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조명이 강한 지역 주민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의대가 9일 한국조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빛 공해 건강영향’ 연구에 따르면 전국 지역별 유방암 발병률과 빛 공해 수준을 조사한 결과에서 야간조명이 유방암 증가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은일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나치게 밝은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킨다.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호르몬 주기가 도는데 이 때문에 남성보다 여성들이 야간 조명에 영향을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팀은 야간조명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성인 남성 23명을 세 그룹으로 분류해 빛 공해(밝기 5lux·10lux)가 있는 두 개 방과 빛이 없는 방에서 재운 뒤 다음날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노출된 빛의 양이 많을수록 뇌 활성도가 낮았다.
이뿐만 아니라 야간 조명은 수면 질을 떨어뜨리고 눈의 피로를 늘리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빛 공해 밝기 기준이 주거지역의 경우 10lux인데 5lux에서도 수면장애 등 건강 피해가 나타나는 만큼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가 진 뒤에는 실내의 조명을 낮추고 잘 때는 커튼을 이용해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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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을 앓고 있는 주부 백씨(58)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깨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백 씨와 마찬가지로 오십견 환자 대부분이 낮보다 밤에 어깨 통증이 심해진다고 말한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서도 어깨 힘줄 파열 환자의 92%가 야간통으로 수면장애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야간통으로 밤잠을 설치면 통증에 더 민감해져 어깨 질환과 수면장애 모두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치료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누우면 어깨 관절 좁아져 통증 극심
어깨 질환 증상 중 하나인 야간통은 숙면을 방해하는 복병이다. 오십견뿐만 아니라 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파열 등 대부분 어깨 질환은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낮에는 어깨를 무리하게 쓰지 않으면 통증이 덜하다가도 밤에 자려고 누우면 쿡쿡 쑤시는 통증이 되살아나 환자들을 괴롭힌다. 아픈 어깨 쪽으로는 돌아눕지도 못하고, 바로 누우면 통증이 계속돼 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에 피곤하고 통증에 더 민감해져 어깨 질환과 수면장애 모두 악화된다.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서 있을 때는 중력의 영향으로 어깨뼈와 팔뼈의 간격이 벌어져 통증이 덜 하지만 누운 자세에서는 그 간격이 좁아져 어깨 관절을 자극해 통증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오십견이나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손상 부위가 압박돼 통증이 유발된다. 낮에는 중력의 영향으로 위팔뼈가 아래로 내려가 어깨 관절의 공간에 여유가 생겨 압박이 덜 하다. 이와는 반대로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는 다시 공간이 좁아져 통증이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어깨 질환의 경우 단순 노화의 과정으로 여겨 치료에 소극적인 환자가 많지만,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어깨 통증이 사라져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수면 장애도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어깨 수술하면 숙면 취하고 회복 빨라져
지난달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정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회전근개파열 환자 대부분이 수면장애를 갖고 있으며 수술 후 수면장애가 크게 개선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저지의 루크 S. 오스틴 박사 연구팀은 회전근개 전층 파열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수면 질(PSQI), 어깨 통증(VAS), 어깨 기능(SST)을 분석했다.
PSQI 점수가 5점 이상이면 수면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평균 점수가 무려 11.7점으로 수술 전 환자의 92%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3개월 차 평균 점수는 8.4점이었으며 5점 이하로 정상 범주에 든 환자가 33%, 4개월 반이 지난 시점에서는 55%, 6개월 후에는 63%로 늘었다.
이 원장은 “이 연구 결과는 어깨 통증과 수면 장애의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어깨 질환을 치료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고 잠을 잘 자 컨디션이 좋아지면 어깨 재활 등 증상 회복도 빨라진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노인인구의 렘수면 행동장애(RBD) 유병률은 2%로 외국보다 4∼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RBD는 파킨슨병이나 치매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추적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윤인영 교수팀은 60대 이상 노인 348명을 대상으로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7명(2.01%)이 RBD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외국에서 보고된 RBD 유병률 0.38∼0.5%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아울러 대상자 가운데 18명(4.95%)은 신체적 행동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RBD가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무증상 RBD’로 진단받았다.
또 RBD 증상을 보인 7명 가운데 4명은 순수한 일차성 RBD 였지만 3명은 파킨슨병으로 인한 RBD로 나타났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자다가 소리를 지르고 팔을 휘두르거나 다리로 차는 등 격렬한 증상을 보이면서 깨어난 이후에는 ‘쫓기거나 싸우는 꿈을 꿨다’고 기억하는 것이특징이다.
