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 knbae24@hanmail.net
‘열풍(熱風)’이라는 단어로는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대한민국 강원도 속초까지 전 세계를 강타하는 지구촌 광풍(狂風)이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이용자가 함께하는 문화현상이자 사회적 신드롬이다. 닌텐도 주가가 1주일 사이 93%나 폭등하는 등 천문학적 이윤과 부가가치를 창출한 경제적 사건이다.
구글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시작해 독립한 나이앤틱이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와 손잡고 7월 6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 선보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다. 포켓몬 고는 서비스 국가를 속속 확대하며 지구촌 열기를 고조하는 동시에 증강현실의 실체와 잠재력을 수많은 사람 앞에 펼쳐 보이고 있다.
포켓몬 고는 출시되자마자 하루만에 앱 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고 포켓몬이 출현하는 장소나 거리, 지역은 사람들이 몰려 교통이 마비됐다. 포켓몬 고가 서비스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도 포켓몬이 출현하는 강원 속초 일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속초시 등 일부 지자체는 관광객 유치 홍보전에 포켓몬 고를 활용하는가 하면 여행사들은 관련 상품을 내놓는 발 빠른 마케팅을 전개했다.
포켓몬 고는 이용자의 현실 공간 위치에 따라 모바일 기기상에 출현하는 가상의 포켓몬을 포획하고 대결하고 거래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켓몬 고 앱에 로그인한 후 성별, 피부색, 머리 모양 등을 선택해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다. 아바타가 생성되면 이용자가 위치한 주변 지역의 지도가 나타나고 포켓몬 체육관 등이 지도에 표시된다. 이용자가 공간과 지역을 이동할 때 아바타 역시 게임의 지도를 따라 움직인다. 이용자는 세계 각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포켓몬을 찾아 포획한다.
이용자가 포켓몬을 발견할 경우, 증강현실(AR) 모드에서 실재(實在)처럼 보이는 배경과 함께 포켓몬을 보게 된다. 이용자는 포켓볼을 던져 포켓몬을 포획한다. 이 게임의 궁극적 목적은 포켓몬을 포획하고 진화시켜 포켓몬 도감을 완성하는 것이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과 위치기반정보(GPS), 그리고 지도를 활용한 게임이다. 게임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주변에 몬스터를 뿌리기도 하는데, 능력이 많은 몬스터는 특정 위치에 서식하므로 그걸 잡기 위해 이용자가 이동한다.
한국에는 포켓몬 고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원 속초와 양양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 고가 구동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 포켓몬 잡기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를 이용하는데, 한국 지도가 구글에 의해 사용되는 것이 한국 법으로 금지돼 있으므로 포켓몬 고의 한국 서비스는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포켓몬 고는 한국에 출시되지 않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지만, 게임 개발사가 구분해놓은 독특한 영역 구분 때문에 강원 속초 일대에서 게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몬스터만 잡을 수 있고 이용자를 상징하는 아바타 주변의 실재 공간이 나타나지 않는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은 현장감과 실재감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실재 공간을 찾아다니며 게임을 하므로 이용자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과 사람들이 포켓몬 고 광풍을 지켜보면서 그것을 가능하게 한 증강현실(AR)에 눈을 돌린다. 증강현실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과 함께 가장 각광받는 새로운 정보기술로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혼동한다. 증강현실은 실재와 허구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혼합하는 반면 가상현실은 100% 허구 세계를 구축하는 점이 차이다. 가상현실은 이용자와 배경·환경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데 반해, 증강현실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 주기에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고도 한다. 증강현실은 실재세계와 가상세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LG경제연구원 서기만 수석연구위원은 “증강현실은 기본적으로 현실 정보에 약간의 가상 정보를 덧입힌 형태를 말한다. 주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보조 정보를 현실 정보 위에 추가로 표시하기 위해 이용된다”고 설명한다.
게임의 경우, 게임의 주체가 가상이냐 실체냐에 따라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구분된다. 가상현실 게임은 이용자를 대신하는 가상 캐릭터가 가상공간에서 가상의 적과 대결을 펼치지만, 증강현실 게임은 ‘포켓몬 고’처럼 현실 속의 내가 미국 뉴욕이나 강원 속초라는 현실 공간에서 가상의 적(포켓몬)과 대결을 벌인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보다 현실감과 실재감이 높다. 또한, 공간 증강현실(SAR· Spatial AR)의 경우에는 이용자가 특별한 장치를 손에 들거나 착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어린이나 나이가 든 사람들도 증강현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증강현실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지도와 위치 검색은 물론이고 내비게이션, 청소기 등 가전제품부터 게임, 스포츠 중계, 일기예보를 비롯한 방송, 영화 등 문화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탈’이 최근 발표한 ‘AR· VR 리포트’에서 2020년 가상현실 시장 규모는 300억달러(약 34조원), 증강현실 시장 규모는 1200억달러(약 13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까지는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증강현실 시장보다 크지만, 2017년 이후부터는 증강현실이 성장을 주도하며 역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증강현실이 현실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으므로 시장성과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퀄컴, 알리바바, 워너브라더스 등 세계적인 기업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증강현실 기술과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청소기에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았는가 하면 SK텔레콤은 증강현실 솔루션 ‘T-AR’를 출시했다. 한빛소프트는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오디션’을 개발했다.
