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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마더센터, 선진국형 육아기관 대안 될까?
- 독일은 아이를 키우는 할머니, 임산부, 한부모가정 아이, 독거노인 등 마을 사람들을 위해 복합 공간 ‘마더센터’를 운영한다. 고립되기 쉬운 주민들을 위한 공용 공간을 마련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서로 품앗이 육아를 실천한다. 국내에도 독일을 참고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 마더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전반적인 시설 관리 및 운영, 각종 프로그램 진행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봉사로 이뤄진다. 봉사자들은 ‘누구나 지혜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재능과 장점을 센터에 기여하려 한다. 노인이 아이에게 옛 노래를 기타로 연주해주거나, 은퇴한 간호사가 의료 정보를 공유한다. 손주를 키우는 할아버지, 미혼모 등 센터를 찾은 다양한 양육자들은 공용 공간에 모여 서로 육아 정보를 나누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국내에도 독일 마더센터를 참고해 우리 사회에 맞게 변모한 ‘한국형 마더센터’들이 있다. 바로 서울 관악구 행복마을 마더센터,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다. 한국 사회에 발맞춘 마더센터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는 2013년 여성단체 춘천여성회에 의해 설립됐다. 육아에 대한 고민과 정보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다. 양육자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행사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최근에는 ‘우리봄내동동’ 사업을 통해 마을의 아이와 어른이 한데 어울려 더욱 끈끈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활 기반을 공유하는 주민들의 필요와 욕구,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아이를 둔 엄마들로 시작된 모임이지만 아빠, 할머니, 주변 이웃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행복마을 마더센터는 2017년 개소했다. 박명희 행복마을마더센터협동조합 이사장에 따르면 과거 신림동은 서울 지역 중 비교적 집값이 저렴해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이 많이 거주했다. 높은 인구 밀집도에 비해 아이를 위한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비영리단체 회원들이 힘을 모았다. 카페 시설 운영을 중심으로, 시에서 지원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이나 공동육아지원 사업 등에 지원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카페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 트램펄린 시설, 주민들이 기부한 장난감과 놀이기구가 비치돼 있다. 요일별로 열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아이들은 기본, 양육자라면 대부분 1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수강할 수 있다. 아이를 동반한 어른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들은 아이 성장 발달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열린 공간 마더센터는 일반 키즈카페나 실내 놀이터와는 다르다. 우선 민간 시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더불어 센터를 찾은 양육자들이 단순히 공간과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한다. ‘내 아이’와 ‘우리 엄마’가 시설을 이용하는 형태가 아니다. 다른 가족들과 함께 요리한 음식을 나눠 먹고, 손뼉 치며 등을 맞대는 등 체조를 한다. 구성원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자연스레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수업 이후에도 마더센터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 다음 카페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로 고충을 나누고 육아 물품을 무료로 나눈다. 실제로 마더센터는 아이와 양육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한국형 마더센터를 어떻게 모델화하고 자리 잡아갈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현장 활동가들 사이에서 마더센터가 꾸준히 회자됐지만 그 이상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박명희 이사장은 “한국도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저출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기관을 운영하고 있어, 독일이 훨씬 선진화돼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대신 한국은 서로 다른 기관이 각개전투하는 느낌이 있어 민·관의 협력 형태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족관계 변화, 인식 개선도 필요해 우리나라는 나이에 맞춰 어린이집, 유치원 그리고 학교에 간다. 보육 시설과 교육 과정이 마련돼 있어도 부모의 경제 활동으로 인해 돌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은 6시지만, 엄마 아빠가 초과근무를 하느라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없는 경우가 그 예다. 비용이 부담스러워 다른 민간 시설에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보통 그 공백을 조부모가 메운다. 기관과 타인에 대한 불신으로 ‘내 아이는 우리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 부담이 가중된다면 조부모로 주 양육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게다가 현대 사회로 올수록 혼인과 혈연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는 점점 옛말이 됐다. 입양 가정, 재혼 가정, 조손 가정, 한부모가정 등 기준이 모호해졌다.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이사장은 “과거에는 여성에게 육아 책임이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에 엄마들을 중심으로 단체를 만들었지만, 요즘은 가족의 형태가 많이 다양해졌다”며 “독일과 같이 마더센터에 오는 사람들의 범위를 엄마로만 한정해놓고 있진 않으니 부담 없이 찾아오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마더센터에서 ‘내 가족’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제2의 가족’을 만나 지역사회의 화합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11-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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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이동슈퍼ㆍAI 택시 등장 “쇼핑 약자 돕자”
