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내용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여러분의 행복하고 풍요로운 추석이 되길 바라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2차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브라보 팔로잉하시고 푸짐한 선물도 받아가세요!
이벤트 기간
2019년 9월 2일 오전 10시 ~ 9일 23일 오후 6시
이벤트 경품
① 브라보 마이 라이프 매거진 1년 구독권 5명(10만원 상당, 1인 1매)
② 윷놀이 세트 10명
③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 케익 세트 기프키콘 10명
④ CJ 비비고 토종김 3S호 5명
⑤ 문화상품권 5,000원 10명
당첨자 선정 방법
추첨을 통해 선정
당첨자 발표
2019년 9월 25일, 네이버 포스트와 브라보 홈페이지(bravo.etoday.co.kr)에 공고
참여방법
STEP 1 브라보 마이 라이프 공식 포스트 팔로잉 하기
STEP 2 이벤트 페이지 공유하기
STEP 3 팔로워 인증 댓글과 공유URL 남기기(비밀댓글 가능)
TIP
하나, 기존 ‘팔로잉’을 눌러주신 분들은 댓글과 공유하기만 해주시면 당첨대상이 됩니다.
둘, 이벤트 공유 URL 등록 횟수가 많을수록 당첨확률 UP! UP!
※ 당사 사정에 따라 이벤트 및 경품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당첨자 발표 후 3일 이내로 회신이 없으면 당첨이 취소됩니다.
※ 이벤트 성격에 맞지 않는 사진과 글은 사전 동의 없이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 본 이벤트에 응모된 사진과 글은 마케팅 용도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문의 bravo@etoday.co.kr
산들산들 가을바람이 부는 9월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일정 9월 3~15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하려 생체 실험을 하다가 자신의 숨은 자아에 영혼을 잠식당해버리는 지킬박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대중에게 익숙한 ‘지금 이 순간’, ‘한때는 꿈에’ 등 서정적인 넘버와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앙상블을 이룬다.
◇ 영화 '집으로...'
개봉 9월 5일 출연 김을분, 유승호 등
한때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던 영화 ‘집으로...’가 추석을 맞아 18년 만에 재개봉한다. 일곱 살 개구쟁이 서울 소년 상우와 그런 손자를 무한한 사랑으로 돌보는 시골 외할머니의 이야기가 다시 한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 제19회 불갑산 상사화 축제
일정 9월 18~24일 장소 전남 영광군 불갑사 관광지 일원
사시사철 야생화가 아름다운 불갑사 인근에서 매년 가을 상사화를 테마로 여는 축제다. 올해는 ‘상사화, 천년 사랑을 품다’를 주제로 상사화 꽃길 걷기, 국악공연, 앙상블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공연,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일정 9월 20~2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최근 영화로도 개봉한 ‘봉오동 전투’를 배경으로, 세종문화회관 산하 7개 예술단이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극이다. 대한독립군의 영웅이지만 인생의 말년에는 쓸쓸한 삶을 살아야 했던 홍범도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재조명한다.
◇ 제48회 안동 국제 탈춤페스티벌
일정 9월 27일~10월 6일 장소 경북 안동시 탈춤공원, 시내 일원
‘여성의 탈, 탈 속의 여성’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전통사회 속에 억눌려 있던 여성들의 삶과 꿈을 그려낼 계획이다. 행사 동안 할미탈, 부네탈, 왕비탈 등 다양한 여성 탈을 테마로 한 공연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일정 9월 28~29일 장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일대
도심 속 자연을 벗 삼아 재즈의 선율에 흠뻑 빠져볼 기회다. 국내 정상급 재즈 뮤지션의 무대는 물론 대중음악과의 협업 무대까지 고루 경험할 수 있다.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도시락을 가져오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되니 가을 소풍 떠나듯 축제를 즐겨보자.
빨간색 체크남방, 모자, 장갑, 그리고 빨간 무늬가 돋보이는 허름한 백팩은 세상 밖으로 나서는 노인의 ‘전투 복장’이다. 매일 아침 86세 노인은 누가 떠밀기라도 하듯 밖으로 나간다. 그가 집에 있는 날은 1년에 두 번, 구정과 추석 당일뿐이다.