새로운 기술은 사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특정한 문화적 제도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증강현실은 새로운 사회와 문화를 창출하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정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강현실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이 초래한 문화와 현상에 대한 이해 없이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한다. 또한, 젊은 세대의 문화와 정서에 대한 이해의 폭도 좁아진다.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조차 거세게 일고 있는 포켓몬 고 광풍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지구촌에 거세게 일고 있는 포켓몬 고 신드롬은 단순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선다. 포켓몬 고 신드롬에선 증강현실이라는 신기술이 초래한 새로운 사회와 문화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새로운 기술에 관해 관심이 없고 이용법을 모른다는 이유로 포켓몬 고를 외면하는 대신 눈길 한번 주자. 그 눈길은 바로 증강현실을 비롯한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몰고 오고 있는 새로운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그리고 그것은 젊은 세대의 문화와 정서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는 단초이기도 하다.
애초에 엄두를 낼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찌감치 올 여름 행선지는 ‘방콕’으로 정하고 서울에서 버틸 작정이었다. 그런데 딸애가 이미 자유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여행에 필자를 끼워준다니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다. 그런데 자유여행은 돈이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으로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리저리 절약할 구석을 찾아본다면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혼자는 이런 재주를 부릴 재간이 없다. 마침 검색과 계획의 달인인 둘째 딸이 있어 그 덕을 톡톡히 본다. 낳았을 때 ‘또 딸’이라 섭섭하고 슬프기까지 했던 그 딸 덕을 이렇게 볼 줄 그때는 미처 상상도 못 했다. 그 애는 하도 검색을 잘해서 우리 집에서는 ‘다이버’라 부른다. 네이버에 운율을 맞춘 별명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돈 쓰는 방법도 우리 때와 다르다. 몹시 아끼면서도 시간과 안락함을 돈으로 대신할 때에는 아낌없이 쓴다. 우리 세대가 2번 할 것을 1번 하더라도 제대로 즐기겠다는 심사다. 그래도 절약할 방법은 여기저기 잘도 찾아낸다. 그것은 검색과 마일리지 쌓기다. 마일리지 쌓기야 우리도 어렴풋이 따라 하겠지만, 검색은 도통 흉내 내기도 어려운 일이니 일찌감치 단념하는 것이 좋다.
간혹 컴퓨터와 씨름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자발적 도움을 줄 때도 있지만, 그것도 그들이 한가할 때 이야기지 코빼기도 볼 수 없이 바쁠 때는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처럼 동행일 때에는 가만히 있어도 알뜰살뜰한 딸의 여행계획에 감탄과 칭찬의 대가만 치르며 따라나서면 그만이다.
우선 우리는 동남아 중 물가가 싼 태국의 방콕으로 여행지를 잡았다. 태국의 하고많은 여행지 중 왜 고작 방콕이냐고 의아해하겠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패키지여행의 단골 메뉴인 코끼리 타기, 악어농장, 게이 쇼, 사원 탐방 등은 이미 다 해보았고 빳따야 푸껫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리나라 해변만 못하다. 그러니 편하고 좋은 곳은 우리나라도 서울이듯이 태국도 방콕이다. 약간의 문화적 혜택도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그곳에 있다. 어느 할아버지 말처럼 “해외여행 뭐 별거 있어. 유럽은 성당만 보러 다니고 동남아는 맨 절만 끌고 다니”는 패키지여행에는 이제 좀 신물이 나기도 했다.
비행기와 호텔 예약은 2달 전쯤 하면 거의 1/2 가격이면 된다. 물론 7월 15일부터는 성수기라서 비행기 요금이 오르니 휴가 기간은 그 전에 잡는 것이 좋다. 특히 태국 여행의 경우 팝콘 여행사나 몽키 트레블을 통해 사는 것이 싼 편이다.
여러 날 한 호텔에 묵을 경우 여러 가지 혜택도 끼워주는 프로모션도 까다롭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어떤 때는 값이 약간 비싸도 프로모션이 많아 더 이익인 경우도 있다. 두 달 후라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으니 되도록 취소 가능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취소할 때 위약금이 있나 없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변화를 준다고 이 호텔 저 호텔 나눠서 이용하는 것보다 한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두 호텔을 사용하면 프로모션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체크인 체크아웃으로 하루를 그냥 까먹기 십상이다. 그 외에도 호텔이나 비행사 결정은 먼저 이용한 사람들의 댓글이 큰 도움이 된다. 방콕에 가서도 검색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유심칩(USIM chip)을 사서 바꿔 끼면 지금 쓰는 휴대전화가 잠시 태국 전화가 되는 셈이다.
아! 이 그칠 길 없는 검색의 자유여행을 나는 다이버만 믿고 떠났다. 그 다이버가 말했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어요. 어릴 때 만화나 공상 영화에서 보던 것이 다 현실이 되었어요. 제가 늙으면 어떤 세상이 될까요?” “인공지능 로봇이 가이드가 되는 세상이 되면 여행이 더 즐거울까?”
국가 경제에서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분야가 제조업이다. 그런데 최근 조선업의 구조조정 등 제조업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인천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은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쉐라톤인천호텔에서 아침포럼으로 '기로에 선 한국의 제조업'이란 주제로 산업연구원 주현 부원장의 강연회를 열었다.
