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개띠의 해가 열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구는 돌고 역사는 기록될 것이고 개개인의 삶은 흘러갈 것이다. 올 새해맞이는 따뜻한 휴양지 코타키나발루에서 ‘지치지 않는’ 여행을 하면서 쉬는 것. 낮에는 바닷가에 나가 물놀이를 하고 배가 고프면 슬렁슬렁 시장통에 나가 애플망고를 실컷 먹고 저녁에는 밤하늘을 보면서 수영을 즐기는 일. 한 해의 초문을 여는 방법으로 이보다 행복한 여정은 없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놀고 액티비티 투어도 하고
코타키나발루는 사바 주의 주도(州都)다. 사바 주는 우리 귀에 아주 익숙한 보르네오 섬의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여행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 낮에는 툰구 압둘 라만(Tunku Abdul Rahman) 해양공원의 5개 섬을 골라 다니면서 놀면 된다. 가야(Gaya), 마누칸(Manukan), 사피(Sapi), 술룩(Sulug), 마무틱(Mamutik) 섬이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의 이름은 말레이시아 초대 총리인 툰쿠 압둘 라만(1903~1990)의 이름에서 따왔다. 물빛이 아주 맑은 수트라 항구(Sutera Harbour)에서 배를 타고 빠르게 달려 5분도 안 돼 마무틱 섬에 이른다. 5개 섬 중에서 규모가 가장 작고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어 일명 ‘산호섬’으로 불린다. 섬에서 노는 게 지겨운 날에는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키나발루 국립공원(Kinabalu National Park)으로 가서 트레킹을 하면 된다. 골프를 하고 싶다면 탄중아루(Tanjung Aru) 리조트 내의 골프 코스를 찾으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제셀턴 포인트(Jesselton Point)에서 배를 타고 반딧불 투어, 밀림 투어 등을 해도 좋다. 제셀턴 포인트는 주변 섬으로 갈 수 있는 페리 탑승장이다. 이 도시와 인근 섬들을 연결하는 여객선이 드나든다. 수많은 현지 여행사가 있어 각종 투어와 액티비티 투어 등을 예약할 수 있다. 참고로 제셀턴은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 시대에 말레이시아의 물자를 실어 나르던 항구로 1945년 오스트레일리아 군인이 내려 거주하던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끝 무렵 일본군으로부터 코타키나발루(당시 이름 제셀턴)를 탈환하기 위해 진입한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야영했던 곳이라서 붙여진 지명. 기념 동판 하나만이 남아 그날을 일러준다.
필리핀 마켓 야시장에서 애플망고 실컷 사 먹기
코타키나발루 여행의 백미는 야시장 구경이다. 이 도시로 이주한 필리피노들이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둘씩 내다 팔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시장. 오후 4시경 문을 여는 노천 야시장엔 활력이 넘친다. 상인들 거의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에 ‘히잡’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시장에는 망고가 지천이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사 먹을 엄두를 낼 수 없는 애플망고를 보고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새우튀김도 사고 닭 날개(사테, Satay)도 사 먹는다. 한국인이 많이 오는지, 구운 닭 날개 소스에 대해 능숙하게 말한다. ‘매운 맛’이나 ‘맛있어요’라는 말은 아주 잘한다. 바나나튀김도 맛있고 작은 팬케이크는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첸돌(Chendol)도 재미있다. 간 얼음 위에 꼬물꼬물한 연두색 첸돌과 코코넛밀크, 흑설탕을 넣어 만든 빙수다. 이와 비슷한 아이스카장(Ice Kajang)도 있다. 잘게 간 얼음 위에 야탑 열매와 옥수수, 팥, 젤리 등과 여러 가지 시럽을 넣은 빙수다. 시장 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질 시간. 시장통을 비껴 워터 프런트 쪽으로 걸어가면 바다 너머로 해가 진다. 지는 해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겁다. 숙소로 피신하는 게 답. 달빛과 별을 보며 수영하면서 맛있는 애플망고와 새우튀김을 안주 삼아 지역 맥주 한잔 곁들이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자가 된다.
전통 부족민 볼 수 있는 ‘카다잔-두슨 원주민 민속촌’
사바 지역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어 전통가옥을 재현해놓은 사바 카다잔-두슨 문화협회(Kadazans-Dusuns Cultural Association Sabah)를 찾는다. 사바 주의 용맹한 ‘카다잔’ 원주민 전사와 몬소피아드 사냥꾼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민속촌이다. 카다잔족, 두슨족, 룬구스족, 바자우족, 무루트족(Murut) 등은 이 나라 대표적인 전통 부족들. 카다잔족과 두슨족은 사바 주에서 가장 큰 민족 집단으로 전체 인구의 30%나 된다. ‘키나발루’라는 이름도 카다잔족의 언어로 ‘죽은 자들의 안식처’를 뜻하는 ‘이키나발루’에서 유래되었다.
두 부족은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다. 다른 점이라면 카다잔족은 분지에서 쌀농사를 짓고 두슨족은 구릉성 산지에서 산다는 것. 카다잔-두슨 민속촌에 이들이 살던 집과 풍습 등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 마련되어 있다. 또 매년 5월 30~31일에는 추수 축제가 열린다. 벼를 수확한 후 한 달 정도 풍성한 축제가 벌어질 때 훨씬 볼 만하다.
도시 전망은 시그널 힐에서, 낙조 감상은 탄중아루에서
시그널 힐(Signal Hill) 전망대도 오른다. 걸어서 가기에는 가파른 길이다. 낙조를 감상하기 제일 좋은 곳이지만 낮에는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의 역할을 한다. 전망대에서는 코타키나발루 시내 전경과 페낭 해변을 둘러볼 수 있다. 근처 시계탑은 랜드마크로 원래 등대 역할을 담당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연합군의 융단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은 건축물이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근처의 선데이 마켓으로 간다. 잘란 가야(Jalan Gaya)에서 열리는 선데이 마켓은 300개 이상의 노점이 생활용품, 식재료, 약초, 의류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한다. 원래는 현지인들을 위한 작은 로컬 마켓이었지만,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판매 품목도 다양해졌다. 필리핀 마켓과 달리 수제품이나 공산품이 많다. 보기 드문 제비집도 있다. 마켓은 생각보다 일찍 파장한다. 다시 가장 번화한 원보르네오(One Borneo)와 와리산 스퀘어(Warisan Square)로 이동해 마사지를 받고 천천히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낙조를 볼 수 있는 탄중아루로 간다. 탄중아루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이 도시의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로 꼽힌다. 아쉽게도 바닷가에는 비가 내린다. 낙조를 보지 못하면 어떠리. 맘껏 휴식했으니 이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Travel Data
항공편 인천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 직항편은 대한항공이 주 2회,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이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직항편도 있다. 매주 금요일 출발.
