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나서도 유유자적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늙어야 한다. 누군가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내가 없는 제2인생이 싫어서 큰마음 먹고 평생 생각하지 못한 길을 택했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출신 이발사 조상현(68) 씨. 지금 생각해도 이 길을 택하길 참 잘했다. 어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는가.
마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너와나 이용원’. 대부분의 이발소가 7시에서 8시 사이에 문을 연다는데 이곳은 오전 10시에 연다. 게다가 월, 수, 금은 오전 봉사 일정이 있기 때문에 1시에 영업을 시작한다. 너와나 이용원의 주인장인 조상현 씨는 5년 전 40년 교직생활을 마치고 고심 끝에 이발사라는 직업을 택했다. 올해로 3년째. 분필이 아닌 흰 가운에 가위를 잡은 모습이 이제 제법 잘 어울린다.
“‘너와나’는 ‘우리’를 뜻합니다. 우리보다는 너와나 그렇게 쓰면 어떻겠냐고 친구가 지어준 상호입니다. 정감이 가는 말이어서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개업 초기에는 손님이 빠져나가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단골이 꽤 된다고 했다.
“이발소 문을 처음 열었을 때 손님이 들어오면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고요. ‘저분 머리를 어떻게 해야 하노’ 하는 걱정밖에 없었습니다. 6개월 후쯤 보니 그 무렵에 방문했던 손님 중 3분의 2는 다시 찾지 않았습니다. 내 첫 솜씨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단골도 생겼고, 내 솜씨가 마음에 차지 않아 오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웃음) 이번 여름휴가를 2박 3일을 생각하고 갔는데 너무 좋아서 하루 더 연장했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몇 통씩 오더라고요. 이발소 문 언제 여냐고요. 기다려주는 손님들에게 늘 고마울 따름입니다.”
전원생활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퇴직 후 바로 이용 기술을 배운 것은 아니었다. 은퇴하면 전원생활을 해볼 생각으로 경남 진주시 진성면에 텃밭을 장만하고 조립식 주택을 지었다.
“마산역에서 진성역까지 완행열차를 타고 출퇴근했습니다. 진성역에서 내린 뒤에는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낭만적이었는지 몰라요. 시골길을 한 10분쯤 타고 가면 농장이 눈에 보였습니다.”
산행도 하고 약초도 좀 캐고, 고구마에 콩 등 각종 채소를 키웠다. 혼자 밥도 먹고 나름 재미있었다. 진성에서의 전원생활.퇴직 후의 삶으로 꽤 괜찮은 시작이었다.
“텃밭이 300평이었어요. 처음에는 옆집에서 고구마 모종을 받아다가 키우면서 신이 났지요. 그런데 6개월 정도 되니까 짜증이 나는기라!(웃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밭에서 있는 시간이 많으니 도통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어요. 그나마 말동무하던 이웃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마음이 힘들더라고요. 접어야겠다고 생각했죠. 마침 이발소와 관련해 지인들과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실행에 옮기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발사를 노후 일자리로 만나다
우연히 찾게 된 이발소에서 80세가 넘어 보이는 이발사를 만나게 된 것. 벌초하듯 머리카락을 자르고 염색을 대강대강 해주고는 1만 원을 받았다.
“이 양반이 팔십은 돼 보이는데 일을 하고 있단 말이지. 그렇다면 나도 그때까지 일할 수 있겠다! 손이 안 떨리면 되고 나이가 들면 값을 싸게 받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용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가족회의를 했어요.”
두 아들은 적극 찬성, 함께 교직생활을 했던 아내는 반대했지만 아들들의 호응 속에 이용학원에 등록했다. 만류한 아내에게는 비밀로 하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쉬운 도전이 아니라는 것을 학원 등록 후에나 알게 됐다.
“학원에서 교육 이수만 하면 누구나 이용원 문을 열 수 있는지 알았어요. 알고 보니 국가자격증을 따야 한다더군요. 그래도 명색이 교장 출신인데 기능시험에는 합격을 못해도 자존심상 필기시험에서는 떨어질 수 없었습니다. 안 떨어지려고 공부 정말 열심히 했어요.(웃음) 필기시험은 한 번에 붙었고 기능시험은 세 번 도전한 끝에 자격증을 땄습니다. 합격하기까지 경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젊은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했기에 자격증 취득이 쉽지는 않았다. 2016년 12월에 그 관문을 모두 뚫은 그는 이듬해 3월 개업했다. 하루에 5명에서 6명, 그러다 10명 정도 손님을 받는 날이면 혼자 두발을 깎고 감기느라 하루가 바쁘게 흘러갔다.
봉사와 함께 실력도 쌓다
이용 면허증을 받고 개업 준비를 하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이용 봉사였다. 하지만 이때는 실력 배양에 더 신경 쓰면서 봉사 대상을 취사선택했다고 조상현 씨는 고백했다.
“초반에 제 솜씨가 어떤지 알고 싶어서 봉사를 다녔습니다. 요양원에 가서 어르신들 두발을 잘라드리면 좋다 안 좋다 말을 하지 않으시니 실력이 늘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상이군경회, 육군종합정비창, 노인회관을 중심으로 찾아다녔습니다. ‘여기 다시 잘라 달라, 둥글게 좀 해 달라’ 요구를 하시니까 실력이 좀 연마가 됐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 있어서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녀요. 물론 제가 안 간다고 하면 다른 분을 부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를 다닐 생각입니다.”
금년 들어서 줄곧 반대하던 아내가 생각을 조금 바꿔 이용 일을 하는 자신을 인정해줬다고 한다. 큰아들은 처음부터 조상현 씨에게 이발을 맡겼으나 작은아들은 2년이 지나고 나서야 아버지의 이발소 문을 두드렸다.
“말로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머리를 어떻게 손질하는지 직접 봐야 알겠지요. 이제야 둘째가 저를 인정하는 거라고 봅니다. 사실 제 입장에서 도전하기 힘든 직종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이발사라는 직업을 낮게 보는 경향도 있었고 말이죠. 이용원을 하고 싶다면 서비스마인드도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성향에 맞아야 해요. 이 나이에 해보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고 실행에 옮기려니 만만치 않더군요.”
조상현 씨가 이용원을 운영하는 이유는 나이 들어서도 쉬지 않겠다는 일념이 크다. 돈을 벌겠다거나 가족을 부양할 생각보다는 노후 생활을 일과 더불어 즐기며 누리고 싶었다.
명예보다 노후 일자리가 필요했다
“아무래도 저희 부부는 교장으로 있다가 퇴직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아들자식들도 다 안정적으로 직상생활을 하니 도울 일이 없죠. 명예보다 저는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자리를 선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상현 씨는 손님이 오면 더 좋고 손님이 안 와도 좋다고 했다. 손님이 없을 때는 여유롭게 글도 쓰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삼는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이면 바깥 풍경을 내다보는 것도 낙이다.
“지금은 내가 참 잘했구나. 오늘 어디 가서 놀까 하는 걱정도 없고 말입니다. 그리고 10시에 문을 열고 6시 반이 되면 문을 닫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니까 내 위주로 합니다.(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손님들과 약속한 시간만큼은 철두철미하게 지키려고 합니다. 제 나름의 영업 방침이죠.”
