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금융에도 AI 바람이 분다
영화처럼 AI와 사랑을 나누는 세상은 아니지만, AI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왔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빠르고 무섭다. 잔돈을 뒤져가며 공중전화의 버튼을 누르며 안부를 전하고, 약속을 잡던 시절은 이제 까마득하다. 카톡 전송 버튼 하나면 안부는 기본이고, 실시간으로 상대방에게 약속 장소를 보낸다. 장을 보러 밖에 나갈 필요도 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고 자면 장바구니가 문 앞에 와있다. 송금하기 위해서 은행 창구를 찾아가거나, ATM 기기 앞에서 씨름할 필요도 없다. 비밀번호 6자리면 송금이 그 자리에서 바로 된다. 전염병으로 인한 비대면 일상이 비정상적인 건 사실이지만, 의외로 불편하지는 않다. 그만큼 기술의 발달로 인한 비대면이 익숙하다. 그만큼 비대면 기술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 금융시장의 화두, AI
금융시장은 비대면이 화두다. 코로나 19가 비대면 금융의 가속화를 앞당긴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금융업의 비대면 서비스는 활발했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내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 5923명(동일인 가입 중복 허용)으로 전년 말보다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 뱅킹을 통한 입출금 및 자금이체 이용 비중은 59.3%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6명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AI가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의 선두 기술로 사용된다. 시중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IBK 기업은행은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국토교통부, 법원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등을 심사한다. 신한은행은 ‘AI 음성봇’을 통해서 고객 전화 문의를 응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AI는 미래에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이며, 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 동향 및 사례’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전 세계 민간 투자 규모는 2010년도 13억 달러 이후로 연 48% 증가율을 보인다.
◆ 로봇도 투자를 한다
AI는 투자 시장에서도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서 자산 관리를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직접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한다.
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 전문분석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전 세계 운용자산 규모는 1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 향후 3년간 연평균 21% 성장을 지속하여 2023년 2조6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도 전망은 밝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2025년 46조 원 정도의 규모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도 이 서비스에 관한 관심도가 올라갔다. 증권전문 전산회사 코스콤에 따르면 2017년 8월 5825명에 불과하던 가입자 수는 2년 만인 지난해 9월 1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입자 수는 13만 명 정도였는데, 8월에는 22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2배 정도 증가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올해 초 몇몇 핀테크 업체가 규모를 늘리면서 앱과 같은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런 영향 탓에 가입자 수가 늘었다. 코로나 19 이후 언택트가 부상되던 시기와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밝혔다.
◆ 수익은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코스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주요 벤치마크(KOSPI200) 수익률이-19.39%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 기피 현상이 증가하자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에 위험 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10.59%였다. 전염병이 불러온 악재를 딛고 나름 선방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장점은 안정적인 운용에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고수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장점은 안정적인 운용에 있다. 상승세인 코스피 지수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지만, 그만큼 코스피가 하락할 때 손해도 적다.”라고 밝혔다.
한편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변동이 되는 수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펀드가 하락세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콤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위험 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10.28%였다. 주요 벤치마크(KOSPI200) 수익률인 18.27%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대박은 어렵지만 꾸준히 소폭의 수익은 얻을 수 있다.
◆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현실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전망이 밝지만 깊게 들어가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수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보다는 회사의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채널에 머물러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의 비교도 언급했다. “미국처럼 자산관리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처럼 굳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업체도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규모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현재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서비스는 자산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저렴한 수수료, 대면이 필요 없는 간편함이 장점 중 하나다. 비대면 금융이 가속화된다면 필요한 서비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젊은 세대도 주식과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동학개미운동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 정부, 기업, 개인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간이다.
시니어들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1%가 채 안 되는 은행금리에 물가상승률까지 따지면 은퇴 후 자산을 지키기 어려워진 탓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상황도 투자 트렌드 변화를 이끈다. 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변화할 세계에 대비하며 안개 낀 노후 자산관리의 탈출구를 찾는다.
특히 4차 산업과 관련된 투자처에 주목한다. 4차 산업 내에서는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모바일, 5G, 2차 전지 등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상품 앞세우며 시니어 투자자 모시기에 집중한다. 초저금리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살펴봤다.
◇IT 담은 애국펀드 주목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하며 ‘애국펀드’로 관심을 모은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는 출시 이후 1년간 56.12%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재·부품·장비업종 중에서 국산화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달 말 기준 총 6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IT·하드웨어 비중이 32%를 차지한다. 이외에 반도체(28%), 소프트웨어(8%) 등을 담았다.
미래에셋대우는 IT업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를 소개했다. 이 펀드는 첨단 IT산업이 글로벌 트렌드로 각광받는 가운데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또한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IT기업에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거나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투자한다. 편입종목은 제품경쟁력, 시장점유율,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주로 반도체, 2차 전지, 5G 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 IT 혁신기업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IT 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IT 혁신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비중이 높은 해외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는 적립식투자가 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글로벌퀄리티펀드는 전세계 3000여 기업 중 기업 이익, 밸류에이션, 주주 이익 환원, 현금흐름증가율 등을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60~90개 종목에 분산투자한다. IT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재, 헬스케어, 순환소비재 등 다양한 투자로 경기 사이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미국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에 투자하는 ‘KB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내세웠다. 지난달 출시된 이 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 리츠 지수인 ‘Benchmark Data&Infrastructure Real Estate SCTR’을 추종한다. 이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6%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3.1%),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13.9%) 대비 수익률이 높다.
이 펀드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외에도 유사한 성장성을 가진 물류센터와 저장창고 리츠에 선별 투자한다. 3년 이상 투자 시 5000만 원 한도로 일반 금융소득 세율(14%)보다 저율(9%) 배당소득을 분리과세 받을 수 있다.