주 부원장은 “한국이 2015년 GDP 규모 세계 11위, 수출 규모 세계 6위, 경상수지 1,075억 달러(약 126조760억 원) 흑자(2016년 980억 달러)고 세계은행(WB) 기업환경평가 세계 4위, 블룸버그 혁신지수 세계 1위, 무디스와 S&P 국가신용등급 각각 Aa2 등급, AA- 등급으로 중국 및 일본보다 높은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하였다.
그는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30.3%로서 중국 28.3%, 독일 22.6%, 일본 19.0%, 미국 12.1%, 영국 10.6%보다 높으나,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한계기업 비중이 매년 증가(2002년 4.5%, 2007년 6.9%, 2012년 8.0%, 2014년 11.6%)하고 조선,철강,전기 전자업종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주 원장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 요인을 보면, 제4차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신기술로 노동력 대체와 일자리 양극화 등 고용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GDP에서 아시아는 34.0%(동아시아 비중 22.2%)이고,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2%(동아시아 비중 21.3%)로서 세계 경제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 중이고, 특히 중국경제의 비중이 급등세를 보인다”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203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는 50%, 수자원 수요는 40%, 식량 수요는 35%(US NIC 2012)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이나 경제개발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에 직면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어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2016년 잠재성장률 생산요소별 기여도(한국경제연구원)는 2016~20년 2.7%(총 요소생산성 1.3, 자본 1.5, 노동 –0.1), 2021~25년 2.3%(총 요소생산성 1.3, 자본 1.3, 노동 –0.3), 2026~30년 2.0%(총 요소생산성 1.3, 자본 1.2, 노동 –0.4)로 전망된다“고 했다.
주 원장은 “그동안 한국은 투입주도형 경제성장 구조로서 1980년대의 경우 풍부한 저임 노동력, 90년대는 설비투자 확대, 2000년대 이후는 연구ㆍ개발(R&D) 투자 확대로 경제가 성장했고, R&D 투자 규모가 2014년 기준 63조7,341억 원으로 세계 4위, GDP 대비 R&D투자 총액은 4.29%로 세계 1위로서 표면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정치와 정부의 신뢰성(정치인 94위, 정부규제 97위, 정책 투명성 123위 등), 기업경영의 전근대성(기업윤리 95위, 이사회 유효성 120위, 소수 주주 이익보호 95위 등), 노동시장 비효율성(노사협력 132위, 고용 및 해고 관행 115위, 정리해고비용 117위, 조세의 근로유인 효과 99위, 남녀근로자 비율 91위), 금융시장의 미성숙(금융서비스 유용성 99위, 대출 편이성 119위, 금융 건전성 113위) 등 구조적 비효율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다변화, 다양화 추세에도 최상 기업집단에 대한 의존성이 크고, 중국기업의 대거 진입 등으로 대기업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대규모 자본투입을 통한 대량생산에 의한 성장은 한계에 이르렀고,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이 적체되는 등 기업가 정신의 퇴조현상이 뚜렷하며, 시장에서 상시적 구조 조정 부재와 공공금융기관의 과도한 개입 등으로 인해 역동성도 저하되고 있다" 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으로 “△노동은 생산가능인구 하락 저지(출산율 제고), 여성 및 고령자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이민정책 등 외국노동자 문제 제고 △자본은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확대 △총요소 생산성은 노동생산성 향상, 인적자본 투자 확대, R&D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뉴노멀 시대의 산업정책으로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발전, 첨단기술 선도형 전략으로 전환, 기술혁신 친화적 규제시스템 구축, 기후문제 능동적 대처, 제조업의 소프트화, 글로벌 고부가가치 전략 추진, 여성 및 고령자 친화적 산업환경 구축, 경제민주화와 역동성 강화,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 기업경영의 선진화, 사회적 대화 촉진, 시장 친화적 산업정책, 새로운 정책 거버넌스 구조 모색 등으로 산업정책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박세리가 1998년 ‘맨발 투혼’을 발휘한 US 여자 오픈 우승을 비롯해 4승을 올리는 장면을 TV로 보고 골퍼의 꿈을 키운 박세리 키즈들은 2016년 현재 미국 여자 프로골프투어를 휩쓸고 있다.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오는 골프 종목에서는 세계 랭킹 15위 안에 드는 선수는 한 나라에서 최다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이변이 없는 한 여자부 4명의 출전이 확실시되고 있고 유력한 금메달 후보국이다. 박세리가 일궈 놓은 성과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뒤를 잇는 김연아 키즈들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겠지만 현재 초등학교 5, 6학년들인 임은수(12, 서울 응봉초) 김예림(12, 군포 양정초) 유영(11, 과천 문원초) 등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꽤 크다. 이들은 대체로 김연아의 초등학교 시절 기술 수준에 올라 있고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기량을 꽃피울 나이가 된다. 최근에는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로 이세돌 키즈들이 나올 터전이 마련됐다. 그런데 40여년 전에도 ○○○ 키즈가 있었다. 이제 그 ○○○을 찾아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
‘이에리사 키즈’ 붐
1973년 한국 스포츠를 화려하게 장식한 건 여자 탁구였다. 1967년 여자 농구에 이어 한국은 여성을 앞세워 세계 무대에 다시 한 번 ‘스포츠 코리아’를 알렸다.
1973년 제 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4월 5일부터 15일까지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60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은 김창원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단장으로 총감독 이경호, 남자 코치 김창제, 여자 코치 천영석으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남자 선수로는 홍종현 최승국 김은태 강문수 이상국이, 여자 선수로는 정현숙 이에리사 박미라 나인숙 김순옥이 출전했다.