교직이 있을 때와 다른 점은 걱정거리가 없어진 일상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일하던 시절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매번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판단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해야 상대가 잘 받아들일지 고민이 많았어요. 늘 걱정의 연속이었죠. 지금 하는 일은 몸이 좀 고단하다는 것 말고는 마음이 정말 편안합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거냐고 물었다.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만약에 눈이 나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다행히 두 눈이 정상입니다. 손떨림 없고 눈만 건강하다면 쉬지 않고 일할 생각입니다.(웃음)”
지난 뜨거웠던 여름 마음은 가슴 트이는 바다로, 시원한 계곡으로 향하고는 있지만 더위 탓에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았다. 여름 휴가를 가지 않았던 분들에게 치일 필요 없이 우아하게 가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마음에 쏙 들 핫한 셀럽 명소를 소개한다.
하와이 오아후섬 - 미국 -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있는 오아후 섬은 필수로 들러야 하는 곳이다. 일정을 잡을 때 4박을 기준으로 그 이하일 경우 오아후 섬만 충분히 관광하는 것이 좋다. 하루를 더 보낼 수 있으면 한 곳 정도 다른 섬 투어를 가는 것도 괜찮다. 렌터카 여행이 활성화되어 있어 공항뿐만 아니라 도시 어디서든 렌터카 업체 이용이 가능하다. 숙소도 다양해 9만 원대부터 원하는 가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오아후 섬은 하와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섬으로 쇼핑, 관광, 휴양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호눌룰루 시내에는 하와이를 상징하는 건물인 주정부 청사와 주지사 관저, 하와이 왕조의 칼라카우아 왕이 1882년에 건설한 이올라니 궁전 등이 있다.
하와이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아히 포케 아히는 하와이어로 참치, 포케는 무침이라는 뜻으로 한국식 회무침을 생각하면 된다. 참치회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하와이산 해조류와 소금간, 참기름, 레몬즙으로 간한다.
마카다미아 너트 땅콩과 아몬드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견과류. 전 세계 마카다미아의 90%가 하와이에서 생산된다.
아사이볼 황산화 기능과 함께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이 되는 아사이베리. 아사이볼은 아사이베리 스무디 위에 그레놀라와 갖가지 과일을 올리고 꿀을 곁들여 먹는 것. 식사 대용이 가능하다.
바나나브레드 바나나가 주재료. 파운드케이크 모양으로 한 입 베어 먹으면 바나나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상품명 ‘하와이풀팩’ 부모님과 함께 가는 효도여행 4박 6일
항공 대한항공 가격 200만 원대부터
문의 여행박사 홈페이지(drtour.com)
3대가도 - 독일 -
서유럽을 대표하는 국가 독일은 찬란한 문화유산과 다양한 자연 풍경을 품고 있어 관광객이 선호하는 여행지다. 롯데관광에서 추천하는 독일 여행지는 3대 가도다. 원래는 독일관광청이 ‘7대 가도’라는 이름으로 관광길을 만들어 권장하고 있는 일종의 드라이브 여행 코스다. 그중 ‘고성가도’와 ‘로만티크가도’, ‘알펜가도’를 따로 선택해 함께할 수 있는 여행지로 묶었다. ‘고성가도’는 하이델베르크, 로텐부르크, 뉘른베르크, 밤베르크 등의 도시를 지난다. 중세 기사와 귀족이 살던 고성이 많이 남아 있으며 이를 개조한 호텔도 다양하다. ‘로만티크가도’는 가장 인기 있는 가도다. 과거에는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이르는 통상로였다. 작은 규모의 도시에서 중세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알펜가도’에서는 독일의 알프스 가르미슈 파르텐 키르헨에서 하이킹과 등산 등을 즐길 수 있다.
독일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예거슈니첼 송아지 고기 안심 부위 등을 얇게 저며 빵가루 옷을 입혀서 튀기고 버섯을 넣은 크림소스를 얹어 내는 독일 동부 음식.
글뤼바인 독일인들이 감기 예방을 위해 자주 마신다. 와인과 과일을 듬뿍 넣고 푹 끓인 과일와인으로 우리나라 쌍화차와 비슷한 효능이 있다. 향과 풍미가 좋고 비타민이 풍부하다.
상품명 ‘독일 완전일주’ 9일
항공 대한항공 가격 200만 원대부터
문의 롯데관광 홈페이지(lottetour.com)
다낭- 베트남 -
2018년 하나투어 통계 기준에 따르면, 시니어에게 가장 높은 사랑을 받았던 나라는 바로 베트남.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고단한 장거리 여행보다는 짧은 비행시간으로 현지에서의 여유로운 관광 일정,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어 선호 여행지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낭이 있는 베트남 중부지방의 경우 강수량이 적고 습도가 낮아 연중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커피 프랜차이즈인 ‘콩 카페’는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필수 코스로 여기는 곳이다. 코코넛 커피, 요거트 커피 등이 대표메뉴다. ‘다낭 대성당’은1923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유일하게 지어진 성당이다. 외부는 자유롭게 볼 수 있지만 내부는 미사시간에만 방문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 아름다운 해변 베스트10으로 꼽히는 미케비치는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때묻지 않은 자연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파도가 높은 10월과 12월에는 요트, 서핑, 윈드서핑 등의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베트남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퍼보 베트남 대표 음식으로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소고기 쌀국수. 지역에 따라 북부는 담백하고 남부는 달고 자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분짜 숯불에 구분 돼지고기 완자를 하얀 쌀면과 함께 먹는 음식, 채소와 함께 피시소스를 찍어 먹는다.
껌땀 숯불에 바짝 구운 돼지고기를 밥에 얹은 음식. 볶은 채소와 계란프라이, 베트남 액젓 늑맘에 설탕과 레몬 등을 넣은 소스와 함께 먹는다.
상품명 ‘우리끼리 단독여행’ 다낭·호이안 5일
항공 대한항공 가격 80만 원대부터
문의 하나투어 홈페이지(hanatour.com)
여름휴가 시즌, 물놀이 등 외부 활동을 많아지면서 질염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물놀이할 경우 나쁜 균에 노출되고, 통풍이 잘 안 되는 꽉 끼는 하의 등을 입다 보면 땀 등으로 질 내부 세균과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다. 땀이 나도 갈아입기 쉽지 않으니 질 내부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게 된다. 흔하고 쉽게 걸리는 질환이지만 부끄럽다고 해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이어져 ‘골반염’까지 번질 수 있다.
폐경 이후 여성, 위축성 질염 조심해야
일반적인 질염의 종류는 위축성 질염과 칸디다 질염과 트리코모나스, 세균성 질염이다.
위축성 질염은 특히 시니어 여성에게서 나타난다.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질 점막이 얇아지며 분비물이 줄고 건조해짐에 따라 가려움증이 생기고,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발생한다. 질 점막의 방어 기능도 줄어들어 세균에 쉽게 감염된다. 여성호르몬 투여가 주된 치료 방법이며 질 크림이나 질정 투여 등으로 국소적인 증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칸디다 질염은 질과 외음부에 곰팡이균이 자라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될 때 발생한다. 질은 평소 PH 3.8-4.5로 강한 산성을 유지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데, 질 내 산성도가 정상적인 범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질염이 악화될 수 있다. 순두부나 치즈 같은 흰색 질 분비물 그리고 가려움과 성교통이 특징이다.