◇중국 정책 수혜주 투자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FOCUS펀드’를 소개했다. CSI500지수에 편입된 유망 중소형주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CSI500은 상하이, 선전시장의 3600여 종목 중 최상위 300개를 제외한 차상위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CSI500에 편입되는 5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200조 원에 달한다.
중국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의 수혜 업종들이 대부분 중소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차세대 핵심 산업은 IT,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헬스케어업종이다. 이 펀드는 IT(22%), 산업재(18%), 소재(16%), 헬스케어(12%) 등에 편입하고 있다.
KB증권은 중국과 홍콩 등에 상장된 주식 중 신기술 관련 테마 선두기업에 투자하는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추천했다. 이 펀드는 중국 4차 산업기술의 경쟁력, 정부 지원 등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AI·빅데이터, 반도체 굴기, 스마트폰 밸류 체인, 로봇·공장자동화, 차세대 유니콘 등 5개 테마별 선두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중국 정부 주도 아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예정으로 밝은 기업성장이 전망된다. 또한 홍콩과 중국 본토 중소형 고성장주 편입을 통해 추가 알파수익 창출을 노려볼 수 있다.
◇전세계 주요 기업 편입
키움증권은 5G·IoT 기업에 투자하는 ‘키움글로벌5G차세대네트워크증권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국내를 포함해 북미, 아시아, 유럽 전역의 5G 관련 하드웨어와 케이블, 반도체 생산업체 등에 투자한다. 일반 대형 기술주만 담은 펀드들과 달리 성장이 본격화된 5G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펀드다.
세계적인 5G 네트워크 솔루션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 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장 1위 업체인 자일링스, 반도체 소자 생산기업 아날로그 디바이스, 미국 통신 장비사 브로드컴 등 5G 네트워크 관련주도 집중 편입시키고 있다. 또 통신장비를 내장해 각종 기기와 장치를 연결시키는 IoT 관련 기업에도 투자한다.
KTB자산운용은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을 소개했다. 이 상품은 한국, 미국, 중국, 홍콩 등 글로벌시장에 상장된 4차 산업 관련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은 지난달 기준으로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중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종에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관련 산업이 주목받고 있고,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4차 산업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5G, 클라우드, AI, IoT 등 IT업종과 소재·부품·장비기업 등 제조업 전반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시니어 고객 확보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최근 시니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오팔 세대’의 등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58년 전후에 출생해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전쟁과 혹독한 불경기가 지난 뒤 태어나 사회적·경제적 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주축을 이룬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또한 은행들은 고령층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금융 교육과 편의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오팔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시니어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 확보 전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어르신에게 원활한 금융 상담과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등 유형별 맞춤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다란 글자와 쉬운말 음성으로
은행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문은 ‘비대면 서비스’ 강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방식의 금융 상담과 거래가 요구되는 가운데, 방문 거래가 대부분이었던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팔을 걷어붙인 것. 스마트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한 맞춤 혜택은 이제 은행이 제공하는 필수 서비스가 됐다.
먼저 인터넷뱅킹 이용 시 ‘큰 글씨 뱅킹’ 등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저시력자 고객을 위한 큰 글씨 조회와 이체 서비스를 준비했다. 비대면 채널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을 때 스마트폰 화면에 ARS 메뉴가 자동으로 표시되는 음성·화면 동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폰뱅킹 자동응답시스템(ARS)도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서 느린 속도로 안내한다.
하나은행도 어르신 고객을 위해 큰 글씨와 음성전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또한 저시력자 고객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화면확대 기능버튼을 누르고 큰 글씨 화면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 폰뱅킹 이용 시에도 일반코드표를 1.5배 크기로 제작해 가독성을 높였다. 상품 홍보물의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해 어르신들이 금융상품 전반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히 안내하는 서비스도 준비했다.
우리은행 역시 인터넷뱅킹 이용 시 모든 메뉴화면의 글자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뱅킹 시에는 큰 글씨로 된 메인 서비스를 적용했다. 또한 폰뱅킹 이용 시 안내멘트 후 버튼 입력까지 충분한 시간(10초)을 주고, 이용빈도가 높은 항목의 주요 메뉴와 업무를 화면을 보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교육부터 전담 직원까지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 거래가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안내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금융 소외를 막기 위해 모바일 사용설명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 채널에 송출 중이다. 이 동영상에서는 다양하고 편리한 모바일뱅킹 금융서비스 활용법을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 보안프로그램 설치방법, 보안사고 사례 교육과 파밍, 스미싱 등 신종 금융사기 예방 교육 등 어르신을 위한 안전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준다. NH농협은행은 농촌·독거 70세 이상 노년층에 고객행복센터 상담사가 매주 2~3회 전화로 안부 인사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법을 소개한다.
시니어 고객이 부득이하게 은행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 상담과 방문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어르신 전용 상담전화를 운영한다. 전용번호로 65세 이상 고객이 발신 시 ARS 메뉴선택 없이 바로 상담직원과 연결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은퇴상담 예약 전용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방문이 편한 시간대와 영업점을 선택해 은퇴상담을 예약하는 전용 콜센터다.
영업점에는 시니어 고객의 빠른 금융 상담과 거래를 위해 전담 직원을 뒀다. 하나은행은 행복동행 금융 창구 담당자를 배치했다. 전 영업점에서 각 1명을 임명해 어르신에 대한 우선 금융 상담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우리은행도 영업점에 고령자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담당 직원을 지정해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금융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시니어에 대한 권익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어르신 고객을 위한 친화적인 금융 서비스는 매우 중요한 이슈인 만큼, 은행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시니어 서비스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번 호에는 김이정 소설가가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별거 아닌 거 같았는데 눈물이 나네. 당신의 전화가 온 것은 마침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온 채무면책 결정서를 받은 직후였어. 그래,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겠어. 당신은 잠시 아무 말 없다가 긴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했지. 내 덕에 안 해도 좋을 경험 많이 했네. 전화를 끊기 전 당신은 미안하단 말을 그렇게 했어. 그러자
5년 전 전철을 타고 찾아간 의정부지방법원의 법정 안이 떠올랐어. 줄지어 선 사람들이 한 명씩 호명될 때마다 판사 앞에 잠시 서서 확인을 하고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던 신용회생 판결의 날. 자서전 대필 고객을 만나야 해서 입고 간 내 실크 블라우스가 참 무색했지. 언제 5년이나 기다리나 암담했는데 이토록 잠깐일 줄 몰랐어. 하긴 그 지난한 파산의 시작으로부터 올해가 12년째가 됐다는 건 더 놀라운 일이야.
