면 중의 3분의 1 정도 체력이 회복이 된다고 하니까. 생각하기 시작하면 뇌가 쉬지 못하니까 잠이 안 올 때는 침대 위에서 호흡법을 한다. 단전 아래 3㎝ 정도 떨어진 곳을 의식해 코로 숨을 쉬고 천천히 길게 입으로 내뱉으면 잡념이 없어지고 뇌가 빈 상태로 되는데 그대로 자연스럽게 잠이 든다”며 “해외로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고 밝혔다.
“식사를 하면 위장이 움직이고 몸이 활동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는 거의 안 먹는다. 탑승하기 전에 와인 한 잔 마신 후 호흡법을 하면서 마냥 수면을 취한다. 그러면 긴 장거리 비행에도 피로가 안 쌓이고, 시차도 없다.”
60세쯤부터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면역력을 높이는 호흡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데, 잠이 오지 않을 때뿐만 아니라 전철 안 혹은 책상 앞, 자기 전에도 꼭 한다.
“수면과 호흡법 덕분에 암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크지 않고 있다. 호흡법은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할 수 있다. 요즘에는 등골과 관절 등을 움직여 뼈에 적당한 부하를 거는 ‘뼈 호흡 체조’를 한 달에 한 번꼴로 도장에 다니며 지도를 받고 있다. 뼈를 강화해 주고 비틀림을 고쳐주고 대사를 촉진해 준다.”
연예계가 남성 중심의 경쟁 사회라 싫은 일도 많고 낙담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늘 일은 오늘로, 싫은 것들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침대 위에서 호흡에 집중해 푹 자고 나면, 다음 날 기분 좋게 눈 뜨면 그럼 오늘도 파이팅! 하는 힘도 생기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떠오른다.
“끙끙거리고 우울할 때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낙담하는 감정은 좌뇌로 거기에 음악의 템포를 부여하면 자동적으로 우뇌가 우선이 되면서 좌뇌의 고민을 잊을 수 있다. 걷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가 되니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에 맞춰 걸으면 그 효과는 몇 배 커질 것이다.”
몸과 마음의 젊음은 음식이 정한다
◇ 우에키 모모코
(植木もも子·관리영양사·국제중국의사·국제중국의약요리관리사, 1953년생)
젊고 똑똑하고 즐겁고 건강하게, 이것이 삶의 주제라고 말하는 우에키 모모코는 서양의 영양학과 동양의 한방학 모두를 섭렵한 전문가로. “늙지 않기 위해서는 식생활을 고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자신이 스트레스에 약한 체질을 알고 평소의 식사습관을 고치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체질이 있어서, 생활습관에 개인 차이가 생긴다. 나이 들수록 그 차이는 커지기 때문에 자신의 몸과 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양의 한방의학에서는 인간의 몸은 기(氣), 혈(血), 수(水) 세 가지 요소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나이 먹으면 그 균형이 깨지기 쉽고, 몸의 이상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이 상태로 두면 몸의 노화가 빨라지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기는 영양과 피, 수분을 몸 구석구석에 옮겨준다. 생명 활동을 행하는 에너지, 기가 부족하면 체력이 떨어져 제대로 보충하는 게 중요하다.”
건강의 근본이 되는 기를 보완하는 식재료는 닭고기, 고등어, 양배추, 산마, 꿀 등. 체력은 물론 기력이 저하됐을 때 추천할 만하다.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다. 몸을 움직임으로써 피의 흐름이 좋아지고, 또한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체내에 쌓인 여분의 수분과 노폐물이 배출될 수 있다. 덥다고 냉방기를 틀어놓은 실내에서만 지내면 물의 순환이 나빠지며 발이 붓고 관절통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여름에도 샤워만이 아니라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적절히 땀을 흘리고, 음료수와 음식도 따뜻한 걸 권하고 싶다. 기, 혈 수가 잘 돌도록 하는 생활을 계속해 나가면 몸도 마음도 활기차고, 더위도 먹지 않는다.”
