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志一貫’은 필자가 초급장교(포대장) 시절에 부대훈(部隊訓)으로 삼아 액자에 넣어 병사들의 내무반에 걸어두었던 글귀였다.
왜 ‘초지일관’이었을까? 지휘자가 아닌 지휘관으로서 첫 발을 딛는 순간에 공인(公人)으로서의 필자의 자세를 가다듬고자 좌우명으로 삼아 늘 잊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부대를 지휘하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첫마음, 그 첫마음처럼 훈련과 교육에는 추상같이 엄격하면서도 부하들을 내 혈육같이 사랑하여, 사랑과 정으로 똘똘 뭉친 부대를 이루겠다는 생각을 늘 잊지 않겠다는 무언의 다짐이었다. 공(功)과 사(私)를 분명히 하고자 노력했지만 24개월의 지휘관 시절동안 많은 사건(事件)들이 때로는 잠못이루는 밤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부하의 영정 앞에서 슬픔에 겨워 소리없는 통곡을 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액자에 걸려있는 첫마음, 초지일관을 마음속에 깨알처럼 새기며 흐트러졌던 본연의 자세를 뒤돌아보곤 했다.
운동을 좋아하던 필자는 병사들과 함께 땀흘리며 운동장에서 축구, 배구, 족구 등으로 전우애를 다졌고 인접부대와의 대항전에서 거의 80%이상의 승률을 올리며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각종 부대시험에서도 오를대로 오른 병사들의 사기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면서 모범이라는 글자를 항상 접두사로 달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언젠가 늦가을 얼음이 얼기 직전에 일주일간의 야외숙영훈련을 하던 때의 일이었다. 전투는 예고 되는게 아닌 만큼,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야 말로 아군의 승리를 담보 할 수 있다는 것쯤은 군복을 입고 군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음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훈련은 늘 전투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하였다.
포병훈련 특성상 야간 진지점령 훈련시에는 은밀하고 조용한 가운데 순식간에 점령이 이루어져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달리 그 날따라 훈련상태가 산만하고 일사불란(一絲不亂)하지가 못했다. 어둠속 곳곳에서 점검관들이 일거수 일투족을 체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날따라 병사들간에 손발이 맞지 않았다. 그로 인해 두런거리는 소리가 지휘관인 필자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뿐만 아니라 장비들을 다루는데도 평소답지 않게 거친 소음이 자주 발생하여 수검을 받는 지휘관으로써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당황하게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훈련이 종료되고 점검관들의 강평이 시작되자, 예상했던대로 몇가지의 지적을 받아 그다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마무리 되었다.
점검관들이 모두 돌아가고 훈련장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병사들은 물론이고 중간 간부들까지 모두 지휘관인 필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음을 어둠속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평소답지 않은 훈련 태도에 마음이 상할대로 상한 필자는 병사들을 모두 데리고 훈련장 가운데 흐르는 개울가로 갔다. 물론 개울의 물 깊이는 종아리에서 깊은 곳은 허리쯤 닿은 곳이었는데, 필자를 포함한 전원이 팬티바람에 물속으로 들어갔다.
11월의 개울물은 만만치 않도록 차가웠다. 처음에는 진저리를 치던 병사들이 일단 물속에 잠기고 나니 추위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오리걸음을 한다. “정신일도 하사불성, 꽥꽥!꽥꽥!…” 구호를 외치며 개울물을 거술러 어둠속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자신들이 훈련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각성할 때까지 물오리 걸음은 10여분간 이상을 계속되었다.
100명의 부대원들과 함께 물속에서 오리걸음을 하던 필자는 그 순간도 ‘초지일관’ 을 머릿속에 각인하며 혹, 감기는 걸리지 않을까? 깊은 우려를 했지만 모두가 거뜬하게 그 순간을 넘기고 있었다. “아~ 젊음이 참으로 좋긴 좋구나!”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젊음은 11월의 물오리떼가 어둠속에서 단체로 낄낄 거리는 에피소드를 남겨 두고두고 회자(回刺)되었다. 얼음짱같이 추운 물속에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부대원들을 물 밖으로 내 놓고 보니 뽀얀 김이 무러무럭 하늘로 오른다.
그 순간 구름에 숨어 있던 달이 빼꼼이 얼굴을 내밀어 웃음기 가득한 그 친구들을 비추어 주고 있었다.
지금은 오십대 중반을 구비구비 넘기면서 이 사회 어딘가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 젊은 날의 내 전우들이여…참으로 그립구나.
‘초지일관’은 내 젊은 날의 좌우명이었다.
나이가 들면 몸이 점차 약화된다. 한의학에서는 입이 얼마나 마르는지, 소변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를 통해 노화의 징후를 살핀다. 이외 노안이 오고, 새벽잠이 없어지고, 주름, 흰머리, 검버섯 등이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들 가운데 입이 마르고 소변이 잦은 상태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변강쇠가 오줌발이 센 이유는 방광에 소변을 오래 많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다면 오줌발이 셀 수가 없다. 양방에서는 소변이 잦으면 전립선이 비대해졌다고 표현한다. 전립선은 날렵해야 한다. 비대하면 기능이 떨어진다.
방광 속에는 오줌을 저장하는 물탱크가 있다. 이 물탱크의 수도꼭지를 열면 소변이 나온다. 그런데 아랫배, 단전의 힘이 약해지면 수도꼭지가 헐거워지고 방광막의 탄력이 떨어진다. 방광막의 탄력이 떨어지면 물탱크에 소변이 얼마 차지 않았는데도 소변이 새어나가거나 참기 힘들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이때는 오줌발도 당연히 약하다. 반대로 단전의 힘이 강하면 수도꼭지가 단단하게 잠겨 있고 방광막의 탄력이 좋다. 물탱크에 오줌도 많이 저장할 수 있어 오줌발이 강하다.