체질에 맞지 않는 사업으로 마지막 숨을 헐떡이다 마침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 당신이 파산을 인정한 것은 2008년 가을이었지. 제일 먼저 내 차를 팔았어. 2년 동안 전국의 길들을 달렸던, 생전 처음 내 이름으로 산 그 승용차를 팔기 전날, 나는 파주의 한 절에 가서 눈물의 작별식을 하고 돌아왔어. 사물도 때론 생명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지. 그 후 매일 우편함을 가득 채우던 신용보증기금과 은행 그리고 카드회사의 연체고지서들, 카드 대환론까지 생전 처음 알게 된 일들은 끝도 없었어.
어느 날엔 새벽 2시에 빚쟁이가 벨을 누르기도 했지. 마침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믿고 있던 집값마저 급락해 경매 직전에야 최저가로 집을 팔고 월세 아파트로 짐을 옮기던 날은 차라리 담담했어. 내 것이 아니었던 거지 뭐, 단념이 쉬웠지. 그러나 거기까지였어. 내게 파산이란 갖고 있던 것을 버리는 것. 그런데 파산을 겪으면서 그것이 얼마나 낭만적인 생각인가를 곧 알게 되었지. 내가 죽기보다 싫어하던,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찾아왔어. 죽을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고마운 벗들과 형제들이 기꺼이 빌려주는 돈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 아니 거기까지도 나의 자존감은 겨우 유지할 수 있었지.
그러나 벼랑 끝으로 몰린 당신이 곧 드러날 일들을 감추며 무책임한 거짓말을 할 때 나는 더 이상 자존감 따위를 유지할 수 없었어. 언젠가 친구들을 만나러 가던 종로의 골목길에서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울며 소리를 질렀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아니 어떻게 인간이 이래? 그날 나는 그 낯선 골목을 오가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신랄한 저주의 말들을 내뱉었지. 거기까지가 내 한계였던 거야. 인간이 얼마나 더 참혹해질 수 있는 존재인지 그때까지도 난 몰랐던 거야. 아니 어쩌면 당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보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몰라. 당신이 공황장애란 병으로 도피하듯이 나 역시 끊임없이 인간에 대한 신뢰라는, 관념과 추상으로 도망치고 있었던 거야.
딸 고생시키는 사위에 대한 미움을 감추지 못하는 장모와 함께 사는 집이 불편하기 짝이 없던 당신은 고시원의 관짝만 한 방으로 숨어들었고, 그 좁은 방에서 관 뚜껑이 닫히는 것만 같은 공황장애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지. 공황장애로 죽지는 않는대. 그것만 명심해. 공황장애에 시달리다 못한 당신이 전화를 걸어오면 난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보를 근거로 냉정하게 말하곤 했지. 당신의 고통을 헤아리기엔 내 앞에 쌓인 빚과 생활비를 버는 일,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내 몸을 감당하기에도 벅찼으니.
아니 사실은 진작 멈추라던 내 경고를 듣지 않은 당신이 초래한 일이니 당신이 아프고 힘든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당신 몫을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한 거지. 혹시 당신이 자살이라도 하면 어쩌나, 친구에게 호소하던 내 마음속엔 사실 이토록 냉정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는 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어. 적어도 나는 책임론에선 벗어날 수 있는, 상대적 우위에 있었던 거야.
누이가 하는 펜션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돈가스를 굽겠다며 당신이 남쪽의 바닷가로 떠난 것도 벌써 4년째에 접어들었어. 왜 진작 몸을 써서 살 생각을 안 했는지 몰라. 공기 좋은 그곳에서 당신은 공황장애도 많이 좋아졌다며 나를 안심시키곤 하지. 물론 나이 들어 시작한 노동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지금 당신은 파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당당해 보여.
그사이 출간된 내 소설에 생각지도 않았던 행운이 찾아오고, 푼돈이라도 벌기 위해 애쓴 덕에 얼마 전엔 남아 있던 빚을 모두 갚았고, 신용회생이란 이름으로 5년간 매달 일정액을 입금하던 프로그램도 모두 끝났어. 그 마지막 허가장을 받은 오늘, 12년에 걸친 파산이 마침내 마무리된 거야. 나도 모르지 않아.
이 정도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라는 걸. 그사이 우리는 60대에 접어들었고 몸도 몇 군데 고장이 났지만 다행히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닌 채 이렇게 사회적 금치산에서도 풀려났으니. 아니 무엇보다 인간이란 더없이 비천하고도 연약하지만 한편으론 놀랍도록 고귀하고 강한 존재라는 걸 온몸으로 깨닫게 되었으니 이만하면 파산의 대가론 제법 값진 걸 얻은 게 아닐까.
김이정 소설가
1994년 문화일보로 등단해 소설집 ‘도둑게’, ‘그 남자의 방’과 장편소설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물속의 사막’, ‘유령의 시간’을 출간했다. ‘유령의 시간’으로 제24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보고서의 업종별 실적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여행사, 영화관, 테마파크의 매출 피해가 가장 심각했으며, 학원, 유흥, 음식점 업종의 매출 감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터넷쇼핑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수입차, 성형외과, 자전거 판매점의 매출은 늘어 대조를 이뤘다.
