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문 일본 통신원 gounsege@gmail.com
◇ 몸에게 묻는 것이 건강관리의 기본
마에다 비바리(前田美波里·영화배우, 1948년 가나가와 현 출생)
더위를 모르고 여름을 무척 좋아하는 마에다 비바리는 이전 주목받았던 화장품 광고 이래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젊고 탄력 있는 몸매와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 어떤 역할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동작도 소화할 수 있도록 늘 몸을 다듬어 놓는데, 피아노의 조율과 마찬가지이다. 여배우로서 건강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 걸 항상 의식해 몸 만들기에 신경을 써 왔다. 무대에서는 모든 각도에서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어디서 보더라도 좋게끔 해 두고 싶다. 나아가 반듯한 몸에는 제대로 된 정신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는데, 특별한 것은 하고 있지 않다. 해야 할 것만 하고 있을 뿐이다.”
특별한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매일 습관처럼 하는 노력은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이상 정성을 기울인다고 하겠다.
“아침에 눈 뜨면 먼저 전신 ‘임파(淋巴) 체조’를 10분, 그 뒤로 온천물을 데워 한 잔 마시는 게 일과이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신문을 읽고, 아침을 먹는다. 주로 채소 샐러드에 빵과 삶은 달걀 한 개. 그리고 머그컵에 커피를 붓고 코코넛 오일을 우유를 넣어 카페오레로 마신다. 달달한 과자를 군것질로 곁들여. 몸을 깨우는 데는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
비 바리는 작년 가을 비 오는 날 비탈길에서 미끄러져 어깨를 골절했다. 그때 뼈가 붙자마자 재개한 ‘에고스큐(egoscue) 체조’가 빠른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됐다.
“시작한 지 4년 반쯤 되는데, 아침 식사 후 30~40분 에고스큐 체조를 반드시 한다. 근육을 자극하고 단련해 똑바로 움직이고, 몸의 비틀림을 바로잡는 운동이다. 몇 년 전부터는 되도록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걷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1주일에 한 번 수중에어로빅도 하는데 물의 저항이 몸에 좋다. 내부근육도 단련되고, 달랑거리는 팔의 살도 금방 없어지고…”
울퉁불퉁 근육질의 여성스럽지 않은 몸은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기계를 이용한 트레이닝은 하지 않는다. 어떤 운동이 몸의 어느 부분에 효과가 있고,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 이미 파악하고 있다.
“오랫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면서 연구해 왔는데, 이게 나의 재산이다. 허리가 아프다는 연기자나 스태프가 있으면 내가 가르쳐 주고, 나 자신도 한 달에 한번 에고스큐 선생님과 상의해 새로운 메뉴를 지도 받는다.”
운동 이외에 아름다움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건강보조 식품과 효소, 온천물 등을 함께 일하는 동료 배우와 친구들이 추천한 게 많은데, 괜찮다고 생각 들면 먹어 보고 자신에게 맞으면 받아들여왔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라는 것은 없다. 수십 년 계속 먹어온 건강보조 식품도 무대 공연으로 피곤할 때는 좀 많이 먹는다든지 그날그날의 몸 상태에 맞게 양을 조절한다. 그렇다고 건강보조 식품에 의지하는 삶은 싫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손발이 찬 체질이라 몸이 차가워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는데, 에어컨은 되도록 쓰지 않고 여름에도 샤워만 하는 게 아니라 탕에 들어가 여유 있게 기분전환을 한다.”
욕탕에는 수소 거품이 발생하는 걸 넣어서 수소를 흡입하고, 수소수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탕에서 나와서는 바디오일을 바르고 침실은 향수를 뿌리기도 한다. 바닐라, 망고 등을 좋아하는데, 맘이 차분히 가라앉고 잠도 잘 온다.
“자기 몸에 물어보고, 좋다고 생각하는 걸 계속 해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 어떤 명의도, 명약도 수면 부족에는 진다
유카와 레이코 (湯川れい子·음악평론가·작사가, 1936년 도쿄 출생)
지난 1월 80번째 생일을 맞이한 유카와 레이코는 지금도 아티스트 취재로 국내외를 돌고 있으며, 집필활동 외에도 합창단의 멤버로서 노래하는 등 “지금이 내 인생 중 가장 바쁠지도 모르겠다”며 팔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바른 자세와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음악가를 양성하는 ‘스쿨 오브 뮤직 전문학교’의 명예 교장이기도 한 그녀는 삿포로, 센다이,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에 있는 학교를 돌며 졸업식과 입학식에 6번 참석해 인사를 했다.
“연설은 내가 1년간 일을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를 실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살아 있는 음악정보를 말하는 거야말로 젊은 학생들의 마음에 스며들지, 과거의 추억담을 얘기하면 전혀 울림이 없다. 그래서 내년에도 학생들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올 한 해도 더욱 열심히 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올해 아티스트 취재로 호주와 영국에도 갔다 왔으며, 개인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 4인조 코러스 그룹 ‘스완시스터즈’의 연습에 본인이 단장을 맡고 있는 가스펠 그룹 ‘도쿄여자합창단’의 단원으로서 동일본 대지진 부흥 자선콘서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음악평론가와 작사가 이외에도 라디오 DJ를 하거나 젊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노래하면서 환경과 평화와 관련된 문화활동도 소화하는 등 한마디로 사방팔방 종횡무진 대활약중이다.
“샐러드도 상추만으로는 질리고, 여러 가지 채소가 들어 있으면 맛있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 다채롭고 풍부한 삶이 더 즐겁다고 생각한다. 또 늘 앉아서 하는 일의 피로가 노래함으로써 풀리고 위안을 받는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21살 때 급성복막염 수술을 받을 때 수혈로 인해 C형 간염에 감염. 병명을 알게 된 것은 1989년 53세 때이다. 하지만, 감염이 판명되었지만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서 의사는 C형 감염 환자의 87%가 간경화에서 간암이 된다며 아무도 도와줄 수 없으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으니 의사는 술 마시지 말고, 과로하지 말고 적당한 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분히 잠을 자라며 어떤 명의도 명약도 수면 부족을 이기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력도 저항력도 떨어진다. 그 뒤로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은 잠을 자도록 하고 있다. 사실 60대 중반에 건강진단을 받고서 췌장암과 간암이 발견됐었다. 의사는 더 크면 위험하니 수술하자고 했지만 안 했다. 불안은 있었지만, 나이 들수록 어딘가 나쁜 곳이 나오게 되는 법인데, 나는 병과 싸우는 게 아니라 면역력을 높여 병과 공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뒤로 더욱 수면과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결국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이 몸을 지켜준다고 믿게 됐다.”
공연 취재와 지방 강연회 등으로 바쁘더라도 전날 1박 하는 식으로 7~8시간의 수면을 확보하고 있다는 유카와는 “잠이 안 오거나 도중에 깰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눈을 감고 어쨌든 자는 상태를 유지한다. 안 자더라도 누운 상태만으로도 수면 중의 3분의 1 정도 체력이 회복이 된다고 하니까. 생각하기 시작하면 뇌가 쉬지 못하니까 잠이 안 올 때는 침대 위에서 호흡법을 한다. 단전 아래 3㎝ 정도 떨어진 곳을 의식해 코로 숨을 쉬고 천천히 길게 입으로 내뱉으면 잡념이 없어지고 뇌가 빈 상태로 되는데 그대로 자연스럽게 잠이 든다”며 “해외로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고 밝혔다.