트리코모나스는 질 편모충이 전파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가드넬라, 유레아플라즈마 파붐까지 질염 증상을 유발하는 성전파성 질염이 증가하고 있다. 남성의 성기에도 기생할 수 있는 기생충이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 보통 심한 가려움증과 화농성 혹은 거품이 있는 분비물이 생긴다.
건강한 질은 90~95% 이상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균성 질염은 락토바실러스균이 줄어들고 가드넬라, 유리아 플라스마 등의 혐기성 세균의 양이 늘어나 질의 환경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다른 질염과는 달리 성교통이 없으며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회색 분비물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레깅스나 거들 등 꽉 끼는 옷 등은 피해야…
꽉 끼는 옷은 균이 자라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조성한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스타킹, 속바지, 거들 등 조이는 옷을 피하고 면 속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팬티라이너도 통풍을 방해하므로 분비물이 많다면 면 속옷을 여벌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질 내부는 씻는 것이 아니며 여성 청결제와 세정제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 세정제로 질 내부를 씻으면 질 속의 산도 균형이 파괴되고 유익균까지 공격하여 질염에 더 취약해지며, 여성 청결제도 자주 사용하면 건조해지고 피부의 방어 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다. 하루 한 번 흐르는 물로 외음부만 닦아주고 잘 말려준 뒤 속옷을 착용하는 것이 올바르다.
질염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트리코모나스 질염과 세균성 질염과 같이 필요한 경우에는 효과가 있지만 유익균을 같이 제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할 시 질 내 환경 불균형을 유발하고 질염의 만성화를 촉진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질 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는 한 번 사라지면 다시 서식하기 힘들기 때문에 질염 환자의 50% 이상이 재발하고 있다”라며 “만성이 되면 질 내 번식하고 있던 세균이 퍼지면서 골반염이나 방광염으로 발전하거나, 임신했을 때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진단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질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면역력 저하이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좋다.
여름방학과 휴가가 시작되는 7월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 오페라 ‘텃밭킬러’
일정 7월 3~6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남의 집 텃밭에서 훔친 작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할머니와 그 가족의 우스꽝스럽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애달픈 사연을 담았다. 가족 구성원 캐릭터를 통해 부조리한 자본주의 사회 속 시민들의 현실적인 삶을 투영한다.
◇ 전시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일정 7월 9일~10월 27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이탈리아 피렌체국립고고학박물관과 구아르나치 에트루리아박물관에서 대여한 287점의 에트루리아 보물들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종교, 제사,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그리스·로마 문명에 영향을 끼친 에트루리아인의 진면목을 확인할 기회다.
◇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일정 7월 10일~8월 25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 손주와 함께 즐길 만한 공연이 시리즈로 마련됐다. 캐나다, 일본 등 국내외 우수 공연단체가 참여해 음악극 ‘아빠닭’, 무용극 ‘댄싱뮤지엄’, 그림자극 ‘루루섬의 비밀’ 등 3개 작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 축제 '2019 안양申필름예술영화제'
일정 7월 12~14일 장소 평촌 중앙공원, 평촌CGV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독립·예술영화 대표 영화제로, 축제 기간 42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개막식에서는 ‘별들의 고향’(1974)의 이장호 감독이 공로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더불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안양시가 선택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특별 상영된다.
◇ 뮤지컬 '맘마미아'
일정 7월 14일~9월 14일 장소 LG아트센터
2004년 국내 초연 이래 15년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맘마미아’가 2019년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다. 원년 멤버인 최정원, 신영숙, 김영주, 남경주 등을 필두로 박준면, 서만석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함께 화려한 무대를 장식한다.
◇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 7월 24일 출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
훈민정음 창제에 얽힌 세종과 신하들의 갈등과 숨겨진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송강호가 세종 역을 맡아 애민정신이 투철한 임금의 면모와 더불어 그동안 업적에 가려져 있던 ‘인간 세종’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는 법. 일본의 북쪽 섬 홋카이도는 최근 TV 속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목받았다. KBS2 ‘배틀트립’, SBS ‘동상이몽2’, JTBC ‘뭉쳐야 뜬다’, tvN ‘짠내투어’ 등을 통해 홋카이도가 소개됐다. 이곳이 여름 휴가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역시 시원한 기온과 가까운 날씨에 있다. 직항 항공편의 비행시간은 2시간 40분 정도밖에 안 되고, 8월 평균 낮 최고기온은 24.9℃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진짜 매력은 더욱 다양하다.
홋카이도를 여행하기 전에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 지역이 일본 총면적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넓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21번째로 큰 섬이기도 하다. 홋카이도의 관문인 남단의 하코다테(函館) 시에서 오호츠크 해가 보이는 왓카나이(稚内) 시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412km다. 서울-부산 직선거리 325km보다 훨씬 먼 거리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패키지 상품을 선택할 때도 여행지로 이동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한다.
홋카이도 관광의 시작 삿포로
삿포로(札幌) 시는 홋카이도의 가장 큰 도시로 대부분의 여행지 출발점이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오도리(大通) 공원. 삿포로 역에서 도보로 15분쯤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역 주민들의 쉼터이자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시내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삿포로 TV타워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올해 7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열리는 삿포로 여름 축제기간에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맥주 축제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삿포로·아사히·기린 등 일본의 유명 맥주 제조사의 행사장(비어가든)에서 한정판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일본의 전통시장을 보고 싶다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니조(二条)시장으로 가야 한다. 특히 신선한 수산물이 자랑인 이곳은 삿포로를 방문하면 반드시 맛봐야 하는 대게 뷔페와 해산물 덮밥(카이센동)으로 유명하다.
시원한 여름을 즐기고 싶다면 마루야마(円山) 공원도 들러볼 만하다. 빼곡한 원시림 속으로 들어서면 오한이 느껴질 정도다. 인근에 삿포로 마루야마 동물원과 홋카이도 신궁도 위치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자연이 아름다운 비에이와 오타루
삿포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넓은 평원과 아름다운 꽃밭을 감상하고 싶다면 후라노(富良野) 시의 비에이(美瑛) 정(町, 행정구역 단위)이 제격이다. 여름이 시작되면 끝없이 펼쳐지는 라벤더 꽃밭은 홋카이도 여행의 백미다. 비에이에서 넓은 꽃밭을 맘껏 보고 싶다면 팜 도미타(ファーム富田)나 시키사이(四季彩) 언덕이 좋다.
인근 암반에서 흘러나온 미네랄 성분이 호수의 물과 만나 환상적인 에메랄드빛을 만들어내는 아오이이케(靑い池)도 인근에 있다. 청의 호수로 잘 알려진 이곳과 함께 시라히게노타키(しらひげの瀧, 흰수염폭포)까지 둘러보면 후라노 관광은 완성된다.
