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이 비교적 낮은 암으로 알려진 췌장암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60대 환자가 30.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최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췌장암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췌장암 진료 인원은 2016년 1만 6086명에서 2020년 2만 818명으로 4년 새 4732명(29.4%)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6.7%다.
남성은 같은 기간 8264명에서 1만 741명으로 30.0%(2477명) 증가했고, 여성은 7822명에서 1만 77명으로 28.8%(2255명) 증가했다.
연령대 별로는 2020년 기준 전체 진료 인원 20818명 중 60대가 30.1%인 626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가 29.7%인 6190명, 80세 이상이 16.6%인 3458명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2.3%로 가장 높았고, 70대가 30.1%, 50대 17.2% 순이었다. 여성은 70대가 29.4%, 60대 27.8%, 80세 이상이 20.3%로 조사됐다.
2020년 췌장암 환자들의 총 진료비는 2789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2016년 1515억 원보다 84.1%나 증가한 수치다. 1인 당 진료비 역시 2016년 941만 8384원에서 2020년 1339만 8028원으로 42.3% 더 많아졌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간담췌외과 이진호 교수는 “건보공단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 췌장암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에서 타 연령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소득 증가 및 식습관의 변화에 따른 비만이나 당뇨 인구의 증가, 흡연 인구의 증가, 고령 인구의 빠른 증가 추세, 영상학적 진단 보편화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양 덩어리다. 췌장암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췌관세포에서 발생한 췌관 선암종이 9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낭종성암(낭선암), 신경내분비종양 등이 있다.
췌장암 초기 단계에서는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명확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불행히도 통상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된다. 초기 췌장암의 증상에는 체중 감소, 등쪽 통증, 복통, 구역과 구토, 소화불량, 새로이 진단된 당뇨, 복부 팽만감, 배변 습관의 변화, 졸음증, 가려움, 어깨통증, 황달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췌장암의 증상은 췌장내 암의 발생 위치와 병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췌장암의 대부분은 췌장 머리에서 발생(70%)하여 통증 없는 폐쇄성 황달, 체중감소, 구역, 구토를 유발한다. 이는 췌장의 머리 부위에서 발생한 췌장암의 종괴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담관 폐쇄를 유발하여 황달, 짙은 소변, 연한 대변색, 가려움증을 발생시킨다.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예방법이나 수칙, 권고 기준은 없는 실정이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을 일상에서 제거하거나 피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흡연자에서 췌장암 발생이 2~5배 높게 보고되고 있으므로 흡연자라면 바로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며, 췌장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음주임을 감안할 때 금주, 절주가 필요할 수 있다. 고지방, 고칼로리 식이를 피하여 비만을 방지하고, 과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등 식생활 개선과 적당한 운동을 통한 암 예방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건보공단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선별검사를 전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췌장암의 고위험군은 역학적 고위험군과, 유전적 고위험군으로 나눌 수 있으며, 대표적인 역학적 고위험군으로 만성췌장염과 당뇨를 들 수 있다. 1년 이내에 새로 진단된 당뇨병 환자, 고령에서 갑자기 발병한 당뇨병 환자에서 췌장암 발병의 위험이 높아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유전성 췌장염, 가족성 암, 췌장암 증후군 등을 포함하는 유전적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선별검사는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향후에 국내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 수술 전·후 항암약물치료가 주된 치료이다. 이에 더해 보조적 방사선 치료가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하여 명확한 역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리고 호르몬 치료나 면역 치료 등은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확립된 것은 없다.
간 이식 환자의 혈액을 이용해 간 내 면역상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아바타 모델이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간 이식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새로운 아바타 모델을 개발해, 간 이식 환자의 간 내 면역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공동 제1저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종영 교수(공동 교신저자)와 함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공동 교신저자), 박민정 연구교원(공동 제1저자)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간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혈액 내 면역세포를 이용해 아바타 마우스 모델을 구현한 뒤 아바타 모델의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면역세포가 아바타 모델의 혈액과 간으로 잘 생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아바타 모델의 분석 결과를 환자의 혈액 및 간 조직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거부반응이 있는 환자라면 아바타 모델에서도 심한 염증 반응과 면역불균형이 확인됐고, 면역 관용 환자는 아바타 모델에서 경한 염증 반응과 안정된 면역 상태를 보였다. 즉, 아바타 모델이 환자의 면역 상태를 잘 반영한다는 뜻이다.