-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쇼핑 약자가 늘고 있다. 걸어서도, 이동수단을 통해서도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사러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방을 위주로 일어나던 일이지만, 최근에는 도시로까지 그 현상이 퍼지고 있다. 쇼핑 약자가 생기는 이유는 홀로 사는 노인이 늘고, 지역에 있던 소매점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중교통은 버스 노선이 폐지되면서 줄어드는데, 정부는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고 있어 이동이 어려운 노인이 늘고 있다. 농림수산성의 농림수산정책연구소가 2018년 발표한 ‘식료품 접근이 곤란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15년 쇼핑 약자 수는 824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4.6%에 달한다. 농림수산성이 2021년 조사한 ‘전국 지자체 식료품 접근 문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쇼핑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대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지자체는 86.4%에 달했다. 대책이 필요한 이유로는 도시 규모와 관계없이 ‘주민의 고령화 때문’이라는 응답이 92.2%에 달했다. 이어 ‘현지소매업 폐지’가 67.3%로 꼽혔다.(중복응답)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대책으로는 ‘커뮤니티 버스, 승합 택시 운행 등 지원’이 83.7%로 가장 많았다. ‘이동판매자 도입 및 운영 지원’은 30% 수준이다. 대도시에서는 ‘택배, 쇼핑대행 서비스’가 50%로 이동판매 대책보다 높았다. 이동 슈퍼 ‘도쿠시마루’ 고령자가 사는 집 앞까지 가는 ‘이동 슈퍼’는 민간사업자의 참여율이 높다. 지자체의 70.9%는 민간사업자와 함께 이동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슈퍼의 시초는 ‘도쿠시마루’(とくし丸)다. 냉장고를 탑재한 경트럭을 이용해 수산물, 신선식품, 반찬 등 약 400품목, 약 1200개의 물품을 판매하며, 필요한 상품은 예약 주문을 하면 받을 수 있다. 2022년 8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도쿠시마루’는 1000대를 넘어섰으며, 이용객은 약 15만 명에 달한다. 주 고객층의 연령대는 80대로 일주일에 2회 정도 방문한다. 최근에는 물품 판매뿐 아니라 고령자들이 ‘소비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점검해주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방문 판매나 전화 권유로 판단이 어려운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무인양품도 ‘무지투고’(MUJI to GO) 이동 판매 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1년 9월 기준 홋카이도, 니가타 현, 야마가타 현, 히로시마 현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버스가 오는 날짜, 시간, 장소 등을 사전에 알린다. 무인양품의 경우 아무래도 도시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쇼핑 약자를 위한 것이기에, 도심에서 먼 지역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동판매인만큼 무인양품에서 주로 판매하는 일상생활용품뿐 아니라 식품 등도 취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고령자 전용 택배 서비스도 생기고 있다. 생활협동조합 펄 시스템(パルシステム)은 고령자 전용 배달 코스를 운영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요일과 시간이 같은 직원이 상품을 전달하면서 고령자의 컨디션을 확인한다. 배달 담당자는 개호보험서비스 기초지식이나 치매 서포터 양성 강좌, 시니어 식사 밸런스 강좌 등을 배워 고령자와 상담한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면 지자체나 경찰 등에 통보한다. 이에 펄 시스템을 사용하는 70세 이상 고령자는 5년 전 약 9000명에서 2022년 1만 6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택배로 쇼핑도 해결하고 안전도 확인하는 셈이다. AI 합승 택시 ‘초이소코’ 지자체는 이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커뮤니티 버스’와 ‘디맨드(demand) 교통’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디맨드 교통은 주민들에게 예약을 받아 맞춤으로 운행하는 예약제 교통이다. 약 30%의 지자체가 이를 운행하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도요타자동차 계열사인 ‘아이신 정기 주식회사’(アイシン精機)가 AI를 기반으로 합승 택시 ‘초이소코’(チョイソコ)를 새로운 디맨드 교통으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2021년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 ‘초이소코’의 회원 수는 1868명으로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9인승 차량이며 1회 승차에 200엔을 받고,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예약하면 같은 시간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을 분류해 AI가 자동으로 주행 경로를 설정한다. 초이소코는 고질적인 디맨드교통의 문제인 지속가능성을 다양한 수익화로 풀어내고 있다. 먼저 지역 기업의 협찬을 받는다. 초이소코를 타려면 정류장이 필요한데 지역의 슈퍼, 약국, 병원, 온천 등으로부터 협찬금을 받아 그곳에 정류장을 둔다. 일종의 광고인 셈. 또한 차량 운행은 지역 택시회사에 위탁한다. 초이소코 운행으로 지역 택시 조합과 상생하기 위해서다. 지자체의 보조금도 주요 수익원이다. 지자체 공공업무를 대신해주기도 한다. 차량에 센서를 부착해 도로 노면 파손 상황 데이터 등을 수집, 전송해 주는 것. ‘미치 로그’라는 서비스다. 그 외에도 고령자 돌봄 서비스 ‘초이 토크’, 음식 택배 서비스 ‘메시 클루’ 등 다양한 수익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 2022-11-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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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본 獨·英 황혼육아 “희생 강요 없어”
- 조부모의 양육은 ‘비공식 돌봄’의 일환으로 거론된다. 보육시설처럼 공식적인 돌봄이 아니기에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가족 차원의 보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조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황혼육아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증대되며 이러한 보상책 역시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지 취재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부모 육아 참여의 주된 이유와 목적은 ‘자녀의 유급 노동 참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맞벌이 부부에 대한 정책이나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책 등은 직·간접적으로 황혼육아와 연관성을 지닌다. 가령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조부모 돌봄수당 지급 계획안’ 역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 많았지만, 한편으론 ‘조부모 돌봄수당보다는 시설 투자, 육아휴직 개선 등의 방법으로 부부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대상이 조부모일 뿐, 이 역시 일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책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 부모나 아이를 위한 혜택일지라도, 조부모의 노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 마련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육시설 확대에도 조부모 도움은 여전히 독일연방인구연구소와 독일경제연구소의 프로젝트 보고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묻다’에 따르면, 최근 20여 년간 독일에서 보육시설 증대에도 조부모의 육아 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해당 조사에서 독일 미취학 아동 10명 중 9명은 보육시설에 다니지만 그중 절반가량은 조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정황에도 독일 역시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수당 정책은 따로 없다. 대신 일하는 조부모가 부모의 육아휴직을 대신 쓸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 부모(조부모의 자녀) 중 한 명이 미성년자이거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훈련 중에 있는 경우(견습생)와 더불어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조부모의 경우 유급 노동 활동을 하고 있어야 하며, 손주와 같은 집에 사는 상태라야 한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해당 정책을 잘 모르거나 조건에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구 조건이 까다롭다기보다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된다. 최근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대부분 가정이 조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최근 조사에서 독일 미성년 손주의 7%만이 조부모와 동거)을 감안하면 해당 정책을 쓸 수 있는 가정은 극소수다. 