삿포로에서 바닷가 옆 철길을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오타루(小樽) 시는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 운하를 따라 조성된 공원과 창고를 개조해 만든 상점들이 이색적이다. 특히 오래전부터 발달한 수공예 산업으로 인해 오르골이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1만 원대부터 억대의 오르골까지 만날 수 있는 오타루오르골당(小樽オルゴール堂)도 가봐야 할 이색 관광지다.
온천에서 유빙까지 볼 수 있어
홋카이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온천마을도 많다. 노보리베츠(登別), 조잔케이(定山渓) 마을이 유명하다. 노보리베츠 온천마을은 료칸부터 대형 호텔까지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고, 조잔케이는 삿포로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어 인기가 높다.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싶으면, 홋카이도의 북단 왓카나이 시로 올라가 북극에서 오호츠크 해를 타고 내려오는 유빙을 바라보면 된다. 이곳에선 크루즈를 이용한 ‘유빙크루즈’ 상품이 인기다.
사실 삿포로를 중심으로 이 모든 곳을 둘러보는 것은 쉽지 않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왓카나이 시까지 항공편을 이용해도 50분이 걸리고 삿포로 역에서 기차를 이용하면 5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홋카이도 관광 경험이 있다면 아예 도쿄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원하는 여행 지역 공항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일본도 여러 저비용 항공사가 있어 도쿄를 경유해도 직항보다 항공료가 더 저렴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다 어렵다면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는 게 답이다. 다만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삿포로를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하기 때문에 홋카이도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다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다녀올 수 있는 중장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TIP 일본 여행 이것만 알고 가면 편하다
ㆍ현지인은 어떻게 다닐까 알고 싶다면?
한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을 피하고 싶거나, 현지인만 아는 관광정보를 원한다면 일본정부관관광국 홈페이지(www.welcome tojapan.or.kr)를 통해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각 지역 관광 안내 페이지로 연결되어 있고, 목적지 주변 도시 정보까지 쉽게 얻을 수 있다. 지역 관광 안내 페이지에는 그 도시를 즐기는 당일 코스, 1박 2일 코스 등 관광 예시가 정해져 있어 여행 계획을 짤 때 도움이 된다.
ㆍ구글맵만 알아도 대중교통 해결
교통비가 비싼 일본 여행에서 대중교통 이용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구글맵. 웬만한 스마트폰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GPS로 현재 위치를 찾아 이용 가능한 버스와 지하철을 추천해준다.
ㆍ편의점 결제도 되는 교통카드 스이카
동일본 여객철도에서 발행한 교통카드. 일본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지역별로 다른데, 가장 대표적인 카드가 스이카(スイカ)다. 일본 전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500엔이라는 보증금의 부담이 있지만, 편의점이나 상점 등에서 결제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신용카드 대신 쓰기에 편하다. 물론 지하철, 버스, 철도를 이용할 때도 쓸 수 있다. 여행 중 현찰을 사용하면 동전이 늘어나 불편하고, 금액 계산에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는데 스이카로 해결할 수 있다.
수년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니 일단 더위는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말이다. 집 안에서 에어컨 바람 쐬는 것도 좋지만 전국 각 지역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축제에서 가는 세월을 즐겨보면 어떨까? 더위!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핫(?)한 여름을 책임질 전국 방방곡곡의 축제를 찾아봤다.
연재순서 ① 축제? 먹고 즐기자! ② 개운하게 한잔 촤악! 마시자 ③ 시원하게 솨악! 물놀이
사진 제공 각 지자체
축제? 먹고 즐기자!
잘 먹어야 더위도 이겨낼 수 있다. 축제에서 빠트리면 안 되는 것은 단연 먹거리 아닐까. 그 지역만의 문화와 먹거리 특산품을 전면에 내세운 놀이마당이 우리나라 축제의 특성. 지역의 정취를 느끼고 특산품을 현지에서 직접 맛도 보고 비교적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 시니어 관광객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7월에는 여름 과일을 대표하는 수박축제가 열리며, 여름 야채인 토마토 는 5월부터 9월까지 부산, 화천 등지에서 수확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마침 7월과 8월 사이에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이 있다. 시골 냇가에서 고기 잡아 먹던 추억에 젖게 해주는 은어축제와 섬진강 맑은 물길 따라 몸도 마음도 시원하게 해주는 재첩축제도 먹거리 축제 중 하나다. 향기 그윽한 연꽃을 주제로 연꽃차 등을 시음할 수 있는 축제도 있다.
봉화은어축제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봉화은어축제’는 조용한 산골마을을 들썩이게 한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잃어버렸던 옛 시골 정취도 느끼고 냇가에서 놀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낙동강 상류인 봉화 지역에서 회유하는 은어는 수라상에만 오르던 귀한 민물고기였다. 봉화의 역사와 함께해온 은어이기에 더 의미 있는 축제다. 은어반두잡이와 은어낚시, 맨손잡이 체험이 기다리고 있고, 은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슬기잡이와 물싸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기간 7월 27~8월 4일 장소 경북 봉화군 내성천 체육공원 일원
진안고원 수박축제
올해로 11회째인 진안고원 수박축제는 청정 고랭지 지역인 전북 진안 동향에서 열린다. 동향수박은 20℃ 이상의 일교차가 큰 고랭지 기후의 영향으로 아삭한 식감과 12브릭스 이상의 당도를 자랑한다. 이번 축제에도 할인된 가격으로 동향수박을 무한 구입할 수 있다. ‘진안고원 수박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체험, 전시, 판매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수박 공예를 비롯해 수박부채만들기, 수박터널걷기 등은 휴가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체험 행사다. 체련공원 특설무대에서는 깜짝 수박경매, 수박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기간 7월 27~28일 장소 전북 진안군 동향면 체련공원 일대
부여 서동연꽃축제
백제 무왕 35년(634년)에 만들어진,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령 인공연못인 궁남지에서 펼쳐진다.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축제 이름도 부여서동연꽃축제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이 축제장에서는 백련, 홍련, 수련, 가시연 등 330여 m² 규모의 연못에서 자라는 50여 종의 다양한 연꽃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용을 품었다는 포룡정은 더없이 아름답고 연꽃 단지 곳곳에 추억 어린 원두막이 놓여 있어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또한 야생화와 수생식물이 많아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무왕의 탄생과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담은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연꽃쿠키 만들기, 연잎차 다도시연 및 시음, 연꽃디퓨저 만들기 등 연꽃을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기간 7월 5~14일 장소 충남 부여군 서동공원 일원
무안 연꽃축제
동양 최대 백련 서식지인 회산 백련지에서 펼쳐지는 무안 연꽃축제는 뜨거운 여름의 정점에서 열린다. 1997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축제에서는 백련을 비롯해 홍련, 수련, 어리연, 가시연 등 각종 연꽃과 함께 수생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랑, 소망 그리고 인연’이라는 주제로 소망등을 달고 백련가래떡 나눔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 연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연차시음 및 행다시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밖에 연꽃얼음물길, 연꽃우산거리, 안개분수거리, 바람개비동산 등 연꽃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특별 산책로도 걸어볼 수 있다.
