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에서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분야가 제조업이다. 그런데 최근 조선업의 구조조정 등 제조업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인천 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은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쉐라톤인천호텔에서 아침포럼으로 '기로에 선 한국의 제조업'이란 주제로 산업연구원 주현 부원장의 강연회를 열었다.
주 부원장은 “한국이 2015년 GDP 규모 세계 11위, 수출 규모 세계 6위, 경상수지 1,075억 달러(약 126조760억 원) 흑자(2016년 980억 달러)고 세계은행(WB) 기업환경평가 세계 4위, 블룸버그 혁신지수 세계 1위, 무디스와 S&P 국가신용등급 각각 Aa2 등급, AA- 등급으로 중국 및 일본보다 높은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하였다.
그는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30.3%로서 중국 28.3%, 독일 22.6%, 일본 19.0%, 미국 12.1%, 영국 10.6%보다 높으나,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 한계기업 비중이 매년 증가(2002년 4.5%, 2007년 6.9%, 2012년 8.0%, 2014년 11.6%)하고 조선,철강,전기 전자업종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주 원장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 요인을 보면, 제4차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신기술로 노동력 대체와 일자리 양극화 등 고용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GDP에서 아시아는 34.0%(동아시아 비중 22.2%)이고,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2%(동아시아 비중 21.3%)로서 세계 경제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 중이고, 특히 중국경제의 비중이 급등세를 보인다”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203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는 50%, 수자원 수요는 40%, 식량 수요는 35%(US NIC 2012)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이나 경제개발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에 직면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어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2016년 잠재성장률 생산요소별 기여도(한국경제연구원)는 2016~20년 2.7%(총 요소생산성 1.3, 자본 1.5, 노동 –0.1), 2021~25년 2.3%(총 요소생산성 1.3, 자본 1.3, 노동 –0.3), 2026~30년 2.0%(총 요소생산성 1.3, 자본 1.2, 노동 –0.4)로 전망된다“고 했다.
주 원장은 “그동안 한국은 투입주도형 경제성장 구조로서 1980년대의 경우 풍부한 저임 노동력, 90년대는 설비투자 확대, 2000년대 이후는 연구ㆍ개발(R&D) 투자 확대로 경제가 성장했고, R&D 투자 규모가 2014년 기준 63조7,341억 원으로 세계 4위, GDP 대비 R&D투자 총액은 4.29%로 세계 1위로서 표면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정치와 정부의 신뢰성(정치인 94위, 정부규제 97위, 정책 투명성 123위 등), 기업경영의 전근대성(기업윤리 95위, 이사회 유효성 120위, 소수 주주 이익보호 95위 등), 노동시장 비효율성(노사협력 132위, 고용 및 해고 관행 115위, 정리해고비용 117위, 조세의 근로유인 효과 99위, 남녀근로자 비율 91위), 금융시장의 미성숙(금융서비스 유용성 99위, 대출 편이성 119위, 금융 건전성 113위) 등 구조적 비효율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다변화, 다양화 추세에도 최상 기업집단에 대한 의존성이 크고, 중국기업의 대거 진입 등으로 대기업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대규모 자본투입을 통한 대량생산에 의한 성장은 한계에 이르렀고,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이 적체되는 등 기업가 정신의 퇴조현상이 뚜렷하며, 시장에서 상시적 구조 조정 부재와 공공금융기관의 과도한 개입 등으로 인해 역동성도 저하되고 있다" 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으로 “△노동은 생산가능인구 하락 저지(출산율 제고), 여성 및 고령자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이민정책 등 외국노동자 문제 제고 △자본은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확대 △총요소 생산성은 노동생산성 향상, 인적자본 투자 확대, R&D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뉴노멀 시대의 산업정책으로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발전, 첨단기술 선도형 전략으로 전환, 기술혁신 친화적 규제시스템 구축, 기후문제 능동적 대처, 제조업의 소프트화, 글로벌 고부가가치 전략 추진, 여성 및 고령자 친화적 산업환경 구축, 경제민주화와 역동성 강화,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 기업경영의 선진화, 사회적 대화 촉진, 시장 친화적 산업정책, 새로운 정책 거버넌스 구조 모색 등으로 산업정책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사흘 전에 여고시절의 친구로부터 카톡이 왔다. 다음 주 목요일 11시 30분에 예전에 잘 다니던 음식점에서 점심을 함께 하자는 내용이다. 필자는 기쁜 마음으로 약속하고, 즉시 휴대폰 일정표에 친구와의 약속을 메모, 입력한다.
내일은 보고픈 친구를 만나는 날이다. 내일 날씨가 어떤지 휴대폰 인터넷을 열어 날씨를 점검한다. 오후에 비가 오락가락 할 것이라는 예보를 확인하고, 작은 우산을 꼭 챙겨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
친구와의 약속이 있는 오늘 아침은 무척 바쁘다.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작은 우산 하나를 가방에 넣는다. 그리고 휴대폰에서 실시간 버스 노선 안내 서비스 앱을 이용하여 내가 탈 버스 번호를 검색하니, 7분 후에 이용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예정이란다. 와우~, 빨리 나가자. 휴~, 정확하게 예정된 시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한다. 친구에게 카톡으로 출발하였음을 알린 후, 버스 이동 시간을 이용하여 은행업무 한 건을 폰뱅킹으로 신속하게 처리한다.
