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대한 시니어의 거부감은 대단하다. 요양보험 급여를 유지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한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카톡방을 떠돈다. 특히 코로나19는 이런 거부감을 더 키웠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서야 지난 추석 첫 면회가 이뤄졌다. 이에 들어가면 가족들 보기 어렵다는 선입견까지 생겼다. 요양 서비스 업계도 이런 사회적 인식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요양 서비스의 개발이다.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곳이 휴앤락요양원이다.
사실 요양원이 대중의 입맛에 맞게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운영 비용에 있다. 요양원의 수익 구조는 장기요양보험에서 지급하는 80%의 급여와 20%의 비급여로 유지된다. 환자 1인당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이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요양원들은 서비스를 개선해 수익을 높이는 것은 꿈도 못 꿨다. 그저 어떻게 하면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에만 고민이 집중됐다. 임금이나 고용 비용은 매년 상승하는데, 그 인상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도 적지 않다.
관리 위주 요양 서비스 개선돼야
사전 예방보다는 처벌이나 징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관리감독제도도 문제다. 안전사고나 민원이 발생하면 엄중한 책임이 따르다 보니 입소자의 산책 등 활동에 인색해진다. 낙상 등 사고에 따른 비용 지출도 만만치 않다. 결국 치료보다는 안전, 회복보다는 현상유지에만 애쓰게 된다. 가뜩이나 가족과 떨어져 제한된 시설에서 답답한 생활을 해야 하는 입소자 입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들이 요양 서비스 업계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을 거쳐 눈덩이처럼 구르다 보면 카톡방의 가짜 뉴스가 되어 등장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장기요양보험제도에 기대기에는 우리 사회 구조가 너무나 기형적인 고령화 사회다.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신체활동 능력 상실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를 80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추산한다. 정부의 요양 서비스 정책에 대한 과감한 예산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학 연구진 개발한 프로그램이 강점
‘휴앤락요양원’의 가장 큰 특징은 산학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에 있다. 휴앤락 자체가 단국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 단국상의원의 브랜드이다 보니 단국대학교에서 학술적으로 연구한 인지교육과 운동역학의 최신 기술과 다양한 시도가 녹아 있다. 휴앤락요양원은 이를 ‘스마트 교육 콘텐츠’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교육받을 수 있는 요양원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스스로를 ‘평생교육 요양원’이라고 표현한다.
휴앤락요양원의 스마트 인지 프로그램은 요양원 입소자 어르신에게 치매 단계별 맞춤형 인지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의 정도에 따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증상의 발전을 최소화한다. 어르신들의 병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 프로그램은 단국대학교 교수진과 시니어 교육 전문기업의 협력으로 탄생했다. 치매 단계 등 환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1000여 가지나 된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어르신의 인지 활동 능력의 정도를 감안한 교구제도 새롭게 개발했다. 산학협력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단국대학교와 함께 인지 프로그램을 개발한 기업 관계자는 “어르신의 인지 단계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치매 진도를 완화하고 인간적 삶을 영위하게 해드리는 보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역학에 기반한 돌봄 프로그램도 휴앤락요양원의 또 다른 강점이다. 운동역학 물리치료 전공인 스포츠대학 교수진이 스마트 운동교육 전문기업과 협업하여 요양원의 중증도 어르신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손원호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는 “어르신들의 운동 정도와 방법에 따라 근육 퇴화를 막는 것은 물론 상실된 근력기능을 회복해드릴 수 있다”며,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운동역학으로 신체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기쁨“이라고 말했다.