또 대형마트 대신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슈퍼마켓, 정육점, 농산물매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홈쿡’ 현상이 확산되는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여행 관련 업종 피해 가장 심각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지난해와 비교해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내 여행사의 1분기 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며, 면세점은 -52%, 항공사는 –5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했던 3월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가 –74% 감소하는 등 기록적인 실적 악화를 나타냈다.
실내 밀집도가 높아 휴원 권고를 받은 학원 업종과 영업 규제를 받은 유흥업도 전례 없는 실적 감소를 보였는데, 무술도장·학원의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5%, 예체능 학원 –67%, 외국어 학원 –62%, 입시·보습학원이 –42% 감소했으며, 노래방은 –50%, 유흥주점 –39%, 안마시술소는 –39% 매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내에서 주로 서비스되는 피부관리(-32%), 미용실(-30%)의 매출 역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밖에 한식(–32%), 중식(-30%), 일식(-38%), 양식(-38%) 등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음식점 업종의 3월 매출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 급증, 오프라인은 대량 구매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비대면 쇼핑 매출이 예상대로 크게 증가했는데, 인터넷쇼핑 이용액은 무려 41% 늘었고 홈쇼핑 매출도 19%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아울렛 매장(-31%), 가전제품 전문매장(-29%), 백화점(-23%), 대형마트(-17%)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쇼핑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6%)과 수퍼마켓(+12%)의 매출은 증가해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됏다.
다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전체 매출액 및 매출 건수의 감소에도 3월 건당 평균 구매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증가(백화점 +33%, 대형마트 +6%)해 매장 방문 시 한 번에 많이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드러지는 ‘홈쿡’과 ‘홈술’ 현상
정육점의 3월 매출은 +26%, 농산물매장은 +10% 증가하는 등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이른바 ‘홈쿡’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점 매출이 감소한 반면,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20%)해 술을 사와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현상이 늘어난 것도 확인됐다.
레저·문화·취미 관련 업종의 매출은 모두 크게 감소했는데, 영화관의 3월 매출이 –84%나 감소했으며, 테마파크·놀이공원 –83%, 사우나·찜질방 –59%, 헬스클럽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교적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음반(-77%), 서적(-49%)의 매출 역시 감소해 재택 기간이 늘어나도 취미 생활에 쓰는 소비는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형외과·안과, 수입신차, 자전거 매출 증가
의료업종에서는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의 병의원 3월 매출이 급감했으나, 성형외과(+9%)와 안과(+6%) 매출은 오히려 증가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공적 마스크 판매 등 약국 방문이 급증함에 따라 1분기 약국 매출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분기 국산 신차(-23%)와 중고차(-22%)를 신용카드로 구매한 금액은 감소한 가운데, 수입 신차 매출액은 11% 증가해 코로나19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중교통을 대신할 근거리·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올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9%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매출 피해 지역별·업종별 편차 심해
보고서는 2004년 이후 매년 성장해온 신용카드 이용액의 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1분기 신용카드 매출의 순감소 폭은 16~18조원 내외로 추산(체크카드 및 법인카드 제외)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별 피해 규모에는 다소 편차가 있는데 대구시의 1분기 카드 매출 감소율이 –17.9%로 가장 컸으며, 다음 부산(-16.8%), 인천(-15.7%), 제주(-14.6%), 서울(-13.5%), 경기(-12.5%), 경북(-11.9%) 순으로 나타났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고 긴급재난 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고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전화로도 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도 은행·주민센터를 찾지 않고 쉽게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카드사들은 15일부터 콜센터와 ARS 전화를 통한 재난지원금 신청을 시작한다. 15일까지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5부제가 전화 신청에도 적용되지만, 16일부터는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ARS의 경우 오전 0시30분부터 밤 11시 30분까지 신청할 수 있다. 밤 11시 반부터 새벽 12시 반까지는 행정안전부 시스템 점검 시간이다. 콜센터는 운영 시간이 카드사별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신한·삼성·하나카드는 재난지원금 콜센터 신청을 24시간 내내 받는다. KB국민·롯데카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신청을 받고, 이외 시간에는 신청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약을 하면 다음날 업무 시간에 상담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노후 자산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은퇴 후 고정수입이 줄었거나 사라졌다면 자산을 늘리기는커녕 지키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기다.
호주는 어떤 상황일까? 호주 국민은 노후 자산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호주가 전 세계 연금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그들만의 투자원칙이 있다. 김혜령 하나은행 은퇴설계센터 수석연구원은 “호주 국민의 투자원칙은 노후 자산관리 측면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을 만나 호주 국민의 노후 투자원칙에 대해 물어봤다.
◇왜 미국과 유럽이 아닌 호주인가
“호주는 전 세계 연금시장 경쟁력을 평가하는 멜번-머서 글로벌 연금 인덱스(MMGPI)에서 3위를 차지한 나라입니다. 그 명성에 맞게 지난해 12월 기준 자산규모가 2조9000억 호주달러(약 2300조 원)나 됩니다. 지난 20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을 6.7%나 거둬 성공적인 노후 자산관리 모델로 꼽힙니다. 비결은 ‘글로벌 자산배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지난 20년 동안 IT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시장의 부침 속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노후 자산관리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호주 국민은 어떻게 투자를 할까
“호주 국민은 자산배분에 능숙합니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커진 시기일수록 처음 수립한 자산배분에 충실합니다. 웬만해선 도중에 투자처를 바꾸는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해야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니어 세대 역시 다음 세대에 물려줄 자산을 불리는 식으로 멀리 내다보며 노후를 준비합니다. 한국의 시니어도 장기적인 전략으로 노후 자산관리를 실현해나가길 제안합니다.”
◇국내와 해외 중 어느 곳이 좋을까
“분산투자는 필수입니다.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까지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등 안전자산도 바라봐야 탄탄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글로벌 자산배분이 필수입니다. 미국 증시를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연초 대비 20% 하락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회복세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투자자산에 분산투자를 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길입니다.”