“식사를 하면 위장이 움직이고 몸이 활동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는 거의 안 먹는다. 탑승하기 전에 와인 한 잔 마신 후 호흡법을 하면서 마냥 수면을 취한다. 그러면 긴 장거리 비행에도 피로가 안 쌓이고, 시차도 없다.”
60세쯤부터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면역력을 높이는 호흡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데, 잠이 오지 않을 때뿐만 아니라 전철 안 혹은 책상 앞, 자기 전에도 꼭 한다.
“수면과 호흡법 덕분에 암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크지 않고 있다. 호흡법은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할 수 있다. 요즘에는 등골과 관절 등을 움직여 뼈에 적당한 부하를 거는 ‘뼈 호흡 체조’를 한 달에 한 번꼴로 도장에 다니며 지도를 받고 있다. 뼈를 강화해 주고 비틀림을 고쳐주고 대사를 촉진해 준다.”
연예계가 남성 중심의 경쟁 사회라 싫은 일도 많고 낙담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늘 일은 오늘로, 싫은 것들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침대 위에서 호흡에 집중해 푹 자고 나면, 다음 날 기분 좋게 눈 뜨면 그럼 오늘도 파이팅! 하는 힘도 생기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떠오른다.
“끙끙거리고 우울할 때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낙담하는 감정은 좌뇌로 거기에 음악의 템포를 부여하면 자동적으로 우뇌가 우선이 되면서 좌뇌의 고민을 잊을 수 있다. 걷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가 되니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에 맞춰 걸으면 그 효과는 몇 배 커질 것이다.”
몸과 마음의 젊음은 음식이 정한다
◇ 우에키 모모코
(植木もも子·관리영양사·국제중국의사·국제중국의약요리관리사, 1953년생)
젊고 똑똑하고 즐겁고 건강하게, 이것이 삶의 주제라고 말하는 우에키 모모코는 서양의 영양학과 동양의 한방학 모두를 섭렵한 전문가로. “늙지 않기 위해서는 식생활을 고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자신이 스트레스에 약한 체질을 알고 평소의 식사습관을 고치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체질이 있어서, 생활습관에 개인 차이가 생긴다. 나이 들수록 그 차이는 커지기 때문에 자신의 몸과 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양의 한방의학에서는 인간의 몸은 기(氣), 혈(血), 수(水) 세 가지 요소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나이 먹으면 그 균형이 깨지기 쉽고, 몸의 이상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이 상태로 두면 몸의 노화가 빨라지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기는 영양과 피, 수분을 몸 구석구석에 옮겨준다. 생명 활동을 행하는 에너지, 기가 부족하면 체력이 떨어져 제대로 보충하는 게 중요하다.”
건강의 근본이 되는 기를 보완하는 식재료는 닭고기, 고등어, 양배추, 산마, 꿀 등. 체력은 물론 기력이 저하됐을 때 추천할 만하다.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다. 몸을 움직임으로써 피의 흐름이 좋아지고, 또한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체내에 쌓인 여분의 수분과 노폐물이 배출될 수 있다. 덥다고 냉방기를 틀어놓은 실내에서만 지내면 물의 순환이 나빠지며 발이 붓고 관절통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여름에도 샤워만이 아니라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적절히 땀을 흘리고, 음료수와 음식도 따뜻한 걸 권하고 싶다. 기, 혈 수가 잘 돌도록 하는 생활을 계속해 나가면 몸도 마음도 활기차고, 더위도 먹지 않는다.”
국민연금 수급대상인 65세가 되면 ‘기초연금신청’ 안내를 받는다. 기초연금 업무는 국민연금공단과 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홍보와 신청서접수를 하고, 구체적인 지급심사는 구에서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기초연금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레 짐작과 귀찮다는 이유로 이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연금공단 관악지사(이상은 지사장)와 수급자 모임 ‘이수회’(권순도 회장)는 기초연금에 관한 소양교육과 가두 홍보활동을 하였다.
2014년도 4월에 발족한 이수회는 국민연금 관악지사 국민연금수급자로 구성된 매달 두 번째 수요일 모임을 갖는 친목단체이다. 이수회원은 나이차이가 별로 없어서 의사소통을 잘하면서 매우 친하게 지낸다.
매월 둘째 수요일에 모임을 가지기로 하고 명칭을 ‘이수회’라고 정하였다. 자원봉사와 소양강의, 문화탐방, 영화관람, 둘레길 산책과 당구를 통하여 긴밀하게 지낸다. 회원의 친목을 도모하고 사회공익에 기여하는 활동을 한다.
13일 수요일 오전 이수회는 월례모임을 열었다. 고궁, 문화유적지 탐방과 영화관람 등 지난 활동을 분석하고 차후 새로운 계획을 확정하였다. 오늘은 기초연금 소양강좌를 듣고, 가두 홍보활동과 단체 영화를 관람하기로 하였다.
공단 관악지사 부장의 소양강좌를 경청하였다. “기초연금은 신청하여야만 지급한다. 지금은 해당되지 않을지라도 5년의 이력관리에 따라 장차 해당될 수 있다. 선정기준액도 상향조정되는 등 매년 조건이 변하고 있다. 안내내용대로 신분증 등 서류를 가지고 공단이나 동 주민자치 센터를 찾아서 꼭 신청부터 하기 바란다.” 강사가 힘주어 당부하였다.
기초연금은 65세가 되는 생일 월부터 매월 25일에 지급한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교직원연금 수급자는 기초연금 제외자다. 몇 년 전 복잡하다는 이유로 신청을 포기하였던 한 회원이 무릎을 쳤다. “월 소득 평가액, 재산의 월 소득 환산액 등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구청에서 계산해준다고 하니 다시 신청하여야겠다.”고 하였다.
공단 관악지사장을 비롯한 직원과 이수회원은 최고기온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푹푹 찌는 한여름과 씨름에 돌입하였다. 사람의 왕래가 많기로 유명한 신림역으로 이동하여 가두홍보활동을 하였다. 안내 팜플렛을 나누어 주지만 많은 시민이 기초연금에 별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기초연금은 국민의 70%에 지급한다. 같은 조에서 함께 활동한 회원이 "자신이 상위 30%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가? 액수가 크지 않아서 관심을 두지 않는가? 아무튼 홍보가 매우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였다.
이수회는 작년부터 공단과 함께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정도의 가두 홍보활동으로는 많은 노력에 비하여 그 효과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도 지급규정을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차제에 공익방송 등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한 대목이다.
기초연금 홍보에 땀 흘리는 국민연금공단 관악지사 직원과 수급자 모임 이수회원의 노고에 감사하며 무궁한 발전을 바랐다.
표도로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1821~81)는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 빈민구제병원 관사에서 7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13세 때 기숙학교에 다녔고 이후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병사관학교를 다녔고, 16세 때 어머니가 사망하였으며, 18세 때 폭군이나 다름없었던 아버지는 농노들에 의해서 살해당했다.
1847년 28세 때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페트라셰프시키 집에서 매주 한번씩 모이는 문학모임에 참가하여 문학 철학 정치 등 광범위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벌이다 비밀서클조직 가담 죄로 체포되고 조사를 마치고 4달 후 총살을 받기 위해 처형장에 끌려나왔다. 그러나 황제의 특명으로 목숨만은 건졌으나 시베리아 옴스크로 유배되어 4년 동안 강제노역을 당하게 되는데, 니콜라이 1세가 국가전복 기도를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기획된 사건으로 추정된다.
