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도 4대 시중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받게 돼, 고령층의 금융 소외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은 우체국 업무위탁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주재하고, 소비자의 온‧오프라인 금융 선택권 보장 및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이용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한 ‘은행권 오프라인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 지점 외 대안이 될 수 있는 오프라인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단순·규격화된 은행 업무 수행 등을 은행 이외의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대리업 도입을 추진한다. 은행의 본질적인 업무를 대리·중개하므로 은행업과 동일하게 인가제로 운영하고, 대리업자의 전문성 등에 따라 인가 시 개별 심사를 통해 업무 범위 및 서비스 유형을 제한한다.
예컨대 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규격화된 예‧적금 및 입출금 통장개설 등을 대리 수행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금융업법 개정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업권, 학계의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화하고 은행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피해 및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업 수행에 필요한 인력·자본금 등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은행에는 대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및 고객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 대리업자에게는 건전성 확보 및 소비자 보호 의무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오프라인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에서는 현재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우체국, 편의점 등에 대한 업무위탁을 활성화해 입‧출금 등 단순 업무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채널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그간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우체국 업무위탁(입출금, 잔액조회 등)에 4대 시중은행이 새롭게 참여한다. 현재는 한국씨티, 산업, 기업, 전북은행에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이 추가된다.
올해 안으로 전국 2482개의 금융취급 우체국 지점에서 4대 은행의 입·출금 및 조회업무와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이용(연내 목표)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제휴업무는 통장입금, 무통장입금, 통장지급, 계좌 잔액, 무통장 거래내역, 송금수수료, 자기앞수표발행 및 사고신고 내역 등이다. 자동화기기에서는 카드 입금, 출금, 이체 및 계좌잔액 조회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우체국 통장과 시중은행 통장 모두 사용 가능한 통합 리더기(약 8380대)를 전국 우체국 금융창구에 순차적으로 보급·교체할 계획이다.
위탁업무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수행을 위해 금융결제원의 전산망 중계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2022년 중 구축하고, 2023년 상반기까지 동 시스템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역할을 우체국에 분산한다고 해서 고령층의 금융 공백이 온전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령층 거주 비율이 높은 지방의 읍, 면 지역의 경우 별정우체국 의존도가 높은데, 4대 시중은행의 업무까지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별정우체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을 위해 지방우정청장의 지정을 받아 위임받은 체신 업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사설 우체국이다.
2020년 기준으로 전국 우체국 중 금융업무가 불가능한 우편취급국을 제외한 2606곳 중 별정우체국 수는 720곳에 달한다. 전체 우체국의 27.6%인 셈이지만 이들이 대부분 지방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것을 감안하면 고령층의 체감 의존도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별정우체국 중 상당수는 국장 1명, 직원 1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2인 관서이며, 나머지 지점들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매년 별정우체국 정원 감축을 시도 중이어서, 실제로 2020년 일부 별정우체국장들은 “우정사업본부 계획대로라면 2인 관서 비율이 현재 17.2%에서 53% 수준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희종 별정우체국중앙회 사무처장은 “우체국을 통한 4대 시중은행의 금융서비스 확대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환영하지만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현안도 상당하다”고 말하고, “지난 10년간 정원이 30% 감축돼 별정우체국의 인력난은 심각하며,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인력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별정우체국 이외의 우체국 지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우체국 지점의 수는 2010년부터 10년간 약 8%가 감소했다. 정작 우체국 지점이 줄면 은행 지점 감소 보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인터넷 뱅킹이 어려운 고령자들에게는 오프라인 거점 증가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안내 작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금융거래 업무는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만큼 충분한 교육이나 인프라 확보 등 준비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리(가명) 씨는 평소처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수를 주문했다. 월 사용료를 내고 무료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생필품이 필요하면 늘 같은 곳에서 사고 있다. 그런데 다음 달 카드 명세서를 보니 월 사용료가 더 비싸게 결제돼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쿠팡이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리면서 ‘다크 패턴’(Dark Commercial Pattern, 소비유도상술)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을 내면 모든 주문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월 멤버십 비용을 4990원으로 올리면서 논란이 발생했는데, 사실 평균 택배 비용을 생각한다면 한 달에 두 건 이상 주문하는 이용자에게는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비용 인상에서 논란이 발생한 걸까?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가 물건을 결제할 때 확인하는 결제 조건 안내 문구 바로 아래에 ‘와우 멤버십 월회비 변경 동의’라는 문구를 붙였다. 그 아래에는 ‘동의하고 구매하기’라는 파란 버튼이 있다. 물건을 사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멤버십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착각하게 하는 구성이다.