◇더 쉽게 글로벌 자산배분을 하려면
“글로벌 자산배분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합니다. ETF를 활용하면 자산배분이 더 빠르고 수월해집니다. IT업종이 유망하다고 판단되면 종목을 개별적으로 선별할 필요 없이 해당 업종 ETF를 매수하면 됩니다. 투자가 좀 더 쉬워지는 거죠. 예전에는 ETF 내 주식의 비중이 컸지만 요즘은 채권, 섹터, 원자재까지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ETF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TF는 거래소에서 일반 주식처럼 빠르게 매매할 수 있습니다. 일반 펀드의 경우 매수와 매도에 따른 손익이 실현되기까지 7~8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ETF는 실시간 매매가 가능합니다. 운용비와 수수료도 낮은 편입니다. 지난해 ETF 순자산 총액은 역대 최고 금액인 52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수익률은 해외 주요 증시와 연동된 상품이 좋았습니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80%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추천하는 자산배분 모델이 있다면
“연평균 6~7%의 수익률을 유지하는 호주의 연금은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주식 22%, 해외 주식 25%, 국내외 채권 21%, 부동산 및 인프라 12%, 현금 12%, 헤지펀드 등 7%로 다양하게 자산이 분배됐습니다. 국내 모델 중에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사례를 참고하면 좋습니다. 국민연금은 700조 원이 넘는 기금을 운용하며 연평균 5%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50% 가까이 되는데, 최근에는 대체 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자산배분 모델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당수익을 염두에 둔 투자 방법은
“배당주나 우선주 등에 투자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우선주 중에선 최소배당금이 정해진 특수우선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배당수익을 지급합니다. 물론 지금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돼 배당액이 당분간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회복될 전망이라 투자 매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역시 장기적인 측면에서 자산배분 원칙을 지킬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김혜령 하나은행 은퇴설계센터 수석연구원
전 교보생명보험 법인영업지원팀, 전 NH투자증권 연금운영팀, 전 미래에셋대우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은퇴설계 가이드북 ‘Hana하나 실천해보는 행복노하우’와 은퇴분석 보고서 ‘서구 은퇴소득시장 현황 및 시사점’ 저자, 하나은행 은퇴 및 연금설계 강사.
제가 사는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 가는 길목의 인구 20만 명이 사는 도시입니다. 온타리오의 많은 주택지처럼 계속 인구가 팽창해 집값이 많이 오른 타운입니다만 제 주거지는 서민들이 모여 사는 큰길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건물의 콘도를 구입했던 게 6년 전인데 한적하고 운치 있는 동네를 떠나 큰길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심한 것은 결코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쾌적한 동네가 아니어서 망설이기는 했지만 수년 전 과감하게 결론을 내렸던 이유는, 제 연령대의 여성들에 비해 건강이 빨리 나빠지고 있어 시니어(senior, 65세 이상의 노인을 칭함)가 될 때를 위한 필수 준비를 서둘렀던 것입니다.
모든 편리한 시설들이 가까이 있습니다. 가정의 병원과 치과, 약국, 우체국, 급할 때 필요한 일용품과 간단한 식품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 버거킹 햄버거 숍까지 근처 500m 거리에 있어서 차를 더 이상 몰 수 없게 되었을 때 걸어서 가거나 휠체어를 밀고도 갈 수 있습니다. 1km 떨어진 곳엔 백화점이 있는 쇼핑센터와 거래 은행도 있습니다. 큰길 건너편에는 예술대학교가 있어 학교 입구에 여러 곳으로 향하는 버스 노선들이 있고, 그 버스들은 대개가 버스로 5분 거리인 GO(Government of Ontario) train 기차역으로 연결되어 있어 근처 도시와 토론토까지 한두 시간 정도면 승용차 없이도 갈 수 있습니다.
캐나다 노인복지혜택은?
시니어가 된 후 처음으로 캐나다에 사는 시니어들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시에서 받는 일반 혜택은 전혀 없고 한국처럼 노인정 같은 편리시설은 인구 20만 명인 이 도시에 오직 두 곳인데 거리가 멀어 자동차 없이는 불편합니다.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나 수업료는 무료가 아니며 치매 환자들을 도와주는 데이케어센터(Daycare Center)도 없습니다. 집에서 오갈 수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가 아니라 아예 치매 환자만 모여 있는 요양원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연방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OAS)과 시니어이지만 저축성 국민연금(CPP)을 적립하지 않았거나 다른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 시니어에 대한 보조금 액수도 알아봤습니다. 현재 캐나다 국적자이거나 영주권자 시니어가 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은 최고 한도액이 한 달에 613.53달러(약 55만 원)이지만 누구나 똑같이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정책으로 40년 이상 캐나다 거주자만이 최고 한도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거주기간에 따라 수령액수가 달라집니다. 25년을 거주한 저는 현재 242.98 달러(약 21만 원)를 받고 있으며 정부 보조금은 일절 없습니다. 저소득층 시니어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GIS)은 노인기본연금과 보조금을 합해 최고 한도액이 1529.95달러(약 136만 원)입니다.
정부 보조금으로는 생활 어려워
노인기본연금 수령액이 적든 많든 소득이 전혀 없을 경우의 총합계이며 별도의 소득이 있다면 보조금 액수는 적어집니다. 정부 보조금 최고 한도액은 916.38달러(약 81만3000원)입니다. 그리고 저축성 국민연금의 최고 한도 수령액은 한 달에 1200달러 정도이지만 그것도 얼마나 오래 적립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연금은 소득으로 계산되어 정부 보조금 수령액이 적어집니다. 전혀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매월 정부 보조금과 노인기본연금을 합한 최고 한도 수령액 1529.91달러(약 136만 원)의 연금과 저축성 국민연금 최고 한도 수령액 1200달러로 캐나다에서, 특히 GTA(Great Toronto Area) 토론토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요? 이 경우는 보조금이 줄어듭니다. 제 경우는 저축성 국민연금 수령액이 약 600달러여서 정부에서 받는 노인기본연금과 국민연금 합계는 842.98달러입니다.