그는 석방된 후 4년간 국경수비대 사병으로 일했고, 이 무렵 하급관리의 미망인 「마리아 드미트리 예브나이사예바」를 만나 결혼하였으나 그녀와는 폐결핵으로 사별하고, 그 후 대학생 「아폴리나리야 수슬로바」를 만나 사랑에 빠져 함께 유럽여행과 룰렛 도박 등을 즐기지만 수슬로바와 헤어진 후 돈이 필요한 나머지 악덕출판업자를 만나 불공정계약(1개월에 소설 1권을 못쓸 경우 모든 판권을 넘긴다)을 체결하였다가, 계약을 지키기 위해 20세의 속기타이프 ‘안나 스니트키나’를 고용하게 되는데 곧 정이 들어 부부가 된다. 그는 ‘안나’의 헌신적 내조에 힘입어 죽을 때까지 큰 정신적 위안을 받는데, 소설 속의 ‘소냐’는 부인 ‘안나’를 닮았다.
도스토옙스키는 보잘 것 없는 외모에 36세 무렵부터 간질병을 앓았고 도박의 광이기도 하였다. 친형 미하일이 창간한 월간지 「브레미아(Vremya) 시대」의 전속 작가로써 글을 쓰면서 법정사건을 탐색해나가다가, 살인을 하고도 뉘우침이 없고 오히려 성취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감방에서 문학 정치 종교 등에 관심을 보인 시인 「라스네르」라는 범죄자에 주목한다. 그는 시베리아 유배생활 속에서 이 범죄자로부터 영감을 받아 「죄와 벌」을 구상하게 되었다 한다.
소냐의 선(善)을 통해 라스콜리니코프의 악(惡)을 회개하게 만들다
「죄와 벌」은 1866년, 도스토옙스키의 나이 45세에 쓰여졌다. 소설의 주인공 「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리니코프」는 가정교사 일을 하는 젊은이였으나 그 일을 그만두고 집안에 머무르면서 무료함으로 미칠 것 같은 느낌을 받고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비관적 성격의 '마르멜라도프' 라는 사람을 만난다. 그는 관리였으나 해고된 후 지인에게 고용되어 일을 하나 월급을 털어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의 딸 '소냐' 는 스스로 창녀가 되어 집안 생계를 꾸려간다. 라스콜리니코프가 그의 집을 방문하였을 때 허름한 사글세방에서 부인 카테리나는 폐병을 앓고 있었다. 마르멜라도프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월급을 어디에 썼느냐’며 처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욕설을 퍼붓는다.
라스콜리니코프는 그 집을 나와 생각에 잠긴다. 전부터 수전노에다 인간적으로 형편없는 돈 많은 전당포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죽이고 그 재산으로 좋은 일에 쓰자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를 실행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돈만 밝히는 그녀는 돈이 많아도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모았고, 리자베타라는 동생이 있는데 착하지만 순하고 겁 많은 그녀를 하인 부리듯 부려먹으면서도 유언서에는 동생의 몫이 없었다. 세상에 해만 까치고 도움될 일이 없는 악독한 노파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리자베타가 집을 비운 사이 전당포를 찾아가 물건을 저당 잡히는 척하며 노파가 방심하는 사이 도끼로 노파를 죽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때 리자베타가 들어오며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자 함께 살해해버린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나 그 후 웬일인지 열병에 시달린다. 한편, 어머니가 보낸 편지에서 동생 '두냐'가 돈 많은 관리(표트르 페트로비치 루진)에게 시집가게 되었다는 글을 읽고 격분한다. 얼마 후 그 루진이 라스콜리니코프를 찾아오는데 돈 많은걸 이용해서 가난한 처자를 묶어두려는 속셈으로 판단하여 싸늘하게 대하자 화를 내며 떠나간다. 루진과의 약혼을 위해 페테르부르크를 찾은 어머니와 두냐는 열병을 앓는 라스콜리니코프를 간호하고, 라스콜리니코프와 루진의 다툼을 알고서 화해시키려고 같은 자리에 모이게 한다. 하지만 둘은 화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루진은 마치 결혼을 적선이라도 하듯이 거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를 보인다. 이에 어머니와 두냐도 화를 내고 그를 쫓아버린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라고 여겼지만 엉뚱하게도 루진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다른 일을 벌인다.
이후 라스콜리니코프는 이상한 행동을 하며 자기 범행을 농담식으로 수사중인 사람들에게 떠벌린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가 잠시 미쳤을 뿐이라 여기며 수사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르피리라는 영리한 예심판사는 그를 의심하고 집요하게 수사를 한다.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엉뚱한 사람이 체포되어 조사를 당하고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자백한다. 그럼에도 포르피리는 집요하게 라스콜리니코프를 의심하며 그를 떠보고, 라스콜리니코프는 아닌 체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휩싸인다.
라스콜리니코프는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어떤 사람이 마차에 치이는 광경을 목격하고 다가가보니 예전 주점에서 만난 마르멜라도프라는 사실을 알고 황급히 집으로 데려다주지만 그는 숨을 거둔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이 가진 돈을 모두 그의 장례비용으로 내놓는데, 그 후 마르멜라도프의 딸 '소냐' 가 찾아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집안에 닥친 불행에 도움을 준 라스콜리니코프의 은혜에 감사하며, 추도식을 할 것이니 찾아와달라고 부탁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라스콜리니코프의 불안은 점점 심해지고 그러던 어느 날 죽은 마르멜라도프의 장녀이자 창녀인 '소냐' 를 찾아간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에게 동정심을 품는다. 그러면서 창녀인 그녀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것을 알고 어떻게 저런 고귀한 품성을 지닐 수 있는지 의심하면서 이런저런 악한 말로 그녀를 괴롭힌다. 무신론자인 그는 소냐의 신앙마저 괴롭히는데 그녀는 그의 이해할 수 없는 공격에 괴로워하지만 올곧은 마음은 오히려 라스콜리니코프를 괴롭게 한다. 그러다 그는 소냐에게 자신이 노파와 리자베타를 죽인 사실을 고백한다. 리자베타와 친했던 소냐는 충격을 받으며 그를 원망하면서도 죄인 라스콜리니코프를 위해 기도를 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따라 가겠다고 말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포르피리의 수사는 집요해서 드디어 혐의를 굳히고 최후의 협박을 한다. "이미 진상이 파악됐으니 2일안에 당신을 체포하겠다. 그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라는 내용이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때가 됐음을 알고 정리를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결국 소냐에게 향하고, 자신의 죄를 알게 된 소냐에게 자수하러 간다고 말을 한다. 소냐는 죄를 씻기 위해서라도 빨리 자수를 해야 하며, 자신은 그를 위해 어디든 따라가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결국 라스콜리니코프는 그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수를 하고, 포르피리는 그를 위해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는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여러 사람이 도와줘서 매우 유리한 재판을 받고 8년이라는 형벌로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고 소냐는 그를 따라간다.
