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의 시대다. “나는 불만 끄면 잔다”는 행복한 사람은 요즘 찾기 힘들다. 특히 전체 불면증 환자의 68%가 50세 이상이라는 기사로 미뤄봤을 때 독자의 수면시간도 안녕하지는 못할 듯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잠들지 못하는 ‘가련한 영혼’을 잠의 신세계로 빠뜨려 줄 아이디어 상품! 글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기능성 베개, 잠의 질을 바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09~2013) 디스크 진료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목디스크 환자가 약 70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근 30%나 늘었다. 과거의 목디스크는 보통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에나 오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겼다. 지금은 과도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용 혹은 익스트림 스포츠에 의한 부상으로 20~30대에서도 나타나는 흔한 병. 따라서 목 건강, 더 나아가 잘못된 습관이 가져다 준 틀어진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기능성 베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터넷 검색창에 ‘기능성베개’라고만 쳐도 다양한 모양과 가격의 베개가 시선을 끈다. 그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제품을 소개한다. 바로 전문물리치료사출신이 개발한 ‘가누다 베개’와 자생한방병원이 개발한 ‘자생추나베개’다.
소지섭 베개로 유명한 가누다 베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균형 있고 편안하게 잘 가누다’라는 의미의 가누다 베개는 배우 소지섭이 광고모델로 등장해 더욱 유명해진 베개다. 가누다 베개는 두개천골요법이라는 도수치료법을 응용해 만들었다. 인체의 두개골 구조와 뇌척수액의 흐름을 기초로 바른 수면자세를 도와주는 것. 전문물리치료사가 할 수 있는 도수치료기법(손으로 직접 치료하는 기술)인 후두두개골기저부이완법(목덜미를 풀어주는 기술)과 제4 뇌실압박법(CV4효과: 뒷머리를 지긋이 눌러주는 기술) 등을 응용해 물리적 압력 없이도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해주고 불면증을 완화해 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머리와 뒷목이 이어지는 부분을 부드럽게 받치고 지지해주어 C 자형 목(경추)을 유지해 준다. 자는 동안 치료를 받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누울 때 어깨 눌림이 덜해 편하며 옆으로 누워도 어깨와 귀가 눌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가누다 베개는 크게 블루라벨 알레그로와 골드라벨 두 종류로 나뉜다. 블루라벨 알레그로는 대, 중, 소, 주니어 사이즈가 있다. 골드라벨은 보조패드가 있어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나 블루라벨 알레그로보다 약간 높다. 고밀도 항균 메모리폼과 소취 항균섬유를 사용했으며 생활방수가 된다.
가격은 블루라벨 알레그로 22만8000원, 골드라벨 15만8000원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이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을 받아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야심작 자생추나베개
척추전문 한방의료기관인 자생한방병원은 오랜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치료를 받기 힘들거나 목 통증이 재발하는 환자들을 위해 자는 동안에도 건강한 C 자형 목으로 유지해 주는 자생추나베개를 개발했다. 두상의 압력뿐만 아니라 소재, 통기성, 발수기능을 두루 고려했다. 자생추나베개는 바른 자세로 누웠을 때 뒷목이 들뜨지 않게 전체를 받치는 곡선형으로 설계했다. C 자형 목을 위해 베개 중앙(목과 머리 경계 부위)에 가로로 ㄷ자 모양의 절개라인을 만들어 목 길이에 상관없이 목의 압력을 골고루 분산해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옆으로 누웠을 때 척추가 휘지 않을 어깨 높이인 10~15cm를 고려해 베개 높이 또한 맞췄다. 이 베개는 얼굴을 감싸주는 유선형으로 턱이 틀어지지 않게 부드럽게 감싸주며 어깨 안쪽 끝까지 베개가 닿게 만들어 잠에서 깬 뒤 어깨나 팔 저림을 최소화했다. 높낮이 조절패드로 두상 생김새에 맞춰 베개를 조작할 수도 있다. 베개 뒷부분에는 목의 피로를 실질적으로 풀어주는 지압봉 6개를 부착했다. 자생추나베개는 메모리폼이 아닌 공기 세포 모양의 결정구조처럼 생긴 ‘노그노플렉스2소재’를 사용했다. 작은 공기구멍으로 통기성을 유지하고 각기 다른 사람들의 두상과 자세에 맞게 섬세하게 변형되고 원형으로도 회복이 빠른 신소재다. 자생추나베개는 정품 한 개 22만9000원이고 이 제품 또한 각 쇼핑몰에서 다양한 구성과 방법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심신 안정과 숙면이 필요할 때 ‘멘탈닥터’
