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출입국의 기치를 내걸고 수출을 해야 먹고 산다고 알고 있다. 일단 수출은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니 세계적인 품질이고 수출을 못하고 있는 상품은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면도 있다. 그러나 내수 기반이 부족하니 수출을 해야 하는 면도 크다. 일반적으로 내수 시장이 튼튼하면 굳이 수출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자국 시장에서 생산하고 자국민들이 소비해줘도 충분하다면 굳이 출혈수출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수 시장 규모는 인구가 1억 명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는 5000만 명 수준이라 그 절반밖에 안 된다. 통일이 되면 인구가 늘어나게 되니 그 때문에라도 통일을 염원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인구가 1억 5천만 명이나 되는 일본이 부럽다. 실제로 일본은 우리처럼 수출에 그토록 전념하지 않는다. 내수만으로도 부족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국산품의 수준은 이제는 세계 수준급이다. 산업초기에는 품질에 문제가 많아 KS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산보다 외국산은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산품을 그렇게 만들었다가는 경쟁제품이 있어 팔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으면 바로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산품을 사줘야 한다. 폴크스바겐이 연비 조작으로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만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는 것이다. 재고가 늘자 할인을 더 해줬기 때문이란다. 그 때문에 다른 나라에는 설설 기던 폴크스바겐이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 하여 정부에서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다는 기사가 있었다. 연비 조작은 했지만, 내가 우선 타는 데는 별 지장 없고 할인해줄 때 사자는 실리적인 생각이 우선했다.
크게 품질에 문제가 없는 봉제 상품 등도 그렇다. 90년 대에 우리나라 인건비도 많이 오르고 3D 현상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당시 가방 공장을 인건비가 싼 동남아시아에 차렸었다. 가방을 팔기 위해서 미국의 가방 박람회에 갔었는데 미국제 가방이 많아 당황했던 일이 있다. 미국은 인건비가 비싼 나라인데 싸게 만들어줄 테니 내게 주문을 달라고 했으나 미국산에 자부심을 갖는다며 거부하는 업체가 많았다. 가방 잘 보이는 곳에 ‘Proud of USA'라는 라벨을 당당히 달고 있었다.
수출과 내수는 제조업의 상품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신문 기사에 보니 해외 대신 국내 휴가로 돌리면 일자리가 5만개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매년 인천 국제공항 출국자가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현실에서 여행객의 10%만 국내로 돌려도 지역경제를 살리고 4조원의 내수 창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내 관광수입 중 거의 90%가 자국민이 쓴 돈이고 미국이나 프랑스의 경우도 70%를 상회하는데 우리는 50%대라고 한다. 볼거리가 많은 외국 관광지도 가보고 싶을 것이다. 대충 보고 나면 역시 우리나라 관광이 말 잘 통하고 음식 맞고 우리 취향에 맞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긴 하다. 피서지 바가지요금 등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놈)가 말해주듯이 조기 퇴직하는 사람은 많은데 퇴직 후 일자리가 없어서 시니어들의 앞길이 막막하다. 기자는 농업에 뜻이 있는 시니어라면 황후의 꽃으로 불리는 칠자화를 통해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충남 서산시 고북면 용암리 서산아로니아랜드를 방문하였다.
대표 이희준(42세)은 종묘상으로부터 황후의 꽃이라고 불리는 칠자화 10그루를 사서 7년 만에 70만 그루로 번식시켰고 이 나무를 이용하여 1등급 팩, 차, 꿀, 식용(나물) 등으로 사용 범위를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
칠자화는 본래 중국이 원산지인데 왕실에서 주로 이용하던 식물이나, 지금 중국에서는 2급 멸종식물로 지정되어 채취 및 이용이 제한되고 있는데, 이 농장에서는 빠른 기간에 대량 번식과 상품화시키는 데 성공하여 지금은 중국에서 놀라움과 부러움을 보인다.
대표 이씨는 본래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서 일을 하였으나 2년마다 바뀌는 새로운 공법을 배워 적응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아 농업에 뜻을 두고 미래 가치농업을 찾던 중 칠자화를 발견하고 이를 대량 재배하여 상품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이 사업을 할 당시에는 좋은 직장 버리고 이상한 나무에 매달린다고 주위 시선이 예사롭지 않았으나, 농법에 조예가 깊은 사람도 1년 이상 걸리는 배양을 3~4개월 만에 해내어 대량재배의 길을 열고, 식용 및 화장품 등으로 상품화하자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칠자화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특허가 필요했는데 한국 특허청에서는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아 고민이 많았으나, 종주국 미국의 특허제도를 이해하고 여기서 특허를 출원하여 허가를 받았는데,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오히려 유리한 입장이 되었다.
한국 특허청이 허가해주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에 관하여 묻자 “특허청 나름대로 어려움과 고민을 말해주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가 실현을 거두려면 이런 것부터 개선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칠자화는 1년에 두 번 꽃이 피는데 7~8월 여름에는 재스민과 라일락 냄새가 나는 하얀 꽃이 1개월가량 피고 가을에는 자주색 빛깔의 꽃이 피는데, 향이 진해 양봉으로 이 꽃에서 채취한 꿀은 건강과 미용에 너무 좋아 없어서 못 판다.
꽃이나 꿀은 항산화 억제, 피부재생, 항염작용 등이 다른 것의 10~100배 높은 효과가 있어 팩이나 차 등으로 개발하였는데 팩은 1개 8,000원, 1갑(4개) 27,000원으로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이를 사용해본 사람은 누구나 최상급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칠자화는 미국에서 최우수 조경수로 선정되는 등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인기가 높은데, 한국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조경수로 사용하기 위해 묘목을 사기 시작했고, 이 농장에서 열리는 축제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관광산업에도 기여하고 있다.
42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괄목할 성과를 이룰 수 있었는가에 관하여 묻자 “오직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음만 있으면 길은 있다”고 말하면서 농업을 하면서 따낸 자격증만 9개(안전기사ㆍ조경기사 등)나 된다.