IT 기술 접목으로 브랜드화 가능케
휴앤락요양원의 스마트 교육 콘텐츠는 여러 IT 기술과 접목된다. 미술, 공예, 퍼즐 등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은 영상으로 제작돼, 온라인을 통해 요양원의 대형 화면에 전달된다. 현장에선 입소자 어르신들이 ‘보고 만지며’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은 신체기능 활성화를 위해 제기차기 등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동작 중심으로 운동역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모션 캡처와 같은 첨단 기술도 활용된다. 이런 IT 기술과의 접목은 휴앤락요양원의 ‘브랜드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들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휴앤락요양원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학 브랜드로서 브랜드 공유 시스템을 적용했다. 휴앤락요양원이 대규모 투자와 전문성을 통해 요양원 시스템과 매뉴얼을 공급하고 대학 브랜드를 제공하면, 요양원 업계가 개별 창업 형태에서 시스템 창업으로 한 단계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문성과 투자 면에서 개별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사회복지 사업의 진행 주체로서 교육기관인 대학의 특성과도 맞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하늘길이 막히고, 해외여행이 위축됐다. 이에 호텔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호캉스족’이 늘고 있다. 장기간 누적된 여행 욕구를 개별 공간이 보장되는 호텔에서 푸는 문화가 확산한 셈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명절 연휴조차 고향에 내려가기보다 호캉스로 시간을 보냈다. 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이번 추석 연휴(9월 18일~22일, 총 5일)의 국내 여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호텔 이용률이 전년 연휴 대비 40.7% 증가해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발맞춰 호텔업계는 다양한 패키지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실버 호캉스'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가을을 맞아 11만2400여㎡(약 3만4000평) 숲속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도심 라운딩 앤 호캉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라운드와 호캉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데다 골프클럽 짐맥클린 골프스쿨 프로에게 개별 레슨을 받은 후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골프는 비거리 300야드, 3개 층 75타석의 완전 자동 티업 시스템을 갖춘 실외 연습장(90분)과 호수와 그린이 펼쳐진 파3 골프장 중 선택 가능하며 11월 30일까지 운영된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필름 카메라로 추억을 남기고 고품질의 LP 음악을 감상하며 아날로그 감성의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폴 인 레코드’ 패키지를 내놨다. ‘레코드(Record)’의 중의적 의미인 기록과 음악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담아 중장년층에게 추억을 선사한다는 설명이다. 패키지 이용객에게 객실 타입에 따라 흑백 필름 카메라와 LP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이 제공된다. 오는 11월 2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콘래드 서울은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실버 럭셔리(Silver Luxury)’ 패키지를 선보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크루즈 등 할리우드 연예인이 다녀간 펜트하우스와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며 서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객실에는 뵈브 클리코 샴페인 1병, 콘래드 서울 타워 모양을 모티프로 하여 만든 시그니처 디저트 타워가 마련돼 있으며 세단 차량 픽업 서비스도 있다. 11월 29일까지 예약 가능하며, 투숙은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능하다.
건강검진과 호캉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도 있다. 부산미래IFC검진센터는 지난 5월 같은 건물의 아바니센트럴부산호텔에서 숙박하며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HO캉스! 프리미엄 숙박검진 패키지’를 선보였다. 숙박 검진을 통해 검진 전 금식, 식이 조절, 약 복용 등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키고 건강 상태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대훈 부산미래IFC검진사업부 지원팀장은 “오픈 이벤트로 진행했었던 숙박검진 패키지는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 고객이 비교적 많았다”며 “호텔과 센터가 같은 건물이라 이동이 용이함은 물론이고, 대장내시경을 진행하는 경우 검진 전 금식이나 약 복용 등을 집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패키지 진행에 대해서는 “현재 VIP 검진 항목에 한정해 조식을 포함한 숙박권이 포함돼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인절미’라떼, ‘흑임자’아이스크림, ‘귀리’우유 등 최근 식품업계의 신제품 동향이 시니어의 향수를 자극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흑임자나 인절미와 같은 예스럽고 향토적인 식재료들은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선호하는 시니어들이 주로 찾는 음식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복고라는 의미의 ‘뉴트로’ 열풍이 식품시장까지 이어지며, 전통음식을 재해석한 디저트가 MZ세대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할머니와 밀레니얼(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을 합친 ‘할메니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레트로 열풍이 MZ세대 사이에서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할머니 음식이라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음식들에 젊은층이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통 식재료가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할메니얼로 불리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찰떡콩떡’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게 됐다”며 “뉴트로 식품은 이색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니즈를 충족해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에게 전통 식재료는 신선한 맛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즉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레트로’(retro)에서 재미를 찾는 MZ세대의 특징이 전통 식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현상이다.