기간 7월 25~28일 장소 전남 무안군 회산백련지 일원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경상남도 하동군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손꼽힌다. 2015년부터 시작한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소통하는 축제로 인기다. 재첩홍보판매관 및 재첩시식관을 운영하고, 특산품 전시와 판매도 겸한다. 축제의 주요 행사로 ‘하동청년회의소와 함께하는 치맥페스티벌’, ‘정두수 전국가요제’, ‘황금(은) 재첩을 찾아라’, ‘섬진강을 날아라!(무동력 행글라이더대회)’가 열린다.
기간 7월 26~29일 장소 경남 하동군 송림공원 및 섬진강 일원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
토마토를 주제로 한 축제가 논산에서도 열린다.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스페인토마토축제를 벤치마킹한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은 무더운 시기에 열리는 만큼 물총축제도 겸한다.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토마토 던지기, 토마토를 주제로 한 요리와 샴페인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험 축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여름 페스티벌로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매일 밤마다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주말 저녁에는 K팝을 좋아하는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기간 7월 19일~8월 18일 장소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남리 일원
여름나기를 준비하며 다가오는 여름이 설레면서 걱정도 된다. 점점 더 무더워지는 날씨에 어떤 차림으로 외출해야 할지도 큰 고민거리 중 하나. 노출의 계절, 신발도 예외는 아니다. 작은 노출도 부담스럽게만 느껴지는 시니어를 위해 스타일 있는 여름 신발을 추천한다.
‘여름’ 하면 어떤 신발이 떠오르는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슬리퍼나 샌들, 가족 휴가나 물놀이 갈 때 신는 아쿠아슈즈, 쪼리 등 가벼우면서도 맨살이 드러나는 신발을 많이 떠올릴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내 발을 드러내려니 민망하기도 하고 대체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따라오시라. 올여름엔 당신의 발뒤꿈치도 맵시 있게!
맨발이 어렵다면 발목만 살짝
맨발을 노출하기가 어색하다면 시원하게 발목만 드러내는 슬립온은 어떨까? 조임 끈이나 벨크로(찍찍이)가 달려 있지 않아 신고 벗기 편하다. 디자인은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다. 어두운 색상의 슬립온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도 무난하게 어울려 통기성이 부족한 구두보다는 여름철 신발로 안성맞춤이다. 또 밝은 색상은 평범한 일상복에 포인트를 주며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단, 슬립온을 신을 땐 발목이 확실히 드러나는 짧은 바지나 반바지를 입을 것을 추천한다. 반바지에 슬립온 색상과 어울리는 긴 양말의 조합도 젊어 보이는 스타일링 중 하나. 슬립온에 긴바지를 입을 때는 밑단을 접어 올리고, 정장에는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슬랙스’를 입어보자.
시원한 뒤트임
여성 시니어에게는 ‘뮬’과 ‘슬링백’ 슈즈를 여름 신발로 추천한다. 두 신발의 공통점은 앞부분은 막혀 있고 뒤꿈치 부분이 노출된 슬리퍼 형태라는 데 있다. 모양은 일반 구두와 비슷하지만, 굽이 높지 않아 하이힐이나 앞뒤가 막혀 있는 구두보다 훨씬 편하게 신고 다닐 수 있다. 발에 땀이 나면 살짝 벗어놓을 수도 있으니 여름에 제격인 신발이다.
뮬은 뒤꿈치 부분이 온전히 노출된 신발을 말한다. ‘블로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실내용 슬리퍼와 비슷해 신기도 편하다. 특히 흰 색상의 뮬은 청바지나 밝은 색상의 치마, 원피스에 신으면 보다 시원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운동화처럼 생긴 ‘스니커즈 뮬’도 출시됐는데, 일상복에도 잘 어울리고, 발랄하면서도 젊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슬링백은 뮬과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발뒤꿈치를 고정하는 끈이 있어서 뮬보다는 걸을 때 좀 더 편하다. 일반 구두 형태에 단색의 디자인이 특징이며 단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뮬과 슬링백은 대부분 앞쪽이 막혀 있지만, 발가락 끝부분이 살짝 보이는 형태도 있다. 이런 디자인은 페디큐어로 또 다른 패션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돋보이는 단순함
남성 시니어에게는 ‘코르크 샌들’과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추천한다. 디자인이 심플해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다. 코르크 샌들은 와인 병마개로 쓰이는 ‘코르크(cork)’를 밑창 소재로 사용한 신발이다. 샌들 재질의 특성상 가볍고, 발등 부분은 가죽과 버클 장식의 단순한 조합으로 만들어져 착화감이 좋은 신발이다. 특히 패션 슈즈 브랜드 ‘버켄스탁’의 코르크 샌들은 쪼리, 슬리퍼, 로퍼형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다만 코르크가 물을 잘 흡수해 변색이 되거나 부서질 위험이 있어 비가 오는 날은 신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최근엔 방수기능을 강화한 제품도 출시되었으니 꼭 이 점을 확인하고 구매하시길.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고대 로마 검투사가 신는 신발을 연상케 한다. 가죽 소재의 끈으로 발등을 엮어 웅장한 분위기는 남기고, 종아리까지 여러 줄로 감싸는 불편함은 없앤 디자인이 특징이다. 색상도 검정, 갈색 등 어두운 계열로 중후한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못생긴 게 대세! 계속되는 복고 열풍
마지막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여름 신발이 있다. 투박하고 못생겨 일명 ‘어글리 샌들’로 불리는 신발이 올여름에도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울퉁불퉁하고 두꺼운 밑창, 전체적으로 큼지막하고 스포티한 것이 특징이다. 아빠들이 신는 신발 같다고 해서 ‘아빠 신발’이라고도 불리며 남녀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핏 보면 운동화처럼 보이기도 하며 밑창이 얇은 슬리퍼, 샌들, 쪼리 등 기존 여름 신발의 단점을 보완해 활동성까지 겸비했다.
어글리 샌들의 유행은 또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떠오르는 ‘고프코어’ 열풍 때문이기도 하다. ‘고프코어’를 선도한 영국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2018년 한국 동묘시장을 방문했다가 ‘아재 패션’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동묘 거리 패션을 재해석한 복고풍의 고프코어룩이 출시되었고, 이 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촌스러움이 오히려 개성으로 해석되고 승화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동안 샌들에 양말은 최악의 패션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제 그런 오해는 금물. 과감하게 좋아하는 색상의 양말과 함께 어글리 샌들을 신을 수 있다면 당신도 패셔니스타!
고프코어는 아웃도어 의상을 의미하는 ‘고프(gorp)’와 평범함과 철저함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를 합쳐 만든 조어로,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주로 입는 옷과 일상복의 조합을 의미한다.
부모는 주는 존재, 자식은 받는 존재 김미나 동년기자
‘내 몫은 얼마나 될까’, ‘언제쯤 주실까?’
그러나 짜다는 소리 들으며 부를 축적하신 부모님께 성화를 부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투잡을 뛰고 하얀 밤 지새우며 일했지만, 누구는 연봉 3억이란 말에 손을 떨궜다. 언젠가는 주시겠지 하는 느긋한 마음도 아이들이 자라고 사교육에 등골이 휠 때마다 절심함으로 밀려왔다.