독일 연방 및 주정부 가족정책을 연구·지원하는 ‘라벤스버거 베를라그’ 재단 요하네스 하우엔슈타인 이사는 “돌봄 정책 마련을 위한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부모와 어린이집 이외에 조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종종 간과한다”며 “현재의 정책들은 보육시설 및 서비스 확대 또는 부모를 위한 수당 편성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맞벌이 부부의 경우 보육시설 확대와 무관하게 조부모의 도움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가족경제의 관점에서 조부모의 비공식 돌봄 환경을 인지한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손주 픽업 교통비 세금 감면 가능해 핵가족이 만연한 독일 사회에서 대체로 가까운 지역에 사는 조부모의 지원이 많긴 하지만, 장거리 황혼육아를 소화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조부모는 오며 가며 들이는 교통비를 암묵적으로 자신의 노후 자금에서 충당할 것이다. 독일은 편도 지하철 요금이 4000~5000원 정도로 한국의 3배가 넘는다. 교통비 역시 쌓이면 적지 않은 노후 자금 리스크로 작용한다. 독일 뉘른베르크 재무법원 판결에 따르면, 조부모의 교통비를 부모(조부모의 자녀)가 상환하면 이 금액은 연말정산 시 특별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연간 4000유로(약 562만 원)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조부모와 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날짜를 명시한 일정한 보육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이때 손주의 나이는 14세 미만이어야 하며, 교통비 상환은 현금이 아닌 은행 송금을 원칙으로 한다. 손주 보고 연금 올리고, 윈윈 황혼육아 영국 국민연금 수령 연령은 66세다. 2016년 4월을 기점으로, 이전까지는 30년 이상 국민보험(NI)에 가입했다면 주당 141.85파운드(약 23만 원)의 연금을 받았다. 이후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보험 가입 기간이 35년으로 늘어났다. 수령액은 주당 185.15파운드(약 31만 원)다. 만약 직장 생활 대신 손주를 돌봄으로써 연금 기여 기간을 늘릴 수 있다면? 이러한 아이디어는 영국에서 현실적으로 작용한다. 국민연금 수령 연령 이전에 12세 미만의 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라면, 황혼육아 기간을 ‘연금 크레디트’로 포함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전화나 영상을 통해 손주를 돌본 경우까지 인정했다. 보험 그룹 로열 런던(Royal London)이 입수한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1만 5000명의 조부모가 이러한 제도의 혜택을 누렸다. 이에 대해 이성희 영국 더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이 제도는 정부가 지원금을 추가한 것은 아니다. 기존의 차일드 베네핏을 연금 크레디트로 전환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으로 예를 든다면 아동수당을 조부모수당으로 전환하는 격이다. 이 교수는 “가족 내에서 누구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냐의 문제다. 이 또한 나라가 아닌 가정에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으로 부정 수급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주목한다. 정책적으로 수당을 지급하려면 엄격한 모니터링과 증빙이 필요한데, 추가 혜택이 아닌 셈이라 굳이 속임수를 쓰며 신청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허용하는 영국 조부모 육아휴직 영국 정부 조사에 따르면 약 200만 명의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2015)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조부모가 유연하게 근무하도록 육아휴직 공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추진하려던 바에 따르면 조부모는 18주의 무급 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해당 안은 점차 무산되고 말았다. 다만 영국 정부의 ‘가족 및 피부양자를 위한 휴가’ 제도에 따라 조부모는 손주가 아프거나, 어린이집 휴원으로 돌봄 공백 등이 생겼을 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외에도 영국 사회는 조부모의 유급 휴가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특히 기업에서도 사내 복지책으로 내놓는 등 황혼육아의 고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가령 시니어 대상 여행·보험 전문 기업인 사가(Saga)는 50세 이상 조부모 직원들의 손주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일주일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며, 직장 어린이집 이용을 장려한다. 이 교수는 “과거에 정책적으로 논의되었던 점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조부모 육아휴직을 환영하고 인정하는 분위기 덕분에, 영국에서는 차후 실제 정책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11-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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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정부, 부족한 요양 인프라에 ‘프레일’ 산업 키워
-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1947~49년생)인 단카이 세대가 모두 75세를 넘기는 시점은 2025년. 이때 일본의 고령화율은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장 비용 증가, 간호 인력 부족 등으로 일본 정부는 의료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 스스로 관리해 간호받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예방하자며 ‘프레일’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카이 세대가 75세를 넘는다는 건 단순히 일본 인구 중 고령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신체와 정신 활동이 급격히 저하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요양이 필요한 상태에 다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곧 사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진다. 2022년 일본의 의료, 간호, 연금과 같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은 36조 2000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75조 4000억 원이다. 2022년 전체 예산의 30%를 차지한다. 게다가 일본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017년 기준 평균 3.5명인데, 일본은 2.4명 수준이다. 후생노동성은 2040년 일본에 필요한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 수는 1070만 명이지만, 실제 인력은 97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령자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의료 인력은 줄어들어 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료 비용 줄이고 인력 보충하고 후생노동성은 정책적으로 의료 비용 줄이기와 부족한 의료 인력 보충, 국민 개인의 관리로 간호 필요 시점 늦추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리필 처방전’ 제도를 시행했다. 예를 들어 당뇨가 있는 고령자라면 같은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데,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매번 의사의 처방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 했다. 후생노동성은 단순히 처방전만 받아가는 의료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2014년부터 해당 제도의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의료 인력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부족한 간호 인력은 영주권 또는 정주자 비자, 유학생 비자, 기술 실습생 비자, 특정 비자 1호를 소지한 외국인을 간호보조자로 채용해 보충하고 있다. 