멘탈닥터는 집에서 누구든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안정과 개선을 돕는 기구다. 멘탈닥터는 안구운동을 통해 심리불안의 원인이 되는 나쁜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유도하고 과거 상처도 재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멘탈닥터를 안경처럼 착용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귀로 들리는 지시를 들으며 눈에 보이는 파란 불빛을 따라 눈동자를 움직인다. 이렇게 이어폰으로 들리는 이야기와 함께 안구운동을 반복하면서 뇌 기억에 갇힌 신경세포의 정보를 모아 부정적인 기억들로 인한 감정을 제거해 마음의 고통을 해소해 숙면할 수 있도록 도움 받는다. 안구운동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명상과 음악을 병행한다. 내레이션에는 호흡과 명상, 이미지 요법, 암시 효과, 근육 요법, 자율신경 훈련법 등 여러 가지 심리기법이 적용돼 불면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작동 진행 과정과 음원을 이용자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홈페이지를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맞춤 콘텐츠도 제공한다. 특히 마음 건강과 부정의 기억을 처리하거나 증상에 따른 콘텐츠, 명상호흡 등 각박한 삶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주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멘탈닥터 아이스캔(패밀리고급형)이 49만5000원이다.
집 안 캠핑족이 늘어난다 ‘따수미난방텐트’
집에서 웬 텐트냐고 하겠지만 생활텐트 전문기업인 아이두젠의 ‘따수미난방텐트’는 집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맞다. 2014년 출시됐을 때 ‘텐트계의 허니버터칩’이란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당시 아이두젠 공식 홈페이지의 10종류 텐트가 품절이 될 정도였다. 일명 수면텐트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에 들어가서 자면 따뜻하게 온도가 유지돼 잠이 잘 들기 때문이다. 따수미난방텐트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가정에서 쓰는 텐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했기 때문에다. 우풍이 심한 집에서는 난방텐트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생활공간일 수 있다. 실내에서 활동을 할 때 가장 제약이 덜 가는 구조로 설계해 현재 ‘디자인특허 출원’에 등록했다. 공기순환이 좋은 실내용 원단을 사용해 내부온도는 강하게 유지하고 수분과 습기는 외부로 배출할 수 있게 했다. 텐트 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젖은 수건을 걸 수 있는 고리와 구멍도 만들었다. 따수미텐트의 난방효과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입증한 바 있다. 올해 초 KBS에서는 가정집 안방에 보일러를 그냥 가동했을 때와 따수미텐트를 설치했을 때를 비교해 온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실험했다. 보일러를 켜고 1시간 후 실내 안방 온도는 21.9℃이었는 데 반해 따수미 난방텐트 내부 온도는 26℃로 4℃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가습효과도 30% 이상 나타나 난방비를 절감하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따수미난방텐트는 사이즈별로 2만원대에서 7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잠들기 참 쉽죠? ‘따스안 온열안대’와 ‘레그셀루션’
마지막으로 초간단 잠드는 방법이다. 바로 ‘온열안대’와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레그셀루션’이다.
평소 느끼지 못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TV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외선 노출로 인해 눈의 피로 또한 쌓여만 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온열안대다. 시중에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래는 다양한 안대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원하는 가격대와 사이즈를 구매하면 된다. 온열안대는 PC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과 장거리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는 여행객이 꼭 가지고 가야 할 필수품이다. 책을 많이 보는 취업준비생과 수험생, 잠을 잘 못 이루거나 숙면이 필요할 때 간편하게 눈에 쓰고 있으면 금세 잠을 청하게 된다. 마나술의 따스안 온열안대의 경우 4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 눈 주위가 촉촉하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눈이 자주 뻑뻑한 사람이 사용하면 좋겠다. 별도의 향을 첨가하지는 않았으나 주 재료인 황토향이 아로마향처럼 얼굴 한가득 퍼진다. 기분이 쉽게 풀리면서 편안해지는 장점이 있다.
레그셀루션은 종아리나 발목에 붙이는 파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실제 파스보다 청량감이 좋고 촉촉하다. 다량의 수분을 함유한 고밀착 하이드로겔 성분이 다리에 수분을 서서히 공급해 붙이고 있는 동안 상쾌함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장시간 걷거나 서 있을 경우, 오랜 시간 앉아 있어서 다리가 붓거나 뭉치면 잠들기도 쉽지 않다. 피곤한 부위에 붙이고 쉬면 피로가 풀리면서 몸이 노곤해진다. 따로 마사지를 하거나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레그셀루션을 꼭 써보기 바란다.
