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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의 명문 서산 국제골프장
- 2004년에 개장한 상하이 서산 국제골프장(파72, 6831야드)은 상하이 송강 서산 국가관광리조트 지역에 위치하며, 호수 공원 주변에 있는 프라이빗 개인회원 전용 골프장이다. 공원 전체 면적의 77% 골프 코스다. 해마다 총상금 1000만 달러의 아시아 최고 상금액으로 HSBC챔피언십이 열리는 골프장이다. 골프장에는 중식당과 양식 레스토랑, 와인바, 시가바, 다기능 홀, 커피숍, 골프숍, VIP룸 등이 있다. 상하이시 중심에서 30km 거리이며, 홍차오공항에서는 10km로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뜻깊은 골프장이기도 하다. 2006년 11월 양용은 프로가 유럽프로골프투어(EPGA) HSBC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우승을 차지했던 곳이다. 중국 최고 명문 상하이 서산골프장 상하이 서산골프장은 전체 200여 개 별장이 있으며, 회원 수는 748명이고 한국인 회원은 한때 80여 명이었으나 현재는 20명 정도라고 한다. 회원권은 280만 위안(약 5억 원)이며, 두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명 회원권은 500만 위안(약 9억 원)이다. 페어웨이와 그린은 모두 최고급 잔디 벤트그라스를 사용했으며, 중국에서도 특히 관리가 잘된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장은 열대우림을 능가하는 빼곡한 나무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공원풍 코스로, 일 년 내내 밝은 녹색을 띠는 향장나무가 전체 나무 중 70% 이상을 차지한다. 평상시 그린 스피드는 9.5 정도이며 주말에는 10.6을 유지하지만, 대회 기간에는 PGA 요구 스피드인 12.2를 유지한다고 한다. 2017년 4월 27일 필자가 라운드한 날에는 전날 비가 와서 7.5 정도로 느렸으며, 기온은 11~21℃였다. HSBC챔피언십 대회 기간 총 4일간 3만 5000명 정도의 관중이 찾는다고 한다. 전체 캐디는 110명이며, 하루에 적정 인원 이외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골프장에 도착하니 클럽하우스 입구가 단정히 닫혀 있었으며, 로커룸에 들어가 지정 장소를 열면 수건, 슬리퍼, 비닐가방 등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물이 많고 나무가 빼곡하며, 멋진 별장들이 잘 어우러진 계획적인 골프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인상적 첫 홀부터 검은색 큰 고니들이 페어웨이에서 한가로이 거닐며 반갑게 맞아준다. 고니는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피하지 않는다고 한다. 잘 관리된 코스에서 자연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첫 홀을 시작했다. 10번 홀 그린 뒤와 11번 홀 페어웨이 중간 오른쪽으로 사슴(鹿)이 10여 마리 있다. 자연에 더 가깝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4번 홀(파3, 175야드) 그린 뒤로 천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멋지게 서 있다. 전체 70%를 차지하는 향장나무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이 은행나무 두 그루는 각각 암수로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8번 홀(파5, 584야드) 160야드를 넘으면 페어웨이 왼쪽부터 작은 개울물이 다시 진행되면서 페어웨이의 하얀 벙커 3개와 멋진 조화를 보여준다. 티 샷 후 건너가는 오른쪽의 멋진 다리도 인상적이다. 그린 앞에서 10야드 폭의 물길이 가로막고 있어서 스리온이 쉽지 않다. 이 물길은 멋진 바위들과 함께 분위기를 한껏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11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20야드에서 40야드 폭의 물길이 흐르며 작은 섬을 둘러싸고 있다. 작은 섬에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멋진 별장들이 길게 이어져있어 이탈리아 베니스 수로를 연상케 한다. 16번 홀 페어웨이 오른쪽과 17번 홀(파3, 179야드) 앞 깊고 큰 계곡 해저드가 그린 앞과 오른쪽까지 이어지는 위협적인 홀이다. 긴 파3 홀로 4개의 큰 하얀 벙커들이 그린 삼면을 에워싸고 있어 티 샷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린 오른쪽 뒤로 종탑이 멋지다. 가장 도전적인 홀이다. 이날은 특별히 싱가포르 출신의 골프장 관리 전문가인 로저(Roger) 총지배인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골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직접 골프장 곳곳을 소개해주는 등 뜻밖의 환대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해준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 2022-09-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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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지앵 농부 충주의 땅을 와인에 담다
- “그렇다면 인생을 바꿔야지!” 새벽 2시, 야근 후 돌아와 죽어도 농부가 되겠다는 남편의 아우성에 아내는 결단을 내렸다. 그렇게 어제까지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던 남편은 청바지를 입고 밭으로 향했다. 땅에 심은 건 포도나무였지만, 부부는 꿈을 심었노라 말한다. 그들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남편은 뭐든 이뤄진다 하고, 아내는 뭐든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 한다. 어쨌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들의 꿈은 자연히, 그리고 자연이 이뤄가리라는 것이다. 테루아(Terroir)는 프랑스어로 ‘땅’을 의미한다. 와인이 만들어진 땅을 가리킬 때 흔히 사용한다. 충주의 와이너리 ‘작은 알자스 레돔 테루아’(이하 작은 알자스)는 소설가 아내 신이현(57)과 농부 남편 도미니크 레몽 에으케(53)의 꿈을 심은 땅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직접 과일을 농사지어 ‘내추럴 와인’을 만든다. 작은 알자스에 도착했을 때, 부부는 ‘웰컴 드링크’처럼 내추럴 와인을 내왔다. 풋사과 시드르였다. ‘폭’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더니, ‘꼬르르르’ 미세한 탄산이 잔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 맛은 어떤가 하니, 마치 와인계의 평양냉면이라고 할까? 깔끔하면서도 은은하게 산뜻함이 감돌았다. 단순히 ‘맛있다’라고 표현하기엔 부족했다. 걸맞은 단어를 고르던 차, 아내 신이현이 제대로 설명에 나섰다.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 과일을 수확해 착즙한 뒤 필터링이나 살균 등을 거치지 않고 만든 와인입니다. 흔히 ‘맛있다’고 표현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려 인위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자연이 준 그대로 발효해서 만든 거예요. 즉 그 과일이 자란 땅이나 한 해의 기후 등에 대한 솔직한 설명과 같죠. 가령 비옥하지 못한 땅에서 나온 와인은 심플한 맛이 나기도 하는데, 그 역시 나름의 개성으로 보는 거예요. 고로 세상에 맛없는 내추럴 와인은 없습니다. 과일이 자라던 땅과 나무, 바람과 햇볕을 느끼고 즐기면 그뿐이죠.” 열매가 좋아하는 날을 기다리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술, 내추럴 와인을 한잔 마시는 것은 한 움큼의 땅을 먹는 것과 같다고 했다. 와인 맛이 다른 것은 땅이 다르기 때문이고, 땅이 다른 것은 땅마다 스며 있는 농부의 땀방울이 다름일 테다. 더군다나 오롯이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내추럴 와인의 경우엔 가히 그 땅에 농부의 철학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미니크는 어떤 농부라 말할 수 있을까? 그는 “땅을 키우는 농부”라 일컬었다. “농부는 나무만 키우는 게 아니라 땅도 함께 키워야 해요. 일반적으로 포도밭을 한다고 하면 포도가 주렁주렁 많이 열리고, 그것을 수확해 큰돈을 얻는 게 목적이겠죠.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다릅니다. 나무와 땅이 있다면, 우린 땅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지금 당장 열매가 많이 열리는 것보다 땅을 살리는 기쁨이 더 크거든요. 그렇다 보니 농사짓는 방법도 다른 거죠.” 땅을 키우는 차별화된 농법으로 도미니크는 ‘생명역동농법’을 택했다. 생명역동농법이란 한마디로 우주의 기운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식물에 영향을 주는 별자리의 움직임을 기록한 달력을 농사에 적극 반영한다. 꽃식물이나 잎식물, 열매식물 등 각기 다른 식물은 저마다 좋은 기운이 있는 날엔 활짝 생명을 펼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조용히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는단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도미니크는 씨를 뿌리거나 나무를 옮길 때 항상 별자리 달력을 펼쳐놓고 식물에게 좋은 날을 찾는다. 와인 역시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가령 포도를 따거나 착즙할 때는 열매에게 좋은 날을 골라 작업한다. 씨를 뿌려 열매를 수확하고 내추럴 와인이 탄생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인간은 ‘돕는 자’의 역할을 할 뿐 그밖의 모든 것은 자연의 힘에 맡긴다. 그 이름처럼 ‘내추럴’(Natural)하게 말이다. 애당초 땅에 그러한 철학을 심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그들의 삶에도 그러한 양식이 깃들었기에 가능했다. 혹자는 이런 부부를 보고 마치 물 따라 바람 따라 유유자적 산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이에 아내 신이현은 “그저 가만히 내버려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살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가령 농사에서 ‘자연스러운’ 것은 수확을 위해 인간의 손이 가장 덜 가게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가능하려면 실제로는 초반에 아주 많은 손길이 필요해요. 