여자 단체전은 예선 리그를 펼친 뒤 예선 A, B조를 통과한 4개국이 예선 전적을 안고 돌려 붙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B조에 속한 한국은 이에리사와 정현숙을 단식, 이에리사와 박미라를 복식에 기용하는 전략으로 스웨덴, 유고슬라비아, 서독을 잇따라 3-0으로 완파한 뒤 중국과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게 됐다. 한국은 1, 2번 단식에서 이에리사와 정현숙이 중국의 정후아잉과 후유란을 각각 2-1로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3번 복식에서 이에리사-박미라 조가 중국의 정후아잉-장리 조에게 0-2로 졌으나 4번 단식에서 이에리사가 이 대회 단식 챔피언인 후유란을 2-0(21-15 21-18)으로 눌러 우승으로 가는 최대 고비를 넘었다.
결승 리그에서 한국은 헝가리와 일본을 각각 3-1로 물리치고 예선 리그를 포함해 8전 전승으로 세계 여자 탁구 정상에 올랐다. 1956년 제23회 도쿄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후 17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였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여자 단체전 우승 외에 여자 단식에서 박미라가 3위를 차지했다.
여자 탁구가 중국을 누르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방방곡곡 탁구장은 탁구를 치려는 청소년들로 넘쳐 났다. 글쓴이가 살던 서울 변두리 동네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 목이 좋은 네거리 빌딩 2층에 탁구장이 있었다.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시내 한복판 광화문에 ‘고려탁구장’이 있었는데 점심 시간에는 가볍게 땀을 흘리려는 직장인들로 빈 탁구대가 없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우승의 주역 ‘이에리사 키즈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리사가 처음 라켓을 손에 잡은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3남 5녀 가운데 일곱째인 이에리사는 일찌감치 뛰어난 탁구 실력을 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선수권대회 초등부 우승을 차지하더니 충남 홍성여중 1학년 때 참가한 전국종별대회에서도 눈에 띄는 플레이를 펼쳤다. 서울 문영여중 손병수 코치는 이에리사를 눈여겨보고 서울로 전학을 권유했다. 아버지 이승규 씨는 딸의 서울행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곧 허락했다. 이에리사는 중학교 3학년 때인 1969년, 언니와 오빠가 있는 서울로 전학해 본격적으로 탁구를 시작했다. 언니가 싸다 준 점심, 저녁 도시락을 먹으면서 수업이 끝난 뒤 하루 6시간 강훈련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그해 5월 이에리사는 전국학생종별대회 개인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그해 11월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3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일어났다. 이에리사는 학생부에서 일찌감치 우승하더니 일반부에서도 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결승 상대는 베테랑 김인옥(한일은행)이었다. 두 선수는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다. 이에리사는 1-1로 맞선 3세트에서 21-19로 이겨 세트 스코어 2-1로 승리했다. 15세 소녀가 자신보다 7, 8세 많은 선배들을 모두 누르고 종합선수권을 차지하자 탁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학생부에서 우승한 뒤 바로 다음 날 일반부에서 우승했으니 더욱 그럴 만했다.
탁구 올드 팬들은 기억하겠지만 이에리사의 플레이 스타일은 남자 선수로 보면 한참 후배인 김택수와 비슷했다. 여자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강력한 드라이브를 구사했다. 지금이야 드라이브가 일반적이지만 당시 여자 선수가 힘 있는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었다. 이에리사는 드라이브를 앞세운 공격적인 탁구로 국내 무대를 휩쓸었다. 국내 선수권자가 된 이듬해인 1970년 국내 대회 7관왕에 오른 데 이어 국제 무대에서도 맹활약했다. 제10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주니어부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어느새 이에리사는 한국 여자 탁구의 미래를 상징하게 됐다. 그리고 불과 3년 뒤 이에리사는 한국 여자 탁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의 나이 19세 때였다.
어린 나이에 정상에 오른 뒤 쉽게 무너지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이에리사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에도 국내 최강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 최고 권위의 탁구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7연속 우승했다. 이에리사의 7연속 우승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선수로도 꾸준히 활약했다. 1975년 캘커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단체전 준우승을 이끌었고 1976년에는 서독오픈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탁구인 이에리사가 위대한 까닭은 1973년 대회 이후 한국 선수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기까지 14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87년 제39회 뉴델리 대회에서 양영자-현정화 조가 여자 복식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여자 탁구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흐름이 이어졌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하기까지는 18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이에리사는 남북 여자 탁구 선수들 모두에게 '우리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희망을 밝힌 대선배였다.
2003년 용인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여성 스포츠인으로는 처음으로 태릉선수촌장을 맡았고 2014년에는 역시 한국 여성 체육인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경기대회(인천) 선수촌장을 지냈다. 이에리사는 제19대 국회의원까지, 여성 체육인으로서 최초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탁구, 전국민이 열광한 생활스포츠
탁구만큼 국민들에게 친근한 스포츠가 있을까. 1973년 여자 단체전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며 전국적으로 탁구 열풍이 일더니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탁구로 온 나라가 들썩거렸다. 너도나도 탁구장으로 가거나 틈만 나면 드라이브를 하는 폼을 잡기도 했다. 서울 아시아경기대회가 초반의 열기를 뿜고 있던 1986년 9월 24일 서울대 체육관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이 벌어졌다.