기후 1년 내내 덥고 습한 기후다. 평균 기온은 영상 30℃. 계절에 따른 기후변화가 없어서 여행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나뉘지 않는다. 날씨는 대체로 맑은 편이지만 하루 한 번 열대지방의 소나기인 스콜이 내린다. 코타키나발루의 1월은 우리나라의 한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통풍이 잘되는 얇은 옷 위주로 챙기고, 한 달 평균 일주일 이상 비가 내리기 때문에 우산은 필수다. 고산인 키나발루 산과 쿤다상(Kundasang) 지역은 기온이 서늘한 편이다.
언어 공식 언어는 말레이어다. 하지만 호텔 및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널리 사용된다.
통화 정보 자국 통화인 말레이시아 링깃(Ringgit)이 통용된다. 1링깃은 260원대다. 인천 공항에서 환전해서 가면 된다.
사용 전압 200~240V, 50Hz다. 우리나라와 콘센트 모양이 다르니 꼭 어댑터를 준비하자.
음식 정보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 외 볶음밥인 나시고렝(Nasigoreng)이나 국수 등 메뉴가 다양하다. 한국인이 일부러 찾는 집으로는 ‘웰컴씨푸드’가 있다. 주문하면 수족관에 있는 해산물로 즉석요리를 해준다.
숙박 정보 휴양도시라서 고급 호텔, 리조트, 콘도, 레지던스, 아파트 등 묵을 곳이 많다. 골프를 원한다면 리조트를 선택하는 게 좋다. 한 달 정도 머물 예정이면 아파트를 추천한다. 거실 하나에 방 두 개다. 아파트 객실은 에어컨, 평면 TV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 객실에는 냉장고 등이 완비된 간이 주방도 마련되어 있다. 1일 7만~10만 원 선이다. 수트라 항구 근처의 이마고(Imago) 쇼핑몰·콘도는 장기투숙자가 많이 이용한다. 또 KK 베케이션 아파트먼트 @ 마리나 코트 리조트 콘도미니엄을 비롯해 여럿 있다.
기타 볼거리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투어나 새로 지은 시청사, 석호(潟湖, lagoon) 위에 세워진 시티 모스크, 사바 주 모스크(Sabah State Mosque)가 있다. 건물 돔은 온통 황금으로 뒤덮여 있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정보 www.mtpb.co.kr
시니어 한 달 여행 포인트 코타키나발루는 관광지를 찾아다니느라 애쓸 필요 없는 곳이다. 많은 곳을 다니기 싫어하는 시니어에게 좋은 여행지다. 대부분의 숙소에는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마사지 숍 등이 갖춰져 있다.
이베리아 반도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포르투갈.
영토는 한반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서유럽에서는 최고로 가난하다. 그런데 포르투갈 여행을 하다 보면 왠지 친밀하다. 일찍이 해양 진출을 통해 동양 마카오를 식민지화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작고 가난하지만, 그래서 더욱 정겹고 사랑스러운 나라. 그라피티가 난무하는 좁은 골목길, 가파른 계단이 있는 빈민촌 같은 골목에서 은근슬쩍 비춰주던 강변의 아름다운 전경. 지는 햇살에 한껏 색깔을 내주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 소도시 포르투 여행은 그냥 행복하다.
도우루 강변의 항구도시, 2000년 역사지구
도우루(Douro) 강변 도시 포르투(porto) 시내에 들어서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예상 밖으로 앤티크한 웅장한 건물들이 온 도심을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상벤투 역, 빌라 노바 드 가이아(Vila Nova de Gaia) 지역이 포함된 도우루 강 어귀의 포르투 역사지구(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는 2000년 전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신고전주의,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시대별 건축물들이 있다.
포르투의 중심지인 자유(리베르다지, liberdade) 광장 위쪽, 포르투 시청사 주변에는 상벤투 역, 포르투 대성당, 76m 높이의 바로크 양식의 클레리구스(Clerigos) 성당과 종탑, 카르무(Carmo) 성당, 19세기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볼사궁전 등 유서 깊은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건축물 중에는 파란 타일을 이어 그림을 그려놓은 아줄레주(Azulejo, 주석 유약으로 그림을 그려 구운 포르투갈 특유의 푸른 빛 타일)가 특징적이다. 또 포르투는 를 쓴 조앤 롤링(Joan Rowling, 1965~)과도 연관 깊은 도시다. 조앤은 1991년 11월부터 이곳 인카운터 영어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게 된다. 1992년 10월에는 현지 방송사 기자인 3세 연하의 조르즈 아란테스(Jorge Arantes)와 결혼해 1993년 7월에 딸을 낳았지만 그해 이혼하고 고향 영국으로 돌아와 명작을 남겼다. 그녀가 이 도시에 머물면서 자주 갔던 렐루 서점(Livraria Lello), 마제스틱 카페(Majestic Cafe, 1921년 오픈)는 이제 명소가 되었다.
포르투를 여행하는 재미는 따로 있다. 이런 역사적인 건축물도 좋지만 좁은 골목을 따라 걷는 여행이 특별하다. 강변의 가파른 언덕을 따라 다닥다닥 붙여 지은 가난한 건축물들과 그라피티가 난무한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도우루 강변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이 해맑게 미소를 짓는다. 좁은 골목에서 만나는 작은 박물관, 오래된 개인 저택, 공원 등도 흥미롭고 현지인들의 친절도 정겹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부탁하지 않아도 먼저 다가와 “도와줄까?”를 묻는 사람이 많은 도시가 포르투다.
도우루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와이너리
포르투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도우루 강변을 잇는 카이스 다 히베이라(Cais da Ribeira, 강변의 부두라는 뜻) 거리다. 도우루 강변 옆으로 깎아지른 듯한 도심의 집들이 이어지고 동(쪽) 루이스 1세 다리까지 와인 판매장, 노천 바들이 이어진다. 도우루 강변을 걸치고 있는 172m의 길이에 아치형의 루이스 1세 다리는 포르투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한다. 이 다리는 에펠탑으로 유명한 건축가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Teophile Seyrig)가 설계해 1886년에 완공했다.
1층에는 자동차가, 2층에는 트램이 다닌다. 1, 2층 모두 보행자 도로가 있어서 걸어 다니며 강변 풍치를 감상할 수 있다. 다리와 강이 어우러진 경치가 아름답다.