이 교수팀은 혈액검사 결과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하고 염증이 심한 군과 적은 군으로 나눴는데, 이런 환자들 간의 차이는 아바타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됐다.
이는 아바타 모델을 통해 간 이식 환자의 간 내 환경이 염증이 어느 정도인지를 조직검사 없이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로, 아바타 모델을 통해 환자의 면역상태를 보다 정확히 확인해 환자별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은 아바타 마우스 모델에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약물투여 실험을 통해 약물투여 전후 및 종류에 따라 아바타 모델의 간 내 염증반응의 차이를 확인했다. 이는 환자들에게 직접 약물투여를 하기 전 아바타 모델을 통해 치료반응을 예측하고, 약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순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 이식 환자들의 면역상태를 보다 정확히 아는 것은 환자들의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간 이식 환자들의 면역상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예후를 개선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영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구현한 아바타 모델이 간 이식 환자의 개인별 간 내 면역환경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해 환자별 맞춤치료를 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면역학회지 ‘Frontiers in Immunology’(인용지수: 7.561)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0~2040년 인구전망’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0년 815만 명(16.1%)에서 2025년 1000만 명(20%), 2035년 1500만 명(30%)을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2025년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뒤에는 고령화에 더욱 속도가 붙어 13년 후 고령 인구 비율이 30%를 훌쩍 넘는다는 것.
노인을 포함한 면역력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위해 예방접종이 필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을 맞아 노인이 맞으면 좋은 예방접종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폐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의 감염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다. 감염자의 침이나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건강한 상태의 성인에게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영유아에게는 감염을 일으켜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을 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항체의 정도가 감소하기 시작해, 5년 후 재접종해야 한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이다.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으로 폐렴구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김윤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둘 중 어느 하나가 더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고, 특성에 따라 상호보완적인 백신이므로 만성 질환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두 종류의 백신 모두 차례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바이러스가 척수 옆 신경절 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이 약해지면 분포하는 신경을 따라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평생 한 번 이상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은 10~30%로, 인구 10만 명 당 14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45세 이후로 급격히 증가해 70대에 가장 많이 앓는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 평생 1회 접종한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3년가량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50~59세 69.8%, 60~69세 64%, 70~79세 42%, 80세 이상 18%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백신 접종 시에 대상포진을 앓고 있어도 증상이 약해지고, 신경통 같은 후유증도 최대 74%까지 발생률이 줄었다. 대상포진은 6.2%의 재발 확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김 교수는 대상포진을 앓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로는 파상풍이 있다. 파상풍은 상처에 침입한 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의 신경에 이상을 유발해 근육 경련, 호흡 마비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토양이나 분변에 있는 파상풍균이 피부나 점막의 상처로 들어가 발생한다.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피어싱이나 타투를 했을 때, 곤충에 쏘였을 때도 감염된다. 그러나 생활환경 개선으로 발생률은 크게 낮아져 연간 10~20건 보고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고령자나 영유아의 경우 일단 감염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김윤정 교수는 “과거 파상풍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해 파상풍균 독소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방백신인 파상풍 톡소이드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며 “면역 유지를 위해서는 10년마다 재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일본 뇌염이다. 일본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집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잠복기는 7~14일 정도로,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감염자 250명 중 1명 꼴로 급성뇌염, 무균성 수막염, 비특이적인 열성 질환 등이 발현한다. 사람 간 전파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중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 또는 활동 예정인 경우, 일본 뇌염 유행 국가가 아닌 비유행 지역에서 국내로 이주해 장기 거주할 외국인, 일본 뇌염 유행국가 여행자 등이 접종 대상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7~30일 간격으로 2회, 이후 12개월 뒤 3차 접종 등 총 3회 접종한다. 생백신은 단 1회 접종만으로 2주 만에 충분한 방어 면역을 형성한다. 단 항암치료 중인 고형암 환자나 면역억제제 사용자, 장기이식 또는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는 접종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인플루엔자다.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흔한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발열(38도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와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자는 유행 시작 전인 10~11월에 예방접종을 완료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가속화하고, 면역억제 단백질 증가와 함암제 내성을 일으키면서 위암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흡수 경로,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 등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과 미세플라스틱의 상관관계를 찾아보고자 진행됐다.