조금 후에 있을 친구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차창 밖을 보니, 스쳐지나는 풍경들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행복하게 시작하는 하루, "오늘~"
위의 내용은 필자의 어느 날 하루의 시작을 적어 보았습니다. 휴대폰에 설치한 여러 가지 앱 덕분에 기억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오후에 흩뿌리는 비를 맞지 않을 수 있었으며, 길거리에서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중요한 일도 처리하였지요. 이것은 모두 IT 덕분입니다. 이제 우리 현대인들은 정보의 생산과 응용, 관리에 관련된 모든 정보통신 기술과 밀접한 관계에 있게 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홈네트워크 등의 기술이 우리 사회를 크게 변화, 발전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을 약자로 'IT'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현대인으로서 시대에 걸맞게 IT를 잘 익혀 풍성하고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시니어들의 심리적 특성 중 하나는 과거 지향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오랫동안 사용하던 사물이나 공간이 아닌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강한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현재에 살고 있으면서 현재나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과거에 대한 애착이 강하여 예전을 그리워하고, 옛날 이야기를 즐겨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흔히 새로운 것과 관련하여 호기심을 갖거나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갈수록 변화의 주기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세대간의 소통 단절과 열등감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이로 인하여 스스로 '고물' 인생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곧 인생의 낙이 없고, 따라서 행복을 맛볼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100세 시대를 맞이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풍성한 삶,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이 시대 곳곳에 산재해 있는 IT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여야 우리 모두는 'IT도사'가 될 수 있을까요?
첫째, IT와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인류 발전은 태곳적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새로움의 연속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배움을 포기한다면 이미 그 인생은 발전은 커녕 정지된 인생을 사는 무의미한 시간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둘째, 새로운 것에 대한 정복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자랑스러워할 때 자신감이 회복되며, 목표가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나'가 될 때 IT는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내게 재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셋째,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공유하며, 타인과 소통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무척이나 분주한 생활을 하고 있어 예전에 비해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눈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절대 부족한 실태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의 대안으로 IT는 온라인상에서 대화의 장(메신저, SNS 등)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장을 적극 활용하여 타인들과 소통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소망을 품을 때 실력있는 'IT도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IT강국입니다. 이 시대에 이 나라 백성으로 태어나 IT강국 국민으로서 IT를 맘껏 활용할 수 있는 실력있는 'IT도사'가 되어 풍성하고도 멋진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IT도사'가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의 팁 한 가지를 덧붙여 본다면, IT를 익혀 나갈 때 단말기 터치(클릭)를 함에 고장이 날까 조심스럽게 주저하기보다는 미지의 모든 탭들에게 처음 인사하는 마음으로 터치하여 열어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IT는 우리들을 다정한 미소와 함께 유익한 친구로 맞이해 줄 것입니다.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때는 18세기 중반. 유럽 열강들이 해외 식민지를 놓고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1755년 9월 북아메리카에서 전쟁을 시작한 영국과 프랑스가 지중해에서 맞붙은 것이 1756년 5월의 미노르카 해전이다. 이 해전을 계기로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이 개입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7년 전쟁이 확산되었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분석이다.
발단은 1708년 왕위 계승 전쟁 이후 영국이 지배하고 있던 미노르카섬(현재는 스페인령)을 프랑스군이 공격하면서 시작되었다. 침공 소식을 접한 영국은 즉각 지브롤터에 있는 존 빙 제독에게 미노르카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빙 제독이 부족한 전함과 해군을 이끌고 부리나케 미노르카섬으로 갔지만 이미 섬의 대부분은 프랑스군이 점령한 상태였다.
다만 한 군데 마혼(Mahon) 항구의 수비병들만이 고립된 상황에서도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이들을 구원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하면서 영국함대와 프랑스함대 사이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교전에서 침몰한 배는 없었지만 일부 함선이 심각한 피해를 입자 빙 제독은 마혼의 수비병들을 포기하고 지브롤터로 퇴각하고 말았다.
이 해전은 이후 두 가지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하나는 빙 제독이 수비병들의 구원을 포기한 것과 패전의 책임을 지고 총살형을 당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샐러드용 소스 ‘마요네즈’의 탄생이다. 빙 제독의 영국 함대가 물러나자 마혼을 점령한 프랑스군은 승전 축하 파티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상당 기간 치열한 전투를 치른 뒤라 남아 있는 음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섬 여기저기에서 푸성귀는 구해왔지만 소스, 즉 드레싱(dressing)이 문제였다. 그나마 있는 재료라고는 달걀, 올리브오일, 소금과 설탕, 식초 정도가 전부였다.
경황이 없던 요리사는 궁여지책으로 이 재료들을 한 통에 넣고 마구 휘저었다.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고 여긴 요리사가 이 소스를 뿌린 야채샐러드를 파티장으로 내갔다. 프랑스군은 이 생소한 소스에 열광했다. 담백한 것 같으면서도 고소한 데다 살짝 새콤함까지 곁들여진 맛이라니!
당시 프랑스군과 함께 있던 리슐리외 추기경이 이 새로운 소스에 마온(마혼의 프랑스식 발음, 프랑스어에서는 ‘h’가 통상 묵음)의 승리를 기념하는 의미로 ‘마오네즈(Mahonnaise)’, 즉 프랑스어로 ‘마온의 소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세계인이 사랑하는 소스, 마요네즈의 시작이었다. 이후 ‘h’가 ‘y’로 바뀌면서 ‘마요네즈(Mayonnaise)’로 불리게 되었다.
이쯤에서 본론으로 들어가자. 100세 시대에 은퇴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누구나 “그럼요, 필요하지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당신은 노후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노후에 쓸 돈은 충분하십니까? 돈을 넘어 노후에 누구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인가요?”라고 파고들면 그때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중·장년층은 이처럼 은퇴설계라면 골치 아파 하면서 지레 겁부터 내거나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은퇴설계가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게, 마요네즈를 만드는 것처럼 생각보다 쉽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아니, 마요네즈와 은퇴설계? 둘이 무슨 상관이 있나?” “마요네즈 하면 입맛이 돌지만 은퇴설계 하면 입맛이 없어질 것 같은데~” “요즘 쿡방이 유행이라니까 은퇴설계에 요리를 잘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건가?”
