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전국 17개 지자체의 지원으로 추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에 함께할 13기 신규 이야기할머니를 모집한다. 1월 18일부터 2월 22일까지, 만 56~74세 대한민국 국적 여성이라면 응시 가능하다. 우대사항으로 ‘고정된 직업이 없는 이’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제2직업을 꿈꾸는 시니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사업에 관심 있는 이들이 궁금해 할 점들을 질의응답 형태로 알아봤다.
자료 출처 한국국학진흥원
Q. 이야기할머니 활동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A. 이야기할머니는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후 한국국학진흥원이 제공하는 교재 속 이야기를 한 주에 한 편씩 외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들려주는 활동을 한다. 동화구연과는 달리 과장된 목소리 연기를 하지 않고, 옛날 할머니가 손주에게 했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다.
Q. 선발은 지역별 인원이 정해져 있나?
A. 지자체별로 선발인원이 정해져 있다. 단, 지원자가 없거나 적임자가 없는 기초지자체는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Q. ‘응시자격’에서 ‘고정된 직업이 없는 분’은 무슨 뜻인가?
A. 자원봉사자로서 이야기할머니 활동에 전념하도록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고, 본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을 우대하여 선발한다는 의미다.
Q. 서류심사 불합격 기준은 무엇인가?
A. 다음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는 불합격 처리된다.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주민등록초본, 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시지 않은 경우 △사진을 미첨부한 경우 △지정된 지원서 양식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반드시 단면 출력 작성) △서명이 누락된 경우(개인정보이용동의서) △마감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경우
Q. 관련 경력 증명서류는 별도로 제출해야 하나?
A.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선발 공고문에 명기된 서류(응시지원서, 자기소개서, 개인정보이용동의서, 주민등록초본)만 제출하면 된다. 이 외에 제출하는 서류는 전형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Q. 면접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서 이뤄지나?
A. 서울, 원주,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제주에서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 장소는 지원서에 기재된 주소지를 기준으로 확정된다. 공지된 면접일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변경이 불가하며, 정해진 면접시작 20분 이후에 도착하면 면접을 볼 수 없다. 가령 10시 면접일 때 10시 20분 도착은 면접 가능, 10시 21분 이후 도착은 면접 불가.
Q. 신규교육은 어떤 것인가?
A. 이야기할머니로서 기본소양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다. 합격을 하면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에 방문해 2박 3일간 기본소양 교육을 받는다. 교통편과 숙식은 제공된다.
Q. 월례교육은 어떤 것인가?
A. 신규교육 후 매월 1차례 진행되는 구연 실습교육으로 지정된 이야기를 암기하여 직접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가정 아래 진행하는 교육이다. 월례교육 장소는 기본적으로 면접을 봤던 지역에서 월 1회씩 총 6회로 진행되며 중식은 제공되지 않는다. 제주지역은 광주·부산·서울 중 한곳을 선택하여 월례교육을 받아야 한다.
Q. 교육 및 실습 시 수당이 지급되나?
A. 월례교육 1회당 3만 원(연간 6회), 현장활동 실습 수당 1회당 4만 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Q. 교육만 수료하면 활동할 수 있나?
A. 월례교육 과정에서 이야기 구연 실습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월례교육 6회 중 3회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며, 평가 받은 점수가 기준 점수(70점) 이상인 경우에만 수료할 수 있다. 활동 전 사전교육을 받은 후 유아교육기관에 파견돼 활동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디지털과 그린 분야의 일자리 창출 전망은 긍정적이라 예측한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당사자의 노력과 더불어 국가, 조직, 기업 등이 함께 고민하고 발전을 도모할 때 서로 힘을 얻고 성공적인 도약을 이룰 수 있다. ‘50+일자리 특별포럼’의 세 번째 세션 ‘대전환 시대, 50+세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의 이야기를 통해 50+와 기업의 상생 대응 전략을 알아봤다.