다크 패턴은 마케팅일까?
‘다크 패턴’은 소비자를 속여 상품 구매나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디자인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컫는다. UI란 사용자가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환경이다. 예를 들면 매장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 은행 ATM 기계, 모바일 뱅킹 앱 등의 화면 구성이 UI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화면 구성이 얼마나 편리한가가 관건이다. 연령대에 맞춰 화면 글자 크기를 키우고 복잡한 버튼을 간결하게 만드는 이유다.
반대로 다크 패턴은 화면 구성을 복잡하게 만들어 교묘하게 소비자를 속이는 UI인데, 알게 모르게 이미 일상에도 녹아 있다. 유튜브에서 멤버십 가입을 권하거나, ‘오늘까지만 50% 할인’과 같이 구매를 유도하거나, 최저가라더니 막상 결제 직전 추가 금액이 붙는 것들이다. 또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첫 화면을 OO로’라거나 ‘OO쇼핑몰 설치’라는 식으로 원하지 않는 것을 자동 설정하게 하는 것도 다크 패턴의 일종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방법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여러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구매를 유도하거나, 당장 어떤 불이익이 생길 것 같은 안내 문구로 서비스를 해지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다. 다크 패턴을 규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이유다.
빅데이터 시대, 규제 마련해야
다크 패턴은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손해 보도록 하지만 불법은 아닌 데다 소비자도 속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규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자결제 등이 일상화되고 온라인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이기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화면 구성이 복잡할수록 소비자를 속이기 쉬운 환경이 되고, 이로 인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사용자 소비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빅데이터 시대에는 다크 패턴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에 최근 유럽연합은 다크 패턴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정 선택을 더 두드러지게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다크 패턴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다크 패턴 규제 움직임이 없어 규제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크 패턴 주요 사례
1 소비자 동의 없이 추가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고, 직접 제외하지 않는 한 구매되도록 유도
2 최저가로 유도한 뒤 배송비·수수료·옵션비 등의 추가 비용을 결제 직전에 부과
3 ‘한 달 무료 체험’이라며 클릭을 유도한 뒤 반복적으로 수수료 청구
4 ‘마감 임박’, ‘한 개 남았어요’ 등의 문구로 소비하도록 유도
5 ‘유용한 정보를 받기 싫어요’와 같은 표현으로 소비자가 마치 손해 보는 것처럼 표현
6 ‘회원 탈퇴’ 등의 버튼을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 계약하기는 쉽지만 해지하기는 어렵게 함
7 거짓 후기나 체험기로 광고가 아닌 것처럼 속여 소비자가 후기를 믿게 함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디지털금융 서비스 역시 고도화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 환경에 낯선 노년층도 이용하기 쉽도록 시니어 맞춤 금융 서비스도 내놓는 추세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포용해 격차를 줄이고, 젊은 세대에 비해 자산규모가 큰 시니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금융사들은 모바일뱅킹 앱을 시니어가 사용하기 편하게 별도 제작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시니어 전용 모바일뱅킹 앱을 운영 중이다. 기본 앱보다 글씨가 크고, 시니어가 주로 이용하는 조회·이체 등의 기능을 중심으로 메뉴를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에서 시니어가 전용 메인 화면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두 은행 역시 글씨를 크게 바꾸고 메뉴 구성을 단순화했다. 시니어 고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계좌조회와 즉시이체 기능만을 전면에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앱 뿐만 아니라 시니어 전용 ATM 서비스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1월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 서비스’를 내놨다. 큰 글씨와 쉬운 금융 용어를 사용하고, 색상 대비를 활용해 시인성을 강화하는 등 기존 ATM 화면을 개선해 시니어 고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맞춤형 ATM 서비스를 60대 이상 고객의 내점 빈도가 높고, 창구 업무의 75% 이상이 입출금 등 단순 업무 위주인 신림동 등 5개 지점에 우선 적용해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에 이어 카드사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0월 모바일 앱 ‘신한payPAN(페이판)’을 ‘신한pLay(플레이)’로 개편하면서 시니어를 위한 ‘이지모드’를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시니어 고객이 쉽게 화면을 조작할 수 있도록 글씨 크기와 아이콘을 크게 구성하고, 시니어 고객들의 사용 데이터와 UX(User eXperiene) 분석을 통해 가장 많이 쓰는 메뉴를 선정해 그 위주로 구성했다.