농부의 상당한 노력을 투여해야만 결국 자연스럽게 식물이 자라고 열매 맺는 시간이 찾아오죠. 물론 몸은 고단하고 힘들어요. 그런데도 자연에 맞춰 산다는 게 엄청난 철학이 있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는 우리는 그냥 그게 좋더라고요.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일이 나에게도 즐거움이 되고, 그것을 목표로 삼으니 소소하지만 매 순간 성공하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농업의 꽃 술, 농부의 손으로부터 부부는 매 순간 성공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정신승리라 하겠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 말이 진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타자로서 일련의 과정을 듣노라면 매 순간 결코 녹록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 위대한(?) 서막은 그들이 프랑스에서 한국에 오고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익히 알듯 포도농사와 와인 양조라면 프랑스의 여건이 더 나았을 테다. 농사에 관해선 고집스런 도미니크지만, 한국행을 택한 데에는 아내의 의견이 컸다. 사실 도미니크는 농사만 지을 수 있다면 어느 땅이라도 좋다고 했지만 말이다. “남편이 농부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프랑스 남쪽으로 밭을 보러 다녔어요. 피레네산맥 근처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었는데, 비싸지도 않고 환경도 괜찮았죠. 그런데 제게는 너무나 낯설었어요. 남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포도 따는 외로운 동양 할머니로 늙어갈 걸 상상하니 그건 싫더라고요. 마침 한국에 포도 와인은 많지만 사과로 만든 시드르는 없길래, 도미니크에게 한국은 어떠냐고 권했죠. 그렇게 파리의 아파트를 팔고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단순히 남편은 농사를 짓고 싶고, 아내는 한국에 살고 싶어 무작정 삶의 터전을 바꿨다. 한국의 땅값이 얼마인지, 양조장을 짓는 데 얼마가 들지, 생활비는 어떻게 벌지 등등 구체적인 계획도 대책도 없었다. 원대한 꿈만 가득했다.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 망해도 좋다. 적어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했다는 말은 할 수 있겠지”라며 마음을 다독였다. 그렇게 중고차 한 대를 구입해 새 터를 잡기 위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했다. 농업기술센터에 찾아가 자신들의 처지를 털어놓기도 했고, 공공기관에 도움도 요청했지만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사과연구소도 가보고 포도작목반에도 갔다.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특히 과일을 직접 농사지어 와인을 만들겠다고 하자 반응은 더욱 냉랭했다. 근처에서 과일을 구입해 양조하는 것이 돈과 수고가 덜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의 훈수가 더해질수록 도미니크의 철학은 되레 견고해졌다. “농업의 꽃은 술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좋은 술은 농부의 손에서 시작됩니다. 때문에 와이너리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기본이라고 봐요. 농부가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구부려 일하는 것은 배를 채우기 위함, 즉 생존을 위한 것이죠. 그러나 농업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술은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액체니까요. 우리가 먹는 쌀, 밀 같은 농산물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그 농산물로 만든 술은 온전히 즐거움을 위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술을 만드는 일 속에서 가장 인간다운 가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애처롭고도 숭고한 농부의 삶 아쉽지만 첫해 사과 농사는 망했다. 안타깝지만 두 번째 농사도 망했다. 그 후로도 장마, 가뭄, 병충해 등 고난은 계속됐다. 자연의 힘에 맞서기 위해 다른 농부들은 관수를 대고, 비닐을 깔고, 농약을 치기도 했지만, 내추럴 와인을 고집하는 도미니크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자연의 섭리대로 땅을 일궈온 것처럼, 야속할지언정 편법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쓰라린 경험은 고스란히 초보 농부에게 귀한 밑거름이 됐다. “점점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흉년이든 풍년이든 자연이 주는 것을 우리가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고, 또 너무 기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건데, 그럴수록 나무가 깊게 뿌리 내릴 수 있는 좋은 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땅이 좋고 뿌리가 깊이 나면 나무들도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거든요. 당장은 좀 힘들더라도 먼 훗날을 위해 그 토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온종일 땅과 씨름하는 도미니크를 보고 있노라면 아내는 뭉클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애처로운 마음마저 든다. 남편이야 꿈을 이루느라 그렇다 하지만, 소설가 신이현의 꿈이 ‘농부의 아내’는 아니었을 터. 그러나 한국 생활이 서툰 남편의 뒷바라지는 고스란히 아내의 몫이 됐다. 생명역동농법을 위해 소똥이며 꿀벌이며 안 구해본 것이 없고, 갖가지 서류 준비며 비즈니스며 고객 응대며 자신도 처음 해보는 일들을 해내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옳고 가치 있는 일임을 알기에 그녀는 오늘도 기꺼이 꿈의 조력자가 된다. “도미니크가 만약 다른 일을 한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돕지는 않았을 거예요. 이 사람이 하는 일이 굉장히 뜻깊다는 걸 느꼈고, 때론 그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해요. 남편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옆에서 보면 ‘아, 저 사람이 하는 일이 굉장히 숭고하다’는 생각이 들죠. 물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집안에서는 인정을 못 받는 것처럼 저도 바가지를 긁곤 해요. 그러고 나면 또 미안하고, 힘들어도 도와주게 되고. 사실 이 나이에 제게 새로운 꿈이랄 건 없지만, 차차 땅과 일이 안정되면 양조장을 떠나 조용한 곳에 가서 판타지 소설이나 써볼까 상상해봅니다.(웃음)” 포도밭에서 피어나는 예술 부부가 그리는 ‘작은 알자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이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저 하루하루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주어진 일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가짐 정도? “시골에 산다고 하면 ‘힘들게 어떻게 사느냐’며 촌이 가진 소외감을 떠올리는 이도 있고, 전원주택 짓고 제2의 인생을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그리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식으로 시골이 주는 어떤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는데, 우리 생각은 달라요. 가령 문화, 예술 이런 걸 왜 도시에서, 갤러리에서만 해야 한다고 여기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양조장에서 ‘농부 요리사 예술가’라는 작은 축제를 열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예술가를 비롯해 마을분들도 오시고 함께 기타 치며 노래도 불렀는데 활기가 넘쳤죠. 그렇게 밭은 수확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얼마든지 예술을 위한 창작의 장으로도 쓰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렇게 자연을 향유할 때 땅도 더 즐겁지 않을까요?” 작은 알자스의 첫 와인이 출시된 지 이제 5년 차. 아직 농부로서도 사업가로서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부부는 서두르지 않는다. 와인 사업이 대박 나서 돈방석에 앉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에 그렇다. 그저 현재처럼 원하는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그뿐, 수익은 나중 몫이다. 그런데도 주변 이들은 흔히 “대박 나시라! 성공하시라”는 말로 그들을 재촉한다. 이에 그들은 말한다. “그런 응원은 사실 별 의미 없습니다. 이미 원하는 인생을 사는걸요. 어쩌면 남들 눈에는 불안해 보일지라도 지금이 나쁘지 않거든요. 그러니 제발 그런 걱정은 넣어두셨으면 해요.(웃음) 적어도 우리는 지금 후회 없이 꿈꾸고 있다 말할 수 있으니까요.”
- 2022-07-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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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첫 폭염 사망자 발생… 온열질환 예방 어떻게?