한국은 첫 두 단식에서 안재형(뒷날 중국 탁구 선수 자오즈민과 한중 수교 전에 결혼)과 김완이 천신화와 후이준을 나란히 2-0으로 꺾고 앞서 나가기 시작하더니 내처 4-1까지 리드를 이어 갔다. 그러나 6번 단식부터 내리 3게임을 내줘 게임 스코어 4-4로 역전 위기에 몰렸다. 9번 단식에서 후이준과 맞선 안재형은 첫 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5-23으로 딴 뒤 세트스코어 2-1로 이겼다. 한국은 4시간 30분이 넘는 대혈투 끝에 세계 최강 중국을 무너뜨렸다. 중국은 1985년 현재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3연속 우승을 포함해 통산 10번의 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중국을 꺾었지만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물리치리라고 내다본 이는 거의 없었다. 서울대 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였고 숨 막히는 접전 끝에 세계 최강 중국을 꺾는 장면을 TV로 지켜본 국민들은 환호 또 환호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탁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연 지 6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서울 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양영자-현정화 조는 중국의 자오즈민-천징 조를 2-1로 꺾고 올림픽 여자 복식 초대 챔피언이 됐다. 남자 단식에서는 유남규가 김기택을 3-1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시 한 번 전국적으로 탁구 열풍이 불었다.
>>>글 신명철 편집위원, 전 편집국장 smc6404@naver.com
컴퓨터가 필기구를 대신해 책상 위에서 자리를 차지했다. 주인인 인간은 이를 익히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컴맹이었던 필자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엑셀 도사’로 거듭나 ‘알파 고’를 잡으러 나섰다.
은퇴 전 회사에서는 경영분석, 회계처리, 재고관리 등 필요에 따라 엑셀을 주로 사용했다. 체계적인 교육은 받을 여유가 없었다. 젊은 직원들 어깨너머로 배우고 아침 일찍 출근해 연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꾸준히 반복적으로 숙달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권고를 귀에 담았다.
사실 필자는 엑셀은커녕 컴퓨터 켜기, 끄기부터 단축 키 작동 등 생기초도 잘 몰랐다. 하지만 이것에 질 수 없다는 생각에 매일 매일 연습했다.
이렇게 컴퓨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그 기능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가·감·승·제’ 기능을 이용해 많은 연산식을 생성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이를 검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땐 신천지를 발견한 듯 팔짝팔짝 뛰었다. 지금까지 숫자 하나에 연연했던 지난 일을 생각하니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느낌이었다.
이 대단한 기능을 활용해 필자는 재무, 회계, 영업, 관리 등 회사 전반의 연산식 작업을 시작하였다. 회계부의 합계잔액시산표, 영업부의 매출장, 관리부의 재고수불을 총괄ㆍ분석하고 오류를 시정한 것이다. 금융거래는 회계일보와 연계했다.
이런 식으로 SHEET 수십 면을 개발해 재고자산평가과 세무조정 등과 연산, 즉시 손익계산, 법인세 납부세액 파악이 가능하도록 했다. 영업부 판매활동에 원가자료 제공이 즉시 가능해졌다. 일일결산과 월차 손익계산이 빨라졌다. 최고 경영 의사결정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무엇보다 각 부서가 정보를 공유해 오류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그 통합조정의 정점에는 엑셀의 연산식이 자리했다.
은퇴 후에는 시장분석에 엑셀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매일의 시장 데이터만 업데이트하면 개발한 연산식에 따라 결과가 나온다. 최고 목표가, 손절가 등 보도만 의존하지 않고 ‘필자만의 양어장’을 구축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세기의 바둑대결이 장안의 화제였다. 많은 국민이 축구를 잘 모르고도 월드컵에 열광했듯 이번에는 흑백 돌도 잘 모르면서 ‘이세돌’을 연호했다. “저 이세돌이 졌지, 인간이 진 것이 아난가” 라고 패자이면서도 어느 승자보다 더 멋진 말로 오히려 감동을 주었다.
“인공지능이 모든 면에서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무거운 숙제가 남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인공지능을 만들지 인공지능이 스스로 ‘탄생’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어디까지나 인간이 명령자이고 인공지능은 충실한 복종자일 뿐이다.
엑셀은 우리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하였다. 꾸준한 노력으로 더 알찬 엑셀 도사가 되고 싶다. "알파고 게 서거라.“
수만리 떨어진 몽골에서 저희의 둘째가 셋째 애를 잉태했다는 낭보를 인터넷으로 받았습니다. 아기의 실제 크기는 직경 2cm 정도의 동전보다 조금 크답니다. 그렇게 조그맣지만 머리와 몸통 그리고 팔과 다리가 앙증맞게 분명합니다. 심장의 박동소리가 영상과 함께 들릴 때는 내 가슴도 같이 뜁니다. 우리 생명의 씨가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자라나고 있는 가물한 현장을 친지들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비록 자그마할지라도 이렇게 눈으로 보니 분명 새로운 생명이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독립된 한 인간입니다. 더구나, 너무나 확실하게 우리 모두를 닮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와 엄연히 구별된 하나의 개체입니다. 우주의 한 공간과 시간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지금 눈에 보이는 동전크기 보다 훨씬 더 작은 점이었을 것입니다. 부피와 면적을 가름할 수 없는 점! 물질과 비물질 사이에 있었을 존재의 시작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물질 이전에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있었겠지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그 신비가 가벼워지진 않습니다. 더구나 그 과정이 생략되지도 않고 매 순간 엄격하게 되풀이되어 오늘까지 이어져왔습니다. 비록 알파고에게 바둑 다섯 판 중 네 판을 졌어도 말입니다.
