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혼탁한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훈훈한 소식들도 있습니다. “김태수 회장과 같은 멋진 시니어가 이 사회에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는 한 통의 독자 전화를 받고 이 지면을 열었습니다.
‘적폐 청산’이 국가적 화두가 된 요즘, 일상에서의 적폐 청산 또한 차차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생활형 비리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 관리비 착복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감시가 그것이다. 그런데 배우 김부선이 문제를 제기하여 사회적인 공분을 이끌어낸 관리비 문제를 이미 2012년에 자발적으로 파악하여 적폐를 해소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태수(74)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입주자 대표 회장이다. 관리비 비리 근절 대책과 그녀의 무보수 봉사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대한민국을 정의하는 네 글자를 ‘적폐 청산’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불과 반년 정도 지났지만 그동안 정부 개편에서부터 법제 정비, 지난 정권의 문제들을 적출하는 일까지 ‘적폐 청산’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쉬지 않고 이슈들이 있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의 생활에서의 적폐 청산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사실상 정치 게임에서의 적폐 논쟁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카타르시스를 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네 삶에서의 적폐들은 그런 정치 논쟁 외의 영역에 많이 쌓여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와 빌라의 관리비 문제다.
우리 일상의 고질적 비리, 관리비
2014년 배우 김부선은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 난방비 비리를 폭로했다. 그동안 암암리에 얘기되던 엉뚱한 난방비 지출과 그로 인한 부당한 관리비 정책, 그리고 아파트 부녀회와 주민 대표들끼리 얽히는 수상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김부선씨에게 ‘난방 열사’라는 별명까지 지어준 이 사건은 지금 다소 정체된 상태다. 법원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난방비를 착복했다는 이들에게 무죄를 내렸고, 도리어 김씨가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벌금을 내게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아직 잡음이 섞여 있는 위의 상황과 비교하여, 이미 성공적으로 ‘적폐’를 없애서 모범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이 있다. 바로 김태수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입주자 대표 회장이다.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대림아크로빌은 CEO, 기관장,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490여 가구의 단지다. 이곳은 2012년 초만 해도 관리비 비리 아파트로 악명이 높았는데, 50평대의 관리비가 월 100만원 이상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무리 셀럽들이 살고 땅값이 높은 동네라지만 지나친 관리비 액수를 이상하게 여긴 김 회장은 전 회장에게 통장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확인해 보니 전 회장이 7860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발견됐고,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기존의 적폐들을 없앨 기회가 온 것이다.
소도둑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다
“비효율적인 전기료를 잡기 위하여 지하 5층부터 32kW 형광등을 14kW LED 등으로 다 바꿨습니다. 쓰레기 놓는 자리 같은 상시적으로 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 곳의 등은 센서형으로 교체했죠. 초고속 승강기는 열여섯 대에서 네 대를 줄여 열두 대만 운용하게 했고 출근시간에만 켜놓게 했습니다. 그동안은 승강기에서만 전기가 월 1억4000만원이 지출됐는데 이를 통해 3820만원을 줄였죠. 결과적으로는 3억8600만원을 절감했습니다.”
직접 만난 김 회장의 목소리는 일흔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또박또박 분명하게 들려왔다. 목소리만으로도 보통이 아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1000원 단위까지 숫자 일일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은 그녀가 이 일에 바친 열정의 정도를 가늠하게 만들었다. 그러한 그녀의 철저한 면모가 2012년 정부 주최 전기료 절감 경진대회에서 2등이라는 성과를 만들었으리라.
김 회장이 전 회장의 공금 유용에 황당해하며 비상대책위를 꾸리자 숨겨졌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전기료뿐만이 아니었다. 전형적인 부조리 아파트 단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던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은 사방이 문제투성이였다. 김 회장은 작은 부분에서부터 바꿔나가기로 했다. 외벽 청소를 기존 비용보다 50% 낮췄고 단지에 사용하는 문건들도 일일이 발로 뛰어 제작하고 인쇄하여 불필요한 비용들을 없앴다. 그 결과 관리비는 월 40만원대로 줄어들었다. 한 사람의 의지가 일으킨 획기적인 변화였다.
성공한 사업가의 소신이 만들어낸 변화
김 회장은 많은 사업을 하면서 축적한 노하우가 관리비 절감 노력에 녹아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산업발전시대에 섬유 사업을 했다. 그제야 그녀에게서 열사의 뜨거움보다는 냉정한 사업가의 느낌을 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남편도 자식도 없이, 사업에만 열중하며 살아왔죠. 사업 성공의 방법들을 이제는 모두 이 단지를 개선하는 데 쓰고 있어요.”
그녀가 말하는 성공하는 사업의 원칙은 간단하다. 디테일과 성실함이다. 그래서 그녀는 아파트 단지에서 쓰는 비품 하나를 사더라도 직접 발로 뛰어서 시장조사를 한 후 비교하여 더 나은 것을 선택하는 지극히 기본적인 행동 원칙을 따랐다.
“창고를 만들고 앵글을 설치해서 비품들을 관리했고 재고 파악을 5년 동안 날마다 했습니다.”
그녀는 관리비 거품을 빼기 위한 전략으로 전기 절약도 있지만 보수 공사비 절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디가 고장이 났다고 하면 직접 가서 문제를 확인합니다. 못 고칠 일이라고 결론이 나면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거죠. 그리고 가장 싸게 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합니다. 예를 들어 외벽 청소를 해야 할 경우 과거에는 비용이 5200만원이 나왔는데 저는 2000만원에 했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지하 6층에서부터 지상 46층까지를 수도 없이 뛰어다니면서 점검하고 바꾸고 보수했다. 대림아크로빌이 강남 270여 단지 중 1등이라는 성과를 얻은 것은 그 특별한 성실함 덕분일 것이다. 그녀는 ‘사업을 해본 사람은 어디에 허점이 있다는 걸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민의 눈초리가 가장 무섭다
“난 원래 이런 데 관심도 없었던 사람입니다. 내가 원하는 만큼 성공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작년에 회장직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사람이 안 나와서 계속하고 있는 중입니다(웃음).”