시니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자 앱 이용자 중 시니어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이지모드가 생기고 난 뒤, 11월 한 달간 신신한플레이(신한pLay)에는 시니어 고객 12만 명이 유입됐다. 11월 신한플레이 앱 내 65세 이상 시니어 방문 고객수(MAU)가 8월 대비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니어 고객 신규회원수도 5000명이 늘어나며 35%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격한 디지털화로 지점 폐쇄도 점차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시니어 고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시니어 전용 앱 등 서비스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 세대도 모바일을 활용해 은행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라며 “젊은 세대들은 기존 은행에서 인터넷은행이나 페이업체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디지털 고객층이자 비교적 많은 자산을 갖고 있는 시니어 고객층 확보는 기존 금융사들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둘러보다가 오랜만에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를 봤다. 작품에서 화 한 번 내지 않을 것 같은 털털한 인상의 주인공 정원은 극 중 두 번 화를 낸다. 이 가운데 두 번째 화를 내는 장면에서 정원은 어떻게 비디오를 틀어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아버지에게 비디오 재생 방법을 반복하여 알려주지만 아버지는 이를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이 장면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비디오 하나 재생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려울까.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원의 아버지에게 비디오란 지금의 인터넷 뱅킹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
사람들은 조금 더 편한 삶을 위해 스마트폰과 인터넷 뱅킹 등 IT를 활용한 여러 장비와 서비스를 고안했다. 하지만 세상은 오히려 점점 더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그냥 은행에 찾아가는 ‘아날로그 맨’이 되어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 앞에 개인은 힘이 없다. 현금 결제가 기본이었던 전통시장은 생존을 위해 제로페이와 카드 기기를 놓기 시작했다. 은행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점포를 줄이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한국은행조차 은행 점포의 감소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제지할 정도다.
필자는 산업 매체에서 이차전지를 주 취재 분야로 삼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이차전지 시장조사 업체에서 2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이차전지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전기자동차 외에도 이제 우리의 분신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휴대전화, 최근 유행하는 무선 이어폰까지 모두 이차전지의 주요 시장이다.
동시에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과연 세상의 이로움에 기여하고 있는가?
몇 해 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환경을 지키겠다며 스마트폰에 포함되어 있던 충전 케이블을 제공하지 않기 시작했다. 덤으로 어느 순간부터는 유선 이어폰까지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을 듣기 위해 꽂기만 하던 이어폰을 쓸 수는 있다. 아직까지는. 그러나 이것도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기업들은 환경보호를 말하지만 사실은 스마트폰 제품의 제조 비용을 줄이고, 액세서리 구매로 인한 부차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가까운 미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무선 충전으로 충전하라며 아예 단자가 없는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이젠 선택의 여지 없이 유선 이어폰 대신 무선 이어폰을 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몰라 헤맬 것이다. 단순하게 살 권리가 사라지고 있다.
너무 앞선 걱정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의 장점을 강조하다가 슬그머니 일체형 스마트폰을 내놓은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을 떠올려보자. 이제는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대신 충전기를 끼워야 한다.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수리센터에 가서 전지를 교체해야 한다. 소비자는 선택권을 박탈당했다. 이런 전례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드웨어(HW)의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개인용 IT 단말기, 즉 스마트폰의 HW는 소프트웨어(SW) 측면에서 폭넓은 다양성을 지원한다는 데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실버폰’이라는 이름의 제품이 따로 나왔던 과거 피처폰 시대와는 또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한 장년 및 노년층의 접근성을 높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구형 스마트폰을 활용한 아동용 스마트폰 제품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스마트폰의 UI 외에도 다양한 시스템의 접근성 확보 방법이 필요하다. 가까운 예로 ARS 방문 인증을 볼 수 있다. 현재 2년째 전 세계를 강타 중인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는 QR인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QR 외에도 우리는 ARS 전화 인증 방식을 병행한다. ARS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그 전화번호를 목록화하여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다. QR 체크를 어려워하는 고령층에게 이는 아날로그식 인증 방법인 셈이다.