어느 날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려 하는데 갑자기 어깨가 아프다. 언젠가부터 어깨가 아파 한 쪽으로만 잠을 청하거나, 와이셔츠를 벗는데 한쪽 팔의 소매가 손에 닿지 않아 곤란해졌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깨 질환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을 ‘오십견’이라고 하는데,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오해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의외로 쉽게 낫는다는 오십견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정형외과 전문의인 목동힘찬병원 이정훈(李政勳) 원장과 부산 영도병원 정일권(鄭一權) 실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윤민철 작가
사실 오십견은 정확히 말하면 병명은 아니다. 보통 50세가 넘어 어깨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쉽게 오십견이라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동결건’ 혹은 ‘어깨 유착성 피막염(또는 관절낭염)’ 등으로 불린다. 어깨가 얼어버린다는 의미로 영어로는 비슷한 의미인 ‘frozen shoulder’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흔히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노화를 실감하며, 세월에 순응한다며 내버려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오십견은 “내버려 두면 낫는다”라고 여겨지는 대표적 질병의 하나다 보니 더더욱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관절낭 충혈과 염증이 원인
이에 대해 현장의 의료인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적어도 의사의 진단은 반드시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정훈 원장은 이렇게 조언한다.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 피막염은 공처럼 생긴 어깨관절을 쥐고 있는 모양의 조직인 관절낭이 충혈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수축되어 생기는 질환입니다. 어깨관절을 꽉 쥐고 있는 셈이어서 당연히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고 운동 범위가 줄어들게 되죠. 하지만 이런 어깨통증이나 운동 제한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어깨통증을 모두 오십견이라고 스스로 진단하면 다른 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회전근 파열의 경우 어깨인대를 수술로 치료해야 회복이 가능한데, 무작정 참고 버티다 일을 키우는 경우가 있어요.”
동결건과 일반적인 어깨관절 질환의 가장 큰 차이는 통증의 양상이다. 동결건은 어깨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관절 운동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다 그리고 점차 통증이 심해지며 모든 어깨의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보통 팔을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면 동결건을 의심해봐야 하지만, 만약 통증은 있지만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회전근개 손상 등 다른 어깨관절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당뇨병 환자는 발병 확률 5배 높아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병명치고는 재미있기는 하다. 나이 50세만 넘으면 발생해서 오십견이라니. 실제로 오십만 넘으면 누구나 다 걸리는 병일까. 이에 대해 이정훈 원장은 일단 오십견의 원인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동결건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의사들은 이 동결건을 좁은 의미의 질환과 넓은 의미의 질환으로 나누는데, 협의의 경우에는 외부요인 없이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죠. 이 부분에 대한 원인 규명은 아직 진행 중에 있어요. 반대로 외부요인에 의한 동결건도 존재하는데, 이 원인들은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과 같은 내분비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외상이나 암도 이유로 꼽히고요. 또 동결건은 50대에 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빠르게는 40대에게도 있고, 60대에 겪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드물게는 70대에 생기기도 하고요. 다른 어깨질환인 회전근계 파열이나 석회성건염이 원인이 돼 동결건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50세가 넘는다고 누구나 다 걸리는 병도 아니다. 정일권 실장에 따르면 정상인 중 동결건에 걸릴 확률은 5% 남짓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라면 그 확률은 25%로 훌쩍 뛴다고 그는 설명한다.
“2007년에 영국 스코틀랜드의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은 5% 정도가, 당뇨병 환자는 25%가 어깨 통증이 있다고 해요. 특히 당뇨병은 미세혈관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당뇨병환자는 동결건과 같은 어깨질환이 더 잘 발병합니다. 일반 환자에 비해 통증이 더 심하고 치료가 더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혈당 관리가 중요해요. 당뇨병뿐만 아니라 갑상선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어깨 통증이나 동결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잘 관리해주고 치료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당뇨병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당뇨병은 동결건의 발병률을 높이기도 하지만, 그 성향 또한 악성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치료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치료 후에도 영구적으로 증상을 남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기에 안 잡으면 2년 고생
혹시 성별이나 주로 사용하는 손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년 발표한 어깨 유착성 피막염 심사결정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진료 인원은 약 322만 명으로, 이 중 여성이 60% 정도였다. 정 실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동결건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에 남녀의 차이가 있다는 직접적인 이유을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의 경우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인해 남성보다 어깨관절의 사용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짐작해볼 수는 있죠. 또한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도 남성에 비해 여성 오십견 환자가 많은 원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남녀 성별 차이라기보다는 어깨의 과사용(過使用) 여부에 달린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쪽 손을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깨관절 역시 다른 쪽 어깨보다 과하게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오십견 발병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겠죠.”