그렇게 기다림에 지쳐가던 사촌 언니의 넋두리에 드디어 종지부가 찍혔다. 부모 도움 없이 성공하는 일이 정말 힘든 세상이라며, 내 자식 뒤처질까 증여를 해주셨다는 것이다. 환한 목소리로 곧 이사를 해야 한다며 전화를 끊는 언니는, 가뿐하게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꽃밭으로 들어갔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산으로 아들 유학도 보냈다. 만만치 않은 등록금 폭탄에도 한숨이 터지지 않았다. 중년 이후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 노후자금 끌어다 자녀 유학비 대는 것이라지만 언니 마음은 늘 아들에게로 향했다. 남편과 부딪혀도 위로를 해주는 건 아들이고, 엄마 스테이크를 한입 크기로 잘라서 먹기 좋은 쪽에 놓아주는 사람도 아들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다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자녀들은 나만큼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에 직면하니 더 안쓰러웠다.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는 자조가 씁쓸해도, 받은 것이 있으니 주기가 한결 수월했다. 인생에서 돈이 다는 아니지만 돈만 한 것이 없고 그 맛을 봤으니 어쩌랴.
유학을 마치고 모두들 어렵다는 취업 허들도 가뿐히 넘은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려왔다. 둘이 결혼 말이 오간 모양인데 외동딸인 여자 친구 앞으로 번듯한 아파트가 있다고 했다. 게다가 그 집에서 신혼살림을 하기로 했다니 돌아서 빙그레 웃었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다. 신혼살림을 하려던 그 집이 살고 있는 세입자와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입주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쌉싸래한 기분을 내색할 수도 없어 아들 가진 쪽에서 적잖은 전세금을 내줬다. 얼마 후 며느리의 임신 소식에 그간의 속상함은 어디론가 내빼고 애정이 솟았다.
연이은 한파가 휘몰아쳐 뼈마디가 시큰거리고 마음까지 곤두박질치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짧은 추위에도 내의를 챙겨주던 아들이 전화를 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장장한 대화 중에 엄마의 단락은 없었다. 장모님께서, 매서운 추위에 사위 감기라도 걸릴까 두툼한 패딩 사 입으라 50만 원을 보내셨다는 감동 소감만이 물결쳤다. 엄마도 거기에 공감하라는 메시지를 폭풍 전송하고 있는 남자가 아들이었다. 사돈댁 지원에 제스처를 취해야 할 것 같아 상응하는 임신 축하금을 보냈다. 아들은 오래된 집이라 아기 키우기에 춥고 불편해 이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흘렸다.
찌르르하면서 멍함이 파고들었다. 아들은 잊고 있나보다. 막대한 유학비와 조건 없는 억대의 전세자금이 흘러 들어간 벅찬 사정을. 그때 감사 표현을 지금 감동의 조각만큼이라도 했던가. 제 돈 가져가는 것처럼 당당했지. 크고 작은 결제를 할 때도 머뭇거림 없었지. 주저 없이 카드를 썼지. 손 벌려 받은 것이니 그렇게 써도 되는 돈이라 생각했겠지. 부모가 영원한 봉이냐고 말하려다 사촌 언니 스스로 말문을 닫았다. 마치 자기가 들어야 할 말처럼 뜨끔해했다. 애써 모은 내 돈 쓸 때는 가슴이 벌렁거리고, 부모님이 고생하며 번 돈 쓸 때는 아무렇지 않았다. 어느 날 뚝 떨어진 돈, 쓰는 재미가 쏠쏠했고 잘 먹고 잘 사니 어깨가 가벼웠다.
울적한 마음 달래보려 남편 앞세워 여행을 기획했다. 그런 사촌 언니에게 아들은 말했다. 3~4년 후에 아이 크면 그때 함께 가자고. “어이쿠, 이게 바로 친구들이 뜯어말렸던 ‘육아 도우미’ 패키지 여행이로구나.” 손주와 가는 여행에 따라나섰다가는, 독박 육아에 여행 경비 떠맡을 돈줄로 내몰려 여행은커녕 스트레스만 뒤집어쓰고 돌아오게 된다 하지 않았던가. 사촌 언니는 소리 소문 없이 빠르게 여행을 떠났다. 답 없는 질문을 변명으로 툭 던지면서.
애초에 부모는 주는 존재, 자식은 받는 존재로 태어난 것일까.
자연으로 돌려주고 싶은 유산 백외섭 동년기자
지난 여름휴가 때 지인으로부터 제주도 초대를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자산관리사인 내가 이번 그의 여행에 동행해 상속재산 ‘제주 땅’을 찾고 그 활용 방안 자문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휴가를 겸해서 떠난 상속재산 찾기 여행. 이른 아침 거북바위에서 바라보는 제주도의 풍광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는 자신이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에 그 땅이 있을 것이라 했다. 모친에게 상속등기를 해놓은 땅인데, 성산일출봉에서 가깝다는 ‘제주 땅’을 아직 본 일은 없다 했다. 아직 젊은 그는 재능기부 창업상담 활동을 하면서 나와 만났고 가끔 산행을 같이하면서 교류하는 사이다.
상속은 멀리 그의 외조부로부터 시작됐다. 옛날에는 상속지분이 지금처럼 ‘남녀평등’하지 않았다. 아들과 딸, 호주상속자 차별이 심했다. 제사를 모시는 장자에게는 듬뿍 주고, 출가한 딸의 몫은 거의 없었다.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도 오늘날처럼 상속분쟁으로 패가망신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의 외조부는 아들 하나와 딸 셋을 두었다. 집과 선산, 문전옥답은 아들 몫이 될 터였다. 외조부는 임종이 가까워지자 세 딸도 생각했다. 농토의 일부를 정리한 뒤 현금을 마련해 딸들에게도 재산을 똑같이 나눠줬다. 이는 상속과 구분하기 어려운 증여였다. 그의 어머니와 이모들은 생각지도 않은 돈을 받고 생활 여건에 따라 긴요하게 사용했다. 어렸을 때 그가 부모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였다.
큰 회사 제주지사에 근무했던 그의 부친은 장인에게서 받은 돈이므로 땅에 묻어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인지 장래에 집 지을 생각으로 적당한 곳의 임야를 샀다. 개발전망이나 투자가치 같은 건 생각지도 못했던 옛날이야기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서울로 발령이 났고, 그 후로는 제주도에서 살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그의 가족은 그 땅을 보지도 않았고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곳인데도 누구 하나 찾는 사람도 없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그 땅에 있었다. 우선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분석하는 일이 중요했다. 그는 창작예술 사업가였는데,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차를 운전하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뭔가 창작소재를 찾고 싶은 눈치였다.
얼마 후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던 그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주소대로 안내를 받은 곳은 해안의 반듯한 도로와는 전혀 다른 비포장도로였다. 한참 더 들어가서야 차가 멈췄다. 우리가 찾는 ‘임야’였다.
하지만 도로보다 조금 낮게 야트막한 늪이 펼쳐져 있었다. 물오리 몇 마리가 수영을 즐길 정도로 물이 있었다. 상당한 넓이의 임야 중 절반이 그랬다. 경사진 땅으로 가려면 늪에 배를 띄워야 할 형편이었다. 이른바 맹지였다.