그는 특히 “최근 중국에 다녀왔는데 중국에서는 무엇을 재배했다 하면 최소 100만 평을 심으나 한국은 30만 평밖에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중국과 경쟁하려면 100만 평 이상 경작지를 늘려야 하는데, 소요비용은 제품 판매를 통해 나오는 수익금을 확보할 생각”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밭을 가진 사람들이 칠자화를 재배할 경우 협력농장으로 인정하여 배양기술을 전수하고 직접 수매해주면 굳이 부지를 매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좋은 방법”이라며 검토해보겠다고 하였다.
필자가 보기에도 칠자화는 새로운 고수익 상품으로 독점 성장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영농에 뜻이 있는 시니어라면 칠자화를 재배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인이 덜 건강한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는 시대적 소명이다. 선진국일수록 보건환경 개선으로 고령화는 필연이며 반면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어든다. 당연히 전체 인구는 고령화와 저 출산이 서로 상쇄되어 별로 줄지 않지만 사회인구는 점점 고령화가 되어간다. 고령화 사회의 노노케어는 젊은이들에게 생산과 후세 교육에 전념토록 할 수 있는 여력을 주고 활동적인 시니어에게 새로운 일자리 창출된다. 필자는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노노케어의 선두에 서겠다는 각오로 이론적인 재무장을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노인운동지도사. 수지침사, 맛사지사 등 다수의 민간자격 시험에 합격하고 지금 치매지원센터에서 치매전문 자원봉사자의 일을 하고 있다.
치매는 고령화 사회에서 환자도 그렇지만 가족도 제일 겁먹는 질환이다. 중풍은 의식이 있는 본인이 괴로운 병이라고 하면 치매는 가족이 고달픈 병이다. 가죽 끈 같은 끈끈한 가족의 유대감이 없으면 한식구라는 관계가 어느 날부터 해체되고 심지어 치매 환자를 죽이기까지 한다. 치매는 병인데도 일반인이 치매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제발 정신 차리라고 환자를 때리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80대의 치매할아버지가 철로를 걷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치매할아버지의 법률상 보호자인 할머니에게 열차 지연에 대한 벌금을 부과 하였다. 할머니도 고령인 데다 할아버지의 매 순간을 감시할 수 없었다고 항변하였지만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 의외인 것은 아들에게는 무죄를 선고하며 그 이유로 같이 살지 않는 다는 점을 들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봉사자의 한사람으로 치매는 외로워서 생기는 병이라고 감히 말한다. 치매는 영어로 Dementia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인지증(認知症)이라고 하지만 한자로는 치매(癡呆)라고 쓴다. 치매 글자는 癡(어리석을 치) 呆 (어리석을 매 )자로 무릎을 탁 칠만큼 치매환자의 상태를 글자의 의미에 잘 담고 있다. 癡 는 병질부 즉 암(癌),병(病)과 같은 병질부를 쓰고 있으며 안에는 의심할 의(疑 )자가 들어있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소통이 없으면 남을 의심 하게 된다. 소통이 없는 치매환자는 의심이 많다. 자기 물건을 자기가 숨겨놓고 숨긴 사실을 잊어버린 채 누가 훔쳐갔다고 남을 의심한다. 심지어는 요양보호로 방문한 요양보호사와 남편과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서로 소통이 원활한 사람은 의심이 있을 이유가 없고 이런 사람은 치매가 없다. 매(呆) 자를 자세히 보면 나무(木)위에 입(口)을 내미는 형상이다. 얼마나 말을 하고 싶었으면 말할 상대를 찾으러 나무위에 올라가서 입을 내밀어 보겠나?
결국 대화 상대를 못 찾고 어리석을 매(呆)자가 되어 치매환자가 된 것이 아닌가하는 연민의 정을 느낀다. 바꾸어 말하면 혼자 외롭게 살면서 말할 사람이 없는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린다. 사람의 의사소통의 기본이 말인데 말할 상대가 없으면 외로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치매 한자를 풀어 의미를 새겨보면서 치매는 외로워서 생기는 병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치매는 외롭게 혼자 있는 사람들에게 친구하자고 찾아온다. 최근 치매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통념과 달리 20∼30대 청년층 치매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부족, 음주 및 우울증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이유 말고도
사람사이의 대화소통에 주목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가족사회며 농경사회여서 가족, 이웃 간 소통은 저절로 이루어 졌다. 나이 들어 노동에 종사 못하고 집에 혼자 남게 된 노인들이 치매에 많이 걸린다. 치매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치매 환자분들을 만나보면 대개가 외로운 사람들이다.
현대의 치매 환자의 증가는 점차 대화가 없어지는 가정과 이웃, 현대 사회가 주범이라 생각한다. 1인 세대가 늘어가고 혼자 밥 먹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간다. 사람끼리 모여 있어도 각자 스마트폰으로 카톡으로만 대화한다.
카톡으로 반갑게 대화하던 사람도 실제 만나면 시들해진다. 카페인 중독이라 하여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터넷은 중독에 가깝도록 이용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직접대화는 점점 줄어든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키스하는 감질내는 형국이다.
보건 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치매로 인한 비용도 2008년 8,625억 원에서 2012년 1조9,234억 원으로 123%나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의료비(4,826억원→1조1,891억원), 교통비(10억원→23억원), 간병비(3,146억원→6,217억원)와 같은 직접비용이 모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1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돼 2020년에는 18조9000억 원, 2030년에는 38조9000억 원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의료과학의 발전으로 획기적인 치료약이 개발되겠지만 가족이 해체되고 이웃과 고립화되어 혼자 살아가는 외톨이들 에게는 치매는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은퇴하기 전에 누구랑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낼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남들과 어울리는 소통력을 시니어들은 키워야 한다. 부부가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보다 친구랑 함께 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부부가 함께 행동을 하면 좋겠지만 3,4십년을 서로 다른 생활을 바쁘게 해오다가 어느 날 퇴직했다고 젖은 낙엽처럼 딱 붙어서 함께 지내려고 하면 평소 못 보던 단점을 자주 보게 된다. 퇴직 후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부부를 방송에서도 주제로 다룬다.
