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역사를 파헤친 명저 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작 를 통해 현생인류를 대체해 신이 되고 싶은 새로운 인류의 미래상을 그려내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AI), 유전자조작 등의 신기술을 통해 그동안 신의 영역이었던 생명체 창조를 인간도 해낼 수 있기에 호모 사피엔스는 새로운 신적 인류로 진화해 갈 것이라는 예언이다.
사실 그러한 징조는 이미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작년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에 경악했다. 유전자가위라는 신기술은 인류의 유전병을 미리 차단하여 생명 연장에 기여할 것이고, 우리가 먹는 식재료도 유전자변이(GMO)를 통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인류의 기아해방에 기여하리란다. 인류는 생명체를 조작하고 궁극적으로 창조하는 데까지 나아갈 것이다.
인간이 창조하는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고 있다. 낙관주의자들은 인공지능은 어차피 인간의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고 하고, 비관주의자들은 언젠가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이 오고 그 이후는 통제가 어렵다고 걱정한다.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이는 “AI는 인간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래를 상상하는 많은 SF 영화들도 대부분 비관주의에 가세한다.
그런데 이와는 전혀 다른 시각의 영화가 있다. 바로 다. 이 영화는 1982년 그러니까 무려 35년 전에 나왔던 의 속편 격인데 인간이 창조한 인조인간 리플리컨트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꽤 진지한 영화다. 놀라운 것은 지금이야 인공지능이 실제로 실현되고 있어서 어느 정도 공감이 가지만, 1982년에 이런 상상을 했다니 리들리 스콧 감독은 천재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 영화 곳곳에 전편에 대한 오마주를 심어 리들리 스콧 감독에 대한 존경을 표한다. 스토리도 상당 부분이 이어지기 때문에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은 이해하는 데 불편이 따른다. 보통 영화계에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성공하는 속편이 드문데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리 박하지 않다. 다만 너무 길어 중간에 졸 수도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리플리컨트 K(라이언 고슬링)는 도망친 리플리컨트를 색출해 사살하거나 붙잡아 오는 것이 임무인 블레이드러너다. 본래 전편에서 ‘넥서스6’ 모델은 수명이 4년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그들의 수명 연장의 꿈과 좌절을 다루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만약 만들어진 ‘인조인간이 생식능력을 갖게 된다면 그들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니까 역으로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인 셈이다.
K는 수사 중 임신의 흔적이 있는 리플리컨트의 유골을 발견하면서 격랑에 휩쓸린다. 만약 이 사실이 퍼지면 그들을 자극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밀리에 수사를 진행할수록 자신이 그 아이라는 심증을 굳혀간다. 마침내 아버지로 추측되는 늙은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만나 자식이 아님을 알았다. 데커드를 처치하라는 임무였지만, 그를 살려주고 딸을 만나게 한 후 눈을 맞으며 숨진다.
너무 길어 짧은 지면에 요약하기 불가능해 큰 줄거리만 소개했지만, 사실 스토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지구를 황폐하게 만든 인간들은 별로 보이지 않고 온통 리플리컨트로 의심되는 존재들이 등장하여 인간적인 고뇌를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혈육의 문제, 정서적 공감, 역경에 처한 상대에 대한 도움과 배려 등 따지고 보면 모두 우리 인간이 잃어버린 가치가 아닌가.
인류는 이제까지 자연 속의 상대들은 대부분 정복했고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이 만든 인조인간 때문에 고뇌하고 그들을 통해 잃어버린 가치를 이야기하는 설정이 흥미롭다. 말하자면 인간은 창조주가 되고 싶어 했으나 창조한다는 일이 얼마나 고단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나 할까. 인공지능의 미래도 그러하리라. 역시 피조물로 사는 게 마음 편하다.
아이디어 닥터, 트렌드 몬스터, 강연여행가, 브랜드 전문가…. 이장우 브랜드 마케팅 그룹 회장(62)의 여러 별칭이다.
이 별칭들엔 이장우 회장의 개인 브랜드 혁신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현재 전통제조업에서 IT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 7곳에서 고정·비고정의 급여를 받는다. 1년에 최소한 5~6회는 미래 유망 트렌드를 찾아보고자 해외 아이디어 탐방 여행을 가 브랜드의 촉과 감을 갈고 온다. 삶 자체가 ‘살아 있는 브랜드’로 부단한 자기 혁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을 햇빛이 투명한 어느 멋진 날,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화려한 컬러의 통 좁은 바지에 선글라스, 중절모는 물론 반지와 팔찌 등 액세서리 일습을 갖춘 그는 말 그대로 꽃중년 그 자체였다.
인터뷰 다음 날, 그는 인도로 3주간 홀로 명상연수를 떠날 예정이라며 한껏 부풀어 있었다.
보통 사람은 한 곳에서 월급을 받는 것도 좌불안석입니다. 무려 일곱 군데에서 급여를 받으신다니 부럽습니다(웃음). 퇴직 후 급여가 오히려 더 많아졌겠습니다.
“돈의 재미를 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이 날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니까요. 현재 다섯 군데가 고정급여이고 두 군데는 비고정급여인데 늘었다가 줄었다가 합니다(웃음). 솔직히 퇴직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최고경영자들이 퇴직 즈음해선 쪼잔한 상념이 많아지거든요. 부러진 날개 신세에서 영웅담을 생각한다는 것은 뻥이에요. 하다못해 국민연금, 4대보험 문제는 어떻게 하나, 별 게 다 걱정이 됐어요.”
퇴직 후 바로 이장우 브랜드 컨설팅 그룹을 만드셨지요. 직원 한 명을 둔 미니 지식기업을 창직(創職)하셨습니다. 퇴직 후, 현직 때 마지막 연봉의 두세 배를 번다고 들었습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실정과 저의 현실을 냉정하게 본 것입니다. 조직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헷갈리지 않은 것이지요. 퇴직 후 회사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조직을 키우기보다 개인으로서 나, 이장우를 키우는 게 효과적이란 생각을 했어요. 규모의 경제에서 제가 대기업, 다국적 컨설팅 그룹과 경쟁하려 한다면 백전백패입니다. 그런 기업들의 CEO와 경쟁한다면 승부수를 던질 만하지요. 개인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퇴직 후 공황을 겪는 것은 조직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헷갈려서입니다.”