- 올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가 확대되고,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내외까지 치솟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탓이다. 이에 정부 각 부처가 무더위와 온열질환에 취약한 이들을 위해 예방책 마련에 나섰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 질환이다. 올해 5월 20일부터 이번달 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상 온열질환자수는 총 355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사망자가 지난 1일 1명 발생했으며, 온열질환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명이 늘었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은 주로 남성(76.0%)과 5060대(38.8%)에서 주로 발생했다. 절반가량(48.3%)은 낮 12시~17시 사이에 발생했으며, 실내(22.4%)보다 실외(77.6%)에서 세 배 가량 많이 발생했다. 실외에서는 실외 작업장(31.5%)과 논밭(13.5%)에서 활동 중 증상이 생긴 경우가 많았다.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행정안전부는 “연이은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이 우려되므로 인명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폭염 3대 취약분야 집중 관리 및 소관 분야별 폭염 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철저한 대응태세를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폭염 대응 국민행동요령’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행동요령은 다음과 같다. 1) TV,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한다. 2)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보다는, 물을 많이 마신다. 3) 가장 더운 오후 2시~5시에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되도록 피한다. 4) 냉방기기 사용 시, 실내외 온도차를 5도 내외로 유지해 냉방병을 예방한다. (적정 실내 냉방온도: 25~28도) 5)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의 가벼운 증세가 있으면 무더위 쉼터 등 시원한 장소를 이용한다. 6) 축사, 비닐하우스 등은 환기하거나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춘다. 질병관리청 역시 ‘폭염대비 건강수칙 3가지’를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백경란 질병관리청 청장은 “온열질환은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만큼, 무더운 날에는 장시간의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히 물을 마시며 주기적으로 휴식하는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외에 샤워를 자주 하거나,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를 착용해 햇볕을 차단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의 가벼운 옷을 입어 시원하게 지내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단가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0만 여 세대가 추가 지원 대상이 되면서 총 118만 여 세대가 에너지바우처를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에너지바우처란 경제적 부담으로 에너지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취약계층에 전기‧가스‧지역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현행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생계‧의료 급여 수급세대 중 더위‧추위민감계층(노인, 질환자, 장애인 등)이다. 올해는 주거‧교육급여 수급세대 중 더위‧추위민감계층까지 한시적으로 확대된다. 또한 에너지바우처 지원단가도 올해 한시적으로 인상한다. 하절기 2인 세대는 4만 4200원, 4인 이상 세대에서는 9만 35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여름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주거‧교육급여 수급대상자도 동절기 바우처 금액을 하절기 바우처로 최대 4만 5000원 당겨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사용 후 잔액은 별도 신청 없이 동절기 바우처로 자동 이월된다. 신규 지원대상인 주거‧교육급여 수급대상자는 지난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주민등록상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에너지바우처 홈페이지나 에너지바우처 콜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2-07-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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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저소득층 풍수해보험료 전액 지원받아
- 행정안전부는 취약계층에 대해 풍수해보험료 전부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풍수해보험법’을 개정하고, 전부 지원할 수 있는 대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풍수해보험법 시행령이 시행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반복된 풍수해로 스스로 회복할 힘을 잃은 경제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풍수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관장하는 정책보험이다. 9개 유형(태풍, 호우, 홍수,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지진해일)의 자연재해로 인한 재산 피해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준다. 가입 대상 시설물은 주택(단독, 공동), 농·임업용 온실(비닐하우스 포함),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상가·공장건물(건물내 설치된 시설·기계·재고자산 포함)이며, 시설물의 소유자와 세입자(임차인)모두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번 시행령에는 ▲정부가 풍수해보험료를 전부 지원할 수 있는 대상 ▲풍수해보험금과 재난지원금 간의 차액에 대한 지원 근거 등의 내용이 새로 담겼다. 풍수해보험료 전액 지원 대상은 풍수해로 인해 풍수해보험금을 수령했거나,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받은 이력이 있는 주택에 실제 거주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지원 대상자 등이다. 자연재해 위험성이 높은 ‘풍수해보험 가입 촉진 대상 지역’에 실제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층도 대상에 포함된다. 풍수해보험 가입 촉진 대상 지역이란 붕괴위험지역·산사태취약지역·해일위험지구·상습설해지역 등 자연재해 취약지역을 가리킨다. 또한 풍수해로 인해 받는 풍수해보험금이 재난지원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재난지원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보험기간 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기준이 상향 조정된 이후 재난피해 시 지급받는 보험금이 재난지원금보다 적은 경우와, 보험목적물에 반복적으로 피해가 발생해 피보험자가 실제로 지급받는 보험금이 재난지원금보다 적을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진명기 행정안전부 재난복구정책관은 “기후변화 등으로 대규모 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자발적인 풍수해보험 가입이 꼭 필요하다”라며 “예외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의 전부 지원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2022-04-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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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산불 피해 주민에 세금 유예 등 지원 나서
- 정부 각 부처가 강원·경북지역의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건강보험료와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경감하거나 세금을 감면해주고, 의료비를 지원하는 등의 지원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 삼척시와 경북 울진군의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건강보험료를 경감하고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 의료지원을 요청할 경우 보건소 신속대응반, 재난의료지원팀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이며, 필요시 이동형 병원도 배치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재난의료지원팀은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행정요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재난 포털에 등록된 피해명단 대상자는 건강보험료의 50% 범위 내에서 3개월치 보험료가 경감된다. 연체금은 최대 6개월까지 징수하지 않는다. 특별재난지역 피해주민에게는 최대 1년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제외시키고, 6개월까지 연체금을 징수하지 않는다. 산불피해로 인해 주택 또는 건물에서 생활하기 곤란하게 되었거나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 중 중위소득 75%인 가구에게는 긴급지원이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은 중위소득 75%로, 4인 가구 기준 384만 원이다. 재산 기준은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대도시는 2억4100만 원, 중소도시 1억5200만 원, 농어촌의 경우 1억3000만 원 이하다. 