평소 이웃사촌이라는 동네친구를 사겨야 한다. 좋은 이웃친구란 나와 경제력이 비슷하고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이다. 시니어들은 살아온 세월이 있어 나와 잘 맞을지 않을지는 금방 알아낸다. 성격상 잘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치려하거나 한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계속 친구로 지내려는 생각은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이 들면 성격은 고치기 어렵다. 빨리 헤어져야 한다. 지금 가입해 있는 스포츠나 취미 동호회가 있다면 목숨 줄처럼 꼭 붙들어야 한다. 나이 들어 새로운 모임에 가입하려고 하면 잘 받아주지도 안을뿐더러 혹 받아준다고 해도 개밥에 도토리처럼 외톨이가 되기 쉽다. 그런 면에서 탁구나,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적성에 맞는 스포츠를 좀 젊었을 때 배워두면 좋습니다. 필자는 테니스를 30년이나 함께한 동호회가 있는데 주말이면 함께 늘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나이 들수록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과 소통하는 도구요 자산. 필자는 해마다 실시하는 동네 도서관의 독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5만 페이지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서 상도 받는다. 막연히 하는 것보다 무슨 일이든 목표를 세워서 하면 동기부여가 확실하여 달성하기가 쉽다. 읽은 책의 내용은 자연스럽게 남들과 대화를 할 때 녹아 나온다. 남들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어울리며 소통하는 여유로움이 치매예방주사다.
국가 경제의 9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차례차례 세계 각국과 FTA를 진행하면서 산업 풀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FTA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국FTA산업협회는 그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에서 유일한 FTA 전문 민간 단체다. 이창우(李昌雨·62) 한국FTA산업협회 회장은 삼성종합상사를 거쳐 전자상거래, 전자무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전자무역협회장 및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한 현장 전문가 출신의 FTA 전도사. 그가 조찬회에 나가 끊임없이 공부하는 이유를 들어본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기자 teinny@etoday.co.kr
“안타까운 점이 참 많습니다.”
이창우 한국FTA산업협회 회장에게 FTA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물었을 때, 나온 말이었다. 이는 FTA 추진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목소리였다. 이 회장은 20여 년 전 종합상사맨으로 있었던 시절 미국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추진에 자극을 받고 전문가가 없는 국내에서 사실상 홀로 FTA에 대해 독학한 실무형 전문가다. 사실 FTA는 국민적 관심사라기에는 너무 전문적인 인상을 주지만, 동시에 의사결정권의 세계에서는 정치 게임으로 다뤄지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 회장 입장에서는 답답할 만도 할 것이다.
국제경쟁력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이 회장은 우리 사회의 국제경쟁력이 어떤지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FTA에 대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진정성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FTA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고, 정치적 수준에서 말을 합니다. FTA를 언급하려면 경쟁 국가들과, 국제적 흐름을 보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국내용으로만 언급하고, 대부분 FTA 정책도 국내용으로 추진됩니다.”
또한 그는 실무 경험자로서 교역 현장의 팩트 반영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FTA 협정문을 제대로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한·미 FTA 24개 항목 중 2개만 반영되는 수준이며 한·중 FTA 22개 항목 중 2개 수준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변호사가 법전을, 스님이 불경을, 목사님과 신부님이 성경을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장은 양자, 다자, 복합, 복수국가 FTA 등 FTA 자체가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미국과는 3개, 싱가포르와는 5개, 베트남과 5개, 중국과 총 6개의 FTA 체결이 예상되는 등 복합 FTA가 급속히 중가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 국가들은 우리나라 말고 다른 나라들과도 계속 FTA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의 FTA 정책, 교육, 컨설팅 등은 미국, 중국이 우리나라하고 딱 하나의 FTA만 체결한다는 가정 하에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입니까?”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가족’
FTA의 현실에 대한 이 회장의 단호한 견해는 그가 가진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회장도 자신이 만약 FTA 전문가가 되지 않았다면 교육전문가가 되었으리라고 말한다.
“아들들이 저보고 학원 선생님 했으면 명강사로 돈 많이 벌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남들이 안 하는 FTA 전문가가 되어 죽창에 찔릴 뻔하고, 멱살 잡히고,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등 고생만 하고 돈은 못 버는 가장을 원망하는 소리겠지요.”
일만 하며 살아온 이 회장이 가족에게 느끼는 빚은 컸다. 현재의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가족이 된 이유는 너무나 바빴던 그의 삶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었다.
“저는 대기업, 종합상사맨으로서 정말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았어요. 그 사이에 가족의 희생이 너무 컸습니다. 지금도 가슴 아프게 하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젊었을 때 제가 하도 가족을 돌보지 못하니까, 어느 날 아내가 작정한 것처럼 아이들 좀 한번 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아이들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정말 아이들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과의 대화는 아이들이 군대를 갔다 와서야 비로소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둘째가 중학교를 다닐 때 아빠하고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아빠는 신경도 안 썼다고 말하더군요. 밤늦게 들어와서 새벽에 나가고 토요일, 일요일도 없었으니까요.”
FTA로 제2, 제3인생을 빚다
가족을 포기한 대신 일에 매달려 살던 이 회장의 삶은 현재의 그에게 FTA 전문가라는 보상을 해주고 있었다. 그에게 인생 후반전, 제2의 인생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제가 올해로 6학년 2반인데요. 베이비부머, 실버, 시니어 등의 대표적인 나이지요. 저는 FTA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전 세계가 FTA를 둘러싼 극단적인 경쟁을 하고 있어서 고도로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FTA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원산지·통관 분야만 다루는 관세사 외에 종합적으로 FTA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는 10명도 채 안 됩니다.”
이 회장은 FTA가 일자리의 보고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은퇴한 무역전문가들을 200명 선발하여, 200시간의 FTA 교육을 통해 FTA 전문가로 양성했다. 200명 중 48명이 취업 및 창업을 했고, 100명 이상이 현재 FTA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일부는 해외까지 진출한 상태라고 한다. 또한 전통적으로 FTA에 대한 반감이 가장 높은 농업 분야에서도 40여 명의 FTA 전문가를 양성하여 활용 중에 있다고 한다.
“FTA 관련 정보를 다루는 분야는 대표적 블루오션으로서 앞으로 약 10만 명의 FTA 전문가가 필요한데 이들을 양성하는 데 진력하다 보면 저도 70대가 되지 않을까요? 70세가 넘으면 쉴 생각입니다.”