몸이 아프면 슬프기 짝이 없다. 필자는 감정이 많아 그런지 몸이 약해지면 눈물이 쏟아진다. 그러나 조용히 반성도 한다. 또 초심을 잃고 욕심을 부려, 가장 중요한 건강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돌아온 이유 중에 가장 첫 번째가 건강 문제였다. 갱년기가 오면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은 건강을 급격히 무너트렸다. 세탁소에서 바느질 만을 한다는 것이 영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오랜 세월, 수고한 덕분에 목과 허리에 약간의 디스크도 얻었다. 그로 인해 가끔씩은 머리 병을 호되게 앓는다. 머리가 아프면 구토도 한다. 결국 몸은 녹초가 된다.
다행히도 건강을 다 잃기 직전에, 주변 사람들이 쓰러져 가는 깊은 체험이 있었기에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었다. 점점 더 악화되는 정신건강은 몸을 상하게 만들었고, 드디어 어느 날에는 부나 명예보다는 건강만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위대한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필자도 어제는 또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 것이 영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책상에 오래 앉아 너무 무리를 했나 싶었다. 마침 일요일이라, 큰딸이 처방해 준 항생제 덕분에 조금 덜 한 것 같기도 했다. 조금 살 것 같아 꼼지락거렸더니 다시 구토를 시작했다. 구토가 시작되면 남편은 초긴장을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점심 먹은 것이 안 좋았던 모양이다.
결국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고 두어 시간을 낭비한 끝에 호전이 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후유증으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죽을 것만 같았는데 조금 살만하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곁에 붙어서 안절부절못하는 남편이 있으니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아프다니 절절매며 옆에서 간호를 해주는 것이, 그저 미안하고 고맙다는 생각에 또 눈시울이 젖어왔다.
평상시에는 귀찮기만 하던 남편이, 몸이 아파 나약해지니 그저 세상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남편의 두 손을 잡아 보았다. 미국에서 살 때의 이야기이다. 미국은 병원비가 상당히 비쌌지만, 어느 날인가 몸이 너무 안 좋아 병원을 찾아갔다. 우울증 시초라며 약을 지어준다. 우울증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남편은 필자와 함께 등산 다니기를 시작했다.
다른 세탁소들은 아침 7시면 정확하게 문을 열었지만, 남편은 조금 늦게 8시에 가게 문을 열었다. 왜냐하면 아침마다 필자와 산에 다니는 것이 더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등산을 고집한 남편이 더없이 필자를 배려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필자는 한국에 돌아와, 아직도 아침 일찍 눈을 뜨면 깜짝 깜 짝 놀래곤 한다. 미국이 아닌 한국에 와 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미국에서의 삶은 오랜 세월을 지내 온, 제2의 고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침마다 눈을 뜨면, 아파트 베란다 앞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고국의 눈부신 햇살과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은 또 하나의 행복이었다.
더구나 내 나라에 돌아와 자식들과 함께하는 것은 얼마나 커다란 기쁨인지 모른다. 마음먹고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은 지천에 깔려있었다. 또한 글쓰기로 필자의 마음을 쏟아내니 그 시간에 행복은 넘쳐흐른다. 지나간 일들의 부질없는 욕심으로 집착하기보다는, 지금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깊은 감사를 하니 부자가 따로 없는 것 같았다.
엊그제는 잘 아는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필자를 위해 김치를 담아놓으셨다고 했다. 돌아가신 어머님을 대신하는 것 같아 또 다 살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치를 담아 보지 않아, 방법을 모르는 필자를 위해 형님은 늘 마음을 베풀어주신다. 그날따라 몸이 많이 무거웠지만, 형님의 마음에 비하면 견딜만하다는 생각에, 경기도 수원으로 달려가는 길은 감사함으로 가득하다. 물론 한번 다녀오면 경비는 더 들고 마켓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많이 나간다.
한국으로 돌아와 살다 보니, 얼마나 좋은 일이 많은지, 모든 것들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하나 하 나 사소한 것들에 고마움으로 가득하다. 욕심보다는 감사함으로 채워진 긍정의 마음은 필자의 얼굴을 밝게 해준다. 어쩌면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의 표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또 욕심은 건강만 해칠뿐, 허망함 밖에 없다는 초심을 늘 간직해야만 한다.