「죄와 벌」은 인간의 신념을 심판하고 있다 '
흔히들 『죄와 벌』은 인간의 죄의식을 탐구한 소설이라는 말들을 한다. 그리고 선과 악의 2분법으로 소설의 모든 내용을 재단하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죄의식을 탐구한 소설이라기보다 무엇이 죄이고 무엇이 죄가 아닌가를 묻는 인간의 신념을 생각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라스콜리니코프가 살인을 하고도 죄의식을 갖지 않는 신념,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고 종교적 신념이 강하지만 가정형편상 창녀생활을 통해 삶을 꾸려가는 소냐의 신념, 두냐의 약혼자였던 루진이 돈의 위력을 앞세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신념, 마르멜라도프의 추도식이 끝난 후 만찬을 여는 처 카테리나의 과시욕에 대한 신념, 장발장의 죄를 밝히기 위해 추적을 멈추지 안했던 자베르 경감처럼 라스콜리니코프의 죄를 의심하고 끝까지 수사를 한 포르피리의 신념 등이 그것이다.
누구나 나름대로 옳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간다. 신념을 갖지 못했다면 ‘남이 시장 가는데 시장갈 일이 없으면서 장바구니 매고 시장을 가는 인생’을 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도 나름대로 자기 신념을 따라 시간적 공간적 상황에 맞춰 살아간다. 도스토옙스키에게 비밀서클조직 가담을 한 죄를 씌워 시베리아 유배를 보낸 황제 니콜라이 1세의 신념이나 도스토옙스키가 수많은 좌절 방황 속에서도 「죄와 벌」을 완성시킨 신념 등도 같은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올바른 신념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인지 그것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상의 대립, 기독교과 이슬람 종교 등의 대립,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 신대륙 인디언들에 대한 몰살 등은 물론이고, 같은 나라에서도 종교 정치 경제 과학 문화 학문 환경 지역 체육 학교 등 갈등의 모순, 그리고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떠드는 종교적 믿음을 빙자한 협박 등도 같은 것이다.
올바른 것과 상대적으로 올바른 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절대적 올바른 것을 알면 그 신념에 따라 살아가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것을 모르면 상대적 올바름이 절대의 것이나 되는 것처럼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되어 그 눈 밖의 존재는 있어서는 아니 되는 존재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빨간색 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보이고 파란색 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이 온통 파랗게 보이는데, 절대 올바름을 모르면 지금까지 인류가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처럼 미래도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실 「죄와 벌」에서는 라스콜리니코프가 2명의 살인을 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인류는 자신의 생각(사고, 사상, 종교, 신념, 이념 등)만 옳다고 생각한 나머지 수많은 사람을 집단적으로 학살해왔고 지금도 그것을 멈추지 않고 지금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평소 빨간색 안경이나 파란색 안경이나 노란색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삶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지만, 색채와 형태가 없는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나 만물이 있는 그대로 보인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 보면 만물이 없어서는 아니 되는 존재가 되고 색채와 형태를 가진 눈으로 보면 만물은 편 가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것을 천성(天性)과 지성(地性)의 시각으로 설명을 한다. 지성이나 지성을 닮은 사고는 색채와 형태를 갖기 때문에 상대성을 가져 편 가름을 할 수 밖에 없고 천성이나 천성을 닮은 사고는 색채와 형태가 없기 때문에 절대성을 가져 편 가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인성(人性)이나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인성교육을 시킬 것인지 정확하게 성찰할 수 있는 열린 눈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렵다. 천성과 지성의 차이를 모르고 인성을 가르치면 또 다른 색채와 형태로 편 가름하는 사람 또는 편 가름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에 불과하다. 인성교육은 사람이 사람다운 인생을 살아가도록 만드는데 있다. 그렇게 교육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죄와 벌」을 통해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미래연구소 통계조사 결과에 의하면 행복한 노후생활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시니어들이 첫 번째로 건강을 꼽았다. 두 번째로는 남자는 부인을 꼽았지만 여자는 돈을 선택했다. 두 번째에서 남녀 사이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지만 부동의 1위인 건강은 모두가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건강은 돈이지만 돈은 건강이 아니다. 젊었을 때는 건강을 담보로 몸을 혹사하면서 돈을 번다. 나이 들어 그렇게 번 돈으로 건강을 다시 사려고 병원을 순례하고 몸에 좋다는 이것저것을 먹어보나 원래대로 몸의 건강을 되돌리지도 못한다. 즉 돈으로 100% 완벽한 건강을 살 수는 없다. 수학의 등식이 건강에는 통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의하면 고령화 사회로 노인의 인구가 증가하면 할수록 고령자가 사용하는 의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노인들이 사는 집에 가면 이곳저곳에 약 봉투가 가득하다, 약국을 나서는 노인들의 손에는 시장바구니 든 것처럼 두툼한 약 봉투를 들려 있다. 그렇게 많이 먹은 약으로 반짝하고 건강이 회복되면 좋으련만 실제는 약의 효과를 의심할 만큼 차도가 별로 없다. 한번 나빠진 건강은 회복이 어렵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젊은이들보다 회복이 더디거나 약의 효과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돈으로 건강을 사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건강하면 각종 의료비가 절감되므로 결국 건강은 돈이다. 의료보험 제도가 선진국인 미국보다 앞선다는 한국도 65세 이상 고령자가 중증 질환에 걸리면 모아둔 전 재산 날아가는 건 예사다. 자기 재산만 날리는 것이 아니라 친척의 돈까지 끌어다 쓰다가 끝이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낳은 자식도 병원비로 돈만 들어가는 부모를 좋아할 리가 없다.
하늘만 쳐다본다고 하늘에서 돈 보따리가 떨어질 리가 없는 것처럼 건강도 걱정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건강을 지키는 세 가지 요체는 편안한 마음과 적절한 운동에다 섭생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요즘은 건강정보도 넘쳐 나는 세상이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하지 못 하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다. 평소 맑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건강할 때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몸이 늙어가는 퇴직 무렵이면 제일 먼저 관심을 둬야 하는 것이 건강이다. 돈을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가계부를 쓰고 저축한다면 돈이 불어나는 것이 금방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건강은 잘 모른다. 건강에 무관심하다가 덜컥 몸에 고장이 생겼을 때 그때 가서 후회한다. 예전부터 흔히 듣는 말로 ‘그렇게 고생해서 이제 밥술이나 먹으려니 큰 병이 왔다’는 말이 있다. 있을 때 잘하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돈을 지키기 위해 세무사, 보험설계사, 자산운용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듯이 자기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건강 관련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시니어라면 가까운 보건소 건강센터를 강력히 추천한다. 보건소는 이제 예방주사나 놓아주고 거리 방역이나 하는 곳이 아니다. 의사는 물론이고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들이 개인별 맞춤 처방을 통해 건강증진에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도 측정해주고 비만도 검사와 체성분 분석, 신체균형발달도 최신 장비로 검사해준다. 나아가 운동능력 테스트를 통해 신체 부위별 근력, 지구력, 순발력을 알아본 뒤 적절한 운동 종목도 알려준다.
필자의 경우 스스로 운동도 많이 하고 건강하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병원 정기검진을 받아보니 지방간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깜짝 놀라 보건소에 가서 상담을 받으면서 나이에 비해 과식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것이 나이 들면 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운동량을 늘리기보다 섭생을 줄여야 했다.