인터넷에서 마요네즈를 치면 만드는 법이 많이 올라와 있지만 거의가 대동소이하다. 그중에서도 ‘낙심한 요리사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파티 음식은 만들어야 하고 재료는 없어서 낙심한 요리사가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하면서 만들어낸 것이 기적처럼 맛을 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요네즈처럼 만들기 쉬운 드레싱도 없다고 한다. 오죽하면 ‘세상에 잘못 만든 마요네즈는 없다’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그럼 마요네즈를 실제로 만들어보자. 슈퍼마켓에서 사다 먹으면 되는 걸 왜 귀찮게 만드느냐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한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마요네즈는 생각보다 만들기 쉬울 뿐아니라 내 입맛에 맞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달달한 걸 원한다면 설탕을 좀 더 넣으면 되고 신 맛이 필요하다면 식초를 조금 더 넣는 등 내 입맛에 맞을 때까지 이것저것 적절하게 넣으면 되는 것이다.
은퇴설계 역시 정해진 왕도는 없다. 이 금융회사, 저 금융회사, 이 전문가, 저 전문가들이 다 다른 말을 하는 것 같고 내용도 다 달라 헛갈리는 것 같아도 결론은 하나. 노후에 내가 살 집을 내가 직접 설계하고 짓는다면 전문가들이 뭐라뭐라 해도 결국은 내가 내 입맛에 맞게 이것저것 빼기도하고 넣기도 하면서 내가 원하는 집을 짓는 것이 은퇴설계인 것이다.
물론 마요네즈와 은퇴설계가 다른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요네즈는 정 마음에 안 들면 내다버리면 그만이지만 은퇴설계는 한번 시작하면 중간에 바꿀 수는 있어도 버릴 수는 없고 대부분을 안고 가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중간에 뭔가를 바꿔 끼울 때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둘 이상의 전문가들 조언과 경험을 잘 듣고 나한테 맞는 설계를 선택해야 한다.
은퇴설계가 마요네즈와 또 다른 점은 유효기간이 길 뿐아니라 고려해야 할 여건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수제 마요네즈는 만들어서 금방 먹는 게 프랑스군이 먹었던 것처럼 가장 맛있을 것이다. 반면 은퇴설계는 금방 먹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먹어야 한다. 사실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는 것이라면, 게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가운데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는 것이라면 좀 더 조심스러우면서도 전문가의 조언과 경험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마요네즈처럼 쉬운 게 은퇴설계라더니 결론은 어렵다고 내는 것 같지만 이것저것 듣다보면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는 게 은퇴설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는 물론 주위의 여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배들의 성공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은퇴설계는 없기 때문이다. 마요네즈가 낙심한 요리사의 기적이라면 은퇴설계는 낙심한 은퇴자 또는 은퇴를 앞둔 사람의 기적이 될 수 있다. 특히 그 기적은 낙심하고 포기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뭐라도 만드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다.
△ 최성환(崔聖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은행 과장, 조선일보 경제 전문기자, 고려대 국제전문대학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은퇴연구소장 등 역임.
돈 관리는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물가나 자산 시장의 변화를 어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살이처럼 돈 관리도 마음가짐과 행동 변화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 판단해서 노후생활에 결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미국 은퇴자협회 1월호에 실린 ‘금전관리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7가지의 결정적인 오류’ 부분을 정리했다.
죽을 때까지 쓸 돈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참 좋은 일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낙관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금전 문제에서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미래를 낙관해서 저축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지출을 많이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돈 관리에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철저히 절약하고 저축하는 사람들이라 은퇴 후에 오히려 넉넉할 수 있다.
텍사스테크대학(Texas Tech University)의 마이클 핑케(Micheal Finke) 개인자금관리 전공 교수는 가장 좋은 예방법으로 통장에서 자동 저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퇴직연금에 가입해서 급여에서 자동으로 이체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뮤추얼 펀드나 정기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제품을 구입하면 정말 기분은 좋지만 이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한다. 새로운 사치품을 구입하는 쾌락적 느낌은 금방 사라지고 또 다른 신제품을 찾는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항상 자기보다 나은 신제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의 저자인 조나단 클레멘츠는 신제품 구입을 결정할 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신제품을 구입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실제 구입하는 것 만큼이나 즐거워질 때가 많다.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에는 돈 관리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저축을 해봐야 이자가 거의 없고 그렇다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돈이 묶이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어 마땅찮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면 그냥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보통예금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는 안 된다. 저물가라 하지만 그것이 장기화되면 엄청난 이자 손실이 발생한다.
보통예금보다는 저축성 예금계좌를 이용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CD 등 단기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금리라고 하지만 이것이 장기화되면 큰 이자가 된다.
