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동창회에 나가보면 학교 다닐 떼는 공부도 별로고 집안 형편도 그저 그렇던 동창이 몇 십 년이 흘러 지금 보니 비까번쩍 잘 나가는 사람이 있다. 10년이면 산천도 변한다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몇 십 년이 흘렀으니 산천이 바뀌어도 몇 번이나 바뀔 시간이다. 하물며 살아있는 사람이 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정말 좋은 쪽으로 많이 변했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함께 직장생활을 했는데도 결과가 다른 사람이 있다. 같이 입사해서 급여도 비슷하게 받았고 퇴직한지도 몇 년의 차이에 불과한데 발 빠르게 제2의 인생에 성공해서 바쁘게 활
살고 있는 아파트에 유치원이나 유아원 버스가 오면 직장에 출근한 엄마. 아빠를 대신하여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원생들을 데리러 온 선생님에게 인계하고 빠이빠이 손을 흔드는 모습을 자주 본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행복한 함박웃음을 짓고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버스에 오른다. 조심스럽게 아이와의 관계를 물어보면 대부분 외손자. 외손녀라고 답을 한다. 자식들이 인근에 살면서 출근 전에 아이들을 할머니 댁에 맡기고 가기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식들 집에 아침마다 오기도 한다. 어떤 집은 아예 딸이 남편과 아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마음속의 감정이 메말라가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젊은 날 책을 붙들고 밤을 새우며 때로는 눈물짓던 감동의 기억이 세월에 바래 아스라한 것도 가을 낙엽처럼 건조해진 감정 탓이리라. 그래서 그런지 갈수록 감동을 자아내는 일이 가물에 콩 나듯 한다. 어쩌면 설레는 미래보다 색 바랜 과거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또 하나는 나를 둘러싼 환경과 세상에 대한 대응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사람 만나는 일도 줄고 되도록 관계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한다. 그것은 어쩌면 세상의 주
아침과 저녁이 제법 시원한 가을이 왔다. 다음 달 중순이면 단풍이 절정이라는 방송보도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맘 때 걷기 딱 좋은 자락길 몇 곳을 소개한다. ◇안산 메타세콰이어 숲길 10일 토요일 9시 독립공원에서 모여 친구들과 어울려 안산 자락길 산행을 하였다.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높이 295.9m 나지막한 도심의 산이다. 조선시대 인조 때인 1624년 이괄이 반란을 일으켜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유명하며, 한국전쟁 때 서울을 수복하기 위한 최후의 격전지였다. 서울 시내 중심에서 홍제동으로 향하는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인
필자는 영화광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영화관에 가실 때 꼭 필자를 데리고 다녀서일까? 영화로 모르는 남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영화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좀비나 총질로 때려 부스는 건 별로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필자에겐 요즘은 영화도 영화배우도 다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케이블방송 채널을 돌리다 보면 심심치 않게 예전에 즐겼던 명화를 만날 수 있어 반갑다. 오늘은 ‘위대한 개츠비’가 방영되고 있었는데 필자가 젊었을 때 대한극장의 와이드 화면으로 보았던 그 작품은 아니었다.
동창 모임이 있는 날이다. 여러 명의 친구 중에 강북에 사는 사람은 단 세 명이다. 학교 다닐 때만해도 모두 강북에 살았는데 결혼 후라거나 아니면 그 이전에도 강남으로 옮긴 친구가 대다수였다. 예전엔 모임장소는 명동이 대부분이었다. 모이기 좋고 모두의 청춘이 담겨있는 곳이라 만장일치했다. 언제부터인지 강남 사는 친구가 늘어나서 모임장소를 강남으로 옮기게 되었다. 쓸데없는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려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강북인 우리 집에서 강남에 가려면 지하철로 한 번 환승해야 한다. 오늘도 늦지 않게 시간을 넉넉히 두고 출발
서울 어느 동네 골목을 취재하여 만든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좁은 골목에 집마다 주차하여 교통사고도 자주 일어났고 동네꼬마들이 놀다가 다치는 일도 많은 곳이었는데 어느 날 동네 사람이 차를 다른 곳에 세우고 각자 자기 집 앞을 가꾸자고 의논했다고 한다. 담장을 없애고 담벼락 있던 자리에 화분이나 꽃, 덩굴 식물을 심어 예쁘게 단장하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골목 안 풍경이 달라지고 이웃 간의 관계도 좋아져 사람 살맛나는 골목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먼저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기 시작했고 주민들 사이가 좋아져서 골목에 돗자리를 깔고 이