그래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자산이나 저축이 없는 시니어들은 연금으로 살 수 없어 집을 담보로 역대출을 받아 살아가든지 집을 팔고 정부 보조 임대 아파트로 옮겨가야 하는데 신청에서 입주까지 10년이 걸립니다. 이런 경우에도 무료가 아닌 연금 액수와 소득에 비례한 임차료를 정부에 지불해야 합니다. 결국 주택 소유자가 아니거나 수입원이 없거나, 저축한 돈이 없는 시니어들은 홈리스가 되거나 빈민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서민층의 오래된 아파트 임대료가 한 달에 1800달러(방1, 거실1, 부엌, 욕실), 2000달러(방2, 거실1, 부엌, 욕실)인데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시니어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거기에다 식품비도 30%나 올랐습니다(온타리오 한국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식품비는 2년 전에 비해 40~50% 상승). 지하철과 버스 이용료도 무료가 아닙니다.
캐나다의 IT 통신요금은 비싸기로 악명 높습니다. 제 경우 핸드폰 수수료는 8기가 사용료로 매월 82~100달러, 가정용 인터넷은 제한된 TV 채널 사용료와 전화비를 포함해 125달러를 지불합니다. 제가 받는 노인기본연금이 통신 시스템 사용료로 모두 쓰이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사는 콘도 관리비는 매월 1000달러, 주택세는 1년에 3000달러 정도 됩니다. 여기에 식품비, 약값, 보험료, 유류, 차량 유지비 등까지 더하면 아무리 절약해도 정부에서 받는 연금으로는 매월 수천 달러 적자입니다. 그러니 임대 아파트를 렌트해서 살든 자가 소유의 콘도가 있든 상관없이 정부가 저소득층 노인에게 주는 최고 한도액 보조금으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물론 직장연금(소방서원이거나 공무원, 은행 같은 대기업의 경우)을 많이 받는 시니어는 형편이 좋겠지만요.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시니어들도 예외 없이 MRI·CT 촬영, 암 검사 등을 하려면 6개월~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은 최소 3~6개월 정도 걸리며 수술은 1~2년씩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약값도 개인이 지불해야 합니다. 1년에 한 번 시력검사, 폐렴·대상포진·독감 예방주사, 건강검진이 정부에서 무료로 주는 혜택이지요. 긍정적인 일은 슈퍼나 백화점이 일주일에 하루 시니어를 위한 날을 정해 5~10%의 할인 판매를 한다는 것입니다. 맥도널드는 시니어에게 커피를 1달러에 판매합니다.
복지국가로 소문난 캐나다이지만
복지 천국으로 알려진 캐나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시니어의 실상은 녹록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시니어들이 모여 놀 곳도 없는지 특히 남성들이 맥도널드 숍이나 백화점 입구 소파에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한국에 사는 시니어들만 힘든 게 아니고 한국에만 빈곤층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세계 어느 국가를 가도 복지국가 캐나다처럼 빈민도 있고 거지도 있고, 힘없고 돈 없는 퇴직한 노인들이 길거리에 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풍경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래도 한국에는 지하철 연결이 잘되어 있어 시니어들이 무료 지하철을 이용해 갈 곳도 많아 보였습니다. 또 빠른 의료 시스템,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 보조금과 간병 도우미를 쓸 수 있는 혜택이 있고, 노인 무료 데이케어센터도 있으니 여기 캐나다보다 훨씬 나아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만족하지 못하며 사는 것 같아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가난했던 나라에서 고생만 많이 하고 이젠 젊은 세대들에게 부양은커녕 존경도 받지 못하는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난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모두가 부러워하는 캐나다에 살고 있지만 저 역시도 부모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에 삶을 다 바친 후 이 시대까지 숨차게 달려온 코캐네디언(Ko-Canadian) 시니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씁쓸하지만 이제 그 슬픔을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오마리
미국 패션스쿨 졸업, 미국 패션계 디자이너로 종사.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 그림그리기를 즐겼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구름 따라 떠돌며 구름 사진 찍는 나그네로 활동 중.
즐기는 취미가 있는가. 부자들의 좀 더 특별해 보이는 그것, 혹은 돈이 없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럭셔리 취미생활을 엿봤다.
브리지 게임에 빠진 슈퍼리치
한국 사람에게 가장 있기 있는 게임이 화투라면 외국에서는 트럼프 카드로 즐기는 브리지 게임(이하 브리지)이 인기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130여 개국 4000만 명이 이 게임에 열광한다.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지적인 두뇌 게임’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니는데, 그 명성만큼이나 이 사교 게임을 즐기는 부호와 사회 지도자도 많다. 당장 부자의 대명사로 꼽히는 워런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이름이 나온다. 두 사람이 함께 브리지를 즐기는 모습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이 이 게임을 소위 광적으로 즐긴다는 소문이 나면서 브리지는 세계 최고 부자의 놀이로 인식됐다. 워런 버핏은 “브리지를 잘하는 사람 3명만 있으면 교도소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빠져 있다. 버핏과 게이츠는 브리지의 장점 등을 알리며 미국의 중·고교 학생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두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시니어 세대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브리지 하면 인도네시아 최고의 갑부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도 빼놓을 수 없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인도네시아 최고 부자 50인’에 11년 동안 1위 자리에 올라 있는 인물. 하르토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에 브리지를 넣기 위해 많은 힘을 기울였다. 특히 그는 당시 79세의 고령에 선수로 참가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중국의 덩샤오핑 전 주석은 마오쩌둥 집권 당시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며 금지했던 브리지를 숨어서까지 했을 정도로 즐겼다. 이 열성적인 정치지도자로 인해 아시아권에서 중국이 브리지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가 됐다. 이외에도 미국의 아이젠하워, 케네디 대통령, 영국 윈스턴 처칠 수상 등이 즐겼으며, 조훈현 9단도 브리지 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를 품는 슈퍼리치 3인방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회장은 2000년 항공우주회사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설립했다.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년 후인 2002년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 Corp.)를 만들었다. ‘괴짜 CEO’로 알려진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2004년 민간 우주탐사기업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을 설립해 우주여행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그는 10억 달러(약 1조1825억 원) 이상의 개인 자금을 우주 사업에 투자했다.