퇴직 CEO들이 과거의 성공 스토리에 머물러 인생 2막 설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군요.
“강의, 컨설팅 모두 부단한 콘텐츠 개발 싸움입니다. 대중의 열광, 과거의 영광 모두 거품이고 잠깐이에요. 길어야 1~2년 가기도 힘들고 곧 고갈되지요. 강의는 말이 아니라 콘텐츠로 하는 것입니다. 말 못해도 콘텐츠 있으면 오래 갈 수 있어요. 콘텐츠 없이 말만 잘하면 금방 바닥이 나게 돼 있지요. 멀리 보고 깊이 보려면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지요. 저는 책 공부보다 여행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차원에선 스몰데이터, 감(感)이 브랜드 차별성이에요. ○○에서 들었다, 읽었다는 개인의 스몰데이터가 기업의 빅데이터를 이기기 힘들어요. ‘내가 직접 해봤다, 가봤다, 느껴봤다’를 이야기해야 먹히지요. 경쟁력은 기능이 아니라 나만의 느낌에서 옵니다.”
브랜드 전문가, 아이디어 닥터, 그리고 강연여행가로 별칭이 계속 진화하고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브랜드 연구는 제 평생의 업으로 한 일입니다. 여행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하다 보니 어쩌다 본업이 돼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여행인문학 강의를 좋아하더라고요. 트렌드의 발상지, 원산지를 직접 방문해보자는 데서 출발했는데요. 요즘은 여행인문학으로 관심이 확장됐어요. 저는 관심의 촉, 미래의 촉이 느껴지면 배울 만한 곳이 어디에 있나 찾아봐 세계 어디든 직접 가보려고 합니다. 가령 2009년 도쿄 책방을 갔을 때의 일인데요. 트위터에 관한 책이 한 코너를 다 차지하고 있더군요. SNS가 뜨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미국 뉴저지 스테이트대학으로 공부하러 갔어요. 동양의 중년 남자가 그 먼 곳으로 한겨울에 SNS 공부를 하러 왔다니 학교에서 놀라더군요(웃음). 공부는 선(先)투자이자 선(善)투자예요. 공부하면서 계발하고, 계발하면서 공부해야지요.”
일반인이 ‘트위터’의 ‘트’란 말에도 익숙하지 않을 때 조기유학(?)을 한 덕분에 그는 SNS 브랜딩 홍보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 6만 명. 카카오스토리 5만 명, 인스타그램 1만 명의 팬을 확보하는 기틀이 되었다.
그의 ‘본산지, 원산지 찾아 아이디어 탐방 삼만리’는 SNS에서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 치즈학교, 미국 포틀랜드 커피 바리스타스쿨, 영국 수제맥주 학교, 이탈리아 전통 베네치아 파스타 학교 등 관심 분야도, 아이디어 탐방 지역도 무궁무진하다. 전국 방방곡곡, 아니 세계 도처를 누비며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손으로 익혔다. 말 그대로 ‘왔노라 보았노라 배웠노라’였다. 그곳에서 벌어지고 부딪치는 소소한 사고와 우연한 사건들. 그것이 경험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느낌이 되어 그만의 브랜드로 승화된다.
제가 소심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용이 먼저 걱정되는걸요. 항공비, 체재비, 게다가 연수비용까지 만만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버는 것의 20%는 자기계발에 투자한다는 주의입니다. 되도록 스폰서를 잡지 않고 제 돈으로 가는 게 원칙입니다. 후원을 받으면 여행 순서를 깨뜨리고 구속이 되거든요.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공부하는 데 2000만~3000만원 정도 들었어요. 결과적으로 강연, 컨설팅 요청이 들어와 투자한 것의 10배 정도는 뽑게 되더군요.”
그는 처음인 일을 나만의 것으로 차별화하면 브랜드가 된다고 말했다. 가령 커피 바리스타 강의를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커피와 맥주를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브랜드 전문가는 흔치 않다.
흔히 “관광이 아닌 현지 체험, 풍경이 아닌 사람을 만나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 회장님처럼 여행을 즐기면서 아이디어 탐방 기회로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여행은 필연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연을 만나기 위해서 가는 것입니다. 일단 떠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보세요. 너무 목적, 목적 하며 따지지 마세요.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틀에 갇히기 쉽습니다. 기회는 인과관계 밖에서 터져 나옵니다. 많이 가야 합니다. 삶은 가고 싶은 목적지를 갖는 것입니다. 여행은 꿈입니다. 꿈을 가져야 여행을 가게 되고, 여행을 가야 자꾸 꿈을 키울 수 있지요.”
이장우 회장은 “여행은 꿈이고 도전”이라며 “목적을 갖고 가지만, 가서 새로운 목적과 도전을 얻는 우연, 세렌디피티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목적지를 정하면 온갖 정보를 검색, 6개월 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짜지만, 막상 가서는 널널하게 현지에서 자유여행을 즐긴다”고. 사전 계획 때는 채우고, 막상 가서는 비운다. 말하자면 서양식 사고의 과학적 플래닝과 동양적 사고의 인문학적 여백의 결합형이다. 이번에 가는 인도행은 이름하여 소울 트립(soul trip). 트렌드의 촉을 읽으면 정통 원산지를 찾아 도전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다듬어 전달하고 퍼뜨린다. 그것이 바로 브랜딩 아니겠는가.
외국어가 가능하다는 점도 세계 도처 어디든 도전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포함해 6개 국어를 하시지요. 최근에는 힌두어, 라틴어까지 공부하신다고요.
“새로운 언어를 하나 더 배운다는 것은 머리가 하나 더 생기는 일입니다. 언어를 한다는 것은 사고를 한다는 것이거든요. 여행한 곳을 더하면 새로운 마음의 눈이 하나 더 생기고요. 외국어 공부는 자기를 다른 세상으로 집어넣는 일종의 유체이탈 행위입니다. 리얼하지요. 비유하자면 번역이 사진 속 풍경이라면, 원어는 풍경 그 자체라고나 할까요. 아무리 인공지능 즉시 통번역 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외국어 공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리얼한 것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니까요. 그것은 단지 속도가 아니라 느낌의 문제예요. 앞으로 세상은 지식이 아니라 필(feel)의 경쟁시대가 될 거예요. 지식과 상식은 보편화돼 검색하면 나오니까요. 느낌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아요. 새로운 아이디어 탐방을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요즘 문제되는 것은 세대 간 소통입니다. 기업 자문을 하실 때 신세대 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셔야 할 텐데요. 그들이 어려워해 소통이 어렵진 않던가요.