아날로그 방식을 이용한 디지털 인증, 어디서 들어본 방법인 것 같다면 정답이다. 바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을 뜻하니 디지로그(Digi+log)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장년층 이상의 문화 코드에 알맞은 아날로그 감성의 시스템을 만든다면 장년층이 필요로 하는 첨단 서비스를 보다 편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며 장년층 이상 세대는 앞으로 사회생활을 지속하며 생산 활동과 소비 활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들에게 최적화된 IT 접근성은 곧 첨단 서비스에 대한 소비층의 확대를 의미한다. 앞선 전통시장의 예에서 밝혔듯 이들 역시 생산 활동을 위해, IT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들에 대한 IT 접근성 확보는 이제 IT 업계에는 시장 확보, 정부에는 기본권 보장과 같은 의무 사항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30대 초반으로 나온 정원의 세대는 지금쯤 50~60대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이제 비디오 재생 대신 복잡한 액티브엑스를 깔며 인터넷 쇼핑 또는 인터넷 뱅킹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방문인증 및 접종인증을 하며 IT 접근성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정원의 아버지처럼 자녀 세대에 계속해서 부탁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부모에게 최신 기기 사용법을 매일 가르쳐주거나 대신 해줄 수 있는 세대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거의 사라졌다. 편리해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남녀노소가 ‘편리하게’ IT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본다.
QR이 신분증을 대신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음 날 원하는 물건이 집 앞으로 온다.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창구에 갈 필요 없이 모바일로 송금이 가능하다. 버스에서는 현금이 사라졌다. 덕분에 일상은 편리해졌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시니어는 막막하다. 디지털 양극화 속에서 살아가는 시니어를 조명한다.
팬데믹은 새로운 사회의 분기점이 됐다. 이전까지 디지털은 새로운 ‘기술’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생존’과 연결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해 코로나19가 불어닥치면서 발생한 마스크 대란이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면서 약국 등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젊은 층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재고량을 알려주는 앱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했다. 이와 달리 디지털에 서툰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수급 사각지대에 놓였다.
노인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과 더불어 디지털 취약계층 중 하나다. 문제는 이러한 4대 취약계층 중 노인이 가장 디지털에 취약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0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8.6%로 4대 취약계층 중 가장 낮았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증가했으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기간에 한 번도 꼴찌를 탈출하지 못했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도 심하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주요 회원국에서도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회원국 중 세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16~25세의 디지털 문제해결 능숙도는 60% 이상인 반면, 55~65세의 경우 5% 이하였다. 인터넷 사용 물품 구매율도 젊은 세대(16~24세)는 80%가 넘지만, 노인 세대(55~74세)의 경우 20% 수준에 불과했다.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양극화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세대 내 격차와 심리적 장벽
세대 ‘간’ 격차도 발생하지만, 세대 ‘내’의 격차도 존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층은 정보화 수준에 따라서 디지털 소외형, 저역량·저활용형, 적극 활용형으로 나뉜다. 디지털 소외형(24.7%)은 접근 및 활용 수준이 모두 낮았고, 반대로 적극 활용형(39.1%)은 전반적으로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았다. 저역량·저활용형(36.2%)은 접근 수준은 높았지만, 역량과 활용 수준은 낮은 편이었다.