또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에 이어, 음식의 맛과 건강(라이프)의 밸런스인 ‘맛라밸’이 식품업계 트렌드로 떠오르며 할메니얼 입맛을 부추겼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에 열광하던 MZ세대가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건강하고 담백한 맛을 지향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간식도 영양과 맛을 모두 갖춘 디저트로 즐기는 경향이 짙어져 뉴트로 식품에 인기를 더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추억의 식재료를 현대적인 감성에 맞게 재탄생 시켜, 시니어와 젊은층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민간식이라 불리우는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2019년 말 ‘찰 초코파이’로 재탄생했다. 초코파이에 우리 전통 디저트인 떡을 접목해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인절미, 흑임자, 팥앙금 등 전통 식재료를 초코파이에 사용해, 유행에 민감하고 이색 조합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배스킨라빈스는 이번 9월 이달의 맛으로, ‘찰떡콩떡’이라는 이름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인절미를 메인 원료로 활용한 ‘찰떡콩떡’은 곡물 풍미를 더한 ‘찰떡 아이스크림’과 ‘콩고물 아이스크림’에 쫄깃한 ‘인절미 떡’과 바삭한 ‘흑임자 볼’이 쏙쏙 박혀있는 제품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가을과 추석 시즌을 맞아 전통 간식 메뉴인 ‘인절미’를 활용한 10월 한정판 음료와 디저트를 출시했다. 인절미와 카페라떼를 혼합한 ‘고소한 인절미 카페라떼’가 대표 메뉴다. 바삭한 크로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인절미를 더한 디저트메뉴 ‘인절미 아이스크림 크로플’도 함께 선보였다.
이외에도 투썸플레이스의 ‘쑥 라떼’, 이디야의 ‘쌍화차’와 같은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시장에 나와, 다양한 세대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긴 명절 연휴가 지난 자리엔 여운이 남기 마련이다. 명절 스트레스와 같은 여독(餘毒)이든, 귀향·귀경길 장거리를 이동하며 생긴 여독(旅毒)이든 말이다. 이 여운을 멀리 떠나지 않고도 간편하게 해소할 방법이 있다. 바로 볕 좋은 날 도심 속 녹지를 걷는 것.
낮에 자연을 거니는 활동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스티브 카플란 교수는 사람이 자연을 체험하면 몸과 마음의 힘을 되찾고 기억력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8년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강연자로 나섰던 미국 환경보호청 소속 대기 전문가 리처드 발도후 박사 역시 “녹지가 주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민들 건강과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을 자연과 가깝게 보낸 중장년층에게 도심 속 녹지는 반가운 공간이다. 34세 이상의 중년 인구나 어린 시절 야외활동을 많이 했던 이들이 도심에서 녹지공간을 자주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폴 브린들리 셰필드대 교수는 “도심의 녹지가 시민들의 삶에서 자연스러운 배경으로 작용하면서 건강과 웰빙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숲과 정원, 폭포까지 한 번에 누리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내 최대 규모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서울에서 산책하기 좋은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박물관 주변을 둘러싼 넓은 숲과 공원, 폭포가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박물관 정원의 전통적인 석조물들은 고풍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물인 청자정을 지나면 등장하는 나무숲과 거울못, 미르폭포에서 용산가족공원 사이를 잇는 대나무 숲이 푸른빛 휴식을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도보해설관광 코스도 이용할 수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시작하는 해설 코스는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다. 청자정-박물관 오솔길-석탑정원-미르폭포-용산가족공원-보신각종-석불-조선석물정원-승탑정원-박물관중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명한 가을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궂은 날에도 자연 속 산책이 가능한 곳, 국립세종수목원
국내 유일의 도시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도 도심에 녹아든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은 곳이다. 세종시 중심 평지에 자리 잡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산책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한국전통정원, 어린이정원, 희귀특산식물원과 분재원 등 다양한 정원들이 펼쳐져 있어 취향 따라 산책로를 고를 수도 있다. 수목원 입구에 있는 방문자센터에는 식당과 카페 같은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다만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울창한 숲과 나무를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종수목원에는 계절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자연과 함께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넓이가 1만 ㎡에 달하는 사계절전시온실이다.