연구팀은 각종 일회용품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인 폴리스티렌(지름 10㎛ 크기)을 인체 세포에서 얻은 위암 세포주에 4주 간 함께 두고 암의 주요 특징들을 확인해 폴리스티렌이 위암을 악화시키는 것을 입증했다.
유전자를 분석하는 리보핵산(R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폴리스티렌을 먹인 실험용 쥐의 위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위 세포와 상호 작용하며 다양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김진수 박사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번 미세플라스틱의 위암 악화 규명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화기 암의 발병 및 치료 예후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재홍 소장은 국내에서 항암과 면역치료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로, 옥스퍼드대학에서는 암의 전이에 관한 연구로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가 메디프론의 중앙연구소장으로 취임한 것은 2020년. 치매 치료제와 치매 조기 진단 키트,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8년부터 치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메디프론은 여러 유력한 후보 물질의 특허를 확보해 업계에선 결승점을 통과할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임 소장은 전혀 다를 것 같은 치매와 암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두 가지 모두 노화가 원인이죠. 평균 수명이 40~50세였던 과거에는 모두 찾아보기 힘든 희귀병이었어요. 그러다 인류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흔한 병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두 병의 차이점도 있습니다. 암에 대한 연구는 100년 이상 진행되어 이제 상당 부분 정복된 상태인데, 치매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뇌과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직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들이 많지 않다 보니, 많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해나가는 것이 과학자들의 숙제다. 메디프론 중앙연구소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뇌의 면역세포에 주목하고 있다.
“뇌에도 다른 신체와 마찬가지로 면역세포가 존재해요. 나쁜 세포가 몸속에 들어오면 활성화되면서 독성 물질을 내뿜는데, 이것이 나쁜 세포를 죽이는 무기가 되죠.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이 독성 물질이 뇌세포를 죽이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것을 치매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해서, 독성으로 인한 뇌염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물질을 확보해 약품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가 말하는 물질은 메디프론이 보유한 치매 치료제 후보 물질 중 하나인 ‘MDR-1339’다. 그렇다고 이들이 이 물질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4~5개 후보 물질을 놓고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다.
“암 치료 분야에서 여러 항암 치료 약물을 섞어 쓰는 ‘칵테일 요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치매 치료 역시 한 가지 물질을 고집할 필요는 없죠. 아직 치매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면 다양하게 시도해봐야 합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목표라면 생성을 억제할 수도 있고, 녹아 없어지게 하거나, 뇌 밖으로 빠져나가게 유도할 수도 있겠죠. 여러 물질이 시너지를 내준다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진단이다. 조기에 발견한다면 약물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데, 가족이 눈치챌 정도의 증상이 발현됐다면 이미 늦은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예방 차원에서 진단을 받으라고 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 안 미쳤다”라며 고집부리기 일쑤다. 그래서 메디프론이 개발 중인 것은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 키트다.
“혈액 내에는 치매를 알아챌 수 있는 지표 물질이 있습니다. 이를 분석해서 치매일 확률이나 진행 정도를 계산해내는 것이죠. 이것이 상용화된다면 건강검진에서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도움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곧 좋은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이 기사는 4월호 지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오미크론 변이의 확진자 급증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 예방백신의 4차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14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추가접종은 3차접종을 완료한 사람 중 △면역저하자(약 130만 명)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약 50만 명)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면역저하자는 기저질환이나 면역억제제 복용 등으로 면역형성이 충분하지 않고, 요양병원·시설 대상자는 감염위험(집단생활)과 중증위험(고령층, 기저질환)이 모두 높은 고위험군으로 보호가 필요하다.