나이가 들면서 입이 잘 마르는 증상은 방광과 관련이 있다. 소변으로 진액이 새어나가 버려 입까지 올라와야 할 진액이 부족해 입이 마르는 것이다. 또 입이 마르면 소화력도 떨어진다. 소화는 입에서는 침의 작용, 위에서는 위산의 작용, 십이지장에서는 담즙과 췌장의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입이 자꾸 마른다는 것은 소화력도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입에 침이 많은 사람은 소화도 잘된다! 그러므로 시니어들은 방광을 잘 관리해줘야 한다.
오장에서는 폐와 콩팥이 소변과 관련이 있는데 폐가 특히 중요하다. 폐와 방광은 형제 같은 존재다. 인간의 몸에서는 열이 발생하는 데, 건강을 위해서는 이 열을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병(病)의 원인 중 하나가 열[丙, 火]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폐는 공랭식으로 방광은 수냉식으로 열을 내린다. 방광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폐 기능을 강화하면 방광은 여유를 찾는다.
그리고 흉식호흡이든 복식호흡이든 호흡이 깊어지면 복부의 코어(core) 근육이 단단해진다. 코어 근육은 척추를 바르게 할 뿐 아니라 방광막, 괄약근에도 힘을 준다. 폐호흡이 좋아지면 소변이 잦고 참지 못하는 증상도 호전된다. 단전호흡을 할 때 혀를 입천장에 대면 침이 고이는데, 이는 몸의 진액을 잘 갈무리해서 침-소변 기능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소나무에 등을 부딪치면 척추와 폐를 자극해 호흡을 좋게 한다. 허리와 어깨를 펴고 코로 적당히 들이쉬고, 입으로 많이 내쉬는 호흡도 폐와 방광을 좋게 해준다. 요가, 단전호흡을 하면 더욱 좋다.
콩팥 또는 단전도 방광과 관련이 많다. 정력 좋은 사람은 오줌발도 강하다. 콩팥, 단전이 약해지면 소변이 약해지고 자주 보게 되므로 이럴 때는 성생활을 주의해야 하며 아랫배에 핫팩을 하거나 뜸을 떠주면 좋다. 관원이나 곡골이라는 혈자리에 직구를 뜨면 소변을 참지 못하는 증상에 좋다.
에는 다음 4가지의 음식이 방광 속 물탱크의 수도꼭지를 단단하게 잠가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첫째, 약간 시큼한 음식이다. 시큼한 맛은 끝 맛이 달면서 입에 침이 고이는 맛이다. 오미자, 남자에게 좋은 산수유, 요강을 뒤집을 정도로 오줌발이 강해진다는 복분자, 무릎을 튼튼하게 해주는 쇠무릎 등은 시큼한 맛으로 방광 속 물탱크의 수도꼭지를 단단하게 잠가준다. 음식에 간을 할 때 흑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유산균도 좋다. 여름철에 먹는 보신탕은 개고기와 부추가 궁합을 자랑하는데, 둘 다 약간 시큼한 맛으로 단전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을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둘째, 후끈한 맛을 내는 음식이다. 후끈한 맛은 아랫배와 단전을 따뜻하게 해준다. 단전의 양기가 강해지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수도꼭지를 단단하게 잠글 수 있다. 부추의 씨앗은 소변이 잦거나 밤에 자기도 모르게 이불에 소변을 보는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생마늘을 먹으면 맵고 속이 아리지만, 군마늘을 먹으면 아랫배의 단전이 따뜻해진다. 보신탕 역시 먹고 나면 몸이 후끈해진다. 속이 차갑고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좋다.
셋째, 견과류다. 호두, 연자육, 은행, 잣, 밤 등 딱딱한 견과류는 구멍을 단단하게 틀어막는 효과가 있는데 겨울에 땀구멍을 막아 추위를 이기게 해준다. 그래서 정월에 부럼을 먹는다. 방광 속 물탱크의 수도꼭지도 틀어막아줘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단 견과류를 먹을 때는 먹기 직전에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의 지질이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될 경우 산화되어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곡식 중에서는 좁쌀이 견과류와 같은 효과가 있다.
넷째, 쫄깃쫄깃한 음식이다. 에서는 돼지 오줌보를 추천한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돼지 오줌보에 바람을 넣어 축구를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돼지 오줌보는 워낙 탄력이 좋아 축구공처럼 발로 차도 잘 터지지 않는다. 탱탱한 돼지 방광막은 허약해진 방광막을 탱탱하게 해준다. 양이나 염소의 오줌보도 좋다. 쫄깃쫄깃한 닭똥집과 닭 내장도 잦은 소변에 도움이 된다. 탄력성이 좋은 양, 염소, 돼지의 밥통(위)도 좋다. 이것들은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식품이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여섯 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트 등 총 15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종목도 있다.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비인기 종목이 많다. 그래도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대회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동계올림픽 경기종목을 살펴보고자 한다.
1년 내내 얼음으로 덮인 곳이 있다. 바로 아이스링크장이다. 직사각형의 얼음판에 6명의 중무장한 선수들이 입장한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선수들의 얼굴에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영하 9도의 실내온도도 그들의 땀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스케이트 날에 빙판이 갈리는 소리와 선수들끼리 부딪치는 소리는 듣고만 있어도 짜릿함이 느껴진다. 아이스하키는 거칠고 빠르다. 그리고 중독적이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아이스하키의 매력, 지금부터 알아보자.