무력감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누가 어떤 주식에 투자해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충동적으로 투자하다 보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미끼다. 전혀 위험없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지만 주식은 오르내릴 수밖에 없고 떨어지면 겁이 나서 그냥 팔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단 행동을 자제하고 많이 생각하라. 심리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박사는 그의 저서 에서 인간은 2가지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밝혔다. 급하고 감정적이며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방식(시스템 1)과 느리고 논리적이며 의식적이고 계산하는 사고체제(시스템 2)다. 시스템 1에 가까운 사람은 천천히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시스템 2에 가까운 사람은 찬반과 장·단점을 논리적으로 생각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맹신하기 쉽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요청하는 것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 카네기멜론대학의 조지 로웬스타인 경제학 및 심리학 교수는 이런 성향을 아부성향이라고 표현했다. 상대방의 솔직한 제안을 거절하게 되면 신뢰를 못하는 것처럼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성향이다. 그런 제안을 한 사람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거절하지 못하고 비싸게 구입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제안하는 사람을 신뢰하되 맹목적으로 제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완전히 납득이 될 때까지 여러 각도로 질문을 해보고 따져야 한다. 로웬스타인 교수는 “바로 행동하는 것을 절대 자제해야 하고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과 상의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투자는 투명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위험 고수익을 좇다보면 낭패를 당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점검하더라도 고수익상품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험 없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같이 보이는 투자상품이나 제안은 일단 피하라. 세상에 남을 부자로 만들어 주기 위해 사는 사람이나 상품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러 은행에 계좌를 열거나 투자를 분산시키면 제대로 관리가 안 된다. 세월이 가고 집이나 직장을 옮기면서 여기저기 계좌를 열다보면 정리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계좌를 통합하여 자금관리를 질서 있게 해나가야 한다. 은퇴 예정일에 맞추어 주식과 채권을 통합 관리하는 펀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금관리 상담전문가에 자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상담전문가도 고객의 취향에 맞춰 즉흥적으로 투자하는 등 비슷한 잘못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게 돈이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자산 10억원, 평균 재산 50억원 정도가 있으면 VVIP 자산가로 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8만2000명이 여기에 속한다. 대체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양천과 경기 분당, 동탄, 일산에 가장 많은 부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가들은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 잡지를 통해 세계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의식주 행락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가는 손주한테 우아하게 지갑을 여는 것보다 경제교육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주에게 무조건 좋은 선물, 지갑을 크게 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올바른 경제관념은 손주아이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힘을 길러주므로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돈을 벌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은 분명 일반인들과 다른 공통적 습관이 있었다. 청국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먼 곳을 가는가 하면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둘이서 나눠 마시는 등 아낄 때는 최대한 아끼고 써야 할 곳에는 과감히 용단을 내린다.
인생의 오후를 여유롭게 유유자적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사용하는 태도가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 PB센터 부센터장과 4명의 자산가에게 질문, 용돈관리의 결정적 오류에 관한 실체적 담론을 짚어봤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PB센터 부센터장은 20년 넘게 KB국민은행에서 퇴직연금과 프라이빗뱅킹(PB)을 담당하면서 KB국민은행 최초 국은인상 2회 수상, 카드 2만500장 신규 유치, 보험 700억원 이상 판매라는 누구도 따라잡기 힘든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대한민국 1퍼센트 부자들의 삶에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 자리하면서 돈을 다루는 그들의 마음과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그 경험은 베스트셀러 를 비롯한 다수의 저서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부자를 가장 잘 아는 그가 말하는 ‘부자의 법칙’을 들어보자.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 PB센터 부센터장은 인터넷에 ‘신동일 꿈발전소’라는 자신의 사이트를 개설하여 스스로를 꿈발전소 소장으로 부르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경제독립을 이뤄야 하는 법이다. 그가 운영하는 꿈발전소는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존경받는 1퍼센트 부자와 행복한 부자들을 명예이사로 위촉하여, 그들에게 직접 배우며 부자의 꿈을 현실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50만원을 쓰느냐 50만원을 채워 넣느냐의 차이
“한 회장님이 해주신 얘기가 기억납니다. 그분은 과거에 바이어와 약속을 잡았는데 차가 밀려서 약속 시간 단 5분이 늦어지는 바람에 1년 매출의 절반을 버려야 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약속 시간 5분 전이나 10분 전으로 설정하지 않고, 반드시 15분 전으로 해서 여유 있게 사람을 만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고 하죠.”
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으로, 그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습관은 돈을 대하는 마음에서부터 다르게 접근함으로써 갖게 된다.
“한 공무원이 휴가를 내고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월 소득이 적지 않았고 정년이 7년 정도 남아 있었는데 내 집 장만을 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금융자산은 2000만원에 불과했죠. 그동안 푼돈을 소홀히 다룬 게 원인이었던 겁니다. 백 원 단위의 거스름돈을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부자들은 돈을 1원 단위로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푼돈 관리를 잘 못하는 걸 보면, 그런 작은 부분에서부터 부자와 보통 사람은 차이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푼돈 관리뿐만이 아니다. 돈을 만드는 사람과 못 만드는 사람은 큰 돈을 보는 관점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정기예금을 만들기 위한 950만원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거기서 50만원은 쓰고 900만원을 예금으로 운용하기 마련이란다. 그러나 부자들은 어디서든 50만원을 가져와서 1000만원짜리 정기예금을 만든다고 한다. 간단한 차이처럼 보여도 습관으로 몸에 배지 않으면 실행하기 힘든 일이다.