금융재산은 600만 원 이하여야 하며, 주거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800만 원 이하의 금융재산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영남권·강원권 트라우마센터 두 곳을 중심으로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이재민들이 심리 지원에 나선다. ‘마음 안심버스’를 운행해 이재민들의 정신건강 평가, 스트레스 측정 및 재난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임시거주시설로 활용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복지부는 임시거주시설 내의 이재민 중 긴급지원 대상이 아닌 이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계할 예정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피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즉각적인 조치로 경북·강원 산불 피해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산불 피해를 입은 납세자들에게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의 신고·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한다. 울진·삼척에 위치한 중소기업은 납부 유예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늘려준다. 현재 체납액이 있는 경우에도 압류된 부동산 등의 매각을 보류하는 등 최장 1년까지 강제징수 집행을 유예한다. 산불 피해로 사업상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의 경우 연말까지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 세무조사가 사전통지 됐거나 진행 중이라면 납세자의 신청 여부에 따라 연기 혹은 중지를 결정한다. 국토교통부는 산불 피해 이재민들에게 산하 기관 연수시설을 임시주거시설로 제공한다. 또한 울진·삼척의 이재민들은 공공임대주택 공가 및 전세임대주택을 최초 2년간 임대료를 50% 감면받아 거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택이 소실되거나 일부 파손된 경우에는 행정안전부의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재해주택 복구자금 융자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에게 농기계를 무상으로 수리하거나 볍씨, 씨감자, 육묘·묘목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재민 구호용 정부 양곡 무상 공급, 농축산경영자금 상환 연기 및 이자 면제와 함께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을 복구하는 데에 필요한 자금도 지원한다.
- 2022-03-0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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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일자리로 찾은 황혼 인생 2막
- 활기찬 노후 정착을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환경 미화나 교통 지도를 하는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넘어 사회 서비스형, 시장형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등장했다. 음식 정기 배송, 농산물 재배, 취약계층 돌봄 등 보다 다양해진 일자리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삶의 활력을 찾은 두 번째 청춘들을 만났다. 하나금융그룹의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중장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만 60~64세의 60%는 70세가 넘어도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통계청이 공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000만 명이 넘는 장래 근로 희망자 중 70~74세는 79세까지, 75~79세는 평균 82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 은퇴 이후에도 근로 의욕을 드러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이 바로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령층에 제공되는 일자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역사회 공익 증진을 위한 ‘공익활동형’(공공형)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참여 대상으로 하며, 주로 노노케어(건강한 노인이 병이나 다른 사유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노인을 돌보는 일), 학교 급식 지원, 도서관 등 공공시설 봉사활동을 한다. 10~12개월간 하루 3시간, 월 30시간 이상 활동하면 한 달에 27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 서비스형’은 만 65세 이상 참여할 수 있고 복지시설, 보육시설, 금융기관 등에서 10개월간 월 60시간 이상 활동한다. 급여는 근로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월 71만 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는다.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보충 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운영하는 ‘시장형’은 식품 제조·카페와 같은 소규모 매장, 아파트 및 지하철 택배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근로 수익금에 따라 활동비를 배분한다. 다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 급여 수급자나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자, 정부 부처나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타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자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서비스형’ 2021년 우리나라는 2조 6000억 원의 예산으로 82만 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73.8% 정도가 공공형 사업이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여자 평균 연령은 77세 수준으로, 참여에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주거환경 개선이나 스쿨존 안전 지킴이 등 단순한 활동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최근 변화하는 노인의 특성과 경력을 활용하는 사회 서비스형과 시장형 일자리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척시니어클럽은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를 운영 중이다.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방문해 대형 빨래를 수거하고 세탁해 집으로 배송해준다. 이외에도 필요한 생필품이나 상비약을 주문받아 함께 전달하고, 가스·수도·전등 수리 및 가스 누출 점검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세탁이 불가한 낡거나 보온성이 떨어지는 이불은 무료로 교체해주기도 한다. 백창석 강원도 일자리국장은 “빨래방 서비스와 더불어 생필품 구매 대행과 우유 배달을 진행해 취약계층 어르신과 지역사회의 연결고리를 하나 더 만든 셈”이라며 “통합 생활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발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 16일 사회 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재택치료 원칙으로 전환되면서 재택치료자·자가격리자 증가에 따른 일선 방역 현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업단의 주요 업무는 재택치료 키트, 자가격리 물품 점검·배달 및 지역사회 방역 등 지자체와 보건소가 수행하는 포괄적인 방역 현장 지원이다. 방역수칙과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통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고, 재택치료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예정이다. 주철 복지부 노인지원과 과장은 “재택치료 키트 배달 등 방역 현장 지원이 절실한 지금,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은 건강하고 경험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해 국민의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어르신과 함께 키워나가는 ‘시장형’ 구로시니어클럽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주택가 한복판에 꽃송이버섯 재배 농장을 마련했다. 서울도시주택공사가 매입한 임대주택을 활용해 ‘시티팜’을 운영한다. 집 전체가 버섯 생육장이다. 여기서 자라는 꽃송이버섯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베타글루칸 성분을 다량 함유해 항암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습도와 온도에 민감해 생장 요건이 맞지 않으면 금방 죽어버리는 탓에 키우는 과정이 꽤 까다롭다. 이곳에 근무하는 어르신들은 비치된 기계에 배양액을 채우고, 방 안에 고루 퍼지도록 버섯의 위치를 바꿔주는 등 생육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일을 한다. 다 자란 버섯을 수확하고 무게별로 포장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수익은 어르신들의 급여와 관리 유지비, 재료비 등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양임순 구로시니어클럽 관장은 “신생 사업이라 판로 확보를 위해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대형마트 등 직접 발로 뛰며 납품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꽃송이버섯은 원래 1kg당 1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지만,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시중가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담아드림’ 역시 시장형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담아드림은 샐러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자재 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 신선한 재료로 매일 아침 샐러드를 만든다. 재료를 깨끗이 씻어 말리고, 껍질을 까거나 고기를 삶는 등 하나하나 어르신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포장과 배송도 다 이들의 몫이다. 