“제가 얼마나 신세대랑 잘 노는데요(웃음). 저는 나이듦을 장점으로 활용해요. 바깥바람 막아주지, 아이디어 아낌없이 공유하지, 성과 올려주지, 이들의 입장에선 ‘성과와 실력은 향상시켜주면서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일은 쉽게 풀어가면서 어려운 책임은 상대가 가져가고’ 당연히 좋을 수밖에요. 신세대가 저처럼 나이 든 멘토와 일하는 장점이지요.”
그는 세대 간 불통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매력 자원이라는 무기의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신세대가 기성세대와 소통을 안 하는 것은 어렵거나 겁먹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를 무시해서다. 기성세대에게 배울 게, 물어볼 게, 아쉬울 게, 부러울 게 없다고 생각해서다. 기성세대가 신세대와 소통하려면 호통이나 비위 맞추기는 불필요하다. 그보다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은 재미와 의미를 갖고 일하지 않으면서 ‘나처럼 돼보라, 해보라’고 하면 누가 따르겠냐는 반문이다.
평생 재미와 의미로 점철된 흥미진진한 삶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에서의 ‘그늘’이 궁금합니다.
“웬걸요. 제가 콤플렉스 투성이인걸요. 콤플렉스가 힘이 되니, 인생은 알 수 없어요. 단점이 강점이 되고, 엎치락뒤치락이에요. 집은 가난했고, 머리는 나빠 구구단도 못 외울 정도였어요. 다행인 것은 지식이 들어가기 힘든 대신 나가기도 힘들더군요. 외우는 데 오래 걸렸지만, 한 번 외우면 잘 안 잊어버렸어요. 그게 외국어 공부의 동력이 되었지요. 또 집이 가난해 구멍가게를 했고, 상고에 진학해야 했지요. 어렸을 때부터 물건 팔고 장사를 하다 보니 세일즈에 일찍 눈을 뜨게 됐어요. 머리 좋은 사람이 끝까지 하는 사람을 못 이겨요. 제 삶의 모토가 ‘긴 호흡으로 살자’입니다.”
이장우 회장과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원고를 한 자 한 자 치고 있었다. 마침 그의 블로그에 인도에서 쓴 따끈따끈한 새 포스트가 올라왔다. 아쉬탕가 요가의 요람인 인도 마이소르의 한 수도원에서 올린 사진과 글이었다. 검은색 뿔테 안경에 주황색 승려복을 걸친 모습이 얼핏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연상시켰다.
“요가와 명상을 배운다는 사실이
설레었고, 그 느낌은 참 편안하고 좋았다.
영혼이 춤추는 세상을 찾아가는 새로운
배움의 여정임에 틀림없다.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명상과 요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by 이장우
어느 날 문득 그가 명상과 요가 브랜드 전도사로 새롭게 나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여행가 뒤에 붙을 그의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 문득 궁금해진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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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한국영화에서 신성일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뺄 수 있을까?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10.12~ 21)에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독보적 아이콘, 신성일의 회고전이 ‘한국영화 회고전’을 통해 선보였다. , , , 등 신성일이 주인공을 맡은 500여 편의 영화 중 8편을 엄선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했다. 최근 폐암 3기 판정을 받아 항암 치료 중인 신성일은 회고전 기간 내내 활발한 모습으로 영화제 현장을 누비며 팬들과 소통했다.
신성일 야외 사진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10월 13일은 ‘신성일의 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신성일을 회고하는 행사가 많이 열렸다. 영화의 전당(부산시 해운대구) 앞마당에서 펼쳐진 ‘신성일 야외 사진전’ 리본 커팅을 시작으로 영화 (김수용 감독·1967) 관객과의 대화,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 등이 이어졌다.
오후 2시 야외 사진전 오픈식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신성일은 단상에 서자마자 故 김기덕 감독(1934~2017)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김기덕 감독이 만든 62편의 작품 중 32편에 출연한 신성일. 김기덕 감독이 자신과 같은 폐암 3기 수술 후 20일 만에 유명을 달리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현재 폐암 3기 선고를 받고 방사선 치료 중인 신성일은 “10월 25일 방사선 치료가 끝나는데 건강도 많이 회복됐다”며 “모두들 건강 챙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를 본 뒤 잃어버린 두 개를 찾았다
한국영화 회고전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 신성일’의 첫 번째 영화로 (김수용 감독·1967)가 상영됐다. 김승옥의 소설 을 영화한 것으로 김승옥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각색까지 도맡았다.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는 영화 의 김수용 감독과 신성일이 함께 나와 영화에 대한 추억담을 꺼내놓았다.
정정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선 김수용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2회짼데 다른 사람들 다 했는데 신성일씨가 어찌 지금 회고전을 하냐”면서 “아마 상황이 이렇게 되어(신성일의 병세를 두고) 하게 된 것 같다”, “이번 영화제만큼은 원로 영화인들이 가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마지막 장면의 신성일 연기를 언급했다. “세월이 다 지나갔지만 저 사람 실력 있는 배우였다”며 극찬했다. 당시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한 배우 윤정희에 대해서도 “그때 참 촌스러웠다”며 “신성일씨가 메이크업과 속눈썹을 다 봐줬을 것”이라고 말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날의 주인공 신성일은 “내 나이 딱 서른 때 찍은 작품이었다”, “정작 너무 바빠 이 영화를 지금까지 못 봤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를 보면서 잃어버린 두 가지를 찾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제가 요즘 잃어버린 것이 많은데 영화에서 차고 나온 시계가 굉장히 좋은 시계입니다. 롤렉스 백금 시계였는데 3년 전에 도둑맞았어요. 그때는 쉽게 수입을 할 수 없었던 시절이어서 극동 필름 차태진 사장이 일본에서 사다준 결혼선물 시계입니다. 현재 시세로는 한 몇 억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끼고 나온 다이아몬드 반지는 결혼반지입니다. 두 개 다 도둑맞아서 이제 저에겐 없지만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눈으로라도 찾았으니까요.”