성공 습관을 장착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
신 부센터장은 그래서 ‘마이 라이프 북’을 만들었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적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도움을 주게끔 도와주는 다이어리다. 다이어리에는 로드맵을 3년, 5년 단위로 작성하는 것과 수입 및 지출 파악, 다양한 종잣돈 마련 계획 설정 등 돈을 모으고 활용하는 데 있어 세부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1퍼센트 부자들을 만나온 신 부센터장의 노하우가 그 안에 녹아들어있다. 그가 다이어리에 적용한 부자들의 성공 노하우는 크게 다섯 단계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수입-지출?1원’ 이상이 되는 것이다. 다양한 지출이 넘쳐나는 현대에 매월 마이너스가 아닌 생활을 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그는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거나 2가지 중 한 가지라도 잘 해야 이룰 수 있다고 단언하며, 현실적으로 당장 소득을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단계는 종잣돈 마련이다. 1원이라도 남으면 그 돈을 쓰지 않는 한 반드시 종잣돈이 된다. 그리고 1원도 버리지 않고 살피는 습관이야말로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세 번째 단계는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바타’ 창출이다. 여기서 ‘아바타’란 나를 대신해서 수입을 올려 줄 모든 수입원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 증권 투자를 통한 금융소득을 아바타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단계는 ‘아바타’ 수입이 현재 수입을 초과하는 단계인데, 신 부센터장은 이를 진정한 경제독립이라고 부른다. 확실한 ‘아바타’가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할 때, 그때야말로 현직에서 은퇴해도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성공 습관을 장착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첫걸음은 뚜렷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죠. 특히 뚜렷한 목표를 세우는 일은 스마트폰보다는 종이에 적는 걸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에도 일정 관리 및 메모 기능이 있긴 하지만 경제독립의 꿈을 이룬 부자들은 여전히 종이에 적기를 좋아해요. 손을 움직일 때 가장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부자는 돈을 대하는 방법이 다르다
신 부센터장의 말을 들을수록 부자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돈에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다른 관점이란 돈에 대한 마음가짐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었다. 부자들이 작은 습관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런 작은 습관마저도 무너지면 그보다 더 큰 것들도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낭비가 없으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들을 자연스레 모색하게 된다.
“샐러리맨은 수입이 월급 통장 하나지만 부자들은 계속해서 다른 수입원을 모색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슈퍼리치들은 투자를 할 때면 3-3-4의 균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슈퍼리치들의 자산을 보면 부동산이 70퍼센트에 육박합니다. 부동산은 사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래서 나머지 30퍼센트를 주로 운용하는데, 그 30퍼센트 중 절세 상품에 30퍼센트, 정기예금 같은 상품에 30퍼센트, 그리고 투자 자산에 40퍼센트를 배분합니다. 안전 자산과 투자 자산을 6 대 4로 놓는 거죠.”
‘돈에는 흐름이 있는데 그 길을 막지 말라.’ 신 부센터장이 좋아하는 말이다. 단순히 정기예금으로 쓰일 수 있는 돈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채권이라든지 펀드 등 그보다 더 효율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계속 확인하며 기회를 보는 습관을 지녀야 할 것이다.
부자들에게는 ‘통큰’ 확신이 있다
“과거에 한 1000억 원대 슈퍼리치인 회장님은 선풍기를 하나 틀어놓고 생활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건 습관이라기보다는 신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낄 때는 아껴도 쓸 때는 또 통 크게 쓰기도 해요. 사업 기회가 오면 과감한 투자를 선택하고 아무도 모르게 기부하는 것 또한 슈퍼리치들의 특징이죠.”
크게 투자해야 할 때가 오면 크게 투자하는 것, 기부해야 할 곳에 기부하는 것은 자신이 투자할 대상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확신은 오랜 시간 동안의 공부와 경험을 통해 모종의 기술처럼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신 부센터장은 초고액 슈퍼리치로 갈수록 투자와 관련해 두텁고 핵심적인 전문가 집단을 네트워크로 두고 있다고 말한다. 보험 하나를 봐도 전문가 2~3명의 의견이 일치했을 때에야 가입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뭔가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50퍼센트는 이룬 것입니다.”
이미 완성된 것만 보면 저걸 어떻게 이뤘지 싶어 먹먹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힘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보다 나은 2016년을 위한 다짐, 아직 늦지 않았다.
전자금융사기 수법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어 금융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보이스 피싱, 스미싱, 파밍에 이어 메신저 피싱, 메모리해킹, 시피어 피싱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숨이 차다. 그래도 은행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잘 알고 대처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기동 금융범죄 예방연구센터 소장과 최유재 인테크 연구소 대표 등 전문가들을 만나 금융 사기 유형과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가장 쉽고 자주 발생하는 ‘보이스 피싱’
보이스 피싱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기 수법이다. 전화로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를 속여 자금이체 등을 유도한다. 신종사례는 이렇다. 회사 근무 중이던 A(56)씨는 최근 한 통의 팩스를 받았다. 시중은행에서 보낸 대출광고 전단이었다. A씨는 마침 대출을 알아보던 차였고 콜센터로 문의전화를 걸었다. A씨는 대출금의 10%를 예치하면 싼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속아 300만원을 송금했다. 보이스피싱 사기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 등 제도권 기관은 절대로 대출 관련해 핸드폰이나 통장,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0%사기로 보면 된다는 의미.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충분히 획득한 사기범들은 납치협박극을 벌인다. 예컨대 신혼부부의 여행지와 항공기 비행 시간 등을 파악한 후 해당 여행지 공항에서 전화기가 꺼진 틈을 타 부부들의 부모들에게 이들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를 한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위조하는 ‘파밍’
파밍은 농장(Farming)과 피싱(Phising)의 합성어다. 이는 악성코드에 감염된 PC에서 은행이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짜 홈페이지로 들어가게 한 뒤 비밀번호나 계좌번호, 보안카드 번호, 이체비밀번호 등을 물어보는 식이다. 실제 사이트 화면을 복사해서 띄워놓기 때문에 의심조차 하기 힘든 피해자는 보안카드 번호 35개를 모두 입력하라는 수상한 메시지가 떠도 고분고분 따르기 십상이다. 대부분 범인들의 인터넷 뱅킹 접속지가 해외이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고, 금융기관에서도 별다른 보상규정이 없어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인인증서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하지 말고, USB메모리 같은 보관장치에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친한 척’으로 유혹하는 ‘메신저 피싱’
메신저 피싱은 카카오톡, 카카오 스토리, 페이스북 온라인이나 모바일 메신저의 ID를 도용하거나 해킹한 계정에 무작위로 접속해 행하는 사기 방식이다. 이들은 마치 피해자의 지인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급전을 요구’해 금전을 가로챈다. 따라서 갑자기 메신저 등을 통해 지인으로부터 ‘급전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면 반드시 유선상으로 지인의 진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인이 인터넷 뱅킹에 오류가 났다고 하거나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라며 재촉한다면 의심의 끈을 절대 놓아선 안 된다.