샐러드 종류는 아보카도, 훈제오리, 닭가슴살, 새우, 게살, 버섯 등이 있다. 가격은 5000~6000원으로 시중의 다른 가게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어르신들은 제작 및 포장팀과 배송팀으로 나뉘어 주 2~3회 근무한다. 현재 인근 관공서, 공공기관과 가산디지털단지를 판매 지역으로 정해두고 있다. 양 관장은 “시장형 일자리는 어르신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서 “앞으로도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현장 근무자들의 말말말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 유을자(65) “원래 보험 설계사 일을 했어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본사에서 영업소를 축소하는 바람에 근무 지역이 멀어져 직장을 그만두게 됐죠. 구직 활동을 하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알게 돼 신청했고, 참여자로 선정됐을 땐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지금은 한 달에 총 12일, 하루 5시간을 일해요. 수거한 이불을 빨아서 생필품과 우유를 함께 배달하고, 도움이 필요한 집을 선정해 이불을 교체해요. 혼자 사는 어르신을 보면서 나중에 나도 더 나이 들었을 때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 일 같지 않죠. 그래서 진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려고 노력해요. 몸은 바쁘지만 사회에 도움 되는 좋은 일이니,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담아드림 조규숙(68) “일자리 모집 공고를 지역 소식지에서 발견했어요. ‘아, 이거다!’ 싶었죠. 자식들도 다 커서 집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많으면 100인분가량의 샐러드를 만들 때도 있는데, 아침부터 재료를 손질하려면 전쟁터예요. 특히 훈제오리나 닭가슴살은 기름기를 일일이 다 빼고 알맞은 크기로 잘라야 해서 굉장히 손이 많이 가죠. 그래도 소스나 재료를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의논하면서 메뉴를 발전시키는 재미가 있어요. 출근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같이 일하는 언니들과 중간중간 이야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이니 운동도 되는 것 같아요. 삶의 활력소를 찾은 셈이죠.” 시티팜 최수자(80) “꽃송이버섯에 대해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효능을 알고 나니 좋은 농산물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출근하면 버섯 보며 잘 잤냐고 말도 걸어보고, 비닐이 구겨져 있으면 일일이 손으로 펴주기도 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손주 보듯 사랑으로 돌보게 된달까요. 판로 확보가 중요하다 보니 책임감을 갖고 어떤 요리에 넣어 먹으면 맛있을지 개발해보는 등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급으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한다거나 용돈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얼마 전에는 손주에게 시계를 선물로 사줬는데, 기뻐하는 아이를 보니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시티팜 송현순(65) “집에 있으면 겉모습에 신경 쓰기보다 편하게만 있게 되는데, 여기 나오고부터는 얼굴에 화장품도 찍어 바르고, 눈썹도 그려보면서 관리를 하게 돼요. 아무래도 밖에서 사람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면 신경을 안 쓸 수 없더라고요. 불면증이 있었는데 열심히 활동하니 잠도 잘 오고, 좋은 배양액을 덩달아 맞아서 그런지 피부가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체적으로 제 삶이 윤택해졌죠. 저도 얼마 전에 손주가 입학한다고 해서 책가방을 선물로 사줬어요.”
- 2022-02-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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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소비자, "가치 있는 삶 소비로 표현"
- 시니어에게 MZ는 가깝지만 먼 세대다. 어디에서나 마주하지만, 이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시니어와 달리 그들은 사회로의 진입 혹은 사회 내에서의 성장에 몰두한다. 소비를 통해서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내며, 때로는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이른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는 시장 내에서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MZ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다양한 소비문화를 살펴본다. MZ세대는 시장에서 주목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MZ세대는 2020년 기준 서울 인구의 35.5%로 연령대 중 가장 큰 세대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달리 베이비부머 세대는 13.4%에 불과했다.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2%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추월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더불어 MZ세대가 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MZ세대는 명품을 통한 플렉스(Flex) 소비문화를 즐긴다. 실제로 샤넬을 사기 위해서 꼭두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았다. 플렉스는 미국의 힙합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부와 성공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52.1%가 플렉스 소비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50% 이상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 ‘자기만족’을 꼽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스타벅스 사은품을 얻기 위해 커피 몇 잔을 더 마시는 것도 그들에게는 플렉스다”라며 “MZ의 플렉스는 과시보다 심리적 만족과 보상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MZ세대에게 소비란 가치를 증명하는 일종의 표현 수단이다. 이들은 이른바 ‘가치 소비’를 지향하며, 신념(Meaning)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Coming Out) 소비를 줄여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 부르기도 한다. 단순히 비싸고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소비를 결정하지 않는다. 제품의 무해성, 회사 경영인의 도덕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가치를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한다. 성장관리 앱 그로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10명 중 8명은 자신을 가치 소비자로 평가했다. MZ세대는 소비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한다. 지속가능한 소비란 현재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낭비하거나 희생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과 자원을 소중히 다루고, 이러한 것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현명한 소비를 실천 중이다. 친환경 재료 유무, 재활용 가능성 등 환경적 가치를 위한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는 제로웨이스트나 비건, 리사이클링 등과 같은 지속가능한 소비를 한다. 소비의 목적을 소유보다는 실용성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제비족 실제로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제비족’이 생겨났다. 중년에게 제비족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MZ세대에게는 다른 개념이다. 과거의 제비족은 몹쓸 짓을 하던 나쁜 부류의 사람으로 취급받았지만, 최근의 제비족은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말한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와 비건(Vegan)을 실천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0(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활동이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 예컨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이용하며, 장 볼 때 일회용 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제로웨이스트숍 ‘비그린’에서 일하는 MZ세대 박민지(가명) 씨는 “기후위기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2년 전부터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개인의 변화로 전 지구적인 변화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이런 소비를 통해 작은 목소리마저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용기내 챌린지’가 인기를 끌었다. 이 챌린지는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용기(勇氣)를 내서 용기(容器)를 내자는 취지를 담은 캠페인이었다. 배우 류준열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확산됐다. 챌린지는 각종 SNS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이 아니라 천 주머니나 다회용기 등에 음식과 식재료를 담아온 각양각색의 사례를 게시한 뒤, ‘#용기내 챌린지’ 또는 ‘#용기내 캠페인’ 등의 해시태그를 붙였다. 