나는 배우의 삶이 좋다
신성일은 한 기획사의 제안으로 내년 봄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몸이 많이 회복돼 촬영할 수 있게 됐다”며 “따뜻하고 행복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날로그로 대표되는 우리 세대와 디지털 세대, 인공지능 세대인 손자 세대가 따로 살지만 한 가족을 이루고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영화 진행이 잘돼 영화제에서 작품이 소개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성일은 배우의 삶을 산 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배우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고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이지만 서울대학교에 떨어진 것이 어찌 보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경남고등학교 출신으로 나름대로 큰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서울대학교를 목표로 공부했지만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배우가 됐어요. 영화배우가 됐기 때문에 4·19혁명 같은 큰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영화 찍느라 바빠서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의식 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서울대학교에 들어갔더라면 시위 현장에 있었겠죠. 내 후배나 선배들 고문당하고 붙들려 들어가서 골병들었습니다. 대신 우리는 그런 속에 영화를 찍었습니다. 김수용 감독도, 정진우 감독도 그렇고요. 우리 작품이 매번 검열에 다 걸리니까 대신 청춘 영화를 찍고 현대문학을 찾아냈습니다. 정권이 바뀌어 좋아질 것을 예상했지만 또 다른 군부가 들어섰어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요. 당시 제게 정치판으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만 고사했습니다. 그때 만약 갔더라면 국회의원 세 번 정도 하고 이 자리에는 있을 수 없겠죠.”
신성일은 마지막으로 “관객 앞에 설 수 있기에 영화배우로 살아온 것이 거듭 고맙고 많은 얘기를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서 배우로서 행복하다”고 말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어 늦은 밤 해운대 파크 하얏트에서 열린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에는 신성일과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윤정희를 비롯해 임권택, 이장호, 안성기, 한지일, 허기호 등 영화계 원로가 참석해 회고전의 밤을 축하해주었다. 또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부산 출신 박태호 작가가 만든 액터스 체어를 신성일에게 증정했다.
동년 기자로 활동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간다. 매달 3편 이상의 글을 기고하려 노력하여 나름으로는 쾌나 많은 글을 썼다. 한 편의 글을 초안하고 나면 으레 맞춤법 검사를 하는 등 퇴고를 여러 번 거친다. 그런 과정을 2년이 가깝게 했으니 이제는 맞춤법에 달인이 될 만도 한데 또 다른 글을 쓰고 맞춤법 검사를 하면 여지 없이 틀린 단어나 문장이 맞춤법 검사기에 걸려든다. 예전에 틀려서 여러 번 고친 경험이 있는 단어가 또 걸려든다. 혼자 중얼거린다. “또 틀렸네, 나 참!” 나이가 든 탓으로 돌리며 혼자 웃곤 한다.
요즘은 여러 메신저와 SNS 등을 이용하면서 글을 쓰는 일이 더 빈번해졌음에도 맞춤법은 글을 쓸 때마다 꼭 검사한다. 필자만의 일일까? 과거보다 더 많아진 외래어나 신조어, 줄임말 등이 문장을 만드는 일을 까다롭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맞춤법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누구나 쉽게 틀릴 수 있지 싶다. 특히 SNS를 통한 글 작성을 쉽게 또는 대충 쓰는 버릇이 몸에 배어 더 맞춤법을 헷갈리게 한다. 온라인에 가볍게 쓰는 댓글 하나라도 맞게 쓸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자를 위한 예의이고 성의 문제다.
자주 틀리는 맞춤법을 정리해보는 방법도 좋지 싶다. 다음과 같은 단어가 자주 혼동된다(괄호 속의 단어가 바른 표현이다). 금새(금세), 넓직한(널찍한), 몇일(며칠), 오랫만에(오랜만에), 어의없다(어이없다), 차돌배기(차돌박이), 희안하다(희한하다) 등이 그런 예다. 한글날을 맞아 취업포털 가 아르바이트 포털 과 함께 성인 남녀 853명을 대상으로 맞춤법에 대한 설문을 했다. 가장 혼동되는 맞춤법은 띄어쓰기 48.0%로 가장 높았고 “되/돼” 43.3%, “이/히” 24.2%, “왠지/웬지” 20.1%, “던지/든지” 18.7%, “않/안” 15.5% 등의 순이었다. 이 내용 중 띄어쓰기를 제외한 나머지 단어의 세부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성질이나 상태가 바뀌거나 변하다, 오거나 이르다, 행동이나 상태가 이루어짐을 나타내는 '되다'는 ‘되어’로 활용하며, 이를 줄여서 '돼'로 쓴다. 따라서 ‘되어’로 바꾸어도 틀리지 않는 경우에는 ‘돼’를 쓰면 된다.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 또는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예를 들어, ‘이’로만 나는 것은 ‘가붓이’, ‘깨끗이’, ‘나붓이’, ‘느긋이’ 등이고 ‘이, 히’로 나는 것은 ‘솔직히’, ‘가만히’, ‘간편히’, ‘나른히’ 등이다.
왜'는 '어째서, 무슨 이유로'를 뜻하는 부사로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이다. '웬'은 '어찌 된, 어떠한, 어떤'을 뜻하는 관형사이다. '무슨 까닭인지'로 바꿀 수 있는 말에는 '왠지'를, '어떤'으로 바꿀 수 있는 말에는 '웬'을 쓰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얼마나 덥던지’와 같이 과거를 회상할 때 ‘-던지’를 쓴다. 반면, ‘하든지 말든지’와 같이 둘 이상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는 의미로는 ‘-든지’를 사용한다.
‘않다’는 ‘아니하다’의 준말이다. ‘안’은 부정의 뜻을 지닌 부사이며, 앞뒤 단어와 띄어 쓴다.
확실하게 외워서 쓰는 사람도 없지는 않으나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외웠던 내용도 가물거리기에 십상이다. 한자를 읽을 수는 있어도 자주 펜으로 쓰지 않아 잘 쓸 수 없는 현상과 닮았다. 필자는 번거롭지만, 글을 쓸 때마다 맞춤법 문법 검사기로 확인한다. 다행히 요즘엔 두꺼운 국어사전을 펼치지 않아도 간단히 온라인으로 검사할 수 있어 글쓰기에 편한 세상을 산다. 필자는 개인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speller.cs.pusan.ac.kr)”를 주로 사용하여 도움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로 부산대학교 인공지능연구실과 (주)나라인포테크가 함께 운용한다. 그외에도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 다음 어학사전(dic.daum.net), 네이버 사전(dic.naver.com)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가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어르신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9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치매 환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개인과 가족이 떠안았던 고통을 국가가 나눠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이 치매 치료에 대한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의료계 안팎에서는 벌써 정부의 ‘동기부여’가 효과를 내고 있는 듯하다.