강을 건너,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역의 강변길에는 샌드맨(Sandman), 테일러(Taylor), 그라함(Graham), 카렘(Calem), 오플리(Offley), 크로프트(Croft), 도우(Dow), 라모스 핀토(Ramos Pinto) 등 유명 와이너리가 줄지어 있다. 입장료만 내면 와이너리의 역사, 특징, 재배 및 제조과정, 저장 중인 와인 종류와 특징 등을 알아보는 투어를 할 수 있다. 또 강변을 따라 ‘도우루 아줄(Douro Azul)’ 유람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강변에서 바라보는 풍치는 훨씬 입체적이다. 도우루 강변에 있는 6개 다리(동 루이스 1세, 마리아 피아, 인판테, 상주앙, 프레이소, 아라비다)도 볼 수 있다.
포트와인 이야기
포르투 와인을 ‘포트와인(Port Wine)’이라 부른다. 이곳이 포도 산지로 유명해진 시기는 17세기. 100년 전쟁으로 오랜 견원지간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는 다시 냉전에 들어갔다. 단단히 토라진 프랑스는 영국에 와인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와인의 공급지를 새로 구해야 했던 영국 상인들은 빌라 노바 드 가이아로 이주해 자국으로 수출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 영국까지의 항해는 한 달이 걸렸고, 그 사이 와인은 식초가 되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와인에 브랜디를 넣어 숙성시킨 포르투 와인이었다. 알코올 도수는 더 높아지고, 당분 발효가 중단되어 더 달콤한 맛을 냈는데, 이것이 큰 인기의 비결이었다.
그 후 포르투갈은 발달된 항해술로 일찍이 신대륙과 아시아에 진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음으로 접한 서양 와인도 바로 ‘포트(Port)’다. 아직도 와인은 달고 은근히 취하는 술이라 여기고,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이 ‘포트’ 때문이다. 포르투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와인에 포트와인이라는 상표를 붙인다. 포트와인은 알코올 함량(18~20%)이 높아 취하기 십상이다. 잘 구운 닭 요리에 도수 높은 포도주 알코올에 취하는 포르투는 영원히 마음속 깊이 간직된다.
Travel Data
항공편 한국에서 포르투갈로 가는 직항은 없다. 먼저 마드리드, 파리, 런던 등 유럽의 주요 도시로 가서 포르투갈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한국에서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가는 직항을 이용하면 된다. 마드리드에서 저가 항공을 이용하거나 차마르틴 역에서 야간열차를 이용해 리스본 산타 아폴로니아 역(10시간 30분 소요)까지 가면 된다. 마드리드-리스본행도 운행되고 있다.
현지 교통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는 포르투까지 버스로 약 3시간 30분, 기차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리스본 공항역에서 출발하는 메트로(지하철)를 타고 오리엔테 역(약 10분 소요)으로 가면 기차나 버스(Renex)를 이용할 수 있다. 기차는 포르투 캄파냐 역에서 환승해 지하철로 포르투의 중심지인 상 벤투 역에 하차하면 된다. 버스는 환승이 필요 없다.
맛집 정보 포르투갈은 먹거리가 풍부하고 맛있다. 전통 음식으로는 프란세지냐(Francesinha)가 있다. 양이 어마어마해 ‘내장파괴버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또 그릴에 구워주는 닭고기 요리가 맛있다. 청과물 시장에서 파는 과일들도 맛이 좋다.
숙박 정보 포르투의 베스트 호텔은 도우루 강을 전망할 수 있는 곳에 있는 이트맨(Yeatman) 호텔이다. 야외에서 레드와인 목욕을 즐기거나 와인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18세기 중반, 이탈리아 출신 건축가 니콜라우 나소니(Nicolau Nasoni)가 설계한 페스타나 팔라시오 도 프레익소(Pestana Pala′cio do Freixo)는 바로크 시대에 지어진, 포르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축물이다. 호텔의 프랑스풍 정원 앞으로 푸른 도우루 강이 펼쳐진다. 이 외 18세기 궁전을 개조해 만든 최고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포르투(Intercontinental Porto)와 2개의 실내 수영장, 터키식 목욕탕, 사우나, 스쿼시 코트 등을 갖춘 포르투 팔라시오 콩그레스 호텔 앤 스파(Porto Pala′cio Congress Hotel & Spa) 등 꽤 많다. 고급 숙소는 100만원이 넘지만 4~5만 정도로도 2인용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물가 정보 포르투갈의 통화는 ‘유로화’다. 유럽에서는 물가가 낮은 편이어서 큰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날씨와 옷차림 유럽의 11월(가을)은 비가 자주 내리는 시기다. 평균 최저기온은 영상 11.2℃, 평균 최고기온은 영상 17.8℃로 선선한 가을 날씨를 생각하면 된다. 한 달에 2주 정도 비가 내리는데 적지 않은 양이기 때문에 우산을 지참해야 한다. 또 낮에는 선선하지만 밤에는 쌀쌀하니 긴소매 옷들과 두께가 있는 외투와 점퍼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시니어 한 달 여행 포인트 포르투는 기대 이상으로 매력이 넘치는 도시다. 세계 베스트 관광지에서 항상 최고 순위를 차지하는 곳이지만 물가가 그다지 비싸지 않고 음식도 한국인 입맛에 잘 맞다. 강변에서 여유롭게 낚시도 즐길 수 있다. 가을이면 포도 수확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와인 투어는 필수다. 나라가 크지 않으니 수도 리스본과 주변의 소도시 여행을 연계하면 된다.
어느 날 둘째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를 소개하겠다면서 언제쯤 시간이 되느냐고 물어왔다. 필자가 상경해서 생활한 이후 울산 집을 지키면서 혼자 살고 있는 둘째가 늘 걱정이 됐는데 그 아들이 결혼할 사람을 인사시키겠다고 해서 바로 일정을 잡아 만났다.
아들의 여자 친구는 표정이 밝고 항상 미소를 띠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당돌하게 “아드님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하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아들이 키도 크고 호남형이라 키가 큰 편이 아닌 예비 며느리와 결혼을 시키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으니 그 선택을 믿기로 했다. 세상이 달라져 요즘 젊은이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잘 만나지도 않는다 하니 눈치만 보고 빨리 결혼하길 기다렸다.
그 후 시간이 흘러도 결혼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아들에게 잘 지내는지 슬쩍 물어봤다. 아들도 고민하고 있었다. 이유인즉슨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하나밖에 없는 딸을 너무 좋아해서 서른 살이 넘었는데도 결혼을 좀 천천히 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우리 부부는 혼자 있는 아들이 걱정되어 빨리 결혼을 시키고 싶었는데 급할 것 없다는 예비 사돈의 생각에 난감했다.