붓꽃의 세 꽃잎 모양을 본떠 설계한 온실은 지중해전시온실, 열대전시온실, 특별기획전시온실로 나뉘어 있다. 지중해전시온실 전망대에서는 세종수목원의 야외 구역과 온실 구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별기획온실에서는 ‘여름 정원에서 쉬어가다’라는 주제로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다. 10월 3일까지는 여름 꽃 가득한 정원이 가꾸어져 있으니, 물러가는 계절이 아쉽다면 세종수목원에 들러 여름의 끝자락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고향보다 더 고향 정취 가득한 청운문학도서관
올 추석 명절에 고향을 다녀오지 못한 이들을 위한 추천지도 있다. 인왕산 자락에 숨어든 종로 청운문학도서관이다. 이곳은 인왕산자락길 내 청운공원에서 관리소로 쓰던 낡은 주택 건물을 종로구에서 최초 한옥공공도서관으로 재탄생시킨 장소다. 도서관 본관과 그 옆의 자그마한 폭포가 조화를 이루며 SNS에서 ‘인생샷’ 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계절이 변할 때마다 색색 옷을 갈아입는 인왕산자락길의 나무숲, 그 안에 지어진 전통한옥은 고향보다 더 고향의 정취를 한껏 머금고 있다. 주차공간은 없지만 입장료도 없어 주머니 가볍게 가을 산책을 나서기에 좋다. 게다가 도서관과 바로 이어지는 시인의 언덕은 한옥과 자연이 하나된 경치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언덕 위에 오르면 시선 아래 펼쳐지는 기와지붕들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어느덧 가을의 네 번째 절기 추분(秋分)이 지났다. 낮보다 밤 길이가 점차 길어지는 만큼 가을도 그만큼 더 깊어갈 것이다. 가까운 도심 녹지를 찾아 청명한 하늘을 보며 어느덧 찾아온 가을을 편하게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추석 연휴가 끝나자 역대 하루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고 수준의 방역대책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두 달 반이나 지속했지만 그 결과는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이라는 반대의 결과가 도출됐다. 결과만 보면 4단계가 연말까지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시니어들이 언제쯤이면 코로나19 이전처럼 활동할 수 있을까.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434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발생은 2416명, 해외 유입은 18명이다. 일주일 전 2008명보다 426명이 늘고, 전날 1716명보다 718명이 늘었다.
이날 서울 903명, 경기 704명, 인천 140명이 발생해 수도권 지역 확진자 수가 1747명으로 전국에서 72.3%를 차지했다. 전날 1292명 76%에 연일 70% 이상을 보이고 있다.
9월 초에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역대책과 확진자 추세를 토대로 10월까지 확진자 2000명 추세가 이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 달 가까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확진자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고, 길게 이어진 4단계로 인한 피로감이 사람들의 방역의식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올라감에 따라 감염 가능성과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의식하는 경향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9월 17일에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돌파했다면서 10월말에 2차 접종 완료까지 70%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렇게 높아지고 있는 백신 접종률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는데 생각보다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2차 백신까지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80%가 넘는 싱가포르는 최근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인구가 57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와 비교하면 하루에 1만 명이 확진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싱가포르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백신 접종 완료율은 82%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 방어효과가 생겨 감염이 줄어야 한다. 올해 초만 해도 2차 접종 완료 비율이 70% 정도만 되면 감염확산을 억제하는 집단면역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초기 접종자들의 20~30% 항체가 하락, 델타변이로 인한 방어효과 저하 이 모든 것을 합치면 10월 말 2차 접종 70%를 달성해도 실제 백신 보호효과는 50%가 안 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싱가포르나 이스라엘 등이 80% 접종이어도 10만 명당 확진자가 매우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2차 접종률 70%로는 부족하다. 80~90%는 돼야 한다. 