김남숙 숭실대 교육대학원 평생교육·HR D 전공 전임교수는 “디지털 기기 이용 유형에 따라서 맞춤형 교육 여건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1인 여성 노인과 같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분들에게는 기기 보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은 노인들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판단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디지털에 대해 심리적 장벽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50% 이상이 스스로 새로운 기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과 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을 디지털 이용의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조력자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소외형과 저역량·저활용형의 약 80%는 PC 및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윤정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인은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디지털 기기 역량을 꾸준히 익힐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차만별 키오스크… 가입조차 어려운 전자상거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사회 전반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으나,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은 처음 비대면 거래를 할 때 회원 가입 및 로그인, 용어 이해, 기기 조작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를 어려워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고령자의 51.4%가 단계의 복잡함을 키오스크 이용 시 어려움의 1순위로 꼽았으며, 다음 단계의 버튼을 찾기 어려움(51%), 뒷사람에게 눈치 보임(49%) 순으로 어려워했다. 윤 연구원은 “빠른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 키오스크는 장소나 기기마다 인터페이스 구성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사용 시 혼란을 가중하는 요소이므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키오스크는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기술이다. 다이소는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계산대와 현금 계산대를 같이 운영 중인데, 키오스크 조작이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계산대 옆에 키오스크 조작을 안내하는 종업원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김모 씨는 “어르신들은 키오스크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젊은 사람들은 키오스크를 곧잘 이용하지만, 어르신들은 어려워하시기에 자세히 여러 번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자주 한다는 시니어 박모 씨는 “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익숙해서, 다소 과정이 복잡해 보이는 셀프 계산대는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도 비슷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경험이 있는 고령 소비자의 79.9%는 스마트폰을 이용했는데, 이용 시 단계별로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특히 ‘회원 가입 및 로그인’, ‘포인트 적립 및 쿠폰 사용’, ‘결제’, ‘쇼핑 사이트·앱 찾기 및 설치’ 순으로 어려워했다. 자녀와 떨어져 사는 시니어 장모 씨는 “얼마 전 집에 놀러 온 자녀의 도움으로 G마켓에 회원 가입을 했다. 최근에 혼자 앱을 사용해 옷을 사려고 했는데, 결제 방식이 복잡해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대신 주문을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현금과 사람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노인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현금 없는 버스가 등장했다. 서울시는 10월 1일부터 8개 시내버스 노선을 대상으로 현금 없는 버스를 운영 중이다. 버스 탑승 현금 이용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금 승객 비율은 2010년 5.0%에서 2019년 1.0%로 내려갔고, 지난해 0.8%를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금 이용객 중 어르신의 비중은 10% 남짓으로 추정된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지하철 탑승 시 사용하는 시니어패스 카드도 버스 탑승할 때 사용할 수 있다”라며 “현금 승객 저하와 더불어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시범 운영 중인데, 앞으로 9개월간 현금 없는 버스의 효과를 다각도에서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범 노선의 버스를 운행 중인 김모 씨는 “현금 없는 버스 운영 전에도 하루에 현금을 내는 이용객은 2~3건에 불과했다. 시범 운영 후 현금을 내려고 하는 승객은 하루에 1건 정도가 다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박모 씨는 “승객의 70%가 노인인데, 카드를 이용하는 분이 많다. 다만 여전히 현금을 이용하는 분이 종종 있어서 돈통을 아예 없애는 것은 힘들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시니어도 생겼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거래 미경험자의 50%는 창구를 통한 거래를 선호했다. 여전히 대면 업무에 익숙한 것이다. 온라인 금융거래를 해본 고령자의 90%는 계좌조회, 이체와 같은 간단한 금융 업무만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점포 수는 올해 6월 기준 6326개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무인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은행원과의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되는 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도 고령 소비자들은 영문명, 이메일 주소 등 개인 정보 입력을 위한 키보드 조작을 어려워했다”라고 말했다.
성공적 노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이제 디지털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전까지는 하나의 선택 사항이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앞서 마스크 대란에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 격차가 만드는 사회적 불평등은 노인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단순한 PC 보급과 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빠른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의 이해와 활용, 정보 공유, 소통과 참여 등이 강조되는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서울시는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을 보급하고 있으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월 2만 원 이하의 요금제를 제공한다. 올해 연말까지 서울 시내 삼성디지털프라자 34개소를 방문하면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어디나 지원단’을 통해서 디지털 기기 역량 강화 교육도 하고 있다. 이 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로, 강사와 교육생이 모두 중장년이며 일대일로 만나 진행하는 눈높이 맞춤 교육이다. 또한 로봇 ‘리쿠’를 활용해 스마트폰 이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아울러 음식 주문, 티켓 발매, 요금 정산 등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마련해 키오스크 연습을 할 수 있는 체험존도 운영 중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노인의 성공적 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았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개방적 태도를 뜻하는데, 열린 마음을 가진 노인일수록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궁극적으로 리터러시 수준이 높을수록 성공적 노화를 측정하는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효능감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유능성을 증명하는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디지털은 생존과 성공적 노화를 위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지난 6월 시니어 A 씨는 딸에게서 급한 사정으로 폰을 수리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신분증 사진과 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보내주고 딸이 보내온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했다. 그러나 딸인 줄 알았던 문자 발송인은 메신저피싱 가해자였고, A 씨의 증권 계좌에서 보유 중인 주식이 매도되고 이를 담보로 3000만 원가량의 대출이 실행되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50세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5일 ‘2021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을 발표하고, 중장년층에게 피해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신저피싱 피해액의 93.9%가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나왔다. 50대의 피해 금액은 245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수의 52.5%에 달했다. 60대는 186억 원(36%), 70대는 25억 원(5.4%)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메신저피싱은 타인의 메신저 계정을 도용해 등록된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다. 사기범은 주로 자녀를 사칭해 ‘아빠’나 ‘엄마’에게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라고 접근했다. 최근에는 중장년층의 관심사를 활용해 ‘백신 예약’이나 ‘금감원에 계좌 등록’ 등을 빙자하는 문자가 대량 발송되기도 했다.