결국 필자가 나서야 했다. 만약 결혼을 더 늦춘다면 다른 혼처를 알아보겠다고 통보한 후 상견례 일자를 빨리 잡도록 했다. 이윽고 상견례 일정이 잡혀 양가 부모가 만났다. 이미 딸을 통해 상황을 전해 들은 예비 사돈도 더 이상 결혼을 늦출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상견례에 나온 것 같았다.
예비 신부의 부모는 생각했던 것보다 젊어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약 10년 정도 우리 부부보다 젊은 사돈이었다. 서로 결혼하게 되었음에 감사해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상견례가 진행되었다. 길일을 택해 결혼 일정을 잡는 등 결혼식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사돈은 이미 아들과 만나 술도 함께하고 노래방까지 다니면서 아들의 품성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한다.
필자는 사돈 내외가 젊어서 오래도록 아들 부부를 가까이서 잘 돌봐줄 것 같아 더욱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 것은 사돈 내외가 우리 아들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언행 바르고 품성이 좋아 괜찮은 아들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사돈 될 분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니 그날따라 아들이 더욱더 대견했다.
예비부부는 결혼 준비를 척척 해나갔다. 필자는 혼주로서 처음 맞는 결혼식이라 걱정만 했는데 직접 식장을 잡아 예약하고 청첩장 인쇄 등 자신들이 알아서 다 했다. 심지어 청첩인들의 주소와 전화번호만 엑셀로 만들어주자 청첩장 발송 준비까지 다 했다. 예비부부가 직접 주도하니 예단 등 우리 부부가 해야 할 일들만 처리하고 나머지는 조언만 했다.
작은아들 결혼식을 생각하면 아직도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당시 사돈댁에서 준비한 음식들이 얼마나 푸짐했는지 결혼식에 참석한 손님들이 “그때 정말 잘 먹고 즐거웠다”고 지금까지 인사를 해온다는 사실이다. 귀경 중 차내에서 실컷 맛있게 먹고도 남아 귀가할 때 봉지에 싸들고 갈 정도였다. 사돈 내외분께 두고두고 고맙게 생각한다.
결혼식이 끝나고 파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얼마 있다가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결혼 전에 모아두었던 돈 1000만원이 있는데 아빠한테 보내주겠다는 것이었다. 각자의 부모님에게 결혼 전에 모은 돈을 몽땅 드리고 자기네들은 완전히 새 살림을 시작하겠다는 설명이었다. 요즘 세상 아이들 같지 않았다. 나름대로 새로운 삶에 대한 자신감 같은 것이 보여 대견했다.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부모를 생각하는 아이들 생각이 참 장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후 며느리는 더욱 예쁘게 보였다. 아들이 좀 과묵한 성격인데 며느리가 약간 말을 재미있게 하는 편이다. 마치 아들 대변인처럼 우리 부부가 궁금한 것들을 며느리가 속 시원하게 다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진심으로 아들을 사랑하고 있음을 며느리의 언행을 통해 느끼고 있다. 결혼 후 며느리의 첫 생일에 결혼반지 외에는 다른 반지가 없어 극구 사양하는 며느리를 설득해 작은 금반지 두 개를 생일선물로 해줬다.
결혼 2년 차에는 며느리가 아들을 낳아 우리 부부를 더욱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아내의 핸드폰에는 손주 사진으로 꽉 차있다. 며느리가 매주 손주와 영상통화를 하게 해주고 수시로 카톡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보내줘서 우리 부부는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걱정했던 집 문제도 잘 해결됐다. 40평 임대 아파트를 계약해 2년 후에는 새 집으로 손주와 함께 이사 갈 꿈에 부풀어 있다. 사회에 하나씩 적응해가는 아들 내외의 모습을 보는 게 요즘 우리 부부의 큰 기쁨이다. 며느리는 결혼 전 했던 약속처럼 변함없이 내조를 잘하고 있어 고마운 생각이 든다. 아들로부터 받은 1000만원은 그간 아들 부부로 인해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을 감안해 그만큼 더 보태서 돌려줘야 할 것 같다. 사이좋게 예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고마워 어떻게든 보답을 해주고 싶다.
사진의 대중화 시대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사진은 이제 더는 취미나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이 됐다. 예술의 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방편의 하나가 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와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향상과 확장으로 그런 경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침팬지도 사진을 찍는 시대에 산다고도 한다. 그만큼 촬영 자체가 쉬워졌기에 그렇다. 카메라를 만드는 제조사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다한 결과다. 영상 언어로 등장했다. 전화로 통화하듯 사진을 주고받으며 의사를 소통한다. 그런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좋은 사진을 만들어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질까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사진 촬영 기법 등에 대하여 강좌를 열다 보면 많은 사람이 질문한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어요?” 짧은 시간 안에 그리고 쉽게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묻고 있다. 과연 사진을 잘 찍는 왕도가 있을까? 하루아침에 그렇게 될 리는 없지만, 비법이 없는 바도 아니다.
예술의 분야가 다 그렇듯 기본이 서야 한다. 사진도 예외는 아니다.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좋은 터에 기초 공사를 잘해야 한다. 제아무리 설계가 뛰어나도 기초가 부실하면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없다. 사진에서 기본은 무엇일까? 카메라 장비나 기술 습득 이전에 갖춰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사진을 찍으려는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다. 사진에 담으려는 물체나 사건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들어 있어야 함이다. 형이상학적 개념 같기도 하지만, 사진을 하려는 분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사안이다. 소나무를 전문으로 촬영하는 사진작가는 정말 소나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깊을 것이다. 그렇기에 남다른 소나무 사진을 만든다. 그런 마음으로 촬영한 사진이기에 그 사진 속에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에너지가 살아 있게 된다. 많은 사람이 그 사진을 소장하고자 하는 이유가 된다. 사진기술 이전에 갖춰야 할 자세다. 전문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취미로 하는 사람이나 영상 언어로 쓰기 위하여 사진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자세다. 처음으로 사진을 시작하다 보면 카메라 장비나 사진이론,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게 된다. 그 순위를 바꿔보면 어떨까?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 관심과 애정을 갖는 마음부터 가져 보자.