살아가면서 늘, 아주 작은 것들에도 깊이 감사를 느끼며, 항상 그 마음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어느덧 3월입니다. 통상 3월부터 5월까지를 봄이라고 하지만, 도회지에서 조금만 떨어진 산에 가더라도 옷깃 사이로 파고드는 바람에선 매서운 한기가 느껴집니다. 산기슭이나 계곡을 바라봐도 파란 이파리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깡말라 거무튀튀한 낙엽만 잔뜩 쌓였을뿐더러, 자꾸 미끄러지는 게 겨우내 꽁꽁 언 바닥이 채 녹지 않았음을 알려줍니다.
“정말 꽃이 핀 게 맞나요?” 아무래도 꽃이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돌아가자는 성화에 스스로 찾을 때까지 지켜보자던 생각을 접고 낙엽 사이 곳곳을 가리킵니다. 그러자 “제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라며 탄성을 쏟아냅니다.
“어머나, 세상에! 겨울과 다름없는 날씨에 이토록 작고 가냘픈 꽃이 피었다니…”
그렇습니다. 3월이면 꽁꽁 언 산골짝에 바람이 납니다. ‘너도바람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수십, 수백 송이가 활짝 피어 사방에 가득 찹니다. 덩달아 야생화를 찾아 나선 이들도 처음엔 한 송이도 보이지 않는다며 투덜대다가, 어느 순간 하나를 찾더니 곧 지천으로 너도바람꽃이 널렸다며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봄은 발끝에서 온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눈에 보이는 계곡은 아직 얼음투성이이지만, 발밑에선 손톱만 한 너도바람꽃이 봄을 노래합니다. 여리디여린 너도바람꽃이 얼음장 같은 땅바닥을 뚫고 나와 순백의 꽃을 피우는 걸 직접 목도하는 순간 많은 이들이 자연의 신비, 생명에 대한 외경을 체험한 듯 야생화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복수초와 변산바람꽃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피는 야생화인 너도바람꽃은 에란티스(Eranthis)란 라틴어 속명 자체가 본래 봄(er)과 꽃(anthos)의 합성어라고 하니, 그 어디서건 겨울잠을 깨우는 봄의 전령사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분포하는데, 주로 습기가 많은 산 계곡에서 자생합니다. 콩나물 줄기처럼 생긴 꽃대가 올라와 끄트머리에 흰색 꽃을 한 송이씩 피우는데 다 자라야 10~20cm에 불과합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의 꽃받침 잎이 5~9장 펼쳐지고, 그 안에 수술처럼 보이는 주황색 꽃이 원을 그리듯 빙 둘러납니다. 옅은 분홍색과 흰색의 수술과 암술이 여럿 정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대개 하나의 꽃대에 하나의 꽃이 달리는데, 경기도 포천 지장산 계곡에서 꽃대 하나에 꽃이 두 개 달린 ‘쌍둥이’ 너도바람꽃을 여럿 보았습니다.
겨울의 끝이자 새봄의 첫머리에서 만나는 너도바람꽃에선?약자의 연약함보다는 강추위도 폭설도 이겨낸?의연함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비록?작고?가냘파 보이지만, 모진 세파를 이겨낸?강자에게서?느낄 수 있는?단단한 힘이랄까 그런 것 말입니다.
특히 복수초 등의 설중화는 꽃이 핀 다음 살짝?내린 눈으로 만들어지는 데 반해, 너도바람꽃은 두껍게 쌓인?눈을 헤집고 올라온, 진정한 의미의 ‘눈속의 꽃(雪中花)’으로 피어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4월에도 눈이 내리는 경기, 강원의 깊은 산에선 눈 속에 묻혔던 너도바람꽃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경이로운 광경도 만날 수 있습니다.
Where is it?
전국 어느 산, 어느 계곡에서도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광주 무갑산, 남양주 천마산, 양수리 예봉산 등지가 유명하다. 특히 무갑산 무갑사 계곡과 예봉산 세정사 계곡, 천마산 팔현계곡이 너도바람꽃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눈에 잘 띄지 않는다며 마구잡이로 찾아다니는 발길에, 더 좋은 모델을 찾는다며 여기저기 훑고 다니는 사진작가들의 욕심에 무참히 훼손당하는 너도바람꽃의 비명을 함께 전한다.
