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우스는 CI(Corporate Identity) 디자인 회사 ‘디자인 포커스’ 구정순 대표(70)가 설립한 미술관이다. ‘CI 디자인’이란 특정 기업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르. 그는 단연코 이 분야의 실력자다. 미술의 인근에 있는 직업을 가졌으니 미술품 수집을 하고, 마침내 컬렉션을 기반으로 미술관을 개관한 내력이 자연스럽다. 특별하기론 ‘집 같은 미술관’을 창안했다는 것.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다. 집처럼 편한 분위기에서 미술품을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나아가 집 안을 디스플레이하는 요령을 얻어갈 수 있기를, 미술품 수집 안목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도 컸다.”
반응은 어떤가?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분위기인데.
“영리를 목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관람객 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대체로 처음 예상한 수준의 호응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미술관의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술관보다 인근 카페들에 주로 사람들이 몰리더라.”
미술품을 수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똘똘한 컬렉트 방법을 조언한다면?
“미술품도 잘 사면 돈이 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품의 투자 가치와 작품 가격에 치중하는 건 좀 엉뚱하다. 순수하게 미술을 향유하는 방법으로서의 수집이 옳다고 보는 거다.”
언제부터 컬렉션을 시작했나?
“23세 때. 첫 직장에서 받은 상당 액수의 보너스를 털어 박수근의 작품을 구입한 게 출발점이었다. 당시 권옥연 화백의 작품에도 호감이 있었는데, 한 달간이나 뜸 들여 숙고해 박수근의 작품을 선택했다. 요즘은 그런 초심이 없다. 5초 만에 구입 여부를 결정하거든.(웃음)”
거의 전광석화처럼? 그래도 뭔가 기준이 있겠지?
“취향이 뚜렷해진 셈이다. 내 생각에 작가는 두 부류가 있다.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는 작가와 창의성을 갖고 늘 새로운 작품을 하는 작가로 나누어 본다. 내 취향엔 후자가 좋다. 그게 미술관의 목적에도 부합하고.”
그는 반백 년 경력의 컬렉터다. 이미 고수다. 거품을 걷어내고 작품성을 가늠하는 눈매가 날렵할 수밖에. 미술관의 스케일과 디테일의 조화로운 배합에서도 구 관장의 내공이 읽힌다.
미술관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특히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이건 어떤 경로로 구입했나?
“런던의 크리스티 옥션에서 샀다. 초현실주의 작가인 에른스트는 외국에서도 전문가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화가다. 삶도 작품도 워낙 재미있는 사람이라서.”
제임스 터렐의 ‘빛 아트’도 매우 인상적이다. 작년에 구입, 설치했다지?
“구하우스를 다녀간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힐링’이라는 단어가 빈번하더군. 명상이랄까, 관람객에게 힐링의 기회를 부여하고 싶어 설치했다.”
구하우스의 미술품 감상은 사실 쉽지 않다. 개념주의 미술 작품이 주류여서다. 구 관장은 작품에 붙인 설명문을 읽길 권한다. 흔히 묘하게도 작품보다 난해한 게 설명문이지만, 이곳의 설명문은 간명하고 구체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힐링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중장년층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대안으로 ‘향멍’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향멍은 향불을 피워놓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를 즐긴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겪는 중장년층이 늘었다. 2020년 12월 21일부터 2021년 3월까지 중소기업중앙회가 진행한 ‘노란우산 심리상담 서비스’ 결과를 살펴보면 심리상담 전체 210여 건 중 60세 이상이 24.5%로 가장 많았다. 또 50대 31.1%, 40대 32.1% 순으로 중장년층이 90% 정도를 차지해 코로나 블루가 중장년층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블루를 겪는 중장년층에게 향으로 심신을 다스리는 ‘향 테라피’가 좋은 대안일 수 있다.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향기는 단순히 기분뿐만 아니라 뇌의 변연계를 통해 감정, 기억,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기관에 전달돼 영향을 미친다. 향 테라피가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개선, 세포재생을 돕는데 목표를 두는 이유다. 향초는 국내외에서 불면증과 정서적인 안정을 위한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향기를 내는 아이템은 방향제와 향수, 향초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향과 기능성을 동시에 잡은 향 제품인 ‘인센스 스틱’이 화제다. 스티브 잡스와 이효리 같은 유명 인사들이 인센스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인센스는 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불태우다, 밝게 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incendere’에서 유래했다.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종교의식과 치료를 위해 향을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센스 문화가 제(祭)의 목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에 아로마테라피라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되면서 힐링을 위한 심신 안정과 발향 목적으로 확장됐다.
불을 피워 연기와 향을 내는 인센스 스틱은 전통적인 ‘향’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것으로, 자연스럽고 부담 없는 향기로 공간을 채워주면서 심신 안정과 탈취에 도움을 준다. 또 에센셜 오일이나 허브 같은 자연의 향과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이에 빠진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은 피어오르는 연기를 멍하게 바라볼 때 긴장과 고단함이 풀린다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인센스 홀더도 인기다. 취향에 맞는 인센스 홀더를 선택해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공간의 분위기를 더해줄 수 있다.
인센스 스틱은 머금은 향기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여러 가지 향을 맡아본 뒤 본인에게 맞는 향을 고르거나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효과를 지닌 향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보스웰리아 향은 진정작용과 긴장, 불안에 효과가 있으며, 장미와 라벤더 향은 진정과 스트레스 완화,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약 4000년 이상 사용돼 왔다고 알려지는 샌달우드 향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흥분된 신경상태를 진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침향 향기는 집중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재스민과 바닐라, 계피 등은 연인과 사랑스러운 순간을 보낼 때 보탬이 된다.
이 외에도 인센스 스틱은 살균과 해충 퇴치에도 효과가 있다. 실내 공기가 탁하고 냄새가 날 때 피워도 좋다. 다만 인센스 스틱을 과도하게, 특히 환기가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면 연기가 폐를 자극하거나 호흡을 방해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인센스는 피우는 향을 느끼기보다는 타고난 뒤 남은 잔향을 즐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향을 피울 때는 환기골을 만들어 주고, 갇힌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창문을 가끔씩 열어주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비율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노인의 건강을 위한 정부 대책이 미흡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전체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가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20만6000명으로 노인 인구 비율은 15.5%에서 16.4%로 높아졌다. 국민 6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고령화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출생자들이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는 시기다. 2020년 기준 56~64세 인구는 695만명이다. 향후 10년간 현재의 고령 인구(820만6000명)에 맞먹는 인구가 새로 고령층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체육 시설, 방치 수준
고령화는 경제 문제, 세대 갈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고령화 문제의 핵심은 신체기능이 약화된 노인들이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 있다. 연금과 노인 부양, 의료비 보전 등 노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재정압박이 늘어나 국가 재정도 악화된다. 따라서 정부는 노인의 체력과 건강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2(노인체육의 진흥)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노인체육 진흥에 필요한 시책과 노인 건강유지, 증진을 위한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또는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실정은 노인 체육시설의 설치와 운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문체육시설과 생활체육시설, 직장체육시설과도 구분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말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공공체육시설은 3만185개소지만 노인 체육을 위한 시설은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고 있다. 그나마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게이트볼장 1742개소, 그라운드골프장과 파크골프장이 147개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전체에서 6.25%에 불과한 실정이다.