터치 한 번으로 돈 날리는 ‘스미싱’
스미싱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 방식 중 하나다. 이 방식은 무료쿠폰 청첩장 동창회 등의 문자메시지를 누르면 소액결제용 SMS 인증번호를 탈취해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를 입히는 방식이다. 링크 하나만 눌렀을 뿐인데 휴대폰 통신요금 결제 계좌에서 돈이 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 방식은 국내 스마트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에서 발생하고 있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출처가 불명확한 문자메시지는 삭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배포하는 스미싱 방지용 앱 폰키퍼(phone keeper)를 설치해 활용하면 좋다.
실시간으로 돈 빼가는 ‘메모리 해킹’
메모리 해킹은 아예 개인정보 탈취와 송금을 ‘원스톱’으로 끝낸다. 피해자가 계좌이체를 할 때 해커가 원격으로 컴퓨터를 조작, 입금계좌와 이체 금액을 무단으로 변경한다. 실시간으로 돈을 빼가기 때문에 최근 금융사들이 전자금융사기 예방책으로 내놓은 OTP(일회성 비밀번호 생성기)도 소용없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해커가 원하는 대로 이체 금액을 바꿀 수 있어 피해 규모도 더 크다. 메모리 해킹수법에 속지 않으려면 일회성 비밀번호(OTP), 보안토큰(비밀정보장치 외부 복사방지) 등을 사용하고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인터넷 뱅킹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종료된 경우와 정상 거래 종료 후 보안승급 팝업창 등이 뜬 경우에는 즉시 금융기관 콜센터로 문의해야 한다.
“진지 드셨어요?”
일본 도쿄의 도심을 빙글 도는 전철 노선인 야마노테선(山手線)의 스가모(巢鴨)역에 내리면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분주히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상한 풍경, 이분들 뒤를 쫓아 가다보면 스가모 상점가가 나타난다.
이곳은 이른바 젊은이들의 거리로 대표되는 하라주쿠(原宿)에 빗대어 할아버지 할머니의 하라주쿠라고 불리는 명소로 800미터의 길가에 2백여 점포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곳곳에서 지인끼리 “진지 드렸나”라며 안부를 전하고, 처음보는 사이지만 “내가 왕년에는 한가닥했지” “요즘 돌아가는 꼴이 영…” 등 추억담과 더불어 편하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우리랑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2013년 기준으로 평균수명 80.21세와 86.61세를 기록한 일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는 젊은이 중심의 대형 슈퍼나 백화점과 달리 중장년층용의 모자, 신발, 외출복, 속옷, 지팡이, 전통과자 등 생활 필수품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걷다가 힘들면 가게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점포 주인이랑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쌀과자(센베) 전문점에서는 가게에서 제공한 녹차와 함께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특히 한여름에는 상점가 번영회가 대형 얼음을 설치해 시원한 분위기 연출은 물론 고령자들의 열사병 방지에도 일조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상점가의 최고 히트 상품은 바로 붉은 색 속옷이다. 일본에서는 전통의상인 기모노(着物) 안에 붉은 속옷을 입거나 환갑을 맞이하면 붉은 옷을 입고 축하하는 풍습이 있는데, 붉은 색 속옷을 입으면 단전을 자극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개구리와 오리 등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속옷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보약이 따로 있나’ 이게 최고 건강법
일본의 고령자들이 지팡이를 짚고서 보조기를 밀어서라도 이곳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1596년 세워져 1891년 스가모로 자리를 옮긴 절 고간지(高岩寺)에 참배하기 위해서이다. 이 절은 1945년 미군의 공습으로 전부 타버려 1957년 다시 짓는 등 일본의 근현대사를 함께 했다.
이 절을 찾는 참배객들은 경내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큰 향로의 연기를 손바람으로 아픈 부위에 뒤집어쓴다. 향 연기가 어깨결림, 신경통은 물론 치매에도 효험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학생들도 머리에 잔뜩 뒤집어 쓰기도 한다.
향로 옆 샘물로 손과 입을 깨끗이 씻고 나서 본전에 시주와 함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손주 녀석 바라는 대학에 떡하니 붙게 해 주옵소서” “딸내 부부가 금슬 좋게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등 저마다의 소박한 소원을 빈다. 보통 5엔 동전을 시주함에 던진 뒤 복을 비는데, 5엔이 일본말의 인연인 ‘고연(御?)’과 발음이 같아 말의 힘을 빌어 소망하는 것에도 인연이 깃들길 담았기 때문이다.
본전 참배를 마치면 이윽고 사람들은 '도게누키 지죠(가시를 뽑아주는 지장보살)'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선다. 고령자를 비롯해 이곳을 찾는 이들의 주된 목적은 “제발 내 고질병 좀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게 하소서”, 즉 이 지장보살의 영험을 얻기 위해서이다.
옛날 실수로 바늘을 삼킨 한 하녀가 이 지장보살 본존의 부적을 삼킨 뒤 바늘을 토해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고, 지금도 그 부적이 병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참배객들은 지하수 샘물로 불상을 씻긴 뒤 하얀 수건으로 자신의 아픈 부위를 정성껏 닦으면서 병 치료와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나이 드신 분들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가족끼리 혹은 젊은 커플들도 많이 찾는다.