추진단은 최근 영국에서 시행한 예방접종 효과 분석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3차접종 후 감염예방효과가 접종 후 3개월 이후부터 빠르게 감소해 15주 이후부터는 20~40%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차접종도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접종 효과가 감소해 중증 위험이 높은 집단에 대한 추가 접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면역저하자는 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장기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 중인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 후 2년이 되지 않았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등이 해당된다.
요양병원·시설 접종은 18세 이상 연령의 요양병원·시설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중 3차접종을 완료한 자(약 50만 명)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3차접종 완료 4개월(120일)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며, 병원·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3차접종 완료 3개월(90일)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3월 첫째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방역상 필요에 따라 일부는 오늘부터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추진단은 관계자는 “이번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접종은,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추가접종(4차접종)을 통해 예방 가능한 중증·사망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면역저하자의 면역 형성을 높이고, 요양병원·시설의 집단 발생 증가에 따른 감염을 억제시켜 중증·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추가접종 대상인 고위험군이신 분들은 접종에 참여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면역은 필수인데, 잘못된 상식과 습관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고, 올바른 면역 상식을 소개한다.
면역력은 높을수록 좋을까? No!
높은 면역력을 건강의 지표로 여기지만,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현상으로 잘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이 바로 그 예다. 사이토카인 폭풍 외에도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과잉으로 인한 대표적인 사례다.
고기를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No!
치아와 잇몸이 약한 시니어는 씹기 힘들고 소화가 어려워서 육류 섭취를 꺼린다. 하지만 육류를 통해 섭취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50세 이후 단백질을 체중 1kg당 하루 1.2g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면역력 향상에 찬물 샤워가 좋다? Yes!
찬물 샤워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찬물 샤워를 하면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이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찬물 샤워는 혈액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노인, 심장병 및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한다.
저체중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Yes!
저체중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다. 특히 저체중 노인은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해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백신 후유증 클수록 면역이 생긴다? No!
백신의 부작용과 효능은 무관하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상 반응의 정도에 따른 백신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
수면이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Yes!
수면이 백신 효과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이런 효과는 독감 주사, H1N1 독감 주사, A형 간염 주사와 같은 다른 백신 주사에서도 관찰됐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출현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면역은 우리 몸에 침투하는 바이러스와 같이 해로운 물질에 대항하는 천연 방패 역할을 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면역은 필수인데, 잘못된 상식과 습관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고, 올바른 면역 상식을 소개한다.
면역력은 높을수록 좋을까? (X)
높은 면역력을 건강의 지표로 여기지만,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현상으로 잘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이 바로 그 예다. 이 현상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토카인 폭풍 외에도 바이러스와 싸우는 림프구가 많아지면 면역 과잉으로 인한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
고기를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X)
치아와 잇몸이 약한 시니어는 씹기 힘들고 소화가 어려워서 육류 섭취를 꺼린다. 하지만 육류를 통해 섭취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50세 이후 단백질을 체중 1kg당 하루 1.2g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따라서 면역력 강화를 위해 매일 일정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은 “빈혈이 심한 경우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쇠고기 등의 붉은 고기가 괜찮다”라고 설명했다.
면역력 향상에 찬물 샤워가 좋다? (O)
찬물 샤워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온수 샤워 그룹보다 냉수 샤워 그룹이 감기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29% 정도 낮았다. 찬물 샤워를 하면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이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찬물 샤워는 혈관 수축을 일으켜 혈액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노인, 심장병 및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한다.