아울러 비건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비건은 동물성 식재료나 동물실험을 거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했다. 하지만 비건은 최근 3년 사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전까지 연평균 약 300건에 불과했던 비건의 버즈량은 2019년부터 32배 이상 급증했다. MZ에게 비건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MZ세대의 약 27%는 비채식 위주로 먹되 필요에 따라 채식을 섭취하는 간헐적 채식을 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채식을 지향하는 이유는 건강과 체중 관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SNS에 꾸준히 자신의 비건 제품 사용 후기 혹은 식단에 대한 평가를 남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11월 기준 인스타그램의 비건 해시태그만 해도 약 70만 건에 달했다. 이기원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비건은 소수의 채식 생활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느낀 개인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는 경제적 투표권 MZ세대는 환경적 기준과 더불어 윤리적 기준을 토대로 소비를 결정한다. 올바름에 대한 기준이 높은 세대이기에, 불편함에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그들은 선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온라인에서 공론화하고,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서 주도적으로 선한 변화를 끌어낸다. 이렇게 선한 변화를 취하는 능력을 선취력이라 부른다. 그들에게 선함은 중요한 가치다. MZ세대의 ‘선취력’은 소비문화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돈으로 혼내주는 문화, 돈쭐 문화가 탄생했다. 돈쭐은 반어적 의미로,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행위다. 개인·소상공인·기업이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을 했을 때 선행자가 매출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비다. 반대의 경우엔 불매로 대응한다. 2019년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에 반발해 대규모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일본의 한 의류 브랜드 매출은 70% 가까이 하락했으며, 편의점 수입 맥주 1위를 달리던 일본 맥주 브랜드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당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등과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이영애 교수는 “MZ세대에게 소비는 경제적 투표권과 같다. 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듯이 선행을 실천한 회사나 자영업자에게는 착한 소비를 통해 매출로 보상을 해주고, 윤리적 기준에 어긋난 회사나 상품은 불매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낸다”라고 말했다. MZ세대, 가치 기부로 판을 짜다 현재 MZ세대는 기부를 주도하는 세대로 거듭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표한 ‘2021 기부 트렌드’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별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중 MZ세대 비율은 38.2%에 달한다. 2014년 세월호 특별모금(25.6%), 2019년 강원도 산불(32.1%)과 비교했을 때 기부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부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는 기부의 방식도 남다르다. 통상적인 모금 이외에 기부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부에 참여하고 있었다. 기부런은 비대면 기부 마라톤을 말한다. ‘기부’와 ‘런’(run)이 합쳐진 형태로 후원금 형식의 참가비를 내고 일정 거리를 달린 후 SNS에 인증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최근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바비톡이 기획한 ‘퍼플라이 마라톤 기부런’ 참가 티켓이 판매 오픈과 동시에 3분 만에 완판됐다. 이 캠페인은 암 환우들의 가발 구입비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참가비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기부될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기부의 판을 짜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해 SNS상에서 자발적으로 기부를 독려한 ‘#1339 국민성금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다. 대구 청년단체에서 시작한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 캠페인은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콜센터 번호 1339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339원, 1만3390원, 13만3900원 등 1339를 연상할 수 있는 금액을 기부하도록 독려했다. 1명이 지인 3명과 공유하면 3일간 9명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았다. 두 달간 약 5만8000명이 참가했으며 약 1억6000만 원을 모금했다. 최근에는 NFT를 활용한 기부도 등장했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불리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복제나 위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이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일종의 정품 인증서다. 최근 NFT가 기부 수단이 됐다. NFT 스타트업 ‘도어랩스’는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모습을 NFT 카드로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은 전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기부했다. 다양한 기부 방식이 등장했지만 MZ세대 기부의 본질은 그들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기부다. 임명호 교수는 “MZ세대의 특성은 공존을 위한 공정에 관심이 많고, 자기 주도적인 태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사회 내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노력한다. 가치 소비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가치관을 기부로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2021-12-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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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과 함께하는 스포츠케이션 휴가 어때요?
- [신문물 설명서]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휴가’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산책 삼아 울긋불긋 단풍진 숲속을 거닐거나 서재에서 여유롭게 책 읽는 시간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뙤약볕 아래에서의 골프 라운딩, 땀 흘리며 오르는 등산길을 그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스포츠케이션’을 떠난 MZ세대다. 쉴 때도 운동할래요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에 휴가(Vacation)를 더한 신조어다. 휴가지에서 운동이나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경우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스포츠케이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스포츠케이션은 휴가보다 운동을 우선시하며, 운동을 위해 휴가지와 숙소를 선택하고 일정, 예산까지 모두 운동에 맞춰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한 휴식보다 액티비티나 스포츠를 위한 휴가를 즐기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이 지난 6월 MZ세대 4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휴가지에서 ‘액티비티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이는 무려 72.4%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28.8%가 휴가 계획을 세울 때 ‘액티비티 등 즐길거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스포츠케이션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팬데믹이 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고, 여럿이 모이기 어려워서다. 실제로도 골프와 헬스, 등산, 자전거 타기 등 혼자나 적은 인문이 즐기는 스포츠 종목이 인기다. 여기에 MZ세대만의 특징이 더해져 스포츠케이션이 탄생했다. 건강과 자기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세대적 특성이 휴가와 맞닿은 것. 이들은 무기력해지기 쉬운 코로나 시국에도 자신만의 운동 습관을 만들고 공유하는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의 줄임말), 이른 아침 일어나 운동하는 ‘미라클 모닝’을 유행시킨 주역이다. 호텔업계는 ‘호트’(호텔+트레이닝의 신조어)로 화답했다. 