앞으로는 간호사·약사 등이 의사의 업무 일부를 분담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의사의 업무를 분담하는 ‘태스크 셰어’와 업무 중 일부를 간호사에게 일임하는 ‘태스크 시프트’ 등의 의료 개혁 부분을 2022년 후생노동백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의료법은 의사, 간호사, 약사의 업무 범위를 상세하게 규정해두어 업무 공유가 불가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약사가 약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고, 영국과 스웨덴은 어떤 조건에서 간호사가 약을 처방할 수도 있다”면서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직종 간 다툼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간호사 등이 의사의 일부 업무를 공유해야 한다 하더라도 의사의 관리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셀프 관리로 간호 늦추는 ‘프레일’ 후생노동성은 간호의 대상이 되기 직전, 관리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대상을 ‘프레일’(フレイル)이라 정의하고 ‘개호(요양 혹은 간호) 예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레일은 영어 ‘Frail’로 ‘노쇠한, 허약한’이라는 뜻이다. ① 체중 감소(6개월간 2~3kg 이상 감소) ② 악력(근력) 저하 ③ 피로감(최근 2주간 어쩔 수 없이 지치는 느낌) ④ 보행 속도 ⑤ 신체 활동 등의 평가 기준에 따라 3개 이상 항목에 해당하면 프레일이라고 본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의 10%인 약 360만 명이 프레일이라고 추정한다. 정부는 프레일 고령자를 관리함으로써 ‘개호 예방’ 효과를 얻으려 한다. 개호 예방이란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태를 가능한 한 늦추는 일이다. 후생노동성은 “단순히 노인의 운동 기능이나 영양 상태 개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신 기능 개선이나 환경 조정을 통해 개별 노인의 생활 기능이나 사회 참여를 높여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고령 인구의 건강을 관리하는 프레일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근력 운동이 강조되면서 식품 시장에서는 단백질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으며, 고령자 전용 헬스장, 찾아가는 이동 트럭 슈퍼마켓 등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 2022-11-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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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처럼 고령금융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 있어야”
- 고령소비자 금융피해 방지를 위한 전략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시니어금융소비자보호 포럼”이 11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고령 금융 소비자의 금융 피해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금융과행복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윤영덕ㆍ민병덕 국회의원실이 주최했다. 지난 9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18%에 달한다. 2025년에는 고령 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사회의 고령화로 인해 금융을 이용하는 고령층의 비중이 자연히 늘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의 금융 피해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21년 60대 이상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약 612억 원, 피해 건수는 1만 2천 건에 달한다. 이는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의 약 41%에 해당한다. 2022년 상반기 피해 건수도 8600여 건을 넘어가며 전체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윤덕홍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회장은 “초고령 사회로 들어가기 전 노인 빈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노인 금융 피해와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아직도 구체적인 자료와 정책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번 포럼이 선진국형 노인 금융 피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금융 사기뿐 아니라 고령층에 대한 경제적 학대, 금융 착취,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등 다양한 유형의 금융 피해 위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고령층을 보호하는 제도를 구축하고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는 등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고령층 보호제도 현황 실태조사와 법령 개정 방향에 관한 업계 의견 수렴,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 앱 구성 지침 마련, 고령층 맞춤형 교재 동영상 콘텐츠 제작 및 현장 교육 등으로 고령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전적 예방 가장 중요한 ‘금융 착취’ 금융 착취가 일어나는 이유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노인 부양 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금융 자산 비중은 늘지만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디지털 정보 격차가 커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이 많아지면서 노인 학대가 늘어나고 있다. 노인의 경제적 착취나 학대 피해가 일어날 경우 사회적 추가 지출은 연간 약 6750억 원(영국의 연구 결과)에 달한다. 게다가 금융착취는 회복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따라서 금융 착취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국가별로 다르다. 부모의 역할에 대한 사회 관점, 부모 재산에 대한 자녀 권리 인식 등이 문화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금융 착취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아직 금융 착취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자신이 금융 착취를 당하고 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포럼에서 “고령자 금융 착취 예방 전략과 실행 방안” 주제 발표를 맡은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은 금융 착취 예방을 강조하며 시스템 구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노인의 경제적 학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을 때, 이 내용을 바탕으로 금융권에 어떤 지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노인 피해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 착취 자체에 대한 실태 조사는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 착취의 범위와 개념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잘 정의해서 법과 행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착취는 간호인이나 시설 관계자 등에 의해 많이 발생할 것 같지만, 우리나라는 7~80%가 배우자나 자녀에 의해 발생한다. 기초생활수급 지원금이나 연금을 대신 관리해준다며 통장과 도장을 가져가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주택을 자산으로써 활용할 수 없도록 제지하는 등의 사례도 있다. 하지만 부모에게 부여된 역할이 있다는 인식, 부모의 재산이 곧 자녀의 재산이라는 생각이 강해 실질적 신고는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실제 금융 착취에 관한 조사나 통계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고령자 금융 착취를 민형사상의 문제로 취급하며, 별도의 규제를 만들었다. 