【50+】
“겸손한 마음으로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사회적기업 함께일하는세상(주)의 이철종 대표는 다가올 시대에 중장년 근로자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겸손한 마음과 포용적 태도를 꼽았다. 특히 디지털·그린 뉴딜과 함께 늘어날 사회적기업이나 스타트업기업 등 소규모 조직에서의 활동을 원하는 시니어라면 더욱 필요한 요소라고. 아울러 이들에겐 자칫 대기업이나 큰 조직에서 성공했던 1모작의 경험이 괴리감과 소통의 단절을 가져오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소기업에게 필요한 건 중장년이 한때 성공했던 경험이 아니라, 현재의 부족한 생산력에 하나라도 보태어줄 수 있는 실무 능력이다. 또 대기업에서 상용되던 기술이 그들에겐 별로 소용이 없을 때가 많다. 즉 소기업이 활용하는 업무 매뉴얼을 배우고, 그 안에서 생산인력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타트업 청년 리더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순간 50+세대의 역할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겸손함으로 젊은 직원들을 존중하고 다시 신입의 자세로 적극적으로 실무를 배우고 실행함으로써 필요한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 작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는 50+세대가 스타트업과 소기업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래 경력 위한 경제참여형 디지털 업스킬링”
세계경제포럼(2016)에서는 디지털·그린 사회에 요구되는 역량으로 ‘복잡한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 ‘창의성’, ‘대인관계(관리)’ 등을 전망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장은 이러한 역량 가운데 복잡한 문제해결력이나 대인관계 등은 50+세대가 경험을 통해 이미 보유하고 있어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창의성이나 뉴미디어 문해력, IT 활용력 등은 다소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황 센터장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비롯한 평생교육기관과 일자리지원기관 등에서 저마다 50+세대 진로 재설계를 위해 지원하고 있지만, 결국 시니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역량을 찾으며 적극적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는 노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특히 디지털 활용 능력이 관건이다”라며 “메신저, SNS 활용이나 교통, 지도, 은행, 행정 서비스 이용 및 제품 구매 등 생활 기반의 50+세대 디지털 활용 능력은 우수하다. 반면 정보생산 및 공유, 경제참여 기반의 디지털 활용 능력은 격차가 벌어진다. 특히 긱 플랫폼 시대에 경제 참여 및 활용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 역량이 필수인 만큼, 이에 대한 자가진단과 학습이 필요하다. 즉 미래 노동시장에서 취약계층으로 남을 것인가, 업스킬링으로 무사히 전환할 것인가는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기업】
“시니어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위해 앞장서야”
50+세대가 갖는 불확실성에 대해 기업은 어떤 입장일까? 손승우 유한킴벌리 대외협력본부장은 “개인이 불안하듯 기업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소비자가 줄거나 변화해 정확한 미래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유한킴벌리는 2010년부터 고령화 속도에 맞춰 시니어 비즈니스를 주요 사업으로 편입, 발전시키겠다는 계획하에 바지런히 혁신을 감행해왔다. ‘시니어가 자원이다’를 내 건 액티브 시니어 캠페인도 그 일환이다.
손 본부장은 “기대여명이 80세를 넘긴 지 오래인데, 언제까지 생산연령인구를 64세로 한정해야 할까? 이를 재정의해 우리가 더 역동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고령자, 어르신, 노인 등의 호칭은 50+세대를 경제활동을 떠나 부양이나 복지의 대상으로 여기게 한다. 10년간 회사의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을 통해 시니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역동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중장년을 많이 만났다. 그들을 사회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경험과 지혜를 양질의 비즈니스로 연계한다면 고령사회를 극복하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기업은 시니어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소기업을 지원·협력하고, 시니어의 창의적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며 “시니어가 생산자이자 소비자라는 인식하에 복지와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적절한 구분과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겐 복지가 아닌 산업 차원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득보다는 보람을 찾는 시니어도 많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은퇴 전 직장에서의 다양한 학습과 경험이 요구된다. 기업에서는 구성원이 은퇴 후 지역사회 문제에 관여하고 자원봉사자로, 일꾼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미리 지역 커뮤니티나 NGO 활동 등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사전에 이러한 경험을 한다면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일자리 외에도 시니어 벤처기업 등이 생겨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회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앙코르 펠로우십, 기업과 50+, 사회가 윈윈”
황 센터장 역시 손 본부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향후 노동시장은 긱 워커, 프리랜서 등의 노동유랑민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과 환경 변화를 개인이 주도하기엔 어려우니 결국 회사나 제도적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독일의 유급학습휴가 및 청년을 위한 일·학습 병행제 등을 50+세대를 위해 변경, 도입함으로써 직원들의 역량 개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국 앙코르닷오르그의 ‘앙코르 펠로우’ 프로그램은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다. 한 기업에서 퇴직을 앞둔 조직원들이 전문성을 갖고 좋은 일을 하도록 비영리단체 등에 파견하는 형태다. 사회적기업 등은 늘 사람이 부족하고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데, 그런 어려움을 기업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동시에 퇴직자에게는 점프업 기회와 동시에 공익활동 경험을 선사하는 일종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기능한다. 현재 50여 기업에서 활용 중이고, 지난 평가에서 약 95% 이상의 기관이 만족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사례에 착안해 사회공헌도 하고 퇴직자도 지원하면 좋겠다”고 했다.