연구진은 그동안 RBD가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뇌의 퇴행성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많이 알려졌었지만 국내 RBD 유병률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RBD는 발병 5년 내에 20%, 10년 내에 40%의 환자가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렘수면 행동장애가 흔하게 발생한다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고약한 잠버릇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렘수면 행동장애로 진단을 받았다면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신경학적 평가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 연구 국제학술지 ‘Sleep’ 최근호에 게재됐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뇌의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COPD란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을 일컫는 것으로 폐를 오가는 공기의 흐름이 제한돼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미첼 밀키 박사는 COPD가 기억력을 제외한 주의력, 기획력, 문제해결 능력을 저하시키는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non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OPD 환자 170명을 포함한 노인 1천400명(70-89세)을 대상으로 15개월에 한 번씩 인지기능을 테스트하면서 5년간 지켜본 결과 COPD 환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83%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밀키 박사는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COPD를 겪은 기간이 길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COPD가 5년 이상 지속된 노인은 이러한 위험이 2.5배나 높았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예방의학과장 조너선 새미트 박사는 COPD가 진행되면 폐에서 이루어지는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뇌가 필요한 만큼의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논평했다.
이밖에 COPD 환자가 겪는 수면장애가 뇌기능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남성의 전립선이 커져 배뇨 장애를 겪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질병코드 N40) 진료 인원은 2008년 60만3823명에서 2012년 89만8217명으로 4년새 48% 늘었다. 같은 기간 관련 진료비 역시 2073억원에서 3060억원으로 47% 정도 불었다.
환자의 연령 분포(2012년 기준)를 보면, 70대 이상이 37.5%로 가장 많았고, 60대(31.8%)·50대(22.6%)·40대(7.0%)·30대이하(1.1%)가 뒤를 이었다. 결국 60대 이상 노인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영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노화와 함께 전립선 크기가 점차 커져 40대 이후 발병하기 시작한다"며 "처음에는 불편이 크지 않지만 전립선은 계속 커지는 반면 방광기능은 갈수록 떨어짐에따라 대략 50대 후반, 60대에 이르면 치료가 필요할만큼 불편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립선 또는 전립샘은 정액을 생성·분비하는 남성 생식기관의 하나로, 방광 밑에 위치해 전립선 안 쪽으로 요도(오줌길)이 지나간다. 나이가 들어 커진 전립선이 방광 하부와 요도 등을 압박, 배뇨에 문제가 생긴 상태가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자주 소변을 보고(빈뇨), 소변을 보고도 항상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잔뇨감)을 호소한다.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깨서 화장실을 가거나(야뇨),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것(세뇨)도 모두 전립선 비대증의 대표적 증상들이다.
심한 경우 오줌길이 아예 막혀(요폐)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합병증으로 방광 결석과 급성 전립선 염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더구나 합병증 뿐 아니라 수면 부족·우울증·성생활 불만 등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남성의 전반적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질환으로 꼽힌다.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 치료가 일반적이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요폐·방광결석·염증 등이 있는 경우 수술로 전립선 축소·이완을 시도한다.
이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려면 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적절히 관리하고 지나친 음주를 자제하며,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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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좌우한다는 기존 가설과 학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기돼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신경과 정선주 교수가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이 빨리 진행된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학 분야의 국제저명학술지 ‘이상운동질환’2월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호주와 유럽에서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이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결과여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 필요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떨림, 느린 움직임, 경직, 보행장애, 치매, 환시, 우울, 불안, 수면 장애,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들을 낳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파킨슨병은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린이라는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세포 소실이 일어나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빠르고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적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느릴 수 있다는 가설이 등장했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제로 뇌에 축적된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실제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의 알파-시누클린을 제거할 때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느리게 하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전세계 6개 대륙, 29개 국가의 58개 센터가 참여하고 있는 ‘파킨슨병 유전 역학 국제 컨소시엄’의 연구자들과 함께 각국 6105명의 파킨슨병 환자 DNA와 임상 정보를 제공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군의 SNCA 유전자(파킨슨병에서 특징적인 병리소견인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에 존재하는 REP1 유전형과 파킨슨병 환자 생존과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정 교수는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좌우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결과의 핵심”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애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은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대다수가 잠에 쫓긴다. 학생·직장인 할 것 없이 적정 수면시간인 6~7시간을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라이프 사이클이 오랜 시간 유지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졸린 사람이 많아졌다.