지금 세상은 컴퓨터와 사람의 바둑 싸움으로 말이 많습니다. 구글 알파벳이 영국에서 인수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회사 딥마인드에서 만든 X-프로젝트의 하나인 알파고가 바둑의 정상이라는 인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치밀한 작전을 폈습니다. 구글이 바라던 대로 세간의 이목을 모았습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대결이었으니 떠드는 게 밥벌이인 기관들은 너도 나도 말 만들기 풍년을 맞았습니다.
더구나 4:1이라는 절묘한 결과가 나왔으니 벌집을 건드린 형국입니다. 여기저기서 전문가들을 초대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뇌구조를 분석하고, 스스로 체득하며 발전하는 N세대 컴퓨터의 자기개발지능이 이제부터 시작되었다는 등…새로운 화젯거리를 시간마다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개념을 정리하는 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많은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더욱 복잡한 미로로 사람들을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지구가 좁다며 인터넷망을 확장해 집단지성을 펼치던 구글이 그것도 모자라 이번엔 더 큰 의도로 이미 휘어잡은 세상을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저도 흔들렸지만 그때 저희가 받은 초음파 사진과 알파고가 제 머리 안에서 연결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아주 작게, 있는 듯 없는 듯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우리는 이런 생명의 시작 같은 일을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쳐 버리기 십상입니다. 스쳐가는 바람 같기도 하고 그 바람에 반응하는 호수의 물결 같기도 합니다. 이런 생명의 시작에 비해 세상일의 시작은 참 요란합니다. 아직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이런 일들은 그런 야단스러움을 애써 유지하다 제풀에 꺾여나가거나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오늘까지 유지시켜 온 생명의 일은 저절로 이뤄지는 듯, 그 시작은 여리고 작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서히 자라 마침내 개체로 완성됩니다. 바로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우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욕심이 왜 그렇게 끝이 없는지 이해가 갑니다. 우주보다 더 크게 우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우주 모두를 우리 안에 넣어도 빈자리가 넉넉한 우리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은 우리 아기의 초음파 사진처럼 아주 작은 한 점이었고 일정한 우주의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장된 우리는 우주보다 더 커다란 사랑을 갈망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내 속에 넣어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들이 외부적인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이유인 것입니다.
부분적으로 사람을 이기는 과학의 산물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의 두뇌 신경망까지 복사한 기계들이 인간을 심판하고 생명을 제어하려 들 것입니다. 온갖 인공적인 소음으로 가득 찬 혼탁한 세상입니다. 그렇지만 미세하고 부드러운 엄마의 뱃속 아기가 우주에 들려주는 심장소리만큼이나 생명은 기계와는 다릅니다.
아마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단어 중 하나는 ‘틀니’일 것이다. 틀니가 노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틀니는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사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하는 요즘 세상에 모형같은 이빨을 넣었다 뺐다 한다니. 그러나 아직도 틀니는 그 존재 이유를 꾸준히 증명하고 있고, 치과에서 고유한 치료방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왜 그런지 이든치과의원 윤득영 원장을 통해 알아보자.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틀니를 사전적 의미로 정의하면, 의치를 만드는 방식 중 무치악 환자를 위한 완전 틀니를 이야기한다. 즉 위쪽 혹은 아래쪽 치아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치아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일종의 가짜 이빨을 말굽 모양의 틀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총의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는 치아가 모두 사라진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을 틀니라고 생각하지만, 치아가 부분적으로 상실된 경우 이를 대신하는 의치도 ‘부분 틀니’라고 부른다.
물론 모든 치아가 다 상실되었을 때 치료하는 방법이 틀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치과에서는 임플란트를 활용한 치료 방법이 활발하다.
틀니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
틀니가 아직까지 치과에서 애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용이다.
임플란트 한 개의 시술 비용이 100만~150만원 수준인 것에 비해, 틀니는 윗니나 아랫니 한쪽 면 전체를 치료하는 데 150만원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치과 보철 치료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에 반해, 틀니 치료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올해 7월부터는 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춰진다. 보험 적용을 받을 경우 환자가 부담해야 되는 비용은 동네 치과의원을 기준으로 55만~65만원 수준이다.
사용 불편해도 고통 적고, 치료기간 짧아
틀니가 갖는 또 하나의 장점 중 하나는 치료 기간이 짧고, 특별한 고통 없이 시술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윤득영 원장은 그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치아가 없는 무치악 상태에서 틀니 치료는 잇몸 모양의 본을 떠 틀니를 제작한 후, 음식을 씹는 운동인 저작(咀嚼)이 제대로 되는지만 확인하면 될 정도로 간단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공포를 갖는 치과 치료는 치아를 깎는 고통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끄러운 소음이 원인인데, 틀니 치료는 그 과정이 없어 고령의 환자들이 어렵지 않게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고령 시니어들의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임플란트 시술은 이런 질환이 심한 경우엔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반해 틀니는 심한 장애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기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 치과에서 잇몸 모양의 본을 뜨면 보철을 제작하는 치과기공사에게 제작을 의뢰한다. 치과기공사들이 틀니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7~10일 정도다. 일반적으로 5개월 내외가 소요되는 임플란트 시술에 비해 훨씬 짧다.