버진갤럭틱의 경우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가 되면서 우주여행 사업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고 투자가 가능한 분야임을 입증했다. 2000년대 초반 이들이 민간 우주항공사를 만들 때만 하더라도 ‘저게 과연 가능한 발상인가’ 하며 젊은 부호의 허세로 여겼다. 하지만 장난처럼 보였던 도전은 취미에 머물지 않았고 정부산업의 축으로 보던 우주 분야의 문을 열었다.
이들 중 후발주자인 버진갤러틱은 두 회사를 제치고 2018년 12월 민간기업 최초로 탑승객을 태운 우주선의 대기권 밖 여행을 성공시켰다. 성공이 있기까지 각종 사고와 실패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우주여행의 꿈에 꾸준히 다가선 결과다. 특히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민간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한 인류 최초의 여행자로서 원대한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해왔다. 지난 1월 8일에는 비행기 모양의 차세대 유인 우주선 ‘버진 스페이스십 유니티’를 공개하며 차근차근 우주 정복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버진갤럭틱은 1인당 약 2억8000만 원을 내면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팀버레이크, 레이디 가가 등 유명 인물을 포함, 7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관광객 우주 방문 프로그램인 로켓 시스템 ‘뉴셰퍼드’를 개발해온 블루오리진은 현재까지 11차례의 시험 비행을 마쳤는데, 6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를 자극하고 마음을 열다
남자들이 특히 빠지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는 것 세 가지가 있다. 자동차와 카메라 그리고 오디오다. 이들 세계에 눈을 뜨는 순간 수천만 원을 쏟아 붓는 일이 어렵지 않게 벌어지기도 한다. 오디오필, 오디오파일 혹은 스테레오파일 등 오디오 애호가를 지칭하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전 세계에 하이파이(Hi-Fi), 하이엔드(High-End) 오디오라 부르는 고음질 음향을 추구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꼭 슈퍼리치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디오 마니아로 소개된 이는 많지만 심취해온 구력(?)으로 봤을 때 공정곤 전 효성물산 부회장 이름이 가장 눈에 띈다. 그는 고가의 오디오 장비로 음악 감상실을 꾸며왔다. 스피커의 경우 1987년 생산된 골드문트사의 아폴로그. 이탈리아 유명 미술가 클라우디오 로타 로리아가 디자인해 세계 최초로 뉴욕 MoMA에 전시됐다. 이 제품의 25주년 특별 한정판 가격은 6억5000만 원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고교 시절 오디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대학 때부터 빠져 살았다”고 말했다. 레코드판이 많을 때는 1000장이 넘을 정도였다고.
오일머니 축구 구단주, 이것이 돈의 맛
2006년, 군부 쿠데타로 태국 정치권력으로부터 추출됐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007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시티(맨시티)를 인수한 적이 있다. 그 소식이 들리기가 무섭게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아랍에미리트의 왕자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하 만수르)이 3000억 원에 샀다는 것. 당시만 해도 그저 그런 성적을 보이던 맨시티를 사는 데 들어간 비용 자체만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만수르는 “진정한 부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말로 인수에 관한 언급을 대신했다. 사람들은 중동 부자가 인수한 맨시티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촉각을 세웠다.
그 후 12년 동안 맨시티의 분위기는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 2011-2012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우승과 준우승을 오가며 고공행진 중이다. 만수르의 전폭적인 투자와 선수영입과 육성은 우승이 멀게만 느껴졌던 맨시티에게 기회를 제공한 셈. 2018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만수르가 맨시티에 퍼부은 돈만 2조1000억 원이다. 그 뒤 2년의 시간이 더 흘렀으니 그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했을 것이다. 그는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소속 선수들에 대한 지원, 차원이 다른 팬 서비스, 유소년 축구클럽 후원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갔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선수들 몸값을 조사했을 때 맨시티가 가장 값비싼 선수들을 보유한 구단으로 나타난 바 있다. 맨시티 선수들 몸값 합산가는 10억1400만 유로(약 1조3350억 원). 특히 몸값으로 10억 유로를 넘긴 구단은 맨시티가 EPL 역사 이래 처음이다. 만수르가 맨시티 하나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지난해 말 만수르는 인도의 축구팀 뭄바이시티FC을 인수했다. 만수르가 운영하는 시티풋볼그룹(CFG)은 이 축구팀의 지분 65%를 인수했다. CFG는 맨시티를 비롯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시티FC, 호주 A리그 멜버른하트FC,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등을 소유하고 있다. 뭄바이시티FC는 만수르의 8번째 축구팀이다.
슈퍼리치의 특징 다섯 가지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래 부자의 이웃: 부자가 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쓴 작가인 사라 스텐리 팔라우의 연구를 통해, 미국의 600여 명 부자들이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5가지 특징을 소개했다. 바로 독서, 운동, SNS 활동, 잠, 일이다. 그러면서 부자들은 이와 관련한 활동을 하루든 한 주든 한 달이든 평균적으로 고르게 시간을 할애한다고 강조했다. 취미도 잠도 운동도 성공에 있어 모두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특히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은 점에 주목하면서 워런 버핏의 경우 하루의 80%를 책 읽는 시간으로 쓴다고 언급했다.