동결건은 시기에 따라 기본적으로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통증기)라 부르는 초기는 굳어가는 시기로 통증과 경직이 매우 심한 시기. 발병한 지 3~6개월 정도에 해당한다. 2단계(동결기)는 굳은 시기로 통증은 서서히 감소하지만 경직이 더욱 심해지는 시기다. 보통 6~12개월 사이다. 그리고 나면 3단계 (해동기) 풀리는 시기가 오는데, 통증이 감소하고 경직도 서서히 풀려 이때는 대부분 자연적인 회복이 가능해지는 단계이다. 길게는 2년까지 소요된다.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동결건 역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으로 나을 수 있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쉽게 치료할 수 있을 때 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이정훈 원장은 강조했다.
“단순 어깨통증이라고 생각하지만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들은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잠잘 때 통증 때문에 자주 깨게 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참는 것보다 치료하는 것이 훨씬 좋죠. 초기에 약이나 주사를 통해 충혈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면 특별한 수술 없이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제나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약제들이 나와 증상에 따라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약과 주사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로 치료하기도 하죠. 필요 이상으로 관절과 붙어 있는 부분을 벌려주기도 하고, 염증을 걷어내면 통증이 극적으로 없어지곤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쓰이기도 한다. 두면 낫는다고 해서 되레 방치하면 어깨의 운동 제한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어려워진다. 또한 치료를 통해 오십견이 호전되었다 해도 염증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관절운동을 하면서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꾸준한 스트레칭 예방에 도움
그렇다면 예방법은 무얼까? 전문의들은 동결건의 예방은 운동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사실 동결건과 같이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질환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운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평소에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두면 어깨뿐만 아니라 척추나 무릎 등 전신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정 실장은 “오십견은 어깨의 운동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완화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게 어깨를 쓰는 운동보다는 어깨 들어 올리기나 양 팔을 하늘로 뻗어 두 손을 깍지를 끼고 앞뒤로 쭉 뻗어주는 스트레칭이 좋습니다. 여기에 팔꿈치나 어깨 스트레칭 등도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무리하게 힘을 쓰는 운동은 가급적 피하고, 운동 중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멈추고 심한 경우 진단을 받으셔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동결건 환자에게 추천할만 한 생활습관의 개선에 대해서는 과도한 어깨 사용이나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노력이라고 정 실장은 설명한다.
“장시간 관절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중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10∼15분정도 온찜질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온찜질보다는 냉찜질이 나아요. 50대 이후 관절질환에는 연골 손상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영양소 섭취도 도움이 됩니다. 이와 함께 면역력을 길러주고 뼈와 관절에 좋은 칼슘과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권하고 싶어요. 녹황색 채소와 과일, 곡류,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멸치,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카페인이나 단백질, 나트륨은 칼슘의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줄여야 합니다.”
이정훈 원장은 또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의료 현장에 있다 보면 부황이나 침 등 부적절한 자가 치료를 했다가 2차 감염 등이 생겨서 오히려 병을 키워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간단하게 끝날 치료가 수술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허다하죠. 검증 안 된 민간요법에 너무 의지하지 마시고, 또 오래 참지도 마시고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으셨으면 해요.”
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른다. 일본은 이미 200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일본은 지난해 80세 이상 인구가 총 1002만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총 3384만명으로 전체 인구 1억 2683만명의 2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는 줄고 노인 복지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늘어난 수명만큼 연장된 삶을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흔히 쓰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의 뜻과 함께 이들 세대가 갖춰야 하는 요소, 그리고 필요 항목들을 살펴 보자.
1. 액티브 시니어란?