일부 학자는 100%도 집단면역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최소한 65세 이상 만성병 환자와 의료진은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에 따르면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도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곧 방역당국이 기존과 같은 기준으로 방역대책을 추진할 경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올해 말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그나마 다행일까. 방역당국이 현재와 같은 방역대책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접종 완료율이 70%가 넘는 시점부터 ‘위드 코로나’에 따라 새로운 방역 체계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SBS 보도에 따르면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2단계나 3단계로 축소하고,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유행주의보를 발령할 때만 방역체계를 가동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매일 발표하는 확진자 수 대신 치명률과 병상 가동률을 알리고, 확진자 수는 일주일에 한 번 또는 일정 수준을 넘을 때만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백신 접종을 마친 확진자와 50대 미만의 건강한 확진자는 따로 치료 시설에 가지 않고 집에서 치료받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는 백신 접종자와 50대 미만에서 치명률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는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검토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확진자가 크게 늘어도 병상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져 의료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와 같이 방역당국에서 방역대책을 변경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싱가포르처럼 크게 오를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2년 가깝게 만남을 자제해왔던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감염률이 높은 델타변이가 싱가포르나 이스라엘처럼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접종을 마친 시니어라고 해도 마스크 착용과 방역수칙 준수를 내년까지 계속하며 일상 생활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사람과의 만남이나 식당 등 대중시설 이용 제한은 빠르면 11월, 늦어도 올해 안에는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시니어들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내년에 계속 해야 하지만 활동은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델타 변이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할 정도로 약한 반면 감염률이 높다. 이런 델타 변이가 2개월 넘게 확산되면서 최근 백신 접종까지 완료했음에도 방역 수칙을 지키려고 지인을 거의 만나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감염되고 있다.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후반의 프리시니어 강모 씨는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나를 두고 하는 소리 같다”며 “백신 맞으라고 할 때 제일 먼저 가서 맞았다. 사람 만나지 말라고 해서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며 방역 수칙도 잘 지켰다. 그런데 확진이라고 한다. 친구라도 만났거나 방역수칙이라도 어겼다면 억울하지도 않다”고 하소연했다.
긴 추석 연휴가 지나가면서 각종 선물 세트의 포장재를 포함한 일회용품과 쓰레기 폐기량이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택배·배달 물량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명절까지 이어진 탓이다.
즐거운 명절 연휴가 지나간 후, 우리 생활 주변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이 절실하다. 쓰레기 분리배출 시에는 종류에 따른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택배를 받을 때마다 쌓이는 종이·스티로폼 상자는 겉면의 테이프와 택배 스티커를 꼭 제거한 후 종이 상자는 종이로, 스티로폼 상자는 재활용품으로 배출한다. 또 추석 선물 세트를 담은 상자의 철핀 제거도 필수다. 종이 상자는 펼쳐서 납작하게 만들어 버려야 한다.
스티로폼을 모두 재활용으로 분리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재활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스티로폼이 따로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농·수·축산물 포장용 상자, 전자제품 완충재로 쓰이는 스티로폼은 분리배출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재질이 코팅 또는 접착된 제품, 건축용 내외장재 스티로폼, 색이 있는 스티로폼 접시 등은 반드시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과일 선물세트 상자 아래 깔아둔 완충재 스티로폼은 재활용할 수 있지만, 과일을 감싸는 그물 모양 스펀지는 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해야 한다.