민간·공공기관 퇴직자로 구성된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이하 NIPA 자문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 해외봉사단 사업으로, 개도국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공 분야의 기술 및 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의 자문을 통해 파견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퇴직 후 자신의 경력을 나눈다는 보람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낀다는 그들. NIPA 자문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미래를 여는 사람 ‘퓨처 오프너’(future opener). NIPA 자문단원 유기열(73) 씨가 직접 지은 닉네임이다. 1970년 전북 순창북중고등학교 교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6년 제12회 농림기술고시에 합격, 이후 30년 넘게 농림수산부 본부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다 국립종자원 서부지원장으로 정년을 맞았다. 자신의 닉네임에 걸맞게 퇴직 후에도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현직을 겸하며 전북대학교 외 3개 대학에서 20년간 초빙강사로 활동했습니다. 정년 후에도 강의를 이어가면서 숲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2009년부터 국립수목원에서 숲해설사로 활동하다가, 2012년 말 KOICA 자문관 겸 르완다대학교 농대 교수직을 맡게 돼 르완다로 떠났습니다. 좀 더 머물 수 있었는데 집에 일이 생겨 빨리 귀국했죠.”
그는 르완다에서의 경험을 담은 글을 SNS에 올렸고 모인 글들은 ‘아프리카의 심장 르완다’와 ‘눈에 밟혀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그래도 못내 아쉬움이 남았던 것일까. 그는 NIPA 자문단의 이름으로 다시 개도국 쪽에 발길을 돌렸다. 이번엔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에서 마주한 과거의 ‘나’
그는 이미 르완다에서 NIPA 자문단에 대한 정보는 물론, 실제 활동하는 이들까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곳이 나타나길 기다리던 차, 베트남에서 농산업기술과 관련한 자문을 원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게 막힘없이 지원했고, NIPA 자문단이 되어 한국-베트남 인큐베이터 파크(KVIP)로 향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개도국들은 경제 및 과학기술 등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 역시 역사가 짧고 기술력이 좋지 않았죠. 젊은 인력이 대부분이었고요. 그래서일까요? 타임캡슐이라도 발견한 듯 젊은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저와 한국이 발전했던 것처럼, 그들도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을 거치면 충분히 성장 가능하리라 판단했죠.”
시간을 거슬러 ‘청년 유기열’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는 베트남 청년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 밖에도 그에겐 3가지의 목표가 주어졌다. 첫째, 벼 가공시설을 포함한 농수산식품 가공장비의 정상화. 둘째, KVIP 창업입주회사에 대한 자문. 셋째, 메콩 델타지역 농수산업, 특히 쌀 생산, 가공, 저장 및 유통에 대한 자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당초 요구했던 것들을 거의 100%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수십 년간 전문 분야의 이론과 현장을 모두 경험한 덕분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보람과 즐거움도 있지만, 제 성과로 두 나라가 더욱 가까워진 것 같아 자긍심이 생기더군요.”
겸손한 마음이 보람을 키운다
정책 자문 이외에도 기술이전, 교육, 세미나 발표, 학회 기고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으며 스스로 많은 일들을 찾아 하고자 했다. 덕분에 성취감과 만족감 또한 높았다고. 그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며 NIPA 자문단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들려줬다.
“파견 전 준비할 건 크게 3가지가 있어요. 우선 건강, 그리고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 마지막으로 그 나라의 언어입니다. 그렇게 잘 준비해서 갔다면, 이제 필요한 건 겸손한 마음이에요. 개도국이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대접받으려 하면 안 됩니다. 그 나라에도 유능한 전문가가 있는데 나만 잘났다고 위세를 부려서도 안 되고요. 겸손하고 경청하는 자세로 다가가야 그들도 마음을 열고 자문 내용을 잘 수용하려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견 충돌이 일어나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죠. 그만큼 보람도 적을 테고요.”
그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많은 것을 주고 오려 했지만, 정작 자신이 받은 게 더 많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NIPA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얻은 보람과 자신감, 즐거움 등은 그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열쇠 꾸러미 역할을 했다.
“정년은 지났지만 퇴직은 아직 하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벌써 2021년이 다가오네요. 현재 활동 중인 GLG 그룹 컨설턴트 일을 계속하며, 조만간 르완다처럼 베트남에서의 이야기로 책을 내려고요. 또 최근 고경력과학기술인 자격을 얻었는데, 그에 관한 활동도 해나갈 예정입니다. 독서코칭에도 관심이 생겨 그쪽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혀보려 해요. 그걸 다 해내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니, 매일 ‘만 보 걷기’도 해나갈 계획입니다.”
△ 유기열 자문관
ㆍ파견 국가 베트남
ㆍ파견 기간 2017년 8월 14일~2019년 8월 13일
ㆍ파견 분야 산업기술
ㆍ파견 직종 농산업기술
ㆍ파견 기관 한-베 인큐베이터 파크
ㆍ자문 내용 농수산물 가공 산업 자문 및 시설 정상화
민간·공공기관 퇴직자로 구성된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이하 NIPA 자문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 해외봉사단 사업으로, 개도국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공 분야의 기술 및 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의 자문을 통해 파견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퇴직 후 자신의 경력을 나눈다는 보람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낀다는 그들. NIPA 자문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1981년 동력자원부를 시작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등을 거치며 에너지 정책 분야의 경력을 쌓은 유종주(65) 씨. 2015년 정년퇴직 이후에는 안양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센터장과 울산시청의 정책자문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그렇게 40년 가까이 일을 놓지 않았으니 여력이 없을 만도 한데, 그는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그 기폭제가 된 것은 NIPA 자문단 활동이었다.