낮시간 갑작스럽게 졸음에 빠진다면 기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기면증은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자고 깨야 할 때가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는 희귀난치성질환. 국내 환자수는 8만여명 정도다. 수면과 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히포크레틴 분비가 뇌의 시상하부에서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 뇌종양처럼 뇌에 이상이 생긴 뇌질환자나 자기면역질환자, 사고로 인해 두부외상을 입은 내외과 질환자도 생길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한해 기면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356명으로 전년 대비 29.7% 늘었다. 최근 3년 새 증가세다. 지난 2012년 기준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63%로 더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 10대, 30대 순이었다.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수면 중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 수면장애에 대한 전방위적 관심이 기면증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흔한 증상은 낮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오거나, 졸리지 않을 때도 각성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졸리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아 환자 대부분이 만성피로를 호소한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낮 시간 동안 잠이 오는 증상을 기면증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또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잠을 못자 피곤한 것과 유전자로 인해 생기는 원인도 차이가 있다.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모다피닐 또는 퇴행성질환, 뇌혈관질환에 효과적인 카니틸 성분의 약 복용만 잘 하면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만성질환으로 관리 가능하다.
한림대 성심병원 뇌신경센터 주민경 교수는 “기면증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10∼20대 환자가 많다”면서 “관리만 잘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해 만성질환으로 봐도 무관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기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계통위축증은 희귀진행성 신경학적 질환으로 다양한 증상이 결합해 나타난다. 양상에 따라 자율신경계 증상이 두드러지는 ‘샤이-드래거 증후군(MSA-A)’, 파킨슨 증상이 두드러지는 ‘줄무늬체흑질변성(MSA-P)’, 소뇌 증상이 두드러지는 ‘산발적 올리브다리소뇌이축(MSA-C)’으로 나뉜다. 병이 진행되면 세 가지 증상이 서로 중복돼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를 통합해 다계통위축증이라 부른다.
임상적으로는 대게 파킨슨 증상(안정떨림·경직·운동완만·자세 불안정성 등)을 보이며, 발생 연령은 약 52~55세다. 실제 한 연구에서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환자 중 10%는 이후 다계통위축증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다계통위축증 환자는 전형적인 파킨슨병 환자에 비해 증상이 비교적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진행이 빠르다. 증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약 3~5년 후에는 단독보행이 어려워지고 다양한 합병증이 발병하게 된다.
대부분 다계통위축증의 초기 증상은 자율신경계의 기능상실이다. 종종 다계통위축증을 가진 남성 환자는 발기부전(Impotence)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앉고 일어서는 등 체위의 변동이 있을 때 급격한 혈압 감소를 보일 수 있고(기립저혈압 또는 체위저혈압), 현기증 또는 실신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외에 피로감·다리의 약화·흐릿한 시각·직장실금과 요실금·방광 조절의 부전·변비 등이 있을 수 있다. 피부는 땀을 흘리는 능력 감소로 인해 극히 건조해져 땀 없음증(Anhidrosis)을 동반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들은 파킨슨 증상에 선행되어 나타나거나 유사하게 나타난다. 다계통 위축증 환자의 90%는 느린동작(Bradykinesia), 근육경직(Rigidity)과 자세불안정(unsteadiness) 등을 포함한 파킨슨 증상을 경험한다. 일부 사례들에서는 근육이 움직이지 않을 때 근육이 떨리고, 움직일 때는 떨리는 증상이 사라지는 안정시진전(Resting tremor)증상을 보인다.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자율신경계는 점점 더 악화된다. 환자들은 나중에 쉰 소리·높은 음조·요란한 호흡소리 등 성대마비로 발전될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규칙적인 심장 박동 역시 나타날 수 있다. 추위에 반응하여 작은 혈관의 확장 또는 수축이 일어나 손가락과 발가락이 차가워지거나 해당 부위의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레이노 현상). 드물게 렘(REM)수면행동장애와 같은 수면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사고가 느리고 주의집중 기간이 줄어드는 등 경미한 인지능력 상실을 보이며 씹기·삼키기·말하기의 어려움을 겪는다. 환자들은 보조 없이 걸을 수 없거나 휠체어가 있어야 하고, 정신황폐를 경험하거나 말하는 능력을 상실하기도 하며, 때로는 시각 문제를 호소한다. 지속적인 신경학적 증상 악화는 중증 흡인폐렴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다계통위축증은 세부적인 병력, 특정 증상의 확인, 신경학과 다른 증상들의 포괄적인 병력 을 포함한 임상 평가 등을 기초로 진단할 수 있다. 진단에는 자기공명영상(MRI), 전산화단층촬영술(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 등이 이용된다. 많은 환자가 처음에는 파킨슨병으로 잘못 진단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신경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동공 반응·발한 반응·심장혈관 반응·비뇨생식 반응·직장 반응 등 전문화된 검사가 요구된다.