노인은 이른 아침 배달되는 신문을 보고 그날의 행선지를 결정한다. 마침 5월이라 이곳저곳 축제와 행사가 많아 갈 곳이 많다. 광화문, 서울역, 기차 타고 춘천, 인천에 있는 섬 등. 물론 일주일 중 일정을 정해둔 요일도 있다. 수요일은 싱싱한 생선을 사기 위해 소래 포구를 가고 금요일은 약재를 사러 부인과 경동시장을 간다. 토요일은 쇼핑 하러 마트에 가고 일요일은 산을 찾는다.
걸음도 힘들고 위암 수술 휴유증으로 조금만 배가 고파도 쓰러질 듯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나가는 이유는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어서’다. 노인은 “아직도 볼 것이 너무 많고 가봐야 할 곳이 너무 많다”고 한다. “아까운 시간에 집에 왜 있냐?”고 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늙어감에 적응을 하는 것 같다. 어느덧 ‘시니어’라는 단어를 앞에 붙인 나도 삶을 아주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용기있고 열정적으로 매일 세상 밖으로 나서는 저 노인의 딸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아지트는 어디인가? 물론 특정한 한 곳만을 아지트로 삼은 사람도 있겠지만 날씨, 기분, 개인 욕구에 따라 가고 싶은 장소가 달라지기도 한다. ‘2019 시니어 아지트’ 설문조사에서 ‘시니어를 위해 생겨났으면 하는 아지트 유형은?’이라는 질문에 대다수가 문화공간, 학습터, 쉼터를 꼽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즐기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쉬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공간을 소개한다.
연재 순서 ① 樂(즐기다), ② 學(배우다), ③ 休(쉬다)
學(배우다)
떠나자 북캉스!
서울책보고
최근 문을 연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1465㎡ 규모의 신천유수지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공공 헌책방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책벌레를 형상화한 비정형 나선 구조의 거대한 헌책 장서가 눈을 사로잡는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있던 25개의 헌책방을 모집해 10만여 권의 책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북카페에서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독창성과 희소성 있는 독립출판물 2000여 종과 명사의 기증 도서 1만여 권도 전시되어 있다. 독립출판물과 기증 도서는 구매가 불가하고 서울책보고 내에서 읽는 것만 가능하다. 또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절판된 서적도 구매할 수 있으니 추억의 헌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은 서울책보고로 GO!
위치 서울 송파구 오금로1 (잠실나루역 1번 출구 도보 3분)
운영시간 평일 10:30~20:30, 주말 10:00~21:00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휴무)
청운문학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은 자연 속에 위치한 한옥형 문학특화도서관이다. 시·소설·수필 위주의 문학 도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국내 문학 작품 및 작가 중심의 기획 전시와 인문학 강연, 시 창작 교실 등도 운영한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조망을 자랑하고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독서와 사색,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이 도서관의 또 다른 매력은 ‘문학둘레길’과의 연계다. 문학 둘레길은 인사동, 만해당(한용운 가옥), 보안여관(시인부락), 이상의 집, 윤동주 하숙집 터, 세종대왕 생가 터, 정철 생가 터,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문학과 자연의 향기에 취하고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경복궁역 3번 출구, 광화문역 2번 출구 → 버스 환승)
운영시간 매일 10:00~19:00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휴무)
아크앤북
책과 라이프스타일 숍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입구에서부터 세련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복합문화공간답게 다양한 장르의 도서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 및 잡화도 판매하고 있으며 카페와 음식점도 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 ‘태극당’도 입점해 있어 출출할 때 간식을 즐기기에도 좋다. 편히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아크앤북에 방문했다면 ‘타센 아트북 스트리트’로 불리는 아치형 책 터널은 꼭 보고 가야 한다. 독일의 예술서적 전문출판사인 타센의 도서 8000권 속에 자석을 넣어 천장을 덮은 특별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위치 서울 중구 을지로 29 (을지로입구역 1-1번 출구 도보 1분)
운영시간 매일 10:00~22:00 (연중무휴)
당신의 아지트는 어디인가? 물론 특정한 한 곳만을 아지트로 삼은 사람도 있겠지만 날씨, 기분, 개인 욕구에 따라 가고 싶은 장소가 달라지기도 한다. ‘2019 시니어 아지트’ 설문조사에서 ‘시니어를 위해 생겨났으면 하는 아지트 유형은?’이라는 질문에 대다수가 문화공간, 학습터, 쉼터를 꼽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즐기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쉬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공간을 소개한다.