통계청 ‘2020 고령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70세 이상 노인 중 체육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비율이 32.2%로 연령별 세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체육 정책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방향 모색’ 논문에 따르면 노인체육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국민체육진흥법에 신설돼 있다. 하지만 노인체육을 협소한 틀로 규정한 데다가 정책을 구체적으로 규율하기에도 미비한 상황이다. 또 노인체육 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단체들이 협력하고 협업하기보다는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정책을 집행해 기존 정책을 반복하는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 운영되고 있는 시설 역시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지만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한 노인, 의료비 수십조 절감
노인이 체육활동을 적게 하면 할수록 나라는 더 큰 손해를 본다. 운동하는 노인이 적을수록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0년 건강보험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86조9545억 원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37조4737억 원으로 2019년 35조8247억 원보다 4.6% 증가했다. 매년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체 진료비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40.8%로 처음 40% 선을 넘은 이후 2019년 41.4%, 2020년 43.1%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노인 의료비 증가는 고령화와 맞물려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큰 문제다. 건강보험제도에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의료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따라서 노인 의료비 억제를 위해 ‘건강한 고령화’, ‘건강 노화’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나이가 드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질병을 막아 아프지 않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의료비 지출추계와 장기재정 전망’ 논문에 따르면 지금처럼 노인 의료비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7% 수준인 노인 의료비는 2060년 GDP 대비 5.2∼5.6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건강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60년 GDP의 4.5∼4.97%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십조 원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건강 노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의료이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만495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운동자의 입원이용 경험률은 15.4%로 전체 평균 12.7%보다 높았다. 운동자의 입원이용 경험률은 9.9%에 불과했다. 입원일수도 비운동자가 3.09일로 평균 1.78일의 1.7배에 달했다. 이처럼 운동이 의료비 부담을 줄인다는 사실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노인 건강 위해 팔 걷어붙인 선진국들
선진국들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들이 규칙적으로 신체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에 따라 신체 건강은 물론 심리적·사회적 건강을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활동 환경을 조성해 노인성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비용 부담을 감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영국 스포츠 잉글랜드(SPORT ENGLAND)는 노인 정신건강과 치매, 외로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 기금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립노인운동촉진재단(MBVO)을 중심으로 노인 체력검사를 권유하고 있으며, 호주도 시니어 전용 웰 에이징 프로그램(Active Over 50)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6일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시설은 실태조사나 통계조차 없어 노인 복지에 대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지난 5월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요양‧평생교육‧노후설계와 같은 고령사회 정책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 고령사회 정책이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양 의원은 “우리나라도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초고령사회 전담 대처 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서 고령화 정책이 신속히 펼쳐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노인 전용 체육시설과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대도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노인은 신체구조와 건강상태가 젊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노인 맞춤형 체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추세가 점차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노인을 위한 대책은 미비하기만 하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노인'임에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인 건강을 위한 체육시설과 프로그램을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갖출수록 노인도 더 건강해진다. 노인이 건강해야 국가 재정도 건강해진다. 노인을 위한 나라가 결국 젊은이를 위한 나라가 되는 셈이다. 이런 단순한 사실을 왜 위정자들은 모르는 것일까.
50대 중장년 남성 A 씨는 요즘 거울을 보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 요즘 따라 부쩍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이 신경 쓰여서다. 최근 친구 몇 명이 눈썹 문신을 했다며 자랑을 해왔다. 다 늙어서 무슨 문신이냐며 쓴 소리를 했는데, 요즘 거울을 볼 때면 빈약하고 정돈 안 된 자신의 눈썹이 자꾸 신경 쓰인다.
남성은 꾸미지 않는다는 과거의 편견과 달리, 남성들도 외모관리에 관심을 갖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왔다. 이 중 남성 시니어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눈썹’이다.
반영구화장을 전문으로 하는 ‘리앤채움’이 제공한 ‘2014/2018 대한민국 동안 시술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부터 40대까지의 남녀 1080명 중 ‘반영구 화장을 하거나 고민한 적이 있다’에 응답한 남성 비율이 2014년에는 10.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66%로 무려 6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를 담당한 최상미 상담실장은 “최근 내원 고객의 여성과 남성 비율이 6:4”라며 “특히 50대 이상 남성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중년의 남성 국회의원들이 눈썹 문신을 하고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중에게 ‘좋은 인상’, ‘젊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국회의원들도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외모에 신경 쓰는 추세다.
그런데 하필 눈썹에 더 힘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썹, 인상에 얼마나 큰 영향 주나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의 눈썹 숱이 적거나 비어있으면 약하다는 인상을 받고, 눈썹이 진하고 두꺼우면 인상이 강해 보이는 인상을 받는다. 누구나 쉽게 느끼는 특성이다.
미국성형외과학회 존 퍼싱 박사팀은 얼굴에서 눈썹모양, 눈꺼풀, 피부, 주름 등이 상대방의 인상과 분위기를 결정하는데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전형적인 젊은 여성 한명의 얼굴 사진을 16가지 형태로 변형시켜 연구대상자 20명에게 보여주고 0~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눈썹 모양과 위치, 아래 위 눈꺼풀, 피부, 주름 등이 변형된 이 사진들에는 피곤함, 행복, 놀람, 화남, 슬픔, 혐오, 두려움 이렇게 7가지의 감정표현이 드러나 있었다. 변형된 사진에 나타난 감정표현이 강해보일수록 5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했다.
각 사진에 대해 매겨진 점수와 표정을 바꾸지 않은 원본사진을 보고 매겼던 점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상대의 인상과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눈썹이 다른 얼굴 요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총수와 정치인들에게 이미지 컨설팅을 해주는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대표는 “눈과 눈썹은 인상을 강하게 해 주는 주요 요소”라며 “유명 연예인 중에 눈썹이 희미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면서, 눈썹과 눈이 인상에 끼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심지어 눈썹이 인상을 좌우하는 데에 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자들은 얼굴을 알아보는 데 눈과 눈썹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를 조사했다. 익숙한 사람의 얼굴 사진에서 눈이나 눈썹을 지운 다음 ‘누군지 알아보겠느냐’고 피 실험자들에게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눈보다 눈썹을 지웠을 때 해당 인물을 알아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눈썹 문신은 어떻게 이뤄지나?
반영구 눈썹문신은 눈썹 관리를 위해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술이다. 매일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원하는 모양의 눈썹을 유지할 수 있는 간편함 때문이다.
반영구 눈썹문신은 피부의 표피 기저층에 색소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시술을 받으면 평균 2~3년간 시술된 상태가 유지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점차 연해지기 때문에 보통 ‘리터칭’을 받아 더 오랫동안 깔끔한 눈썹 상태를 유지한다. 한 번 시술을 받으면 꽤 오랜 시간 유지가 가능하여 매일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눈썹 문신 시 유의할 점
눈썹 문신은 개인마다 다른 얼굴 형태에 맞춰 눈썹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눈썹은 사람마다 굵기, 모양, 길이, 진한 정도, 각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짙게 시술하기보다는 개인의 얼굴형이나 비율에 맞게 시술해야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다.
또 메이크업에도 유행이 있듯이 눈썹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다. 따라서 유행만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얼굴형이나 비율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찾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진행한다.
눈썹 문신 시술을 결정했다면 마지막으로 개인화된 맞춤형 디자인을 제안해 주는 곳인지, 안전한 도구를 사용해 시술하는 곳인지 따져봐야 한다.
영구적인 방법이 있을까?