예술은 창조다. 사진도 예술의 한 분야다. 창조자의 삶이 어떠할 때 행복해지고 어떤 마음 상태에서 만들어졌을 때 그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 행복의 기운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어느 ‘미술사가’는 창조자 삶의 요소로 4가지를 들고 있다. 이 요소들이 녹아들었을 때 만들어진 작품이어야 힐링의 에너지가 방출된다고 한다. 첫째가 재미있게, 둘째가 즐겁게, 셋째가 행복감이 밀려올 때 그리고 넷째가 웃음이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러한 상태는 자신을 억압하지 않은 순수의 시간이요, 자연스러운 상태이다. 좋은 음악의 천재가 있고 나쁜 음악의 천재가 있기 마련이다. 사진 작업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요소가 갖춰진 상태에서 촬영하게 되면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피사체와 보이지 않은 내면의 세계를 발견해야 한다. 보이는 대로 찍는 것이 사진은 아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피사체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사진을 하다 보면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피사체, 즉 소나무, 인물 등의 한 분야로 몰입하게 되는 이유다. 그것이 곧 사진을 잘 찍는 비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감나무에 남겨진 까치밥을 그리면서 한해를 마무리하는 세밑이다. 세상에 존재하기 어려운 공짜ㆍ정답ㆍ비밀의 함정에 빠져 올해를 보냈다. 새해에는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랐다.
세상에 공짜 있는가
사람은 ‘주고받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거래에는 대가가 따른다. 검찰조사에 이어 국회청문회, 특검에 이르기까지 ‘공짜’논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받아먹은 사람이야 그전부터 공짜라고 우겼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주는 측에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하였다.”고 국민 앞에서 주장하고 있다.
세밑의 정겨운 풍경이 ‘자선’행사다. 냄비 속에 일을 남기지 않고 기부하고, 동사무소에 얼굴도 보이지 않고 어렵게 모은 돈뭉치를 놓고 가는 훈훈한 이야기도 세상에 많다. 하지만 독대를 하고 특정인이 주도하는 재단에 수십ㆍ 수백억을 몰아주면서 순수한 기부를 주장하는 것은 처벌을 피하려는 변명에 불과하다. 자기 부모님에게 용돈 드리면서도 몇 번씩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이 세상의 현실이다.
남에게 받는 ‘공짜’가 결국에 ‘독’으로 돌아온다. “칼자루 잡은 갑인 줄 알았으나 상황이 달라지자 자신이 칼날 위에 선 을로 전락하여 찰거머리 같은 상대에게 시달림을 받았다. 이렇게 터지고 오히려 가슴이 후련하다.”는 법정에서의 고백이 언론을 장식하였다. 상대는 공짜의 대가를 몇 배 더 챙겼다는 이야기다.
정답을 말하지 못한 이유
사회에서 은퇴한 시니어는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이 항상 정답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생활이 나름 성공한 자신의 삶의 결과라고 생각할수록 더 완고해진다. 시니어가 친구들 심지어 자식들과도 의견충돌이 많아진 이유다. “나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자기주장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기 일쑤다.
세상은 날마다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어제의 정답도 오늘 여러 모습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정답은 완벽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자기만의 ‘정답’을 고수하지 않아야 한다. 가족과 소통하고 친구와 의견을 나누면서 살아야 즐겁다. "정답을 바라지마라."는 말이 정답인 세상이다.
비밀의 함정
두 사람만의 비밀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고 한다. 오랜 습관에 젖어 종이 몇 장 없애고 PC기록만 지우면 '비밀'이 다 지워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자ㆍ통신기술이 발달하여 통화ㆍ영상ㆍ사진은 사실상 영원히 기록이 남고 아무리 지워도 복원할 수 있는 세상이다. 골목에 설치한 CCTV는 사실상 모든 행동을 잡아내고 있다. 영원토록 잘못을 숨겨둘 곳은 없다. 바르게 사는 것만이 모두에게 최선이다.
유장휴 (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복잡한 선에서 자유롭게 싶다
선 정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TV 근처에 있는 선들이다. TV부터 시작해서 셋톱박스 선, 오디오 선이 얽히고설켜 있다. 선 정리를 하지 않으면 선도 꼬이고 지저분해 보인다. TV뿐만 아니라 우리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자주 보이는 선이 있다. 바로 이어폰이다. 스마트폰을 이어폰으로 연결해서 노래도 듣고, TV도 보고 그러는데 가끔 이어폰 줄이 불편할 때가 있다. 운동을 할 때면 어딘가 넣고 노래를 듣고 싶은데 길게 이어진 이어폰 줄 때문에 걸리적거린다. 그리고 사람 많은 지하철 탈 때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이어폰 줄이 지나가던 다른 사람 가방에 걸려서 빠지기도 한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게 선이 없는 이어폰이다. 아마 주위에서 종종 봤을 것이다. 이어폰을 목에다 걸고 다니는데 스마트폰하고는 연결된 선이 안 보인다. 바로 무선으로 하는 블루투스라고 하는 기능이다. 블루투스 기능만 잘 활용해도 스마트폰을 더 풍성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피커 하나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공연장이 된다
블루투스라는 단어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블루투스는 스마트폰에 있는 기능으로 휴대 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는 근거리 무선 기술이다. 한마디로 휴대 기기가 근처에 있으면 선이 없어도 소리나 영상이 연결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필요한 웬만한 것들은 다 연결된다. 스마트폰을 전화 통화할 때만 사용할 때는 굳이 블루투스가 없어도 된다. 하지만 스마트폰 기능을 확장해서 사용하려면 블루투스 기능이 필수다.
요즘 야외에 나가면 간간이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스마트폰으로 직접 듣는 게 아닌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 놓고 그걸로 듣는다.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크게 들을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소리를 키우고 노래를 들으면 음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스마트폰하고 연결하는 조그만 스피커를 갖고 다니는데, 이게 블루투스 스피커다. 작아서 가방 속에 쏙 넣고 다닐 수 있는데 이 스피커가 작다고 무시하시면 안 된다. 요즘 기술력이 좋아져서 작아도 사운드가 웅장하다. 색소폰이나 오카리나를 연주할 때 배경 음악을 틀려고 하면 예전에는 노트북과 앰프를 연결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스피커만 연결하면 웅장한 소리가 나와 많이 사용한다. 스피커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나 공연장이 된다.
