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할 때마다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소식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침몰이다. 세렝게티 초원의 누 떼처럼 자영업 전선에 마구 뛰어들었다가 부나비처럼 산화하는 모습이 그렇다. 대박은 언감생심이고, 악어에게 물려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사실을 베이비부머는 뻔히 알고 있다. 그런데도 신줏단지나 다름없는 은퇴자금을 탁류에 올인하고 있다. 독배라도 마셔야 할 만큼 상황이 절박한 것이다.
부도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당좌거래가 정지된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47.6%)이 50대였다. 부도 자영업자 가운데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4.0%, 2012년 47.0%로 높아지며 베이비부머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었지만 50세 이상 자영업자는 월평균 3만명씩 늘었다. 새로운 직장을 찾기가 힘들어져 그동안 벌어둔 자본으로 소규모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덕분에 50대 취업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실상은 망해나가는 곳보다 신장개업한 곳이 더 많은 잔혹한 현실의 신기루일 뿐이다. 1년을 넘긴다 해도 47%는 창업 3년 안에 휴폐업하고 있다. 수입 역시 입에 풀칠하기 힘들 정도의 호구지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에서 산아제한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경험한 이들은 농업세대와 정보통신세대를 잇는 가교세대이기도 하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1946~65년)나 일본의 단카이 세대(1947~49년)처럼 유난히 인구가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불쌍한 ‘알불 세대’다. 나이로 보면 딱 50대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어야 할 시기이지만 정작 속은 시커멓다. 현재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 안팎이다. 대다수 베이비부머는 이미 제2의 인생을 시작했거나 조만간 직장에서 짐을 싸야 한다는 뜻이다. 2016년 실행되는 60세 정년의 혜택을 1958년생 개띠부터 누릴 수 있지만 신분이 보장된 공공기관 등을 제외하면 실제 누릴 수 있는 베이비부머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똘똘한 퇴직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국민연금이 나오는 만 60세까지 7년간 수입이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소득절벽’ 에 시달려야 한다.
또 베이비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첫 세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30~40년의 기나긴 여생을 대비하기는커녕 사교육비, 자녀 취직 준비, 자식 분가 등 자녀 뒷바라지에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 쓸 돈은 많은데 재취업은 어렵고 거의 전재산을 담아놓은 부동산은 얼어붙었고, 이자는 워낙 낮아 그나마 벌어놓은 돈을 까먹고 지내야 할 판이다 보니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창업에 나서게 된다. 잔혹한 무전장수(無錢長壽)의 악순환 고리에 걸려드는 것이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부머 인구가 대략 715만명 정도 되는데 이 중 100만명쯤 되는 고소득층과 200만명쯤 되는 중간 소득층을 제외한,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400만명 이상이 불안한 노후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의 잇따른 파산은 그들이 몰고 올 은퇴쇼크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50대는 봉양할 부모와 부양할 자녀, 심지어 돌봐줘야 할 손주까지도 있다. 가계의 기둥인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침몰은 곧 중산층 가계의 붕괴로 이어지며 나라경제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 1000조원의 경고등이 켜진 가계부채는 물론 소비, 투자, 부동산 등 전방위적인 후폭풍이 우려된다.
베이비부머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실버푸어 문제가 고질화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부머는 6년 후인 2020년부터 65세 고령층에 진입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13% 정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45%가 빈곤층에 속한다. 노인 1인 가구의 경우 무려 77%가 빈곤층이다. 노인복지 예산도 GDP의 1.7%로 멕시코 등과 함께 바닥권이다. 6년이란 훌륭한 대비기간이 있는 셈이다.
베이비부머의 연착륙은 청년실업처럼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다름없다. 대책 없이 고령층에 진입하기 전에 연금 활성화 등 노후소득보장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인생 이모작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는 물론 이들의 경험을 살리는 정책적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올해 쉰아홉 살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세 자녀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巨富)인 여든 네 살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평소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벌써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한국 중년층의 재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세계적 거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5060세대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 상속 또는 사회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도 46.6%에 달했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는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한길리서치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50~60대 성인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50·60대 생활 의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35%P)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사회관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계속 살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삶의 가치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재산 상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식에게 상속할 의사가 있는 50·60대의 76.9%가 ‘사망 시에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망 시가 아닌 경우 본인의 나이 몇 세에 상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80세 이상’을 꼽은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0~74세’(30.8%), ‘75~79세’(22.4%), ‘65~69세’(12.2%), ‘64세 이하’(2.8%)가 뒤를 이었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이다 보니 60~70대 부모들도 늦게까지 재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꽃다운’ 30대와 ‘성숙한’ 40대를 일과 가족, 회사 선후배와의 관계에 바친 한국의 5060세대는 인생의 황혼기를 어떻게 맞이하고 싶을까. 청춘, 건강, 자기계발, 자신감, 성취감, 도전정신, 베풂 등이 정답을 찾을 키워드다.
