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661명, 유럽에서 674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를 진행,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반응 및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유전신경학(Neurology Genetics)’ 온라인판(9월 30일 자)에 게재됐다.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원인 중 약 70%를 차지한다. 신경세포가 감소해 뇌가 위축되는 상태로 나타난다.
박영호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 유전자를 파악하고자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를 확인했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이란 환자군과 정상군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정보를 비교하면서 환자군에서 더 많은 빈도로 나타나는, 즉 질환과 연관성을 가진 유전정보를 찾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우선적으로 해당 분석 방법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22개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후 관련된 유전자들이 혈액에서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 발현량을 총합했다. 이어 이 발현량의 차이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하면서 어떤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지도 분석했다.
연구결과, 정상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유의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에서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유전자가 실제로 환자군에서 더 많이 발현된 것이다.
특히, CD33과 PILRA라고 하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래 우리 몸속의 식세포는 체내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으면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정상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에 대해서도 식세포가 활동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억제시킨다. 하지만 CD33은 이러한 식세포의 면역반응을 어렵게 해 결국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PILRA는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가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우리 신체가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고, 나아가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모든 질병은 환자마다 발병 원인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만큼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유전정보, 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의 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분석하게 된 것”이라고 연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우리나라 환자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 결과는 인종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를 설계하고, 계속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및 발병 기전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울증은 향후 치매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통해 노년기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년기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 19 관련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도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전 생애에 걸친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유옥철 한의사 연구팀은 우울증이 생애주기에 있어 치매 발병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 (IF=2.496)’ 10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3년 표본 코호트 (NHIS-NSC) DB를 사용해 2003년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1824명을 우울증군,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37만4,852명을 대조군으로 선정했다. 이후 두 군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matching)을 진행해 우울증군과 대조군을 각각 1824명으로 보정했으며,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성별과 연령 등 한국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먼저 연구팀은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을 확인했고, 우울증군이 대조군 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의 오즈비(Odds ratio, OR) 값이 2.2배(OR=2.20) 높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오즈비 값이란 집단간 비교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여성 우울증 환자는 남성보다 치매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남성에 비해 약 1.55배(OR=1.55)인데 반해, 여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여성에 비해 약 2.65배(OR=2.65)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우울증이 치매 발병의 위험 인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대는 44세 미만과 45~64세, 65세 이상으로 분류했다. 그 중에서도 중년기(45~64세)에 우울증을 앓을 경우 치매 위험이 가장 컸다. 45~64세의 우울증은 치매 위험이 약 2.72배(OR=2.72) 가장 높았으며 44세 미만의 경우 약 1.88배(OR=1.88), 65세 이상은 약 2.05(OR=2.05)배 높았다. 따라서 위험 요소인 우울증에 대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치매에 대한 합리적인 예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 봤다.
유옥철 한의사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인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치매는 선제적인 예방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이 치매의 위험 인자라는 것을 확인한 만큼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에 집중하는 보건의료정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슬관절 골관절염(무릎관절염) 환자는 296만8567명. 2015년(260만8507명)보다 5년 사이에 36만 여명이나 증가했다. 무릎관절염이란 무릎의 퇴행성 변화 등으로 관절을 둘러싼 연골의 소실과 구조적 변화 등을 동반한 골경화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무릎관절염 환자들에게는 통증과 가동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무릎관절염 환자에게는 운동 치료와 체중 조절 등 보존적 치료가 주로 시행되지만, 심하게 악화될 경우 슬관절 전치환술 등이 실시되기도 한다. 무릎관절염 수술을 받은 환자의 20% 가량은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과 기능 제한을 호소하는 등 부작용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침치료의 경우 무릎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향상시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침치료를 받은 무릎관절염 환자의 수술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무릎관절염 환자가 침치료를 받을 경우 수술률이 줄어들고, 특히 노인이나 여성의 경우 수술률이 약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 (IF=3.9)’ 최신호(9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 데이터베이스(2002~2013년)를 활용해 우리나라 무릎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침치료와 수술률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2004~2010년 무릎관절염 신환자를 연구 대상으로 성별, 나이, 소득수준 및 동반질환지수(CCI)를 활용해 1:3 성향점수 매칭을 실시했다. 그 결과 침군 8605명, 대조군 2만5815명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했다.