특히 매월 4,14,24일에는 제례가 있는 날로 상점가에는 먹거리와 토산품, 그리고 고령자용품 등을 파는 온갖 노점상까지 들어서고 일본 전국에서 참배객과 관광객이 약 10만 명 몰려든다고 한다. 그 가운데 소문을 듣고 그 풍경을 보려고 오는 관광객이 6만 명이라고 하니 하루 종일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상점가와 노점상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하긴 도쿄 디즈니랜드의 연간 입장객이 약2500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곳 작은 상점가와 절을 찾는 사람이 연간 800만 명 규모라고 하니 참으로 알짜배기 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 덕분에 ‘스가모’는 다른 지역 상점들의 매출액이 몇 년새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무려 15%나 상승했다고 한다.
일본의 실버산업 규모
스가모 상점가의 손님층 95%가 40세 이상이고, 60세 이상은 30.6%라는 조사 결과를 두고서 다른 지역에 비해 고객 연령이 현저하게 치우쳐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특화된 거리이기에 색다른 관광지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일본 사회는 2030년에 65세 이상이 세 명 중 한 명, 75세 이상은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시장 전체의 가계 소비 가운데 고령자의 소비 비율이 2015년 42.3%, 2030년에는 4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고령자의 소비총액을 보면 2015년 72조엔, 2020년 74조엔, 2025년 75조엔, 2030년 77조엔 등 늙어가는 일본사회와 달리 실버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거부할 수 없는 초고령화 사회이기에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실버산업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젖 먹던 힘이 남아 있는 한 이곳을 찾아 무병장수를 빌려는 고령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질 것이고, 쇠퇴해지는 젊은이의 거리 하라주쿠와는 달리 스가모는 갈수록 주목받으며 빛을 발하지 않을까?
고령사회 일본의 명암
같은 고령자들이 모여 옛 추억을 나누며 건강, 여가 생활, 쇼핑 정보 등을 서로 교환하는 우물가의 쉼터와도 같은 스가모. 인터넷과 SNS의 디지털 시대에 직접 만나 안부를 전하고 따스함을 함께 하는 아날로그의 정서는 역시 수치로는 표시하기 힘든 은은한 맛이 있다.
일본사회의 고령화율은 1970년 7%(고령화사회), 1994년 14%(고령사회), 2005년 20%(초고령사회)를 넘어서 2011년에 23.3%를 기록했는데, 2011년도 고령자 세대의 연평균소득은 307만엔으로 이 가운데 67.5%가 공적연금에 해당한다. 공적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걸 알 수 있지만, 주머니돈이 쌈짓돈이라고 실버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고령사회의 그림자도 짙은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 보이피싱 사기의 피해자가 2003년 당시 약 70%가 여성이고, 60세 이상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피해 세대의 과반수 이상이 60세 이상의 노인만이 사는 고령자 세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령자를 노린 집 수리와 각종 건강상품, 노후 상담을 빙자한 투자 등 방문 판매를 통한 사기도 크게 늘고 있다. 고령자의 판단력 저하를 이용한 범죄이기도 하지만, 0.03% 이하의 제로 금리로 은행보다는 집안에 현금을 보관하는 걸 선호하는 고령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구매력과 자금력을 갖춘 일본의 고령자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실버산업을 뒷받침하는 주춧돌이자 먹고 살기 힘든 다음 세대들의 동경과 원망의 대상이면서 범죄에 노출된 먹이이기도 하다.
-1999년 와 2000년 으로 데뷔. 에도 작품활동
-도쿄외국어 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동대학원 외국인연구자, 일본여행문화연구소 공동연구원을 거쳐 게이오대학, 와세다대학, 니혼대학, 무사시노대학, 오츠마여자대학 등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어 강의
-번역서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청년, 중년, 시니어 가리지 않고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살다보니 취업에 목 메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거나 물건을 팔아먹는 나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게 될 줄이야. 적어도 은퇴 이후 인생2모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직접 겪은 경험을 공유하여 이런 류의 취업 관련 사기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적극적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취업 관련 인터넷 사이트 한곳에 등록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회사 몇 군데와 물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회사들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적당히 응대하여 왔다.
그날 온 전화는 색달랐다. 이른바 맞춤형 사기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나중의 일이고 당시에는 관심이 가는 러브 콜이었다. 산소 기기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인데 사세가 확장되어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취업 사이트에서 그런 경험이 있다고 하는 내가 마음에 들어 전화했다고 하는 것이다. 일단 경계심이 들어 홈페이지 등을 보내주면 확인한 후에 다시 통화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문자로 보내온 회사의 홈페이지는 제법 그럴 듯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회사가 KDB로부터 벤쳐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것이다. 즉각 친구들을 동원하여 사실 여부를 체크 하였더니 상당히 우량한 회사로 KDB 벤쳐 자금을 지원받은 것도 사실이고 은행 거래도 정상적이란 것이다.
네이버에 회사 관련 기사도 검색해 보았다. 가평 어딘가에 공장도 보유하고 있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올해에 신용평가기관에서 신용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관련 정보는 유료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용까지는 잘 보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상장을 목적으로 하고 그래서 “나를 중역으로 채용하겠다는데 그 정도 투자는 해야지” 하고 내용까지도 살펴 보았다. 재무상황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창업 2년차 재무제표라면 있을 법한 일이고 평가 자료는 2012년도분이니 작년에 비약적 발전을 했다면 별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었다.