내 삶을 완성하는 데 쉼 없는 배움
지식포럼을 자주 나가는 이유는 지혜를 배우려는 것. 선배들에게서 머릿속에 있는 지식의 암묵지(暗默知)를, 머릿속에 지식을 글이나 그림으로 정리한 형식지를, 몸으로 체득한 지식의 경험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찬 포럼을 찾아다니는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우선 저는 요즘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쉬움도, 원망도, 욕심도, 미움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어렵지만 그렇게 노력하다보니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집니다. 살아 있는 것만도 축복이니까요. 그리고 시대에 적응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빠 때문에 걱정이라고 종종 말합니다. 그러면서 3가지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젊은 사람들이 아빠 앞에서 담배를 피워도 야단치지 말기, 전철에서 젊은 남녀들이 껴안고 뽀뽀를 해도 나무라지 말기, 길 가다 어린 아이들이 예뻐도 쳐다보거나 머리를 쓰다듬지 말기가 그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기준과는 너무도 먼 화성과 금성 같은 이야기이지만 적응해 보려고 노력중입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나를 걱정하는 시대예요. 그러니 제가 노력해야지요.”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주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저는 주위의 도움과 은혜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위치에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크게는 국가·사회, 작게는 가족·친구·이웃 등 모두 감사하지요. 그리고 나이 든 사람에게는 보물이 4개가 있다고 하는데 이를 소중히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바로 늙은 몸(건강), 조강지처(부인), 오래된 친구(친구), 노후 자금(돈)입니다. 특히 돈 없는 노후는 100세 시대의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장년층과 베이비부머세대, 퇴직자들, 즉 시니어들이 공통적으로 최대의 관심 정보는 뭘까? 바로 일자리다. 재취업은 하늘에 별 따기고 연금은 부족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55∼64세 고령자 고용률은 2012년 63.1%로 1995년 63.6%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고용지표상으로만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가고 있고, 여성과 중장년층의 고용율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춰보면 시간제근로자, 기간제근로자 등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숫자만 채우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50대 이후 시니어들 재취업은 정부와 기업의 전직지원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되는 재취업에 절망
비자발적, 자발적이든 정든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던 퇴직자들은 인생2막을 열기 위해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재취업이 필수다.
그러나 시니어 계층의 재취업과 창업에 대한 절박한 사회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현실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중장년층 구직자들을 위한 전직 서비스가 아직 자리잡지 않았고, 기업들이 퇴직자를 바라보는 편견도 넘어야 할 벽이다.
명예퇴직 신청을 한 1년 전부터 50대 초반 A씨는 6개월 동안 ‘전직지원전문가’에게 심리상담, 진단과 피드백, 원하는 일이 무엇인가?, 전직교육, 취업알선 등 전문 컨설팅을 받았고, 퇴직 후 곧바로 자신의 경력과 적성에 맞는 새로운 직장에 재취업했다.
퇴직이 배우자의 사망에 이은 가장 큰 심리적인 충격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퇴직은 개인에게 또한 매우 큰 시련이다. 게다가 고령화사회 정년퇴직 연령이 낮아지는 노동시장의 형태 속에서 퇴직은 고급 인력들의 사회 참여 폭이 작아지는 사회 해체의 문제와도 연관돼기 때문에 퇴직자들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고민은 매우 커져갔다.
따라서 그 동안 회사를 위해 기여한 근로자들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그 대안으로서 아웃플레이스먼트(전직지원프로그램)가 도입되고 확대되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실업급여를 제공하고 또 재취업을 위한 각종 교육훈련제도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정년연장과는 별개로 기업들은 고령화의 적극적인 대응책으로서 전직지원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의 최선의 복지는 일자리 제공이며, 일자리가 행복의 조건인 상황에서 이직하는 근로자가 가급적 실업 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전직지원서비스의 중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퇴직자에게 일시적 희망 퇴직금이나 복리후생보다는 근로능력이 있는 중·장년 근로자를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장년의 재취업과 창업이 잘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재취업에 대한 비틀린 시선이다. 시니어들에게 정부가 주도하는 재취업 지원이 시니어들의 전문성이나 그간 해왔던 일들과는 상관없는 일감들을 맡기기 일쑤라는 불평을 듣는 건 어렵지 않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실행이 잘 안되는 이유
소위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일지라도 퇴직을 앞둔 1주일 전에 단발성으로 워크샵을 가거나 온라인 상담정도에 그친다. 이력서 쓰는 방법 알려주거나 면접 보는 스킬정도. 직전 퇴사 처리된 회사에 대해 악의를 품지 않도록 잘 달래주는 일이 겨우 아웃플레이스먼트라고 시늉하는 행태에 머물러 있다. 기업들의 평판에만 신경쓰는 저비용 고효과를 기대하는 변형 아웃플레이스먼트를 흉내내고 있다는 의미다.
전직지원프로그램이 있다고 소문난 기업에도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개념도 모르고 있는 곳이 많다. 퇴직자들이 아웃플레이스먼트제도를 요구하지 않아서 도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HR부서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정보를 아예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들어 우리나라 기업에 소개되기 시작하였다가 IMF 경제위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전직지원장려금제도가 도입되면서 국내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도입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과 퇴직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기업들은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에 대해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할만큼 서비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퇴직자들은 아웃플레이스먼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퇴직 시에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보다는 현금 보상을 더 선호하는 상황이다.
위로금을 선호하는 퇴직자들, 전직지원 서비스 요구해야
이런 이유들로 인해 도입 초기에 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계 기업 및 국내 기업은 많이 늘었지만, 교육프로그램 중심으로만 커진 시장 규모는 역설적으로 그리 크게 늘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에 계류중인 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이같은 퇴직(전직)자에 대한 재취업, 창업 알선 등 지원서비스가 의무화 되면 전직지원서비스를 하려는 기업은 늘어 날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자 가운데 장년을 대상으로는 전직지원 장려금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4월 무려 830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1조3000억원 가량을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했다. 1인당 평균 1억4457만원에 이르렀다. 또 한국시티은행은 최근 실시한 명예퇴직에서 5년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1인당 평균 4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혜택도 보장했다.