연재 순서 ① 樂(즐기다), ② 學(배우다), ③ 休(쉬다)
樂(즐기다)
색다른 체험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전통주갤러리
한국전통식품문화관 1층 전통주갤러리에선 ‘이달의 시음주’로 선정된 5개의 전통주를 매달 무료로 맛볼 수 있으며 구매도 가능하다. 무료 시음회는 약 30분간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 3개 국어 해설로 진행된다. 한국어·일본어 해설은 오후 1시, 3시, 5시, 7시(7시는 한국어 해설만 있고 주말엔 없다), 영어 해설은 오후 2시, 4시에 들을 수 있다. 조선 3대 명주를 포함한 프리미엄 전통주를 맛볼 수 있는 특별 시음회도 열린다. 매일 오후 1시, 3시, 5시에 열려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참가비는 1인당 2만5000원. 4인 이상 10인 이하의 인원이어야 하며 늦어도 하루 전날 예약하는 게 좋다.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5길 51-20 (강남역 11번 출구 도보 6분, 신논현역 5번 출구 도보 8분)
운영시간 매일 10:00~20:00 (월요일 휴무)
예약방법 네이버 예약, 전화(02-555-2283)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식품명인체험홍보관
한국전통식품문화관 2, 3층에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이 있다. 2층은 식품명인카페 ‘이음’과 판매점, 3층은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페 ‘이음’에서는 식품명인의 잎차와 감식초, 식혜 등 전통식품을 활용한 다양한 음료와 간식을 맛볼 수 있다. 평일 오후 5시 30분에는 차, 한과, 전통주를 무료로 시식·시음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평일에는 체험관에서 식품명인의 재료와 레시피를 활용한 한과, 전통주, 떡, 조청 만들기 체험 등에 참여할 수 있고, 토요일엔 매주 다른 분야의 명인을 만나 강연도 들을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 시 예약 필수.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5길 51-20 (강남역 11번 출구 도보 6분, 신논현역 5번 출구 도보 8분)
운영시간 매일 10:00~20:00 (월요일 휴무)
예약방법 네이버 예약, 전화(02-6927-3005/3012)
추억의 영화 감상
청춘극장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시니어 전용 극장이다. 55세 이상 어르신 및 동반자는 2000원에 1950~90년대 추억의 영화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수요일엔 영화 상영이 없고 ‘시네마테라피’, ‘청춘! 싱어롱’, ‘청춘은 떼창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무료 음악 교실, 오후 1시와 3시에는 ‘청춘유랑극단쇼’가 열린다. 예매는 토요일 오후 3시 20분부터 그다음 주 금요일 오후 3시까지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간식도 마련되어 있는데 가래떡 한 개에 200원, 커피는 한 잔에 100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영화 상영, 공연 일정은 청춘극장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치 서울 중구 새문안로 22 (서대문역 5번 출구 도보 2분)
운영 시간 매일 9:30~18:00 (일요일 휴무)
참고 청춘극장 네이버 카페
시네마테크 KOFA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에는 누구나 무료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한국영상자료원 지하 1층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KOFA’. 상업 영화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독립영화와 옛날 영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권이 빠르게 매진되는 경우도 있고, 영화에 따라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가 마련되기도 하니 홈페이지에서 관람 영화 정보도 얻고 입장권은 미리 예매할 것을 추천한다.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한국영상자료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국고전영화(Korean Classic Film)’를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400 (수색역 1번 출구 도보 11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출구 도보 21분)
운영시간 시네마테크KOFA-매일, 영화 상영시간에 따라 유동적 / 한국영화박물관, 영상도서관- 10:00~19:00 (휴일엔 18:00까지)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1월 18일 창립기념일 휴무)
예매방법 시네마테크 KOFA 홈페이지, 현장 예매
서울 송파구 오금로 신천유수지 부근에서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가 3월 27일 개관했다.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방치되어 있던 약 443평의 신천유수지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공공 헌책방이다. 이곳에서는 헌책뿐만 아니라 독립출판물, 전문서적 그리고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서울책보고에 들어서면 책벌레를 형상화한 비정형 나선 구조의 거대한 헌책 장서가 눈을 사로잡는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있던 25개의 헌책방을 모집해 10만여권의 책을 비치해두었다.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헌책을 구매할 수 있으며, 10% 위탁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 수익은 해당 헌책방에 돌아간다.