김 회장의 일과는 아침 8시 출근으로 시작된다. 출근 후 한 시간 동안 회의를 한 다음 30분 정도 단지를 둘러보며 상태를 점검한다. 그 후 식사를 하고 헬스장으로 간다. 마침 비품 창고가 헬스장 옆에 있으니 간 김에 재고 파악을 한다.
“내가 나와야 새는 관리비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속속들이 알고 따져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녀는 벤츠와 모닝 두 대의 차를 갖고 있는데 거의 모닝을 타고 다닌다. 어디다 세워놔도 부담 없고 누가 긁어도 편안하고 기름값 덜 나온다는 게 그 이유다. 철저한 실리주의자다. 그러한 실리주의적 방침으로 아파트 관리비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사람들의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부자들은 돈이 많지만 그래서 돈을 더 좋아하죠. 당연히 어떤 단지든 관리비를 절감하면 호응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외부 회계 감사 어쩌고 해도 주민의 눈초리가 가장 무서운 거예요. 주민이 관심을 갖고 감시하면 부조리가 생길 수 없어요.”
공동체에서 인생 2막의 보람을 찾다
여성 사업가로 성공하고, 그 후에도 사업가로서의 성실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대단한 집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녀가 거주하는 대림아크로빌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까다롭고 상대하기 어려운 이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적폐 청산’을 성공적으로 해내려면 그 정도 마음가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원래 꿈이 사업가는 아녔어요. 위에 오빠가 다섯이나 있었고 고향은 황해도 장현이에요. 이북에서 피란 와서 오빠들 옷을 물려 입으면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성화된 게 아닌가 싶어요.”
단지를 관리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사람과의 관계라고 토로했다.
“일 많은 건 평생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그런데 반상회도 나오지 않고 관심도 없고 일도 안 하는 사람들이 ‘누가 아껴 달랬느냐, 내 돈 갖고 내가 쓰겠다는데’ 식으로 말하는 게…. 그런 언어로 기운 빠지게 만드는 사람들이 나를 힘들게 해요. 그들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아끼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따라주는데 말이죠. ‘에이 그 정도 돈, 내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관리비 착복을 외면하면 바늘도둑을 소도둑으로 키우는 격이에요.”
김 회장은 자식도 배우자도 없지만 공동체를 위한 삶을 보람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그녀가 하는 일의 어려움과 수고로움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여러 곳에서 아파트 관리 관련 강의 요청을 받는 강남구 유명 인사가 된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제2의 인생을 무보수 봉사로 삼음으로써 얻게 된 기쁨이다.
2017년 정유년의 한 해도 저물고 있다. 올해는 국정농단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져 5월 9일 조기 대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하는 등 격변의 한 해였다. 대중문화계 역시 세월호 특별법 서명, 야당 후보 지지 등의 이유로 송강호, 정우성, 김혜수 등 수많은 연예인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김여진, 문성근, 김미화, 김제동, 김규리 등 82명의 연예인을 좌파 연예인으로 규정해 여론 조작, 방송계 퇴출 등을 시도한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보고서가 공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또한 사드로 촉발된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대중문화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는 등 크고 작은 일이 많았다.
2017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유행을 선도한 대중문화 트렌드와 키워드는 무엇일까. 우선 영화계에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쏟아져 흥행에 성공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다. 한국 민주화에 큰 역할을 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 병자호란 당시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을 소재로 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상화한 , 2007년 미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결의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용수 할머니의 가슴 아픈 실화를 모티브로 한 , 일제 강점기 일본 하시마 섬에 강제 동원된 800여 명의 조선인 참상을 다룬 , 3·1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일본으로 가 항일운동에 매진했던 독립운동가 박열을 전면에 내세운 , 198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는 등 청년기의 김구 선생을 다룬 등 많은 영화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가 12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 영화로는 15번째 1000만 영화로 등극하는 등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룬 실화 영화들이 흥행도 호조를 보였다.
올해 방송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 등 검사나 변호사, 재벌 등 권력과 자본의 탐욕과 비리를 다루거나 · 등 언론계를 조명한 작품들과 을 비롯한 갑질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거나 화제가 됐다는 점이다. 이들 드라마는 지도층의 부패가 심각하고 갑질이 심화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대중문화계의 큰손으로 등장한 20~40대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남자 스타들이 압도적 흥행 성적을 거둔 것도 2017년 대중문화계를 지배한 트렌드 중 하나다. 12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송강호 주연의 , 718만 명이 본 현빈, 유해진 주연의 를 비롯해 ··· 등 올해 들어 흥행 상위를 차지하는 영화들이 한결같이 남자 주연 영화였다.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케이블 TV 드라마 사상 최초로 20%대를 돌파한 공유 주연의 (tvN), 28% 시청률을 기록한 지성 주연의 (SBS), 20%대를 유지한 남궁민 주연의 (KBS2) 등 성공한 드라마 모두 남자 주연 작품이다.
대중의 관심이 높은 예능 프로그램은 (SBS), (MBC에브리원), (JTBC), (JTBC2), (JTBC), (OLIVE), (KBS1), (TV조선) 등 외국인 출연 예능과 (채널A), ·(tvN), ·(TV조선), ·(E채널), ···(SBS), (KBS2), (KBS드라마), (MBN) 등 연예인의 남편, 아내, 자녀, 부모 등이 출연한 연예인 가족 예능이 대세를 이뤘다. 또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지금의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욜로(YOLO)’와 혼술·혼밥 등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의 문화가 예능 키워드로 등장해 (SBS)에서부터 (MBN)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됐다.
