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명활동이 정지되는 상황, 즉 사망을 판정하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호흡과 심장박동의 유무에 달려 있다. 심장이 우리 생명과 가장 직결되는 장기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심장에 발생하는 질환을 흔히 ‘심장병’이라고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종류가 다양해 하나의 병이라고 말하기 모호할 정도다. 심장병 중 중장년이 조심해야 할 대표적 질환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원(張誠元·49)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노화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은 심방세동과 협심증을 꼽습니다. 둘 다 중장년에게 심각한 결과를
별별 생각과 궁리를 다하고도 망설이게 되는 게 귀촌이나 귀농이다. 그러나 김석봉(62) 씨는 별생각 없이 시골엘 왔더란다. 무슨 성좌처럼 영롱한 오밤중의 현몽이 그를 이끈 건 아닐 것이다. 그는 매우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거니와, 자나 깨나 귀촌을 숙원으로 여긴 바가 없었으니 하필 후미진 산골로 데려가는 계시를 받았을 리 만무하다. 여하튼, 별 생각 없이 귀촌한 석봉 씨는 별 탈 없이 살아왔다. 별생각이 없었으니 별 볼일도 없었을 성싶지만, 사실은 별 볼일이 벌어졌다. 별별 일이 일어나며 삶이라는 숙제가 술술 풀려나갔다. 지
충남 아산 출신의 A(81세) 씨는 11세에 부모를 모두 여의고 홀로 상경했다. 사업가인 모 독지가 눈에 띄어 그 밑에서 일하게 되었고, 고생 끝에 독립해 제조업과 부동산 중개업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지금은 큰아들에게 대표 자리를 물려준 탄탄한 중견기업과 강남 소재 빌딩 3채, 아파트 등을 가지고 있다. 부인이 몇 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나기는 했지만 아들 둘, 딸 셋, 10여 명의 손자녀, 증손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A 씨는 사소한 것들을 자주 잊어버리곤 했다. 단지 기억력이 조금 떨어진 것이
으아리는 왜 이런 이름일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꽃입니다. 꽃이름 유래에 대한 추측은 다양한데, 꽃의 미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와 으아리가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줄기가 질겨 끈으로 쓸 정도였는데 워낙 강해 ‘으아’ 소리가 절로 나와 그런 이름이 지어졌다는 유래도 재미있습니다. 모델이 된 큰꽃으아리는 클레마티스로도 불리며 토종보다 더 크고 화려합니다. 월동도 가능하고 노지에서도 잘 자란다니 정원수로 가꿔보는 건 어떨까요? 여름마다 ‘으아’ 하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 Tip 큰꽃으아리는 꽃잎이 없습니다. 대신 꽃받침이 꽃잎처럼 크고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는 고령화를 겪고 있는 사회가 갖는 공통적인 문제 중 하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부 지자체는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교통비 지급 등 인센티브 제도까지 마련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도쿄에서는 88세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치어 모자가 사망했고, 6월에는 81세 운전자가 차량 5대를 들이받아 사망자까지 나온 사고가 있었다. 연이은 사고에 일본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대안을 내놓느라 여념이 없다. 고령운전자 사고 치매 관련성 커 일본 경시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남과 북으로 땅이 갈리고 길이 막힌 지 오래. ‘분단 50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70년을 넘어섰습니다. 흐르는 세월 속에 잊히고 사라지는 것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식물 분야에서도 각종 도감에 나오는 엄연한 ‘우리 꽃’들이 갈수록 이름조차 생소해지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집니다. 노랑만병초니 두메양귀비, 구름범의귀, 개감채, 홍월귤, 두메자운, 비로용담, 화살곰취, 구름꽃다지, 두메분취, 구름국화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에서 자라는 각종 북방계 식물들이 그들입니다. 이 중 노랑만병초와 홍월귤, 비로용담 등 몇몇은 설악산과 한라
불교 성지 순례단의 한 사람으로 미얀마를 여행했다. 맨발로 다녀야 하는 사찰 경내에서 여행객이 벗어놓은 신발을 정리해준 후 “원 달러! 원 달러!” 하며 졸졸 따라다니던 아이들. 그 아이들은 얼굴 군데군데에 진흙 같은 것을 바르고 있었다.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피부 보호를 위해 바르는 미얀마 전통 화장품 ‘타나카(Thanaka)’였다. 곱게 보이기 위한 화장이라기 보다는 피부 보호제였다. 처음엔 우스꽝스러웠으나 타나카를 아무렇지 않게 덕지덕지 바른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웃을 때의 모습은 더할 수 없이 예뻐 보였다. 타나카와 함께 아이
요즘 감성도 아니고 ‘갬성’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감성의 신조어로 ‘감성+추억’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아날로그적 향수가 그립다면 나주여행을 떠나보자. 나주는 천년 고도인 도시다. 고샅길(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나주 시내를 걸으며 갬성 나주와 마주할 수 있다. 뜨거운 국물을 여러 번 붓는 토렴이라는 과정을 거쳐 75℃의 먹기에 알맞은 온도로 나오는 나주곰탕과 입천장이 훌러덩 벗겨질 정도로 톡 쏘는 영산포 홍어는 나주여행의 특미다. 나주여행의 요즘 테마는 쉼이다. 특별한 잠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한옥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