지루할 틈 없는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만큼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 비결은 제한 없는 선수 교체. 선수들은 경기 중에 자유롭게 경기장과 벤치를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을 구성하는 25명은 3명의 골키퍼, 14명의 공격수, 8명의 수비수로 이루어져 있다. 주로 골키퍼를 제외한 5명의 선수(공격수+수비수)가 한 라인을 구성하며 4라인까지 짝을 맞춰 연습을 한다. 그 이유는 교체 시 선수 한 명 한 명이 아닌 라인으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함께 끊임없는 스피드를 관중에게 제공한다.
또 다른 비결은 경기를 중단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구기 종목은 경기장에 라인이 그려져 있고 그 선을 넘으면 공격권의 방향이 바뀌지만 아이스하키는 그렇지 않다. 경기장 주위로 동그랗게 벽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그 벽을 이용해 패스하기도 하고 몸싸움을 펼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기 방식을 아이스하키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경기 중 화끈한 주먹다짐도 가능
아이스하키는 거친 종목으로도 유명하다. 경기 중에 선수들은 상대편으로부터 퍽을 뺏기 위해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를 바디체크(body check)라고 하는데 어깨 위나 무릎 아래를 때리는 것은 반칙으로 간주한다. 정당한 바디체크도 많지만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반칙도 있다. 스틱으로 보호대가 없는 부분을 때린다거나 발을 걸어 넘어뜨리거나 하는 행위는 선수 간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이처럼 흥분이 극도로 치닫는 순간 등장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인포서(Enforcer)라 불리는 존재다. 인포서는 팀을 대표하는 싸움꾼이다. 어떤 스포츠 종목을 찾아봐도 선수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지만, 아이스하키 경기에선 종종 볼 수 있다. 싸움이 일어나도 심판은 말리지 않는다. 관중도 이런 장면을 아이스하키 문화로 존중한다. 인포서의 싸움은 위험요소가 많은 경기장 안에서 양 팀의 감정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격렬한 몸싸움과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 때문에 선수들은 보호장비를 필수로 착용하는데, 그 종류와 무게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헬멧, 몸통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하키팬츠(하체 보호대), 정강이 보호대, 낭심 보호대, 목 보호대, 마우스가드 등 가릴 수 있는 부분은 다 가린다. 그래도 매년 최악의 부상을 모아둔 영상이 따로 생길 만큼 다치는 선수는 여전히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인 NHL선수 파스칼 두퓌는 경기 중에 일어난 몸싸움으로 이를 다쳤다. 놀랍게도 그 선수는 흔들리는 이를 손으로 뽑아버리더니 계속해서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 선수가 유난히 강적이어서 그랬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앞니가 없는 선수들이 꽤 있다. 마치 치아가 부러지는 건 아이스하키 선수에게는 당연한 훈장 같은 걸로 여겨지는 듯하다.
한국 아이스하키, 올림픽 첫 데뷔
미국에선 미식축구, 농구, 야구와 함께 4대 프로 스포츠로, 캐나다에선 국민 스포츠로 통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스하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인기 종목으로 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우리나라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2017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에서 조 2위를 확정지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16개국이 자리한 톱 디비전으로 승격했다. 그리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 개최국 자격으로 첫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같은 조로 편성된 우리나라(21위)는 다시 한 번 빙상의 기적을 노리고 있다. NHL 선수들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올림픽에서 최고의 하키 선수들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1승이라도 더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빙상의 기적이 이번 평창에서도 재현될 수 있길 바란다.
박우상(33·한라) “한국 대표팀으로 뛰고 있는 에릭 리건 선수가 상대편과 싸움을 하다 스케이트 날에 손가락이 잘렸어요. 다행히 봉합수술이 잘돼서 괜찮다고 하네요. 경기 중에 찢어지거나 코피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요. 이런 일이 흔한 만큼 아이스하키는 격한 스포츠예요. 그만큼 매력도 철철 넘치죠!”
신상우(31·한라) “올림픽이라는 큰 축제에 우리가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에요.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께 ‘아 이런 게 아이스하키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필자가 운영하는 서울시 50플러스 센터의 댄스 교실은 개설한지 1년이 지났다. 댄스스포츠 종목 중에 그간 자이브, 차차차, 룸바를 가르쳤고 이제 차차차 중급 과정에 돌입했다. 그간 거의 빠짐없이 강의를 했고 등록회원 수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가끔 공연 등 요청이 들어오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며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한 커플이 되어 추는 춤인데 남자 회원이 귀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남자 회원이 오더라도 여성회원이 다수인 분위기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동안은 필자 혼자 여성 회원들을 일일이 잡아주며 춤을 가르쳤다, 그러면 필자도 너무 힘들고 필자가 없으면 여성회원들은 춤을 못 추는 신세가 된다. 어쩌다 남자 회원들을 여성 회원들과 홀드해서 같이 춤을 추라고 하면 제대로 안 된다. 그래서 남자를 “선생님”과 “일반인”으로 구분한다.
초기부터 이런 실정을 알고 여성들을 반분하여 남자 역할, 여자 역할을 하라고 했으나 모두 반대했다. 어디 가서 춤을 추려면 남자랑 춰야하는데 남자 춤을 추면 그런 기회가 와도 춤을 못 춘다는 것이었다. 여자 춤도 제대로 안 되는데 남자 스텝까지 하려면 헷갈려서 안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고참들이 스스로 남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초보자들이 새로 들어오면 그전에는 필자가 따로 가르치려다 보니 고참들이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학기 중에는 초급자들을 받지 말라는 항의도 있었다. 그러나 기간을 정해 놓고 회원을 받으면 모처럼 마음먹고 온 사람을 놓치는 경우를 자주 봐 왔기 때문에 무조건 받아들였다. 이제는 고참들이 알아서 초급자들을 잡고 춤을 춰주니 한결 수월하다.
