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 육군 소위로 임관했던 동기들이 성삼재에서 뭉쳤다. 대부분은 연고지가 서울이었지만 대구와 구미에서도 각각 한 명씩 합류했다. 총 13명의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곧 성삼재를 들머리로 지리산 종주 등반이 시작됐다. 전날, 서울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구례역에 내린 시간은 새벽 3시 15분경. 구례버스터미널에서 성삼재까지는 버스로 올라갔다. 성삼재에 올라서자 세찬 바람이 불었다. 갑자기 한기가 몰려왔다. 그때 대구에서 온 동기가 따끈한 커피와 간식거리를 내놓았다. 칼바람 속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성삼재에서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조리·식품’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세계아동요리협회 조리 분야 자격증
심리학자들은 “행복하고 싶으면 친구와 여행을 가 맛있는 것을 먹으라”고 말한다.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오죽하면 ‘친구를 알고자 하면 사흘만 같이 여행해보라’는 말이 있을까. 여행 중엔 본성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일정에 지치고, 취향과 지향이 부딪치다 보면 날카로워지기도 한다. 특히나 해외 자유여행은 사전에 준비할 일도, 멤버 간 선택할 일도, 조정할 일도 많다. 요컨대 ‘갈등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 최선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특별한 메뉴에 건강 밸런스까지 생각한 제철 사찰음식 한 상을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장소 협찬 키프레시(성신여대점) 그릇 협찬 덴비 코리아 입추가 있다지만, 8월까지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남은 여름도 기운차게 보내려면 몸 보양은 필수다. 말복도 챙길 겸 닭고기와 전복 등을
인생을 재밌고 멋지게 사는 액티브 시니어가 많다지만 세대를 뛰어넘어 이리도 신나게 유쾌하게 사는 사람이 또 있을까. 마치 나이를 거꾸로 거스르며 사는 사람 같았다. 말투건 표현이건 도무지 언제 태어났는지 가늠 불가다. 그의 취미는 디제잉과 수상 스포츠. 그리고 라틴댄스도 요즘 온몸으로 접수 중이다. 올해 나이 64세, 젊음 지수는 딱 그 반의반으로 느껴지는 이 사람. 전 홍익대학교 건축도시 대학원 겸임교수이자 아방디자인그룹의 최범찬(崔範瓚·64) 소장을 서울마리나에서 만났다. “이런 거 봤어요? 얼마나 폼나요.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언니, 거기에 간장 좀 더 넣어야겠다.” “언니, 일단 양파 먼저 넣고 볶아.” ‘동생’의 지시에 ‘언니’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다른 주방의 모습과는 뭔가 달라 보인다. 주방 경력이 수십 년은 되어 보이는 중년 여성들이지만 중심에 선 조리장의 한마디 지시에 모두 집중한다. 만들어내는 것은 간단한 반찬이지만, 이들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 주방에 서 있다. 서대문시니어클럽 반찬배달 서비스 ‘야미야미’의 조리장 이재경(李載敬·63) 씨는 “만들수록 신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야미야미’는 서대문구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인 서대문
귀촌을 위해 집을 샀으나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다. 남의 토지 위에 들어앉은 건물만 샀으니까. 건물 값은 900만 원. 토지 사용료는 연세(年貰)로 치른다. 폐가에 가까운 건물이었다지. ‘까짓것, 고쳐 쓰면 그만이지!’ 그런 작심으로 덤벼들었다. 뭐든 뚝딱뚝딱 고치고 바꾸고 꾸미는 재주가 있는 그는, 단지 두 달여 만에 쓸 만한 집을 만들어냈다. 민병덕(64) 씨의 귀촌살이는 그렇게 시작됐다. 조촐하고도 옹골차게. 집 밖으로 물처럼 찰랑찰랑 흐르는 게 있다. 음악이다. 처마 밑에 매단 스피커에서 출발한 선율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광주자생한방병원 의료진과 임직원이 31일 ‘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한방 의료봉사’를 위해 전남 완도군 금일도를 찾았다. 이번 봉사활동은 광주자생한방병원에서 진료 중인 금일도 주민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섬 지역의 특성상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 거동이 불편한 채 지내는 주민이 다수라는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이 의료봉사를 계획한 것이다. 실제 국회 도서발전 연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섬 지역 병·의원 및 보건소는 인구 1000명당 0.23개소에 불과하다. 특히 금일도는 지난해 기준 주민 3842