“일찍이 NIPA 자문단 활동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어요. 제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한번 가보고 싶었죠. 그러다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에너지 정책 분야 자문을 원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곧장 지원했습니다.”
“멋진 1년을 만들어보자”
2018년 NIPA 자문단으로 선발된 후, 그는 먼저 스페인어 공부에 돌입했다. 파견국에서의 업무와 소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그곳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언어를 비롯한 서류 준비 및 교육 이수 등을 마쳤지만 한 가지 걱정거리가 남았다.
“수십 년 아내에게 의지해온 것들을 오롯이 혼자 하려니 막막하더군요. 떠날 무렵에는 ‘그래, 한번 멋지게 잘 해내보자’라고 마음먹었어요. 빨래, 요리, 청소 뭐든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살고 오니 이젠 어떤 상황에 혼자 놓여도 문제없겠더라고요.”
가사 문제가 수월하게 해결된 덕분에 업무 역시 탄탄대로로 진행됐다. 그는 에너지광업부에서 에너지 안보 및 설비 분야의 자문과 정책, 법률 제정에 관한 일을 주로 맡았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 간의 에너지, 전기, 신재생 분야 정책 비교 분석 및 통계 보고서 등을 수시로 제출했고, 현지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세미나와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전수하려 애썼지만 모든 게 마음처럼 되기는 어려웠다.
“당시 도미니카공화국은 에너지 분야의 공식 통계나 정책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았고, 장기 계획도 미흡한 편이었죠. 파견 초엔 8가지 규정을 마련하려 했는데, 여건상 점점 줄여나가 결국 3가지 정도만 진행하게 됐습니다. 조급하게 성과를 내기보다는 늦더라도 제대로, 확실히 해두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죠. 제가 자문을 하지만, 한국 내 기관의 다른 전문가에게도 검토를 요청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했습니다.”
과거 경험 주고, 새 경험 얻다
법률이나 규정을 다루는 일인 만큼, 여러 심의와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진행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을 터. 그는 만약 다시 도미니카공화국에 간다면 에너지 정책 자문과 더불어 산업통상자원부 시절 경험한 무역, 기업지원 등의 노하우도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이 많다 보니 어렵긴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더 컸던 것 같아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성을 잘 갖춘 중장년이라면 NIPA 자문단에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활동하며 느낀 기쁨과 가치를 공유했으면 해요.”
더불어 그는 자기 경험만 주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저는 도미니카공화국 사람들의 친절한 미소와 낙천적인 모습에 반했어요. 한국에서는 늘 복잡했고 바쁘게 살았는데, 그곳 주민들은 참 여유롭고 즐거워 보이더군요. 경제적인 면에서는 우리보다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다들 행복해하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 보였죠. 앞으로 제 노후 역시 그러한 측면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여유롭게 꾸려보고 싶습니다.”
△ 유종주 자문관
ㆍ파견 국가 도미니카공화국
ㆍ파견 기간 2018년 7월 25일~2019년 7월 24일
ㆍ파견 분야 에너지자원
ㆍ파견 직종 에너지정책
ㆍ파견 기관 에너지광업부
ㆍ자문 내용 에너지 안보 및 정책 관련 자문
민간·공공기관 퇴직자로 구성된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이하 NIPA 자문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 해외봉사단 사업으로, 개도국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공 분야의 기술 및 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의 자문을 통해 파견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퇴직 후 자신의 경력을 나눈다는 보람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낀다는 그들. NIPA 자문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윤병남(71) 씨는 과거 20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통신시스템 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10년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국가정보화사업단장으로 일하다 2010년 퇴직했고, 2017년에는 경기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직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국가정보화전략으로 펼쳤던 주요 에피소드들을 글로 남기고자 했다. 그러던 중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NIPA 자문단에 참여했던 한 카이스트 교수에게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렇게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
“그 교수가 말하길 전자정부 구축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관심이 지대하고, 베트남국립대학교 내 정보화연구원에 연구·교육 환경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더군요. 또 이를 지속 발전시킬 교육수요원 육성과 박사과정 개설 소식도 들었죠. 그 교수가 내 이력을 알던 터라, 관련 사업에 적임자라며 추천했어요. 그때부터 관심을 두고 플랜을 짜 나갔죠.”
그렇게 윤 씨는 교수직을 은퇴한 그해 8월 NIPA 자문단이 되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떠나기 전 그가 목표로 삼은 것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확장’이었다. 그리고 이를 성사하기 위해 먼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부터 다듬기로 했다.