원래 댄스 계에는 남자가 귀하다. 여자들은 원래 춤에 대한 유전자를 타고 나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고무줄놀이 등을 하며 리듬과 박자 감을 익힌다. 학창시절에 무용 시간이 있는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남자들은 어릴 때 놀이부터 학창시절에도 운동장에 축구 공 하나 던져 놓고 그냥 공차고 논 기억 밖에 없으니 춤이 낯설 수밖에 없다. 군대 시절 그 쉬운 4분의 4박자 군가에 발 맞춰 행군하는 것도 제대로 못해 얻어맞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나이 들어 처음 보는 여자들과 붙잡고 춤을 추라니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잘 할 수 없어서 버벅대고 있으면 여자들이 한 마디 한다. 그게 상처가 되어 못 나서게 된다.
지난 6월 서울시장 배 댄스 대회에 가보니 댄스 계에는 남자가 귀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댄스 대회에 여-여 커플 부분도 생겼다. 파트너를 못 하니 싱글 부문도 생겼다. 마치 파트너와 같이 추는 양 혼자 스텝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싱글 부문에는 여자는 출전선수가 20명인데 남자는 단 한 명이 출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어린 나이부터 남자가 모자라는 것이다. 이것은 남자들은 댄스가 장래 직업이 되어야하는데 남자가 댄스를 직업으로 하여 살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입문을 꺼리는 것이다.
얼마 전 패키지 해외 여행단의 일원으로 여행 중에 댄스 레슨을 한 적이 있다. 호텔이 한적한 시골이고 밖에 나가봐야 볼 것도 없었기 때문에 호텔 강당을 빌려 댄스 레슨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대부분 부부 동반이라 댄스스포츠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댄스를 하겠다고 온 사람들은 여자들뿐이었다. 남자들은 춤에 관한한 용기가 없다. 남자들에게 불참 이유를 물어보니 춤도 춤이지만, 어떻게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들과 같이 춤을 출 수 있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엄마와 딸 사이는 참 신기하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함께 의지하고 걸어가는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해답 없는 갈등 속에서 헤매기도 한다.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치유받기도 한다. 딸이 고집불통이라고 생각하는 엄마와 엄마는 잔소리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하는 딸. 과연 세대 차이일까? 대화의 부재일까? 엄마 박현주(54)씨와 딸 김정윤(24)씨를 만나 속 얘기를 들어봤다.
진로갈등 “운동할래요” vs “공부해라”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김정윤씨는 라크로스 국가대표이자 럭비 국가대표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 생활체육 복싱 50kg 이하급에서 우승했을 정도로 타고난 스포츠인이다. 하지만 그가 체육학과에 진학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엄마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어요. 하는 운동마다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만큼 잘하기도 했죠. 육상이면 육상. 축구면 축구. 하지만 운동하고 싶다고 말하면 돌아오는 엄마의 대답은 ‘안 돼!’ 딱 그 말뿐이었어요. 저는 운동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잘라서 말씀하시니깐 제 입장에선 많이 서운했죠.”
김정윤씨는 자기가 원하는 걸 못하게 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의 답변은 그가 운동을 포기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운동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공부도 어느 정도 하는 애가 어느 날 갑자기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니까… 아쉬운 마음에 하지 말라고 했죠.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공부하며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는 운동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스포츠인으로 살아갈 딸의 불투명한 미래와 현실이 걱정이 됐다. 엘리트 선수가 된다 해도 그 과정까지의 육체적인 고통을 딸이 겪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끝까지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엄마는 딸을 학원에 보내며 마음을 돌려보려 했다.
“여러 학원을 다니면 지칠 법도 한데 그 일정 속에서도 운동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수학학원 다니니까 검도 보내줘’ 하는 식으로 제게 딜을 해왔어요. 그때마다 허락하면서 ‘아 정윤이는 정말 운동을 해야 되나보다’ 했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딸이 체고를 가고 싶다고 했을 땐 무시했어요. 못 들은 척하고…. 그러다 보니 사이가 엄청 안 좋아지더라고요.”
로스쿨 학생인 첫째와 외고를 다니는 셋째, 그 사이에서 운동을 좋아하는 둘째 김정윤씨. 부모 입장에선 그런 딸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둘째의 부담도 컸으리라. 가장 의지하고 싶었던 존재인 부모에게 지지를 받지 못한 딸과 끝까지 운동은 시키고 싶지 않았던 엄마.
“저의 심한 반대에 체육을 하고 싶다는 말을 못해서 정윤이가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성적이 떨어지면 ‘나를 포기하겠지’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 성적까지 떨어지니 상황은 더 나빠졌죠. 눈만 마주쳤다 하면 싸움판이었어요. 전쟁터가 따로 없었죠.”
딸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운동을 더 좋아했다. 그의 체대 진학에 대한 목표는 뚜렷했고 엄마조차 그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왜 부모님은 운동을 한다면 무조건 땀 흘리고 고생하고 힘든 이미지로만 보는 걸까요? 체육학과를 간다고 해서 모두가 운동선수가 되는 건 아니에요. 체육도 하나의 교육과목이자 지식인데. 그 지식으로 뻗어갈 수 있는 건 한계가 없죠. 노인체육, 스포츠마케팅, 스포츠의학, 선수에이전트, 스포츠기자 등 졸업 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무궁무진한데요. 엄마의 경험으로만 바라보는 시선과 잣대는 불편해요. 저는 제 인생을 살고 싶은걸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직업으로도 삼을 수 있다면 정말 매력적인 삶이 될 거예요.”