시니어들의 틀니에 대한 의구심 중 하나는 외모에 관한 부분이다. 틀니를 착용하면 상대가 알아볼 정도로 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윤 원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재질 등 여러 가지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자연치아와 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무치악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 잇몸 속 뼈가 내려 앉아 있는 경우에는 틀니가 잇몸을 가려주기 때문에 임플란트보다 보기에 좋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다면 임플란트 틀니 선호
임플란트가 보급되기 몇 년 전까지는 치아가 없는 환자에게 선택권이란 없었다. 무조건 틀니를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임플란트가 보급되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임플란트 틀니’가 또 다른 선택지로 떠올랐다.
임플란트 틀니가 기존 틀니와 다른 점은 일반적인 보철이나 자연치아와 마찬가지로 의치를 반영구적으로 고정해 준다는 데 있다고 윤 원장은 설명했다. 틀니에 대해 흔히 갖는 공포, 즉 대화 중이나 일상 생활 중에 갑자기 치아가 튀어나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환자의 입안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윗니는 임플란트 4개, 아랫니는 임플란트 2개로도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플란트를 사용해 고정시키면 입천장을 덮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식거리는 부작용도 피할 수 있고, 이물감도 적습니다. 저작능력도 틀니보다 더 낫고요. 틀니는 오래 사용하게 되면 잇몸에 부하를 주기 때문에 잇몸과 잇몸뼈가 가라앉는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임플란트 틀니는 그런 부작용이 적어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틀니에 비해 상대적인 단점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치료 과정에 고통이 따르고, 임플란트가 뼛속에서 아물어 굳어질 때까지 2~5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랫니보다 윗니가 2배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큰 부담은 비용이다. 임플란트 틀니(총의치)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보험 재정상 치아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선 틀니를 사용하라는 정부의 방침 때문이다. 치아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경우, 평생 2개까지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임플란트 역시 오는 7월부터 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춰진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 틀니 비용에 임플란트 비용을 더한 가격이 치료 비용이 된다. 틀니 비용 150만원에 임플란트 비용을 개당 100만원 전후로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 식립이 4개 필요한 윗니 임플란트 틀니는 임플란트 비용 400만원에 틀니비용 150만원을 더한 550만원 전후의 비용이 나온다.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환자들이 임플란트 틀니를 선호하는 편이다.
>> 윤득영(尹得榮) 이든치과의원 원장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카톨릭대학교 구강외과 석사 수료.
대한치과보철학회,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정회원
개인도 손쉽게 인터넷에 자기 방을 만들어 세상에 정보를 전파하는 블로그는 쌍방향 소통이 핵심정신인 웹2.0시대의 총아입니다.
블로그는 컴퓨터 언어를 모르는 개인들도 운영할수 있게 잘 고안됐습니다. 지구촌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고, 생업을 영위하며,세상을 바꿔가니 ‘복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 지식, 노하우, 상품, 좋은 정보, 사진, 영상 등을 올려 세상에 알려줄수 있지요. 블로그는 특정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주제에 대해 계속 글과 사진(콘텐츠)을 올리다보면 전문성을 인정받게 되고, 방문자도 늘어납니다. 본인의 실력도 향상됩니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과 교류가 생기고 자기 주제로 강의를 한다거나 책을 쓰고 수익활동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방문자가 많은 파워 블로거가 되면 자체 광고 수입이나 새 상품 리뷰 활동 등으로 수익원도 생깁니다.
기업과 공익단체에게는 소셜미디어(SNS)마케팅의 전진기지입니다. SNS 가운데 긴 글과 사진, 영상을 맘껏 올릴수 있는 도구가 블로그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단체들은 콘텐츠를 블로그로 생산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전파합니다. 공익단체들은 블로그를 통해 공익적 캠페인도 벌이고, 모금도 합니다.
블로그는 1인 미디어로 개발됐습니다. 미국의 시민운동계가 “정부나 제3자가 아무리 규제하려해도 시민의 목소리가 세상에 퍼지게 하는 도구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1996년 전력투구해 개발, 인류에게 무료로 선물했습니다. 단순하게 설계해 최근 쓴 글이 맨위에 올라가는 구조지요. 그러나 여러 가지 인공지능적 기능이 있지요.
블로그는 귀퉁이에 있더라도 글-사진을 올리는 순간 포털 사이트의 검색에 걸리는게 큰 강점입니다. 전파력이 홈페이지의 수십배에 이릅니다. 게다가 블로그는 개설-운영 비용이 공짜입니다. 그러니 이제 ‘홈페이지 시대는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포털인 네이버, 다음이나 블로그 전문 사이트(티스토리, 이글루스, 워드프레스 등)에 자기 블로그를 만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도 여러 가지 중 선택 가능.
교직 은퇴후 소나무 취미를 살려 블로그로 성공한 남궁길님의 사례입니다. 인터넷 마케팅 교육을 받고,‘소나무팜’이란 개인 블로그(www.ng3030.blog.me)를 만들어 소통했습니다.
아라키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을 올리면서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고 주문도 받았습니다. 10개월만에 몇천만원의 수익을 냈다고 합니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로 영향력을 가진‘블로거팁닷’(www.bloggertip.com) 장두현님.블로그 가이드, 블로그에 대한 100가지 글, 베스트 블로그 100개 등 좋은 정보가 많으니 가보세요. 컨설팅 등으로 수익도 냅니다. 파워 블로거로 여러번
선정됐고 미디어에도 나갑니다.