눈썹 문신은 반영구적 화장 시술이다. 시간이 지나면 색 빠짐이 일어나면서 정기적으로 재시술을 해야 한다. 영구적으로 진한 눈썹을 유지하고 싶다면 눈썹이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눈썹이식은 탈모 치료와 같은 원리로, 뒷머리의 모낭을 눈썹에 옮겨 심는 시술이다. 눈썹 숱이 많이 없는 경우 추천하는 방법으로, 문신에 비해 입체감이나 결이 자연스러운 점과 영구적인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눈썹과 유사한 실제 모발로 직접 눈썹을 심는 방식이라 자연스러운 미용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머리카락을 옮겨 심기 때문에 2~3주에 한 번씩 자란 부분을 가위로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운 단점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나이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모는 삶에 대한 태도나 자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외모를 관리하는 것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자신감을 키워 당당한 사회 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자신을 위한 관리다. 몸과 마음을 깔끔하고 건강하게 가꿔 여생을 당당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나이 들어 방향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인생이란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방향을 바꾸면서 점프슛을 터뜨리듯 그렇게 쓱싹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살아온 관성과 습성을 쉽게 버릴 수 있던가.
이 길이 내 길이거니 믿고서 지나온 날들에 대한 애착은 또 어떻고? 더구나 노년에 이르러선 방향 전환이 더 어렵다. 그런데 반백 년을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온 최복호(73)는 항로 변경에 성공했다. 화가로 변신했으니까.
최복호는 알아주는 이도, 알아보는 이도 많은 패션 디자이너였다. 대구를 본거지로 왕성한 활약을 했으며, 해외에서 거둔 성과도 많았다. 단청이나 탱화 같은 전통 문양에 모던한 미감을 결합한 패션 디자인으로 서양인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해외 여러 나라에 수십 개의 매장을 두었고.
이랬던 그가 패션과 결별했다. 정확하게는 은퇴다. 아들에게 사업체를 물려주고 뒤로 나앉은 것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거치는 여정이다. 사업이 아무리 아깝더라도 죽을 때까지 붙잡고 살 수는 없으니 늘그막에 결국은 퇴장한다. 문제는 은퇴 이후다. 손에서 일을 놓자마자 예상보다 가혹한 권태가 따개비처럼 들러붙기 십상이다. 어쩌나?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궁리를 해봐도 별 답이 없다. 은퇴와 함께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살 생각을 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고매한 법정스님처럼 무소유를 숭상하는 노후 생활로 마음의 자유를 누리고 싶지만 언감생심이다. 격투기 링 같은 속세에 가담해 악착스레 살아오는 와중에 덕지덕지 붙은 욕망이라는 놈에겐 은퇴가 없다. 이렇게 되면 괴리에 괴로워진다. 허무감이 밀려든다. 영탄할 수밖에 없다. 아아, 마른 멸치 대가리처럼 따분한 노년이여!
최복호는 따분한 인생의 하오를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머리는 기민하게 돌아가고, 오만 가지 인생의 맛을 섭렵한 내공의 보유자이기도 한 그는 은퇴 전에 충분히 숙고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발굴했다. 그게 그림이다.
“나이 들어서는 한결 확실한 타임 스케줄을 가지고 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재미있는 일을 찾아 계획적으로 진척시키는 게 지혜롭지 않겠는가. 난 오래전부터 품었던 화가의 꿈을 실현하는 일에 인생 2막을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그림은 내게 친근한 장르다. 패션 역시 크게 보면 미술의 한 분야니까. 옷을 디자인하고 그림을 그려 천에 프린트하는 일을 평생 해왔으니까. 옷에다 그렸던 그림을 이제 캔버스로 옮긴 셈이다.”
과거와 다른 삶 속으로
패션 디자인의 요체는 선, 형태, 색채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다. 디자이너로 산 세월의 길이만큼 최복호가 축적한 예술적 경험의 질량은 풍성하다. 패션계 입문 초기부터 그는 패션을 미술의 한 장르로 보고 패션쇼에 행위예술을 접목했다. 1973년에 펼친 첫 패션쇼 ‘의처증 환자의 작품 D’만 하더라도 대단히 도발적인 퍼포먼스였다. 19세기 유럽의 정조대를 소재로 차용한 이 쇼를 통해 그는 현대의 뒤틀린 성 모럴을 야유했다. 환경 문제를 다룬 ‘고발 의상’과 ‘공해 오염 분해기’ 역시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였다. 최복호의 성향과 미술적 재능을 짐작할 만하다. 그러고 보면 화가로의 변신은 자연스러운 이행이다. 비즈니스이자 종합예술에 가까운 패션 디자인의 복합 성분 중에서 미술만을 떼어 몰입하고 있다는 점에선 드디어 정곡을 파기 시작했다고 봐도 되겠다.
최복호는 지난 3월, 대구 대백플라자갤러리에서 ‘패션, 회화, 그리고 사유의 확장’이라는 타이틀로 첫 개인전을 펼쳤다. 회화와 그래픽 디자인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 이 전시회는 성황을 이루었다. 1000여 명의 관객이 몰려왔고, 평도 좋았다. 이것으로 화가 동네에 거주할 수 있는 시민권을 발부받은 셈인데, 인생의 황혼에 활짝 열린 새벽에 그는 억누를 수 없는 희열을 맛보았을지도 모른다.
“패션도 미술도 내게는 ‘색(色)으로 꾸는 꿈’의 세계다. 색이란 무엇인가? 그건 암호요, 유혹이요, 영혼이라고 나는 정의한다. 인생의 핵심이 색의 꿈에 다 들어 있다는 얘기다. 미술의 길로 접어들어 기쁘다.”
해야 할 일 없는 노후도 즐거울 수 있다. 일이 주는 억압에서 해방되니까. 무위도식이 아닌 무위자연 같은 걸 추구할 수도 있고.
“나이 들면 귀도 잘 안 들리고, 이도 흔들린다. 이렇게 되면 일상이 구차해지기 쉽다. 즐길 수 있는 일이 없으면 더욱 난처해진다. 잡념에서 벗어나 그림을 그리다 보니 정신세계가 맑아지더라.”
그림 작업이 힘들진 않나? 방울방울 피를 뿜듯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게 미술인데.
“개인전에 필요한 작품 준비를 위해 작업실에 파묻혀 살며 화가들의 심적 고통을 실감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잘 그려지지 않을 때도 많았다. 그러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린다. 그림에 큰 욕심을 부릴 이유가 있겠나? 남들이야 어떻게 보든 우선은 내가 나를 만족시킬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렸다.”
심심파적으로, 취미로 대충 그렸다는 얘기로 들리지만 이게 겸사(謙辭)다. 그림을 보면 그가 꽤나 빠른 공을 던진 신참 투수임을 알 수 있다. 물건이 나타났다! 뭐 이런 건 아니지만 웬만한 그림쟁이는 저리 가라다. 거침없이 갈긴 붓질의 능란함, 강렬하고 화려한 채색의 조화로운 구사, 화면에 난무하는 리듬감, 상상력을 증대시키는 추상적 형상의 오묘함 등 들여다볼 게 많은 작품들을 생산했다. 작심하고 틀어박혀 몰두한 결과물인 걸 알 만하다. 어설픈 그림놀음으로는 남들의 눈총만 받기 십상이다. 망신살이 뻗칠 수도 있다. 이걸 모를 리 없어 올인했나 보다.
“딴엔 절박한 심정으로 그렸다. 근래 두어 해 동안 시련이 많았거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사업상의 침체로 괴로웠던 거다. 이성적으로 극복해야 했다. 그림은 그 방편이었지. 그리면서 인생을 돌아봤고, 그리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으로 나를 데려가야 할 필연을 느꼈다.”