결국 체대에 들어간 김정윤씨는 물 만난 물고기마냥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라크로스는 시작한 지 1년 만에 국가대표가 됐고, 럭비는 친구 따라 갔다 감독님 눈에 띄어 국가대표가 됐다. 그때마다 김정윤씨는 자기도 모르게 서프라이즈 이벤트꾼이 됐다.
“귀가하더니 언제부터 언제까지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거예요. 왜냐고 물으면 글쎄 럭비 국가대표가 됐다고 합숙을 가야 한다고 그제야 말하는 거 있죠? 그리고 또 다른 날은 트로피를 턱턱 가지고 와요. 이건 또 뭔가… 해서 보면 ‘라크로스 최우수 선수상’ 이렇게 씌어 있어요. 딸이 도대체 어디를 갔다 오는 건지, 뭘 하고 다니는 건지. 볼 때마다 놀랍기도 하고 무서워요(웃음).”
하루아침에 딸은 국가대표가 됐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엄마는 내심 섭섭하다. 비록 딸 앞에서는 투덜대지만 친구들 앞에선 딸 자랑을 늘어놓기 바쁘다. 모든 엄마처럼 말이다.
“제가 운동하는 걸 싫어하시니까 이제는 ‘뭐 한다, 어디 간다’ 말 안 하고 다녀와요. 좋은 소리 못 들으니까요. 결과가 좋을 때만 말하는 편이에요. 안 그래도 운동 싫어하시는데 결과까지 나쁘면 더 싫어하실 것 아니에요(웃음). ”
요즘 엄마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라크로스에 이어 럭비와 복싱을 시작한 딸이 혹여나 다치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럭비가 제일 걱정이죠.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렸어요.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요. 자기는 포지션이 윙인지 윈인지… 다칠 위험이 적다고는 하는데 걱정되는 건 매한가지죠.”
“윙이라고! 윙! 말해줘도 모르니 내가 말을 안 하지.”
“복싱을 한다고 했을 땐 정윤이 아빠도 반대를 많이 했어요. ‘음침한 곳에서 혼자 샌드백 뚜들기고 있고… 난 너무 싫어’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직접 가보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그때 다시 생각해봐요’ 하고 우선 설득했죠. 복싱장에 가보니 저희가 생각한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물론 스파링은 안 했으면 하지만…. 딸은 꼭 제가 우려하는 건 다 하더라고요. 이왕 좋아해서 하는 운동 다치지나 않으면 좋겠어요.”
취업갈등 “사업할래요” vs “취업해야지”
김정윤씨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체육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요즘 체육관이 많이 생기고 있잖아요. 운동이 좋아서 왔는데 재미는 없고, 힘들고. 그래서 다시 떠나는 사람들도 많죠. 운동을 배우고 싶어서 온 사람, 그 열정을 끌어올려서 더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체육관을 여는 게 제 꿈이에요.”
이제는 사업이라니! 오늘도 엄마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어른들은 뻥쟁이다. ‘내가 20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으로 시작해 ‘경험할 수 있는 거 다 해봐. 그때 아니면 못해!’라고 말하며 청춘에게 도전과 희망의 메세지를 던진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자식이 그러겠다고 하면 반대한다. 참 묘하다.
연예갈등 “하고 싶을 때 하는 것” vs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
연애갈등은 연인끼리만 겪는 일이 아니다. 엄마는 도통 딸의 연애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소개팅 자리도 마련해봤지만 딸 김정윤씨는 관심이 없다.
“연애는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어요. 엄마는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의 우선순위는 연애가 아니라 운동인걸요.”
모녀관계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데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도 내일도, 또 다른 갈등은 끊임없이 생겨나겠지만 이 또한 모녀 사이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해본다.
자동심장충격기(AED) 제조전문기업 라디안이 자사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해 위급한 환자를 살린 김포우리병원 원무주임 신호철씨에게 '하트가디언상‘을 수여했다.
라디안은 2015년부터 ‘이 시대의 영웅’에게 하트가디언상을 시상하며 ‘소중한 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김포시에 위치한 통진 고등학교에서 박모(54)씨가 축구 경기 후 쉬고 있다 급성 심정지가 발생했다. 행사주최 측으로 참석한 신호철씨가 CPR(심폐소생술)을 실시 후 학교 로비에 설치 되어있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의 생명을 살려냈다.
박모씨는 의식과 호흡이 돌아왔고, 현재 인근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라디안의 김범기 대표는 "자사 제품으로 2017년 두 번째로 고귀한 생명을 살린 이 시대의 영웅에게 하트가디언상을 수여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며 "라디안이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가 이익만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가치에 더 중점을 두고 더 나은 기술과 연구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심장충격기는 위급 상황 시 전원을 켜고, 음성의 지시에 따라 충격버튼을 눌러 1차례 또는 2차례 이상 실시하면 된다.
인간이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은 기본이고, 건강한 먹거리도 필수다. 하지만 인간답게 살려면 자기 적성에 맞고 나아가 자아실현을 위한 일거리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도 일자리 찾기가 어려운 사회에서 이미 정년을 마친, 시쳇말로 한물간 나이 든 사람에게 좋은 일자리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그것도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직장은 마치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들이 기피하는 변두리 지역 또는 교통이 불편한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게 된다. 채용만 해준다면 동해의 외딴섬 독도도 좋고 최남단 마라도도 얼씨구 절씨구다. 아내와는 자연스럽게 주말부부가 된다.