이들 신중년층은 스스로가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하고 있고, 건강과 외모 관리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에너지가 충만하고 청년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비와 여가 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가 하면 자기계발이나 사회 문제에도 적극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역 시절 사회의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을 자랑으로 여길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가치 있는 존재로 남고 싶어 하는 게 대한민국 5060세대들의 속내다.
이같은 사실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가 창간을 기념해 전문조사 분석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50~60대 생활 의식’이란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특히 5060세대의 정체성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50·60대가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느끼는지, 노년의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 50·60대의 ‘정체성 현주소’를 가감없이 엿볼 수 있었다.
◆5060세대 47.7%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살겠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5060세대가 향후 남은 인생에 대해서는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누구를 위해 살 것인가’란 질문에 우리나라 5060세대의 절반 가까이(47.7%)가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내가 아껴온 사람들을 위해 살 것‘이란 응답률도 52.1%를 차지해 내 가족을 위해 여전히 헌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지만 자기 삶을 찾겠다는 인식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로지 가족들만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이전 세대 의식과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91.3%가 ‘가족이나 주변의 그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자식을 위해 살아왔다’는 응답이 86.4%에 달했다. ‘나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고 한 응답자는 8.7%에 불과했다.
“이젠 나를 위해 살겠다”는 중년층의 의지는 최근 생활·여가·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新)중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중년은 60~75세까지의 연령대를 일컫는 신조어로, 점점 커지는 이들의 소비 파워를 겨냥해 롯데백화점은 상위 20% 고객 중 60대 이상 고객층 10만여명을 특별 그룹으로 집중 관리하고 있으며, GS샵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중년 전용 쇼핑몰 ‘오아후’를 운영하고 있다.
신중년층들의 영화 사랑도 뜨겁다. 그만큼 다양하게 취미-여가활동에 나서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 35만명에서 2013년 590만명으로 16배 정도 증가했다. LG경제연구원은 현재 전체 인구의 12%가량(611만명)인 신중년층이 전체 총소비의 18%(122조5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060세대는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다. ‘나는 오늘날까지 열심히 살아왔나’라는 질문에 96.2%가 ‘그렇다’고 했다. ‘하는 일에 성공했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응답(64.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5060대 60.1% “나는 아직 청춘”
우리나라 50·60대 10명 중 6명꼴로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0세대의 60.1%가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몸매나 건강·젊음 유지를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그런 편’(71.2%)이라는 답이 응답자의 3분의 2를 넘었고 ‘자기계발 및 자신을 위한 투자’를 묻는 질문에도 ‘그런 편’(54.8%)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스스로 젊은 세대 못지않은 신세대라고 여기는 50·60대도 적지 않았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교체하고 싶다’는 답변이 33.1%에 달했다. 최근 중·장년층의 스마트기기 이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기능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활용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잘 다루는 신세대 중·장년을 요즘엔 ‘실버티즌’으로 부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은 2011년 9.5%에서 2012년 46.8%로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도 23.4%에 이른다. 또 ‘수영복이나 비키니를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다’는 50·60대도 25.7%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금의 5060세대가 삶의 과정 동안 경제적·문화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목도한 세대로서 젊음과 창의성을 중요시하고 성취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학습 의지도 높다는 점이 사실로 증명됐다. 사회·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활동적이며 소비 성향이 강한 중년층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부르며 기존 50~60대 시니어와 구별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도전적 성향이 강한 특성을 지니는 세대이지만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는 ‘서럽고 힘들다’(52.5%)고 토로했다. 반면 ‘개의치 않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47.5%에 달했다.