여름방학과 휴가가 시작되는 7월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 오페라 ‘텃밭킬러’ 일정 7월 3~6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남의 집 텃밭에서 훔친 작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할머니와 그 가족의 우스꽝스럽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애달픈 사연을 담았다. 가족 구성원 캐릭터를 통해 부조리한 자본주의 사회 속 시민들의 현실적인 삶을 투영한다. ◇ 전시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일정 7월 9일~10월 27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이탈리아 피렌체국립고고학박물관과 구아르나치 에트루리아박물관에서 대여한 287점의 에트루리
무더운 여름의 한복판 7월, 시원한 음료 한잔하며 읽을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공저ㆍ위즈덤하우스) 71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와 할머니의 행복한 노후를 응원하는 손녀 김유라가 함께 쓴 에세이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온 박막례의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뒤 펼쳐진 인생 후반전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날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온 박막례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 손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며 할머니
제4회 브라보 헬스콘서트가 6월 13일(목) 오후 2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1부는 건강 관련 강연으로 시작되었으며 2부는 추억의 청춘콘서트 로 이어졌다. 공연 관람하기 딱 좋은 날씨였지만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정오가 지나자 아트홀 로비에는 입장 시간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점차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독특한 언변으로 잘 알려진 SBS 김정일 아나운서가 사회자로 등장해 차분하게 공연 시작을 알려주었다. 이투데이미디어 김상철 대표 축사에 이어 첫 번째로 등장한
‘AI’는 Appreciative Inquiry의 약칭이다. ‘강점기반 조직개발’로 번역하면 되겠다.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경영기법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조직개발 이론이다. AI를 정립한 데이비드 쿠퍼라이더(David Cooperrider) 교수는 ‘비피 프로케어’라는 회사의 AI 적용 사례를 대표적 예로 들고 있다. 그 회사는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했다. 만족도가 79%로 낮게 나오자 CEO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대책반을 만들어
2분에 한 번씩 접객을 하는 직업이 있다.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 하지만 그의 업장은 한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다. 손바닥만 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무작정 버티고 서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사명은 이곳을 지나친 사람들의 안위를 기원하는 것. 어찌 보면 단순한 업무이지만 사선에 선 사람들은 그가 건넨 희망의 한마디를 꼭 붙잡는다. 강동성심병원에서 만난 나누미동행팀 김창원(金昶源·70) 씨 이야기다. 병원에서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직종인 ‘이송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술을 앞두었거나 막 수술을 마친 환자를
무더위가 몰려오는 7월이다. 이번 호에서는 무더위에 도움이 되는 콩과 소금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여름은 습열이 무성한 계절이다.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몸에 습열이 침범하면 인체는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한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소변으로,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땀으로 배설한다. 습열 배설이 제대로 안 되면 더위를 먹는다. 변강쇠가 오줌빨이 강하다는 말은 체력이 좋아 습열을 잘 배설한다는 의미다. 콩과 소금은 습열 배설을 도와 무더위를 잘 극복하게 해준다. 땀을 줄줄 흘리는 사람도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증세가 멈춘다.
전쟁 직후이니까 한 해를 보태면 70년 전 일입니다. 그해 겨울을 간신히 지내고 이듬해 이른 여름에 저는 ‘길에서 주워온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저는 6세에서 12세까지 아이들 여섯 명이 기거하는 방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기묘한 구조의 커다란 한옥 구석방이었는데 햇빛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까지 모두 일곱 명이 나란히 누울 수도 없는 크기여서 다른 아이의 배나 등에 발을 얹거나 팔을 감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벽에는 사방에 횃대가 있어 거기 옷을 걸었고, 작은 판지(板紙) 상자 세 개가 있어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