호텔 투숙객은 요가, PT, 필라테스, 농구, 카트 라이딩 등의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여름 호캉스를 다녀온 A씨(26)는 “휴가 기간에 매일 호텔 내 헬스장을 이용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MZ세대의 휴가를 책임지다 골프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운동인 골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오상엽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4050세대의 전유물이던 골프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시니어의 고급 사교장이나 다름없던 골프장을 ‘핫플’(핫 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사업이나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를 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운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골프웨어와 아이템으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며 즐긴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또한 골프장에서의 일상뿐 아니라 휴가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유튜브 브이로그로 공유 한다. 실제로 ‘#골린이’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만 9월 기준 53만7000건이 등록됐다. 골린이(골프+어린이의 신조어)들은 골프 여행을 휴가 방식으로 선택했다. 운동하면서 멋진 풍경을 즐기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킬 수 있어서다. 인천 영종도, 남해, 거제도 등 골프장이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어 휴가지의 선택 폭이 넓은 점도 매력적이다. 이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 펜션’까지 등장 했다. 이승찬 아체로 빌라&골프 대표는 “장년층 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펜션을 찾고 있다”며 “1997년생 고객이 친구들과 방문하거나, 젊은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호텔들도 자체 스크린 골프 시설 이용권이나 골프용품 등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다른 5060세대 전유물인 등산에도 스포츠케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 등산객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상품 매출에서 2030세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31%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에 ‘#등린이’ 해시태그가 23만7000개나 등록됐다는 사실 또한 인기를 입증한다. 등린이(등산+어린이의 신조어)들은 주말과 휴가철을 가리지 않고 산에 오른다. 산악회 대신 등산 크루나 등산클럽을 꾸리고 게임하듯 ‘명산 100 챌린지’에 참여해 배지를 모은다. 등산 후 기록을 인증하고 공유하는 것은 물론, SNS 해시태그나 등산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다녀온 등산 코스, 주변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기도 한다. 비닐봉투를 챙겨 쓰레기를 줍는 ‘클린 산행’으로 건강, 휴식, 환경까지 챙기는 ‘일석삼조’ 효과도 누린다. 등산 콘텐츠 크리에이터 조초록은 “거들떠도 안 보던 산을 올여름엔 10번이나 갔다”며 “MZ세대에게 등산은 체력도 기르고 ‘인생샷’을 건질 수 있어 매력적인 취미”라고 말했다. 스포츠케이션은 ‘요즘 젊은 애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장년층 건강관리에서 운동의 중요성은 말하기도 입 아픈 수준이다. 재밌게 건강관리를 하고 싶거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마냥 누워 있기 질린다면, 올가을 등린이 아들, 골린이 딸과 함께 스포츠케이션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 2021-10-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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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깅, 나도 지구도 건강해지는 특별한 운동
-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 코로나19 탓에 외출이 조심스럽다. 집에 있자니 무료하기 그지없다. TV를 켜니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이 나온다. 2명씩 짝을 이뤄 각자 다른 코스를 걸으며 쓰레기를 주운 뒤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김종민이 1시간 넘도록 약속 장소에 등장하지 않는다. 알고 보니 해변에 방치된 엄청난 쓰레기 더미를 혼자 치우느라 발이 묶여버렸던 것. 유통기한이 18년 지난 과자 봉지까지 발견됐다. 쓰레기가 이렇게나 많다니. 어릴 때 ‘선생님이 교내 정화 활동을 시켜서’,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같은 이유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운 적이 있다. 하지만 따로 쓰레기를 주우러 다닌 적은 없다. 길거리에서 많은 쓰레기를 마주하지만 내가 버린 게 아니라 굳이 나서서 줍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연히 본 예능 프로그램을 계기로 ‘쓰레기를 주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그 활동은 ‘플로깅’(Plogging)이었다. 플로깅은 이삭줍기를 뜻하는 스웨덴어 플로카업(Plocka Up)과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 줍는 활동을 뜻한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년 전부터 ‘줍깅’(줍다+조깅), ‘쓰담’(쓰레기를 담다) 등으로 부르며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배우 김혜수와 이시영 같은 유명 연예인들도 플로깅에 동참하고 있다. 비싼 장비도 필요 없고, 그저 봉지 하나와 튼튼한 팔다리만 있으면 된다. 이거 생각보다 운동되네 7월의 마지막 토요일, 자발적으로 첫 ‘플로깅’에 나섰다. 오후 4시쯤 서울 관악구 장군봉 근린공원에 도착했다. 쓰레기 담을 봉지와 물을 준비했다. 쓰레기를 주울 때 나뭇가지 두 개로 젓가락을 만들어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장갑이나 집게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공원 입구서부터 쓰고 버려진 마스크를 발견했다. 벤치 주변엔 담배꽁초가 수북했고 숲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니 음료수 캔, 과자 껍데기, 물티슈 등 다양했다. 방석대신 깔아둔 종이 박스와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묶어둔 봉지도 있었다. 심한 냄새와 함께 파리가 날아다녔다. 아마 박스를 깔고 앉아 ‘무언가’를 먹은 듯했다. 결국 음식물이 담긴 냄새 나는 비닐봉지는 치우지 못했다. ‘누군가 음식물을 먹지 않았더라면, 음식물을 먹고 제때 치웠더라면, 음식물과 비닐을 분리라도 했더라면.’ 여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 어릴 적 내 방을 대신 치우던 엄마의 잔소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2시간가량 주운 쓰레기는 준비해간 20L 봉지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옷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플로깅은 일반적인 조깅보다 열량 소모가 크다. 걷다가 쓰레기가 보이면 다리와 허리를 굽히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도 반복돼서다. 집에 가만히 누워 있을 시간에 밖으로 나와 운동을 하고 쓰레기를 줍는 일석이조의 시간을 보냈다. 쓰레기를 위한 쓰레기까지 조심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플로깅에도 도전했다. 먼저 쓰레기를 주울 나무젓가락을 하나 챙겼다. 물과 쓰레기봉지는 근처 편의점에서 살 생각이었다. 이날은 비영리단체 이타서울에서 주관하는 ‘데이터 플로깅’에 참여했다. 활동 중간중간 쓰레기를 주운 위치와 종류를 지정된 인터넷 사이트에 기록하는 식이다. 어떤 쓰레기가 어디서, 얼마나 나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오후 2시 한강공원에서 데이터 플로깅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플로깅 활동을 계기로 초면인 라유림 씨와 함께 쓰레기를 주웠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보통 카페나 식당에서 만나기 마련인데,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함께 쓰레기를 줍다니 꽤 신선했다. 유림 씨는 쓰레기를 주울 도구인 나무젓가락, 옷을 구매하고 받은 종이 쇼핑백, 물을 담은 텀블러를 챙겨왔다. 편의점에서 살 생각으로 달랑 나무젓가락만 들고 온 게 창피했다. 라 씨는 “플로깅을 위해 최대한 갖고 있는 물건을 활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쓰레기 담을 봉지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사고 쓰레기가 추가로 나온다면 그 의미가 흐려진다는 설명이다. “쓰레기를 위해 쓰레기를 만드는 게 불편했다”고 말하는 유림 씨가 대단해 보였다. 또 “필름 사진 찍는 게 취미지만 사용한 필름도 결국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이 취미를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아 고민”이라며 취미까지 환경에 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즐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주운 쓰레기를 공원 내 쓰레기통에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로 나눠서 버린 후 활동을 마무리했다. 기록한 데이터를 살펴보니 담배꽁초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몇 걸음 옮기지 않아도 조금만 몸을 틀면 꽁초들이 모여 있었다. 틈새에도 숨어 있어 자세히 봐야 했다. 벤치나 한강 둔치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고 버린 빈 플라스틱과 비닐도 많았다. 플로깅의 유행이 사람들을 더욱 독려하는 것 같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아니라 쓰레기를 줍는 일이 유행이어서 다행이다. 