현재까지 다계통위축증을 위한 특별화된 치료방법은 없다. 치료는 증상 조절에 목표를 둔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사용돼는 약물은 다계통위축증을 가진 환자에게도 사용해볼 수 있다. 페드린(Ephedrine)과 같은 아드레날린작용 약품은 낮은 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어 질 수 있다. 다계통위축증의 후기 단계에서, 식이와 영양관리를 위해 관(Gastrostomy tube)을 위 안으로 직접 삽입할 수 있으며, 독립적으로 걸을 수 없는 경우 휠체어가 도움되기도 한다.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①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上
치매는 노년기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가장 두렵고 무서운 질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인 시대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 증가가 가장 큰 이유지만, 치매 예방이나 극복 노력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다. 치매는 처음 진단 후 12년~15년 이상의 기간을 앓게 되는 동안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은 곧 사회의 재앙이다. 의학적으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여 진행을 2년만 늦추어도 병원이나 시설에 입소하는 치매환자들의 50%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문적 정설이다. 치매의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환자가족들의 애환과 치료법 치료 시설, 전문 명의, 전문병원, 보험 등 통합적인 대처법을 시리즈 9회로 나눠 집중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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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초기 치매 자가진단 테스트
②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아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 치매 연구 어디까지 와 있나?
③ 대한민국 명의가 밝히는 치매의 진실과 오해
:치매 각 분야 전문 치료영역 및 전문의 소개
④ 숨기고 싶은 고뇌-배우자의 치매
: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라고요
⑤ 치매 요양사가 밝히는 치매환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
⑥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안전한가?
:치매 요양병원과 치료기기 및 제품 소개
⑦ 정부 지원책- 요양보험 혜택 -치매등급판정 심사 어떻게 하나?
요양사의 역할과 역량- 전문적인 치매 요양사 양성
⑧ 치매를 극복한 행복한 가족이야기
⑨ 치매보험 무엇이 적합할까?
: 가입조건 및 상품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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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8만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니다.
이르면 20대, 30대, 40대 무렵에 잉태된 치매의 씨앗은 느닷없이 소리없이 찾아와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큰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진단이 절실하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40ㆍ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든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치매, 미리 부터 건강 및 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시점에서 예방과 대비를 위한 통합적 대처법을 분석해본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급증하는 노인 인구와 고령화 시대의 도래는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다. 노년의 삶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면 노화가 주는 공포로서의 치매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전반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치매 전문의에 따르면 “치매는 서서히 뇌에 독성물질이 쌓이다 발병하는 병”이라며 “10∼20대부터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치매 없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삶의 공포로서의 치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 치매는 굉장히 익숙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회는 오랫동안 유교 사상에 바탕한 대가족 사회였으며 지금도 상당 부분 그러한 형태가 변형된 양상으로나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노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치매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치매는 노년에 맞이하는 급작스러운 폭탄 같은 공포로써 다양한 소설, 드라마, 영화들 속에서 등장하곤 했었다. 드라마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노인 캐릭터가 갑자기 쓰러져서 가족도 못 알아보면서 헛소리를 하는 장면, 흔하지 않던가.
그러나 사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익숙하게 기억하는 강렬한 장면들이 막연한 공포심만 심어줌으로써 직접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치매에 대하여 어차피 나이 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리 포기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는 원인 질환을 세분화할 경우 무려 70여 가지에 이르는 복잡한 증상이어서 개개의 경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치매는 신경과와 신경외과와 같은 물리적인 분야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측면에서의 치료도 수반되어야 효과적일 수 있기에 종합적인 방면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점진적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기억력에서 문제가 생기며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감정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수면 장애 등이 일어난다. 말기에는 경직과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대소변 실금,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도 수반된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건 치매가 한동안 삶의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하리라는 걸 예상하게 만든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수반되는 망상, 우울, 초조,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들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사실 함께 사는 보호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이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자와의 교감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간병의 보람도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보여주는 신체적 어려움들에 대해 약과 식습관 개선 등으로 개선되도록 하고 주변의 환경적인 부분이 보다 편안한 물리적, 정서적 환경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가 약물에 너무 의지하게끔 만들면 절대 안 된다.