연구팀이 침군과 대조군의 수술률을 살펴본 결과 수술률은 각각 0.26%(22명), 0.93%(240명)로 대조군의 수술률이 약 3.5배 높았다. 이를 연령대별로 보아도 모든 연령대에서 침군의 수술률이 대조군 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두 군의 수술률에 대한 위험비(실험군의 위험률을 대조군의 위험률로 나눈 값)도 계산했다. 위험비가 1보다 크면 실험군의 위험도가 대조군보다 높고, 1보다 작다면 실험군의 위험도가 대조군보다 낮다는 의미다. 그 결과 위험비는 0.273(95% 신뢰구간 0.177-0.423)으로 나타났다. 결국 침치료를 받은 무릎관절염 환자의 수술 확률이 70% 가량 감소한 것이다.
위험비를 연령별로 살펴본 결과, 70대의 위험비는 0.202(95% 신뢰구간, 0.094-0.434)로 수술 확률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성별로 보았을 때는 남성의 위험비는 0.500(95% 신뢰구간, 0.224-1.112), 여성은 0.225(95% 신뢰구간, 0.133-0.380)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여성 무릎관절염 환자가 침치료를 받을 경우 남성보다 효과적으로 수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강병구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침치료가 무릎관절염 환자의 수술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고, 특히 노인과 여성에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얻게 됐다”며 “침치료는 무릎관절염 치료에 있어 부작용이 적고, 수술의 위험성을 줄이는 만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콧물 검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치매 환자의 콧물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의 응집체 발현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간단한 콧물시료 검사로 치매환자를 선별하도록 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콧물에 아밀로이드-베타의 응집체 발현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 종단 코호트 연구를 수행하며 콧물 속에 더 높은 응집체 발현을 보인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3년 이내에 인지능력이 나빠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콧물에서 감지되는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의 양에 따라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행의 심각도를 예측할 수 있는 점도 추가로 규명했다.
문제일 교수는 “많은 분이 치매 초기관리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친다”며 “현재 조기선별키트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조기 검사를 받게 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적으로도 사회적 비용을 절감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의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7%가 넘는 약 82만 명이다. 매년 이 질환으로 16조 원의 치매 환자 관리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2050년에는 현재의 약 4배의 치매환자와 8배의 관리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근감소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령자 5명 가운데 1명은 근감소증 수준을 겪고 있다. 또한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에 참여한 국내 70~84세 고령자 2123명(남성 1070명·여성 1053명)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원장원 교수는 “근육량이 줄면 낙상과 골절 위험은 물론 면역력이 약해지고 신체기능 저하에 따른 사회적 장애, 당뇨병, 실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며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려면 근육량·근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근육량과 근력을 키우려면 단백질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어르신들은 실내에서 의자 등을 활용해 다리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소개했다.
이 운동은 의자 뒤를 잡고 서서 다리를 천천히 옆으로 올리거나 발뒤꿈치를 들고 발끝으로 서서 1초간 유지하는 동작 등을 10~154회 반복하는 식이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스쾃을 하거나, 의자에 앉은 채 한쪽 다리를 앞으로 올려 발끝을 천창으로 향하게 하는 동작도 도움이 된다.
남편이 노쇠하면 배우자의 노쇠 가능성이 4.6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이 노쇠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은 70~84세 노년부부 315쌍(63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노쇠 동반 발생 연구결과를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IJERPH) 6월호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노쇠의 판단 기준은 총 5가지 항목(보행속도 저하, 악력 저하, 극도의 피로감, 체중 감소, 신체활동량 감소)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로 남편이 노쇠한 경우 부인은 4.62배, 부인이 노쇠한 경우 남편이 노쇠할 가능성은 3.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의 위험요인 중 부부 간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요인은 의도치 않는 체중감소였다. 남편이 체중감소 시 부인은 8.34배, 반대로 부인이 체중감소 시 남편이 체중감소가 있을 확률은 4.91배였다.
원장원 교수는 “부부가 처한 공통적인 환경과 질병, 정서교류 등이 배우자 간 노쇠 동반 발생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연구 결과만을 고려해보면 남성보다 여성 고령층이 노쇠에 더욱 취약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장원 교수팀은 5년째 전국 10개 센터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주관 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3014명의 대상자 추적관찰을 토대로 다양한 임상연구를 시행 중이다.
국내 노년층 5명 가운데 1명은 근감소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은 국내 70~84세 노년층 2123명(남성 1070명, 여성 1053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발생빈도를 분석해 얻은 이 결과를 의학 국제학술지 JAMD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6월호에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9년 아시아 근감소증 지침을 기반으로 악력과 보행속도, 사지근육량(이중에너지 X선흡수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약 228명(21.3%), 여성은 약 145명(13.8%)이 근감소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보건복지부 주관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 노년층 건강의 현주소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수치”라고 말했다.