코로나19로 모두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인생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언젠가 말 한 마리가 연구소 마당으로 걸어 들어왔더라. 이상하고 당혹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뭐라 설명하긴 어려우나, 나의 자아를 돌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방문한 놈일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코로나19 역시 내게 마찬가지 의미를 전하는 전령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라 독촉하는 거라고 보는 것이지. 이런 정황과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전시회에 걸었는데, 말과 내가 등장하는 이 작품에 대해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좋다, 당신의 대표작으로 손색없다! 그런 얘기도 들었고.”
전에 선생은 자연주의자의 오케스트라 정신을 얘기했었다. 물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 어우러진 자연의 하모니를 삶에 끌어들여 남들과 소통하는 삶이 최고라고. 그래서인가 그림에도 자연이 자주 등장하네?
“모든 예술의 원천적 영감은 자연에서 얻는 게 아닐까? 다행히도 나는 늘 자연 풍경을 바라보며 산다. 자연 속에 사는 것들을 소재로 삼은 그림을 즐겨 그렸다. 자연을 화폭에 끌어들여 내면의 투박하고 질박한 본질을 표출하고 싶어서였지. 차기 전시회에서는 전혀 다른 소재와 작풍(作風)을 보여주고 싶다. 동어반복은 창의적이지 않으니까.”
“인생은 어차피 허무한 거잖아?”
최복호는 대구에 산다. 그러나 잠자는 시간 외의 대부분은 청도로 달려와 작업실에 눌러앉는다. 청도의 외진 산골에 있는 ‘최복호 패션문화연구소 펀앤락’(Fun & 樂)으로 출근한다. 그렇게 살아온 게 13년째. 이 연구소는 그의 아지트이자 다중에게 개방된 복합문화공간이다. 갖가지 소공연과 전시회를 숱하게 펼쳤다. 소주 서너 병쯤은 가볍게 쓰러뜨리는 애주가인 그의 사교장이기도 하다. 개그맨 전유성이 청도에 머물던 때엔 죽이 맞아 대작이 잦았다. 술 취해 이리 비틀 저리 휘청하는 꼴을 눈 뜨고 못 봐주는 성격이지만 무리 지어 노니는 걸 풍류 삼아 즐겼다. 그러나 요즘은 변했단다. 주로 혼자 논다. 벼랑을 움켜쥐고 홀로 선 소나무처럼 뭔가 뿌리부터 단단해진 모양이다.
“그림과 논다. 이건 혼자서도 가능하다. 그림이 아니더라도 노인은 혼자서도 잘 놀 줄 알아야 한다. 혼자일 때 창조적인 생활의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패거리 지어 산에 다니고, 골프 치고, 술 마시고, 이건 시간을 ‘때우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닐까?”
타성에서 벗어나자는 뜻?
“우리 나이쯤 되면 어둠 뒤에 오는 빛 같은 거, 공평한 신에 관한 외경 같은 거, 이런 걸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 긍정심이 커진다. 인생은 어차피 허무한 거잖아? 고통을 피할 길이 없다고. 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경우엔 허무도 고통도 두려움 없이 받아넘길 수 있다. 자제력과 인내심도 긍정 마인드에서 강화될 테고.”
이미 100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생명과학은 120세까지도 살게 해주겠다고 선전한다. 오래 사는 게 기분 나쁠 건 없지만 나이 들수록 긍정심보다 이기심이 커지기도 해 문제다. 더 진부해지고 더 까다로워지는 ‘꼰대’도 많다.
“내 경우엔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기가 참 어려웠다. 바닥엔 항상 분노가 깔려 있었거든. 그래서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고 내가 나를 보기 위한 글이었다. 글이라는 거울에 나를 비춰본 것이지. 그 효과는 컸다. 분노 조절이 가능해졌으니까. 글쓰기는 실로 자기발견을 할 수 있는 유력한 방편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 팔로어가 5000여 명이라지? 사이버 공간에서 좋은 글쓰기가 가능하던가? 글은 자기발견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위장의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지 않나?
“폐단이 없지 않지만 이성적으로 접근하면 무리가 없다. 원초적인 감정 배설을 피해나가면 된다. 그러는 사이 감정이 순화되는 거고. 내 경우엔 그랬다.”
어찌된 일인지 세상이 재미없는 쪽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살면 살수록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느는 건 고통뿐이니 환장할 일이라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왜 혼자 놀며 그림을 그리겠나? 좀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다. 일단은 내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거다. 이제 우린 딴짓을 좀 하며 제2의 인생을 사는 게 좋겠다. 창의적으로. 고통?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게 있던가? 신은 그런 것은 주지 않더라. 암이라든가, 죽음이라든가, 그런 건 운명으로 받으면 되는 거고. 난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가 점심을 차려낸다. 연구소 텃밭에서 기른 채소 일색의 찬에 식욕이 들끓는다. 정갈한 식물 밥상이 숫제 그림이다.
50대가 넘으면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데, 하나씩 ‘삐그덕’ 거리는 몸의 신호를 확인할 때면 몸도 마음도 더 아파진다.
50대 중장년 남성 A 씨는 최근 골프를 치다가 왼쪽 어깨에 살짝 통증을 느꼈다. 오랜만에 쳐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일상 속에서 어깨 통증은 계속됐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물건을 제대로 드는 일이 힘겨워질 정도였다. ‘말로만 듣던 오십견이 나에게도 왔구나.’ A 씨는 자신의 나이를 새삼 실감했다.
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오십견’이다. 주로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고 이름 붙여진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 정확한 명칭이다. 오십견은 어깨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서 별다른 외상을 입지 않았음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병이다.
오십견 원인은?
중장년층의 대표적인 어깨 질환으로 여겨지듯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의 주된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어깨 조직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좋지 않은 자세도 오십견의 발병 원인이다. 오랜 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오십견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외에도 유전적 문제나 당뇨 같은 다른 질병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중장년층 어깨 통증은 모두 오십견?
A 씨는 오십견을 당연한 노화의 과정으로 보고 병원 치료를 미뤘다. 그런데 다수의 시니어가 오십견인줄 아는 어깨 통증의 상당수는 ‘회전근개파열(Rotator Cuff Tear)’이다. 두 질병은 증상이 거의 비슷해 일반인이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법이 전혀 달라 전문가 도움 없이, 스스로 진단해 잘못 대처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A 씨처럼 오십견을 어깨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 찜질이나 파스만으로 가볍게 대처하는 시니어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파열된 정도가 약해 통증이 심하지 않은 회전근개파열일지라도 치료를 미루면, 파열된 힘줄이 더 찢어져서 어깨 관절에 심한 장애를 부를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뭐지?
회전근개는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4개의 힘줄(근육)이다. 회전근개파열이란 이름 그대로 이 회전근개가 찢어져 발생하는 질병이다. 회전근개파열 역시 나이가 들면서 근육에 변성이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와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어깨 회전근개가 얇아져서 생긴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골프나 테니스 같은 스포츠로 인해 찢어지는 경우도 많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이 염증으로 인해 굳어지면서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에 통증과 운동 제한을 일으킨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찢어져 발생한다.