저체중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O)
저체중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다. 특히 저체중 노인은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해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저체중인 사람의 폐결핵 발생 위험은 정상 체중인의 2.4배다. 박 원장은 “저체중 개선을 위해서는 단백질 및 지방 섭취와 더불어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백신 후유증 클수록 면역이 생긴다? (X)
백신의 부작용과 효능은 무관하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상 반응의 정도에 따른 백신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의 심각도와 항체 형성은 특별한 관련이 없었다”며 “부작용 발생 시 우려하지 말고 타이레놀 등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수면이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O)
수면이 백신 효과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후 4시간 이하의 수면은 백신 효과를 낮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런 효과는 독감 주사, H1N1 독감 주사, A형 간염 주사와 같은 다른 백신 주사에서도 관찰됐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접종 당일 잠을 충분히 자기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면 좋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도 지났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더운 여름엔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먹으며 건강을 챙기지만, 환절기인 가을에는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온도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감기 등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여름 더위에 시달려 지친 몸을 추스르고 긴 겨울을 대비한 체력보충을 위해서는 가을에도 영양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이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은 다소 차이가 있다. 동양의 관점에서 보양식은 '고기'가 중심이 되는 식단을 선호하지만, 서양의 경우 영양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추천하고 있다. 먼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추천한 가을 보양식을 살펴보면 추어탕이나 장어구이 같은 음식이 꼽힌다.
추어탕
추어탕의 추(鰍)는 가을 추(秋)가 아니라 추어탕에 들어가는 가을 생선인 미꾸라지를 뜻한다. 미꾸라지는 겨울잠을 자기 전인 가을에 영양소가 풍부하다. 추어탕은 소화가 잘돼 위장병 환자나 노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미꾸라지와 파, 고사리, 우거지 등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이 잘 조화돼 있어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도 하다. 미꾸라지의 뼈까지 먹는 추어탕은 칼슘을 보충할 수 있고, 뼈 건강에 좋은 비타민 D도 풍부하다. 따라서 골절‧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장어구이
장어구이는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영양식이다. 장어에는 피부, 소화기관의 세포를 보호하고 항암작용을 하는 비타민 A가 풍부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에 따르면 장어의 비타민 A 함량은 육류의 200배, 다른 생선의 50배에 달한다. 장어는 피로회복에 도움되며,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뮤신 성분이 다량으로 들어있어 위장기능을 강화한다. 특히 장어는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하는데, 이 시기 장어엔 각종 영양소가 꽉 차 있다.
한편 미국 생활정보사이트 '리얼심플닷컴'은 가을 보양을 위한 식물성 식품을 추천했다. 건강 보충을 위해선 육류,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과일, 채소 같은 식물성 식품에 보양이 되는 음식이 있다. 환절기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식물성 식품도 알아본다.
호박
주황빛을 띤 늙은 호박은 가을이 제철이다. 호박의 주황빛 색소인 베타카로틴은 암의 위험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천식, 심장질환, 시력 감퇴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면역력 강화에도 좋아 일교차가 큰 가을에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늙은 호박은 생것의 열량이 100g당 27kcal로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위점막을 보호해 당뇨 환자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사과
사과는 사계절 먹지만 제철인 가을에 먹으면 특히 맛이 좋다. 사과는 100g에 식이섬유 함유량이 1.4g인 고섬유질 식품이다. 사과는 껍질을 깎지 말고 깨끗이 씻어 과육과 함께 먹는 게 좋다. 사과 껍질은 항산화 성분과 폴리페놀이 풍부해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고 체내 지방 배출을 촉진에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계피
향신료로 쓰이는 계피는 따뜻한 차에 잘 어울린다. 계핏가루를 물이나 꿀과 함께 마시면 코막힘이나 기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돼 환절기인 가을에 호흡기 보호를 돕는다. 디저트에 뿌려 먹어도 맛이 좋다. 또 계피의 폴리페놀 성분은 혈당을 조절해줘 고혈압에 효과적이고 인슐린 작용을 해 당뇨를 개선한다. 이 같은 특별한 건강상 이슈가 없더라도 계피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차나 커피에 더해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니어들 역시 젊은이 못지않게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기회를 얻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 해당할 정도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년기에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몸에 음식을 씹을 때 치아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치주조직’이다. 치주조직은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을 비롯한 주위 조직으로, 치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치아를 잘 관리해도 치주조직이 상하면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어려워진다.