아내 없이 혼자 지내다 보면 불편한 점이 많다. 첫 번째는 식사 준비와 설거지다. 그동안 해보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대선에 출마한 모 후보는 설거지가 여자 몫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사과까지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60세가 넘는 나이 든 사람들은 밥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는 것은 당연히 여자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필자도 자랄 때 부모로부터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고추(?)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요리학원에 등록해 몇 가지 뚝딱 반찬 만드는 법을 배웠다. 남자 혼자 해먹는 밥이 오죽하겠냐마는 아내가 준비해준 반찬과 국거리에 적당히 가미해 식사를 해결한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속담이 있기는 하지만 평소 다져온 건강과 아무거나 잘 먹는 타고난 식성에 금방 해먹는 밥맛이 조화를 이루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
두 번째는 외로움이다. 말할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할 일이다.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을 독방에 가두는 것만 봐도 외로움은 형벌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술, 혼밥이라는 말이 생겨나는 세상이지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다. 애완동물이라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이다. 혼자 TV를 보면 재미가 없다. 예전에도 권투나 축구 등 전 국민이 열광하는 스포츠 중계가 있는 날에는 대형 TV가 있는 다방 문 앞에 몇 시에 중계방송이 있으니 오라는 광고 안내문이 나붙었다. 하지만 이제 혼자 있을 때가 점점 많아지는 세상이다. 고독력을 키워야 할 정도다. 혼자 전자책이라도 읽으며 인터넷 바둑을 두기도 한다. 독서와 글쓰기는 외로움을 이길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다. 인간의 능력은 개발할수록 무궁무진하다. 혼자 있을 때 연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
세 번째는 밤새 안녕이다. 직원 중 한 사람이 출근을 하지 않아 숙소로 찾아가 봤더니 죽어 있었다. 자신의 긴급한 상황을 알리려고 전화기 줄을 잡아 끌었던 흔적을 보고 안타까웠다. 옆에 누가 있었다면 살아 있었을 사람이다. 건강 상식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대사증후군 예방은 기본이고 운동과 섭생에 유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마음의 통을 키워야 한다.
네 번째는 방종이다. 혼자 있으면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로움은 있다. 하지만 넘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술이나 오락 또는 불륜에 빠지기도 한다. 필자는 지방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어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이 없는 곳에서도 잘 찾아보면 주민센터와 특별 단체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끝없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목표가 뚜렷하고 건실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면 샛길로 빠질 틈이 없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혼자 객지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필자는 테니스를 좋아해서 새벽 테니스를 하면서 일과를 시작한다. 테니스 할 곳을 못 찾으면 헬스클럽에 등록해서 건강을 다진다. 아침 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린 후 샤워를 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지방의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하는 것도 좋다. 지역의 고적지 탐방도 해볼 만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편하게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없다. 나이를 먹어도 일거리가 있고 그 일에서 존재의 가치를 느낀다면 주말부부로 지내는 불편함은 걸림돌이 될 수 없다.
색다른 분위기를 자랑하는 상점이 많기로 유명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평일 점심시간이었지만 가로수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듣던 대로 각양각색의 개성들이 넘치는 상점들이 즐비했다. 그중 ‘한복 팝니다’라는 네온사인이 기자 눈에 들어왔다. 유리창 너머로 갓을 쓰고 곰방대를 문 흑인 모델 사진이 보였다. 외국인과 곰방대 그리고 한복과의 조화라니. 이곳의 이름은 ‘ㄹ(리을)’, 전통 한복이 아닌 ‘네오(NEO, 새롭다는 뜻) 한복’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21세기 한복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
“저희는 대학교 선후배도,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에요. 예전에 다른 사업으로 팀이 꾸려졌는데 그때 알게 된 분이 유지연씨예요. 아쉽게도 그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팀은 해체됐지만, 이후 ‘ㄹ’을 기획하게 되면서 다시 연락하게 됐어요.”
‘ㄹ’은 김종원(25)·유지연(27)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세 때부터 사업을 시작한 5년 차 CEO, 패션을 전공한 유 대표는 ‘ㄹ’을 위해 다니던 교복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다른 누구와 함께 뜻을 맞추고 공동으로 작업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유 대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사업가 중에선 혼자 일하는 걸 편해하는 사람이 많아요.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유 대표랑 일하면서 느낀 건 ‘정말 잘 맞는다’는 거예요. 말하지 않아도 잘 통하는 그런?(웃음)”
두 대표가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는 ‘ㄹ’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한글과 한복을 세계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매장을 열기까지 순탄치 않은 일들이 많았다.
“처음엔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사업하지 말고 공무원 준비를 하라면서요.”
어느 날 갑자기 자식이 잘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김 대표의 부모 같은 마음일 것이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걱정은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능력껏 준비했죠. 저희 브랜드 취지에 공감해주신 분들이 투자를 해주시는 덕분에 자본금 0원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들의 독특한 아이디어에 매료된 것일까. 매장을 연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스타일리스트 사이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 명성에 힙입어 벌써 10곳 넘게 협찬 의뢰가 들어왔고, 얼마 전에는 가수 솔비의 뮤직비디오 촬영 의상을 협찬하는 등 꽃길을 걷고 있다.
문득 왜 브랜드 이름을 ‘ㄹ(리을)’로 정했는지 궁금해졌다. 만약 자음을 고집했다면 ‘ㄹ’이 아닌 다른 글자를 선택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기억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ㄱ(기역)’을 쓸 수도 있고 사람 인(人)을 닮은 ‘ㅅ(시옷)’을 고민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브랜드 이름으로 외국인에게 한글을 알리는 동시에 ‘ㄹ’이라는 브랜드는 한복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알리고 싶었어요. 해외에 나가서 외국인과 대화하다 보면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아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하지만 아직 외국인한테 ‘ㄹ’을 보여주면 숫자 ‘2’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외국인이 저희 매장을 들르거나 브랜드가 유명해진다면 다음부터는 2가 아닌 한글 ‘ㄹ(리을)’로 봐주시겠죠.”