발생 부위가 다른 만큼 치료방법도 대조적이다. 오십견은 관절이 굳지 않게 어깨를 자주 움직여야 한다. 이에 비해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계속 사용하면 힘줄 파열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운동 강도를 조절해가며 스트레칭 위주로 어깨를 써야 한다.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자연 치유가 불가능하다. 파열 정도가 약하면 약을 먹거나 근력강화운동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파열이 됐으면 대부분 수술을 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정규학 교수는 “오십견은 염증으로 근육이 굳는 것이고,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로 근육이 얇아져서 파열되는 것”이라며 “이 둘의 원인이 상당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혼동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두 가지 질병을 증상만으로 자가 진단해서 관리하다가 증상이 점차 악화되면 치료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며 “반드시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 질병에 맞게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깨는 목의 뿌리 부분과 가슴, 등의 바깥 부분부터 위팔까지 몸통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아주 큰 부위로, 일상에서 쓰임도 많은 중요한 관절이다. 이렇기 때문에 어깨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크다. 평소 어깨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운동을 생활화하면 대부분의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어깨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시행하고, 무리한 어깨 사용과 과격한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인류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온 개는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로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 반려견은 주인과 깊은 교감을 나누며 가장 친밀한 파트너 역할을 한다. 실제로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스트레스 감소, 운동량 증가 같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수의학 저널인 수의학프론티어(Frontiers in Veterical Science)에는 사람과 개가 비슷한 노화와 생물학 특징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진은 “많은 면에서 개와 사람의 노화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람과 개 모두 태어날 때 사망 위험이 가장 높고, 성년기에 제일 낮은 사망 위험률을 가진다. 또 노화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암은 사람과 개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개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수록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연구진은 “사람과 개가 비슷한 노화 패턴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개와 사람이 같은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명은 달라도 같은 노화 과정을 겪기 때문에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은 유대감이 높아 서로에게 신체와 정서적 이점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65세 이상 시니어들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반려견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체적 이점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시니어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반려견 식사를 챙기거나 산책, 배변처리 같은 일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생활하는 시니어에겐 책임감도 부여된다. 나를 믿고 따르는 반려견 존재가 시니어에게 주인의식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국제노령연맹(IFA)이 발간한 논문 ‘반려동물이 노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실린 캐나다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1년간 신체능력 감소율이 더 느렸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5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과 반려견이 없거나 개를 산책시키지 않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와 공동체 의식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량이 많았으며, 더 나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반려견이 없는 사람보다 더 빨리 걸었으며 시간이 지나도 일정 수준의 걷기 속도를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람이 몸의 균형을 유지해 낙상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연구에서는 반려견이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혈압 저하와 심장 마비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서적 이점
황혼에 반려견과 함께 생활했을 때 얻는 가장 큰 장점은 여생을 함께할 벗이 생긴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살아있음을 느끼고, 누군가를 위해 존재한다는 건 무엇보다 소중한 삶의 의미다. 반려견을 키우면 나이가 들수록 놓치기 쉬운 삶의 목적의식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혼자 사는 노인에게는 자기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동물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불안·우울감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을 통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과 양육방법이나 다른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기회를 얻는다. 반려견과 소통은 물론 사회 공동체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관계도 맺을 수 있는 셈이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혼자 사는 것은 모두 사람의 사망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들은 외로움 수준이 감소하고 정신 기능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려견은 배우자를 잃은 뒤 오는 우울증을 줄여주고, 치매환자의 사회적 기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혼기에 함께하기 좋은 반려견 종은?
전문가들은 반려견과의 생활이 시니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반려견이 시니어가 함께하기에 적합할까?
① 털이 덜 날리고 용변을 잘 가리는 개
노인이 키우기엔 관리가 수월한 강아지가 좋다. 털갈이가 잦거나 미용 관리가 필요해 손이 많이 가는 견종은 적합하지 않다. 특히 털 빠짐이 심하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위험하다. 푸들이나 비숑 프리제 같은 견종은 털이 곱슬곱슬해 미용 관리가 쉽고 털 빠짐이 적다. 게다가 이 둘은 머리가 좋아 배변훈련이 쉽고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털이 길어도 관리가 편한 견종이 있다. 포메라니안과 재패니스 스피츠, 파피용은 빗질 관리만으로도 털 빠짐을 줄일 수 있어 시니어가 키우기에 괜찮다.
② 활발하고 같이 운동하기 좋은 개
시니어에겐 활력을 나눌 수 있는 반려견이 좋다. 일상생활 반경이 좁고 활동량이 적은 시니어에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 닥스훈트는 잘 짖지 않는 데 비해 운동 신경이 발달해 활동량이 많은 종에 속한다. 닥스훈트는 짧은 다리와 긴 허리의 귀여운 자태로,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장점도 갖췄다.
타고난 체형이 날렵한 푸들, 스피츠 역시 걷기를 아주 좋아하는 종이다. 치와와와 요크셔테리어는 보폭이 짧은 소형견임에도 오래 걸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시니어와 함께 운동할 친구로 제격이다.
시니어가 강아지를 키울 때는 크기도 고려해야 한다. 시니어가 함께 산책하거나 목욕을 시킬 때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좋다. 다 큰 개 기준으로 4kg 이하가 되는 강아지가 가장 적합하다.
③ 면역력이 강하고 생명력이 긴 개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견의 죽음은 사람에게도 큰 상처를 남긴다. 이에 건강하게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는 견종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스피츠를 추천한다. 스피츠는 소형견 중에서 평균 수명이 긴 편에서 속한다. 푸들 역시 건강한 체형을 갖고 있으면서 선천적 질환이 적은 편이다.
다만 허리나 무릎이 안 좋은 노인에게는 반려견을 키우는 일 자체가 오히려 체력 부담과 부상위험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산책할 때 주변을 살피지 못해 사고가 날 수 있다. 또 반려견을 따라가다가 골절상을 당할 수도 있다.
체력적으로 반려견을 키우기 힘들다면 ‘반려식물’을 추천한다. 체력부담을 덜면서도 활동량은 늘릴 수 있고, 정서적 안정감도 충분하게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2017년 5월부터 70세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 2000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시작한 이후 반려식물을 직접 키운 600명에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2%가 우울감과 외로움이 해소됐다고 답했다.
푹푹 찌는 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여름이다. 푸른 자연과 지천에 피어난 꽃이라도 보면 좋을텐데, 가까운 뒷산 다녀오기도 쉽지 않다. 내내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
화초라도 키우며 마음을 달래고픈 시니어, 삭막한 마음을 싱그러운 꽃으로 달래고 싶은 시니어, 반려생물을 키우고 싶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는 부담스러운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준비했다. ‘식물 저승사자’나 ‘식물 똥손’ 시니어도 부담없이 키울 수 있는 여름꽃 4종을 소개한다.
특히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우울해진 시니어의 마음에 희망을 듬뿍 가져다 줄만큼 꽃말이 인상적이다.
①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메리골드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꽃말의 메리골드는 진한 노란 빛깔의 꽃을 피운다. 꽃잎의 기름샘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은 뱀이나 벌레를 쫓는 역할을 한다. 병충해 예방과 구제 기능을 하는 기특한 식물로, 다른 식물과 채소를 키울 때 일부러 메리골드를 함께 심기도 한다.
발아 온도는 섭씨 21도에서 22도 사이, 재배 온도는 섭씨 15도에서 20도 사이가 적당하다. 이른 여름에 핀 꽃은 늦가을까지 감상할 수 있다. 생육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편으로 키우기 까다롭지 않아 식물 똥손 시니어도 쉽게 키울 수 있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므로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나 창가에 화분을 둬야 한다. 햇볕을 받지 못한 메리골드는 작고 연약한 꽃송이를 피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너무 더워도 꽃이 자라기에 적절치 못하므로 섭씨 25도가 넘어갈 때는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약간 건조한 상태에서 잘 크므로 물을 자주 줄 필요가 없다. 흙의 겉부분이 완전하게 말라 보일 때 충분하게 주는 것이 좋다. 또 꽃잎에 물이 닿으면 ‘반드시 올 행복’을 전하는 메리골드의 꽃잎이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② 함께 있으면 마음이 온화해지는 페튜니아
페튜니아 꽃말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온화해집니다’이다. 나팔꽃과 닮은 모습의 페튜니아는 꽃이 오래가고, 색상이 화사하다. 꽃 색과 품종이 다양한데, 하양과 분홍, 보라색 꽃이 가장 흔하다.