먼저 지난 9월 발표된 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전국에 47곳밖에 되지 않았던 치매지원센터의 확대다. 그동안은 서울과 수도권에만 설치가 집중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전국 252곳에 ‘치매안심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상담과 조기 검진부터 관리, 의료·요양 서비스 연계까지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센터에서 받은 상담 내용은 ‘치매노인등록관리시스템’에 등록돼 환자와 가족들이 이사를 하더라도 전국 어디서든 연속적으로 관리된다. 센터 안에는 치매 환자 가족의 정서적 안정을 도울 카페와 인지·신체 활동 프로그램으로 환자의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단기 쉼터도 만들어진다.
기저귀 구매비용도 지원
중증 치매로 인해 이상행동 증상이 심해 가족이나 일반 시설에서 돌보기 어려운 환자는 ‘치매안심요양병원’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전국 34개소에서 1898병상이 치매병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립요양병원은 다음 달부터 79개 병원 3700개 병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치매국가책임제 실행을 위해 정부는 올해 추경에서 2023억원을 이미 집행했으며, 내년 예산안에도 3500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인해 지난 10월부터 중증 치매 환자도 산정 특례 적용을 받게 됐다. 의료비 본인 부담률은 4대 중증질환과 같은 수준인 10%로 경감됐다. 복지부 계산에 따르면 연간 200만원의 자기부담금을 지불했던 입·내원일 수 52일 정도의 환자는 앞으로 77만원만 내면 된다.
그동안 신체기능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배제됐던 경증 치매 환자도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장기요양 5등급을 확대하거나 6등급을 신설해 경증 치매 노인에게도 장기요양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해 시설의 식재료비나 기저귀 구매비용을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 전국 노인복지관에서 치매 예방을 위한 미술, 음악, 원예 등을 이용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66세 이후 4년마다 받는 인지기능검사 주기도 2년으로 짧아진다. 치매안심마을 조성 사업과 치매 파트너즈 양성 사업도 확대된다.
한의학계, 치매 분야에 높은 관심
치매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의학계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방 치매 치료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는 데 애쓰고 있다. 최근 부산시 한의사회는 초기 치매 증상인 경도인지장애로 판정된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한방 치료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80.5%(161명)이 인지기능개선 효과를 보였고, 환자 중 82%가 치료 재참여를 희망했다.
또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는 ‘한방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노년기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신경과는 서울시와 함께 ‘어르신 한의학 건강증진사업’을 통해 한방 치매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런 한의학계의 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치매 국가책임제에) 한의사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에 대한 관심 증가는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매 구강건강정책 테스크포스팀을 통해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한 정책 제안서 제작을 결정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도 치매 다뤄
최신 IT 기술도 치매 진단과 치료에 나서고 있다. 류호경 한양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교수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은행 ATM, 대중교통 이용 등과 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을 가상현실 속에 구현하고, 참가자의 움직임 분석을 통해 치매 증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방식은 진단 과정에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진단 방법은 설문 문항을 시험지처럼 작성하는 방식인데, 질문에 대해 반발하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암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왓슨’과 유사한, 치매를 치료하는 인공지능의 등장도 멀지 않았다.
가천대 길병원은 뇌 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일종의 뇌 전문 인공지능 의사로 디지털 뇌 영상 빅데이터를 구축해 암 치료에만 적용됐던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을 뇌 질환 치료에도 실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치매의 조기진단이나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가천대 길병원은 지능형 뇌과학연구센터·뇌과학연구원·가천뇌건강센터를 설립해놓고 기술 개발에 대한 역할 분담과 협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조선대학교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 등과 함께 딥러닝 기술과 컴퓨팅 인프라, 뇌 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뇌 영상 분석 인공지능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9월 12일 365mc네트웍스는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 지방흡입 시스템의 공개장소로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즈 호텔을 골랐다. 이 장소는 이제 인공지능과 관련해서 인류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대결을 치른 장소이기 때문이다. 365mc의 김남철 회장도 그런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기 때문에 이 장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장소를 떠나 인공지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료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전 거래일에 상승 마감했던 코스닥 시장이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로 인해 오늘은 하락 출발했다. 15일 오전 9시 3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1.44포인트(-0.22%) 하락한 663.97포인트를 나타내며, 66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이하생략·2017년 9월 15일자).
9월 14일 주식 시장의 주요 상승 테마는 주류(+3.34%), 게임(+3.05%) 관련주 테마였으며, 풍력에너지(-2.98%), 통신(-2.58%) 관련주 테마는 하락세를 보였다(이하생략· 2017년 9월 14일자).
위에 작성된 두 가지 기사의 토막은 우리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기자가 쓴 기사가 아니다. 바꿔 말하면 사람이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문장들은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시험운용 중인 로봇기자 ‘이투봇(e2BOT)’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이 로봇기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시시각각 변하는 증권시장의 시황이나 테마주 동향, 환율까지 분석해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기사를 내놓는다. 속보가 생명인 증권시장에서는 최적화된 기자인 셈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눈앞에 있다. 이미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읽는 많은 기사는 로봇에 의해 쓰이고 있다. 물론 이 기사는 아니다.
인공지능의 주된 관심사는 암 치료
인공지능이 가장 활발하게 투입되고 있는 의료 분야는 역시 암이다. 아무래도 유병률, 사망률이 높고 정복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의학적, 산업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IBM의 왓슨이다. 왓슨은 정확히 말하면 환자의 진료기록이나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 가능한 방법을 권고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 대신 수술을 하거나 몰랐던 병을 찾아주는 만능 기계는 아니다. 왓슨은 2012년 처음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며 암 환자의 진료를 터득했으며 현재도 교육을 받고 있다.
국내에선 가천대 길병원이 최초로 도입했다. 2016년 12월 5일은 가천대의 왓슨을 통해 국내에서 최초로 진단이 이뤄진 날로 기록됐다. 왓슨은 대장암 진단을 받은 61세(당시) 남성 조태현씨에게 치료법을 제안했다.