“아무래도 해외 파견직으로 나가면 동료 없이 혼자 처리할 일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현직에 있는 후배들과 협력해서 풀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죠. 어느 분야든 이러한 활동을 원하는 분들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점검해보고 연락처 관리 등을 미리 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베트남 청년의 꿈을 이뤄내다
NIPA 자문단이 된 그는 베트남국립대학교 정보기술연구원에서 전자정부연구시스템 구축과 기술자문, 정보화기술정책세미나 및 아키텍처 설계 교육과정 개발 등을 맡았다. 윤 씨는 국내에서의 풍부한 경험으로 전자정부 구축에 많은 예산과 인력,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예상했다. 포부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고, 강력한 입법화를 통한 실행체제 구축과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선행돼야 함도 잘 알고 있었다.
“베트남 정부의 현 수준은 한국 GDP의 10분의 1 수준이에요. 30년 전 한국 전자정부가 떠올랐습니다. 베트남의 정보화 수준과 예산 편성을 고려한, 미래 지향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보화 인적자원 확보 및 마인드 확산 관련 자문이 필요해 보였죠. 이러한 특징을 염두에 두고 베트남국립대학교에 전자정부연구소를 구축해 인적자원개발 활성화 작업을 진행해나갔습니다.”
윤 씨는 2년간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베트남 인재를 한국 내 대학원 박사과정 장학생으로 추진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해당 학교에서 한국어능력자격증 등을 요청하는 바람에 진행이 불가능했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성사해낼 수 있었단다. 개인의 성과보다는 한 청년이 꿈을 이루도록 자신의 힘을 보탰다는 사실이 큰 보람으로 다가왔다.
“베트남 컴퓨터소프트 경진대회에서 3년간 우승권에 있었던 아주 유능한 인재였어요. 촉박한 일정이었기에 그 학생과 몇날 며칠을 밤새워가며 수많은 행정 서류 등을 준비했죠. 덕분에 공식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는 박사과정 장학생으로 말이죠. 그 청년이 눈물을 글썽이며 드디어 한국 유학 꿈이 이뤄졌다고, 당신이 없었다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라 말하는데, 무척 감격스럽더군요.”
대한민국 시니어의 경험을 세계로
윤 씨의 공을 높이 산 베트남국립대학교 학장은 그가 임기를 다하던 날 송별식에서 교수 임용장과 감사장을 수여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 아직도 보람으로 가득하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학장의 바람처럼 다시 자문단으로 베트남에 가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포부를 물었다.
“전자정부연구소에 설치된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해 베트남국립대학을 대상으로 대학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을 종이문서를 사용하지 않는 정보화 시범 장소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요.”
은퇴 직후와 비교해 NIPA 자문단 활동 이후 윤 씨의 목표는 더욱 확대된 듯 보였다. 아울러 그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국가정보화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개발도상국 관련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자문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물론, 자문의 바탕이 되는 것은 지난날의 시행착오와 그가 쌓아온 경험들일 것이다. 윤 씨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성과도 낸 시니어라면 이러한 자문단 활동이 은퇴 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화라는 흐름 속에 우리가 쌓아온 경험을 개도국들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으면 해요. 이는 도움을 베푸는 차원을 넘어, 본인이나 국가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나아가 자신과 대한민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윤병남 자문단원
ㆍ파견 국가 베트남
ㆍ파견 기간 2017년 8월 14일~2019년 8월 13일
ㆍ파견 분야 정보통신
ㆍ파견 직종 ICT정책
ㆍ파견 기관 베트남국립대학교
ㆍ자문 내용 베트남 전자정부연구소 구축 기술 자문
민간·공공기관 퇴직자로 구성된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이하 NIPA 자문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 해외봉사단 사업으로, 개도국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공 분야의 기술 및 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의 자문을 통해 파견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퇴직 후 자신의 경력을 나눈다는 보람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낀다는 그들. NIPA 자문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해양수산부 근무 30년, 스스로를 ‘뼛속까지 공무원’이라 칭하는 채진규(72) 씨. 수산 관련 국제협력 업무를 보며 해양장관회의 유치, 자동선박위치정보시스템 구축 등에 힘썼고, 해양수산공무원 교육을 담당하면서 개도국의 수산 인력을 국내에 초청하는 일을 주관하기도 했다. 2007년 만 60세 나이로 퇴직한 후 그는 자신의 표현처럼 ‘뼛속까지 배인 경험’ 덕분에 포항시의 해양수산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미지의 세계로 눈을 돌려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의 개도국 자문관 파견에 지원하게 됐고, 2014년부터 동티모르 수산청에서 수산자문관으로 3년간 일하며 수산양식훈련센터 건립이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잘 마치고 귀국했는데, 한편으론 수산양식인력 훈련만으로는 발전을 꾀하기 힘들 거라는 우려와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러던 차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하 NIPA)의 NIPA 자문단으로 동티모르 수산청에서 다시 근무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죠. 그길로 바로 동티모르로 향했습니다.”