한복의 변신은 무죄
이제 한복은 한국인도 잘 입지 않는, 실용적이지 못한, 옛날 옷이 되었다. 최근 서울시에서 ‘일상 속에서 한복 입기’ 장려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경복궁이나 인사동 주변으로 대여를 해주는 매장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을 뿐이다. 참 씁쓸한 풍경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외국인 친구가 한복을 대여해 입어보더니 ‘예쁜데 실생활에서 입기엔 불편해. 너희도 불편해서 안 입는 거 아니야?’라고 물어보더라고요. 현대인들에게 19세기 옷을 겨우 알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저 체험에 불과한 일이 되어버린 거죠. ‘우리나라 사람들도 불편해서 안 입는데 과연 외국인이 한복이 예쁘다고 살까? 그리고 입고 다니기는 할까?’ 이런 질문을 해보고 트렌드에 맞춘 한복이 필요하다는 답을 찾았죠. 최종적으로 저희가 선택한 건 한복의 원단을 선택해 옷을 만들자는 거였어요.”
실제로 매장 안에서 본 그들의 옷은 놀랍게도 모두 한복 원단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심지어 청재킷인 줄 알고 만져봤던 옷 또한 말이다.
“만져보시면 아시겠지만, 한복 원단이에요. 자수도 직접 디자인하고 있고요!”
자신 있게 말하는 유 대표의 목소리에서 ‘ㄹ’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저희가 디자인한 정장의 경우 두루마기처럼 겉옷을 만들 때 사용하는 양단을 사용했고, 미니스커트는 옛날 속치마나 치마 안감으로 사용한 깨끼원단으로 제작했어요. 이렇게 서양 옷 패턴에 한복 원단을 사용함으로써 동양과 서양 문화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네오 한복’이 탄생되는 거죠.”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돌아온 답변은 다소 의외였다. 왜냐하면, 그들이 만드는 한복은 한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의식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에 있어서 신경 쓰는 부분은 없어요. 저희는 옷의 패턴에 그냥 한복 원단을 사용할 뿐이거든요. 원단을 보다가 ‘아, 이 색의 원단으로는 반바지를 만들면 예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반바지를 만드는 식으로요. 물론 처음 딱 보면 한복으로서는 약간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죠. 근데 그거 아세요? 김치도 처음엔 백김치였는데 고춧가루가 들어오면서 지금 우리가 먹는 빨간 김치가 됐죠. 한복의 이미지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을 알리는 국가대표 ‘ㄹ’이 되고 싶다
수입이 생기면 돈에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ㄹ’의 대표는 달랐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에요(웃음). 저희는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한국을 알리는 브랜드가 되자고 했거든요. 사실 지금 인기를 끌면서 수입이 생기다 보니 어떤 디자인으로 똑같이 대량생산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우리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맞춤제작 옷을 많이 만들기로 다짐했어요. 돈 때문에 브랜드의 목적을 잃고 싶지는 않아요.”
이들의 초심을 최근에 다시 한 번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ㄹ’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한 혼혈인 학생이 감사 인사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 학생은 혼혈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친구가 ‘ㄹ’의 옷을 보더니 “너희 나라 옷이냐?”고 물어보면서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줬다는 내용이었다.
“뿌듯했죠. 우리가 만든 브랜드로 인해 관심을 받고 또 한복을 알린 거니까요.”
김 대표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저는 원래 검도를 했었는데 국가대표가 되지는 못했어요.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축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 종목에 출전하는 것도 국가대표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국가대표의 의미는 조금 더 넓어요.”
김 대표는 20대 초반에 국가에서 지원금을 받아 해외에 많이 다녀왔다고 한다. 이런 활동도 국가대표라고 생각하는 그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 국가대표로서 해외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ㄹ’ 브랜드의 한복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해외에서 유명인사나 높은 분들을 만나면 ‘내가 국가대표로 이 자리에 왔는데 한국을 알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한 적이 엄청 많아요. 그래서 한국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 사연을 받아 ‘ㄹ’의 옷을 선물하고 싶어요. 그분들 한 분 한 분이 특별한 국가대표가 되길 희망하면서요.”
한 언론사에서 대선주자들의 토론회가 있을 때마다 후보자별 점수와 한 줄 평을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어차피 온 국민의 관심사이고 필자도 TV를 시청할 것이니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 어떤 후보를 찍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입장에서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토론회를 지켜봤다.
매번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보고 나면 각 후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제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림픽 경기나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시간을 정해놓고 우열을 가리는 종목이 많다. 점수를 많이 딴 사람은 그대로 시간만 가면 이기게 되어 있는 것이다. 태권도, 레슬링, 복싱이 그렇고 펜싱과 각종 구기 종목 등이 그렇다. 축구 경기에서 중동 국가 팀들이 침대 축구를 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도 시간제한을 이용하는 작전이다.