건강의 최대 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서는 남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니어라면 이루지 못하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고 포기할 때는 포기해야 한다. 인문학 강좌를 들으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게 좋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이유도 없다.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 집에 얹혀살면서 어린이처럼 처신하는 현상이 미국에서도 새로운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캥거루족, 키덜트(Kidult), 어덜테슨트(Adultescent) 같은 신조어에도 익숙해졌다. 제 앞가림을 못하는 자녀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의 속앓이가 심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애지중지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이런 현상에 대한 학계의 연구와 언론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전문가들의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AARP(미국은퇴자협회)가 5월호에 게재한 ‘끔찍한 22세들(The Terrible 22s)’이란 제목의 특집 내용을 소개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시각 :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다
요즘 20~30대인 밀레니얼 세대는 애지중지 키웠더니 제 구실을 못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그건 한쪽에 치우친 말이다. 정말 문제는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다. 원인을 제공했고 날개까지 달아줬다. 줄리 리스코트-하임스 스탠포드대학 교수는 그의 저서 에서 “많은 부모가 자녀를 지나치게 보호하고 간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힘든 경험을 해보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는 온실의 난처럼 현실 적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20대일 때는 해외여행이나 연수를 가도 부모가 일정을 세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엽서나 편지 한 장 보내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 당시 부모는 자녀가 20세가 되면 성인으로 인정하고 자신의 일을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뒀다.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 첫 봉급을 받을 때까지 생필품과 방값을 지원해 주면 부모의 책임을 다했다고 여겼다.
이런 경험을 한 베이비붐 세대가 자신들의 자녀를 대하는 태도는 전혀 딴판이다. 성인이 된 자녀를 여전히 품안에 끼고 있다. 자녀와 함께 지내면서 내밀한 생활까지 공유하려는 욕심 때문일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와 같은 현대기술 덕분에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이용해 자녀의 일상생활과 고민을 낱낱이 파악하고 간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자녀의 연예나 결혼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결혼할 생각이 없는 청년과 몇 년째 교제를 하고 있는 딸에게 시간 낭비니 단교하라고 종용하는가 하면 중매 사이트에 자녀의 세세한 이력과 취향까지 올려 배필을 물색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자녀의 직장 생활에까지 발 벗고 나서는 부모도 적지 않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녀의 취업인터뷰 절차를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고 연봉 계약과 승진 문제로 직장 상사와 직접 상담을 하고, 자녀의 업무 성과까지 평가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자녀가 어린이일 때보다 부모의 역할이 더 커진 셈이다.
미국 부모의 과보호 현상은 지난 1979년, 당시 여섯 살이던 에단 파츠가 학교버스를 타러 가다가 행방불명되면서 미국 전체가 공포에 빠진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 1980년대 초 미국 어린이의 학력이 세계 수준에 못 미쳐 국가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내용의 대통령 보고서가 발간되면서 ‘헬리콥터 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학생 6명 중 1명이 불안증세로 진단을 받았거나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을 정도로 정신력이 약해졌다.
부모가 병원 예약에서부터 선물 구입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일을 대신해주니 자녀는 성인이 되어도 사소한 일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부모는 아들딸이 도움 없이도 잘 지내게 되면 자신은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듯한 분위기다.
네브래스카의 임상심리학자 제인 워렌은 “좋은 가정에서 곱게 자란 자녀들의 자립심이 더 낮은 것은 아이러니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부모와 함께 있을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니 독립할 이유가 없어진다. 부모들도 고분고분 잘 따라주는 자녀와 함께 살고 싶으니 독립이 반가울 리 없다. 맨해튼의 심리치료사 제리 애게이트는 “자녀가 독립하면 부모는 책임을 다했다는 생각이 우선 들지만 자녀로부터 소외된 느낌도 들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리건주립대학 리처드 세터스턴 교수와 작가인 바바라 레이는 공동 저서 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 특히 어머니에게 조언과 자문을 받을 뿐 아니라 동료애와 위안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덕분에 세대 차이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 1970년대나 1980년대와는 달리 자녀의 생각이 부모와 닮아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스스로 자유로운 생활을 접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면을 감안할 때 이제는 자녀들이 21세기에 직면할 문제를 스스로 해결토록 하는 공동 목표를 세우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음 세대가 번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자녀인 밀레니얼 세대의 시각 : 부모님은 몰라요
베이비붐 세대는 헌신적인 노력에도 자녀들이 무기력하고 생활을 꾸려갈 준비도 안 됐다고 낙담하고 있는 것 같다. 공포와 수치심이 뒤섞인 숨 막힐듯한 태도로 자녀를 대하는 느낌마저 준다. 밀레니얼 세대를 평가절하하는 근거없는 이야기도 많이 나돈다.
입사 면접에까지 부모와 함께 간다는 소문이 단적인 예다. 이 이야기는 2013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에 ‘면접장까지 부모와 함께 가야 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개됐다. 인력관리회사인 아데코가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한 이 기사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응답자의 8%가 입사 면접에 부모와 함께 갔고 3%는 자리를 같이했다는 내용이다. 사실을 제대로 파악해 보면 황당해진다. 차가 없는 자녀를 면접장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면접장 주위에 앉아 기다린 부모의 비율을 집계한 통계를 왜곡해 큰 제목으로 기사화한 것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미국에서는 부모가 어디든 차로 데려다 주는 것은 자연스런 일상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왜곡된 점이 없지 않다. 2013년, 25~34세인 남성의 수입은 1980년 그 또래의 남성에 비해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18.5%나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기간 젊은 여성의 수입은 40.5%나 증가해 전체적으로 보면 그 전 세대와 수입 차이가 별로 없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하위 60%는 부모세대 때보다 재정상태가 훨씬 열악하다. 1989년, 18~34세의 젊은 성인들은 평균 3300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했으나 2013년의 그 또래는 7700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학자금 융자가 빚 증가의 주요인이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가 과거 부모세대에 비해 더 많이 파산했냐 하면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르다. 대학을 졸업한 경우 베이비붐 세대보다 형편이 더 낫고 고등학교 이하 학력의 경우는 부모세대 때보다 수입이 훨씬 떨어지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이런 자녀를 위해 옹호자, 친구, 상담사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녀와 좀 더 가까워지려 하고 있다. 하지만 자녀의 생각은 좀 다르다. 부모가 자신만의 소셜미디어 영역에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하고 있다. 부모 집에 같이 사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만의 현상은 아니다. 1911~1924년에 태어난 가장 위대한 세대 때는 대공항의 여파로 직업을 구하지 못해 부모와 함께 지낸 캥거루족이 더 많았다. 고용여건이 악화되고 임대료 부담이 가중되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요즘 직장 상사들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문자를 주고받느라 근무를 태만히 하지만 일일이 나무랄 수 없어 포기하고 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근무 태만은 밀레니얼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징계를 하거나 해고를 하면 될 일을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는 아직 젊다. 앞으로 수십 년을 살아가면서 미흡한 생활능력을 키우고 재산도 모으며 자녀도 낳아 기를 것이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면 밀레니얼 세대도 다른 세대와 별 차이가 없다. 더 예민한 부모가 있을 뿐이다.
공가는 함께 공(共)과 집 가(家)로 ‘비어있던 집에서 함께하는 집으로’ 라는 슬로건을 걸고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공유주택을 말한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 시절 동무들과 놀이터에서 모래밭에 한 손을 묻고 다른 손으로 토닥이다가 살짝 손을 빼면 작은 동굴 같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놀이를 했다. 그 놀이를 하면서 우리는 두꺼비에게 헌 집 줄 테니 새집을 달라고 노래를 하며 놀았다.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어쨌든 두꺼비는 집과 관련 있는가 보다.