“지난해 찢긴 얼굴 성형 몇 번 했어/나도 부러진 목에 디스크래/나는 꺾어진 허리가 펴지지 않아 키가 작아졌어/올해는 밟히지 않도록 조심해” 무갑사 스님이 전하는 ‘너도바람꽃의 속이야기’이다.
최장 6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주말 앞뒤로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 6일 석가탄신일이 이어져 2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최장 6일을 쉴 수 있다. 직장인들은 저마다 그동안 벼르던 해외여행, 캠핑, 독서, TV 프로그램 몰아보기 등 연휴계획이 한창이다. 그런데 연휴를 보내는 동안 몸을 많이 움직이거나 반대로 꼼짝 않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바로 근막동통증후군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인 근막이 뭉쳐 근육이 수축되고 굳어져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목덜미, 등, 허리, 어깨, 종아리 등에 나타난다. 뒷목과 어깨, 등 부분이 뻐근해지면서 쑤시고 결리는 통증이 생기는데, 아픈 곳을 만지면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통증이 처음 시작한 곳뿐 아니라, 주변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마치 통증이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근막동통증후군 초기에는 약간 불편한 정도이나 만성으로 진행되면 오십견이나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막이 오그라들면서 통증과 움직임 제한이 생기는 질환이다. 근막동통증후군은 근육에, 오십견은 관절에 생기는 차이가 있으나 근육통 때문에 어깨를 잘 움직이지 못하면 점점 관절이 굳어져 오십견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 인근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신경 질환이다. 목디스크가 있으면 목을 뒤로 젖혀 좌우로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 반면 근막동통증후군은 고개를 숙일 때 뒷목과 등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진다.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 레저스포츠, 캠핑, 바르지 못한 자세 등으로 인해 어깨 통증 생길 수 있다. 연휴 내내 옆으로 눕거나 소파에 기대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 근육에 피로가 쌓이게 된다. 오랫동안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캠핑을 떠나면 자연에서 생활하며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묘미겠지만 딱딱한 바닥, 불편한 베개는 근육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다. 장거리 운전 역시 뒷목과 어깨를 경직시킨다.
근막동통증후군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려면 몸을 적당히 움직이고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다. TV를 볼 때나 컴퓨터 게임을 할 때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한 시간마다 물을 마시러 간다거나 하며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킨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도 한 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쉬어가는 것이 좋다. 캠핑 중 텐트에서 잘 때는 바닥에 푹신한 패드나 침낭을 깔고, 베개가 없을 때는 수건을 돌돌 말아 뒷목에 받쳐 주는 것도 방법이다. 체온이 내려가면 근육이 더 경직되므로 보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여행을 했을 경우엔 휴가 마지막 날 일찍 귀가해 여독을 풀어야 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근육이 부드러워 진다. 만약 특별히 더 아픈 부위가 있다면 핫팩 등으로 10~20분 정도 찜질해준다.
일상 복귀 후 근육통이 계속되면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근막의 염증을 줄이는 소염진통제나 근육 경직을 풀어주는 근육이완제 등으로 치료한다. 경우에 따라 초음파나 레이저를 이용한 물리치료를 하기도 한다.
날개병원 송병욱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근막동통증후군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오십견이나 목디스크로 악화될 수 있다. 휴식이나 찜질 등으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9일 모커리한방병원은 ‘퇴행성 척추질환의 비수술 치료법’에 대한 무료공개강좌를 연다.
서울 강남구 모커리한방병원에서 오후 7시에 열리는 이번 강좌는 목디스크를 비롯한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척추전방전위증 등 척추질환에 대한 강좌들로 구성돼 있다.