현대차그룹 계열회사도 최대 2억원을 넘게 퇴직위로금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감원인데, 막대한 인건비를 지출하게 된다.
경력관리체계가 자리 잡힌 일본, 공공과 민간 양쪽에서 재취업 지원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일찌감치 치룬 해외 선진국에서는 재취업-창업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들이 우리나라보다 고도화되어 있다. 일본은 정부의 ‘헬로워크’와 민간의 ‘시니어살롱’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헬로워크는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고용안정 기회 확보를 위해 만든 공공직업안정소의 애칭으로 전국에 약 500개가 만들어져 있다. 취직 상담, 직업 교육, 직업 소개, 고용보험 관련 업무 등 취업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사실 일본에서도 헬로워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직무 능력을 가진 중·고령자들을 위해 단순한 일자리를 소개해 주는 곳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시니어살롱’은 전문 경력을 가진 시니어를 대상으로 구인구직 및 직업 교육, 상담을 진행하는 민간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일본의 국가 공인 경력관리체계가 안착됨에 따라, 경력관리모델에 의해 노년에도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는 일을 맡기기 때문이다.
베이비붐이란 단어의 탄생지인 미국은 비영리단체(NPO)가 잘 정비돼 있어 경험과 지식이 많은 계층의 재취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NPO는 200만 개 정도 있는데 그중 절반은 의료,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30% 정도는 각종 교육 활동, 나머지 20%는 기타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국에서는 NPO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취업 인구에 포함시킨다. 그래서 미국 전체 취업 인구의 10% 가까이가 NPO에서 일하고 있는 걸로 나온다. 즉 취업 알선 분야의 규모가 워낙 거대하다보니 그 분야 자체가 일자리까지 제공할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각 지역사회 내에서의 재취업 지원 활성화 시작
우리나라도 문제들에 대한 대책과 대안들이 나오지 않은 건 아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매 시기마다 열리는 다양한 일자리 박람회와 함께 다양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있다.
‘중장년 재취업 프로그램’이 경제단체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40대 후반 항공회사 출신 조기 퇴직자는 “간혹 일자리를 연결해 줘도 그곳에서 추천해주는 일자리들이 너무 열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양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앞으로 10년 뒤에도 폐지가 노인 일자리를 감당하는 비극적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300인 이상 기업은 퇴직을 앞둔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전직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고용정보원 한 연구원은 전직지원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퇴직자에 대한 전직지원은 결국 기업과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선진 외국처럼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숫자나 통계치 목표에 기준을 두지 말고 ‘양질의 일자리’를 모색한다면 퇴직자들이 전직 및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퇴직 후 재취업은 이제 근로자 개인의 것으로 취급할 문제가 아니다. 특히 중장년 퇴직자의 전직과 노후설계 지원은 기업이 정부, 전문가와 손잡고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에서 전직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기업에 따라 기본교육만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전체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도 있다.
기본교육은 퇴직을 앞둔 대상자의 변화, 심리, 가족, 건강, 여가, 경력, 법률, 재무, 인생설계 등 퇴직후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교육을 말한다. 교육프로그램 중심으로 기업에 따라 집합교육 및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 도입단계인지라 전직지원에 대한 집체교육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전직지원 상담의 경우에는 개인적 상황에 따라 시간을 유동적으로 하고 있다.
상담 및 컨설팅의 경우는 개인의 재무상태나, 경력 활용방안, 법률적 문제나 여가활용 방안 등 개인의 문제를 1:1로 전문가에 의해 심층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이며 창업이나, 재취업의 경우 컨설팅을 통해 재취업 실행까지 지원 하도록 해야 한다.
P&G, 수출입은행, 한전, KT에서는 이러한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이미 시행 중에 있으며, 퇴직 예정자 뿐만 아니라 이미 퇴직한 사람들도 유용하게 접할 수 있어 향후 기업들이 전직지원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 그룹, 계열사별로 18개 경력컨설팅센터 운영 중
한편 대기업들도 자사의 직원들을 위한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를 차차 갖춰나가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개념으로 우리 말로는 ‘전직 지원 프로그램’ 또는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들 중 80% 이상이 이를 실행하고 있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개념이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IMF 이후 기업에서는 효율적인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정부에서는 실업률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활용돼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지속 적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선 아웃플레이스먼트를 실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 그룹을 들 수 있다. 삼성은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게끔 퇴직 관리를 해주는 경력컨설팅센터를 2001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각 계열사별로 18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40~50대 중장년 퇴직(예정)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전직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력컨설팅센터는 퇴직임원, 정년퇴직자(또는 예정자), 퇴직자(또는 예정자)를 대상으로 자문역 전직, 정년준비, 전직 상담을 해주며 재취업 알선뿐만 아니라 재교육, 창업지원을 하면서 퇴직 후 삶을 계획할 수 있게끔 종합적으로 관리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총 3천 600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것이 센터측의 얘기다.
센터 관계자는 “전직지원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회사는 내부 고객으로서의 근로자와의 계속적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퇴직과 관련한 근로자 개인의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심리안정 후 여기서는 6단계의 교육을 실시합니다. 일에 관한 인식을 전환하고 자산을 체크, 가족, 건강, 여가, 관계 등을 탐색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한다”고 말했다.
재취업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패를 줄이기 위해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가 국내 전직지원서비스의 롤모델로 부각되면서 LG, SK 등도 벤치마킹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직지원장려금제도 부활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장, 재취업보다는 더 늦기 전에 생애설계부터 하지”
전문가들은 재취업 준비를 자신의 장점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로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물론 척박한 재취업 환경을 갖고 있는 현재에 그를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당연히 시니어 본인은 재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고 실행해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은 어찌 보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재점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니어 취업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는 아직 현실적으로 시니어들의 취업 지망과 기업이 인재에게 바라는 요구사항의 격차가 큼을 우회해서 알려준다. 물론 시니어들의 눈높이 낮추기만을 강요하지 말고 기업에서 시니어들을 고용하는 일에 거부감을 갖는 풍토 또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를 위해선 시니어 재취업에 있어 정부에서 기업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 세금 감면, 인센티브 등이 보다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
중장년 대다수가 일할 의사가 있는데도 정년은 57세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고 기업의 장년 채용 기피 관행이 있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중장년 재취업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보완책을 내놓아 중장년 고용률의 획기적인 변화를 유도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액티브(Active) 5060’. 사회 활동과 소비 활동에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행동하는 5060세대를 이르는 말로 이제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5060세대와 그 이상을 겨냥해 서비스와 상품을 쏟아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시니어 산업. 그 중심에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에 태어난 베이비부머가 있다. 이들은 자산과 소득이 높고, 능동적으로 소비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활동적이면서 건강한 소비그룹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들을 겨냥 하는 것에 군침을 흘릴 만하다.