환자 개인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막기 위해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의 문제들을 치료할 필요성이 있고, 과음 및 흡연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 운동 등이 필요하며 의식주에 대해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식 섭취는 피하며 오메가3, DHA, 리놀렌산 등 좋은 지방분과 딸기, 시금치, 근대 등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 규칙적 습관이 치매 예방의 왕도
치매 현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소혈관들이 점진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에 의한 경우 서서히 치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초기부터 한쪽 마비, 구음 장애, 안면마비, 한쪽 시력상실, 소변 실금 등 신체적 증상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들에 비해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들로는 고혈압, 흡연, 심근경색,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꼽힌다. 혈관성 치매의 예방 방법이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인지하고, 그를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다.
혈관성 치매는 비교적 급격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 경과에서도 계단식 악화 또는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 부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결과로써 드러나는 것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애 하는 것은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의 혈관성 위험 요인은 철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급선무다.
혈관성 치매에 걸리게 돼도 위에서 설명된 규칙적 생활은 충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환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일이나 많은 선택권을 환자에게 줘서 혼란을 주지 말고 일은 단순하게 정리하여 할 수 있는 것만 하게끔 하는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 무기력한 환자의 경우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필요한데,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소소한 성공 사례라도 환자 스스로 해냈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구성해 주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생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중첩되고 중첩되어 마침내 신체가 견딜 수 없어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발병 후에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에 있어선 예방을 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치매는 이미 개인의 문제를 떠났다
치매에 걸리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뒤늦게 치료하기 시작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미 치매는 개인의 문제 범위를 넘어섰다.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전국에 있는 65세 이상 노인 613만 명 중 치매 환자 수가 58만6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즉 노인 11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얼마 전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10만6600명이 치매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 외에 30만800명, 27.8%에 달하는 노인들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서울시에 사는 노인들 중 40% 인구가 치매 위험에 처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41만 원이라고 밝혔다. 위 통계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한해에 서울시가 치매로 인해 소요할 사회적 비용은 2조4천억 원이 넘고 전국적으로 보면 13조7천억 원에 달한다는다는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물론 각 개인의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에 저만한 사회적 비용이 완전하게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치매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보기엔 충분할 것이다.
◆치매로 인한 환청에 시달리다 투신자살을 시도한 ‘30대’
지난 해 5월, 부산에서는 디지털 치매를 앓고 있던 30대 여성 A씨가 투신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의 대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년 전 남자 친구와의 헤어진 충격으로 디지털치매를 앓게 된 A씨는 집에 자신을 감시하는 CCTV와 도청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환청과 환각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찰은 다리 위 난간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던 A씨를 설득한 후 집으로 이동해 수색을 펼쳐 A씨의 환청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시켜 안심시킨 후 자살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철수했다.
이 사건은 어느새 성큼 다가온 젊은 세대의 치매 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이제는 치매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물론 여전히 치매가 노년의 문제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만 30대, 심지어 20대와 같은 젊은 세대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나날이 상승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0대~50대에 속하는 ‘젊은 치매’ 환자는 2006년만 해도 4055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776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치매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부터는 대뇌 회백질 혈류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기에 사실상 치매의 예비적 지점들이 마련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육체적 특징에 더해 우선 한국 직장 특유의 난폭한 술문화,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의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게서도 높아진 걸 젊은 치매 증가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사무직 직업군의 증가로 인한 운동부족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젊은 세대에서 치매 원인 요인들이 활성화되는 이유이며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업무와 여가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진 세대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여 디지털 치매에 걸리게 만드는 촉매가 된다. 즉 치매는 이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재해가 되어가고 있다.
식습관으로 인한 돌발적인 치매 발생도 문제지만 젊은 세대에게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바로 디지털 치매 현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양의 문서와 기록들을 온라인 메일이나 USB에 넣어 원하는 모든 곳에 보낼 수 있으며 길을 찾으려면 주소를 외우기보다는 내비게이션에 저장된 기록을 다시 꺼내오면 된다. 또한 요즘 세대 중에 친구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외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사람 대신 기억 행위를 수행하는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건망증의 심화 같은 디지털 치매 현상을 점점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제 먹은 음식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발달하면 노년의 중증 치매와 별 다를 바 없는 젊은 치매 현상도 볼 수 있게 된다.