채 씨가 NIPA 자문단이 되어 동티모르에 도착했을 때 그에겐 3년 치의 원대한 목표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성사하지는 못했다. 신규 지원자의 파견 기회 확대를 위해 2019년부터 정책이 바뀌어 NIPA, KOICA, NRF 파견자 활동 기간이 통합 3년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KOICA 활동을 통해 그쪽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놨죠. 1년 차에 수산물 유통센터 부지 확보를 시작으로 2년 차, 3년 차에 따른 목표가 있었어요. 아쉽게 기간이 줄어 1차년도의 목표달성 후 귀국했습니다.”
한국 공무원 시절 경험이 노하우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채 씨가 이룬 성과는 적지 않다. KOICA 활동 때부터 추진했던 수산훈련센터 건립 마무리를 비롯해, 딜리공항 내 홍보 TV 설치 및 투자유치 홍보 콘텐츠 방영, 딜리해변 수산물유통센터 건립을 위한 공공부지 확보 행정절차 진행(거의 마무리 단계까지) 등 현역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발휘했다.
“물론 한국과 동티모르의 업무 환경 차이는 있었지만, 공무원 시절의 경험이 값지게 쓰였어요. 동티모르는 한국에 비해 정부 예산이나 민간 자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죠. 국내 해양수산부에서도 수산 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담당했던 터라 관련 업무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어요.”
NIPA 자문단 활동 이후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던 채 씨는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동티모르에 다시 가겠노라고. 비록 NIPA의 지원은 종료되었으나, 동티모르 수산청의 그를 향한 신뢰는 여전하고, 공공이익 추구를 통해 인생의 보람을 찾는다는 목표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부터 삶의 목표를 금전보다는 보람에서 찾고자 했죠. 앞으로도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모토가 될 것입니다. 가족과 협의해 무보수 봉사를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퇴직 후의 연금 일부를 동티모르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요. 물론 국내 봉사도 의미 있지만, 개도국에서 느끼는 보람이 남다르고 더 큽니다. 그러한 기대가 저를 다시 동티모르로 이끈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NIPA 자문단 재파견은 불가능해졌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계획들은 모두 현재진행형입니다.”
노후의 행복, 자문단 활동으로 찾아보길
채 씨는 올해 초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WHF(World Harmony Foundation)과 접촉해, 현재 동 재단의 투자자들이 동티모르에 10억 달러 내외의 자본을 투자하는 건을 정부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산 분야뿐 아니라 관광, 에너지, 수자원 등 다방면의 투자유치를 꾀해 동티모르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속은 달라졌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하나하나 사업을 추진해가며 본래의 목표를 달성해가는 모습이었다.
물론 다시 NIPA 자문단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한달음에 지원할 그다. 무엇보다 NIPA 자문단으로서 느꼈던 자부심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채 씨는 자신처럼 한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파온 시니어라면 NIPA 자문단에 도전해보길 권했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그리고 자기 분야에 자신이 있다면 NIPA의 도움을 받아 자문단이 되어보십시오. 분명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보람을 인생 2막에 찾으실 겁니다. 노후에 비싼 경비 들여가며 해외 관광 가는 대신, 개도국봉사활동으로 좀 더 의미 있는 삶의 목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평생을 투자해 쌓은 귀한 노하우를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는 행복을 꼭 경험해보길 바랍니다.”
△ 채진규 자문단원
ㆍ파견 국가 동티모르
ㆍ파견 기간 2018년 6월 22일~2019년 6월 21일
ㆍ파견 분야 무역투자
ㆍ파견 직종 무역투자 일반
ㆍ파견 기관 수산청
ㆍ자문 내용 수산물유통센터 설립 및 투자유치 홍보 자문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다.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란 놈이 모두를 꼼짝 못 하게 한다. 달싹 이라도 할라치면 그놈이 무서워 모두 얼굴을 마스크로 반쯤 가려야 한다. 아주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나갈 엄두도 못 내니 거의 모두가 자진해서 자가 격리한 셈이다. 갑자기 시간이 남아돈다. 바쁠 때는 잠시만이라도 여유가 있었으면 했는데 요즘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 긴 시간으로 이어진다.
갑자기 ‘시간 로또’라도 당첨된 양 여유가 많아졌지만, 예상도 못 했고 준비도 안 되어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로또 맞은 사람은 행여 들치기나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보다 기쁨이 크지만, 지금은 코로나 두려움이 너무 커서 시간이 많아진 기쁨을 통 느낄 새가 없다. 우선 이 두려움이라는 놈부터 처치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그놈도 쉽게 떨쳐내지는 못한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 다닐 때 일이다. 한창 뛰어노느라 집안일은 엄마만 해야 했던 시기였다. 엄마 돕기는커녕 심부름 하나 시키기가 어려웠다.