자율적이긴 하지만 금융 관계자에게 적용되는 강제적 신고 의무 등을 제안하는 가이드라인도 있다. 정 의장은 “경제적 학대, 금융 착취는 앞으로 우리 삶을 얼마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와 연결되는 부분”이라며 “금융 착취를 당하면 절망감과 우울감에 빠져 일상으로의 회복이 몹시 어렵고, 이를 돌보기 위한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기관에서의 적극적인 신고 의무 등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법률 간의 연계가 잘 돼야 금융 착취 대응 체계가 잘 이뤄진다”면서 “무엇보다 현황을 파악하고 연구하는 지원 강화, 금융 착취 예방을 위한 상담이나 교육 센터 마련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고제와 같은 방법으로는 금융 착취의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적극적으로 금융 당국에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협력하며, 고령자 스스로도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국가들의 공통 과제 '고령자 금융 피해 예방' 우리나라는 2020년 금융 당국이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 외에도 ‘고령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법(이하 금소법) 개정안’ 등 여러 법안이 진행중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령 금융 소비자의 피해에 관한 현황이나 실태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법을 만드는데 있어 기준이나 범위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고령화를 겪고 있는 글로벌 국가의 공통적인 과제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나라도 고령 소비자의 금융 피해에 관련해 법이나 가이드라인 등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은 2011년부터 금융 관련 범죄 중 고령층에 대한 금융 착취 의심 활동을 보고하도록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꽤 오랜 시간 관련 제도를 순차적으로 수립해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융 사기의 경우는 대응에 관한 명확한 제도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금융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한 고령 친화 서비스 제공, 이에 대한 임직원 교육, 의심 거래 발생 시 관련 당국으로의 보고 권고 등의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영국의 경우 고령자 금융 착취 관련 금융 기관의 신고 의무는 없다. 나이로 구분하기보다는 인지 능력, 건강 상태 등의 취약성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고령층에 국한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 학대와 금융 지급 수단을 이용한 금융 억제를 예방하기 위해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자율 규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포럼에서 “고령자 금융피해 유형 및 피해방지를 위한 쟁점과 대응방안” 발표를 맡은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여러 국가에서 마련되고 있는 제도의 핵심 쟁점을 여섯 가지로 꼽았다. ▲금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의심 금융 거래를 보고하도록 할 것인가 ▲보고를 넘어 관련 기관에 신고하도록 할 것인가 ▲당사자나 관련인에게 이 내용을 통지하도록 할 것인가 ▲국민의 동의가 없더라도 자산 보호 조치를 위하기 위한 이체 지연 등의 권한을 줄 것인가 ▲이런 일을 해야 할 금융기관 직원에게 면책권을 줄 것인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기관에 과태료 등의 제재 수단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 착취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아직까지는 금융기관이 이를 통제할 권한을 가질 경우 분쟁의 소지가 많다”면서 “고령 피해자의 경우 대면 거래에서 파악되는 경우가 중요하기 때문에 금융기관 직원에게 부여될 면책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며, 면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관이나 피해자에게 이뤄지는 통지, 이체 지연이라는 권한, 직원 면책 부분이 하나의 패키지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다만 이를 자유 형식으로 할 것인지, 강제적으로 진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가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고 의무를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측면일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아직 피해 고령층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 살펴볼 만큼의 연구가 되어있지 않아 법제화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법으로 보호할 영역이 금융회사를 통한 거래만을 포함할 것인지, 금융 피해에 금융 학대나 금융 사기까지도 포함할 것인지, 법을 개별적으로 만들 것인지 금소법 개정안에 포함할 것인지 등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당부했다. 영국의 경우 금융 학대와 금융 사기를 구분해서 접근하고 있으며, 미국은 금융 사기에 대해서는 보호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 연구위원은 “피해 사례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 피해 현황을 식별하는 작업을 우선할지, 광범위한 기준으로 법제화를 먼저 한 뒤 자료를 모을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내용을 다각도로 고민해 고령층의 금융 피해를 효율적으로 억제해나갈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2022-11-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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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와 옛집 체험어때요?”… 서울 시민 생활 변천사 한눈에
-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70여 년간 서울은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며 빠르게 도시화했다. 끊임없이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들자 서울은 주택 부족에 시달렸다. 주택난 해결을 위해, 또 더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도시의 모습과 집은 바뀌어 갔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서울 시민들의 생활 모습 역시 달라져 갔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은 해방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서울에 지어졌던 다양한 집의 형태, 서울시민의 생활 변화를 들여다보는 전시 ‘서울살이와 집’을 마련했다. 오는 11월 4일(금)부터 내년 4월 2일(일)까지 서울생활사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서울생활사조사연구 ‘서울시민의 주생활’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1부 ‘서울, 서울사람, 서울집’, 2부 ‘서울사람들은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아왔을까’, 3부 ‘서울사람들이 살고 싶은 집’ 등의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서울, 서울사람, 서울집’에서는 서울 시역의 확장, 서울로 집중되는 인구로 복잡해진 서울의 모습과 부족해진 집을 짓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 생활의 변화를 야기한 제도와 가구 및 가전의 등장을 연표와 정보 그림(인포그래픽)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2부 ‘서울사람들은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아왔을까’에서는 서울의 다양한 집들 중 대표적인 도시형 한옥, 재건주택, 2층 슬라브양옥, 아파트라는 4종류의 집을 소개했다. 