신선 식품을 선물 받거나 구매하면 아이스 팩이 쌓인다. 보통 아이스 팩은 뜯지 말고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만약 뜯어서 하수구에 버리면 아이스 팩 성분이 배수관을 막거나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 물고기 폐사와 수질오염을 일으켜 더 큰 피해를 부른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 아이스 팩 수거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수거함 위치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송과정에서 과일 손상을 막아주는 과일 포장재는 재활용이 어려우므로 종량제 봉투(일반 쓰레기)에 넣어 버린다. 명절 선물 세트를 감쌌던 보자기·부직포 가방 등 섬유류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가정 내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필요하지 않을 때는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전과 튀김을 비롯한 명절 음식을 만들 때 빠지지 않고 쓰이는 식용유는 분리배출 대상이다. 간혹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 식용유 전용 수거함 위치를 문의해 해당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민족 대명절, 행복했던 추석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기 위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명절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평소에 자주 먹지 못하는 맛있는 ‘명절 음식’에 대한 기대다. 전과 갈비, 잡채 같은 명절 음식은 하나같이 기름지고 맛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인척들과 고칼로리 명절 음식에 술 한 잔까지 곁들이면 완벽한 명절 풍경이 완성된다. 명절이 끝나고 나면 ‘급찐살’(급하게 찐 살)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급하게 찐 살은 급하게 빠져야 한다는 의미의 용어 ‘급찐급빠’가 명절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급찐급빠’는 근거 없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과학적으로 유효한 용어다. 갑자기 찐 살은 지방이 아닌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리코겐은 근육을 움직일 때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짧은 기간 동안 평소보다 더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쓰고 남은 에너지가 글리코겐 형태로 흡수된다. 이 글리코겐은 분해 속도가 빨라 빼기가 쉽다. 하지만 쌓인 채로 2주 정도가 지나면 체지방으로 넘어간다. 즉 2주 간의 골드타임에 집중적으로 글리코겐을 소비해야 쉽게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유안정형외과 비만항노화클리닉 안지현 원장은 “단기간에 갑자기 2~3kg이 늘었다면 글리코겐이 수분을 많이 끌어당겨 몸무게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며 “같은 운동을 해도 글리코겐은 지방보다 7배 빠르게 뺄 수 있어, 글리코겐이 지방으로 바뀌기까지 걸리는 2주 동안 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급찐살을 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식단조절과 운동으로 나뉜다. 우선 식단으로는 명절 연휴 동안 쌓인 인슐린을 리셋(초기화)할 수 있는 ‘리셋식단’을 권한다. 안 원장은 “고칼로리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몸 안의 인슐린이 크게 증가하는데, 이 인슐린은 지방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에 이를 리셋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음과 같은 식단을 추천한다.
일주일 식단에서 첫 이틀은 단백질만 섭취한다. 단백질 쉐이크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어도 좋고, 단백질 쉐이크가 싫다면 달걀, 두부, 샐러드 등 단백질 위주로 짠 식단으로 이틀을 보낸다. 나머지 5일은 밥, 빵, 면과 같은 탄수화물, 포도당을 50g 이하로 최소화해 섭취하고 단백질과 좋은 지방 위주로 구성된 음식을 섭취한다. 이 일주일 식단을 2주 반복하면,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분해되고 갑자기 찐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어 안 원장은 “며칠 많이 먹었다고 하루나 이틀 동안 단식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요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리셋식단으로 건강하게 몸을 되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리코겐은 무리한 고강도 운동이 아닌, 30분 안팎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분해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일상 속에서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정해진 시간 동안 집에서 간편하게 유산소 운동을 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준비물이나 도구가 필요 없는 ‘홈트레이닝’ 운동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가장 먼저 소개할 운동법은 구독자 296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땅끄부부’의 ‘칼로리 소모 폭탄’ 시리즈다. 고강도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가 높으면서도 무릎을 비롯한 관절 부담을 줄이는 동작들을 엄선했다. 신나는 배경음악과 땅끄부부의 동작 설명으로 지루하지 않게 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
다음은 구독자가 26만 명인 유튜버 ‘빵느’의 ‘기초체력 기르는 20분 전신 유산소 운동’이다. 스쿼트나 런지, 플랭크 같은 어려운 근력운동을 제외한 간단한 유산소 동작으로 구성해 무리없이 운동을 하면서도, 기초체력을 기르고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마지막으로 구독자가 7만 명인 시니어 유튜버 ‘먹고빼고 EATFIT’의 ‘관절에 무리 안 가는 유산소운동’이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들로 무릎이 좋지 않은 시니어들이 따라하기에 좋다. 특히 중장년이 관심이 많은 뱃살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뱃살도 효과적으로 뺄 수 있는 운동법이다.
