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노화라는 신체의 변화를 겪는다. 어떤 노화는 아주 천천히 조금씩 나타나고, 어떤 변화는 갱년기라는 이름으로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다가온다. 이런 변화 속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는 몸이다. 땀이 많던 10년 전, 열이 많던 20년 전 몸이 아니다. 먹는 음식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의 기준으로 음식이나 약재를 고르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몸을 살린다는 것이 되레 망치는 원인이 된다고 한의사들은 경고한다. 시니어들이 조심해야 할 음식과 약재를 알아보았다.
도움말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李起熏) 원장
율무
한의학에서는 씨껍질을 제거한 율무의 씨를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하는데, 주로 몸속의 나쁜 수분을 빼는 데 사용한다. 그러나 율무는 찬 성질로 인해 배가 찬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도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일부 사람들은 율무가 머리카락을 나게 하는 발모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율무는 몸속 수분을 빼내는 식품으로 장복하면 오히려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율무 역시 임신부가 복용하면 태아에게 위해를 끼치는 식품 중 하나다
결명자(決明子)
결명의 종자인 결명자는 눈을 맑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결명(決明)이라는 단어에도 눈을 밝게 해준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한의학에서도 안과 질환에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설사를 자주 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 저혈압 환자인 경우는 복용을 금해야 한다.
특히 몸이 찬 시니어가 장복을 하게 되면, 설사를 하거나 체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장기간의 복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이 열이 많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갱년기를 겪으면서 몸이 차가운 체질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시니어들은 몸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
팥
그러나 체력이 약하고 설사를 많이 하는 사람은 팥의 복용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오랜 기간 팥을 복용하면 정상적인 체액까지 빠져나가 몸이 검어지고 마를 수 있기 때문에, 체력을 증진해야 할 시니어들이 팥을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해롭다.
우슬(牛膝)
임신부들은 우슬을 절대로 섭취하면 안 된다. 한의학에서 우슬과 같은 어혈에 효과가 있는 약재가 태아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생리량이 많은 젊은 여성이 복용할 경우에도 과도한 생리량 증가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오가피(五加皮)
그러나 따뜻한 성질의 오가피가 몸의 수분을 빼내고 열이 오르는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마른 체형 또는 체액 부족으로 인해 피부가 건조한 시니어는 오가피가 그리 도움이 되는 약재가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