치주조직은 40대를 넘기면 노화로 인해 매우 약해진다. 시니어들이 소홀하게 관리하면 크게 치료를 해야 해 비용과 시간 손실도 크게 발생시킨다.
치주조직에 어떤 질병이?
치주조직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4종류의 조직이다. 이들은 치아를 물리적으로 지지하고, 치아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치아에 필요한 피를 공급한다. 우리가 잇몸으로 알고 있는 치은, 백악질, 치주인대, 그리고 치조골이 바로 치주조직이다.
치주조직에 생기는 병이 ‘치주질환’이다. 보통 입안 세균에 의해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다.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과 섞이면서 치태가 만들어지고, 이 치태가 양치질로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된다. 치석이 치아와 잇몸에 달라붙어 독소를 배출하면서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치주질환이라고 한다.
치주질환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염증이 잇몸 표면에만 국한 돼있는 초기 상태의 ‘치은염’과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깊이 진행된 ‘치주염’이다.
치주질환은 치아가 흔들리거나 구취, 출혈, 통증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초기 치은염은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 염증이 잇몸뼈까지 생기지 않아 비교적 가벼운 질병이다. 칫솔로 치태를 닦아내면 쉽게 괜찮아진다.
그런데 이 치은염이 악화돼 염증이 잇몸뼈까지 퍼지는 치주염으로 진행되면 문제가 커진다. 치주염은 치아가 흔들리고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을 느껴 치과에 내원한 뒤에는 상당 부분 악화된 경우가 많고 치료도 어려워진다. 치주염으로 인해 잇몸뼈가 녹아내릴 수 있는데 최악의 경우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야 한다.
전신 건강과 치매까지 영향
치주질환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전신건강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발생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에 제한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일부 음식에 편중해서 먹게 돼 영양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은 잇몸의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위험이 있다. 이는 당뇨와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몸 전체에서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치주질환이 건강한 노년을 위해 필요한 근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고려대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진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주질환과 근감소증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을 앓으면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2.1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하는 근육이 줄어들면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고 회복도 더뎌진다.
또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연구진은 치주질환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가 뇌로 들어가 단백질을 만들고, 이 단백질이 뇌신경세포를 파괴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한다. 또 잇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잘 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고,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트려 치매 위험을 더 높인다.
치주질환 예방은?
치주질환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따라서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예방 지침을 따라야 한다.
① 양치질 잘하기
횟수와 상관없이 음식을 섭취하면 바로 양치하는 것이 좋다. 치아 표면에 달라붙은 세균이 치석으로 변하기 전 꼼꼼한 양치질로 제 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해서다.
양치할 때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치주질환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치실을 사용할 때는 30cm 정도 끊어 치아 사이에 끼우고 양 손가락을 앞뒤로 조심스럽게 움직여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가 치실에 묻어나도록 한다. 치아 사이사이를 옮길 땐 치실을 한 번 헹구거나 다른 부분을 사용한다.
② 주기적인 스케일링
치아에 달라붙은 세균이 딱딱하게 굳어 생기는 치석은 양치질로 제거가 어려워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구강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3~6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해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③ 금연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흡연은 잇몸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흡연은 치주질환과 연관된 세균의 양을 증가시키고, 급성 면역 세포로 하여금 잇몸 조직의 파괴를 유발한다. 더 나아가 치유 작용을 떨어뜨려 치료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킨다. 치과 치료시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④ 금주
알코올은 잇몸에 강한 자극을 가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술을 마시면 몸이 건조해져 입 안을 마르게 해 잇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북대학교 치주과 윤정호 교수는 “치주병이 발생된 후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치주병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며 “규칙적인 칫솔질과 정기적인 치과검진, 스케일링을 통해 치주병 예방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에 열린 ‘제 13회 잇몸의 날’에서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치과 치료 망설이셨지요?’라는 제목으로 치과 진료 환경은 철저한 감염 관리를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음을 발표했다. 치과에서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철저한 방역 관리를 하고 있어, 치과 치료로 인한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