요즘 주거는 아파트가 대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층수가 올라가는 아파트는 그 동네의 랜드마크로 많은 사람이 살고 싶고 갖고 싶어 하는 재산이 되었다. 어릴 적 아파트가 개발되기 전 우리나라는 단독주택에 작으나마 마당 딸린 집이 대세였다. 거기에 이 층이나 삼층집이면 부잣집이라고 했다.
요즘은 모두들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해 이사를 하거나 결혼한 자녀가 집을 떠나 단독주택에는 노부부만 남기에 그들도 살기 편한 아파트로 주거를 옮기는 가구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생활하기에 힘든 불편한 변두리 작은 주택은 그만 비어서 방치되는 집이 많이 생겨났다.
관리가 안 되는 집이 늘면서 범죄위험도 늘고 지역공동체에 위협이 되기도 하니 이런 집을 수리해 집이 없는 청년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주는 ‘두꺼비하우징’ 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생겼다. ‘두꺼비하우징’은 LG전자와 LG화학의 지원을 받아 도심 곳곳의 비어서 방치된 주택을 찾아 집주인과 계약을 하고 수리해서 살 곳이 없어 힘든 젊은이들에게 빌려주는 셰어하우스를 만들기로 했다. 도시의 역사를 그대로 담았지만, 지금은 낡아서 아무도 살지 않는 집들에 생기를 불어넣어 춥고 불편했던 집을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고쳐 사람이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집주인과는 6년간 한 달에 월세로 120만 원을 주기로 계약하고 입주청년들에게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20~30만 원의 임대료를 받아 서로 윈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사회적기업을 방문해 그들의 하는 일을 체험해 볼 기회를 가졌다. 은평구의 마당이 딸린 이층집이 막 수리를 끝내고 있었다.
오래 비었던 집이라 손 볼 곳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깔끔하고 아늑한 이층 양옥으로 변신했다. 작지만 마당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정다웠고 새집 냄새가 나는 현관을 통해 들어가니 깨끗한 거실과 주방, 그리고 일인실, 이인실로 꾸며진 방이 있었다.
이 집은 일 층과 이 층에 모두 9명이 거주하도록 지었다고 한다. 주방과 욕실은 공용이고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 등 관리비는 공통으로 나누어 낸다. 누군가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설치하지 않는지 질문을 던졌다.
두꺼비하우징 대표님은 그 문제는 입주민의 상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답을 했는데 찬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과의 형평성 때문이라고 했다. 그때 동행하신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LG 직원께서 만약 에어컨을 설치하게 되면 꼭 자사제품을 써달라고 애교스럽게 말을 해서 모두 한바탕 웃었고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진다며 칭찬도 했다. 이곳의 계약 기간은 기본 6개월 이상이며 담당자와 협의를 통해 계약 기간을 정한다고 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 연장되고 이사하고 싶으면 계약종료 1개월 전에 퇴실 의사를 말하면 된다.
필자가 본 은평구의 아담한 이층주택은 모든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침대, 책상, 주방시설, 세탁기 등 필요한 건 이미 다 있으므로 이불만 준비해서 입주하면 된다니 형편이 어려운 청년에게 매우 편리하고 좋은 조건이라는 생각이다.
‘두꺼비하우징’은 함께 사는 것의 힘을 알고 마을 만들기를 통해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것을 도우며 주거를 통해 사회를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 기업이다. 이런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대기업이 더 많이 늘어날수록 우리나라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회적 기업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월세로 모여 살게 될 젊은이들을 생각하니 흐뭇하다. 각자의 일을 마치고 들어와 하루의 수고를 위로하며 맥주 한잔으로 우정을 다지는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그들의 앞날이 환히 빛나기를 응원해 주고 싶다.
(‘두꺼비하우징’의 홈페이지는 www.toadhousing.com이다.)
‘복지’라고 하면 우리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무상급식과 기초생활수급, 그리고 기초노령연금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행하는 일련의 수단에 불과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들을 통틀어 ‘복지’라고 한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좋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고, 영혼의 즐거움을 채우기 위해 문화생활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
또한, 이런 것들을 모두 갖추려면 경제활동을 빼놓을 수가 없다. 우리는 생활이 안정 되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으며, 이를 넓은 의미의 ‘복지’라고 한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안락하게 사는 것이 복지다. 시니어도 예외는 아니다. 시니어들도 남은 삶을 위해서 복지에 더욱 더 힘써야 한다.
먼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옛날에 한 때는 ‘판잣집이라도 내집이 최고’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옷을 아무렇게나 입어도 상관없고, 자세가 흐트러져도 누가 뭐랄 사람이 없고, 그냥 누워서 뒹굴뒹굴 해도 간섭받지 않으니 집이 최고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삶의 무게가 저마다 다 다르듯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집의 규모 또한,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60평 아파트에 거주해야 많이 행복하고, 10평 아파트에 거주하면 불행한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규모는 개개인의 차이일 뿐, 행복은 그 집 속에 담아내는 내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집은 그냥 편안하게 쉴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다음, 영혼을 채우기 위한 문화생활을 우리는 보통 취미생활로 한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나, 하고 싶었던 것들, 또는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 나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누리는 일이다. 누구는 여행으로, 누구는 음악이나, 미술로, 그리고, 누구는 텃밭 정원을 가꾸는 일로, 스포츠로, 등산으로,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이런 것들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는 일도 행복한 일이다. 그러므로 취미생활을 위한 모임 하나쯤은 꼭 갖도록 권하고 싶다. 필자도 모임을 하나 하고 있는데, ‘단역배우’모임이다. 함께 방송인교육을 받고 난 후, 교육생들 끼리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그 모임을 하면서 회원들 모두가 행복해 한다.
노인복지법의 기본이념을 보면 ‘.....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그렇다. 취미생활을 자기 혼자만의 것으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취미를 함께 하고, 그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여 즐거움을 나누고 행복을 나누는 것이다. 필자가 하고 있는 ‘단역배우’ 모임도 사회에 봉사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연극을 하는 것이다. 회원들이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하고 있는데 무대에 올릴 실력이 되면, 그때에 봉사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좋은 건강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이 말은 의사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운동을 지나치게 하다가, 오히려 병을 부르는 사람들도 가끔씩 본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건강을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1시간 30분씩 ‘빨리 걷기’로 운동을 했는데, 6개월도 못되어서 무릎 연골을 수술한 적이 있다. ‘노인은 노령에 따르는 심신의 변화를 자각하여 항상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라는 노인복지법의 기본이념 중에서 특히 ‘노령에 따르는’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나이 많아 기운 떨어 진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 되지만, 우리 시니어들은 과로 할 정도로 활동을 지나치게 많이 해서도 안된다. 그냥 보통 걷는 걸음으로 하루에 1시간 정도 걸으면 족할 것 같다. 사실 이것은 필자의 유일한 운동법 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경제활동에 대해 생각해보자. 필자는 전 재산이 집 한 채 밖에 없는, 서민들의 복지가 될 수 있는 다른 경제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소유주택을 팔아서 자가주택의 규모를 줄인다. 그 차액으로 미래 가치도 좋고, 교통 좋은 곳에, 1인 거주용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매입하여 임대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매달 임대료를 받는 것도 훌륭한 경제활동이다. 나중에 목돈이 필요 할 때는 임대하던 소형 주택을 매매해서 사용하면 어려움도 겪지않게 된다. 이런 경제활동은 노후의 삶을 안락하게 해준다. 바로 이런 것이 복지다.