두 번의 플로깅으로 지구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부모님 플로깅을 마친 날 저녁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평소 어떻게 하면 부모님이 쉽고 편하게 운동할 수 있을까 관심이 있었던 터라 플로깅을 소개하기로 했다. “엄마, 요즘 쓰레기를 주우면서 등산이나 조깅하는 활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두 번 정도 해봤는데 그냥 걷는 것보다 운동도 되고 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해. 주말에 아빠랑 산에 갈 때 한번 해보는 건 어때?” 수화기 너머에서 아빠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주말에 한번 해봐야겠네.” 들뜬 목소리다. 며칠 뒤 “주말에 산에 가서 쓰레기 주웠는데, 이거 운동 엄청 되네. 집에 와서 완전 뻗었잖니”라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중간에 어떤 부부가 배즙을 마시곤 껍데기를 땅에 파묻고 있었는데 쓰레기 줍는 우릴 보더니 머쓱해하더라. 쓰레기봉지랑 집게를 들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눈치를 보더라고.” 작은 활동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자연스레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또 등산객들에게서 “좋은 일 하시네요”, “수고 많으십니다” 같은 덕담도 듣고, 환경을 위해 좋은 일 한다는 자부심도 얻었다고 했다. “이제는 걸을 때 쓰레기만 보여. 쓰레기가 왜 그렇게 많은지. 다음 등산 갈 때도 쓰레기 주워야겠어”라는 부모님 말씀을 들으니 부모님께 플로깅을 제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느라 바빠 쓰레기 주우러 다닌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했어. 천천히 걸으면서 환경도 생각해보고, 방학 숙제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더라. 나이 든 사람들한테 더 좋은 것 같아.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도 아니고, 쓰레기 줍는 데 정신 팔려서 자연스럽게 운동하게 되니까 힘든지도 모르겠더라. 멍하니 걷는 것보다 훨씬 뿌듯했어.” 한유사랑 이타서울 대표는 “플로깅은 환경과 인간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사회에 나눌 수 있는 선한 인간다움의 순간”이라며 플로깅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어 “쓰레기를 줍는것은 적극적인 선행 활동이자, 삶의 품격을 높이고 주변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현장에서 플로깅을 진행하다 보면 청년들뿐 아니라 중년들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5060세대는 급변하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더 깊이 공감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크게 느낀다”며 “이들의 플로깅은 건강을 영위하는 품위의 표출이자, 미래 세대에 모범이 될 어른의 환경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플로깅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집 앞 골목부터 공원, 산, 바다 등 한정이 없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버려진 쓰레기는 줍고, 내가 만드는 쓰레기는 줄이며 슬기로운 환경 생활에 동참해보자. 플로깅을 위한 팁 준비물: 쓰레기 담을 봉지, 장갑, 집게, 얼음물, 쿨토시, 손수건, 모자 등 주의사항 ① 사용한 봉지를 재활용함으로써 쓰레기를 최소화한다. ② 분리수거용 봉지와 일반 쓰레기용 봉지 두 개를 준비하면 좋다. ③ 비닐장갑이나 물티슈 대신 면장갑이나 집게를 사용한다. ④ 위험한 곳까지 무리해서 들어가 쓰레기를 줍지 않는다. ⑤ 쓰레기를 줍기 전 가까운 분리수거장 위치를 찾아두고, 없을 때는 집으로 가져가 꼼꼼하게 분리 배출한다.
- 2021-09-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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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시계 보고, LP 모으고…시니어 ‘추억’ 즐기는 요즘 애들
- 요즘 레트로가 대세다. 기성세대의 추억으로 여겨졌던 ‘옛 것’들이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레트로 감성’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레트로는 과거의 모양·정치·사상·제도·풍습 따위로 돌아가려 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좇으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평범했던 일상이 그리워지면서 과거로 돌아가려는 ‘레트로 감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다시 돌아온 LP와 턴테이블의 전성기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 바로 들을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LP(long playing record)와 이를 재생하는 턴테이블(turntable)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LP를 경험해본 중장년층뿐 아니라 레트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생) 중에서도 집에 턴테이블을 두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올해 상반기 턴테이블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SSG닷컴의 턴테이블 매출은 44% 뛰었다. LP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국내 LP 업계는 MP3 플레이어 등장과 디지털 시대가 오면서 바닥까지 내몰렸었다. 하지만 최근 LP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인다. 음반 판매 사이트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LP 판매량은 2019년보다 73.1% 증가했다. 2018년 26.8%, 2019년 24%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에 급격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LP와 턴테이블은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가 있다.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날로그적인 작동 방식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셈이다. 중장년층의 추억이 깃든, 그리움을 상징하는 물건이 젊은 세대에게는 못 겪어 본 ‘새로움’으로 작용했다. 기성세대와 조금 다른 MZ세대의 LP 사랑 LP는 기성세대에게 ‘LP판’, ‘빽판’ 등으로 불리지만 MZ세대에겐 ‘바이닐’이란 용어가 더 익숙하다. 바이닐(Vinyl)은 PVC(염화비닐)를 말한다. LP판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빽판’이란 단어가 주는 감성은 LP가 빽빽이 꽂혀 있는 DJ 부스를 아는 기성세대가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듯이, MZ세대가 공유하는 LP의 감성은 ‘바이닐’이라는 단어에 함축돼 있다. 2016년 전후로 이런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감각적인 공간이 속속 생기기 시작했다. 2016년 한남동에 개장한 현대카드의 ‘바이닐앤플라스틱’을 비롯해 음반 구매와 청음이 가능한 젊은 감각의 전문숍이 곳곳에 생겨났다. 단순히 음반만 파는 게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티셔츠, 포스터,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를 취급하는 게 특징이다. 과거에는 10곡 이상 담을 수 있는 지름 12인치짜리 LP판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바이닐’은 더 다양한 개성을 뽐낸다. 음반 외에 스티커, 화보집 등을 묶어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LP 한 장에 가능한 한 많은 곡을 담아 가성비를 극대화했던 과거와 다르게, 수록곡 수와 관계없이 LP 자체가 하나의 굿즈로 자리 잡았다. 모래시계 보는 요즘 애들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드라마 ‘모래시계’는 해방과 6·25 이후 최대의 격동기였던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개성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1995년 ‘귀가시계’라고도 불렸을 만큼 드라마 모래시계를 보려고 직장인들이 일찍 귀가해 서울 시내가 텅 비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 지금 떨고 있냐”,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같은 명대사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에 의해 매번 회자된다. 이 모래시계가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에서 다시 인기다. 특히 모래시계 시청자가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예컨대 왓챠에서 모래시계를 시청한 이들 중 절반 이상이 MZ세대였다. 모래시계가 방영되던 1995년에 이들은 너무 어리거나 심지어 태어나지도 않았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영화들도 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중경삼림’(1994년)은 27년 전, ‘타락천사’(1995년)는 26년 전 작품이다. 5060 시니어들에게는 이 작품들이 자신들의 과거이자 추억이다. 하지만 MZ세대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영화인 셈이다. 김효진 왓챠 콘텐츠 사업 담당 이사는 “이제 MZ세대들은 과거의 것을 재해석한 콘텐츠를 넘어 과거의 콘텐츠 자체를 직접 즐기고 주체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MZ세대들에 의해 20세기의 올드 콘텐츠들이 21세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21-08-12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