각 집의 안과 밖의 모습, 그 안에서 살아가는 서울시민의 삶을 영화와 미술작품, 실제 크기로 재현된 연출 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2부에서 활용한 영화는 박종호 감독의 ‘골목 안 풍경’(1962)로, 성북동의 어느 도시형 한옥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안암동 재건주택의 모습은 당시의 평면도를 바탕으로 실제 크기로 재현‧연출한 공간을 체험케 한다. 한형모 감독의 ‘돼지꿈’(1961)이라는 영화를 통해 비슷한 후생주택 생활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이후 1970년대에 많이 지어졌던 2층 슬라브양옥을 소개하는 곳에서는 안민정 작가의 ‘우리 집 세부도’(2015)라는 작품을 통해 그 시절 셋방살이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전시는 1970년대 중후반에 준공된 13평의 잠실시영아파트가 실제 크기로 구현돼 당시 공간을 재현 및 연출했다. 당시 잠실시영아파트에 살았던 서울시민의 이야기를 인터뷰 영상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3부 ‘서울사람들이 살고 싶은 집’에서는 기본적인 삶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집을 원하던 사람들이 점차 집 자체의 재화적 가치에 집중하게 된 모습들을 광고 키워드의 변화로 살펴본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집 안에서 일어나는 생활상의 변화가 우리가 살고 싶어하는 집의 모습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을 설문조사의 결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1950년대 말 그리고 1970년대 말의 어느 평범한 서울사람의 집이 재현된 공간에서, 그때 그 시절 방의 크기와 집 안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며 “가족들과 함께 조부모, 부모가 살았던 옛 집을 회상하며 시간 여행을 다녀오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생활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2-11-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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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가 주는 용돈 줄어”…일하는 고령층 많아진 이유
-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일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자녀에게서 받는 용돈은 줄어들고 생활비가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고령층 고용률 상승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고용률은 지속해서 상승했다. 전체 고용률과 비교해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고령층의 고용률은 36.2%에서 42.9%로 6.7%p 올랐다. 동 기간 전체 인구의 고용률은 58.9%에서 60.5%로 1.6%p 상승에 그쳤다. 전체 취업자 수는 324만 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고령층은 266만 8000명으로 약 82%를 차지했다. 고령층 대부분은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했다. 지난해 노동시장에 재진입한 60~64세 임금근로자의 86.3%는 비정규직이었다. 보고서는 “고령층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이후 재취업한 일자리의 상당수가 이전 일자리와 관련성이 낮고 임금 수준도 열악하다”고 평가했다. 낮은 임금에도 고령층의 고용률이 증가한 원인은 경제적인 요인 때문이다. 보고서는 자녀로부터 받는 금액 감소, 낮은 공적연금 수준, 생활비 상승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2008년 기준 자녀로부터 금액을 지원받은 고령층은 76%다. 지원받은 금액은 연평균 약 25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에는 자녀에게 금액 지원을 받은 고령층은 65.2%로 줄어들었다. 금액도 207만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고령층의 생활비는 빠르게 상승했다. 2011~2020년 중 고령층의 실질 소비지출은 의료비·식료품·주거비 등을 중심으로 29.2% 증가했다. 전체 소비 증가율인 7.6%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액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순소득 대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낮았다. 가계 형편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인당 생활비에서 공적연금의 비율은 2008년 62.9%에서 2020년 59.6%로 낮아졌다. 배우자가 취업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향후 비슷한 시기에 은퇴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고, 건강 상태도 예전보다 개선됐다. 이 같은 인구사회적 요인도 고령층 노동 공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비자발적 노동 공급을 줄이는 대신 자발적 노동 공급은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하고 기초연금 수준을 높여 비자발적으로 일해야 하는 저소득 고령층의 소득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퇴직 후 재고용 등을 통해 주된 일자리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축적된 인적자본의 효율적 활용 및 노동 빈곤층 감소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22-11-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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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로 생계 프리터族도 고령화, 日 정부 '골머리'
- 최근 일본에서 고령자 프리터(フリーター)가 증가하는 추세다. 34세 이하의 비정규직 근로자만을 지칭했던 말인 ‘프리터’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터는 Free(프리) + Arbeit(아르바이트)를 줄인 말이다. 정규직 이외의 계약 사원, 파견 사원,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 등의 고용 형태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뜻한다. 보통 15~34세에서 비정규 고용 형태로 일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프리터의 고령화 일본 정부는 2010년부터 ‘고령 프리터’를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했다. 35~54세의 비정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55세가 넘어가면 퇴직자도 있으므로 ‘프리터’라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과 은퇴자가 섞여 있어 54세까지만 조사하고 있다. 총무성이 2020년 2월 발표한 ‘2019년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고령 프리터(35~55세)는 매년 늘고 있다. 2002년 50만 명이었던 고령 프리터는 2016년 101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9년 99만 명 수준으로 약 2배가 증가했다. 나이별로 보면 35~44세 프리터가 2002년 25만 명에서 2019년 53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12년 이후에는 45~54세의 프리터 증가도 시작됐다. 이 시기부터는 35~44세의 증가 폭보다 45~54세의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전년 대비 3만 명이 늘어 역대 최고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게 고령 프리터가 늘어나는 이유는 과거 프리터라고 불렸던 25~34세의 연령층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35~44세의 프리터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생각해 정규 직업을 구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젊었을 때 프리터로 일했기 때문에 중장년이 되어서 정규직 직업을 구하기가 어려워 프리터 생활방식을 계속해서 유지하게 되는 점도 고령 프리터 증가세의 원인이다. 프리터는 왜 부담이 되었나? 