“허허! 이게 뭐야?”
그의 헛웃음이 주변으로 메아리쳤다.
가까운 곳에 몇 가구가 사는 조그만 마을이 있었다. 마침 ‘토박이 부동산’ 어르신을 만났다. “옛날에는 모두 땅이었는데, 웬일인지 지반이 점점 내려앉아 물이 고였다”고 설명해줬다. 토지로 활용하려면 늪을 메워야 하는데 지반이 약한 제주에서는 장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일출봉 앞 백사장에서 우린 맥주를 들고 마주 앉았다. 낮에 봤던 물오리 몇 마리가 눈에 어른거렸다. 인공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풍경, 물오리가 사는 늪이 좋았다. 그러니 그 ‘제주 땅’을 자연으로 돌려주자!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공평한 나눔에 대한 생각 박종섭 동년기자
공평한 나눔이란 어떤 것일까? 어느 집이든 이런 물음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크든 작든 돈과 연관이 되면 하나의 답을 내기가 어렵다. 그리고 상속은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이 걸려 있다. 핏줄을 나눈 형제도 있고 배우자도 있다. 아무리 우애가 좋은 형제라도 부모님이 물려주신 유산 때문에 사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겪지 않았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며 6남매를 키우신 우리 부모님은 부지런히 일해 돈이 생길 때마다 근처의 땅을 사들이셨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시골에서는 논마지기깨나 있는 집안이 된 것이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부모님이 땅을 살 때마다 명의를 자식들 앞으로 하나둘 해놓으셨다는 걸 알게 됐다. 집 앞 논은 큰아들, 고개 넘어 서 마지기는 작은아들, 그리고 주산골 밭 한 뙈기는 막내아들, 이런 식이었다. 그때는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았고 큰 관심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니 그 유산이 자식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게 됐다. 무엇보다 자식들이 서로 마음 상하지 않고 감사해하며 부모님 제사를 지낼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아들에게 부모님이 물려주신 땅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아빠가 이 땅은 팔지 않고 네게 물려줄 거다. 그러니 너도 팔지 말고 훗날 네 아들에게 물려줘라. 저 건너 밭은 네 사촌형 밭이니 사촌끼리도 잘 지내도록 하라.”
내 처가도 형제간 우애가 정말 좋다. 부모님이 아직 생존해 계셔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형제들은 시골에 자주 모여 즐겁게 지냈다. 가을이면 텃밭의 배추를 뽑아 온 가족들이 모여 김치를 담그고 맛있는 보쌈김치도 만들어 두툼한 돼지고기와 막걸리를 곁들이며 축제를 열었다. 남은 텃밭에는 형제들이 나눠 먹자고 건강에 좋다는 ‘아로니아’ 나무를 심었다. 형제들이 모여 거름 주고 김매고, 열매가 까맣게 익으면 함께 수확을 하곤 했다. 어느 가족 못지않게 형제들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작년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옛날 어른이라 그런지 덩치가 가장 큰 뒷산은 장남에게 벌써 명의이전을 해놓으셨다. 나머지 논밭 그리고 집이 있는 대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있다. 분배 과정에서 서운함이 있었고 결국 형제들은 옛날 같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었다. 물론 법이 있기는 하지만 형제간 문제는 법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살아 계실 때 어느 정도 정리하시고 가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특별수익’을 챙긴 손윗사람이 먼저 마음을 비우고 아랫사람을 품어야 한다.
공평한 나눔이란 어떤 것일까? 내가 나눠놓고 선택 우선권은 상대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경우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상황은 거의 없다.
올해 여름휴가에 펜션을 예약해 두었다며 동해안 바닷가와 설악의 계곡에서 보내자는 아들네의 전화를 받았다. 즐거운 제의다. 이제 아기들도 웬만큼 자라서 저희끼리 놀러 가도 될 텐데 엄마를 생각해 같이 가자는 아들이 있어 행복하다. 냉큼 가겠다고 답하고 여행 준비에 나섰다. 딸만 있는 친구들이 들으면 또 눈치 없다고 핀잔할 것이지만 나는 모른 체 따라나서기로 한다.
막상 준비하려니 할 것이 없다. 그 옛날엔 휴가 가기 전 밑반찬부터 먹을거리 챙기는 게 일이었는데 요즘은 집 나서면서부터 무엇이든지 살 수 있으니 거추장스럽게 미리 음식준비는 하지 않는다. 그저 복용 중인 약과 화장품, 칫솔, 그리고 옷만 챙기면 되었다. 얼마 전 새로 산 레이스 달린 하얀 블라우스와 바닷가에서 수영복 대신 입을 탱크톱과 짧은 바지도 잊지 않았다. 바닷가 해변에 서 있을 나를 상상하니 날아갈 듯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근래에 휴가는 그저 유명 휴양지의 호텔에서 보냈다. 손녀 손자가 어릴 때라 주로 호텔 내의 수영장이나 놀이시설을 이용해서 불편한 점 없이 놀다 왔었다. 올 휴가는 바닷가에 간다니 좀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에게는 낭만의 태양과 푸른 바다가 제격이겠지만 언젠가의 기억대로라면 태양이 작열하는 해변은 나 같은 시니어에는 결코 낭만적이기만 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뜨거운 햇볕에 달구어진 모래사장에서 비치 파라솔까지 가는 것도 고역이고 쨍쨍한 햇볕에 가린다고 해도 탈 수밖에 없는 피부도 걱정이다. 또한,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온몸에 붙는 모래도 고민스럽고 협소하고 복잡한 샤워장도 불만이지만 어쩔 수 없는 바닷가의 풍경이다. 그러나 그런 소소한 불만보다는 멋진 해변의 낭만과 옛 추억, 넓고 푸르른 바다를 가슴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해변의 파라솔은 너무도 중요한 존재다. 아무리 햇볕이 따가워도 파라솔 아래 그늘은 바닷바람으로 부드럽고 시원하다. 그저 파라솔 아래 누워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찔한 수영복의 선남선녀를 구경하며 즐기면 좋을 텐데 어린 손녀는 자꾸만 바다에 같이 가자고 손을 끌어당기니 나는 할 수 없이 손녀의 손을 잡고 바닷속으로 들어선다.
이번에 간 동해안의 중광정해수욕장은 작은 규모의 예쁜 해변이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만 들어가는 해변과 튜브 타고 파도타기 하는 해변을 분리해 놓았고 모래도 매우 깨끗한 아이들이 함께 놀기에 좋은 바다였다.
개인이 가져간 파라솔을 펴는데 5000원, 파라솔만 빌리면 만 원, 평상의 파라솔은 3만 원으로 그렇게 바가지도 아니어서 다행이다. 우리는 빨간색의 예쁜 파라솔이 있지만, 그냥 3만 원을 주고 평상 파라솔과 노란색의 커다란 튜브를 만 원에 빌렸다.
천방지축 신난다고 뛰어다니는 손녀 손자에게 모래찜질로 인어 다리도 만들어주며 참으로 오랜만에 원시적인 피서를 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피곤하다. 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모래밭을 오르내리는 일이 이 나이엔 어울리지 않는 피서 방법일지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그 옛날 팔팔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어 즐거웠던 기분 좋은 피서 여행이었다. 이열치열 무더운 여름을 뜨거운 햇볕 아래 뜨거운 모래사장을 거닐며 보냈다.