이번 대선주자들의 토론회에서도 후보 5명이 나와 중구난방식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자신은 방어하려고 했다. 그러나 시간제한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듯했다. 여론조사 1위 후보는 시간이 그대로 흘러가면 이기게 되어 있다. 당연히 공격 대상은 1위 후보여야 하는데 2위 이하 후보들이 서로 치고받으며 시간을 낭비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3위 이하의 후보들은 지지율이 10%도 안 된다. 이 상황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애초에 이런 시간 낭비를 없애려면 1, 2위 후보만 붙여 놓고 토론을 벌이도록 해야 하는데 선거관리위원회법상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어 있단다. 그래서 5명의 후보 모두가 매번 나오는 것이다. 물론 후보자들끼리 합의하면 민영방송에서는 지지율 10% 이하의 후보자들은 배제하고 양강구도에서 끝장토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1위 후보가 이를 수용할 리 없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은 자기편인데 굳이 그런 위험부담을 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 하위권 후보자들이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여론조사 결과는 요지부동이었다. 직장에서 일 잘하는 것과 승진 결과가 다른 것과 비슷한 일이다. 이럴 때 2위 이하 후보들끼리 서로 물고 뜯으며 시간 낭비를 하면 손해다. 선거에서 승리를 못해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그렇게 하는 거라면 몰라도 말이다. 물론 1위 후보는 그냥 느긋하게 시간의 흐름을 즐기면 된다.
물론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여론조사 하위권 후보들의 입담이 양념처럼 즐겁다. 오히려 톡톡 튀는 화법이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재미가 좀 더 있으려면 2위 후보가 분전해야 한다. 그러나 토론회가 거듭될수록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전략의 미스인 셈이다. 시간은 1위 후보의 편이다. 모두 머리 좋고 쟁쟁한 보좌진들을 데리고 있는데 당연하다. 그런데도 후보들이 시간제한의 룰을 아직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승패를 좌우하는 시간의 룰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대선주자들이 토론회를 통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
인간은 누구나 노화라는 신체의 변화를 겪는다. 어떤 노화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나타나고, 어떤 변화는 갱년기라는 이름으로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다가온다. 이런 변화 속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몸이다. 땀이 많던 10년 전, 열이 많던 20년 전 몸이 아니다. 먹는 음식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의 기준으로 음식이나 약재를 고르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몸을 살린다는 것이 되레 망치는 원인이 된다고 한의사들은 경고한다. 시니어들이 조심해야 할 음식과 약재를 알아보았다.
도움말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李起熏) 원장
율무
율무는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민간에서는 밥으로 해먹을 정도로 흔하게 먹는 식품이고, 말린 율무를 분말로 만들어 차로 애용하기도 한다. 또한 오랫동안 먹으면 소화기능을 돕는다고도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씨껍질을 제거한 율무의 씨를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하는데, 주로 몸속의 나쁜 수분을 빼는 데 사용한다. 그러나 율무는 찬 성질로 인해 배가 찬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도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일부 사람들은 율무가 머리카락을 나게 하는 발모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율무는 몸속 수분을 빼내는 식품으로 장복하면 오히려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율무 역시 임신부가 복용하면 태아에게 위해를 끼치는 식품 중 하나다
결명자(決明子)
콩과 식물인 결명초의 여문 씨를 말린 것이 결명자다. 차로 우려 마시는 것이 대중화돼서, 티백(tea-bag)이나 음료수 형태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결명의 종자인 결명자는 눈을 맑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결명(決明)이라는 단어에도 눈을 밝게 해준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한의학에서도 안과 질환에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설사를 자주 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 저혈압 환자인 경우는 복용을 금해야 한다.
특히 몸이 찬 시니어가 장복을 하게 되면, 설사를 하거나 체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장기간의 복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이 열이 많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갱년기를 겪으면서 몸이 차가운 체질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시니어들은 몸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
팥
콩과에 속하는 팥은 팥죽, 팥시루떡, 팥빙수 등으로 만들어져 사람들 입을 즐겁게 하는 식품이다. 최근에는 팥을 달인 물을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소개해 파는 경우도 많다. 이 다이어트법은 한 여배우가 붓기를 빼주고 포만감을 준다고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의학에서는 팥을 적소두(赤小豆)라고 칭하는데, 몸속 잉여 수분을 빼내주는 효능이 있어서 부종이 있는 경우나 종기가 생겼을 때 약재로 활용한다.
그러나 체력이 약하고 설사를 많이 하는 사람은 팥의 복용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오랜 기간 팥을 복용하면 정상적인 체액까지 빠져나가 몸이 검어지고 마를 수 있기 때문에, 체력을 증진해야 할 시니어들이 팥을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해롭다.
우슬(牛膝)
비름과 쇠무릎의 뿌리인 우슬은 소의 무릎과 유사하게 생겼다고 해서 ‘쇠무릎’이라고 불린다. 모양만 소의 무릎과 비슷한 게 아니라 실제로 무릎 통증이 있는 경우 우슬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부인과의 어혈증, 즉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가 정체되는 증상에 자주 사용하는 약재다. 그러나 현재 출혈 증상이 있는 사람이 복용할 경우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특히 큰 수술을 앞둔 시니어들은 아예 금하는 것이 좋다. 동맥경화 등의 질환과 관련한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담당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해야 한다.
임신부들은 우슬을 절대로 섭취하면 안 된다. 한의학에서 우슬과 같은 어혈에 효과가 있는 약재가 태아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생리량이 많은 젊은 여성이 복용할 경우에도 과도한 생리량 증가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오가피(五加皮)
두릅나무과의 오갈피나무의 껍질이 오가피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든 자주 볼 수 있는 오가피는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한 업체가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전달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약재. 이후 오가피는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몸값도 상승했다. 오가피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시니어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약재 중 하나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 집집마다 오가피를 복용할 정도로 유행을 탄 적도 있다.
그러나 따뜻한 성질의 오가피가 몸의 수분을 빼내고 열이 오르는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마른 체형 또는 체액 부족으로 인해 피부가 건조한 시니어는 오가피가 그리 도움이 되는 약재가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