이들은 속아 넘어간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친구 등록을 요구했다. 이후 신분증 촬영본이나 계좌번호·비밀번호 등 금융거래정보를 얻어내거나 원격조종앱 같은 악성앱을 설치시켜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사기는 탈취한 피해자의 신분증과 금융거래정보를 이용해 수시입출금 계좌 잔액을 직접 이체하거나 저축성 예금·보험을 해지하고, 피해자 명의로 비대면 대출을 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메신저피싱은 피해자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발생해 피해구제 신청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보유 중인 금융자산을 탈취당할 뿐 아니라 거액의 대출까지 떠안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의 올바르고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감원 측은 “자녀를 사칭하며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는 수상한 문자를 받았을 경우 전화를 걸어 자녀가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신분증이나 계좌번호·비밀번호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URL(인터넷주소)을 터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늘(6일)부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정부나 카드사를 사칭한 ‘스미싱’메시지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악성앱 주소를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대량 전송하고, 문자 수신자가 이를 누르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등을 탈취하는 사기 수법이다.
정부는 국민비서 사전 알림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행안부는 “카드사나 국민비서 외 출처가 불분명한 안내 문자를 받았을 때에는 클릭하지 말고 바로 삭제하고, 문자를 확인했다면 URL 클릭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싱이 의심되는 문자를 받았다면 한국인터넷진흥원 118상담센터에서 상담받을 수 있다.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시 즉시 유출된 개인정보 관련 금융회사나 경찰청, 금감원에 피해를 신고하고,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 후 경찰 사이버 수사대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에 3일 이내로 제출하면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은행 예금금리도 줄줄이 올랐다. 이에 따라 은행 이용객들의 종잣돈이 다시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다.
주요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기준금리 인상 후 불과 이틀 만에 1조6000억 원 넘게 급증했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주식시장도 조정 국면을 겪고 있어 은행예금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이번 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1년 기준 거치식 상품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은 0.60%에서 0.85%로, 적립식 상품인 ‘신한 S드림 적금’은 0.80%에서 1.05%로 각각 0.25%포인트 올랐다.
NH농협은행도 9월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KB국민, 하나, 우리은행도 조만간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외국계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도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예금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이번 주 예·적금 금리를 올릴 방침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8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 인상했다.
보통 은행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1주일 안에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해왔다. 한은은 2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은행 예금금리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은행 이용자들이 예·적금으로 빠르게 몰려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4대 은행인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7일 기준 514조7304억 원으로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25일 513조504억 원과 비교해 이틀 만에 1조6800억 원 늘었다.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셋째 주까지만 해도 큰 변동이 없었으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본격화된 1주일 전부터 늘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선 이번 금리인상으로 예금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은행으로 돈을 옮겨놓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하고 있어, 예금금리가 더 오르면 은행으로의 ‘머니무브’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연이어 오르면서 은행 이용자들의 대출금리 부담도 커질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달 오르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9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에 반영된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오는 10월부터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보통 사람들은 건강과 돈, 가족과 친구, 명예 등을 떠올린다. 반면 삶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인 습관을 떠올리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잘 들인 습관이 열 가지 노력 부럽지 않다는 말도 있듯, 습관에는 노년기의 삶을 청춘의 것처럼 빛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는 커버스토리에서 ‘습관의 물리학’을 다뤘다. 나쁜 습관의 최고봉인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 ‘아하!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구나!’, 이퇴계의 생활 습관, 습관적 사유와 행동 그리고 ‘약속하는 나’ 등의 콘텐츠를 담았다. 비대면 시대의 시니어가 SNS 사용 시 주의해야 할 나쁜 습관과 좋은 매너, MZ세대에게 배우는 리추얼, 미국 시니어들의 일상 습관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달라지게 만드는 웰에이징 습관은 시니어 독자로 하여금 좋은 습관을 들이게 해 주는 안내자가 될 것이다.