선 없이 거의 모든 것을 연결한다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장치들을 보면 대부분 이어폰과 스피커다. 조금 더 다양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취미, 관심사에 맞는 장치를 연결해 보기를 바란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분이라면 블로그 글을 쓸 때 컴퓨터에서 쓰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글쓰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에서는 손가락으로 터치하면서 쓰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온 게 블루투스 키보드다. 스마트폰과 무선 키보드를 연결해 놓으면 스마트폰에서도 글쓰기가 가능하다. 글을 쓰고 싶을 때 스마트폰을 켜고 키보드를 두드리면 글이 써진다. 또 요즘에는 걸음걸이를 체크해 주거나 이동 거리를 체크하는 용도로 스마트 시계나 스마트 밴드를 손목에 차고 다니곤 한다. 모두 블루투스로 스마트폰하고 연결되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연결이 안 되어 있으면 아무리 좋은 것도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셀카봉이나 카메라 삼각대에 무선으로 연결시키는 기능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을 때 누군가 찍어 줬으면 하는 상황이 생긴다. 단체 사진을 찍거나 멀리서 찍고 싶을 때 셀카봉이나 카메라 삼각대에 있는 작은 버튼과 블루투스를 연결해 놓고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이밖에 블루투스용 펜이 있고 스마트폰용 블루투스 프린터가 있다. 이 모든 기기를 블루투스하고 연결해 놓으면 쓸 수 있는 것들이다. 블루투스를 자주 활용하는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스마트한 삶이 거창한 게 아냐, 이런 게 스마트한 삶이지.” 맞다.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기능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스마트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루투스로 삶을 스마트하게 연결하자!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하기
1. 블루투스를 연결할 때는 장치의 전원을 켠다. 그런 뒤 스마트폰에 있는 블루투스 기능을 켠다.
● 스마트폰 설정메뉴에서 블루투스를 선택한다.
● 아이폰은 ‘Bluetooth’, 안드로이드폰은 ‘블루투스’라고 되어 있다.
2. 블루투스 기능이 꺼져 있다면 켜짐으로 변경한다.
● 블루투스가 켜져 있어야 연결할 수 있는 장치를 검색할 수 있다.
3. 검색된 장치 중에 연결하고 싶은 장치를 선택한다.
● 한 번이라도 연결되었거나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검색된다.
●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고 싶다면 검색된 스피커를 선택한다.
4. 연결 표시가 나오면 성공
● 연결 표시가 나오면 스피커와 스마트폰이 연결된다.
●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플레이하면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연결을 해지하고 싶은 경우 연결됨을 한 번 더 누르면 장치와 연결이 끊어진다.
올 여름 초복인 오늘은 종일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한해의 중간에 있는 7월 중순이다 보니 무덥기도 하고 비가 자주 오는가 봅니다. 아부지 계신 곳 날씨는 어떠신지요? 많이 덥지는 않으신지요?
지난주에는 시골집 엄니께 들려서 주변 정리도 해 드리고 텃밭 마늘도 캐서 묶어 매달아 두었지요. 햇 옥수수도 첫 수확으로 따서 쪄 먹기도 했답니다. 엄니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부지! 2주전엔 아부지 손자 ‘우태’가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로 이사 오려고 매매계약을 했어요. 돌아오는 10월 초엔 아부지 증손자가 태어날 건데 며늘아가가 맞벌이로 직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저희한테 아기를 맡기기로 하고 이리로 이사 오려 한거예요. 아부지는 알고 계셨는가 봐요? 그날 밤 제 꿈에 오셨었잖아요. 옆 동네 새로 짓고 있는 전원주택 옆을 지나가며 여러 가지 일러주시던 꿈속 기억이 생생하기만 한데 벌써 멀리 가 계시는군요.
아부지가 26살 되던 해, 제가 4살 때 큰집에서 분가하시며 지으셨던 고향의 옛집! 아부지는 그곳에서 23년을 사시다가 엄니와 우리 5남매 남겨두고 그 곳 멀리로 가셨던 거잖아요. 그 후로도 19년은 더 살다보니 엄니는 점점 늙어 가시는데 여러모로 불편해서, 텃밭을 정비해서 터를 다듬고 지금의 새집을 짓고 이사했던거지요. 그 후로 13년 동안 비워놓다 보니 많이 망가지고 보기도 흉해서 헐어 버리고, 메꾸어 밭으로 만들려고 흙을 받아 쌓아 놓은걸 보니 아부지께서 서운하셨던지 2주전 제 꿈속에 다니러 오신 거 같아요.
아부지 손길과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성리 136-2번지 옛 집터 이지요. 기역자로 지어진 초가집에 안방, 윗방, 건넌방에 부엌과 외양간, 뒷간.
처음엔 마루도 없이 문 앞 댓돌에 두툼한 발판을 놓고 드나들었던 기억이 제겐 아직 생생하거든요. 차차 바깥 행랑채를 들이시고 사랑방과 헛간도, 곡간도 늘리고 초가도 걷어내고 슬레이트로 바꾸시며, 천년만년 살 것처럼 단단히 길들이고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고 다듬으셨었죠.
뒤꼍에 펌프 물을 팠다가 가물면 물이 짧아, 다시 안마당에 깊숙이 파고 파이프를 박아 동네에서 제일 달고 시원한 맛있는 샘물 올리는 펌프를 장만 하셨었지요. 한여름 무더위에 논밭에서 땀에 젖어 돌아오시면 치컥치컥 펌프물 퍼올려 흙먼지도 털어내고 등목도 해드리고, 마루 위에서 함께 했던 보잘 것 없지만 푸짐했던 밥상이 목이 메이게 그립습니다.
강 건너 골짜기에 다락 논을 장만 하시고는 배타고 건너다니시며 논농사를 지으셨죠. 이른 봄 뒷간의 재거름을 배에 싣고 건거가 못자리를 만들고, 연장 질 할 큰 소들은 나룻배에 태우고 건너가 갈고 써래질 하여 모내기를 한 후로는, 이틀이 멀다 않고 돌아보며 어린자식들 이밥을 먹이려 애쓰셨던 거지요.
윗마을 너 댓 배미 논도 그 아래 경사진 돌밭도 보리밭으로 콩밭으로 바꾸어 가며 곡간의 항아리를 채우고, 검단 논과 밤나무골 다락 논은 우리 식구 귀중한 식량의 터전 이였지요. 그런 농토를 한 필지, 한 마지기 손수 늘려 가시며 그렇게 좋아하시고 뿌듯해 하셨다는 걸 나중에 엄니로부터 말씀 들어 알게 되었었구요.
아부지! 제가 중학교 시험을 쳐야 할 때나 고등학교 진학하고파 할 때엔 주렁주렁 5남매 자식들 걱정에 덥석 입학원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셨던 거 전 기억하고 있어요. 힘들게 어렵사리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저 혼자 대학에 진학해 보려고 서울에 올라가 애쓰다가, 예비고사에 떨어지고 난 한겨울에, 성남시 어느 버스종점에서 군고구마 장사를 하다가, 툭툭 털고 군대에 간 후로는 휴가, 외출, 외박, 면회도 없는 힘든 부대에 가서 33개월 넘게 아부지 엄니 속 애타게 만들기도 했었지요.