그렇다면 5060세대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는 몇 세일까. 가장 많은 55.2%가 70∼74세는 돼야 노인 세대로 진입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65∼69세’라는 응답은 15.6%였고 ‘75~79세’는 17.5%, 80세는 넘어야 한다는 답변이 8.7%, 64세 이하라는 답은 4.7%였다. 법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50·60대 다수는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5060세대 10명 중 5명 “자식에게만 상속하지 않을 것. 기부도 하겠다”
올해 쉰아홉 살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세 자녀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巨富)인 여든 네 살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평소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벌써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한국 중년층의 재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세계적 거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5060세대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 상속 또는 사회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도 46.6%에 달했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사회관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계속 살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삶의 가치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재산 상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식에게 상속할 의사가 있는 50·60대의 76.9%가 ‘사망 시에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망 시가 아닌 경우 본인의 나이 몇 세에 상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80세 이상’을 꼽은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0~74세’(30.8%), ‘75~79세’(22.4%), ‘65~69세’(12.2%), ‘64세 이하’(2.8%)가 뒤를 이었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이다 보니 60~70대 부모들도 늦게까지 재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재테크-여가활동 순
5060세대는 노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건강(76.1%)을 꼽았다. 재산이나 부(15.4%), 여가활동 및 삶의 질(6.9%), 부부 또는 이성 간의 관계(1.6%)가 뒤를 이었다. 노년에는 건강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건강이 곧 행복이라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에 대한 욕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스스로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50·60대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 50대 장년층의 퇴직 후 일에 대한 인식 및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은퇴 전까지 이직한 경험이 없는 400명 중 91%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 수많은 은퇴자가 일을 원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현재 50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5060세대의 취업과 창업은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27만명, 22만2000명 증가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년 전(2008년·1만8000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총 175만6000명에 달한다. 159만5000명(2009년)→160만8000명(2010년)→169만7000명(2011년)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2년엔 처음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 이상을 점하며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
50·60대는 자신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건강만 놓고 봤을 때 일할 수 있는 나이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는 36.5%가 ‘70~74세’라고 답했다. 이어 ‘65~69세’(33.1%), ‘64세 이하’(15.4%), ‘75~79세’(10.9%), ‘80세 이상’(4.1%) 순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인 70대 중반까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서울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 책을 보고 있던 직장인 김기용(28·서울 관악구 신림동)씨에게 사고자 하는 책을 정했느냐고 묻자 그는 “영화를 보러왔는데 시간이 남아 둘러보는 중일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읽은 책 중 기억에 남은 책이 있느냐고 다시 묻자 대답을 주저했다. 그는 “제대로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올해는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을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성인의 일반도서 독서율(1년간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은 66.8%다. 김씨만 책을 안 읽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소록도 나환자촌 배경
일년에 한 권의 책만 읽는 사람에게 책을 추천한다면 어떤 책이 좋겠느냐는 질문에 홍정선 문학평론가는 소설가 이청준의 장편 ‘당신들의 천국’을 꼽았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복지와 사회문제에 대한 논란이 심각하다. (이 책은) 지배와 복종-저항-자유의 복합적인 상관관계를 공유하게 한다”고 답했다.
이 작품은 나환자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에 낙토 건설을 명분으로 부임한 의사 조백헌 원장과 이를 끊임없이 견제하는 이상욱 보건과장의 대립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룬다. 홍 평론가는 “유신정권에 대한 심도 있는 반성을 이끌어낸다. 민주화가 됐어도 대단히 가치가 높은 소설이다. 우리에게 깊이 있는 반성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1980년대 우울한 사회 속 개인 심리 드러내
고(故)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은 시의 참맛을 전해주는 시집이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저자의 유고 시집이며, 일상 속에 내재하는 공포의 심리구조를 추억의 형식을 통해 표현한 60편을 모았다. 이 책을 추천한 권성우 문학평론가는 “1980년대 시인의 우울함과 슬픔, 비극을 아주 생생하게 표현하고, 독특한 문학적 분위기를 통해 전달한다. 시집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다면, 이 한 권의 시집을 통해서 ‘시의 매력이 이런 거구나’하는 걸 느낄 것”이라고 극찬했다.
◇황석영 ‘여울물 소리’ 1894년 동학혁명 이야기
2014년 화두 ‘경장(更張)’의 의미를 되새기는 책도 추천책 리스트에 올랐다. 방민호 문학평론가는 소설가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에 대해 “1894년 동학혁명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올해 또한 갑오년이라서 그 의미가 남다르게 전해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방 평론가는 “황석영은 오랫동안 동아시아 전통 서사와 한국의 전통 서사 등 역사 사건들을 오랫동안 소설로 다뤄왔다”며 “그의 심도 있는 이야기 전개가 일품”이라고 했다. 외세와 신문물이 들어오며 봉건적 신분질서가 무너져가던 격변의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이야기꾼 이신통의 일생을 추적한다.
◇노명우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저자의 생생한 체험 담아
이권우 도서평론가는 노명우 교수(아주대 사회학)의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권했다. 이 평론가는 “주제가 독특하고 읽어 볼 만한 책이다”며 “사회학적 주제임에도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고 말했다.
이 책은 ‘혼자 살기’의 삶이 가진 의미를 다루며, 다양한 고통과 즐거움의 문제들을 대변하고 있다. 혼자 사는 삶의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생생한 체험과 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냈다.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자본주의 시대에 꿈, 이상 등 삶의 가치 재조명
한 남자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 속 새로운 삶의 가치를 주장하는 작품인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는 강유정 문학평론가에게 인상적인 작품이다. 그는 “20대 에 접할 때와 30대에 다시 봤을 때 느낌이 사뭇 다를 정도로 깊이 있는 해석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했다.