‘나는 원래 웃겼다’는 탤런트 김성환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베테랑 연기자이자 30년 넘는 경력의 라디오 진행자, 예능 MC까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인생 철학은 무엇일까. 성공한 방송인이자 가수, 노인의료나눔재단 이사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의 변죽 좋은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스페셜 인터뷰에서는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이병철 신한은행 퇴직연금그룹 부행장을 만났다. 은퇴한 시니어가 두 번째 인생을 즐기며 의미 있게 놀고, 행복한 인생을 스스로 만들기를 바란다는 그. 이 부행장에게서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뒷얘기와 신한은행이 바라보는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 가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참 좋은 시절에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올림픽체조경기장, 리츠칼튼호텔과 박경리문학관 등을 설계한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류춘수를 만났다.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설계를 맡을 때, 건축계의 ‘골리앗’ 현대건설을 상대로 던진 다윗의 승부수가 무엇이었는지 기사로 확인해보자.
추석 연휴가 있는 9월,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기분 좋게 대화하는 데 필요한 세대공감 소통법도 담았다. 배우 윤여정과 유튜버 밀라논나, 외식사업가 백종원 등 청년과 원활히 소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시니어 3인방의 소통 노하우도 참고할 수 있다.
최근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인 우주여행 이야기도 담았다. 시니어들의 오랜 로망 우주여행이 국내에서도 가능할 수 있을지, 트렌드 톺아보기에서 국내 우주여행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신문물 설명서에서는 5060세대에게 더 나은 쇼핑 ‘옴니채널’을 소개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 채널의 장점만 모아 유기적으로 연결한 옴니채널을 이해하고 나면 쇼핑이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추어탕, 판소리와 광한루의 고장, 남원.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길 거리 많은 이곳에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명소가 등장했다. 감성 솔솔! 미술관 여기에서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을 소개한다. 매혹적인 물의 정원과 ‘생명 작가’ 김병종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김병종미술관으로 떠나보자.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되어줄 ‘브라보 마이 러브’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대상 수상작 ‘대륙에서 길을 묻다’ ▲재개발과 재건축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을 알려주는 구해줘 부동산 ▲연금부자로 가는 지름길 TDF를 소개하는 생활 속 법률 상식 ▲나도 지구도 건강해질 수 있는 특별한 운동 ‘플로깅’을 소개하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 등의 알찬 콘텐츠로 시니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고품격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9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요트 체험이 재밌었던 시니어라면 자기만의 요트를 가지고 직접 운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바다와 낭만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한 운항이다.
안전한 운항은 요트에 대한 지식과 경험, 전문성에서 나온다. 요트를 즐기는 소중한 여가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요트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자동차를 이용하기 위해 운전면허가 필요하듯 요트를 맘껏 이용하려면 요트먼허가 필수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수상레저안전법’을 시행했다.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르면 요트를 운항하기 위해 요트면허를 따야 한다. 요트 면허 종류에는 요트조종면허, 일반조종면허가 있다. 돛 달린 요트를 조종하기 위해선 요트조종면허를 따면 된다.
모터요트를 운항하려면 일반조종면허를 따야 한다. 일반조종면허는 다시 1급과 2급으로 나뉜다. 1급면허와 2급면허가 조종할 수 있는 요트 종류는 동일하다. 다만 요트 사업을 하거나 조종면허 시험관이 되고 싶다면 1급면허가 필요하다.
응시절차는 ‘원서 접수’ → ‘필기시험’ → ‘실기시험’ → ‘수상안전교육’ → ‘면허증 교부’로 이뤄진다.
원서 접수
원서 접수 방법은 관할 해양경찰청이나 면허시험장에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 또는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응시 일정 중 희망일과 장소를 고를 수 있으나 선착순으로 접수된다. 공고된 시험일 기준 2개월 전부터 2일 전까지 접수할 수 있다.
필요한 서류는 해양경찰청 양식의 응시원서와 3.5cm×4.5cm 사진, 신분증이다. 수수료는 4800원이다. 우편접수 시에는 신분증 사본과 수수료 4800원, 등기우표를 첨부한 회송용 봉투를 우체국 중형 행정봉투에 넣어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필기시험
필기시험은 4지선다형 50문제가 출제된다. 시험 시간은 50분이다. 일반조종면허 1급은 70점 이상, 2급은 60점 이상이어야 합격이다. 요트조종면허는 70점 이상이어야 합격이다.