또 원 교수는 “5년째 진행 중인 이 사업은 노쇠, 근감소증의 진단·원인·결과 등을 다각도로 연구하며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의 고령자 보건정책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된 논문 제목은 ‘한국 지역사회거주 노인의 근감소증 : 2019년 아시안 근감소증 지침 개정판 적용’(Sarcopenia in Korean Community-Dwelling Adults Aged 70 Years and Older: Application of Screening and Diagnostic Tools From the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 2019 Update)이다.
근감소증과 복부비만을 모두 가진 고령자들은 일반 노년층보다 운동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여성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김원(재활의학과)·충북대병원 공현호(재활의학과)·경희대병원 원장원(가정의학과) 교수팀은 70세 이상 노인 2300여 명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증과 복부비만을 모두 가진 고령 여성과 남성은 운동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일반 노년층보다 각각 약 4배, 약 2배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신체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배가 나오고 근육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체 불균형, 느린 보행 속도 등은 건강 악화나 낙상·골절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기본적인 운동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연구팀은 여성의 운동기능 하락 폭이 남성보다 큰 이유는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지방 조직 분포의 변화 등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연구(KFACS)에 참여한 70~84세 노년층 230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팔과 다리에 분포된 근육량을 나타내는 사지골격근량지수(ASMI)가 하위 20%에 해당되면 근감소증, 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여자는 8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했다.
두 가지 질환 여부를 기준으로 근감소증이면서 비만인 ‘근감소성 비만 집단’, 근감소증은 아니지만 비만인 ‘비만 집단’, 근감소증이지만 비만은 아닌 ‘근감소증 집단’, 두 질환 모두 해당되지 않는 ‘일반 집단’으로 분류했다. 네 집단의 운동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 보행 속도,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균형검사 등 세 가지 항목을 점수화한 신체기능점수(SPPB)를 측정했다.
운동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흡연·음주력 등을 보정해 통계적으로 신체기능점수를 분석한 결과, 고령 여성의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운동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비만 집단에서 1.89배, 근감소증 집단은 1.74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은 무려 3.75배 더 높아졌다. 이에 반해 남성의 경우 비만 집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운동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근감소증 집단은 1.62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에서 2.12배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원 교수는 “노년층의 운동기능이 저하되면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운동기능을 떨어뜨리는 근감소성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하루 30분씩 주 5일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3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 한국노인노쇠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 사업단이 ‘코로나 감염을 이겨내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노인노쇠 예방운동법’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서만 장기간 지내는 어르신들은 신체 장기의 기능 감소로 노쇠해질 수 있다. 이는 근감소증, 인지기능저하, 혈압·혈당 증가, 면역력 감소로 이어져 여러 감염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한국노인노쇠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 사업단장)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노년층의 신체활동 빈도가 급격히 줄고 있어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노쇠, 근감소증, 치매 예방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예방운동법을 적극 활용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동아대학교 건강관리학과 박현태 교수(한국노인노쇠코호트 및 중재연구 운동중재 세부책임)의 주도로 제작된 이번 영상은 특별한 장비 없이 실내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하지근력 강화를 위한 5가지 운동법 △인지능력향상 유산소 운동법으로 구성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건강장수를 위한 운동이야기’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일 오전 8시부터 전면 폐쇄한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역학 조사 중인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대응팀 등과 협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입원 환자들은 기존대로 치료를 받지만, 외래 진료과목은 이용할 수 없다.
앞서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달 29~30일 환자 2명에 이어 31일 간호사 1명, 환자 2명, 간병인 4명 등 7명이 추가로 확진돼 확산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추가 확진자들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82세·여성) 씨와 같은 8층 병동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달 10일 고관절 골절로 동두천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폐결핵이 발견돼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지난달 15일부터 8층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며 고관절 수술을 하루 앞둔 2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A 씨에 앞서 지난 29일 B(75세·남성) 씨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양주 베스트케어요양원 입원 중 지난달 16일 폐렴 증세로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과 요양원 등을 오갔다. 발열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난 B 씨는 세 번째 검사에서 확진됐고 30일 숨을 거뒀다.
보건당국은 A 씨와 B 씨의 동선이 이 병원 8층 병동에서 하루가량 겹치고 감염력이 높은 폐 질환이어서 각각 1인실과 음압병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여러 병실을 다니는 간병인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병원 측은 이들 확진자가 거쳐 간 응급실과 8층 병동에 한해 즉각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를 했다. 또 응급실과 8층 병동의 의료진, 간병인, 보호자 등 512명에 대한 진단 검사를 진행했고 7명이 추가로 확진됐으며 나머지는 음성으로 나왔다. 또 이들과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직원 49명과 일반 환자 13명은 자가격리 조처했으며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보건당국은 진단 검사를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 등 직원 1800여 명 전체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