2006년과 2011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가계자산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의 순자산이 2006년 평균 2억6381만원에서 2011년 3억1116만원으로 1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베이비부머의 자산이 늘어나면서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 시니어 산업의 전망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산업의 전망도 밝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OECD국가 중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83.8세로 6위(2009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시니어 산업의 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도 시니어 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김신영 교수가 발표한 2010년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은퇴가 시작된 2010년부터 시니어산업이 성장하는 시기로 봤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소득이 은퇴 이후 활발한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개막도 희소식이다. 선진국의 경우, 시니어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기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달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니어산업의 규모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2011년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기존 실버세대보다 높은 경제력을 지닌 베이비부머가 65세에 진입하면 국내 시니어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향후 10년간 연평균 14.2%씩 시니어산업이 성장할 것이며, 2020년에는 2010년(약 33조원)의 3.8배인 약 125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치로 본 시니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국내 기업들의 시니어 층의 중요성을 깨닫고 하나둘씩 이 산업에 발을 들이미는 이유다.
◇ 시니어 산업의 깃발을 선점하려는 기업들
국내 최대 인구집단. ‘베이비부머’는 동시에 가장 큰 소비력을 가진 집단으로 통한다. 잠재적인 거대시장의 기회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여러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유한킴벌리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2월 액티브 시니어 전문 브랜드인 ‘골든프렌즈’를 열었다. 편리함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시니어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시니어들의 불편사항을 철저히 분석해 이를 상품에 반영·생산한다.
GS샵의 시니어 전문 인터넷 쇼핑몰 ‘오아후’도 지난 해 4월 문을 열었다. ‘오아후’는 TV홈쇼핑처럼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전화로 상품의 상담,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GS샵은 ‘오아후’에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제력을 지닌 50대 젊은 시니어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내의 전문 기업 쌍방울도 시니어 시장에 발을 들였다. 쌍방울의 시니어 기능성 속옷 브랜드 ‘올쏘(ALSSO)’는 18일 대구 대백프라자를 시작으로 30여개 품목이 전시, 판매될 예정이다.
기능성 속옷 올쏘는 요실금이 있는 시니어를 위해 강력한 흡수성과 빠른 건조 능력을 갖췄다.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기능으로 옷맵시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쌍방울은 최근 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행이 향후 시니어 기능 제품의 수요로 이어 질 것으로 판단했다. 시니어 속옷에 힘을 쏟아 올해 전체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국내 시니어 산업의 한계, 주목할 만한 해외 사례는?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시니어 산업의 선봉장이 되기 위한 깃발 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한계도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시니어를 겨냥한 산업이 건강 보조 용·식품, 생활 보조 용품 등 시니어 용품에만 국한돼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시니어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 일본과 미국의 성공사례는 국내 시니어 비즈니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웃나라 일본의 ‘도쿄 가스’는 독거노인의 가스 사용량, 사용 시간 등을 IT기술로 체크해 자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준다. 나눔 지원 비즈니스도 있다. 일종의 재능 기부 형태다. ‘경영지원 NPO클럽’에서는 평균연령 70.5세의 은퇴한 대기업 간부 160명을 구성해 중소기업에 경영 노하우를 전수 하고 있다. 시니어 세대의 숙련된 기술과 지식을 은퇴 후 지역사회와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수개월을 예약·대기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헌츠먼 월드 시니어 게임즈’(Huntsman Wolrd Senior Games)는 단순한 휴식이 아닌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목적 분명 여가 상품을 개발했다. 테니스, 골프 등을 올림픽처럼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을 만들어 약 4천만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이러한 해외 성공 사례는 국내 시니어 산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니어 산업을 창조하는 데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시니어 산업, 시니어 커뮤니티와의 연계 필수
시니어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사업적으로 뚜렷하게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월 LG 경제연구소 고은지 연구위원은 자료를 통해 시니어 산업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를 몇 가지 제시했다. 첫째, 고령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이해 부족이다. 고 위원은 다수의 기업이 고령화를 통한 사업 기회를 당장의 화제가 아닌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한다고 했다. 때문에 시니어 시장의 수요나 구매력에 대한 분석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시니어 소비자의 양면성이다. 시니어 중 어떤 사람도 ‘올드(Old)’라고 표기된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육체적인 노화로 발생하는 독특한 수요를 만족시켜주는 제품을 원한다는 것이다. 셋째, 잘못된 의사소통이다. 고 위원은 시니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때의 소통 방법이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때의 소통방법보다 더 정교하고 섬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 커뮤니티와 연구기관, 관련 협회단체와의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시니어 시장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커뮤니티 활동이 많은 시니어 소비자들을 겨냥해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활동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니어 산업의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 시니어가 곧 미래다 - 유한킴벌리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길은 아니지만. 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닻을 올린 기업이 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유한 킴벌리이다.
유한 킴벌리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를 ‘문제’가 아닌 ‘기회’로 인식했다. 이러한 인식의 결과물은 지난 2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전문 브랜드인 ‘골든프렌즈’를 통해 실현됐다. 골든프렌즈가 기존의 시니어 브랜드와 차별화 된 것은 시니어를 능동적인(Active) 주체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반영한 것이 골든 프렌즈의 대표상품 ‘디펜드 스타일 요실금 팬티’다. 요실금 팬티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불편사항을 받아들여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고, 활동성이 뛰어난 요실금 팬티를 고안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2012년 10월부터 2곳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종로와 안산에 있는 실버영화관 내부의 골든프렌즈 매장에서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기능성 신발, 가스차단기, 요실금 팬티 등 시니어들의 활동적인 생활을 도와주는 상품을 판매한다.