먼저 일반 사단법인 일본액티브시니어협회(www.nihon-asa.org)의 정의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란 65~75세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정년퇴직 후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으며, 노인으로 취급하기에는 좀 이른 세대를 말한다.주위를 둘러보면 젊은 사람 못지않게 활동적이고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의 베이비부머 세대와 비슷한 1946~1949년에 베이비붐으로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 세대(団塊世代)’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대체로 단카이 세대의 특징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그 특징은 평생 현역을 지향하며, 활기차고 일과 취미에도 의욕적이고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라이브 스타일 등을 갖고 소비 의욕도 높다.
지난해 일본 전체에서 취업 상태로 등록된 노인은 681만명으로 11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65~69세 남성 가운데 50.5%, 여성 가운데 30.5%가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65세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일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생계를 위한 취업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65세 이후에도 의욕적으로 활동하는 세대임을 입증한다고 하겠다.
이 새로운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아마도 ‘나이 먹음’ 혹은 ‘늙음’의 일반적인 상식을 깨거나 뒤집는 당당한 세대가 될 것이다.
2.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게 요구되는 다섯 가지
앞서 밝힌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라고 불리는 것이 곧바로 은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은퇴라는 이미지는 이미 구시대의 산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게 요구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1) 건강한 몸
먼저 몸의 건강, 이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언제까지나 튼튼한 몸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일하는 노인이 아니더라도 친구와 가족 등 주위 사람들과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립해 자유로운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면 65~75세의 10년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건강한 몸은 자신의 이로 맛있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자신의 발로 가고 싶은 곳을 찾아 즐기고, 만나고 싶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서 노후 생활을 자신의 힘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생활력까지 포함한다고 하겠다.
2) 마음의 건강
건강한 몸은 유지하고 있어도 마음이 늙으면 안 된다. 어렵게 손에 넣은 여유있는 자유로운 시간에 뭐든지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일에 쫓기고 자식들 키우느라 바삐 살아온 끝에 겨우 얻은 자유 시간이므로 여러 분야와 많은 것에 흥미를 갖고 즐겁게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65년 이상 살아온 삶에서 얻은 지혜와 지식이 주는 여유를 맘껏 이용해 젊은 세대보다 몇 배 더 유용하게 즐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3) 자기 관리·자립
‘너무 힘이 넘쳐 버려 곧잘 벽에 부딪힌다’ ‘너무 참다 보니 몸이 안 좋은 날이 많다’와 같은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상처와 병 치료에 시간이 그만큼 더 걸리며, 그 사이 근력도 떨어지고 만다. 또한, 인간의 면역력은 20~30대를 절정기로 저하된다고 하는데, 따라서 몸이 안 좋은 날이 이어지거나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육체에 대한 고민도 늘기 마련이다.
자신의 몸에 대해 과신도 맹신도 하지 말고, 수시로 점검하면서 그때그때 적절한 조치로 건강 유지에 각별한 신경을 쓰도록 하자. 젊었을 때처럼 웃어넘길 수 없는 경우도 많으니 현재 자신의 몸을 제대로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4) 센스
앞서 세 가지만 충족해도 충분하겠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센스를 꼽을 수 있다.
사실 이 부분 역시 앞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부분이다. ‘예쁘게 나이를 먹다, 곱게 나이가 들다, 나이에 어울리게 늙었다’ 등의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도 바로 센스의 부분이다.
거창한 멋이 아닌 허리를 쭉 펴고 걸음걸이도 당당한 자세, 요즘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걸그룹의 이름과 노래로 화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감각, 가방 하나와 커피 한 잔에서도 품격 있는 라이프 등등. 이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상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취미와 스타일에서도 자기만의 고집이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센스는 하루아침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꾸로 몸과 마음이 적응하고 변하는 재미도 더욱 새로울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꼭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5) 풍부한 경험의 공유
끝으로 풍부한 경험에서 얻은 지혜와 지식을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정을 꾸려야 할 나이가 된 자녀가 큰일을 결정해야 할 때 주위의 조언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때 풍부한 경험에서 얻은 견해는 참으로 대단한 설득력을 갖는다.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한창 일할 나이의 후배들일지 모르지만 역시 선배의 경험에서 얻은 감각이라는 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보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에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머리를 자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치매 예방에도 좋지만, 주위와의 소통을 통해 고독한 노후와 외로운 최후를 예방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서 적극적으로 사회와 교류하는 자세가 어느 세대보다도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 액티브 시니어가 되기 위한 세 항목
1) 몸 만들기를 게을리 말라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몸은 따라주지 않고 마음만으로는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일이 갈수록 더욱 늘어나기 마련이다. 역시 액티브한 자유를 구가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움직일 수 있는 몸, 즉 건강이다. 그 키워드는 바로 식사와 운동이다.