2017년 대중음악계는 신세대 가수와 아이돌 그룹의 1970~1990년대 히트곡 리메이크 열풍이 강타했다. 양희은이 1991년에 불러 인기를 얻은 ‘가을 아침’과 1970년대 정미조가 불러 히트한 ‘개여울’이 올해 아이유의 노래로 재탄생해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아이유는 9월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2’에서 정미조의 ‘개여울’,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등 1970~1990년대 히트곡을 완성도 높게 리메이크해 큰 관심을 모았다.
걸 그룹 마마무의 솔라도 김도향의 ‘바보처럼 살았군요’,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등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발표해 젊은층뿐만 아니라 50~60대 중장년층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 대중음악계를 관통한 리메이크 트렌드는 젊은 세대에게 과거의 명곡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물하는 효과가 높아 대중음악의 수용층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세대 간 이해의 접점을 확대했다.
1996년 H.O.T. 데뷔를 시작으로 젝스키스, S.E.S., 핑클 등 1990년대 중·후반 본격화한 아이돌 그룹 시대는 2000년대 들어 2PM,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2세대 아이돌 그룹 중심으로 세대 교체가 됐다. 올해 들어 원더걸스, 씨스타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이 해체되고 소녀시대의 멤버 서현이 탈퇴하는 등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퇴장했다. 올해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여자친구, 블랙핑크 등 2015년 전후로 데뷔한 3세대 아이돌 그룹이 국내 음악계를 평정하고 K팝 한류를 이끄는 주체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연예계에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큰 사랑을 받던 스타들이 숨져 대중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KBS2 주말극 촬영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4월 9일 중견 스타 김영애가 췌장암으로 66년간의 삶을 마무리했다. 46년간 연기자 생활도 끝나는 순간이었다. “연기는 내게 산소이자 숨구멍 같은 의미예요. 배우가 아닌 나를 생각할 수가 없어요.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다시 배우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천생 배우였던 김영애는 20세에 연기를 시작해 , , , , , , , 까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정교한 연기력과 빼어난 캐릭터 창출력으로 시청자와 관객에게 감동을 줬다.
와 사극 등에서 보인 강렬한 카리스마 연기에서 영화 의 일상적 연기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관객과 시청자에게 기쁨을 준 중견 배우 윤소정은 패혈증으로 6월 16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73년의 삶 중 연기자로 살아온 세월이 55년에 이를 정도로 윤소정에게 있어 배우라는 직업은 삶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7년 동안 연극무대에서, 스크린에서 그리고 TV 화면에서 빛나는 조연 연기와 사투리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중견 배우 김지영도 폐암으로 2월 19일 79년간의 삶을 마감했다.
2017년 10월 30일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빼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 김주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김주혁은 선 굵은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김무생의 아들로 1998년 SBS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드라마 , , , , 영화 , , 등 수많은 작품에 주연으로 나서 아버지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었다. 20년간의 배우생활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난 김주혁의 나이는 45세였다.
로봇수술이란 단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간의 손이 아닌 로봇 팔이 환자의 몸속에서 거리낌 없이 움직이며 수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SF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 삶 가까이 등장한 로봇수술도 이런 모습일까? 실상은 영화 속 장면과 조금 다르다.
로봇수술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단어가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과 다빈치가 그것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1995년 설립된 회사로 1999년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를 세상에 처음 내놨다.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로봇수술 시장을 석권했다. 우리가 아는 로봇수술에 관한 것은 모두 다빈치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강경(내시경) 수술을 대체하고 있는 대중화된 로봇수술 장비는 다빈치가 유일하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27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다. 다빈치는 현재 4세대 제품까지 출시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05년 세브란스 병원을 통해 처음으로 다빈치의 로봇수술이 시도됐다. 이후 다빈치는 각 병원에서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해 2017년 9월 기준으로 전국 31개 병원에 69대가 설치되어 있다. 장비 도입이 증가하면서 수술 건수도 늘어나 올해는 1만7000건 이상의 수술이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수술도 사람이 하는 수술
로봇수술에 대한 가장 잦은 오해 중 하나는 기계가 집도해 수술을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의 주인공은 의사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로봇수술 장비(환자 카트) 아래에 환자가 위치하면,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신체 부위 근처에 2~2.5cm 정도의 구멍을 낸다. 그곳을 통해 4개의 금속봉 모양의 로봇 팔이 들어간다. 수술 부위에 따라 여러 구멍을 내기도 한다. 4개의 로봇 팔 중 하나는 조명과 카메라가 달려 있어 촬영을 담당하고, 나머지 3개의 팔은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해낸다. 암 조직을 들어 올리거나 잘라내거나 수술한 부위를 봉합할 수도 있다. 사람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수술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 손의 동작을 대부분 대신할 수 있다.
이때 의사는 환자와 좀 떨어진 조종장치(수술 콘솔)를 통해 4개의 로봇 팔을 조작한다. 조종장치에 달린 모니터는 확대된 입체 영상으로 치료 부위를 보여주기 때문에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든 혈류를 다른 색으로 보여주는 등 다양한 의학적 정보도 모니터를 통해 집도의에게 제공된다.
다양한 질환에서 우수성 나타나
로봇수술이 의학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 손으로는 도저히 동작이 불가능한 좁은 부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이 로봇수술의 혜택을 보는 손꼽히는 부위인 것은 이 때문. 전립선은 좁은 골반 안에 신장과 방광, 소화기와 함께 몰려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 부위다.
이외에도 신장암, 자궁암, 갑상선암, 간암, 구강암 등 각종 암수술과 요관절제술 등 비뇨기과계 질환에서 사용된다.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까지 영역을 넓혔다. 겨드랑이를 통해 로봇수술 장비가 암 조직을 제거하면, 유두와 유륜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초 세브란스 연구진을 통해 국내 최초로 수술이 시도됐다.
이 중 전립선암, 신장암, 직장암의 로봇수술 치료가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유효성이 있음을 평가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언한 국민건강보험 혜택 확대로 인해 이들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800만~1200만원 정도의 수술비를 절반만 부담해도 된다.