나는 나름대로 꾀를 냈다. “너희 장난감 정리할래? 방 걸레질할래?” “너희 식탁 닦을래? 설거지할래?” 그러면 애들은 내 묻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얼른 그중 쉬운 것을 택했다. 물론 나는 늘 내가 시키고 싶은 일과 더 힘든 일을 보기로 들었다. 꽤 손쉬운 방법이었다. 애들도 그중에 다행히 쉬운 것을 한 것에 대해 만족했다.
그때는 그저 얕은 꾀를 냈던 것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을 심리학에서 ‘프레임 이론(frame theory)’이라고 부른단다. 이 이론은 캘리포니아대 언어학 교수 조지 레이코프가 주장한 것인데 이를테면 상대방 사고의 틀을 먼저 짜놓으면 직관적으로 대처할 때 그 틀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론을 지금 나의 두려움 절감에 거꾸로 써먹기로 했다.
내가 지금 느끼는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면 프레임 이론대로 더 큰 두려움을 느끼거나 남이 겪은 두려움을 듣는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넘쳐나는 게 시간이라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TV와 친구 하다 보니 딱 알맞은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바로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이었다. 탈북자들이 모여 애환을 이야기하는 프로인데 돌아가신 아버지 고향이 함경북도 길주인 나에게는 맞춤 프로다.
코로나 두려움이 엄습해오면 나는 즐겨찾기를 돌려 이만갑을 본다. 7번 탈북했다 다시 북한에 잡혀갔다가 구사일생으로 남한에 온 아주머니, 탈북 시 브로커를 잘 못 만나 남편과 생이별하고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하다 아들을 남긴 채 어찌어찌 남한으로 오게 된 젊은 처자, 배를 곯으며 북한 교화소(교도소)에 들어갔다가 탈출해서 총탄 사이로 죽을 각오하고 뜀박질한 아저씨.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절절함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그 기구한 사연들을 듣다 보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나버렸다.
오늘도 TV 화면에는 환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보인다. 비록 두려움을 잊는다고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환자들의 고통과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의 고귀한 희생을 바라보며 나는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코로나 터널을 지금도 견디고 있다. 어느 음악가가 권한 역경 속에서 힘이 되는 음악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4악장을 들으며. 저 멀리 따뜻한 봄이 달려오고 있다.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장애 학생들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하여 지난 7일 구로구 고척로에 있는 에덴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갔다. 이 복지관은 지역 내 장애인에게 필요한 재활과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재활서비스 기관이다. 서울시 등에서 행정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하여 학습능력을 향상한다. 전문가나 자원봉사자 등을 초빙해서 강의도 듣고 놀이를 한다.
복지관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했다. 교실에는 13세에서 33세까지의 학생 15명이 다음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자원봉사 선생님이 들어와서 학생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시간계획을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밝은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서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선생님들은 우선 새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었다. 사진으로 새를 보여 주면서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있는 새들의 종류별 특징을 알려주었다. 텃새인 까치와 참새, 직박구리에 대한 이야기, 여름 철새인 제비와 뻐꾸기에 관한 이야기, 겨울철새인 천둥오리와 검은독수리 등에 대하여 쉽게 설명했다. 설명을 해주고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열심히 대답했다. 학생들은 특히 예쁜 새들의 사진을 보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나뭇가지를 보고 꽃눈과 잎눈을 구분해 주었다. 지금 대부분 나무와 풀들은 새순이 나오고 있다. 그 형태를 보고 꽃눈과 잎눈을 설명했다. 목련, 개나리, 철쭉 등의 새 가지를 보고 꽃눈과 잎눈을 구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모두 잎보다 꽃이 먼저 나오는 종류이다.
나무 소품을 이용해서 꽃나무도 만들었다. 학생들의 창의력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준비한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만들도록 했다. 목공풀을 이용하여 나무줄기를 붙이고 가지를 만들고 잎을 만들고 꽃과 열매를 만들어서 꽃나무를 완성했다. 학생들은 이야기를 해주면 빈틈없이 실행했다. 여학생들이 더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 완성된 다음에는 학생들이 꽃 밑에 자기 이름을 쓰도록 했다. 이름을 제대로 못 쓰는 학생은 선생님과 함께 썼다. 정성껏 꽃나무를 만들어서 본인들이 가지고 갔다.
단체 윷놀이를 재미있게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특별히 더 즐거운 표정이었다. 두 줄로 서서 청백 팀으로 나누어 게임을 했다. 너무 진지하게들 참여했다. 높은 점수가 나올 때는 손뼉을 쳤다. 자원봉사 선생님은 내일이 정월 대보름이라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우리의 전통놀이인 윷놀이에 관해서 설명해 주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 시간 계획이었으나 20분 정도 더 진행됐다. 모두 너무 즐거운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이 끝나자 모두 아쉬운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계속 사회적응 훈련에 열심히 참여해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희망을 파는 사람들(약칭 희파샵)'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과 자살예방 캠페인에 앞장서는 순수한 민간 자원봉사단체다. 장애인, 취약계층, 노숙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그들을 돕는 일을 한다. 희파샵은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서울역 앞 광장에서 노숙인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 10일 화요일에 추운 날씨 속에서도 어김없이 희파샵 회원들은 서울역 앞 광장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노숙자들에게 생활필수품과 따뜻한 도시락 등을 나누어 주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희파샵 소속의 자원봉사자 25명이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노숙인 200여 명과 함께 했다.