마크 저커버그도 책읽기를 강조하며 책을 통해 다른 문화와 역사와 기술, 신념을 쌓아갈 수 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했다. 특히 운동 습관은 일반인들에 비해 철저했다. 일주일에 6시간 가까이 운동을 하는데 애플의 공동 창업자 팀 쿡은 매일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향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 안나 윈투어 역시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나 테니스로 몸을 푼다고.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도 아침에 주로 테니스를 치는데 서핑보드, 수영, 자전거 등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슈퍼리치의 취미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히브리어 책 읽기
•피터 틸(페이팔 창업자) 체스 두기 (국가대표 출신)
•래리 앨리슨(오라클 CEO) 요트 타기(그의 팀은 아메리카스컵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데이비드 록펠러(미국의 전 은행가, 사업가) 딱정벌레 수집(록펠러가 최초로 발견한 딱정벌레에는 그의 이름이 학명으로 붙었다)
•구본무(전 LG그룹 회장) 새 관찰(살아생전 집무실에 망원경이 있었고, 조류도감도도 발간하고 새 사랑 사이트도 있었다)
침체된 시장과 강화된 규제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시야를 넓게 보고 과욕을 버리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와 정년 60세. 평균수명이 늘자 노후 걱정도 늘었다. 퇴직 후를 설계하려니 한숨만 나온다. 50대는 소득이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공을 좀 들이면 별 문제 없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50대 고소득자의 노후 준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세금이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과세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셈이다. 결국 소득이 많은 50대라도 노후 준비가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자산관리시장에 20여 년간 몸담고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을 만나 노후 준비 해법을 들어봤다.
50대는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소득세율을 높이는 경계선인 과세표준, 즉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보면 66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인 경우 35%, 1억5000만 원 초과분은 38~42%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실질 과세율이 높아지면서 저축 여력도 많이 줄어 노후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죠. 물론 시장에는 아직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자주 있죠. 안정적인 보험사 상품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해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내 돈을 넣어 N분의 1로 나눠 쓰는 방법만이 유일해 보입니다. 투자, 세무 등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봐도 노후 준비에 애로사항이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라는 얘긴 아닙니다. 우선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신탁과 같은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소득이 높지 않을 경우 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볼 만합니다. 또 그나마 남은 이런 종류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합니다. 운용 수익을 높이려면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떤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하나요?
“국내 시장은 침체 국면입니다. 과거에는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시기에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증시 하락을 걱정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무언가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헬스케어 등 성장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이 안정된 국가 등을 IRP와 같은 상품에 담아 중장기적 관점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특히 신흥국과 동남아 시장에 투자되는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성장성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이 실현될 수 있는 상품 관련 투자 펀드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IRP에 이런 상품들을 넣어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잡길 권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미국과 중국 시장은 주의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 시장은 미래성장가치가 너무 빨리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조정이 예상됩니다. 또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정 시그널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업종별로 투자하는 건 괜찮지만 미국 전체 시장으로 접근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협상을 하건 안 하건 여러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국가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와 소비·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기업경쟁력 악화, 섀도 뱅킹 취약성 등이 그 요인입니다. 중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물론 근거가 있는 예측이죠. 부실화한 중소 규모 은행들이 금융위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 부채는 10년 새 다섯 배나 늘었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금융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는 이와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상가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상가에 투자하는 건 많은 리스크가 예상됩니다. 특히 공실률은 꾸준히 리스크 요인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상가 투자는 월세를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과거에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노후 준비로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상황을 살펴보면 △임대수익에 따른 과세 강화 △부동산 과세 강화 △공실률 증가 등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상가에 잘못 투자하면 코너에 몰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 노후자금으로 최고였던 부동산 월세는 이제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시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상가 투자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파트에 투자해 월세를 받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주도 세력으로 인해 일반 세력이 이용당할 수 있습니다. 추경매수를 하는 모습은 일시적으로는 반짝일 수 있지만 세금을 제외하면 실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출제한이 지속될 경우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분간 관망하는 것입니다. 올해 4·15 총선이 있어 현금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장이 형성될 수 있지만 장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성 장이 이루어지면 잘 빠져나오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미 은퇴했다면 노후 준비가 늦었나요?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면 IRP 활용은 의미가 없습니다. 은퇴자의 경우는 노후 준비가 더 어려운 시기입니다.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본의 아니게 세금 등 유지비용이 많이 듭니다. 때문에 비용 줄이기와 평수 줄이기, 세금 줄이기, 지출 줄이기 전략을 짜야 합니다. 은퇴 후에는 세금에 시달리는 상황을 없애야 합니다. 12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금이 300만 원 좀 넘게 나옵니다. 은퇴자의 거의 세 달치 용돈이죠. 소득이 없는 사람이 이 세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주택으로 인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야 합니다.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게 해결책입니다. 서울 주변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가주택 갈아타기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외에 건강보험료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은퇴 전 순수보장성(소멸성) 보험을 준비해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은퇴를 했다면 보험 가입에 한계가 있으니 구체적인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소주택을 보유한 은퇴자의 노후 준비는요?
“최근 규모가 작은 주택 가격이 상승했는데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시장유동성을 살펴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길 권합니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택 가격이 떨어져도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습니다. 주택연금제도는 현재 가격으로 책정해 연금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해볼 만합니다. 노후자산은 안전성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연금상품은 큰 의미가 없고 투자자산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를 쥔 나라가 미국인 만큼 굳이 투자를 원한다면 미국 달러를 들여다보길 권합니다. 미국 통화는 그 나라의 가치입니다. 인적자원, 에너지자원, 기술자원, 군사력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미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할 것입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1100~1130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재테크로 활용할 만하다고 봅니다.”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이론은 물론 실무 능력까지 갖춘 금융자산 재무설계 전문가. 20여 년간 한길만 걸어온 ‘금융장인’이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가계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창의적인 자산관리 공적을 인정받아 금융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수백 회의 재테크 강연을 비롯해 각종 언론 기고 및 자문, 방송 활동을 해왔으며 지속적으로 금융 지식을 공유·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