김기옥 모커리한방병원장은 이번 강좌에 나서 퇴행성 척추질환의 종류·증상·치료법 등 대해 설명한다. 아울러 다양한 완쾌 사례를 분석해 환자와 가족에게 명쾌한 치료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 원장의 그동안 치료받은 환자 수만 5만여 명이며, 세미나 참석자 수만 4만 명을 웃도는 등 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신뢰를 쌓아왔다. 그는 앞서 ‘목디스크 10일·허리디스크 약 2주·척추관협착증 3주 치료법’을 세계 유명학회에 발표해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입증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병원과의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모커리한방병원은 퇴행성 척추질환인 목디스크·허리디스크·중증 척추관협착증·척추전방전위증 등을 수술 없이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단기간 내에 입원집중치료를 실시해 치료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무료공개강좌는 목허리디스크과 척추관협착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나 이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질의응답 시간을 포함해 1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오십견 환자가 증가세다. 오십견은 50대 이상에서 자주 나타나는 어깨관절 질환으로 유착성 관절낭염이 정확한 병명. 노화로 인해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관절낭)에 염증이 생긴 후 유착돼 어깨 움직임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별다른 외상 없이 어깨가 아프고 운동이 제한되는데 어깨 관절의 과다 사용으로 어깨 관절막에 염증이 생긴 후 관절막이 두꺼워져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어깨통증이 서서히 오다가 점점 진행되면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특히 야간에 통증이 심해져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 잠을 자기 힘들다. 어깨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쑤시는 통증이 나타나고 세수나 식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심한 통증으로 발전한다. 나중에는 팔과 뒷목까지 아프고 저려 목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오십견은 힘줄, 인대의 외상, 염증 등이 주원인이며 그 외에 목디스크, 갑상선 질환,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오십견 극복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통증을 조절하고 어깨 운동을 통한 자가관리가 필수. 손가락을 벽에 대고 점차 위로 올리는 등 수동적 관절운동을 통해 굳어지고 짧아진 인대를 늘려서 관절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 운동치료의 기본이다. 운동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온찜질로 어깨 근육을 풀어준 후 하는 것이 좋다. 초기 오십견은 주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뚜렷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웰튼병원 서희수 소장은 “오십견은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이 점차 굳어져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공원이나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겨울 동안 늘어난 체중 관리를 위해 조깅·헬스·수영 등 운동 삼매경에 빠진 것이다. 이처럼 봄철 운동 인파가 늘어나는 만큼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평소보다 약 3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체중감량을 위해 급격히 운동하다 보면 허리와 무릎 등에 무리가 생겨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관절염이나 허리통증이 있는 경우 무리한 운동은 더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자기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게 되면 통증은 줄여주고 관절과 근육을 단련시켜 관절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동시 전문의)에게 관절 척추 질환자의 올바른 봄철운동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 수영 - 배영 적합, 허리 무리 가는 접영과 평영 피해야…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닳아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관절연골이 압박을 받으면 통증은 더 심해진다. 관절염이 있는 경우 조깅처럼 무릎관절이 위아래로 압력을 받는 운동보다는 수영이 더 좋다.
수영은 우리 몸의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다. 물의 부력으로 인해 체중 부담을 7분의 1로 줄여줘 관절과 허리에 부담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허리디스크가 있는 사람에게는 허리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배영을 권한다. 주 3회, 1회당 30분 정도가 적절하다. 반면 심하게 허리를 뒤로 젖히는 접영과 허리를 많이 움직이는 평영은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이 있는 경우 물장구를 칠 때 조심해야 한다. 물장구를 치면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해 무릎에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이를 방지하려면 무릎을 최대한 구부리지 않고 다리를 펴서 물장구를 치는 것이 좋다.
◇ 요가 - 앞뒤 구부리는 자세 많아 디스크 터질 위험 높아…
요가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골고루 사용해 삐뚤어진 척추와 골반을 바르게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젊은 여성이나 근력 운동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요가는 기본적으로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자세가 많아 허리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허리를 많이 구부리는 동작을 취할 때 자칫 디스크가 터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뒤로 젖히는 자세 역시 평상시 익숙한 자세가 아니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똑바로 누워 하반신을 든 채 목 뒤로 넘기는 자세와 엎드린 상태에서 양팔로 두 다리를 잡아 몸을 활처럼 구부리는 자세 등은 허리에 부담이 높아져 더욱 조심해야 한다.
◇ 헬스 - 역기 들고 일어서는 동작 디스크에 250kg 이상 압력, 반드시 피해야 할 운동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할 경우 허리와 관절 부상에 더 주의해야 한다. 스쿼트(바벨을 어깨에 짊어지고 서서 깊이 웅크린 다음 일어서는 동작) 운동과 역기 들기는 반드시 피해야 할 동작이다.