최근 날씨가 좋아지면서 시니어들의 야외활동이 급격히 증가했다. 걷기, 등산 등 건강을 위한 운동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야외활동을 할땐 부작용으로 각종 질환이 따른다는 것이다. 기미, 잡티에서부터 허리디스크, 진드기까지. 그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의 신성일(申性一) 교수와 연세에이스정형외과 전재훈(田在勳) 원장을 통해 퇴행성관절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무릎연골은 저축과 같은 재산입니다”라는 말로 신성일 교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릎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인데 재산이라니, 무슨 의미일까?
“연골은 3무(無)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신경과 혈관, 임파선이 없는 신체 조직이란 이야기죠. 이것은 연골이 재생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연골은 한 번 다치면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축이라면 모을 수도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한다.
“저축이라고 말한 이유는 언젠가는 줄어들어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은행 통장의 돈을 관리하듯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물 쓰듯 낭비하면 언젠가는 연골이 바닥나 고통받게 되고, 제대로 아껴쓰면 오랜 기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흔히 무릎관절염이라고 말하는 퇴행성관절염은 왜 생기는 것일까? 전재훈 원장은 노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랜 기간 관절 연골을 사용하면서 마모되는 것이 큰 이유입니다. 이외에 유전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 젊을 때의 외상이나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직업과 생활환경 무릎에 큰 영향
전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은 직업이나 살아온 환경에 따라 발생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장이나 도배, 농사와 같이 어려운 자세에서의 작업이 많거나, 계단 청소와 같이 무릎을 많이 움직이는 직군에서 특히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폐경과 관련이 많고, 60대 이후 발병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뼈가 약해지면서 퇴화가 빨리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방지하기 위한 영양 공급과 적절한 운동이 함께 수반되어야 합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 무릎까지 문제가 생길 경우 환자가 심리적으로 더욱 힘들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몸을 움직여야 하지만 운동이라고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신성일 교수는 운동은 몸을 강하게 만들고, 뼈를 튼튼하게 해 줄 것 같지만 적절한 처방 없이 무턱대고 몸을 쓸 경우 되레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퇴행성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체중입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그만큼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도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체중 1㎏을 감량하면 실제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3㎏정도 줄어든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걱정 중 하나는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의 운동 열풍입니다. 등산과 걷기가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는데, 본인의 몸 상태에 맞게 적당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무릎과 관련해선 근육 강화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아플 때는 운동으로 이겨내려 하지 말고 휴식과 치료를 권합니다.”
이렇듯 과한 운동을 피하면서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딜레마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숙제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고통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고, 늘어난 체중이 무릎에 고통을 주고, 이 때문에 운동반경이 더 좁아져 체중이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체중부하운동으로 체중 조절해야
의사들이 권하는 운동은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비체중부하운동이다. 이번에 만난 두 전문의 모두 누워서 자전거 타듯 하는 다리 운동이나 수영을 추천했다. 두 가지 모두 무릎에 체중이 실리지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도 체중의 부하를 덜 받는 운동으로 꼽았는데, 자전거는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악화시킬 수도 있어 사전에 상담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는 단계별로 달라지는데, 초기에는 생활환경 개선이나 운동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신성일 교수의 설명이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나이와 체중, 직업, 질환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퇴행성관절염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상태에 따라 적당한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약을 쓰지 않거나 소염진통제를 처방해 치료하고, 심한 경우는 흔히 이야기하는 무릎연골주사를 통해 무릎이 보다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무릎연골주사는 연골 성분의 하나인 히알루론산이 주성분인데, 무릎관절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일부에선 이 무릎연골주사를 만병통치약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무릎연골주사는 단순 윤활유 역할만 할 뿐 손상된 연골을 재생 시키는 등의 치료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환자마다 그 효과가 달라, 길게는 반년 정도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별 영향을 받지 못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때문에 모든 퇴행성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 밖에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이 있다. 그러나 치료비가 800만원에 달하는 등 엄청난 고가인 데다가, 확실하게 줄기세포가 연골로 분화되는가에 대한 의견이 의사마다 분분한 상태다.
극적인 효과 가져오는 인공관절 수술
만약 더 심한 상태라면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과 무릎 인공관절 수술 두 가지가 있다.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은 연골에 외상을 입었을 때나 외상을 입었던 무릎에 예방적 차원에서 주로 하는 수술로, 고령으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에는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관절로 인한 고통이 너무 크거나 손상이 심해 손쓸 수 없을 때 선택하는 것이 바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체중을 받치고 있는 두 개의 무릎관절 중 안쪽이나 바깥쪽에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무릎 인공관절 부분치환술과 전체 관절을 교체하는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로 나뉜다.
부분적으로 교체하는 경우는 O자 형태의 다리 모양 때문에 관절 한쪽에만 관절염이 진행됐을 때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전치환술은 관절 부위가 심각한 상태일 때 마지막 방법으로 사용한다. 수술 후 완전히 적응되고 나면, 고통이 극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환자들이 먼저 조르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수술은 환상적인 영화 속 인공 장비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전재훈 원장은 경고한다.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특히 입식 생활을 하는 서양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죠. 하지만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 환자들의 경우에는 다소 다릅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환자들의 만족도는 60~70%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족도가 떨어지는 원인은 인공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인 데 있습니다. 젊은 사람의 정상적인 관절은 최대 145~155도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지만, 인공관절은 그것에 못 미치는 125~135도 정도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양반다리’ 같은 자세는 어려워지는 셈이어서, 방바닥 생활을 원하는 환자들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인공관절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의 환자에게는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적응 전까지는 고통이 수반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이나 보행은 전혀 고통없이 할 수 있게 된다. 적응정도에 따라서는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는 것이 의사들의 설명이다.
이 인공관절 수술에 또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체력과 나이다. 관절 전체를 들어내는 대수술이다보니 수술을 견딜 만한 체력과 나이가 필요하다고 신 교수는 조언한다.
“이 인공관절 수술은 시기를 놓치면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비교적 젊다 해도 퇴행성관절염을 오랫동안 앓아 심한 운동 부족인 상태라면 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른 후에야 수술이 가능해집니다. 만약 너무 고령이어서 수술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환자가 원한다 하더라도 쉽게 수술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보통은 75세가 넘으면 수술이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고 권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무릎관절은 고통이 수반되는, 쉽게 봐선 안 될 큰 수술이다. 과거에는 환자의 체력을 고려해 한쪽씩 수술을 했지만, 한쪽 수술을 하고 나면 다른 쪽 수술은 거부하는 환자들이 늘자 아예 양쪽을 하루에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 됐을 정도다.
신 교수는 “몸은 이상이 생기면 신호를 보내 줍니다. 무릎의 경우 보통 ‘고통’이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이를 무시해선 안 됩니다. 무릎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반드시 수영이나 누워서 하는 안전한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제때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받고 싶어도 때를 놓치면 의사도 손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우선 상담을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무릎에 좋다고 알려진 클루코사민은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효과가 없고 당 성분으로 인해 혈당 조절에 장애가 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퇴행성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기능성 신발 중에 상당수는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만 부드럽고 푹신한 신발은 연골의 충격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신발을 고를 때 참고해야 하고, 실내에서도 푹신한 실내화를 신는 것이 좋다고 의사들은 조언했다.