1979년 1월 군대 제대 하던 해 운 좋게 한국전력에 입사하였고, 입사한 후 아부지 친구 분들이나 이웃 분들의 소개를 받아 장가도 들이고 며느리도 보고 싶어 하셨는데, 그 마음 헤아리지 못하고 제 생각대로 살다보니 입사 후 3년 만에 아부지는 제가 뵈러 갈 수 없는 먼 나라로 가신 거예요.
아부지! 49년 젊은 세월 접고 멀리 그 곳으로 가신지가 올해로 33년째 입니다. 이젠 거기서도 터 잡고 재밌게 사시나요? 가끔은 이 곳 생각도 하시는지요? 아부지가 갑작스레 허망하게 떠나가신 후 저는 엄니와 우리 5남매 열심히, 남들 손까락질 안 받고 살아보려고 애썼지요. 아부지가 뿌려 놓으신 삶의 터전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반듯하게 살려고 했던 거예요.
그 후로 우리 5남매 모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 낳아 키워가며 가끔씩 만나 옛 얘기도 해가며 ‘배나들이’ 혈육의 정 이어가고 있답니다. 재작년 12월엔 제 딸, 아부지 손녀딸을 시집 보냈구요, 지난해 봄 4월엔 제 아들, 아부지 손자 장가를 보내어 춘천 가까운 곳에 둥지를 만들어 주었답니다. 저희 끼리 잘 살아 갈 거예요. 두 녀석 다 직장에 다니며 나름 생활을 개척해 가고 있거든요
아부지! 이렇게 식구들의 모습이 변해 갈 때마다, 얼마나 아부지가 보고 싶었는지 아세요? 이정도 살아온 것도 다 아부지 덕분이고 가르치심 이었지만, 실은 저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맘 편히 의논드리고 도움 받아야할 아부지가 멀리 만날 수 없는 곳에 계시다는 게 얼마나 속상하고 야속 하던지요.
아부지의 땀 냄새가 그립습니다. 슬레이트 지붕 용마루로 타고 오르던 아부지의 담배연기가 보고 싶습니다. 데이터 무제한으로 영상통화도 하고 싶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에 모시고 가서 한 번도 맛보신적 없는 스테이크도 잡숫기 좋게 잘라 드리고, 보랏빛 와인도 조심스레 따라 드려 보고도 싶습니다.
지난 1월에는 엄니 팔순 생신이셨어요. 그러고 보니 아부지는 팔십 둘 되시네요. 우리 자식들하고 혈육 가까운 친척들 모여서 엄니 팔순생신 차려 드렸어요.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농사일에 진땀 흘리시던 아부지가 더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자주감자 깎아 썰어 넣은 수제비국으로 허기진 배 채우고 바깥마당에 멍석 펴고 누워 올려다보던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이많이 보고 싶어요.
자주 편지 드릴께요
안녕히 계세요
초복 날 늦은 밤. 큰 아들 올림
며칠 전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을 낳았다고 했다. 산모와 아이가 모두 건강하다고 했다.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으므로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기분이 묘했다. 아버지, 어머니 사이에 필자가 태어났고 필자가 아들, 딸을 낳아 아들이 또 결혼해서 딸을 낳은 것이다. 필자가 태어나서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자동적으로 할아버지가 된 셈이다.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이다. 9호선 샛강역에서 내려 걸으면 30분은 걸리는 길이 하루 길은 돼보였다. 손녀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날씨도 좋았고 좋은 계절이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63빌딩 바로 옆이라 찾기는 쉬웠다.
병원에 도착하니 휴게실에 아들과 딸이 기다리고 있었다. 딸이 휴대폰으로 찍은 손녀의 출생 순간 사진을 보여줬다. 입원실에 가보니 아이들 엄마도 와 있었다. 며느리 쪽에서는 할머니가 와 있었다. 자연 분만하느라 거의 탈진 상태인 며느리에게 수고했다고 인사했다. 실내가 너무 더워 바로 나왔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두 만나 지하층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딸이 하는 얘기가 어머니, 아버지가 갑자기 노인처럼 늙어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 한 세대가 새로 태어났으니 우리 세대는 밀리는 것이다. 3대를 구성한 셈이다. 아이 이름은 ‘세연’으로 하기로 했는데 어울리는 한자를 골라야 한다.
12시 40분부터 20분 간 신생아를 창 너머로 구경할 수 있었다. 아직 빨간 피부에 눈도 못 뜨고 있으나 귀엽기는 했다. 앞에 본 다른 아이는 쌍둥이로 각각 2.5 kg 인데 비해 3.75kg이니 훨씬 커 보였다. 넋을 놓고 보고 있으니 정작 산모는 뒷자리로 밀려 까치발을 들고 보고 있었다.
이틀 정도 병원에 더 있다가 산모산후조리원에서 2주 정도 몸조리를 한다는 것이다. 200만 원에서 700만 원까지 든다는 것이다. 관례로는 친정어머니가 돌봐야 하는 일이라 그쪽에서 비용을 대는 것이라 했다. 그래도 우선 돈이 가장 필요할 것 같아 돈 봉투를 건넸다.
손주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어서 섭섭하지 않느냐고 딸이 물었다. 며느리가 임신했을 때 아들이 아니라는 소리를 미리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들, 딸 구별해서 선호하는 사람도 아니다. 요즘 세상에는 딸이 더 낫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많다. 둘째 계획도 있느냐고 묻자 아들은 머리를 가로 저었다. 며느리에게 출산하느라고 고생 많았다고 하자 “둘째 낳을 때는 쉽다면서요”라는 말이 하나 더 낳겠다는 말인지 귀에 남는다.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손녀 출생 소식을 전했다. 필자가 결혼도 가장 빨리 했고 첫 아이 출산도 빨랐으니 친구들 또래에서는 손주도 가장 빠른 셈이다. 축하 메시지가 줄줄이 들어 왔다. 필자도 남들처럼 손주 사랑에 빠질지는 모르겠다. 휴대폰 사진은 손주 사진으로 도배하고 남들 앞에서도 손주와 영상통화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다음 주 산모산후조리원에 가서 한 번 더 보고 백일, 돌 등 앞으로 자주 볼 일이 생기니 그때 어떻게 마음이 끌릴지 모를 일이다.
“죄송하지만, 여기에 실버타운도 함께 있는 게 맞나요?”