◆젊은 치매가 일으킬 심각한 사회 문제에 대한 대처 필요
젊은 치매의 증가세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이유는 사회적 파장에 있어서 노년의 치매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에서다. 우선 젊은 치매에 속하는 세대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는 시기다. 역할로 보면 조직의 말단을 책임지는 중추에서부터 중요 관리직까지가 이 세대에 속하며 가정적으로는 이제 막 사회 구성의 첫 단계인 가족을 구성하여 한창 꾸려나가는 중이거나 막 구성할 예정인 시점이다. 즉 한창 활발하게 일하며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세대가 치매라는 걸림돌에 걸려 모든 걸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이것은 고스란히 사회적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전문가들은 30대가 실제적으로 치매가 준비되는 시기라는 점과 현재 급증하고 있는 젊은 치매 환자 수를 들어 치매에 대한 예방과 이슈화를 젊은 세대에서부터 일찌감치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책인 치매의 성격상 젊은 나이에서부터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예방 차원의 규칙적 생활과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매가 사회 문제로 확연하게 자리잡음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시 차원에서 종합적 대책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뇌연구 촉진 2단계 기본계획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이 과제는 5년간 ‘치매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사업’을 진행하여 조기진단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치매 조기진단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늦게라도 치매의 사회적 심각성을 깨달은 행정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치매라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 씨 가족의 비극을 계기로 사각지대에서 곪아있던 '노인 치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투데이는 [유병장수 시대의 그늘, 치매] 시리즈를 통해 치매환자 실태와 가족의 애환을 점검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한류스타도 비켜가지 못한 50만의 비극
② 폭식에서 실종까지…치매의 모든 것
③ 구둣솔로 양치질을 해도 치매 아니다?
④ 80대 치매부모와 60대 간병자녀…고령화 가족의 눈물
⑤ 정부 대응 기다리느니…치매 공포, 이렇게 대처하자!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20대 중반 여성 A 씨는 시도때도 없이 자꾸만 밥을 주시는 할머니가 걱정이다. 할머니는 현재 치매 판정을 받은지 1년째인데 기초적인 일상 생활을 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나 하루에도 몇 번씩 손녀인 A 씨에게 밥을 먹으라고 밥상을 차려주는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
#60세 아버지를 둔 직장인 남성 P 씨는 나날이 늘어가는 아버지의 난폭함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P 씨의 아버지는 치매 초기에 발생한 기억력 저하 증상은 물론 요즘들어 자꾸만 혼자 벽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가도 아버지는 혼자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소리없이 사라지는 등 돌발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P 씨는 아버지의 치매 때문에 온가족이 웃음기를 잃어가고 있다며 대처 방법을 고민했다.
#50대 주부인 L 씨는 3년째 남편의 병수발을 들고 있다. 그는 남편이 치매와 함께 뇌손상으로 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에서 병간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않아 요양원을 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인지치료와 운동치료를 하고 있다. 3년간 재활 병원을 다니며 수술비와 간병인비 등을 쓰다보니 현재 L 씨는 집도 담보로 내놓은 상태다.
위의 사례들은 치매 증상을 겪고 있는 치매환자 가족들이 한국치매가족협회에 올린 생활수기다.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치매. 더이상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흔한 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대응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초기 증상과 합병증 등 치매에 대한 정보를 모아 봤다.
치매는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의 'dementia'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처럼 치매는 정상의 지적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지적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진행성 치매는 뇌의 질환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병률이 증가한다.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기억력 저하다. 초기에는 건망증처럼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을 못하거나 자신이 한 말을 까먹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초기 증상이 심해지면 무관심, 우울증, 불안 등을 호소하는 정신행동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정신행동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치매 중증 현상은 정신적ㆍ신경학적 증상을 비롯해 각종 신체적 질병으로 나타난다. 정신행동 이상의 경우 성격변화, 우울, 망상, 환각, 공격성, 폭식, 수면 장애 등 성격이나 정서, 행동 문제가 포함된다. 신경학적 증상은 편측운동마비, 편측감각저하, 시야장애, 안면 마비, 발음 이상, 보행장애, 삼키기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은 낙상, 욕창, 호흡 곤란, 폐렴, 요로 감염, 패혈증 등 신체적 질병과 합병증을 일으켜 병세를 악화시킨다. 이로 인해 치매 중증 환자는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합병증이 심해지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