건조에 강한 여름 꽃 페튜니아는 햇빛을 좋아한다. 햇빛만 많이 받는다면 봉선화만큼 키우기 쉽다. 6월에 꽃이 핀다고 알려져 있으나, 생육 온도를 조절해 주면 봄부터 가을까지도 활짝 핀 페튜니아를 감상할 수 있다. 최적 온도는 섭씨 20~25도.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쉽게 죽기 때문에 텃밭에서 기를 때는 장마철을 주의해야 한다. 실내에서 키울 때도 물이 잘 빠지는 흙에 심어야 한다. 물은 2일에 한 번씩 주는 것이 좋고,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피해 물을 줘야 한다.
③ ‘코시국’ 최고의 건강 방패, 맨드라미
닭 벼슬을 닮은 맨드라미 꽃말은 '건강과 방패'다. 코로나 시국에 가장 적합한 꽃말을 가진 맨드라미는 닭 벼슬형과 깃털형(촛불형)이 있다. 6월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며, 황색과 홍색, 자색, 주황색 등 꽃 색도 다양하다. 가을에 기온이 내려가면 꽃 색이 더욱 짙고 화려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맨드라미 파종 시기는 5~7월이다.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맨드라미 역시 섭씨 20~25도에서 가장 잘 자란다. 저온에 약하고 고온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다. 여름철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이다.
건조에 강하나 물을 너무 적게 주면 꽃이 마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접 만져봐서 겉흙이 말랐다고 느껴질 때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물에 닿으면 꽃이 상하고, 습기에 약하다. 하지만 두 가지만 주의한다면 건강과 방패의 꽃 맨드라미가 가족들의 건강을 빌어줄 것이다.
④ 행운을 부르고 집안을 돕는 해바라기
여름하면 떠오르는 꽃의 대표격인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와 동경, 기다림'이다. 그러나 황금을 연상시키는 커다랗고 노란 꽃 덕분에 꽃말과는 별개로 재물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 때문에 해바라기 조화나 그림, 사진이 재물운을 부르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많다.
섭씨 20~30도가 생육하기 적절한 온도다. 겉흙이 마르면 물을 충분하게 주는 게 좋다. 야외에 심으면 키가 크고 꽃이 무거워지므로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건물 벽 근처나 지지대를 세워줘야 한다.
야외 정원이 있어야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니 해바라기 같은 원예종을 택하면 베란다에서도 탐스러운 해바라기를 감상할 수 있다. 실내 관상용으로 키우려면 옐로우피그미나 겹꽃인 선골드 같은 작은 품종이 좋다. 단 이름에 걸맞게 6~8시간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원예종이 아니면 실내에서는 야외에서 꽃을 피우는 해바라기만큼 풍성한 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文發洞). ‘글이 피어나는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이 동네는 예부터 문인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유명했다. 이후 출판인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현재는 명실상부 한국 출판산업의 뿌리로 거듭났다. 파주출판도시를 기획하고, 반세기 동안 열화당의 대표이자 출판편집인으로 살아온 이기웅(82) 대표를 만나 지난 여정과 더불어 기획자로서의 철학과 책의 가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21세기의 여명을 앞둔 1989년 젊은 출판인들은 새로운 시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출판도시’란 청운의 꿈을 품었다. 그로부터 어언 3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끝내 그들은 꿈을 이뤄냈으며, 그 터전에서 새로운 세대는 또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최근엔 출판도시 기획자인 이 대표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도시의 과정을 담은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제 삶과 경험을 토대로 출판단지의 과정을 쓰겠다고 했을 때 저도 흔쾌히 동의했죠. 책은 기록의 유산으로 가치가 있잖아요. 다만 책 표지에 제 사진을 쓴다기에 정중히 재고를 부탁드렸죠. 결국 출판사의 뜻에 따라 지금의 표지로 책이 출간됐지만요. 저자와 출판사의 뜻은 충분히 존중하지만, 제가 주인공이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좀 민망해요. 출판도시는 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죠. 단지 제가 한 일은 이사장으로서 순서상 맨 앞에 선 것일 뿐이죠. 가장 먼저 서 있다고 해서 같이 이룬 것을 제가 소유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면 책을 편집하던 편집자가 왜 도시를 기획하게 된 것이고, 어쩌다 맨 앞에 서게 된 것일까?
“말하자면 ‘공동성’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였죠.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보자, 그런 의기투합이 이뤄졌어요. 당시 출판산업의 체계가 엉망이었어요. 편집, 인쇄, 디자인, 유통 등 출판의 프로세스를 한곳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더 큰 시너지를 얻기 위함이었죠. 산업의 체계를 조정하고 선순환을 만들면 만들수록 더 양질의 책을 만들 수 있다고 봤어요. 그런 차원에서 출판도시를 기획했고, 당시 주위 사람들이 공동성이란 큰 달구지를 우직하게 이끌고 가는 공공의 심부름꾼이란 소임을 제게 맡겨주셨어요. 첨엔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지만, 이왕 하기로 한 것이니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어요.”
편집은 나의 힘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파주에서 첫 삽을 뜨는 데까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원래 부지는 파주가 아니라 일산이었다. 애초에 계획대로라면 일산출판단지가 됐을지도.
“한국토지개발공사(현 LH)가 땅값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러서 일산에 자리를 잡으려고 했던 계획을 접고 지금의 문발리로 왔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분하고 아찔해요. 근데 운명적이라고 할까요?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문발의 뜻처럼 책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이 일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열화당 직원들이 모두 말렸어요. 하지만 이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완수하기 위해 무진장 노력했어요. 그때 우리 직원들을 살뜰히 챙겨주지 못해서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제일 커요. 한편으론 말없이 묵묵히 따라주었던 이들이 고맙기도 하고요.”
그림자의 뒷면에는 빛이 있기 마련이다. 그가 출판도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꼽은 것은 처음으로 들어선 건물인 ‘인포룸’이었다.
“출판단지 내 첫 건물이 인포메이션 센터로 지은 ‘인포룸’이에요. 독일의 포츠담광장에 있던 빨간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가에게 부탁했어요. 그 건물보다 더 멋있는 건물로 만들어달라고. 완공된 건물을 본 그날을 잊지 못해요. 의리 있는 소 얘기가 있어요. 자신을 호랑이로부터 지켜준 주인이 죽자 따라 죽었다는 소의 얘기예요. 소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의리를 드러낸 것이지요. 남들에게는 많은 건물 중 하나겠지만, 제게는 남달랐어요. 출판도시를 만들면서 겪었던 곡절의 세월에 대한 보답이자, 저를 믿고 맡겨주고 도와준 모든 이에 대한 신의와 고마움이 그 건물에 담겨 있어요. 의리의 인포룸이라고 할까요?”
출판기획과 도시기획. 기획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과 하나의 거대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다른 일로 보였다.