인터뷰 약속을 하고 찾아간 회사의 분위기는 보통의 다른 회사와 달랐다. 자리에 앉아 있는 수 십명의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보였다. 회사의 사장이라는 분과 몇가지 얘기를 나누었고 궁금했던 사항들도 몇가지 문의했지만 답변이 썩 명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어 조직 확장을 해야 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준비하려니 경영지원 본부 신설이 필요하고 내가 적입자이며 상당히 고위직으로 나를 생각하고 영입한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 조금 더 지켜보자”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터뷰 후, 사세 대폭 확장으로 현재 신입 직원들을 모집 중이며 관련 교육이 있으니 참가 해서 들어 보라고 했다. 며칠간 들은 교육은 산소 관련 내용과 건강 관련 내용 등 들어서 나쁠 내용은 별로 없었다. 3일째던가 우연히 옆자리에 있던 친구와 얘기하다 보니 고교동창이어서 서로 반가운 인사도 나누게 되었다. 교육 내용 중 특이한 사항은 내가 지금까지 많은 시니어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보았던 노후설계, 관계, 건강 등 많은 자료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결국 많은 이들이 들어서 크게 저항감이 없는 내용들로 구성한 것이다.
취업이라도 하기를 학수고대하는 아내는 정성스럽게 정장을 내어주고 넥타이까지 골라주는 실로 오랜만의 출근 도움이었다. 물론 아직 확실한 내용이 없어서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로 기대도 일부분이지만 의심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교육은 끝내고 사장 면담을 한다고 했다. 메인 협의가 진행되리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던 순서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제품 판매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사인하라는 것이었다. “회사에 입사하려면 내 회사 제품을 잘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카드로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급여에서 공재되는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른 모든 직원들도 동일한 절차를 거친다”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가져왔던 의문이 일시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세상에 채용계약서는 없고 물건 판매계약서에만 사인하라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여러분이라면 어떡할 것인가? 거절하고 문을 박차고 나왔다. 잠시 후에 사장과 면담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도 안되는 사기꾼이라면서 펄쩍 뛰고 나왔다는 것이다. 내 판단이 맞았구나 하고 다시 확신하였지만 입 맛이 개운하지는 않았다. 사인을 거절하는 10여분간 마음 한 곳에서 아내 얼굴도 떠오르고 몇 백만원 투자하는 셈 치고 응할까하는 생각도 한쪽에 없진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나 나나 전공이 경리 쪽이어서 적어도 관리 분야는 좀 이해가 빨라 잠시만의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자들은 지금도 시내 한가운데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취업에 목마른 시니어들을 유혹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은 시간 낭비에 그치고 불필요한 물품 구매는 하지 않고 나오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사무실에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여러 사람들처럼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물건 구매하고 속앓이 할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 60대인 그들이 60대를 등 쳐 먹고 있는 것이다.
# 에필로그:
사장이라는 자가 나이도 같고 시골 중학교 1년 후배라는 사실까지 서로 확인하고 난 후의 일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한국산업은행
-한주통산 이사
-세종공업 상무(슬로바키아 사장)
산림조합중앙회(회장 장일환)는 한가위를 맞아 산림조합 산림마트와 인터넷쇼핑몰 푸른장터에서 소비자가 믿고 믿을수 있는 국산 임산물을 엄선한 ‘숲에서 자란’ 선물세트를 본격 판매한다고 밝혔다.
‘숲에서자란’은 산림조합중앙회 대표 임산물브랜드로서 곶감, 나물류, 버섯류, 견과류, 더덕·수삼류 등 총 100여종이며, 각 선물세트별로 가격대를 다양하게 구성하여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한가위 선물세트 상품구성은 2만 ∼ 3만원대의 실속 있는 한방차 선물세트 (건강선물세트)에서부터 4만 ∼ 10만원대의 잣, 호두, 대추, 건표고 등으로 구성된 산애산애(山愛山愛) 선물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번에 하루 한포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은행후레이크 1~2호, 웰빙 견과세트 및 제수용품세트를 새롭게 출시하였으며, 취나물, 고사리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산채류 다섯 가지로 구성한 ‘산채류 세트’와 반찬으로 인기 있는 나물 다섯 가지로 구성한 ‘건나물 세트’는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산림조합만의 구성품으로 지난 설 기간에도 호평을 받았다.
‘숲에서 자란’ 선물세트를 비롯한 국내산 임산물 선물세트는 산림조합중앙회의 공식 쇼핑몰 ‘산림조합 e-쇼핑 푸른장터(www.sanrim.com), 고객상담실(여주 : 1544-7671, 서울 02-3434-7336)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시 송파구 석촌호수로 166 산림조합중앙회 1층에 위치한 임산물 직매장 ‘산림마트’ 에서는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세트상품을 진열,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밤, 대추, 도라지, 더덕 등 다양한 제수용품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임산물유통센터 관계자는 “최근 웰빙열풍, 슬로우푸드 등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임산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임산물 상품을 개발·보급하여 국내산 임산물 대중화에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 산림조합중앙회 임산물유통센터 (☏031-881-2130)
이제 인터넷으로도 조문(弔問)을 할 수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사이버 장례식장’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은 25일 서울 YWCA 강당에서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건전 장례 문화 확산’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사이버 장례식장 사용법은 간단하다. 상주가 입회비(3만원 예정)를 내고 인터넷으로 사이버 장례식장(efuneral.co.kr)에 접속해 사용하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현실세계와 같이 편지를 주고받거나, 대화도 할 수 있다. 쇼핑과 은행 업무는 물론 가상화폐를 이용한 상거래까지 가능하다. 또한 이 곳에서는 올바른 장례 예법과 장사절차, 장례 용품 등에 관한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일순 공동대표는 “사이버공간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날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사이버공간을 건전 장례문화 확산운동에 활용하자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취지”라고 밝혔다.
골든에이지포럼 이광영 이사도 “인터넷에서 고인이 남긴 글이나 사진, 상주의 인사를 차분히 읽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추모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