헌책 장서 맞은편 북카페 공간에서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고, 독창성과 희소성 있는 독립 출판물 2천여종과 명사의 기증 도서 1만여권이 전시되어 있다. 독립출판물은 비정기적 출판, 조기품절, 한정된 판매처 등 독립출판물의 특수성으로 시중에서 쉽게 접하기 힘들다. 하지만 서울책보고에서는 잡지, 에세이, 만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독립출판물을 만나볼 수 있다. 앞으로 서울시는 독립출판물을 매 분기 수시로 사들여 3천여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독립출판물과 기증 도서는 구매가 불가하고 서울책보고 내에서 읽는 것만 가능하다.
또 현재 개관 기념 특별전 ‘그 때, 그 책보고’가 진행 중인데, 절판된 옛날 잡지, 1950~90년대 교과서 등 추억의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들은 4월 30일까지 전시되며 이후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북카페와 이어진 아카데미 공간은 시민들이 책과 교감할 수 있도록 전시, 강연 등 다양한 책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책보고는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해있으며, 평일 10시 30분부터 19:30분, 주말 및 공휴일 10~21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 1월 1일, 구정, 추석에는 휴관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가족이 우선이다. 그다음이 형제다. 법적으로도 그렇다. 그러나 정작 가족, 형제 관계가 원만한 집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사회에서 만나 사람들과는 어느 정도의 친소(親疏)가 존재한다.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 수준에서 관계를 유지한다. 대부분 불가근불가원이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말이 잘 통하고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별 이슈도 없이 만나자고 하면 부담을 갖는다.
이럴 때 의형제 개념은 바람직하다. 만나서 식사를 한 끼 해도 의미가 있다. 공연을 같이 갈 수도 있다. 생일처럼 개인적인 일이 있을 때 초대해도 명분이 된다. 심지어 남녀 관계에서도 선을 지키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친형제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자주 못 본다. 기대하는 것이 많아서인지, 만나면 싸운다. 서로를 어릴 때부터 너무 잘 알고 가깝다는 이유로 잔소리도 서슴없이 하다 보니 만나면 불편해진다.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은 멀리 지방에서 살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지금도 현업에서 일하느라 바쁘다. 오래 못 보고 살면 막상 만나더라도 어색하다. 여동생 가족 종교 쪽으로 깊이 관계하며 살아서 거리감이 더하다.
자녀들도 엄연히 있다. 그러나 한창 일할 나이라 바쁘게 산다. 특별한 일도 없이 불러내면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설, 추석, 어버이날, 그리고 내 생일날 보는 것이 전부다. 생일이나 어버이날도 평일이면 날짜를 앞당겨 그 주 주말에 미리 만난다. 정작 당일이 되면 혼자인 것이다. 허전하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든다.
어렸을 때부터 만나온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면서 각자의 사정이 달라져 만나도 옛날 같지 않다. 서로 너무 오래 만나서 지루함과 피곤함도 있다.
같이 어울리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의 적당한 숫자는 대부분 20여 명 안팎인 것 같다. 친밀함은 덜하지만, 그런대로 만나는 사람의 수는 100여 명 정도로 본다. 더 많으면 에너지를 나눠야 하는 등 한계가 있어 관계가 옅어질 수밖에 없다.