당시는 알파고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인공지능 의사’에 쏟아지는 관심은 지대했다. 많은 언론이 몰렸고, 서울의 5대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왓슨을 찾아 떠난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중대형 병원의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화했다. 부산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전 건양대병원 등이 뒤를 이어 왓슨을 도입했다. 수도권 대형병원과 환자유치 경쟁을 펼쳤던 지방병원들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거품이 꺼졌다는 평가도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경쟁 병원의 왓슨 도입 이후 걱정했던 것보다 병원에 미친 영향이 적다는 평가가 많다”며 “차라리 예산을 고가의 수술 장비 등에 투자해 실질적으로 치료 수준을 높이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왓슨이 암 치료 방법을 의료진에게 제안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CT와 같은 의료영상 결과를 직접 판독해 병을 찾아내는 인공지능도 등장했다. 홍콩중문대 연구팀은 지난 9월 인공지능 식별 기술을 통해 폐암과 유방암 환자의 영상을 판독해 암을 진단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초기 암 조직도 발견해내며 판독 시간은 길어야 10분이라고 했다.
이와 유사한 기술은 일본에서도 발표됐다. 지난 6월 국립연구법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인공지능을 통해 유방암 판독이 가능해졌으며 의사가 의심한 병변의 85%를 발견해냈다고 밝혔다.
로봇이 직접 수술하는 시대 올까?
인공지능의 도입이 가장 늦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한의학에서도 조심씩 성과는 나고 있다. 권영규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6월부터 ‘인공지능 기반 임상실습용 한의진단 전문가시스템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한의사가 환자 진료 과정에서 행하는 ‘한의학적 진단’을 인공지능 기술에 적용시켜 한의학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왓슨의 한의학 버전인 셈이다.
지방흡입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개발됐다. 지방흡입과 다이어트 치료로 잘 알려진 365mc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지방흡입 인공지능 ‘M.A.I.L. System(Motion captur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Liposuction System)’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M.A.I.L. 시스템’은 모션 캡처 기술로 지방흡입 수술 집도의의 전체 수술 동작을 저장, 이를 통해 누적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지방흡입술은 작은 알갱이로 분리된 지방조직의 특성 때문에 흡입 도구인 핸드피스를 움직이는 ‘스트로크’라는 동작을 수술 한 회당 2만 번 가량 반복하게 된다. 이 동작의 정확도에 따라 지방흡입술의 성공 여부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좌우되기도 한다. 365mc는 이 점에 착안해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학습을 수술 중 의사의 스트로크 동작에 접목해 M.A.I.L .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앞으로 로봇이 의사의 동작을 흉내 낼 수 있는, 즉 인간을 치료하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365mc 김남철 회장은 “로봇이 진료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먼 미래의 얘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사의 동작을 기록한다는 것은 앞으로 로봇이 동작을 따라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로봇수술 등 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접목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에서 주인공(스티브 맥퀸 분)이 꿈속에서 무죄를 주장한다. 재판관은 이렇게 판결한다. “너의 가장 큰 죄는 인생을 낭비한 죄다.” 영화 대사이지만, 인생을 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을까? 마냥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제대로 살고 있는지 의문이 갈 때가 있다. 너무 사소한 일에 매달리기도 한다. 때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간다는 단순한 의미에서 세태를 받아들인다. 그중의 하나가 SNS 사용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SNS 친구가 8000여 명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그 많은 친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SNS 사용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자기의 SNS 계정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자기도 상대에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2017, 1)에 따르면 스마트 폰 사용시간이 20~30대는 2시간, 40대 1시간 30분, 5060대 1시간 40분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식사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등 생리적 필수 시간과 근무시간, 은행 가는 시간 등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에 사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자기 인생을 위해 써야 할 그 시간 중에서 절반인 2시간을 스마트 폰 사용에 할애함은 생각해 볼 문제다. 서양인의 격언에 이런 문구가 있다. “나쁜 포도주를 마시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SNS 사용이 나쁜 일은 아니어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내용을 단순히 옮기는 일이라든지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거나 바라지 않는 정보를 생각이 없이 퍼다 나르는 일이 그렇다. 소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카톡이나 밴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하다. 너무 많은 시간을 불필요한 데 쓰고 있다. SNS 사용의 장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사용하지 않아도 될 일에 시간을 쓴다면 귀중한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눈앞에 다가온 오늘날 전문가로 성공한 사람들은 스마트 폰 사용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을 관심 있게 보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세계적 전문가이며 의 저자로 유명한 인공지능의 세계적 전문가 유발 하라리 교수는 아예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씨도 비슷하게 산다. “나는 카카오톡 등 SNS를 최대한 안 한다. 검색에 의한 지식과 정보는 잡식이기 때문이다”라 하였다. 대신에 “매일 1시간 정도를 온전히 책 읽기에 할애한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주어진 인생을 제대로 쓸 의무가 있다. 의무를 소홀히 한다면 죄를 짓는 바와 진배없다. 영화 대사처럼 인생을 낭비하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SNS 뿐만 아니라 과연 우리는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나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우주의 억겁 시간에 견주면 극히 짧은 인생이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
대한민국의 자랑인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누른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세계 1위 커제 9단과의 마지막 대국에서도 완승을 거뒀습니다.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이 패한 후 자신은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습니다. 커제 9단은 자신에게 유리한 백돌을 요청해 대국에 나섰지만 끝내 알파고의 위력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알파고는 인간과의 대결에서 단 1패를 이세돌 9단에게 당했습니다. 그만큼 이세돌 9단의 기력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중국의 기사 5명도 알파고와 대결을 펼쳤지만 역시 패하고 말았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결이었습니다. 인간이 천년 동안 습득해야 할 기보를 알파고는 단 몇 시간 만에 파악한다고 하니 그 지능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세돌 9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전에 인공지능의 등장은 몇 가지 슬픈 소식을 전해줍니다. 그동안 인간이 해온 각종 직업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경우 수천 가지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인간이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모든 지식을 쓸모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대학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겠지요.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모습은 슬픔을 떠나 절망에 가깝습니다. 영화 에서 인간의 감정까지 이입해 만든 로봇의 최후는 인간의 마음까지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공상이 어디까지 현실화될지 정말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하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다른 산업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도 인간 세상에서는 커다란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의 저자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사회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만 “실효성 있는 최저임금을 도입하거나, 기본소득 구조를 마련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사회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빈부격차는 정보의 활용 정도에 따라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시니어 세계에서는 정보의 활용이 크게 떨어질 테니 소득 문제에서도 소외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인공지능(AI)은 물론 드론, 3D 또는 4D 프린터, 무인자동차, 빅데이터,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트코인 등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이 순간에도 아직 생소한 단어입니다. 이 거대하고 우아한 소프트웨어나 아이디어를 현실 속에서 활용하려면 시니어는 많은 것들을 새로 익히고 습득해야 할 것입니다.