예전에 키보이스라는 그룹이 부른 바닷가에 울려 퍼지던 ‘연인들의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멜로디가 아직도 귀에 맴돈다.
귀농·귀촌을 결심하기 전, 원하는 마을을 미리 둘러보게 될 것이다. 이왕 방문을 계획했다면 휴가를 겸해 마을의 명소와 맛집도 두루 즐기고, 다양한 농촌 체험도 맛보기로 해보자. 마을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활용해 체험과 휴양 공간을 제공하는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라면 가능하다. 지 단편적인 사례를 통해 귀촌·귀농의 성패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 제공 및 도움말 웰촌
◇ 전북 고창군
‘구시포 해수욕장’은 해변이 넓고 완만해 아이부터 노인까지 안전하게 즐기기 좋은 피서지다. 이곳에서 차로 5분 남짓 거리의 ‘상하농원’은 이국적인 풍광과 더불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최근 tvN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는 ‘고창 학원농장’은 한여름이면 해바라기가 만개해 절경을 이룬다. ‘미당시문학관’, ‘선운사’, ‘고창 고인돌유적지’ 역시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고창 여행 필수 코스 중 하나다.
체험 포인트>> 상하농원 상하농원에는 우유 제조공장 견학을 비롯해 머핀 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다양한 먹거리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또 올해 7월부터 ‘파머스빌리지’를 열어 운영 중이다. 농원 식당과 테라스 룸, 패밀리 룸 등 숙박 공간도 마련돼 있으니 여행 일정에 참고하자.
◇ 경북 예천군
‘삼강주막마을’에서는 두부, 묵, 배추전 등과 곁들여 먹는 막걸리 한 상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내성천이 휘감아 돌아나가는 ‘회룡포마을’은 육지 속 섬처럼 독특한 모습이다. 인근 ‘예천진호국제양궁장’은 예약을 통해 무료로 양궁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출렁다리마을’은 시골 인심 가득한 밥도 먹고, 다양한 농산물 수확 체험까지 즐기기 제격이다. 여행을 끝내기 아쉽다면, 마을에서 차로 15~20분 거리에 있는 ‘문경주조’에서 오미자막걸리 한잔 어떨까?
체험 포인트>> 삼강주막마을 500년 수령의 회화나무가 지키고 있는 삼강주막마을에서는 떡메치기, 팥죽 끓이기, 양반 자전거 타기, 양반 과거길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하루 묵어갈 계획이라면 황토찜질을 겸하는 황토방과 한옥 스타일의 민박, 체험관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 경남 하동군
화개천 계곡을 따라 4.2km 이어지는 ‘서산대사길’은 실제 서산대사가 걸었던 길이다. 걷다 보면 그 끝자락에 ‘지리산역사관’이 보인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사는 마을로 유명해진 ‘의신마을’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이곳에서 하루 묵은 뒤 다음 날에는 ‘화개장터’로 향하자. 끝으로 ‘박경리문학관’과 소설 ‘토지’의 배경인 ‘최참판댁’에 들러 수시로 열리는 문화행사에도 참여해보자.
체험 포인트>> 의신마을(베어빌리지)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만나는 탐방 해설과 야생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리산 청정 지역에서 나는 산약초, 산나물 등을 직접 채취해볼 수 있다. 베어빌리지와 도서관, 놀이터, 캠핑장 등도 이용 가능해 손주와 함께라면 더욱 유익하다.
◇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과 감악산이 둘러싼 ‘산머루마을’은 계절에 따라 산나물 캐기, 요리체험, 문화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곳에서 1979년부터 머루 재배를 시작한 ‘산머루농원’에서는 머루 관련 체험뿐만 아니라 와인숙성터널 관람 및 머루와인 시음까지 즐길 수 있다. 파주 일대에서 가장 높은 감악산(675m)에는 국내에서 최장 길이의 출렁다리가 있다. 높이 45m, 길이 150m에 이르는 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운계폭포가 보이고, 그 끝자락에 법륜사가 나온다.
체험 포인트>> 산머루농원 ‘산머루 와이너리 투어’, ‘머루 수확 체험’, ‘나만의 와인’을 비롯해 ‘패키지체험’(머루 초콜릿, 머루 잼, 머루 비누 만들기, 와이너리 투어 및 시음)을 예약제로 운영한다. 와인을 즐기는 어른부터 달콤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이까지 두루두루 유익하다.
◇ 충남 금산군
‘대둔산 자연휴양림’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다녀가며 잘 알려졌다. 편백 숙소, 피톤치드 치유의 방을 비롯해 집라인과 글램핑장 등 레저 시설도 마련돼 있다. 휴양림 산책을 마친 뒤에는 ‘금산인삼약령시장’에 들러보자. 전국 인삼 생산량의 80%가 거래되는 곳으로, 각종 인삼류와 약초를 20~50% 할인한다. ‘조팝꽃피는마을’은 그 이름처럼 조팝꽃 자생 군락지가 유명하다. 대표 특산물 인삼과 각종 농산물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 포인트>> 조팝꽃피는마을 희망센터캠핑장, 농촌인성학교 등을 운영하고, 여름에는 들깨 모종, 깻잎 따기, 매현천 물고기 잡이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볏짚 공예, 풍등 날리기 등 전통문화체험과 인삼 수확체험, 인삼콩 두부 만들기 등 인삼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인기다.
◇ 강원도 횡성군
‘풍수원성당’은 빨간 벽돌과 뾰족한 종탑이 어우러진 클래식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풍수원성당을 둘러본 후에는 ‘오마이갤러리’에 방문해 명화를 감상해보자. 트릭아트, 3D 입체 명화 등을 즐길 수 있다. 맛집과 체험을 모두 겸비한 오음산캠프는 산골 부녀회가 직접 나선 농가 맛집 ‘오음산 산야초밥상’과 농촌체험학교 ‘꿈꾸는풍뎅이’를 운영한다. 농촌의 계절 음식과 문화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귀농·귀촌을 염두에 둔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다.
체험 포인트>> 오음산캠프 오음산 산야초밥상은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밥상을 즐길 수 있다. 해바라기 씨가 들어간 도토리묵과 매일 아침 만드는 손두부를 등 시골건강밥상을 내놓는다. 꿈꾸는풍뎅이 학교에서는 향토절기문화교육, 친환경 제품 만들기, 숲속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65일 즐기는 농촌체험관광 포털 ‘웰촌’
'웰촌' 웹사이트에서는 전국 농촌체험휴양마을이 등록돼 각종 정보 및 서비스를 살펴볼 수 있다. 특정마을 소개 및 체험 프로그램, 숙박·캠핑, 음식·특산물 등은 물론 인근 관광지와 맛집까지 소개한다. 사이트 내 추천 여행코스와 네티즌 여행코스를 참고하면 일정을 잡는 데 수월할 것이다. 나만의 색다른 여행코스를 만드는 서비스와 농촌여행 스탬프 투어 등 이벤트 소식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