인공지능 수술은 아직, 국산화는 눈앞
수술 과정의 간편함도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의사가 2~3시간 동안 서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라며 “이에 반해 로봇수술은 편한 자세에서 이뤄져 의사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고, 환자에게도 장점으로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인공지능 수술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일까? 지난달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상암동에 설치한 수술혁신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게리 굿하트 대표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수술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자율주행기술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적 진보를 요구한다”며 “우선 집도의의 수술을 보조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담당할 수 있는 단계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수술 시장에는 국산 제품도 대항마로 등장했다. 바로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레보아이(Revo-i)다. 레보아이도 로봇 팔이 4개 달려 다빈치와 비슷한 외형을 지녔다. 레보아이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6월부터 올 초까지 세브란스와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올해 8월에는 식약처로부터 레보아이 제조허가를 취득하고 사업화 준비에 착수 중이다.
11월 15일 수요일 오전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대한민국 안전산업 박람회 개막식이 있었다. 이번 행사에선 안전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안전의식 향상을 목적으로 김부겸 장관이 나서서 12개 해외 정부 대표단과 32개 바이어, 그리고 참가 기업이 만나는 '비즈니스 교류회'를 개최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국내 안전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전 분야 기술 제품의 판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안전산업 박람회에 다녀온 날 경북 포항에서는 진도 5.4의 큰 지진이 일어났다. 일본이 큰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도 우리나라는 안전하다고만 생각했다. 아직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잘 대피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오늘 다녀온 안전산업 제품들을 떠올려보았다.
개막식 행사로 환경, 안전을 염원하는 무용 퍼포먼스가 있었고 내외 귀빈의 입장과 함께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중한 약속,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겠다는 다짐을 보여주었다. 행자부 김부겸 장관과 김재철 기상청장,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격려사가 있었고 많은 해외 귀빈과 기상청장, 환경장관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 비즈니스 교류회를 통해 우리 기술의 안전산업 제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16일까지 연매출 1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바이어가 참여하는 수출상담회장을 운영해 홍보와 수출 상담이 이루어지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보관도 운영된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기상기후박람회와 국제 도로교통박람회와 함께 열려 안전산업 관련 여러 기업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었다. 방재, 화재, 보안, 치안, 산업, 생활, 드론산업 등 7개 안전 분야별 전시관, 수출상담회와 안전체험 마을 등의 체험 행사와 UN-ISDR 콘퍼런스 등 총 34개의 콘퍼런스로 구성되었다.
개막식이 끝난 후 큰 전시장을 가득 채운 우리나라 안전산업 기업들을 돌아보았다. 마침 견학온 어린이들은 안전체험관 방문에서 드론의 신기함과 VR 등을 즐겁게 체험했다. 세부 프로그램으로 38개사 50여 종 체험이 있었는데 지진체험, 화재진압체험, 심폐소생술체험 등 흥미롭고 다양한 부스가 많이 마련되어 있었다. 한 기업에선 자동차 브레이크 밑으로 물건이 굴러가 브레이크 조작을 방해해 사고가 나는 상황을 막아주는 제품을 선보였는데 통역관과 함께 온 아랍 기업인들이 관심을 갖고 열심히 설명을 듣는 모습이 뿌듯했다.
필자는 VR 기기를 착용하고 산업 현장에 들어가 안전점검체험도 해보았고 가장 재미있었던 건 미래 ICT를 통한 응급구조를 해보는 4D 앰뷸런스 탑승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구조단이 되어 헬기를 타고 날아다니며 재난당한 사람을 찾아가 구조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프로그램으로 정확하게 구조활동을 하는 것이 신기했고 꼭 필요한 장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 홍채인식 등 우리나라 기업이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안전산업 제품이 너무 많았다. 이번 박람회는 전문성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도 전시 제품의 관람과 부스 체험을 통해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산업에 대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린 제3회 안전산업 박람회를 통해 많은 사람이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안전산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본다.
가난하고 배가 고파서 글을 쓰는 일의 힘겨움을 아는 사람, 대하소설 의 작가 김주영은 요즘 경상북도 청송에서 살고 있다. 의 성공은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어줬지만, 사회적 성공과 별개로 그의 삶은 비로소 아수라장에서 빠져나와 느릿하게 흘러가는 듯 보였다. 덤덤하고 무심하게 작품과 인생에 대해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외로운 아버지들이 떠오른 것은 우연일까? 고독을 곱씹으며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남자들을 대변하는 듯한 김주영의 묵직한 목소리와 이야기에 취하는 동안 어느새 석양이 지고 있었다.
19세기 말 조선시대 끝자락을 살았던 보부상들을 철저하게 조사한 자료들을 통해 생생한 필체로 그려낸 대하소설 의 작가 김주영은 1939년생으로, 올해 일흔아홉 살이다. 등단한 지 벌써 47년, 대한민국 문단에서 원로 중의 원로 작가이지만 소설가로서 그의 영혼은 얼마 전 새로운 장편소설 을 내놓을 정도로 여전히 살아 있다.
문학의 가치를 돌아보다
“30대에는 하룻밤에 단편 하나를 써냈는데, 은 1년이 넘어도 끝이 안 나는 거예요. 글도 옛날처럼 열정적으로 안 써지고, 물론 다른 일들도 해야 해서 더 안 써지기도 하겠지만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싶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영인문학관에서 열리는 강연회 때문에 전화가 왔다. 그는 “꼭 일을 하려고 하면 이렇게 전화가 온다”며 증거를 보여주듯 말했다. 나이 들어가는 시간은 스스로가 더 실감하게 된다. 그도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시원시원한 인상이었다.
“을 쓰면서 문학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문학이 밥을 사준다든지, 집을 사준다든지, 취직을 시켜준다든지 하지는 않죠. 그럼 문학에 뭐가 있나? 바로 삶의 의미와 지표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위로를 주죠.”