“전혀 다르지 않아요. 출판편집자 경력이 오히려 가장 큰 힘이 됐어요. 책은 문자의 도시예요. 정교한 설계가 이루어져야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죠. 기획부터 시작해 감리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어요. 책을 만드는 데 오탈자는 물론이고, 종이의 재질이나 크기, 색감의 상태 등 여러 가지로 고려할 것이 많아요. 편집자라면 시집은 시집답게, 학술서적은 학술서적답게 그 맥락과 목적에 맞게 편집할 줄 알아야 해요. 이 모든 것이 도시를 기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책과 건축, 모두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죠. 담는 물만 달라질 뿐 그릇은 변하지 않는 법이에요. 그래서 건축가들과 상의할 때 ‘편집회의 하러 가자’고 그랬어요.(웃음)”
물려받은 DNA와 정직한 삶
그는 어쩌다 출판편집자가 된 것일까? “얼결에 됐지만, 그 결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그 결은 선교장에서 체득한 것이죠. 선교장은 우리 조상이 대대로 터전을 잡은 곳인데, 사랑채인 열화당은 지금으로 말하면 사립도서관 같은 곳이에요. 잊을 수 없는 게 ‘만권의 서책’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책이 많았어요. 거기서 저는 심부름을 하면서 자랐죠. 고등학교 때는 서점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어요. 콧수염이 인상적인 사장님은 ‘사지도 않을 거면 뒤적거리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셨죠. 뜨끔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책을 보다가 나오곤 했죠. 책을 사는 날엔 어깨를 당당히 펴고 들어갔고요.(웃음) 친구들은 무섭다고 안 가는데 전 무서워도 갔어요. 제게 책은 공기와 같은 것이었고, 편집자는 자연스레 제가 해야 할 일이 됐죠.”
1960년대 중반부터 편집자로 일했고, 1971년에 출판사 열화당의 대표가 된다. 그에게 출판사 열화당은 운명과도 같았다.
“선교장은 언어와 미술의 학교였어요. 열화당(悅話堂)은 도연명의 ‘귀거래사’ 구절에서 따온 것인데, 열화는 가까운 이와 정다운 얘기를 나눈다는 뜻이죠. 실제로 어른들은 상대의 얘기를 경청하면서 대화를 나누셨어요. 저도 그런 걸 본받고 싶었고요. 선교장 건물은 미학적으로도 정말 아름다워요. 하나의 작품처럼. 정교하게 건물을 만들었고, 문틀 하나 허투루 짜지 않으셨죠. 편집자로서 출판사 열화당을 통해 이런 정신을 이어가고 싶었어요. 미를 지향하되, 아름다운 언어의 가치를 발견하는 데 소홀히 하지 않는 일. 그게 열화당 대표로서의 소임이자 어른들이 물려준 DNA라고 생각했죠.”
책 ‘산의 기억’에 얽힌 일화를 통해 편집자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편집자로서 정직한 삶의 얘기를 좋아해요. 아름다움은 진실할 때 비로소 더 가치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 김근원 사진가는 산악 사진으로 일생을 바친 분이에요. 산이란 게 얼마나 정직해요. 날씨란 변수에 그대로 영향을 받잖아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안개가 끼면 안개가 끼는 대로 고스란히 나타나죠. 3대가 덕을 쌓아야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곳도 있고요. 정직한 산을 정직한 사람이 렌즈를 통해서 바라본 모습. 사진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그 순수한 열정과 그가 겪었을 고생을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나더군요. 생전에 열화당과 작업하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그 소원을 이루어드리지 못해서 참 미안한 맘이 컸어요. 그때 제가 좀 덜 바쁘고, 그가 계속 졸랐다면 했을지도 모를 텐데. 지금이라도 아드님을 통해 그의 정신을 이을 수 있어서 참 기뻐요.”
‘어떻게’를 위하여
정직한 삶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바로 안중근이다. 열화당 근처 다리의 이름을 응칠교로 지었으며, 준비 중인 영혼도서관의 명칭은 안중근기념 영혼도서관이다. 그에게 안중근은 어떤 존재였을까?
“일본에서 출판된 안중근 관련 기록을 번역해 엮으면서 장군의 내면세계에 감탄했어요. 부정한 것은 용납하지 않는 시대정신으로 일본 법정에서 제국주의 일본과 법정 투쟁을 벌이죠. 동양 평화를 꿈꾸던 뜻을 옥중에서 계속 집필함으로써 제국주의를 향한 ‘말’과 ‘글’의 투쟁을 홀로 하셨어요. 이상을 이론으로 남기지 않는 자세. 끝내 실천으로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가짐. 그것이 제게 큰 울림을 줬죠.”
안중근 정신의 핵심은 공허한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어봤다.
“종이책 시장의 위기라고 하는데, 오히려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진정한 책을 만날 기회인 거죠.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는 건 빨리 전환하고, 정말로 가치 있는 책을 신중하게 기획해서 종이책으로 남겨야 한다고 봐요. 팔리는 예술을 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남기는 예술이 필요해요. 가치란 말이 공허한데 개인적으로 삶의 진실한 기록을 담은 책이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준비 중인 안중근기념 영혼도서관이 가치 있는 책에 깃든 저자의 진심을 모실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공적으로는 열화당이 이제껏 단단히 지켜온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왜’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를 고민하고 싶어요. 물론 시대에 역행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깨졌다는 이유로 주춧돌을 버리는 게 아니라, 주춧돌이 깨져도 어떻게 하면 그것을 보존할지 우선 고민을 해보는 거죠. ‘좋음’이라는 가치에 머물지 않고, 그 가치를 위해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제 삶의 기록을 열심히 정리하는 작업 중이에요. 쓰려고 30분만 앉아 있어도 몸이 피곤해서 힘들지만, 글로 정리하면서 제 삶을 돌아보고 싶어요.”
그가 열화당을 운영하면서 아름다웠던 장면 중 하나로 꼽는 것은 바로 콧수염 사장님과의 재회였다. 열화당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강릉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온 것이다. 서점에서 책을 읽던 소년이 어엿한 출판사의 사장이 되는 시간 동안 젊었던 사장님은 백발의 노인이 됐다. 운영하던 서점을 정리하던 차에 그의 소식을 듣고 먼 강릉에서 그를 만나러 온 것이다. 그는 이 만남을 “데미안을 다시 만난 싱클레어”의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서점을 지키던 사장님처럼, 그가 책의 가치를 오랫동안 지키면서 달려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아름다운 장면이 그의 삶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열화당은 선교장의 사랑채이자, 그가 지금껏 이룬 모든 것의 근간이었다. 선교장의 어른들은 말의 가치를 중요시했고, 말을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을 근본으로 여겼다. 만권의 책에 둘러싸인 곳에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정도로 책을 좋아하셨다. 그로부터 배운 정신을 토대로 그는 ‘열화당’을 반세기 동안 운영해왔다. 열화(悅話)의 뜻처럼 정다운 이와 얘기하듯 책을 통해 저자와 독자가 소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랑채를 만들고 있었다.
실제로 그가 젊은 시절에 매료되었던 정읍의 고택이 다 쓰러져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고택을 출판단지 내의 부지로 옮겼다. 깨지고 닳은 주춧돌부터 시작해 기왓장 한 장 버리지 않고 그대로 문발리로 옮겨왔다. 깨진 기왓장을 버릴 수도 있지만, 그는 문화의 보존이란 이유로 절대 버리지 못하게 했다. 문틀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정교하게 틀을 짰던 선교장의 어른들처럼. 이제껏 그가 실천해온 삶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술적(美術的)인 출판을 지향하며 오랫동안 정직한 삶의 언어를 발견하고, 이를 아름다운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끝내는 모두가 함께 누리는 하나의 정신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하나의 도시를 계획하고 완성했다.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흔히 한옥의 미학을 일컫는 말로,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문자의 ‘주춧돌’ 위에서 그가 지은 책이란 ‘사랑채’는 검소했으나 누추하지 않았고, 아름다웠으나 사치스럽지 않았다. 흔히 그를 책마을 연출가라 부르지만 그와 정다운 얘기를 나누며 잠시나마 엿본 그의 삶을 바탕으로 보건대, 그는 문자의 주춧돌 위에 美의 사랑채를 짓는 건축가였다. 그의 사랑채가 오랫동안 독자들과 열화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마친다.