허리 부분에 디스크 탈출이 있는 환자의 경우 걸을 때 70kg·서 있을 때 100kg·앉아 있을 때 200kg·서서 앞으로 허리를 숙일 때는 250kg 이상 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무릎에도 큰 하중이 실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 근력 강화 운동 레그익스텐션(Leg Extension)을 할 때는 초반에는 무게를 달지 않고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관절의 운동 범위를 작게 해서 0도에서 30도 각도의 범위에서 움직이다가 근력이 강해지면 점차 각도를 늘이되 60도 이상은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이클링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앉아서 하는 운동이라 발목과 무릎 등에 체중이 실리지 않아 관절염을 환자에게 적합하다. 안장높이는 페달에 발을 올렸을 때 무릎이 30도 정도 굽혀질 수 있도록 조정한다. 사이클링은 시작하기 전 10~15분 정도 상반신보다 하반신, 특히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을 스트레칭 해주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러닝머신은 가볍게 걷는 정도로 약 시속 5km를 유지한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동시 전문의)은 “모든 운동은 자신의 몸 상태에 알맞게 하는 것이 좋으며, 몸짱 열풍에 동요돼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 득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헬스장을 이용할 경우 전문 트레이너와 상담 후 운동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조깅이나 수영 등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관절이나 허리 상태를 전문의를 통해 한 번씩 점검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 (정형외과ㆍ재활의학과 동시 전문의) >
주상숙(66) 씨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봉운동으로 예순이 넘은 나이에 새롭게 인생 후반전을 시작했다. 더 캐고 들어가면 그의 이력은 좀 별난 구석이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스마트봉운동을 개발한 데 이어 피부미용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서다.
남자 피부미용사라고? 보통 ‘피부미용사’ 하면 금남의 영역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전직은 전혀 이쪽 분야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공무원이라니… 흥미진진할 것 같은 이 남자의 인생 스토리에 어찌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금남의 영역’이던 피부관리사에 도전
“퇴직할 무렵 몸이 안 좋았어요. 고혈압, 목 디스크, 퇴행성관절염에 소화불량, 이명, 비만도 있었고요. 그래서 은퇴 후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발 관리, 경락 마사지, 스포츠 마사지, 쑥뜸, 척추 교정, 다이어트 식이요법 등 여러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그러다가 피부미용사 국가 공인 자격증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 이거구나’ 싶었죠.”
주 씨의 전직은 경북도청 공무원. 7급 주사보로 시작해 꼬박 30년을 채우고 6년 전, 정년퇴직을 했다. 나이 육십에 아무 준비 없이 나오고 보니 막막할 뿐이었는데 우연히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이전까지 자유업에 속하던 피부 관리 분야가 2008년 국가 자격증이 신설되면서 전문직종이 된 거예요. 새로운 일을 하고 싶던 참에 바로 도전에 나섰죠. 그 길로 문제집을 사서 피부학, 화장품학, 피부관리기기학, 공중보건학 등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필기시험을 쳤습니다.”
생소한 과목이긴 했으나 워낙 암기에 자신 있던 그는 한 번에 통과했다. 문제는 실기시험이었다. 혼자 공부하기엔 한계가 있어 피부미용학원에 등록했지만 젊은 여성 교육생들이 남자, 그것도 나이 많은 사람과 같이 실습하려 하지 않았다. 여성 마사지 모델을 구하기가 꽤 힘들었단다. “2시간에 2만원, 돈을 주면서까지 아르바이트 모델을 썼어요. 모델이 없을 때는 시중에서 구한 마네킹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기술을 익히는 것 외에도 어려운 점은 또 있었다. “얼굴뿐 아니라 목, 팔, 다리 마사지도 해야 하거든요. 거의 반라의 여성 모델을 처음엔 눈이 부셔 쳐다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눈을 어디다 둘지 난감했죠, 솔직히….”
20대 젊은 여성 지원자들 사이에서 주 씨는 실기시험에 당당히 한 번에 합격했고 2009년 5월 피부미용사 면허증을 취득했다. 그동안 이 모든 일은 아내 모르게 저질렀다. 자격증을 내보이며 피부관리숍을 차리겠다고 하자, 아내가 펄쩍 뛰었단다. 남자로서 할 일이 못 된다는 거였다. 그는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해 7월,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을 투자해 20평짜리 피부관리숍을 창업했다.
◆‘100세 건강 스마트봉운동’ 직접 개발
그의 가게는 꽤 성업했다. “고객의 90%가 여성이라서 숍 운영이 쉽진 않죠. 창업 초창기엔 파리만 날렸어요. 주 고객층이 여성인데 나이 많은 남자 피부관리사에게 얼굴과 몸의 마사지를 맡긴다는 게 어째 선뜻 내키진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마사지가 고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며 호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피부 관리뿐 아니라 경락마사지, 자세 교정, 식이요법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 해박한 지식으로 고객의 건강 문제를 해결해 줬더니 1년쯤 지나자 입소문을 탄 가게에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 씨의 인생 이모작은 피부미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피부관리숍을 운영하며 건강 관련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나름대로 건강 이치를 터득하게 됐어요. 나이가 들면 몸이 굳어지고 골격과 자세가 틀어져 몸이 아프며 여러 가지 질병이 온다는 것을 깨달았죠. 내 스스로 뭉친 근육을 풀고 골격을 바로잡는 운동 방법은 없을까 연구하게 됐습니다.”