삶에 대한 위로가 답이다
김 작가는 푸시킨의 유명한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예로 들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우울한 나날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올 테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이고,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라
“내가 알기로 이 시는 잡지나 신문에 발표한 게 아니고, 당시 진보적인 성향이어서 유배를 여러 번 가야 했던 푸시킨이 농장에서 일하는 처녀에게 화장지에 적어준 시예요. 그 처녀가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었겠습니까. 푸시킨은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이 시를 쓴 거죠. 푸시킨이 죽은 지 170년이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는 러시아 국민들의 가슴에 새겨져 있죠. 그 정도로 영구적인 감동을 주는 시입니다. 문학이 지향해야 할 지표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어서, 을 쓰면서도 계속 이 시를 생각했어요.”
에는 한 남자가 나온다. 그는 교육도 못 받았고 키도 작으며 ‘사회에서 물먹고, 집에 들어와도 먹을 게 없어서 물을 먹어야 하는’, 세인의 눈으로 보면 실패한 인생이다. 하지만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다. 키가 작으니 ‘상관에게 까여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낙천적이다.
그러고 보니 김 작가의 글에는 항상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의 대표작 에도 조선시대의 천민이었던 보부상이 주인공이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약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들을 썼죠. 그러나 은 안 그래요.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은 약자이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에요.”
체질과 맞지 않는 일 하면 사람만 우스워져
김 작가는 얼마 전 한 보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을 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그는 SNS를 하지 않아 자신의 말이 인터넷에서 소란이 됐는지도 몰랐고 그랬다 해도 관심 없다는 표정이었다. 항간에는 정계에서 러브콜을 했다는 풍문도 있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이름도 널리 알려져 있고 소설들마다 민중이 자주 등장하니 어찌 보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풍문에 대한 진실을 듣고 싶었다.
“정치적으로 뭘 해보겠냐고 제안받은 적은 없고, 옆에 있는 분들이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말한 적은 있죠. 그런데 나는 떠밀려서 하는 걸 싫어해요. 난 거기에 맞지 않다 이거지. 내 체질과 맞지 않는 일에 계속 집적거리면 사람만 우스워져요.”
그는 소위 말하는 ‘외로운 늑대’였다. 그의 기질과 삶이 그로 하여금 그런 사람이 되게끔 만들었다.
“책이 잘 팔리든 안 팔리든 끝까지 책을 쓸 수 있도록 내 안의 열정과 스스로 분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으며 살고 있어요. 나를 부추겨줄 수 있는 힘이나 사람은 별로 없지 싶어요. 내 안에서 내가 찾아내야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에요. 어려서부터 혼자 살아왔기에 나 스스로 얻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요.”
문학을 하게 된 이유, 어머니
김 작가는 가족이 자신의 삶에 미친 힘이 너무 미미하다고 고백했다. 지독한 가난과 결손가정이라는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채 어렸을 때부터 혼자 결정하고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의 삶은 고통스러웠지만 스스로를 지지하고 믿도록 해줬다. 그러나 그런 그도 어머니를 떠올리면 아쉬움과 죄송한 마음을 감추기 힘든 듯했다.
“굉장히 팔자가 험한 분이었죠. 결혼을 두 번 하셨고 가난에 쪼들렸고 자식들에게 애먹고…. 그런 어머니에 대한 슬픔이 있어요. 어머니가 꽤 오래 사셨는데, 얼마 전에 아흔여섯 살로 돌아가셨어요. 나 때문에 고생했고, 재혼도 나 때문에 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난 속에서 나를 키워야 했으니까요.”
그는 지금은 어머니를 이해하지만 어렸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가슴 아팠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그로 하여금 소설을 쓰게 만든 이유들 중 하나가 됐다.
“어머니가 나로 하여금 소설을 쓰게 만들었죠.”
오랜 시간이 걸려 열등감을 극복하고 마침내 어머니의 삶과 마주할 수 있게 된 그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소설 를 썼다. 나이 일흔 살이 넘어서야 가능했던, 참회의 글이었다.
나이를 먹으니 포기하는 법을 알게 되더라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사람 이름이나 책 제목이 잘 기억 안 날 때 그렇고. 옛날에는 술을 많이 먹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소주 한 병 반 마시면 취하고 헛소리도 나오고. 헛소리 주제요? 같이 술 마시는 상대방에 대한 욕이죠(웃음). 그런데 욕을 했는데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리고 빨리 걷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나이를 먹으니 좋은 것도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포기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 좋단다.
“젊었을 때는 포기해야 될 것과 안 될 것을 구분 못하고 다 이룰 수 있다고 착각했죠. 나이를 먹으니 건드리면 안 되는 게 보여요.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좋은 옷을 입어야겠다’와 같은 욕구들. 그런 과욕은 필요 없어요. 많은 친구도 필요 없어요.”
어렸을 때 가난하게 자랐기에 외로웠고, 그래서 친구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요즘은 될 수 있으면 고민을 안 하려고 해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병이 옵니다. 그래서 바보가 되고 싶어요. 생각을 많이 하고 싶지 않아요. 소설 쓰는 일 외에는.”
아버지로서, 가정에 대해선 할 말이 없어
가급적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살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김 작가의 모습에는 그 스스로 말한 포기의 정서가 배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할 것이다. 가장 친한 벗들은 다 죽고 홀로 남아 세상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이 된 그가 세상을 버틸 수 있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고독에 단련된 사람이어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묵묵히 그 선택을 따라가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네 고독한 아버지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제 자식들에게 아버지로서는 무심했죠. 자식 일에 간섭을 전혀 안 했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독립적으로 컸지. 내가 그런 식으로 자라서인지 가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논다든지 여행을 간다든지 하는 일은 없었죠. 한때는 세 곳의 신문 연재를 동시에 해야 했어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가정적일 수 있나요? 가정에 대해선 할 말이 없습니다.”
글이 곧 내 존재 자체
김 작가는 예전에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간간이 밝혔다.
“그래서 에서 창녀를 등장시켰는데, 연애소설은 안 되더라고요(웃음).”