컴퓨터를 익숙하게 다루기도 전에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했던 것처럼, 그래서 많은 시니어들이 그 흔한 SNS의 세상 속에서도 외면당했던 것처럼, 어쩌면 시니어들은 4차 산업혁명의 그늘에서 또 한 번 좌절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우버택시 회사에 택시가 없고 소카 회사에 정작 자동차가 없으며 세계 최고의 숙박업소 에어앤비에 숙박용 건물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시니어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세상에서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장만하고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SNS 세상에 뛰어들었던 시니어는 좌절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소카와 같은 P2P 렌터카를 이용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고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은 내 차보다 훨씬 더 값싸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당장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들의 동아리 모임에 참가해보고 지금 당장 3D 프린터로 자신의 모습을 프린팅해보시기 바랍니다.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비트코인이 세상의 금융거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도 시니어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올해 말 섹스 로봇 ‘하모니’를 출시한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성격 관련 20가지 옵션이 있어 사용자 취향에 따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하는 성격을 설정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가격은 17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이것은 앞으로 인간세계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싱글족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현상이 잠재적 수요층으로 꼽힌다.
신문에서는 독일에서 조사한 바로는 남성의 40%가 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1700만원 수준이라면 소형차 가격 정도 밖에 되지 않으므로 만족도가 높으면 충분히 판매 가능성이 높다. 판매가 호조로 이어지면 대량 생산 체제가 가능해져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다.
인공 애인 로봇은 초기에는 사람에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많겠으나 차츰 기술의 발달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감촉에서는 대부분 지방층으로 이루어져 부드러운 촉감을 주는 인간 여성 피부에 많이 근접해 있다고 들었다. 여기에 더해 일본에서는 인간의 체온에 맞춘 인형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외모는 그야말로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은 물론 체형까지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남자들이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여성의 외모는 해결된 셈이다. 재력이 있는 사람은 자가용차를 여러 대 갖고 있듯이 외모가 다른 로봇을 여러 개 살 것이다.
‘하모니’를 만드는 회사는 원래 자위기구와 성인용 전신 인형을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 그러므로 섹스 대상의 인형으로서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이 회사 말고도 각국에 비슷한 경쟁상품들이 많다.
이번 인공지능 애인 ‘하모니’의 출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인간 대역이다. ‘지성적’, 또는 ‘관능적’ 등으로 모드를 바꾸면 전혀 다른 타입의 여인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일부일처제 하에서는 한 여성이 남성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타입의 여자는 될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은 같은 외모에서도 다른 타입의 여인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보면 인형과의 사랑 이야기, 노래잘하는 지적인 여인과의 사랑 이야기, 창부와의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결국 세 여인은 스텔라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라고 했다. 남자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여러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게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연애 따로, 결혼 따로, 대상이 다르다. 그래서 결혼하고 나서도 아내가 갖지 못한 다른 타입의 여자에 눈을 돌리고 탐하기도 한다.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인형과의 사랑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남자들의 가슴 속에는 순종적인 여인을 바라는 구석이 있다. 물론 너무 순종적이기 만하면 재미는 없겠지만, 비위 맞추기 어려운 인간 여성들에게 많이 시달리다 보면 순종적인 여인상이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독일이 통일되던 시절, 동독 사람들이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서독의 섹스 숍이었다고 한다. 동독에는 섹스 숍이 없었으니 그만큼 절실했고 궁금했던 것이다. 그만큼 섹스 산업은 잠재 성장력이 무궁무진한 미래 산업이다.
현재 이 산업시장은 10년 만에 300억 달러(34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앞으로 이 인공지능 로봇이 나오게 되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섹스 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도 아직은 인간에 가깝게 만든 섹스 인형이 불법이라 광고는 내놓고 못하지만, 암암리에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로봇 산업이 발달한 것을 융합시켰을 때 합법화 된다면 확실한 미래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될지 모른다. 섹스를 내놓고 얘기하지 못하는 우리 관습과 풍토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야 할 것이다. 마카오, 싱가포르를 보며 카지노가 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도 금기시 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가 생전에 카지노를 금기시 했었으나 법을 바꿔 카지노를 만들어 세계 2위의 도박산업국가로 성장했다. 연평균 국민총생산을 15% 이상으로 끌어 올리며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데도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많은 것을 바꿨다. 일명 ‘알파고 쇼크’로 불리는 이 사건은 전 세계 미디어들이 2016년 10대 뉴스로 꼽을 만큼 인류에게 충격을 줬다. 의료계에서도 이런 충격적 현상이 진행 중이다. 암 치료를 돕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의 국내 병원 도입이 그것이다. 이세돌을 넘은 알파고처럼 왓슨은 과연 名醫를 넘은 神醫가 될 수 있을까?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과학자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인사다. 왓슨은 인간을 최초로 꺾은 인공지능 체스 프로그램 ‘딥블루’를 개발한 IBM이 선보인 또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 이미 2011년 미국 TV 프로그램 제퍼디 퀴즈쇼에 참가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며 우승한 바 있다.
이후 왓슨은 의료용으로 특화돼 학습을 계속해왔는데, 의료용 인공지능을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로 부르는 것도 이러한 특징 때문이다. 왓슨은 2012년 처음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며 암 환자의 진료를 터득했으며 현재도 교육을 받고 있다. 선진 의료기관의 자체 제작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학습한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져 연말이면 전체 암의 약 85%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왓슨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각종 암에 대한 왓슨의 진단이 전문의와 90% 이상 일치되는 결과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미국암학회는 왓슨이 평균적인 전문의에 비해 초기 오진 가능성이 적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길병원에서 국내 암 환자 첫 진료
지난해 12월 5일은 국내 의료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기록된 날이다. 가천대 길병원 진료팀은 대장암 진단을 받은 61세(당시) 남성 조태현씨에게 왓슨을 이용한 진료를 진행했다. 조태현씨는 이날 국내에서 인공지능으로부터 진료받은 첫 번째 한국인이 됐다. 왓슨은 의료진을 통해 입력된 조태현씨에 대한 다양한 사항들을 분석해, 불과 몇 초 만에 치료 방법을 제안했다.