노숙인들의 표정이 밝았다. 지급 물품은 기업이나 단체에서 기부를 받는 것도 있고 일부는 희파샵에서 자체 조달하고 있다.
지급 물품은 추운 겨울이라 잠바와 스웨터, 보온대(핫팩, 손난로), 양말, 음료수, 과자류, 초콜릿, 따뜻한 초밥 등이었다.
지급품을 지급하는 동안에는 희파샵 대표는 기타를 치면서 노숙인들과 함께 희망의 노래를 합창했다. 노숙인들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때 봉사자들은 “사랑합니다 덕분입니다 함께합니다 희망입니다 존경합니다 축복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노숙인들과 2시간가량 어울렸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이번 호에는 ‘문화·예술’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관광공사
은퇴 후 국내외 여행을 다니며 지역 대표 미술관, 박물관 등에 방문하는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중장년이 많아졌다. 큐레이터나 도슨트, 문화해설사 등 문화·예술 계통의 직업군에도 관심이 모아지며, 관련 자격증이나 교육을 희망하는 이도 늘어나는 추세다.
PART1. 국가기술자격
문화·예술 분야 국가전문자격으로는 ‘박물관및미술관준학예사’(이하 준학예사)가 있다. 소위 ‘큐레이터’라 일컫는 ‘학예사’가 되기 위한 초입 관문 중 하나로 보면 된다. 학예사는 준학예사와 1·2·3급 정학예사로 나뉜다. 석·박사 학위(전공무관)가 없다면 준학예사 자격 취득과 경력인증을 통해 정학예사에 도전할 수 있다. 상위 급수로 올라갈 때마다 경력이 추가로 요구되는데, 누적경력이 아닌 하위 급수 취득 후 경력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3급에서 1급까지 최소 12년의 경력이 필요하다. 준학예사의 경우 학력에 따라 준학예사 자격시험 합격 후 실무경력을 1년(학사 이상)에서 5년(학사, 전문학사 미취득자)까지 쌓아야 한다. 즉, 목표하는 급수에 따라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정학예사부터는 경력인증(재직경력, 실습경력 등)을 통해 급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관련 시험은 준학예사 필기만 치르면 된다. 그야말로 한 우물을 파는 전문 분야라 응시자와 합격자 수가 타 자격증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 50대 이상 필기 합격자는 15명으로 20대 이하 합격자(158명)의 10%에 못 미쳤다. 그러나 50대의 합격률은 4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물론 관련 전문가들이 응시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PART2. 국가기술자격
손재주가 좋은 이들이라면 기술을 익혀 개인 공방을 여는 꿈을 가져봤을 것이다. 몇몇 기관이나 아카데미 등에서 공예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자격증을 위한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예기능사는 응시자격에 제한은 없고 실기시험 시 주어진 도면에 따라 6시간 정도 작업을 수행하면 된다. 지난해 공예기능사 실기 합격자 수는 목공예 59명, 석공예 2명, 도자기공예 283명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목공예기능사의 경우 최근 3년간(2016~2018) 응시자 수는 2배 이상씩 증가했으나(46명→131명→274명) 평균합격률은 38%→73%→48%로 변화폭이 크게 나타났다.
PART3. 민간자격
준학예사나 공예기능사 등은 자격 취득 후에도 전문가로 활동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중장년에겐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은퇴 후 문화·예술 분야 활동을 원하는 이들은 민간자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자격시험보다는 훈련이나 교육이수 등을 통해 수료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활동할 수 있는 주요 직업으로는 문화관광해설사, 역사문화체험지도사, 전통놀이강사, 도슨트 등이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경우, 광역지자체에서 연간 선발 계획 수립 및 선발 공고를 하는데 지자체별 선발 시기, 규모, 자격요건 등이 달라, 주기적으로 관련 정보를 살펴봐야 한다. 지자체에서 신규 교육생으로 먼저 선발된 후 한국관광공사 또는 지자체에서 선정한 위탁교육기관을 통해 신규양성과정(100시간)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이후 지자체에서 정한 현장수습(105시간)을 이수해야 문화관광해설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주로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내 문화재시설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2019년 8월 기준 전체 인원 대비 50대 이상의 비율이 약 90%에 달한다. 교사(역사, 과학, 미술 등) 출신이거나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가능자가 활동에 유리한 편이다. 많은 돈을 벌기엔 적합하지 않고, 거의 자원봉사 형태로 문화재 탐구를 즐기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이들이 도전하기에 좋다. 지속적으로 문화,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며, 관광객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과 청중 장악력 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