이번 소설을 계기로 그는 다시 글을 쓴다면 위로를 주제로 한 작품을 써보고 싶단다.
“독자, 평론가, 동료 문인 들 사이에서 내 평가는 이미 끝났어요. 좋은 작가로 보든, 형편없는 작가로 보든 간에 훌륭한 젊은 작가가 많기 때문에 이젠 관심을 못 받습니다(웃음). 도 이제 4쇄 정도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작가라는 직업은 그를 가장 그답게 만들어주는 도구다. 고독 속에서도 그를 지탱시켜주는 최후의 지렛대는 거기에 있었다.
“글을 쓰는 행위야말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예요. 다시 태어나도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남은 생은 바보 같은 사람 이야기를 쓰고 싶고 그러다 ‘저 사람 바보야’라는 말을 들으면 좋겠어요.”
석양을 뒤로 하고 청송 객주문학관 관사로 뒷짐 지고 들어가는 그의 모습이 바보 같아 보여 아팠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를 지불할 수 있을까? 혹은 얼마나 노력을 쏟을 수 있을까? 워렌 버핏과 한 끼 식사가 수 십 억원을 호가한다는데,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행복한 자리도 그 정도 버금가겠지. 그런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온다면, 온다면, 온다면...괜히 나 혼자 행복한 상상을 해 보았다.
웹사이트 헬로 평창은 ‘평창 아이디어 올림픽’ 이벤트 코너를 열어,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 중 20명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식사 및 요즘 가장 핫한 선물 ‘이니 시계’를 내놓았다. 그 외에도 평창올림픽 패럴림픽 입장권(60명), 수호랑 & 반다비 인형세트(100명) 등 다양한 경품이 준비돼 있다. 이벤트 경품이 이처럼 국민들을 사로잡다니, sns가 와글와글 하다.
‘헬로평창’에 접속해 둘러보니 ‘입장권 인증샷’, ‘관전 꿀팁 ‘국민홍보대사 공모전’, ‘국민 애칭 공모전’으로 총 네 가지 부문의 이벤트가 보인다. 다음달 8일 까지 진행되며, 15일 당첨자를 추첨한다. 4가지 주제 중 하나만 참여해도 경품 응모가 된다지만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4가지 다 하면 좋다.
‘입장권 인증샷’ 부문 참여를 위해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 및 동계 패럴림픽 입장권을 산 다음 창의적인 방법으로 입장권 인증 사진을 SNS에 공유해야 한다. 참여자 현황을 보니 25일 현재 272명이 참여, 생각보다 저조하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망 속에서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되었는데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거치면서 올림픽 붐업이 생각만큼 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입장권 인증샷’은 표만 구입하면 누구든지 쉽게 응모할 수 있으니 도~전!!!
‘관전 꿀팁 공모전’은 나만의 추운 날씨 극복 방법부터 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수한다. 나는 서울 사람이 저녁에 퇴근해 강릉서 빙상경기 보고 당일로 돌아와 다음 날 멀쩡히 출근할 수 있는 팁을 적어보려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대통령과의 식사가 욕심 나니 자꾸만 노력하는 내 모습 칭찬해. 그 외에도 한국의 매력적인 모습을 소개하는 ‘국민홍보대사 공모전’ 평창올림픽에 어울리는 애칭을 짓는‘국민 애칭 공모전’ 등 평창올림픽에 관심과 애정만 있으면 가능한 것들이라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다.
이벤트는 헬로평창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벤트에 당첨돼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하는 행운을 누리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 작은 참여가 평창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태는데 좋은 일이라 생각하면 이 또한 즐겁다.
지난 10월 약 한 주(13일~20일) 동안 해운대에서 열리는 부산 영화제에 다녀왔다. 부산 영화제는 크게 두 분야로 거행되었다. 벡스코 A동에서는 영화기기관련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벡스코 B동(Asian Project Market-APM )에서는 75개 국가에서 298편의 영화를 출품하여 선보인 영화사 담당자들을 만나서 영화를 수출입하기 위한 상담 업무가 진행되었다. 영화분야는 필자가 잘 아는 분야는 아니나 담당하고 있는 일이 국제계약분야이다 보니 한 주 동안 영화 수출입 관련 상담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한 주를 보냈다.
주간에는 APM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빈 시간에는 출품된 영화 시사회( P&I Screening)에 참석하느라 분주했고 야간에는 영화제 개막식 파티, 홍콩, 필리핀, 타이완 등의 영화사 초대로 Standing buffet 파티에 참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파티에 가면 유명 연예인들을 만나 대화도 나누고 기념사진도 함께 촬영하는 행운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번에 필자는 릭키 김 및 차 인표 씨와 팬으로 만나 기념사진을 찍어서 간직하는 기회가 있었다.
통상 영화제 기간 동안에 상영되는 영화는 영화의 전당, 롯데 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장산 해운대 그리고 소향극장 센텀시티에 분산되어 일반 영화처럼 상영된다. 인기 있는 영화는 미리 인터넷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보기 힘들 정도로 영화 동호인이 많은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미리 회원증을 매입해두면 아주 편하다. 하루에 5편씩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행사장에 가려고 하면 자가용 및 버스를 제공하여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 회원증 구입비는 초기에 구입하면 10만원, 중기 15만원, 말기 20만원으로 차별화 되어 있어 영화 애호가들은 매년 7월 쯤 미리 구매하여 두면 경제적인 영화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영화제작을 하시는 제작자나 감독하시는 분들은 출품하여 영화제 상연 작품으로 선정되면 감독 및 회사 대표에게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물론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APM 부스는 사전 신청하면 개설을 할 수 있고 회원증을 갖고 있는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영화 수출입 상담을 위해서는 회원증을 발급 받는 것이 필수다. 부스에서 상담은 영화제 시작 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여 상담일정이 정해지면 약 30분씩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하여 상담을 할 수 있다. 필자도 사전 예약으로 많은 수출상들과 상담을 하였으며 상담했던 영화 수출 담당자들이 수상자로 선정되는 순간은 마치 내가 수상자가 된 것처럼 기뻤다.