처음 프리터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었다.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간다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프리터는 ‘불안정한 고용’을 상징하는 표현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경기 불황이 오면서 취업 시장이 얼어붙자 원하지 않았음에도 프리터족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1991년 프리터 인구는 약 62만 명이었다가 이후 급증하여 2003년 217만 명에 달했으며 2019년 기준으로는 약 138만 명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02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프리터인 남성 90.9%와 여성 74.1%가 정규 직장에 가고 싶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2004년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고용관리조사’에 따르면 ‘프리터를 경험해본 적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은 3.6%에 불과했다. 반면 이점을 부정적인 요소로 보는 기업은 30.3%였다. 결국 원치 않았던 경기 불황으로 프리터족이 되었다가 다시 정규 고용 시장으로 뛰어들려 해도 기업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취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다. 이는 프리터 시기를 연장하는 일종의 순환 고리가 됐다. 따라서 한 번 프리터로 살게 되면 정규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은 주로 졸업 예정자를 선호하고 프리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여전히 가지고있다. ‘이직을 자주 할 것’이라든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등의 고정 관념이 있기 때문. 또한 연공서열 임금체계에서 프리터의 대우를 조정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 경제학자 히구치 요시오(樋口美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프리터인 사람이 5년 후에도 프리터일 확률은 10~20대에서는 50%지만, 30대를 넘으면 70%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구치는 “프리터의 증가가 결혼율과 출산율을 낮추고 사회 활력을 잃게 하는 사태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지 않게 되어 사회 분위기가 침체된다는 것이다. 또한 프리터는 정규직보다 소득이 낮아 납세액이 적어 세수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프리터가 단순히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추구형이라고 보기에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음을 인식했고, 실태조사를 하면서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인력이 부족한 간호나 농업에서도 프리터 인력을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실효성은 아직 물음표다. 정부는 프리터의 고령화로 35~40세의 프리터까지 ‘젊은이’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40세 이상의 고령 프리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겠지만 우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직업 능력 개발 제도 확충을 통한 취업 지원, 인턴십, 3개월간 고용 후 정사원 전환하는 평가판 고용, 청소년 대상 직업 카페, 고용 시 연령제한 금지 등을 실시하고 있다.
- 2022-10-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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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 절반 이상 "더 일하고 싶다"지만 고용률 34% 현실
- 전국 65세 이상 고령자 3명 중 2명은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하지만, 고용률은 3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65~79세 고령자 중 54%는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자의 노후준비에 대한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과 배우자 부담이 65.0%로 압도적이었다. 3명 중 2명이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한다.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본인과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령자 비중은 51.6%에서 65.0%로 13.4%p 증가했다. 반면, 자녀와 친척 지원 비중은 39.2%에서 17.8%로 21.4%p 급감했다. 더불어 지난 10년간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견해는 38.3%에서 27.3%로 감소했다. 가족과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8%에서 49.9%로 높아졌다. 자식이 부양해주길 기대하는 고령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본인과 배우자가 생활비를 직접 마련하는 경우 수입원은 근로·사업소득이 48.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연금·퇴직금 35.1%, 재산소득 10.5%, 예금·적금 6.2% 순이었다. 고령자 대부분이 직접 일을 해서 버는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4.9%로 전년(34.1%) 대비 0.8%p 상승했다. 고령자의 고용률은 2015년 이후 상승 추세에 있지만, 15세 이상 인구 전체 고용률(60.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65세 이상 취업자의 산업별 비중은 사업·개인·공공 서비스 및 기타(44.0%), 농림어업(25.0%), 도소매·음식숙박업(13.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림어업, 사업·개인·공공 서비스 및 기타는 전체 취업자보다 고령층의 종사 비중이 더 높았다. 고령자 취업자의 직업별 비중은 단순노무 종사자(36.6%)가 가장 높았다. 이어 농림어업 숙련종사자(24.2%), 서비스·판매 종사자(16.8%), 기능·기계조작 종사자(14.1%)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와 비교하면 단순노무 종사자와 농림어업 숙련종사자의 비중이 매우 높고, 관리자·전문가 및 사무 종사자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자의 실업률 역시 2018년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며, 2021년은 3.8%로 전년 대비 0.2%p 상승했다. 2020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소득 분배지표는 상대적 빈곤율 40.4%, 지니계수 0.376, 소득 5분위 배율 6.62배로 2016년 이후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수준에 해당했다. 또한 65~79세 고령자 54.7%는 ‘장래에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12.1%p 증가한 수치다. 취업을 원하는 사유는 생활비에 보탠다는 응답이 53.3%로 가장 많았다. 한편,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2021년 기준으로 4억 1048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094만 원 증가했다. 부동산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9%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 13.8%로 타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자는 56.7%로 지난 10년간 16.6%p 증가했다.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 48.4%, 예‧적금 17.1%, 직역연금 11.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국민연금은 16.6%p 증가했으나, 예‧적금은 10.4%p 감소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고령자는 43.3%로 지난 10년간 16.6%p 감소했다. 이유 1위는 ‘준비할 능력 없음’이 59.1%로 1위를 차지했다. ‘자녀에게 의탁’은 29.0%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7.8%p 감소한 수치다.