① 식사 흔히들 인간의 몸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그만큼 식사는 건강한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요 요소이다. 따라서 식사에 신경을 쓰면서 활력이 넘치는 삶을 만끽하자.
몸의 움직임을 돕는 성분은 보통 식사로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타민제 혹은 영양제 등의 건강 보조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② 운동 식사를 조심하면서 동시에 근육량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근육량은 연령을 더할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니 되도록 줄지 않도록 꾸준히 단련할 필요가 있다. 단련이라고 하지만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라는 것을 만들어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보폭을 넓혀 빠르게 걷기, 계단 사용하기, 평소보다 좀 떨어진 슈퍼마켓에 가기 등 ‘지금보다 플러스 10분 운동’이 생활 속에 자리 잡도록 권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1일 40분 이상 몸을 움직이는 것이 목표이다. (64세 이하는 60분)
거창한 운동 목표나 과도한 운동은 도리어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평소 생활에서 몸 움직이기에 10분을 더해 꾸준히 단련시켜 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미 체력과 근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스쿼트나 한 쪽 다리 들고 서기 등 운동 요소를 생활 습관 속에 넣어서 적극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공익재단법인 일본정형외과학회는 ‘언제까지나 자신의 발로 걷기 위해(로코트레)’라는 생활 속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2) 취미를 가져라
사실 액티브 시니어의 정의를 찾아보면 반드시 ‘취미와 일에 의욕적’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것이야말로 액티브의 상징이라고 해도 좋겠다. 여행과 산길 걷기 등 외출도 좋고, 노래방과 예술감상 등 실내에서 즐기는 취미라도 관계없다. 물론 봉사활동 등 사회와 소통하는 적극적인 활동도 괜찮다. 꼭 취미를 갖도록 하자.
취미를 가지면 취미를 통해 생기는 교류 등이 뇌를 자극해 뇌의 활성화에도 좋다는 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따라서 취미로 삶을 더욱 풍부하게 즐기는 노후, 이는 몸과 마음의 건강으로 이어지며, 결국 건강한 삶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3) 유행에 민감하자
앞서 말했듯이 유행에 민감한 것은 액티브 시니어의 필수 조건이다. 젊었을 때부터 일본의 소비사회를 이끌어 온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유행에 민감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정년 퇴직을 해도 여전히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독자적인 가치관을 가지면서도 유행에도 통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시니어는 새로운 것에 둔감하고 생각도 고리타분하다는 상식을 뒤엎는 것, 이게 바로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갖춰야 할 요소 중의 하나이다. 머리를 쓰는 동시에 감각을 잃지 않는 것, 현재와 소통하는 의욕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왜 필요한지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자리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풍부하고 건강한 삶의 또 다른 얼굴임을 실감할 것이다.
4. 40대부터 준비하라
40대 50대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때부터 대책 마련을 시작해야 한다. 너무 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빠른 것은 아니다. 인간의 근육량은 40세 전후부터 서서히 감소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다. 40대부터 영양에 신경쓰고 운동 부족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자.
또한 일만 해서 감성을 자극하지 않는 상태도 뇌의 활성화라는 관점에서는 좋지 않다고 한다. 취미를 갖고 유행도 체크하도록 하자. 어렵게 여유있는 시간을 손에 넣어도 머리와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그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다면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없다.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누리기 위해서 일찌감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조금씩 실천에 옮기면서 ‘액티브 시니어 세대’를 설레며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