추석 연휴에 방송된 영화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영화는 ‘미나리’였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윤여정, 스티븐 연, 한예리 등이 출연했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20일 SBS를 통해 방송된 미나리를 133만 명이 시청했다. 추석 연휴 기간 방송된 영화 중 시청률 1위다.
미나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 윤여정이 한국 영화 102년 역사상 최초 여우조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국내 개봉 당시에는 누적 관객 수 113만3978명을 모았다.
그 다음으로 지난 21일 KBS 2TV에서 방송된 ‘담보’가 102만 명 시청으로 2위에 올랐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지상파와 종편에서 방송된 22편의 영화 중 시청자 수 100만 명을 넘긴 건 미나리와 담보 두 편뿐이다.
담보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개봉한 가족 영화다.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하지원·아역 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어 MBC에서 방송된 이제훈 주연의 ‘도굴’이 97만 명 시청으로 3위, SBS에서 방송된 ‘자산어보’와 ‘미션파서블’이 각각 79만 명과 45만 명 시청으로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가을철 풍성한 결실의 기쁨을 나타내는 옛말이다. 추석 명절의 풍요는 밥상 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람들 간 왕래를 막아도 풍성한 계절까지 막을 수는 없다. 코로나19 2년차,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네 번째 명절을 앞두고 있다. 아직 장을 보지 못했거나 싸고 좋은 물건 사러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싶지만 주차 문제나 인파가 걱정된다면 스마트폰을 켜보자. 비대면 장보기 서비스가 추석날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다.
네이버ㆍ쿠팡 대형 플랫폼 활용하는 전통시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9월 26일까지 ‘온라인 전통시장 추석 특별전’을 개최한다. 네이버 장보기, 놀장, 장바요 외에도 ‘모두의 장날’, 위메프, 우체국 쇼핑에서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는 전국 전통시장 300여곳, 온라인 쇼핑몰 10여곳이 참여했다. 1만 원 이상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배송비를 지원하며, 5만 원 이상 구매 시에는 추첨을 통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과 자체 쇼핑몰 포인트를 지급한다.
서울시에서도 ‘온라인 장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시장 내 여러 점포 물건을 한꺼번에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면 배송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장보기나 쿠팡이츠나 ‘놀러와요 시장’(놀장) 앱, ‘장바요’ 앱과 같은 쇼핑 플랫폼을 활용한다. 현재 서울시내 70곳에 달하는 전통시장이 온라인 장보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에는 암사종합시장, 화곡본동시장, 노량진시장, 마장동시장 등 서울시내 대표적인 전통시장 8곳이 입점해 있다. 이 중 신선한 해산물과 육류로 유명한 노량진시장과 마장동시장은 서울시 전 지역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 놀장과 장바요는 앱에서 전국 전통시장 중 원하는 곳을 지정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모두 주문 후 2시간 내 배달을 지원하며, 1만 원 이상 구매시 배송료가 무료다.
동네 전통시장 장보기, 앱 하나면 충분
자체적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플랫폼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는 전통시장도 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지난해부터 전통시장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성대전통시장 978건, 남성사계시장 676건, 상도전통시장 1135건, 남성역 골목시장 106건 등 총 2895건의 배달 서비스도 시행한 바 있다.
전통시장과 배달이 성공적으로 결합한 데에는 동작구에서 자체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 ‘장봄’ 덕이 컸다. 주민들이 이용하고 싶은 전통시장을 고르고, 입점해있는 상점들 중 2만원 이상 물건을 구매해 배달서비스를 신청하면 당일 배송이 이뤄진다. 성대전통시장은 주문 금액이 2만원 이상이면 2시간 이내에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성대전통시장을 필두로 시작된 배송서비스는 남성역골목시장, 상도전통시장, 남성사계시장 등 동작구의 다른 전통시장과 성동구의 할인마트, 노원구의 도깨비시장까지 이용 가능 지역을 넓혔다. 결제 수단은 카드와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픽업 서비스를 지원하는 매장들도 많다. 시장마다 영업 시간과 배달 최소 금액, 무료 배달 최소 금액이 다르므로 홈페이지 내 매장 상세정보를 확인하고 이용할 필요가 있다.