필기시험 공부자료는 해양경찰청 수상레저종합정보 사이트 ‘Cyber공부방’란 ‘문제은행’에 들어가서 다운받을 수 있다.
필기시험장에는 응시표, 사진이 첨부된 신분증, 컴퓨터용 수성사인펜을 지참해야 한다. 응시표에 기재된 시험 시간 30분 전에 입실해야 시험을 볼 수 있다.
필기시험 합격일로부터 1년 이내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1년 이내 불합격 시 새로 접수해야 한다.
실기시험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실기시험에 접수해야 한다. 필기시험 합격 후 시험장에서 바로 접수할 수 있으니 합격 후 바로 접수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인터넷 또는 우편으로 접수할 수 있으며 희망일자와 장소를 정해서 접수해야 한다. 실기시험도 선착순이다. 실기시험을 보기 위해선 응시표와 신분증, 수수료 6만4800원이 필요하다.
실기시험에서는 요트 출발 전 점검 및 확인, 출발 시동, 방향 전환, 계류장 정박 등의 내용을 다룬다. 일반조종면허와 요트조종면허로 다룰 수 있는 요트 종류가 달라, 세부적인 채점 기준은 다르다.
수상안전교육
실기시험에 합격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실기시험에 합격했다면 수상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상안전교육 접수 시에는 수상안전교육 신청서, 응시표, 신분증과 수수료 1만4400원을 지참해야 한다.
교육은 수상레저안전 관계법령, 수상레저기구의 사용과 관리, 수상상식, 수상구조를 다룬다. 영상교육을 포함해 총 3시간 동안 교육이 진행되며, 50분 교육 후 10분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면허증 교부
시험에 합격하고 수상안전교육까지 모두 이수했다면 면허증 교부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필요한 서류는 교부신청서, 응시표, 수상안전교육 수료증, 3.5cm x 4.5cm 사이즈의 사진 1매다.
교부신청서를 접수하면 14일 이내에 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면허증 교부에도 수수료 5000원이 든다.
해양경찰청이 지정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실시한 교육을 이수해 자격을 획득한 시니어라면 면허증 취득 시험 면제 대상이다.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실시하는 요트조종면허면제교육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조종면허 1급은 교육으로 면허 시험이 면제되지 않는다.
"귀하께서는 당행과 정부협약에 의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대상이지만 현재까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원기한은 7월20일(화) 16시까지이오니 아래 내용을 확인하신 후 신청접수 바랍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5일 재난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정책자금 등 정부의 자금 지원을 빙자한 대출사기 문자 발송이 늘어났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접수된 일평균 대출 사기 문자 신고건수는 지난해 9월 272건에서 지난달(1~9일 기준) 2372건으로 8.7배 가량 증가했다.
이달부터 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희망 회복자금이 지급될 예정이어서 이를 빙자한 대출사기 문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문자나 사기에 취약한 시니어들의 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허위 대출상품의 승인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발송하는 수법을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예를 들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대상이니 신청해 달라’, ‘특별신용보증 심사 결과 승인 대상자이니 접수해 달라’는 식이다. 시중은행과 같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해 정부 정책자금 지원을 빙자하는 방법이 상당수다. 상담안내 번호, 무료 수신거부 번호로 전화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사례도 있었다.
재난지원금 사기 문자에는 URL 주소가 포함된다. 출처가 불분명한 URL 주소를 클릭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기범이 보낸 출처가 의심스러운 URL 주소를 클릭하면 원격조종 악성 앱 설치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URL을 클릭해 악성앱이 설치됐다면 모바일 백신 앱으로 검사 후 삭제하거나 데이터를 백업 후 휴대폰을 초기화한다. 스스로 대처가 어렵다면 휴대전화 서비스 센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제도권 금융회사 중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안내하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 금감원은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대출의 승인 대상자로 선정됐다거나 전화를 유도해 이름이나 연락처, 주민번호, 소득, 대출 현황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피해금액을 송금한 경우 금융회사 콜센터나 경찰청, 금감원에 즉시 전화해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한 경우, 경찰서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고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에 제출해 피해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금감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하라고 권했다.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 명의 도용된 계좌 개설 여부를 조회할 수 있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명의도용방지서비스에서는 본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 개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