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여행기 (1)자유여행 ‘방콕’에서 방콕으로!

기사입력 2016-07-12 16:14 기사수정 2016-07-14 17:18

▲방콕 지하철에서 바라본 사원과 현대식 건물. (박미령 동년기자)
▲방콕 지하철에서 바라본 사원과 현대식 건물. (박미령 동년기자)
애초에 엄두를 낼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찌감치 올 여름 행선지는 ‘방콕’으로 정하고 서울에서 버틸 작정이었다. 그런데 딸애가 이미 자유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여행에 필자를 끼워준다니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다. 그런데 자유여행은 돈이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으로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리저리 절약할 구석을 찾아본다면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혼자는 이런 재주를 부릴 재간이 없다. 마침 검색과 계획의 달인인 둘째 딸이 있어 그 덕을 톡톡히 본다. 낳았을 때 ‘또 딸’이라 섭섭하고 슬프기까지 했던 그 딸 덕을 이렇게 볼 줄 그때는 미처 상상도 못 했다. 그 애는 하도 검색을 잘해서 우리 집에서는 ‘다이버’라 부른다. 네이버에 운율을 맞춘 별명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돈 쓰는 방법도 우리 때와 다르다. 몹시 아끼면서도 시간과 안락함을 돈으로 대신할 때에는 아낌없이 쓴다. 우리 세대가 2번 할 것을 1번 하더라도 제대로 즐기겠다는 심사다. 그래도 절약할 방법은 여기저기 잘도 찾아낸다. 그것은 검색과 마일리지 쌓기다. 마일리지 쌓기야 우리도 어렴풋이 따라 하겠지만, 검색은 도통 흉내 내기도 어려운 일이니 일찌감치 단념하는 것이 좋다.

간혹 컴퓨터와 씨름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자발적 도움을 줄 때도 있지만, 그것도 그들이 한가할 때 이야기지 코빼기도 볼 수 없이 바쁠 때는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처럼 동행일 때에는 가만히 있어도 알뜰살뜰한 딸의 여행계획에 감탄과 칭찬의 대가만 치르며 따라나서면 그만이다.

우선 우리는 동남아 중 물가가 싼 태국의 방콕으로 여행지를 잡았다. 태국의 하고많은 여행지 중 왜 고작 방콕이냐고 의아해하겠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패키지여행의 단골 메뉴인 코끼리 타기, 악어농장, 게이 쇼, 사원 탐방 등은 이미 다 해보았고 빳따야 푸껫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리나라 해변만 못하다. 그러니 편하고 좋은 곳은 우리나라도 서울이듯이 태국도 방콕이다. 약간의 문화적 혜택도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그곳에 있다. 어느 할아버지 말처럼 “해외여행 뭐 별거 있어. 유럽은 성당만 보러 다니고 동남아는 맨 절만 끌고 다니”는 패키지여행에는 이제 좀 신물이 나기도 했다.

비행기와 호텔 예약은 2달 전쯤 하면 거의 1/2 가격이면 된다. 물론 7월 15일부터는 성수기라서 비행기 요금이 오르니 휴가 기간은 그 전에 잡는 것이 좋다. 특히 태국 여행의 경우 팝콘 여행사나 몽키 트레블을 통해 사는 것이 싼 편이다.

여러 날 한 호텔에 묵을 경우 여러 가지 혜택도 끼워주는 프로모션도 까다롭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어떤 때는 값이 약간 비싸도 프로모션이 많아 더 이익인 경우도 있다. 두 달 후라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으니 되도록 취소 가능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취소할 때 위약금이 있나 없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변화를 준다고 이 호텔 저 호텔 나눠서 이용하는 것보다 한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두 호텔을 사용하면 프로모션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체크인 체크아웃으로 하루를 그냥 까먹기 십상이다. 그 외에도 호텔이나 비행사 결정은 먼저 이용한 사람들의 댓글이 큰 도움이 된다. 방콕에 가서도 검색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유심칩(USIM chip)을 사서 바꿔 끼면 지금 쓰는 휴대전화가 잠시 태국 전화가 되는 셈이다.

아! 이 그칠 길 없는 검색의 자유여행을 나는 다이버만 믿고 떠났다. 그 다이버가 말했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어요. 어릴 때 만화나 공상 영화에서 보던 것이 다 현실이 되었어요. 제가 늙으면 어떤 세상이 될까요?” “인공지능 로봇이 가이드가 되는 세상이 되면 여행이 더 즐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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