그가 개발한 일명 ‘100세 건강 스마트봉운동’. 도구와 자기 체중을 이용해 주로 누워서 하는운동이다. PVC 파이프에 보온재를 덧대고 인조가죽을 감싸 만든 지름 9cm·길이 50cm의 작은 스마트봉에 그의 원대한 꿈이 걸려 있다.
“스마트봉 운동을 통해 굳은 근육은 풀리고 틀어진 목, 어깨, 등, 허리 골반 등의 골격이 바로 잡히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운동법으로 저부터 효과를 톡톡히 봤거든요. 우선 고혈압 약을 끊었고요. 고관절을 바로잡고 목 디스크도 해결했어요.”
가족, 친구들, 피부관리숍 고객에게도 권유해 봤더니 스마트봉운동 효과가 입증됐더란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특허 출원과 상표등록 출원을 신청했다. 또 운동법을 알리기 위해 문화센터 50곳에 강좌 개설을 제안했다. 그러나 처음 들어보는 이 운동법에 관심을 가지고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던 중 운 좋게 한 문화센터에 요가선생 ‘대타’ 자리가 났고 회를 거듭할수록 운동 효과를 본 사람들의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그의 강좌 수강생은 점점 더 늘어났다. 이를 계기로 주 씨에게 여러 문화센터에서 스마트봉운동 강좌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주 씨의 향후 목표는 ‘강사 양성’이다. 스마트봉운동 강사를 배출해 더 많은 사람이 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심산이다. 최종 목표는 동네 주민들과 함께 인근 농촌에 ‘자연건강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연일 한파가 계속되면서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신체 활동량은 줄면서 근육량도 감소하기 마련. 경직된 몸으로 자칫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허리나 목 등 척추부위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실내에서 간편하게 허리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말띠해를 맞아 승마운동기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승마의 실제 동작을 그대로 재연한 승마운동기구를 활용하면 말에 올라 탈 때 척추가 자연적으로 곧게 펴지는 원리를 통해 척추과 요추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꾸준히 하면 허리와 골반의 유연성이 향상 되며 책상에 오래 앉아 생활 하는 중·고생 자녀들과 직장인들의 자세 교정에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힐링요가는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코브라자세는 하루 종일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신체를 지탱하는 허리 피로를 풀어주는데 효과적이다.
엎드려 누운 상태에서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팔꿈치를 구부려 손을 바닥에 댄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팔꿈치를 펴서 상체를 세우고 머리와 가슴을 뒤로 젖힌 자세를 유지하며 20~30초간 복식 호흡한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호흡, 자세, 동작을 정확히 알고 따라 해야 부상을 막고 제대로 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브라 자세는 척추를 교정해 허리, 고관절 등 통증을 완화하고 전반적인 허리 질환을 예방해 준다. 또한 어깨와 목, 등 의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척추추간판의 순환을 향상시켜 디스크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자기 전에 하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하루 30분 정도 훌라후프만 해도 복근 및 허리근육 강화를 경험할 수 있다. 단 무겁고 돌기가 있는 다이어트용 훌라후프는 장시간 돌리면 허리인대가 늘어날 수 있다.
짐볼 위에 골반과 복부를 마주 대고 두 다리를 뒤로 뻗어 고정 한 후 허리를 들어 2~3초간 자세를 유지하는 동작을 15회 정도 반복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밴드활용법도 있다. 똑바로 서서 팔을 위로 올려 양 손으로 밴드를 잡고 허리를 좌우로 최대한 내려갔다 천천히 올라오는 것을 20회 가량 반복하면 허리 근육이 튼튼해 진다.
연세바른병원 조보영 대표원장은 “승마운동기구를 이용할 시 복부에 힘을 주지 않으면 요추 부위에 무리가 된다”며 “몸이 뒤로 너무 많이 젖혀지거나 자세가 구부정하면 척추와 골반에 충격이 그대로 가해질 수 있으니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