한국광고학회가 2013년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가장 많이 활용(구독 및 게시)되는 SNS는 각각 65% 활용율을 보인 유튜브와 블로그였습니다. 블로그 탐방은 6회에 계속됩니다.
김일 소셜미디어나눔연구소장/본지 대기자
사립탐정, 평판관리업체, 매매주택연출가, 노년플래너 등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직업 40여개를 정부가 새로 육성한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18일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발굴한 40여개 신직업을 육성, 지원하기로 하고 인프라 구축방안,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신직업 육성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00여개의 신직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지만, 문신시술가 등 일부 직역과 다툼이 있을 수 있는 직업과 ‘이혼플래너’ 등 명칭에 문제가 있는 직업이 논란이 되자 40여개를 다시 선정했다.
이번 신직업 선정에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법무부, 환경부, 경찰청 등 13개 부처와 산하기관이 참여했다.
정부가 육성, 지원하는 신직업은 법·제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직업과 기존 직업을 세분화, 전문화한 직업,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한 직업, 공공 서비스 등으로 분류된다.
민간조사원(사립탐정), 전직지원 전문가 등은 법적,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한 직업이고, 연구기획 평가사, 연구실 안전전문가, 온실가스관리 컨설턴트 등은 기존 직업을 세분화한 직업이다.
인공지능전문가·도시재생전문가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도입하고, 임신출산육아 전문가, 과학커뮤니케이터 등은 공공서비스를 위한 직업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주택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돕는 매매주택연출가,이혼 절차와 고려 사항 등을 상담하는 이혼상담사, 온라인상의 개인·기업 평판을 관리하는 사이버평판관리자 등은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직업으로 선정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동물간호사, 분쟁조정사, 디지털장의사 등이 도입을 추진하는 직업이다.
정부는 신직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훈련 과정을 공모해 비용을 지원하고 청년층의 창업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 등으로 논란이 된 사립탐정 등 과거에 도입을 추진하다 백지화한 직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상담하는 정신대화사 등 성격이 모호한 직업도 포함돼 있어 실제 도입 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더 많은 일자리가 나올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 친척 등 주위 사람과 만나 책 한 권을 놓고 대화를 하면 어떨까. 인터넷서점 예스24, 교보문고, 인터파크의 도서 MD들은 설 연휴 가족과 함께 볼 서적들을 추천했다.
◇‘가족’이 생각나게 하는 책 = ‘가족의 심리학’은 가족이라면 꼭 알아야 할 가족심리대백과다. 부부도 자녀도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임상심리학자 토니 험프리스 박사가 30년 상담경험을 통해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특별한 비결을 전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가족이 되는 법을 엿볼 수 있다.
‘가족의 두 얼굴’은 가장 가까워야 하는 가족끼리 때론 상처를, 때론 감정싸움을 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가족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긴장, 벗어나고 싶은 욕구 등으로 이유 없이 슬퍼지는 까닭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온 가족이 함께 교양 쌓기 = 부모와 청소년기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역사책으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완간세트’가 안성맞춤이다. 만화가 박시백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 성실한 고증과 탄탄한 구성, 절제된 표현, 작가의 시각으로 역사를 재해석해 조선 500년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그는 조선사를 이끈 주요 인물 500여 명의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잘못 알고 있거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역사적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전 15권으로 이뤄진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을 관통한 고대 로마의 흥망성쇠를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기발하게 ‘가족’을 담은 소설들 = ‘사랑에 관한 쓸만한 이론’(스콧 허친스)은 빛나는 상상력과 현대사회를 향한 통찰력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가족 간의 화해와 용서 그리고 인공지능 컴퓨터가 얽히고설킨 독특한 이야기다. 주인공 닐은 아버지가 남긴 사소한 감정, 대화, 생활에 대한 기록으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든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점점 아버지에 가까워질수록 닐은 혼란에 빠진다. 권총 자살한 아버지를 생전에 한 번도 이해해 본 적이 없는 닐이었다. 진화한 컴퓨터와 대화를 계속하면서 닐은 가슴 속 응어리의 실체와 마주한다. 그렇게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된다.
‘하우 투 비 굿’은 평범한 중산층 중년 부부가 당면한 가족 해체의 위기를 시트콤처럼 그린 작품이다. 깨알같이 터지는 유머로 현대인을 조롱하는 닉 혼비의 재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음악, 영화, TV 드라마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비유와 언급이 취향에 맞는다면 더 그렇다.
◇설, 감수성 충전 시간 =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Me Before You)’ 꿈같은 삶을 산 남자와 꿈을 선물 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불의의 사고로 사지 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와 6개월간 그를 병간호하게 된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 루이자 클라크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최근 원로 신경림 시인의 신작 ‘사진관집 이층’이 출간됐다. 시의 외길을 걸어온 작가는 한평생을 곱씹으며 낮고 편안한 서정적 어조로 삶의 지혜와 철학을 들려준다. 올해 팔순을 맞은 시인은 연륜 속에 스며든 삶에 대한 통찰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시 속에 녹여냈다.
◆추천해준 이들
안상진 MD, 홍성원 MD(이상 인터파크), 김성광 MD, 김희조 MD(이상 예스24), 박정남 전략구매팀 과장(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