◇ 전시(Exhibition) 앤서니 브라운 전-행복한 미술관 (Anthony Browne Exhibition-Happy Museum) 일정 9월 25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 20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전시다. ‘행복한 미술관’이라는 부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6월 개막 첫 주에 1만여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남녀노소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그림들과 더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조미료(調味料)란 ‘요리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사람의 기호에 맞게 맛을 더하여 식욕을 돋우고 식생활을 즐겁게 하는 재료’다. 그 뜻처럼 식사 시간을 즐겁게 하는 맛을 내던 조미료에 요즘은 한 가지 더 고려해 볼 만한 점이 있다. 바로 ‘건강’이다. 소위 말하는 MSG(화학조미료)나 자극적인 향신료를 대신해 직접 만들어 활용해 볼 수 있는 천연 조미료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짠맛: 생선요리에 톡톡 ‘레몬솔트’ & 고기요리에 솔솔 ‘녹차소금’ [레몬솔트]
불면이란 잠 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혹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다시 잠이 들지 않아서, 낮 시간 동안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하루 이틀 잠을 못 잤다고 치료가 필요한 불면이라고 하지는 않으며,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증상이 지속될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5명 중에 1명 정도는 불면증이 있으며, 다른 질환이 있어서 이차적으로 잠을 못 드는 경우와 다른 질환이 없이 그냥 잠이 안 오는 것으로 구분합니다.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질환이 치료되면 불면증상이 사라지게 되는
지구촌이란 말은 지역적이고 구분되는 모든 것이 일원화 되어가고 있다고 시사한다. 교통 통신 정보의 속도는 너와 나를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다고 하는 말은 이미 오래 된 이야기다. 그런 말에 힘입은 탓인지 우리는 미국이민에 대하여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우리가 미국이민에 대한 안일한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우리민족의 성격에도 기인한다. 금의환향에 대한 강박감으로 그 곳에서 버티기가 가능만하면 이미 고국에서는 대성한 사람으로 소문이 퍼졌다, 미국 이민하여 실패한 경우를 보기도 듣기도 힘들었으니 미국이민에의 꿈은 한 순간에라도 터질
이지승 감독이 만들고 형사 역에 마동석, 아줌마 역에 장영남이라는 여배우가 나온다. 이 영화로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젼’ 섹션 여자배우상, 2013년 어바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무명 감독에 무명 배우를 써서 9차례의 촬영 스케줄에 5천만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었다니 흥행 마케팅을 제대로 못해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이다. 그러나 완성도가 높은 수작이다. 전직 치과 간호사였던 아줌마(장영남 분)는 치과의사 남편과 별거 중이다. 보험회사에 다니느라 10살 딸 아이의 귀가를 챙기지 못
9월3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열린 2016 코리아 수퍼스타즈 페스티벌에 다녀 왔다. 이 행사의 특징은 프로-암이 주축이며 프로 갈라 쇼도 곁들였다는 점이다. 프로- 암이란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 커플이 되어 플로어에서 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 주로 시범 댄스의 경우가 많지만, 우열을 가리는 경기 대회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프로-암 댄스가 확산되어 가는 추세이다. 다른 경기 대회에도 프로-암부문에 출전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외국의 경우는 일찍부터 성행해 왔었다. 프로-암의 동기는 아무래도 프
가족용 어드벤처 판타지 영화이다. 영국, 스페인, 벨기에가 무대로 나오고 조나단 뉴먼 감독이 만들었다. 주연에 아뉴린 바나드(머라이어 역), 마이클 쉰(채리티 역), 레나 헤디(모니카 역), 샘 닐(루거 역)이 나온다 무엇이든지 손에 닿기만 하면 금이 된다는 신화처럼, 무엇이든 상자 안에 담기만 하면 황금으로 만든다는 전설의 마이더스 박스를 찾아 모험한다는 줄거리이다. 원제는 '마이더스 상자의 저주'라고 번역된다. 이 상자가 악당의 손에 들어가면 단순히 그 악당만 부자가 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제한으로 금을
스웨덴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이 만든 공포 드라마이다. 주연에 소년 오스칼 역에 셰레 헤데브란트,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 역에 리나 레안데르손이 나온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다. 그 외에도 시체스, 트라이베카, 에딘버러, 판타시아,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등 다른 영화제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비평가상 등 12개의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미국의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100점 만점을 받았다는 작품이다. 12개국에서 출간된 베스트셀러 작가 '욘 린퀴비스트'의 원작소설 < Let th