강 평론가는 “21세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대함이란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자본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에서 개츠비는 자신의 꿈과 이상, 사소한 것들을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한다. 우리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선진국 중에 농어업이 발전 안 된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려면 농어업이 발전해야 한다. 후진국이 공업화를 하면 중진국이 되지만, 중진국이 농어업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이 어렵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서 연구개발(R&D) 사업을 강화해야 농어업이 발전할 수 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서울 여의도 잠사회관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농어업 정책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해양수산부 부활 이야기가 나오자 “득과 실이 있겠지만 차기 정부에서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 장관은 농어촌 발전을 위해서는 귀농·귀촌 인구가 증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귀농·귀촌 정책을 더욱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 매년 1만 명 수준이던 귀농귀촌 인구는 서 장관 취임 이후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이뤄진 농협의 신경분리와 관련해서는 “50년 만에 개혁을 시행했다”면서 “농민이 생산하면 팔아주는 것은 농협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기조는 “다음 정권에서도 확실히 챙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산업과 달리 농정은 사람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서 장관은 “차관 재임 당시보다 농정에 대한 불신이 더 깊어졌다고 생각해 장관 취임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현장을 방문해 소통했다”면서 “정부 정책의 성공 여부는 국민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 것에서부터 나온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서 장관은 “1964년 일본이 일식 세계화를 시작해 30년이 걸린 것을 우리는 이번 정부에 시작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2009년 한식을 알고 있다는 외국인이 9%에서 지난해말에는 41%로 늘어났고, 이런 점에서 다음 정부에서도 한식 세계화 사업은 더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규용 장관과 일문일답이다.
△차기 정권에서 꼭 이어갈 정책이 있다면.
“MB 정부 출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여건에도 지난 4년간 농식품산업의 체질개선, 안전한 농식품의 안정 공급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이번 정권에서 기틀을 잡은 농협개혁, 식품산업과 수출농업 육성, 한식세계화, 귀농·귀촌, 농기계임대사업은 농어업·농어촌 발전을 위해 연속성을 가지고 발전시켜 가야 한다.
특히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으로 50년 만에 농협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조직으로 개편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규제대상이던 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으로 전환했다.
한식세계화와 수출농업 육성을 통해 우리 농식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해 2007년 38억달러이던 것을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63억1000만불로 4.6%나 증가시켰다.
또 귀농·귀촌과 농기계 임대도 강화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귀농·귀촌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실시해야 하고 농기계 임대 사업으로 농가부채 발생의 주요 원천을 차단해 농사를 편하게 지을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쉬움이 남는 정책은 무엇인가
“농어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고, 정주여건 개선 등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통해 농어업경쟁력의 기초가 되는 종자·종묘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식품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사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농업 현장을 책임질 세계적인 수준의 정예 농어업인 양성을 위해 오는 2015년까지 매출액 1억 원 이상의 고소득 경영체를 10만호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젊은 후계농어업경영인을 매년 2500명씩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농어촌 활성화를 위해 ‘함께하는 우리 농어촌 운동’을 비롯한 농어촌 활성화 정책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확산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농협 변화의 방향성은 어디에 두어야 한다고 보는가
“농협이 농민을 위한 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의 주된 목적인 경제사업활성화 목표 달성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중앙회가 조합 출하물량의 50% 이상을 책임 판매함으로써 농민은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 전념하고, 판매는 농협이 전담하는 구조를 차질 없이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농협은 적기 신규투자로 유통기반시설을 조속히 마련하고, 산지 농협조직을 규모화·전문화하는 등 직거래형 유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경제사업의 경제지주 이관 등 경제사업에 맞는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농협경제사업평가협의회를 통해 경제사업 추진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평가하는 등 철저하게 사후 관리를 할 계획이다.”
△식량자급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기상이변으로 증산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의 육류소비 증가와 세계인구 증가에 따른 곡물수요 증가 등으로 식량수급 불안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러시아의 가뭄 등으로 주요 곡물 국제가격은 지난해 6월말부터 급등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9월 이후 점차 하향 안정세를 찾았다.
우리나라는 곡물가 급등 전에 연간 수입량 1400만t의 약 90%를 미리 확보해 국내 영향이 나타나기 전에 선제로 축산농가와 곡물업계의 부담을 완화했지만, 앞으로는 동계 작물과 조사료 재배면적을 더욱 확대해 사료곡물의 수입수요를 대체하는 등 국내산 곡물의 생산과 소비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차기 농식품부 장관에게 한 마디
“‘국민통합’과 ‘민생정부’를 표방하는 새 정부 역시 ‘농업인의 땀이 헛되지 않은 희망찬 농어촌 건설’에 정책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민주화와 상생·복지·일자리 창출이 시대적인 과제로 드러난 만큼 농어업·농어촌, 식품산업 분야에서 정부 역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에도 국제유가·곡물가 상승과 기후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농어가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고 재해보험을 활용한 경영안정에 힘써주길 당부 드린다. 아울러 시설 현대화와 귀농·귀촌처럼 연속성이 중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기존 정책을 보완하며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