유한킴벌리는 고령화 문제 해결과 시니어사업의 공유가치 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니어 기금’을 조성하고, 소기업 육성을 통해 시니어 일자리와 시니어 비즈니스를 창조한다는 계획이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는 인터뷰에서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시니어가 된다. 결국 시니어 비즈니스 산업 육성은 우리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한국코치협회 회장, 사회적 코칭의 깃발을 들다
시니어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기회 중 가장 용이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시니어가 수십 년 간 쌓은 지식과 경험은 그대로 사라져야 할 것이 아니라 후대로 이어져서 간직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들이며 그러한 능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게 바로 교육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코칭은 다양한 경험으로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은퇴시니어들이 방황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선물과도 같다. 김재우 한국코치협회 회장은 이를 위해 코칭의 의미와 사회적 코칭의 현재에 대한 역할로써 코칭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재우 한국코치협회 회장은 삼성물산 시절, 중동에서 1억 불 수주에 성공한 '101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그 이후 37세 최연소 임원, 45세에 삼성항공 부사장을 역임했고 IMF 외환위기 때는 벽산그룹을 1년만에 회생시키는 경영혁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주그룹 부회장,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 김재우기업혁신연구소 소장과 함께 2010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코치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코치협회는 기업 인사.교육 담당인 ‘코치’들의 연합체로, 코칭문화를 올바르게 정착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각종 코칭 교육과 전문 코치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코치는 질문을 통해 삶을 일깨운다
“코치는 마부다.”
김 회장은 코치를 간단하게 ‘마부’라고 정의했다. 마부는 손님과 얘기를 해서 손님이 원하는 곳으로 모시는 게 일이다. 김 회장은 코치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숨어있는 굉장한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것은 바로 질문을 통해 이뤄진다.
“김영순 기자의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김 회장은 마치 치고 나오는 것처럼 질문했다.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 모습을 보며 김 회장은 지금 상황이야말로 자신이 코칭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대답을 못합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요기 베라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어요. 어찌 보면 초등학생 애들도 알 수 있는 말입니다. ‘당신이 어디로 갈 줄 모르면 아무데도 갈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OECD 32개국 가운데 한국이 행복지수가 꼴찌에 가깝다는 기사가 나오는 거야.”
김 회장은 해외를 나갈 때마다 한국에 대한 얘기를 예전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정작 한국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물이 대야에 담겨 있는데 여긴 50도, 여긴 100도인 거죠. 50도와 100도가 섞이면 75도가 되어야 하는데, 밑에는 냉물인 거야.”
김 회장은 불균형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질문이라고 했다.
“‘당신을 가슴 뛰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이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사람들은 다 갖고 있어요. 거기서부터 모든 변화가 시작됩니다.”
줄리어스 시저가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했다.
“사람들은 늘 눈앞에 시선을 빼앗기기 쉬운데 골목길로 가기 쉬운 우리인생을 큰 길로 가게 해주는 좋은 도구가 코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치를 ‘꿈 이룸 도우미’라고 표현합니다.”
코칭은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질문 하나로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코칭 사업을 통해 생산적 일자리 만들 것
코치는 파트너십을 통해 코칭받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 더 명확하게 알게 되고 필요한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데 도움을 준다. 코칭 과정을 통해서 코칭받는 사람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고, 앞으로 미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각하고 이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시간 교육을 받고 소정의 실습을 하면 초기 단계의 코치가 될 수 있다. 그 단계는 KAC(Korea Associate Coach)라 하여 코치의 입문 단계다. 그 다음 단계는 KPC(Korea Professional Coach)라 하여 전문적인 코치 단계다. 김 회장은 코치 세계로의 입문이라 할 수 있는 KAC 단계에 속한 학생들을 보면 우선 젊은 직장인과 50대 중반의 은퇴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30대 코치 희망자들은 셀프코칭을 주로 해요.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거지. 그 나이가 되면 한창 가다가 길을 잃게 되요. 길을 잃어버리면 질문을 해야 하는 법이니까.”
김 회장은 벽산을 이끌었던 IMF 시절 54세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젊은이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베이비붐 세대라는 건 젊은이들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었다.
“65세 이상이라 해도 사회학자들이 ‘현재의 나이에 0.7을 곱한 게 실제 활동 나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실제 활동 나이는 50세 안쪽이에요.”
실제 활동 나이가 50대인 시니어들에게 한 달에 백만 원, 이백만 원이라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국가의 복지 예산도 줄이고 시니어 개인적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었다. 물론 그런 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한국코치협회는 이미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터였다.
“사회적 코칭이라고 해서 우리 협회가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부처에 노크를 했어요. 복지 예산이 금년에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9.8% 정도 되는데 2014년부터는 40%가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코칭은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복지’라는 측면에서 설득을 했죠. 이 사회적 코칭의 자격은 KPC 단계로 설정할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가장 절박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에게 갈 길을 찾아주는 것이며 두 번째는 복지 예산을 통해 생산적인 시니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란 반드시 하는 게 목표”
코칭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코칭을 좀 더 확장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회에서 코칭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지가 궁금했다. 그에 관한 한 가지 예로 김 회장은 학교를 들었다.
“기업의 코칭은 코치 회사들에서 제공되고 있어요. 그래서 기업 외의 사회를 봤을 때, 우선 학교가 있죠. 그래서 그에 맞춘 교원 코칭 연구회가 있어요. 요즘은 교육이 바뀌어서 주입식 교육을 원치 않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은 정년이 있잖아요? 정년을 채우지 못한 교사는 계속해서 현장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전형적인 주입식인 아웃사이드-인 방식의 교육을 구사해요. 이 사람들에게 아이들로부터 자발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인사이드-아웃 방식의 교육을 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바로 교원 코칭 연구회의 목적입니다.”
김 회장은 코칭이 곧 힐링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김 회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피터 드러커인 것은 그런 의지의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피터 드러커는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살다 죽었어요. 저도 숨 거두는 그날까지 코치로서 살고 싶습니다.”
그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것(want)과 필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need)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말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숙고할 일이다.