살다 보면 생일날처럼 개인적인 대소사를 함께할 사람이 필요하다. 같이 공연도 보고 여행도 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그러나 친한 관계가 아니면 초대에 응하지 않는다. 그리 가깝지도 않은데 자주 연락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대안으로 의형제 맺기가 있다. 법적인 형제 관계는 아니지만, 여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형제 못지않게 의지가 된다. 남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위안도 받을 수 있다. 물질적으로도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유산도 남겨줄 수 있다.
조심해야 할 일은 친형제들과도 원만하지 않은 사람이 의형제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느냐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서로 의무를 다하고 배려를 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송파 노인복지관에서 독거노인 현황을 조사한다며 문자가 왔다. 문자 메시지를 보면 바로 전화해 달라고 했다. 3년 전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왔다. 65세부터는 노인복지관에서 주기적으로 현황을 조사 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죽거나 중증으로 거동을 못할 경우 남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내가 벌써 요주의 대상이 되었나 하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지만, 내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그때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서울시 장애인댄스스포츠 대표 선수라고 하자 더 이상 걱정할 것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번에는 담당자가 바뀐 모양이다.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고 안부전화도 하겠다 한다. 그럴 필요 없다고 했더니 질병 유무,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 등을 물었다. 얼마 전에 히말라야에 갔다 왔다고 하니까 건강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주소지 확인과 거주하는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 이사 갈 계획에 대해서도 물었다. 여차하면 달려가야 해서 거주지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거 가족이 있는지, 독거노인이 맞는지도 확인했다. 동거가족이 있으면 관리 대상에서 빼도 되지만, 독거일 경우에는 노인복지관에서 반드시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자녀들과의 연락주기도 물었다. 독거노인은 누군가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연락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로 바쁘고 무소식이 희소식인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답하면서 생일, 어버이날, 설, 추석 명절 등 1년에 네 번 만난다고 했다. 그 사이에 같은 동네에 사는 동생, 형수님과도 연락을 한다고 했다.
사회관계에 대해서도 물었다. 문화센터나 친목 모임 등에 자주 나가느냐는 질문이었다. 동호회와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하면서 함께 식사하고, 당구 치고, 영화 보고, 걷기 운동도 한다고 했다. 동문회, 동창회, 협동조합 일에도 관여해서 일상이 꽤 바쁘다고 했다. 그렇다면 관리 대상이나 요주의 인물에서 빼도 되겠다면서 나에 대한 현황 조사는 1년에 한 번만 하기로 했다.
평상시에는 상황 체크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장기 여행을 떠날 경우에는 휴대폰을 꺼두기 때문에 걱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럴 때는 가족 밴드에 여행 일정을 미리 올리면 된다. 일간 신문도 휴독 신청을 해서 문 앞에 쌓이는 일이 없도록 한다. 만약 변고가 생겨서 거동을 못하게 되면 신문이 쌓이므로 누군가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동호회 인터넷 카페 출석표에 매일 체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앞날에 대해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그때 가서 고민할 일이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봤다. 이 작품은 2007년 4월부터 약 6개월 포털에 연재된 강풀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2008년 연극으로 만들어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무대에 올려졌고, 2011년에는 영화로, 2012년에는 SBS 드라마로 방영돼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준 바 있다. 영화에서 김만석 역을 맡아 열연한 이순재가 연극에서 박인환과 함께 더블캐스팅됐다. 상대역 송이뿐 할머니는 손숙과 정영숙이 교대로 호흡을 맞췄다. 나는 박인환과 정영숙이 무대에 선 공연을 봤다.