벡스코에서 거행된 APM 마켓은 화요일까지만 진행했다. 대부분의 주요 담당자들은 바쁜 일정으로 주말인 14일 부터 17일까지 상담을 끝내고 대부분 다음 행선지로 가거나 귀국하였다.
아직 개봉되기 전 작품인 ‘유리정원’이 개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폐막작은 중국 영화인 상애상친이었다.
‘유리정원’은 한 차원 높은 예술영화로 한 여인의 사랑과 아픔을 환상과 현실사이에서 신수원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보여주는 영화다. 문근영이 박사과정의 학생 장애인으로 등장하여 나무에서 추출한 녹색의 피로 죽은 애인에게 주입하여 살아있는 나무로 살리려는 연구를 시도하였다. 연구 내용이 한 소설가의 문학작품으로 보도되어 인기를 얻자 실화임이 입증되어 경찰에 쫒기는 내용으로 스토리가 구성되어 있었다. 폐막작 ‘상애상친 (Love Education)은 딸이 아버지 산소 이장 문제로 고향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과 갈등을 소재로 다룬 영화로 그 배경음악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번 부산 영화제의 수상자는 아래와 같다.
1.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 : 스즈키 세이준 (감독/일본)
2.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 :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독일)
3. APM 프로젝트 시상결과
1) 부산상. 부 탁 추옌 (베트남)
2) 브라이트이스트필름어워드: 리샤오펑 (중국)
3) CJ엔터테인먼트어워드 : 리리 리자 (인도네시아)
4) 로데 어워드 : 오승욱 (대한민국)
5) 한국콘텐츠진흥위원장상: 윤가은 (대한민국)
6) 아르떼상: < 비영한,까칠한, 위험한> 비삼 샤리프 ( 프랑스, 레바논)
7) 노르웨이사우스필름펀드상 : 민 바하드르밤 (네팔, 프랑스, 독일)
8) 모네프상 : 오승욱 (대한민국)
E-IP 마켓 시상 결과
New 크리에이터상 (북투필름): 이정연/고즈넉이엔티
New 크리에터상 ( E-IP 피칭) : 이수아 (주) 위즈덤 하우스
금년 부산 영화제 기간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부산을 깜짝 방문하여 영화인을 격려하고 향후 부산 영화제의 발전을 위해 영화인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서 영화인들과 동호인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나날이 발전해 가는 부산 영화제 23회 2018 BIFF가 우리나라 및 세계영화산업 발전의 큰 도약의 전기가 되길 고대해 본다.
지난 11월 10일 저녁 5시에 제 4회 '서울대 민족/민주 열사 합동 추모제가 서울대학교 84동 백주년 기념관 최종길 홀에서 있었다. 대학 캠퍼스의 단풍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젊은 나이에 공권력에 의해 고귀한 생명을 빼앗긴 열사들이 보지 못하는 단풍을 살아남은 나는 보고 있었다. 그곳에 가는 발걸음이 어찌 무겁지 않겠는가?
밝혀진 열사만 해도 서울대에서만 34명이나 된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온 우주라고 설파한 철학자는 파스칼이다. 추모제는 온 우주인 한분 한분의 소중한 꿈과 역사를 되새겨보는 뜻 깊은 자리이다. 우리나라의 잘못된 정치사의 희생자들, 민주 제단에 바쳐진 그들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이다.
바로 잡지 않는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되기 마련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종철아 잘 가그래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
한 아버지의 이 말이 아프고 또 아팠다.
나는 새끼를 낳은 에미이다. 그 새끼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병으로 죽어도 못 보내는 것이 자식인데 공권력에 의해 내 자식이 죽임을 당했는데 할 말이 없다고 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까? 현직 공무원이라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극심한 고통이 절절이 느껴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아들의 뼛가루를 바다에 흘려보내며 한 이 말에 가슴이 미어졌다. 그동안 수없이 울었다. 그 후 서울대 언어학과 박종철 아버지는 공직을 떠나서 아들 대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행복하게 잘 살도록 하는 것이다. 모처럼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하여 투쟁해온 문재인님이 대통령이 되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민주화의 열망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꺼지지 않았던 촛불 민심의 승리인 것이다. 그가 끝까지 불망초심하기를 바란다. 사람의 삶은 인사가 만사이다.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내 코드의 인사를 심으려 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여 헌신할 수 있는 인재를 고르게 등용해야만 할 것이다. 모름지기 탕평책을 써야만 한다. 그리하여 참다운 민주주의가 굳건히 뿌리를 내려 국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국가로 거듭나게 해야 할 것이다.
지난 달 10월에 정책기자단에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7’ 행사를 보러 갔다.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린 이 날은 햇볕이 뜨겁지 않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첨단 전투기들의 화려한 곡예비행을 보기에 알맞은 날씨였다.
세계 최첨단 항공기 및 방위산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이 행사는 17일 개막하여 22일까지 6일간 개최되었다.
우리가 참석한 날은 비즈니스 데이로 세계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등 초청 외빈과의 활발한 군사외교와 비즈니스 상담이 이루어질 것이라 한다.
서울공항에 입장하니 4개 동으로 커다란 막사 안에 최첨단 무기들이 전시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수많은 국내외의 방산업체에서 자신들의 개발 무기를 치열하게 설명 중이다.
우리나라는 한화와 LIG그룹이 가장 큰 규모로 전시하고 있었고 군소 방위산업체의 꼭 필요한 군수품이 바이어의 발길을 잡았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는 96년도 제1회 서울 국제에어쇼로 개최한 이후 2년에 한 번씩 여는 국내 최대의 종합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이다.
국산 생산제품의 수출기회 확대와 선진 해외업체와의 기술 교류를 목적으로 개최되는데 이번 전시회에는 33개국 405업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기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에서 강한 방위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 안보가 지켜질 수 있다며 방위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필자의 작은 소견에도 국방비나 군인을 위한 지원은 충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에 평화를 지키려면 우리의 국방이 탄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시회장에서 다양하고 많은 무기를 보았다.