시니어 재무 설계 목표는 ‘현금흐름 수지균형 유지’다. 인생 전반부는 증기기관차처럼 자신을 불태우며 앞만 보고 열심히 살면서 수입을 늘려 재산을 키우는 시기였다. 그러나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들어선 후반부는 수입이 줄어들어 소비지출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얼마 전 ‘시니어 재무 설계’를 주제로 시민강의를 하던 중 중년 수강자로부터 “돈벼락이라도 맞는 재미나는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무엇에 얼마를 쓸 예정인가”라고 되묻자 대답을 망설였다. 젊은 시절 습관대로 무작정 돈 버는 것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젊은 시절은 수입의 범위에서 소비지출을 하되 부족하면 수입증대를 위해 노력하면 됐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비지출을 축소해야 한다. 빈손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부족해서도 아니 되지만 남길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앞으로 살날 30년은 시니어에게 긴 세월처럼 보이지만 시행착오를 해도 될 정도의 충분한 시간이 아니다. 시행착오가 용납될 수도 없다. 긴 안목으로 30년 이상의 인생설계를 하여야 한다.
월 100만 원으로 30년을 설계해 보자. 원금으로 3억6000만 원이다. 100만 원이라면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3억6000만 원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 금액이다.
연 순수익률을 2%로 가정하고 매월 100만 원씩 30년 동안 수입 창출하거나 소비 절약하여 운용하면 4억8900여 만 원이 남는다. 반대로 매달 100만 원씩 소비한다면 2억7000여 만 원이 당장 필요하다.
월 100만 원은 앞으로 살아야 할 30년을 좌우할 귀중한 자원이다. 젊은 시절처럼 수입창출도 노력도 좋은 방법이다. 그것이 어려우면 합리적인 소비지출계획으로 낭비를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걷기운동을 즐겁게 꾸준히 해보자. 자동차 사용이 줄고 차량유지비 줄어든다. 몸이 건강해지면 건강관리비도 확 줄어든다. 매우 어렵게 느껴지지만 마음먹기에 달렸다. 월 10만 원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시니어가 살길이다.
박정희 혜담(慧潭) 인상코칭 연구원장 ilise08@naver.com
1975년 8월 발행된 1000원권의 인물은 조선중기 문신이며 성리학의 대가로 영남학파를 형성한 퇴계 이황(李滉 1501~1570)이다.
영남학파는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유파로, 조선 중기에 영남좌도에서 이기심성론(理氣心性論)과 예학(禮學)을 바탕으로 한 사변적(思辯的)인 성리학을 더욱 중시하였다. 우계(牛溪) 성혼(成渾)과 율곡(栗谷) 이이(李珥)를 중심으로 한 기호학파에 대칭되면서 학문적으로는 주리론(主理論), 정치적으로는 동인의 입장을 고수하였다.
성군을 바라는 지어 올려
또한 이황은 살아 있을 때부터 유종(儒宗 : 유학에 통달한 권위 있는 학자)으로 불렸다. 그동안 유학을 하는 선비들은 주자학(朱子學)을 단순하게 받아들여 실천하는 데 불과했으나, 이황은 사상적으로 깊이 파고들어 주희(朱熹)에 버금가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황은 이로 인하여 많은 후학들을 길러냈고, 영남학파를 이끌어 가는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황은 시와 서화에도 뛰어났으며 벼슬보다는 학문 탐구를 더 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의 정치 성향은 전반적으로 왕권을 중시하고 군주의 책임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군주의 자리는 백성의 지도자로서 모든 책임이 모이는 곳으로 온갖 욕심을 부리고 조금이라도 직무에 태만하고 소홀히 한다면 산이 무너지고 바다에 해일이 일어나는 것 같은 위기가 온다. 그것은 곧 백성에게 화(禍)가 미칠 것이라는 마음에 이황은 선조를 위해 를 지어 올렸다. 자신이 보필하지 못하더라도 학문을 열심히 하고 늘 경계하는 마음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추어 성군이 될 것을 주청(奏請)한 것이다. 성학십도는 병풍으로 만들어져 지금도 도산서원에서 퇴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진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관리)
1000원권 지폐가 처음으로 나온 해인 1975년은 유신헌법의 찬반을 묻는 국민 투표(2월12일)가 실시된 해였다. 당시 대통령 박정희는 1972년 10월 17일에 특별선언을 발표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는 물론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명목 아래 계엄을 선포하였다. 이와 동시에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 및 정치활동을 중지시켰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구성된 비상 국무회의는 즉각 헌법개정안을 제출, 의결하였으며 이를 국민투표에 부쳤던 것이다.
아이러니라 할 수 있지만 퇴계 이황이 성군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던 선조 시대, 사림들의 극심한 대립으로부터 당파가 생겨났다. 동인 서인으로 나누어진 동기는 이조전랑(정5품), 좌랑(정6품)의 벼슬자리가 원인이 되었는데 그때 서울 동쪽에 살면 동인, 서쪽에 살면 서인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황이 지폐의 인물이 된 이유는 그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이라서라는 말이 있었다. 박 대통령은 성군을 바라는 이황의 마음을 간절하게 담아 임금을 교육하고자 하는 의지력과, 매화를 사랑하는 섬세함, 손주를 아끼는 인간적인 마음 등이 부러웠을 것이다. 사람의 향기와 굳은 절개를 두루 갖춘 그의 모습을 닮은 협조자를 휘하에 두고 싶은 간절함을 담았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병약해 보이는 초상화 실제와 다른 듯
이황의 초상은 세종대왕이나 율곡의 모습에 비해 몹시 여위고 말라 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잔병이 많았고, 성품이 깔끔했다는 고증을 반영하여 1974년 이유태 화백이 그린 상상화로 당시에 논란이 많았다. 2007년에 발행된 1000원권에서도 인물 초상은 이황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뒷면에 초상을 동시 반영해 파격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1000원권의 이황 초상을 접할 때마다 과연 이분이 그 많은 저서를 남겼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남기신 인물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큰 인물의 초상을 그릴 때는 많은 고증을 통해 그의 성품을 먼저 파악하여야 한다. 진성(眞城)이씨 대종회에서 발간한 제20호, 2005년판에 실린 내용을 살펴보면 선생은 평소 “털 하나라도 틀리면 나의 진면목이 아니다” 라는 말씀을 하신 바 있으며, 진영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모를 짐작할 수 있는 기사로는 잡기19칙 제1에 ‘선생, 안각풍광(顔角豊廣) 송재기애지(松齋奇愛之) 상호왈(常呼曰), 광상(廣?),이불명언(而不名焉)’ (이안도(李安道) 선생 , 퇴계선생언행록에서)이다. 해석하자면 “선생은 이마가 모가 나고 풍성하여 송재께서는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사랑하여 평상시에 부르기를 廣?(넓은 이마)이라 하고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위의 내용이 전하는 바도 있지만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의지력으로 퇴계는 300여년을 성리학의 대가로 인정받으며 우리 시대를 이끌어 가는 큰 학자로 추앙받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성리학을 완성 한 큰 인물로 존경 받고있다. 유럽에서도 퇴계 연구가 왕성한 것을 보면 초상화 속 인물보다는 턱이 넓고 단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
우리는 퇴계 이황이 완성한 성리학을 예(禮)의 근본으로 삼아 바르고 밝고 어질게 살아가려고 한다. 인상학자의 작은 바람이지만 우리의 위대한 성인의 모습을 제대로 고증, 복원해 훌륭한 인물을 정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