분명 ‘THE CLASSIC 500’이라는 글자를 똑똑히 확인하고 들어갔음에도, 이곳이 실버타운이 맞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국대학교를 비롯한 백화점, 영화관, 먹자골목 등 젊은이들의 천국인 곳에 우뚝 솟은 실버타운, 그리고 럭셔리한 호텔식 로비까지. ‘여기가 실버타운이다’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면, ‘이 호텔은 고객층 연령대 높은 편이네’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호텔이라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더 클래식 500은 A동 5~20층은 호텔객실로, 20~50층과 B동 5~40층은 시니어들의 주거공간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론트 데스크 서비스, 도어·발렛 서비스, 퍼스널 컨시어즈 서비스(쇼핑·여행 예약 대행) 등 기존 호텔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집 안 청소와 세탁 등을 해주는 하우스키핑 서비스, 24시 콜센터, 우편·택배 서비스를 365일 내내 제공하는 등 6성급 호텔 수준의 생활 서비스도 함께 이뤄진다.
시니어들이 거주하는 주거공간을 둘러보기로 했다. 다른 실버타운에 비해 더 클래식 500의 독특한 점은 400여 개의 가구 모두 단일 평수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구조와 인테리어에 따라서는 A 타입과 B 타입으로 나뉘지만 183.76㎡로 동일하다.
내부로 들어서자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인근에 위치한 건국대학교 캠퍼스와 건국대병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든 현관의 문턱을 제거하고, 거실과 주방을 구분 없이 통합해 동선을 최소화 한 점은 거동이 불편할 수 있는 시니어들에겐 편리할 것으로 보였다. 24시간 내내 긴급 사태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동작감지센서와 응급콜 장치가 집안 곳곳 눈에 띄었다. 24시간 메디컬 센터와 단지 내 영상통화가 가능한 화상전화기, 출입문 개폐와 일괄 점등 및 소등이 가능한 스마트 태그 장치, 단지 내 시설 예약이 가능한 디지털 TV 등 편리하고 스마트한 시스템이 접목돼 있다.
더 클래식 500은 호텔이 한 공간에 있는 만큼 입주민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위트룸·주니어 스위트룸·스탠다드 룸 등 구성원에 알맞게 선택해 자녀,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입주민과 자녀들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다. 이뿐만 아니라 고품격 호텔식 레스토랑 ‘라구뜨’(la goutte, 저지방·저염·저당 한식 뷔페)와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 정통 유러피언 요리와 280여 종의 와인 판매), 세계적인 명품 영화·오페라·클래식 등의 공연을 원음으로 현장감 있게 감상할 수 있는 AV룸 ‘엔포에버’, 최신가요 및 팝송 등을 최신음향 시스템으로 즐길 수 있는 노래방 ‘안단테’ 등도 입주민과 방문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이러한 호텔식 서비스를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알맞게 녹여낸 것이 이곳의 메리트다. 호텔리어 출신인 더 클래식 500 박동현 대표는 “더 클래식 500은 호텔식 시설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보통 실버타운에 간다라고 하면 부모 입장에선 뒷방 늙은이 신세 같고, 자식 입장에서도 고려장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여기 와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긴 화려하고 좋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곳을 선택하게 된다”며, 자녀들 입장에서도 노인들만 사는 쾌쾌한 곳이란 느낌이 안 들어 좋아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자식·손자들이랑 근사하게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에, 잠도 자고 갈 수 있는 호텔도 있고 해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교류하면서 안 좋았던 부모·자식 사이도 좋아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고 전했다.
6성급 호텔서비스를 자랑한다는 더 클래식 500. 럭셔리하고 근사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좋은 점이야 두말할 것 없지만, 8억8000만원을 웃도는 높은 보증금과 생활비로 실버타운계의 타워팰리스로 알려졌을 정도다. 그럼에도 입주율 100%를 달성하며, 시니어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한 통계 조사에서 51.8%의 시니어들이 도심에서 살고 싶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원형보다는 커뮤니티가 활발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형 시니어 타운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액티브시니어들은 도심에서 최고 의료서비스와 여가 지원 서비스를 받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펼치고 오히려 더 활발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싶어 한다. 이러한 점에서 더 클래식 500의 개방성과 접근성이 입주율 100%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 들어오려면 8억~12억 정도에 생활비도 350~400만원 정도는 내야 하는데, 사실 금액이 만만치 않죠. 주거공간도 굉장히 호화스럽고요. 실제로도 상위 1%의 분들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여긴 거의 400가구 정도 있는데, 한 150~200 가구 정도에 보증금도 한 3억~5억원 정도 해서 이 정도로 화려하지 않더라도 한 달에 200만원 정도면 생활할 정도인 시니어타운이 있으면 좋죠. 그런 규모의 시설이 있다면 국가적으로도 좋고. 시니어들도 만족할 만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때론 너무 럭셔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기대치가 높아 서비스 질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거나 하면 불평불만을 피할 수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더 클래식 500은 이러한 호텔식 서비스 외에도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 스파, 실내 골프 연습장, 도서관 등 일반적인 실버타운 내 시설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건국대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메디컬 전문의와 전담 건강 관리팀(의사·간호사·운동 처방사·물리 치료사·영양사 등)이 개인별 맞춤 건강·운동·영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국내에서 운영 중인 실버타운 가운데 더 클래식 500만이 유일하게 대학병원이 300m 내의 거리에 위치해 있어 위급 상황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더 클래식 500의 입주민들은 다양한 의료 서비스 중에서도 전담 간호사의 케어 서비스에 크게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전담 간호사는 입주와 동시에 배정되는데, 입주자의 생활 질환부터 식사, 운동 등 전반적인 케어뿐만 아니라 외래진료 예약, 진료 상담을 연계해주며, 이후 투약 방법 교육 및 체크도 진행한다. 이처럼 노인 복지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품격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더 클래식 500의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편리한 교통, 백화점·마트·영화관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편의 시설이 바로 옆에 있다는 점 역시 입주자들이 더 클래식 500을 만족해하는 이유다.
더 클래식 500의 탐방을 마친 후, ‘기회가 되면 이런 곳에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무섭게 ‘과연 그런 기회가 생길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왜 일까.
대한민국 1% 시니어라는 그곳의 입주민들은 8억이 넘는 보증금과 매달 400만원에 육박하는 생활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99%의 시니어에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곳 입주민들의 말처럼 진정 호화스러운 서비스 속에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그림의 떡을 바라보는 이들의 삶의 질은 어디서 찾아야만 하는 지 안타까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