강동구민이라면 전통시장 무료 배달 플랫폼 ‘빈손장보기’를 참고한다. 빈손장보기 역시 온라인으로 각 전통시장의 상품을 구입하고, 구매 가격에 따라 무료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빈손장보기에 입점한 전통시장의 물품을 각각 따로 구매해도 하나로 묶어서 배송하는 합배송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게다가 강동구 전 지역으로 배달하며 기본배달료가 5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2시간 내 배달을 원칙으로 하나 주문 마감시간인 오후 8시 이후 주문건은 다음날 배달된다. 현재 둔촌시장, 길동시장, 명일시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송파새마을시장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특급’에 ‘전통시장 장보기 코너’를 개설했다. 현재는 구리전통시장과 오산시 오색시장, 부천상동시장, 일산시장, 화서시장 등 5개 시장에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경기도민은 배달특급 내 ‘편의점·시장’ 메뉴를 선택해 시장 물건들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배달 받을 수 있다. 일반 배달앱과 비슷한 배달 속도와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고객 호응도가 높다.
이 외에도 상인과 영상통화로 가격 흥정도 가능한 대전 신도꼼지락시장의 ‘꼼지락배송’ 앱, 당일 배송과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제고현시장 ‘모두의장날 고현시장콜’ 앱 등 시장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도 편리한 장보기를 지원하고 있다.
명절 대목을 맞아 전통시장들이 활로 개척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으니, 이참에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발품도 덜고 비용도 줄여 알찬 추석 차례상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추석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가기 전,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고비가 있다. 바로 막히는 귀성‧귀경길이다. 도로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도 붐비는 시간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올 추석은 백신 접종 확대, 거리두기 일부 완화 영향으로 귀성‧귀경 이동 인원은 3226만 명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추석 3116만 명이 이동한 것과 비교하면 3.5% 증가한 것이다. 추석 당일에는 최대 626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루 평균 이동 인원은 538만 명으로 지난해 추석 519만 명과 비교해 19만 명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탓에 이동여부를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비율이 지난해보다 매우 높다. 지난해 6~7%에서 올해는 20.7%로 3배에 달한다. 연휴 직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실제 교통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교통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완화되면 하루 평균 예측 이동 인원은 예측치보다 61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고, 심해지면 27만 명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추석 연휴 고속도로 귀성길은 추석 하루 전인 20일 오전,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21일 오후에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 기간에 이용할 교통수단은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라 승용차가 93.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도로에 차량이 늘어남에 따라 귀경길 정체는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할 때 주요 도시 간 평균 소요 시간은 귀성 방향으로는 최대 1시간 25분이 줄어들고, 귀경 방향으로는 최대 3시간 15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 소요 시간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 30분, 서울에서 광주까지 3시간 50분으로 추정했다. 귀경 때 평균 소요 시간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8시간 40분, 광주에서 서울까지 8시간으로 추정했다. 귀성과 귀경 평균 시간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연휴가 추석 전에 시작해 귀성에는 사람들이 많이 나눠져 분산되는 반면 귀경은 추석과 다음날로 몰리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을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해 방역을 강화한다. 이 기간에는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휴게실에서 실내 좌석을 쓸 수 없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출출한 시니어들은 이번에는 포장해 차량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안성‧이천‧화성‧용인‧백양사‧섬진강‧함평천지‧보성녹차‧통도사 9개 휴게소에서는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한다. 혹시 이동 중에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면 휴게소에 들러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명절 때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3일간 면제했다. 하지만 올해는 설과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상 부과한다. 이 기간의 통행료 수입은 코로나19 방역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전국 공공주차장 1만4237곳을 무료로 개방한다. 권역별로 무료 개방하는 공공주차장 수는 서울·경기·인천 4232곳, 대전·세종·충청 1862곳, 광주·전라 1171곳, 대구·경북 2285곳, 부산·울산·경남 3275곳, 강원 1183곳, 제주 229곳이다. 무료개방 공공주차장 정보는 17일부터 ‘공유누리’와 ‘공공데이터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은 시니어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