연극은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네 사람의 우정과 사랑을 잔잔하게 보여줬다. 새벽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 배달을 하는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는 속마음과는 달리 퉁명스럽다. 홀로 살아가는 송이뿐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근근이 살고 있다. 두 사람의 덤덤한 사랑과 치매에 걸린 아내 순이 할머니를 보살피는 군봉 할아버지의 희생적인 사랑. 네 사람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연극을 보는 내내 친정 부모님이 떠올랐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10년째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던 친정어머니는 지난 추석에 쓰러져서 두 달 가까이 일반실과 중환자실을 오가며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어머니는 다행히 건강을 되찾는 중이지만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다른 요양원에 계신다. 처음에 집과 병원 양쪽을 오가던 우리는 어머니의 입원이 길어지면서 결국 아버지를 집 근처 요양원으로 모셨다. 어머니는 치료가 끝나고 병원에서 퇴원하라 할 때까지도 걷지 못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의사는 병을 이기느라 체력이 바닥나고 근육이 빠져나가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잠시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의사가 상주하는 요양병원으로 퇴원시켰다. 어머니 혼자 돌보던 아버지를 여섯이나 되는 자식들은 힘들다고 요양원으로 보내고 어머니마저 몸이 좋아질 때까지라는 단서를 붙여 요양병원에 보낸 것이다.
친정 부모님이 요양원과 요양병원으로 가신 지 2개월이 되어간다. 우리는 양쪽을 드나들며 부모님을 만난다. 거동이 어려운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가끔 영상통화를 연결해드리기도 한다. 영상 속 모습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의 보일 듯 말 듯 애잔한 미소는 서로를 위한 응원일 것이다. 영상통화는 늘 어머니의“밥 잘 먹어”라는 말과 아버지의 끄덕임으로 끝난다.
어머니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 때 나는 온갖 백지수표를 남발했다. 일어나면 같이 놀러 다니자고. 연극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자고. 세상에 더없는 효녀라도 될 것처럼 많은 약속을 했다. 어머니는 이제 조금씩 혼자 걸을 수 있다.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좀 더 좋아지면 퇴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요양원에 있다. 집으로 올 날을 기약할 수 없다. 자식이 많아도 선뜻 나서서 모시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할 때 아무 문제가 없었던 두 분은 몸이 아프면서 삶의 질이 크게 달라졌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들은 내 부모의 모습과 닮았다. 어쩌면 이 시대 모든 부모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 세대는 위로는 노년의 부모가 있고 아래로는 부모가 되었거나 부모가 될 만큼 나이가 찬 자녀가 있는 낀 세대다. 지금보다 더 시간이 더 지나면 우리는 만석 할아버지와 이뿐 할머니처럼 홀로 남거나, 돌봄이 필요한 순이 할머니와 군봉 할아버지처럼 될 수도 있다. 연극을 보면서 순간순간 마음이 아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수십 년이 지나도 “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여전히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깥에서 유리문 가까이 고개를 낮춰 눈을 들이밀었을 때 그녀의 얼굴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깜짝 놀라 몸이 뒤로 밀렸다. 점심시간.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손맛 좋기로 소문난 동네 맛집으로 고민 없이 향했다. 가을볕 맞으며 맛난 된장찌개 삭삭 긁어 나눠 먹고는 그녀의 별로 들어가 향 깊은 커피를 마주하고 앉았다. 음악소리가 나뭇결을 타고 전해지는 문화살롱 ‘아리랑’ 안. 그곳에서 노래하는 예술가 최은진(崔銀眞·58)의 지나온 인생과 살아갈 날의 이야기 실타래를 조금이나마 풀어봤다.
“문화쟁이들은 나 모르면 간첩이지!”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옆에 예술인 최은진의 문화공간 ‘아리랑’이 있다. 사람들이 익히 알 만한 설명이라면 말 많고 탈 많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우리 선희’의 주요 무대가 바로 아리랑이다. 낮에는 손님 받을 생각 없는 듯 늘어지고 한산한 모습이다. 밤이 되면 그녀의 별 ‘아리랑’에서는 따뜻한 불빛 아래 술잔이 오간다. 기분이 좀 오른다 싶으면 최은진의 노랫가락에 흠뻑 젖을 수도 있다. 화가, 글 쓰는 작가, 건축가, 교수 등 예술에 조예가 깊다는 이들은 성지마냥 이곳을 찾는다.
“예술가들 많이 오죠. ‘평범’이라는 것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예인들이 많이 와요.”
최은진의 인생 스토리를 다룬 한 프로그램에서 그녀를 만요 가수로만 소개한 것이 아까울 정도로 재능이 많다. 타고난 음색은 노래 분위기에 따라 아이 목소리도 됐다가 농염한 재즈가수도 된다. 옛 가요에 세련미와 특별함을 더해 사랑받고 있다.