퇴직을 앞둔 57대 A씨는 인생2막을 준비하기 위해 고민이 많다. 이제 막 취업해 직장 생활을 시작한 자녀들은 아직 안정적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벌써 ‘정년퇴직’이 다가오고 있어 알 수 없는 걱정과 압박감에 어깨가 무겁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막상 은퇴 뒤 집에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거리고 마음도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A씨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은퇴 뒤에도 일을 하고 싶은 시니어에게 자격증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정년이나 노인이라는 나이 문제를 넘어서며 일할 수 있는 좋은 비법이다. 자격증 취득이 재취업과 노후대비, 자기계발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 또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관련 자격증을 따면 탄탄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도움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변화를 통해 완전한 변신을 꾀하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인생 100세 시대를 고려하면 앞으로 40년 넘게 더 살아야 한다. 오래 이어질 인생2막을 다채롭게 꾸려가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해 알짜배기 자격증 4개를 소개한다.
①자녀를 키워봤다면 누구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는 출산한 산모와 신생아 가정을 직접 방문해 이들의 건강을 살피고 산후 관리를 돕는다. 출산 전후 산모의 안정과 빠른 회복을 위해 산모에게 유방 마사지, 복부 마사지, 찜질, 산후 체조, 건강식을 제공한다. 또 목욕과 배꼽 소독, 청결, 아기 마사지 같이 신생아 위생과 건강관리를 돕는다. 이 밖에 큰 아이가 있으면 등하교 관리와 식사, 장보기, 빨래, 청소 같은 가사도 전담한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나 시·군·구청 홈페이지에서 정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지역 내 여성인력개발센터, 돌봄사회서비스센터 같은 해당 교육기관에서 이론 24시간과 실습 36시간 교육을 받는 2주 과정을 밟아야 한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간호사 같은 자격증을 소지해 경력을 인정받으면 이론 12시간과 실습 28시간으로 교육 기간이 1주 과정으로 줄어든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나 교육기관에 따라 시험을 치르는 곳이 있으니 시험 유무도 확인해야 한다. 수강료는 신규 과정 20만 원, 경력자 과정 15만 원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교육비 50%를 감면받는다. 수료 뒤 바우처 제공 기관에 취업해 400시간 이상 근무한 재직자는 수강료 50%를 환급받는다.
교육 수료 뒤 군청과 구청 같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바우처 제공 기관에서 ‘바우처 산모관리사’로 취업할 수 있다. 근무는 주 5일, 하루 8시간이 기본으로 단축형(1주), 표준형(2주), 연장형(4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보수는 단축형 33만3750원, 표준형 66만7500원, 연장형 133만5000원이다.
근무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산후조리를 했던 방식이나 자녀 양육 방식을 고집하면 안 된다. 복장 제한도 있다. 면 소재 옷만 입어야 하고 액세서리는 금물이다. 향수도 피해야 한다.
취업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라도 교육 수료 뒤 1년이 지나면 반드시 연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은 직무와 서비스, 직업 비전, 현장 갈등과 문제 해결, 스트레스 관리 같은 직무와 직접 연관 있는 내용이다. 또 산모로부터 불만을 2번 이상 접수받은 건강관리사는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②공동주택 지킴이 주택관리사
주택관리사는 공인중개사 못지않게 조명되며 정년이 없어 은퇴 뒤 노후대비로 인기 높은 자격증 시험 중 하나다. 주로 아파트와 공공시설, 상가 같은 대규모 공동 주택의 각종 시설과 환경을 유지 관리한다. 또 공동시설 유지와 보수, 관련된 각종 회계 업무인 공과금 납부 대행, 관리비 징수 같은 업무를 담당한다.
주택관리사(보) 시험은 1년에 1회,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서 일정과 시험과목을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면 된다. 서울시평생학습터, 아산시평생학습관, 천안시평생학습센터, 인천시민교육센터, 경기도평생학습관처럼 전국 지자체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한 다음 3~5년 이상 근무 경력을 쌓으면 주택관리사로 활동할 수 있다. 주택관리사로 되려면 5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 관리소장으로 근무 경력이 3년 이상 또는 공동주택관리기구 직원(경비원, 청소원, 소독원은 제외함) 또는 주택관리업자 직원으로 주택관리업무 종사 경력 5년 이상과 같은 경력을 충족해야 한다.
③ 식물과 함께하는 삶, 조경기능사
조경기능사는 식물이나 토목, 물, 조형물 등을 통해 생활공간을 꾸미고 자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에 대해 현장을 조사해 조경에 대한 기본 구상과 계획을 세우고, 부분적으로 실시 설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현장 여건을 고려한 시공으로 조경 결과물을 도출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지표다.
시험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본다. 조경 기초 설계부터 정원 설계, 잔디 식재 공사, 실내 조경 공사 같이 포괄적인 내용을 알아야 한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이다. 실기 시험은 3시간 30분 안에 주어진 조경 작업(도면작업·수목감별·조경실무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도면 작업은 평면도와 단면도를 모두 완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완성하지 못하면 실격이다. 수목감별 평가 방법은 주어진 수목 사진을 보고 수목명을 맞혀야 한다. 조경 실무 작업은 주로 조경수목 식재, 포장(벽돌쌓기), 잔디 파종 같은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조경기능사는 법적 우대사항보다 민간에서 활용도가 높은 자격증이다. 주로 건설회사 조경부서와 조경엔지니어링회사, 조경컨설팅회사, 조경설계용역업체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조경 식자재전문공사업체와 조경관리업체, 조경시설물 설치전문공사업체, 학교·아파트 단지 관리부서, 정원수·온실 재배업체로 진출할 수 있다.
실제 조경시공업계에 따르면 50~60대 중장년층에서 조경기능사 취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경시공업계 관계자는 “조경기능공이 예전엔 몸을 많이 쓰는 직업이란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장비가 발달해서 덜 힘들다”며 “오히려 식물과 함께하면서 은퇴 뒤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로 바뀌어 가는 중이라 60대 중반까지도 현장에서 조경기능인으로 활약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④웰빙시대, 우리 먹거리 안전하게! 농산물품질관리사
농산물품질관리사는 산지 생산자조직에 소속돼 농산물 품질 관리, 상품과 브랜드 개발, 물류 효율화, 판촉과 바이어 관리 같이 농산물품질을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하는 전문가다. 주로 농산물 등급을 판정하고 농산물 출하 시기를 조절하며, 품질관리기술에 대해 자문한다. 또 농산물 품질 향상과 유통 효율화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한다.
자격증 응시에 경력이나 학력, 성별 제한이 없다. 평소 농업에 관심이 있거나 귀농을 생각해볼 법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자격증이다.
농산물품질관리사 시험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이 있다. 1차 시험은 객관식으로, 100점 만점에 모든 과목 40점 이상, 전체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실기시험은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시행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자세한 시험 과목과 일정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농산물을 취급하는 대형 유통업체, 공공기관, 지역농협,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취업할 가능성이 높다. 덧붙여 농산물을 취급하는 공공기관과 농협에 취업하면 인사 고과와 수당, 승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사는 농업직 9급 국가공무원 채용에서 3% 가산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