경북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선유동천 나들길’의 총 연장은 8.4km. 선유동촌을 중심으로 한 구간이 1코스(4km), 용추계곡 일원은 2코스(4.4km)다. 백미 구간은 선유구곡이며, 용추계곡의 용추폭포도 하트(♥) 모양의 소(沼)로 유명하다. 구간마다 차량 접근도 쉬운 편이다. 산만큼 완벽한 미학과 안정감을 구현한 건축이 다시 있을까. 조물주의 전공은 디자인. 산을 지어놓고 보기에 좋아 한판 거하게 놀았을 거다. 바위들아 모여라, 새들아 오라, 당실당실 흘러가는 구름아, 너도 멈추어라. 그렇게 불러 모아 축연을 펼쳤으리라. 비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 책 ‘탈출노인(脱出老人)’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일본의 고령자들이 처해있는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이 책은 다양한 목적을 갖고 필리핀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일본의 노인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 미즈타니 다케히데(水谷竹秀)는 논픽션 작가로 태국과 필리핀 등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의 삶을 주로 다뤄왔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돼 후지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는 제일교포 영화인으로 잘 알려진 최영일 감독이 참여했다. 지난 6월 일본 금융청은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았다
며칠 전에 유명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치인의 자살은 대부분 검찰 수사를 받을 때다. 그러나 그는 수사와 관련이 없었다. 정치인은 낙선했을 때 좌절한다지만 선거가 끝난 지 오래다. 정치인은 연예인처럼 대중으로부터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한다지만 그는 정치평론가로서 명성도 높았다. 최근에는 생업이 있어야 한다며 일식집을 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스스로 삶을 놓아버렸을까. 죽음의 종류도 수없이 다양하다. 중한 병으로 예고된 죽음이 있는가 하면 교통사고처럼 뜻하지 않은 죽음도 있다. 안타까운 죽음도 있고 관심을 못 받는 죽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에 대한, 스스로 미욱하게 풀어낸 해답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족한 재주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틀릴 수도 있다. 여러분의 올곧은 지적도 기대한다. 더운 여름철에 엉뚱하게 비빔밥 이야기를 한다. 나름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보양식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이가 많다. 지난번에도 ‘보양식은 없다’고 말했다. 비빔밥이 여름철 보양식이다. 굳이 찾자면 우리가 ‘환자식’이라 부르는 죽(粥)이 바로 보양식이다. 한식에는 보양식이 없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매스컴까지
어지럼증을 겪고 있는 시니어가 적지 않다. 가벼운 증상이라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3명 중 1명은 앓고 있을 거라고 추정하는 의사들도 있다. 가벼운 어지럼증은 휘청일 때 잠깐 참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몸을 가누지 못한 장소가 계단 정상이라면? 혹은 횡단보도 위를 걷거나 손에 칼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실제로 어지럼증을 겪는 이들 중 상당수는 낙상 등의 피해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신경과 전문의인 박지현(朴智賢·50) 세란병원 진료부장은 “어지럼증은 그 원인이 다양해 적
도심을 벗어나 어느덧 국도를 달린다. 햇살 쏟아지는 시골 마을을 지나 녹음이 짙어가는 산길로 들어서자 소음조차 숨죽인다. 숲길에서는 뒤엉킨 마음을 맡겨버린다. 구불거리는 좁다란 산길 위에서 너울거리는 계절을 느낀다. 그리고 비로소 땅의 너그러움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충북 진천이다. 보탑사 삼층 목탑과 꽃 정원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했다. 사는 곳은 진천이 좋다 하더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에서 출발해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진천에 닿는다. 친절한 사람들이 비켜주는 좁다란 숲길을 따라 산밑을 지나면 길 옆 계
푹푹 찌는 여름에는 바람이 그리워진다. 선풍기 바람, 에어컨 바람, 강바람, 바닷바람, 들바람 등등 바람 종류도 많다. ‘동의보감’이 물을 33가지로 구분했듯 바람도 위치, 세기에 따라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닌다. 강바람, 바닷바람은 먼 곳에서 불어오며 몸속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방이 뚫린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에서 바람을 맞으면 오장육부를 씻어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상의 스트레스로 꽉 막힌 기운도 풀어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음이 괴로울 때면 “바람이나 쐬러 가자”는 말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숲속 바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