인천 출신인 최은진은 초등학교때 인생 최초로 듣게 된 ‘흑자청춘(1966년·정원 노래)’ 한 곡으로 노래에 빠져들었다. 동춘 서커스단 공연 모습을 보고는 교내 체조부에 입단해 활동했다. 20대에는 영혼에 대한 갈증으로 신학교에 들어가 목회자의 길도 꿈꿨다. 지금은 동서양 모든 종교와 철학적 경계를 뛰어넘어 정신세계에 관한 공부와 수행, 묵상하는 삶을 산다. 젊은 시절연극배우로서도 두각을 보여 각종 무대에 올랐다. 그 후 결혼과 출산으로 잠시 활동을 멈췄다가 1999년 현대방송 슈퍼보이스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우수상을 타면서 매스컴 앞에 섰다. 그때 최은진 나이 마흔. 예인의 길을 걷고자 신중하게 진로를 고민하면서 우리의 음악 아리랑과 인연을 맺었다.
아리랑에 정착하다
“젊지도 않은 나이에 방송사에서 시키는 거 하는 게 싫었어요. 대신 재즈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서 뉴욕으로 유학을 가려고 마음을 굳혔어요. 그때 우리 아들이 어리니 한 5년만 다녀올까 생각했는데 제 앞에 아리랑이 다가왔어요. 오케스트라 협주로 된 아리랑을 듣고 눈물을 잔뜩 쏟아냈습니다. 이게 내 운명인가보다. 아리랑도 결국 재즈잖아요. 우리만의 소울이 깃든 재즈요. 2003년에 나운규 탄생 100주년 음반 ‘다시 찾은 아리랑’을 낸 것이 새로운 삶의 시초가 됐습니다.”
진정한 음악을 찾아 뉴욕에 가고자 했다. 알고 보니 영혼이 깃든 음악의 본질은 최은진 자신이 서 있는 토양에도 있었다.
“이생에서 정체성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해요. 아리랑을 하러 세상에 왔구나. 아리랑 음반을 내고 나서 이곳에 터를 잡았어요. 마이크랑 스피커도 가져다 놓고요. 여기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더니… 희한해요. 사람 구경 못하던 거리에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어요. 저기 가면 옛날 목소리 나는 여자가 있다면서요.”
아리랑에 무슨 애환이 있기에 최은진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쏟는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언젠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국제교류 아리랑 축제에 초청돼 갔어요. 그때가 추석쯤이었는데 아리랑 요양원이라는 곳에서 위문공연을 했어요.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목화밭에서 그렇게나 많이 고생하셨답니다. 차를 타고 가는데 나도 모르게 입구에서부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공연을 못할 뻔했어요. 너무 울어가지고요. 일주일 전쯤 소록도에 갔을 때도 화장장 근처에서 비슷한 경험을 또 했죠. 교감이 되는 거죠. 그 당시 힘들었던 사람들의 삶이 저에게 그대로 오는 거예요. 나도 조금은 특별한 별인 셈이죠.”
다가오는 영혼들의 울림이 있기에 곡마다 정성과 마음을 담아낸다. 2010년에는 지극정성의 보답처럼 2집 음반 ‘풍각쟁이 은진’이 1만 장 이상 팔려나가며 인기를 얻었다.
“‘오빠는 풍각쟁이(1938)’를 리메이크한 앨범을 냈어요. 처음에 음반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줄 서서 구입했다더군요. 서점에 가서 모르는 척하고 물어봤죠.(웃음) 인터넷도 안 하고 매일 이곳에 있으니 알 수 있겠어요? 마니아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었대요. 이 여자가 누구냐고요.”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강산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부른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도 그녀의 왕팬을 자처했다. 그렇게 최은진의 목소리는 바람을 타고 소문을 타고 흘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에게도 알려졌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치가 세션과 프로듀싱을 담당하면서 그녀의 두 번째 음악 작업에 힘을 보탰다.