미래에는 사람이 직접 싸우지 않고 무기로 조정해 전쟁을 치르게 된다니 미래 전쟁에 대비한 무기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크고 작은 무기전시품 중에 재난 구조용 착용 로봇이 있었다.
SF영화에서 보았음직 한 로봇으로 사람이 착용 후 50kg의 짐을 지고 민첩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로봇은 전쟁 시 뿐 아니라 재난 상황에서 인명구조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의 우수한 항공기와 지상 방산제품 60종 72대가 전시되는데 성능과 국제경쟁력이 입증되어 수출 중인 KT-1 기본 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의 시범비행, 국내기술로 개발한 K-2 전차 K-9 자주포 K-21 장갑차 천마 신궁 천궁 등이 전시되었다.
전시 기간 동안 항공기 시범과 공중 곡예비행을 통해 해외 참관 전문가들에게 우리나라의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제품의 성능을 알릴 계획이었다.
11시 30분 공중 곡예비행이 시작되었다.
굉음을 울리며 날렵한 전투기 한 대가 필자 곁을 스치듯 날아올라 비상했다.
이곳이 실제 전쟁터가 아니니 멋진 비행에 감탄하며 박수를 보내지만 만일 실제 전쟁상황이라면 얼마나 무서울지 가슴이 철렁했다.
평화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과 안보를 위해 훌륭한 무기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에 고마움이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멋진 비행에 탄성을 질렀다.
다이아몬드 대형으로 나르는 모습이나 여러 모습이 매우 정교해서 얼마나 훈련을 많이 했을지 짐작하게 했다.
대한민국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 이글’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B로 구성되어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였다.
팬서비스하듯 보여준 빨간 하트에 파란 큐피드 화살이 지나는 모습은 모두의 미소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날 에어쇼를 지켜본 많은 해외 바이어들은 우리의 기술을 눈여겨보았을 것이고 수출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어르신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9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치매 환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개인과 가족이 떠안았던 고통을 국가가 나눠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이 치매 치료에 대한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의료계 안팎에서는 벌써 정부의 ‘동기부여’가 효과를 내고 있는 듯하다.
먼저 지난 9월 발표된 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전국에 47곳밖에 되지 않았던 치매지원센터의 확대다. 그동안은 서울과 수도권에만 설치가 집중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전국 252곳에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상담과 조기 검진부터 관리, 의료·요양 서비스 연계까지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센터에서 받은 상담 내용은 ‘치매노인등록관리시스템’에 등록돼 환자와 가족들이 이사를 하더라도 전국 어디서든 연속적으로 관리된다. 센터 안에는 치매 환자 가족의 정서적 안정을 도울 카페와 인지·신체 활동 프로그램으로 환자의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단기 쉼터도 만들어진다.
기저귀 구매비용도 지원
중증 치매로 인해 이상행동 증상이 심해 가족이나 일반 시설에서 돌보기 어려운 환자는 ‘치매안심요양병원’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전국 34개소에서 1898병상이 치매병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립요양병원은 다음 달부터 79개 병원 3700개 병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치매국가책임제 실행을 위해 정부는 올해 추경에서 2023억원을 이미 집행했으며, 내년 예산안에도 3500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인해 지난 10월부터 중증 치매 환자도 산정 특례 적용을 받게 됐다. 의료비 본인 부담률은 4대 중증질환과 같은 수준인 10%로 경감됐다. 복지부 계산에 따르면 연간 200만원의 자기부담금을 지불했던 입·내원일 수 52일 정도의 환자는 앞으로 77만원만 내면 된다.
그동안 신체기능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배제됐던 경증 치매 환자도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장기요양 5등급을 확대하거나 6등급을 신설해 경증 치매 노인에게도 장기요양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해 시설의 식재료비나 기저귀 구매비용을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 전국 노인복지관에서 치매 예방을 위한 미술, 음악, 원예 등을 이용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66세 이후 4년마다 받는 인지기능검사 주기도 2년으로 짧아진다. 치매안심마을 조성 사업과 치매 파트너즈 양성 사업도 확대된다.
한의학계, 치매 분야에 높은 관심
치매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의학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방 치매 치료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는 데 애쓰고 있다. 최근 부산시 한의사회는 초기 치매 증상인 경도인지장애로 판정된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한방 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80.5%(161명)이 인지기능개선 효과를 보였고, 환자 중 82%가 치료 재참여를 희망했다.
또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는 ‘한방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노년기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신경과는 서울시와 함께 ‘어르신 한의학 건강증진사업’을 통해 한방 치매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런 한의학계의 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치매 국가책임제에) 한의사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에 대한 관심 증가는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매 구강건강정책 테스크포스팀을 통해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정책 제안서 제작을 결정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도 치매 다뤄
최신 IT 기술도 치매 진단과 치료에 나서고 있다. 류호경 한양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교수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은행 ATM, 대중교통 이용 등과 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을 가상현실 속에 구현하고, 참가자의 움직임 분석을 통해 치매 증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방식은 진단 과정에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진단 방법은 설문 문항을 시험지처럼 작성하는 방식인데, 질문에 대해 반발하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암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왓슨’과 유사한, 치매를 치료하는 인공지능의 등장도 멀지 않았다.
가천대 길병원은 뇌 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일종의 뇌 전문 인공지능 의사로 디지털 뇌 영상 빅데이터를 구축해 암 치료에만 적용됐던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을 뇌 질환 치료에도 실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치매의 조기진단이나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가천대 길병원은 지능형 뇌과학연구센터·뇌과학연구원·가천뇌건강센터를 설립해놓고 기술 개발에 대한 역할 분담과 협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조선대학교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 등과 함께 딥러닝 기술과 컴퓨팅 인프라, 뇌 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뇌 영상 분석 인공지능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