‘목표란 반드시 하는 게 목표’라는 김 회장의 신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그 미래를 주목해 본다.
정부가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93만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 발표와 함께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일제히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계획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롯데, 신세계, CJ 등 유통 대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11월 시간제 일자리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CJ는 향후 5년간 2000명의 시간제 여직원 채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10개 그룹도 올해 총 1만1600명의 시간제 근로자를 채용한다. 삼성 채용 규모는 6000명으로 그룹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이어 롯데(2000명), 현대차(1000명), 포스코(1000명), SK(500명), LG(406명), 한진(206명), GS(200명), 한화(150명), CJ(136명) 순이다. 현대차, 한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연중 수시 채용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수만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특히 ‘경력 단절 여성’또는 ‘직장맘’에게 생계수단과 함께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줄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 같은 노력에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시간제 일자리가 고용시장의 활성화보다는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정부 정책의 본래 취지와 달리 낮은 질의 일자리 양산으로 고용률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선임연구원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문제점’ 연구 용역 보고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시간제 일자리 확산을 통해 여성고용을 확대하거나 기존 일자리를 쪼개면서 고용의 질만 하락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2003년 92만9000여개에서 지난해 188만3000여개로 10년간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10명 중 4명이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등 노동 환경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마련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오히려 업무의 질과 임금 모두를 낮추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성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임금은 2003년 남성 정규직 월 평균 임금의 24.2%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21.0%로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시간선택제 여성 근로자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비율은 2003년 14.4%에서 지난해 36.9%로 치솟았다. 여성의 경력 단절 보완을 위해 마련된 일자리가 오히려 여성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한국보다 앞서 시간선택제 근로를 도입한 독일과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표방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저임금 노동으로 그 형태가 변질되고 있다는 사례 분석 결과도 나왔다.
물론 네덜란드는 30년가량 시간 근로제 정착을 위해 노사정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전일제에서 시간제로의 전환이 자연스러운 환경이 조성됐다. 한 사람이 8시간 일하는 것보다 두사람이 각각 4시간씩 일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여기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 된 것이다.
결국 국내에서 시간선택제 근로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도입ㆍ개선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앞으로 우리 사회의 ‘득(得)’을 가져올지, ‘실(失)’에서 그칠지는 정부의 올바른 정책 방향과 함께 노사정의 노력에 달렸다는 의미다. 우리 몸에 맞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일자리 제도를 구체화시켜야할지 면밀히 검토해보자.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반면, 결국 또 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미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의 상황은 어떨까.
네덜란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시간제 고용 비중과 일자리의 질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노동시간 단축,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등 78개 사항에 대해 타협한 ‘바세나르(Wassernaar) 협약’을 체결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후 네덜란드 사회는 남성 위주의 외벌이에서 맞벌이 중심으로 전환됐다. 노동연구원 배규식 박사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해외 사례 연구’ 발표회에서 “2012년 기준 네덜란드 전체 고용 중 시간제 근로 비중은 48.3%에 달한다”며 “특히 변호사, 회계사, 의사, 엔지니어, 은행원 등 전문 직업군에서도 시간제 일자리를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적극 참여, 총 고용 규모가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 정부도 관련 법률을 제정해 차별금지 원칙,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등을 제도화하며 시간제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독일의 경우 맥도날드나 버거킹 대형 호텔 체인점 등은 노사 협약으로 설정된 임금을 준수하지만, 그 외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중소 사업체 등 사각지대에서는 시간제 근로자에게 낮은 임금을 지불해 노사관계의 쟁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1950년대부터 여성을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근로가 활성화됐지만 질 낮은 일자리가 확산되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여성 시간제 근로자 대다수가 사무행정직 및 비서직(15%), 개인 서비스직(17%), 판매 및 고객 서비스직(15%)으로 일하고 있다. 이러한 직종들은 전통적 여성 지배 직종이면서 하위 직종에 해당한다. 노동연구원 정동관 박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저임금 직종인 단순직에서 가장 많은 시간제 일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상당한 규모의 질 낮은 시간 일자리가 영국에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2000년 이후 전일제와의 차별을 금지하는 ‘시간제 근로자법’,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일?가정법’을 도입, 제도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이 여성을 중심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저임금 위반과 사회안전망에 취약 등 근로 조건은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8일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박사에게 의뢰해 제출받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문제점 : 고용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연구용역 결과, 여성시간제 일자리는 36.9%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사회보험 가입률 역시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박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시간제 일자리의 임금은 남성 정규직 임금대비 21%에 불과했고, 시간당 임금에 대비해도 46.7%로 나타났다. 이처럼 ‘나쁜 시간제 일자리’의 급격한 증가세는 특히, 여성의 경우 더욱 두드러져 지난해만 17.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여성 시간제 일자리는 급격한 증가세로 2013년 1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50대와 60대에서 늘어났지만, 20대 여성 고용율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성인구에서 대졸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나고 있지만, 고용율은 정체기의 늪에 빠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시간제 일자리가 지난 2003년 14.4%에서 2013년 36.9%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여성 시간제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 남성대비 21% 였으며, 시간당 임금으로 비교해 봐도 정규직 남성대비 46.7%에 불과했다. 여성 시간제 일자리의 사회보험 가입율은 2013년 8월 현재 19%에 불과해 사회안전망에도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장 박사는 여성 고용확대를 위해 고용상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으로 통해 양적확대를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지 반문했다. 특히 대졸여성의 장기 침체 문제를 지적하며,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장 박사는 “해외 선진국 사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여성의 고용율을 올렸다는 주장은 일반적 사실로 확인된 바 없으며 검증이 필요하다”며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와 여성 고용율 확대는 분명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간제 일자리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필요에 따라 일정기간 근로시간을 단축했다가 전일제로 전환될 수 있는 선택권과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비례보호가 적용되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이 고르게 사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은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공공서비스의 민영화와 공공부문에서의 멀쩡한 일자리 쪼개기를 통해 시간제를 확대하는 한, 여성의 고용율 확대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선 장시간 근로 문제를 개선하고, 시간제와 전일제간의 임금과 사회안전망에 있어서 격차를 줄여 나갈 때 고용률 70%의 목표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