길병원의 왓슨 도입에 대한 사회적 반향은 예상외로 컸다. 길병원에서 왓슨에게 진료받고 싶다는 문의가 기대 이상으로 많았고,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의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암 환자가 왓슨을 찾아 길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길병원 의료진은 “왓슨의 기대효과 중 하나는 인천 지역의 암 환자가 불필요하게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타 지역 환자까지 불러들이는 일종의 ‘간판’ 역할까지 하고 있다.
왓슨에 대한 의료계와 환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지역 암센터인 부산대학교병원도 두 번째로 왓슨을 도입했다. 한국IBM은 부산대학교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와 ‘왓슨 포 지노믹스(Watson for Genomics)’를 도입한다고 1월 25일 밝혔다. 이어 충남 지역 암센터인 충남대학교병원도 왓슨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인공지능 의사의 암 치료 방법
그렇다면 왓슨은 암 치료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암 치료는 일반적으로 암인지를 확인하는 진단 과정과 암 확진 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과정, 그리고 이 계획에 따라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진행하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왓슨은 여기서 중간 과정인 치료 계획 수립에만 참여한다. 길병원은 암이라고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왓슨을 활용한 다학제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길병원에서는 진단을 위해 왓슨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암 환자가 아니면 왓슨을 만날 수 없다. 쉽게 말하면 암 환자의 치료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암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왓슨의 역할이다. 물론 그에 따른 치료는 의사의 몫이다.
인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무도 몰랐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비기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전문의들이 모두 알고 있는 범위 내의 치료법에서 최적의 것을 골라낼 뿐이다. 치료 가능한 암종도 대장암, 직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자궁경부암으로 아직은 제한적이다. 이후 난소암과 전립선암까지의 확대를 계획 중에 있다.
암 치료 계획을 세우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환자의 신체적 특징이나 암종 등을 고려하면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암 치료 가이드와 미국 MSKCC 전문지식 데이터 등 천문학적으로 방대한 문헌들을 참고해 환자의 치료법을 선택한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전문의들은 이미 치료가 많이 진행된 환자보다는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하는, 즉 최근 암 진단을 받은 환자 혹은 암이 재발된 환자에게 왓슨의 능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의료진 능률을 높여주는 구심점 돼
길병원 의료진들은 왓슨 도입 후 2개월간 1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하면서 얻은 긍정적 효과 중 하나로 효율적인 의료진 간의 협업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방지하는 효과를 꼽는다.
길병원에서는 여러 과의 의사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 과정에서 왓슨을 활용한다. 왓슨 암센터에는 8개 전문과 30여 명의 전문의가 있는데, 왓슨 치료시간에는 이들 전문의가 한데 모여 환자의 치료 계획에 대한 왓슨의 의견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치료를 진행할지 결정한다.
이런 방식은 타 병원의 치료 과정과 다르다. 일반 병원은 담당의가 환자의 치료 방법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필요할 때 타 분야의 전문의에게 조언을 얻는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를 한다. 다학제 진료 방식을 도입해 시도하는 병원도 있지만, 의사들 사이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최선’의 치료 방법이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 간 서열이나 이해관계에 의해 치료 방법이 결정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왓슨 치료에 참여하고 있는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영생 교수는 “왓슨은 원활한 다학제 진료를 위한 훌륭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어요. 왓슨이 우선순위에 따라 치료 방법을 제시하면 의료진은 별다른 갈등 없이 그 방법을 검토하면 되죠. 왓슨 진료시간은 환자당 10분 남짓에 불과하지만, 왓슨의 의견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들은 환자에 대한 사전 검토를 더 충분히 해야 합니다. 일종의 자극제 역할도 해주는 것이죠”라고 설명한다. 왓슨이 수많은 논문을 바탕으로 부작용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순식간에 계산해 검토하기 때문에 자칫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실수를 막아주는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왓슨 진료비는 아직 ‘무료’
왓슨에게 치료를 받고 싶다면 왓슨이 근무 중인 병원으로 찾아가면 된다. 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라도 가능하다. ‘명의’를 만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기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길병원은 왓슨에게 치료받고 싶은 환자가 늘면 왓슨의 진료시간도 늘릴 계획이다. 왓슨을 통해 치료 계획을 점검하고 원래 치료받던 병원으로 돌아가도 된다. 병원의 수익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중증 환자가 병원을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은 의사들이 권하지 않지만, 환자가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환자들이 궁금해할 왓슨의 진료 비용은 얼마나 될까? 유명 의사들처럼 특진비라도 받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 진료라서 아직 진료비를 청구할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길병원은 기존의 암 치료 비용 외에 왓슨의 특별 진료비를 받고 있지는 않다.
이후 진료비 청구의 근거가 마련되어 비용이 발생해도 왓슨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유효하다. 가장 먼저 왓슨을 도입했던 미국의 경우 그 효과를 ‘의료 민주화’라고 표현한다. 일부 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고가 의료 서비스를 일반인들도 받게 됐다는 의미다.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이언 단장은 “왓슨 암센터를 이용하면 진단을 위한 검사 남용 예방, 진단의 오류 최소화, 최적의 처방, 진료비용 부담 감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왓슨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암 진료 문턱을 과감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전망 밝지만 보완도 필요
앞으로 왓슨의 진료가 암 치료의 표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왓슨도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길병원 김영생 교수는 “아직 도입 초기이고 외국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인 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왓슨이 한국인 환자의 특징이나 생활환경, 소득수준, 국내 건강보험제도까지 고려해주진 않으니까요. 고쳐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사인 IBM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고, 병원 내에서도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왓슨 진료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를 역임한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최윤섭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왓슨이 의료계 전체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으며, 이는 더 증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왓슨의 도입을 통한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이 중에 아직까지 증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왓슨을 포함한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 분야로까지 확대 적용된다면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영향을 너무 과장할 필요는 없겠지만, 현재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변화는 불가피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