진정한 레트로 음반 ‘헌법재판소’
최근 최은진은 엄청난 시도를 감행했다. 아리랑 소리꾼 혹은 조금 현대적인 느낌으로 편곡된 옛 곡을 부르던 것과 차원이 다른 음악 장르에 도전한 것. 바로 옛 가요를 1980~90년 대 인기를 끌었던 일렉트로닉 스타일로 재해석한 세 번째 앨범 ‘헌법재판소’다.
아들 또래인 젊은 음악가와 작업을 하고 음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책으로 앨범을 제작했다. 그녀의 이전 음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같은 사람이 불렀다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로 파격 그 자체다. 시니어가 노래방에 가서 18번으로 잘 부르는 남인수의 ‘무너진 사랑탑(1960)’과 백년설의 ‘아주까리 수첩(1942)’은 젊은 세대의 숨을 불어넣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거듭났다. 원곡을 즐겨듣던 시니어에게는 신선함을, 곡을 전혀 모르는 세대에게는 새로운 음악으로 느껴질 만하다. 지난 호 ‘브라보 마이 라이프’ 커버스토리로 다뤘던, 진화하는 레트로 열풍의 기류에 최은진의 새 앨범도 합류했다.
“정말 현대적으로 만든 거예요. 나이어린 음악인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새로운 걸 배우는 거죠. 젊은 세대도 저하고 음악을 만들면서 배우는 게 있었을 겁니다. 옛날 정서를 무시하고 과정 없는 음악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해줘요. 그리고 가사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요즘은 ‘아리랑’ 문을 여는 일 외에는 새 앨범 홍보 쇼케이스 무대에 선다. 12월 1일에는 홍대 더스텀프에서 새 앨범을 소개하고 알리는 쇼케이스를 열어 성황을 이뤘다.
“처음에는 ‘아우! 전자악기 반주에 맞춰 어떻게 노래하지?’ 그랬는데 들을수록 좋아요. 이게 정서에 맞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작사, 작곡한 음악도 수록했고요.”
군대 간 아들을 생각하며 썼다는 ‘양구’는 최은진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깊이 배어 있는 노래인데 여성들은 무덤덤하게 듣는 반면 남성들은 곡을 듣자마자 “엄마 보고 싶다”를 연발한단다.
삶의 씻김, 문화살롱 ‘아리랑’
3집 타이틀곡인 ‘헌법재판소’는 이노경이 쓴 곡에 최은진이 가사를 붙였다. ‘아리랑’에서 만나온 사람들을 생각하며 써내려간, 모든 세대를 위로하고 싶어 만든 곡이다.
“사람들이 술 한잔 마시면 그렇게들 울어요.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낸단 말이죠. 대부분 다 울어. 그러면 나도 울고. 저마다의 인생에는 어마어마한 일이 많잖아요. 위로가 필요한 모두를 위해 썼어요. 해우소라는 말 있잖아요. 내가 볼 때 이 집은 울다가 웃다가 위로받는 집이야.(웃음)”
어떤 것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뭘 하든 이렇게 가는 거지 뭐”라고 답한다. 그냥 매일을 사는 것. 시상이 떠오르면 적고 악상이 떠오르면 함께 작업하는 음악인들과 얘기하면 된단다.
“그 젊은 친구들 밴드 이름도 만들었어요. 대열차강도밴드래요.(웃음)”
무엇보다 공연에 힘을 좀 기울이고 싶다고 했다. 무대가 늘 그리운 천생 무대 체질 그녀다. 세상을 위한 조언이 마지막으로 이어졌다.
“머리 말고 가슴을 써야 해요. 그래야 바로 연결될 수 있죠. 소통 말입니다. 그러려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해요. 후배들에게 고독한 시간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요. 오늘 인터뷰 때문에 산책을 못했는데 조금이라도 할 수 있으려나….”
시간을 너무 많이 뺏은 걸까. 헌법재판소 옆. 땅거미가 지면 작은 별 하나가 떠오른다. 위로받고 싶은 이들이 호주머니에 손 넣고 한 명, 두 명 들어와 착석. 위로가 필요한 당신들을 위해 오늘밤도 아리랑의 문은 열린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