- 2022-10-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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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서두르는 美 고령자 비결은 완성된 노후 준비
- 지난해 말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제2의 인생 연구’에서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화’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건강, 재무, 관계, 죽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그 결과부터 요약하자면, 이전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연재를 통해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그 두 번째 순서로 ‘돈과 일’에 대해 알아봤다. ‘제2의 인생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재정 상태를 우수하게 평가했다. 이는 근래 미국 중장년이 은퇴 후 저축된 노후 자금에 한계를 느낀다는 여타 보고서들과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AARP는 “요즘 시니어들은 저축한 자산이 부족할지라도, 그 안에서 절약하며 생활하는 노하우를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사례자 중 56세 재키 씨는 “예산에 맞추기 위해 늘 절약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올라 걱정은 되지만, 그만큼 더 엄격하게 생활비를 관리할 계획이다. 절대 내가 가난한 노인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러한 노인들의 재정적 현실은 젊은 층의 기대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젊은 응답자의 약 37%는 은퇴 후 사회보장연금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고령 응답자의 94%가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AARP는 “오늘날 삶의 패턴을 보면, 성인이 되어 약 40년 일하고 은퇴 후 20년가량 노후를 보낸다. 따라서 20여 년의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저축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 시니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박지혜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 가구 지출 통계에 따르면 고령일수록 평균 가구 지출이 낮아진다”며 “소비 자산에 맞춰 절약한다고 볼 수 있다. 70대에는 외식 등 재량소비 비중이 50대의 절반으로 줄고, 식료품, 주거·관리비, 보건 등 필수재 위주로 소비하며 노후를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45%가 국민연금을 받고 있고,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하여 생활하기엔 충분하지 않아 다른 노후 소득원과 생활비를 고려해 은퇴 자금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4%의 법칙이 깨지고 있다 널리 알려진 은퇴 자금 관리법 중 ‘4%의 법칙’이 있다. 은퇴 첫해에 저축한 자산의 4%를 꺼내 쓰고, 이듬해부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만큼만 늘려 쓰면 최소 30년간 자금 고갈 없이 지낸다는 것. 이에 AARP는 최근 유례없이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개인에 따라 4%보다 적게 써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능한 한 저축 기간을 늘리고, 사회보장연금 수령 기간을 연기할 것을 조언했다. 이에 박 연구원은 “노후 자산을 인출할 때 물가상승 위험에 대한 대처와 은퇴 자산의 유지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4%의 법칙을 따르면 은퇴 기간 구매력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단 과도한 물가상승 시 은퇴 자산 소진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으니 초기 인출액을 적절히 낮은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 개시 나이는 62세에서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조정되고 있다. 희망한다면 정상 수급 시점보다 최대 5년까지 연금을 앞당기거나 늦춰 받을 수 있는데, 그만큼 연금액은 재조정된다.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은 55세부터 수령 가능하므로 퇴직 후 공적연금 수급 전까지 소득 공백기 대비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퇴 택하는 美 시니어, 한국은? 한편 많은 미국인이 자신의 예상보다 빨리 은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퇴직자의 57%는 65세 이후 은퇴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82%가 64세 이전에 은퇴를 맞았다. 대다수 응답자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계속 일해야 한다. 개인의 보람, 가치 추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AARP는 고령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기 위한 과도기적 선택을 했다고 유추한다. 즉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처럼, 제2직업을 위해 제1직업 전선에서 물러나 준비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한국 시니어들은 어떨까?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평균 49.3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후 소득활동을 이어가다가 72.3세에 이르러 실질적 은퇴를 한다”며 “특징은 한국이 OECD 국가 중 실질 은퇴 연령이 가장 늦고, 공적연금 수급 개시 후에도 소득활동 지속 기간이 10.3년으로 가장 길다는 것이다. 완전한 은퇴가 늦어지는 것은 경제적 노후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소득의 일부를 꾸준히 적립해 연금 자산을 최대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2022-09-30 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